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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출범에 대해 “한미 동맹은 인도태평양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며 “북한의 위협 등 세계적 도전에 맞서 한미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때 북한의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에서 북한은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오래 지속될 한미 동맹을 통해 공통의 이익과 가치를 추구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0일 정례 회견에서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구축해 온 우호 협력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이 방한한 데 대해 “양국이 한일관계가 더는 악화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한국 새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윤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위협성 발언을 내놓았다. 환추(還球)시보는 “미국은 한국을 중국 억제 진영에 합류시키려 하지만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용) 인도태평양 전략에 협력할 경우 한국 이익을 훼손하고 한국 경제 발전의 모멘텀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때처럼 경제 보복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환추시보는 “중국은 중대 이익과 관심사가 걸린 민감한 문제에서 중국은 어떠한 변경이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발휘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0일 정례 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국제 사회가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건전한 한일 관계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확보하는 데도 불가결하다”고 밝혔다. 한일관계에 대해 마쓰노 장관은 “1965년 수교 이후 구축해 온 우호 협력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이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과 9일 가진 회담과 관련해 마쓰노 장관은 “양국이 한일관계가 더는 악화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한국 새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일본 NHK 등 주요 언론들은 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현장을 중계하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NHK는 “윤 대통령이 4만 명의 참석자 앞에서 선서한 뒤 취임연설을 갖고 향후 새 정부의 운영 방침을 제시했다”며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는 한편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도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 취임으로 5년 만에 한국이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것에 주목하며 부동산 가격 상승 대책 마련,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타격을 받은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 등이 큰 과제라고 짚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을 하루 앞둔 9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 등 취임식에 참석할 해외 사절단을 연이어 만나며 정상 외교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어맨다 밀링 영국 외교부 아시아 담당 국무상, 사파예프 우즈베키스탄 상원1부의장과 하토야마 전 총리를 차례로 접견했다. 특히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내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으로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사죄하고 2018년 합천 원폭 피해자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윤 당선인은 접견 자리에서 “2015년에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주신 것을 일본 정치 지도자의 책임 있고 용기 있는 모습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아직도 잘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대신해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하야시 외상은 이날 저녁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는 “한일 간 인적 교류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기 위해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비자 면제 복원 등을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고, 양측은 인적 교류 재활성화에 공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외상을 총리특사로 파견한 데 대해 “한일 간 어려운 문제가 존재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3일 오전 8시 반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승용차 한 대가 정차했다. 운전석에서 내린 여성은 딸을 교문 안까지 데려다준 후 차량으로 돌아왔다. 이 여성은 “학교 앞에 차를 세우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아이의 안전이 걱정돼 교문 바로 앞에 내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집계한 결과 학생들이 등교하는 오전 8시 반부터 20분간 교문 앞에 정차한 차량은 15대에 달했다. 일부 운전자는 아예 인도까지 침범해 차를 댔고, 아이들이 차를 피해 차도로 걸어가야 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매일 걸어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준다는 김주영 씨(38)는 “차를 이용하면 훨씬 편하지만 너도나도 차를 가져오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걸어 다닌다”며 “아침마다 학교 앞에 몰리는 차량들을 보면 걱정부터 든다”고 했다. ○ 스쿨존 주정차 금지 6개월, 현장은 “그대로”지난해 10월 21일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스쿨존의 모든 도로에서 차량 주정차가 금지됐다. 이를 위반해 적발되면 승용차 12만 원, 승합차 13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스쿨존에서 차량을 세우면 어린이 보행자가 차량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등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새 법규가 시행된 지 6개월을 훌쩍 넘었지만 현장에선 버젓이 불법 주정차가 이어지고 있었다. 4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도 학생들이 몰리는 아침 30분 동안 11대의 차량이 스쿨존에 버젓이 정차하고 아이들을 내려줬다. 3일 송파구에서 교통지도를 했던 장주영 서울녹색어머니연합회 수석부회장은 “구청 단속이 자주 이뤄지지 않는 데다 단속 권한이 없는 교사나 보안관 등이 주정차를 못 하게 하면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6개월 동안 현장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개정안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모두 8만4238건의 스쿨존 불법 주정차 차량이 단속됐다. 올해도 매달 1만1196∼1만4238건씩 단속되고 있다. 1분기(1∼3월) 기준으로 단속 건수는 올해(2만876건)가 지난해(2만2020건)보다 1144건(5.2%) 줄어든 수준이라 현장에선 “시행령 개정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천경숙 녹색어머니중앙회장은 “단속이나 과태료 부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불법 주정차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쿨존 주정차 어린이에게 심각한 위협”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보행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0.3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23명)보다 50% 가까이 높다. 특히 어린이 보행 사고 가운데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 사상자 발생 비율이 62%에 달한다. 하교 시간대인 오후 4∼6시와 외부 활동이 늘어나는 5월 교통사고가 가장 많다. 경찰청 집계 결과 스쿨존 사고 역시 2018년 418건, 2019년 532건, 2020년 464건 등으로 크게 줄지 않고 있다. 4일 발생한 경남 거제 초등학생 스쿨존 사고 역시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를 당한 A 군(7)이 다닌 초등학교는 4면이 도로로 둘러싸여 있지만, 정문 앞 왕복 4차로에만 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학부모와 학원 차량들은 단속을 피해 주로 학교 후문 쪽으로 다녔고, 이 구간에서 A 군은 사고를 당했다. 특히 후문 쪽 도로는 왕복 2차로로 좁고 급경사인 데다 곡선 구간도 있어서 운전자 시야의 ‘사각지대’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고 한다. 거제시와 시의회는 무인 단속카메라 추가 설치, 도로 개선 등을 뒤늦게 추진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스쿨존 안전의 첫 단계는 불법 주정차 금지”라고 입을 모았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선임연구원은 “초등학생들은 차체보다 키가 작아 운전자 시야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불법 주정차한 차량 운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본부장은 “일부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안심 승하차존’을 모든 학교에 설치하되 보행자 출입 공간과 철저히 분리되도록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美 뉴욕주, 스쿨존서 제한속도 넘을 경우 벌금-징역형 日, 오전7시반~8시반 차량통행 금지인근 회사서 차 빼는 것도 금지돼뉴욕시, 단속카메라 2000개 설치차량들 대부분 ‘거북이 속도’ 주행 어린이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미국은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법규와 이를 위반했을 때 가해지는 처벌이 매우 강력하다. 일본의 스쿨존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반경 500m 내 통학로에 설정된다. 2일 오전 7시 반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의 한 초등학교 앞. 학교 앞 일방통행 도로에 ‘차량통행 금지’가 적힌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학생들의 등교가 끝나는 오전 8시 반까지 이 도로에선 허가받은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통행이 금지되는 것. 이 도로에 정문을 접하는 조난(城南)소학교의 한 교사는 “주민들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 내 상당수 기초자치단체는 이처럼 오전 7시 반부터 1시간 동안 스쿨존 내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이 시간에는 스쿨존에 접한 주택, 회사 등에서 차를 빼거나 주·정차를 하는 것도 금지된다. 부득이하게 차량 출입이 필요하면 관할 경찰서에 자동차등록증, 통행 이유를 소명하는 자료 등을 제출한 뒤 통행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조차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통행을 삼가 달라’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학교와 맞닿아 있지 않더라도 반경 수백 m 지역은 최고 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하는 ‘존(zone) 30’으로 묶는다. 이에 더해 도로 폭을 줄이거나 도로를 일부러 굴곡지게 해 감속을 유도하는 ‘존30 플러스’도 최근 도입됐다. 일본 경시청은 “보행자 충돌 차량의 속도가 시속 30km를 넘으면 보행자 치사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뉴욕주는 학교 반경 0.25마일(약 400m)이 스쿨존이다. 주중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차량의 속도는 시속 20마일(약 32km)을 넘기면 안 된다. 제한속도를 시속 10마일(약 16km) 이내로 초과하면 최대 300달러(약 38만 원), 시속 30마일(약 48km) 이내로 초과하면 최대 600달러(약 76만 원), 초과 속도가 시속 30마일을 넘으면 최대 1200달러(약 152만 원)의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스쿨존 내 주행 속도가 제한속도보다 시속 11마일(약 18km) 이상 넘을 경우 운전자는 벌금 외에 15일 이상의 징역형도 받을 수도 있다. 뉴욕시는 750개 스쿨존에 약 2000대의 단속 카메라를 설치했다. 올해 안에 200여 대를 추가하고, 카메라 작동 시간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스쿨존에서 벌어진 치명적인 교통사고의 3분의 1이 단속 카메라가 꺼진 시간 동안 발생했다는 걸 감안한 조치다. 이 때문에 뉴욕의 스쿨존에선 차량들이 대부분 ‘거북이 속도’로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뉴욕주 교통 규칙에 따르면 스쿨버스가 적색등을 깜빡이며 멈춰 있을 경우 양방향에서 진행하던 다른 차량들은 스쿨버스에서 6m 이상 떨어진 곳에 정지해야 한다. 이후 학생들이 모두 승·하차를 하고 적색 점멸등이 꺼진 다음에야 다시 진행할 수 있다.특별취재팀 ▽ 팀장 강승현 사회부 기자 byhuman@donga.com▽ 김재형(산업1부) 정순구(산업2부) 신지환(경제부) 김수현(국제부) 유채연(사회부) 기자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세계 최고 부자이자 괴짜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일본의 인구 감소를 언급하며 ‘일본은 결국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8일 트위터에 “당연한 것이겠지만 사망률이 출생률을 웃도는 현 상황에 변화가 없는 한 일본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류 최대 위험은 급속히 감소하는 출생률”이라고 말하는 등 몇 년 전부터 주요국 인구 감소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일본 총무성이 최근 발표한 인구 추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일본 15세 미만 인구는 1년 전보다 25만 명 적은 1465만 명으로 1982년 이후 41년 연속 감소했다. 일본 인구 가운데 15세 미만 비중은 11.7%로 1975년 이후 48년째 축소해 심화되는 저출산 현상을 보여줬다. 유엔 인구통계연감에 따르면 인구 4000만 명 이상 국가 중 전체 인구 대비 어린이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가 일본이다. 반면 일본 인구에서 65세 이상 비율은 29.1%나 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세계 최대 부자이자 괴짜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의 인구 감소를 언급하며 ‘일본은 결국 사라질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8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당연한 것이겠지만 출생률이 사망률을 웃도는 현 상황에 변화가 없는 한 일본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류 최대 위험은 급속히 감소하는 출생률”이라고 말하는 등 몇 년 전부터 주요국 인구 감소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일본 총무성이 최근 발표한 인구 추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일본 15세 미만 인구는 1년 전보다 25만 명 적은 1465만 명으로 1982년 이후 41년 연속 감소했다. 일본 인구 가운데 15세 미만 비중은 11.7%로 1975년 이후 48년째 축소해 심화되는 저출산 현상을 보여줬다. 유엔 인구통계연감에 따르면 인구 4000만 명 이상 국가 중 전체 인구 대비 어린이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가 일본이다. 반면 일본 인구에서 65세 이상 비율은 29.1%나 된다. 일본 인구는 지난해 10월 기준 1억2550만 명으로 전년보다 약 64만 명 줄어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5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9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 등 취임식에 참석할 해외 사절단을 연이어 만나며 정상 외교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아만다 밀링 영국 외교부 아시아 담당 국무상, 사파예프 우즈베키스탄 상원1부의장과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를 차례로 접견했다. 특히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내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으로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사죄하고 2018년 합천 원폭 피해자들 앞에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접견 자리에서 “2015년에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해주신 것을 일본 정치 지도자의 책임 있고 용기 있는 모습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아직도 잘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올바른 역사 인식 가운데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일한 관계를 열어나가자 하신 데 대해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동감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접견 자리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내정자, 이문희 외교비서관 내정자와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이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대신해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일본 외무상의 한국 방문은 2018년 6월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때 고노 다로 당시 외무상이 방한한 이후 약 4년 만이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저녁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 취임식에 외무상을 총리특사로 파견한 데 대해 “한일 간 어려운 문제가 존재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 최대 현안인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대단하네요. 자동차로서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도 힘내줬으면 좋겠네요.”일본에서 자동차 관련 유튜브 채널 ‘E카 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인 저널리스트가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시승하며 남긴 말이다. 아이오닉5의 일본 현지 시승기 중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그의 영상을 시청한 일본 소비자들이 남긴 댓글에는 복잡한 심경이 묻어났다. ‘일본차도 분발해야 한다’ ‘위기감이 느껴졌다’ ‘좋은 물건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일본 문화 특유의 다테마에(建前·속마음과 달리 겉으로 드러내는 표현)를 감안하더라도, 일본 소비자나 언론 등의 평가는 상당히 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2009년 이후 13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차의 일본 시장 성적표에 한국과 일본 양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수입차에 대한 견고한 장벽,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낮은 인지도 등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현대차 측도 판매량보다 “배우고 도전하겠다”(장재훈 현대차 사장, 2월 8일 일본 현지 영상 발표회 중)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확인된 상품 경쟁력과 전기차로의 전환이 한발 늦은 일본 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도 제기된다.》○ 한류 믿고 진출했다 참패현대차가 일본 시장 문을 처음 두드린 건 2001년이다.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가 한류 붐을 일으켰던 시기다. 현대차는 겨울연가의 주인공인 배우 배용준 씨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쏘나타, 그랜저, 엘란트라(아반떼XD), 싼타페 등 승용차 라인업을 총출동시켰다. ‘연간 판매량 3만 대를 5년 내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세웠다. 결과는 알려졌다시피 실패였다. 일본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2009년 철수할 때까지 9년간 승용차와 화물차, 버스 등을 포함해 누적 1만5147대, 연평균 1683대를 팔았다. 현대차의 철수는 일본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한 것과 비교돼 더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에선 2008년 한 해 동안 혼다 1만 대를 포함해 일본차가 2만 대 넘게 팔렸다. 현대차의 실패 원인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 일본 소비자의 자국 브랜드 선호, 폭이 좁은 일본의 도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중대형차 위주 라인업 등이 거론돼 왔다. 텃세로 인해 판매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 것도 부정적 요소였다. 버스 등 상용차 부문만 남겨 놓고 일본에서 철수했던 현대차는 13년 전과는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전기차 아이오닉5, 수소연료전기차 넥쏘 등 2종만 선보인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강세인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량은 라인업에서 배제했다. 아예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오프라인으로는 전시 공간인 ‘현대 고객경험센터’를 운영하되 판매는 온라인 플랫폼으로만 이루어지게 한 것. 현대차의 두 차종은 이달 2일 일본에서 공식 판매에 들어갔으며, 7월부터 구입자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악화된 한일 관계도 부담현대차의 판매 목표는 얼마나 될까. 현대차는 지난해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에서 316만4143대를 판매했다. 기아를 포함하면 667만 대로, 글로벌 시장 4위 자동차그룹이다. 하지만 올해 일본 판매 목표는 겨우 몇백 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의 판매량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수입차에 우호적이지 않은 일본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차량 479만2892대 중 수입차는 5.4%인 25만9752대에 그친다. 지난해 등록된 신차 중 약 22%가 해외 브랜드였던 한국과는 다른 시장이라는 의미다.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수입차 관세를 낮춘 한국과 달리 일본은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도 FTA를 맺지 않아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이 여전히 약하다. 13년 전보다 오히려 악화된 점도 있다. 우호적이었던 한일 관계는 일본의 과거사 왜곡, 강제징용 배상 판결, 대(對)한국 수출 규제 등을 거치며 완전히 얼어붙어 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낮은 인지도에 ‘혐한’ 정서까지 맞물리면서 한국 기업이 일본에서 생존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의 경제 불황 장기화로 자동차 산업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도 현대차에 우호적이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일본 자동차 판매량은 2018년 약 564만 대를 기점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다그럼에도 일각에서 기대감을 품는 건 일본 전기차 시장이 아직 ‘무주공산’이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닛산(1만846대)과 테슬라(5200대) 등 2만1144대로, 전체 판매량의 0.4%에 그친다. 도요타가 4월에야 양산형 전기차 ‘bZ4X’를 들고 나왔지만 판매 전망은 우호적이지 않다. 도요타는 개인 판매 없이 매월 약 86만 원(8만8220엔)을 내는 구독형 서비스로만 bZ4X를 판매하기로 했다. 전기차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보급도 느려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과 전기차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구입 보조금도 지난해 말 2배로 늘면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경쟁력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오닉5는 지난달 ‘월드카 어워즈’에서 ‘2022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됐으며, 형제 차량인 기아 EV6는 ‘2022 유럽 올해의 차’로 뽑혔다. 일본 매체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도 지난달 20일 아이오닉5를 분석하며 “아이오닉5는 bZ4X, 닛산의 신형 전기차 ‘아리야’ 등 일본 전기차와 비슷한 등급인데 주행거리는 길고 가격은 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 선호도를 감안하면 현대차의 경쟁 상대는 사실상 테슬라라는 반응도 있다. 일본 내 혐한 정서 속에서도 전기차의 주요 고객층으로 분류되는 20, 30대가 한국에 우호적인 점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현대차가 일본에 재진출하며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기능, V2L(전기차 외부로 전기를 공급하는 기능) 등 정보기술(IT)을 강조하는 것도 이를 감안한 전략이다. 현 시점에서 현대차 일본 재진출의 성패를 예측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마저 스마트폰에서 ‘삼성’을 떼고 ‘갤럭시’라는 이름으로만 파는, 한국 기업에 유독 어려운 시장이 일본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이미 한 차례 실패가 있었던 만큼 두 번의 실패만은 피하기 위해 온갖 방안을 짜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의 성패는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다른 기업들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일본 총리가 일제 패전 이후 전쟁 포기를 규정한 평화헌법 시행 75년을 맞은 올해 개헌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자위대 보유 정당화 추진 속내를 드러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헌법 9조에 자위대 보유를 명기하는 개헌에 대해 “위헌 논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국민에게) 정중히 설명하겠다”며 “일본 헌법은 시행 75년을 맞아 시대에 맞지 않고 부족한 내용도 있다. 꼭 개헌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을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평화헌법 조항으로 불리는 헌법 9조는 무력행사의 영구적 포기와 군대 미(未)보유, 교전권 불인정을 규정했다. 아사히신문이 3일 전국 유권자 189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6%가 ‘헌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개헌 지지 의사를 보냈다.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37%였다. 아사히신문이 2013년부터 매년 일본 헌법기념일(5월 3일)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가운데 이번 조사가 개헌 찬성률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헌법 9조 수정에 대해서는 아사히신문 조사 응답자 59%가 ‘바꾸지 않는 편이 좋다’고 답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3일 일본 총리관저 홈페이지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지난달 26일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을 면담했다는 내용이 쏙 빠져 있다. 일본 주요 신문들이 분 단위로 취재해 쓰는 총리 동정에 ‘오전 10시 40분 한국 대표단 면담’이 실려 있고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직접 답변했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언론 보도로 일본 국민이 이미 알고 있는 기시다 총리의 한국 대표단 면담 사실을 일본 정부는 왜 드러내려 하지 않는 것일까. 대표단 면담을 전후해 일본에서 벌어진 일들을 종합해 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총리의 대표단 면담 전이나 후에 일본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게 아니라는 뒷말이 나왔다. 애초 기시다 총리가 면담에 소극적이었지만 한미일 삼각 연계를 강조하는 미국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한국 대표단을 만났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에는 면담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망설이던 기시다 총리가 면담 전날 밤에 결심했다” 등의 언론 보도는 이런 분위기를 드러낸다. 전·현직 총리부터 일본을 이끈다는 주요 관계자들이 시간 단위로 한국 대표단과 면담을 해놓고 뒤에서는 ‘만나기 싫었는데 억지로 만났다’며 어깃장을 놓는 모양새다. 그 배경에는 일본 주류라는 보수 강경파가 있다. ‘한국이 징용공 문제의 답을 내놔야 한다’며 일제강점기 근로자 강제동원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고,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다 해결됐다’며 큰소리를 쳐야 지지를 얻는 게 일본 분위기다. “한국 대표단과 섣불리 면담하면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자민당 강경파는 이제 “면담은 몰라도 더 이상은 안 된다”고 한다. 문제는 국제정세가 그렇게 간단치는 않다는 점이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의 반일 감정을 두고 ‘국제정세를 외면한 어리석은 처사’라고 비판해 왔다. 지금은 거꾸로다. 관계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국내에서 ‘콘크리트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한국을 공격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억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면 한국 새 정부로서는 일본이 관계 개선과 안보 협력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시다 총리는 전통적으로 평화와 동북아 선린우호를 추구해 온 자민당 고치카이(宏池會) 파벌의 적통을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초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가 있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추천을 보류하려다 막판에 방향을 튼 것을 두고 일본에서는 “당내 소수파인 기시다의 컬러를 당내 보수파가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대로 읽으면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에 뜻을 두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억지로 만나는 것’이라는 여론몰이를 무릅쓰고 대표단과 마주 앉아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은 기시다 총리의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친일세력’이라 공격 받을 수 있는데도 일본에 대표단을 보내 관계 개선 의향을 표명한 것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기로 평가할 수 있다. “한미일 연계가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는 기시다 총리 말대로 작금의 한일 관계 개선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1965년 수교 이래 한일 관계는 결국 양국 최고위층이 용기를 내고 타협해 가며 만들어낸 산물이다. 한국도 일본도 눈치만 봐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마지못해 끌려가는 외교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에도, 주요 7개국(G7) 일본에도 어울리지 않는다.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 1위인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첫 양산 전기자동차 bZ4X를 12일 일본에서 출시한다. 개인 판매는 하지 않고 매월 약 86만 원을 지불하는 구독형 서비스만 제공한다. 전기차에서 미국 유럽 등에 뒤진 일본 자동차업계가 ‘낡은 전기차에 대한 고객 부담을 덜겠다’며 개인 판매를 포기하는 과감한 출사표를 냈다. 도요타는 3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bZ4X 출시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전략을 공개했다. 도요타는 자사 월 정액 구독형 서비스 킨토(KINTO)를 통해서만 전기차 bZ4X를 받을 수 있게 했다. 가입비 77만 엔(약 750만 원)을 일시불로 낸 뒤 4년간 전기차 정부보조금 등을 받아 매달 구독료 8만8220엔(약 86만 원)을 내는 구조다. 보험료 수리비 세금 부담은 없다. 5년째부터 구독료가 매년 줄어들어 10년째가 되면 월 4만8510엔을 낸다. 구독 시작 후 5년이 지나면 이용 도중 해약해도 위약금을 물지 않는다. 킨토는 도요타와 금융사들이 출자해 2019년 설립한 구독형 서비스 제공 업체다. 도요타 측은 “전기차는 충전을 반복할수록 배터리 수명이 짧아져 감가상각이 빠를 것이라는 불안이 큰데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런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전기차 배터리가 확실하게 검증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를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가 구입을 주저한다는 지적이 많다. 급속 충전소를 비롯한 전기차 인프라 보급도 더디다. 일본자동차판매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전기차는 약 1만5000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250만 대)의 0.6%에 불과하다. 한국(5.7%), 유럽연합(EU·19.3%) 등에 비해 매우 적다. 고테라 신야 킨토 사장은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구독 형태로 자동차회사가 10년간 고객 차를 돌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도요타는 보통 신차 판매 계획 수립에 2년 정도 걸리는데 이번에는 반년 만에 마쳤다. 지금까지의 도요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스피드”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세계의 전기차 전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자동차 왕국’ 명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최근 내놓은 ‘2050년 일본 산업’ 보고서에서 현 추세대로라면 2050년 일본 자동차 수출이 제로(0)가 되고 전체 자동차 생산량도 2019년(832만 대) 대비 최대 70%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일제 패전 이후 전쟁 포기를 규정한 평화헌법 시행 75년을 맞은 올해 개헌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자위대 보유 정당화 추진 속내를 드러냈다. 일본 국민 절반 이상이 개헌에 찬성하는 여론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헌법 9조에 자위대 보유를 명기하는 개헌에 대해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국민에게) 정중히 설명하겠다”며 “일본 헌법은 시행 75년을 맞아 시대에 맞지 않고 부족한 내용도 있다. 꼭 개헌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을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평화헌법 조항으로 불리는 헌법 9조는 무력 행사의 영구적 포기와 군대 미(未)보유, 교전권 불인정을 규정했다. 아사히신문이 3일 전국 유권자 189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6%가 ‘헌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개헌 지지 의사를 보냈다.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37%였다. 아사히신문이 2013년부터 매년 일본 헌법기념일(5월 3일)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가운데 이번 조사가 개헌 찬성률이 가장 높았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60%가 헌법 개정을 지지했다. 하지만 헌법 9조 수정에 대해서는 아사히신문 조사 응답자 59%가 ‘바꾸지 않는 편이 좋다’고 답했다. 일본에서는 중국의 부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심각해진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태평양전쟁 패전 직후 제정된 현행 헌법으로 대응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보수 진영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서 박사 학위 취득자가 지난 10년 새 주요국들과 달리 감소하며 ‘인재 육성을 통한 경제 성장’이라는 방향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인용한 일본 문부과학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 100만 명당 박사 학위 취득자 수는 2008년 131명에서 2018년 120명으로 감소했다. 한국이 같은 기간 191명에서 296명으로 증가한 것을 비롯해 미국(205→281명) 독일(312→336명) 중국(32→44명) 등의 박사 학위 취득자가 늘어난 것과는 반대 현상이다. 자연과학 분야 박사로 한정해도 일본(94명)은 한국(172명) 미국(181명) 독일(254명) 등에 뒤졌다. 2000년만 해도 한국과 일본의 인구 100명당 박사 학위 수가 엇비슷했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이 2배 이상으로 많다. 닛케이는 이런 현상을 ‘저학력국 일본’으로 지적하며 “일본은 (고교 졸업 후) 어느 대학을 합격했는지가 기업 채용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대학에 입학한 뒤로 공부를 하지 않는다”며 “연구하려는 학생들이 모이는 대학원의 매력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교육 주무부처인 문부과학성이 의무교육 관리에 힘을 쏟으면서 고등교육 정책 사령탑으로서 존재감이 희미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서 박사학위 취득자가 지난 10년 새 주요국들과 달리 감소하며 ‘인재 육성을 통한 경제 성장’이라는 방향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인용한 일본 문부과학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 100만 명 당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2008년 131명에서 2018년 120명으로 감소했다. 한국이 같은 기간 191명에서 296명으로 증가한 것을 비롯해 미국(205→281명) 독일(312→336명) 중국(32→44명) 등의 박사학위 취득자가 늘어난 것과는 반대 현상이다. 자연과학 분야 박사로 한정해도 일본(94명)은 한국(172명) 미국(181명) 독일(254명) 등에 뒤졌다. 2000년만 해도 한국과 일본의 인구 100명 당 박사학위 수가 엇비슷했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이 2배 이상으로 많다. 닛케이는 이런 현상을 ‘저학력국 일본’으로 지적하며 “일본은 (고교 졸업 후) 어느 대학을 합격했는지가 기업 채용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대학에 입학한 뒤로 공부를 하지 않는다”며 “연구하려는 학생들이 모이는 대학원의 매력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교육 주무부처인 문부과학성이 의무교육 관리에 힘을 쏟으면서 고등교육 정책 사령탑으로서 존재감이 희미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가 다음 달 10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대신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을 대표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NHK가 2일 보도했다. NHK는 “과거 전·현직 총리가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기시다 총리가 참석을 보류하고 각료를 보내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한국 측은 기시다 총리의 참석을 희망하고 있으나 총리는 역사 문제가 해결된다는 확약이 없다고 판단해 이번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한) 방한은 보류하겠다는 의향”이라고 보도했다. 한일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서는 하야시 외상이 일본 대표로 참석하는 게 일본 정부의 기류”라고 설명했다. 다만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아직 일본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어떤 통보도 온 것이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총리 주변에서는 총리의 방한을 신중하게 검토한 가운데, 집권 자민당의 보수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국 방문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자민당 총재이기도 한 기시다 총리로서는 당내 목소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본 측은 윤 당선인 취임식에 대규모로 대표단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한일의원연맹의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 다케다 료타 간사장, 니시무라 아키히로 사무국장 등이 등이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다.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는 의원연맹 회장이자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아들이기도 한 나카소네 히로후미 전 외무상도 취임식에 참석한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1983년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지난달 30일 일본 교토역에서 천장에 낡은 선풍기가 달린 오래된 전철을 타고 30분쯤 남쪽으로 가니 ‘재일동포 차별의 상징’인 우토로 마을이 있는 우지시가 보였다. 이날 오전 마을에는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비행장 건설에 강제동원된 조선인과 후손들이 살던 마을의 역사를 알리는 우토로 평화기념관이 공식 개관하는 날이었다. 한복을 입고 개관식에 참석한 우토로 재일교포 주민들은 이 마을 출신 동포 3세가 부르는 아리랑에 눈물을 글썽였다. 우토로에서 나고 자란 강도자 씨(77)가 기자에게 말했다. “여기에 산 것부터가 차별이죠. 평생을 어렵게 살아 왔는데 우토로가 이렇게 깨끗해지고 기념관까지 생겨 기쁩니다.”○ ‘81년 차별의 역사’ 고스란히 재현3층, 450m² 규모인 기념관에는 우토로 주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물과 일본 정부, 주민들에게 퇴거를 요구한 토지 소유주 등에 맞서 20년 넘게 저항한 역사가 담긴 소송 자료, 사진, 신문 기사 등이 전시돼 있었다.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끌려온 인부들이 숙식을 해결했던 목조 가건물(함바)도 기념관 입구에 그대로 재현됐다. 당시 화장실은 건물 밖에 있었고 수도가 연결되지 않아 야외 우물을 공용으로 썼다. 지난해 8월 22세 일본인 남성 범인이 “한국이 싫다”며 마을에 불을 질러 주택과 창고 7채가 잿더미가 됐다. 이때 불탄 싱크대도 전시돼 있었다. 기념관 2층에는 재일교포 1세였던 김군자 할머니(2014년 사망)의 집이 예전 모습대로 재현됐다. 부뚜막과 식탁, 달력뿐 아니라 비만 내리면 무너지는 천장을 받치기 위해 설치했던 철기둥도 그대로 가져왔다. 생전에 김 할머니는 “여기에 사는 것 자체가 (차별에 맞서는) 저항운동”이라며 한국 정부에 지원을 호소했다. 기념관에서 걸어서 5분만 가면 지난해 8월 방화 사건으로 까맣게 타 앙상하게 휘어진 철골 구조물이 쓰러질 듯 서 있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기념관에 전시하기 위해 보관 중이던 전시물 50여 점이 소실됐다. 우토로에서 만난 재일교포 2세 정우경 씨(81)는 사건 당일을 생생히 기억했다. “목조 건물이라 활활 탔어요. 급한 마음에 주민들이 수돗물을 들이부었죠. 소방관이 출동하더니 빨리 피하라고, 위험하다고 해서 정신없이 도망갔어요.” 이 사건으로 우토로는 일본의 사회문제인 증오 범죄에 맞서 싸우는 상징적 공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우토로, 한일 평화의 장이 되길”우토로는 일본이 1941년 교토 군사비행장 건설을 위해 조선인 노동자 1300여 명을 동원하며 만든 집단 거주지다. 광복 후에도 임금 체불 등의 사정으로 귀국하지 못한 한국인들이 가난과 차별 속에서 살아온 곳이다. 최악의 거주 환경에서 버텨온 주민들은 2000년 ‘사유지를 무단 점유했다’는 일본 법원 판결에 따라 쫓겨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후 한국 정부가 설립한 재단과 우토로민간기금재단이 토지 일부를 사들이고 우토로를 관할하는 우지시가 주거 개선 사업을 벌여 거주 공간을 마련했다. 상하수도조차 없던 마을은 말끔하게 단장됐다. 판자를 덧대 지은 근로자 식당에서 살던 동포들은 한국 정부 등이 매입한 토지에 지은 시영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2018년 완공된 아파트에 40가구 68명이 입주했고, 내년 봄 준공될 다른 아파트에 12가구가 들어간다. 20년 전 320여 명이던 주민 수는 현재 100여 명으로 줄었다. 상당수가 홀로 사는 노인들이다. 강경남 할머니(95)가 2020년 별세한 이후 한인 1세대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다가와 아키코(田川明子) 우토로 평화기념관 관장은 “평화를 기리며 전파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흥미를 갖고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아픔과 차별의 상징이던 우토로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만남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우지=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지난달 30일 오전 일본 교토부 남부 우지시 우토로 마을. 천장에 낡은 선풍기가 달린 오래된 전철을 타고 교토역에서 30분쯤 남쪽으로 가면 도착하는 이 곳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복을 입고 개관식에 참석한 우토로 재일교포 주민들은 이 마을 출신 동포 3세가 부르는 아리랑에 눈물을 글썽였다. 이 곳에서 나고 자란 강도자 씨(77)는 “평생을 이 곳에서 어렵게 살아 왔는데 이렇게 깔끔해지고 멋진 기념관까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과 후손들이 살던 역사를 알리는 우토로평화기념관이 이날 공식 개관했다. 한국 대사관, 일본 지자체 관계자, 양국 주요 언론사 취재진 등 200여 명이 모여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최근 일본의 사회 문제인 ‘헤이트 크라임(증오범죄)’과 맞서 싸우는 상징적 공간으로도 떠올랐다. ● “한국이 싫었다” 한 순간에 불탄 마을 우토로 마을이 일본 전국의 관심을 모은 계기는 지난해 8월 30일 벌어진 방화사건이었다. “집에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나더라고. 창 밖을 바라보니 시커먼 연기가 치솟는데….” 우토로 마을에서 만난 재일교포 2세 정우경 씨(81)는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했다. “목조건물이라 활활 탔어. 급한 마음에 주민들이 수돗물을 부었지. 소방관이 출동하더니 빨리 피하라고, 위험하다고 해 정신없이 도망갔지.” 주택과 창고 7채를 태운 방화사건은 기념관에서 걸어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벌어졌다. 까만 잿더미 사이에 앙상하게 휘어진 철 구조물이 쓰러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사고 현장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기념관에 전시하기 위해 보관 중이던 전시물 50여 점이 방화로 소실됐다. 22세 일본인 남성 범인은 경찰에서 범행 이유로 “한국이 싫었다”고 밝혔다. 한국을 가본 적도, 아는 한국인도 없던 사람이었다. 그는 “한국인들이 불법 점유했다. 일본 세금으로 기념관을 짓고 집을 공짜로 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과도 달랐지만 일본 우익들이 인터넷 게시판, 시위 등에서 퍼뜨린 혐한 주장이 현실 범죄로 나타난 것이라 일본 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 “우토로, 평화를 기리는 공간 되길”우토로 조선인들은 사유지를 무단 점유했다는 일본 법원 판결에 따라 쫓겨날 위기에 처했지만 한국 정부가 설립한 재단과 우토로민간기금재단이 토지 일부를 사들이고 우지시가 주거개선 사업을 벌여 거주 공간을 마련했다. 다가와 아키코(田川明子) 우토로평화기념관 관장은 “평화를 기리는 공간으로, 특히 젊은 세대들이 흥미를 갖고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상하수도조차 없던 마을은 한일 양국 민간단체 모금과 한국 정부 지원 등을 통해 말끔하게 단장됐다. 과거 판자를 덧대 지은 근로자 식당에서 살던 동포들은 한국 정부 등이 매입한 토지에 지은 시영아파트에 거주한다. 2018년 완공된 아파트에 40가구 68명이 입주했이고 내년 봄 준공될 다른 아파트에 12가구가 들어간다. 평화기념관에는 우토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물과 일본 정부, 토지 소유주 등에 맞서 20년 넘게 저항한 역사가 담긴 소송 자료, 사진, 신문 기사 등이 전시됐다. 기념관 부지에는 우토로 동포들이 살던 목조 근로자 식당을 재현했다. 방문객과 주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안자이 이쿠로(安齋育郞) 리쓰메이칸대 평화박물관 명예관장은 “이 곳이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일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해 역사를 배워가며 평화와 인권에 대해 생각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교토=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제강점기 일본군 비행장 건설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과 그 후손들이 살던 일본 교토 우토로 마을의 역사를 알리는 기념관이 문을 연다. 차별에 저항하며 억척스럽게 삶의 터전을 일궈 온 재일동포 역사 기념을 넘어, 최근 커져가는 일본 우익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맞서 평화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단법인 우토로민간기금은 우토로 마을이 있던 일본 교토부 우지시에 지상 3층, 연면적 461m² 규모의 우토로평화기념관이 30일 정식 개관한다고 29일 밝혔다. 김수환 우토로민간기금 이사는 “기념관이 증오를 극복하고 인권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토로 마을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끌려온 동포들의 삶과 역사가 서린 곳이다. 일본은 1938년 교토에 군사용 비행장을 짓기 위해 조선인 1300명을 동원했다. 당시 많은 조선인이 강제로 끌려갔다. 일부는 전쟁터나 위험한 탄광 등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국책사업장인 비행장 건설 현장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하고 비행장 공사가 중단되면서 우토로에 동원된 조선인들은 한 순간에 버려졌다. 상하수도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조선인 출신이자 우토로 출신이라는 이중 차별을 받으면서도 삶의 터전을 일궜다. 1987년 땅 소유자가 토지를 매각하고 일본 정부가 강제 퇴거를 추진해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일본 양심 세력을 중심으로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이 결성됐다. 이들은 한국 정부 지원금 등으로 토지 일부를 매입해 거주권을 확보했다. 기념관 완공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기념관이 들어설 지역에 방화 사건이 벌어졌다. 불을 지른 22세 일본 남성이 경찰 진술을 통해 “한국이 싫었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약자를 향한 무차별적 혐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방화로 기념관 전시를 위해 보관하던 옛날 간판 등 다수 자료가 소실돼 사진 전시로 대체한 것들이 많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일본 규제당국의 심사 절차 등을 검증한 결과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1차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29일 일본 정부가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차 보고서를 인용해 “IAEA 조사단은 도쿄전력이 세운 오염수 해양 방류 시스템 및 운용 절차가 고장에 따른 예방 조치를 강구했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산성은 또 “IAEA 보고서를 통해 사람에게 미칠 방사선 영향이 규제 기준보다 크게 작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날 1차 보고서 발표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일본이 (오염수 방출) 준비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IAEA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내년 봄 계획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과 관련해 적절한 계획을 세웠는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제대로 심사하고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 미국을 비롯해 11개국이 참여한 IAEA 조사단이 올 2, 3월 일본을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해 12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오염수 해양 방류 실시계획 심사를 신청했다. 일본 당국은 이르면 다음달 해양 방류 계획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향후 여러 차례 후속 미션이 예정됐고 최종 보고서는 내년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지난해 4월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밝히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우리 국민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 나갈 것”이라며 반발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를 막아 달라는 일본 측의 요구에 대해 “지금의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28일 밝혔다. 다음 달 출범하는 새 정부가 자산 현금화를 막을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신호를 일본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현금화만은 절대 안 된다”며 이 문제를 한일 관계를 가를 ‘레드 라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표단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도쿄의 한 호텔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일본에 자산 현금화를 않겠다는 표현을 쓴 적은 없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도쿄신문도 이날 대표단이 자민당 의원과의 면담에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본 자산 현금화로 인한 관계 악화는 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총리관저 고위 관계자는 도쿄신문에 “상대(한국 측)도 관계를 개선하려는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왔다고 이해했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일본이 그동안 한국에 (과거사 문제의) 해답을 제시하라는 스탠스를 취해 왔지만 ‘그렇게 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양국이 함께 인내, 용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 문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고 (어느 한쪽의) 완승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며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미래협력 관계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지, 이기고 지는 문제로 가면 해결이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비자 면제 복원, 격리 면제 확대에 대해 “양국 간 협의가 머지않은 장래에 타결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일 양국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을 한국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대위변제를 통해 현금화를 막고 나중에 구상권을 일본 기업에 행사하는 해법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정 부의장은 27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면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안부를 물었다며 “고향에서 안정을 취하며 건강을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