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김기용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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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기용 부장입니다.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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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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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김기용]中, 문화교류 원하면 한한령부터 해제해야

    중국은 한국과 문화교류를 할 생각이 있는 것일까. 특별히 올해를 ‘한중 문화교류의 해’라고 선언까지 했는데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교류는커녕 중국 누리꾼들은 평범한 수상 소감을 트집 잡아 방탄소년단(BTS)을 비난했고, BTS 관련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또 김치와 한복의 기원이 중국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극적인 ‘문화 테러’까지 벌이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런 일을 부추긴다. 문화교류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는 뜨뜻미지근하다. 1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에서는 한중 문화교류가 주요 화제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시 주석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면서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문화교류 확대를 직접 얘기했다. 한중 정상 간 통화 후 2주쯤 지나 중국 게임 당국이 외국 게임에 대한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게임 1건에 대해 판호를 발급한 바 있다. 마침 시 주석이 한중 문화교류 확대 얘기까지 했으니 이번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는 1건 발급에 그쳤다. 얼마나 많은 한국 게임이 판호를 신청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베이징에 있는 한국 게임 관계자는 “한국 게임산업 규모와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결코 적은 수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당시 많은 한국 언론들은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판호 발급이 1건이라도 이뤄진 사실에 주목했다. “한국 대중문화 수입 금지령인 이른바 ‘한한령(限韓令)’ 해제 신호탄”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외국 게임 총 33개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다. 이 중 일본 게임이 15개였다. 미국 게임은 4개, 대만 3개, 프랑스 2개, 캐나다 1개, 영국 1개 등이었다. 지난해 12월에도 총 42개의 외국 게임 중 일본 게임은 13개였다. 지난 1년간 판호를 1건만 받은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스페인 러시아 폴란드 아이슬란드 등이었다. 한국 게임산업의 수준에 비례한 결과는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한한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외교 정책을 대놓고 비판하는 일본이나 오랜 역사적 앙금에서 비롯된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만 놓고 보자면 상황은 사드 때보다 더 심각하다. 최고 수준의 ‘한일령(限日令)’이 내려져야 맞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무 제재가 없다. 중국은 한국에만 큰소리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또 한중 문화교류를 외치고 있다. 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푸젠성 샤먼(廈門)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중 문화교류 얘기를 또 꺼냈다. 다시 한번 궁금해진다. 중국은 과연 한국과 문화교류를 할 생각이 있는 것일까. 이제 중국이 해야 할 일은 선언과 약속이 아니라 실천과 실행이다. 한국 게임에 대해 공정하게 판호를 발급하고, 대기 중인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도 허용해야 한다. 미중 관계나 국제적 움직임과 관계없이 문화교류를 과감하게 진행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중 감정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고 내년에 의미 있는 수교 30주년을 맞을 수 있다.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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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백신접종률 美보다 높여라”… 공산당원-국영기업에 ‘접종 강요’

    중국이 미국보다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달성을 위해 공산당원과 국영기업, 은행, 대학 직원 등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 보도했다. 남부 하이난성 등 일부 지방정부는 백신을 맞지 않은 주민의 대중교통 이용을 금지하고, 이들의 자녀에게도 불이익을 주는 일종의 ‘연좌제’까지 적용하려다 논란이 거세지자 없던 일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블룸버그는 국가 자존심을 유지하고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입지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국의 백신 접종 건수는 약 1억3667회다. 1인당 2회 접종을 기준으로 약 6800만 명이 국영 제약사 시노백이 만든 백신을 맞았다. 14억 인구 중 4.85%가 접종한 것이다. 이는 3억2000만 인구 중 1억 명이 접종을 마친 미국(31.3%)보다 훨씬 낮다.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당초 당국이 정한 ‘6월 말까지 인구 40% 접종’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말까지 남은 기간 하루에 500만 명씩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현재 의료체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중국보다 의료체계가 앞선 미국도 최근에야 일일 400만 명 접종을 할 수 있게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 정부는 9200만 명인 공산당원을 대상으로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맞으라”고 지시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국영기업 직원들은 사유를 서면으로 적어 제출해야 한다. 하이난성은 주민에게 이른바 ‘5불(不) 공문’을 적용하려다 철회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버스를 탈 수 없고, 시장과 슈퍼마켓 출입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또 손님을 접대해야 하는 음식점, 호텔 등에서 일할 수 없고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특히 미접종자 자녀의 학교 진학 및 취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까지 경고했다. 하이난성은 강제 접종과 시민 자유 침해를 두고 논란이 일자 이 계획을 접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당근’을 제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 일부 지역에는 “60세 이상 시민이 백신을 맞으면 계란 두 박스를 받을 수 있다”는 벽보가 붙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동안 ‘백신 민족주의’를 줄곧 외쳤다. 선진국 제약사가 아닌 자국의 기술로 만든 백신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공급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 문제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대내외의 낮은 신뢰도다.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홍콩 기업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산 백신을 잇달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후 홍콩인들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중국산 백신을 맞은 이들에게만 편의를 봐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에서는 미국 화이자가 생산한 백신도 맞을 수 있지만 중국과 사업을 해야 하는 많은 기업가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이를 포기했다. 화이자 백신은 임상 시험에서 95%의 면역 효과를 입증했지만 중국산 백신의 효능은 50% 정도에 그친다. 미국 기업의 홍콩 지사 경영진은 FT에 “사업상 이유로 중국 백신을 맞았다”며 “중국 비자를 받을 때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것으로 믿는다. 나는 중국을 가야 한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조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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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일 성명에 ‘대북 대화’ 언급 없어… 中은 ‘한국이 나서라’ 압박

    미국 백악관은 2일(현지 시간)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뒤 “3국이 유엔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에 동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달 대북정책 검토를 끝내고 새 대북전략 발표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제재의 철저한 준수를 촉구하고 중국에는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 구멍을 방치하지 말라는 데 한미일이 합의했다고 밝힌 셈이다. 한국 정부는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 노력에도 공감했다”고 했으나 회의 결과를 전하는 백악관의 언론 성명에 ‘대화 재개’는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에도 대화를 강조한다는 메시지를 주지 않기 위해 미국이 당장은 억지와 제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은 이날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 대면 회의를 진행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3국 외교안보 핵심 고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미일 양자 회의에 이어 한미(80분), 한일(50분) 회의가 차례로 진행됐고 마지막으로 한미일 3자 회동이 105분간 이어졌다. 백악관은 회의 후 배포한 언론 성명에서 “안보실장들은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북한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필요성 및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한미일 3국이 조율해 내놓은 공동성명이란 점에서 북한과 중국 모두에 압박이 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온 일본의 목소리가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 실장은 회의 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미일은 북핵 문제의 시급성과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3국 성명에 담기지 않은 내용 중 북한을 향한 외교적 노력이 언급됐음을 밝힌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선언을 비핵화의 출발점으로 삼으려는 정부가 이에 부정적인 미국을 설득하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미 양측이 가급적 조기에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다만 한미일 간 대북 접근의 틀이 만들어지는 것인지에는 “한 가지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는 소재가 아니다. 그래서 각국이 보는 입장과 평가를 교환했다”고 해 대북정책을 두고 한미일 간 이견이 존재함을 시사했다. 백악관이 성명에서 “3국 안보실장들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비롯한 공동의 관심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의 안보목표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간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가치에 기초한 공동의 비전을 발전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일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국가안보 사안으로 다루기 시작한 반도체 문제도 주요한 이슈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中서 4시간반 만난 한중 외교장관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와 대북제재 완화 등에 한국이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를 하고 나섰다. 한국이 미국에 이를 설득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는 없었다. 중국은 미중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와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해서도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북한, 중국 문제에서 미중 간 ‘줄타기 외교’에 나선 문재인 정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회담에서 왕 부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 측이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이를 위한) 소통을 유지하고 공통 인식을 확대하기를 원한다”며 “한국이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중국은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체제 안전 보장, 대북제재 완화 주장 등을 가리키는 말로 써왔다. 우리 외교부 발표문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같은 날 한미일 안보실장들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완전한 이행에 3국이 동의했다고 미 국이 강조한 반면, 중국은 한국에 북한의 주장을 대변하면서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회담 뒤 현지에서 “미국은 북한의 위협 쪽에 더 관심이 있고, 중국은 북한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 동맹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는 한국을 집중 공략해 미국의 포위망을 돌파하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왕 부장은 “중한 경제는 고도로 융합돼 있고 이미 이익공동체가 됐다”며 “5G, 빅데이터, 녹색경제, 인공지능, (반도체) 집적회로, 신재생 에너지 등 협력을 중점 강화하고 (이 분야에서) 질 높은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발표문에 없는 내용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 측이 미중관계에 대한 입장을 아주 솔직하게 얘기했다”고 해 미국에 대한 강한 성토가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외교부 고위 당국자 간 전략대화와 차관급 외교안보대화(2+2)를 상반기 내에 추진한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한중 2+2 대화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6년 동안 중단됐다. 한미가 지난달 장관급 2+2 대화를 열며 중국 압박에 나서자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했다고 우리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이 영화 방송 게임 등 한국 문화콘텐츠 분야 수입을 금지한 한한령 해제를 요구한 데 대해 왕 부장은 “관심사를 잘 알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시 주석 방한과 한한령 등은 중국 측 발표에 없었다. 이날 회담은 오찬을 포함해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긴 4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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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中인사 홍콩선거 출마 막아… 中 ‘일국양제’ 폐기 사실상 마무리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1982년과 1984년 두 차례 만나 홍콩 반환을 협의했다. 둘은 홍콩 반환 후 50년간 홍콩의 입법 사법 행정에 대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되 중국이 외교와 국방만 담당하는 ‘한나라 두 체제’ 즉 일국양제(一國兩制)에 합의했다.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치 체제이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묘한 동거가 시작됐다. 1997년 홍콩 반환 후 24년이 흘렀다. 반환 초기 잘 지켜지는 듯 보였던 일국양제는 2012년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5년 후 시 주석의 집권 2기가 시작되자 홍콩을 직할통치하려는 중국의 압박이 노골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2019년 홍콩 범죄인을 중국으로 인도할 수 있게 하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추진, 2020년 홍콩 민주화 인사를 탄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지난달 반중 인사의 선거 출마 자격을 제한한 홍콩 선거제 개편 등으로 일국양제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왜 아직 26년이나 남은 일국양제를 ‘일국일제(一國一制)’로 바꾸려는 걸까.○ 덩샤오핑의 묘수 ‘일국양제’ 덩은 1978년 중국 공산당 11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일국양제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당시 덩이 일국양제의 대상으로 삼은 곳은 홍콩이 아닌 대만이었다.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더라도 대만의 기존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취지였다. 4년 후 덩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대처와 마주 앉았다. 당시 아르헨티나와 벌인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대처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는 홍콩은 이미 고도의 자본주의가 뿌리내린 곳이므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 돌려주지 않고 영국이 계속 통치하겠다고 했다. 중국에 반환하더라도 홍콩의 핵심인 홍콩섬과 주룽(九龍)반도는 보유하고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신계(新界)만 돌려주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완전 반환 외에는 선택지가 없으며 영국이 응하지 않으면 물리력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홍콩의 공산화를 우려하는 대처를 안심시키기 위해 ‘일국양제’를 제시했다. 또 이를 뒷받침하는 개념으로 ‘홍콩은 홍콩인이 다스린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 ‘높은 수준의 자치를 보장한다’는 고도자치(高度自治)도 제시해 가까스로 대처의 마음을 돌렸다. 훗날 대처는 “덩의 일국양제 제안은 천재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덩의 후임자인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는 일국양제 원칙을 비교적 충실하게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환 초기 중국이 홍콩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자 중국을 믿지 못해 영국과 캐나다 등으로 이민 갔던 일부 홍콩인이 다시 돌아올 정도였다.○ 시진핑 “양제 대신 일국” 시 주석이 집권한 후부터 중국은 ‘일국’, 홍콩 시민은 ‘양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시 주석은 2014년 6월 ‘홍콩특별행정구의 일국양제 실천’ 백서를 발표하며 “일국양제의 ‘양제’와 ‘일국’을 동등한 가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하나의 국가라는 ‘일국’ 개념이 두 개의 체제를 인정하는 ‘양제’보다 앞선다는 의미다. 두 달 후 중국은 공산당 이념을 지지하는 친(親)중국 인사만이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간 홍콩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이 간접 선출해왔다. 반환 당시 중국은 반환 20년째인 2017년부터 직선제를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폐기했다. 20년간 민주 선거를 기다렸던 홍콩 시민은 분노했다. 같은 해 9월부터 당시 18세였던 조슈아 웡(25) 등이 주도한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이 발발했다. 홍콩 당국이 최루탄 등으로 시위대를 거칠게 진압했지만 웡은 “우산으로 최루탄을 막자”고 제안하며 시위를 이끌었다. 비록 행정장관 직선제를 관철시키진 못했지만 당시 미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 인물로 등장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역설적으로 우산혁명 후 중국은 홍콩을 직할통치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시 시 주석이 “홍콩 시위는 반란”이라고 언급한 이유다. 시 주석은 2017년 7월 홍콩 반환 20주년 행사에서도 “일국이 근본이므로 한 국가의 관점에서 양제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홍콩이 중앙정부 권력에 도전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또한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같은 해 6월부터 9월까지 석 달간 거의 매일같이 수십만, 수백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경찰의 물리력으로 시위대를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당국은 송환법 제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당국이 8인 초과 집회를 금하고 시민들 또한 감염 우려로 대규모 집회를 자제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보안법과 선거제 개편이 사실상 시민사회의 저항 없이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중국연구소장은 지난해 홍콩보안법 통과로 이미 일국양제가 유명무실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제 개편의 핵심은 ‘항인’치항 원칙을 ‘애국자’치항으로 바꾼 것”이라며 “보안법은 ‘홍콩을 비방하는 해외 세력과 결탁하거나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은 애국자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완벽한 통제를 뜻한다”고 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이 홍콩을 일국양제로 통치할 것이란 약속은 폐허 위에 놓였다. 중국은 단순히 홍콩을 뒤흔드는 게 아니라 재창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 경제 위상 추락도 中 자신감 이유 중국이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홍콩 경제의 위상이 예전만 못해지고, 홍콩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홍콩 직할통치에 대한 중국의 자신감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7년 반환 당시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GDP의 18.4%를 차지했다. 2019년 이 수치는 2.5%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홍콩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5077억 위안에서 2조2109억 위안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01년 말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H주)의 비율은 6.6%에 불과했지만 올해 3월 말에는 12.5%로 늘었다. 상하이, 선전 등 중국의 경제 중심도시 GDP가 홍콩을 일찌감치 추월했다는 점도 중국이 홍콩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문기 세종대 교수(국제학)는 “중국은 자국 경제성장에서 홍콩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홍콩 정도는 포기하더라도 정치적 명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홍콩 내부에서조차 홍콩이 자립해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정서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 친중파들도 일국양제의 조기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친중 성향 레지나 입 입법회(국회) 의원은 최근 BBC 인터뷰에서 “홍콩이 서구식 민주주의를 수용해야 하는 이유가 예전보다 확실하지 않다. 민주주의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현재 체제가 지속가능하다고 여겨지지 않으면 2047년 이전에도 홍콩을 중국과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매체 홍콩자유언론(HKFP)은 지난달 26일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지 9개월 만에 민주주의, 자유, 안정, 풍요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크게 저하됐다. 대다수 반중 세력이 구속되고 해외로 망명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문화예술계로 탄압 확산 중국의 탄압은 홍콩 문화예술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25일 열리는 미 아카데미영화제 시상식을 볼 수 없다. 1969년부터 홍콩 내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독점 중계해왔던 TVB방송이 52년 만에 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29일 선언했기 때문이다. AFP통신 등 외신은 중국을 비판하는 두 영화가 주요 부문에 오르자 중국 당국이 TVB방송을 압박했고 그래서 중계가 무산됐다고 분석한다. 아카데미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노매드랜드(Nomadland)’,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인 ‘두 낫 스플릿(Do Not Split)’이다. ‘노매드랜드’의 감독은 중국 여성 클로이 자오(39)다. 베이징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그가 2월 아시아 여성 최초로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하자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의 자존심’이라고 치켜세우며 대서특필했다. 얼마 후 일부 누리꾼이 그가 2013년 미 영화잡지 필름메이커 인터뷰에서 중국을 “사방에 거짓말이 판치는 곳”이라고 언급했다는 사실을 찾아내자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내에서는 노매드랜드 관련 해시태그가 사라졌고 여론 또한 “중국인이냐 미국인이냐, 정체를 밝히라”며 악화됐다. 노르웨이 감독이 만든 ‘두 낫 스플릿’은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등 홍콩 민주화 시위가 주제여서 중국 당국의 심기를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말 개관을 앞둔 홍콩의 현대미술관 ‘M+’ 역시 최근 중국의 반체제 작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64)의 작품을 전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아이의 사진 연작 ‘시각의 연구’가 반중 감정을 고조시켜 홍콩보안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작품은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미 워싱턴 백악관,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등 세계 유명장소를 향해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누군가가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담았다. ○ 홍콩 다음은 대만 전문가들은 홍콩에서 사실상 일국양제를 종결시킨 중국의 다음 목표가 대만이라고 분석한다. 강 소장은 “홍콩의 현재는 대만의 미래”라며 “마카오 홍콩을 통합한 중국의 마지막 목표는 대만”이라고 진단했다. 홍콩의 일국양제 종언을 통해 대만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는 의미다. 과거 대만에 ‘평화통일’ 등 비교적 온건한 단어를 사용했던 중국이 최근 ‘무력통일’ ‘군사력 동원’ 등을 언급하고 대만 인근으로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모습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관영언론 환추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무력통일 이외의 방법이 없다. 당과 정부가 대만 문제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는 “대만은 중국에서 내부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민족주의 정서를 고조시키고 내부 단결을 유도하기 위한 가장 좋은 카드”라며 “중국이 그 카드를 슬슬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대한 내부 반발이 커질수록 현재의 권위주의 통치 체제를 지속시키기 위해 중국이 대만에 더 거칠고 공세적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조유라·신아형 기자}

    • 202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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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화웨이, 美전방위 제재로 매출 줄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화웨이의 전년 대비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제재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201억 위안(약 37조8500억 원)으로 2019년 4분기 매출 2480억 위안(약 42조6500억 원)보다 11% 감소했다. 화웨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난해 1분기(1∼3월) 때도 전년도보다 분기 매출이 성장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의 전년 대비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이 동맹국들에 5세대(5G) 이동통신용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도록 압박하는 등 미국 정부의 전방위 제재가 분기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올해 2월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스마트폰 제조나 5G 장비 등 통신 시장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농업, 헬스케어 등 다른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은 캐나다 사법 당국에 요청해 캐나다에 체류하고 있는 런 회장의 딸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겸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2018년 12월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미국 당국은 현재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화웨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지난해 전체 매출은 2019년보다 3.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측은 주력 사업인 통신 장비 외에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결과인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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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사, 단교 42년만에 대만 방문… 中 “한계선 넘지말라” 반발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의 존 헤네시닐랜드 미국대사가 28일 대만을 전격 방문하자 중국이 “한계선을 넘지 말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는 단교한 후 42년 만에 처음이어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헤네시닐랜드 대사의 대만 방문 당일 군용기 1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대만 문제는 미국과 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국과 중국 관계의 기본”이라며 “미국과 대만 간 어떠한 왕래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중국의 한계선을 넘으려 시도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양국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 및 안정이 심각히 훼손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 환추시보 또한 30일 “팔라우는 명목상 독립 국가지만 미국대사가 ‘총독’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미국 의존이 심하다”며 “팔라우 주재 미국대사의 대만 방문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대만 외교의 낮은 수준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대만 쯔유시보 등에 따르면 헤네시닐랜드 대사, 사실상의 대만 주재 미국대사 격인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텐슨 미국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장,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30일 타이베이의 한 호텔에서 미국, 대만, 팔라우 간 3자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공동 담화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헤네시닐랜드 대사는 “미국과 대만은 진정한 친구”라며 “미국, 대만, 팔라우의 협력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헤네시닐랜드 대사는 주재국 정상인 수랭걸 휩스 팔라우 대통령과 함께 왔다. 휩스 대통령은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대만과 팔라우의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을 기념하기 위해 28일부터 5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이 확인되면 상호 입국금지를 해제하고 격리조치를 완화해주는 제도다. 미대사가 주재국 정상을 수행해 제3국을 방문하는 것이 이례적이고, 그가 굳이 팔라우와 대만이 상호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자리에 동행할 필요도 없다는 점에서 대만과 밀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기조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도 아랑곳 않고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할 태세다.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 외교관의 대만 관리 접촉 제한 방침을 완화하고 양측 접촉을 장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팔라우의 이웃 나라인 솔로몬제도, 키리바시는 2019년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연을 끊었다. 하지만 휩스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후 대만을 방문한 첫 외국 정상일 정도로 대만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밀착의 배경에도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휩스 대통령은 28일 대만 도착 직후 공항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에 미대사가 동행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미대사가 없었다면 1월 미국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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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라우 주재 美대사 대만 방문에…中 “한계선 넘지 마라”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을 두고 중국이 “한계선을 넘으려 하지 말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1979년 미국과 대만이 단교한 이후 처음이다. 29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미국과 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국과 중국 관계의 기본”이라면서 “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 어떠한 공식 왕래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28일 수랭걸 휩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은 존 헤네시닐랜드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와 함께 대만을 방문했다. 타이페이타임스,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1979년 미중 수교로 미국이 대만과 국교를 단절한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다. 자오 대변인은 팔라우 대통령의 대만 방문에 미국 대사가 동행한 것에 대해 “우리는 미국이 중국의 한계선을 넘으려 시도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심각히 훼손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날 군용기 1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이 밀착 행보를 보일 때마다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26일에는 미국과 대만이 해경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자 군용기 20대를 대만 ADIZ에 진입시켰다. 대만은 미국과 밀접해지는 것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린팅후이(林廷輝) 대만국제학회 부비서장은 30일 타이페이타임스에서 “이번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 방문은 미국이 더 이상 미국 대사와 대만 간의 교류를 금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과의 관계에서 점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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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바이든의 ‘민주경제협력’은 동맹국 유인 전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서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의 경제 인프라 협력을 제안하자 중국이 “베끼기에 불과한 동맹국 유인 전술”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29일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은 일대일로를 그대로 베낀 것에 불과하다. 실현 가능성이 없고 단순히 동맹국을 유인하기 위한 전술일 뿐”이라며 “이번 제안으로 미국과 서방 국가가 중국에 대한 이해와 전략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서방이 스스로 불 지핀 반중국 정서에 응대하기 위해 구체적 계획 없이 내놓은 수사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인프라 구축을 요구하려면 실질적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데 미 정부가 이를 감당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 투자한 자금은 3조7000억 달러(약 4200조 원)에 이른다.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3조 달러(약 3397조 원)의 국내 경기부양 패키지조차도 여전히 논쟁 중에 있다”며 “심지어 민주당조차 전체가 찬성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국 매체 텅쉰왕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 정책을 그대로 베끼기에 급급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이제는 중국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정책까지 베끼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26일 바이든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모여 도움이 필요한 지역들을 돕는, (일대일로와) 본질적으로 유사한 이니셔티브를 끌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제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존슨 총리 역시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수년 전 일대일로 사업을 높이 평가한 인물이며 그의 상반된 태도 역시 중국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의 옥스퍼드대 동문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포함해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등이 현직에 있을 때 일대일로를 좋게 평가한 것도 언급했다. 또 이탈리아, 헝가리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일대일로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왕이웨이(王義외) 중국 런민대 유럽문제연구소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가 지정학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미국의 이런 방식은 다른 나라들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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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키 운동화 불태운 中… “신상품 사자” 35만명 몰려

    중국의 일부 누리꾼들이 자국 정부의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문제를 지적한 나이키, H&M 등 서구 유명 브랜드에 발끈해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고 불매운동을 벌였지만 중국 내에서 나이키의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이 26일 밤 여성용 나이키 신발 신상품을 699위안(약 11만5000원)의 특가로 판매했는데 35만 명이 몰려 완판됐다. 신상품 구입에 성공한 일부 소비자는 가격을 올려 되팔기도 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해당 신발이 판매가의 2배 가까이 비싼 1200위안(약 20만7000원)에 등장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6일 나이키, 아디다스 등에 납품하는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의 장쑤성 난징 공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언급하며 외국 기업의 투자를 독려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 등 나이키의 후원을 받고 있는 중국축구협회 또한 나이키와의 후원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나이키는 2018년 중국축구협회 및 중국 슈퍼리그와 8억 위안(약 1383억 원)에 10년 계약을 맺었다. 앞서 23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소비자들이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는 화형식 동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H&M 역시 타오바오, 징둥 등 주요 온라인 사이트에서 퇴출되고 오프라인 매장 또한 잇따라 문을 닫았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자체 앱스토어에서도 H&M의 공식 애플리케이션이 사라졌다. H&M에 대한 중국 여론은 여전히 차갑지만 나이키에 대한 반응은 며칠 사이에 달라진 것이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중국인들은 중국을 공격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고 하는 브랜드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 같은 보도는 나이키 신상품 완판으로 무색해졌다. 세계 스포츠브랜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나이키의 위상이 워낙 독보적인 데다 미국의 브랜드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뉴스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다른 서구 브랜드도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H&M은 특히 공산주의청년단과 인민해방군이 성명서를 발표한 후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다”고 진단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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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바이든의 ‘민주경제협력’ 제안은 동맹국 유인 전술일 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서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의 경제 인프라 협력을 제안하자 중국이 “베끼기에 불과한 동맹국 유인 전술”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29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은 일대일로를 그대로 베낀 것에 불과하다. 실현 가능성이 없고 단순히 동맹국을 유인하기 위한 전술일 뿐”이라며 “이번 제안으로 미국과 서방 국가가 중국에 대한 이해와 전략이 얼마나 부족한 지를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서방이 스스로 불 지핀 반중 정서에 응대하기 위해 구체적 계획 없이 내 놓은 수사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민주국가 경제협력을 논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당시 통화에서 이 제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존슨 총리 역시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수 년 전 일대일로 사업을 높이 평가한 인물이며 그의 상반된 태도 역시 중국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의 옥스퍼드대 동문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포함해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등이 현직에 있을 때 일대일로를 호평한 것도 언급했다. 또 이탈리아, 헝가리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일대일로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왕이웨이(王義¤) 런민대 유럽문제연구소 소장은 “미 행정부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겨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이런 방식이 다른 나라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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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화형식할 땐 언제고… 나이키 세일에 35만명 몰려 완판

    일부 중국 누리꾼이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을 비판한 나이키, H&M 등 서구 유명 브랜드에 발끈해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고 불매 운동을 벌였지만 중국 내 나이키의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이 26일 밤 신상품 여성용 나이키 신발을 699위안(약 11만 5000원)의 특가로 판매하자 무려 35만 명이 몰려 완판됐다. 제품 구매에 성공한 일부 소비자가 가격을 올려 되파는 일도 나타났다. 이미 일부 사이트에서는 해당 신발이 2배 가까이 비싼 1200위안(20만 7000원)에 등장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26일 나이키, 독일 아디다스 등에 납품하는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의 장쑤성 난징 공장을 찾았다. 이 곳에서 그는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언급하며 외국 기업의 투자를 독려했다. 당국 지원을 받는 중국 축구협회 또한 나이키와의 후원 계약을 끊지 않고 있다. 23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소비자들이 나이키 화형식을 벌이는 동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H&M 역시 타오바오, 징동 등 주요 온라인 사이트에서 퇴출되고 오프라인 매장 또한 잇따라 문을 닫았다. H&M에 대한 중국 여론은 여전히 차가운데도 나이키에 대한 반응이 급변한 이유는 뭘까. 세계 스포츠브랜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나이키의 위상이 워낙 독보적인데다 최강대국 미국의 브랜드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뉴스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다른 서구 브랜드도 신장위구르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H&M은 특히 공산주의청년단과 인민해방군이 성명서를 발표한 후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스웨덴의 전략적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지 않으며 소비자들 또한 미국이나 독일 브랜드에 비해 만만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는 의미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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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만 “해경 협력” 다음날… 中 군용기 20대, 대만 무력시위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폭격기를 포함한 중국의 군용기 20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이 대만과 해양경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하루 만으로 대만 국방부가 작년부터 중국 군용기의 비행 상황을 매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미 NBC방송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으로 대만이 미중 간 잠재적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 등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26일 중국 군용기 20대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 J-16 전투기 10대, J-10 전투기 2대, H-6K 전략폭격기 4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 Y-8 대잠기 2대, Y-8 기술정찰기 1대 등 모두 20대다. H-6K 전략폭격기는 최신형 기종으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다. 괌 미군기지와 일본 등 서태평양 인근의 해상, 지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최대 사거리 3000km)을 탑재하고 있다. 이날 중국 군용기들은 대만을 남쪽 해상에서 완전히 에워싸는 듯한 비행을 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로 여겨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지는 않았다. 중앙통신은 이날 중국이 군용기를 대규모로 동원해 무력시위에 나선 건 전날 미국과 대만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해석했다. 양국은 대만 연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로 연락하고 대응을 협력하는 실무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부터 중국 해경이 명령에 따르지 않는 외국 선박에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무력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 NBC방송은 27일(현시 시간)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에서 국방부의 워게임 시행을 지원하는 데이비드 오크매넥 선임 연구원을 인용해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한 워게임에서 미국이 자주 패했다”면서 “미국이 단호하게 개입하는 경우에도 중국의 침공을 항상 막아낸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NBC는 “대만을 둘러싼 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의 군사력이 증강하면서 대만이 미중 간의 잠재적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방어에 나서면 중국군이 일본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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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민주 국가 경제협력”… 中 ‘일대일로’ 견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서기 위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의 경제 인프라 협력을 제안했다. 중국과의 패권전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인권, 민주주의 등 이념은 물론이고 ‘돈’에서도 동맹과의 협력 및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또한 대표 반미 국가인 이란과의 협력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모여 도움이 필요한 지역들을 돕는, (일대일로와) 본질적으로 유사한 이니셔티브를 끌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전에도 자신이 집권하는 중에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또한 26일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을 비판한 나이키, H&M 등 서구 브랜드에 대한 중국 내 불매운동을 비판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입하는) 상품이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권리가 있다”고 가세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말 집권 후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100여 개 개발도상국에 중국 자본과 기업이 주도해 통신 항만 도로 등 각종 기반시설 사업을 지원하는 작업이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들 국가가 일대일로와 연계해 추진한 인프라 프로젝트는 2600개가 넘는다. 투입된 자금은 3조7000억 달러(약 4200조 원)에 이른다. 중국이 투자라는 명목하에 돈을 빌려주지만 사실상 그 돈을 고스란히 중국 기업이 회수하는 구조여서 상당한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이들 나라의 취약한 경제구조와 대내외 위기 등으로 대부분의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매몰 비용이 너무 커서 사업을 접지도 못한 채 대중국 경제 종속만 심해졌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이 이뤄지려면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는 100여 개 국가를 설득하고, 중국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하며, 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등을 외교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그간 반중(反中) 연대에 참여할 우군 확보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동을 순방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7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과 포괄적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이 향후 25년간 정치·전략·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신장위구르 탄압을 비판한 게일 맨친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회장 및 토니 퍼킨스 부회장, 마이클 총 캐나다 연방 하원의원, 캐나다 의회 내 국제인권소위원회를 제재했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28일 “중국의 다음 제재 대상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국 협의체인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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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加 개인-단체에 보복 제재…中매체 “다음은 쿼드” 경고

    중국은 미국이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을 동원해 중국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 또 다시 미국과 캐나다의 개인과 단체를 제재하며 보복에 나섰다. 또 미국과 불편한 관계인 이란과 전방위 협력을 하기로 하는 등 우군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저녁 홈페이지를 통해 신장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캐나다의 개인 3명과 단체 1곳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은 게일 맨친 미국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회장과 토니 퍼킨스 부회장 그리고 캐나다의 마이클 총 하원의원이다. 단체 1곳은 캐나다 의회 내 국제인권소위원회다. 이에 따라 이들은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 입국이 금지된다. 중국 국민 및 기관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앞서 중국은 22일에는 EU 인사 10명과 단체 4곳, 26일에는 영국 인사 9명과 단체 4곳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제재 명단에 오른 USCIRF에 대해 미 정부기관과 연계해 신장 관련 루머를 조작하고 퍼뜨리는 핵심 세력이라고 주장해 왔다. 또 마이클 총 의원은 중국 당국의 위구르족 인권탄압을 비판하면서 내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보이콧을 앞장서 온 인물이고, 캐나다 국제인권소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문제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중국 관료들을 제재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정부는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지키겠다는 결심이 확고하다”면서 “중국은 관련국들이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며 신장 문제에 대한 정치적 조작을 중단하고 어떤 형식으로든 내정 간섭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제재에서 더 나아가 중국 매체들은 28일 “중국의 다음 제재 대상은 미국 주도의 반중국 협의체인 쿼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 내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쿼드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신장위구르 면화가 강제 노동으로 생산됐다는 주장을 펴는 국제 비영리단체인 ‘더 나은 면화 계획(BCI·Better Cotton Initiative)’에 대해서도 국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재와 동시에 중국은 우군 확보에도 잰걸음을 걷고 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24일부터 중동 지역 순방에 나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7일 이란 테헤란에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향후 25년간 양국이 포괄적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 왕 부장이 중동을 순방하는 동안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도 31일까지 헝가리, 세르비아, 그리스, 북마케도니아 등 유럽 국가들을 찾아다니며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우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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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신장 인권 탄압’ 지적한 나이키 운동화 화형식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에 우려를 표한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과 미국 나이키가 중국의 대대적인 불매 공세에 직면했다. 일부 중국인이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는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애국 소비’를 주장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이들을 두둔했다. 25일 웨이보 등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나이키 운동화 여러 켤레가 동시에 불타는 15초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나이키는 이날 한때 웨이보의 인기검색 1위에도 올랐다. 일부 시민은 나이키 매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나이키 모델로 활동 중인 유명 여배우 탄쑹윈(譚松韻·31)과 가수 왕이보(王一博·24)는 광고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H&M의 상황도 비슷하다. 톈마오 등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상품이 속속 삭제됐다. 유명 지도 앱 가오더(高德)에서도 H&M의 위치 정보가 사라졌다. 나이키와 H&M은 하루 전 신장위구르 소수민족의 강제 노역 등을 우려하며 이 지역 의류 제조업체와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기자회견에서 19세기 미 흑인 노예가 면화 농장에서 일하는 사진을 들어 보이며 노예제 역사가 있는 미국이 중국 인권을 비판할 자격이 없고 중국인은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도 강제노동 주장은 허구라고 했다. 일부 누리꾼은 아디다스, 뉴밸런스, 버버리, 유니클로 등 다른 서구 브랜드의 불매 운동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 등 서구 언론은 중국이 일부 국민의 중화주의와 과도한 애국심을 부추겨 미국 등 서방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결집을 유도한다고 비판했다. 여론을 통한 조직적 공격은 서방의 신장위구르 관련 제재에 대항하는 중국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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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화 불태우고, 쇼핑몰에서 상품 삭제…中서 커지는 ‘불매운동’, 왜?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에 우려를 표한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과 미국 나이키가 중국인의 대대적인 불매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중국인은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는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애국 소비’를 주장하고 있다. 25일 웨이보 등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나이키 운동화 여러 켤레가 동시에 불타는 15초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나이키는 이날 한때 웨이보의 인기검색 1위에도 올랐다. 일부 시민은 나이키 매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나이키 모델로 활동 중인 유명 여배우 탄쑹윈(譚松韻·31)과 가수 왕이보(王一博·24)는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왕이보는 “중국을 오염시키는 어떤 말과 행동도 단호히 배격한다. 조국의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M의 상황도 비슷하다. 텐마오 등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상품이 속속 삭제됐다. 유명 지도 앱 가오더(高德)에서도 H&M의 위치 정보가 사라졌다. 나이키와 H&M는 하루 전 신장위구르 소수민족의 강제 노역 등을 우려하며 이 지역 의류 제조업체와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공산주의청년혁명단(공청단) 측은 곧바로 “거짓 소문을 퍼뜨리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 하는 것은 허황된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서구 언론은 공청단 등 정부 유관단체들이 일부 중국인의 중화주의와 과도한 애국심을 부추겨 미국 등 서방과 대응하기 위한 내부 결집을 유도한다고 비판했다. 영국 BBC는 중국이 ‘소매 애국주의(retail nationalism)’를 이용해 다국적 기업이 중국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즐긴다고 분석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여론을 통한 조직적 공격은 서방의 신장위구르 제재에 대항하는 중국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가세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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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연 中띄우기 나선 머스크 “中미래 위대할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면서 중국 띄우기에 나섰다. 앞서 중국 당국이 일부 공무원에게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테슬라 차량 운행 금지령을 내리는 등 최근 중국 내 기류가 심상치 않은 점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23일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크게 번영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데 대해 “아주 대담하면서 훌륭한 목표”라며 “다른 나라들도 이런 목표를 세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탄소 중립 실현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군과 일부 국영기업 직원에게 테슬라 전기차를 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보 유출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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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미래는 위대할 것”…머스크의 ‘중국 띄우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면서 중국 띄우기에 나섰다. 앞서 중국 당국이 일부 공무원들에게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테슬라 차량 금지령을 내리는 등 최근 중국 내 기류가 심상치 않은 점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머스크는 23일 중국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크게 번영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데 대해 “아주 대담하면서 훌륭한 목표”라며 “다른 나라들도 이런 목표를 세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탄소 중립 실현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머스크가 중국 칭찬에 나선 건 최근 중국 내 테슬라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군과 일부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테슬라 전기차를 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보 유출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이 간첩 활동에 쓰였다면 문을 닫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은 ‘예약 면담(웨탄·約談)’ 형식으로 테슬라 중국 사업 담당자를 불러 “중국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고 내부 관리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웨탄은 특정 기업에 대한 공개적인 군기 잡기 성격이 강하다.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도 지난해 11월 웨탄에 소환된 이후 지금까지 중국 당국의 집중 견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금까지 테슬라는 중국 정부와 상대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18년 전기차 사업에 한해 외국 자본이 100% 지분율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테슬라가 그 혜택을 가장 먼저 봤다.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2019년 29억 8000만 달러(약 3조 3600억 원)에서 지난해 66억 6000만 달러(약 7조5300억 원)로 늘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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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EU 등 주요국 “인권탄압 中제재” 협공… 中은 “인권 가정교사 노릇 그만” 맞불 제재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 주요국이 22일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을 이유로 중국 고위 관리를 제재했다. EU가 중국의 인권 침해를 제재한 것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 진압에 따른 무기금수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서방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중국을 제재한 데다 중국 또한 EU 주요 인사에 대한 맞불 제재에 나서는 등 인권을 둘러싼 서방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EU 이사회는 왕쥔정(王君正) 신장생산건설병단 당위원회 서기, 천밍궈(陳明國) 신장공안국장, 주하이룬(朱海侖) 전 신장당위원회 부서기, 왕밍산(王明山) 신장정치법률위원회 서기 등 4명과 신장 구치소를 담당하는 신장생산건설병단 공안국을 제재했다. 이들은 EU 27개 회원국에 입국할 수 없고 EU 내 자산 또한 동결된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왕쥔정과 천밍궈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주하이룬과 왕밍산은 이미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었다. 영국과 캐나다 역시 제재에 동참했다.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 소속인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역시 5개국 외교장관의 공동성명을 통해 신장위구르 탄압을 규탄했다. 프랑스도 22일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를 초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파리 주재 중국대사관 측이 올여름 대만을 방문하는 상원의원들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고 경고하고 반중 인사인 싱크탱크 전략연구센터의 앙투안 봉다즈 박사에게 ‘삼류 불량배’ ‘미친 하이에나’ 등의 폭언을 퍼부은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EU와 중국은 지난해 12월 투자협정을 체결하며 경제 협력을 강화할 뜻을 보였다. 인권과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 EU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제재로 EU와 중국의 투자협정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EU가 ‘돈’보다 ‘인권’을 중시하며 미국 쪽에 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도 즉각 맞불 제재에 나섰다. 중국은 22일 소수민족 탄압을 비판한 독일 인류학자 아드리안 첸츠(47), 라인하르트 뷔티코퍼 EU 의회 의원(68) 등을 비롯해 유럽 내 반중 인사 및 정치인을 제재했다. 이들은 중국 홍콩 마카오 등에 입국할 수 없고 이들과 관련이 있는 기업과 조직 또한 중국과의 교류에 제한을 받는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니콜라 샤퓌 중국 주재 EU 대사를 초치했다. 23일에는 “외국 열강이 대포 몇 방을 쏘면 중국의 대문이 열리는 시대는 지났다. 인권 가정교사 노릇을 그만두라”고 맞섰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202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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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EU 등 ‘신장위구르 탄압’ 中 고위 관리 제재…中 ‘반중 인사 제재’ 맞불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 주요국이 22일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을 이유로 중국 고위 관리를 제재했다. EU가 중국의 인권 침해를 제재한 것은 1989년 텐안먼 민주화시위 유혈진압에 따른 무기금수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중국에 대한 서방이 구체적으로 동시다발적 조치를 취한 것이 처음인데다 중국 또한 EU 주요 인사에 대한 맞불 제재에 나서는 등 인권을 둘러싼 서방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EU 이사회는 왕쥔정(王君正) 신장생산건설병단 당위원회 서기, 천밍궈(陳明國) 신장공안국장, 주하이룬(朱海侖) 전 신장당위원회 부서기, 왕밍산(王明山) 신장정치법률위원회 서기 등 4명과 신장 구치소를 담당하는 신장생산건설병단 공안국을 제재했다. 이들은 EU 27개 회원국에 입국할 수 없고 EU 내 자산 또한 동결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또한 왕쥔정과 천밍궈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주하이룬과 왕민산은 이미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었다. 영국과 캐나다 역시 제재에 동참했다. 각국은 개별적으로 제재를 발표했지만 사전 조율을 거쳐 중국 견제에 나섰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을 개별적으로 공략하는 것보다 서방이 공동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22일 트위터에서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를 초치하겠다고 밝혔다. 파리주재 중국대사관은 21일 소셜미디어와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여름 대만을 방문하기로 한 정치권 인사들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고 경고했다. 이와 별도로 반중 인사 앙투앙 봉다즈 박사를 두고 ‘삼류 불량배’ ‘미친 하이에나’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EU와 중국은 지난해 12월 투자협정을 체결하며 경제 협력을 강화할 뜻을 보였다. 지난해 EU와 중국의 교역 규모 또한 5860억 유로(약 780조 원)를 기록해 미국(5550억 유로)을 제쳤다. 하지만 인권과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 서방이 중국을 공동 견제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번 제재로 EU와 중국의 투자협정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EU가 ‘돈’보다 ‘인권’을 중시하며 미국 편을 들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도 즉각 맞불 제재에 나섰다. 중국은 22일 소수민족 탄압을 비판해온 독일 인류학자 아드리안 젠츠(47), 라인하르트 뷔티코퍼 EU의회 의원(68) 등을 비롯해 유럽 내 반중 인사 및 정치인을 제재했다. 이들은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등에 입국할 수 없고 이들과 관련이 있는 기업 및 조직 또한 중국과의 교류에 제한을 받는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니콜라 샤퓌 중국 주재 EU 대사를 초치한 후 “인권 가정교사 노릇을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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