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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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0~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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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불공정행위” 美정부가 反독점 소송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반독점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시장 지배력을 악용해 경쟁자들을 배제함으로써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20일(현지 시간) 미 법무부가 연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힌 57장 분량의 소장에는 구글이 자사 운영체제(OS)가 설치된 스마트폰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미리 탑재해 다른 회사와의 경쟁을 방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구글은 “소비자들은 구글 제품 사용을 강요받지 않았으며,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언론은 이번 소송이 1998년 미국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브라우저 끼워 팔기를 문제 삼아 제기한 반독점 소송 이후 가장 중대한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소송은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로 대표되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도 강력한 규제를 주장하고 있어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규제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건혁 기자}

    •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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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공정행위”…美정부, 구글에 反독점 소송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반독점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시장 지배력을 악용해 경쟁자들을 배제함으로서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20일(현지 시간) 미 법무부는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미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총 57장으로 작성된 소장에는 구글이 자사 운영체제(OS)가 설치된 스마트폰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미리 탑재해 다른 회사와의 경쟁을 방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구글 제품 의존도가 커지면서 구글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됐다고 미 정부는 지적했다. 미국 언론은 이번 소송이 1998년 미국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브라우저 끼워팔기를 문제 삼아 제기한 반독점 소송 이후 가장 중대한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소송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소비자들은 구글 제품 사용을 강요받지 않았으며,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이번 소송은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로 대표되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미 하원은 보고서를 통해 거대 테크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한국 등 각국 규제 기구도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방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다음달에 나올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도 강력한 규제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건혁기자 gun@donga.com}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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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법무부, 구글에 反독점 소송 제기…“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 80%”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마침내 반(反)독점 소송에 휘말렸다. 미국 법무부는 20일(현지 시간)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자의 진입을 막고 독점적 이익을 취해왔다며 워싱턴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소송이 1990년대 미국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제기한 반독점 소송 이후 가장 중대한 사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법무부 소장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미리 탑재시켜 다른 회사 앱의 시장 진입을 막고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시켰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선 선탑재된 구글 앱을 삭제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구글의 이런 조치는 별도의 수익 배분 계약을 통해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십 억 달러를 제공하면서 가능하게 됐다고 미국 정부는 설명했다. 구글과 스마트폰 제조사가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이면서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본 것이다. 제프리 로젠 미 연방 법무차관은 “만약 정부가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지금 집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음 혁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인들은 ‘차기 구글’(구글의 바통을 이어받는 혁신 기업)을 보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구글의 인터넷 검색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른다며 이 같은 과도한 점유율은 다른 경쟁사의 출현을 어렵게 하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줄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법무부의 제소에 대해 구글은 강하게 반발했다. 구글은 켄트 워커 최고법률책임자(CLO) 명의의 성명에서 “사람들은 구글을 자발적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구글을 사용하는 것이지, 강요에 의해서 또는 다른 대안을 못 찾아서 사용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글 앱의 선탑재 행위에 대해서는 슈퍼마켓을 비유로 들어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워커 CLO는 “시리얼 브랜드도 고객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자사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슈퍼마켓에 돈을 지불한다”며 “우리도 다른 수많은 사업들처럼, 우리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이번 소송은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라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않았다. 이날 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부터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벌여왔다. 의회 역시 이들 기업에 강도 높은 압박을 해왔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 산하 반독점소위원회는 이들 ‘빅4’ 기업에 대한 1년여의 자체 조사를 한 끝에, 이들이 온라인 사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으며 비슷한 부문의 사업은 분리할 필요성도 있다는 보고서를 이달 초 발표했다. ‘빅4’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올 7월 일제히 하원 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해 “삼성 LG 등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는 독점 기업이 아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은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최악의 경우 구글의 기업 분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법무부가 구글의 사업 방식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것을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원이 구글에 일부 사업의 분리나 신규 인수합병 제한 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론도 구글에 불리한 상황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와중에도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은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하면서 신바람을 내왔다. 다만 구글의 행위가 소비자의 혜택을 줄였다는 사실을 미국 연방정부가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MS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 오랫동안 반독점 소송에 시달렸지만 가까스로 기업 분할은 피한 바 있다. 연방정부의 이번 소송은 다음달 미 대선의 승자에 관계없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 규제에 대한 관심과 수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보다 오히려 민주당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반독점 규제를 더 광범위하게 적용하더라도 기업 분할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이날 법무부의 제소에 대해서 바이든 캠프는 별도의 입장을 나타내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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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방 답변에 끼어들지 못하게… 한쪽 마이크 꺼버린다

    22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에서는 상대방의 발언에 쉽게 끼어들지 못하도록 마이크를 아예 꺼버리는 조치가 도입된다. 지난달 29일 1차 토론 때처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발언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끼어들면서 ‘난장판 토론’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 대선토론위원회(CPD)는 19일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후보들은 각 주제별로 사회자의 질문에 2분간의 답변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때 상대의 마이크는 끄겠다는 것. 다만 답변 시간이 끝난 뒤에는 다시 마이크를 켜서 두 후보가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공정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토론에는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 스테피언 선대본부장 역시 “누군가에게 마이크를 끄는 권한을 주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토론 주제에 대해서도 “외교 문제를 더 토론해야 한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토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가지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코로나19와 인종문제 대처 등 자신에게 불리한 주제에 대한 토론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취지로 보인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당장 오늘 선거가 치러진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참모들과 전화 회의에서 “오늘은 승리에 대한 느낌이 최고조에 오른 날”이라며 “왜냐하면 우리는 많은 주에서 이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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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TV토론 ‘바이든 말실수’ 기대하는 트럼프

    22일 오후 9시(한국 시간 23일 오전 10시) 실시되는 미국 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가 전략을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1차 TV토론 때와 달리 끼어들기, 막말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과도한 인신공격을 남발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발언을 계속 자르는 바람에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제이슨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18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이 이번에는 바이든 후보가 일부 사안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여유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 출신인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말을 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바이든 후보가 종종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만큼 상대방 실수를 유도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든 부자(父子)의 우크라이나 비리 연루 의혹 등에 대해서는 바이든 측이 방어를 하려다가 논리가 꼬이면서 자멸할 수도 있는 만큼 굳이 나서서 공격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 또한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측은 바이든 후보에게 판을 깔아주면 그가 스스로 방황하다가 비틀거릴 것으로 여긴다”고 진단했다. 이번 TV토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당초 15일 열릴 예정이던 2차 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화상 토론 방식으로 변경됐는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해 취소됐다. 이런 까닭에 22일 토론이 두 번째이자 마지막 TV 토론이 됐다. 토론 사회는 NBC방송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크리스틴 웰커(44)가 맡는다. 웰커는 아메리칸 인디언 부친과 흑인 모친을 뒀으며 평소 대통령에게 비판적 태도를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윗에서 웰커를 지칭하며 “여느 가짜뉴스 기자들처럼 항상 끔찍하고 불공정했다”고 진행자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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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전처럼 역전극?… 트럼프, 핵심 경합주서 바이든 맹추격

    11월 3일 미국 대선의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북동부 펜실베이니아, 남부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바이든 후보의 고향인 데다 그간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혀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에도 이곳에서 여론조사 열세를 뒤집고 승리했다. 18일 선거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평균값은 44.8%로 바이든 후보(49.2%)와 불과 4.4%포인트 차이다. 6일 전만 해도 양측 격차가 7.3%포인트에 달했다. 최근 며칠간 대통령 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대통령의 차남 에릭 부부가 주 곳곳을 누비며 총력 유세를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RCP는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주에서도 바이든 후보(48.2%)와 트럼프 대통령(46.8%)의 차이가 1.4%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역시 이전 조사 때의 3∼4%포인트 차이보다 좁혀졌다. 정치매체 더힐은 16일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8%로 동률이라고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2.7%포인트), 애리조나(3.9%포인트) 등 기타 경합주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모두 5%포인트 안으로 좁혀지는 등 접전 양상이다. 전국 지지율에서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여전하지만 경합주 표심이 흔들리면 대선 승패를 예상하기 어려워진다. 대부분의 주가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 대선 체제에서는 양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주를 제외한 경합주 몇 곳의 결과가 사실상 백악관 주인을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세·경합우세 지역을 합쳐 현재 지지율 기준으로는 바이든 후보는 279명, 트럼프 대통령은 12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경합우세주로 분류된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16명) 등을 가져온다면 바이든 후보로서는 큰 타격을 받는다. 2016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경합주에서 ‘샤이 트럼프’(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숨은 트럼프 지지자)가 얼마나 투표를 하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합주 지지율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자금난, 전략 부재 등으로 트럼프 캠프의 위기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캠프, 백악관, 집권 공화당이 합심한 조직적 유세가 아닌 대통령의 개인기와 단독 플레이에 의존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캠프 관계자들이 겉으로는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지만 내부적으로는 조용히 패배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켄 스페인 공화당 전략가 역시 “노스캐롤라이나, 메인, 미시간주 등의 부동층에 호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우려했다.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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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달러만 좀 보태줄래?’ 트럼프에게서 받은 메시지[광화문에서/유재동]

    “이봐. 나 조(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야.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내 당선을 위해 12달러만 도와줘. 너무 대놓고 얘기해서 미안해.” “나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대통령의 장남)야. 지금 우리 아버지의 웅장한 연설 듣고 있지? 기부자 명단에 널 올리고 싶은데….” 미국 대선 취재를 위해 얼마 전 양당 캠프에 필자의 전화번호와 e메일 주소를 등록했다. 그 뒤로 이런 문자메시지를 하루 10여 통씩 받고 있다. 후보들로서는 막판 선거운동을 위해 필요한 일이겠지만 기부를 독촉하는 듯한 메시지를 계속 받다 보니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그냥 가만히 놔두고 있다 보니 얼마 전엔 이런 메시지까지 왔다. “대통령이 도와달라고 문자 보냈을 텐데 무시하고 있네. 너 아직 기부 안 했지?” 미국의 선거 문화는 한국과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이번에 제대로 깨닫고 있다. 그중 하나는 후보들이 직접 지지자들에게 돈 달라는 얘기를 서슴없이 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큼지막한 후보 얼굴과 함께 얼마를 기부할 것인지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1달러라도 기부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아예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는다. 기부를 이끌어내는 방식도 다양하다. 바이든 캠프의 공식 온라인 숍은 별 특별할 것도 없는 파리채를 후보 이름만 새겨놓고 개당 10달러에 팔고 있다. 최근 부통령 후보 TV토론 때 파리 한 마리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머리에 앉아 화제가 된 걸 모금에 활용한 것이다. 후보들이 이처럼 선거자금 마련에 사활을 거는 것은 미국은 신고만 제대로 하면 쓸 수 있는 총액에 사실상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자금 모금과 지출 방식 등을 법에서 일일이 규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 대선은 어느 후보가 얼마나 많은 돈을 거둬서 쓰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때가 많다. 특히 이런 경향은 팬데믹 속에 치러지는 올해 대선에서 유난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미디어와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선거운동에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면서 두 후보의 총선거비용은 이번에 5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4년 전 대선의 두 배에 이른다. 후보들의 이런 가공할 만한 ‘디지털 캠페인’은 유권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이들의 선거 참여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전체 기부자 중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자의 비중은 22%로 2016년(14%)보다 크게 늘었다. 변변한 유세현장 하나 찾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고 지루한 선거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방증이다. 물론 이런 무차별적인 문자 폭탄과 전화 공세가 정치에 대한 짜증과 냉소를 불러일으킨다는 우려도 크다. 트럼프 캠프는 이번 선거에서 총 10억 건의 문자를 발송할 계획이다. 지지자들도 부담스럽게 느낄 정도다. 후보들의 ‘문자 폭탄’은 적어도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이어질 태세다. 조금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필자의 이름을 부르며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대통령으로서 난 언제나 널 위해 싸울 거야. 근데 혼자서는 힘들어. 10달러만 어떻게 안 되겠어?”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봐도 그 뜨거운 열기와 절박함을 넘치게 느낄 수 있는 대선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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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서 맹추격…재선 가능성은?

    11월 3일 미국 대선의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북동부 펜실베이니아, 남부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바이든 후보의 고향인데다 그간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혀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에도 이 곳에서 여론조사 열세를 뒤집고 승리했다. 18일 선거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평균값은 44.8%로 바이든 후보(49.2%)와 불과 4.4%포인트 차이다. 6일 전만 해도 양측 격차가 7.3%포인트에 달했다. 최근 며칠간 대통령 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대통령의 차남 에릭 부부가 주 곳곳을 누비며 총력 유세를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RCP는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에주서도 바이든 후보(48.2%)와 트럼프 대통령(46.8%)의 차이가 1.4%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역시 이전 조사 때의 3~4%포인트 차이보다 좁혀졌다. 정치매체 더힐은 16일 플로리다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8%로 동률이라고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2.7%포인트), 애리조나(3.9%포인트) 등 기타 경합주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모두 5%포인트 안으로 좁혀지는 등 접전 양상이다. 전국 지지율에서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여전하지만 경합주 표심이 흔들리면 대선 승패를 예상하기 어려워진다. 대부분의 주가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 대선 체제에서는 양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주를 제외한 경합주 몇 곳의 결과가 사실상 백악관 주인을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세·경합우세 지역을 합쳐 현재 지지율 기준으로는 바이든 후보는 279명, 트럼프 대통령은 12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경합우세주로 분류된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16명) 등을 가져온다면 바이든 후보로서는 큰 타격을 받는다. 2016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경합주에서 ‘샤이 트럼프(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숨은 트럼프 지지자)’가 얼마나 투표를 하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합주 지지율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자금난, 전략 부재 등으로 트럼프 캠프의 위기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캠프, 백악관, 집권 공화당이 합심한 조직적 유세가 아닌 대통령의 개인기와 단독 플레이에 의존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각각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한 칼 로브, 데이비드 액설로드 같은 무게감 있는 대선 전략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캠프 관계자들이 겉으로는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지만 내부적으로는 조용히 패배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켄 스페인 공화당 전략가인 역시 “노스캐롤라이나, 메인, 미시간주 등의 부동층에 호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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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어들기·막말 자제” 2차 TV토론 앞두고 전략 바꾼 트럼프 캠프, 왜?

    22일 오후 9시(한국시간 23일 오전 10시) 실시되는 미국 대선후보 2차 TV토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가 전략을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1차 TV토론 때와 달리 끼어들기, 막말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과도한 인신공격을 남발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발언을 계속 자르는 바람에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후보가 발언을 계속하다보면 말실수를 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제이슨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18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이 이번에는 바이든 후보가 일부 사안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여유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출신인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말을 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바이든 후보가 종종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만큼 상대방 실수를 유도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든 부자(父子) 우크라이나 비리 연루 의혹 등에 대해서는 바이든 측이 방어를 하려다가 논리가 꼬이면서 자멸할 수도 있는 만큼 굳이 나서서 공격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 또한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측은 바이든 후보에게 판을 깔아주면 그가 스스로 방황하다가 비틀거릴 것으로 여긴다”고 진단했다. 이번 TV토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국가안보 주제를 두고 토론할 때 두 후보가 북한 비핵화 정책 및 한반도 정세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토론 사회는 NBC방송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크리스틴 웰커(44)가 맡는다. 아메리칸 인디언 부친과 흑인 모친을 뒀으며 평소 대통령에게 비판적 태도를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윗에서 웰커를 지칭하며 “여느 가짜뉴스 기자들처럼 항상 끔찍하고 불공정했다”며 진행자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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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개도국에 “화웨이 안쓰면 금융지원”…삼성전자, 반사이익 누릴까

    미국 정부가 아프리카, 중동 등지의 개발도상국들에게 중국 기업 대신 다른 나라의 통신장비를 사용하면 금융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전자 등의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미국은 중국이 아닌 ‘민주 국가’의 기업들로부터 하드웨어를 구입하는 나라들에게는 수십 억 달러 상당의 대출 등 금융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계획은 미국에서 식량 등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의 고위 관리가 밝혔다. 이를 위해 USAID는 개도국에 직원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들이 현지 규제담당 관료나 정치인들과 만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설득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화웨이 등 중국의 업체들과의 거래 금지를 요구해 왔지만 아프리카와 중동의 개도국에서 화웨이 및 ZTE 장비의 시장점유율은 50%를 웃도는 상황이다. 중국이 막대한 투자 자금을 풀어 이처럼 현지 영향력을 확대하자 미국이 ‘돈 풀기’로 맞불을 놓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한국이나 유럽 등의 통신장비 제조회사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노키아(핀란드), 에릭슨(스웨덴), 삼성전자(한국) 등 5세대(5G) 무선 통신장비를 만드는 기업들과의 거래에 미국 정부가 자금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의 지원 계획은 다음달 미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이런 미국의 계획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WSJ는 덧붙였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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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백악관 안보보좌관 “北 비핵화 협상, 도쿄올림픽이 기회”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내년 도쿄 올림픽이 협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아스펜 안보 포럼에 출연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은 이제 어려워진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비핵화 협상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우리가 무엇을 할지는 예단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 지금까지 핵실험을 안 한 것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 친밀한 관계 때문에 긍정적인 얘기들이 오갔다”면서도 “그와 동시에 우리는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는 흥미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자신이 최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났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지금 북한과의) 현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이 만족스러워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 대선 후에도 북한이 스스로 다른 옵션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다시 협상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 열릴 도쿄 올림픽을 거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좀 안정되면 내년에 올림픽이 열릴 것이며 북한이 도쿄 올림픽 참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림픽 개최를 전후에 협상을 하고 이어서 군축과 비핵화로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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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이 미친 삼촌이냐” 트럼프에 사회자 날선 공격…무슨 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한날한시에 다른 방송사를 통해 각각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이날(15일)은 원래 두 후보가 2차 TV토론을 열기로 돼 있는 날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일정이 취소되면서 공교롭게 같은 날 같은 종류의 행사를 열게 된 것이다. 두 후보의 발언이 전파를 타고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서로 대면만 하지 않았지 사실상 2차 토론의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양쪽의 분위기는 서로 상당히 달랐다.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타운홀 미팅을 가진 바이든 후보는 약 20명의 유권자들과 함께 차분하고 침착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정견을 밝혔다. 반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유권자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인종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서 사회자와 격렬한 언쟁을 벌이면서 행사장은 마치 바이든 후보와 토론을 한 것처럼 열기가 달아올랐다.● “당신이 미친 삼촌이냐” 트럼프에 사회자 날선 공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가량 진행된 타운홀에서 “코로나19 사태는 고비를 넘겼다”, “백신과 치료제가 곧 나올 것이다”, “일자리와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등의 기존 주장들을 반복했다. 그러나 베일에 쌓인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및 회복 과정, 세금 탈루와 부채에 관한 의혹, 인종문제에 대한 입장 등 까다로운 이슈에는 전반적으로 답변을 회피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사회를 맡은 서배너 거스리 NBC방송 앵커와 계속 마찰을 빚었다. 거스리 앵커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을 물으며 “왜 당신은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자꾸 거짓말을 전파하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히 리트윗이었다”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꾸했다. 그러자 거스리 앵커는 “당신은 대통령이다. 아무거나 리트윗해도 되는 누군가의 미친 삼촌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우 음모론자 그룹인 큐어넌(QAnon)에 대해서는 “그들을 잘 모른다”고 둘러댔다. 거스리 앵커가 “큐어넌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고 그들을 부정한다고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들은 소아성애자들을 반대한다”는 대답만 했다. 큐어넌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원 등이 연루된 소아성애자 집단과 비밀리에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거스리 앵커가 ‘백인우월주의자를 비난할 수 있느냐’고 계속 다그쳤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은 체념한 듯 “나는 백인우월주의자를 수년 간 비난해왔다”면서 “당신은 항상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왜 당신은 바이든에게 ‘안티파(급진좌파조직)를 비난할 수 있느냐’고 묻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거스리 앵커가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거세게 몰아붙이자 미 언론들은 최근 인터뷰에서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 조너선 스완 악시오스 기자 등과 그를 비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나를 뽑은 투표용지 수천 장이 폐기됐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85%는 코로나19에 걸린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계속 제기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이런 주장이 사실과는 다르다고 정정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자신의 폐가 손상됐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폐렴 증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내 폐가 조금 다르다, 아마도 조금 감염된 것 같다고 의사들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 처음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느냐는 질문에는 “의사들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억 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서는 “내 자산규모에 비해선 적은 빚”이라며 사실상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분하게 진행된 바이든 타운홀 다소 난장판 분위기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타운홀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비교적 차분하게 행사를 이끌어갔다. 또 자신을 비판하는 공화당 지지자의 날선 질문에도 차분하게 대처했다. 바이든 후보는 “백신이 나오면 맞을 것이냐”는 질문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입증됐다면 나는 백신을 맞을 것”이라며 “국민에게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맞을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후 진보성향의 대법관을 추가 임명해서 현재 보수 절대우위인 구도를 개혁하자는 아이디어에는 “대선 전에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대법관 증원이 지나친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견을 밝히기 꺼려해 왔다. 바이든 후보는 평소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타운홀이 마무리된 후에도 한동안 행사장을 떠나지 않으며 유권자들과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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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아들 의혹 보도 차단’에…공화당, 페북·트위터 등에 ‘집중포화’

    미국 공화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의혹에 대한 보도를 차단한 트위터와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의회로 소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선이 코앞에 다가오자 공화당이 반(反)트럼프 성향의 대형 정보기술(IT)기업에 대해 집중포화를 날리고 있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트위터는 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 그들은 언론을 검열하고 있다”며 “언론을 입막음하는 것은 수정헌법 1조 원칙에 직접적으로 위배된다”고 말했다. 미국 타블로이드 매체인 뉴욕포스트는 전날 바이든 후보의 차남 헌터가 자신이 다니는 우크라이나 기업의 임원을 당시 부통령이던 아버지에게 소개시켜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이 기사의 사실관계에 의혹이 있다면서 기사 링크를 차단하고 경고 문구도 삽입했다. 크루즈 의원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는 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며 “도대체 당신의 기준이 무엇인지 잭 도시(트위터 CEO)에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상원 법사위는 이달 20일 도시 CEO를 의회에 소환하는 방안에 대해 표결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소환하는 것 역시 표결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위협을 했다. 그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심각한 일들이 실제 일어날 수 있다”며 “이는 모두 큰 소송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트위터에 “정치적 발언을 검열하는 건 중국이나 북한, 이란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일이지 미국에선 아니다”며 “이는 모든 미국인을 겁에 질리게 할 것이다. 이런 빅테크 기업이 당신을 침묵하게 만들지 말라”고 주장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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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트럼프, 전세계 폭력배 포용…北, 더 많은 미사일 갖게 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 때문에 북한이 더 많은 미사일을 갖게 됐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후보는 15일 필라델피아에서 ABC방송과 가진 타운홀 행사에서 한 질문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이 같이 답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우리를 고립시켰다”며 “이란은 폭탄을 만들기 위한 충분한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고, 북한도 가용한 폭탄과 미사일을 더 많이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의 모든 폭력배(thug)를 포용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을 사례로 들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와 가장 친한 친구고 그에게 러브레터를 보내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함께 언급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으로 미국이 덜 안전해졌으며 국제사회의 신뢰마저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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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바이든 父子 우크라이나 커넥션 의혹 집중 부각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50)가 2015년 현직 부통령인 부친에게 자신이 이사로 근무하던 우크라이나 천연가스사 부리스마홀딩스 임원을 소개했을 가능성이 담긴 이메일이 공개됐다. 헌터가 부친을 앞세워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 거액을 챙겼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관련 기록을 모두 공개하라며 바이든 측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채 3주도 남지 않은 미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뉴욕포스트는 14일 부리스마 임원 바딤 포자르스키가 2015년 4월 헌터에게 “나를 미 워싱턴에 초대해 당신 아버지를 만날 기회를 줘 감사하다”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바딤이 2014년 5월에도 바이든 부통령의 영향력을 활용할 방법을 논의하는 메일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든이 실제 바딤을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호사 출신으로 에너지업계 경험이 없는 헌터는 2014년 4월 부리스마 이사로 뽑혀 매월 5만 달러(약 60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 부통령이 아들을 위해 ‘미국의 대출보증 철회’를 언급하며 2016년 우크라이나 정부에 부리스마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총장의 해임을 종용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총장은 실제 해임됐다. 이 이메일은 헌터 소유로 추정되는 노트북이 지난해 4월 한 수리점에 맡겨지는 과정에서 유출됐다. 수리점 주인은 노트북을 맡긴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8개월 후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변호사에게 전달했고 원본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가져갔다. 이 하드드라이브에는 헌터가 마약 및 성행위를 하는 장면도 담겼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달 10일 뉴욕포스트에 하드드라이브 복사본을 제공했다. 트럼프 측이 지난해 입수한 정보를 대선 직전 공개한 것을 두고 2016년 대선과 비슷한 ‘네거티브 공세’란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측은 선거 막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정부 계정 대신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했다는 ‘이메일 게이트’를 터뜨려 상당한 재미를 봤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정보 출처가 트럼프 측 인사라 객관성이 의심된다며 뉴욕포스트 기사 링크를 차단했다.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보도의 ‘스모킹 건(핵심 증거)’을 없앤 것은 끔찍하다. 바이든은 가족 사업에 관한 모든 이메일, 만남, 전화, 각종 기록을 공개하라”고 맞섰다. 바이든 캠프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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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퍼 “한미, 향후 70년 도전에 대응할 준비”

    14일(현지 시간)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70년 동맹’ 발언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미 동맹의 지속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보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SCM 모두발언에서 “70년 동안 우리(한미) 동맹은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의 보루로 남아 있다”며 “우리는 협력을 계속하고 앞으로 70년, 그리고 그 이상의 도전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실히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 대사가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은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뉘앙스에 차이가 있다. 발언 내용만 보면 이 대사는 앞으로 70년의 한미 동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보이는 반면 에스퍼 장관은 향후 70년은 물론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양국이 함께 협력하자고 한 셈이 됐다. 미 국무부 역시 이 대사의 국감 발언이 나온 직후 “한미 동맹을 극도로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이를 반박한 바 있다. 앞서 이 대사가 올 6월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도 미국은 “한국은 수십 년 전에 이미 어느 편에 설지를 선택했다”며 이례적으로 빨리 반응을 내놨다. 다만 올해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한미 양국이 ‘70’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해 많은 회의와 행사를 열어온 만큼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이 대사를 겨냥했다고 보는 건 지나치다는 견해도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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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Again 2016”… 역전승 추억 펜실베이니아 가족과 총출동

    미국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선거인단 538명 중 20명이 걸린 북동부 펜실베이니아주가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 모두 이곳에서의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이곳에서 또 한번 승리하기 위해 일가족을 동원한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탄광촌 스크랜턴이 고향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역시 10차례 이상 이곳을 찾으며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펜실베이니아 중서부 존스타운의 지지자들을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후 슈퍼맨이 된 것 같다”며 “백신이 곧 나올 것이고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것”이라고 외쳤다. 5일 퇴원한 그는 하루 전 남부 플로리다에서 재선 유세를 재개했고 이날 펜실베이니아를 찾았다. 대통령의 차남 에릭(36)의 부인이자 트럼프 재선 캠프의 선임고문인 라라(38)는 같은 날 주(州)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근교에서 ‘트럼프 프라이드 이벤트’를 열었다. 14일에도 펜실베이니아 교외 마을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행사를 개최한다. 16일에는 에릭이 필라델피아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 잡기에 나선다. 17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주내 소도시 리딩을 찾아 유세를 벌인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조사에 따르면 13일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에서 7.0%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 다만 낙관은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도 여론조사에서는 계속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밀렸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이곳에서 0.7%포인트 차로 이겼다. 민주당은 1992년부터 2012년까지 20년간의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 줄곧 승리했다. 2016년에는 저학력 백인 노동자층을 집중 공략한 트럼프 측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당시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선거인단 16명), 위스콘신(10명) 등 소위 ‘러스트벨트’(낙후된 공업 지역)에서 결정적 승기를 잡았다. 3곳 모두 원래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고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 후보가 우위였지만 선거 결과 트럼프 후보가 모두 1%포인트 미만의 격차로 신승했다. ‘주별 승자 독식제’라는 미 대선 제도로 인해 트럼프 후보는 3개 주 선거인단 46명을 챙겼고 여세를 몰아 백악관 주인이 됐다. 도시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클린턴 후보와 달리 바이든 후보는 자신이 노동계층 출신임을 강조하며 고향을 누비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으로 15일로 예정됐던 2차 TV토론이 취소되자마자 “대신 같은 날 필라델피아에서 유권자와 직접 만나는 ‘타운홀’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14일 트럼프 대통령도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타운홀’ 회의를 개최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2차 토론이 열리지 않는 대신 두 후보가 모두 격전지에서 똑같은 방식의 대선 유세를 하며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실베이니아가 이번 대선의 ‘티핑포인트’(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가 될 수 있다. 양당이 선거 자금을 경쟁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며 펜실베이니아를 둘러싼 두 후보의 혈투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양 후보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13일 영국 가디언은 바이든 후보가 57%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40%)을 17%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 중 두 후보의 격차가 가장 크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중 12%가 바이든 지지로 돌아섰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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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네 노벨상이야” 한밤 문 두드린 80대 스승

    “폴. 나 윌슨이네. 자네가 노벨상을 받았다네.” 로버트 윌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83)는 12일 오전 2시경(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 지역의 한 주택 문을 두드렸다. 스탠퍼드대 동료 교수이자 과거 제자였던 폴 밀그럼 교수(72)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사제(師弟)에서 학문적 동지가 된 두 교수는 ‘경매 이론’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윌슨 교수는 이미 직전에 스웨덴 노벨위원회에서 전화를 받고 자신의 수상 소식을 안 상태였다. 반면 밀그럼 교수는 숙면을 취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해 놓은 탓에 미처 전화를 받지 못했다. 이에 윌슨 교수 부부는 한밤중에 직접 자택 바로 앞에 있는 제자의 집을 서둘러 찾았다. 스탠퍼드대가 이날 트위터에 올린 밀그럼 교수 집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는 윌슨 교수가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울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윌슨 교수 부부가 “(노벨위원회에서) 연락이 올 것이니 전화를 받으라”고 하자 밀그럼 교수는 “와” 하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두 교수가 한밤중에 수상 소식을 듣고 한바탕 소동을 벌인 것은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 시점까지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역대 수상자들 중에는 노벨위원회의 전화를 받고 장난전화라고 생각하는 일도 잦았다. 이날 오전에 열린 원격 기자회견에서는 두 교수의 주요 연구 과제인 경매 이론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팬데믹) 국면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윌슨 교수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개인 의료 보호장비(PPE)란 희소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일에 ‘경매 이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환자 수를 가늠해서 PPE를 각 병원에 공급하고 이와 별도로 병원들끼리 PPE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밀그럼 교수는 “팬데믹 초기 인공호흡기가 부족해 미국 주마다 확보 경쟁을 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의료 체계에 부담만 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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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북한내 입지 흔들리면 핵무기로 한국 침공 나설 가능성”[파워인터뷰]

    《“북한이 핵을 가지게 된 후 한반도의 핵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입지가 흔들린다고 판단하면 체제 결속을 위해 한국 침공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대표적 군사안보 전문가로 꼽히는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68)이 동아일보와 e메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1일까지 여러 차례 이뤄진 질문과 답변을 통해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많게는 120개까지 보는 견해도 있다”며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은 당연히 핵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 동맹들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면 미국이 한국 정부와 상의 없이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300개 이상의 핵무기를 생산해 중국과도 맞설 수 있는 패권국을 노리는 듯하다. 북한의 군사 우위를 막기 위한 한미 동맹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 위치한 랜드연구소는 1000여 명의 박사 학위 인력을 보유한 국방안보 분야의 유력 싱크탱크다. 베넷 연구원은 한반도 정세와 북핵 문제에 대한 다수의 보고서를 발표했고 미 국방부, 주한·주일미군, 한국 국회 등과 공동 연구를 수행해 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10일 북한 열병식을 본 소감은…. 한밤중이어서 무기 식별이 어렵지 않았나. “올겨울 국민을 굶주림에 몰아넣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북한이 새로운 군사장비 도입에 많은 돈을 투자한 것 같다. 반면 한국은 군사력을 줄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미 연합군의 전방 방어가 더 취약해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 새로 공개된 미사일은 모조품일 수도 있지만 이동식발사차량(TEL)은 실제 차량인 듯했다. 야간 열병식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실수 및 실패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전지전능한 신으로 추앙받는 김 위원장은 실제로는 대중 앞에서 실패하는 것을 무척 두려워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어디까지 왔나. “북한이 1년에 5, 6개의 핵무기를 제조한다고 가정하면 지금 핵무기는 최소 30∼40개로 짐작할 수 있다. 이것도 상당히 많지만 미 정보기관과 다른 전문가들은 더 큰 숫자를 제시한다. 일부는 최대 120개를 예상한다. 2010년 북한 영변 핵단지를 방문한 미 핵물리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40∼75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밥 우드워드는 신간 ‘격노’에서 작계 5027을 근거로 “북한의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 방안으로 80개의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었다”고 썼다. 어떻게 보나. “내가 아는 한 작계 5027은 북한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북핵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 원칙이 ‘등가(等價) 보복’임은 말할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 5개로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 역시 비슷한 수의 핵으로 반격한다는 뜻이다. 북한이 언제 어디를 어떻게 공격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미국이 등가 보복을 하려면 항상 더 많은 북한 내 목표를 정해 놓고 있어야 한다.” ―미국도 북한에 대한 핵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인가. “미국은 2018년 ‘핵태세 검토보고서’에서 ‘우리는 미국이나 동맹국들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는 북한 체제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체제를 전복시키려면 수뇌부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들은 아마 핵무기를 쏜 뒤에 지하벙커에 은신할 것이다. 이 벙커를 파괴하려면 일반 무기로는 안 되고 반드시 핵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은 북한 공격을 막아달라면서 미국에 ‘핵우산’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핵 공격에 대비해 일정 수량의 핵무기를 준비하고 있는 건 당연하다.”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감지했고 이것이 미 본토에 긴급한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미국이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을까. “만약 북한에 핵무기가 5∼10개만 있다면 미국은 한국 정부와 상의할 여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가 100∼200개에 이르고 미국과 동맹들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면 미국은 그런 정보를 공유하거나 상의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정승조 합참의장이 ‘북핵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자위권 차원에서 미국의 동의 없이 선제 타격을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때 한국군의 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북한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해 공격할 징후를 감지하면 그로부터 30분 이내에 선제 타격을 할 생각이었다. 만약 한국이 미국의 동의가 필요치 않다면, 논리적으로 말해 미국도 한국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국이 가능하다면 한국 정부와 사전에 상의할 것이라고 본다.” ―한반도의 핵전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한미연합사령부는 북한이 먼저 핵공격을 하지 않는 한 북한에 먼저 핵을 사용하진 않을 것이다. 미국에 있어서도 핵을 사용한다는 건 최대한 피하고 싶은 일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때와 비슷한 핵무기가 하나만 서울에 떨어져도 300만 명이 죽거나 중상을 입을 것이다. 이런 핵무기가 75개 떨어진다고 상상해보라. 미국은 북한이 핵이 없을 때에도 북한에 선제공격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북한이 핵을 가지게 되면서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본다. 북한이 스스로 한국에 핵공격을 하고 자신은 무사할 것이라고 오판할 정도로 어리석을까봐 두렵다.” ―왜 북한이 먼저 핵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김 위원장의 핵무기 보유 목적은 여러 가지다. 전쟁을 억지하려는 차원도 있지만 무력으로 상대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 북한 정권이 매우 대담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부주의하게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 보진 않지만 그가 북한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흔들린다고 판단하면 체제 결속을 위해 한국 침공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요즘 북한에서 굶는 사람이 늘어나고 사회 불안의 기미가 보이는 상황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북한 정권은 지속적으로 핵무기로 선제공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해 왔다. 2015년 공개된 북한의 전쟁 계획을 보면 북한은 전쟁 시작부터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격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한국 군대는 북한 군대에 상대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주한미군을 한국군 전력에서 배제한다면 아마도 맞는 말일 것이다. 이는 한국에 있어 한미 동맹이 필요한 이유다. 한미 동맹이 확고하다면 북한은 (군사적으로 한국보다) 우월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군의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북한은 곧 한국을 군사력에서 앞설 가능성이 있다. 한때 50만 명이 넘었던 한국의 육군 규모는 문재인 정부가 끝나는 2022년 36만5000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내 추정으로는 2026년 29만 명까지 감소할 수도 있다. 한미 양국은 동맹을 계속 유지해야 하며 한국군의 전투력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11월 3일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북-미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누가 이기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기에 전망이 쉽지 않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긴다고 가정하면 북한 문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새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누가 될지 알 수 없어 더더욱 예측이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비핵화 협상을 빨리 진행하겠다고 말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내려면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선결 조건은 뭔가. 문 대통령이 이를 잘 이행하고 있다고 보나. “김 위원장은 핵이 자신에게 ‘부채’가 아니라 ‘자산’임을 확신하는 한 비핵화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이 그동안 채택된 모든 선언과 합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26년 전인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를 보면 ‘남북한은 핵무기를 시험, 제조, 생산, 저장, 보유하지 않을 것이며 핵에너지는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한다’고 돼 있다. 그러므로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순간 이를 위반한 꼴이 됐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어떤 의지라도 갖고 있다면 이미 판문점 선언을 이행할 준비를 했을 것이다. 나는 김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비핵화에 동의하게 한 점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동시에 판문점 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선 낮은 점수를 주겠다.” ―향후 북-미 관계 전망은…. “내 추측으로는 김 위원장은 200∼300개, 또는 그 이상의 핵무기를 생산해 (동아시아) 지역의 패권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심지어 중국에도 맞설 정도로 힘 있는 나라가 되길 원할 것이다. 북한 노동당이 지금까지 북한 엘리트에 해왔던 얘기들을 되짚어보라. ‘우리의 경애하는 최고지도자가 핵무기를 통해 세계를 지배할 것이며, 미국이 아닌 주체 조선에 의해 세계질서가 재편될 것이다.’ 이게 북한의 야심이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1973년 미 캘리포니아공대 졸업(경제학)△1975년 랜드연구소 입사△1979년 파디랜드 대학원 정책분석학 박사 학위△1982∼현재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1993∼1998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겸임교수△1999년∼현재 파디랜드 대학원 정책분석학교수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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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퇴원 닷새만에 공개행사… 내주엔 ‘전국 유세’ 나서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입원 당시보다 다소 건강해진 모습이었지만 음성 판정 여부를 밝히지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세 강행군’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사우스론 앞에서 ‘법·질서를 위한 평화적인 시위’ 행사를 열고 수백 명의 지지자 앞에 섰다. 5일 군병원에서 퇴원한 지 닷새 만이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감안해 군중들과 거리를 두면서 백악관 발코니 위에서 연설했지만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백인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색인종 공략에 집중했다. 그는 “졸린 조 바이든(민주당 대선후보)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들을 배신했다”며 “그가 이 나라를 잘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 대다수는 흑인과 히스패닉이었다. 또 그는 “백신이 곧 나오면서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초 예정했던 2000여 명에 훨씬 못 미치는 500여 명만 참석했다. 행사 참석자들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많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지 않았다.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 박사는 성명에서 “대통령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격리 종료 기준을 충족시킨다는 점에 더해 오늘 아침(10일) 코로나 유전자검사(PCR) 표본 검사 결과 대통령이 타인을 전염시킬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 기분이 좋다”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연설 길이는 짧았다. NYT는 “집회에서 90분 이상 연설한 적도 많지만 이번 연설은 18분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부터 사흘간 경합주인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주의 공항에서 차례로 대규모 유세를 벌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경합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6∼9일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54%)가 트럼프 대통령(42%)을 12%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21∼24일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10%포인트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이후 격차가 더 벌어졌다. 15일로 예정됐던 2차 대선후보 TV 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상토론 방식’이란 점에 반대하며 거부해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 TV 토론은 22일에 한 차례만 더 열릴 예정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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