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부동산 투자이민제도가 일몰을 앞두면서 중국인을 겨냥한 제주지역 관광개발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 제도는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 지역의 휴양시설에 5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자격(F2)을 주고 5년 후 영주권(F5)을 허용하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를 늘려 경제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2010년 2월 제주에 처음 도입된 이후 강원 평창 알펜시아, 인천 영종지구 등으로 확대됐다. 문제는 이 제도가 2018년 4월 종료된다는 점이다. 최근 한 개발사업체가 제주도 등에 문의한 결과 투자이민제를 적용받으려면 ‘종료 이전 F2 비자’를 획득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F2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준공 및 투자자 등기 이전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휴양형 콘도 등 개발사업은 착공에서 준공까지 2년가량 걸린다. 이 때문에 투자이민제도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올해 말 개발사업 착공이 이뤄져야 하지만 제주지역 대규모 개발사업 인허가가 주춤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이민제도 종료로 외자 유치 곤란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의 하나인 제주 서귀포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조성 사업은 주거단지 실시계획 인가 처분에 대한 대법원 무효 판결 이후 사실상 공사가 중단됐다. 콘도 147실 등을 지어 분양하는 1단계 사업을 진행했으나 투자이민제도의 효과를 보지도 못한 채 공중분해될 위기를 맞았다.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은 1단계 사업에서 휴양형 콘도 분양이 일부 이뤄졌고 2단계 사업에서도 추가 콘도 건립을 계획하고 있으나 영리병원 건립 문제가 걸리면서 착공이 지연됐다. 올해 말까지 착공할 수 없다면 투자이민제의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서귀포시 신화역사공원 사업도 마찬가지다. 착공식을 하기는 했으나 잦은 설계 변경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 분양 실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발사업 관계자는 “투자이민제도는 휴양형 콘도 등을 분양하는 데 최소한의 조건이다. 분양이 안 될 것이 확실한데 누가 대규모 자금을 들여 투자하겠는가. 이 제도가 사라진다면 중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는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투자이민제도의 두 얼굴 제주도는 최근 투자이민제도 적용 지역을 관광단지와 관광지의 개발사업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법무부에 건의했다. 토지 잠식 및 난개발, 분양형 숙박시설의 팽창, 고용 창출 및 도민 기여 등 경제효과 미흡 등 투자이민제에 의존한 개발투자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이민제 일몰이 닥친 상황에서 이 개선안에 따른 개발사업 추진이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여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이민제도가 난개발을 부추긴 점도 있지만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방세 787억 원의 세수효과를 보였고 외환보유액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제주도는 제도 도입 첫해인 2010년 3명을 시작으로 거주권 획득 외국인이 2011년 8명, 2012년 155명, 2013년 476명, 2014년 1007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외국인이 사들인 콘도 등 숙박시설은 2010년 158건, 2011년 65건, 2012년 155건, 2013년 662건, 2014년 516건으로 5년간 누적 매입 규모만 1556건에 이른다. 투자 규모는 2010년 976억 원에서 2011년 544억 원, 2012년 734억 원, 2013년 4377억 원, 2014년 3610억 원 등으로 이미 1조 원을 넘어섰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4·3사건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센터장 김문두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월 16일부터 2월 13일까지 생존 희생자 110명과 61세 이상 유가족 1011명을 대상으로 직접 면접 조사한 결과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가 13.1%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생존 희생자는 39.1%가 ‘심각 증상’을 보였다. 이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를 대상으로 2006년 조사한 결과인 13.5%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제주도4·3사건 관련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울 증상 검사에서는 전체 조사 대상자의 22.5%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26.9%가 ‘자살 경향성’이 있는 것으로 조시됐다. 생존 희생자는 절반에 가까운 45.5%, 유가족은 24.8%에게서 자살 경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 희생자의 48.2%가 월 가구 수입이 50만 원 이하라고 답했고, ‘못사는 편’이라는 응답자가 51.9%나 됐다. 건강증진센터는 외상 후 스트레스 및 우울 증상에 대한 정신과적 상담 및 치료,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해소 방안 마련, ‘4·3트라우마센터’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메르스 영향으로 올해 여름철 제주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제주도가 관광시장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제주도는 16일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에서 ‘제주관광 그랜드 마케팅’ 행사를 갖는다. 이날 제주 출신 연예인 홍보대사 명예제주도민 등이 참석하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직접 나서 제주관광을 챙긴다. 원 지사는 국내 마케팅을 시작한 뒤 중국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지를 방문해 현지 기관과 여행업 관계자를 만나 관광객 유치를 당부하고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도 유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제주도관광협회는 17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피서철에 관광객 117만8900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3만9700명에 비해 5.2%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기는 5791편(114만5436석)으로 14일 현재 예약률은 87%다. 국제크루즈선은 29회 기항이 예정돼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수중 갈조류인 감태(사진)에서 추출한 해양 폴리페놀이 뇌세포와 혈관 기능을 복원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바이오기업인 ㈜보타메디(대표 김성호)가 미국 워싱턴대 의대 병리학팀과 공동으로 해양 폴리페놀에 대해 연구한 결과 감태가 뇌 세포를 복원하고, 굳어진 혈관기능을 복원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제주 연안과 남해안 일부에서만 자라는 감태에서 해양 폴리페놀을 추출해 ‘씨폴리놀’로 이름을 붙였다. 공동 연구진은 ‘씨폴리놀이 비만형 당뇨 쥐의 대사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통해 뇌중풍(뇌졸중)이 있는 쥐에 씨폴리놀을 투여한 결과 뇌 세포 재생이 이뤄져 정상에 가깝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씨폴리놀을 투여하지 않은 쥐는 뇌 세포의 기능이 소멸했다. 노화 과정인 혈관 경화와 파열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도 확보했다. 씨폴리놀을 복용한 쥐에서는 미복용 쥐에 비해 노화 촉진 요소인 만성염증의 진행이 억제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2013년 6월부터 치매 치료 신약 후보 물질인 씨폴리놀 계열의 PH100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006년 제주로 이전한 보타메디는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에 입주해 씨폴리놀을 생산해왔다. 씨폴리놀은 기능성 화장품과 샴푸, 식품 등으로 가공돼 유통되고 있다. 미국의 기능성 식품 제조·판매회사에 연간 150만 달러 상당의 씨폴리놀 원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는 유럽 지역 회사와 신규 제품 수출계약을 맺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지하수 개발 이전에 식수나 생활용수 등으로 썼던 용천수가 절반 이상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천수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 낮은 곳으로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솟아나는 물로 과거 제주지역 마을 형성의 근간이었다. 제주도 수자원본부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같은 용천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23개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용천수는 580곳으로 나머지는 사라지거나 물이 끊겼다. 남아 있는 용천수 가운데 그나마 실제 이용이 가능한 곳은 383곳에 불과했다. 용천수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파묻혀 사라지거나, 지하수 개발에 따른 상수도 공급 등으로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 용천수 보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읍면동 등에서 자체적으로 필요한 용천수를 정비, 관리하고 있으나 물놀이 시설 등으로 일시 활용한 후 방치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면서 효과적인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수자원본부는 물이 흐르는 용천수에 대한 효율적 활용, 체계적 보전 및 관리를 위해 내년 말까지 용역을 실시한다. 용역을 통해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친환경적 이용시설 설치, 체계적 보전·관리 방안, 용천수 스토리텔링 활용 방안 등을 제시한다. 수자원본부 관계자는 “지하수 못지않게 용천수 관리를 강화하겠다. 단계적으로 정비사업을 펼치고, 활용 방안을 마련해 마을의 보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에서 스쿠버다이버가 낚싯배를 타고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이 가능하고 투자진흥지구 관리 권한이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제주도로 이관된다. 제주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법 개정으로 제주지역 해양레포츠의 최대 현안이었던 스쿠버다이빙 갈등이 풀렸다. 그동안 어선으로 스쿠버다이버를 운송할 때 ‘유선 및 도선 사업법’의 저촉을 받았으나 이번 특례 규정이 신설되면서 낚싯배로도 이동이 가능해졌다. 연간 5만여 명의 다이버를 유치해 300억∼400억 원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사업에 대해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는 투자진흥지구 관리권을 사업시행승인권자인 제주도지사에게 이관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였고 감사위원회의 중립성을 한층 강화했다. 해마다 800억 원가량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구(舊)국도 사업을 국가도로건설계획에 반영하도록 했으며 농수산물 해상물류비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세계 환경 전문가들이 제주에서 생태계 보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제주도는 환경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함께 ‘2015 세계리더스보전포럼’을 7일부터 9일까지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 잉에르 안데르센 IUCN 사무총장을 비롯해 크리스토퍼 브리그스 람사르협약 사무총장, 이보 더부르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사무총장,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등 국내외에서 40여 명이 참가한다. 리더스보전포럼은 201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처음 도입한 ‘세계리더스대화’를 확대한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자연에서 평화와 공존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 건전한 생태계와 지속 가능한 발전, 평화를 위한 자연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친환경 농업(밭작물), 감귤 등 과수 산업, 농업 기술 연구, 식품 산업, 축산업, 수산업 등 6개 분야 536개 사업에 4조4941억 원을 투입하는 ‘자유무역협정(FTA) 대응 1차 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대책은 499명으로 구성된 FTA 범도민특별대책위원회가 2012년 4월부터 토론회 등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마련했다. 양배추, 무, 마늘, 양파, 당근 등 친환경 농업 분야에 제주형 농산물 최저 가격 보장제를 도입한다. 도매시장 최저 가격을 설정하고 최저 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그 차액만큼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2억 원을 들여 8월부터 내년 5월까지 용역을 시행한다. 고령화에 대비해 농촌의 기계화를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70%까지 끌어올린다. 참다래, 망고, 용과, 구아버 등 아열대 과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각종 하우스 시설 사업을 지원한다. 아열대 과수의 물류 표준화와 포장 상자 제작, 저온 저장 시설 설치 지원 등을 확대한다. 감귤 생산 실명제를 도입하고 생산지 주도의 수급 조정과 가격 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산지 경매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감귤거래소를 건립해 운영한다. 국산 경주마를 공급하기 위해 민간 주도 종마산업 인프라 2, 3곳을 구축하고 경주마 시범 수출 목장 2, 3곳을 육성한다. 광어를 대체할 새로운 양식 품종을 개발하고 지하 해수 전복 육상 양식단지, 홍해삼 수출 양식단지, 전복 가두리 양식단지, 추자 양식 섬 등 첨단 특화 양식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해녀와 관련된 노래 가운데 ‘칠성판(관의 바닥에 깔거나 시신 위를 덮는 얇은 나무 판)을 지고 바다로 뛰어든다’는 내용이 있다. 맨몸으로 바다에 들어가 자신의 호흡에만 의지한 채 소라, 전복 등을 채취하는 물질이 위험하고 고단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생사를 넘나드는 해녀를 생계로 삼겠다는 이들이 드물어 머지않아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점차 사라져 가는 해녀문화를 지키기 위해 정부와 제주도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하 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당초 올해 제주해녀문화를 무형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이었으나 등재신청서 보완 작업 등으로 내년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25일 밝혔다. 등재 지연은 무형유산 등재 신청이 대량으로 접수되면서 유네스코 측에서 등재 심의에 한계를 보인 점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한때 일본에서도 해녀인 ‘아마’의 등재를 추진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 등재로 해녀문화 세계화 제주도는 해녀문화가 사회적 약자, 양성평등, 자연과의 조화, 사회공헌 등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주요 키워드를 모두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원정책, 보전 의지 등도 상당히 높아 심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장 실사 없이 서류 및 영상 심의만으로 내년 하반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유네스코 등재에 앞서 제주에서는 해녀문화를 보전하고 되살리기 위해 해마다 해녀축제를 열었다. 해녀박물관을 건립하고 해녀문화 보존·전승에 관한 조례 제정, 국제학술대회 개최, 해녀문화 자료집 발간 등으로 해녀문화 세계화 추진에 힘써 왔다. 문화재청은 2013년 12월 해녀문화를 유네스코 등재신청 한국 대표종목으로 선정했으며 등재신청서 작성과 보완작업 등을 거쳐 올 3월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을 했다. 그동안 종묘제례, 강릉단오제, 아리랑, 김장문화, 농악 등 한국 고유문화 17건이 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내년에 해녀문화가 등재에 성공하면 제주에서는 2009년 등재된 ‘칠머리당 영등굿’에 이어 두 번째이다. 해녀가 무형유산이 되면 해녀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해녀를 포함한 제주 여성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난해 말 현재 세계적으로 314건의 무형유산이 등재됐다.○ 독특한 해녀문화 보전 시급 기계장비 없이 바닷속에서 숨을 참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는 제주와 일본 일부 지역에만 있을 정도로 희귀하다. 특히 초인적인 잠수 능력을 비롯해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와 무속신앙, 노동과 함께 만들어진 노래, 공동체 생활에서 이뤄진 조직 등의 제주 해녀문화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해녀는 한때 중국 칭다오(靑島),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등지로 나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출가 어업으로 지역경제를 지탱하기도 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대대적인 항일운동의 주역이었다. 해녀는 1965년 2만3000여 명까지 이르렀다가 산업화, 관광개발 등으로 1975년에는 8400여 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해 말 현재 잠수어업인(남자 6명 포함)은 제주시 2485명, 서귀포시 1930명 등 모두 4415명이다. 신규 해녀가 드물어 고령화가 심각하다. 70∼79세 30.9%, 80세 이상 29.0%로 70세 이상이 전체의 59.9%를 차지한다. 제주도 해녀박물관 김동호 관장은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는 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할 정도로 국내외 관계자들이 등재를 확신하고 있다. 해녀 고령화를 극복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서귀포시 법환, 제주시 한림 등지 해녀학교에 등록하려는 젊은이가 많은 것은 그나마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일본과 제주를 잇는 정기 항공노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침체된 일본인 관광객 시장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정기 노선이 사라지면서 제주와 일본을 오가는 제주 출신 재일동포들이 다소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제주와 일본을 연결하는 정기 항공편인 제주∼도쿄(東京), 제주∼오사카(大阪) 노선 운항을 10월 25일부터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1981년 대한항공이 처음 제주∼오사카 하늘길을 열면서 일본과 정기 노선을 운항한 이후 34년 만이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운항한 노선은 지난해 9월 24일 아시아나항공의 제주∼후쿠오카(福岡) 정기 노선이 사라진 이후 일본과 제주를 잇는 유일한 정기 노선이었다. 제주를 찾는 일본인 방문객은 2012년 18만3000명, 2013년 12만8000명에서 지난해 9만6000명으로 해마다 줄어들었다. 올해는 6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와 일본을 잇는 정기 항공노선의 운항 중단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논의됐다. 지난해 11월 운항 중단 결정을 내렸다가 관광업계 등의 반발로 연기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운항을 지속하기로 했으나 결국 일본인 관광객 시장에 변화가 없으면서 운항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직항 정기 노선 운항 중단에 따라 제주와 일본 주요 도시를 오가기 위해서는 김해공항이나 김포공항 등을 경유해야 하는 실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하면서 제주도, 관광공사, 관광협회 등 여러 단체와 합심해 노선 활성화를 위한 정기 협의 등을 했으나 타개책 마련이 어려웠다.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지 않는 한 노선 부활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141번)가 잠복기에 제주에 머문 것으로 확인된 뒤 제주 관광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제주도는 이달 들어 21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이 69만9000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제주도가 최근 3년 동안 관광객과 평균 증가율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89만3000여 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방문 관광객이 예상치에 비해 21.7%나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당초 29만4000여 명을 예상했으나 실제 방문객이 12만5000여 명으로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머물렀던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는 전세버스 등 단체관광객 행렬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인근 관광지인 송악산은 20일 관광버스가 한 대도 오지 않았다. 지난달까지 90% 수준이던 제주∼김포 노선 항공기 탑승률은 40∼50%로 반 토막 났다. 주말 숙박업소의 예약률도 펜션 35∼45%, 호텔 50∼60%로 떨어졌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는 다음 달 예약도 메르스 여파로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제주도 현덕준 관광정책과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숙박, 전세버스 업체가 매우 어렵지만 메르스가 진정되면 국내외 관광객들이 다시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메르스 관련 제주지역 의심신고 77명에 대한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반응이 나왔다. 현재 제주의 메르스 관련 모니터링 대상자는 179명으로 56명이 자가 격리 조치됐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메르스 감염 141번 환자(42)가 확진 직전 가족 등과 함께 제주도에서 나흘간 머문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메르스 청정지역’을 유지해 온 제주지역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141번 환자가 5일부터 8일까지 제주에 머물며 호텔, 관광지, 식당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141번 환자는 서울로 돌아간 뒤 10일 오전 4시경 발열과 기침이 발생했다. 이어 12일 강남구보건소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왔고 이튿날 국립보건연구원에서 2차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제주 여행 이전부터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41번 환자는 부인과 아들, 다른 가족 일행 등 11명과 함께 5일 대한항공 편으로 제주에 도착했다. 렌터카를 타고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호텔신라제주에 도착한 일행은 호텔 앞 식당에서 식사했다. 6일에는 호텔 뷔페, 호텔 수영장 식당, 제주시 해안도로의 횟집에서 각각 식사했고, 7일에는 서귀포시 남원읍의 코코몽에코파크, 제주시 조천읍의 승마장 등을 방문했다. 이 환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렌터카에 머문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관리대책본부는 17일 오후 11시 30분경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고 호텔신라제주 등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진 환자와 가까운 곳에 있었던 호텔 직원 등 35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으며 64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이날 호텔신라제주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호텔신라 측은 “현재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를 보고 감염 우려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 측은 현재 이 호텔에 묵고 있는 투숙객들에게 인근 호텔로 옮기도록 안내하거나 숙박비를 환불해 주고 있다. 수영장과 식당 등 부대시설 운영도 모두 중단된다. 대한항공도 141번 환자가 탑승한 김포∼제주 노선 항공기 승무원, 공항 직원 등 22명을 자가 격리했다. 제주행 항공기에는 317명, 김포행 항공기에는 212명의 승객이 각각 탑승했다. 제주도는 확진환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지만 일부 시간대의 동선은 확인하지 못했다. 배종면 제주도 메르스 민간역학조사지원단장은 “확진환자 가족과 통화한 결과 제주에서 여행할 당시 발열 등의 증상은 없었다. 잠복기에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이 없었다면 감염원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지만 선제적 조치로 밀접 접촉자에 대해 격리 조치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메르스 중앙대책본부는 이 환자가 지난달 27일 부친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정기검진을 받을 때 동행했다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환자의 부인과 아들 등 밀접 접촉자에게서는 아직까지 발열 등 특이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12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던 중 소란을 부리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택시를 타고 돌아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편 18일 오전 제주를 방문하던 관광객 A 씨(59·여)가 제주공항 도착 때 발열감지기에 고열 증상이 나타나 보건 당국이 메르스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제주=임재영 jy788@donga.com / 최고야·김성규 기자}

제주도가 제주 신항(新港) 계획을 ‘깜짝 발표’한 뒤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상 인프라 확충을 위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해안 매립에 따른 환경 파괴, 어민 생계 위협, 조류 변화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신항 예정지인 제주시 탑동 일대는 1980년대 후반 16만5000m²를 매립하는 과정에서 큰 홍역을 치렀던 곳으로 또다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지난달 22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제주 방문에 맞춰 제주시 탑동 앞바다를 메워 신항을 개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공개했다. 해수부가 내년 3월까지 확정하는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안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이다. 기본계획에 반영해야 예비타당성 조사와 예산 확보, 실시설계 등을 거쳐 4, 5년 뒤에 착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완공까지는 착공 이후 10∼15년이 걸린다.○ 신항 논란 거세 제주시 어민, 선주와 시민사회단체는 “민의를 무시한 일방통행식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5일 “제주항의 재배치와 현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미흡하다. 일방적으로 구상이 세워지고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작 탑동 매립을 통해 이득을 보는 집단은 항만사업에 참여하는 대기업 건설사와 해수부 중심의 이권단체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신항 개발에 ‘중단 없는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원 지사는 “지금의 제주항은 배후용지가 없어서 물류기능을 키울 수 없고 선적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일부 단체가 환경 파괴 문제를 제기하는데, 배후용지 환경파괴 없이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면 받아들이겠다”고 정면 반박했다. 원 지사는 “탑동을 매립하고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간 수십억 원의 보수비용이 들고 있다. 신항을 조성해 방파제를 바깥쪽으로 크게 치면 물류배후 기능을 수행하고 오페라하우스 같은 대규모 문화상업시설을 운영해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신항 필요한가 신항은 크루즈 선박 증가 및 대형화, 해양관광 레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기존 제주항 외항은 항내 수역이 좁아 15만 t 이상 대형 크루즈선이 이용할 수 없고 내항은 선석이 포화 상태여서 신규 카페리 선박 취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조4000억 원을 투자하는 신항은 항만시설 45만8000m², 배후시설 88만5000m² 등 모두 141만 m² 규모로 조성된다. 방파제 2400m가 건설되고 초대형 크루즈 터미널을 비롯해 국내여객터미널, 비즈니스호텔 등이 들어선다. 크루즈 부두에는 22만 t급 1선석, 15만 t급 2선석, 10만 t급 1선석 등을 갖추고 국내여객부두에 9선석을 구축한다. 신항이 들어서면 기존 제주항 내항은 오션파크, 마리나시설, 컨벤션 등 해양친수문화지구로 조성하고 외항은 화물부두 및 해경과 관공선 부두 등 물류복합지구로 활용한다. 신항은 공영개발로 추진한다. 항만기반시설은 국가 재정사업, 부두 관련 배후용지는 공영개발 및 민간투자 방식으로 각각 진행한다. 제주도 김시만 해운항만과장은 “신항 개발 사업 주체가 제주도이기 때문에 개발사업자 특혜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 공영개발은 개발이익을 공공 부문에 재투자하게 돼 궁극적으로 제주도와 도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23일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에서 2차 공청회를 열어 매립면적을 축소하고 탑동 해변을 일부 복원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내 도보 여행 열풍을 일으킨 제주 올레에 처음으로 ‘휴식년’ 제도가 도입된다. ‘보는 관광’에서 ‘걸으며 즐기는 관광’으로 제주 관광 패턴을 변화시키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자연 훼손 등의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 코스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1년 동안 개발과 답압(밟아서 생기는 압력) 등으로 자연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10코스에 휴식년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10코스에 설치된 리본, 화살표 등 길 표지를 모두 제거하고 도보 여행객의 출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10코스는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있는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시작해 대정읍 하모리의 하모체육공원까지 이어지는 15.5km의 길로 2008년 5월 개통했다. 지난해 방문객이 9만5000여 명으로, 7코스(외돌개∼월평) 36만3000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 코스에 관광객 발길이 늘면서 사륜 오토바이가 등장하고 식당, 호텔을 짓기 위한 난개발이 이어지면서 자연 생태계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휴식년을 통해 10코스 일대 자연이 잠시나마 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휴식년 평가를 거쳐 재개장 여부를 결정한다. 앞으로 훼손이 심한 코스에 대해서는 휴식년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감귤 재배 및 생산, 제조, 관광서비스 등을 연계한 6차 산업화를 통해 총수입 1조 원을 목표로 한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 서귀포시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6차 산업지구 조성 사업으로 ‘감귤 융복합산업지구 발전 계획’을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감귤 융복합산업지구는 서귀포시 효돈동과 남원읍지역 감귤 재배지 5455ha다. 이곳은 제주지역 전체 감귤 재배 면적 2만595ha의 27%를 차지하고, 생산량은 22만3000t으로 전체 생산량 66만9000t의 33%에 이른다. 감귤을 6차 산업화하기 위해 서귀포시와 제주테크노파크, 제주관광공사 등은 6차 산업센터, 감귤 가공식품 제조 및 판매시설, 체험 프로그램 운영시설 등을 마련한다. 2017년까지 30억 원을 투자해 대표 브랜드, 감귤 스토리텔링, 기능성 식품 및 가공식품, 포장 디자인, 체류형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농가 식당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서귀포시는 이와 함께 2022년까지 6차 산업 인증 사업장 50곳을 육성한다. 이 사업장들은 감귤 재배지의 10%를 진귤, 당유자, 영귤, 레몬 등 재래 감귤이나 기능성 감귤로 전환한다. 감귤 가공 산업을 육성해 고부가가치 미용 및 건강기능 식품 등을 개발해 수익을 높인다는 것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비 온 뒤 신록의 숲에서 느껴지는 싱싱함이 폴폴 배어 나왔다. 한 모금을 넘기자 그 싱싱함이 입안 가득 부드럽게 퍼졌다. 잡맛이 없이 깔끔했다. 커피 마니아는 아니지만 시중에서 파는 일반 커피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윽하고 신선한 맛이 분명했다. 제주에서 길러진 ‘코리아커피’와의 첫 만남이었다. 10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태흥초등학교 옆. 빨간 지붕의 아담한 카페 건물과 비닐하우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커피나무가 자라고, 이 나무에서 얻은 커피를 체험할 수 있는 농장이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크고 작은 커피나무가 빼곡히 자라는 중이었다. 푸른빛, 붉은빛의 커피 열매가 달렸다. 붉은빛이 도는 열매(일명 커피체리)는 수확이 가능했다. 다른 나무에서는 하얀 커피 꽃이 피었다. 라일락 꽃보다는 덜하지만 달달한 향기가 풍겼다. 농업회사법인 코리아커피 노명철 대표(54)가 농장과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공. 노 대표는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커피나무를 대량으로 재배한 주인공이다. ‘브라질커피, 케냐커피’ 등과 같이 한국에서 생산한 커피라는 뜻으로 ‘코리아커피’라고 명명했다. 커피는 아프리카나 남미처럼 적도 부근 열대가 원산지이다. “커피나무를 열대에서만 재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꿔 보고 싶었습니다.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직접 커피를 생산하고픈 욕심도 있었고요. 제주에는 파인애플 바나나 한라봉 등으로 비닐하우스 노하우가 풍부했고 조직배양, 양란 재배 경험 등을 활용한다면 커피나무를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시행착오를 넘어서 커피나무를 재배하기 이전 노 대표는 양란으로 꽤 높은 소득을 올렸다. 대학 졸업 이후 금융권에 잠시 몸을 담았으나 조직배양 후 1년만 기르면 포기당 3만 원을 하는 양란에 매력을 느꼈다. 1990년을 전후해 고향인 경기 안양, 과천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양란 사업을 했다. 양란농장에서 무보수로 일하면서 조직배양 기술을 습득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양란이 훌쩍 자라는 제주의 자연환경에 주목해 1996년 제주로 터를 옮겼다. 순탄했던 양란 사업은 제주도가 추진한 호접란(양란의 일종) 대미 수출이 실패로 끝나면서 한풀 꺾였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노 대표는 “모종을 미국에 가서 심으면 수확,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어린 싹이 현지 토양과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꽃조차 피우지 못했다. 너무 만만하게 봤고 경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호접란 사업 실패와 함께 양란시장도 시들해지면서 다른 돌파구가 필요했다. 커피에 눈을 돌린 노 대표는 하와이 현지로 날아가 커피 씨앗 3만 개를 구입했다. 커피나무 재배를 처음 시작한 곳은 제주시 일대였다. 기온이 문제였다. 영하로 내려가는 제주시 날씨가 발목을 잡은 최대 복병이었다. 비닐하우스에 난방을 하는 가온을 하면 가능하지만 무(無)가온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계속 제주시에 머물 수 없었다. 4년 전 한라산 이남인 태흥리 지역으로 농장을 옮겼다. 하와이 커피 씨앗에서 나온 커피나무 가운데 1200그루 정도만 남았지만 무럭무럭 자랐다. 하우스 커피나무는 야외에서 재배하는 해외 커피나무보다 2배가량 생산량이 많았다. 수분과 온도를 조절할 수 있고 영양제 투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커피를 향해 “커피나무 재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양란 조직배양은 6개월이면 새로운 싹이 나오지만 커피는 16개월에서 최장 24개월이 걸려요. 커피나무를 재배하면서 몇 년 동안 소득이 없이 계속 투자만 이뤄졌어요. 경제적 고통도 컸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커피 판매도 이뤄지면서 나아졌어요.” 노 대표는 조직배양을 거쳐 10년생 미만 6만 그루의 커피나무를 보유하고 있다. 커피나무는 3년생가량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7년생 정도면 1년에 5∼6kg의 열매를 수확하고, 열매를 가공하면 1kg의 원두를 얻는다. 제주에서 생산된 코리아커피 원두는 kg당 30만 원가량으로 kg당 7만∼10만 원 하는 외국산에 비해 훨씬 비싸다. 세계 3대 커피(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 코나, 예멘 모카) 등 유명 커피 원두 가격과 비슷하다. 독점 및 소량 생산이라는 특징 때문에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갓 딴 열매에서 생두를 얻고, 생두를 그 자리에서 볶아 원두를 만들고, 곧장 가루로 갈아서 마실 수 있는 것은 가장 큰 매력이다. 열매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그늘에서 말려 본연의 향을 오래 간직하도록 하는 노하우도 가졌다. 노 대표는 아내 선우경애 씨(48·동양화가)와 함께 커피로 그림 그리기, 향주머니 만들기, 바리스타 실습, 모종 키우는 법 등 커피 관련 체험 및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노 대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추위와 병해충에 강하고 생산량이 높은 5그루를 선발했다. 신품종 등록을 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커피 농사에 도전하는 희망자에게 노하우와 기술 등을 전수하겠다. 3년쯤 뒤에는 신품종 커피나무를 들고 세계 유명 커피가 모두 모인다는 하와이에 가서 심겠다. 세계 커피 시장에 ‘코리아커피’를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6일 오전 10시 반경 한라산 정상 백록담. 4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한 ‘드론(무인기)’ 1대가 15분가량 백록담을 선회하며 항공촬영을 했다. 드론오렌지 정념 대표 등 2명이 한라산 백록담을 3차원(3D)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드론을 띄운 것이다. 지난달 22일 동아일보에 실린 ‘한라산이 아프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계기가 됐다. 정 대표는 “백록담 분화구 북벽이 무너져 내린다는 기사를 보고 촬영을 결심했다. 백록담 모습을 평면적 사진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보여 주겠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촬영해 결과물을 연구 자료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드론은 무인 헬기처럼 무선으로 조종하지만 비행 성능과 조종이 훨씬 쉽고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카메라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센서를 장착했다. 초기엔 군사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최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뛰어들어 ‘상업용 드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의 취미 분야 검색어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분야 사업 창출 드론은 항공촬영을 기본으로 해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있다. 수색 및 구조, 우범 지역 감시, 동식물 보호, 산불 감시, 택배 등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대규모 공사 현장의 진행 과정, 관광 업체 현황을 공중에서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백록담을 3D로 구현하는 작업도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다. 제주를 비롯해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 감염 현황을 비롯해 산림 훼손, 환경 파괴 등을 손쉽게 비교 분석할 수 있다. 드론오렌지 측은 드론 활성화를 위해 ‘제1회 제주 드론투어’를 22일부터 24일까지 개최한다. 드론 동호회원을 비롯해 항공촬영 작가와 여행 파워블로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의 숨은 비경을 공중에서 확인한다. 참가자들은 제주 동부지역의 대표적인 오름(작은 화산체)인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등에서 드론을 띄우고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해안에서도 공중 촬영을 한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업무 협약을 하고 올레길 코스를 항공에서 촬영해 시설 유지 관리와 연구를 위한 자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제주는 드론 활용의 최적지 드론을 활용해 항공촬영을 하는 업체는 제주에만 10여 개에 이른다. 드론을 취미가 아닌 사업용으로 쓰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지방항공청에 ‘초경량비행장치 사용 사업’ 등록을 해야 한다. 드론의 대당 가격은 200만∼700만 원. 무게는 점차 가벼워지고 가격도 낮아지는 추세다. 제주는 해안, 섬, 오름, 숲 등이 곳곳에 산재해 드론을 즐기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항공촬영 서비스 초창기 세대인 제주에어포토 송창호 대표는 “아직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 CF 등의 촬영에 드론이 주로 쓰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시장처럼 빠르게 진화해 일반인이 드론을 조작해 손쉽게 항공촬영을 하는 시기가 금방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드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수도방위사령부에 따르면 항공법의 조종사 준수 사항을 위반한 사례는 2012년 10건에서 지난해 49건으로 늘었다. 취미나 사업용에 관계없이 야간 비행을 할 수 없고 비행장 반경 9.3km, 비행금지구역(휴전선 인근, 서울 도심 상공 일부), 150m 이상 고도, 인구 밀집 지역이나 인파가 많은 지역 상공 등에서 드론을 띄울 수 없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다음 달 개장을 앞둔 제주지역 해수욕장에 ‘불청객’이 밀려들고 있다. 해조류인 괭생이모자반이 먼바다에서 조류를 따라 북상하고 있으며 악취를 풍기는 가시파래도 제주 해역으로 이동 중이다. 해수욕객에게 피해를 주는 독성 해파리도 골칫거리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양식장에 피해를 주거나 해안에 쌓이면 악취를 풍기는 가시파래가 동중국해에서 제주 해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가시파래 띠는 길이 1km, 폭 50m에 이르는 대형으로 이달 하순 제주 연안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시파래는 식용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해안에 쌓이면 악취를 풍긴다. 올해 1월부터 대량으로 밀려들어 어민 등에게 고충을 안겨줬던 괭생이모자반도 8월까지 제주 연안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은 분석했다. 독성이 있는 노무라입깃해파리와 파란고리문어도 제주 해변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14일부터 서해 및 동중국해 등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 집중조사를 실시해 해파리의 작은 개체를 다수 확인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해류를 따라 북상해 이달 말 남해 연안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제주시 삼양해수욕장 인근 바위틈에서 맹독성 문어인 파란고리문어가 발견됐다. 파란고리문어류는 10cm 안팎의 작은 크기지만 복어류가 갖고 있는 독을 지닌 맹독성 문어다. 한편 제주도는 분리수거가 어렵고 염분을 함유한 해양쓰레기를 처리할 해양쓰레기종합처리장 건립을 280억 원을 들여 내년부터 추진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한국언론재단과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과거 50년을 넘어 미래 50년을’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9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양국 정부에 새로운 공동선언과 함께 지속적인 대화 채널 마련을 촉구하는 ‘한일 미래 50년을 위한 제언’을 채택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의 해발 200∼600m 일대를 ‘중산간’으로 부른다. 중산간은 오름(작은 화산체), 곶자왈(요철 형태의 용암 암반 위에 형성된 자연림) 등 청정 자연환경을 이루는 핵심 지역으로 일부가 목장, 농경지, 초지로 활용되고 있다. 도시 인근이나 저지대에 비해 땅값이 상대적으로 싸면서 전망도 좋아 중국인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하지만 당분간 중산간 대규모 개발 사업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가 ‘중산간 개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4일 도청에서 관리보전지역 재정비 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관리보전지역의 지하수·생태계·경관 등급을 재조정해 중산간의 난개발을 막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보전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용역에서 제주 전체 면적의 68%에 이르는 관리보전지역 1257km²를 조사해 지하수 자원과 생태계, 경관 보전 등급 기준을 재설정한다.○ 중산간 개발제한 중산간 개발제한은 이미 시작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중산간 개발 제한 의지를 밝혔다. 제주도는 중산간 지역을 지구단위계획 지정에서 제한하는 방안을 8일까지 행정예고 했다. 제한지역은 평화로, 산록남로, 서성로, 남조로, 비자림로, 516로, 산록북로, 1100로, 산록서로 일부 구간을 연결하는 한라산 방면 지역으로 설정됐다. 이 조치는 ‘제주도 도시계획조례’ 개정 조례를 다음 달 시행하는 데 따른 사전 작업이다. 개정 조례는 제주도내 오름, 곶자왈, 중산간 지역의 자연환경 및 경관 보전을 위한 것으로 도지사가 특별히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해 고시하면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규정으로 중산간 지역이라도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통해 3만 m² 이상 개발이 가능했던 대규모 개발 사업의 규제가 이뤄지게 된다.○ 부동산 경기에 영향 중산간 개발제한 지역에는 현재 골프장, 휴양 리조트 등 12곳이 들어서 있다. 신규 개발사업인 제주시 애월읍 36만 m² 규모 ‘상가리 관광지 조성 사업’은 이미 인허가 절차가 진행됐기 때문에 지난달 가까스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지만 개발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 업체 관계자는 “리조트 단지 건설을 위해 중산간 지역 땅을 매입했는데 인허가 절차에 착수하지도 못해 보고 개발 제한 방침이 나왔다. 상당 기간 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땅에 자금이 묶여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산간 개발 제한 외에도 제주도가 농지 관리, 지하수 개발 등을 강화하면서 중소 규모 택지 개발 사업이 중단되는 등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 개발 사업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중산간 지대 목장은 대규모 개발 사업이 쉽기 때문에 매매 협상이 활발했지만 개발 제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땅을 사기 위해 분주했던 중국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나치게 과열된 부동산 열기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개발 사업 자체가 얼어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