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배중

김배중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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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입사해 방송, 영화, 문화재, 학술(문화부), 사건사고(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수영 등(스포츠부)을 취재해왔습니다. 평창 겨울 올림픽이 열린 2018년부터 ‘스포츠’라는 망원경으로 세상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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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세에 타격왕” 대놓고 늦바람

    가을무대 초청장을 받은 상위 팀 선수들의 잔치가 될 뻔한 개인 타이틀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막판 뒤집기에 나선 주인공은 최형우(37·KIA·사진)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김태균(38·한화)보다 한 살 아래인 베테랑이다. 28일 KT전에서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최형우는 자신의 시즌 타율을 0.353으로 올리며 리그 타율 1위로 올라섰다. 29일 두산전에서도 2타수 1안타로 시즌 타율을 0.354까지 끌어올리며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2위 로하스(KT·0.350)와는 4리 차다. 소속팀 KIA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지만 최형우는 최근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10월 한 달 동안 친 홈런은 10개, 쓸어 담은 타점은 32개에 이른다. 각각 리그 1위다. 안타(37개)는 2위, 4할에 육박하는 월간 타율(0.398)도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장타, 단타를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사이 시즌 홈런 수는 28개가 됐다. 2016년 홈런 31개를 친 뒤 세 시즌 동안 홈런 수는 26개, 25개, 17개로 줄곧 감소했는데 4년 만에 30홈런 타자에 오를 기회를 맞았다.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5개를 때린 최형우는 남은 2경기에서 2홈런을 몰아치면 30홈런을 달성할 수 있다. 최형우는 2016년 타율 0.376(1위), 31홈런(7위), 144타점(1위) 등을 기록하며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돼 4년 100억 원짜리 ‘대박’을 터뜨렸다. 가을야구는 무산됐지만 정규시즌 개인 기록을 향한 최형우의 의욕은 불타고 있다. 올 시즌 맹활약의 비결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라고 겸손해하면서도 “타격왕과 30홈런은 모두 노려 보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계산기를 갖고 있겠다”며 최형우의 타격왕 타이틀을 적극 지원할 태세다. 최형우가 타격왕이 되면 2013년 이병규(타율 0.348), 1982년 백인천(0.412·이상 당시 39세)에 이어 역대 3위 최고령 타격왕이 된다. 35세가 넘어 타격왕에 오른 선수는 백인천과 이병규 둘뿐이다.KT-두산 승리… 2∼5위 30일 결판 한편 정규시즌 2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은 30일에서야 결정된다. 28일까지 3위였던 KT는 29일 한화에 12-1 대승을 거두면서 LG를 3위로 끌어내리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KT 고졸 신인 소형준은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을 2위로 이끄는 한편 시즌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첫 시즌을 마쳤다. KT는 30일 한화와의 팀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2위를 확정짓는다. 5위 두산도 KIA를 9-2로 꺾으면서 30일 최종전에서 순위 상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두산의 상대는 4위 키움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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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년 울었던 다저스, LA를 환호의 도시로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기까지 강산이 세 번 넘게 바뀌었다.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가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다저스는 28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WS 6차전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3-1로 이겨 4승 2패로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경기 초반 탬파베이 선발 블레이크 스넬(28)에게 꽁꽁 묶이며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탬파베이의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가 양 팀의 희비를 가른 계기가 됐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이 2안타밖에 허용하지 않은 스넬을 6회말 1사 이후 교체하자 다저스는 곧바로 2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8회말에는 무키 베츠(28)의 솔로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WS 최우수선수(MVP)는 6경기에서 타율 0.400(20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26·사진)에게 돌아갔다. 만장일치로 MVP에 뽑힌 시거는 챔피언십시리즈에 이어 WS까지 MVP를 차지한 8번째 선수가 됐다.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다저스는 그동안 WS 우승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대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를 연고지로 둔 다저스는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 못지않게 많은 돈을 지출했다. 2014시즌부터 2017시즌까지는 양키스를 제치고 총연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3시즌부터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지킨 다저스는 2017, 2018시즌 2년 연속으로 WS 무대에 올랐으나 휴스턴(2017년), 보스턴(2018년)에 각각 고배를 마셨다. 2015년 취임한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의 체질 개선 노력이 빛을 봤다는 평가를 받는다. 탬파베이 단장 시절부터 합리적인 지출과 육성에 일가견을 보인 프리드먼 사장은 부임 후 연봉 총액 줄이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거, 코디 벨린저(25·외야수)를 간판스타로 육성시키는 한편으로 맥스 먼시(30·내야수), 크리스 테일러(30·외야수) 등 타 팀에서 빛을 못 본 유망주들을 영입해 우승전력으로 성장시키며 ‘덜 쓰지만 끈끈해진 팀’으로 변모시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의 빅딜로 데려온 베츠는 2018년 보스턴에서 장착한 ‘우승 DNA’를 다저스에 고스란히 전수했다. 가을만 되면 새가슴이 되곤 했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2)도 올해 WS에서는 2경기에서 2승(평균자책점 2.31)을 챙기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다저스 타선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역대 최다인 1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마운드의 기를 팍팍 살렸다. 2016시즌부터 다저스를 이끈 데이브 로버츠 감독(48)은 토론토의 1992∼1993시즌 WS 2연패를 이끈 시토 개스턴 감독(76)에 이어 흑인으로 MLB 역대 두 번째 WS 우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12일 미국프로농구(NBA)의 LA 레이커스가 우승한 데 이어 다저스까지 챔피언에 오르면서 LA는 축제 분위기다. 레이커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킹’ 르브론 제임스는 “LA는 챔피언의 도시다. 제발 우승 퍼레이드를 하게 해 달라!”며 다저스의 우승을 축하했다. 미국에서 같은 연고지를 둔 팀이 야구, 농구에서 동반 우승한 건 1988년이 마지막이었는데 당시 주인공도 다저스와 레이커스였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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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대회 첫 챔프… ‘만리포니아’는 평생 추억”

    “프로 첫 우승 타이틀을 달게 돼 정말 기뻐요(웃음).”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서핑 프로리그 ‘2020 만리포 서핑 챔피언십’ 여자 쇼트보드 우승을 차지한 이나라(23)의 목소리는 기쁨으로 가득했다. 그는 23일 오전에 열린 여자 쇼트보드 결선에서 최종점수 7.10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챔피언십에서 여자 쇼트보드 종목은 참가자가 2명이었다. 대회 둘째 날인 이날 오전 결선이 열렸고, 단판 승부에 우승자가 판가름 났다. 이나라는 이 대회 첫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7년 처음 서핑 국가대표 선발전이 치러진 뒤 한 번도 태극마크를 놓친 적이 없는 이나라는 라이벌 임수정이 이번 대회에 불참하면서 일찌감치 우승이 예상됐다. 예선 없이 결선을 치러 몸이 덜 풀린 듯 첫 파도를 놓쳤지만(1.17점 획득) 두 번째 파도부터 이름값에 맞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서재희(2.73점)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시상식이 열리기까지 약 6시간 동안 그는 경기장을 오가는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 이나라는 국내 서핑 1세대이자 ‘한국 서핑의 대모’로 불리는 서미희 송정서핑학교 대표 겸 대한서핑협회 부회장(54)의 딸이다. 기억도 안 날 만큼 어린 시절부터 서핑을 취미로 시작한 뒤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서퍼’가 된 그는 어머니로부터 파도를 보는 예리한 눈을 물려받아 변수가 많은 바다에서 높은 파도를 능숙하게 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서핑의 또 다른 성지로 불리는 부산 송정에서 주로 활약한 이나라는 “프로 대회 덕에 부산에서 왕복 10시간 거리인 만리포해수욕장에 처음 와봤다”며 웃었다. 덧붙여 “파도가 생각보다 크고 좋다. 앞으로 프로대회를 통해 여러 스폿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로 타이틀이 생긴 만큼 준비도 더 프로답게 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롱보드 부문에서는 김준호가 7.93점으로 김동균(7.67점)을 근소한 차로 앞서며 우승했다. 남자 롱보드는 예선부터 결선까지 단계마다 전체 1위의 얼굴이 바뀔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어 열린 여자 롱보드에서 박수진(6.76점)이, 남자 쇼트보드에서는 조준희(9.94점)가 각각 1위에 올랐다. 대미를 장식한 남자 쇼트보드 결선은 1∼4위가 1.24점 이내에서 갈릴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돼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태안=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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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헹가래 기대 김택진, 광주 이어 대전도 헛걸음

    정규시즌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두고 있는 프로야구 선두 NC가 최하위 한화에 덜미를 잡혔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도 미뤄졌다. 한화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안방경기에서 11-6으로 승리했다. 2위 LG도 같은 날 KIA에 8-4로 승리하며 NC는 결국 매직넘버를 0으로 만들지 못했다. 21일 광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발걸음을 돌렸던 김택진 NC 구단주는 이날도 대전을 찾았으나 최하위 팀의 고춧가루 세례에 우승 장면을 보지 못했다. 한화 타선은 전날까지 18승을 거두고 있던 NC 외국인 에이스 루친스키를 흠씬 두들겼다. 10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5회까지만 7점을 뽑았다. 한화 외국인 선발 서폴드(사진)는 이날 5와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했지만 타선의 화끈한 지원에 힘입어 시즌 10승을 거뒀다. 올 시즌 프로야구 10개 팀 중 유일하게 10승 투수가 없었던 한화는 에이스 서폴드가 시즌 막판 4연승을 달리며 마침내 10승 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김택진 구단주는 우승 대신 팀 선수들의 활약을 볼 순 있었다. 4년 125억 원에 데려온 포수 양의지는 이날 6회 솔로 홈런과 7회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시즌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3타점을 더해 시즌 115타점을 기록한 양의지는 포수로는 사상 처음 30홈런-100타점도 달성했다. 중심 타자 나성범도 4회 솔로포로 32호 아치를 그렸다. NC는 24일 안방인 창원NC파크에서 2위 LG를 상대로 정규시즌 우승에 재도전한다. 4위 키움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5위 두산과의 경기에서 6-2로 역전승했다. 에이스 브리검을 1이닝만 던지게 한 키움은 2회부터 왼손 선발 이승호를 투입하는 강수를 두며 승리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박병호는 7회 쐐기 3점 홈런(21호)을 터뜨렸다. 키움은 두산과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롯데는 에이스 스트레일리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SK를 3-0으로 꺾었다. 스트레일리는 15승과 함께 9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2012년 류현진(토론토) 이후 8년 만에 200탈삼진 고지(205개)에 올랐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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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만치 다가온 챔피언 꿈… “내 마지막 별명은 ‘우승택’될 것”

    《“팬 없는 경기장에서 은퇴할 줄 알았는데…. 더 힘이 나네요.” 13일부터 다시 ‘관중 있는’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박용택(41·LG)은 연일 싱글벙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시즌 대부분을 텅 빈 관중석을 바라보며 현역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그였다.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안타와 최다 출전 경기 신기록을 경신 중인 데다 상대팀 선수들이 그와의 ‘마지막 경기’를 각별히 기념해줘 경기장에 훈기가 돌았지만 그럼에도 그의 가슴 한구석은 허전했다. 20년 가까이 응원해 주던 팬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20일 KT전에서는 좌타자에 약한 KT 선발 배제성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롯데전 이후 20일 만에 선발로 나서 팀의 4-3 승리에도 일조하며 활짝 웃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0년 야구를 시작해 휘문고, 고려대를 거쳐 프로에 이르기까지 30년을 꽉 채운 그의 마지막은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전무후무 ‘기록택’의 탄생 2002년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올 시즌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19시즌을 뛰며 23일 현재 22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2504안타, 213홈런, 1192타점, 1259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 중 출전 경기와 통산 안타는 새롭게 작성할 때마다 KBO 최다 기록도 갈아 치우고 있다. 현역 중 한화 김태균(38)이 2014경기, 2209안타로 그 뒤를 잇고 있었지만 최근 은퇴를 선언하며 박용택의 기록은 넘을 수 없게 됐다. 최근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젊고 실력 있는 선수들은 일정 기간 리그에서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NPB) 등 큰 무대에 도전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박용택의 기록은 앞으로도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프로 19시즌 동안 LG 유니폼만 입은 박용택이 100경기 이상 출장, 100안타 이상을 달성하지 못한 시즌은 부상으로 신음했던 2008시즌(96경기, 86안타)과 선수 생활 말년인 2019시즌(64경기, 55안타), 2020시즌(88경기, 64안타)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즌에서는 꾸준히 좋은 기록 페이스를 유지했다. 8일 통산 2224경기에 출장하며 최다안타(2018년 6월 23일 롯데전)에 이어 최다 출전기록까지 갈아 치운 뒤 “기록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소감을 밝혔던 박용택은 “데뷔 당시에는 한 팀에서 부상 없이 오래 뛰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만 있었다. 사실 이런 기록들의 주인공이 될 거라고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며 뿌듯해했다. 박용택이 ‘기록택’(기록+박용택의 합성어)으로 불릴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로 그는 ‘데뷔 후 이틀’을 꼽았다. “데뷔 날(2002년 4월 16일 SK전) 2루타로 통산 1호 안타를 신고한 뒤 1루타를 추가했어요. 그리고 다음 날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하고 이후 3루타와 홈런을 쳤죠. 데뷔 후 이틀에 걸쳐 ‘사이클링 히트’를 경험해 본 셈이에요(웃음). 출루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골고루 경험하니 야구가 재미있어지더군요. 많은 동기부여가 됐어요.” 김용달 타격코치(66·현 삼성 타격코치)를 스승으로 만난 것도 큰 힘이 됐다고 한다. 2007시즌 LG 타격코치로 부임한 김 코치는 교타자라기에 2% 부족했던 박용택을 붙잡고 약 2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씨름하며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타자로 변모시켰다. 양준혁이 오랜 세월 갖고 있던 최다 안타 기록도 박용택에게 깨졌다. 박용택은 잔치가 끝난다는 말까지 듣는 30대에 접어들어 오히려 황금기를 누렸다. “20대까지는 잘할 것 같다가도 페이스가 처지고, 뜬금없이 잘하는 ‘계산이 잘 안 되는’ 선수였어요. 하지만 김 코치님을 만나고 3년째에 접어든 서른 살부터 야구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그의 말처럼 데뷔 후 29세인 2008시즌까지 평균 타율이 0.279였던 박용택은 서른 살인 2009시즌 타율 0.372로 타격왕에 오른 뒤 2018년까지 10시즌 연속 3할 이상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최장 3할 기록이다. 또한 2012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7시즌 연속 150안타 이상을 때렸는데 이 역시 KBO리그 최장 기록이다. 30대 이후 박용택의 통산 평균 타율은 0.321로 오히려 20대 때보다 훨씬 좋다. 6일 삼성전에서 통산 2500안타 고지에 오른 박용택은 기록 달성 후 맞은편 더그아웃에 있던 자신의 ‘은인’과 대기록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저도 주관이 강한 선수고, 코치님 또한 자기 철학이 확고하신 분이에요. 처음에는 선수, 코치 사이가 맞나 싶게 타격 방법을 두고 많이 부딪쳤죠. 보통 그렇게 되면 코치가 선수를 멀리하게 돼요. 하지만 코치님은 뒤끝이 없으셨어요. 한창 의견충돌을 빚었던 날에도 밤 12시 넘은 시간까지 토스 볼을 던져주셨고, 제가 궁금한 게 있어 늦은 시간에 불쑥 연락을 드려도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제가 납득할 수 있게끔 설명해 주셨어요. 코치님의 조언들이 제 몸에 녹아들며 2009시즌 타격왕에도 올랐고요. 그런 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역사택’의 잊지 못할 순간들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은 박용택에게 현역 시절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2013년 10월 5일”이라고 답했다. 박용택은 신인이던 2002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당연히 가을무대 단골손님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LG는 이후 오랜 암흑기에 빠졌다. 2013년은 박용택이 30대 중반의 나이에 개인 통산 2번째이자 11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해다. 박용택은 “이미 최소 4위를 확정해 PS는 결정돼 있었다. 두산, 넥센(현 키움)과 치열하게 2위 싸움을 벌였는데, 그날 두산에 역전승(5-2)을 거두며 2위로 플레이오프(PO) 직행이 확정됐다. 정말 오랜 만에 좋은 성적을 거둬 (이)병규 형(현 LG 타격코치) 등과 부둥켜안고 울다 웃다 했다”고 회상했다. 박용택은 별명이 많다. 앞서 ‘기록택’처럼 두세 글자 단어 뒤에 그의 이름 끝 글자인 ‘택’만 붙이면 입에 착착 달라붙는 신조어가 만들어진다. 2013년 PO 확정 뒤 눈물을 보이자 ‘울보택’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경기 후 인터뷰를 하던 동료 선수에게 물을 뿌리는 장난을 친 뒤엔 ‘서든어택’이라는 별명이 추가됐다. 선수 생활 말년에 각종 기록의 주인공이 되자 ‘기록택’ 외에도 ‘역사택’, ‘전설택’ 등이 추가됐다. 별명이 워낙 많아 ‘별명택’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을 묻자 주저 없이 “팬덕택”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2014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용택은 LG와 4년 5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후 “팬들께서 만들어주신 계약이다”라는 소감을 밝힌 후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평소에도 ‘팬 덕택’이라는 말을 좌우명처럼 삼고 팬을 대하고 있단다. 가장 익숙해진 별명은 안타를 못 치거나 찬스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생긴 ‘찬물택’과, 반대로 잘 쳐서 팬들을 열광에 빠뜨려 얻은 ‘용암택’이란다. “통산 타율이 약 3할이니까 매 경기마다 7(찬물택) 대 3(용암택)의 비율이었던 것 같네요. 절대 잊을 수가 없죠. 하하.”○‘별명택’이 듣고 싶은 마지막 별명은 코로나19로 관중석은 썰렁하지만 시즌 순위 대결까지 식은 건 아니다. 오히려 시즌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가을야구 티켓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13년처럼 선두 싸움보다 2위 싸움이 치열하다. KT, LG, 두산, 키움 등 4팀이 벌이는 2위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백전노장 박용택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12일 NC전에서는 1-3으로 뒤지던 8회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치며 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마련했다. 9월 1일(SK전)과 3일(NC전)에는 각각 홈런을 쳤는데, 당시 팀이 5, 6연승을 하는 데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올 시즌 박용택의 타율은 0.304로 은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333(12타수 4안타)으로 평균 이상이다. 그의 활약에 LG팬들은 “은퇴 선언을 번복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데뷔 후 한 팀에서만 뛰겠다는 소망을 이뤄 후회가 없다는 박용택이지만 아직 한국시리즈(KS) 우승반지가 하나도 없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이승엽(전 삼성·KS 우승 4회)과 달리 KS ‘우승 스펙’이 없어 시즌 막바지에는 박용택의 은퇴투어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용택 본인이 직접 나서 은퇴투어를 고사해 일단락됐지만 “KS 우승을 하고 헹가래를 받는 ‘우승투어’를 하고 싶다”는 속내는 숨기지 않았다. 올해가 아니면 다시없을 우승 꿈에 한발 다가서기 위해 박용택 스스로도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투혼을 다짐하고 있다. 박용택은 ‘우승택’이라는 별명과 함께하는 화려한 피날레를 꿈꾸고 있다. “‘우승하고 싶다’고 여기저기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후배들이 고맙게도 부담보다 의지를 가지고 똘똘 뭉쳐주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정규시즌 1위는 NC와 격차가 커 힘들어 보여요. 하지만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는 각오로 나선다면 KS 우승이 못 오를 산은 아닐 겁니다.” LG가 2020시즌을 마감하는 날은 박용택이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날이 된다. ‘우승택’으로 남고 싶은 간절한 바람은 이뤄질까.박용택의 야구 인생 30년●1990년 서울 고명초 5학년 때 야구 시작●1992∼1997년 서울 휘문중고에서 선수 생활●1998년 프로야구 고졸 우선 지명으로 LG에 지명●1998∼2001년 고려대에서 선수 생활●2002년 4월 16일 SK와의 문학 경기에서 프로 데뷔●2005년 KBO리그 도루왕·득점왕●2009년 KBO리그 타격왕●2016년 8월 11일 NC와의 잠실 경기에서 역대 6번째 2000안타●2018년 개인 통산 7번째(2003∼05, 2011∼13년) 올스타 베스트12 선정●2020년 10월 6일 삼성과의 잠실경기에서 역대 첫 2500안타●2020년 10월 8일 삼성과의 잠실 경기에서 최다 출장(2224경기) 기록●통산 기록: 2232경기 타율 0.308(8136타수 2504안타) 213홈런 1192타점 312도루 792볼넷 18실책(23일 현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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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조오련 ‘2020 스포츠영웅’에

    ‘아시아의 물개’ 고(故) 조오련 선수(1952∼2009·사진)가 2020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뽑혔다. 대한체육회는 2020 스포츠영웅 최종 후보자인 김수녕(양궁), 선동열(야구), 조오련(수영), 황영조(마라톤) 등 4명을 대상으로 심의한 결과 조오련 선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고인은 현역 시절 1970년 방콕, 1974년 테헤란 등 아시아경기에서 두 차례 모두 2관왕(자유형 400m, 1500m)에 오르며 한국이 수영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은퇴 후에도 수영을 통해 국민들에게 도전정신과 희망을 심어주고,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알리는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고 선정위원회는 밝혔다. 1980년 대한해협 횡단을 시작으로 2008년 독도 33바퀴 역영 등 활발하게 활동한 고인은 2009년 8월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스포츠영웅 헌액식은 다음 달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식’에서 열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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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택’ ‘역사택’ 박용택의 마지막 시즌…“제일 듣고 싶은 별명은…”

    “팬 없는 경기장에서 은퇴할 줄 알았는데…. 더 힘이 나네요.” 13일부터 다시 ‘관중 있는’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박용택(41·LG)은 연일 싱글벙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시즌 대부분을 텅 빈 관중석을 바라보며 현역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그였다.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안타와 최다 출전 경기 신기록을 경신 중인 데다 상대팀 선수들이 그와의 ‘마지막 경기’를 각별히 기념해줘 경기장에 훈기가 돌았지만 그럼에도 그의 가슴 한구석은 허전했다. 20년 가까이 응원해 주던 팬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20일 KT전에서는 좌타자에 약한 KT 선발 배제성을 공략하기 위해 6번 선발로 나서 팀의 4-3 승리에도 일조하며 활짝 웃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0년 야구를 시작해 휘문고, 고려대를 거쳐 프로에 이르기까지 30년을 꽉 채운 그의 마지막은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전무후무 ‘기록택’의 탄생2002년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올 시즌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19시즌을 뛰며 22일 현재 22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2504안타, 213홈런, 1192타점, 1259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중 출전 경기와, 통산 안타는 새롭게 작성할 때마다 KBO 최다 기록도 갈아 치우고 있다. 현역 중 한화 김태균(38)이 2014경기, 2209안타로 그 뒤를 잇고 있었지만 최근 은퇴를 선언하며 박용택의 기록은 넘을 수 없게 됐다. 최근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젊고 실력 있는 선수들은 일정 기간 리그에서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NPB) 등 큰 무대에 도전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박용택의 기록은 앞으로도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프로 19시즌 동안 LG 유니폼만 입은 박용택이 100경기 이상 출장, 100안타 이상을 달성하지 못한 시즌은 부상으로 신음했던 2008시즌(96경기, 86안타)과 선수생활 말년인 2019시즌(64경기, 55안타), 2020시즌(88경기, 64안타)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즌에서는 꾸준히 좋은 기록 페이스를 유지했다. 8일 통산 2224경기에 출장하며 최다안타(2018년 6월 23일 롯데전)에 이어 최다 출전기록까지 갈아 치운 뒤 “기록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소감을 밝혔던 박용택은 “데뷔 당시에는 한 팀에서 부상 없이 오래 뛰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만 있었다. 사실 이런 기록들의 주인공이 될 거라고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며 뿌듯해했다. 박용택이 ‘기록택’(기록+박용택의 합성어)으로 불릴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로 그는 ‘데뷔 후 이틀’을 꼽았다. “데뷔 날(2002년 4월 16일 SK전) 2루타로 통산 1호 안타를 신고한 뒤 1루타를 추가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하고 이후 3루타와 홈런을 쳤죠. 데뷔 후 이틀에 걸쳐 ‘사이클링 히트’를 경험해본 셈이에요(웃음). 출루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골고루 경험하니 야구가 재미있어지더군요. 많은 동기부여가 됐어요.” 김용달 타격코치(66·현 삼성 타격코치)를 스승으로 만난 것도 큰 힘이 됐다고 한다. 2007시즌 LG 타격코치로 부임한 김 코치는 교타자라기에 2% 부족했던 박용택을 붙잡고 약 2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씨름하며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타자로 변모시켰다. 양준혁이 오랜 세월 갖고 있던 최다 안타 기록도 박용택에게 깨졌다. 박용택은 잔치가 끝난다는 말까지 듣는 30대에 접어들어 오히려 황금기를 누렸다. “20대까지는 잘할 것 같다가도 페이스가 처지고, 뜬금없이 잘 하는 ‘계산이 잘 안 되는’ 선수였어요. 하지만 김 코치님을 만나고 3년째에 접어든 서른 살부터 야구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그의 말처럼 데뷔 후 29세인 2008시즌까지 평균 타율이 0.279였던 박용택은 서른 살인 2009시즌 타율 0.372로 타격왕에 오른 뒤 2018년까지 10시즌 연속 3할 이상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최장 3할 기록이다. 또한 2012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7시즌 연속 150안타 이상을 때렸는데 이 역시 KBO리그 최장 기록이다. 30대 이후 박용택의 통산 평균 타율은 0.325로 오히려 20대 때보다 훨씬 좋다. 6일 삼성전에서 통산 2500안타 고지에 오른 박용택은 기록 달성 후 맞은편 더그아웃에 있던 자신의 ‘은인’과 대기록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저도 주관이 강한 선수고, 코치님 또한 자기철학이 확고하신 분이에요. 처음에는 선수, 코치사이가 맞나 싶게 타격 방법을 두고 많이 부딪혔죠. 보통 그렇게 되면 코치가 선수를 멀리하게 돼요. 하지만 코치님은 뒤끝이 없으셨어요. 한창 의견충돌을 빚었던 날에도 자정 넘은 시간까지 토스 볼을 던져주셨고, 제가 궁금한 게 있어 늦은 시간에 불쑥 연락을 드려도 싫은 내색 한번 없이 제가 납득할 수 있게끔 설명해주셨어요. 코치님의 조언들이 제 몸에 녹아들며 2009시즌 타격왕에도 올랐고요. 그런 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역사택’의 잊지 못할 순간들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은 박용택에게 현역시절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2013년 10월 5일”이라고 답했다. 박용택은 신인이던 2002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당연히 가을무대 단골손님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LG는 이후 오랜 암흑기에 빠졌다. 2013년은 박용택이 30대 중반의 나이에 개인 통산 2번째이자 11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해다. 박용택은 “이미 최소 4위를 확정해 PS는 결정돼 있었다. 두산, 넥센(현 키움)과 치열하게 2위 싸움을 벌였는데, 그날 두산에 역전승(5-2)을 거두며 2위로 플레이오프(PO) 직행이 확정됐다. 정말 오랜 만에 좋은 성적을 거둬 (이)병규 형(현 LG 타격코치) 등과 부둥켜안고 울다 웃다 했다”고 회상했다. 박용택은 별명이 많다. 앞서 ‘기록택’처럼 두세 글자 단어 뒤에 그의 이름 끝 글자인 ‘택’만 붙이면 입에 착착 달라붙는 신조어가 만들어진다. 2013년 PO 확정 뒤 눈물을 보이자 ‘울보택’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경기 후 인터뷰를 하던 동료 선수에게 물을 뿌리는 장난을 친 뒤엔 ‘서든어택’이라는 별명이 추가됐다. 선수생활 말년에 각종 기록의 주인공이 되자 ‘기록택’외에도 ‘역사택’, ‘전설택’ 등이 추가됐다. 별명이 워낙 많아 ‘별명택’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을 묻자 주저 없이 “팬덕택”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2014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용택은 LG와 4년 5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후 “팬들께서 만들어주신 계약이다”라는 소감을 밝힌 후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평소에도 ‘팬 덕택’이라는 말을 좌우명처럼 삼고 팬을 대하고 있단다. 가장 익숙해진 별명은 안타를 못 치거나 찬스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생긴 ‘찬물택’과, 반대로 잘 쳐서 팬들을 열광에 빠뜨려 얻은 ‘용암택’이란다. “통산 타율이 약 3할이니까 매 경기마다 7(찬물택)대 3(용암택)의 비율이었던 것 같네요. 절대 잊을 수가 없죠. 하하.”● ‘별명택’이 듣고 싶은 마지막 별명은코로나19로 관중석은 썰렁하지만 시즌 순위 대결까지 식은 건 아니다. 오히려 시즌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가을야구 티켓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13년처럼 선두 싸움보다 2위 싸움이 치열하다. KT, LG, 두산, 키움 등 4팀이 벌이는 2위 경쟁은 자고 일어나면 주인이 바뀐다고 할 만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백전노장 박용택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12일 NC전에서는 1-3으로 뒤지던 8회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치며 역전 드라마에 발판을 마련했다. 9월 1일(SK전)과 3일(NC전)에는 각각 홈런을 쳤는데, 당시 팀이 5, 6연승을 하는데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올 시즌 박용택의 타율은 0.304로 은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333(12타수 4안타)으로 평균 이상이다. 그의 활약에 LG팬들은 “은퇴 선언을 번복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데뷔 후 한 팀에서만 뛰겠다는 소망을 이뤄 후회가 없다는 박용택이지만 아직 한국시리즈(KS) 우승반지가 하나도 없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이승엽(전 삼성·KS 우승 4회)과 달리 KS ‘우승스펙’이 없어 시즌 막바지에는 박용택의 은퇴투어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용택 본인이 직접 나서 은퇴투어를 고사해 일단락됐지만 “KS 우승을 하고 헹가래를 받는 ‘우승투어’를 하고 싶다”는 속내는 숨기지 않았다. 올해가 아니면 다시없을 우승 꿈에 한발 다가서기 위해 박용택 스스로도 ‘영혼까지 끌어 모으는’ 투혼을 다짐하고 있다. 박용택은 ‘우승택’이라는 별명과 함께 하는 화려한 피날레를 꿈꾸고 있다. “우승하고 싶다‘고 여기저기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후배들이 고맙게도 부담보다 의지를 가지고 똘똘 뭉쳐주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정규시즌 1위는 NC와 격차가 커 힘들어 보여요. 하지만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는 각오로 나선다면 KS 우승이 못 오를 산은 아닐 겁니다.” LG가 2020시즌을 마감하는 날은 박용택이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날이 된다. ’우승택‘으로 남고 싶은 간절한 바람은 이뤄질까.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

    •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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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 파도 고른 태안, 초급자 특화 스폿 구상”

    “국민들과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즐거움을 드리면 좋겠습니다.” 22일부터 사흘 동안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 ‘2020 만리포 서핑 챔피언십’을 치르는 가세로 태안군수(사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국내 첫 프로리그를 개최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만리포해수욕장은 세계 서핑의 성지인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과 비슷해 ‘만리포니아’로 불리며 2017년 이후 매년 방문객이 늘고 있다. 가 군수는 “태안군은 해양레저 특화 전략으로 해양레저스포츠대회 유치,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만리포의 경우 사계절 파도가 고른 이점을 살려 초·중급자에게 특화된 스폿 조성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핑뿐 아니라 태안에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가 군수는 “환상적인 낙조로 유명한 안면도의 꽃지 해변, 서해안의 푸른 보석이라 불리는 천리포 수목원, 안면송이 아름다운 안면도 자연휴양림,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옹도 등대 등은 태안의 자랑이다. 봄철의 주꾸미와 꽃게, 가을철 대하, 태안 호박고구마 등 사계절 내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신선한 먹거리도 많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해양산업, 의료, 레저관광이 융합된 신해양도시 태안으로 도약할 수 있게끔 만전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태안=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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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 영상 구해 롱보드 배웠는데… 후배들 급성장 뿌듯”

    “후배들이 좀 더 전문적으로 커리어를 쌓아갈 거라 생각하니 기쁘네요.” 22일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 개막한 국내 서핑 첫 프로리그 ‘2020 만리포 서핑 챔피언십’ 남자 롱보드 종목에 참가한 박성준(38)의 감회는 남달랐다. 취미로나 여겨지던 서핑이 이제 국내에서도 ‘프로’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기 때문이다. 대학생이던 17년 전 서핑의 매력에 빠졌던 그는 국내 서핑 성지 중 하나로 꼽히는 부산 송정에서 서핑숍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롱보드 챔피언으로 불리던 그는 어느새 지도자나 심판이 어울리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이번에 선수로 나섰다. 비록 남자 롱보드 예선에서 16명의 참가 선수 중 최하위에 그쳤지만 순위는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는 “현역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나왔다. 첫 프로리그 참가라는 의미가 크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성준은 국내 롱보드의 ‘시조’로 불린다. 국내 서핑 초창기만 해도 크기 때문에 구하기 힘든 롱보드보다 쇼트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가 해외로부터 유통망을 확보하면서 롱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 롱보드는 9피트 이상(약 274cm) 무게 7∼8kg, 쇼트보드는 6.6피트(약 201cm) 이하 무게 2∼3kg의 보드를 의미한다. 박성준은 “서핑을 시작했을 때 롱보드를 즐기는 외국인들의 영상을 보고 롱보드 공부에 빠졌다. 체격이 큰 편(키 180cm, 몸무게 94kg)인데 롱보드는 쇼트보드보다 좀 더 큰 차를 끄는 듯한 매력이 있고 파도가 작아도 쉽게 탈 수 있는 게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서핑을 배울 데가 없어 어렵게 구한 해외 영상을 보고 따라했다. 웬만한 해수욕장에선 마땅한 서핑 장소를 찾기도 어려웠다. 앞으로는 젊고 실력 있는 선수들이 프로리그를 통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회 첫날인 이날 남자 롱보드에서는 조현성(10.07점)이, 11명이 참가한 여자 롱보드에서는 정단희(8.23점)가 각각 예선 1위를 기록하며 준결선에 진출(남자 8명, 여자 6명)했다. 오후 들어 강한 바람이 불며 큰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해 참가자들은 마음껏 실력을 뽐낼 수 있었다. 태안=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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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한준 끝내기 희생타… KT 하루 만에 3위 복귀

    KT는 아직 2위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KT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장 끝에 2-1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10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고 1사 만루에서 베테랑 유한준이 희생플라이로 경기를 끝냈다. 전날 LG에 패해 5위로 내려앉았던 KT는 키움, 두산을 제치고 다시 3위로 올라섰다. 선두 NC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우승까지 매직 넘버 ‘1’을 남겨둔 NC는 이날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있었지만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경기가 취소됐다. 미뤄진 경기는 추후 편성된다. 구단의 역사적인 순간을 위해 이날 NC는 김택진 구단주를 비롯한 프런트 전 직원 40여 명이 광주를 찾았다. NC는 “김택진 구단주가 오후 6시 넘어서 구장에 도착해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격려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NC는 22일 경기가 없어 우승 여부는 23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판가름 난다. NC는 한화를 상대로 다승 공동 1위(18승) 루친스키를 내 우승을 확정할 예정이다. 롯데는 SK에 3-11로 크게 졌다. 하지만 이날 구단이 대어급 신인들과 계약을 마쳐 미래를 기약했다. 롯데는 지난달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1순위로 지명했지만 그에 앞서 미국 진출을 선언해 계약 여부가 불투명했던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사진)과 계약금 5억 원에 사인했다. 2차 1순위로 지명한 고졸 최대어 김진욱(강릉고)과는 3억7000만 원에, 1차 지명 손성빈(장안고)과는 1억50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KIA는 김진욱과 함께 최고 왼손투수로 꼽히는 1차 지명 선수 이의리(광주일고)와 계약금 3억 원에 계약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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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망이의 전설 남기고 떠나는 ‘미스터 한화’

    프로야구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38·사진)이 유니폼을 벗는다. 한화는 21일 “김태균이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기로 했다. 구단은 최고 예우로 김태균의 은퇴식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균은 22일 KIA와의 대전 안방경기를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 그의 등번호 ‘52번’의 영구 결번 여부는 내년 시즌 도중 열릴 은퇴식을 앞두고 결정한다. 한화에는 송진우(21번·한화 투수코치), 정민철(23번·한화 단장), 장종훈(35번·전 한화 수석코치) 등 3명의 등번호가 영구 결번돼 있다. 김태균은 “우리 이글스에는 미래를 이끌어갈 좋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그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며 “구단과 팬 여러분 모두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그것을 다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우리 팀의 미래를 생각할 때 내가 은퇴를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은퇴 결정 이유를 밝혔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01년 한화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은 데뷔 첫해 20홈런을 기록하며 박한이(은퇴·당시 삼성)를 제치고 신인왕에 올랐다. 정교함과 파워를 겸비한 김태균은 이후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붙박이 4번’으로 2008∼2019시즌(일본에서 활약한 2010∼2011시즌 제외)까지 11시즌 연속 3할 이상을 기록했다. 2008시즌에는 홈런왕(31개)에 올랐다. 김태균은 한화 한 팀에서만 18시즌 동안 뛰며 통산 2014경기(12위)에 출전해 타율 0.320(5위), 2209안타(3위), 311홈런(11위), 1358타점(3위), 1024득점(16위)을 기록했다. 도루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격 부문에서 KBO리그 통산 열 손가락 안에 들만큼 고른 활약을 펼쳤다. 2010∼2011시즌에는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해 2010시즌 지바 롯데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들었다. 국가대표로도 이름을 날렸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홈런 11타점으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한국 금메달에 기여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정상에 한 번도 서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 시즌이 된 올해는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적잖은 나이에 뚝 떨어진 장타력으로 재계약 협상에서 구단과 난항을 겪다가 1년에 10억 원의 조건으로 사인했다. 당시 김태균은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며 부활을 다짐했지만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데뷔 후 최저인 타율 0.219(219타수 48안타)에 그쳤다. 8월 왼쪽 팔꿈치 충돌증후군에 따른 염증으로 1군에서 제외된 뒤 재활군에서 훈련했으나 부상 회복은 더뎠다. 결국 8월 15일 삼성전(3타수 무안타 1볼넷)이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됐다. 이달 초 김태균은 은퇴 결심을 굳히고 구단에 의사를 전달했으나 공식 발표까지 보름 이상이 걸렸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 차원에서 팀을 상징하는 선수를 예우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2021시즌 김태균은 한화의 스페셜 어시스턴트를 맡게 됐다. 팀 내 주요 전력 관련 회의와 해외 훈련에 참여하고 정민철 단장을 보좌하는 역할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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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의 상징 김태균의 은퇴, 장종훈에게 있고 김태균에게 없던 것은[김배중 기자의 핫코너]

    21세기 한화를 대표하는 타자 김태균(38)이 21일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한화는 21일 김태균의 은퇴를 발표하며 김태균이 ‘스페셜 어시스턴트’로 활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에 없던 직책에 대해 한화는 팀의 전력관련 주요 회의에 참석하고 단장 보좌역할을 하는 자리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화 한 팀에서 18시즌 동안 역사에 남을 활약을 펼친 김태균에게 구단도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특별하게 예우하기로 한 것. 김태균이 이달 초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공식 발표까지 보름 이상이 걸린 이유기도 하다.‘레전드’로 불릴 만한 선수가 즐비했던 한화에서 김태균의 활약은 선배들 못지않다. 2001년 한화 1차 지명으로 KBO리그에 데뷔한 김태균은 데뷔 첫해 20홈런을 치며 신인왕에 올랐다. 당시 붙박이 4번, 1루수인 장종훈이 건재해 시즌 초반 출전 기록이 없던 김태균은 장종훈이 부상을 당해 낙오된 시즌 후반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당시 시즌 초부터 꾸준하게 활약한 삼성의 대졸신인 박한이(은퇴)가 있어 출전경기(88경기)가 적은 김태균의 신인왕 수상여부를 두고 논란이 따랐지만 10월 2일 KIA전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치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고졸신인 20홈런은 1994시즌 김재현에 이은 KBO리그 통산 2호 기록이었다. 이후 정교한 타격과 선구안, 장타력을 앞세워 한화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했고 공격 대부분 지표에서 역대 열손가락에 드는 활약을 펼쳤다.개인 기록상 아쉬울 게 없는 김태균이지만 기록 외적으로 아쉬운 점은 많다. 18시즌 동안 한화 한 팀에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한 번 없었다. 2010~2011시즌 일본프로야구(NPB) 무대에 진출해 2010시즌 지바롯데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게 리그 우승 경험의 전부다. 류현진(33·토론토)의 데뷔시즌인 2006년 한화가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김태균은 6경기 타율 0.231에 그쳐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2008시즌부터 한화가 긴 암흑기에 빠지며 약체 팀의 독보적인 4번 타자였던 김태균은 상대팀의 집중견제에 시달려야 했다. KBO리그 통산 2위인 김태균의 볼넷(1141개) 기록은 김태균의 탁월한 선구안 덕도 있지만 김태균만 ‘거르면’ 상대하기 수월한 한화의 빈약한 타선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이 우승 경험이 없어 “스탯관리만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선수생활 말년은 쓸쓸했다. 많은 선수들이 ‘포스트 김태균’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이에 필적할 만한 모습을 보인 선수가 없었다. 김태균에 앞서 한화의 전설로 불린 장종훈이 2001년 김태균 데뷔한 후 백업으로 김태균의 성장을 바라보며 5시즌 동안 치열하게 은퇴를 ‘준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자극제가 없었던 김태균이 마지막으로 3할(0.305)을 치던 2019시즌에도 김태균은 팀의 유일한 3할 타자이자 중심이자 미래(?)여야 했다.한국과 미국야구를 경험한 한 선수는 “소위 ‘반열’에 오른 선수들이 은퇴를 결정할 시기는 자신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새 얼굴이 등장했을 때다. 그 전까지는 ‘강제은퇴’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 입으로 먼저 은퇴 얘기를 꺼내지 않을 거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올 시즌 부진했기에 김태균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 2021시즌에도 현역생활을 할 거라는 전망도 많았지만 항상 팀을 먼저 생각했다던 김태균은 “한화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좋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며 후배들에게 길을 활짝 열어줬다.이제 한화에 남은 숱한 유망주들에게 김태균 홀로 짊어져온 무게가 지워졌다. 10개 구단 중 10홈런 타자조차 없을 뻔했던 한화에서 올 시즌 데뷔 2년차에 접어든 노시환(20)이 12홈런으로 불명예를 지우는 등 희망을 보이고는 있다. 스페셜 어시스턴트로 한화와 끈을 놓지 않기로 한 김태균이 현역 말년 때의 장종훈처럼 한화 구단 울타리 안에서 ‘여한 없는’ 미소를 지을 날이 빨리 오길 고대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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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핑 낙원 ‘만리포니아’를 해양레저 메카로”

    세계 서핑 마니아들의 천국으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은 기후가 좋고 광활한 해변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2018년 당시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서핑을 캘리포니아주의 공식 스포츠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한국에도 “캘리포니아 해변을 옮겨 놨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 있다.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이다. 1955년 개장해 변산, 대천해수욕장과 함께 서해 3대 해수욕장으로 불린 이곳은 최근 국내외 서퍼들로부터 ‘만리포니아’(만리포+캘리포니아)라는 애칭을 얻으며 서핑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백사장 길이만 3km에 이르는 만리포해수욕장은 대체로 수심이 얕은 서해에서 파도가 높고 수온이 따뜻하며 바닥이 완만해 서핑에 적합한 유일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수도권에서도 거리가 150km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워 여름, 겨울을 가리지 않고 많은 서핑 동호인들이 몰려든다. 2017년 1만여 명이던 방문객이 지난해 5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해변을 따라 서핑 관련 용품을 파는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태안군은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천리포수목원 등을 연계해 만리포를 해양레저관광의 중심으로 개발 중이다. 만리포를 중심으로 광역 해양레저체험 복합거점단지를 조성하고 종합테마 체험시설을 만들어 방문객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동시에 국제서핑대회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올해 최초로 열리는 국내 프로서핑리그는 큰 걸음의 첫 단계다. 22일부터 사흘간 ‘2020 만리포 서핑 챔피언십투어’가 이곳에서 열린다. 총상금 4200만 원을 걸고 8월 프로 테스트를 통과한 46명의 남녀 프로선수(남 32명, 여 14명)가 쇼트보드, 롱보드 2개 부문에서 경연을 펼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열린다. 현장의 생생함은 유튜브 생중계로 전달한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서핑 동호인들이 많이 방문하면서 만리포는 젊은 해수욕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태안’ 하면 파도를 역동적으로 가르는 서퍼들이 먼저 생각나도록 만리포를 서해안 최고의 서핑 특화 해수욕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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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열한 2위 경쟁,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 주인공은?[김배중 기자의 핫코너]

    한치 앞도 장담할 수 없다.정규리그 종료까지 팀당 최소 2경기(키움)에서 10경기(KIA, 롯데)가 남은 가운데 2위 주인은 아직 무주공산이다.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LG부터 5위 두산까지 무려 네 팀이 1.5경기 차 안에서 초 접전을 벌이고 있다. 2위 자리를 놓고 LG, 두산, 넥센(현 키움)이 경합을 벌인 2013시즌 이후 가장 뜨거운 경쟁이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정규리그 개막이 약 40일 늦어지고 휴식기 없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지만 2위가 눈앞인 팀들은 이 자리를 포기할 수 없다. 플레이오프 직행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종료 후 최소 일주일 이상의 휴식기를 가질 수 있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바라보며 경기 감각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반대로 3~5위 팀들은 와일드카드전(2선승제·4위 팀에 1승 혜택), 준플레이오프전(3전 2선승제)을 치러야 해 제대로 쉴 틈이 없다.2위 레이스에서 가장 불리한 팀은 키움이다. 국내 유일의 실내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안방으로 쓰는 키움은 비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아 142경기를 치렀다. 남은 2경기는 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두산전. 상대전적이 5승 1무 8패로 불리하다. 남은 경기를 다 이겨야 현재 2위인 LG의 승률(0.566)과 같아진다. 하지만 LG전 상대전적도 6승 10패로 불리하다. 키움으로서는 경쟁 팀들이 부진하길 바라야 한다.반대로 3위 KT는 네 팀 중 가장 많은 8경기를 남겨둬 7월부터 보여준 무서운 연승행진을 재현한다면 자력으로 2위도 바라볼만 하다. 현재 KT는 2연승 중이다.KT의 변수는 LG다. 무승부 경기가 3경기인 LG보다 2경기 적어 두 팀간 게임차가 ‘0’이 되더라도 ‘승리경기 수/승패경기 수’로 계산하는 승률에서 ‘1리’ 뒤쳐져 순위싸움에서 불리하다. 현재 77승을 거둔 LG보다 1승 부족한 KT(76승)로서는 LG보다 2승을 더해 1경기 차로 앞선 채 정규리그를 마쳐야 2위가 가능하다. KT로서는 20일 안방에서 열리는 LG와의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지난시즌 막판 대추격전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디펜딩챔피언 두산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4팀 중 무승부가 가장 많은(4개) 두산은 경쟁 팀과 같은 승수를 챙기면 승률 계산에서 가장 유리하다. 남은 7경기 중 2위 경쟁 팀과의 경기가 많은 게(키움 2경기, KT 1경기) 변수. 하지만 이 터널만 잘 통과하면 가장 값진 결과를 노려볼 수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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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쪽 타자’ 비아냥 딛고… 최지만, 최고무대로 도약

    탬파베이 최지만(29)이 ‘꿈의 무대’ 월드시리즈(WS) 무대를 밟는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한국인 야수 가운데는 사상 처음이다. 탬파베이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7차전에서 휴스턴을 4-2로 꺾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3연승 후 3연패로 롤러코스터를 탄 탬파베이는 4승 3패를 기록해 12년 만에 WS에 진출했다. 탬파베이는 역시 3승 3패로 맞선 애틀랜타와 LA다저스의 19일 7차전 승자와 팀 창단 후 첫 WS 우승 트로피를 다툰다. 탬파베이는 2008년 WS에서 필라델피아에 1승 4패로 패했다. ‘패배=시즌 종료’가 되는 중요한 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공격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친 뒤 득점에도 성공했다. 8회초 휴스턴이 2점을 내며 바짝 추격한 것을 감안하면 승부에 쐐기를 박은 중요한 ‘한 방’이었다. 1루 수비에서 일명 ‘다리 찢기’ 포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최지만은 이날도 유연한 수비를 과시했다. 5회초 수비에서 3루수 조이 웬들의 높은 송구를 1루 베이스에서 발을 떼지 않고 몸을 쭉 뻗어 잡아 아웃시키는 호수비를 펼쳤다. 탬파베이의 중심타자로 활약 중인 최지만은 김병현(41), 박찬호(47·이상 은퇴), 류현진(33·토론토) 이후 역대 네 번째로 WS에 나서게 됐다. 탬파베이가 WS 우승을 차지하면 2001년 애리조나, 2004년 보스턴에서 우승한 김병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WS 우승반지를 끼는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다. 인천 동산고 졸업 후 18세 때인 2009년 시애틀에 입단한 최지만은 5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다가 LA 에인절스, 뉴욕 양키스, 밀워키를 거쳐 2018년 탬파베이에 둥지를 틀었다. 상대 왼손 투수가 나오면 출전 기회가 사라지는 반쪽짜리라는 오명에도 포기하지 않은 끝에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휴스턴과의 일전을 앞두고 쓰레기통을 짓밟는 세리머니로 투지를 드러낸 그는 처음 나선 ALCS에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 1홈런, 3볼넷으로 활약했다. 어느덧 탬파베이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최지만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가장 마지막 날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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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관왕’ 고2 황선우, 수영괴물 탄생

    ‘포스트 박태환’의 등장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들어 처음 열린 국내 수영대회 고교부에서 ‘괴물’이 나타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체고 2학년 황선우(17·사진)다. 황선우는 1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린 김천전국수영대회 남자 고등부 자유형 100m에서 48초51로 대회신기록을 세웠다. 일반부 1위에 오른 김다산(국군체육부대·51초05)보다 2초 이상 앞선 기록. ‘마린보이’ 박태환(31)이 2014년에 세운 한국기록(48초42)에 불과 0.09초 뒤진다. 황선우가 터치패드를 찍은 직후 한동안 장내가 술렁였다. 황선우는 전날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6초31로 일반부(1분49초97) 기록을 앞서며 우승했고 같은 날 계영 400m에서도 우승(3분26초58)했다. 이날 100m와 계영 800m에서 1위(7분32초54)를 하며 단숨에 4관왕에 올랐다. 황선우는 16일 혼계영 400m에서 5관왕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김서영(26·경북도청, 우리금융그룹)도 대회 4관왕에 올랐다. 여자 일반부 개인혼영 200m에 나선 김서영은 2분11초04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열린 계영 800m에서도 경북도청의 우승(8분9초26)을 합작했다. 김서영은 전날 접영 100m(57초87), 계영 400m(3분47초01)에서도 우승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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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현종-김하성, 빅리그 꿈이 커진다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양현종(32·KIA)과 김하성(25·키움)이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며 빅리그 입성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양현종은 13일 NC전에 선발로 나와 5와 3분의 1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10승을 거뒀다. 양현종이기에 당연해 보이는 성적이지만 올해 10승의 의미는 조금 더 특별했다. 팀 선배이자 ‘국보 투수’로 KBO리그에서 146승(통산 4위)을 거둔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57)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146번째 승리였기 때문. 여기에 더해 2014년 16승을 거둔 이후 7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다. 역대 5번째 대기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 개막이 늦어져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10승 이상을 거둘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양현종은 이날 승리 뒤 KIA(전신 해태 포함) 구단 최다승인 151승을 거둔 이강철 KT 감독(통산 152승·역대 3위)의 기록을 넘고 싶다고 하면서도 “내년이 아니더라도…”라는 전제를 달았다. 오랜 꿈이었던 MLB 도전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실히 한 것. 동갑내기에 같은 왼손 투수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올 시즌 MLB에 데뷔해 좋은 모습을 보인 점도 양현종의 도전 의지를 더 자극했다. 김하성은 14일 KT를 상대로 홈런을 추가하며 거포의 상징인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78번째라 대단한 기록은 아닌 듯 보이지만 김하성의 포지션인 유격수로 한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2014년 강정호(전 피츠버그·40홈런 117타점)에 이은 유격수 역대 2번째 기록이기 때문이다. 2015년 MLB에 진출한 강정호는 2015, 2016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각각 15홈런, 21홈런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엠엘비닷컴은 15일 김하성에 대해 “콘택트 능력과 수비력, 전체적인 운동 능력에서 강정호보다 더 강하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수, 3루수도 소화할 수 있어 유틸리티를 선호하는 팀에 적합하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김하성의 소속 팀 키움은 15일 KT를 4-0으로 꺾었다. 3위 두산, 4위 KT와 승차 없는 5위다. 2위 LG와 승차도 0.5경기에 불과하다. KIA도 난타전 끝에 NC에 12-11 승리를 거두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다. 큰 무대를 꿈꾸는 이들의 ‘빅리그급’ 활약이 더욱 절실해졌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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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웅 16득점 DB 허훈 빠진 KT 제압

    DB가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허훈이 빠진 KT를 꺾고 3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DB는 13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두경민(20득점)과 허웅(16득점) 쌍포의 활약을 앞세워 84-80으로 이겼다. 이전 2경기에서 잇달아 4쿼터 역전극을 펼치며 승리했던 DB는 이날 초반부터 강력한 수비로 상대의 실책을 유도하며 시종일관 앞서 나갔다. 경기 막판 3점 차까지 추격당하기도 했지만 종료 10여 초를 남기고 윤호영(DB)이 양홍석(KT)의 레이업슛을 블록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첫 패배를 당한 KT(2승 1패)는 SK와 공동 3위가 됐다. KT로서는 허훈의 공백이 아쉬웠다. 서동철 KT 감독은 “LG전(11일)에서 허리를 살짝 삐었다. 트레이너가 경기에 나서는 건 무리라고 해서 쉬게 했다”고 밝혔다. 허웅과의 올 시즌 첫 형제 대결도 무산됐다. 한편 한국농구연맹(KBL)은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됨에 따라 17일부터 경기장별로 20% 중반 규모로 관중석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티켓 예매는 14일부터 KBL 통합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1인당 1장을 구입할 수 있고 동반인의 티켓까지 구입할 경우 KBL 애플리케이션의 선물하기 기능을 사용해야 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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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사항? 아빠 변진섭보다 유명한 선수 되기”

    “언젠가 올림픽 정식종목도 될 거예요. 그날만 상상하면 즐거워요(웃음).” 과거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수영)이라고 불린 아티스틱 수영은 ‘금남(禁男)’의 종목이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지만 2015년 카잔 세계수영선수권에서 혼성듀엣이 정식종목이 채택되기 전까지 남자 선수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난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아티스틱 수영에서 해외 남자 선수들이 선보인 역동적인 모습은 국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불모지였던 한국 아티스틱 수영에 기대주가 등장했다. 금남의 벽이 깨진 2015년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아티스틱 수영에 입문해 하루하루 기량을 키워가고 있는 변재준(17·동광고2)이다. 주니어 시절인 2018년 국제수영연맹(FINA) 캐나다오픈 월드시리즈 혼성듀엣 1위를 차지한 변재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대회’가 치러지는 올해도 2개 대회(7, 9월)에서 세계 2위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월 대회는 물 밖에서 선수 개인의 동작 위주로, 9월 대회는 물속에서 남녀 듀엣의 호흡 위주로 평가했다. 6일 경기 성남의 다목적 풀장인 아쿠아라인에서 만난 변재준은 “전 세계 선수들과 겨뤄 좋은 성적이 나오니 자신감이 커지고 동기부여도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재준에게 아티스틱 수영은 딱 맞는 옷 같다. 어머니는 1993년 뒤셀도르프(독일) 주니어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아티스틱 수영에 최초로 국제대회 금메달(솔로, 팀)을 안긴 이주영 스타싱크로클럽 감독(42)이다. 아버지는 발라드의 황제로 불린 인기 가수 변진섭(54). 부모로부터 운동능력과 리듬감각 등을 골고루 물려받은 그는 여러 동작을 섬세하고도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안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174cm)에 비해 긴 팔다리도 연기력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여전히 남자에게 문호가 개방돼 있지 않아 ‘남자 1호’ 아티스틱 수영 선수가 겪어야 할 고충은 만만찮다. 평소 짝을 이룬 여자 선수가 국가대표 차출로 떠나면 파트너를 새로 찾아야 한다. ‘아티스틱 수영 특기생’으로 진학할 수 있는 국내 대학도 없다. 그래서 아티스틱 수영과 비슷한 현대무용 특기생으로 대학 입학을 하기 위해 별도의 입시 준비도 하고 있다. 두 일정이 겹치는 날에는 하루 연습 시간만 7시간이 넘어간다. 체력적으로 힘들 만도 하지만 그는 “‘1호’라는 걸 주변에서 기특하게 봐준다. 함께 훈련하는 여자 동기들도 언제든 나와 듀엣을 이루게끔 자기 안무 외에도 내 안무를 익혀준다. 잘 해보라고 주변에서 이렇게 도와주는데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고 의젓하게 말한다. 변재준에게 ‘희망사항’을 물었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로 시작되는 아버지의 히트곡 제목이기도 한 질문에 그는 “아티스틱 수영 선수로 아빠보다 더 유명해지는 것”이라며 씩 웃었다. 국내 1세대 발라드 가수로 1987년 가요계에 데뷔한 변진섭은 1집 앨범으로 한국 최초의 ‘밀리언셀러’에 오른 뒤 1990년대를 주름잡은 슈퍼스타다. 변재준에게는 아직 ‘변진섭 아들’이란 수식어가 더 익숙하다. 변재준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선한 표정으로 눈웃음을 짓다가도 훈련을 위해 풀에 뛰어들면 무대를 씹어 먹을 듯 강한 눈빛을 쏘아대며 완벽한 연기를 위해 같은 동작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 물속에서 새 길을 개척하고 있는 그런 열정을 보면 언젠가 변진섭이 ‘재준이 아빠’로 불릴 날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아티스틱 수영수영과 춤, 체조 등이 혼합된 종목으로 수중발레라고도 불린다. 과거 정식 명칭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수영)이었지만 2017년 국제수영연맹(FINA)이 예술적인 의미를 더해 아티스틱 수영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솔로(1명), 듀엣(2명), 팀(4∼8명) 등으로 나뉘며 기술 점수, 예술 점수, 난이도 수행 여부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선수들은 수심 3m의 수영장에서 연기하는데, 바닥에 발이 닿으면 감점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여자 듀엣, 여자 팀 등 2종목이 치러진다. ○ 변재준은…△생년월일: 2003년 6월 28일△키, 몸무게: 174cm, 65kg△가족: 가수 변진섭(54), 이주영 전 아티스틱 수영 국가대표(42) 부부의 2남 중 막내△출신교: 언남초-동광중-동광고(2학년)△주요 성적: FINA 캐나다오픈 월드시리즈 혼성듀엣 1위(2018년), 슈퍼믹스크라운 세계대회 15∼20세부 2위(2020년)성남=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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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동근 은퇴식 날, 고개숙인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모두 ‘양동근’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이 팀 레전드 양동근(39)의 공식 은퇴식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현대모비스는 4쿼터 중반까지 앞서 나가며 양동근에게 승리를 선물하는 듯했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DB였다. DB가 1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현대모비스와의 방문경기에서 82-77로 역전승을 거뒀다. 9일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4쿼터 역전극을 펼친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DB는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에서 앞서 지난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은 양동근의 공식 은퇴식이 열렸다. 1쿼터를 19-14로 마친 현대모비스는 4쿼터 중반 11점 차(73-62)까지 앞서 6차례 팀을 챔피언으로 이끈 ‘양동근 효과’를 누리는 듯했지만 이후 무더기로 실책을 쏟아내며 역전을 허용, 양동근의 부재를 실감했다. DB는 외국인 저스틴 녹스가 28득점 10리바운드, 두경민이 19득점 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KCC는 라건아(28득점 11리바운드), 송교창(18득점 9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오리온을 92-79로 꺾었다. 전날 KT와 3차 연장 접전을 치른 끝에 패한 오리온은 경기 초반부터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종료 버저와 함께 한호빈이 22m(역대 공동 4위)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1쿼터를 22-18로 마쳤지만 2쿼터 리드를 내준 채 주저앉았다. 9년 만에 코트에 복귀해 KBL컵대회 초대 우승을 이끈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2연패를 당했다. 반면 전날 오리온을 눌렀던 KT는 이날 LG에 90-86으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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