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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최근 경영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한성숙 신임 대표이사가 ‘기술플랫폼’ 도전을 강조하면서 변화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0일 네이버 전체 직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네이버는 기술플랫폼으로 성장해 우리 기술로 좋은 도구를 만들고 누구나 쉽게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며 “네이버 서비스 안에서 파트너가 원하는 사용자를 만나고 가능성을 열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당장 올해부터 네이버가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베타테스트 형태로 속속 서비스될 예정이다. AI 추천 시스템인 AiRS 대화형 엔진 등이 주목을 끈다. 이는 네이버와 라인이 최근 공개한 AI 플랫폼 ‘클로바(CLOVA)’의 개발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네이버는 올해 중순 클로바 기술을 활용한 AI 스피커 ‘웨이브’를 한국과 일본에 출시할 예정이다. 연내 얼굴과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기기인 ‘페이스’ 또한 아시아 시장에 선보인다. 네이버는 클로바를 앞세워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 뒤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이버는 3월 31일 개막하는 서울모터쇼에서 그동안 준비해온 자율주행차 기술도 공개한다. 서울모터쇼 참가는 정보기술(IT) 기업 중 최초다. 인공신경망(N2MT) 기반 통·번역 시스템 ‘파파고’와 웹브라우저 ‘웨일’ 역시 시범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는 향후 5년간 기술과 콘텐츠 분야에 5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술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네이버가 가진 인적 역량과 재원을 아낌없이 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술플랫폼의 근간은 사용자의 신뢰와 투명성 확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구성한 ‘투명성위원회’의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개편 과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기능의 경우 20위까지 ‘더보기’를 적용했고, 검색어의 순위 변화를 트래킹 할 수 있는 ‘검색어 트래킹’ 기능도 추가했다. 또 네이버는 해피빈 등 공익플랫폼 부문에 350억 원, 창업 및 창작 지원 등 사업플랫폼 부문에 250억 원 등 총 600억 원 규모의 사내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올해 중에 전부 사용된다. 네이버는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의 지속적인 성장을 함께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 꽃’에 지원도 확대키로 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인터넷 포털업체 네이버가 30일 자동차업계의 축제인 ‘서울모터쇼’에서 자사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네이버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공개하고 미국자동차공학회의 자율주행 기준 레벨3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반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비상 상황에서만 운전자가 개입하면 되는 단계다. 네이버는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기술을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R&D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의 송창현 대표(네이버CTO·최고기술책임자)는 “공간과 이동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 네이버가 지향하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기술을 통해 자동차산업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공간 정보를 확보해 이를 서비스화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공개한 네이버랩스 자율주행 차량 상단에는 전방위 영상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와 센서가 달려 있다. 이를 통해 전방위로 물체를 탐지하게 된다. 어디에 꽃이 많이 피는지, 어느 도로가 한적한지 알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공간 정보가 축적되면 도로 및 공간의 실시간 정보화도 가능하고, 지금과는 다른 서비스 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이날 네이버는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실내에서도 3차원 정밀지도 자료를 만들 수 있는 로봇 ‘M1’도 공개했다. 이날 서울모터쇼에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네이버를 비롯해 10여 개 업체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KT도 서울모터쇼에 참가해 음성인식 AI서비스인 ‘기가지니(GiGA Genie)’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을 연동한 원격제어를 시연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이날 AI서비스 ‘누구’와 기아자동차 K5를 연동한 홈투카 서비스를 선보였다.고양=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숙박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 업체 ‘여기어때’ 해킹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현재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개인 정보만 4000여 건에 달하는데 이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숙박, 배송 등의 서비스를 쉽게 신청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급성장한 O2O 업체의 보안 문제가 수면에 떠오르는 분위기다. 월 사용자 200만 명을 자랑해 온 여기어때 측은 업계 최초로 E프라이버시 인증마크를 획득하는 등 자발적으로 보안을 강화해 온 업체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여기어때가 당한 해킹 수법이 비교적 대비하기 쉬운 ‘SQL인젝션’ 방식이어서 논란이 더 커졌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보안 관련 패치와 업데이트 등을 통해 대부분 막을 수 있는 해킹 수법으로 국내 O2O 업체의 보안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E프라이버시 인증마크는 법이 규정하는 최소한의 요건을 준수하는지를 볼 뿐, 정부 기관이 심사하는 공식 인증 기준에 비해서는 보안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탄탄한 보안을 자랑했지만 실제로는 허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보안 관련 인증 중 보안성이 가장 높은 것은 미래창조과학부와 KISA가 인증하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와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PIMS)다. ISMS는 정보통신서비스 기준으로 연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지만 시장 형성기인 국내 O2O 업체 상당수는 해당 사항이 없다. 이 분야에서 이를 받은 업체는 야놀자와 배달의민족뿐이다. 자발적으로 취득하는 PIMS 인증을 받은 O2O 업체는 없다. 국내 스타트업들의 보안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은 이참에 개선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서울시 아스피린센터 관계자는 “대부분의 O2O 사업자들이 서버를 구축하는 데 비용을 쓴 뒤 바로 마케팅비부터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치열한 시장경쟁 때문인데, 이번 사건을 통해 보안 없이는 사업 기반이 유지되기 힘들다는 점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임현석·산업부 lhs@donga.com}
네이버가 국내 3차원(3D) 지도 분야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3D 지도는 자율주행차 운행에 필요한 정밀지도를 만들거나 증강현실(AR)을 구현하기 위해 평면 이미지, 주변 환경 등을 3차원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27일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는 3D 지도 전문기술을 보유한 에피폴라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환기를 맞아 로봇기술도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현장 연구자를 비롯한 국내 로봇 분야 전문가들은 변화의 핵심이 ‘융합’이라고 설명한다. 각종 소프트웨어(SW)와 센서 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기계공학과 접목되는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로봇기술의 적용 범위도 이에 맞춰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용 로봇에 이어 ICT와 결합한 서비스형 로봇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 로봇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로봇과 융합하는 센서·SW 기술 23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로봇미디어연구소. 이곳에서 연구하는 로봇기술은 재활과 수술을 돕는 장착용 기계장치, 근육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스마트 센서, 인공지능(AI)과 차세대 미디어 연구 등으로 폭이 넓다. 이날 한 연구실에선 몸에 부착하는 센서 연구에 한창이었다. 손과 허리에 부착하는 센서는 근전도(근육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전류를 기록한 그래프)를 측정하는 장비. 이를 연구원이 장착하자 무선신호로 연결된 모니터에는 사용자의 근육조직 이미지가 나타났다. 어떤 근육을 움직였는지, 얼마나 힘을 줬는지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원거리에 위치한 로봇이나 가상현실 속 아바타가 사용자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따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람 몸을 모니터링 하는 기술만으로도 상업화 가능성이 있어 운동선수의 훈련과 재활훈련에 적용할 수 있는 SW도 만들고 있다. 네트워킹 기술과의 활발한 접목도 로봇연구 과제에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VR) 체험 장비를 착용하고 네트워크상의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회의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로봇기술의 연구 과제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ICT와 SW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KIST 강성철 책임연구원은 “로봇이란 인간의 육체적, 인지적,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4차 산업혁명기에 로봇기술은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체에 장착하는 웨어러블 장비와 센서 기술이 발달하고 △인지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등 SW 기술과 결합하는 사례가 확산되며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ICT와 융합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로봇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기술로서 거기에는 하드웨어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SW와 센서 기술이 녹아 있다는 설명이다. 과학자들은 로봇이 우리가 맞이할 ‘개인 맞춤형 산업시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로봇기술이 유망해질 것이라 예측한다. KIST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대형 산업 현장에서 생산장비로 쓰이는 ‘로봇팔’을 사람 팔 정도 크기로 소형화하는 연구에 분주하다. 생기원은 두 손으로 기계부품을 조립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을 개발 중이다. 개인 맞춤형 생산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협력 로봇’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노인과 1인 가구 증가세에 따라 장착형 로봇의 활용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의수나 의족 등에 로봇기술을 적용하는 과제도 현재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글로벌 로봇 패권 경쟁 가열 로봇기술의 진화와 더불어 관련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25년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669억 달러(약 74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년 로봇 시장 규모(269억 달러)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3배 가까이로 증가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ICT와의 결합이 더 빨리지는 가운데 서비스형 로봇이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로봇 시장을 놓고 글로벌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은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과 큰 내수시장을 앞세워 이 분야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데다 로봇 분야 벤처기업 창업도 활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로봇 강국인 일본도 2015년 ‘로봇 신전략’을 발표하고 서비스용 로봇 육성을 위한 지원 예산을 2015년 600억 엔(약 6060억 원)에서 2020년까지 1조2000억 엔(약 12조1202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국도 로봇 분야 강국으로 꼽힌다. 세계 4위의 로봇 생산국으로, 로봇 밀도(고용인구 1만 명당 설치 로봇 수)는 478대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자동차와 IT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 자동화가 빠르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비스형 로봇 분야는 취약하다. 핵심 기술력은 일본에 밀리고, 시장 규모에선 중국을 따라잡기 버거운 상황. 로봇 관련 스타트업도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생기원 이동욱 로봇그룹장은 “해외에선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아마존이나 구글 등 대기업이 서비스 로봇 초기 시장을 만들어 가는데, 우리는 발만 담그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기업이 과감한 리더십을 발휘해 로봇도 서비스 플랫폼화하고 관련 생태계를 만들어야 SW 등 연관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커넥티드카 대중화를 위해서는 보안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인터넷과 연결된 커넥티드카가 해킹당할 경우 운전자의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습니다.” 14일 서울 서초구 페르세우스 본사에서 만난 서상범 대표(사진)는 커넥티드카 기술 고도화로 보안업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르세우스는 커넥티드카 보안제품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신생 기업이지만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최근 7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 대표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오고 대중화되기까지 3년 정도가 걸렸던 것처럼, 커넥티드카 역시 2020년이면 대중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넥티드카의 기술적 기반인 5세대(5G) 이동통신이 2020년께 상용화되면 보급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에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해 상무를 거친 서 대표는 “2020년까지 남은 3년이 커넥티드카 보안시장을 선점할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커넥티드카에 적용될 다양한 기능을 가정해 그에 맞는 보안기술을 각각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3년 동안 연구역량을 투입해야 겨우 미래 해킹 위협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안기업 시만텍이 최근 커넥티드카 보안 솔루션을 출시한 가운데, 일본은 도요타 닛산 등 자동차회사들이 연합해 공동의 연구조직을 구성해 차량을 표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커넥티드카 보안에 대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페르세우스는 젠암(Xen ARM)이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차량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젠암은 ‘가상화’라는 기술을 활용해 한 개의 하드웨어에 여러 개의 운영체제(OS)를 동시에 구동시켜 주는 소프트웨어다. 가상화 기술을 활용해 차량 운행에 필수적인 핸들 등 제어장치 부문과 통신 등 부가적인 부문의 OS를 분리 운영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해킹 공격을 받더라도 핵심적인 기능은 장애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해 기본 모델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커넥티드카 확산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보안 분야 대응 움직임도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삼성의 보안솔루션인 녹스(KNOX)와 하만이 보유한 사이버 보안 기술이 융합돼 커넥티드카 보안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구글의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90% 넘게 장악한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 ‘토종 브라우저’ 웨일이 도전장을 던졌다. 견고한 과점 체제에 도전한 이유를 묻자 네이버 ‘웨일’의 개발 총책임자인 김효 리더(44)는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 표준은 해외 기업이 만드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웹브라우저는 한국인이 더 전문가 아닌가요? 빠르고 복잡한 인터넷 환경에서 모두가 자신만의 웹브라우저 사용법을 터득하잖아요. 국내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진화하는 웹브라우저로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보겠다는 겁니다.” 20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만난 김 리더는 글로벌 웹브라우저들이 개발 과정에서 국내 이용자의 목소리를 사실상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웹브라우저 개발 의견을 내는 것은 영어권 사용자의 전유물과도 같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웨일은 국내 사용자의 웹브라우저 사용경험에 맞춰 개발됐다. 예를 들어 빠른 속도의 인터넷 환경을 체험하는 국내 사용자들은 온라인에서 쇼핑을 목적으로 검색할 때 한 번에 여러 개의 창 화면을 띄우고 검색하는 것에 익숙한데, 기존 웹브라우저는 창 화면이 누적될수록 불편이 가중된다. 14일 시범공개된 네이버 웨일 웹브라우저는 화면을 둘로 나눠서 보는 기술을 적용했다. 왼쪽에 쇼핑 물건이 나열된 목차 화면을 띄우고, 오른쪽에 상품 소개 화면으로 나눠서 정리가 가능하다. 웨일의 핵심 기술인 ‘옴니태스킹’이다. 한국인의 인터넷 경험을 토대로 만든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웨일 시범공개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난 21일. 온라인 의견 반영 창구인 ‘웨일연구소’에 접수된 아이디어만 1000여 건이다. 김 리더의 지적대로 국내 사용자의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벌써 톡톡히 하는 셈이다. 웨일 브라우저는 구글의 오픈소스 웹 기술인 ‘크로미엄’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 때문에 공개 직전까지 구글의 웹브라우저인 크롬과 차별화된 요소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에 대해 김 리더는 “오픈소스인 크로미엄을 써 개발한 노르웨이의 ‘오페라’라는 웹브라우저가 최근 중국 기업에 6000억 원에 팔렸다”며 “만약 크롬과 같은 제품이라면 이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동일한 기반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웹브라우저는 담고 있는 서비스와 편의성이 다르면 차별화된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당초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한 브라우저 개발에 착수했다. 2011년 기술 개발에 들어가 결국 지난해 6월에는 브라우저 기술의 완성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이 무렵 사내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시중에 공개하는 것까지 검토했지만 곧 한계에 부닥쳤다. 웹브라우저 기술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지만, 기존 웹사이트의 콘텐츠가 새로운 브라우저를 지원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것. 크롬과 IE만 인식하는 온라인 생태계를 기술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웠다. 결국 사용자 편의성과 확장성, 글로벌 진출을 위해 크로미엄을 적용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꿨다. 네이버는 향후 웨일 개발의 노하우를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공개하는 한편, 올해 안으로 웨일 정식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모바일 버전 출시를 통해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해킹돼 이용자의 금융정보가 유출됐다. 이를 통해 현금 부정 인출도 이뤄졌다. 국내에서 ATM 해킹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경찰청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밴(VAN·카드사와 가맹점 사이 결제 대행) 업체 청호이지캐쉬가 전국에 설치한 ATM 2290대 중 63대가 2월부터 약 한 달간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이를 통해 금융사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직불카드 정보 2500여 개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감염된 ATM 63대는 모두 동일 기종으로 보안에 취약한 구형이다. 해당 ATM을 통한 카드 사용 규모는 최소 수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 조직은 이용자가 카드를 넣었을 때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 주요 정보를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유출된 카드정보로 만든 복제카드를 통해 대만 등 해외 ATM에서 총 300만 원이 부정 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도 부정 사용 사례가 1건 적발됐다. 일부 복제카드는 암시장 등에서 거래됐다. 다른 사건으로 경찰에 검거된 복제카드 조직이 이번에 해킹된 ATM에서 복제한 카드정보도 갖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출 규모로 볼 때 피해 신고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를 당한 ATM을 분석하고 악성코드 감염 경로를 추적해 국내에 있는 ‘CNC(Command and control·해커들이 사용하는 서버)’ 여러 대를 발견했다. 국내 금융사를 해킹한 전력이 있는 북한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코드 치료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CNC를 차단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며 “악성코드 해킹부터 복제카드 제작·유통까지 전방위적 수사로 해킹 조직을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ATM에 악성코드를 심어 카드정보를 유출한 첫 사례다. 지금까지 ATM을 표적으로 한 정보 탈취 시도는 주로 소형카메라와 카드복제기를 설치하는 물리적인 방법이었다. ATM 해킹은 기기를 이용하는 금융사 모두 피해를 당할 위험이 있어 특정 금융사를 노린 해킹보다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35개 금융사가 정보유출 위험에 처했다. 경찰은 17일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관계기관을 긴급 소집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후속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금감원은 피해 가능성이 있는 금융사와 공동으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가동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에서 카드가 복제될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인증 강화 조치를 보완하기로 했다. 또 금융보안원과 금융사 등과 공동으로 ATM 운영 밴 업체에 대한 특별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자금융거래법 등에 따라 신용카드의 위·변조로 발생하는 손해액은 고객의 과실이 없을 때 금융사가 전액 책임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주애진·임현석 기자}

SK텔레콤이 증강현실(AR) 모바일게임 ‘포켓몬고’와 마케팅 및 AR기술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제휴를 시작으로 다양한 콘텐츠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포켓몬고 게임 제작사인 나이앤틱과 포켓몬코리아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 마케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4000여 개 SK텔레콤 대리점이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포켓몬고 게임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포켓스톱’과 ‘체육관’으로 바뀐다. 포켓스톱은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는 곳이고, 체육관은 이용자끼리 대전을 벌이는 장소다. SK텔레콤은 자사 고객에 한해 6월 말까지 포켓몬고 게임을 이용하는 중에 발생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단,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업데이트하는 데 쓰이는 데이터는 제외된다. SK텔레콤은 나이앤틱과 공동 마케팅뿐 아니라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AR기술 협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동안 AR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T 리얼 AR 플랫폼’ 등의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를 진행했다”며 “이번 제휴를 통해 나이앤틱의 AR 콘텐츠 운영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VR 등 차세대 미디어의 미래시장 진출을 위해 개방과 협력에 기초한 ‘뉴ICT’ 전략을 발표했다. 콘텐츠 및 기술전문업체와 협력해 관련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이번 포켓몬고 게임과의 제휴는 생태계 확장을 위한 첫 교류 사례로 꼽힌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된다.” 4차 산업혁명이란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일어나는 패러다임 변화다. 인공지능은 가전제품과 만나고, 수많은 빅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면서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IoT 기술은 물류 분야에 먼저 적용돼 세상을 바꾸고 있다. 서울에 앉아서도 전 세계 물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머신러닝으로 최적의 물류 방식까지 찾아낸다. 그 현장을 중심으로 IoT 기술의 현황을 짚었다. 》 가전 등 모든 물건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원격으로 관리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IoT와 관련해 새로 소개한 서비스만 9월까지 170여 종에 달했다. 지방자치단체 교통 신호 체계를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연결한 ‘교통 IoT 무선망’이 등장했고, 보호 헬멧에 카메라를 장착해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산업용 직캠’이 상용화됐다. 가정에선 편의성을 높이고 산업체엔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IoT가 활용되면서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세계적 정보기술(IT) 자문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IoT 기기가 전년보다 31% 증가한 84억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3년 뒤인 2020년에는 올해의 2배 이상인 204억 대까지 늘어나고, 관련 시장도 3조 달러(약 3393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마트홈과 커넥티드카,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이슈가 부각될수록 이 기술들의 장치적 기반인 IoT도 고도성장이 예상된다. 기업들의 대응도 분주해지고 있다. ○ 기존 산업 영역 IoT 기반으로 이동 IoT는 기존 스마트홈뿐만 아니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산업 영역, 사용자 편의와 결합하는 추세다. 물류산업이 대표적이다. IoT 칩을 컨테이너에 심어 물류 이동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운송 과정에서의 돌발변수를 줄였다. 삼성SDS는 IoT 기술을 물류산업에 발 빠르게 적용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삼성SDS는 2015년부터 그룹 관계사 기반 물류사업을 외부로 확대하면서 물류 모니터링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삼성SDS는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자사 판교캠퍼스 8층에 ‘글로벌컨트롤센터(GCC)’ 상황실을 두고 고객사의 해외 물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10일 GCC 상황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세계지도가 표시된 대형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이 모니터에 항공, 선박, 트럭 물류를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 나타났다. 세계지도에 29개국 48개 거점(항만 등)은 파란색 점으로 표시됐다. 자연재해 등의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빨간색으로 바뀐다. 이 경우 현지에 연락해 화물을 하역할 수 있는 상황인지 체크한다. 아시아 지역으로 지도를 확대했더니 A업체의 가전제품 화물을 싣고 이동하는 트럭 30여 대의 위치가 한눈에 들어왔다. 트럭에 IoT 칩을 심어 물류 모니터링이 가능한 것이다. 고장이나 도로 폐쇄 등의 돌발 상황이 발생해 한군데 오래 멈춰 서 있을 경우 트럭 아이콘은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뀐다. 이럴 경우에는 다른 트럭을 배차하거나 정비사를 파견하는 등 재빠르게 대처한다. 이 같은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는 업체는 배송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운송기사와 직접 연락하며 확인해야 한다. 자연재해 등 돌발 상황에 통신망 문제 등으로 연락이 두절될 경우 화주 입장에서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데, 이런 문제는 IoT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손쉽게 해결한다. IoT는 단순히 사업 편의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기업 전략의 기반이 되는 자료까지 생산해낸다. IoT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빅데이터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 정보를 물류업계에선 최적의 이동경로를 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비용 절감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기업 전략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탄탄한 IoT 생태계 고민해야 IoT 생태계의 토대인 통신사들은 기존의 스마트홈 강화 전략을 넘어 산업, 스마트시티, 커넥티드카 등 IoT 분야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진출 성과로 이어지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IoT는 통신사의 독자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서비스, 모듈, 통신장비 등 각각 다른 사업 영역에서 협력하는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가전 및 통신 대기업 외에도 스타트업 등의 참여가 늘어나야 사업화 모델과 아이디어가 확대된다는 목소리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 교수는 “아직은 IoT 서비스가 생소한 영역이다 보니 이 분야 스타트업은 투자받기 어렵고 대기업의 인수 문화도 정착되지 않아 도전에 잘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경쟁력이 높은 IoT 분야에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협력하는 IoT 생태계를 유도해야 한다는 말이다. IoT가 확산되면 보안 위협과 안전 이슈,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관련 산업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IoT를 통해 나오는 빅데이터 등은 산업 가치가 높은 자료인데 이를 활용하려면 개인정보 활용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IoT를 통해 얻은 정보를 누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미리 논의해 두지 않으면 산업이 확대되는 시기에 성장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읽고 발 빠르게 사업화하는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겁니다.” 세계적인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59·전기·정보공학부 교수·사진)은 빅데이터 전문가와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와 같이 강조했다.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에서 만난 차 원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빅데이터의 가치에 눈을 뜨고 무서울 정도로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에서 빅데이터 사업을 진두지휘한 짐 하게만 스나베 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독일 제조업체 지멘스와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의 이사회 의장에 취임한 것을 두고 빅데이터의 가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지목했다. 지멘스는 재고관리와 생산량 예측에, 머스크는 복잡한 해운 물류 분석에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차 원장은 우리도 빅데이터 분석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많이 축적된 것도 장점이다. 특히 한국처럼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가공할 만큼 많은 공적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국가가 없다는 것. 차 원장은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인재와 역량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차 원장은 빅데이터 분야에선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이를 자원으로 사업화에 도전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인력이 바로 창업에 나서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것. 차 원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 영역을 발굴해낼 수 있는 청년층에 연구를 맡기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 대한 지원을 강조한다. 대학이 활발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이를 통해 길러낸 고급 인력의 창업을 독려해 스타트업 문화를 활성화해야 4차 산업혁명기에 앞서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처럼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예산과 지원이 집중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자는 제언이다. 차 원장은 인공지능 연구에서 앞서가는 미 스탠퍼드대에 ‘자연어 처리’ 연구는 서울대와 합동으로 하자고 제안해 올해 초 동의를 이끌어 냈다. 대학의 연구역량과 네트워크가 이만큼 충분히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차 원장은 “국가적으로 보면 눈에 띄는 혁신이 별로 없다”며 “빅데이터를 비롯해 미래산업을 주도하려면 명석한 두뇌를 가진 청년이 스타트업에 나설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구글 지메일이 미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메일 사용자는 세계적으로 10억 명에 가깝다. 구글 지메일의 모바일 송금 서비스가 미국 외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모바일 송금 시장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14일(현지 시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지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 돈을 보내거나 송금을 요청하는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일단 미국에서만 서비스를 시작한다. 웹에서는 2013년부터 지메일로 송금이 가능했지만 이를 모바일로 확대한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송금(send money) 또는 송금 요청(request money) 버튼을 누르고 상대를 지정한 뒤 금액만 입력해 전송하면 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구글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구글의 지메일 송금 서비스가 공개되자 뉴욕증시에서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의 주가는 전일 대비 1.5% 하락했다. 구글은 2015년 메신저 송금 기능을 선보인 페이스북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모바일 송금 및 결제 서비스가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언제 확대될지는 미정이다. 구글코리아도 “아직 국내 서비스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9일 인공지능(AI) 기술 연구가 진행 중인 서울 관악구 서울대 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 409호. 거실과 부엌을 갖추고 그 안에 식탁, TV, 소파, 싱크대, 냉장고까지 두고 있는 연구실은 가정집에 더 가까워 보였다. 온갖 전선이 뒤엉킨 덩치 큰 로봇장비를 예상했던 기자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서울대 장병탁 컴퓨터공학부 교수(54·사진)가 설명했다. “산업 현장에서 전문 인력을 대체하는 수준에 이른 AI 기술의 다음 목표는 가전제품과의 결합입니다. 가정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AI가 인식할 수 있도록 연구실을 꾸민 겁니다.” 장 교수 연구팀은 ‘워킹맘’을 대신해 유치원·초등학생 아이를 돌보는 육아로봇을 개발 중이다. 단순히 아이를 잘 돌보는 수준을 넘어서 아이와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고 공부도 직접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AI 기술의 미래는 의사가 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엄마가 될 수 있느냐에서 판가름 난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과 AI 기술 분야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우려가 쏟아졌지만, 장 교수는 일상 제품과 네트워크가 결합하는 4차 산업혁명기엔 국내 기업이 판세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기업의 AI 기술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전제품 제조업 분야에선 결국 국내 기업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AI를 발 빠르게 접목하면 4차 산업혁명기의 변화 흐름이 우리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뒤처지면 만회하기 힘들 겁니다.” 국내 AI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장 교수는 주로 뇌인지과학 기반의 머신러닝을 연구해왔다. 국내서 AI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가 전무하던 1986년에 자연어 처리(인간 언어를 컴퓨터에 인식시키는 작업)로 논문을 쓰면서 AI 연구 분야에 들어섰다. 그는 국내 AI 사업화가 현재 중대시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대기업이 소프트웨어 분야 스타트업을 활발히 인수합병해 빨리 혁신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프트웨어와 혁신 아이디어를 재빨리 수혈해 대기업의 기술력으로 제품을 내놓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대기업이 직접 새로운 연구 과제를 개발하는 것보다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수하는 게 더 빠른 혁신의 길”이라며 “일부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하청 개발업체 정도로 여기는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혁신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의 가치, AI 관련 연구자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는 문화가 형성돼야 스타트업도 활성화되고 기술 발전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이스라엘의 자율주행차량 카메라 제조업체인 모빌아이(Mobileye)를 총 153억 달러(약 17조5568억 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자율주행차량 업계 최대 인수 규모일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기업이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사례이기도 하다. 모빌아이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본사를 둔 칩 기반 카메라 시스템 제조업체다. 이 카메라 시스템은 자동차 내부에 장착돼 도로의 속도제한 등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또 충돌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경고하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이 같은 안전주행 기술은 미래 자율주행차량의 핵심 기술이다. 모빌아이는 국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및 충돌방지시스템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번 거래는 자율주행차의 지능적인 눈과 실제로 차를 운전하는 뇌를 합치는 것”이라며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PC 산업 침체로 성장을 고심해온 인텔이 모빌아이의 카메라 기술에 자사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더해 성장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미다. 인텔은 9개월 안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및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신시장 진출에도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현실 장비와 드론 등에 프로세서를 공급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2015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업체인 알테라를 167억 달러(약 19조1782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 모빌아이 인수는 인텔 회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인수 규모다. 1999년 설립된 모빌아이는 2007년 골드만삭스로부터 1억3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2014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그동안 이 업체의 시장 가치는 업계에서 106억 달러로 추산됐다. 지난해 모빌아이의 순수익은 총 1억7733만 달러에 달했다. 이날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모빌아이 주가는 뉴욕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31%가 급등했다. 인텔 주가는 1.1%가 떨어졌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국내 대표 포털 기업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 ‘웨일(Whale)’을 14일 일반에 공개했다. 구글의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IE)가 버티는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네이버가 글로벌 업체가 주도하는 온라인 생태계 판세를 뒤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는 이날 개방형 웹브라우저인 웨일의 공개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OBT는 정식 출시 이전에 시범 버전을 공개하는 것이다. 정식 버전은 연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웨일에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생활환경지능은 사용자의 환경을 이해하고 스스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웹브라우저 창 하나만 띄워도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옴니태스킹’과 인터넷에서 처음 보는 단어를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즉시 의미를 해석해 주는 ‘퀵서치’ 등의 핵심 기능이 담겼다.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인 파파고를 적용해 외국 웹페이지를 바로 우리말로 옮겨준다. 웨일은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가 뿌리를 둔 개방형 소프트웨어(오픈 소스 SW)인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개발됐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TV와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해킹해 도청 및 감시 도구로 썼다는 폭로가 나왔다. 화면이 꺼진 스마트TV도 도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가전은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기관도 많이 구매하는 물품인데 보안관리 품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해킹 위협에 속수무책인 것으로 드러났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7일(현지 시간) CIA가 구글, 애플,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업의 제품과 플랫폼을 활용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방위 도·감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CIA 산하 사이버 정보센터 문서 7818건과 첨부문서 943건을 공개했다고 AP통신과 경제 전문지 포브스 등 미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위키리크스가 이날 공개한 CIA 문서에 따르면 CIA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MS의 컴퓨터 운영체제, 삼성의 스마트TV 등을 원거리 조종을 통해 도·감청 도구로 활용했다. 또 CIA는 ‘위장 전원 꺼짐’ 기술을 통해 TV 화면이 꺼져 있어도 주변의 소리를 도청하고 녹음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김승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리모컨으로 스마트TV의 전원 버튼을 누른 뒤 화면이 사라지면 전원이 꺼졌다고 생각하지만 해킹된 검은색 영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킹을 당하면 전원 버튼이 ‘페이크 모드(기만 모드·FakeMode)’로 전환하는 버튼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음성 녹음은 물론이고 카메라 영상 촬영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보안업계 전문가는 “음성이 CIA 서버로 전송됐다는 폭로가 사실이라면, 스마트TV의 권한관리와 운영체제 전반이 뚫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가전 보안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에도 주요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스마트TV 개인정보보호정책 약관에 문제가 있다며 도청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국가·공공기관에 납품하는 CC인증은 여전히 PC와 USB 메모리, 복합기 등 기존 장비에 대한 기준만 마련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정부기관과 기업 임원실 등에 납품된 스마트 가전이 적지 않은데 해킹도구로 쓰이고 있다면 국가 보안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올해부터 신용카드를 통해서도 온라인 본인 인증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정부는 본인 인증 수단으로 공인인증서, 휴대전화 문자서비스, 아이핀만 허용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신용카드를 본인 인증 수단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규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 시범 서비스를 이르면 이달 중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이 실시되면 신용카드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본인 확인이 가능해진다. 또 방통위는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한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달 시범 서비스를 할 사업자 접수를 마쳤고, 이들 신청사를 대상으로 현재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시범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범사업을 시작해 7월쯤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가 미국 뉴욕에 매장을 연다. 아시아를 넘어 북미 등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높이려는 라인이 캐릭터를 앞세워 세력 확대를 꾀하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 포털 기업의 캐릭터산업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의 캐릭터 브랜드이자 자회사인 라인프렌즈는 올 7월 총 430m²(약 130평)에 달하는 정식 매장을 뉴욕 타임스스퀘어 핵심 지역인 ‘1515 브로드웨이’에 연다고 6일 밝혔다. 뮤지컬 라이온킹 공연장으로 잘 알려진 1515 브로드웨이는 하루 유동인구만 33만 명에 달한다. 라인프렌즈는 대형 옥외광고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노출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 계획이다. 라인프렌즈는 지금까지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총 11개국 25곳에서 정규 매장을 운영했다. 미국 뉴욕과 콜롬비아에서 임시매장을 운영한 적이 있으나, 아시아를 벗어난 지역에서 정규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뉴욕 스토어 오픈은 라인프렌즈의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캐릭터 사업은 언어 장벽도 없는 데다가 이모티콘(스티커)과 메신저 서비스를 알리는 효과도 크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애널리스트는 “캐릭터 콘텐츠 사업 자체가 시장성이 있고, 캐릭터 사업이 성공했을 때 기업 이미지도 함께 오르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뉴욕 매장은 캐릭터 사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알리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현지 인지도 높이기에 나선 라인은 올해 북미와 신시장 개척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지난해 월간 실사용자 기준으로 왓츠앱(10억 명)과 페이스북 매신저(9억 명), 위챗(7억 명)에 이어 글로벌 4위(2억1800만 명)에 해당하는 라인은 주로 아시아 시장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2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캐릭터 사업은 메신저 유저 확보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시장에서 라인프렌즈에 대한 높은 관심은 확인된 바 있다. 2013년 미국 법인 설립 이후 2014년 말 타임스스퀘어에 라인의 캐릭터 제품을 판매하는 임시 매장을 열었을 당시 21일간 총 30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기존 메신저에는 없는 친근한 캐릭터 이미지를 통해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캐릭터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네이버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3일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프렌즈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라인프렌즈를 글로벌 대표 캐릭터 브랜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리고 설명했다. 캐릭터 산업 자체만으로도 이미 큰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캐릭터 산업의 전체 매출액은 2015년 기준 10조807억 원으로 전년도(9조527억 원)보다 11.4% 증가한 상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전문가 어디 없나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과 연구소가 빅데이터·AI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에서 이를 전공한 인력이 워낙 적어 인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최근 앞다퉈 연구개발(R&D)과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전담조직을 강화하는 가운데, 전문 연구 인력을 구하려는 기업 간 경쟁이 한동안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4차 산업혁명 전문가 확보에 기업 아우성 빅데이터·AI 관련 가장 치열한 인재 확보 각축전이 벌어지는 곳은 통신3사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전문연구원이던 김지원 씨(33)를 사내 연구조직인 T브레인 상무로 영입했다. 조직의 수장으로 사내 최연소 임원으로 영입한 것. SK텔레콤은 역시 삼성전자에서 영입한 김태윤 랩장(43)에게 미래기술원 내 AI테크랩을 맡겼다. SK텔레콤은 AI 분야에서 추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도 해외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석박사급 엔지니어들을 확보하기 위해 활발히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AI 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기존 조직보다 정원을 2배 이상 늘렸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인재 영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회사 내 재배치를 통해 80여 명 가까이 인력을 보강했다. KT 역시 최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야 전담부서를 신설하면서 기존 임원급 인사들의 인맥을 통해 인재 물색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AI 조직을 설립하는 등 이 분야에서 통신사와의 기술경쟁에서 맞불을 놓으면서 인재 영입 경쟁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예 지난해 10월 AI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인수금액만 약 2억1500만 달러(약 2400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AI 분야 인재 수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국내 박사급 전문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AI 분야에서 앞서가는 중국은 연간 2000명 이상의 인공지능 박사학위 보유자를 배출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에선 연간 20∼30명 수준에 그친다. AI 인재 경쟁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연구 분야로 꼽히는 빅데이터 분야도 인재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이 분야는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DB) 강자인 오라클과 IBM,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10여 년 전부터 데이터 과학자 모셔가기 경쟁을 벌이면서 인재 확보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석사급 이상 전문가도 연간 200여 명 수준밖에 배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해외 영입 제안에 흔들리고 있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알파고를 만든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의 AI 전문 인력이 150명에 이르고, 구글의 자연어 처리기술 전문가만 200명이 넘는데 국내 인재 양성은 아직도 제자리걸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4차 산업혁명 인프라 구축에 정부 나서야” 지금이라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인재 확보와 인프라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한국무역협회는 4차 산업혁명을 범국가적 정책과제로 추진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로 ‘국가혁신전략회의’(가칭)를 설치하고, 정부가 4차 산업혁명 특별법 제정 및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 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의는 4차 산업혁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할 때 현재 부처별로 분리돼 추진 중인 정책을 통합하고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무협은 설명했다. 또한 산업 간 융·복합과 기술 통합을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기 위해 4차 산업혁명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규제 완화를 위해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무협의 주장이다. 4차 산업혁명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무협은 제안했다. 또 기술혁신형 공공구매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기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수요 기관 간 컨소시엄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임현석 lhs@donga.com·한우신 기자}

네이버·라인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총집결된 AI 플랫폼이 최초로 공개됐다. 양사는 휴대전화 및 가전업체, 장난감 업체, 홈로봇 업체 등과의 협업도 예고했다. AI 플랫폼을 바탕으로 아시아 콘텐츠 생태계를 재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의 기조연설을 통해 네이버와 라인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AI 플랫폼 ‘클로바(Clova·CLOud Virtual Assistant·로고 사진)’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클로바는 AI 비서로 개발하던 네이버 ‘아미카’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다. 음성인식 AI 엔진, 비주얼인식 AI 엔진, 대화형 엔진 등 다양한 AI 기술이 반영된 통합 AI 플랫폼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개별 프로젝트로 연구하던 AI 기술이 클로바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데자와 대표는 “현재 주로 음성에 초점이 맞춰진 인공지능 플랫폼에서 더 나아가 폭넓은 감각을 인지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클로바 애플리케이션(앱)은 이르면 다음 달, 클로바가 적용된 AI 스피커 ‘웨이브’와 ‘페이스’는 한일 양국에서 각각 올해 중순과 말경에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소니와는 휴대전화, LG전자와는 가전제품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라인은 올해는 충분한 콘텐츠를 확보한 한일 양국에서 클로바를 선보이고 점차 아시아와 세계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라인은 클로바의 활용 폭을 넓히기 위해 일본의 로봇 제조사인 윈클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윈클은 사물인터넷(IoT) 제품과 홀로그램 로봇 등을 만드는 회사로, 클로바 기반의 AI 홈로봇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