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현대모비스는 2000년대 초반 자동차 부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90년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갤로퍼와 싼타모 등 완성차를 개발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자동차 부품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현대모비스는 지난 10년 동안 업계의 글로벌 톱 10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부품업체 순위에서 7위에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전 세계 각 연구소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독립적인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국 기술연구소는 전사적 R&D 로드맵과 전략을 수립하고 양산에서 선행까지 원스톱 연구개발 활동이 진행되는 곳이다. 30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전장, 의장, 섀시, 램프, 제동, 메카트로닉스 등 각 부문에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중국연구소는 중국 현지 적합형 부품 개발을 담당한다. 특히 2014년 구축한 중국 흑하 동계시험장을 적극 활용해 모듈, 조향, 제동 등 부문의 실차 평가와 설계 개선을 맡고 있다. 인도연구소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검증을 책임진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연구소와 미국 미시간의 북미연구소는 한국 연구소와 협업해 자율주행 및 운전자지원시스템, 섀시 분야의 연구를 주도한다. 미래차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현지 유명 대학과 산학연구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렇게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요소기술부터 이들을 종합한 자율주행기술 솔루션 확보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4월 중순부터 미국 미시간에서 레벨3와 레벨4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을 위한 자율주행차 M.BILLY(엠빌리) 실차 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근 한국 정부와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투자와 관련 인수합병(M&A)은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사물인터넷(IoT) 분야 투자액이 미국의 약 90분의 1, 중국의 약 10분의 1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미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관련 기업들이 자유롭게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하도록 정부가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3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008∼2017년 한국과 미국, 중국, 독일, 일본의 사물인터넷 분야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기간 전 세계의 사물인터넷 분야 투자 건수는 총 3631건, 누적 투자금액은 1560조 원이었다. 국가별 투자에서는 최근 10년간 사물인터넷에만 총 1078조 원을 투자한 미국이 단연 선두였다. 이어 중국(113조 원)과 독일(17조 원)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11조 원에 그쳤다. 이웃 나라 일본은 한국보다 적은 4조 원이었다.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은 사물인터넷 투자액이 급증하는 반면에 한국은 2014년을 정점으로 투자가 감소세라고 분석했다. 관련 분야 인수합병에서도 한국은 경쟁국에 밀리는 처지였다. 연구원이 최근 10년간 전 세계에서 이뤄진 사물인터넷 관련 기업 인수합병 사례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건 중 미국이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 핀란드, 중국, 독일, 한국은 각 1건씩이었다. 가장 규모가 컸던 인수합병 사례는 2016년 일본 소프트뱅크가 35조7920억 원에 영국 ARM홀딩스를 인수한 건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국 하만인터내셔널을 11조 원에 인수한 사례가 7위에 올랐다. 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은 2016년 6000억 달러(약 648조 원)에서 2022년 1조8000억 달러(약 194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기업들도 인수합병,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5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인수합병이 증가하고 있다. 관련 분야의 연간 인수합병 거래는 2008년 30건에서 지난해 122건으로 늘었고, 거래 규모도 같은 기간 4조 원에서 40조2000억 원 규모로 증가했다. 장현숙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시장구조, 사업모델도 변해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정부는 관련 분야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포스코가 경북 구미에 이어 전남 광양에 국내 두 번째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陽極材) 공장을 짓는다. 양극재 시장을 주도해 ‘미래 전기자동차 시장의 큰손’이 되겠다는 포부다. 포스코는 29일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과 양극재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광양 양극재 공장은 내년 5월 완공 예정이다. 부지 규모만 16만5287m²(약 5만 평)로 내년부터 연간 6000t 규모 생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을 위해 이달 11일 포스코 이사회는 2차 전지 소재 제조사인 자회사 포스코ESM에 대해 1130억 원 규모의 증자를 의결했다. 포스코 광양 양극재 공장은 연간 생산량 6000t을 시작으로 증설을 통해 생산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2022년까지 5만 t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포스코가 약 3000억∼4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극재는 리튬이온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작게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 크게는 전기차를 움직이는 동력원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리튬이온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되는데 그중 가장 비싼 게 양극재다.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Li)이 양극재 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비철강 사업인 리튬과 양극재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포스코에 따르면 양극재 시장은 2016년 21만 t 규모에서 2020년 86만 t까지 4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구미에 있는 포스코 양극재 공장도 증설 작업이 한창이다. 현 생산능력은 연간 8000t인데 4000t을 추가로 늘리기 위한 작업이다. 증설이 모두 끝나는 2022년경이면 구미와 광양을 합해 연간 6만2000t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전기차 10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는 18만9568대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포스코가 만드는 양극재만으로도 전 세계에 팔리는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매우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양극재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해외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등지에서 양극재를 많이 수입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광양을 ‘2차 전지소재 복합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리튬공장, 양극재공장, 니켈공장 등 리튬이온배터리에 들어가는 모든 소재를 생산하는 대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 광양 공장 증설이 끝나면 연 2조 원 이상의 매출과 1000여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근 중국 정부는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차량 보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현재 30만 대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차량을 2020년까지 2배로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유망 분야 중 하나다. 이 분야에서 현재 한국은 중국의 기술력을 앞서고 있지만 5년 뒤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등 국내 산업 관련 협회들을 대상으로 1∼18일 사이 설문조사한 결과, 5년 후 중국이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12개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 미국, 일본의 기술 격차 변화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2개 분야는 바이오, 사물인터넷, 우주기술, 3차원(3D)프린팅, 드론, 블록체인, 신재생에너지, 첨단소재, 로봇, 인공지능, 증강현실, 빅데이터 등 컴퓨팅 기술이다. 중국은 현재 12개 분야 중 바이오, 로봇 등 5개 분야에서 한국에 뒤처졌지만 5년 뒤에는 모두 한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12개 모든 분야에서 현재 한국을 앞섰다. 한국 기술을 100으로 했을 때 우주기술이나 3D프린팅, 블록체인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력은 140으로 평가됐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들은 5년 뒤에도 블록체인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분야에서 여전히 미국이 한국을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현재 우주기술, 첨단소재 등 9개 분야에서 한국을 앞섰다. 응답자들은 증강현실, 인공지능, 드론 등 3개 분야는 한일 기술력이 대등한 것으로 봤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서로 다른 산업 분야의 협업, 규제 개혁 등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유시민 작가 등을 초청해 여름 포럼을 연다. 28일 대한상의는 7월 18∼21일 제주에서 제43회 제주포럼을 열고 4차 산업혁명과 남북관계, 정치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연사를 초청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매년 기업인들과 그 가족들을 제주 신라호텔로 초청해 다양한 강연과 교류 행사를 열어 왔다. 이번 포럼에는 김 부총리뿐 아니라 애플에서 아이폰 등 아이(i) 시리즈를 만드는 데 참여한 켄 시걸 전 애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강연을 맡는다. 유 작가와 TV 예능프로에 함께 출연했던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그리고 남북관계 전문가 이정철 숭실대 교수도 연단에 선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단 로세하르더 씨도 눈길을 끄는 연사다. 그는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스모그 프리 타워’를 만들고, 타워에서 모은 미세먼지를 압축해 반지를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로세하르더 씨는 ‘상상과 비전―도시를 바꾸다’는 주제로 사람과 상상력, 산업과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경영인들이 향후 경영전략을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미래비전과 통찰을 제시하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6일 오후 충남 서산 현대모비스 주행시험장. 작은 도시처럼 꾸며진 첨단 시험로에서 연구용 자율주행차량 ‘엠빌리(M.Billy)’가 주행을 시작했다.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은 시동을 건 뒤 두 손과 발을 모두 운전대, 가속페달, 브레이크에서 뗐다. 자율주행 기능이 가동된 차량은 스스로 움직이며 건널목, 원형 교차로를 통과했다. 주행 중 앞에 비상등을 켜고 서 있는 차가 보이자 알아서 차로를 바꿨다. 이곳은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문을 연 총면적 112만 m²(약 33만8800평) 규모의 주행시험장이다.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국내 최초 자율주행 첨단 시험로, 세계 최장 250m의 터널 시험장 등을 갖추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미래차 기술을 위한 테스트베드다. 이곳에서 현대모비스는 2020년까지 모든 자율주행 센서를 독자 개발하겠다는 미래 계획을 밝혔다. 조만간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발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재호 현대모비스 DAS설계실장(이사)은 “딥러닝 등 고도화 기술을 활용해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센서 기술을 퀀텀 점프(비약적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센서는 한국, 러시아 스타트업과 협력 중이고 유럽 중견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독일 SMS, 아스트릭스 등과 레이더 개발 부문을 협업 중이다. 황 이사는 또 “라이다(빛으로 사물을 감지하는 센서)는 국내 중견기업과 최초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고 1, 2년 뒤면 물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승욱 현대모비스 ICT연구소장 부사장은 딥러닝과 관련한 인수합병, 지분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은 말할 수 없지만 회사에서 적절한 시기에 발표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AS 및 모듈 부문을 글로비스에 넘기고 그룹의 지배회사로서 미래차 기술을 담당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미래 전방위적인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딥러닝이란 컴퓨터가 스스로 반복학습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통해 결과를 산출하는 기술을 말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보여준 기술이기도 하다. 알파고의 초기 버전은 인간이 과거의 기보(棋譜·바둑 기록)를 입력해야 했지만 진화된 버전은 ‘바둑의 룰’만 입력해 놓고 스스로 바둑을 두며 데이터를 쌓아 갔다. 자율주행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사람이 모든 교통법규, 도로 상황, 특정 상황에 대한 대응법을 입력하는 방식(법칙 베이스)을 쓴다. 하지만 딥러닝을 도입하면 기본 교통법규만 입력한 상태에서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학습하며 주행이나 사고 대처 정확성을 높여갈 수 있다. 아직 전 세계에서 이 방식을 도입하거나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없다. 그레고리 바라토프 자율주행개발 총괄상무는 “현대모비스는 레벨4(무인차 수준)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 연구 중이고 그 단계가 실현되면 운전자는 더 이상 운전자가 아니라 승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산=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에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가장 부담스러운 정책’으로 꼽았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직원 100명 이상의 외국인 투자기업 12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부담이 되는 정부 정책으로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65.0%)이 꼽혔다고 밝혔다. 이어 ‘증세 등 조세정책’(16.7%)이 뒤를 이었다. 현 정부의 역점정책인 일자리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증가가 우려된다’는 응답이 53.3%였다.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도 21.7%가 우려스럽다고 답했다. 지난 5년간 한국에서의 경영 환경은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개선됐다(22.5%)와 악화됐다(21.7%)는 거의 비슷했고 변화 없다(55.8%)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다만 앞으로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확장할 것(31.7%)이라는 의견이 축소할 것(11.6%)이라는 의견보다 많았다.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는 인허가 등 규제완화(25.0%)와 규제속도 및 범위 조정(25.0%)이 가장 많이 꼽혔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해 이들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A중견기업은 대외적으로 ‘기업문화 개선 노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회사다. 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직원들이 경영진 등 회사 리더들을 생각하며 떠올린 이미지는 ‘거북이’였다. 경영진이 보여준 모습은 복지부동, 권위적인 리더십뿐이었다. 직원들은 경영진을 “마치 거북이처럼 ‘건들지 마, 우린 아무것도 안 할 거야’라고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 및 조직건강도를 진단한 결과 여전히 한국 기업이 구시대적인 사고방식과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수 년째 기업문화 혁신 캠페인을 벌여 왔지만 체감효과는 높지 않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는 대기업 3곳, 중견기업 3곳, 스타트업 2곳 직원 4899명이 참여했다. 업종은 금융, 정보기술(IT), 제조, 건설 등 다양했다. 대한상의와 맥킨지는 2016년에도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조사는 2016년에 실시한 1차 진단 뒤 2년간 기업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문화 개선 효과를 직원들이 체감하는지 묻는 질문에 59.8%는 “조금 변했지만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28.0%는 “이벤트에 그칠 뿐 전혀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은 12.2%에 불과했다. 직원들은 기업의 캠페인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한 중견기업 대리는 “소통한답시고 복장을 자율화하고 직급 호칭을 없앴는데 정작 아랫사람 의견을 잘 듣지도 않는다. 청바지 입은 꼰대들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차장은 “일찍 퇴근하라고 강제 소등하고 문서 줄이겠다고 ‘한 장 보고서’를 도입했지만 바뀐 게 없다. 스탠드 켜놓고 일하고 보고서에 딸린 첨부 문서가 30∼40장”이라고 말했다. 상사와 경영진의 리더십 부족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모 중견기업의 차장은 직원들을 동물 미어캣에 비유했다. 그는 “리더는 저 앞에 혼자 서 있고, 중간관리자는 멀리서 눈치만 보고, 직원들은 또 떨어져서 구경만 한다”고 말했다. 다른 중견기업 직원은 “업무 범위와 책임, 보고 라인이 불분명해서 내 일이 아닌데 자꾸 업무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들을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조직경쟁력이 최상위(상위 25%) 수준에 든 기업은 없었다. 중상위(26∼50%) 1곳, 중하위(51∼75%) 3곳이었고 나머지 4곳은 최하위(하위 25%)에 들었다. 대한상의는 “리더십, 조율과 통제, 방향성 등에서 한국 기업이 많이 뒤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도 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스타트업이 발전하기 척박한 환경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한국무역협회는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4개국과 한국의 스타트업 환경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무협은 “한국은 이들 국가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낙후됐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투자 요건 완화, 창업자 연대보증 철폐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협에 따르면 4개 국가 내 스타트업 단지에 대한 최근 10년간 투자성장률은 연평균 54%였다. 반면 한국은 2.2%에 그쳤다. 태국은 저렴한 창업비용이 강점이었고 인도네시아는 스마트폰 사용 인구 9000만 명의 거대한 시장, 말레이시아는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강점으로 꼽혔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핀테크(금융기술), 블록체인 기술이 돋보였다. 동남아에서 우버를 넘어선 차량공유서비스 기업 그랩(싱가포르)은 글로벌 투자유치액이 2조 원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의 최고 투자유치액은 800억 원이었다. 안근배 무협 무역정책지원실장은 “4차 산업혁명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과거 정책들과 경직된 기업문화,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이탈리아 감성의 끝판왕, 마세라티 르반떼가 하반기(7∼12월)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다. 마세라티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는 2016년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후 지난해 6월까지 72개국에서 2만5000대 이상 팔렸다. 2018년형 르반떼는 기존 모델 라인업을 바꾸고 전동식 운전대 등 하이테크 기능, 자율주행보조 기능 등을 더했다. 르반떼의 엔진은 3L(리터) V6 엔진이다. 최고 트림은 최대 마력 430hp,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 5.2초, 최고 속도 시속 264km를 자랑한다. 하위 라인업(350마력)은 제로백 6초, 최고 속도 251km다. 마세라티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엔진음도 여기에서 나온다. 운행 모드를 ‘스포츠’로 선택하면 배기 밸브가 활짝 열리며 고유의 ‘으르르릉’ 하는 엔진음이 울려 퍼진다. 가솔린 엔진과 V6 터보엔진 모두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변속 모드는 노멀(보통), 스포츠, 오프로드 등으로 나뉜다. 각각의 모드에 따라 힘과 속도, 정확성 등이 달라진다. 운전하는 재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차량은 경량 소재로 제작됐다. 차 앞부분과 뒷부분 무게를 정확히 반반으로 배분했으며 동급 차량보다 무게중심을 낮춰 주행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급커브를 고속으로 돌 때도 롤링(좌우로 쏠리는 현상)을 최소한으로 줄여준다. 디자인의 특별함은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시작된다. 짐승의 날카로운 이빨을 연상케 하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고양이 눈을 닮은 전조등, 유려한 옆선은 ‘이탈리아 감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전체적인 형상이 날렵한 쿠페형이지만 5명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뒷좌석에는 3명이 편하게 앉을 수 있고 트렁크 공간도 580L로 큰 편이다. 운전자를 둘러싼 공간에는 첨단 기능이 곳곳에 있다. 앞에는 8.4인치 마세라티 터치컨트롤 플러스 디스플레이가 크게 자리 잡고, 주변에 드라이브 모드 조작 버튼, 에어 서스펜션 스위치 등이 배치됐다. 수년간 독일산 수입차가 국내에도 대중화되면서 고소득층 소비자들은 그 이상의 초고급 슈퍼카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마세라티는 국내에서 지난해 2000대가량 팔려 전년보다 180% 성장했다. 그중 70%는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등 독일 3사 차량을 기존에 보유한 사람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특별함과 희소성으로 한국 고객들에게 계속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1억 2440만∼1억 6590만원 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흔들어 단기 수익을 빼내려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에 단호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발목을 잡고 나서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면대결 뜻을 밝혔다. 현대모비스 지분 10.1%를 가진 국민연금공단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9일 결전의 주주총회가 다가올수록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변동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행동주의 펀드’로 악명 높은 엘리엇은 11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며 다른 주주에게도 반대를 권한다”고 공식 성명을 냈다. 행동주의 펀드는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빠져나간다. 이번에 엘리엇이 타깃으로 삼은 기업은 현대차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총 약 10억 달러어치(약 1조700억 원)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환영한다”며 처음 등장한 엘리엇은 이후 추가 요구사항을 밝히며 결국 ‘반대표’ 발톱을 드러냈다.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은 약 49.2%다. 엘리엇이 그중 몇 %를 우군으로 확보할지는 불확실하다. 좀처럼 대외적으로 발언을 드러내지 않던 정 부회장도 이번에는 다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직접 “지배구조 개편은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맞대응했다. 현대차그룹도 맞대응을 자제하고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온건한 태도를 취하던 초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전쟁을 불사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그래 봤자 엘리엇 지분은 고작 1.4%’라며 지배구조 개편은 결국 현대차의 뜻대로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양측이 격돌하기 시작한 지난달 4일부터 현재까지 주가는 일단 안정적이다. 현대차는 주당 약 15만500원에서 지난달 24일 16만5500원으로 올랐다가 지난주 15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모비스는 같은 기간 약 25만8000원에서 23만1500원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기아차는 약 3만2000원에서 3만4000원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결국 엘리엇의 최종 목표는 보유한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의 주가를 최대한 띄워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까지는 엘리엇의 뜻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엘리엇과 정 부회장이 정면으로 격돌했기 때문에 주말이 지난 뒤 14일부터 주가가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대차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통하지 않자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삼성물산’ 프레임으로 새로운 공격을 시도했다. 엘리엇은 최근 개설한 한국어 홈페이지에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합병 비율 산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총 전까지 현대차가 엘리엇의 배당 확대 등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엘리엇의 요구는 법 위반”이라고 지원사격을 한 만큼 원안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엘리엇이 얼마나 많은 다른 외국인투자가들의 지분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올 수 있을지, 국민연금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제도팀장은 “과거 삼성물산 제일모직 사태의 교훈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국민연금이 최대한 국익과 주주 이익에 부합하도록 원칙적인 입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변종국 기자}
최근 5년간 청년 고용 상황이 가장 나아진 지역으로 대전과 광주가 꼽혔다. 반면 대구 부산 서울은 악화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일자리위원회 출범 1년을 맞은 가운데 각 지역의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살려야 청년일자리 정책도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서울 및 광역시별 청년고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요 지역의 청년일자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청년실업률은 10.0%로 전체 실업률(4.3%)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지역별로 청년실업률과 고용률을 분석했다. 우선 실업률은 대구 부산 인천 서울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광주 대전 울산 등은 낮았다. 고용률은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은 평균보다 낮았고 서울 인천은 높았다. 연구원은 “실업률이 낮다고 고용률이 반드시 높지만은 않았다”며 “이는 지역의 산업, 기업 경기, 인구 이동, 경제활동 참가 정도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2017년 대구 서울 부산은 청년 고용이 악화됐다. 대구와 부산은 섬유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전자제품, 자동차 산업의 생산증가율도 낮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울은 일자리가 풍부하지만 타지에서 밀려든 청년인구가 많아 고용이 악화됐다. 반면 이 기간 대전과 광주는 전자 및 화학제품, 자동차 생산이 최근 5년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주요 대기업 경영자들과 세 번째 만나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몰아주기를 다시 압박했다. 특히 삼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0대 그룹 경영인과의 정책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열어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출자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이것을 삼성도 잘 알고 있다”며 “결국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마냥 내버려둘 순 없다”며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방안을 마련해 오라고 재차 요구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공정위원장이 삼성을 압박한 셈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주식 8.23%(약 1062만 주)를 소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삼성 지배구조 전망을 묻는 질문에 “(본인이) 2016년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 작성한 보고서에 삼성 지주사 관련 모든 이슈가 나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와 관련한 의견을 삼성 측에도 전달했고, 간담회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보고서에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사 설립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비금융 계열사들의 일반 지주회사 설립 △금융지주사와 일반 지주사 수직 연결 방안이 담겨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에 편입되면 비금융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없으므로 지분을 팔아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침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가 발생하는 것은 주주 일가가 비주력 계열사, 특히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법률로 강제할 사항은 아니지만 지배주주 일가는 주력 회사의 주식만 보유하고 그 외 회사의 주식은 보유하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총수 일가가 비주력 계열사와 비상장사 주식을 스스로 정리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4대 그룹과 처음 간담회를 한 뒤 11월에 다시 5대 그룹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SK이노베이션 사장), 하현회 LG 부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권혁구 신세계 사장, 이상훈 두산 사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재계를 자주 불러 모아 군기를 잡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향후 1년간 지금처럼 형식적인 이벤트 자리를 만들지 않고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다시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기업은 공정위가 개별적으로 지적하거나 조사하면 되지, 보여주기식으로 경영자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독설을 하는 게 과연 소통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이은택 nabi@donga.com·김준일 기자}

‘64.5점.’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대변되는 문재인 정부의 실험적인 경제정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낙제점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시작부터 논쟁적이었다. 공공 부문 중심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 더불어 민간기업 경영구조에 정부가 개입하는 방안들에는 ‘친(親)노동·반(反)기업’ 색채가 짙었다. 이렇게 하면 소비 증가→내수 확대→투자 증가→3% 경제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지만 기업의 자율적 의사결정 구조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다. 집권 2년 차인 올해는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구호뿐인 일자리정책에 실업 가중 전·현직 경제 관련 학회장과 민간 경제연구원장 등 10명의 경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1년 동안의 성과를 100점 만점에 64.5점이라고 평가했다. 낙제는 아니지만 ‘잘했다’고 보기도 힘든 점수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지난해 한국이 3년 만에 3.1% 성장한 것은 기대 이상”이라면서도 “집권 2년 차에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실업을 해소하지 않는 한 지금의 성적표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첫날인 지난해 5월 10일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지만 이후 고용 상황은 악화일로에 있다. 3월 국내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2000년 이후 최대치로 치솟았다. 청년실업률(11.6%) 역시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구직에 나서는 청년의 수가 많아지면서 실업자 수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패라고 진단했다.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약자를 위해 최저임금을 올린 것이 오히려 영세 자영업자를 어렵게 만들고 청년실업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제대로 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기업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조치를 하는 대신 돈을 풀어 최저임금 인상 등의 부작용을 가리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서비스업과 금융산업을 키우는 근본적인 일자리 확충 방안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규제 풀어 기업 뛰게 하라” 정부는 대기업도 경제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정부와 대기업 사이의 간극은 지난 1년 동안 크게 벌어졌다. 대기업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보고 노동계에 치우친 정책을 추진하면서 불협화음이 커진 것이다. 국내 10대그룹 인사팀의 한 임원은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부 경제팀이 기업 총수들을 불러내 채용 확대를 압박하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소통’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고용 경직성을 높이고, 최저임금을 올려 인건비를 높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터라 고용 확대는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기업의 경영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혁신성장과 규제개선도 병행해야 일자리의 난맥상을 풀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본보가 정책 평가를 위해 접촉한 경제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은 ‘혁신적이라고 할 만한 정책 자체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출범 2년 차에 들어선 지금은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증대가 이뤄져야 할 시기지만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가 “공무원을 늘리면 그만큼 규제가 늘 수밖에 없는데 공공 부문을 늘리면서 규제 개혁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은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고 직접 지원 대신 세제 혜택을 늘리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부동산 대책, 강남 집값 잡았지만 ‘로또 청약’ 부작용 ▼투기와의 전면전에도 집값 껑충… 양도세 중과 등 규제 총동원지방 집값 하락… 지역 양극화 심화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출범 1년째인 현재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은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과거 참여정부가 5년에 걸쳐 발표한 규제를 1년 안에 몰아서 쏟아낸 승부수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월 9일 이후 지금까지 발표한 굵직한 부동산 대책은 모두 6개다. 정부 출범 약 한 달 만에 6·19대책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서울 분양권 전매를 금지했다. ‘규제 종합세트’로 불리는 ‘8·2부동산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부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 중과, 가점제 청약 확대 등을 담았다.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해 돈줄을 조였다. ‘투기 및 강남 집값과의 전면전’을 선포했지만 정권 초기 서울 집값은 되레 더 뛰었다. 지난해 4월 0.23%였던 서울 집값 월간 상승률은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0.35%로 상승 폭을 키운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0.94%까지 치솟았다. 각종 규제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시즌2’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놀란 정부는 과열의 진원지인 강남 재건축 시장을 겨냥한 카드를 추가로 꺼냈다. 올해 1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2월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방침을 내놓았다. 여기에 4월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그동안 누적된 정부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서울 집값 상승률은 3월 0.55%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0.31%까지 떨어졌다.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는 최근 4주 연속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부작용도 있다. 서울을 겨냥한 규제가 지방에도 적용되면서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해졌다. 지방 집값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줄곧 하락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3월 말 기준 전국 1만1993채로 전월(1만1712채)보다 2.4% 늘었다. 악성 미분양 단지는 대부분 지방에 몰려 있다. 일반 주택시장과 신규 청약시장 간 온도차도 극명해지고 있다. 정부가 신규 분양가를 규제하면서 생겨난 ‘로또 청약’ 단지로 예비 청약자가 몰리면서 서울 및 일부 지방 광역시에서 분양한 단지는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반면에 수도권 외곽과 기타 지방 청약시장에서는 할인 분양을 해도 분양이 안 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이은택 / 세종=김준일 기자 /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도움말 주신 분 △강성진 한국경제연구학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정식 전 한국경제학회장(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주찬 한국규제학회장(원광대 행정학과 교수) △신도철 한국제도경제학회장(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이정희 전 한국중소기업학회장(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조준모 전 한국노동경제학회장(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최병일 한국국제경제학회장(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황성현 한국재정학회장(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동남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한국 유명인은 배우 송지효 씨(사진)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은 한국을 상징하는 인물로 문재인 대통령을 꼽았다. 9일 KOTRA는 동남아 지역 거주자와 현지 한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송 씨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배우 이민호 씨 등이 한국 하면 떠오르는 유명인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중 브루나이를 제외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싱가포르 등 9개국에 거주하는 17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여기에는 현지 국민뿐만 아니라 바이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 281명도 포함됐다. 동남아시아 일반인이 가장 만나고 싶은 한국의 유명인 송지효 씨는 예능프로와 본인의 이름을 내건 뷰티(미용) 방송으로 최근 아세안 지역에서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이어 방탄소년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빅뱅, 이민호 씨가 꼽혔다. 전체 1834명 조사에서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로는 케이팝(14.5%)이 꼽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한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일본에서 중국, 일본 기업인들과 만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에서 열리는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윤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구자열 LS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총괄사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다. 중국과 일본 기업인을 합쳐 전체 참석자는 5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는 “일본, 중국 사업 관련성 등을 고려해 참가 기업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밋에서 현재 3개국에 걸쳐 진행 중인 각종 사업과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9일 도쿄를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정상회의를 연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남북 경제가 통합되면 국내총생산(GDP)이 0.81%포인트가량 추가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자리도 12만8000여 개가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콘퍼런스 센터에서 ‘한반도 신(新) 경제비전과 경제계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 이상준 국토연구원 부원장, 김광석 삼정KPMG 전무이사,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우리 정부가 천명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현의 새로운 역사적 도전을 앞두고 있다. 남북 경제교류가 정상화되고 남북 공동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도록 경제계도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남북의 경제통합이 시장 확대, 자원이용 확대, 사회적 갈등 경감 등으로 이어져 남한의 GDP 성장률이 0.81%포인트가량 추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남북 경제통합의 영향을 받는 산업군으로는 자동차, 철강, 기계, 정보통신기술(ICT)가전, 석유화학, 섬유산업이 꼽혔다. 만약 2020년부터 남북의 경제가 통합된다면 남한의 GDP 증가액은 2020∼2024년 사이 약 831억 달러(약 89조4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는 ICT가전 분야에서 3만6478명, 자동차 3만631명, 기계 2만1548명 등이 생겨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경협은 위험도 크지만 보상도 큰 벤처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경기 용인시 ‘스피드웨이’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전 세계에서 최초로 AMG(고성능) 브랜드를 내걸고 만든 트랙입니다. 한국 고객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8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가 용인 에버랜드에 ‘AMG 스피드웨이’를 열었다. 이날 행사장을 직접 찾은 토비아스 뫼어스 메르세데스벤츠 AMG 회장(52)은 이번 행사의 의미와 앞으로 국내에서 AMG 마케팅 전략, 출시 라인업 등을 직접 설명했다. 벤츠는 앞으로 신차 출시 행사나 다양한 고객 이벤트, 사회공헌 활동 등을 스피드웨이에서 열며 국내 마케팅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레이싱 선수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오른 뫼어스 회장은 1994년부터 24년간 AMG 개발 및 관리를 담당해 온 전문가다. 2013년 10월부터는 AMG 총괄 자리에 올랐다. 독일 출신으로 전공은 기계공학이다. 2009년 AMG는 최초로 스포츠카 SLS AMG를 독자 개발했는데 이 역시 뫼어스 회장의 성과다. 지난해는 AMG에 행복한 한 해였다. 뫼어스 회장은 “AMG 창립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3만 대 이상을 팔았다. 이는 전년(2016년) 대비 33% 늘어난 규모”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도 지난해 3000대 이상 판매해 5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AMG는 1967년 만들어진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다. 창립자인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히트와 에르하르트 멜허, 그리고 회사가 설립된 지역명 그로사스파흐에서 철자를 각각 따와 AMG라고 이름 붙였다. 두 창립자는 “벤츠를 위한 고성능 엔진을 개발해 보자”며 의기투합했고 이후 스포츠카 개발로 이어졌다. 뫼어스 회장은 “오늘날 AMG는 최고의 고성능카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1700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도 언급했다. 뫼어스 회장은 “한국은 매번 올 때마다 에너지와 흥분을 느끼고 서울의 정신과 혁신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경험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고객들의 지속적인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이날 더 뉴 GLC AMG 63S를 타고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 GLC 쿠페를 한국에 소개했는데 이제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GLC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누적 1만 대가 넘게 팔렸다. 이날 문을 연 스피드웨이는 앞으로 국내에서 벤츠에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라키스 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 소비자분들께 AMG 이름을 붙인 첫 레이스 트랙을 한국에 오픈하겠다고 말했고 5개월이 지난 오늘 실제로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새 AMG 모델의 출시 행사를 이곳에서 열고, 운전자분들께도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 스피드웨이는 서울에서 차로 약 1시간이면 오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다. 실라키스 사장은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에서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성능을 제대로 경험해 볼 공간이 부족했는데 이날 문을 연 스피드웨이에서 그 욕구를 소비자들이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실라키스 사장은 “더 이상 면허를 취소당할 위험도 없이 고성능 차의 풀 스피드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날 현재 국내에 6곳인 AMG 전시장도 연말까지 12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040년 중국에서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자율주행으로 운행하는 자동차 비중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자율주행 산업을 공략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한국은 주요 선진국보다 기술이 한참 뒤처졌다는 분석이다. 3일 글로벌컨설팅기업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경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율주행차 및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 시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중국은 전기차, 차량공유 서비스 등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차량 유형별로 이동거리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올해 중국의 자율주행 거리 비중은 0%대, 사람이 운전하는 거리 비중은 100%다. 그중 일반 개인승용은 90%, 차량공유(카셰어링) 등 모빌리티 서비스는 10%였다. 2030년이 되면 자율주행 비중은 13%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중 2%가 개인, 11%가 모빌리티 서비스였다. 2040년이 되면 사람의 운전(34%)보다 자율주행기능(66%)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보다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셈이다. 맥킨지는 중국의 자율주행 관련 시장이 2030년 연 매출 5000억 달러(약 537조75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팅우 맥킨지 중국 상하이사무소 파트너는 “중국은 자율주행기술 확산에 매우 적합한 시장이고 중국 소비자들도 자율주행 기술에 우호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맥킨지의 설문조사에서도 독일과 미국 소비자들은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선호하거나 반드시 원한다”는 응답이 70%였다. 반면 중국 소비자들은 98%였다. “고성능 자율주행 차량을 사기 위해 얼마를 더 쓸 수 있는가”란 질문에도 독일과 미국 소비자들은 각각 2900달러(약 312만 원), 3900달러(약 419만 원)라고 한 반면 중국 소비자들은 4600달러(약 495만 원)까지 쓸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급성장하는 중국 자율주행 시장을 공략하기엔 한국은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자율주행 기술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의 기술력은 83.8에 불과했다. 기술격차는 1.4년이었다. 진흥원은 “한국 완성차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공동개발 등 협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한국 완성차 기업은 과거처럼 모든 것을 혼자 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다양한 기업들과 손잡고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근 한국 경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기업 두 곳의 경이적인 실적에 환호성을 질렀다. SK하이닉스는 1분기(1∼3월)에 매출 8조7197억 원, 영업이익 4조3673억 원을, 삼성전자는 매출 60조5600억 원, 영업이익 15조6400억 원을 각각 올렸다. 양사 매출은 1분기에만 70조 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반도체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이런 우려를 반영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주력업종 매출이 5년 전보다 오히려 하락했다는 암울한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호황’의 이면에는 위험 요소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비(非)금융업 제조업 상장사 중 최근 5년간 재무자료가 남아있고 지난해 매출액 비중이 1%를 넘는 전기전자, 서비스업 등 12개 업종의 439개 기업을 조사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유통, 화학, 전기가스, 철강금속 등 업종이 매출 상위 6개 업종에 속했다. 이들 업종의 지난해 매출을 2012년과 비교한 결과 전기전자와 유통업은 5년 전보다 지난해 매출이 각각 20.2%, 0.2%씩 늘었지만 나머지 운수장비, 화학, 전기가스, 철강금속 등 4개 업종은 6.2∼9.7%씩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등 전기전자 다음으로 매출비중이 높은 운수장비, 유통업은 영업이익이 각각 55.8%, 10.0%씩 줄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분석대상 상장사 439곳의 전체실적은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2012년 1064조9000억 원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085조4000억 원으로 올랐다. 영업이익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0조∼60조 원 사이를 오가다 지난해 95조 원으로 올라 수익성이 좋아졌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편중현상이다. 이들 두 기업을 빼면 나머지 437곳의 매출은 2012년 대비 지난해 오히려 2.2% 감소했다. 5년간 경제규모가 오히려 후퇴했다는 뜻이다. 영업이익을 뜯어보면 더 심각하다. 2012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합은 17조9000억 원으로 나머지 437개 기업(36조8000억 원)의 약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두 기업이 거둔 영업이익은 48조2000억 원. 나머지 기업들의 총합(46조8000억 원)을 넘어섰다. 단 2개 기업에 국가경제의 절반 이상을 의존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쯤 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망하면 한국이 망한다는 소리가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상법개정안 등 삼성 등 대기업을 견제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국가경제는 대기업과 소수 산업에 의존하면서 이들에 적대적인 정책을 내놓은 정부의 이율배반적인 행보에 쓴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기업을 견제하기보다는 약한 산업과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울 방안을 내놓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일자리 창출 여력이 있는 주력 업종들의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