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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가 미국을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하겠다. 더 많이도 더 적게도 바라지 않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취재진에게 ‘상호 관세’의 부과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상대국의 관세율과 동등한 수준으로 부과하는 상호 관세 적용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요국과의 ‘통상 전쟁’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상호 관세를 휘두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 관세를 대폭 부과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 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WTO 체제는 각국이 사전에 합의한 ‘최대 관세율(bound tariff)’ 등을 초과해 관세를 부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제매체 배런스는 상호 관세 및 통상 전쟁으로 관세율이 광범위하게 오르면 WTO 규칙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자유무의 원칙을 뒤집는 조치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아랑곳않고 WTO 체제에 정면 도전할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비록 30일간 유예를 두기로 했지만 그간 사실상 무관세였던 멕시코, 캐나다에 각각 25%의 보편 관세(전 품목에 적용되는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중국에는 4일부터 10%의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폭풍’ 서막을 알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무기 목록에 상호 관세까지 추가하면서 ‘글로벌 통상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역적자 해소 위해 상호관세 불가피”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시바 총리를 옆에 둔 채 “미국과 일본 사이엔 10억 달러(약 1조4650억 원)의 무역 적자가 있다. 이를 균형으로 되돌리는 것이 내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어 미일 정상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만성적인 무역 적자는 미국 경제를 저해한다.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며 “상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특히 그는 상호 관세가 교역 공정성을 찾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정 국가나 세부 적용 품목을 설명하진 않았다. 하지만 관세 적용 품목으로 ‘자동차’를 콕 집어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자동차에 관세를 매기려고 한 방안이 여전히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언제나 가능한 옵션”이라고 답했다. 또 “우리는 자동차를 공급하지 못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공급하는 사례가 있다. 이것을 동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이 미국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거슬 언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EU와의 자동차 무역 적자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그는 이날 상호 관세 적용 범위에 대해선 “모든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해 정상회담 때 무역 적자 문제가 집중 거론된 일본은 물론 한국 역시 영향권에 들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이던 2018년에도 미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호혜세(reciprocal tax)’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상대국이 자국 제품에 부과하는 세금만큼 상대국 제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수입품 가격이 올라 사실상 관세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미국이 상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면 WTO 규정을 기반으로 한 국제무역 질서의 훼손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정부 소식통은 “WTO는 ‘규칙’에 기반한 체제지만 상호 관세 조치는‘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겠다는 전략”이라며 “WTO의 분쟁 해결 체제까지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중 정상 통화 계속 지연중국 역시 10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당초 방침을 그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여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 또한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앞서 4일 미국이 중국에 10%의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즉각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8개 품목에 15%, 원유 농기계 대형 자동차와 픽업트럭 등 72개 품목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관세 개시 전 양국이 협상해 극적인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지만 아직 양국 모두 협상 의지를 적극 드러내지 않았다. 두 정상의 전화 통화도 지연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두고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 역시 미중 고위급 통화에 신중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갖고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20일 집권한 그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며 조만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뜻도 밝혔다.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년을 앞두고 종전 협상을 중재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8일 공개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다만 언제, 몇 차례 통화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포스트는 통화 시점을 이달 초로 추정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00만 명이 이유 없이 전쟁에서 숨졌다. 매일 젊고 잘생긴 군인들이 죽는다”며 “내 아들들 같은 젊은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 ‘빌어먹을 전쟁(damn thing)’이 끝나기를 원한다”며 “푸틴 대통령도 사람들이 그만 죽는 것을 보고싶어 한다”고 했다. 이 인터뷰는 7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뤄졌으며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동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왈츠 보좌관에게 “(러시아와 정상) 회담을 하자. 그들도 만나고 싶어한다”며 회담 준비를 지시했다. 다만,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보도를 확인도 부인도 않은 채 “미국과 여러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만 했다.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6일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모범 사례로 1905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러시아와 일본으로부터 모두 양보를 받아내 러일 전쟁을 종식한 ‘포츠머스 조약’을 언급했다. 그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당시 종전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고도 했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미국의 중재안에 속히 동의하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그 공로로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5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러시아에는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계속 보유하는 것을 인정해 주고 우크라이나에는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휴전안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5억 달러(약 7000억 원)의 거래를 체결하려 한다고 전했다. 희토류 등 우크라이나 주요 광물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켈로그 특사와 J D 밴스 미 부통령은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유럽 각국과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성소수자, 환경 등 진보적 정책 이슈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문화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드랙퀸(drag queen·여장 남자)’ 공연을 올린 케네디센터의 이사장을 해임하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겠다고 밝히는 가하면, 종이 빨대를 없애기 위한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예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케네디센터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나는 예술과 문화의 황금시대를 위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지 않는, 이사장을 포함한 케네디센터 이사회 내 복수의 인사를 즉각 해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놀라운 (신임) 이사장 도널드 트럼프를 포함한 새 이사회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사진 교체 배경에 대해서는 “지난해 케네디센터가 특별히 청소년들을 겨냥해 드랙쇼를 올렸다”고 강조했다.케네디센터는 지난해 ‘댄싱 퀸즈 드랙 브런치(Dancing Queens Drag Brunch)’ ‘드랙 살루트 투 디바스(A Drag Salute to Divas)’ 등 드랙퀸이 등장하는 공연을 다수 진행했다. 일부는 18세 미만 LGBTQ+ 청소년들과 그 보호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참여형 무료 공연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은 것이 이 같은 프로그램인 것으로 풀이된다. 케네디센터는 즉각 항변했다. 센터는 성명을 통해 “1971년 문을 연 이래로 모든 대통령 행정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센터는 비당파적인 방식으로 예술을 지원하는 양당 이사회를 두고 있다”고 했다. 또 “이사회 구성원 중 일부가 해고 통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이사회에 대해 이러한 조치가 취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케네디센터는 미국 정부가 존 F 케네디 대통령 서거 직후에 세운 국립 종합 문화 시설로, 워싱턴에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지지해 온 친환경 정책에도 철퇴를 가하고 있다. 집권 1기 때에도 유독 ‘종이 빨대’에 집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위한 행정명령 발표를 예고했다.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는 “플라스틱으로 돌아가자(BACK TO PLASTIC)”며 “나는 종이 빨대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바이든의 추진(방침)을 끝내기 위해 다음 주에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썼다. “입에서 역겹게 녹는 빨대 없이 음료를 즐기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이 빨대 사용 정책이 소비자의 자유를 공격한다며 2019년 대선 캠프에서 ‘트럼프’가 새겨진 빨간색 플라스틱 빨대를 판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거의 모든 플라스틱이 석유 제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정책은 석유 산업에 호의를 베푸는 일”이라고 지적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시사매체 타임이 24일 발행하는 최신호 표지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내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에 앉아 있는 합성 사진을 실었다. 선출직이 아닌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못지않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음을 표현 및 비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공개된 이 표지에 대한 반응을 취재진으로부터 질문받자 “타임이 아직도 영업 중이냐. 전혀 몰랐다”며 조롱하듯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또한 “언론이 두 사람의 우정을 깨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논평을 ‘X’에 공유하며 “진실”이라고 의견을 달았다.‘결단의 책상’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 있는 대통령 전용 책상이다. 미 대통령이 중요 연설을 하거나 각종 법안에 서명할 때 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이 책상에 앉아 대국민 연설을 했다.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하는 이 책상에 각별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1기가 끝난 후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 같은 모양의 복제품 책상을 만들어 가져다 두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집권 2기에도 기성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이날 퓰리처상을 수상한 워싱턴포스트(WP)의 유명 기자 유진 로빈슨이 자신과 공화당 주요 상원의원들을 비판하자 로빈슨 기자의 이름을 거명하며 “그를 해고하라”고 주장했다. 로빈슨은 6일 칼럼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처럼 논란이 많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인사의 청문회가 열렸을 때 이를 막지 않았고, 미 국제개발처(USAID) 해체 시도 등에도 맞서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BBC, 폴리티코 등 주요 언론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구독도 속속 취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도 자신에게 비판적이었던 짐 아코스타 CNN 기자, 매기 해버먼 NYT 기자 등과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41)의 부인 라라(43)가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매체’로 꼽히는 폭스뉴스의 주말 황금시간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AP통신은 “현직 미국 대통령의 친인척이 주요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라라는 지난해 대선 기간 중 공화당의 선거자금을 관리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지내며 시아버지의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 곳곳에서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폭스뉴스는 5일(현지 시간) 라라가 22일부터 미 동부시간 매주 토요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동안 시사 프로그램 ‘마이 뷰 위드 라라 트럼프(My View with Lara Trump)’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라라는 “국민과 직접 대화하며 이 나라를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강조하게 돼 기쁘다. 미국 황금시대(Golden Age)의 성공을 보도하겠다”고 밝혔다. ‘황금시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연설에서 ‘미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쓴 표현이다. 라라는 2012년부터 약 4년간 CBS 계열의 TV뉴스 매거진 ‘인사이드 에디션’ 프로듀서로 일했고, 2021∼2022년 폭스뉴스에서 전문가 패널로 활동했다. 그가 이번 방송 진행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부각시키고, 대통령의 업적을 집중 홍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라라가 방송을 자신을 홍보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그는 과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지역구였던 플로리다주 연방 상원의원직에도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외에도 장녀 이방카의 시아버지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미국대사로, 차녀 티파니의 시아버지인 레바논계 미국인 사업가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중동 고문으로 임명했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전 약혼녀인 방송인 킴벌리 길포일도 주그리스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폭스뉴스는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 언론사들이 많은 미 주류 언론계에서 드물게 강한 보수 성향을 보여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포함해 폭스뉴스의 앵커 및 패널로 활동했던 인사가 19명에 이른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9184억 달러(약 1331조6800억 원), 상품 교역 기준 적자는 1조2000억 달러(약 1740조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로 미국의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수출은 그만큼 늘지 못한 것이다. 무역적자를 이유로 세계 각국에 관세 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수치를 앞세워 통상 전쟁의 압박 강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무역적자는 한 해 전보다 1335억 달러(17%) 증가했다. 수출은 3조19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98억 달러 늘었고, 수입은 4조1100억 달러로 2533억 달러 증가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지난해보다 1484억 달러(18.7%) 늘어 역대 최대치였다. 국가별로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가장 많은 2954억 달러의 적자를 봤다. 이어 유럽연합(EU·2356억 달러), 멕시코(1718억 달러), 베트남(1235억 달러), 아일랜드(867억 달러), 독일(848억 달러), 대만(739억 달러), 일본(685억 달러) 순이었다. 한국(660억 달러)은 일본에 이어 9번째였다. 무역적자의 주원인으로 강달러가 꼽힌다. 미국 소비자들이 달러 강세로 값싸진 수입품을 더 많이 소비했지만, 미 제조기업의 수출품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부품, 엔진 수출이 전년 대비 108억 달러 줄었다. 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의 제조국인 아일랜드로부터 수입은 크게 늘었다.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의 제조공장이 있는 아일랜드는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많이 본 나라를 상대로 다시 한 번 강도 높은 관세 인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무역정책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사상 최대 무역적자로 교역국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도 관세 압박의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상대로 큰 규모의 흑자를 냈고, 전체 무역수지에서도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무역수지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51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무역, 서비스, 해외소득 등 한국의 전체 경제활동으로 거둔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328억2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 달러(약 17조9154억 원)로 12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수출은 6962억 달러로 2023년보다 8.2%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960억7000만 달러로 한 해 전보다 1.6% 줄었다. 연간 상품수지도 1001억3000만 달러로 2023년 376억6000만 달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상품수지와 무역수지는 수출에서 수입을 빼 계산하지만 포함 항목이 다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의 부인 라라(43)가 주말 황금시간 대 폭스뉴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고 폭스뉴스 측이 5일(현지 시간) 밝혔다. AP통신은 “현직 대통령 친인척이 재임 중에 이처럼 눈에 띄는 TV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된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 동안 공화당의 대선자금을 관리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 의장을 지내며 시아버지의 대선 승리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에 따라 라라 트럼프는 매주 토요일 미 동부 시간 오후 9시에 방송되는 시사 프로그램 ‘마이 뷰 위드 라라 트럼프(My View with Lara Trump)’를 진행하게 됐다. 1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22일 첫 방송을 한다. 라라는 “폭스뉴스에 내 목소리를 다시 전달하고 미국 국민과 직접 대화하며, 이 나라를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강조하게 돼 기쁘다”며 “미국 황금시대(Golden Age)의 성공을 보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1~2022년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한 바 있다.라라는 폭스뉴스 황금시간 대 쇼 진행자 자리를 꿰차며 트럼프 대통령을 외곽에서 지원사격 하게 됐다. 그는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내각행으로 공석이 된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자리 출마를 노렸으나 지난해 12월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폭스뉴스 측은 새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면서 미국 생활의 모든 면에서 상식이 돌아오는 것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의제로 만들고 싶은 미국 국내 이슈를 홍보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업적을 강조하는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시청률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월엔 1996년 창립 이래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폭스뉴스에 대해 “편파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긴 하지만, 현재 새 행정부에 전직 폭스뉴스 직원 출신만 19명에 달해 단단한 관계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무부의 공공외교 및 공공업무 담당 차관대행에 극우 성향의 전 백악관 연설문 담당자 대런 비티를 임명했다고 4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비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던 2020년 대선 당시 부정 선거 음모론을 퍼트려 온 보수 독립 언론 ‘리볼버 뉴스’의 창립자다. 또 “일이 제대로 되려면 유능한 백인 남성에게 맡겨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인종·성차별주의적 발언을 일삼은 인물이다. 이에 따라 비티가 미국의 ‘소프트파워 외교 전략’을 담당하는 국무부 공공외교를 이끌기에는 부적절한 인물이란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비티의 과거 활동을 조명하며 그가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대행에 임명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CNN에 따르면 비티는 트럼프 집권 1기 때 백악관 연설문 작성자로 일했지만 백인 민족주의자들이 모인 학회에서 연설한 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해고됐다. 이후 그는 리볼버 뉴스를 설립하고,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혁명’이라 불렀다. 또 연방기관이 폭도들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음모론을 퍼트렸다. 그는 “국가가 여성과 소수자를 달래고 유능한 백인 남성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며 흑인 의원 등이 “자신의 위치를 배우고 ‘미 우선주의(MAGA)’에 무릎 꿇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중국과 대만 간 갈등에 대해서도 “대만은 필연적으로 중국에 속할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자본을 지출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고 미국이 이를 인정하는 대가로 아프리카와 남극에서 막대한 양보를 받는 대규모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CNN은 “비티를 공공외교 담당 차관 대행에 임명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무대에서 ‘권투 선수(공격적)’ 같은 전략을 펼칠 것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무부의 실무진에도 자신의 충성파들을 기용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테랑 고위 외교관들에게는 사임을 압박했고, 지난해 12월 국무부 정책기획 국장에는 “이민자는 미국의 약점이자 분열의 원천”이라고 주장해 온 마이클 앤턴 전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발탁했다. 그는 폭스뉴스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의 연설문 담당자로도 일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원금을 주는 대가로 희토류 광물을 제공받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전쟁 비용을 투입한 만큼 돌려받는 게 있어야 한다는 ‘사업가적 거래 마인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미국과 통상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달라”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3000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거래를 하려 한다. 우크라이나는 훌륭한 희토류를 갖고 있고, 나는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것들(지원)에 대한 담보로 희토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 국가들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고 불평하며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가 미국과) 최소한 같은 수준은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희토류 광물과 전쟁 원조를 거래하자고 제안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거래적 외교 전략과 정확히 일치한다”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희토류 외교전’을 펼쳐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참석하자 파리로 갔고,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매장량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희토류 광물 거래에서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미국이 이러한 자원이 러시아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만큼 충분한 안보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NYT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콕 집어 희토류를 언급한 건 중국과의 본격적인 통상 갈등이 시작됐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다. 또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희토류 수출 제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때도 관세 위협에 ‘희토류 무기화’로 대응했다. ● 美, 국부펀드 조성… “1년 내에 펀드 출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재무부와 상무부에 국부펀드를 조성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국부펀드는 국가의 자산 증식을 위해 정부가 소유 및 투자하는 기금이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글로벌 무역과 투자를 왜곡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국부펀드를 조성하지 않았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 국부펀드를 조성하면 글로벌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및 금융 시장 등에서 미국 정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중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이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고속도로, 공항 등의 인프라 프로젝트나 제조업, 의료 연구 등 ‘위대한 국가적 사업’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부펀드를 이용해) 틱톡을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의회는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유예하면서 “틱톡 절반 이상의 소유권을 원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1년 내에 펀드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원금을 주는 대가로 희토류 광물을 제공받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전쟁 비용을 투입한 만큼 돌려받는 게 있어야 한다는 ‘사업가적 거래 마인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미국과 통상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란 분석도 제기된다.●트럼프,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달라”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3000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거래를 하려 한다. 우크라이나는 훌륭한 희토류를 갖고 있고, 나는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것들(지원)에 대한 담보로 희토류를 원한다”고 말했다.그는 미국이 유럽 국가들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고 불평하며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가 미국과) 최소한 같은 수준은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희토류 광물과 전쟁 원조를 거래하자고 제안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거래적 외교 전략과 정확히 일치한다”라고 전했다.우크라이나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희토류 외교전’을 펼쳐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참석하자 파리로 갔고,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매장량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희토류 광물 거래에서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미국이 이러한 자원이 러시아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만큼 충분한 안보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NYT에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콕 집어 희토류를 언급한 건 중국과의 본격적인 통상 갈등이 시작됐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다. 또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위해 희토류 수출 제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때도 관세 위협에 ‘희토류 무기화’로 대응했다.●美, 국부펀드 조성…“1년 내에 펀드 출범”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재무부와 상무부에 국부펀드를 조성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국부펀드는 국가의 자산 증식을 위해 정부가 소유 및 투자하는 기금이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글로벌 무역과 투자를 왜곡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국부펀드를 조성하지 않았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 국부펀드를 조성하면 글로벌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및 금융 시장 등에서 미국 정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중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이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점을 언급하며 “고속도로, 공항 등의 인프라 프로젝트나 제조업, 의료 연구 등 ‘위대한 국가적 사업’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부펀드를 이용해) 틱톡을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의회는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유예하면서 “틱톡 절반 이상의 소유권을 원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1년 내에 펀드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에 대한 통상전쟁을 벌이면서도 동시에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 확대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첫 순방지로 파나마를 2일 방문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을 만났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 성명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물리노 대통령에게 “파나마 운하 지역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과 통제가 위협이 된다”며 “이런 상황이 파나마 운하의 영구적 중립 및 운영에 관한 조약을 위반한다는 예비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 유지는 용납될 수 없으며,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조약에 따른 권리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외교적 용어로는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성명”이라며 “파나마 운하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지 않으면 파나마는 미국으로부터 잠재적인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과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의 통제, 운영과 관련한 주권은 (미국과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운하 탈환이나 무력 행사에 대한 (미국의) 실질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나마에 군대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물리노 대통령은 “중국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협정이 만료되면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중국과의 거리 두기를 약속했다. 앞서 파나마는 2017년 중국과 수교를 맺은 뒤 중남미 국가들 중 최초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크루즈 선착장, 교량 건설 등 수십억 달러를 파나마에 투자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파나마 운하의 물동량은 미국에 이어 중국이 두 번째로 많다. 물리노 대통령이 미국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적 수준의 검토 협의체를 이날 루비오 장관에게 제의했다는 AFP 보도도 나왔다. 파나마 정부는 파나마 운하 끝단의 2개 항구를 운영 중인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극지역 안보와 자원, 교통에서 핵심 요지를 점하고 있는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매입 의지도 재차 드러내고 있다. J D 밴스 미 부통령은 2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린란드 매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린란드는 우리 국가 안보에 정말 중요하다. 중국과 러시아가 사용하는 해상 교통로가 (그곳에) 있다”고 했다. 또 “솔직히 말해 그린란드를 통제하는 덴마크는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고, 좋은 동맹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소리 지르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루비오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에 대해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에 덴마크 정부는 비판을 이어 가고 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장관은 지난달 31일 덴마크 공영방송 TV2에 출연해 “그린란드를 미국에 팔아치우는 데 관심이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지난해 12월 29일 타계한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사진)이 생전 교회에서 한 강연 녹음 앨범으로 미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을 받았다. 2일(현지 시간) 그래미상을 주관하는 리코딩아카데미는 제67회 그래미 어워즈 오디오북·내레이션·스토리텔링 녹음 분야 수상작으로 카터 전 대통령의 앨범 ‘라스트 선데이스 인 플레인스: 어 센테니얼 셀러브레이션(Last Sundays in Plains: A Centennial Celebration)’을 선정했다. 이 앨범은 그의 고향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있는 마라나타 침례교회에서 연 마지막 주일학교 강연 녹음본으로, 강연과 음악이 어우러져 있다. 이번 수상은 카터 전 대통령이 받은 네 번째 그래미상이다. 그는 제49회, 58회, 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강연 녹음 분야에서 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측은 지난해 10월 100세 생일을 맞은 그가 이날까지 살아 있었다면 역사상 최고령 그래미상 수상자였을 것이라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지난해 12월 29일 타계한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생전 교회에서 한 강연 녹음 앨범으로 미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을 받았다.2일(현지 시간) 그래미상을 주관하는 리코딩아카데미는 제67회 그래미 어워즈 오디오북·내래이션·스토리텔링 녹음 분야 수상작으로 카터 전 대통령의 앨범 ‘라스트 선데이스 인 플레인스: 어 센테니얼 셀러브레이션(Last Sundays in Plains: A Centennial Celebration)’를 선정했다. 이 앨범은 그의 고향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있는 마라나타 침례교회에서 연 마지막 주일학교 강연 녹음본으로, 강연과 음악이 어우러져 있다. 이번 수상은 카터 전 대통령이 받은 네 번째 그래미상이다. 그는 제49회, 58회, 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강연 녹음 분야에서 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측은 지난해 10월 100세 생일을 맞은 그가 이날까지 살아있었다면 역사상 최고령 그래미상 수상자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할아버지 대신 등장한 그의 손자 제이슨(50)은 ABC뉴스에 “할아버지는 엄청난 음악 애호가였다”며 “음악은 그의 정치적, 개인적인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을 “밥 딜런의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할 만큼 록 음악을 사랑했고, 재임기간 중 밥 딜런, 윌리 넬슨 등 유명 음악가들과 활발히 교류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상대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통상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데 이어 영토 전쟁에도 고삐를 죄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첫 순방지인 파나마에서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지 않으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J D 밴스 미 부통령은 그린란드 인수에 대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확장 의지를 재확인했다.루비오 장관은 2일 파나마를 방문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과 만나 파나마 운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 성명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물리노 대통령에게 “파나마 운하 지역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과 통제가 운하에 위협이 된다”며 “이런 상황이 파나마 운하의 영구적 중립 및 운영에 관한 조약을 위반한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현상 유지는 용납될 수 없으며,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조약에 따른 권리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외교적 용어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성명”이라면서 “파나마 운하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지 않으면 파나마는 미국으로부터 잠재적인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의 통제, 운영과 관련한 주권은 (미국과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운하 탈환이나 무력행사에 대한 (미국의) 실질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협정이 만료되면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중국과의 거리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파나마는 2017년 중국과 수교를 맺은 뒤 중남미 나라 중 최초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크루즈 선착장, 다리 건설 등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파나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파나마 운하 물동량은 미국에 이어 중국이 두 번째로 많다.트럼프 행정부는 북극 지역의 안보, 자원, 교통 등과 관련해 중요한 위치에 있는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매입 의지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밴스 부통령은 2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린란드 매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린란드는 우리 국가 안보에 정말 중요하다. 중국과 러시아가 사용하는 해상 교통로가 (그곳에)있다”고 했다. 또 “솔직히 말해 그린란드를 통제하는 덴마크는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고, 좋은 동맹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소리 지르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루비오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의지 대해 “농담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한편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 덴마크 공영방송 TV2에 출연해 “우리는 그린란드를 미국에 팔아치우는 데 관심이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독일, 프랑스, 벨기에를 연쇄 방문해 덴마크 입장을 공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프레데릭센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관해 “45분간 격렬하고 끔찍한 전화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지난달 3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의료 수송기가 도심 쇼핑몰 인근에 추락해 7명이 사망하고, 최소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틀 전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국내선 여객기와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또 한번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6분경 노스이스트필라델피아 공항에서 이륙한 ‘리어젯 55’ 기종의 의료 수송기는 약 30초 만에 487m 고도까지 상승하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약 4분 후 주택 등 건물이 밀집한 필라델피아 북동부의 루스벨트몰 인근 도로에 추락해 탑승자 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 외 수송기 잔해가 추락 지점 인근 도로 위의 자동차에 떨어져 해당 자동차에 타고 있던 남성 1명도 사망했다.셰렐 파커 필라델피아 시장은 1일 사고 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 19명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상에 있던 피해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루스벨트몰 일대는 주택이 밀집해 있고 차량 통행도 빈번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사고 직후 소셜미디어에는 수송기 추락으로 인한 화염이 솟구치면서 주변 주택과 차량 등에 불이 옮겨붙는 모습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수송기에 타고 있던 6명의 희생자들은 모두 멕시코 국적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어린이 환자, 그의 모친, 의료진 2명, 조종사 2명이다. 특히 이 소녀 환자는 미 복지단체의 도움으로 필라델피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에서 4개월간의 치료를 마치고 고향인 멕시코 티후아나로 돌아가던 길에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수송기에 탑승하기 직전 병원에서 퇴원 축하 파티도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수송기 조종사들은 추락 전 관제탑에 위험 징후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더 많은 무고한 영혼이 희생됐다”며 “모두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빈다”고 애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국계 미군 참전용사였던 고 김영옥 대령(1919∼2005·사진)에게 미국 연방의회 황금훈장(Congressional Gold Medal)을 추서하는 법안이 미 하원에서 다시 발의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 의회 등에 따르면 한국계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63·민주·워싱턴)은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김 대령의 영웅적 행적과 지도력, 인도주의 정신을 기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역시 한국계인 영 김(63·공화·캘리포니아), 데이브 민(49·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법안 발의에 동참했다. 연방의회 황금훈장은 미 의회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한국계 의원들은 2021, 2023년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훈장을 수상하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김 대령은 1919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6·25전쟁 때 자원 입대했고 비(非)백인 최초로 육군 전투대대장을 맡는 등 전공을 세웠다. 6·25전쟁 당시 전쟁 고아 500여 명을 도왔고, 1972년 전역 후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한인 입양아 등을 돌보며 여생을 보냈다. 2005년 한국과 프랑스 정부로부터 각각 최고 무공훈장에 해당하는 태극무공훈장과 레지옹 도뇌르 무공훈장을 받았다. 그의 공로를 인정해 미국 캔자스주 포트 레번워스 육군기지에 있는 육군지휘참모대는 2023년 그를 육군 장교 교육기관 내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가성비’를 무기로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중국 AI 기업 ‘딥시크’와 딥시크의 추론형 AI 모델 ‘R1’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로이터통신 등은 두 사람이 미국의 AI 리더십, 딥시크 대응, 대중국 AI용 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 충격에 놀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의 고사양 AI 반도체는 물론이고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까지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황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에서도 이에 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로 그간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H20’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美 AI 리더십 강화 논의”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날 면담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좋은 만남이었다”고 했다. 또 황 CEO를 ‘신사’라고 호평했다. 엔비디아 측은 “대통령과 반도체 및 AI 정책, 미국의 AI 리더십 강화의 중요성 등을 논의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경제매체 배런스는 두 사람의 회동이 몇 주 전부터 계획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빅테크 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황 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황 CEO는 지난달 8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적극 협력할 뜻을 강조했다.딥시크는 지난달 20일 미국 오픈AI의 대표 모델 ‘챗GPT’ 개발비 1억 달러(약 1400억 원)의 5.6%에 불과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에 성능은 비슷한 ‘R1’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2022년에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이며 저사양 반도체인 ‘H800’만으로 이 성과를 냈다고 밝혀 상당한 후폭풍을 불렀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존의 고사양 AI 반도체에 이어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새 수출 규제 품목에 오를 가능성이 큰 ‘H20’은 ‘H800’과 마찬가지로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저사양 제품이다.● 美상무부, 딥시크 규제 위반 조사트럼프 2기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반도체를 우회적으로 수입해 ‘R1’을 개발했을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 또한 딥시크가 중국으로 배송이 허용되지 않는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산 첨단 AI 반도체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을 통해 중국에 조직적으로 밀수된 정황도 포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딥시크의 개발 비용이 회사 측이 주장하는 558만 달러보다 90배 이상 많은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다만 고사양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충격’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달 27일에만 나스닥 시장에서 17% 하락했다. 지난달 31일에도 3.67% 하락 마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4일(현지 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일(현지 시간) 발표와 캐나다 측의 “25% 보복관세” 발표 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양측의 ‘관세 폭탄’과 ‘보복’이 두 나라의 수입물가 상승을 자극해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등으로 식품 등 주요 상품의 물가가 대폭 상승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로 지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멕시코는 미국의 가장 큰 수입국이고, 그 다음은 중국과 캐나다”라며 “이들에 대한 관세 인상은 토마토, 티셔츠, 원유, 자동차 등 제품 전반에 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이런 종류의 수입세 인상은 거의 항상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스마트폰 가격이 약 213달러(약 30만 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특히 소비자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식품 분야의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식료품인 아보카도와 방울토마토를 비롯해 수입 맥주 등은 최대 90% 이상 멕시코에서 생산된다.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메이플 시럽의 가격 상승 또한 예상된다. WSJ에 따르면 이 시럽을 대량 생산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캐나다 2곳뿐이며 캐나다 생산량의 6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소비자들은 관세 발효 몇 주 내에 식료품 가격 등의 급격한 상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의 공급망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자동차 부문과 캐나다산 석유가 수입량의 60%를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도 물가 상승 위험이 큰 분야로 꼽힌다. AP통신은 “25% 관세는 자동차 산업에 수류탄을 던진 것”이라고 표현했다. 액시오스는 비영리 싱크탱크 ‘택스 파운데이션’ 자료를 인용해 이번 관세가 미국에 가구당 연평균 830달러(약 121만 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전했다. 캐나다의 물가 상승 위험 또한 크다. 캐나다는 미국산 오렌지주스, 위스키, 피넛버터, 맥주, 의류, 스포츠 장비 등의 주요 수입국이다.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면 소비자의 생활 물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 “국산 제품을 최대한 이용하고 휴가도 국내에서 보내라”고 당부했다. NYT에 따르면 오렌지주스(플로리다주), 위스키(테네시주), 피넛버터(켄터키주)는 모두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미권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등의 우려가 커지자 미국 노조 및 경제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 부과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4일(현지 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일(현지 시간) 발표와 캐나다 측의 “25% 보복관세” 발표 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양측의 ‘관세 폭탄’과 ‘보복’이 두 나라의 수입물가 상승을 자극해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미국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등으로 식품 등 주요 상품의 물가가 대폭 상승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로 지목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멕시코는 미국의 가장 큰 수입국이고, 그 다음은 중국과 캐나다”라며 “이들에 대한 관세 인상은 토마토, 티셔츠, 원유, 자동차 등 제품 전반에 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이런 종류의 수입세 인상은 거의 항상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스마트폰 가격이 약 213달러(약 30만 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특히 소비자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식품 분야의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식료품인 아보카도와 방울토마토를 비롯해 수입 맥주 등은 최대 90% 이상 멕시코에서 생산된다.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메이플 시럽의 가격 상승 또한 예상된다. WSJ에 따르면 이 시럽을 대량 생산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캐나다 2곳 뿐이며 캐나다 생산량의 60% 이상은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소비자들은 관세 발효 몇 주 내에 식료품 가격 등의 급격한 상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캐나다와 미국, 멕시코의 공급망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자동차 부문과 캐나다산 석유가 수입량의 60%를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도 물가 상승 위험이 큰 분야로 꼽힌다. AP통신은 “25% 관세는 자동차 산업에 수류탄을 던진 것”이라고 표현했다. 액시오스는 비영리 싱크탱크 ‘택스 파운데이션’ 자료를 인용해 이번 관세가 미국에 가구당 연평균 830달러(약 121만 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전했다.캐나다의 물가 상승 위험 또한 크다. 캐나다는 미국산 오렌지주스, 위스키, 피넛버터, 맥주, 의류, 스포츠 장비 등의 주요 수입국이다.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면 소비자의 생활 물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 “국산 제품을 최대한 이용하고 휴가도 국내에서 보내라”고 당부했다.한편 북미권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등의 우려가 커지자 미국 노조 및 경제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 부과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철강노조(USW), 석유화학제조업협회(AFPM), 식품산업 단체인 소비자브랜드협회(CBA) 같은 단체들은 성명 등을 통해 “캐나다 같은 주요 동맹국을 공격하는 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다”라며 “이런 관세는 국경 양쪽의 산업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가성비’를 무기로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중국 AI 기업 ‘딥시크’와 딥시크의 추론형 AI 모델 ‘R1’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업체인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로이터통신 등은 두 사람이 미국의 AI 리더십, 딥시크 대응, 대중국 AI용 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딥시크 충격에 놀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의 고사양 AI 반도체는 물론이고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까지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황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에서도 이에 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로 그간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H20’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美 AI 리더십 강화 논의”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날 면담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좋은 만남이었다”고 했다. 또 황 CEO를 ‘신사’라고 호평했다. 엔비디아 측은 “대통령과 반도체 및 AI 정책, 미국의 AI 리더십 강화의 중요성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경제매체 배런스는 두 사람의 회동이 몇 주 전부터 계획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빅테크 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황 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황 CEO는 8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적극 협력할 뜻을 강조했다.딥시크는 지난달 20일 미국 오픈AI의 대표 모델 ‘챗GPT’ 개발비 1억 달러(약 1400억 원)의 5.6%에 불과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에 성능은 비슷한 ‘R1’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엔비디아가 2022년에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이며 저사양 반도체인 ‘H800’만으로 이 성과를 냈다고 밝혀 상당한 후폭풍을 불렀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존의 고사양 AI 반도체에 이어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새 수출 규제 품목에 오를 가능성이 큰 ‘H20’은 ‘H800’마찬가지로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저사양 제품이다.● 美상무부, 딥시크 규제 위반 조사트럼프 2기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반도체를 우회적으로 수입해 ‘R1’을 개발했을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 또한 딥시크가 중국으로 배송이 허용되지 않는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산 첨단 AI 반도체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통해 중국에 조직적으로 밀수된 정황도 포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딥시크의 개발 비용이 회사 측이 주장하는 558만 달러보다 90배 이상 많은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다만 고사양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충격’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달 27일에만 나스닥 시장에서 17% 하락했다. 지난달 31일에도 3.67% 하락 마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