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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을 40%까지 높였다. SUV는 일반 세단이나 소형차에 비해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현대차의 중국 판매 실적에도 청신호가 예상된다. 24일 현대차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1분기(1∼3월) 중국 현지의 현대차 판매는 총 16만2612대로 집계됐다. 그중 6만7167대가 ix25, ix35, 신형 투싼, 싼타페 등 SUV로 41.3%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SUV 판매비중 4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현지 출시한 신형 ix35는 올 1분기 판매량(3만7847대)이 이미 지난해 한 해 판매량(3만4361대)을 넘어섰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05년만 해도 SUV 판매 비중이 3.9%에 불과했다. 이후 2016년 33.7%로 올랐다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뒤 29.5%로 줄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 흔들기에 나서면서 재계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영향력을 이용해 주가를 띄운 뒤 시세차익을 거두고 손을 터는 행태를 재연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엇은 23일 오후 늦게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네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 후 분할해 지주사 체제를 만들 것 △과다잉여금을 줄이고 자사주를 소각할 것 △배당지급률을 순이익의 40∼50%로 높일 것 △외국인 사외이사 3명을 추가 선임할 것 등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 요구는 두 기업 주식을 모두 가진 엘리엇이 합병으로 이익을 얻겠다는 노골적인 의사 표현이다. 현대차가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글로비스의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데 엘리엇은 글로비스 지분이 없다.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 가치는 모두 합쳐 약 10억 달러(약 1조800억 원)로 지분이 약 1.4% 수준이다. 엘리엇이 현대차에 새로운 요구를 내놓자 엘리엇의 기대대로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날보다 0.62% 오른 24만5000원에, 현대글로비스는 0.85% 내린 17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사례 이전부터 폴 엘리엇 싱어 회장이 운영하는 엘리엇은 1977년 설립한 이후 350억 달러(약 37조6800억 원)를 운용하면서 보유 주식을 무기로 기업 경영에 적극 간섭해 배당을 늘리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주가를 띄우도록 위협해 왔다. 지분이 미미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를 결집해 영향력을 극대화해왔다. 현대차의 3대 주주인 미국계 투자사 더캐피털그룹이 이달 10일 현대차 지분을 7.33%에서 7.4%로 높였다고 공시한 이후 증권시장에서 엘리엇과의 교감설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 투자자인 더캐피털은 현대차의 오랜 파트너로 엘리엇과 성격이 다르다. 과거 주주총회 등에서 더캐피털이 반기를 든 전례가 없다”고 일축했다. 외신조차 엘리엇의 행보에 부정적이다. 로이터는 24일(현지 시간) “현대차에 대한 엘리엇의 압박이 과도하다. 전통적인 협상 전략이다. 엘리엇의 지주회사 체제 요구는 한국의 금산분리법에 위배된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도 “지주사 체제는 미래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어렵게 만든다”며 그룹의 미래 전략에 맞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엘리엇은 2015년에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이익 극대화를 추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수천억 원대의 투자 수익을 올린 뒤 손을 털고 나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엘리엇은 해외에서도 기업과 국가의 취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돈을 빼내는 행태로 악명을 떨쳐왔다. 2001년 아르헨티나를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빠뜨린 장본인으로도 주목받았다. 2004년 미국 P&G의 독일 웰라 인수 당시에도 ‘소액주주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며 소송전을 벌여 매입가를 12% 끌어올렸다. 2013년엔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BMC 지분 9%를 매집한 뒤 경영진을 압박해 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겼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헤지펀드는 회사 주식을 산 뒤 여러 가지 요구를 하고, 안 들어줄 경우 여러 행동으로 압박해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는 나머지 장기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택 nabi@donga.com·서동일 기자}

“그동안 독일차, 일본차만 접했던 한국 수입차 고객들이 이제 그 이상의 것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마세라티는 이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브랜드입니다.” 날카로운 삼지창 로고가 인상적인 마세라티는 최근 국내 럭셔리 수입차 시장의 선두에서 치고 나가고 있다. 지난해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김신(공유)의 애마(愛馬)로 마세라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테가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플래그십 세단 2018 콰트로포르테도 국내에 출시됐다. 18일 서울 용산구 마세라티 한남전시장에서 마세라티 공식수입사인 FMK 김광철 대표를 만났다. 한국에서 마세라티는 왜 인기가 많을까. FMK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중국, 이탈리아,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마세라티 판매량이 많다. 지난해 국내 판매는 약 2000대. 김 대표는 “한국도 이제 럭셔리카가 대중적으로 팔리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마세라티의 연간 글로벌 생산량은 5만 대가 채 안 된다. 김 대표는 “기계적인 성능을 앞세운 독일차, 내구성을 앞세운 일본차가 그간 약 30년간 시장을 주도했으나 이제 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차, 일본차는 너무 흔해졌고 소비자들은 그 이상의 차를 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부응한 브랜드가 바로 마세라티라는 설명이다. 마세라티에 따르면 유입 고객의 65%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를 타던 소비자들이다. 첫 차로 대중적인 수입차를 경험한 뒤 두 번째 차로는 좀 더 희소성이 있고 특별한 차를 찾는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미려한 디자인, 이탈리아의 섬세한 가죽기술, 매력적인 배기음, 그리고 100년 이상 된 전통을 마세라티의 강점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전설의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고향이 바로 마세라티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모데나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바로티는 마세라티의 배기음을 아름다운 음악에 비유하곤 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최근 젊은 소비자층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마케팅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온라인 마케팅이 전체 마케팅의 60%를 차지한다. 실제 구입 고객도 30대, 40대의 비중이 상당하다. 김 대표의 마케팅 전략을 요약하면 ‘자동차 그 이상’이다. FMK는 마세라티 구입 고객들을 초청해 이탈리아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공연이나 토크쇼를 자주 연다. 김 대표는 “마세라티를 구입하면 차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생활 기회, 고급 서비스, 그리고 마세라티 오너들 사이의 커뮤니티까지 함께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새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에게도 공을 들인다. 내달 마세라티는 국내에 기블리 네리시모 에디션을 출시한다. 기존 기블리의 차체 색깔을 모두 검정색으로 덮은 모델이다. 하반기(7∼12월)에는 8기통 엔진을 장착한 르반테 트로페오도 국내에 출시한다. 김 대표에게 ‘꼭 타고 싶은 경쟁차’를 묻자 아직 국내 출시 전인 이탈리아 브랜드 알파로메오의 줄리아를 지목했다. 줄리아는 여러 해외 자동차 시상식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뽑힌 적이 있다. 김 대표는 “마세라티와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감성과 아름다움이 있어 타보고 싶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뿔테안경을 끼고 알록달록 네일아트(손톱장식)를 한 항공기 객실승무원. 앞으로 제주항공을 타면 이런 승무원을 볼 수 있다. 24일 제주항공은 객실승무원 서비스규정을 바꿔 승무원들의 안경 착용과 네일케어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그간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불문율’처럼 안경을 금지했다. 때문에 눈이 나쁜 승무원들은 콘택트렌즈를 껴야 했다. 여성 승무원의 손톱도 단색 매니큐어만 허용해왔다. 제주항공은 “손톱은 승객이 불편함을 느끼거나 스쳤을 때 상처를 입힐 수 있을 정도로 과한 장식만 아니면 모든 색깔, 디자인의 네일아트를 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야간비행 때 눈이 충혈 된 상태에서 억지로 콘택트렌즈를 껴야하는 등 승무원의 불편사항이 있어 규정을 바꿨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만우절(4월 1일)에도 승무원들에게 다양한 헤어스타일, 귀걸이, 모자, 안경 등을 허용한 적이 있다. 이은택 기자nabi@donga.com}
최근 사퇴를 선언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차기 회장을 뽑는 위원회에 자신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장선임 과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23일 포스코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승계 카운슬(위원회)의 1차 회의를 열고 향후 운영 방안과 후보들에 대한 요구 역량, 발굴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박병원 이사후보추천 및 운영위원장, 정문기 감사위원장, 이명우 평가보상위원장, 김신배 재정 및 내부거래위원장 등 사외이사 5명과 권 회장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권 회장은 회의 시작 직후 “규정상 현재의 CEO가 당연히 참석하게 돼 있지만 후보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차기 회장의 역량을 ‘포스코의 100년을 이끌어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규정했다. 세부적으로는 글로벌 경영역량, 혁신역량, 철강 인프라 신성장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추진역량을 가진 인사를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 사내 인사는 내부 핵심 인재 육성시스템을 통해 육성된 인재를 추천하기로 했다. 외부 인사는 국민연금, 기관투자자의 추천을 받거나 포스코 퇴직 임원 모임 등을 통해 외국인 후보를 포함해 다양하게 추천받기로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3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의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기업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직장에서부터 근무환경이 바뀌어야 청년층의 ‘저녁이 있는 삶’과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기업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일과 생활의 균형 있는 기업문화를 확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수 사례로 유한킴벌리가 꼽혔다. 유한킴벌리는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과 저출산 극복을 위해 약 30년 전부터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1990년대 도입된 유연근무제를 시작으로 생산직 4조 교대 근무(1993년), 영업직 현장 출퇴근제(1995년), 스마트워크(2011년), 재택근무제(2012년) 등이다. 김혜숙 유한킴벌리 상무는 “최근에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업무공간을 선택해 일하는 변동좌석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직장과 출산이 불가분의 관계라고 지적했다. 김영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학력 여성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 직장 내 여성의 불이익을 줄이지 않으면 저출산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부터 ‘자녀가 없는 남성 근로자’보다 ‘육아와 돌봄을 하는 부모 근로자’를 이상적인 근로자로 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은 “약 10년간 자녀의 육아기에는 부모가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선택해 그에 맞는 적정임금을 지급하는 식의 시간임금연동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사용자가 맞춤 업그레이드해 쓸 순 없을까.’ 정보기술(IT)에 관심이 많던 송영욱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은 2013년 말 이런 고민에 빠졌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에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깔고 데이터를 입력하고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해서 쓸 수 있다. ‘나만의 폰’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자동차는 그게 안 된다. 소비자가 차의 기능을 바꾸거나 변화를 줄 수 없다. 이것이 송 씨의 고민이었다. 10일 경기 의왕시 현대·기아차 의왕연구소에서 만난 이기창, 신형 연구원도 “송 씨의 문제의식에 공감해 ‘함께 창업하자’며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창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밖으로 나간 것은 아니다. 사내벤처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현대차의 H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2014년 5월 사내 스타트업 ‘튠잇(Tune iT)’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들은 앱으로 차량을 제어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튠잇이 개발 중인 앱을 통하면 차량공유서비스 이용도 쉬워진다. 튠잇 앱을 통하면 스마트폰을 들고 차에 다가가 차문을 두 번 노크하는 것만으로 문이 열릴 수 있다. 시트나 룸미러 각도도 운전자에 맞게 한번 입력해 놓으면 다음에 차를 탈 때 자동으로 차가 기억했다 그대로 맞춰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차의 기능이 무한정 확장된다. 송 씨는 “누구나 내 차를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튠잇은 앱을 업그레이드하면 차의 기능도 더 다양하게 쓸 수 있는 단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앱 이용자들이 경험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새 기능을 만들어내는 ‘커뮤니티’도 꿈꾸고 있다. 세 사람은 내년 상반기(1∼6월)에 현대차에서 독립해 창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 마이셀(Mycel)은 버섯과 씨름 중이다. 자동차회사에서 왜 버섯일까. 2010년경 사성진 책임연구원은 우연히 프랑스에서 버섯을 소재로 포장재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테드(TED) 강연을 봤다. 버섯이 산업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영감을 얻어 H프로그램을 통해 팀을 꾸렸다. 여기에 민정상 연구원(가죽화 및 기획 담당), 이준호 연구원(복합재 담당), 김성원 연구원(기술 담당)이 합세했다. 팀명 마이셀은 버섯의 균사체를 의미하는 마이셀리움(Mycelium)에서 따왔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팀원은 기계공학이나 전기 분야 전공자들이었다. 버섯을 다룰 생명공학이나 농업에는 문외한이었다. 사 씨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전공책을 사서 하나 하나 처음부터 공부했다”고 말했다. 밤샘 공부와 연구의 결과 이들은 버섯을 재배할 때 쓰고 버리는 ‘배지’로 건축용 단열복합재를 만들어냈다. 기존 유사 복합재는 몸에 해로운 포름알데히드 등의 물질이 들어가는 데 반해 이들이 만든 복합재는 폐배지를 압축, 가공해 만든 것이라 100% 친환경 소재다. ‘버섯 가죽’도 만들었다. 실제 만져본 버섯 가죽은 양가죽과 촉감이 흡사했다. 현재 자동차의 내장재로 가죽이 많이 쓰이는데 이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벤틀리 등 해외 유명 브랜드도 친환경 바람을 타고 유사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대차의 인프라를 활용해 유아용 카시트를 연구하는 사내 스타트업 ‘키즈올’도 내년 분사(分社)를 꿈꾸고 있다. 이들은 ‘카시트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근본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팀을 꾸렸다. 키즈올은 다른 제조업체들이 시도할 수 없는 ‘차량 충돌 테스트’로 차별화했다. 현대차가 신차 충돌 테스트를 할 때 키즈올의 카시트를 장착하고 충돌 효과와 파손 정도를 분석한 것이다. 서은석 연구원은 “시중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만드는 데까지 왔고, 2단계는 차량의 충돌신호를 카시트가 받아 유아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즈올이 꿈꾸는 궁극의 카시트는 차와 ‘한 몸’이 된 유아보호 시스템이다. 이형무 연구원은 “2025년경에는 카시트 없이도 아예 차의 뒷좌석이 아이를 보호하는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튠잇, 마이셀, 키즈올 같은 사내벤처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H스타트업 프로그램을 2000년부터 진행해 왔다. 올해도 9개 팀이 새로 선발됐다. 노현석 H스타트업 팀장은 “선발된 인재들이 본업에서 일정 기간 떠나 창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립을 한 뒤에도 현대차가 이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를 키워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의왕=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권오준 회장(사진)이 사퇴의사를 밝힌 포스코는 뒤숭숭한 가운데서도 차질 없는 사업진행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19일 중국 포스코차이나 상하이(上海)사무소에 솔루션마케팅센터를 열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이나 고급강판 판매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09년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 판매국에 오른 이래 생산량이 매년 약 3%씩 늘고 있다. 솔루션마케팅센터는 포스코의 중국 제품서비스 업무와 현지 맞춤형 이용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는 2월 베트남에 첫 해외 솔루션마케팅센터를 열었고 이번이 두 번째다. 권 회장의 사퇴발표 이후 포스코 주가는 상승했다. 전날 오전 주당 32만9000원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종가 34만9500원에 마감했다. 다음 날인 19일 종가는 35만50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1.57%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최고경영자를 둘러싼 혼란과 잡음이 해소되고 사퇴 선언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을 주가상승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권 회장이 끊임없이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압력설’이 돌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은 권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전날(17일) 경찰에 출석해 일명 ‘쪼개기 후원’ 관련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황 회장의 모습이 권 회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계속 회장 직을 버티다가는 권 회장 본인도 황 회장처럼 될 것이라는 우려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권 회장은 정부와 검찰을 의식한 듯 외압설을 부인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난 권 회장은 외압 때문에 사퇴한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은 없었다”고 답했다. “검찰 수사가 부담이 됐는가”라는 질문에도 “내가 그러지 않았느냐, 지금이 굉장히 포스코로서 중요한 시기이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측면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라고 답했다. 출근 후에는 ‘사임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e메일을 포스코그룹 임직원에게 보냈다. 이 글은 사내 매체에도 오전에 공개됐다. 권 회장은 글에서 “지난 몇 년간 포스코는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통과해왔다. 여러분들의 열정적인 노력과 단합된 마음이 있었기에 이런 성과가 가능했다”고 썼다. 또 “포스코는 지난 32년간 제게 삶의 이유이자 비전이었다. 비록 몸은 비켜나 있겠지만 마음은 영원히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의 첫 단계인 승계 카운슬(Council·위원회)을 다음 주 초 열어 선임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다. 차기 회장은 외부인사보다는 내부 인사, 전현직 임원 중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권 회장의 사퇴 배경에 정치권과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소문이 도는데 외부 낙하산 인사까지 내려오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이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올해 753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이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9045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선진국에 비해서도 적지 않은 수준인 만큼 앞으로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최저임금을 분석한 자료를 냈다.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최저임금은 올해 7530원이지만 여기에 주휴수당이 붙는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주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는 한 주에 하루 이상의 유급휴일을 줘야하는데 이때 근로자가 받는 수당이 주휴수당이다. 금액은 근로시간에 비례해 책정된다. 연구원은 해외 여러 국가 중 주휴수당을 법으로 의무화한 나라는 대만, 터키 정도라고 밝혔다. 대만은 최저임금 시급에 이미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어 둘을 따로 지급하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임금제도가 있는 25개국 중 한국 최저임금 수준은 14위에 해당하지만 주휴수당을 반영하면 11위로 오른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주휴수당을 포함한 한국의 최저임금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미국(8051원), 일본(8497원), 이스라엘(8962원)보다 높다”고 밝혔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주휴수당, 퇴직금, 정기상여금 등이 줄줄이 오르기 때문에 인상폭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이 임기를 2년 남기고 회장직을 사퇴했다. 정권이 바뀌면 어김없이 회장이 갈리는 ‘포스코 잔혹사’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예외 없이 반복됐다. 권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에서 예정에 없던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자진 사퇴 뜻을 밝혔다. 권 회장은 이사회 직후 기자들에게 “저보다 더 열정적이고 능력 있고 젊고 박력 있는 분께 회사의 경영을 넘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권 회장의 중도 퇴진 이유에 대해 포스코는 “정치권의 압력설이나 검찰 내사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선임된 권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소원한 관계였다. 문 대통령의 수차례 해외 순방에 권 회장은 함께하지 못했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포스코가 민영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정부 영향력 안에 있다는 점을 이번 사태가 다시 보여줬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포스코가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중요한 것이 최고경영자(CEO)의 변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8일 이사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퇴 배경에 대해 포스코의 미래를 위해 젊은 CEO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선 건강상의 이유도 들었다. 그러나 최근까지만 해도 권 회장은 경영에 의욕적인 모습이었다. 올 1월 국내 철강사 수장 중 처음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해 신사업을 모색했다. 지난달 31일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포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포스코의 미래 50년’을 이야기하며 신(新)성장 분야와 리튬사업에 대해 장시간 이야기했다. “왜 이리 주어진 시간이 짧냐”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당시 회장 교체설이나 정치적 압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저희들이 자의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정도에 입각해 경영하는 것이 최선책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여운을 남겼다. 외압을 부인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권 회장에게 거리를 둬왔다. 권 회장은 문 대통령이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으로 해외순방을 갈 때 동행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모두 빠졌다. 지난해 6월 미국 순방에는 동행 기업인이 총 52명이었지만 권 회장은 제외됐다. 철강 분야 무역마찰 때문에 권 회장이 참여할 명분과 이유도 있었던 만큼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관측이 많았다. 최근 검찰 등 사정당국에선 ‘다음 표적은 포스코’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검찰은 권 회장의 이권사업 개입 의혹, 에콰도르 기업 인수 과정에서의 비리 의혹,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헐값매각 의혹 등 주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가 고발한 해외 기업 인수 및 매각 관련 비리 건은 검찰 첨단범죄수사부에 배당돼 수사가 시작됐다. 포스코그룹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압박이 거세졌다. 권 회장은 이번 주 들어 갑자기 주간 일정을 모두 바꾸고 목요일(19일) 이후 일정은 아예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안팎에선 이 시기에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검찰의 압박이 권 회장의 사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3월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권 회장의 사임으로 포스코는 2000년 10월 민영화 이후 어느 회장도 정권교체의 파장을 피하지 못하고 중도하차 했다는 오명을 남겼다. 민영화 당시 CEO였던 유상부 5대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뒤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고 한 달 만에 사퇴했다. 이구택 6대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뒤 1년 만에 사퇴했고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 때 선임된 정준양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1년 뒤 물러났고 이후 배임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계에서는 이제라도 포스코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권 회장 사임을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10.79%)이다. 그 외는 외국인 지분이 57.31%로 절반이 넘고 나머지는 포스코 자사주 8.24%와 소액주주 지분이다. 정부 지분은 하나도 없지만 뚜렷한 오너나 영향력을 행사할 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연금공단 지분과 각종 규제 감독권을 앞세운 정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구조다. 2002년 민영화된 KT도 유사한 구조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민영화 이후 포스코는 이미 제도적으로는 독립성을 갖췄지만 정치와 관례가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CEO 선임 절차의 첫 단계인 승계 카운슬(Council·위원회)을 다음 주 초 열어 선임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다. 차기 회장으로는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변종국 bjk@donga.com·이은택·한우신 기자}
한국 주요 기업 재단의 지출에서 장학사업 등 사회공헌에 쓰이는 돈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재단 운영이나 건물 임차료 등에 쓰였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의 126개 공익 및 사회공헌재단의 최근 3년간 수입 및 지출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6년 기준으로 이들 재단의 총지출액은 6조3875억 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취약계층지원 등 사회공헌활동과 관련된 고유목적사업 분야의 지출은 1조6467억 원이었다. 연구원은 이를 “미국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의 1년 지출액(3조6000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나머지 4조7408억 원은 건물 임차료, 공연장 운영비, 미술 전시비 등 수익사업이나 운영유지 등에 쓰였다. 이들 재단의 수입원은 대부분 자체 사업수익이었고 기부금은 빈약한 실정이다. 2016년 기준으로 총수입은 6조9451억 원이었는데 그중 78.2%(5조4319억 원)가 자체사업 수익이었다. 그 다음 계열사에서 받은 기부금이 7.1%(4955억 원)로 많았다. 국민 등 대중모금을 통해 들어온 수입은 655억 원(0.9%)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자체수입 대부분은 병원운영수익, 등록금 등에 편중돼 수익구조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러한 수입 및 지출구조의 배경에 ‘규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호주는 재단이 기업의 주식을 무한정 보유할 수 있다. 또 미국과 캐나다는 재단이 소유하는 계열사 주식의 20%까지는 상속세, 증여세를 면제하고 있다. 임지은 한경연 기업혁신팀 책임연구원은 “이렇게 보유한 주식에서 배당금 수익을 올리고 그 돈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재단의 보유주식 한도를 해당 기업의 5∼20%로 제한하고 있다. 세금면제 한도도 5%로 미국과 캐나다에 비해 아주 낮다. 이 때문에 재단이 주식 배당금으로 수익을 높일 수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규제를 풀면 재단을 기업지배 수단이나 탈세 수단으로 악용할 여지가 있다는 반대 견해가 있다. 예를 들어 보유주식 한도가 사라지면 A재단은 계열사 AA의 주식을 50% 이상 소유할 수 있다. 기업 총수는 AA의 주식이 하나도 없어도 A재단 이사장을 맡으면 AA를 지배할 수 있다. “경영에는 간섭할 수 없고 배당만 받는 우선주 보유 한도를 늘려주자”는 타협안도 나온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규제완화로 재단의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2개 분기 연속 상승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반도체 등 일부에 편중된 호황은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00여 곳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4∼6월)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미만이면 ‘부정 전망’, 초과면 ‘긍정 전망’을 나타낸다. 이번 BSI는 1분기(1∼3월) 때보다 11점 오른 97로 나타났다. BSI는 지난해 4분기(10∼12월) 85에서 올해 1분기 86, 2분기 97로 꾸준히 상승 추세다. 아직 100을 넘지는 못했지만 갈수록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반도체 분야는 스마트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정보기술(IT)과 가전업종이 경기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체 업종으로 퍼지지는 못했고 일부 기업에는 아직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수출은 전달(2월)보다 6% 늘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오히려 0.7%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철강, 자동차, 조선업종은 BSI가 각각 84, 88, 66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산업 분야별로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사진)이 미국과 중국의 최근 무역갈등 화해 조짐이 언제든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국가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다자간 무역협정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연구원은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미중 무역전쟁 대안은 있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 권 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미국은 많은 국가들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중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극도에 달해 올해부터는 무역전쟁이라고도 불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중국과 미국이 서로에 치명타가 될 고율관세조치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세계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외경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이번 무역전쟁 이슈를 더욱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68.8%에 달한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교역 1, 2위 국가로 수출의 36.7%, 수입의 31.1%를 차지하고 있다. 권 원장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AEC+3(아세안경제공동체+한중일) 등 다자간 무역협정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기”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 사태의 ‘데드라인’을 이달 20일로 못 박았다. 또 내부적으로는 만일을 대비해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하고 노조의 사장실 점거를 빌미로 한국을 출장금지 국가로 지정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12일(현지 시간) 댄 암만 GM 총괄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GM의 구조조정 합의는 20일까지 이뤄져야 하고 그때까지 모두가 협상 테이블에 와야 한다”고 했다. 또 “이 기간 내에 노사가 비용 절감에 대한 합의를 내놓지 않으면 법정관리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했다. 20일까지 인건비 절감 등 가시적 성과가 없으면 한국GM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이달 20일이 마감 시한이라며 부도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20일을 기점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바닥날 것이라는 내부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암만 사장은 올 들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 왔다. 2월에는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의) 나머지 공장들의 폐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군산공장 외에 추가 폐쇄를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에는 “시간이 부족하며 노조와 한국 정부가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GM은 한국을 출장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출장금지 국가 지정은 소요 등 위험 요인이 있는 나라에는 직원을 보내지 않는 GM의 내부적 조치다. 최근 노조의 사장실 폭력점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에서 연구인력 등이 종종 한국에 오곤 하는데 이번에 안전 문제 때문에 출장금지 국가로 지정됐다. 아마 쉽게 해제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KDB산업은행은 GM에 차등감자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며 맞섰다. 차등감자란 회사 경영 실패에 책임 있는 대주주나 경영진의 지분을 낮추는 것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3일 “GM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 산은 지분이 낮아지기 때문에 (GM에) 차등감자를 요구했다”고 했다. GM이 대출금 27억 달러(약 2조8900억 원)를 출자전환하면 산은 지분은 현재의 17.02%에서 1% 미만으로 떨어진다. 산은이 지분을 유지하려면 GM이 ‘20 대 1 이상’으로 차등감자를 해야 한다. 이 회장은 GM이 실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 것도 비판했다. 그는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이전(移轉) 가격”이라며 “(GM 본사가 한국GM이 아닌) 다른 공장에 주는 원가 구조도 봐야 하는데 (자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어려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성주영 산은 부행장은 이날 엥글 사장을 만나 실사 협조를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만료된 산은의 한국GM 철수 거부권을 원상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다. 엥글 사장은 성 부행장에게 “27일까지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투자확약서를 써 달라”고 요구했다.이은택 nabi@donga.com·강유현·변종국 기자}

현대자동차의 두 번째 전기자동차 코나(KONA) 일렉트릭이 한 달 사전예약만으로 1년 6개월 치 생산물량을 채우며 흥행에 성공했다. 코나를 비롯해 1회 충전에 주행거리가 400km가 넘는 다양한 전기차가 쏟아지면서 올해가 전기차 경쟁의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환경부 주최로 열린 전기차 박람회 ‘EV(전기차) 트렌드 코리아 2018’에는 현대차, 르노삼성, BMW, 재규어, 테슬라 등 40여 개 국내외 주요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참여해 전기차 기술을 뽐냈다. 이날 화제를 모은 것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신차 발표회였다. 국내에서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세계적으로도 첫 중·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다.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였던 짧은 주행거리도 해결 궤도에 오른 모양새다. 코나 일렉트릭은 완전히 충전하면 406km(64kWh 모델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행이 가능한 셈이다. 최대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40.3kg·m의 모터를 탑재했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현대차의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구성요소 중 가장 가격 비중이 크고 단가도 비싸다. 많이 장착할수록 주행거리는 길어지지만 가격도 오른다. 이번 코나 일렉트릭은 배터리 용량이 64kWh와 39.2kWh 두 종류로 나왔다. 용량이 적은 39.2kWh ‘라이트 패키지’ 모델은 도심 주행과 출퇴근용으로 차량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모델이다. 완충 시 주행거리는 254km로 짧은 대신 가격은 64kWh 모델보다 350만 원이 싸다. 충전시간은 64kWh 모델 기준으로 완속충전 9시간 35분, 급속충전(80%만 충전)은 54분 걸린다. 코나 일렉트릭은 올해 판매목표가 1만2000대였는데 이미 사전예약에서 1만8000대가 넘게 접수됐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코나 일렉트릭은 연 생산능력이 1만2000대다.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도 놀랄 정도로 예약이 밀려 예약접수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가격은 64kWh 모델 기준으로 세제혜택을 적용하면 모던 4650만 원, 프리미엄 4850만 원이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추가 적용하면 서울 기준으로 각각 2950만 원, 3150만 원에 살 수 있다. 영국 브랜드 재규어도 이날 국내에 SUV 전기차 I-페이스(PACE)를 공개했다. ‘5인승 고급 SUV 전기차’를 표방하는 I-페이스는 90kWh 배터리를 장착해 완충 주행거리가 480km에 달한다. 또 최고 출력 400마력,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 4.8초의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길어진 주행거리와 동력성능 등을 앞세운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면서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전력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2011년 338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3월 기준 누적 등록대수는 2만9310대로 3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35·사진)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 대한항공과 광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조 전무는 광고대행사 H업체와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 캠페인 제작을 논의하는 회의를 주재했다. 대한항공 측은 당시 회의에서 대행사 광고팀장이 조 전무의 질문에 답변을 잘 못하고, 사전에 주문한 영국 사진자료 등을 준비해 오지 않자 조 전무가 화를 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무가 컵에 담겨있던 물을 해당 팀장의 얼굴에 뿌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무가) 물을 뿌린 게 아니라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져 물이 대행사 직원들에게 튀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조 전무가 회의 참석자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조 전무는 논란이 거세지자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어리석고 경솔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당시 사과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고 사과했다. 대한항공은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에 이어 동생 조 전무까지 갑질 구설수에 오르자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 판매량이 추락했던 현대자동차가 신차를 앞세워 중국 공략에 들어간다. 출시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참석해 중국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10일(현지 시간) 현대차 중국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중국 상하이 월드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엔씨노(국내명 코나) 출시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 부회장을 비롯해 설영흥 현대차 중국사업 담당 고문, 베이징현대 임직원, 주요 기자단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엔씨노는 ‘SUV의 새로운 발견’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현대차는 중국 고객의 취향을 더한 개성 있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우수한 주행성능과 현대스마트센스 등 능동형 주행안전기술, 바이두 커넥티비티 서비스 등 첨단사양도 강점이다. 정 부회장은 행사에서 “베이징현대는 최근 시장 환경과 기술이 급변하는 중국시장에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시장에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차량을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엔씨노가 그간 중국 판매 부진을 씻어내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2015년 106만2826대, 2016년 114만2016대를 팔며 승승장구했으나 사드 갈등이 불거진 뒤 2017년에는 연 판매량이 78만5006대로 추락했다. 매달 7만∼14만 대에 이르던 월 판매도 지난해 4월 3만5000여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 불매 분위기가 확산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행히 지난해 말부터는 회복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년 만에 월 판매 10만 대를 회복해 12만638대가 팔렸다. 올 1월에는 6만10대, 2월에는 3만5595대로 다소 부진했지만 사드 갈등 봉합 수순이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는 엔씨노 등 신차 효과가 판매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형 SUV 시장은 최근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 중 하나다. 2013년만 해도 중국 소형 SUV 시장은 5개 차종, 21만1000여 대가 판매되는 규모였지만 지난해에는 16개 차종, 67만6000여 대 판매로 성장했다. 당초 현대차의 중국 판매 부진에는 사드 이외에도 판매 전략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SUV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현대차는 여전히 세단 중심의 판매 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엔씨노를 내놓은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의 20, 30대 젊은층은 첫 차로 소형 SUV를 선호하기 때문에 현대차도 이 점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중국시장은 수요가 둔화되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다양한 신차를 내놓으며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세아제강이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9일 세아제강 이사회는 세아제강 지주(투자사업 총괄)와 세아제강(제조사업)으로 회사를 인적분할하는 분할계획서를 의결했다. 세아제강은 최근 판재사업부(세아씨엠) 분할과 국내외 인수합병, 법인 설립 등으로 늘어난 자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할된 회사는 사촌경영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지주사를 이끌고, 이 회장의 형(고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 제조사업을 이끈다. 이주성, 이태성 부사장은 1978년생 동갑내기로 지난해 12월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 전면에 나섰다. 최근 세아제강은 한국과 미국의 철강 무역마찰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며 어려움을 극복할 계획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020년에는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의 20%를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기업들의 빅데이터 관련 시스템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한국과 중국의 빅데이터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빅데이터 시장이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2020년에 2100억 달러(약 224조13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으로 26억7000만 달러(약 2조8600억 원)인 데 반해 한국은 3억3000만 달러(약 35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는 빅데이터를 상품처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고 이를 통해 서로 거래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무협에 따르면 한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빅데이터 시스템 도입률은 5.8%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우리 회사는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시스템 도입을 미루고 있다. 반면 전 세계 기업의 약 53%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해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 양국은 현재 빅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유통기관을 만드는 등 관련 시장을 육성 중이다. 한국은 데이터 스토어에서 자유롭게 빅데이터를 구입할 수 있고, 중국은 구이양빅데이터거래소, 상하이데이터거래센터 등에 가입하면 거래할 수 있다. 이제 기업이 더 이상 빅데이터를 만들지 않아도 시장에서 구입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소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의 데이터 공유환경 개선, 전문가 육성, 법제도 정비 등이 뒷받침돼야 국내 빅데이터 시장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