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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로 예정됐던 도쿄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년 연기됐다. 사상 첫 연기 사태를 맞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종목별 국제경기단체(IF) 등은 ‘2021 도쿄’에 따른 새로운 타임테이블 짜기에 분주하다. 선수들 역시 올해 7월에 맞춰 끌어올린 신체 리듬을 재설정하고 1년 뒤를 대비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이번 연기로 일본은 6400억 엔(약 7조3900억 원)에 달하는 경제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 역시 2억 달러(약 2470억 원) 규모의 적자를 떠안게 됐다. 영국 조정 국가대표 톰 랜즐리(35)는 “도쿄 올림픽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2021년은 내게는 너무 멀리 있다”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한국 스포츠에도 올림픽 연기의 파장은 작지 않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 지원 예산안을 전면 재수립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체육회는 올해 올림픽 대표 선수단 지원 예산으로 150억 원가량을 편성했었다. 양궁, 사격 등 경기단체들은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을 새로 조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아직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종목의 선수들은 달라진 규정이 언제 공개될지 몰라 답답한 심정이다. ○ 더 멀게만 느껴지는 도쿄 가는 길 국내 대표 선발전 일정이 불투명해진 종목의 선수들은 훈련 스케줄 문제로 고민이 많다. ‘태극마크 달기가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평을 듣는 양궁은 대표 선수 선발 과정이 코로나19 사태로 전면 중단됐다. 한국 양궁은 지난해 6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3장씩 총 6장의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1, 2차 대표 선발전을 치른 대한양궁협회는 3차 선발전과 평가전을 통해 올림픽에 출전할 남녀 3명씩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와 올림픽 연기에 따라 선발 과정 일정이 올스톱됐다. 대표 선발전을 1차전부터 다시 치를지, 3차전부터 이어서 진행할지 아직 미지수다. 오선택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선발전 일정이 불투명해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월드컵과 아시아선수권 개최 여부에 따라 3차 선발전만 치러서 하반기 대회에 출전할 8명을 추릴지, 1차 선발전부터 새롭게 진행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전권을 아직 획득하지 못한 종목의 선수들은 더욱 애가 탄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한국은 야구(24명), 남자 축구(18명), 양궁 6명(남녀 3명씩), 사격 14명(남자 6명, 여자 8명), 탁구 10명(남녀 5명씩) 등 19개 종목에서 157명이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203명의 선수가 출전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비교하면 20∼30% 선수들이 아직 출전권을 따지 못한 셈이다. 레슬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차로 출전권을 배분한 뒤 이후 출전권 레이스가 중단됐다. 지난달 중국 시안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 아시아 쿼터 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면서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는 올림픽 이전에 출전권 쿼터 대회부터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박치호 감독은 “이미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는 내년 올림픽만 바라보고 준비하면 되지만 아직 출전권을 따지 못한 선수는 언제 열릴지 모를 쿼터 대회를 준비하느라 체중 조절 등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 보니 훈련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을 마지막 대회로 생각하고 온 힘을 쏟았던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연기 여파가 더욱 크다.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1년 3개월간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 윤승현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30대 후반 선수들은 손상에 대한 회복이 늦을 수 있다. 근육에 부하를 주고 이를 회복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컨디셔닝이 되는데 회복이 늦어지면 미세 손상이 누적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7kg급에 출전하는 ‘레슬링 간판’ 김현우(32)는 레슬링 선수 중에서는 최고참 축에 속한다. 레슬링은 보통 20대 중후반에 신체 능력이 정점을 찍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치호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감독은 “32세에 올림픽에 나서는 것과 33세에 나서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레슬링은 체급 경기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체중 감량이 경기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30대 선수는 20대 선수와 달리 체중 조절이 쉽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잃어버린 1년’ 되지 않으려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5·미국)는 올림픽 연기로 선수들이 우울감, 무기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펠프스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원래대로라면 모든 준비가 끝나고 작은 부분만 조정하는 시기다. 예상치 못한 휴식기가 찾아오면서 선수들이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 연기로 인한 선수들의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이다. 6월까지 종목별 선수들이 모두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뒤에 기존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선수들 앞에 놓인 새로운 1년이 ‘잃어버린 1년’이 되지 않으려면 선수 스스로 도쿄 올림픽까지의 계획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 1년 연기는) 모든 선수가 처음 겪는 상황이다. 짜여진 계획에 익숙한 선수들이 많지만 지금은 초유의 사태인 만큼 스스로 창의적인 훈련 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자신만의 1년짜리 루틴을 다시 설계하고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무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인 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선수에게는 다시는 없을 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심리상담 전문가인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팬에 의한 평가가 익숙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주위에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해 주기 어렵다. 따라서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교수는 “올림픽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올림픽 자체를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의 일부로 바라보는 것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도쿄 올림픽 5개월 후 베이징 겨울올림픽 올림픽 연기는 각국 선수단의 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올림픽 때 최대 규모 선수단을 운영하는 USOPC는 2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보게 됐다. 이는 TV 중계권료에 전체 예산의 40%를 의존하는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USOPC는 여름·겨울 올림픽이 열리는 2년 간격으로 미국 내 올림픽 독점 중계사인 NBC 유니버설로부터 중계권료 명목으로 지원금 2억 달러씩을 받는데, 올해 도쿄 올림픽 중계가 무산되면서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예산 대부분을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하는 만큼 USOPC와 같은 직접적인 적자는 발생하지 않는다. 대한체육회는 올해 편성된 150억 원 규모의 올림픽 대표 선수단 지원 금액에 대해 경기단체별로 불용액을 조사하고 내년 예산에 재편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도쿄 올림픽 연기가 불러올 ‘도미노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1년에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계획했던 국제경기단체들은 이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육상선수권은 이미 2022년 7월로 일정을 바꿨고, 수영선수권도 같은 해 5, 6월로 일정 변경을 검토 중이다. 9월 패럴림픽이 끝나고 나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오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준비할 기간도 빠듯하다.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대한체육회 차원의 ‘올림픽 이후’까지를 고려한 로드맵 마련을 강조했다. 윤 원장은 “지금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각종 테스트 이벤트를 열지 못하는 것처럼,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도 도쿄 올림픽을 비롯해 다양한 사안이 겹쳐 준비 작업을 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체육회가 주도해서 여러 시나리오를 짜두고 이를 종목별 경기단체들과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응형 스포츠부 기자 yesbro@donga.com}

경북 문경시 국제정구(소프트테니스)장에 실외 돔구장 4면이 추가 설치됐다. 지붕이 없던 기존 실외 경기장 4면에 막 형태의 지붕을 설치해 총 실내 2면, 실외 돔 8면을 갖춰 날씨와 관계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15일 문경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생활SOC 지원사업비 19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11월 착공해 13일 완공했다. 이로써 문경 정구장은 돔구장 12면을 갖춘 안성국제정구장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돔 구장을 갖췄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관계자는 “문경 정구장은 다음 달로 예정된 제98회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와 전국체육대회 정구 종목이 열리는 곳이다. 돔구장이 추가 확충되면서 선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지붕 설치 외에도 공공체육시설 개보수 지원사업비 5억 원을 들여 기존 실외경기장의 지붕 막을 교체하고 코트 바닥을 정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남녀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는 문경시는 초중고교 선수단까지 보유해 유망주 발굴 및 육성, 실업팀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경북 문경시 국제정구(소프트테니스)장에 실외 돔구장 4면이 추가 설치됐다. 지붕이 없던 기존 실외 경기장 4면에 막 형태의 지붕을 설치해 총 실내 2면, 실외 돔 8면을 갖춰 날씨와 관계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15일 문경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생활SOC 지원사업비 19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11월 착공해 13일 완공했다. 이로써 문경 정구장은 돔구장 12면을 갖춘 안성국제정구장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돔 구장을 갖췄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관계자는 “문경 정구장은 다음달로 예정된 제98회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와 전국체육대회 정구 종목이 열리는 곳이다. 돔구장이 추가 확충되면서 선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지붕 설치 외에도 공공체육시설 개보수 지원사업비 5억 원을 들여 기존 실외경기장의 지붕 막을 교체하고 코트 바닥을 정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남녀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는 문경시는 초중고 선수단까지 보유해 유망주 발굴 및 육성, 실업팀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펜싱 국가대표 김정환(37)과 구본길(31·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은 10년 넘게 한국 남자 사브르를 이끌고 있는 ‘투 톱’이다. 2008년 구본길이 처음 태릉선수촌에 들어갔을 때부터 한 방을 썼던 둘은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의 검이 어디로 향할지 짐작할 수 있다. 구본길은 “(김)정환이 형은 경기 때 나보다 내 생각을 더 잘 알 때가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둘은 2011년 서울 아시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2017년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브르 단체전 정상에 오르며 그랜드슬램(주요 4개 대회 우승)의 감격을 함께 누렸다. 지금의 한국은 남자 펜싱 사브르에서 개인과 단체 모두 세계랭킹 1위인 사브르 강국이지만 런던 올림픽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사브르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한국 펜싱은 남녀 플뢰레와 남자 에페에서 개인전 메달이 3개 나왔을 뿐이었다. 김정환은 “사브르는 심판 판정의 비중이 커서 종주국인 유럽 국가들이 오랫동안 강세를 유지했던 종목이다. (구)본길이와 나는 한국 사브르가 어려웠던 시절부터 세계 1위가 되기까지 줄곧 함께해 온 셈”이라고 말했다. 둘의 첫 만남은 지금까지도 두 사람이 사석에서 소주 한잔 기울일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고교생이었던 구본길의 경기를 지켜본 김정환은 현장에서 “너는 몇 년 안에 국가대표에서 다시 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구본길은 “형은 당시에도 국가대표였다. 그런 형이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것도 신기했는데 칭찬까지 들으니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내가 후배들 보는 눈은 옛날부터 정확했다(웃음). 국가대표가 될 거라고 말했던 선수들은 100% 그렇게 됐다. 본길이는 그중에서도 남다른 센스를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서로 조언을 구하는 사이다. 김정환은 6년 후배인 구본길에게 주저 없이 펜싱 기술과 전략에 대해 묻곤 한다. 스스로를 ‘늦게 핀 선수’라고 말하는 김정환은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구본길에게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김정환은 “당시만 해도 선배가 후배에게 다가가는 게 창피하다고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었다. 나는 자존심을 지키느라 실력이 떨어지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본길이가 고맙게도 자기가 가진 걸 전부 알려주더라. 그때 본길이가 솔직하게 알려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가 약 1년 만에 돌아온 ‘맏형’ 김정환이 도쿄 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다지면서 이들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됐지만 둘은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형이 꼭 필요하니 올림픽까지만 함께하자”며 김정환의 대표팀 복귀를 가장 열심히 응원했던 구본길은 “형이 돌아와줘서 큰 힘이 된다. 메달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깔끔하게 올해 7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멋지게 은퇴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했는데 1년 연기돼서 아쉽긴 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상황이다. 본길이와 함께 마지막 무대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국인들은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KBO리그에서 2년 연속(2018∼2019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밀워키 조쉬 린드블럼(33·전 두산·사진)이 미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성공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밀워키 지역지 ‘밀워키 저널 센티널’은 13일 린드블럼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비교하는 A4 용지 4쪽 분량의 분석 기사를 썼다. 린드블럼은 마스크를 예로 들며 “한국인들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반면 미국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로 예정됐던 프로야구 개막을 미뤘다. 한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5월 초 개막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확산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아 여전히 개막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한국은 월요일에 경기를 편성하지 않는다. 올해는 취소된 도쿄 올림픽 기간과 월요일에 경기를 편성할 수 있다”며 KBO리그의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린드블럼은 요즘도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 윌슨, 켈리(이상 LG), 브리검(키움), 킹엄(SK) 등과 연락하고 지낸다고 전했다. 린드블럼은 KBO리그에 합류한 첫해였던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한국 정부는 확진자 남성의 정확한 이동 경로를 파악해 국민들에게 알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내와 내가 그와 같은 역에서 열차를 탔다. 이후 해당 열차를 탔다면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매체는 “한국은 메르스 사태 때 값진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린드블럼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롯데와 두산 등에서 총 130경기에 나서 63승 34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다승(20승), 탈삼진(189개), 승률(0.870) 등 투수 3관왕을 차지하며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후에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KBO리그 최고의 투수는 KIA 양현종(32)이다. 그는 지난 시즌 18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스포츠매체 ‘CBS 스포츠’는 한국프로야구를 소개하는 기사를 썼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미뤄지는 가운데 5월 개막 예정인 KBO리그의 선수와 팀, 경기 수, 플레이오프 시스템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매체는 양현종을 리그 최고의 투수로 소개했다. 지난 시즌 양현종이 볼넷(33개)에 비해 5배가량 많은 삼진(163개)을 잡아낸 점에 주목했다. 또한 KBO 데뷔 후 첫 6시즌 동안 매년 5개 이상이었던 9이닝당 볼넷이 최근 3시즌 연속 2.1개 이하로 줄어든 점을 언급하며 “제구에서 눈에 띌 만한 발전이 있었다”고 썼다. 지난 시즌 양현종의 9이닝당 볼넷은 1.61개로 커리어 최저였다. 코로나19로 프로야구 개막이 3월에서 5월로 미뤄진 가운데, ‘슬로 스타터’ KIA 양현종의 준비 상황이 관심을 모은다. 지난 시즌 양현종은 4월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8.01)을 기록하며 극도로 부진했다. 하지만 5월 이후 등판에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1.17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결국 시즌 평균자책점 1위로 리그를 마쳤다. 준비 시간이 충분치 않아 몸이 덜 풀렸던 것이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양현종은 2018년 12월 태어난 셋째 아이가 1월 심장 수술을 받아 스프링캠프 전까지 개인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엄격한 루틴에 따라 시즌을 준비하는 양현종은 매년 12월까지 쉬고 1월부터 개인운동을 통해 스프링캠프를 준비했지만 지난해에는 아이의 회복을 지켜본 뒤에야 캠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리그 개막이 밀리면서 충분한 준비 시간을 확보했다. 양현종은 9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47km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맘때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에 머물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양현종은 “21일부터 열리는 팀 간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한다는 생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몸이 풀렸고, 팀 자체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준비가 잘되고 있다. 실전이 없어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지만 그것은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재응 투수코치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양)현종이의 몸 상태는 훨씬 좋아졌다. 개막 전까지 계획대로 훈련한다면 이번 시즌에도 최고의 투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양현종은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생각이다. 현재 국내 에이전시 2곳(스포스타즈, 리코스포츠)과 미국 현지 에이전시 1곳(JP 스포츠 어드바이저)이 힘을 합쳐 양현종의 미국 진출을 돕고 있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는 MLB 30개 구단 중 절반에 가까운 13∼15개 팀에서 스카우트를 보내 양현종을 관찰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2014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으로 MLB 진출을 노렸지만 입찰액이 기대에 미치지 않아 무산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현종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는 꾸준히 채워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의 라이언 미틀먼 스카우트 팀장은 올 2월 KIA 스프링캠프 현장을 방문해 “류현진 영입을 계기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다. 양현종은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낸 투수라 우리 입장에서도 그를 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 루 게릭(1903∼1941)이 사용했던 야구 배트(사진)가 12억5000만 원에 팔렸다. ESPN 등 현지 매체는 9일 “최근 한 수집가가 루 게릭이 1922년부터 사용했던 40온스(약 1.13kg)짜리 배트를 미국 헤리티지 옥션을 통해 102만5000달러(약 12억5000만 원)에 낙찰 받았다”고 전했다. 2월 경매에서 유찰됐던 이 배트의 시작가는 95만 달러(약 11억6000만 원)였다. 헤리티지 옥션 관계자는 “루 게릭은 이 배트를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야구용품 제조사에 이 배트를 보내 비슷한 것들을 여러 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루 게릭은 1923년부터 1939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1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40, 493홈런을 기록한 전설의 타자다. 은퇴 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메이저리그 최초로 영구 결번(4번)의 주인공이 됐다. 근육이 굳어가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게릭은 은퇴 후 2년 만에 이 병으로 사망했다. 이후 이 병은 ‘루게릭병’으로 불렸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매직 히포’ 현주엽 감독(45·사진)이 프로농구 LG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LG는 9일 “2019∼2020시즌으로 계약이 끝나는 현 감독과 재계약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현 감독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LG 지휘봉을 잡아 2017∼2018시즌 17승 37패로 9위에 그쳤던 현 감독은 2018∼2019시즌 김종규(현 DB)-김시래 콤비를 앞세워 3위(30승 24패)로 도약하며 팀을 4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김종규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팀을 떠난 2019∼2020시즌 LG는 다시 9위(16승 26패)로 내려앉았다. 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선수들과 함께 출연하며 프로농구와 LG 구단의 인기를 함께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LG 관계자는 “4월 말쯤을 데드라인으로 보고 구단에서 현 감독의 업적을 평가하던 중 현 감독이 사의를 밝혔다. 3시즌 동안의 성적과 팀 인기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성적 부진이 감독과 구단에 모두 부담으로 작용한 듯하다. 현 감독은 지난 주말 일찌감치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짐을 싸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악플에 시달렸던 현 감독은 시즌 중 인터넷 기사를 전혀 찾아보지 않았다고 한다. 현 감독은 “3년간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과 LG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LG는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LG 외에 DB, 전자랜드, 현대모비스, 삼성도 기존 사령탑의 계약 기간이 만료됐다. 시즌 도중 추일승 감독이 물러난 오리온을 합하면 전체 10개 구단 가운데 6개 구단이 감독 인선을 매듭지어야 해 대규모 스토브리그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구단은 FA 협상이 시작되는 5월 1일에 앞서 4월 말까지 감독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SK와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친 DB는 이상범 감독과의 재계약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10년 이상 지휘봉을 잡아온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도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현 감독과 함께 스타 출신 사령탑으로 유명한 이상민 삼성 감독은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까지 이끌었지만 재계약 이후 최근 3시즌 동안 7위, 10위, 7위에 그쳤다. 이 감독은 구단 측에 계약기간 ‘1년+α’의 조건부 재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추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벤치를 지킨 프랜차이즈 스타 김병철 감독대행의 정식 취임 가능성이 높다. 조응형 yesbro@donga.com·유재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축구팬들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발렌시아) 등 해외파 한국 스타들의 활약을 볼 수 없게 됐다. 유럽의 대부분 리그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실전 무대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가 있다.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 디나모 민스크에서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준영(21) 얘기다. 벨라루스 축구 리그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진행 중인 프로축구 리그다. 벨라루스는 1994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하에 아이스하키, 축구 리그 등이 정상 진행 중이다. 인구가 약 945만 명인 벨라루스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달 30일 94명에서 8일 현재 562명까지 급증하면서 축구리그 구단들은 입장 전 발열 체크 등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래도 관중 대부분은 마스크도 없이 어깨동무 응원전까지 펼칠 정도로 축구 열기가 뜨겁다. 김준영은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매일 통화하는데 걱정을 많이 하신다. 구단 지침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디나모 민스크 1군 선수 25명 가운데 외국인 선수는 7명이다. 이 중 5명이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유럽 출신이다. 아시아 출신 선수는 김준영뿐이다. 키 172cm에 스피드와 발재간을 갖춘 김준영은 지난해까지 한양대에서 윙포워드부터 미드필더, 윙백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맡았다. 해외 빅리그 진출의 부푼 꿈을 안고 2월 벨라루스의 최고 명문 구단 디나모 민스크와 1년 계약을 했다. 수도 민스크를 연고로 한 이 팀은 1927년 창단해 리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리그 우승만 7회 달성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참가한 경험도 있다. 디나모 민스크에서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김준영은 지금까지 리그와 컵 대회를 포함해 5경기를 뛰었다. 2경기는 선발로, 3경기는 교체 출전했고 출전 시간은 171분이다. 아직 골과 어시스트는 없다. 김준영은 “한국에서 함께 축구하던 동료들과 종종 연락하는데 다들 축구를 못 하고 있어서 아쉬워한다. 내가 계속 실전 경기를 뛰고 있으니 부러워한다. 팀이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내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서 뛸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독일, 폴란드 등과 인접한 데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리그를 진행 중이어서 김준영에게는 현지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지난 몇 년간 독일, 크로아티아 등지에서 전지훈련을 한 한양대는 지난해 여름부터 김준영의 홍보 영상 등을 제작해 유럽 내 여러 구단에 보냈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50)은 “김준영은 공간 침투 능력이 좋고 드리블 타이밍이 빨라 유럽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디나모 민스크 관계자들도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해 작년 겨울부터 준영이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2014년 정 감독 부임 후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온 한양대는 2015년 서영재(독일 함부르크행·현 홀슈타인 킬), 2017년 원두재(일본 아비스파 후쿠오카행·현 울산현대), 2020년 장민규(일본 제프 유나이티드) 등이 재학 중 해외 무대로 이적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 시즌 개막을 무기한 연기한 메이저리그가 ‘무관중 애리조나 리그’로 시즌을 개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동조합은 7일 유선 회의를 열어 리그 소속 30개 구단이 연고지 대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에 모여 경기를 치르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해마다 메이저리그 팀 절반은 애리조나주, 나머지 절반은 플로리다주에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이 가운데 애리조나주가 후보지로 떠오른 건 접근성 때문이다. 애리조나주에 있는 스프링캠프용 구장 10곳은 애리조나 안방구장 ‘체이스필드’를 중심으로 반경 80km 안에 몰려 있다. 반면 플로리다주는 최대 350km까지 떨어져 있다. 메이저리그는 5월 중순 이후로 이번 시즌 개막을 늦췄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올 시즌을 아예 취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이 방안에 대해 “곧바로 시즌 개막이 가능하고 또 하루에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서 “미국인들이 TV로 야구를 시청할 수 있게 되면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O리그 역시 5월 초 개막을 목표로 2020시즌을 준비한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이달 21일부터는 구단 간 연습경기도 진행한다. KBO는 7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구단 간 연습경기는 가까운 구단끼리 당일 이동 원칙으로 편성된다. 또한 정규시즌 개막일이 확정되면 개막 3일 전에 연습경기를 마치기로 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일부터 이틀 연속 50명 이하였다. 앞으로 이 수준이 유지된다면 예정대로 연습경기를 실시하고 5월 초 시즌을 개막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O는 앞서 열린 실행위에서 5월 초 정규시즌을 개막하면 팀당 144경기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황규인 kini@donga.com·조응형 기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마스터스 1000 마드리드오픈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색적인 결정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을 포함해 7월 13일까지 예정됐던 모든 프로테니스 대회가 취소된 가운데 마드리드오픈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대회를 미뤄야 할 상황에서 5월 1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이달 27일로 당기기까지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한 처사는 아니다. 대회가 온라인 가상현실로 열리기 때문이다. 마드리드오픈 대회 조직위는 7일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이 집에서 라켓 대신 게임 컨트롤러를 잡고 온라인 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마드리드오픈은 매년 개최되는 9개의 ATP투어 마스터스 1000 대회 가운데 네 번째로 열리는 대회다. 다음 달 1일부터 10일까지 예정됐던 마드리드오픈 정식 대회는 취소됐지만 이를 대신할 게임 대회가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남녀 단식에 각각 16명의 선수가 출전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다. 이후 8강을 추려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정한다. 모든 경기는 SNS를 통해 중계된다. 경기가 끝나면 해당 경기 분석과 승리 선수 인터뷰 등을 진행한다. 출전 선수 명단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우승 상금은 남녀 각각 15만 유로(약 2억 원)다. 조직위는 상금의 일부를 테니스 대회 중단으로 생계 곤란에 처한 동료 선수들에게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우승자가 얼마를 기부할지 결정할 수 있다. 조직위는 별도로 5만 유로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안드레아 가우덴치 ATP 회장은 “마드리드오픈의 온라인 개최는 ATP투어로서는 처음이다. 선수와 팬들이 테니스로 연결되고 교류할 수 있는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경기’는 이미 미국프로농구(NBA)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진행 중이다. NBA는 케빈 듀랜트(브루클린)를 포함해 16명의 선수가 4일부터 ‘NBA 2K20’ 온라인 게임을 통해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다.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게임 내 능력치가 96점으로 가장 높아 1번 시드를 받은 듀랜트는 16번 시드 데릭 존스 주니어(마이애미·78점)에게 62-78로 패해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는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OOTP21’을 통해 가상의 리그를 진행 중이다. 가상 리그에서 류현진(토론토)은 3경기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6.75로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한 모양새다. 반면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2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64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310-564-7981. 은퇴한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33)의 전화번호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번호(310)로 시작하는 이 번호는 샤라포바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것이다(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6월 윔블던을 비롯한 테니스 대회가 줄줄이 취소된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 있을 테니스 팬들을 위한 이벤트 차원에서 공개했다. 샤라포바는 함께 올린 영상을 통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전화번호를 공개하기로 했다.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휴대전화 번호다.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를 전해도 좋고 내게 궁금한 것을 물어봐도 좋다. 그냥 ‘안녕(Hello)’이라고만 보내도 된다”고 말했다. 샤라포바는 지난달 27일에도 화상 통화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그는 150명의 팬과 동시에 화상 통화를 진행해 약 2시간 동안 질문에 답하고 서로 안부를 묻는 시간을 보냈다. 여자 테니스 최고의 스타였던 샤라포바는 올해 2월 은퇴를 선언했다. 2012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며 여자 선수 가운데 역대 10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샤라포바는 4대 메이저대회에서만 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야구 KIA가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을 앞세워 ‘선발 왕국’을 재건할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야구 개막이 미뤄진 가운데 KIA의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30)와 드류 가뇽(30)이 연일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브룩스는 지난해 오클랜드와 볼티모어에서 선발 투수로 뛰었다. 볼티모어는 LG 김현수가 2016∼2017시즌 몸담았던 팀이기도 하다. 브룩스는 29경기에서 110이닝을 던지며 6승 8패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현역 메이저리거’를 영입하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하지만 KIA의 새 사령탑 맷 윌리엄스 감독이 영향력을 발휘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2018∼2019년 오클랜드의 주루코치로 활동하던 당시 브룩스와 인연을 맺었다. 브룩스는 입단 당시 “윌리엄스 감독이 KIA에 온 것을 알고 있었다. 그와 함께라면 적응이 편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뉴욕 메츠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가뇽 역시 기대주다. 가뇽은 5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3이닝 5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뇽의 빅리그 성적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8.37이었다. 트리플A에서는 6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가뇽이 메츠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면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나자 KIA는 곧바로 연락을 취했고, 가뇽은 한국과 일본을 저울질하다 KBO리그를 택했다. 역시 메츠 등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서재응 KIA 투수코치는 “브룩스가 타자와 싸움을 하는 유형이라면 가뇽은 공끝과 제구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KIA의 외국인 투수들은 제구 난조로 고전했다. 제이콥 터너(7승 13패 평균자책점 5.46)와 조 윌랜드(8승 10패 평균자책점 4.75)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복이 심했다. 두 선수와 재계약을 포기한 KIA가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브룩스와 가뇽을 영입한 이유다. 두 선수 모두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0km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좋은 제구 능력과 다양한 구종을 가지고 있다. 2019년 빅리그에서 9이닝당 볼넷이 브룩스는 2.78개, 가뇽은 2.66개에 불과했다. KIA는 2017년 양현종, 헥터 노에시, 팻 딘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브룩스와 가뇽이 안착한다면 KIA는 3년 만에 다시 강력한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빼앗긴 리그에도 최우수선수(MVP)는 나온다. 2019∼2020시즌 프로농구가 조기 종료된 가운데 KBL은 10일까지 MVP 선정을 위한 기자단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DB 김종규(29), KT 허훈(25), KCC 송교창(24)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키 207cm의 센터 김종규는 국내 선수 리바운드 1위(6.1개)를 차지하며 DB의 정규리그 공동 1위를 이끌었다. 치나누 오누아쿠(206cm), 윤호영(197cm)과 함께 ‘DB 산성’을 구축해 팀 리바운드 1위(38.9개)의 주역이 됐다. DB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전 경기(43경기)에 출전한 김종규는 득점(13.3점·국내 5위)과 블록슛(0.8개·국내 1위)에서도 제 몫을 했다.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KBL 사상 보수 총액 최고액(12억7900만 원)을 받고 LG에서 DB로 이적한 김종규는 지난 시즌 8위였던 팀을 SK와 함께 시즌 공동 1위에 올려놓으며 팀 성적과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허훈은 예리한 공격력을 자랑하며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35경기에 출전해 국내 선수 득점 2위(14.9점), 어시스트 전체 1위(7.2개)를 기록했다. 특히 어시스트 부문에서 2위 김시래(LG·4.8개)를 압도하며 리그 톱 가드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지난해 10월 20일 DB와의 경기에서는 3점슛을 연속으로 9개 성공하며 2004년 조성원(당시 KCC)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2월 9일 KGC전에서는 역대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2위(21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1위는 2005년 김승현(당시 오리온)의 23개다. 당시 허훈은 24득점, 2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BL 최초 20득점-20어시스트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송교창은 42경기에서 평균 15득점(1위), 5.6리바운드(국내 6위), 3.2어시스트(15위)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였다. 누적 출전시간 1위(1336분 22초)를 차지할 정도로 꾸준함이 돋보인 송교창은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출전 시간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공헌도 지표에서 1073.29점을 기록해 국내 선수 중에선 김종규(2위·999.05점), 허훈(5위·933.78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상윤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김종규가 오누아쿠와 함께 DB의 골밑을 장악하면서 공수 양면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했다고 본다. 골밑 수비가 단단해 상대 팀 입장에선 공격 전술을 짜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허훈은 슛과 2 대 2 플레이 등에서 리그 톱으로 올라섰다. 팀 성적이 6위에 그쳤고, 중간에 부상으로 8경기를 뛰지 못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송교창은 팀 내 에이스 이정현과 ‘원투펀치’를 이루면서 급성장했다. 속공 참여, 리바운드 등 많은 부문에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양)동근이는 16년 전부터 제가 한 말을 다 적어놨어요. 준비된 지도자죠.”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57)에게 2004년 프로농구에 데뷔한 가드 양동근(39)의 첫인상은 ‘투박함’이었다. 당대 최고의 가드로 이름을 날린 이상민(48·삼성 감독), 김승현(42·해설위원)과는 달랐다. 그들이 가진 천부적인 재능은 없었지만 늘 투지가 넘쳤다. 경기 중 레이업슛을 실수한 뒤에는 불 꺼진 체육관에서 레이업슛 300개를 연습하는 선수였다. 유 감독은 양동근의 그런 근성을 보며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양동근이 데뷔하며 유 감독이 처음 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2004∼2005시즌. 두 사람은 나란히 시행착오를 겪었다. 모비스는 7위(24승 30패)로 시즌을 마쳐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유 감독의 혹독한 조련은 그즈음부터 시작됐다. 당시를 기억하는 모비스 관계자들은 “감독님이 (양)동근이를 혼내는 건 옆에서 보기만 해도 몸이 벌벌 떨릴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네가 가드냐?”는 독설이 가슴에 박혔지만 양동근은 유 감독의 지적 사항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록했다. 패스 궤적을 그린 쪽지를 숙소 곳곳에 붙여놓고 외우고 또 외웠다. 유 감독은 “동근이는 원래 포인트가드가 아니었다. 안 하던 것을 하려니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1년 안에 눈에 띌 정도로 성장하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옛날에는 감독님이 참 냉정한 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이 많은 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사제(師弟)는 이후 6차례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다. 양동근은 공수 양면에서 리그 최고의 가드로 우뚝 섰다. 이전의 역대급 포인트가드들과 비교해도 최상급의 공격력은 물론 수비에서도 상대 에이스 가드를 틀어막는 ‘스토퍼’ 역할을 수행했다. 모비스의 팀 컬러가 된 유재학표 ‘질식 수비’는 양동근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양동근은 “감독님은 아직도 경기 중에 내가 놓친 부분을 정확히 잡아내고 왜 그렇게 했는지 질문하신다. 감독님께는 늘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배워야 한다.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양동근의 등번호 6번은 모비스의 영구 결번이 됐다. 6번은 유 감독의 선수 시절 등번호이기도 하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오래하지 못한 유 감독은 양동근을 최고의 선수로 키우겠다는 뜻을 담아 6번을 추천했다. 17년을 줄곧 같은 감독과 호흡을 맞췄으니 보통 인연이 아니다. 유 감독은 1일 KBL센터에서 진행된 양동근의 은퇴식에 참석해 지도자로서 새 출발을 앞둔 제자를 꼭 끌어안았다. 유 감독은 “동근이가 코트에 없다고 생각하면 몸의 어느 한 군데가 떨어져 나간 것처럼 허전하다. 이제 지도자로 출발하는 동근이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하는 것이 내겐 가장 큰일”이라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의 개막이 내년 7월 23일로 확정되면서 각 경기단체들도 출전 자격, 대표팀 구성, 훈련 일정 등에 대한 계획을 다시 짜는 데 분주하다. 태권도는 1월 선발전을 통해 확정한 남자부 58kg급 장준(한국체대)을 비롯해 68kg급 이대훈(대전시청) 등 현 남녀 대표 선수들이 그대로 내년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이미 배분된 출전권을 그대로 유지한다. 현재까지 올림픽 랭킹, 대륙 선발전 등을 통해 128명 중 87명(68%)의 선수가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갔다. 한국은 남녀 합쳐 6체급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대표적인 ‘효자 종목’ 양궁은 도쿄에서 남녀 개인, 단체전에 신설된 혼성전까지 5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올림픽 출전권은 이미 확보한 상태. 대한양궁협회는 조만간 선발전을 치러 올림픽에 출전할 남녀 3명씩을 추릴 계획이다. 올해 올림픽 개최를 전제로 진행 중인 선발전은 모두 중단된 상황이라 지금까지의 결과를 새로운 선발전에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골프, 펜싱, 배드민턴 등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출전권을 배분하는 종목은 랭킹 레이스가 중단됨에 따라 새로운 올림픽 랭킹 확정 일자를 정해야 한다. 올림픽 골프는 당초 남자는 6월 22일, 여자는 29일 랭킹을 기준으로 출전 자격을 줄 예정이었지만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기준 시기를 바꿔야 한다. 무난하게 출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였던 1위 고진영, 3위 박성현이 거센 추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펜싱과 배드민턴 역시 랭킹 레이스가 중단된 상황으로 이와 관련해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남자 펜싱 사브르 세계랭킹 1위 오상욱,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9위 안세영 등 출전 안정권에 든 선수들이 순위를 유지할지 관심이 모인다. 축구, 야구 등 단체 구기 종목은 대표팀 구성이 관건이다. 남자 축구는 엔트리 자격을 23세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적용하면 올해 1월 최종예선에서 출전권을 따는 데 앞장섰던 1997년생 선수들이 내년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 “올림픽 출전을 위해 예선을 치르고 준비해 온 선수들이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대회가 연기돼 본선에 참가할 수 없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내용의 공식 서신을 보냈다. IOC는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올림픽 사전 등록 명단 111명을 발표한 야구 대표팀은 선수 선발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축구 대표팀 김학범 감독과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계약 연장도 검토해야 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꿈의 무대’였던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기성용(31·마요르카·사진)은 데뷔전 1경기만 치른 채 자택에 머물고 있다.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날로 악화되면서 프리메라리가는 무기한 중단됐다. 6월 말까지 마요르카와 계약한 기성용이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기성용은 3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집에서 훈련하고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스페인의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 훈련을 하지 못하고 집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힘들지만 축구 이전에 건강이 최우선이다.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팀에서 개별 일정과 프로그램을 줬다. 이 상황이 빨리 끝나서 훈련과 경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1일 오전 9시 현재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5159명으로 미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7일 에이바르와의 방문경기에 교체 출전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으로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패스 마스터’로 불리는 기성용이 스페인의 패스 축구와 궁합이 잘 맞을 거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리오넬 메시(33)를 비롯한 FC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급여 삭감에 동의했다. 바르셀로나는 같은 날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와 선수단 대부분이 코로나19 위기가 극복될 때까지 급여 삭감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프리메라리가 팀의 경우 클럽과 시즌 전 합의했던 금액의 7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직원들의 급여는 100% 보장한다. 메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급여 삭감에 동의했다. 이 결정으로 다른 직원들이 급여를 모두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0일 13만 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메이저리그(MLB) 개막 일정 역시 안갯속이다. 당초 27일 개막하려다 미뤄진 시즌 개막일이 언제로 잡힐지 기약이 없는 가운데 선수들도 연봉 삭감,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한파 등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올해 예정된 정규 시즌 경기(팀당 162경기)를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 선수들이 받는 연봉도 그에 비례해 줄어든다. MLB는 1995년 선수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해 팀별 경기 수를 144경기로 줄였다. 당시 경기 수가 11.1% 축소되면서 선수단 연봉도 같은 비율로 삭감됐다. 미국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이번 시즌 경기 수는 최소 81경기에서 최대 144경기 사이로 논의되고 있다. 이번 시즌 연봉 2000만 달러(약 244억 원)를 받기로 한 류현진의 경우 222만 달러에서 최대 1000만 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다. 연봉이 반 토막 날 수도 있는 것이다.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개막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경기 개최 조건 세 가지에 합의했다. MLB는 △정부가 군중이 모이는 행사를 허가하고 △미국과 캐나다 사이 이동 제한이 풀린 뒤 △의료계 전문가들이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들의 안전이 확보됐다고 봤을 때 개막할 수 있다. 경기가 진행되지 않으면 관중 입장료 및 중계권 수입, 광고비 등이 줄기 때문에 각 구단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장기 계약이 보장된 선수들은 손해가 덜하지만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지난 3년간 MLB 평균 연봉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큰손’ 구단들의 초대형 계약은 매년 나오고 있지만, 성적이 애매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구단들이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경기 수가 줄면 구단 재정이 악화돼 선수들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2020시즌이 완전히 취소될 경우 가장 큰 손해를 입을 구단은 LA 다저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NBC스포츠는 30일 ‘만약 메이저리그 2020시즌이 취소된다면 어떤 팀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30개 구단 가운데 다저스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월드시리즈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마른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정상급 타자 무키 베츠와 왼손 에이스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베츠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MLB 구단주와 선수 노조의 최근 합의에 따르면 이번 시즌이 취소되더라도 선수들의 등록일수(서비스타임)는 인정된다. 시즌이 취소된다면 베츠는 다저스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고 FA로 풀리게 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을 구단 사상 투수 최고액인 4년 8000만 달러에 영입한 토론토 역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베테랑 FA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영입 후 1∼2년 동안 최대의 성과를 낸다.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은 구속이 아니라 제구로 승부하는 투수이기 때문에 수명이 길지만, 4년 계약의 마지막인 36세 시즌보다 33세 시즌이 더 좋을 것은 분명하다. 계약 첫 시즌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잃는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축구 리그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는 코로나19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리그를 치르고 있다. 벨라루스에서는 지난 주말 프로축구 6경기가 열렸다. 봄에 개막해 가을에 끝나는 벨라루스 프로축구 리그는 19일 개막했다. 29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는 수도를 연고로 하는 두 구단인 ‘FC민스크’와 ‘디나모 민스크’의 라이벌전이 열렸는데 이날 약 300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마스크를 쓴 관중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웃통을 벗고, 어깨동무를 하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알렉산드르 알레이니크 벨라루스축구연맹 대변인은 “우리는 당국이 권장하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 팬과의 모든 접촉은 장갑을 착용한 채 진행됐다”고 말했다. 최근 벨라루스는 축구뿐 아니라 아이스하키 등도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벨라루스가 스포츠 이벤트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1994년부터 장기 집권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66)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접 국가인 러시아와 폴란드 등이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고 있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는 완전히 바보 같은 짓”이라고 일축했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그는 29일 열린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경기에 직접 출전해 어시스트까지 했다. 경기 후 그는 “기어 다니며 사느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서서 죽는 게 낫다”며 “차가운 얼음판 위에서 운동하는 게 최고의 바이러스 치료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모든 벨라루스 국민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보드카를 하루 50mL를 마셔야 한다. 땀 흘려 일하고 정기적으로 사우나를 하라”는 등의 황당한 건강수칙을 권고하기도 했다. 벨라루스가 유럽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청정지역인 것은 아니다. 인구 945만 명인 벨라루스에서는 30일 오후 10시 현재 9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아직 사망자는 없다. 하지만 “축구뿐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취소하지 않겠다. 계획한 행사는 모두 주최할 것이고, 신이 코로나19로부터 국민들을 지켜줄 것”이라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근거 없는 자신감 속에 벨라루스는 위태로운 곡예를 계속하고 있다. 과거 바르셀로나와 아스널에서 뛰었던 벨라루스 출신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흘레프(39)는 영국 매체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전 유럽 축구가 멈췄지만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축구를 하고 싶다면 벨라루스 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며 벨라루스 정부 방침을 비꼬았다. 그는 “벨라루스 사람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지켜보고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정구(소프트테니스) 선수 문대용(27·문경시청)은 경북 문경의 고향집에 가면 거실 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한다. 자신과 여동생 문혜경(23·NH농협은행)의 선수 생활이 담긴 십수 년 치 동아일보 스크랩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다. 2007년 문경중 2학년이던 문대용이 제85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때부터 지난해 97회 대회에서 문혜경이 단식, 복식, 혼합복식,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4관왕에 오른 내용까지…. 수십 편의 기사는 남매가 코트에서 보낸 지난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문대용은 “옛날 사진과 인터뷰를 보면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 스크랩들이 어느새 나와 혜경이의 정구 인생을 담은 역사책이 됐다”며 웃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신문에 나온 걸 허투루 두겠느냐”며 어머니 김순덕 씨가 차곡차곡 모아둔 ‘가보 1호’이다. 문대용은 문경중의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던 13년 전 대회를 또렷이 기억했다. 당시 신설된 남중부 결승에서 문경중은 안성중을 3-2로 꺾고 초대 챔피언이 됐다. 문대용은 횡성중과의 준결승에서 단식과 복식 승리를 따낸 뒤 안성중과의 결승에서도 복식 승리를 가져왔다. 당시 기사에는 7세 때 나뭇가지에 찔려 왼쪽 눈 시력을 잃었던 그의 사연이 담겼다. 시력 보호를 위해 보호안경을 쓴 채 라켓을 휘두르는 사진도 함께 실렸다. 문대용은 “그때까지 주변에서 왼쪽 눈이 안 좋다는 것만 알았지 실명이라는 건 많이 모르셨던 것 같다. 그 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학창 시절 어려운 환경에도 정구 라켓을 잡고 꿈을 키웠던 남매는 나란히 성인 대표팀에 뽑혀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문혜경은 동아일보기를 1년 중 가장 중요한 대회로 생각하고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정구 선수들은 3월부터 10월까지 회장기, 전국체육대회 등 7, 8개 대회에 출전한다. 문혜경은 “감독, 코치님부터 선수들까지 가장 큰 부담을 가지고 준비하는 대회가 동아일보 대회다. 정구가 미디어에 소개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동아일보기 때는 기사가 많이 나와 이를 보고 주변에서 연락이 오곤 한다”고 말했다. 문혜경의 소속 팀이자 지난해로 팀 창단 60주년을 맞은 NH농협은행 여자 정구팀은 실업팀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동아일보기 대회에 참가한 팀이다.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은 “100년 가까운 최고 역사를 지닌 동아일보기 대회는 그 어떤 무대보다 애착이 많이 간다. 정구인이라면 누구나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고 설명했다. 1923년 시작된 이 대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일 종목 대회다. 지난해까지 97회를 치른 동아일보기는 2007년부터 13년째 남매의 고향인 문경시에서 열렸다. 문경시는 선수단 및 가족 등 매년 1500여 명이 찾는 동아일보기 대회 기간에는 약 3억8000만 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13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문경시의 정구 저변도 함께 커졌다. 인구 7만여 명의 문경에 정구 동호인이 400∼500명에 달한다. 대회가 열리는 문경국제정구장은 아침이면 정구를 즐기는 동호인들로 붐빈다. 문대용은 “동아일보기 때는 동호인들도 많이 와서 경기를 관람하신다. 대회 기간에는 대회 소식이 실린 동아일보 지면을 대회장 곳곳에 붙여 놓는데, 내가 나온 기사를 동호인들이 모여서 보시는 모습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며 웃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