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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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승헌 부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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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칼럼100%
  • 오바마 “IS 분쇄… 시리아內 거점도 공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거점에 대한 공습을 결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테러 13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9시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IS는 어디에 있든 격퇴시킬 것이며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8일 이라크 내 IS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지 33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IS는 그동안 억류하던 미국인 기자 두 명을 잇달아 참수하는 등 미군 공습에 격렬히 저항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목적은 IS를 분쇄하고 궁극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며 “미국을 위협하면 어디든 안전한 피난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IS에 대한 체계적 공습 △이라크와 시리아 내부세력 지원 △테러방지능력 강화 △인도적 구호노력 강화 등 4대 원칙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IS 공습과 관련해 “광범위한 동맹과 파트너들이 동참할 것”이라며 국제연합군 차원의 공습을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현재까지 37개국과 아랍연맹 등 국제기구가 지지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때 축출을 시도했던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아니라 내부 반군을 지원해 IS를 격퇴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삼는 아사드 정권을 믿지 않는다. 시리아 온건 반군을 훈련시키고 지원할 수 있는 추가 권한과 자원을 승인해줄 것을 의회에 다시 요청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이번 공습 확대로 2011년 12월 이라크 철군 뒤 다시 중동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안은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과는 다르며 지상군 파병은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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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은 생각 다른 사람과 치고받고 토론하며 전진해야”

    “헬로 조지.” “하이 빌.” 8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시내 언론 박물관인 ‘뉴지엄’의 콘퍼런스센터에 서로를 이렇게 부르며 두 전직 대통령이 등장하자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통령 리더십 연구’(Presidential Leadership Scholars·PLS) 프로그램의 발족식에 빌 클린턴(42대), 조지 W 부시(43대) 전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한 것이다. 두 전직 대통령이 주도한 PLS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이 주관하는 본격적인 대통령 리더십 연구 프로그램. 클린턴과 부시 대통령 도서관은 물론이고 조지 부시와 린든 존슨 전 대통령 기념관이 참여해 내년 2월부터 4곳에서 무료로 각 대통령의 리더십을 연구하는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당원인 클린턴, 공화당원인 부시 전 대통령은 외교정책 등을 놓고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게 사실. 그러나 부시 전 대통령 퇴임 뒤 언제 그랬냐는 듯 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지내며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등 주요 글로벌 이슈 해결에 호흡을 맞춰왔다. 1946년 생 동갑내기인 두 전직 대통령은 이날 발족식 뒤 40여 분간 진행된 인터뷰 형식의 좌담회에서 리더십에 대한 견해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등 미국식 전직 대통령 문화의 정수를 보여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 리더십과 관련해 “나와 생각을 달리 하는 사람을 주변에 두는 게 중요하다. 그런 사람들과 치고받고 토론하면서 전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토론과 타협이 미국의 정신이라고 강조하며 “미국 헌법에 부제가 있다면 그건 ‘자, 타협하자’일 것”이라고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대통령 리더십이라는 것은 정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리더십을 의미한다. 이 프로그램에 정치학 연구자는 물론이고 군인 사업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로에 대해서는 따뜻한 평가를 주고받았다. 클린턴은 부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일단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진할 때 보여준 투명성과 결단력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부시는 클린턴에 대해 “위대한 커뮤니케이터(소통자)이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이 관심을 갖도록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전현직 대통령 간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설파해 주목을 끌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조지가 두 번째 임기 중에는 1년에 두 차례씩 전화를 걸어 40분가량 통화했다. 여러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많은 부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 자체가 건강한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대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간의 대결이 성사될지도 화제에 올랐다. 방청석에 힐러리가 와 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말을 아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1차전(1992년 대선에서 클린턴이 아버지 부시를 이긴 것)은 좋지 않았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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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쟤 잡히면 우린 망한다”… 그 금고지기 김혜경 美서 체포

    “쟤가 잡히면 우리 모두가 망한다.” 세월호 침몰 참사 후 생전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했다는 말이다. 바로 그 장본인이자 유 전 회장 일가의 ‘금고지기’로 지목돼온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여)가 4일(현지 시간) 오전 11시경 미국에서 검거됐다. 김 대표는 이미 지난달 초 자수를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추석 연휴 때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만이 알고 있는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밀’이 곧 드러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은닉재산 비밀 풀 ‘열쇠’ 찾았다 5일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여권이 무효화된 뒤에도 불법 체류한 혐의(이민법 위반)로 김 대표를 미국 버지니아 주(州) 동북부 타이슨스코너 지역의 한 주택에서 붙잡았다. HSI는 김 대표의 e메일 사용 기록 등을 통해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주택의 위치를 파악했고 잠복 끝에 엘리베이터에서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3월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이용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6월 말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되자 제3자가 소유한 이 주택에서 은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김 대표를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 흐름을 꿰고 있는 핵심 인물로 지목해왔다. 그는 유 전 회장 일가가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는 과정에 관여하는 등 수십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아왔다. 김 대표는 세모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에서 유 전 회장의 두 아들 대균(44) 혁기 씨(42)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분(6.3%)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안팎에서도 ‘유 전 회장의 제1수하’라는 평이 많다. 이에 따라 유 전 회장 사망 이후 난관에 부닥쳤던 은닉재산 환수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 일가의 차명재산은 6개 계열사의 주식 32만 주(120억 원 상당)와 부동산 7만4114m²(104억 원 상당) 등 확인된 것만 224억 원에 이른다. 차명재산의 등기상 소유주 상당수가 “유 전 회장과 무관한 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은 김 대표가 차명 보유 관계를 명확히 밝혀낼 ‘열쇠’라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은닉재산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 추석 연휴 때 귀국 가능성 김 대표의 국내 송환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 대표가 귀국을 거부하면 미국 법원은 이민 재판을 거쳐 강제추방을 결정해야 한다. 이 경우 프랑스에서 5월 말 검거된 뒤 3개월 넘게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고 있는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 씨(48)처럼 장기간 미국에 체류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이미 지난달 초 자수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져 곧바로 귀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본보가 입수한 자술서(8월 4일 작성)에서 김 대표는 “연로하신 부모님의 적극적인 자수 권유에 더이상 불효해선 안 된다는 생각과 30년 인생의 멘토인 유 회장님의 마지막 가시는 날에 영전에 예를 드리고자 귀국을 결심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귀국 후 검찰에 자진 출두해 나를 둘러싼 많은 의혹들에 대해 사실을 밝히고,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자 한다”며 검찰 수사에 협조할 뜻도 밝혔다. 귀국 후 자수 의사를 밝힌 이 자술서는 국내의 변호사에게 전달됐으나, 검찰에 제출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김 대표 측은 “추석 연휴 중 미국에서 김 대표를 만난 뒤 함께 귀국해 자수하려 했는데 그 사이 검거된 것”이라고 말했다.○ 檢 “멕시코에서 차남 혁기 씨 아직 못 찾아” 남은 수배자는 유 전 회장이 후계자로 지목했던 차남 혁기 씨와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76) 2명뿐이다. 검찰은 횡령 및 배임 액수가 559억 원으로 대균 씨의 10배에 이르는 혁기 씨를 반드시 검거해야 일가의 경영 비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지 3개월이 지나도록 혁기 씨의 행방은 묘연하다. 이들이 이미 남미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검찰은 멕시코 경찰에도 행방 파악을 요청했지만 현지 당국은 아직 혁기 씨의 흔적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조건희 becom@donga.com·변종국 기자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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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北-이라크-시리아 등이 美 7대 문제지역”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3일 미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지역(trouble spot)’으로 북한 이라크 시리아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남수단 리비아를 꼽았다. 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미국 외교센터’ 기공식에 참석해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과 개입은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장하는 이라크 시리아와 더불어 북한을 여전히 세계적 문제 지역으로 본 것이다. 그는 7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전보다 조용해졌다”고 말했다가 ‘북한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케리 장관은 “우리는 고립과 축소가 아니라 개입과 리더십이 미국의 유전자(DNA)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군의 IS 대응이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국내외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케리 장관은 이날 참석한 전직 국무장관 5명의 업적을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케리 장관이 5명의 업적을 소개할 때마다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197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헨리 키신저 전 장관(1973∼77년 재임)에 대해선 “문자 그대로 외교사의 한 책을 썼다”며 경의를 표했다. 제임스 베이커 전 장관(1989∼92년 재임)에게는 “1991년 걸프전을 준비하면서 국제연합군 구성의 ‘골드 스탠더드’를 마련했다. IS에 대한 국제연합군을 만드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1997∼2001년 재임)에 대해서는 코소보와 보스니아 내전을 종식한 것을 꼽으며 “미국의 도덕적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전 장관(2001∼2005년 재임)에겐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맞서 세계를 결속시켰다”고 치켜세웠다. 전임자이자 2016년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2009∼2012년 재임)에 대해선 “오랜 우방관계에 활력을 넣고 ‘개인 외교(Personal Diplomacy)’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사람들이 외교라는 예술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이해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외교 교육시설로 이용될 외교센터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외교센터 건설 비용은 민간에서 모금된 2500만 달러로 충당되며 공사기간은 1년 6개월 정도로 예상된다. 조지 슐츠,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은 개인 일정으로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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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두번째 美기자 참수” 다음 차례로 영국인 지목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억류 중인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틀로프(31)로 추정되는 남성을 참수한 동영상을 2일 인터넷에 배포했다.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인 ‘시테(SITE) 인텔리전스 그룹’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에서 소틀로프 기자는 오렌지색 옷을 입고 무릎을 꿇은 채 IS 대원에게 참수당했다. 지난달 19일 IS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동영상에서 소틀로프 참수를 예고한 지 14일 만이다. 소틀로프를 살해한 IS 대원은 검은색 두건을 두른 채 영국식 억양을 사용했다. 폴리 참수 동영상에 등장한 남성과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전했다. 그는 소틀로프를 참수하기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거론하며 “우리를 향해 미사일을 계속 쏜다면 우리의 칼은 너희의 목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특히 동영상에는 IS가 억류하고 있는 또 다른 인질로 보이는 사람이 등장했다. NYT는 “IS가 영국인 데이비드 카우손 헤인스를 폴리와 소틀로프에 이어 세 번째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헤인스는 11년간 군에서 활동한 보안업무 전문가로 최근 시리아에서 인권단체 활동을 하다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IS가 소틀로프까지 참수하자 오바마 행정부는 충격에 빠졌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3일 성명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참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진본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무고한 미국인을 야만적으로 살인한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IS 본거지 공습 시기와 방식을 놓고 주저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더욱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에서도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걸 의원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IS는 명백히 국경을 초월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IS는 격퇴돼야 한다”며 조속한 시리아 공습을 촉구했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정상회담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 이라크에 350명의 추가 파병을 지시했다. 이는 소틀로프 참수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이뤄진 것으로 IS로부터 바그다드에 있는 외교 시설과 인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서방 국가들에 IS 공습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는 공습 불참을 결정했고 영국은 미온적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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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발트3國 어지럽히지 말라”

    “우크라이나처럼 발트 3국을 어지럽힐 생각을 하지 말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을 방문하면서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4, 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진다. 발트 3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음 공격 대상 국가가 될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지역을 서방이 보호한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할 방침이다. 찰스 쿠프찬 백악관 유럽담당 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분탕질해 온 것처럼 발트 국가에서 어떤 장난도 칠 생각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 등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와의 ‘신냉전’에 대비해 48시간 이내에 빠르게 배치되는 ‘신속대응군’ 창설이 논의될 예정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1일 “신속대응군은 육해공군과 특수부대를 포함한 3000∼5000명 규모로 28개 회원국에 순환 배치된다”라고 말했다. 순환 배치하는 이유는 ‘나토-러시아 관계정립조례’에 따라 나토가 동유럽이나 발트 해 연안국에 항구적 군사력을 배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의 국방 전략이 지금까지 ‘동부 분리주의자 제거’에서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대한 방어’로 바꾸었다고 1일 밝혔다. 발레리 헬레테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보지 못했던 대전쟁(Great War)이 문지방 앞으로 닥쳐왔다”고 우려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추가 제재로 러시아의 신규 발행 국채 구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천연가스 비상 수급 대책도 서두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추가 제재가 독일 경제에도 충격을 주겠지만 유럽이 침공당하는 것을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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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조씨 美육군대학원 명예전당 헌정

    정승조 전 합참의장(육사 32기·사진)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육군대학원으로부터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헌정자로 선정됐다. 육군대학원은 대학원의 일정 과정을 수료한 외국군 장교들 가운데 참모총장 이상 직위에 오른 인사들을 뽑아 명예의 전당에 올리고 있다. 1995년부터 2년간 이 대학원을 다닌 정 전 의장은 50번째 헌정자로 선정됐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헌정식 뒤 인사말에서 “60년이 넘도록 강건한 한미동맹이 존재함으로써 대북 억지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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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류 美기자 어머니 선처 애원 “칼리프, 내 아들을 풀어주세요”

    아들의 목숨을 쥐고 있는 이슬람 테러리스트 수괴에게 미국인 어머니는 그저 ‘최고지도자’라고 부르며 선처를 애원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참수를 경고한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틀로프(31)의 어머니는 아들의 석방을 애처롭게 부탁하는 영상 편지를 27일 IS에 보냈다. IS는 19일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달렸다. 미군이 이라크 공습을 멈추지 않으면 소틀로프도 처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틀로프의 어머니인 셜리 소틀로프 씨는 유튜브에 올린 1분 40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에서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게 보내는 것이라며 “IS의 칼리프인 당신은 우리 아들을 석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가 나머지 삶을 살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 내 아이를 풀어 달라”고 간청했다. 올해 들어 스스로를 칼리프로 자처하고 있는 바그다디는 정작 대부분의 이슬람 사회에서는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셜리 씨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그를 ‘칼리프’라고 부른 것이다. 바그다디는 오사마 빈라덴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테러범으로 교사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셜리 씨도 현재 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다. 영상 편지 하단에 아랍어 자막을 넣은 셜리 씨는 침울하면서도 담담한 어조로 꾸란까지 거론하며 자식을 살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시리아에서) 아들이 납치된 뒤 이슬람교를 공부해 왔다”며 “꾸란에 나온 대로 예언자 무함마드의 선례를 따라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슬람교에는 한 개인이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해 책임질 수 없다는 교리가 있다고 배웠다. 아들은 그저 기자인 만큼 (이라크를 공습한) 미국 정부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바꿀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세상의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내 아이를 보고 싶을 뿐”이라고도 했다. 이슬람 전문가들은 “이 영상을 바그다디가 본다면 소틀로프 처형을 놓고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사마 빈라덴의 전설’이라는 책을 집필한 중동 테러전문가 다비드 가르텐스타인로스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바그다디에게 이슬람교를 거론하며 선처를 요구한 만큼 처형을 놓고 고민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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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26세 美여성 억류… 女테러리스트와 교환 요구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를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리아에 억류된 인질이 돌발 변수로 등장했다. 26일 미 ABC 방송에 따르면 IS는 지난해 시리아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을 하던 26세 미국 여성을 억류했다. IS는 최근 참수한 제임스 폴리 기자처럼 석방 조건으로 660만 달러를 내걸었으며 텍사스의 한 감옥에 수감된 여성 테러리스트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 테러리스트는 파키스탄 출신 알카에다 요원 아피아 시디키(사진)로 2010년 화학무기와 세균을 이용한 미국인 대량학살을 모의한 혐의로 복역 중이다. 미 국무부는 신변 안전을 우려해 억류 여성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주말에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중 IS 소속 미국 남성이 사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더글러스 맥아더 매케인(33)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성전에 참여하겠다”고 가족에 말한 뒤 시리아로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워싱턴의 유력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회장은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에서 “IS의 무서운 행진을 멈추기 위해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주변에서는 아사드 정권과의 전술적 협력론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공습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연차총회 연설에서 IS를 다시 한번 ‘암 덩어리’로 규정한 뒤 “IS를 뿌리 뽑는 것은 쉽지도 않고 단시간에 끝날 일도 아니지만 인내심을 갖고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날부터 시리아에 대한 정찰비행을 시작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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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이승헌]“한국유니폼 입고 응원한 日대표팀… 리틀야구 아이들이 어른보다 낫다”

    동아일보가 25일 시작한 ‘국가대혁신 골든타임’ 시리즈에서 한국 정부에 미래전략을 조언한 세계 미래학계의 대부 짐 데이터 미국 하와이대 교수가 24일(현지 시간) 오후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내왔다. 신문에 게재된 자신의 인터뷰를 잘 봤다고 하더니 갑자기 이날 오후 한국팀의 우승으로 끝난 야구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결승전 이야기를 꺼냈다. “오늘 TV로 생중계된 (미국팀과의) 결승전에서 한국팀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에서 응원한 일본팀을 보니 참 기쁘더군요.” 전날 준결승에서 한국팀과 맞붙어 패한 일본팀은 ‘진 팀은 이긴 팀을 결승전에서 응원하자’는 한국팀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한다. 데이터 교수는 “만약 한일 양국 어른들이 서로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했다면 동북아와 세계의 미래에 더 나은 희망을 가졌을 텐데 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지금 한일 관계를 이끄는 어른들은 리틀야구 한일 어린이들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일본 릿쿄대에서 교수 생활을 한 지일파인 동시에 한국 드라마까지 챙겨볼 정도의 지한파인 데이터 교수의 따끔한 충고는 무엇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일본 어른’을 향하고 있었다. 일본의 어린 야구선수들까지 한국팀을 응원하는데 아베 총리는 일본 패전일인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供物)을 바치는 행동을 아직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 어른’에 대한 아쉬움도 배어 있었다. 아무리 일본 어른들이 그렇게 나오더라도 한국이 외교력을 발휘해 일본을 사과의 장으로 끌어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였다. 한일관계를 잘 알고 있는 미래학의 석학이 두 나라의 미래에 던진 충고는 신선하면서도 요즘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층이 한일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한일 갈등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확산되고 있는 게 감지된다. 실제로 미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데니스 블레어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9일 헤리티지재단 주최로 열린 ‘과거사와 동북아의 발전’ 세미나에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특사 채널을 활용해야 한다”며 한일 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는 우리가 도덕적 우월감에 지나치게 기대어 무조건 “일본이 사과해야 한다” “미국도 우리를 도울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 내 기류는 중국의 부상 등 동북아 국제정치 지형이 어느 때보다 급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 정부의 전략이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입체적이어야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고 있다.이승헌·워싱턴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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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이승헌]흑인소요 진정시킨 ‘美법무장관 소통’

    “장관이라기보다 10대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여기에 왔다.” 20일(현지 시간) 오전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군 총격 사망 사건으로 소요 사태가 이어져온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의 한 식당. 사태 수습에 나선 미 최초 흑인 법무장관 에릭 홀더는 지역 관계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경험 많은 최고의 연방 수사관과 검사를 조사에 투입했다”며 사태 진정에 협조를 부탁했다. 주방위군까지 나서 시위대를 압박하기만 했던 주 정부와는 사뭇 다른 태도에 지역 주민들은 마음을 여는 듯했다. 일부는 “믿어보겠다”며 악수를 청했다. 홀더 장관은 이후 시위에 나선 흑인 학생들과 브라운 군 유족을 만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학생들에게 “나는 장관이지만 동시에 흑인이다. 나 자신의 일로 사건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던 퍼거슨 시 사태의 한복판에서 미 정부의 공권력 수장이 보여준 진정성 있는 소통은 예상보다 많은 공감을 얻었다. 흑백과 민관이 날카롭게 대치하며 ‘제2의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였던 이번 사태는 홀더 장관 방문을 계기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나흘 전 투입된 주방위군을 철수하겠다고 21일 밝혔다. 22일 새벽에도 시위대는 거리로 나섰지만 경찰과의 대치가 전날보다는 격렬하지 않았다. ‘홀더가 간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 반신반의하던 미국인들은 그의 방문과 소통 효과에 놀라고 있다. 브라운 군의 어머니 레슬리 맥스패든 씨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장관 방문을 계기로 달라진 점이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났다. 홀더 장관의 언행이 너무 감성적이고 시간이 지나면 정치적 퍼포먼스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21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이 잊혀져도 법무부는 퍼거슨 시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태는 결국 해법을 고르기 어려운 난제일수록 정부와 정치권이 ‘나의 문제’로 여기고 당사자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소통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평범한 상식을 다시 일깨워 주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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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IS는 癌덩어리”… 미군, 요충지 14회 공습

    미국인 기자가 참수되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외교노선인 ‘제한적 개입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또 다른 미국 인질 스티븐 소틀로프 기자까지 처형하겠다고 위협해 공습 외에 추가 군사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IS를 ‘암(cancer)’으로 규정하며 “이 시대에 IS가 발붙일 곳은 없다. 미국은 IS에 무자비해질 것이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추가 군사 조치를 언급하진 않았다. 특히 미군이 참수당한 제임스 폴리 기자를 포함해 IS가 억류한 미국인 인질 구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제한적 개입주의에 대한 비판이 확산됐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인질들이 억류됐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시리아의 한 지역에 특공대를 투입했지만 인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제한적 개입주의는 미국 이익이 직접 침해받거나 미국 본토가 공격을 당할 때만 군사 개입을 단행한다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라크에 미군이 공습을 실시하면서부터 이 노선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미군은 오바마 대통령 회견 직후에도 이라크 북부 모술 댐 부근의 IS 목표물을 14차례에 걸쳐 공습했다. 미 하원 대테러소위 위원장인 피터 킹 의원(공화·뉴욕)은 “IS가 폴리기자를 참수한 것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군사개입 확대를 촉구했다. 독일과 이탈리아도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에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프랑스는 아랍국도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열자고 주문했다. 한편 미 언론들은 IS가 최근까지 폴리기자의 석방 대가로 1억 유로(약 1360억 원)를 가족과 소속사인 글로벌포스트에 요구했으나 미 정부가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테러범에게 몸값을 주면 납치가 반복된다며 협상을 거부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폴리기자가 숨진 데다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이 더 있어 이 원칙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하정민 기자}

    •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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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 美법무장관 효과… 퍼거슨市 시위 진정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20일 미주리 주 퍼거슨 시를 방문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지역민들에게 연방 차원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경찰 총격 사망으로 소요 사태가 번지고 있는 이곳에서 하루 종일 머물다 워싱턴으로 돌아간 홀더 장관은 브라운의 부모와 연방정부 소속 수사관, 현지 지역 유지들을 잇달아 만났다. 그는 지역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험 많은 최고의 연방 베테랑 수사관과 검사를 이 사건에 투입했다”며 “연방검사들이 브라운 사건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고자 공격적으로 수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에게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중 아무런 이유 없이 경찰에 붙잡혀 차량 수색을 당했던 자신의 과거 경험을 들려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주리 주 법원 대배심은 이날부터 브라운에게 총을 쏜 대런 윌슨 경관을 기소할지 결정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12명으로 이뤄진 대배심은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법원에서 총격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전달받고 검토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도 퍼거슨 시 일대에선 시위가 이어졌지만 강경했던 분위기는 잦아드는 모습이었다. 론 존슨 미주리 주 고속도로순찰대장은 “19일 47명을 체포했고 20일에는 6명을 체포했다”면서 시위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AP통신은 이날 경찰이 폭동진압복이 아닌 일반 제복을 입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법원 청사 바깥에서는 일부 흑인 지도자들이 담당 검사인 밥 매컬러프 검사의 자진 사퇴를 권유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백인인 매컬러프 검사의 부모, 형, 삼촌 등이 모두 세인트루이스 경찰로 일한 점을 거론하며 “이번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할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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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렉슨 류 NSC 담당관, 美국방장관 비서실장 임명

    한국계인 렉슨 류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관(41·사진)이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한국계 인사가 미 국방장관 비서실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현지 시간)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신임 류 실장은 이번 주말부터 국방부로 출근해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마크 리퍼트 현 비서실장의 업무를 넘겨받을 예정이다. 신임 류 비서실장은 2005∼2009년 헤이글 장관이 상원의원이던 시절 그의 외교안보 보좌관과 부비서실장으로 호흡을 맞춘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류 실장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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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차별 경험’ 美 첫 흑인 법무장관… 퍼거슨 소요사태 해결 ‘소방수’ 될까

    미국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이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백인 경찰 총격 사망으로 격화된 미주리 주 소요 사태를 가라앉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20일 미주리 주 퍼거슨 시를 방문해 수사 상황을 점검하는 에릭 홀더 법무장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는 2009년 오바마 행정부 1기 출범 때부터 법무 수장을 맡아 온 홀더 장관이 그동안 인권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온 만큼 그의 행보에 따라 시위대의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깔려 있다. AP통신은 20일 “홀더 장관이 퍼거슨 시에 도착하면 인권 문제와 관련한 가족사까지 꺼내며 시위대를 다독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홀더 장관은 평소 중남미의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온 이민자인 아버지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려다 백인들만 탄 기차에서 쫓겨난 이야기, 자신이 대학생 때 과속을 하지 않았는데도 강압적인 단속을 받고 차량을 수색당한 일 등을 자주 거론하며 흑인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보여 왔다. 또 그는 2012년 흑인 청소년 트레이번 마틴의 죽음 직후 아들에게 젊은 흑인이 경찰에게서 부당한 처우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그런 설명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참아야 한다는 취지의 훈계였던 셈이다. 한편으로 그는 경찰의 과잉대응에 면죄부를 주는 ‘정당방위법’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홀더의 이런 경험이 흑인 시위대의 분노를 달래고 공감대와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백악관은 판단한 셈이다. 이와 맞물려 미주리 주 대배심도 20일부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진술과 목격자 증언을 들은 뒤 브라운에게 총을 쏜 대런 윌슨 경관을 기소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브라운 유족은 25일 장례식을 치르기로 해 그전까지 경관 기소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위는 20일 새벽에도 계속돼 소요 사태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19일 퍼거슨 시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세인트루이스에서 흑인 남성 절도용의자가 또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경찰서장 샘 돗슨이 올린 트위터 내용에 따르면 이 20대 남성은 칼을 들고 고함을 치면서 경찰관 2명에게 다가서다 총에 맞았다. 이번 총격은 경찰의 정당한 법집행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많지만 소요 사태를 확산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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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사망 인종문제” 80% vs 37%… 두쪽 난 美

    미국인들이 같은 사건을 두고 인종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사건이 ‘인종적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질문에 인종에 따라 2배, 정치적 성향에 따라 3배 정도의 인식 차이가 났다. 퍼거슨 시 일대의 소요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주방위군이 투입됐고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역시 흑인인 에릭 홀더 법무장관을 급파했지만 시위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4∼17일 18세 이상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흑인 응답자의 80%는 총격 사건과 이에 따른 시위 사태가 ‘논의가 필요한 중요한 인종 문제를 제기했다’고 답했다. 반면에 백인 응답자는 3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인구 2만1000여 명 중 65%가 흑인인 퍼거슨 시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소수의 백인이 주도하는 소도시에서 흑인들이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퍼거슨 시 경찰 중 흑인 비율은 6%에 불과하고 실업률은 9%이며 21%의 가구가 빈곤선 이하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 사건이 필요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한 흑인 응답자는 18%인 반면에 백인 응답자는 47%였다. 이 응답에 정치적 성향에 따른 인식차는 더 컸다. 응답자 중 민주당원의 68%는 ‘중요한 인종적 문제를 제기했다’고 여기는 반면에 공화당원은 22%만 이에 동의했다. 반대로 공화당원의 61%, 민주당원의 21%는 ‘필요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에서 흑인 응답자의 65%는 ‘브라운 군 사망 이후 경찰의 대응이 도를 넘었다’고 답했지만 백인은 33%만 그렇게 생각했다. 경찰 조사 결과의 신뢰도에도 인종적 차이가 크게 드러났다. 흑인 응답자의 76%는 ‘경찰 조사를 전혀 또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백인의 52%는 ‘상당히 또는 매우 신뢰한다’고 답했다. 또 흑인 응답자의 54%는 ‘이번 사건을 다룬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했지만 백인은 그 비율이 25%에 불과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홀더 장관이 20일 퍼거슨 시에서 그동안 조사를 벌여온 연방수사국(FBI) 요원 등 주요 관계자를 만나 진상 규명과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에는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며 “주방위군 역시 제한적으로 동원되길 원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시위대가) 약탈을 하고 경찰을 공격하는 것은 긴장만 더 고조하고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위는 19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미주리 고속도로 순찰대 론 존슨 대장은 “밤새 31명의 시위대를 체포했으며 이 중에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 원정 온 사람도 포함돼 있다”며 “시위가 더욱 조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들이 (시위대로부터) 심각한 총격을 받았지만 우리는 단 한 발의 총탄도 쏘지 않았다. 시위대에서 두 명이 총에 맞았다”라고 덧붙였다. 17일부터 이틀 연속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내려진 통행금지 조치는 19일부터 해제됐다. 브라운 군의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브라운 군이 머리에 두 발, 팔에 네 발 등 최소 여섯 발의 총격을 받았고 몸에서 화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자체 부검 결과를 공개했다. 유족과 변호사는 이런 사실만으로도 총을 쏜 대런 윌슨 경관을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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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미주리 퍼거슨市 전쟁터 방불… 州방위군 투입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미국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 군 사건으로 시위가 격화하자 제이 닉슨 미국 미주리 주지사가 18일 퍼거슨 시에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닉슨 주지사는 이날 “고의적이고 조직적인 폭력이 고조되고 있다. 주 방위군이 이 지역의 평화와 질서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군 투입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닉슨 주지사는 16, 17일 이틀간 퍼거슨 시에 야간 통행금지를 포함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젊은 흑인이 대다수인 수백 명의 시위대는 통금이 발효되는 18일 0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시내 곳곳에서 화염병을 던지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가 물러서지 않으면서 현장은 전쟁터처럼 변했다. 이날 시위는 브라운 군의 2차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크게 확산됐다. 퍼거슨 시 경찰이 주도한 1차 부검에 대해 반발한 유족이 독립적인 부검에 나선 것이다. 2차 부검을 실시한 뉴욕 시 검시관 출신의 법의학자 마이클 베이든 박사는 “두 발은 머리에, 네 발은 오른팔에 맞았다. 몸에 탄약가루가 묻어 있지 않은 만큼 총알이 가까이에서 발사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총알이 멀리서 발사됐다는 대목은 경찰이 10대 비무장 소년을 조준 사격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커질 수도 있다. 다만 베이든 박사가 브라운 군의 옷을 검사한 것은 아니어서 결론을 내리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퍼거슨 시 경찰은 당초 브라운 군의 사인이 총상이라고 밝혔을 뿐 몇 발을 어디에 쏘았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17일 브라운 군에 대한 연방 차원의 2차 부검을 지시했지만 유족은 이와 별개로 부검을 실시했다. 연방정부는 뒤늦게 이번 사건에 적극 개입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7일 밤 백악관으로 돌아와 이틀간 머물며 이 사건을 최대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 수사관 40여 명을 추가로 퍼거슨 시에 파견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하정민 기자}

    •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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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언론 “이 판국에 대통령이 휴가 골프를…” 싸늘

    이라크 반군 공습과 경찰의 흑인 소년 총격으로 인한 시위 확산에도 휴가지에서 골프에 빠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 대한 언론의 시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아무리 휴가가 중요하더라도 이번만큼은 상황이 다르지 않으냐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오바마 대통령이 선글라스를 낀 채 자전거를 타는 사진을 싣고 “위기의 상황에서 보내는 이번 휴가는 더 많은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백악관은 대통령이 (이라크 사태 등의) 이슈를 어디서 언급하는지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WP는 “대통령이 휴가지인 마서스비니어드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미주리 주의) 경찰 대응에 대해 말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짐 파스코 경찰공제조합 이사장의 발언도 전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휴가지에서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오바마 대통령 취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휴가가 시작된 9일부터 16일까지 오바마 대통령은 네 차례 골프를 쳤지만 정작 라운딩 장면은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 14일 한국계인 세계은행 김용 총재가 라운딩에 합류한 것 정도가 골프와 관련해 알려진 내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회의 참석차 잠시 백악관으로 돌아갔다가 19일 다시 휴가지로 돌아와 24일까지 지낼 예정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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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흑인 사망에 소요 확산… 美퍼거슨市 비상사태 선포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경찰 총격 사망 사건으로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 일대가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면서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흑백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퍼거슨 시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를 명령했다. 통행금지 기간은 17일 0시부터 오전 5시까지다. 하지만 시위대 150여 명은 이날 밤부터 내린 폭우에도 불구하고 통행금지 시간을 넘겨 17일 새벽까지 경찰과 대치했다고 CNN이 전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연막탄을 발사하고 시위대 중 7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총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어 경찰이 부상자의 신원과 총격이 일어난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특히 시위대는 경찰의 해산 명령에 ‘손들었다! 쏘지 마!’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이는 시위대의 공식 구호로 하워드대 흑인 학생 300여 명이 사건 당시 브라운처럼 무고함의 표시로 양손을 들고 찍은 사진이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면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시위 사태로 15일까지 퍼거슨 시의 한인 업소 7곳이 피해를 입었다. 관할 재외공관인 시카고 총영사관은 영사를 현장에 보내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며 현지 경찰에 보호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17일 “이후 한인 업소에 추가 피해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인구 2만 명의 퍼거슨 시에는 한국인 10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비상사태와 통행금지 명령이 시위대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경찰이 브라운 사망 사건 발표에서 ‘물타기’를 시도해 경찰에 대한 반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토머스 잭슨 퍼거슨 시 경찰서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브라운에게 총을 쏜 경찰이 6년 차 경관인 대런 윌슨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브라운이 친구인 도리언 존슨과 사건 당일인 10일 오전 상점에서 담배를 훔치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했다. 잭슨 서장은 이들 중 한 명이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윌슨 경관을 경찰차로 밀어 넣은 뒤 경찰의 총을 놓고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총성이 울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존슨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운과 함께 길을 걷던 중 경관의 지시를 받았고 그대로 했는데도 경관이 브라운의 목덜미를 붙잡아 경찰차에 집어넣으려 했다”고 반박했다. 현지 언론들이 경찰의 짜 맞추기 의혹을 제기하자 경찰은 회견 몇 시간 뒤 “절도 사건과 총격 사건은 무관하다”고 발을 뺐다. 치안 업무가 14일 경찰에서 고속도로 순찰대로 넘어간 뒤 진정 기미를 보이던 시위가 이 때문에 다시 가열됐다. 일부 10대 청소년은 브라운이 절도한 장소로 알려진 ‘퍼거슨 마켓 앤드 리커’ 등을 비롯해 상점 여러 곳을 약탈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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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서도 흑인 청년 경찰 총격에 사망

    미국 미주리 주에서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이어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미국 흑인 사회가 들끓고 있다. 13일 LA타임스에 따르면 20대 흑인 이젤 포드 씨는 11일 오후 8시 20분경 로스앤젤레스 남부 흑인 밀집지역인 65번가에서 차를 몰고 가던 중 경찰로부터 수색을 위한 정지 명령을 받았고, 이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포드 씨에게 총을 쏜 경찰의 신원과 포드 씨의 총기 휴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포드 씨의 어머니 트리토비아 씨는 지역 방송국 KTLA과의 인터뷰에서 “포드가 평소 정신장애를 앓고 있었다”며 “경찰 지시에 순응했음에도 (경찰이) 총격을 가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포드가 당시 (경찰 제압으로) 땅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등에 총을 맞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포드 씨의 가족과 친구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17일 오후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 본부 앞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한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주리 주에 이어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유사 사건이 터지자 경찰 당국은 사건 경위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유족의 주장 중 일부를 반박했다. 앤디 스미스 LAPD 대변인은 13일 “포드 씨가 심문을 하려던 경찰과 몸싸움을 시작했고 경찰의 권총을 잡으려고 했다”며 발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브라운이 사망한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선 13일에도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한 19세 청년이 경찰을 향해 총을 겨눴다가 대응 사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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