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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외주를 준 업무를 하다가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원청 사업주가 지금보다 더 강한 처벌을 받는다. 일부 위험 작업은 외주 자체가 금지되며 심각한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즉시 작업을 중단시킬 수 있다. 또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이는 핵심 물질을 기업이 영업비밀로 삼으려면 고용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해진다. 여야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 근로자로 일하다가 사망한 김용균 씨 사례와 같은 ‘위험의 외주화’를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이번 개정안을 두고 ‘김용균법’이라고 부른 이유다. 다만 일부 조항은 여론에 떠밀려 기업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처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르면 2020년 초(공포 후 1년)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은 도금작업이나 수은·납·카드뮴 작업 등은 도급(하청)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1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다만 일시적인 작업이거나 하청업체의 기술이 꼭 필요할 경우 고용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외주화가 허용된다. 이렇게 승인을 받아 하청한 작업은 다시 하청할 수 없다. 위험 업무에 대한 ‘하청의 재하청’이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여야는 핵심 쟁점이었던 원청 사업주의 산재 책임 범위를 ‘도급인이 직접 지배하거나 관리하는 영역’으로 한정했다. 원래 정부안은 도급인의 사업장 또는 도급인이 제공, 지정한 장소에서 발생한 모든 산재를 도급인이 책임지도록 했지만, 범위가 너무 넓고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도급인이 직접 관리하는 장소로만 책임 범위를 좁힌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산재 발생 시 원청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정했다. 현재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정부안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었지만 처벌이 너무 무겁다는 지적에 따라 국회가 다소 완화했다. 근로자 사망 사고가 나면 처벌 조항은 현행(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대로 유지하되 5년 이내 재범 시 형의 50%를 더 부과하는 가중처벌 조항도 신설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경영계가 처벌 조항을 한꺼번에 5배로 높이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그 대신 법인에 대한 벌금형 상한을 현행 1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올려 여야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이는 물질 목록을 고용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고용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만 영업비밀로 비공개하는 조항은 정부안대로 통과됐다. 다만 영업비밀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인터넷 등을 통해 대중에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런 방안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영계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기업의 영업비밀을 고용부가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어서 영업비밀 승인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고용부 장관이 즉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작업중지 대상이 불명확해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작업중지 명령이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며 “작업중지 명령은 최소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유근형 기자}
국회가 27일 본회의를 열고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산업현장의 안전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일명 김용균법)을 전격 처리했다. 또 여야는 청와대 특별감찰관 논란과 관련해 31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고 그동안 출석을 거부해 온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부르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등 3당 원내대표는 올해 마지막 국회 본회의가 열린 27일 회동을 갖고 △김용균법 처리 △조 수석의 운영위 출석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 6개 비상설 특위 연장 등 12월 임시국회의 쟁점 현안을 일괄 타결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유치원 3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최장 330일이 지나면 상임위 의결 없이 본회의 상정이 가능한 안건)’으로 지정했다.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조사 계획서는 채택하지 못했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 기자}

2728회. 청와대가 제작해 25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청쓸신잡 시즌2’ 2편의 조회수(오후 10시 기준)다. 앞서 청와대는 인기 케이블 TV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알아 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이름을 딴 이 시리즈의 1편을 24일 공개했지만 하루 동안 조회수 1만 건을 넘기지 못했다. 청와대는 최근 사랑채에 별도 스튜디오를 만드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 강화에 나섰지만 좀처럼 신통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는 뉴미디어비서관실(현 디지털소통센터)을 신설하고, 매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의 소식을 SNS 생중계로 전하는 ‘청와대 라이브’ 등 대대적인 SNS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내부에서조차 청와대가 유튜브 등 SNS로 직접 홍보를 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가 직접 나선다면 (정부가 운영하는) KTV와 아리랑TV는 왜 있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았다. 대선 당시 홍보를 맡았던 한 여권 인사도 “초반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 덕을 봤지만, 점점 새로운 내용이 줄고 일방적인 홍보만 남았다”고 했다. 이런 우려처럼 최근 청와대가 제작한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만 건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관심이 줄었다. 여권은 진보 논객으로 활동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활약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유 이사장은 22일 “혹세무민하는 보도들이 넘쳐나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은 정리해야 할 것 같다”며 유튜브 채널 개설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여권과 대조적으로 야권은 유튜브에서 순항 중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홍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는 25일까지 12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고, 일일 평균 조회수는 40만 건에 육박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난 보수 정부에서 진보 성향의 인터넷 팟캐스트가 부각됐던 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 여당 의원은 “여권은 주로 수비를, 야권은 공격을 하는데 수비보다 공격이 더 재미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홍정수·유근형 기자}

결국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다. 21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 ‘긍정’(45%) 평가보다 ‘부정’(46%) 평가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에서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가 나타난 것. 올해 5월 조사에서 83%까지 치솟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개월여 만에 급락한 배경으로는 민생 경제 악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부정 평가의 이유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7%) ‘대북관계·친북성향’(17%) 등의 순이었다.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 악화에 대한 책임론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에서 일어난 비위와 전직 특감반원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폭로에 따른 논란이 연말 정국을 집어삼켰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최근 경제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김태우 리스트’ 파문으로 별 효과를 못 보고 있는 것. 여권 관계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등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이 계속해서 경제 활력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특감반 파문이 다른 이슈를 덮어버렸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50대 이상, 대구·경북 지역, 자영업자의 민심 이탈이 두드러졌다. 직업별 조사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계층은 자영업자(57%)였다. 1년 전 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33%에 불과했던 자영업자들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지지층에서 이탈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58%) 부산·울산·경남(48%) 서울·인천·경기(47%)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높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 분위기는 심각하다. 한 관계자는 “정무수석실 자체 조사를 해도 지지율이 하락세인 것은 마찬가지”라며 “경제 분야에서 반전을 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권에서는 “지지율 40%대는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난해와 올해 초 보였던 70∼80%대 지지율은 사실 거품이 많이 끼었다고 봐야 한다”며 “이제 제자리를 찾는 것이지만 40% 이하로 내려가면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는 연말 연초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와 자영업자 지원 대책 등을 통해 지지율 하락세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체감경기가 나아지고, 답보 상태에 빠진 비핵화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면 내년 1분기(1∼3월)에는 다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지르는 ‘골든 크로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취임 1년 7개월 만에 나타난 문 대통령의 지지율 데드 크로스는 이전 정권과 비교하면 이른 편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1년 4개월만인 2014년 6월 데드 크로스를 만났다.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파문 등으로 박 전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부정(48%)이 긍정(43%)보다 많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권 3개월 차인 2008년 5월 데드 크로스가 발생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논란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것. 이 전 대통령은 그로부터 1년 4개월 뒤인 2009년 10월 골든 크로스를 만들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여야 간 선거제 개편 논의가 시작됐지만 좀처럼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선거제만큼 어려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문제가 또 다른 이슈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17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회동을 잇달아 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청와대에 내각제 요소를 포함한 권력구조 원포인트 개헌에 동의하는지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정개특위 소위를 주 4회 연다는 것 외에 구체적 논의를 하지 못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에 대한 지지 의사만을 표시하라는 것은 한마디로 ‘(여당) 2중대 정당’을 만들어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야당의 견제를 무력화하겠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원포인트 개헌을 한다면 의원내각제를 받아들일 것인지, 내각제적 요소를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 명백히 하라”고 촉구했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정유섭 의원도 “대통령제 국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한 곳이 없다. 실험적인 일인데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굉장히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각제 개헌 논의를 한다는 동의가 이뤄져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해온 바른미래당 등 소수 정당들은 한국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벌써부터 선거제 개편 논의를 중단시키려는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내각제 얘기는) 정정당당하지 못한 목소리”라며 “나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단식을 통해 이뤄진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국민의 거부감이 큰 의원내각제를 들고나온 것은 선거제 논의를 올스톱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내각제 논의 확산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한국당의 개헌 요구에 부정적 자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유치원 3법’ 개정 등 개혁법안 처리가 발목을 잡힐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법 개정에서 성과가 나야 개혁법안 처리에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기자}
당정청은 내년도 예산의 70%를 상반기에 집중 투입하고 지역밀착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5조5000억 원을 회계연도(1월) 시작 전에 배정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내년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예산을 조기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 등은 12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통과 후속조치를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총리는 “내년도 경제가 낙관을 불허하는 상황”이라며 “당정청은 경제 하강을 막고 민생 안정을 기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특히 ‘광주형 일자리’ 조기 타결 등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데 전방위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빨리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효율적 집행이 매우 중요하기에 예산 낭비가 없도록 정부가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고위 당정청협의에는 신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 정책실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등이 지난달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이후 처음 참석했다. 김 정책실장은 “내년 국정운영의 핵심 키워드는 속도와 성과”라며 “홍 부총리가 취임식에서 경제 불안 심리, 이해관계 조정, 정책성과 불신이라는 3가지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하고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당정청은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유치원 3법’, 청년고용촉진특별법, 행정규제기본법, 데이터경제 3법 등의 국회 통과를 연내 재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은) 한국당과 (의견) 간극이 큰 것 같다. 안 되면 부득이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해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당정청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철도 사고와 관련해 승객 피난 및 구호에 관한 매뉴얼을 만들고, 피해자 보상 확대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1932∼2015·사진)의 정치 역정을 재조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14일 열린다. ‘청강(靑江) 이만섭 평전 간행위원회’는 이 전 의장 3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추모 학술세미나 및 평전 출간기념회를 연다. 이번 행사에서는 ‘용기와 양심의 정치인 청강 이만섭 평전’이 처음 공개되고, 그의 정치 인생을 재조명하는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이 전 의장은 동아일보 기자를 하다 1963년 대선 직후 치러진 6대 총선에서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이후 8선 의원과 국회의장을 두 차례 지냈다.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발표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유로 화려하게 정치에 입문했지만 특유의 원칙과 소신으로 순탄치 않은 정치역정을 걸었던 그의 생애를 되돌아볼 계획이다. 이 전 의장은 7대 의원 시절인 1969년 3선 개헌 반대 투쟁에 앞장서며 이후락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등 박정희 정권 실세의 해임을 요구하다가 8년간 정치 활동의 공백기를 맞는 등 시련을 겪었다. 윤대엽 대전대 교수는 ‘의회주의자 이만섭’의 의미를 재평가할 계획이다. 이 전 의장은 국회의장 시절 ‘날치기는 절대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불편해지기도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2기 경제팀’에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빠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간 강조해온 ‘포용국가’와 함께 ‘경제 활력 제고’를 내년 경제 정책의 큰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 경제정책의 속도 조절이 뒤따를지 주목된다. ○ 2기 경제팀에 첫 지시는 ‘기업 투자 대책’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홍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특별히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기업의 활력이 떨어지고 투자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현장과 직접 소통하며 목소리를 듣고 기업의 투자 애로가 뭔지, 그 해결책이 어디 있는지 방법을 찾는 데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민간 영역과 가장 많이 만난 장관이었다는 소리를 듣도록 노력하겠다”며 “매주 밥을 먹든 현장을 찾든 민간 영역과 만나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지시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지에 대한 답답함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회의에서 ‘속도’와 관련된 문 대통령의 언급도 늘었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 투자 확대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계속 내리막을 타고 있는 경기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반면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많은 학자가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은 맞지만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며 “그런 조언들을 반영해 어느 정도 속도로 가야 하는지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주재 당정청협의회서 경제 활력 대책 논의 당정청도 문 대통령이 지시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경제 정책 운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법안들과 예산이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내년 ‘경제 활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게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제조업, 조선업 등에 대한 구체적 지원 대책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민주당 이해찬 대표 외에 홍 부총리와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 등 2기 경제팀이 처음으로 참석한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혼자가 아니라 여러 경제부처 장관들과 한 팀이 돼 함께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관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경제 투톱’ 갈등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부총리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홍 부총리와 김 정책실장이 호흡을 맞춰 일하며 경제 관련 장관들을 수시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1기 경제팀 시절 비정기적으로 열렸던 ‘집현실 회의’가 정례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장하성-김동연’ 투톱은 청와대 집현실에서 경제 관련 회의를 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정부의 ‘서별관 회의’처럼 금융 분야 관계자들까지 부르면 관치 금융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만큼 부총리 주재로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참모들이 참석하는 회의”라고 전했다. 정치권과 재계 일각에서는 당정청의 이런 행보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미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주요 대기업들의 국내외 사업장을 방문해 투자 및 고용 확대를 당부했지만 올해 각종 경제 지표는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한상준 alwaysj@donga.com·문병기·유근형 기자}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지각 처리’했지만 여야 실세 정치인은 어김없이 ‘지역구 챙기기’에 성공했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복지, 일자리, 교육 예산은 대폭 삭감하면서 정작 지역구 민원성 예산은 늘린 것이다.○ 여야 따로 없었던 ‘쪽지 예산’ 의원들의 민원성 ‘쪽지 예산’이 집중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정부안보다 1조2000억 원 늘었다. 늘어난 SOC 예산은 국회와 여야 지도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의 지역구로 상당 부분 돌아갔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없었던 망월사역 시설개선비(15억 원), 의정부 행복두리센터 건립비(10억 원) 등을 추가로 배정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 관련 사업들도 예산이 늘었다.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이 정부안(303억4500만 원)보다 253억 원 늘었으며 국립세종의사당 건립비, 세종 산업기술단지 조성사업비는 정부안보다 각각 10억 원, 5억 원이 추가 배정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을에선 당초 정부 예산안에는 없었던 서울 지하철 9호선 증차 사업비를 서울시 예산을 500억 원 늘리는 방법으로 우회 증액했다. 김포공항 안에 지어질 국립항공박물관 건립비(48억4000만 원)와 운영비(11억9800만 원)도 정부안에는 없었지만 여야 협상 과정에서 추가됐다. 막판 ‘밀실 협상’을 주도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핵심 의원들도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한국당 소속 안상수 예결위원장의 지역구에 속한 인천 강화에선 얼체험공원(7억8700만 원 증액), 황청리 추모공원(8억4000만 원 증액) 예산이 정부안보다 늘었다. 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하며 올해 예산을 ‘더불어한국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짬짜미 예산이라고 비판했던 다른 야당도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동참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전북 군산의 노후 상수관망 정비(22억4900만 원 증액), 군산 예술콘텐츠 스테이션 구축(15억 원 증액) 등 약 64억5900만 원을 추가로 따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는 흥도로와 신원동 도로 개설에 10억여 원의 예산이 추가로 반영됐다. 심 의원 측은 “정의당은 예결소위에 들어가지 않아 쪽지예산에 관여하지 않았다. 고양시에서 여당 의원에게 증액 제안을 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 국회 삭감 특활비 우회 반영, 세비 인상도 논란 특수활동비를 전면 폐지한다고 발표했던 국회는 삭감한 특활비 일부를 국회 예산에 우회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예산 가운데 교섭단체 지원금 10억7300만 원, 위원회활동지원금 4000만 원, 의원외교협의회 5억 원, 외빈초청비 5억 원을 각각 정부안보다 증액시킨 것. 국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특활비 상당수를 정당과 상임위 운영비로 써왔는데, 꼭 필요한 운영비를 예산으로 양성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의 세비를 1.8%(약 182만 원) 인상한 1억472만 원으로 확정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여전하다. 수당과 활동비를 합산하면 국회의원의 총보수는 1억5176만 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세비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이틀 만에 13만 명가량이 동의했다. 바른미래당 의원 전원,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은 내년도 세비 인상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유근형 noel@donga.com·최고야 기자}

‘왕수석’에서 ‘실세 실장’으로 변모한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사진)이 전 부처 장관 정책보좌관들을 불러 모아 정책 강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이 취임한 지 청와대 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책 관련 강의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6일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에 따르면 김 실장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부처 정책보좌관 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8월 김영배 정책조정비서관이 취임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두 달에 한 번 열린다. 장관 정책보좌관 상당수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료 또는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 정책 방향이 20개월마다 변한다며 정책보좌관들의 정책 역량 강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 임기 5년, 즉 60개월을 놓고 보면 대략 20개월을 주기로 정책 틀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현 시점은 두 번째 정책 주기의 큰 줄기를 잡을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이번 달로 정확히 20개월째로, 집권 3년 차를 맞는 내년 초부터 경제 정책 등에 있어 변화가 따라야 한다는 점을 주문한 것.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 실장이 현재 총괄하고 있는 ‘포용국가 3개년 계획’이 그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이 직접 각 부처 정책보좌관들에게 이런 정책 방향을 설명한 것은 청와대의 정책 기조가 정부 부처 구석구석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 정책보좌관들은 단순히 장관을 보좌하는 것 외에 각 부처 공무원들의 가교 역할을 한다”며 “김 실장이 이들을 직접 만난 것도 청와대와 부처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정책성과를 내달라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난달 청와대 직원 워크숍에서도 “국민 앞에 성과를 보여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세 실장’의 위상을 보여주듯 이날 회의에는 단 한 명의 불참자도 없었다. 한 참석자는 “부득이 불참해야 하는 사람은 대리인을 보냈다. 김 실장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김 실장은 “정책 집행을 하다보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어려움이 있다면 저에게 바로 전화하라”고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참석자는 “짧은 시간이지만 새 정책실장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한상준 기자}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정부가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한 것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노 전 의원 등 총 91명에 대해 훈장 또는 포장을 수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노 전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 추천으로 훈장을 받게 됐다. 국가인권위는 “노 전 의원이 용접공으로 노동 현장에서 활동을 시작한 1982년부터 노동자 인권 향상에 기여해 왔고 정당과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약자들의 인권 향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각 정당은 노 전 의원의 훈장 추서에 대해 논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회 주변에서는 정부 결정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한 여권 인사는 “노 전 의원이 사회적 약자의 인권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감안하면 훈장 추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한 야당 관계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도 있었다. 훈장 수여는 이를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상훈법상 국민훈장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무궁화장은 5등급의 국민훈장 중 가장 높은 1등급이다.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올 6월 타계 후 추서받은 것도 무궁화장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 사고에 대한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책임과 거취를 놓고 여야의 대치가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야당에선 “조 수석이 박근혜 정부의 우병우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서슴없이 나왔고, 여당에선 “국정농단 세력의 반격”이라며 맞불을 놨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수호’를 당론으로 정하는 것인지, 꿀이라도 발라 놓은 것처럼 조국에 편집증적 집착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수석은 그저 공직기강 확립에 실패한 민정수석일 뿐이다. 조 수석을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우병우 전 민정수석으로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정권 문제는 적폐고, 이번 정권 문제는 일탈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앞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원들의 비위에 대해 논평을 낸 일을 거론하며 “오죽 큰일이면 민주당이 청와대를 대신해 사과했겠느냐”며 조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범진보진영도 ‘조국 때리기’에 가세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낯 뜨거운 감성과 충성경쟁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SNS가 바쁘다”, “민주당의 조국 감싸기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야권의 이런 파상 공세에 밀릴 수 없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국 사퇴론은) 청와대 흔들기로 전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감반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조치를) 다 했는데, 그것 때문에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건 당리당략”이라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아무것도 아닌 일 가지고 부풀려 가면서 얘기하는 것은 우리 개혁 정책에 대한 반발”이라고 했다. 전날 조 수석에 대해 ‘촛불정권의 상징’이라고 했던 안민석 의원은 “조국을 제물 삼아 대통령 힘 빼기에 나선 것”이라며 “조 수석 사퇴를 요구하는 분들은 국정농단 사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분들인데, 이제 저항을 넘어 대대적 반격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유근형 noel@donga.com·최우열 기자}

그야말로 벌집을 건드린 격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2일 청와대 특별감찰반원들의 비위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사퇴할 것을 요구하자 여권 내 친문그룹이 일제히 들고일어났다. 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의 총력 공세에도 별 반응 없이 침묵하던 민주당이 당내에서 사퇴론이 나오자 더 이상은 밀릴 수 없다며 대대적인 역공에 나선 것이다. ○ 친문 “조국은 촛불정권의 상징”이라며 엄호 민주당 이해찬 대표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 대표는 3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조 수석은 (특감반 비위) 사안에 아무런 연계가 없다”며 “사안의 크기만큼 관리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번 비위 의혹은) 그렇게 큰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조 수석은 고심 끝에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을 맡으며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고 약속했다”며 “인내하며 묵묵하게 뚝심 있게 국민의 명령만을 기억하고 잘 따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국 수석 사퇴를 요구하는 맨 앞줄에 국정농단 부역자들이 있고 그들은 조국의 사퇴를 촛불정권의 쇠락으로 보고 있다. 조국은 촛불정권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민병두 의원은 도종환 시인(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인용하며 “지금 곳곳에서 흔들고 있지만 이겨내고 개혁의 꽃을 피우기 바란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날 조 수석의 사퇴를 촉구한 조응천 의원을 향한 비난도 이어졌다. 김한정 의원은 “심지어 여당 의원이라는 분도 ‘대통령에게 부담된다’면서 부채질을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황희 의원도 페이스북에 “(조 수석은) 사법개혁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런 사람 나가라고 하면 어떤 민정수석 원하는 건가”라고 썼다. 여당에서 지원사격이 잇따르자 청와대 핵심 참모들도 조 수석 옹호에 나섰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조 수석은 특감반원들의 비위 행위를 적발했고, 추가 조사를 의뢰했고, 전원을 교체했다. 대처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해외 순방 중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도 이와 같다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하지만 이런 기류에 여당 내에도 우려 섞인 목소리도 감지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당 대표까지 나서 총대를 메니 조용히 있지만 속으로 ‘이건 아닌데’ 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 누가 맞았는지는 지지율이 말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친문) 그분들은 그분들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고, 저는 제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다. (생각이) 변할 것 같으면 (그런 글을) 올리면 안 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文의 ‘페르소나’, 조국 그렇다면 친문 진영은 왜 이렇게 조 수석 지키기에 나서는 것일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상징이라는 점이다. 조 수석은 문 대통령이 취임 뒤 가장 먼저 임명한 법조 관련 인사다. 한 친문 인사는 “사법시험 출신 중심의 법조계를 바꾸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일관된 생각이고, 그 시작으로 비(非)사시 출신인 조 수석을 임명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을 오랫동안 지켜본 친문 인사들이 “조 수석이 사법개혁 문제만큼은 문 대통령의 ‘페르소나(분신)’”라고 하는 이유다. 실제로 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함께할 단 한 분의 동반자를 꼽는다면 단연 조국 수석”이라고 말했다. 정무적인 이유도 있다. 친문 진영은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에서 조 수석이 모종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대중성을 무기로 출마할 수도 있고 최소한 친문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조 수석과 문 대통령은 부산 출신이고, 민정수석으로 공직에 입문했고, 법조계의 비주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래전부터 조 수석은 “임기를 마치면 학교(서울대)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친문 진영은 “문 대통령도 처음엔 정치 안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한편 국회부의장을 지낸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 수석의 입장을 전했다. 이 의원은 “조 수석에게 전화했더니 자신은 온갖 비난을 받아 안으며 하나하나 사태를 해결해 나가겠다. 실컷 두들겨 맞으며 일한 후 자유인이 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8월 25일 전당대회에서 집권 여당 수장으로 선출된 뒤, 취임 일성으로 ‘강한 여당’을 강조했다. 여당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는 의미였다. 동아일보가 2일 이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그의 각종 회의 모두발언, 연설문 등 메시지 102건의 문장 속 의미를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선, 여당과 국회가 국정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지는 100일간의 메시지에서도 두드러졌다. ‘당(여당, 민주당)’과 ‘국회’ 관련 키워드는 이 대표의 메시지에서 각각 2번째(233회)와 4번째(119회)로 자주 언급됐다. ‘정부’ 관련 언급은 112차례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같은 기간 문재인 대통령의 공개 발언을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국회’(42회·10위)보다는 ‘정부’(111회·3위)를 더 자주 거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상임위별 당정청협의회를 월 1회로 정례화하는 등 이전보다 대등한 당청 관계 정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대 한규섭 교수(언론정보학)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자유한국당이 서서히 지지를 회복할수록 이 대표가 강조하는 당청관계는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공통적으로 가장 자주 언급한 키워드는 ‘남북관계’로 각각 285회, 337회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다음으로 ‘비핵화’(124회)를 자주 거론했는데, 이 대표는 ‘민족’(35회·11위)을 ‘비핵화’(28회·12위)보다 더 자주 언급했다. 이는 이 대표가 비핵화 등 안보 이슈보다는 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11주년 남북공동 기념식’ 참석 등 남북교류에 주력한 것과 무관치 않다. 경제 분야에서도 문 대통령과 이 대표의 세부 관심사는 다소 차이가 났다. 문 대통령은 주로 고용 문제, ‘일자리’(64회·7위)에 집중한 반면 이 대표는 ‘노동’(100회·6위) 문제를 자주 꺼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대표로서 노동, 부동산 공급정책, 공공기관 이전 등을 이슈화하며 청와대와 차별화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야당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언급했다. 이 대표의 주요 키워드 중 ‘야당’(19회)은 19번째였고 ‘기업’은 아예 20위권 밖이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청와대가 일부 직원이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전원을 29일 물갈이한 것은 이들을 방치했다간 국정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겠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촛불정신과 적폐청산을 내걸고 국정을 운영해 온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공직 감찰을 전담하는 조직 구성원들이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지인의 수사 상황을 경찰에 캐물은 것은 물론 평일 골프와 향응성 접대까지 받은 정황이 잇따라 적발됐기 때문이다. 당장 여권 일각에선 “문재인 정권의 기둥 중 하나가 보수 정권과 차별화되는 도덕성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난감할 따름”이라며 답답해했다. 그만큼 이날 특감반 전원 물갈이 결정과 발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미 검찰에 복귀한 특감반원(김모 수사관) 외에 부적절한 처신과 비위 혐의가 있는 특감반 파견 직원을 즉각 소속 기관으로 돌려보내고 소속 기관이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특감반 전원 교체를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건의했고, 임 실장은 이를 수용하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특감반원들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전원 원직 복귀했다. 일단 관심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특감반원이 어떤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느냐에 쏠려 있다. 사정 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 자체 조사 결과 특감반원 중 최소 2, 3명의 부적절한 행위가 드러났다. 특감반원 중에 업무시간 중 골프장을 찾거나 과도한 술자리 향응을 제공받은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정 당국 관계자는 “첩보 수집이라는 이유로 정권 출범 이후 암묵적으로 문제 삼지 않았던 행위들이 강도 높은 자체 조사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감찰 결과에 대해 일부 특감반원은 “첩보 수집의 성격상 불가피했던 것이지 접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자체 감찰 결과에 대해 김 대변인은 “어떤 문제인지 공개하긴 어렵다”며 몇 명이 어떤 의혹에 연루됐는지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가 특감반원 전원 교체라는 조치를 취했지만 여권에서는 “공직 기강을 책임져야 하는 특감반에서 이 정도 문제가 있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청와대 직원은 물론 대통령 친인척, 고위 공직자들의 불법을 감시하는 민정수석실은 정권을 책임지는 파수꾼”이라며 “민정이 흔들리면 정권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는 지휘 책임 등의 이유로 이인걸 특검반장까지 교체했지만, 여권에서는 “그 정도로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특검반을 이끄는 박형철 대통령반부패비서관은 물론 박 비서관의 상급자인 조 수석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신들조차 단속 못 하는 직원들이 청와대 직원과 공무원들의 기강을 잡겠다고 하면 영이 서겠느냐”고 지적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박성진 기자}
여야가 내년부터 만 6세 미만의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월 10만 원씩 지급하고, 내년 9월부터는 지급 대상을 만 9세 미만까지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현재는 소득 하위 90% 가정에 한해 만 6세 미만(미취학아동)까지만 아동수당을 지급해 왔는데, 이를 만 9세 미만(초등학교 3학년)으로 확대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8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또 내년 10월부터 출산한 산모에게 출산장려금 2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출산장려금, 아동수당 확대 등 ‘출산 주도 성장’을 내걸었기 때문인지 협상이 과거보다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기초연금을 월 10만 원씩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기초생활수급자는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보조금(급여)이 깎여 사실상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아동수당과 출산장려금, 기초연금 지급 확대 등 복지부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경우 최종 확정된다. 국회 복지위에 따르면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내년 9월부터 9세 미만 아동으로 확대하는 데는 5351억 원이 더 든다. 2020년부터는 연간 8000억 원가량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동수당 증액에다 기초생활 생계급여 인상을 위한 4102억 원, 출산장려금 도입 예산 1031억 원 등을 포함하면 이번에 증액된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은 총 3조1242억 원에 달한다. 유근형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임원을 폭행한 사건의 파문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했거나 경찰의 현장 진입을 막은 10명을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 여야는 28일 한목소리로 유성기업 노조의 폭력성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동체를 파괴하는 중대한 행위”라며 “행정안전부나 경찰청은 각별히 대책을 세워 달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중진연석회의에서 “민노총이 권력에 취했다”며 “정부나 대통령이 이를 방조하니 민노총 입장에서는 세상이 자기들 것처럼 여겨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기득권이 된 거대 노조와 그 노조에 빚진 정부 여당이 비상식적이고 무법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건이 발생한 건 22일이다. 회사 측은 이날 오후 3시 55분경 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1노조) 소속 조합원 7명이 노무담당 최모 대표 사무실에서 김모 상무(49)를 집단 폭행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찰관 4명이 오후 4시 4분경 도착했지만 노조원 40여 명이 가로막아 사무실에 진입하지 못했다. 김 상무는 코뼈가 부러지고 눈 아래 뼈가 함몰되는 등 상처를 입어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경찰은 27일 최 대표를 불러 조사한 뒤 폭행 피의자 5명을 특정했으며 노조원 5명가량이 당일 경찰의 공무 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은 현장 출동 경찰관들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는지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노조원들은 “어용노조 관련자를 해고하고 노조 파괴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지난달 15일부터 서울 강남구의 유성기업 서울사무소를 점거 농성 중이다. 회사 측은 경찰에 수차례 노조원들의 퇴거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산=지명훈 mhjee@donga.com / 유근형·구특교 기자}

“최근까지 임진강 북한강 등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강들은 우리에게 위협이었다. 북의 댐 방류로 남측은 인명 피해를 걱정했다. 하지만 이제 이 강들이 화해와 협력의 물길이 될 것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8년 워터데탕트(Water-Detente) 대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의 후속조치로 보건, 산림 분야에 대한 남북의 실무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수자원 분야를 새로운 협력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이었다.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우상호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채널A, 동아일보, K-water, 북한물문제연구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남북 공동 물 관리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은 5월 물관리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수자원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했다”며 “남북이 땅길과 하늘길에 이어 물길까지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유엔 대북제재를 피할 수 있는 물 분야 협력부터 시작하는 건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본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남북 수자원 협력의 구체적 방안들을 제시했다. 발제자로 나선 대진대 장석환 교수(건설시스템공학)는 “2001년 이후 15년 동안 임진강과 북한강에 댐이 7개(북측 5개, 남측 2개)가 새로 지어졌는데, 2개(건설비 약 3조 원)는 사실 안 지어도 되는 댐들”이라며 남북 공동 수자원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Water 이동범 사업기회부장은 “수량이 풍부한 북한의 임남댐이 남측의 평화의댐에 물을 제공할 경우, 남측은 물 부족을 해소하고 북측은 남측 전력을 직접 제공받는 등 ‘윈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 김일성종합대 출신인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 등 강원도 관광지 개발에 관심이 많은데, 전력이 부족하다”며 “냉전의 산물인 금강산 댐과 발전소에 대한 공동 개발을 제안하면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 특혜 채용 의혹을 언급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의 본질이 여권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글의 취지를 밝혔지만 정작 여권에선 “이 시점에 준용 씨 사건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24일 검찰 출석 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에서 제기된) 준용 씨 특혜 채용 의혹은 ‘허위’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선 먼저 (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적었다. 준용 씨 관련 의혹이 무혐의 처분이 났기 때문에 관련 글을 쓴 트위터 계정 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부인 김 씨도 무혐의라는 논리를 편 것이다. 준용 씨 특혜 의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등 야당이 제기했지만 사법 당국은 “증거가 조작됐다”고 결론 낸 바 있다. 당시 폭로에 나섰던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은 9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후 준용 씨는 자신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한 이 전 최고위원,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여권에선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이 지사의 ‘준용 씨 끌어들이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략통인 이철희 의원은 통화에서 “이 지사는 억울하더라도 탈당하는 게 맞다. 명예회복 후 다시 돌아와야지, 현재로선 당내 갈등만 증폭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의 한 재선 의원은 “이 지사의 발언은 검찰 수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란 뉘앙스까지 느끼게 한다.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발언”이라며 “지도부도 제명 절차를 밟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또 다른 정치적 계산을 갖고 준용 씨를 언급했다는 시선도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차기 대선 주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이 지사가 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시점에 일종의 ‘비문’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출당·탈당을 촉구하는 더민주당원연합’ 소속 당원 수십 명은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재명을 감싸면 우리도 적폐”라며 이 지사에 대한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야권은 이 지사의 준용 씨 채용 비리 언급을 ‘이재명의 난’으로 규정하면서 민주당과 이 지사를 싸잡아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25일 “아들 문제는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야당의) 이간계가 아니라 (이 지사) 본인의 결별 선언이며 이 지사는 탈당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윤영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부도덕한 인물을 공천한 것에 1차적인 책임이 있고, 자기 적폐부터 청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야권은 준용 씨 의혹을 끝나지 않은 의혹으로 보고 다시 이슈화할 태세다. 대선 당시 민주당은 야당의 의혹 제기를 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했지만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1월 “(의원들이 제기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거나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하며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이 지사는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13시간 동안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6·13지방선거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11시 17분경 검찰 조사를 마치고 검찰청사를 나오면서 “검찰이 답을 정해놓고 수사하지 않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지사에 대한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성남지청은 ‘혜경궁 김씨’ 사건과 관련된 조사도 진행했다.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G메일 ID와 같은 다음 ID의 마지막 접속 장소가 이 지사 자택이었다는 경찰 수사 내용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집에서 나왔다는 것은 포털의 ID인데 그게 혜경궁 김씨와 무슨 직접적인 관련이 있느냐”고 반박했다.유근형 noel@donga.com·최우열 / 수원=이경진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노동계가 탄력근로제 확대에 반대하면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의 비준을 촉구하고 있는 데 대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뤄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노동계가 탄력근로제 확대를 수용하고 정부여당은 ILO 신속 비준을 추진하는 방식의 ‘빅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부도 노동계의 뜻을 잘 알고, 노동존중 사회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많은 국민의 우려와 경영계의 어려움도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전향적 태도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조선산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 통영 등 6개 지역에 대한 일자리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그는 “조선업계가 주 52시간 근로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고용노동부는 모든 업종의 특성을 고려한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어 기획재정부에는 “지방비 부담 때문에 정부의 일자리 사업 진행이 더딘 산업 위기 대응 특별지역에는 투자세액공제율을 더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