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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년간 10여 건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했던 A 씨는 한 번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은 적이 없었다. A 씨 사건을 맡은 법관은 A 씨가 경제적 여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을 파악한 뒤 소송구조 결정을 해 무료로 변호인을 지정해줬다. 이후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지며 당사자들이 모두 수긍하는 판단이 나왔다. #2. 한 민사재판부의 B 법관은 판결 선고를 하며 주문만 낭독하는 다른 법관들과 달리 판단 이유를 일일이 설명해줬다. 당사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사용해 사건에 참여한 변호사로부터 “배려가 느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최근 1년간 소속 변호사들이 수임한 사건의 담당 법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 22명의 우수 법관을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우수 법관 중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담당하는 유영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7기),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 등을 맡고 있는 허선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48·30기) 등이 포함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48·25기)도 우수 법관으로 꼽혔다. 우수 법관으로 뽑힌 판사들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 당사자들에게 상세하고 합리적으로 설명을 했고, 예단을 드러내지 않고 공정하게 진행했으며 충분한 입증 기회를 제공한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변회는 10명 이상 변호사로부터 하위 법관으로 지목된 법관 5명의 사례도 공개했다. 다만 법관의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하위 법관으로 꼽힌 한 판사는 변호사에게 “(사법연수원) 몇 기냐” “변호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긴박한 사정이 있는 것 같다”며 1주일 내로 서면을 제출하라고 요구해놓고 두 달이 지나도록 휴가 등 사유를 대며 특별한 이유 없이 소송 절차를 지연한 판사도 있었다. 이 밖에 반말 투로 말하거나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조정을 강권하는 법관들도 하위 법관으로 꼽혔다. 이번 평가는 서울변회 소속 회원 1만8143명 가운데 1440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평가 대상은 전국 모든 법관 3000여 명이었다. 평가 결과는 법원행정처에 전달되고, 우수 법관 또는 하위 법관으로 선정된 법관 이름 등은 소속 법원장과 해당 법관에게 우편으로 개별 통지된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현직 부장판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결정을 내리면서 ‘재판부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책임자를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주요 사건을 맡은 재판부 성향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법원 내부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는 이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판사는 바보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부장판사는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니. 그것은 재판부를 조종하겠다.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며 “검찰총장의 지시로 그 문건을 만든 것은 아닌지 의심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 부장판사는 “대법원 행정처에 부탁한다. 판사 뒷조사 문건이 무슨 내용이고, 어떻게 작성됐는지 확인해달라”며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고발도 해달라. 검찰을 못 믿겠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좋다”고도 했다. 장 부장판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공소유지 참고자료를 파악한 것”이라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 “어이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오전 10시경 게시된 장 부장판사의 글에는 오후 7시까지 8개의 댓글만 달렸다. 한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공판 전략을 위해 재판부의 성향을 분석하는 변호사처럼 검찰도 공판 준비를 위해 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이제 감찰이 시작되는 단계라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무작정 불법 사찰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이들도 많다”며 “장 부장판사의 글에 동의하는 법관들이 많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4·15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 당시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김홍걸 의원 측이 “실무진의 실수일 뿐 당선을 위한 허위신고가 아니다”며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김 의원을 수사 의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직원은 “매뉴얼 등을 통해 상세히 안내했고, 실수라고 보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증언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의 첫 공판을 열었다. 김 의원은 총선 전 재산공개 과정에서 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10억 원대의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상가를 1억9200만 원으로 축소 신고하고, 강남구 일원동의 아파트와 상가 임대보증금 7억1000만 원을 누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 의원 측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비서와 경리직원이 신고 서류를 작성해줬는데 이들은 선거 실무 경험이 없었다”며 “실무진이 확인한 서대문구 상가의 공시가격은 2008년에 용도가 변경돼 조회 가능한 최신 시점인 2007년 가격을 신고한 것이고, 일원동 아파트 등 임대보증금을 누락한 것은 이를 채무라고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중앙선관위 직원은 “대현동 상가의 신고 액수 차이는 통상적 관념을 벗어났다”며 “일원동 아파트의 임대보증금 채무를 누락한 것은 실거주가 아니란 점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숨길 만한 동기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비례대표 후보자도 처벌 사례가 있어 수사 의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법원이 991억 원의 추징금을 미납한 전두환 전 대통령(89)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긴 검찰의 조치가 일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0일 전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의 연희동 자택 추징에 반발해 이의를 제기한 사건에서 “연희동 본채 및 정원에 대한 2013년 압류처분은 위법하다. 다만 별채에 대한 압류처분은 적법하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범인(전 전 대통령)의 명의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재산을 몰수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취득한 불법재산(뇌물)이어야 하고, 해당 재산을 소유한 사람이 불법재산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취득했어야 했다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2013년 압류한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은 본채와 정원, 별채 등 3곳으로 나뉜다. 본채는 부인 이순자 씨 명의이고, 정원은 비서관, 별채는 며느리 명의로 돼 있다. 재판부는 본채와 정원에 대해 “대통령 취임 전 취득한 재산이라 불법재산으로 보기 어렵고, 차명재산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 증거자료만으로는 입증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다만 별채에 대해선 “2003년 처남이 피고인의 비자금으로 별채를 취득한 것이 확인됐다”며 불법재산으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법원의 결정문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의 신청을 인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항고를 제기하고, 아울러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4명이 이 수사를 했는데 똑같은 구성원이 직전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재수사를 했다. 똑같이 수사했는데 그때 그 수사를 할 때 박수치던 분들이 이번 수사를 할 때는 비난했다. 왜 이런 비난을 받는지 의아스러웠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수사와 공소 유지를 담당해 온 이정섭 수원지검 부장검사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심리를 마무리했다. 이 부장검사는 재판 말미에 간단히 소회를 밝히겠다며 “이 사건 관계인 중에 어떤 분이 ‘피아’라는 개념을 썼는데 피아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당시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에게 “피아 구분을 하라”며 감찰 중단을 요구했던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이 부장검사는 “피아는 정치와 전쟁에서는 생길 수 있지만 형사 영역에서는 생각하기 어렵다”며 “수사 입장에서 피아가 있다면 범죄를 저지르고 은폐하려는 ‘피’와 밝히려는 ‘아’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 재수사와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담당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며 “저에게 검찰이 덧씌운 여러 혐의 중 유재수 사건이 오늘 마무리된다”며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길이 멀다.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하나하나 사실과 법리에 따라 다투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4일부터는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심리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법원이 흡연과 폐암 발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 때문에 추가로 발생한 진료비를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회사 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홍기찬)는 건보공단이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보험급여비용 530억여 원을 배상하라며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20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6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앞서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흡연으로 인해 공단이 추가로 부담한 진료비가 총 533억 원에 달한다며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은 흡연과 인과성이 큰 폐암 중 소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 등 3가지 질병을 앓은 환자들 가운데 하루 한 갑 이상씩 20년 이상 흡연한 이들에 대해 건보공단이 2003~2013년 부담한 진료비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질병(폐암 등)은 개인의 생활습관과 유전, 주변 환경, 직업적 특성 등 흡연 이외에 다른 요인들에 의해 발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제로 대기오염, 가족력, 과거 병력, 음주, 스트레스, 직업력 등 다양한 요인이 폐암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014년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대법원은 흡연자와 가족 30명이 담배회사인 KT&G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2건을 모두 원고 패소 판결로 확정했다. 건보공단은 항소할 방침이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판결”이라며 “담배의 명백한 피해에 관해 법률적으로 인정받으려고 노력했지만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40) 씨의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지숙)는 12일 유 씨의 가족 3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 씨에게 1억2000만 원, 동생 유가려 씨에게 8000만 원, 아버지 유 씨에게 3000만 원을 국가가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사건 관련 증거를 위조한 것은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불법성의 정도가 매우 크고, 향후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억제·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현직 부장판사가 동료들과 회식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서부지법 A 부장판사(54·사법연수원 22기)는 10일 오후 9시 40분경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A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7시경부터 서울서부지법원장과 서부지법 소속 부장판사 등 8명이 함께한 회식 자리에 참석했다. 회식 도중 자리를 떠난 A 부장판사가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로 발견돼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후 11시 20분경 숨졌다. 평소 술, 담배를 하지 않는 A 부장판사는 회식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인 A 부장판사는 올해 2월 서울서부지법에 부임해 형사합의 재판부에 몸담고 있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기부금을 유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 재판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김동원 씨(51·수감 중)가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기는 하나 ‘경공모에 대해서는 (2017년) 이미 (당시) 문재인 대표에게 보고했고, 문 대표가 드루킹 닉네임은 이미 알고 있더라고’라는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9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인터넷상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판결문에는 이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허익범 특검이 김 지사를 기소하며 증거로 제출한 경제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텔레그램 대화방 메시지 중 일부다. 1심 재판부는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가 남긴 이 메시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달랐다. 이 메시지는 2017년 1월 10일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진행된 김 지사와 경공모 회원 간의 간담회 직후 나왔다. 2016년 11월 9일 산채를 방문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목격한 후 두 달 만에 김 지사가 산채를 다시 찾은 날이었다. 당시 간담회 다음 날인 2017년 1월 11일 밤 12시 30분경 간담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있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오늘 김경수 미팅 정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올렸다. 이 메시지에는 ‘1. 우리 측 거사에 관련된 방해나 공격이 있을 경우 김 지사가 책임지고 방어해주겠다―다짐 받음’이라는 메시지부터 ‘6. 경공모에 대해서는 이미 문 대표에게 보고했고, 문 대표가 드루킹 닉네임은 알고 있더라고’라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6번 메시지에 대해 판결문에서 “김 씨가 (특검에서) ‘경공모 회원은 아닌 블로그 이웃 누군가가 비밀 댓글로 2017년 1, 2월 무등산 등반 중 문재인 후보를 우연히 만나 드루킹을 아느냐고 물었는데 당연히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때 이미 김 지사가 문재인 후보에게 제 닉네임을 이야기한 줄 알았다’고 진술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가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기는 하나 (특검에서 한) 진술은 질문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6번 메시지가 허위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대화 내용을 요약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전체적인 취지에는 신빙성이 높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와 김 씨가 특히 2017년 대선 기간에 집중적으로 만났다. 김 지사의 세 번째 방문(2017년 1월 10일)이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경공모의 요구를 수용해 관계를 유지하려는 김 지사의 태도는 킹크랩을 운용하는 김 씨 등의 범의를 강화시키는 행위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박상준 기자}

“접속 로그가 휴대전화에서 16분간 내내 이어졌는데 해당 기종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후 7∼8시 포장된 닭갈비로 함께 식사하느라 오후 8시 7∼23분에는 브리핑만 진행됐을 뿐 시연회는 없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댓글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1심 판결을 뒤집기 위해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이 같은 새로운 주장을 했다. 하지만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김 지사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판결의 근거로 활용되면서 김 지사에겐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에 활용된 킹크랩 개발자 ‘둘리’(온라인 닉네임) 우모 씨의 휴대전화 기종 LG ‘옵티머스 뷰2’에는 안드로이드 4.0 버전이 탑재돼 있어 ‘슬립 기능’이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슬립 기능은 잠금화면에서도 로그 기록이 중단되지 않는 기능을 뜻한다. 특검은 로그 기록이 남은 2016년 11월 9일 8시 7∼23분 가운데 초반 2∼3분가량 시연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은 해당 기종으로 시연회가 이뤄졌다면 8시 10분경에 로그가 중단됐어야 했고, 또 킹크랩 로그 기록이 우 씨의 PC에서도 나타난 점을 고려해 보면 당일 시연이 아닌 킹크랩 ‘테스트’가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휴대전화 기종인 LG 옵티머스 뷰2를 가지고 직접 실험을 해본 결과 휴대전화가 잠금화면이 돼도 로그 기록이 생성되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특히 8시 23분 30∼53초에 나타난 우 씨의 PC 로그 기록이 멈추는 현상에 주목했다. 바로 이 ‘23초’간 시연회장 옆에 있던 사무실에서 PC로 킹크랩을 가동하던 우 씨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김 지사 앞에서 시연회가 끝난 해당 휴대전화를 받아왔다고 판단했다. 23초가 끝날 무렵에 휴대전화의 로그가 중단됐고, 이후 10여 초가 지난 뒤 PC의 로그도 중단됐다. 김 지사 측은 항소심에서 닭갈비 포장 여부를 쟁점으로 부각했다. 2016년 11월 9일 오후 7시경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 도착한 후 1시간 동안 경공모 회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의 산채 방문 이후 1시간 동안 경공모 브리핑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오후 7∼8시에 브리핑이 아닌 밥을 먹었다는 알리바이를 생성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닭갈비) 포장과 식사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며 “객관적으로 8시대에 브리핑에 참석한 사람의 로그가 발견된 이상 8시대에는 (브리핑이 아닌) 킹크랩 시연이 있었다”는 취지로 김 지사 측 주장을 탄핵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접속 로그가 휴대전화에서 16분간 내내 이어졌는데 해당 기종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후 7시~8시 사이 포장된 닭갈비를 함께 식사하느라 오후 8시 7분~23분에는 브리핑만 진행됐을 뿐, 시연회는 없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댓글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1심 판결을 뒤집기 위해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이 같은 새로운 주장을 했다. 하지만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김 지사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판결의 근거로 활용되면서 김 지사에겐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에 활용된 킹크랩 개발자 ‘둘리’(온라인 닉네임) 우모 씨의 휴대전화 기종 LG ‘옵티머스 뷰2’에는 안드로이드 4.0 버전이 탑재돼 있어 ‘슬립기능’이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슬립기능은 잠금화면에서도 로그 기록이 중단되지 않는 기능을 뜻한다. 특검은 로그 기록이 남은 2016년 11월 9일 8시 7분~23분 가운데 초반 2~3분 가량 시연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은 해당 기종으로 시연회가 이뤄졌다면 8시 10분경에 로그가 중단됐어야 했고, 또 킹크랩 로그 기록이 우 씨의 PC에서도 나타난 점을 고려해보면 당일 시연이 아닌 킹크랩 ‘테스트’가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휴대전화 기종인 LG 옵티머스 뷰2를 가지고 직접 실험을 해본 결과 휴대전화가 잠금화면이 돼도 로그 기록이 생성되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특히 8시 23분 30초~53초 사이에 나타난 우 씨의 PC 로그 기록이 멈추는 현상에 주목했다. 바로 이 ‘23초’간 시연회장 옆에 있던 사무실에서 PC로 킹크랩을 가동하던 우 씨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김 지사 앞에서 시연회가 끝난 해당 휴대전화를 받아왔다고 판단했다. 23초가 끝날 무렵에 휴대전화의 로그가 중단됐고, 이후 10여 초가 지난 뒤 PC의 로그도 중단됐다. 김 지사 측은 항소심 들어 닭갈비 포장 여부를 쟁점으로 부각했다. 2016년 11월 9일 오후 7시경 경기 파주시 느룹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 도착한 후 1시간 동안 경공모 회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의 산채 방문 이후 1시간 동안 경공모 브리핑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오후 7~8시 사이에 브리핑이 아닌 밥을 먹었다는 알리바이를 생성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닭갈비) 포장과 식사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며 “객관적으로 8시대에 브리핑에 참석한 사람의 로그가 발견된 이상 8시대에는 (브리핑이 아닌) 킹크랩 시연이 있었다”는 취지로 김 지사 측 주장을 탄핵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댓글 여론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53·사진)가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김 지사를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김 지사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김 지사는 일단 지사직을 유지했지만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게 되고 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선거에 나갈 수 없다. 6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김 지사가 2016년 6월∼2018년 2월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51·수감 중) 등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기사 8만여 건의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가 2018년 6월 지방선거 관련 여론 조작 대가로 김 씨 측에 공직을 약속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기 파주시에 있는 드루킹의 경제공진화모임(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해 댓글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에 참관한 사실을 인정하며 드루킹 일당의 댓글 작업을 동의 내지는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김 지사는 이후 김 씨로부터 킹크랩 운용 현황과 댓글 작업 결과 등을 수시로 보고받는 등 범행에 관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2018년 6월 지방선거 선거운동과 관련해 김 씨 측에 일본 오사카, 센다이 총영사직을 약속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이 혐의로 죄가 되려면 당시 선거 후보자가 특정된 상태여야 하는데 인사 논의가 오갔던 기간인 2017년 6월∼2018년 2월은 김 지사가 도지사 후보로 정해지기 이전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선고 직후 법원을 나서며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진실의 절반만 밝혀졌다. 나머지 절반은 즉시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반드시 밝히겠다”고 말했다.박상준 speakup@donga.com·유원모 기자}

“조직적인 댓글 부대의 활동을 용인한다는 것은 존경받아야 할 정치인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누구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6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댓글 여론 조작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51·수감 중) 등이 진행한 댓글 조작에 관여한 공동정범이라고 판단하면서 “객관적 증거가 하나하나 드러났는데 모두가 예외 없이 2016년 11월 9일을 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은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이 준비한 댓글 여론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에 참관한 날로 김 지사를 기소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댓글 조작 범행의 본격적인 서막이 열린 날이라고 강조해왔다.○ “모든 증거가 ‘킹크랩 시연 참석’ 가리켜” 재판부는 이날 1시간가량 판결 선고를 하며 핵심 쟁점인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 사실이 어떻게 증명됐는지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동안 김 지사 측은 2016년 11월 9일 오후 8시경 경제공진화모임(경공모)의 사무실인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를 방문하긴 했지만 경공모의 활동 브리핑을 들었을 뿐 킹크랩 시연은 보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건 당일 오후 8시 7분부터 23분까지 16분간 시연에 사용된 킹크랩 개발자 ‘둘리’ 우모 씨(34·수감 중)의 휴대전화에서 로그 기록이 명백하게 남아 있다며 김 지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김 지사 측은 킹크랩에 사용됐다는 네이버 아이디의 로그 기록이 오후 8시 20∼23분 사이 우 씨의 산채 사무실 PC와 휴대전화에 중첩돼 나타났다며 시연이 아닌 단순 테스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그 시각 PC의 로그 기록이 ‘23초’간 비어 있다. 그 23초가 끝난 시점에 휴대전화의 로그가 종료된다”며 “김 지사와 김 씨가 시연회를 마칠 무렵 우 씨를 불러 휴대전화를 가져가게 한 시간이 ‘23초’로 파악된다”며 킹크랩 시연이 있었다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재판부는 디지털 자료뿐 아니라 경공모 관련자의 진술, 김 씨가 옥중노트에서 “2번째 방문 날 킹크랩 관련 김 지사에게 브리핑 함”이라고 적어 놓는 등 여러 증거가 김 지사의 시연 참관을 증명해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약 50회에 걸쳐 김 씨가 김 지사에게 전달한 ‘온라인 정보보고’ 문서에서도 ‘킹크랩’이 2회에 걸쳐 등장하고, 2016년 12월 말에는 ‘킹크랩의 완성도가 98%’라는 내용이 있는 등 김 지사가 킹크랩의 기능 및 운용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온라인 정보보고에는 드루킹 김 씨 등이 조작한 댓글 기사 목록 등이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다”며 “이 같은 행동은 김 지사의 묵인하에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민주사회에서 공정한 여론 형성이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걸 저버리고 조작한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2018년 지방선거-센다이 총영사 제의 연관 없어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와 함께 김 지사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지사가 김 씨 등이 2018년 6·13지방선거 때까지 댓글 조작을 지속해주는 대가로 경공모 회원인 도모 변호사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의한 것이라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 지사와 김 씨 간에 인사 관련 논의가 이뤄진 2017년 6월∼2018년 2월 사이에는 김 지사가 지방선거 후보로 결정되지도 않은 상태였다며 선거운동 기간에 제공하는 ‘이익 제공’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거운동은 후보자가 있어야 하는데 당시 후보자가 특정돼 있지 않았다”며 “공직선거법을 적용하기에는 ‘명확성의 원칙’에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허익범 특검은 재판이 끝난 후 “정당의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대가로 공직을 약속했는데 후보자를 특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죄라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유원모 onemore@donga.com·박상준 기자}
전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고유정(37·수감 중)에 대해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5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심과 항소심 모두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고유정의 전남편 살인 혐의에 대해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피고인은 범행 도구와 방법을 검색하고 미리 졸피뎀을 처방받아 구매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제주의 한 펜션에서 아들과의 면접 교섭을 위해 만난 전남편 A 씨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바다 등에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고유정은 A 씨를 살해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A 씨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해 저항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해 왔다. 다만 대법원은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며 “고유정의 고의에 의한 압박 행위가 아닌 함께 잠을 자던 아버지에 의해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사 고유정의 고의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유정은 지난해 3월 재혼한 남편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B 군(당시 4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몸으로 눌러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증인의 말은 너무 모순된다.”(공판 검사) “그게 왜 모순입니까!”(조국 전 법무부 장관) 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7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검찰과 설전을 벌였다. 그동안 조 전 장관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 가족 관련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해 왔지만 이날은 모든 질문에 답변했다.○ “3인 회의 통해 내가 감찰 중단 결정” 조 전 장관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검찰의 신문에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우선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은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대통령반부패비서관 등과 함께 진행한 ‘3인 회의’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실 원형 테이블에서 두 비서관이 의견을 얘기하고, 제가 결정하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은 지난달 23일 공판에서 “‘3인 회의’를 한 적이 없다”며 조 전 장관과 다르게 증언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수사 의뢰나 감사원 이첩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조 전 장관이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지시해 감찰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의 이 같은 증언 등을 근거로 조 전 장관에게 “마치 협의를 거쳐 감찰을 중단한 것처럼 하기 위해 논리를 만든 것 아니냐”고 물었다. 조 전 장관은 “상당히 모욕적인 질문이라 답변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적폐 청산’ 후 공무원들 불만에 정무적 판단” 조 전 장관은 감찰 중단 후 조치와 관련해 “금융위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사표 수리 의견을 통보하라고 백원우 전 비서관에게 지시했다. 금융위에서 자체 징계 등 추가 조치를 예상했다. 최소 옷을 벗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은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대부분 클리어(해소)됐다’고 들었고 사표를 받으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당시 통보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 (내가) 직접 통화하지 않았다.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감찰 중단 이후 유 전 부시장은 재직 기관이었던 금융위원회에서 명예퇴직한 뒤 국회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경제부시장까지 지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처럼 골프채 수수, 항공권 대납 등 1000만 원이 넘는 금품 수수를 확인하고도 수사 의뢰 등의 조치 없이 사표로 마무리된 사례가 있냐고 따져 물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적폐 청산’ 기조로 공무원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을 고려해 정무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하반기 중요 과제가 ‘적폐 청산’이었는데 이로 인해 부서별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었고, 공무원들의 불만·불안이 상당히 높았던 점이 작용했다”며 “백 전 비서관이 공무원을 무조건 형사 처벌하면 집권세력으로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냈고, 그런 부분에 저도 상당히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의 비위는 적폐 청산도 아니다. 지극히 단순한 개인적인 비리 사건에 정무적 입장 고려할 필요 있냐”고 반문했다.○ “유재수 감찰, 업무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비중” 검찰은 2017년 감찰 당시 참여정부 측 인사들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명운동을 해와 특별감찰반원들이 압박을 받아 왔음에도 조 전 장관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추궁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구명운동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유재수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1부속실에서 근무한 특수성이 있었고, 범여권 인사가 구명운동한다는 두 가지 문제가 겹쳐서 백 전 비서관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명운동을 한 인사가 누군지 파악했느냐”고 묻자 조 전 장관은 “유재수 사건은 2017년 하반기에 민정수석실에서 100분의 1도 안 되는 비중이었다”며 “검찰, 경찰, 국정원 개혁 방안 등 수행하던 일이 있어 유재수 건에 대해선 깊은 논의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은 “너무 모순된다. 100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한편으로는 특별감찰반이 참여정부 인사들로부터 압박받는 상황이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을 조인(참여)시켰다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그게 왜 모순입니까”라며 호통을 치듯 말하며 “계속 모순된다고 하는데 의도적 혼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검찰은 감찰 기간 김경수 경남도지사(당시 국회의원)와 2차례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김 지사로부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선처 요구를 받은 적이 없는지 물었다. 조 전 장관은 “첫 번째는 안부 차원의 통화였고, 두 번째는 권력기관 개혁안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해 길게 브리핑을 해줬다”며 선처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유원모 onemore@donga.com·박상준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경영진이 올 6월 금융감독원 조사를 앞두고 ‘펀드 하자 치유 문건’ 등 관련 증거를 은닉하기 위한 ‘비밀의 방’을 만들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 소속 정모 씨(41)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 심리로 열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50·수감 중), 옵티머스 사내이사인 윤모 변호사(43·수감 중) 등 옵티머스 관계자 5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씨는 올 6월 진행한 조사 과정에서 옵티머스의 한 직원으로부터 “올 5월부터 미리 PC를 교체하고, 업무 자료를 다른 사무실로 옮겼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른바 ‘비밀의 방’으로 지목된 건물을 찾아가자 사무실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 김 대표의 개인 사무실이 있었다고 했다. 정 씨는 “김 대표의 동의하에 봉인된 도어록을 열고 들어갔다. 비밀의 방 안에는 PC와 ‘펀드 하자 치유 문건’, 펀드자금을 개인에게 빌려준 후 받은 차용증, 수표 사본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감원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다음 날 옵티머스의 비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경영진이 도피와 증거 인멸을 위해 작성한 문건을 확보했다고 재판에서 밝혔다. 옵티머스 경영진이 금감원 조사 중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정황도 추가로 나왔다. 정 씨는 “김 대표가 ‘거래처는 고문들이 주선하고, 운영은 윤 변호사가 수행한다’고 금감원 조사에서 말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고문으로는 양호 전 나라은행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활동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경영진이 올 6월 금융감독원 조사를 앞두고 ‘펀드 하자 치유 문건’ 등 관련 증거를 은닉하기 위한 ‘비밀의 방’을 만들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 소속 정모 씨(41)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 심리로 열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50·수감 중), 옵티머스 사내이사인 윤모 변호사(43·수감중) 등 옵티머스 관계자 5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씨는 올 6월 진행한 조사 과정에서 옵티머스의 한 직원으로부터 “올 5월부터 미리 PC를 교체하고, 업무 자료를 다른 사무실로 옮겼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른바 ‘비밀의 방’으로 지목된 건물을 찾아가자 사무실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 김 대표의 개인 사무실이 있었다고 했다. 정 씨는 “김 대표의 동의 하에 봉인된 도어락을 열고 들어갔다. 비밀의 방 안에는 PC와 ‘펀드 하자 치유 문건’, 펀드자금을 개인에게 빌려준 후 받은 차용증, 수표 사본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감원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다음날 옵티머스의 비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경영진들이 도피와 증거 인멸을 위해 작성한 문건을 확보했다고 재판에서 밝혔다. 옵티머스 경영진들이 금감원 조사 중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정황도 추가로 나왔다. 정 씨는 “김 대표가 ‘거래처는 고문들이 주선하고, 운영은 윤 변호사가 수행한다’고 금감원 조사에서 말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고문으로는 양호 전 나라은행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활동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5번째 법원의 판단인 대법원의 재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 등 크게 3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총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국정농단과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은 하나로 합쳐져 올 7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은 2018년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된 후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 모두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따라서 현재 재상고심을 진행 중인 국정농단과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대한 형량이 파기환송심 선고와 같을 경우 징역 22년이 확정된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29일 현재 1309일(약 3년 7개월)째 수감 상태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 수감 기간이 가장 길다. 징역 22년형이 확정된다면 2039년 3월 만기 출소한다. 68세인 박 전 대통령이 87세가 되는 때다. 다만 형이 확정될 경우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조계에선 국정농단 등 파기환송심 선고가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따라 내려졌기 때문에 재상고심에서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 등의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직권남용과 강요죄는 엄격히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 취지에 맞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형량이 낮다”며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파기환송 전 항소심에서는 국정농단으로 징역 24년, 국정원 특활비 상납으로 징역 6년 등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첫 기소 이후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는 점에서 대법원도 이른 시간 내에 재상고심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달 3일 사건을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에 배당하는 등 심리에 착수했다. 주심으로 지정된 노 대법관은 박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 받은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이다. 일각에서는 노 대법관이 사건을 기피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에서 정한 기피 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가 필요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4·15총선 과정에서 회계 부정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건 2015년 8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던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박기춘 전 의원 이후 5년여 만으로 역대 14번째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186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2명으로 가결시켰다. 기권은 3명, 무효표 4명이 나왔다. 무기명투표로 진행되는 체포동의안 표결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참석을 의원 자율에 맡겼지만 전원 표결에 불참했다. 정 의원은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검찰의 영장 청구는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찬성률이 90%에 달하는 표결 결과가 나오자 “겸허히 따르겠다”며 물러섰다. 정 의원은 이날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앞으로 성실히 따를 것”이라며 “결과에 승복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표결 전부터 “가결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26일 정 의원을 직접 만나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최후통첩을 했지만 정 의원이 끝내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은 “정 의원이 초선이라 가까운 의원도 많지 않고, 수사에 대응하는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많아 다들 ‘찬성 찍는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였다”며 “부결될 경우 방탄 국회 비판을 모두 민주당이 뒤집어써야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충북 청주시 부시장 출신인 정 의원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청주 상당 지역구에 선거캠프를 운영하면서 선관위에 허위로 회계 내역을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정 의원은 선거캠프 직원들에게 활동비와 당선포상금 명목으로 현금 2077만 원을 사용했지만 선관위에는 이 같은 내용을 제외하고 선거비용으로 총 1억5888만 원을 지출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의원이 실제로는 1억7965만 원가량을 선거비용으로 쓰고도, 법정 선거비용 제한액인 1억7000만 원을 맞춘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계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 의원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지난달 28일 체포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박민우 minwoo@donga.com·유원모 기자}

건설업자와 부동산 시행업자 등으로부터 성 접대를 포함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4)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 씨(59·수감 중)로부터 별장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7년 만에 김 전 차관에게 처음 유죄가 선고된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 원, 추징금 4300만 원을 선고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던 김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2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지만 항소심 선고로 1년여 만에 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2000∼2011년 이른바 ‘스폰서’ 역할을 한 부동산 시행업자 최모 씨로부터 현금과 차명 휴대전화 사용 대금, 법인카드 사용 대금 등 43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최 씨가 1998년 부동산 시행사업과 관련해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형사 처벌된 전력이 있어 다시 검찰 조사를 받을 경우를 대비해 뇌물을 건넨 것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시각이다. 1심 재판부는 대가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정반대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00∼2011년 특수부 검사와 법무부 검찰과장,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등을 거친 김 전 차관에게 다양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서 다시 검찰 조사를 받을 경우 김 전 차관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며 “김 전 차관은 최 씨가 시행사업을 하다 특수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 전 차관의 사건이 단지 10년 전 뇌물수수 범죄의 단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소위 ‘스폰서 검사’가 2020년인 지금 우리나라 검찰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함께 던진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올 9월 최후 변론을 통해 “이 사건은 뇌물수수 사건의 유무죄를 가리는 것을 넘어 검사와 스폰서의 관계를 형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라며 중형 선고를 요구했다. 김 전 차관이 윤 씨로부터 2006년 9월∼2008년 2월 13차례에 걸쳐 강원 원주시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은 ‘액수를 알 수 없는’ 뇌물과 현금 등 3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재판부가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1심과 같은 면소 판결을 내렸다.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액수가 3000만∼1억 원이면 10년, 1억 원 이상은 15년이다. 검찰이 지난해 6월 김 전 차관을 기소했지만 성 접대 사건 등은 2008년 2월 이전에 발생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다. 2008년 김 전 차관이 여성 A 씨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윤 씨가 A 씨로부터 받아야 할 상가보증금 1억 원을 포기시켰다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2012년 사망한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 씨로부터 1억5000만 원을 제공 받은 혐의에 대해선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차관은 선고 직후 3분여간 천장을 올려다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즉각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