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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주로 노린 절도 사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밀워키 10대 차량 절도단의 범죄 행각을 다룬 영상이 6월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뒤 미국 전역에서 차량 절도 피해가 급격히 늘었다. 절도단은 주로 기아차를 훔쳐 달아나 ‘기아보이스(kiaboys)’라고 불린다. 차키 없이 USB 케이블로 시동을 거는 이들의 수법을 모방한 범죄 장면을 찍어 틱톡 등에 공유하는 ‘기아챌린지’라는 놀이도 확산하고 있다. 치안당국은 피해 경보를 발령했다. 시카고가 있는 일리노이주 쿡카운티는 11일 ‘기아차와 현대차 차량 절도 급증 경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1일~이달 11일 관련 차량 절도 사건이 642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74건)에 비해 8.7배로 늘었다. 차키 시동 방식이면서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일부 현대차도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다는 점이 알려지며 현대차 절도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차는 “해당 차량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오와, 미주리, 켄자스 등에서는 피해 차주들이 “엔진 이모빌라이저 없는 차량을 생산하고 소비자에게 결함을 숨긴 차량 제조사의 과실”이라고 주장하며 기아차와 현대차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섰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유럽이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강까지 메마르면서 화물 운송과 농업 생산, 전력 발전 등 경제 전반에서 차질이 생기고 있다. 화물선이 다니는 주요 길목인 독일 라인강은 수위 저하로 물동량이 평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에서는 기온 상승의 여파로 캘리포니아주에서 대홍수가 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하천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독일 카우프 관측점의 라인강 수위는 13일 기준 36cm로 나타났다.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6일 오후에는 29cm까지 줄 것으로 관측됐다. 강바닥이 보일 정도라는 것이다. 유럽연합공동연구센터 관계자는 가디언에 “최악의 가뭄이었던 2018년보다 올해 상황이 더 나빠 보인다”고 말했다. 수심이 얕아지자 운송회사들은 선적량을 줄이고 있다. 관측점 기준으로 강 수심이 40cm 미만으로 내려가면 선박 운항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화물선 운송 요금이 최대 5배 올랐다. 육상 운송을 하려 해도 화물선 1대를 대체하려면 트럭 40∼100대가 필요해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라인강 운송은 2018년 유럽 가뭄 당시 6개월간 중단된 적이 있다. 당시 손실액이 50억 유로(약 6조7000억 원)로 추산됐다. 독일의 전력 발전, 철강, 화학 등 기간산업에 쓰이는 원료 물동량도 크게 줄었다. 독일에서 강으로 운송하는 물동량은 2억 t가량인데 대부분 라인강을 통해 운송된다. 올겨울 에너지 대란이 예고된 상황에서 라인강 물동량마저 줄어들어 전력 생산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라인강 가뭄으로 올해 독일 경제성장률이 0.5%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난해 11월 이후 포강 유역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최근 유수량이 평년의 10분의 1로 줄었다. 이탈리아의 농산물은 포강 유역에서 30∼40%가 생산되는데 가뭄의 여파로 올해 쌀 수확량은 평년의 4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생산의 70%가량을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냉각수를 공급하는 론강의 수온이 높아지자 시간당 원전 전력 생산량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13일 CNN에 따르면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40년 안에 대홍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역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홍수의 원인으로 대기 중에 모여 가늘고 길게 이동하는 수증기를 꼽았다. 대홍수로 인한 피해액은 최대 1조 달러(약 130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히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규모의 5배가 넘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앞바다에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지어 2045년에는 25GW(기가와트)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5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수준이다. 캘리포니아주 정책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이나주는 인구(3900만 명)가 미국 내 가장 많고 전력 소비량도 미국 내 2위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정부 에너지위원회(CEC)는 10일 해상풍력 목표 발전량 계획이 담긴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보고서에는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해 2030년까지 최대 5GW를 생산하고 2045년까지는 최대 25GW를 생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담겼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없다. 캘리포니아주는 해저에 풍력발전기를 고정하는 대신 바다에 떠있는 부유체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을 활용할 전망이다. 단지는 유리카와 모로베이 등 캘리포니아 해안가 소도시 앞바다에 들어선다. CE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캘리포니아 해안에 부는 바람은 100% 무공해 에너지 사용 목표 달성은 물론 전기차로의 전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전량 관측치를 분석한 UC버클리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주가 2045년에는 해상풍력 발전으로 주내 전체 전기 사용량의 25%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CEC는 올 연말까지 사업의 경제성을 평가한 후속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캘리포니아는 2045년까지 전기 발전에 석탄을 배제할 방법을 찾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 주 상원을 통과한 ‘100% 무공해(clean) 에너지 법’에는 2045년까지 재사용 가능하거나, 탄소를 생산하지 않는 원료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도 내놨다. 예컨대 2035년까지 무공해 승용차만 판매할 수 있게 하고, 대형트럭을 전부 무공해 트럭으로 바꾼다는 식이다.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캘리포니아 만이 아니다. 7일 미 상원에서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의 40%까지 감축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 지원금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중국 견제 법안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기후변화 대응책도 비중 있게 다뤘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자동차 산업 등에 3690억 달러(약 482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명시되어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아이고, 예년보다 두세 배는 더 더워요. 올해는 물까지 부족하니 정말 덥네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만난 디디에 루비트 씨는 메마른 박물관 앞 분수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폭염과 가뭄이 더 심한 남부 툴루즈에 거주하는 그는 “수확을 앞두고 물이 너무 부족하다. 이젠 가뭄에 강한 다른 품종을 기르는 데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기자가 파리 도심 콩코르드 광장 아스팔트 표면 온도를 직접 재보니 섭씨 40도를 훌쩍 넘었다. 아스팔트 열기에 땡볕이 피부를 파고들 듯 따가웠다. 팔레루아얄에서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하는 도보 10분 거리를 따라 있는 대형 분수 3곳 중 2곳이 완전히 메말랐다. 당국이 가뭄경보 1단계를 발동해 5일부터 주요 분수대 급수가 중단됐다. 파리시는 세차 등 물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발표했다.○ “올해 7월 지구 기온 역대 최고 수준”한국이 폭우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지구의 7월 기온이 가장 높았던 3개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고 9일 밝혔다. 나머지는 2016년과 2019년으로 폭염 수준이 거의 비슷했다. 세계 곳곳이 기상이변 혼란에 빠지며 자연재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늘고, 작황 부진 탓에 식량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기상청은 9일 잉글랜드 남부, 웨일스 동부 지역에 11일부터 나흘간 폭염 황색경보를 내렸다. 황색경보는 취약한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다. 비가 자주 와 레인코트로 유명한 잉글랜드 지방에선 지난달이 1935년 이래 가장 건조한 7월로 기록됐다. 영국 최대 수도회사인 템스워터는 물 사용 임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비가 잘 오질 않아 북부 지역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올여름에는 주요 하천인 포강 곳곳이 말라버렸다. 9일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알프스 빙하가 폭염으로 빠르게 녹아내리며 반세기 넘게 묻혀 있던 유골 두 구와 비행기 잔해 등이 발견됐다. ○ 日 폭우·폭염 ‘한 나라 두 날씨’일본은 각기 다른 지역에서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나타나 ‘한 나라 두 날씨’를 보이고 있다. 9일 NHK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까지 35도 이상 폭염이 14일간 이어졌다고 밝혔다. 1995년과 2010년 35도 이상 폭염이 13일간 이어졌던 기록을 넘어섰다. 반면 아오모리현과 아키타현 등 일본 동북부 일부 지역의 반나절 강우량은 평년 8월 한 달 치 강우량에 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엔 5일 1년 치 강수량의 75%가 하루 만에 쏟아졌다. 이날 기온은 섭씨 56.7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일리노이주에는 1, 2일 8월 한 달 치 강수량이 모두 내렸다. 호주는 2∼4월 브리즈번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 3일 새 676.8mm의 비가 내렸다. 1974년 이후 48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세계 상반기 자연재해 손실 85조 원기후재앙으로 전 세계에서 경제적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독일 뮌헨재보험(Munich Re)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세계가 자연재해로 입은 손실은 650억 달러(약 85조1800억 원)에 달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약 4300명으로 작년 동기의 1.9배였다. 토르스텐 예보레크 뮌헨재보험 이사는 “상반기 자연재해는 기후 관련 재앙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폭염이나 폭우, 가뭄 등 기후 재난이 잦아지고 그 강도도 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이상 고온으로 올해 곡물 수확량이 작년보다 5%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의 옥수수 수확량은 지난해 대비 19% 줄어든 126만6000t으로 추정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전쟁으로 황폐화된 시리아 도시가 영화 촬영장이 됐다. 촬영 세트를 지으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 이런 지역을 ‘저비용 세트’처럼 쓰는 것이다.” 시리아 남부 하자르 알아스와드에서 중국 영화를 촬영 중인 현지 감독 라와드 샤힌이 지난달 AFP통신에 한 말이다. 샤힌이 찍는 영화는 홍콩 스타 청룽(성룡)이 제작하는 영화 ‘고향작전(家園行動)’. 10년째 이어지는 내전으로 폐허가 됐지만 복구는 꿈도 못 꾸는 시리아 도시에 해외 영화 제작팀이 밀려오고 있다. 시리아 독재 정권에 협력하는 중국 이란 러시아 촬영팀이 대부분이다. 5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고향작전 제작진은 지난달 시리아 현지 촬영을 시작했다. 고향작전은 2015년 예멘 내전 당시 중국 외교관들이 중국인과 외국인을 데리고 예멘을 탈출한 사건을 다루는 영화다. 영화 배경은 예멘이지만 촬영은 시리아에서 하고 있다. 고향작전 관계자는 FT에 “예멘보다 시리아가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FT는 “중국 영화를 시리아에서 찍는 이유는 두 국가의 외교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며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중국과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아사드 가문은 1970년부터 아버지와 아들이 연이어 집권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은 알아사드 독재 정권의 내전 중 화학무기 사용 등을 이유로 시리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한때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액션 스타 청룽은 이제 대표적인 친중(親中) 인사로 통한다. 청룽은 홍콩 반환 25주년이던 지난달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물을 올려 “중국인임이 자랑스럽다. 중국의 번영, 안전, 영원한 평화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베이징 행사에서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고향작전에는 리자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과 고위 공산당원인 원로 예술가 톈화(田華)가 자문으로 참여한다. 고향작전을 찍고 있는 하자르 알아스와드는 시리아 혼란상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도시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불과 4km 떨어져 있으나 평균소득은 전국 하위권이다. 주민 대부분이 시리아 내전과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으로 떠밀려온 시리아 자국 난민이다. 2012년 시작된 내전 초반에는 반군 중심지였으나 2015년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점령당했다. 2018년 정부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탈환했지만 도시는 망가질 대로 망가져 거주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시 복구 작업도 매우 더딘 상황이다. 하자르 알아스와드에 살던 압달라 씨(25)는 “우리 동네에 나도 아직 돌아가지 못했는데 영화를 촬영한다니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FT는 “반군 중심지였던 지역은 재건하지 않는다는 시리아 정부 정책 때문에 하자르 알아스와드가 폐허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영화 촬영이 잇따르자 시리아 영화인들은 “영화적 약탈”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영화인들은 성명에서 “얼마 전까지 전쟁 범죄가 일어났고 인류에 대한 범죄가 여전히 벌어지는 장소”라면서 “도시의 기억을 무시하며 영화 촬영진이 들이닥치고 있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자국 기업이 만든 반도체 핵심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가 미국산 반도체 핵심 제조 장비를 중국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공장으로 수출하는 것을 선적 단계부터 막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정부가 검토하는 조치는 중국에 있는 외국 기업 공장에 대해서까지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 40%가량을 생산하며 SK하이닉스는 다롄에 있는 인텔 낸드플래시 공장을 최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지목하는 대상은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생산에 필요한 장비라고 전했다. 이 장비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램리서치사(社)의 차세대 반도체 식각 장비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사의 CMP(연마) 장비다. 현재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수 군용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최첨단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통상 전문가는 “이번 조치가 시행된다면 일반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는 범용 장비의 중국 수출을 처음으로 막게 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로이터는 “미 행정부가 이제 검토를 시작했고 아직 규제 관련 초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인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노력을 손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영국 찰스 왕세자(74)가 2001년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1957∼2011) 가족에게서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를 기부 받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달 30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찰스 왕세자는 2013년 런던 클래런스하우스에서 빈라덴 가문 수장 바크르 빈라덴(76)을 만나 자선기금(PWCF) 기부 문제를 논의했다. 그해 기부금이 기금 계좌에 입금됐다. 바크르 빈라덴은 오사마 빈라덴의 이복형이다. 오사마 빈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재벌인 빈라덴 가문 창업자 무함마드 빈라덴의 자식 54명 중 하나로 1994년 의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찰스 왕세자 관저 클래런스하우스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빈라덴 가문이 PWCF에 돈을 낸 것은 맞다”면서도 “찰스 왕세자가 기부 과정을 직접 중개하거나 개입한 바는 없다”고 주장했다. PWCF는 찰스 왕세자가 1979년 설립한 자선 단체다. 빈라덴 가문의 기부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찰스 왕세자는 PWCF 기부금 모금 활동에 개입하지 않도록 돼 있는 PWCF 운영 원칙을 위반한 소지가 다분하다. 당시 찰스 왕세자 주변에서는 빈라덴 가문 기부금을 반환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지만 허사였다고 한다. PWCF 고문 등이 “빈라덴 가문 기부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 전 국가적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찰스 왕세자는 “돈을 돌려주면 빈라덴 가문에 너무 부끄러울 것 같다”며 거절했다는 것. 찰스 왕세자의 PWCF 모금 관련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1년 하마드 빈 자심 알사니 당시 카타르 총리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300만 유로(약 40억 원)를 받았다. 특히 종이가방에 든 100만 유로를 직접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논란을 반영하듯 찰스 왕세자에 대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올 4월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조사 결과 그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43%뿐이었다.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 대해서는 69%, 아들 윌리엄 왕세손에 대해서는 64%가 긍정적이었다. 응답자 42%는 찰스 왕세자가 윌리엄 왕세손에게 왕위를 양보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유럽 곳곳에서 이상 고온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알프스 산봉우리에서 운영되는 스위스의 여름 스키장이 폭염으로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스위스 남부 체어마트 부근의 최고 높이 4478m의 알프스 봉우리인 마터호른에서 스키장 리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마터호른 체어마트 베르크바넨은 29일부터 여름 스키장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업체는 입장문을 내 “스키장에 쌓인 눈의 두께가 얇아져 슬로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며 “여름 스키는 종료할 수밖에 없으며 슬로프와 각종 시설에 대한 보수 작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충분한 겨울눈이 내리지 않은 데다 올해 여름 폭염이 이어져 해발 4000m 이상 지역에서 눈이 아닌 비가 내리는 등 강수 상황이 예상을 벗어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빙하가 녹으면서 크레바스(절벽) 등 균열이 생겨 안전 문제도 제기됐다. 최근 스위스 당국은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는 것을 막기 위해 눈 위를 천으로 덮기도 했다. 가뭄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영국에서는 정부가 주요 강의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며 불필요한 물 사용을 최소화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영국 환경청은 ‘매일 머리 감는 것을 지양하고 물 대신 드라이샴푸를 사용해 달라’는 내용의 물 절약 권고를 하기도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러시아가 2024년까지만 국제우주정거장(ISS) 공동 운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우주 협력 분야에서도 서방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국장은 “(러시아가) 2024년 이후 ISS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 분야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주 협력 시대가 끝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ISS는 러시아와 미국을 주축으로 15개국이 1998년부터 공동 운영하고 있다. 당초 ISS 사용 기한을 2024년으로 했으나 양국은 최근까지 이를 203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ISS를 2030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발표했다. 미국은 난색을 표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미국에 철수 의사를 공식 표명하지 않았다”면서도 “러시아 철수 후 ISS 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수십 년 이어온 값진 협력이 유감스럽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가 계속되자 러시아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항공우주산업 관련 제재를 발표하자 전 로스코스모스 국장은 ‘ISS가 지구에 추락하게 손놓을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설계부터 참여 국가 역할을 분담했기에 러시아가 빠진다면 ISS를 당분간 정상 운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ISS가 추락하지 않고 고도를 유지하게 추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미국은 전력 공급과 항법 장치 운영을 담당했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노스럽그루먼, 스페이스X 같은 민간 기업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돕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국은 우주정거장을 독자적으로 짓고 있다. 러시아는 자체 우주정거장을 2028년부터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도 2030년 이후 ISS 대신 자체 우주정거장을 활용할 계획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의 측근이자 유명 힙합 가수 출신인 표 제야 토 전 하원의원(41)의 사형을 집행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군부에 대한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체포됐고 올 1월 사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군부는 23일 토 전 의원, 소설가 겸 시민운동가 초 민 유(53), 일반인 2명 등 총 4명을 처형했다. 미얀마의 정치범 사형 집행은 1976년 이후 46년 만이다. 일반 형사범의 사형 집행은 1990년까지 이뤄졌다. 토 전 의원은 ‘미얀마 힙합 1세대’ 대표 주자다. 19세였던 2000년 4인 힙합 그룹 ‘애시드’로 데뷔했고 곧 스타로 부상했다. 시적이면서도 독재를 규탄한 가사가 젊은 미얀마인의 분노와 절망을 생생히 보여준다는 호평을 얻었다. 2007년 반(反)정부 시위 ‘사프란 혁명’이 시작되자 그는 또 다른 그룹 ‘제너레이션웨이브’를 결성해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 군부의 인터넷 접속 제한을 피해 검은색 표지를 씌운 CD에 곡을 담아 카페 등에 뿌리며 독재를 비판했다. 이로 인해 2008년 불법 단체 조직 혐의로 체포됐고 3년 후 석방됐다. 토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수지 전 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수지 전 고문이 2015년 집권한 후에는 그의 해외 순방에 대부분 동행하는 등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그는 “무대로 돌아가고 싶다”며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기존 동료들과 앨범 제작을 준비했지만 쿠데타가 발발하자 가수 복귀 계획을 접고 다시 반정부 활동에 앞장섰다. 26일 우리 외교부는 미국 영국 일본 등과 함께 외교장관 명의의 공동성명을 발표해 “이번 사형집행은 미얀마 군부가 인권과 법치를 유린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비난 받아 마땅한 폭력 행위”라고 규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고물가와 고금리에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영국에서 은퇴를 취소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전년 동기 대비 10만3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경제활동인구는 현재 근로 중이거나 취업 활동 중인 사람을 뜻한다. 가디언은 “은퇴한 65세 이상 고령층이 생활비 부담에 다시 일하러 나서는 ‘은퇴 취소 시대(Great Unretirement)’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생활비가 크게 늘어 기존에 마련해둔 은퇴 자금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지자 다시 구직 활동을 하거나, 은퇴 시기에 접어든 고령층이 은퇴를 미루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 알트만 전 영국 고용연금부 연금국장은 “(고령층들이) 건강이 예전만 못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의 공포 때문에 일터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최대 노인 권익 관련 시민단체인 ‘에이지UK’의 캐럴라린 에이브러햄스 국장은 “신중하게 설계한 은퇴 계획이 닥쳐오는 고물가 폭풍에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물가는 연금에 비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9.4%까지 치솟은 반면 연금 수령액(최고액 기준)은 지난해에 비해 3.1%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올겨울 에너지 가격 급등이 예고되는 등 생활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비율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올 7월 기준으로 영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11.6%(143만 명)가 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됐다. 이는 11.9%(144만 명)를 기록해 역대 최고였던 2020년 7월과 맞먹는 수준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고물가와 고금리에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영국에서 은퇴를 취소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전년 동기 대비 10만3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경제활동인구는 현재 근로 중이거나 취업 활동 중인 사람을 뜻한다. 가디언은 “은퇴한 65세 이상 고령층이 생활비 부담에 다시 일하러 나서는 ‘은퇴 취소 시대(Great Unretirement)’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생활비가 크게 늘어 기존에 마련해둔 은퇴 자금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지자 다시 구직활동을 하거나, 은퇴시기에 접어든 고령층이 은퇴를 미루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 알트만 전 영국 고용연금부 연금국장은 “(고령층들이) 건강이 예전만 못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의 공포 때문에 일터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최대 노인 권익 관련 시민단체인 ‘에이지UK’의 캐럴린 아브라함스 국장은 “신중하게 설계한 은퇴 계획이 닥쳐오는 고물가 폭풍에 산산조각이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물가는 연금에 비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9.4%까지 치솟은 반면 연금 수령액(최고액 기준)은 지난해에 비해 3.1%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올겨울 에너지 가격 급등이 예고되는 등 생활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비율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올 7월 기준으로 영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11.6%(143만 명)가 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됐다. 이는 11.9%(144만 명)를 기록해 역대 최고였던 2020년 7월과 맞먹는 수준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과 오랜 우방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맹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취임 전부터 사우디의 인권 탄압을 비판했지만 고유가 위기에 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내 일각의 비판에도 15일(현지 시간) 사우디를 찾았다. 다급히 원유 증산을 호소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물가 급등에 따른 11월 중간선거에서의 패배 위험을 줄이고자 ‘인권 중시’라는 자신의 원칙을 스스로 깨 가며 사우디를 찾았지만 체면만 구긴 것이다. 13∼16일 4일간 이어진 그의 실익 없는 중동 순방이 끝난 지 3일 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란 듯 중동을 찾았다. 그는 이란, 튀르키예(터키)와 이란산 천연가스 개발 등을 포함한 3국 협력을 강조하며 빈손으로 귀국한 바이든 대통령과 대조를 보였다. 일종의 외교 실책으로 기록된 이번 순방, 여전한 물가 상승 위협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왜 미-러 대결의 격전지가 된 중동에서 이토록 쩔쩔매고 있을까.○ ‘원유’와 ‘안보’의 교환미국과 사우디는 1932년 사우디 건국 후 줄곧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원유의 안정적 공급이 필요한 미국과, 신생 국가로서 이란 등 주위의 적대 세력을 막기 위해 미국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필요했던 사우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였던 1945년 2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 대통령은 수에즈운하에 정박한 미 해군 순양함 ‘USS퀸시’ 갑판에서 사우디 초대 국왕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와 선상 회담을 가졌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군사 위협으로부터 사우디를 보호해 주고 왕실의 권위를 인정해 줄 테니 원유 수출에 대한 대가로 미 달러만 받으라는 뜻을 밝혔다. 압둘아지즈 국왕 또한 동의했고 이후 미국산 최신 무기의 주요 수입국이 됐다. 즉, 당시 확립된 ‘원유’와 ‘안보’의 교환은 지금껏 이어져 온 양국 관계의 핵심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굳건했던 양국 관계의 균열은 21세기 들어 본격화했다. 2001년 사우디 출신의 오사마 빈라덴이 저지른 9·11테러는 미 사회에 지울 수 없는 깊은 상흔을 남겼다. 사우디는 또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해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자 거센 불만을 표했다. 2011년 민주화 시위 ‘아랍의 봄’ 열풍이 이슬람권을 강타했을 때 미국이 이집트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도 불만이었다. 사우디 측은 서구 기준으로 보면 권위주의 통치자일지 모르나 현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특정 정권을 미국 입맛대로 몰아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건국 후 줄곧 전제 왕정을 유지하고 있는 사우디 입장에서는 ‘민주화’ ‘인권’ 등을 이유로 미국이 지나치게 중동 각국에 내정 간섭을 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중동에서 발 빼는 미국2009년 출범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셰일가스 개발에 주력하면서 양국 관계의 근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필요성이 급감한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는 ‘피벗 투 아시아’ 정책을 통해 중동 대신 중국 견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후임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또한 비용 절감을 이유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서 속속 철군을 단행하는 등 역시 중동에서 발을 뺐다. 특히 2015년 오바마 행정부는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철천지원수로 여기는 시아파 맹주 이란과 핵합의를 체결했다. 불만이 극에 달한 사우디는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자국 내 시아파 성직자를 처형했고 이란과 단교했다. 2017년 재임 내내 ‘친사우디-반이란’ 기조를 유지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다. 전임자의 각종 정책을 뒤엎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 역시 전격 파기했다. 사우디는 환호했고 양국 관계가 다시 밀월로 접어드는 듯 보였다. 하지만 5개월 후 미 워싱턴포스트(WP) 소속 칼럼니스트였던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됐다. 21세기 문명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잔혹한 반대파 탄압에 국제 사회가 경악했고 살해 배후에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 문제를 거론하며 “집권하면 사우디에 더 이상 무기를 팔지 않겠다. 그들을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외쳤다. 이란 핵합의 복원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권 후 실제 그렇게 했고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도 중단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지내며 ‘셰일 혁명’을 지켜본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가 없어도 얼마든지 에너지 자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여겼다. 자신이 깊숙이 관여했던 이란 핵합의 또한 반드시 복원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물가 급등에 ‘오일 파워’ 위력 고조이랬던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은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치솟는 국제 유가로 미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인 30%대까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1%대 초반에 불과했던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6월 기준 1981년 이후 41년 내 최고치인 9.1%까지 치솟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후 줄곧 탄소 중립 등 청정에너지 정책을 강조하며 각종 규제를 강화하는 바람에 미 정유업계의 생산 능력도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산유국 사우디가 원유 증산에 나서야만 국제 유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래야 자신 또한 중간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순방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그의 외교 책사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당초 지난해 9월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 하지만 카슈끄지 암살을 두고 설리번 보좌관이 원칙론을 강조하자 무함마드 왕세자가 고함을 질렀고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올 4월에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나 관계 복원을 시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재개했다. 이로 인해 이번 순방이 성사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순방이 발표되자 야당 공화당은 물론이고 집권 민주당에서도 경제적 이익을 위해 냉혹한 독재자와 손잡았다며 비판했다. 특히 순방 전 백악관은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순방에서 악수 등 신체 접촉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주요 지도자를 만날 때 활짝 웃으며 포옹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를 껴안지는 않았으나 그와 주먹을 맞부딪쳤다. 민주당 중진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조차 “한 번의 ‘주먹 인사’가 천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산유국 독재자들이 미국의 중동 정책을 장악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비판했다. ○ 중-러와 밀착하는 중동국내의 비판 여론을 모를 리 없는 바이든 대통령이 그럼에도 중동을 찾은 것은 원유 증산 촉구를 넘어 중동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한다는 판단 또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사우디는 물론이고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중동 주요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2016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사우디, 이집트, 이란 등을 찾아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를 본격화했다. 이후 양측의 협력은 경제를 넘어 첨단 기술 이전, 무기 수출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우디와 UAE는 중국산 무기의 주요 수입국이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두 나라에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전수해 주려 하고 있다. 사우디가 좌지우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미 2018년 러시아를 받아들여 ‘OPEC플러스’를 출범시켰다. 중동 산유국은 서방 주요국과 달리 대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특히 중동의 양대 허브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모두 보유한 UAE에는 러시아 부호들이 넘쳐난다. 고유가로 주머니가 넉넉해졌지만 서방에서 돈을 쓸 수 없는 러시아 재벌들이 비자 취득이 쉽고 재산 압류 걱정도 없는 UAE에서 고급 부동산 등을 매집하며 물 쓰듯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는 UAE가 러시아의 제재 회피 창구로 쓰이고 있다며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회동에서 중국 및 러시아 공동 견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지만 사우디 측은 부인했다. 아딜 알 주비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16일 미 CNBC에 “중국은 사우디의 대형 투자자이며 안보·정치 협력의 최고 파트너”라고 밝혔다. 미국의 압박에도 중국과 거리 두기를 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흔들리는 바이든 리더십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이 성과 없이 끝나고 중동이 미국 중국 러시아란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의 전선으로 변모하면서 이란 핵 개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시리아 내전, 예멘 내전 등 ‘세계의 화약고’ 중동의 분쟁 해결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3자 회담에서 시리아 내전 대책을 협의하는 등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중동에서 자신이 실력자 노릇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러시아가 이란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주요 과제로 내세웠던 이란 핵합의 복원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푸틴 대통령은 이번 중동 방문을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며 그가 이란과의 군사 협력 확대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에 보복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원유 구걸’ ‘외교 참사’로 혹평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중파로 유명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백악관은 우리의 적에게 계속 나약함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데비 레스코 하원의원은 “미국 내 넘쳐나는 석유 생산을 거부하더니 사우디 등 외국에 가서 석유를 더 생산해 달라고 구걸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 소말리아 난민 출신의 일한 오마 하원의원은 “대통령이 우리의 신뢰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잘못된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다음 달 3일 열릴 OPEC플러스 회의에서도 원유 증산을 거부하면 민주당 내에서도 중간선거 필패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가치 외교는 분명 중요하고 시도할 만한 의제였지만 엄중한 상황을 감안할 때 현실주의 외교로 선회할 때가 온 것 같다. 국제 정치는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잇따른 탈(脫)중동 정책으로 미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가득한 중동 친미 국가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산유국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서라도 중동 국가의 협력은 필수”라며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이 반대해도 사우디와의 전통적인 협력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국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딸 제이미 스털링 검사가 19일(현지 시간) 주내 세인트메리스카운티 검사장 경선에서 승리해 메릴랜드주의 첫 아시아계 검사장에 오른다. 호건 주지사의 부인 유미 여사는 스털링 검사를 포함해 이전 결혼에서 얻은 세 딸을 데리고 2004년 호건 주지사와 재혼했다. 스털링 검사는 이날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71%의 득표율을 얻어 과거 상사였던 리처드 프리츠 현 검사장을 꺾었다. 이 경선은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할 각 당의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지만 집권 민주당 후보가 없어 그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미국은 주 법무장관, 카운티 검사장 등을 모두 투표로 뽑는다. 그는 14년 경력의 검사로 현재 주내 앤어런들카운티 검찰청에서 강력범죄 및 마약사건 기소를 담당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인을 지킬 ‘방공무기 시스템’ 지원을 20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에 요청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젤렌스카 여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미 의회 의사당 방문자센터 의회 강당에서 상원과 하원 의원들에게 약 10분간 연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젤란스카 여사의 주목도 높은 워싱턴 방문에서 정점은 이번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옷깃에 흰색 천이 덧대진 검정 정장을 입고 연단에 선 젤렌스카 여사는 “영부인이 아닌 누군가의 딸이자 어머니로서 얘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러시아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의 가족사진과 영상을 객석의 의원들에게 연이어 보여줬다.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젤란스카 여사는 인류의 비극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며 비극에 얼굴을 그려넣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잔혹함을 비판하며 방공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다치고 가족을 잃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대신 부탁한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부탁이다. 무기를 부탁한다. 누군가의 땅을 공격할 무기가 아닌 누군가를 지켜줄 무기다. 내 집에서 살아서 눈뜨고 아침에 일어나게 도울 무기다”며 방공무기 시스템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방공무기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인들의 일상 회복에 큰 보탬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범한 학생들에게 당연할 일들에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지 못한다. 우크라 아이들은 9월이 되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교사들이 수업을 교실에서 할지 방공호에서 할지 모른다”며 “우리에게 방공무기 시스템이 있다면 확답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10분간의 짧은 연설을 마치며 젤렌스카 여사는 “모든 부모가 아이들에게 ‘더는 미사일 공습이 없으니 푹 자라’고 말하는 것. 이게 제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걸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신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연설이 끝나자 30초간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젤란스카 여사가 연설한 강당은 전쟁이 막 시작했던 3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상 연설에 나섰던 장소기도 하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최한 이번 연설에는 의원 약 100명이 참석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부인 이바나 트럼프(사진 오른쪽)가 14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향년 73세. 미국 NBC에 따르면 뉴욕소방서는 이날 이바나의 자택에서 심정지 신고가 들어와 출동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뉴욕시 관계자는 “출동 당시 이바나는 나선계단에 쓰러진 채 발견됐으며 타살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바나는 체코 태생의 스키 선수였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뉴욕에 갔다가 트럼프를 만났다. 1977년 트럼프와 결혼한 이바나는 트럼프타워 등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맡았고 플라자호텔 등 트럼프 가문의 주요 재산을 관리하기도 했다. 장녀 이방카를 포함해 트럼프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뒀으며 1990년 트럼프와 이혼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로 일명 ‘켄타우로스’라고 불리는 ‘BA.2.75’가 14억 인구 대국 인도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5월 처음으로 인도에서 발견된 뒤 현재 신규 확진자의 절반이 켄타우로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13일(현지 시간) 국제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6∼12일 일주일간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평균은 1만7434명을 기록했다. 5월 한때 1000명대에 불과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켄타우로스 확산 여파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울리히 엘링 오스트리아 분자생물공학연구소 교수는 9일 트위터에 “지난달 26일∼이달 2일 인도 내 신규 확진자의 50%가 켄타우로스에 감염됐다. 한 주 전에는 10%대에 불과했지만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인도 신규 확진자의 절반이 켄타우로스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국제 조사기관 코브스펙트럼 역시 인도 내 켄타우로스 검출률이 지난달 20일 7.9%에 불과했지만 같은 달 27일 51.4%로 가파르게 늘었다고 진단했다. 분석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현재 이 수치가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현재 켄타우로스는 한국 인도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 16개국에서 발견됐다. 영국 가디언은 “켄타우로스가 나타난 후 영국 신규 확진자 수도 빠르게 늘었다”고 전했다. 앞서 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켄타우로스를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분류했다. 전파력이 강하거나 치명률이 높아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변이란 의미다. 같은 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도 켄타우로스를 ‘모니터링 중 변이’로 지정하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세계 곳곳에서 새 변이가 계속 등장하면서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의 종료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켄타우로스가 종식된다고 해도 새 변이가 다시 등장해 코로나19 재유행이 수차례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 인프라가 열악하고 빈부격차 또한 극심한 인도의 상황 역시 변이 바이러스의 급증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맹위를 떨쳤던 델타 변이 또한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고 전 세계로 퍼졌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로 일명 ‘켄타우로스’라 불리는 ‘BA.2.75’가 14억 인구 대국 인도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5월 처음으로 인도에서 발견된 뒤 현재 신규 확진자의 절반이 켄타우로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13일(현지 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6~12일까지 1주일간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평균은 1만7434명을 기록했다. 5월 한 때 1000명대에 불과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켄타우로스 확산 여파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울리히 엘링 오스트리아 분자생물공학연구소 교수는 9일 트위터에 “지난달 26일~이달 2일 인도 내 신규 확진자의 50%가 켄타우로스에 감염됐다. 한 주 전에는 10%대에 불과했지만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인도 신규 확진자의 절반이 켄타우로스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국제 조사기관 코브스펙트럼 역시 인도 내 켄타우로스 검출률이 지난달 20일 7.9%에 불과했지만 같은 달 27일 51.4%로 가파르게 늘었다고 진단했다. 분석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현재 이 수치가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켄타우로스는 13일 기준 인도를 비롯해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 15개 국가에서 발견됐다. 영국에서는 14건, 미국에서는 9건이 보고됐다. 영국 가디언은 “켄타우로스가 나타난 후 영국 신규 확진자 수도 빠르게 늘었다”고 전했다. 앞서 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켄타우로스를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분류했다. 전파력이 강하거나 치명률이 높아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변이란 의미다. 같은 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도 켄타우로스를 ‘모니터링 중 변이’로 지정하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세계 곳곳에서 새 변이가 계속 등장하면서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의 종료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켄타우로스가 종식된다 해도 새 변이가 다시 등장해 코로나19 재유행이 수차례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아이맥부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까지 애플의 주요 제품을 만든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사진)가 30년간 이어온 애플과의 인연을 끝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의 최고디자인책임자(CDO)였던 아이브는 2019년 애플을 떠나 디자인 전문기업 러브프롬(LoveFrom)을 창업했다. 이후 애플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제품 디자인에 관여해왔지만 최근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브가 애플과 마지막으로 함께 한 작업은 내년 출시 예정인 가상현실(VR) 헤드셋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브는 1992년부터 애플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CDO를 맡아 제품 개발과 디자인을 총괄했다. 1998년 선보인 일체형 데스크톱 ‘아이맥’은 부도 위기에 빠진 애플을 구한 그의 히트작이다. 이어 아이폰 등이 인기를 얻으며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단짝이자 업계 최고의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누렸다. 생전 잡스는 아이브에 대해 “(그는) 디자이너 이상이다. 애플에서 나 다음으로 경영을 잘하는 사람”이라며 신임했다. 하지만 아이브는 잡스 사망 이후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2019년 애플을 떠났다. NYT에 따르면 아이브는 쿡이 디자인적인 도약을 시도하기보다는 서비스 판매에 집중하는 모습에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직원 채용은 지난해 11월부터 쭉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활주로 근무자같이 공항 운영에 꼭 필요한 인력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늘어날 여행 수요를 대비해 보안 검색 직원 수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늘렸습니다. 그럼에도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직원이 많아 아직 손이 느립니다” 존 홀랜드 카예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 사장이 12일(현지 시간) 낸 성명에 적은 말이다. 이날부터 히드로 공항은 출국 이용객 수를 하루 10만 명으로 제한한다. 공항을 운영할 인력이 부족해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내린 조치다. 이 조치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는 9월 11일까지 계속된다. 12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네덜란드 등 전 세계 주요 공항이 여름 휴가철 공항 이용객 수 제한에 나섰다. 대기가 길고, 수화물이 늦게 도착하고,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되는 등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은 여름철 이용객 수를 하루 7만 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히드로 공항과 스키폴 공항은 각각 2019년 국제선 이용객 수로 전 세계 2,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자 대부분의 공항은 직원 수를 줄였다. 문제는 떠나간 직원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기는 어렵고, 새로운 직원의 업무 숙련도가 올라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인력 훈련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이용객 수 예측은 어렵지 않다”며 “공항들은 미리 준비해야 했다”고 7일 (현지 시간) 지적했다.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는 지난달 4일 사지마비 장애인이 비행기에서 95분간 방치돼 내리지 못한 사건도 생겼다. 영국 BBC에 따르면 4일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에 도착한 빅토리아 브리넬 씨(45)는 휠체어를 밀어주기로 한 이동 지원 직원이 오지 않아 비행기 안에서 홀로 95분간 기다렸다. 끝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개트윅 공항은 하루 운항 편수를 7월 825편, 8월 850편으로 제한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평균 900편 운항했다. 공항뿐 아니라 항공사들도 인력난으로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영국 교통부는 ‘운항 취소 면책 조치’를 지난달 21일 발표했다. 항공사가 정상 운항할 자신이 없는 여름 휴가철 항공편을 8일까지 취소하면 해당 취소 건에 대해선 벌칙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기회를 주자 항공사들은 연이어 여름철 운항 편수를 줄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최대 항공사인 영국항공은 8~10월 운항 예정이었던 1만300편을 취소한다고 밝히고 이지젯도 7~9월 운항 예정 약 1만 편을 취소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