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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50MW 원자로 건물의 폐연료봉 보관 시설의 지붕과 벽을 해체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보도했다. 북한이 영변 내 핵 연료봉 제조 시설을 우라늄 농축 공장으로 개조하기 위한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8노스는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5월 22일경에서 6월 6일 사이 폐연료봉 보관 시설의 지붕 해체를 시작했고, 8월 25일에는 벽까지 해체를 완료했다고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영변의 다른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보관하기 위해 재정비하는 것이거나, 우라늄 농축을 하기 위해 시설을 개조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27일(현지 시간) 195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한 지 64년 만에 처음으로 차기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외교부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한국이 만장일치로 의장국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가 내년 9월까지 1년 동안 의장직을 맡게 된다. IAEA 이사회는 회원국 중 35개국이 모여 북한 및 이란의 핵 문제와 검증, 사찰, 핵안보 문제 등을 심의하고 총회에 권고하는 IAEA 핵심 의사 결정기구다. IAEA에서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정부는 IAEA 사무국과 긴밀히 협의해 북핵 문제와 관련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핵심 이사국의 입장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의장국 수임은 일본의 독점 관행을 깨고 따낸 것이라 의미가 크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한국은 IAEA 내에서 일본 중국 등이 포함된 ‘극동그룹’에 속해 있다. 8개 그룹이 1년씩 돌아가며 의장국을 선출한다. 하지만 앞서 극동그룹에 돌아온 기회 7번 가운데 원자력 강국인 일본이 6번, 베트남이 1번 의장국을 맡았다.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일본의 의장국 독식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의장국 입후보 의사를 사전에 알린 뒤 일본 등 모든 극동그룹 국가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최근 “북한이 전속력으로 플루토늄 분리,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다”는 IAEA의 평가에 “별도 의견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IAEA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도 다룬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사회 의장은 중립성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의장국이 됐다고 해서 특정 국가의 입장을 요구할 수 없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청와대는 27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지난달 단절한 남북통신연락선을 우선 복원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한 상황에서 통신선 복원을 통한 남북 간 소통부터 시작하자는 우리 측의 선결 조건을 내민 것. 하지만 북한은 이날 오전에도 남측의 통화시도에 응답하지 않았다.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통신선 복원에 대한 북한의 응답을 통해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통일부의 제안에 따라 북한이 우리의 호출에 응답하고, 서로 그런 채널을 통해 각급 단위의 대화를 하는 등 이렇게 1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에서 최소한의 시나리오인 것 같다”고 했다. 박 수석은 김여정이 24, 25일 이틀 연속 내놓은 입장문에서 ‘적대시 정책 철회’ ‘상호존중’ 등의 조건을 제시한데 대해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요구사항을 과거처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종합적으로 보면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과거보다 능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여정이 제시한 조건들은 결국 미국의 전략자산 철수, 한미 훈련 중단, 대북제재 해제 등과 직결되는 것으로 백악관과 청와대 모두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박 수석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은 긍정적인 반응을 발신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며 “중국도 좋은 반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는 함수 관계에 있다”며 “남북 관계 개선만 갖고 급하게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보다는 북-미 관계 등을 신중하고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국무부도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을 지지한다”고 밝혀 남북 정상회담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한반도 정책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여정은 25일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되는 것은 물론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북남 수뇌 상봉(정상회담) 등 관계 개선의 여러 문제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24일 “흥미 있는 제안”이라고 한 데 이어 다음 날 정상회담을 꺼내 든 것.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건 2019년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처음이다. 다만 북한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민감한 사항들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여정은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이 모두 위협적인 ‘도발’로 매도되고 있다”며 “미국·남조선식 대북 이중 기준은 비논리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019년 북-미 하노이 ‘노딜’ 이후 끊어진 신뢰가 회복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여정의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데 대해 사과도 못 받고 (우리 정부가) 다시 지어주면 자존심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북한이 2019년 6월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하자 북한이 대화 재개 신호까지 내비치고 나선 것. 이런 북한의 움직임은 내년 3월 한국의 차기 대선,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연이어 다가오는 상황에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제재 완화 등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민감한 조건들을 명시적으로 제기하면서 남북미 간 수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남북 정상회담 해결 가능”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5일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 비로소 북남 사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며 종전선언은 물론이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도 빠른 시일 내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24일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고 한 김여정이 재차 나서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정상회담까지 거론하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 특히 청와대와 여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직접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2019년 6월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이후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호적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 김여정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청와대가 바라는 임기 말 남북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압박한 바 있다. 2018년 남북 해빙 국면에서 활동했던 김여정의 정상회담 언급에 통일부는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고, 청와대도 “좋은 시그널인 건 사실”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멈춰 있던 남북 대화의 재개를 알리는 파란불”이라고 환영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등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점에 대한 예측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김여정 역시 “북과 남이 서로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 낭비 할 필요가 없다”며 남북 대화에 속도를 내자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판을 깔아주고 (남북미 간) 명분만 맞는다면 베이징 정상회담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차기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 열린다. 북한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대선을 두 달여 앞둔 10월에 전격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에 나선 바 있다. 北, 조건도 더 선명하게 제시그러나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남북 관계 복원 손짓이 실제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김여정이 상호 존중 및 대북 적대시 정책·이중 기준 철회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전략자산 철수, 한미 훈련 중단, 대북제재 해제 등과 직결되는 것으로 백악관과 청와대 모두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들이다. 특히 김여정은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은 모두 위협적인 ‘도발’로 매도되고, 자기들의 군비 증강 활동은 ‘대북 억제력 확보’로 미화하는 미국과 남조선식 대조선(대북) 이중 기준은 비논리적”이라고 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최근 우리 군의 자주국방 강화 움직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다. 이에 대해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을 위해 ‘상호 존중’ 원칙에 합의해 주는 순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북한은 도발을 도발이라고 부르지 못하게 만드는 게 사실상 핵보유로 가는 길이란 걸 알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 이상 대북 제재 완화 등은 없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백악관의 태도도 핵심 변수다. 청와대 관계자도 “문 대통령이 전달한 공이 이제 미국으로 넘어갔다”며 “백악관이 이제 어떻게 북한에 그 공을 넘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관계 복원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북한이 2019년 6월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하자 북한이 대화 재개 신호까지 내비치고 나선 것. 이런 북한의 움직임은 내년 3월 한국의 차기 대선,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연이어 다가오는 상황에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제재 완화 등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민감한 조건들을 명시적으로 제기하면서 남북미 간 수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김여정 “남북 정상회담 해결 가능”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5일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 비로소 북남 사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며 종전선언은 물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도 빠른 시일 내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24일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고 한 김여정이 재차 나서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정상회담까지 거론하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 특히 청와대와 여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직접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2019년 6월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이후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호적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 김여정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청와대가 바라는 임기 말 남북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압박한 바 있다. 2018년 남북 해빙 국면에서 활동했던 김여정의 정상회담 언급에 통일부는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고, 청와대도 “좋은 시그널인 건 사실”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멈춰있던 남북 대화의 재개를 알리는 파란불”이라고 환영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내년 2월 베이징겨울올림픽 등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점에 대한 예측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김여정 역시 “북과 남이 서로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 낭비 할 필요가 없다”며 남북 대화에 속도를 내자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판을 깔아주고 (남북미 간) 명분만 맞는다면 베이징 정상회담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베이징겨울올림픽은 차기 대선을 한 달 가량 앞둔 시점에 열린다. 북한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대선을 두 달여 앞둔 10월에 전격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에 나선 바 있다. ● 北, 조건도 더 선명하게 제시그러나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남북 관계 복원 손짓이 실제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김여정이 상호 존중 및 대북 적대시 정책·이중기준 철회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전략자산 철수, 한미 훈련 중단, 대북제제 해제 등과 직결되는 것으로 백악관과 청와대 모두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들이다. 특히 김여정은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은 모두 위협적인 ‘도발’로 매도되고, 자기들의 군비증강활동은 ‘대북억제력확보’로 미화하는 미국과 남조선식 대조선(대북) 이중 기준은 비논리적”이라고 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최근 우리 군의 자주국방 강화 움직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다. 이에 대해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을 위해 ‘상호 존중’ 원칙에 합의해주는 순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북한은 도발을 도발이라고 부르지 못하게 만드는 게 사실상 핵보유로 가는 길이란 걸 알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 이상 대북 제재 완화 등은 없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백악관의 태도도 핵심 변수다. 청와대 관계자도 “문 대통령이 전달한 공이 이제 미국으로 넘어갔다”며 “백악관이 이제 어떻게 북한에게 그 공을 넘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관계 복원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유성열기자 ryu@donga.com}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시설을 크게 늘리려는 징후가 포착됐다. 원심분리기 1000개가 들어갈 만한 시설 확충에 들어간 흔적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된 것. 원심분리기 1000개는 영변에서만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을 25%가량 더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북한이 최근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핵시설 가동 움직임까지 본격화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16일(현지 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는 ‘맥사테크놀로지’가 최근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비교 분석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 시설로 알려진 건물은 알파벳 ‘U’자 모양으로 돼 있는데, 지난달 3일까지만 해도 이 건물의 가운데 부분은 나무가 있고 잔디까지 깔린 공터였다. 그러나 이번 달 1일 촬영 사진에선 나무가 잘려 있었다. 또 2주가 지난 14일에는 가운데 빈 공간의 바깥쪽 부분에 외벽이 생겨 양쪽 건물과 연결됐고, 기존 공터에는 건축자재 등으로 보이는 물체들이 들어섰다. 연구소는 이렇게 확장된 지역이 1000m²에 달하고, 이는 원심분리기 1000개가 추가로 들어서기에 충분한 공간으로 봤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는 HEU 생산을 25%가량 증가시킬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다. 올리 헤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자로를 통한) 플루토늄 생산은 대미(對美) 압박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북한 핵물질 생산의 핵심은 우라늄 농축”이라고 밝혔다.김정은, 열차 미사일 이어 핵탄두용 우라늄 농축 시위 우라늄 농축 시설 확장북한 영변 내 우라늄 농축 시설은 북한이 2010년 미국의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하면서 외부에 처음 공개됐다. 당시 헤커 박사는 “영변에 설치된 2000개의 원심분리기에서 연간 40kg 정도의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013년 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규모를 두 배가량 확장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영변에서만 최소 4000개의 원심분리기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최근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는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기존 원심분리기 4000개에 추가로 1000개가량을 들일 만한 공간까지 북한이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북한이 5000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만 매년 핵폭탄 4개 분량인 90kg가량의 HEU 생산이 가능하다. 한미 정보당국은 영변이 아닌 강선 등 다른 지역에도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우라늄 농축 시설은 감시가 쉽지 않다는 것이 한미 정보당국의 고민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라늄 농축은 플루토늄 생산처럼 원자로 가동이 필요 없고 은폐도 쉬워 북한이 선호할 가능성이 큰 생산 방식”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우라늄 농축 시설 확충 움직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힌 ‘초대형 핵탄두’ 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전략적 과업으로 소형·경량화한 전술핵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개발 등을 언급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일단 핵무기로 사용 가능한 플루토늄과 우라늄 양부터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향후 대미(對美) 협상 등에서 유리한 자리를 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핵시설 가동 징후를 노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미 노출된 영변 핵시설의 가동 가능성을 보여줄수록 향후 협상 카드로 영변 핵시설의 몸값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시설을 크게 늘리려는 징후가 포착됐다. 원심분리기 1000개가 들어갈 만한 시설 확충에 들어간 흔적이 위성 사진을 통해 포착된 것. 원심분리기 1000개는 영변에서만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HEU)을 25% 가량 더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북한이 최근 순항,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핵 시설 가동 움직임까지 본격화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16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는 ‘맥사테크놀로지’가 최근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비교 분석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시설로 알려진 건물은 알파벳 ‘U’자 모양으로 돼 있는데, 지난달 3일까지만 해도 이 건물의 가운데 부분은 나무가 있고 잔디까지 깔린 공터였다. 그러나 이번 달 1일 촬영 사진에선 나무가 잘려져 있었다. 또 2주 가량 지난 14일에는 가운데 빈 공간의 바깥쪽 부분에 외벽이 생겨 양쪽 건물과 연결됐고, 기존 공터에는 건축자재 등으로 보이는 물체들이 들어섰다. 연구소는 이렇게 확장된 지역이 1000㎡에 달하고, 이는 원심분리기 1000개가 추가로 들어서기에 충분한 공간으로 봤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는 HEU 생산을 25%가량 증가시킬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다. 북한은 영변의 5MW 원자로를 7월 초부터 2년 반 만에 재가동한 것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등을 통해 드러났다. 이번에는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HEU 생산량을 늘리려는 징후까지 포착된 것. 올리 헤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자로를 통한) 플루토늄 생산은 대미(對美) 압박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북한 핵물질 생산의 핵심은 우라늄 농축”이라고 밝혔다. 북한 영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은 북한이 2010년 미국의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하면서 외부에 처음 공개됐다. 당시 헤커 박사는 “영변에 설치된 2000개의 원심분리기에서 연간 40kg 정도의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013년 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규모를 두 배가량 확장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영변에서만 최소 4000개의 원심분리기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최근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는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기존 원심분리기 4000개에 추가로 1000개 가량을 들일만한 공간까지 북한이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북한이 5000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에서만 매년 핵폭탄 4개 분량인 90kg가량의 HEU 생산이 가능하다. 한미 정보당국은 영변이 아닌 강선 등 다른 지역에서도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HEU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문제는 우라늄 농축시설은 감시가 쉽지 않다는 것이 한미 정보당국의 고민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라늄 농축은 플루토늄 생산처럼 원자로 가동이 필요 없고 은폐도 쉬워 북한이 선호할 가능성이 큰 생산 방식”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우라늄 농축시설 확충 움직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힌 ‘초대형 핵탄두’ 개발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전략적 과업으로 소형·경량화한 전술핵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개발 등을 언급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일단 핵무기로 사용 가능한 플루토늄과 우라늄 양부터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향후 대미(對美) 협상 등에서 유리한 자리를 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핵시설 가동 징후를 노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미 노출된 영변 핵 시설의 가동 가능성을 보여줄수록 향후 협상 카드로 영변 핵시설의 몸값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9·19 남북 평양공동선언 3주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17일) 등 역사적 모멘텀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던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7월 27일 남북 통신선이 복원될 때만 해도 청와대는 추석 화상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한 남북 관계 진전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번 도발로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15일에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을 쏘고, 같은 날 곧바로 문재인 대통령을 “우몽(愚蒙·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움)하다”고 직격한 것에 당황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을 겨냥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열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참관 당시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이미 언급한 만큼 더 이상 북한과의 확전은 자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 대신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나섰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여정 담화에 대해 “기본이 안 됐다”며 “(SLBM 시험 발사는) 당연히 정상적이고 자위권적인 조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2018년 남북 대화 국면에서 김여정과 여러 차례 만난 바 있다. 청와대가 맞대응을 자제한 건 문 대통령의 임기가 8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관계를 더 악화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이라 대통령도 묵과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또 “남북 평양공동선언 3주년에, 추석까지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순항,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쏘아올린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문 대통령의 임기 말 남북 관계 구상도 어그러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기차에서 발사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청와대가 남북 협력의 대표 분야로 공을 들여왔던 철도 협력도 운을 떼기가 쉽지 않게 됐다. 탈북 외교관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도발은 기계처럼 잘 짜인 각본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전술핵 등을 통한 전쟁 억제력 강화를 지시한 만큼 북한은 이에 따라 도발의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북한이 무기체계 성능 테스트 의지를 이번에 보여준 만큼 앞으로도 무력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도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도적 지원을 위해 집행된 남북 방역협력사업 지원금이 1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219억 원, 146억 원이 집행된 데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사상 처음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이 열차에서 발사되는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이 그간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거의 대부분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이뤄졌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의 발사 수단이 TEL,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이어 열차까지 다양화된 것. 정부는 TEL에 비해 열차 미사일 발사를 위성으로 포착하기가 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으로 한다. 북한이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전술핵무기를 한미의 감시망을 피해 기습적으로 날려 보낼 수 있는 대남 핵타격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 노동당 대회에서 지시한 “전술핵무기 개발 등 전쟁 억제력 강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 미사일방어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열차를 동원한 핵투발 수단까지 등장한 만큼 우리 군의 탐지 및 요격 체계도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로 조직된 철도기동미사일 연대가 15일 새벽 중부산악지대로 이동해 800km 계선의 표적지역을 타격할 데 대한 임무를 받고 훈련에 참가했다”며 “철도미사일체계 운영 규범과 행동 순차에 따라 신속기동 및 전개를 끝내고, 조선동해상 800km 수역에 설정된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터널을 빠져나온 열차의 상부 덮개가 열린 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매우 유사한 미사일이 하늘로 솟구치며 화염과 연기가 열차와 그 주위를 휩싸는 모습이 담겼다. 김 위원장은 발사 현장에 불참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박정천 비서가 훈련을 지도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번 미사일 발사는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북한의 주변국 및 국제사회 다른 국가들에 위협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며 “남북관계의 완전한 파괴”를 위협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최소한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 예의와 존중은 지켜야 한다”며 “북한이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北 열차 미사일, 南전역 핵타격력 과시北, 사상 첫 열차서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이 15일 사상 처음으로 열차에서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16일 공개하면서 ‘핵투발 수단’의 진화를 통한 대남 핵무력 고도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동식발사차량(TEL),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이어 열차가 새로운 발사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관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최종 시험발사일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한 것은 자신들은 SLBM보다 한 수 위의 발사 수단을 실전 배치했음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열차 미사일 발사 탐지 어려워”열차를 이용한 미사일 발사 시스템은 거미줄처럼 촘촘히 각지로 뻗은 철도망을 ‘핵투발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TEL보다 기동성이 뛰어나고 은밀·생존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량 배치 및 타격이 최대 장점이다. 열차 칸에 미사일이 탑재된 발사대를 가로로 눕혀 적재한 뒤 터널 등에 숨어 있다가 발사 장소로 은밀히 이동해서 유압식 덮개를 열고 수직으로 세워 쏘는 방식이다. 열차 내·외벽은 발사 충격과 화염, 외부 공격에 대비해 장갑판 등을 덧대어 구조를 보강한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장갑 열차가 터널을 빠져나온 뒤 정차하자 열차의 상부 덮개가 열리고 가로로 누워 있던 미사일과 발사대가 세로로 일어선 뒤 수직 상태에서 미사일이 화염, 굉음과 함께 발사된다. 철도 총연장이 5300km(2019년 기준)에 달하는 북한이 냉전 시기 옛 소련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운반 및 투발 수단으로 운용한 ‘핵열차’를 본뜬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옛 소련은 1980년대 초 3발의 핵 탑재 ICBM을 실은 12대의 ‘전투열차 미사일체계’를 실전 배치한 바 있다. 이 열차는 하루에 수백 km를 이동할 수 있고, 수시로 위치를 바꿔 터널 등에 장기간 숨을 경우 정찰위성 등이 포착하기 쉽지 않다. 정부 당국자는 “열차에서 발사하는 것은 탐지가 쉽지 않다”고 했다. 산악지대가 대부분인 북한은 단거리부터 ICBM 등 중장거리미사일을 싣는 TEL을 차륜형에서 무한궤도형으로 바꾸는 등 야지 기동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유사시 최대한 빨리 쏘고, 지하기지 등으로 숨어야 한미 연합군의 탐지 및 선제타격(킬체인)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TEL의 기동 상황은 위성에 거의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핵이나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열차에 실어서 전국 각지에 배치하면 작전반경도 넓어지고 일반 열차와 분간하기도 힘들어 사전에 발각될 위험이 낮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발사훈련을 지도한 박정천 당비서가 “(북한의) 지형 환경 등을 고려해 전국 각지에서 분산적인 화력임무 수행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위협세력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타격 수단”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또 노동신문이 이날 ‘철도기동미사일 연대’가 올 1월 당 대회에서 새 국방전략수립 일환으로 신설됐고, 향후 여단급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한 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력 강화 차원에서 기획, 지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군 관계자는 “3월 소형 핵을 실어 한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같은 미사일을 새 발사 수단(열차)에 실어 쏜 점에서 김정은이 올 초 지시한 전술핵의 대남 핵타격력을 극대화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ICBM 탑재 추진 관측도 일각에선 북한이 추진 중인 철도 현대화를 통해 ICBM급 중장거리미사일의 열차 탑재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의 낡은 경량레일을 중량레일로 교체한 뒤에 화성-13(ICBM급)·14형(ICBM)을 원통형 수직발사관에 장착해 출력을 높인 신형 특수열차(최대 50t 추정)에 실어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CNN 등 외신은 2017년에 북한이 2011년 우크라이나에서 옛 소련이 운용한 핵열차 탑재형 ICBM 관련 기술을 훔치려다 적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 전역의 철도망은 항시 노출돼 발사 지점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유사시 한미 연합군의 최우선 제거 대상이어서 전술적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북한이 15일 발사한 미사일은 개량형이 아닌 기존 KN-23과 형태가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엔진 성능을 개조해 사거리를 늘린 신형이거나 또 다른 개량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열차에 싣기 위해 탄두 중량을 줄여서 사거리를 최대한 확장하는 테스트를 했을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한 지 이틀 만인 1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강공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가 열린 다음 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방한해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고강도 무력시위를 보란 듯이 강행한 것이다. 중국 고위급 인사 방한 시점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이 도발했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북핵 문제의 건설적 해결을 강조해 온 중국이 난처한 처지가 됐다. 실제 왕 부장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오찬 회담 중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한반도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6개월 만에 KN-23 개량형 발사한 듯 북한은 이날 5분 간격으로 2발의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쐈다. 첫 번째 미사일은 왕 부장이 문 대통령을 예방한 지 59분 만에 발사됐다. 군은 정점고도(60여 km)와 사거리(약 800km), 비행속도 등에 비춰 3월 25일 시험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3월 KN-23 개량형의 첫 시험발사 직후 탄두 중량이 2.5t에 달한다고 밝혔고 이에 따르면 수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전술핵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사거리로 보면 2019년부터 KN-23을 비롯해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가운데 가장 멀리 날아갔다. 군 소식통은 “탄두 중량을 좀 줄였거나 추진체를 개선해 사거리를 200km가량 늘리고 정밀도를 높이는 테스트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월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낙하 시 저고도에서 풀업(pull-up·급상승) 기동을 했지만 우리 군의 장거리 레이더와 이지스함, 미일의 위성·레이더에 전체 비행 궤적 및 낙하지점이 탐지됐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3월과 9월 모두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나흘 뒤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패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전 승인하에 치밀히 준비된 정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한미군을 관할하는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7월 국회 국방위원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위협이 가중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추가 배치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왕이, 北 겨냥 “악순환 않도록 자제해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은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왕 부장의 방한,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 등 ‘북핵 외교 이벤트’가 이어지는 시점에 이뤄졌다. 한미를 향해 앞으로 전략무기 도발이 이어질 것이라는 압박성 경고인 동시에 향후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이번 도발은 왕 부장의 방한 시점과 겹쳤다. 북한이 그동안 중국의 대형 행사나 한반도 관련 행보가 있을 때 도발을 피해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중국으로서는 체면이 깎인 셈이다. 왕 부장은 북한 미사일에 대해 “일방(一方)의 군사적 조치가 한반도 상황에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국이 자제할 것”을 언급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영변 원자로 가동과 순항미사일 발사에도 미국의 반응이 없자 조급해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 제재 해제를 위해 중국도 나서라는 메시지를 낼 기회로 왕 부장의 방한 시점을 노렸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문 대통령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참관 뒤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라고 말한 것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도발’ 발언에 대해 “부적절한 실언을 했다. 북한을 이길 수 있다는 힘자랑이나 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며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권의 ‘고발 사주’ 의혹에 맞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사진)의 ‘제보 사주’ 의혹으로 맞불을 놓는 가운데 박 원장이 관련 의혹을 전부 부인했다. 박 원장은 13일 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 조성은 씨와 만날 당시 제3의 인물이 있었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동석자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당시 회동의 동석자로 윤 전 총장 측이 거론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캠프 이필형 조직1본부장에 대해서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왜 홍준표 사람을 데리고 윤석열 죽일 일을 하느냐”며 “(굳이) 가깝다면 난 윤석열하고 더 가까운 사람”이라고도 주장했다. 박 원장은 “내가 국정원장이라 (지금) 정치 얘기 안 하니까 그렇지, 나가면 나한테 다 죽는다”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왜 밟느냐”며 “내가 국회에서 ‘윤우진 사건’을 맨 먼저 터뜨린 사람”이라고 했다. “내가 다 알고 있으니 (윤 전 총장에게) 편하려면 가만히 계시라고 전하라”고도 했다. 윤 전 서장은 금품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 윤 전 서장에게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국민의힘 공명선거 추진단장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1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씨가 8월 10일, 박 원장을 만나기 전날 110개가량의 (고발장 이미지 등) 파일을 다운로드받았고, 그 이후에 (첫 보도를 한) 뉴스버스에 넘어갔다”며 “그 모든 것이 박 원장과 결부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그건 (내가 한 게 아니니까) 조성은한테 물어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선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일 때 나와 여러 번 술을 마셨다. 국정원장이 다양한 사람들과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윤석열 캠프는 박 원장의 발언에 대해 “윤 후보에 대한 공갈, 협박임은 물론 국가정보원법이 금지하는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임이 명백하다”며 “박 원장은 (윤우진 사건 관련) 가지고 있다는 자료를 모두 공개하라”고 반발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박지원 국정원장이 지난달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공익신고자 조성은 씨와 만날 당시 제3의 인물이 있었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동석자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등에서 동석자로 거론하는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캠프 이필형 씨에 대해서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13일 밤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 씨는) 국정원 전 직원인데 홍준표 캠프에 있다(고 들었다)”면서 “윤석열이나 홍준표나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그건 그쪽 집안 일”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왜 홍준표 사람을 데리고 윤석열 죽일 일을 하느냐”며 “(굳이) 가깝다면 난 윤석열하고 더 가까운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최근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 관련해 본인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 원장은 “내가 정치 개입 안 하겠다고 맹세했는데 그런 걸 하면 김대중, 문재인 두 대통령과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며 “내가 국정원장이라 (지금) 정치 얘기 안 하니까 그렇지, 나가면 나한테 다 죽는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박 원장은 또 “(나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문제를 국회에서 맨 먼저 터뜨린 사람”이라며 “내가 다 알고 있으니 (윤 전 총장에게) 편하려면 가만히 계시라고 전하라”고 했다. 검찰은 최근 ‘스폰서 의혹’을 받고 있는 윤 전 서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서장은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이다. 조 씨가 박 원장을 만난 8월 11일을 전후(10일과 12일)해 고발장이 오간 텔레그램 화면을 집중적으로 캡처했다는 사실과 관련해선 박 원장은 “그건 (내가 한 게 아니니까) 조성은한테 물어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연의 일치는 이 지구상에서 엄청나게 일어난다”고도 했다. 박 원장은 이날 조 씨와 약속 날짜를 어떻게 정했는지에 대해선 “전화해서 ‘이때 보자’ 하면 정하는 거지 그런 걸 다 기억하느냐”며 “나는 하루에도 몇 사람 씩 만나는 사람”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조 씨를 두곤 “나랑 가깝고 진짜 영특한 젊은 후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측은) 조성은한테 못 당할 것”이라며 “(조 씨는) 신세대라 거칠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민의힘이 13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연이어 제기하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박 원장이 최초 보도 전 논란이 되고 있는 고발장 캡처 사진을 미리 받아봤고, 서울 롯데호텔에 있는 국정원장 안가에서 공익신고자와 최근 만났다는 주장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박 원장과 아주 가까웠던 측근 의원에 따르면 (공익신고자인) 조성은 씨가 이 사건 관련 자료를 (최초) 보도 전에 박 원장에게 보내줬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며 “명백한 국정원의 정치 개입”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 의원은 이어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했던 9월 8일 저녁에도 롯데호텔 32층 국정원장 안가에서 조 씨가 박 원장을 만났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금시초문”이라며 “제가 알기론 국정원장이 그런 일에 관여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박 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바보예요? 내가 왜 그런 짓을 해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조 씨와 (만난 건) 부인하지 않는다. (조 씨와) 둘이 만났다”면서도 “나하고 가깝고 진짜 영특한 젊은 후배니까 (만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내가) 단역 배우도 아닌데, (야당이) 주연 배우로 만들려고 그렇게 노력을 하느냐”고도 했다. 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를 언급하며 “이재명 캠프에서도 이 사건 자료를 입수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된 다음에 터뜨리려고 했는데 (보도가) 너무 일찍 나와서 당황했다고 한다”며 “나도 기자에게 들었다”고 했다. 반면 김 총리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는 “만약에 (고발 사주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가조직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을 (지난해) 총선 직전에 기획 고발하려고 했다면 ‘검풍사건’이라고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김 총리는 “공무원으로서 대놓고 소위 정치 개입 행위를 한 것이 되는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엄청난 사건에 대해 기강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임 검찰총장과 손준성 검사가 매우 특별한 관계였다”고 말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이 13일 여권의 ‘고발 사주’ 의혹에 맞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제보 사주’ 의혹으로 맞불을 놓고 나섰다. 제보자 조성은 씨가 전날 SBS 인터뷰에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가 의혹을 처음으로 보도한) 9월 2일은 (박지원)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배려 받아서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조 씨와 박 원장이 정치공작을 공모했음을 사실상 자백한 것”이라며 총공세를 펼친 것.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이 ‘프레임 전환’을 통해 고발 사주 의혹을 정면 돌파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씨는 “얼떨결에 한 말”이라고 해명했고, 여당은 “엉터리 삼류 정치소설”이라고 반박했다.○ 尹 측 “고발 사주 아니라 제보 사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장이 8월 11일 제보자를 만났는데 공교롭게도 8월 10일, 12일 (조 씨의) 휴대전화에서 캡처된 메시지들이 언론에 공개됐다”며 “박 원장이 모종의 코칭을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박 원장이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돼 있음을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에 대한 정치공작을 함께 상의하고 논의했단 얘기 아니냐”며 “다만 (정치공작을) 드라이브 건 시점이 자기들 생각한 게 아닌데 모(뉴스버스) 기자가 빨리 한 거란 얘기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윤희석 대변인은 TBS 인터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제보 사주’ 의혹으로 불러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 씨가 ‘박지원 커넥션’ 의혹을 스스로 고백하면서 ‘제보 사주’ 프레임으로 정면 돌파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오전 조 씨와 박 원장, 성명불상자(조 씨와 박 원장 회동 동석자) 등 3명을 공직선거법 등을 어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그 자리에 동석자가 있었고 그것을 확인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고 했다. 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 선거를 기대할 수 없는 내각 인사를 사퇴시켜야 한다”며 박 원장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오수 검찰총장, 김진욱 공수처장, 김창룡 경찰청장 등을 일괄 사퇴시키고 선거 중립 내각을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 씨는 이날 CBS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SBS) 인터뷰에서 박 원장을 말한 부분은 얼떨결에 나온 표현이냐”는 질문에 “얼떨결이기도 하다”며 “저도 모르는 미래의 날짜를 우리 박 원장이 어떤 수로 알 수가 있으며 (박 원장이) 이 내용 자체도 인지를 못 했다”고 재차 박 원장 연루설을 부인했다. 박 원장도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야당이 헛다리를 짚는 것”이라고 했다. 조 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야권이) 특수한 관계 같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與 “엉터리 삼류 정치소설” 일축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박지원 커넥션’ 의혹에 대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건의 진상과 무관한 공익신고자와 박 원장의 식사 자리를 꼬투리 잡아 국정원 개입을 운운하는 엉터리 삼류 정치소설을 쓰고 있다”며 “메시지를 반박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아주 전형적인 구태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 윤석열 같은 사람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통과시킨 것을 민주당이 통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윤석열 검찰이 고발장을 작성해 김웅 의원과 국민의힘에 고발을 사주한 것이 지난해 4월 3일”이라며 “박지원 국정원장이 취임한 건 지난해 7월이다. 박 원장이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도 아니고 고발 사주를 어떻게 공작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11, 12일 이틀에 걸쳐 미국의 ‘토마호크’와 비슷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지만 우리 군이 이를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월 단거리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의 종말(최종 낙하) 단계를 놓친 데 이어 또다시 미사일 탐지에 실패하면서 대북 요격·방공망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변국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미국의 대북 경고성 입장 표명과 달리 우리 정부는 “사태를 주시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 6개월 만에 또다시 北 미사일 놓친 軍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은 13일 “국방과학원이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발사된 미사일들은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7580초(약 2시간 6분)를 비행해 1500km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새로 개발한 터빈송풍식발동기(터보팬엔진)의 추진력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과 비행 조종성, 복합유도결합방식에 의한 말기유도명중 정확성이 설계상 요구들을 모두 만족시켰다”고도 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의 발사 장면과 외형을 보면 신형 순항미사일은 미국의 ‘토마호크’, 우리 군의 현무-3C 순항미사일과 유사하다. 현무-3C, 토마호크처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관성유도방식 등 복합 유도시스템을 탑재하고 비행 중 고도, 경로를 변경할 수 있는 ‘웨이포인트(way point)’ 기능도 갖춘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순항미사일(시속 700∼900km)은 음속의 5∼6배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보다 느리지만 수십 m 초저고도로 비행하면서 레이더망을 피해 1∼2m 오차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적 지휘부 등 핵심 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타격’에 주로 활용된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기존의 금성-3호(지대함 순항미사일)보다 기술적 위협성 측면에서 상당한 진보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3월 21일 동해상으로 200여 km를 날려 보낸 지 6개월여 만에 사거리가 7배 이상 늘어난 순항미사일을 개발한 것도 북한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3월 25일 하강 단계의 풀업(pull-up·급상승) 기동을 한 KN-23 개량형의 종말단계를 놓쳐 사거리를 잘못 판단했던 군은 이번 신형 순항미사일 탐지도 실패했다. 정부 소식통은 “비행 고도가 낮아 장거리레이더 등에 비행 궤적과 낙하지점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전개 동향은 일부 식별됐지만 발사 전후 과정을 파악하진 못했다는 것이다. 지구 곡률(曲率)상 미사일이 최소한 500m 이상은 상승해야 탐지·추적이 가능하다. 군 안팎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월 노동당 대회에서 지시한 전술핵 탑재용 신형무기 개발이 가속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KN-23 개량형에 이어 저고도로 요격망을 돌파해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전술핵을 싣는 게 ‘최종 목표’라는 것. 군 소식통은 “수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안팎의 전술핵을 장착한 단거리탄도미사일과 한국 전역과 일본 대부분까지 도달하는 장거리 핵순항미사일을 개발, 배치하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美 “주변국 위협” 靑 “예의 주시” 북한은 지난달 한미 훈련 직전 정부를 향해 “시시각각 안보 위협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위협한 지 한 달 만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은 아닌 순항미사일이지만 향후 한미를 위협할 새로운 전략 무기 도발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탈북 외교관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자신들의 시간표대로 미사일 타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에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방한 등 북핵 관련 외교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진다. 북한이 이런 시점을 전략적으로 노려 한미에 대북 적대시 정책 및 대북 제재를 철회하지 않으면 도발이 계속될 수 있다며 존재감을 과시한 것.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 협의에서 북한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되도록 해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미 공조하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하면서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도 소집하지 않았다. 하반기 북한과 대화 채널 재개 등 관계 회복을 위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12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번 움직임은 북한이 군사적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사진)이 최근 발간한 저서를 통해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의 집값 상승률이 낮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부동산 연구서 ‘집에 갇힌 나라, 동아시아와 중국’(오월의봄)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의 집값이 최근 가장 많이 올랐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구서에서 그는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집값은 한국만이 아닌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공통된 문제라고 봤다. 한국과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은 △주기적인 집값 등락 △주거 양극화 등의 문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과 관련해 “집값 통계가 착시가 심한 영역이긴 하지만 적어도 평균적으로 보면 홍콩, 중국, 대만을 제외하곤 전 세계 평균보다 단연 상승률이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르는 집값, 가계 부채 증가, 청년층과 취약계층의 주택 문제 심화 등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어떤 나라에선 주택 문제가 중대한 정치 불안 요인이 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동아시아 국민들은) 집값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며 체념하고, 주택 정책에 대해 자학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며 이런 태도는 결국 가족 중심의 자산 증식 추구 행위를 정당화, 합리화하고 더 강화하는 기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부가 이번 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방한 등 이벤트를 통해 남북 통신선 차단 이후 또다시 단절된 남북 대화 재개 방안을 모색한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4일 일본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함께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핵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한다. 노 본부장은 12일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생산적인 협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지난달 일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만난 것과 관련해선 “지금 계속 열지 못하고 있는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자 하는 양국 정부의 진정성 있는 노력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대북 인도적·방역 지원 논의에 더해 북한을 끌어낼 새로운 방안을 (일본에서)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미일은 북한이 7월 초부터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한 데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장은 14일 1박 2일 일정으로 10개월 만에 방한해 1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양측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왕 부장은 미중 갈등 속 미국의 중국 견제에 참여하지 말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크다. 왕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만나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참가를 요청하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 내 화상상봉장을 방문해 이산가족 화상상봉 시연회에 나선다. 이 장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 협력의 시작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정부는 이번 주 남북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 기념일(17일)도 있는 만큼 북한이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호응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경제 제재 완화 등 확실한 당근이 없으면 북한은 당분간 코로나19 방역 리스크를 안고 외교 무대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출장 국정감사를 중단했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올해 해외 공관에 대한 ‘대면’ 국감을 재개하기로 했다. 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외통위는 위원들로부터 △미주반(미국 등) △아주반(중국 일본 동남아 등) △구주반(유럽 등) 등 희망 지역 신청을 받았다. 감사 기간 및 규모 등은 해외 감사를 진행했던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통위는 지난해는 국감 부활 32년 만에 처음으로 감사를 국내에서만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방역 지침을 강화한 데다 국내 자가 격리 기간 등을 고려하면 해외로 나가는 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 정부 소식통은 “국내에서 해외 국감을 진행하면서 현장감이나 집중도가 떨어졌고 해외 공관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대면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해외 국감을 반드시 진행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올해 국정감사 기간 해외 공관 등에 대한 ‘대면’ 감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는 화상으로 대체했지만 올해 다시 해외에 나가기로 한 것.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선 하루 2000명대에 이르고 세계적으로 재확산 추세인 상황에서 굳이 방역 리스크를 안고 해외까지 가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외통위는 해외 공관 등을 대상으로 대면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외통위원들로부터 희망 지역도 이미 받았다. 감사 기간 및 규모 등은 해외 감사를 진행했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주반(북중미 등) △아주반(중국, 일본, 동남아 등) △구주반(유럽 등) 등 세 팀으로 나누고, 팀마다 5, 6명의 위원들이 소속된다. 피감 지역 방역 상황 등에 따라 보좌진 등 일부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중진 의원이 다수 포진해 있는 외통위는 통상 ‘상임위 위의 상원(上院)’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외통위는 지난해는 국감 부활 32년 만에 처음으로 감사를 국내에서만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각국이 방역 지침을 강화한데다 국내 자가격리 기간 등을 고려하면 해외로 나가는 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 올해 다시 해외로 나가기로 한 건 우선 ‘원격 감사’ 시 아무래도 현장감이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외통위 의원실 관계자는 “화상으로 하다보니 준비한 발언을 한 뒤 의원들의 현장 반박이나 추가 질의 등이 쉽지 않았다”며 “특히 올해는 미국 등 지역에서 공관 비위 문제나 집중 질의할 사항이 많은 만큼 현장에 가는 게 좋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외 공관 등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대면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해 확진자 현황 및 방역 상황 등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꼭 해외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해외로 갈 경우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수억 원의 비용까지 발생한다. 현장의 피감 기관에서 의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해외 국감 대상인 피감 기관 관계자는 “올해는 방역 등 변수가 많아 코로나19 전보다 준비할 게 2배는 늘었다”면서 “당연히 소모될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김영식 전 대통령법무비서관은 5월 법무법인 ‘광장’에 취업하려 했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에서 취업제한 판정을 받았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는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관련성이 높은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김 전 비서관은 4월까지 약 1년간 청와대에서 일했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은 6월 ‘광장’의 파트너변호사로 들어갔다. 공직자윤리위가 한 달 뒤 재검토를 거쳐 업무 연관성에 대한 예외규정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처럼 업무 연관성에 대한 예외규정을 적용받아 재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전체 재취업 공직자 가운데 27.5%로 지난해 13.9%에서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예외규정 심사 대상으로 분류된 공직자 중 85.7%가 취업승인을 얻어냈다. 그중 대통령비서실(3명), 경찰청(5명), 감사원(5명), 기획재정부(2명) 등 핵심 권력 기관 소속 공직자는 모두 예외규정 심사를 통과했다. 검찰도 6명 중 1명의 탈락자만 나왔다. 조 의원은 “퇴직 공직자가 재취업하려는 곳이 기존 업무와 연관성이 있어도 ‘공공의 이익’ 등에 부합하면 예외규정을 적용해주는 ‘취업승인’ 제도가 남발되고 있다”며 “임기 말 친정부 인사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면죄부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재취업 제한 예외’ 靑비서실-경찰청-감사원 출신 모두 통과 예외 남발, 올해 공무원 126명 적용지난해 5월 청와대를 떠난 천경득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지난달 금융결제원 상임감사로 발탁됐다. 퇴직 이후 3년간 근무 기관의 업무와 관련성이 높은 기관에 취업할 수 없었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에서 업무 연관성에 대한 예외규정을 인정받았다. 통상 고위 경제 관료들이 기용되던 자리에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청와대 인사가 발탁되자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2018년 12월 퇴직한 이주민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도 2월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취임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공직자윤리위로부터 받았다. 도로교통공단은 경찰청 산하 공공기관이라 업무 연관성으로 인한 취업 제한 가능성이 컸지만 예외규정을 적용받은 것. 공직자윤리위는 승인 이유로 ‘국가 대외경쟁력 강화 및 공공의 이익’ 등을 내세웠다. ○ 올해 재취업 예외규정 적용 공직자 126명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한 공직자는 퇴직 이후 3년간 공직자 시절 마지막 5년 동안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 기간이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고, 취업 제한 대상 기관도 대폭 확대됐다. 그러나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업무연관성 예외규정을 적용받아 이런 제한을 피한 공직자가 올해만 126명이다. 전체 재취업 퇴직 공직자(459명) 중 27.5%에 이른다. 하반기(7월∼현재)만 따지면 이 비율은 28.9%로 높아진다. 상당수 퇴직 공직자들이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업무 연관성이 있어도 취업을 승인해주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을 활용해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아도 재취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현상이 핵심 권력기관 출신 공직자에게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청와대(대통령비서실), 경찰청, 감사원, 기획재정부 등 핵심 권력기관 4곳에서는 업무연관성 예외규정 심사 대상이 된 15명 모두 심사를 통과했다. 검찰청과 금융감독원에서는 각각 심사 대상자 6명, 5명 가운데 1명씩만 심사에서 탈락했다. ○ “예외규정인데 예외적이지 않아 문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은 업무연관성이 있더라도 △국가안보상 이유나 국가의 대외경쟁력 강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본인이 직접 담당했던 업무와 취업하려는 기관 간 밀접한 관련성 없는 경우 △취업하려는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자격증·근무경력·연구성과 등이 있어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 등에 해당하면 취업을 승인해준다. 하지만 예외규정 기준 자체가 모호해 퇴직 공직자를 구제해주는 용도로 남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정부 내에서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예외규정 기준이 추상적이고 주관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예외규정이지만 예외적이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직자윤리위의 심사위원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심사 결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깜깜이’ 심사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청와대, 검찰, 감사원 등 핵심 권력기관의 퇴직자가 예외규정을 인정받기 쉬운 것 아니냐는 것. 다른 정부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기관의 공무원일수록 퇴직 후 ‘알짜배기’ 기관에 재취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기류가 공직 사회에 있다”고 했다. 김병섭 서울대 명예교수(행정대학원)는 “업무연관성 예외규정을 남발하면 공직자 재취업을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기존 제도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특히 정권 말 ‘공신’들을 챙겨주는 도구로 쓰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