박현익

박현익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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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 재계팀 박현익 기자입니다.

beepar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산업50%
기업28%
경제일반13%
인공지능5%
대통령3%
국제경제1%
  • SK하이닉스, 321단 낸드 세계 첫 양산… AI데이터센터 공략

    SK하이닉스가 321단 낸드플래시 메모리(사진) 제품 개발을 끝내고 양산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300단 이상 낸드 제품을 내놓은 것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올 2월 294단 낸드 양산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286단 낸드를 생산했다. 낸드는 층을 더 많이 쌓을수록 데이터 저장 용량이 늘고 공간 효율이 높아진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세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를 구현해 기술적 한계를 다시 한번 돌파했다”며 “현존 낸드 중 최고의 집적도를 가진 제품으로 내년 상반기(1∼6월)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새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용량을 기존 제품 대비 2배 늘린 2테라비트(2Tb)로 개발했다. 또 낸드에서 독립적으로 동작하는 단위를 의미하는 ‘플레인’을 기존 4개에서 6개로 늘려 혁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낸드는 용량이 커질수록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SK하이닉스는 플레인을 늘려 이전 제품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를 100% 높였다고 전했다. 쓰기 성능은 56%, 읽기 성능은 18% 올랐다. 또 전력 효율이 개선돼 저전력이 요구되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를 우선 PC용으로 생산, 판매하고 앞으로 데이터센터용, 스마트폰용으로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정우표 SK하이닉스 부사장(NAND개발 담당)은 “이번 제품 양산으로 고용량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수요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고성능 요구에 맞춰 큰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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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재계 만남에 국내 총수 16명 참석 “美투자 확대” 지원사격

    한미 정상회담 다음 날인 26일(현지 시간) 이재명 대통령의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 방문에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조선 협력의 전진 기지가 될 필리조선소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가 동행하는 것. 한미가 지난달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조선업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앞서 한미는 관세 협상에서 1500억 달러(약 208조 원)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리 관세협상단을 만나 “(조선 분야에) 조속히 투자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25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미국 재계 인사들과 양국 간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총 16명이 포함됐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선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에너지 등에서 한미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과 관련해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구글 등 빅테크와의 협력이 활발해지는 분야로 미국은 첨단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030년을 목표로 370억 달러(약 51조2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 테슬라와 약 22조8000억 원 규모로 공급 계약을 맺은 첨단 반도체가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패키징(조립)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조선 분야는 마스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조선소 추가 인수 등 협력 확대와 함께 미국의 규제 완화 필요성 등이 논의되고 있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미국 연안 항로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된 미국 국적 선박이어야 한다고 규정하는 존스법 등에 대해 “우리가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데 예외를 적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HD현대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마스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선소 등을 보유한 미국계 사모펀드 ‘서버러스 프런티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는 북미에 자체 공장 또는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공장을 세워 계속해서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월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AI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등을 겨냥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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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차세대 펠티에 냉각기술’ 공학 노벨상 받았다

    삼성전자가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와 협력해 연구한 냉각 기술이 세계적 권위의 상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과연구소와 산학협력으로 공동 진행한 ‘차세대 펠티에(펠티어) 냉각 기술’ 연구가 미국 R&D 월드 매거진이 주관하는 ‘2025 연구개발(R&D) 100 어워드’의 100대 혁신 기술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펠티어 냉각은 냉매 없이 전기만으로 열 흐름을 정밀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가전, 반도체, 의료기기,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의 냉장고는 기체 상태의 냉매를 압축해 액체로 만들고 이를 다시 증발시켜 주변의 열을 흡수, 방출하는 방식으로 내부 온도를 낮췄다. 반면 펠티어 냉각은 반도체 소자에 전기를 보내 한쪽 면은 차가워지고 다른 면은 뜨거워지는 효과를 활용해 온도를 낮춘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펠티어 냉각 기술의 냉각 효율이 기존 냉매 대비 약 75%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R&D 100 어워드는 매년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가장 혁신적인 100대 과학기술에 주는 상으로 1963년 제정됐다. 삼성전자는 “R&D 100 어워드는 세계적 권위의 상으로 ‘산학 혁신의 오스카상’ ‘공학의 노벨상’ 등으로 불린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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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사내 AI대학원, 국내 첫 교육부 인가

    LG가 운영하는 LG AI대학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사내 대학원이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는 LG 경영개발원 AI연구원이 신청한 LG AI대학원의 설치를 인가했다고 24일 밝혔다. LG는 2022년 LG AI대학원을 개원해 그동안 계열사 임직원 대상으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해 왔지만 이는 사내에서만 인정되는 학위였다. LG는 올 1월 시행한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에 따라 국내 최초로 사내 대학원 신청을 했다. 이번 인가를 통해 평생교육기관이라는 법적 지위를 인정받았다. 평생교육기관이 되면 외부에서도 인정받는 석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있게 된다. LG 관계자는 “사내 대학원이 공식 평생교육기관으로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세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LG AI대학원은 다음 달 30일 개교해 2026년 3월 LG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지금은 교육부로부터 석사과정 인가를 받았으며, 연내 박사과정 인가도 받겠다는 계획이다. LG AI대학원생들은 실제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문제 해결 등 이론과 실전을 결합한 현장 특화형 교육을 받게 된다. 특히 LG 내부 과제와 국가 인공지능(AI) 사업에 참여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첨단산업 분야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존에 기업이 운영하던 사내대학으로는 삼성전자공과대학교(SSIT), SK하이닉스의 SKHU 등이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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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감축-해외투자 등 이유 쟁의 가능… 석화 구조조정에도 변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6개월 유예기간 이후에는 하청업체 근로자도 안전 등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는 사안과 관련해 원청 경영진과 단체교섭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구조조정, 사업 통폐합 등에 반발해 파업을 해도 합법으로 인정받는다. 반면 파업으로 회사가 손실을 입어도 노조 근로자의 손해배상 범위는 제한된다. 지나치게 노동계에 편향돼 노사 관계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공급 과잉으로 구조조정 논의가 제기되는 석유화학 업계에 노란봉투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용자 확대됐지만 범위 추상적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확대했다. 하청업체 등 간접고용 근로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게 해 노동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다만 사용자 범위를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라고 추상적으로 규정해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사용자로 봐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또 대표 교섭단체의 기준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노란봉투법이 어디서 어떻게 적용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혼란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의 경우 협력업체만 수천 곳”이라며 “원청 업체의 지배력을 사내 협력사로 제한할 것인지 아니면 사외 협력사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따라 대상 업체가 수천 곳 이상 달라진다. 하청업체 세부 구분과 교섭창구 단일화 여부도 정해져 있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노조법 개정안에 따르면 ‘노동쟁의 개념’은 기존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변경됐다. 지금까지는 임금, 근로시간 등을 둘러싸고 쟁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생산 감축, 해외 투자, 구조조정 등 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도 쟁의를 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청업체 근로자의 대규모 노조 중심 파업이 잦아지면 공사 기한 연장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사업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노조 또는 근로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손해를 가한 경우엔 배상 책임이 없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조건에 단체교섭, 쟁의행위 외에도 선전전·피케팅 등 노조법에 따른 정당한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을 추가했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제조업 5위 국가이자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맞지 않은 노동계에 편향된 법”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경직된 국내 노동시장 현실과 더불어 기업을 옥죄는 조항이다. 불법 쟁의가 발생했을 때 대체근로 허가 등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법 조항이 추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앞둔 석화업계에 불똥 산업계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구조조정을 앞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노란봉투법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 등 공급 과잉에 따른 업계 불황으로 생산능력을 최대 25%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등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은 20일 정부와 석유화학 사업 재편 자율 협약을 맺고 현재 생산능력의 18∼25%를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 노조가 노란봉투법을 앞세워 반발할 경우 현실적으로 막기 어려워진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생산설비를 축소하는 만큼 인력 조정도 불가피한데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불법 파업을 하면 손을 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선(先) 자구, 후(後) 지원’을 내세우면서 막상 노란봉투법으로 두 손과 두 발을 꽁꽁 묶어버려 사면초가에 내몰렸다”고 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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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청노조도 원청과 교섭…생산감축-해외투자 이유로 쟁의 가능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6개월 유예기간 이후에는 하청업체 근로자도 안전 등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는 사안과 관련해 원청 경영진과 단체교섭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구조조정, 사업 통폐합 등에 반발해 파업을 해도 합법으로 인정받는다. 반면 파업으로 회사가 손실을 입어도 노조 근로자의 손해배상 범위는 제한된다. 지나치게 노동계에 편향돼 노사 관계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공급 과잉으로 구조조정 논의가 제기되는 석유화학 업계에 노란봉투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용자 확대됐지만 범위 추상적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확대했다. 하청업체 등 간접고용 근로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게 해 노동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다만 사용자 범위를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라고 추상적으로 규정해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사용자로 봐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또 대표 교섭단체의 기준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노란봉투법이 어디서 어떻게 적용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혼란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의 경우 협력업체만 수천 곳”이라며 “원청 업체의 지배력을 사내 협력사로 제한할 것인지 아니면 사외 협력사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따라 대상 업체가 수천 곳 이상 달라진다. 하청업체 세부 구분과 교섭창구 단일화 여부도 정해져 있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노조법 개정안에 따르면 ‘노동쟁의 개념’은 기존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변경됐다. 지금까지는 임금, 근로시간 등을 둘러싸고 쟁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생산 감축, 해외 투자, 구조조정 등 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도 쟁의를 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청업체 근로자의 대규모 노조 중심 파업이 잦아지면 공사기한 연장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사업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노조 또는 근로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손해를 가한 경우엔 배상 책임이 없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조건에 단체교섭, 쟁의행위 외에도 선전전·피케팅 등 노조법에 따른 정당한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을 추가했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제조업 5위 국가이자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맞지 않은 노동계에 편향된 법”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경직된 국내 노동시장 현실과 더불어 기업을 옥죄는 조항이다. 불법 쟁의가 발생했을 때 대체근로 허가 등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법 조항이 추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앞둔 석화업계에 불똥산업계에서는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을 앞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노란봉투법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 등 공급과잉에 따른 업계 불황으로 생산능력을 최대 25%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등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은 20일 정부와 석유화학 사업 재편 자율 협약을 맺고 현재 생산능력의 18~25%를 줄이기로 했다.하지만 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 노조가 노란봉투법을 앞세워 반발할 경우 현실적으로 막기 어려워진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생산설비를 축소하는 만큼 인력 조정도 불가피한데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불법 파업을 하면 손을 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선(先) 자구, 후(後) 지원’을 내세우면서 막상 노란봉투법으로 두 손과 두 발을 꽁꽁 묶어버려 사면초가에 내몰렸다”고 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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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AI대학원, 국내 첫 교육부 인증 사내 대학원 됐다

    LG가 운영하는 LG AI대학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사내 대학원이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교육부는 LG 경영개발원 AI 연구원이 신청한 LG AI대학원의 설치를 인가했다고 24일 밝혔다. LG는 2022년 LG AI대학원을 개원해 그동안 계열사 임직원 대상으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해왔지만 이는 사내에서만 인정되는 학위였다.LG는 올 1월 시행한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에 따라 국내 최초로 사내 대학원 신청을 했다. 이번 인가를 통해 평생교육기관이라는 법적 지위를 인정받았다. 평생교육기관이 되면 외부에서도 인정받는 석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있게 된다. LG 관계자는 “사내 대학원이 공식 평생교육기관으로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세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LG AI대학원은 다음달 30일 개교해 2026년 3월 LG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지금은 교육부로부터 석사과정 인가를 받았으며, 연내 박사과정 인가도 받겠다는 계획이다. LG AI대학원생들은 실제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문제해결 등 이론과 실전을 결합한 현장 특화형 교육을 받게 된다. 특히 LG 내부 과제와 국가 AI 사업에 참여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초대 대학원장은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맡았다. 교수진은 산업 현장과 학계에서 AI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가 25명으로 구성됐다. LG AI대학원은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석사과정 3학기, 박사과정 2년 내외의 집중 교육과정을 설계해 운영하기로 했다.산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첨단산업 분야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존에 기업이 운영하던 사내대학으로는 삼성전자공과대학교(SSIT), SK하이닉스의 SKHU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더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이 요구되며 학부보다 대학원 수준의 전문 인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번 LG AI대학원 인가를 계기로 다른 기업들에서도 잇달아 사내 대학원 설립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급 인재를 기업이 가진 자원으로 직접 양성할 수 있는 사내대학원 제도의 시행은 첨단산업 인재 양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학과 기업 간 교원 교류 및 공동연구 등 산학협력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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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따스해진 ‘SOVAC’… 결식아동 등에 기부 온기 전한다

    태국에서 태어나 세 살 때 가족과 한국으로 이민 온 싱루앙 싸타 군은 현재 고교 3학년생이다. 한국말이 서툴러 한때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 ‘점프’를 통해 소개받은 대학생 멘토를 만나 한국어를 배우고 부족한 용기를 얻었다. 싸타 군은 “점프 선생님과 함께 주 6시간 이상 한국어 자격 시험을 공부하고 있다”며 “복싱 등 체육에 관심이 많아 앞으로 체육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5,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사회적 가치 행사 ‘소셜밸류커넥트(SOVAC·소백) 2025’에서는 점프와 같은 비영리 단체와 조직에 기부할 수 있다. ‘점프’는 청소년-대학생-사회인에 이르는 ‘삼각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격차를 줄이는 사업을 하고 있다. SOVAC은 2019년 출범 이후 올해 처음 기부 캠페인을 마련했다. SOVAC 관계자는 “행사 참가자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직접 동참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게 이전과 달리 프로그램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보육원 손편지 등 사회적 기업 기부, 1억 원 목표올해 신설된 ‘함께 만드는 더 나은 세상’ 기부 행사에는 청소년 교육, 폐지 수집 노동자 지원, 환경보호 등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기업 12곳이 부스를 차려 각 사업을 소개하고 모금에 나선다. 총 1억여 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고 온라인으로 병행한다. 온라인 기부는 이달 1일부터 기부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로 시작해 21일 기준 2만4000여 명이 참여해 2700만 원 이상이 모였다. SOVAC 2025 행사장에는 곳곳에 배너 및 QR코드를 내걸어 기부를 독려할 계획이다. 기부를 받는 12개 업체 가운데 ‘온기’는 보육원 아이들과 익명으로 따뜻한 손편지를 주고받는 사업을 한다. ‘온기 우편함’으로 보육원 아이들과 세상을 연결한다. 전국 95곳 우편함을 통해 매달 2000통의 고민이 온기 우편함에 도착하고, 800명의 온기 우체부가 손편지로 답장을 작성한다. ‘오늘의행동’은 폐지 수집 노동자들을 위해 맞춤형 손수레를 개발하고 이들의 재활치료를 지원한다. ‘에듀에스’는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자회 수익으로 결식아동 지원 신설 프로그램인 바자회는 총 5900만 원 상당의 물품 9900여 점을 판매하는 행사다. 화장품 회사 쿤달, 의류업체 무신사, 제약업체 일동제약, 밀폐용기 전문업체 락앤락 등이 기부한 제품들이다. 샴푸, 치약, 칫솔, 스킨 로션, 영양제, 주방용품 등으로 준비됐고 평균 판매 단가는 5000∼1만 원으로 책정됐다. 행사 참가자가 바자회 물품을 구매하면 해당 수익금이 ‘행복도시락’ 단체에 기부돼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기부 물품 판매와 행복도시락 기부는 사회복지 전문기관인 지파운데이션이 맡아서 진행한다. 전민혁 지파운데이션 과장은 “사회적 가치 행사가 사회적 기업의 홍보, 전시에 끝나지 않고 관람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바자회를 준비했다”며 “물건을 산 수익금이 뜻깊은 곳에 활용되는 선순환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늘릴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기업 제품 체험도 기부 캠페인, 바자회와 함께 SOVAC 2025 메인 프로그램인 마켓은 5가지 테마의 쇼핑존으로 구성됐다. 마켓 프로그램에서는 사회적기업이 만든 양질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5가지 테마는 △자원순환 촉진 △취약계층 자립 지원 △미래세대 육성 △시니어 라이프 개선 △지역상생 강화 등이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예를 들어 폐방화복을 재활용해 가방, 지갑, 소품을 만드는 119레오는 수익 일부를 소방관 처우 개선에 사용할 예정이다. 삼미제빵소를 운영하는 일공일오컴퍼니는 벌어들인 수익으로 취약계층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한편 SOVAC과 함께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행사 중에는 SK하이닉스가 시민들의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해 시작한 ‘AI 포 임팩트(AI for Impact)’ 프로그램의 우수 사례가 소개된다.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AI로 사회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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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온-포드車, 배터리 합작법인 첫 상업생산

    SK온과 포드자동차가 미국에서 합작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법인 블루오벌SK가 20일 첫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2022년 12월 착공 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블루오벌SK는 이날 37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미국 켄터키주 1공장 생산 라인이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켄터키 1공장에서는 포드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과 전기 화물밴인 ‘E-트랜짓’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생산한다. 37GWh는 연간 해당 전기차 약 4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온과 포드는 2022년 7월 각각 50%씩 출자해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총 114억 달러(약 16조 원)를 투자해 켄터키주 글렌데일과 테네시주 스탠턴 등 두 지역에서 배터리 공장 3개를 짓기로 했다. 켄터키 2공장(45GWh)의 가동 시점은 미정이고 테네시 공장(45GWh)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네시 공장은 당초 올해 가동 계획이었지만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과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SK온은 2022년 가동에 들어간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와 함께 북미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SK온 자체 공장인 SKBA는 최근 배터리 셀 생산 라인이 100%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이 3월 준공 후 본격 가동에 접어든 덕분이다. SK온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만드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유일한 기업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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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트닉 “반도체 보조금 대가로 지분 확보”… 美공장 짓는 삼성-SK하이닉스 영향 주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보조금을 받고 현지에 공장을 짓는 각국 반도체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현재 자국 기업 인텔에 100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대신 지분 10%를 획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한국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에도 적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대미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당근’으로 제시했던 보조금을 민간기업의 지분 획득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도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러트닉 “보조금 대가로 지분 받는 건 정당한 접근” 로이터통신은 칩스법 예산을 관리하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이 구상을 주도하고 있고, 관련 논의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같은 날 CNBC에 출연해 “칩스법 보조금의 대가로 해당 기업의 지분을 받는 건 미 납세자를 위한 정당한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안보를 위해 반도체는 미국에서 직접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는 우리 정책의 핵심이고 한국과의 (통상) 합의에도 포함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전 대통령은 그 돈(칩스법 보조금)을 그냥 줘버리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민을 위한 지분으로 바꾸려 한다. 이것이 트럼프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민간기업 개입이 ‘기업 국가주의(corporate statism)’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기업의 지배구조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칩스법 보조금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한국과 대만 등 해외의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업의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유치하려고 만든 것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말기였던 지난해 말 삼성전자 47억5000만 달러, SK하이닉스 4억5800만 달러, 마이크론 62억 달러, TSMC 66억 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확정했다. 하지만 올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 상무부는 지급 액수 재검토에 들어갔다. 로이터는 “보조금 대부분이 아직 기업들에 지급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이 전례 없는 기업에 대한 정부 개입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업계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 떨어질 듯” 반도체 업계는 당혹스러워하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공장을 거의 완공하고 가동을 앞두고 있다. 대만 TSMC는 지난해 말 가동에 돌입한 애리조나주 1공장 외에도 미국 내 제2, 제3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조금의 대가로 지분을 준다면 그 순간부터 보조금이 아닌 것”이라며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에 투자하려는 기업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앞으로도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기업에 대한 보조금은 축소하고, 자국 기업에 지원을 몰아주는 방향의 정책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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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정부, 삼성전자 등에 반도체 보조금 대가로 지분 요구할 것”

    “왜 인텔이나 TSMC 같은 1000억 달러, 1조 달러 규모의 기업들한테 그냥 돈(반도체 보조금)을 퍼줘야 하나? 그냥 돈을 주는 건 말이 안된다. 돈을 주는 대신 우리는 지분을 받아야 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19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보조금을 받는 회사들에게 그 대가로 지분을 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인텔에 100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대신 인텔 지분 10%를 획득하는 협상을 하고 있는데, 이를 대미 반도체 투자를 진행한 한국의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등에도 확대 적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당초 대미 반도체 시설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한 ‘당근’으로 제시했던 칩스법 보조금을 돌연 기업 지분 획득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만 해달라더니…돌연 지분 요구 이날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관계자 등 소식통을 인용해 “러트닉 상무장관이 인텔 외 다른 회사에도 반도체 보조금을 대가로 지분을 요구하려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참여는 하고 있지만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건 527억 달러 규모의 칩스법 예산을 관리하는 러트닉 상무장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보조금을 주고 기업 지분을 받는) 아이디어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당초 칩스법 보조금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 부흥을 위해 한국과 대만 등 해외의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업을 미국으로 유인하려 만든 것이었다. 이에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단행했고 지난해 말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에 47억5000만 달러, SK하이닉스에 4억5800만 달러를 비롯해 마이크론에 62억 달러, TSMC에 66억 달러의 보조금 지급 액수를 확정했다.하지만 올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 상무부는 “보조금 지급이 지나치게 관대했다”며 지급 액수에 대한 재검토 및 재협상에 들어갔다. 로이터 통신은 “보조금 대부분이 아직 기업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분 요구’라는 새로운 조건이 추가된 데 대해 “전문가들이 전례없는 기업에 대한 정부 개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대미 투자 신뢰 사라져” 반발이날 러트닉 상무장관은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칩스법 보조금의 대가로 해당 기업의 지분을 받는 것이 미국 납세자들을 위한 정당한 접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반도체는 여기, 미국 내에서 직접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는 우리 정책의 핵심이고 한국과의 합의에도 포함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 때 약속한 자금을 지급하되, 그에 상응하는 지분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그 돈(칩스법 보조금)을 그냥 줘버리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위한 지분으로 바꾸려 한다. 이것이 트럼프의 방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민간 기업 개입이 ‘기업 국가주의(corporate statism)’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기업의 지배구조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한편, 이날 전해진 소식에 국내외 반도체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공장을 거의 완공하고 가동을 앞두고 있고, TSMC는 지난해 말 가동에 돌입한 애리조나 1공장 외에도 2, 3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의 대가로 지분을 준다면 그 순간부터 보조금이 아니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대미 투자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지는 방안으로 중장기적으로 미국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궈지훼이 대만 경제부 장관은 “TSMC는 국유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라며 “TSMC 및 TSMC 주주인 국가개발위원회와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상무장관 발언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논의와 평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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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삼성 지분 요구 비현실적…사실상 보조금 안 주겠다는 것”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에 상응하는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는 이미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중이거나 끝난 상황에서 약속한 계약을 뒤엎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19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법(칩스법) 지원을 받는 모든 제조사의 일정 지분을 인수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대만 TSMC 등이 포함된다. 이들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 말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보조금 액수가 확정됐으나 아직까지 실제로 집행되지는 않았다. 보조금 규모는 TSMC 66억 달러, 마이크론 62억 달러, 삼성전자 47억5000만 달러, SK하이닉스 4억5800만 달러다.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정책 방향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인텔과 관련해 10%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사실이 맞다고 확인했다. 여기에는 연방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78억6000만 달러 달러)만큼 지분을 취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 같은 아이디어를 낸 이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가 제시한 방안을 만족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빗 대변인은 보조금을 활용해 제조사 지분을 거두는 것과 관련해 “전에 없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며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경제 모든 측면에서 미국의 필요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TSMC는 지난해 말부터 애리조나 1공장을 가동중이고 현재 2, 3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삼성전자도 텍사스주 공장을 거의 완공하고 이제 가동을 앞둔 상황이다.국내 반도체 업계는 보조금 지급 대가로 지분을 주는 요구와 관련해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의 대가로 지분을 주게 되는 순간부터 보조금이 아니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대미 투자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지는 방안”이라고 했다.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분을 주게 되면 법인을 파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삼성전자, TSMC 등 민간 기업 입장에서 미국 정부에 줄 지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내부 의사결정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할 경우 보조금을 약속한 규모보다 더 늘리거나 다른 혜택이 추가돼야 한다”고 했다.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전부터 계속해서 반도체 보조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는데 이제 노골적으로 안 주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앞선 반도체 보조금 협상에서 기업들의 초과 수익을 연방정부에 분배하는 조건이 있었다”며 “해당 조건에 대해서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지분까지 요구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 같다”고 했다.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지분 인수 요구가 기존 계약 위반으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일반 민간 기업들이 미국 정부 상대로 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미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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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프트뱅크도 ‘인텔살리기’… “2조8000억원 투자”

    위기의 인텔을 살리는 프로젝트에 일본 소프트뱅크가 가세했다. 3조 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약 15조 원을 들여 인텔 지분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인텔 중심의 미국 반도체 재건 사업에서 실리를 챙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지분 인수에 소프트뱅크 출자까지인텔과 소프트뱅크그룹은 18일(현지 시간) 양 사가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 규모의 증권 매수 계약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가 인텔 주식 약 2%를 주당 23달러에 취득하는 계약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번 전략적 투자는 인텔이 미국 첨단 반도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술 및 제조 리더십을 발전시키기 위한 소프트뱅크와의 협력을 강화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탄 CEO는 2020∼2022년 소프트뱅크 사외이사로 근무하는 등 손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투자는 올 1월 소프트뱅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오픈AI, 오라클이 4년간 총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세우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가 인텔 투자를 통해 AI 인프라에 이어 첨단 반도체 제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주에 나온 지분 인수설이 구체화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으며 10%는 인텔의 현재 시장가치로 봤을 때 105억 달러 규모”라고 전했다. 반도체법에 따라 결정된 78억6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J D 밴스 부통령의 고향인 오하이오주 팹(공장)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2022년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2025년까지 신규 팹을 짓겠다고 했지만 두 차례 연기되며 준공 시점이 2030년으로 미뤄졌다.● 인텔 중심 지각변동 “韓 대응책 세워야”반도체 업계에서는 한국 정부 및 기업이 인텔을 중심으로 한 미국 반도체 산업의 지각변동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인텔 관련 지원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대만 TSMC는 인텔 투자 및 기술 협력과 관련해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3월부터 TSMC가 인텔과 파운드리 합작사를 세우고 기술력을 공유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인텔 정상화를 반도체 재건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대미 투자 압박의 일환으로 한국 기업의 인텔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한국이 만약 인텔 지원에 나서야 할 경우 그 대가로 미국 반도체의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거나 파생 기술을 활용할 권한을 부여받는 등의 요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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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전쟁서 이길 소버린 AI 만들어야”

    “소버린(Sovereign·독립형) AI에서 분명히 알아야 하는 건 소버린 AI가 국내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전쟁’이란 것이다. 글로벌에서 이길 수 있는 소버린 AI를 만들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소버린 AI는 개별 국가 차원의 데이터·인프라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AI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인공지능(AI)이다. 정부는 소버린 AI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 기업 대상으로 국가대표 AI 선발전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 등 5개 팀을 추렸다. 올해 9회째를 맞은 이천포럼은 국내외 석학,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산업 트렌드와 혁신 기술, 미래 사업 방향을 집중 토론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개회사에서 “문 닫기 직전까지 갔던 하이닉스가 2012년 SK에 인수되면서 세계 최초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글로벌 D램 시장 1위, 시총 200조 원 달성 등 도약을 이뤄냈다”며 “SK의 원팀 정신과 과감한 투자,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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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미래파트너십재단 “日교사 50명 초청, 교류사업 개최”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일미래파트너십재단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17∼22일 제4회 한일 고교 교사 교류사업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일본 각지에서 선발된 고교 교사 50명이 방한해 국내 고등학교, 국회, 산업계를 견학하고 문화 체험을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야구장을 찾아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며 한국 응원 문화를 경험하는 일정도 예정됐다. 18일 환영식에는 제3회 교류사업에 참여했던 한국 교사들이 일본 교사들을 맞았다. 앞서 1월 국내 교사 50명이 5박 6일 동안 일본을 방문해 일본 교육 현장을 체험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지금 이 자리에서 만난 양국 교사들의 인연이 양국 미래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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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이천포럼 개막… “AI 경쟁력 강화 집중논의”

    SK그룹이 18일부터 사흘 동안 인공지능(AI) 시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집중 토론에 나선다. SK그룹은 18∼20일 ‘이천포럼 2025’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천포럼은 2017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한 연례 집단지성 포럼이다. 국내외 석학,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산업 트렌드와 혁신 기술, 미래 사업 방향을 집중 토론한다. 올해 이천포럼의 핵심 의제는 ‘AI와 디지털 전환’이다. 한국의 AI 산업 생태계 활성화 전략과 SK의 역할, 혁신 사례 등을 다룬다. 첫날 행사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최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학계 및 업계 전문가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다. 개회사를 맡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산업 전망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를 성공하게 만든 SK의 기업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첫 세션의 주제는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 재편, 한국 기업의 해법 모색’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와 징 첸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분석센터 소장이 온라인으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맡는다. 20일에는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최 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SK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포럼을 되돌아보고 AI 등 주요 의제와 관련된 대화를 나눈다. SK 관계자는 “올해 이천포럼은 AI 생태계 확장에 따른 변화를 점검하고 각 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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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지재권 톱50’ 한국 0개, 미국 32개

    K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아직 세계 지식재산권(IP) 톱50에 한국 IP는 단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낸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 지재권자(글로벌 톱 라이센서) 50’ 명단에 미국 32개, 일본 7개, 중국·프랑스 각각 2개의 IP가 포함됐지만 한국은 단 1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는 지난해 각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상품의 판매액을 기준으로 매겼다. 1등은 미국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로 IP 관련 상품 판매액이 총 620억 달러(약 86조2000억 원)였다. 미국은 이 밖에도 NBC 유니버셜의 위키드(170억 달러), 해즈브로의 트랜스포머(161억 달러), 워너브러더스의 배트맨(150억 달러) 등을 보유했다. 일본 포켓몬 컴퍼니의 포켓몬은 7위로 판매액 1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또 산리오의 헬로키티가 판매액 84억 달러를 기록하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캐나다 와일드브레인의 스누피는 35억 달러로 18위, 중국 알파그룹의 양과 회색늑대가 7억2000만 달러로 44위였다. 보고서는 “한국은 원천 IP가 부족한 데다 IP 활용 전략이 부족하다”며 “웹툰, 게임, 공연 등 수익 모델을 확장하고 슈퍼 IP를 지원할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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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인텔지분 인수땐 ‘반도체 강매’ 할수도”…국내기업 셈법 복잡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인텔의 구제를 위해 보조금 지급을 넘어, 직접적인 지분 인수에 나서는 등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정부 개입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향후 미국 빅테크들이 인텔에 물량을 몰아주면 해외 사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식’ 반도체 지원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JS)은 15일(현지 시간) “반도체 산업에서의 국가 개입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내다봤다. ● “인텔 반도체 ‘강매’ 하는 상황 올 수도”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고 정부가 인텔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지분을 사들여 확보한 자금을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투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하이오주 공장은 당초 올해 완공 목표였으나 경영난에 2030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재정적인 어려움에 더해 기술적으로 제조 수율(정상품 비중)이 여전히 낮고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개입은 기존 세제 혜택, 보조금 지급을 넘어 이제 대중(對中) 수출세 부과, 지분 인수 등으로까지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엔비디아, AMD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제품을 판매할 때 수익의 15%를 내도록 하는 이른바 ‘수출세’를 도입했다. 이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탄 CEO에게 이해 충돌 문제가 있다며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개입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는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에서의 직간접적인 견제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지분이 인텔에 들어가면, 인텔이 정부 사업과 미국 빅테크 사업의 물량을 우선적으로 수주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WSJ는 “정부가 인텔 지분 일부를 갖는 것만으로도 기업들에 껄끄러운 상황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며 “미국 기업들은 낮은 품질에 원가 경쟁력도 떨어지는 인텔 반도체를 써야 하는 등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깎아 먹을 것”이라고 했다.● “자국 우선 심화, 정부·기업 머리 맞대야”미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정부가 20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반도체 연합 ‘라피더스’를 지원하고 있다. 라피더스에는 지금까지 정부 지원금 9200억 엔(약 8조7000억 원)이 투입됐고 추가 지원금 8025억 엔과 정부 직접 출자금 1000억 엔이 더해질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국가가 소유하면 ‘경제적 합리성’보다 ‘정치 논리’가 우세할 수 있다”고 논평을 내는 등 주요국들의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지원과 개입이 쉽게 사그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미국, 일본의 자국 중심주의에 무작정 끌려가지 않기 위한 우리 정부·기업의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 TSMC 등 해외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대거 늘리는 상황에서도 ‘인텔 살리기’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입김이 거세지고, 향후 자국 기업을 위해 어떤 조치를 내릴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내줄 건 내주되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전략을 정부·기업이 함께 짜야 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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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BOE, 삼성D 기술 침해”… 中 OLED 14년 8개월 수입금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중국 BO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앞으로 14년 8개월 동안 미국에 들여올 수 없도록 한 결정이 뒤늦게 알려졌다.1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현지 시간) ITC는 삼성디스플레이가 BOE를 상대로 낸 영업 비밀 침해 소송에서 BOE의 침해 사실을 인정했다. ITC는 이 판결에서 BOE의 OLED 패널에 대해 14년 8개월 동안 미국에 수입할 수 없도록 하는 ‘제한적 수입 금지 명령’(LEO)을 내렸다. 삼성전자가 OLED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14년 8개월 걸렸다고 보고 그 기간만큼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ITC 판단은 예비 판결로 11월 최종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종 판결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BOE 제품 미국 수입 금지 조치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OLED 패널 납품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50%를 차지하고, LG디스플레이 30%, BOE 2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만 ITC 수입 금지 효력은 미국 내에 한정된다. 아이폰 위탁제조사인 폭스콘이 중국 공장에서 BOE의 OLED로 만든 스마트폰 완제품의 수입까지는 막지 않는다. BOE의 OLED를 미국에 직접 들여오는 경우에만 제한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법 OLED인 만큼 애플이 BOE 패널 도입을 꺼릴 것이란 예측도 있다”고 말했다.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10월 ITC에 BOE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이후 조사에 나서 1년 9개월 만에 예비 판결을 내렸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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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상의 “AI 분야 등 해외인재 100만명 유치하면 GDP 6%↑”

    국내 체류하는 해외 인재가 100만 명 늘어나면 국내총생산(GDP) 6%에 해당하는 경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김덕파 고려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한 ‘해외시민 유치의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해외인재 100만 명을 한국에 유치하면 전국 지역경제에 최소 145조 원의 부가가치가 늘고, 이는 국가 전체 GDP의 6.0% 규모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보고서는 2012~2023년 전국 17개 시도에서 각 지역별로 외국인이 유입됐을 때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해 이 같은 수치를 냈다. 분석 결과 외국인 비율이 경제활동인구의 1%만큼 늘면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약 0.11% 증가했다. 보고서는 현재 135만 명인 국내 외국인이 500만 명으로 늘면 총 361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해외인재가 필요한 이유로는 △국내교육을 통한 AI 인재 육성 한계 △출생률 저하 △우수인재 적자국 △내수 부양 등을 들었다. 김 교수는 “단순한 인구 확대가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기술 또는 기능을 지닌 해외 고급인력 유입으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해외 인력유입의 키“라고 주장했다.대한상의는 해외인재 유치 전략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외국인 정주형 특화도시와 글로벌 팹 유치, 해외인재 국내맞춤 육성이다. 외국인 정주형 특화도시는 외국인이 사회·경제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독립적 정주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비자 혜택, 세제 감면, 교육·의료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한 장기 체류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략산업 생산기지인 팹 유치를 위해서는 기업 투자계획과 인재유치 전략을 연계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자고 제시했다. 기업은 필요 전문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지역은 첨단산업 기반을 갖춘 성장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해외인재 국내맞춤 육성을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우수대학 재학생 중심의 인재 양성과 취업, 정주로 이어지는 연계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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