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김기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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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취재분야

2024-04-23~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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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질 석방 진통… ‘가자 휴전 개시’ 지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합의한 인질 석방 및 일시 휴전 개시가 당초 알려진 23일에서 미뤄졌다. 양측은 석방 대상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결정, 맞교환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나흘간 휴전,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 맞교환에 동의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양측의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 또한 아직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미 CNN 방송은 “1차 석방할 인질 명단을 이스라엘이 받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 협상 파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인질) 석방은 합의에 따라 시작되겠지만 금요일(24일)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석방이 24일 오전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을 둘러싼 각종 후일담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몇 시간 만에 카타르 정부는 미 백악관에 인질 석방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다. 카타르는 가자지구 하마스 정부의 연간 인건비 절반을 원조하고 군사적으로도 비밀리에 지원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주요 우방국이자 이스라엘과도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백악관은 카타르의 제안에 따라 하마스 측과 협상을 벌일 비밀 조직을 구성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브렛 맥거크 NSC 중동조정관 등 소수 관계자 등만 실체를 알 정도로 비밀리에 운영됐다. 이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매일 정보를 교환했고 지난달 23일 이스라엘 모녀 인질 2명을 풀려나게 하는 성과를 냈다. CNN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맥거크 조정관의 팔을 붙잡고 “이 (인질) 협상은 꼭 필요하다. 인질이 적어도 50명은 풀려나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에 진입해 인질 협상이 잠시 결렬됐지만 결국 22일 하마스 측은 카타르에 협상을 승인한다고 통보했다. 22일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을 받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언급하며 서방이 러시아에 편파적인 이중 잣대를 쓴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충격적인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데도 서방이 이를 못 본 척한다”고 주장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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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하마스 4일간 휴전… 인질 50명-수감자 150명 맞교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2일(현지 시간) 하마스 근거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민간인 인질 240여 명 중 50명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23일부터 4일간 임시 휴전하기로 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6일 만의 첫 합의다. 이스라엘은 이날 각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인질 교환 및 임시 휴전안을 승인했다. 하마스 또한 “팔레스타인인 여성 및 어린이 수감자 150명을 돌려받기로 했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 백악관은 석방될 인질 가운데 3세 여자아이를 포함해 미국인 3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 기간 중 매일 10명 안팎의 인질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 양측은 하마스가 합의한 50명에 더해 인질 10명을 추가로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을 1일씩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그 기간은 첫 인질 교환 뒤 최대 10일로 한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합의와 별개로 하마스를 궤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지속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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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질교환 위한 나흘 휴전… 네타냐후는 “하마스 궤멸때까지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2일 인질 일부 석방 및 나흘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민간인 희생 논란이 커진 중동 전쟁은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영구 휴전을 요구하는 일부 국제사회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궤멸’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어 이번 휴전 종료 이후 전황이 주목된다.● 이 ‘나흘간 모든 군사 행동 중지’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전시 내각이 일시 휴전 합의안을 승인했다면서 “정부는 모든 인질의 귀환에 전념하고 있다. 목표 달성 첫 단계를 승인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극우 강경파 장관 3명은 반대했지만 군과 정보기관이 지지하며 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에 따르면 하마스가 23일부터 나흘간 어린이와 여성 중심으로 하루 12, 13명씩 최소 50명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명을 풀어주게 된다. 석방 인질은 어린이 30명 및 그들 어머니 8명과 여성 12명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이후 하마스가 10명씩 추가로 풀어주면 휴전은 하루씩 연장될 수 있고 최장 열흘간 휴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80명 석방 가능성을 전했다. 휴전 기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지상 및 공군 작전은 중단된다. 총리실은 “가자지구 공격이나 (하마스 요원 등) 체포는 없을 것”이라며 “일부 예외를 빼고 드론 등 항공기 운용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의료품과 연료 등 구호 트럭 수백 대의 가자지구 진입도 허용된다. 인질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 외교부는 이날 “인질 석방 규모는 합의 이행 단계 후반에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며 “향후 합의의 모든 측면이 이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하마스 제거 때까지 전쟁”일시 휴전 합의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 ‘휴전 촉구’ 여론에 일부 호응하면서 전쟁 목표로 내건 ‘인질 구출’에도 일부 성과를 거둬 국내 반(反)네타냐후 여론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게 됐다. 최근 ‘인질 석방 우선’을 요구하며 총리실 앞까지 행진한 인질들의 일부 가족을 만난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이) 최우선 임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내각회의에서도 “(휴전이) 어렵지만 옳은 결정”이라고 합의에 동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하마스로서는 풀어준 인질보다 더 많은 수감자를 데려오고 이스라엘 공격을 중지시켜 민간인 보호에 앞장섰다는 호의적 여론을 조성할 수 있게 된 한편 군사적 재정비 및 피신할 시간을 벌게 됐다.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방향 등을 놓고 이스라엘과 몇 차례 충돌한 미국은 민간인 희생을 줄일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냄으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적 압박 역량을 입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 과정은 네타냐후와 백악관 간 갈등이 증폭된 사례”라며 “백악관은 일정 시간 교전 중지만을 고집하는 네타냐후 설득에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미국 내 친(親)이스라엘 대 친팔레스타인 진영 갈등도 한풀 수그러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이스라엘 및 하마스 사이에서 휴전 합의를 성사시킨 카타르는 중재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타르는 하마스 모체라 할 수 있는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과 밀접한 관계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카타르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제안해 구성한 소규모 비밀 조직이 하마스 측과 직접 협상하며 이번 합의안 작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조직의 구성에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휴전 종료 후에도 인질 협상이 이어지며 더 긴 휴전이 찾아올지는 불투명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일시 휴전 후 전쟁을 멈출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있다. 하마스 제거를 완수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쫓아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NYT는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더 긴 휴전이나 ‘두 국가 해법’ 같은 영구 조치까지 요구한다면 네타냐후와 바이든은 다시 충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다음 주 초 중동 전쟁 발발 후 네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아 휴전 및 향후 대응을 논의할 방침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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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금융 속 치르는 이집트 조기 대선… 경제난 지친 국민 ‘무관심’[글로벌 현장을 가다]

    《“대선 투표요? 결과가 뻔한데 뭐하러 투표를 해요. 저 말고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19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만난 시민 A 씨는 다음 달 10∼12일 치러지는 대선 때 투표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냉소적으로 답했다. 2014년부터 집권 중인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69)의 3선이 사실상 확정적이며 선거는 요식 행위에 불과한데 왜 투표를 하겠느냐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그 와중에 A 씨는 기자에게 “이름을 절대 알려주지 않겠다”며 반대파 탄압으로 유명한 시시 정권을 두려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이집트 전역에는 시시 대통령의 얼굴이 등장한 대형 포스터, 전광판, 플래카드 등이 가득하다. 시시 대통령을 비롯해 총 4명의 후보가 나섰음에도 그를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의 홍보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A 씨 같은 시민들이 “나머지 후보 3명은 구색 갖추기용 들러리에 불과하며 사실상 1인 후보가 출마한 선거”라고 꼬집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시 대통령은 2014년, 2018년 대선에서 모두 각각 9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원래대로라면 내년 6월 대선이 치러져야 하지만 반년 앞당긴 다음 달 조기 대선이 실시되는 것에 대한 논란 또한 상당하다. 만성적인 경제난과 외환보유액 부족에 시달리는 이집트는 지난해 말 국제통화기금(IMF)에 30억 달러(약 3조9000억 원)의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돈을 빌린 후에도 고물가, 통화가치 하락, 빈곤율 증가 등이 이어지자 시시 대통령의 인기 또한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심 이반을 막으려는 시시 정권이 잠시 ‘국면 전환’을 해 보려고 조기 대선 카드를 꺼냈다는 비판이 가득하다.국가 신용등급 하향 러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최근 잇달아 이집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있다. 등급 하향 전에도 3대 신평사 모두 ‘투자 부적격’ 등급을 부여했지만 그 와중에도 더 나빠졌다. 지난달 무디스가 가장 먼저 ‘B3’에서 ‘Caa1’로 낮췄다. 직후 S&P도 ‘B’에서 ‘B―’로 강등했다. 이달 초 피치 또한 ‘B’에서 ‘B―’로 낮추며 하향 대열에 합류했다. 피치 측은 “대외 자금 조달 능력, 거시경제 안정성, 정부 부채 상태 등이 모두 위험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집트의 경제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본격화했다. 우선 코로나19로 핵심 산업인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밀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전쟁으로 주식인 빵 가격이 치솟은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시시 정권 초기인 2015년 27.8%였던 빈곤율은 2020년 31.9%로 올랐다. 현재는 더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 물가 상승률 또한 매월 30, 40%대를 넘나든다.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지만 IMF가 요구하는 경제 구조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IMF는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변동 환율제 도입을 요구했다. 경제난을 반영해 미 달러화에 대한 이집트파운드 가치가 떨어져도 사실 그대로 반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시 정권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인위적으로 달러당 31이집트파운드로 고정하고 있다. 꼼수로 통화가치 하락을 막아놨지만 암시장에서는 45파운드에 거래될 정도로 실제 화폐 가치와 고시 환율과의 괴리가 심하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서민 생활고 또한 가중되고 있다.‘21세기 파라오’ 노리는 시시 이집트는 겉으로 보면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군인 출신인 시시 대통령은 집권 내내 반대파를 탄압하고 언론을 장악하는 권위주의 통치로 일관하고 있다. 당초 이번 대선에서의 출마가 유력했던 몇몇 인사는 출마 기회 자체를 봉쇄당했다. 시시 정권이 야권 인사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는 일도 다반사다. 특히 시시 대통령은 2019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기존 4년에서 6년으로 늘려놓은 상태다. 이로 인해 다음 달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하면 76세가 되는 2030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현대판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통치자)의 탄생’ ‘노골적인 종신 집권 시도’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생 아슈라프 씨(21)는 “이번 대선에서도 시시 대통령이 90% 이상의 득표율을 손쉽게 얻을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권위주의 통치를 한다고 해도 민주적 절차를 보장한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득표율이 나오는 것 또한 주목받고 있다. 경제난, 반대파 탄압 등 시시 대통령의 ‘과(過)’가 뚜렷한데도 그가 높은 지지율로 선거에서 계속 이기는 이유는 세속주의 정착, 여성의 사회활동 증진 등 일부 ‘공(功)’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으로 수십 년간 철권통치를 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물러났다. 이후 최초의 민선 지도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만 해도 이집트에도 서구식 민주주의가 꽃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무르시 전 대통령은 이슬람 원리주의에 기반한 신정일치 국가 건설을 꿈꾸는 ‘무슬림형제단’이란 조직의 지지로 정권을 잡았기에 21세기 현대 사회와 맞지 않는 극단적인 이슬람 보수주의 정책을 폈다. 무르시 정권은 종교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려 했다. 또 이슬람 외의 다른 종교를 철저히 탄압했다. 이에 대한 사회 전반의 반감으로 무르시 전 대통령은 집권 1년 만에 축출됐다. 이후 권좌에 오른 사람이 바로 시시 대통령이다. 이집트 사회 전반에는 시시 정권이 비록 독재는 할지언정 광신에 가까운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을 제어해 주고 세속주의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는 평가 또한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 실제 시시 대통령은 집권 후 무르시 정권 때의 각종 여성 억압 정책을 무효화했다. 이집트의 토착 기독교 종파인 콥트 정교회에도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중동전쟁에 복잡한 속내 다만 시시 대통령이 다음 달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다 해도 경제난, 중동전쟁 여파 등으로 그의 3기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무슬림형제단의 팔레스타인 지부에서 출범했다. 하마스 또한 무슬림형제단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모든 행위를 ‘성전(聖戰)’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땅에도 이슬람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외친다. 시시 대통령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후 다른 아랍국과 함께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의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사반대하고 있다. 자국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이라 가자지구 주민을 도와줄 여력이 없고, 일반 난민 속에 하마스 대원이 섞여 들어와 이집트 땅에서 테러 등을 벌일 위험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 상황△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축출△ 2012년 무함마드 무르시, 첫 민선 대통령 취임△ 2013년 쿠데타로 무르시 축출△ 2014년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 집권 시작△ 2018년 시시 대통령, 재선 △ 2019년 시시 대통령, 임기 늘리는 개헌 단행△ 2022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30억 달러 구제금융△ 2023년 12월 10∼12일 대선 김기윤 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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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6일 만에 임시휴전…이스라엘 인질 50명-팔 수감자 150명 맞교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2일(현지 시간) 하마스 근거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민간인 인질 240여 명 중 50명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빠르면 23일부터 4일간 임시 휴전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6일 만의 첫 합의다. 이스라엘은 이날 각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인질 교환 및 임시 휴전안을 승인했다. 하마스 또한 “팔레스타인 여성 및 어린이 수감자 150명을 돌려받기로 했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 백악관은 석방될 인질 가운데 3세 여자아이를 포함해 미국인 3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 기간 중 매일 10명 안팎의 인질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 양측은 하마스가 합의한 50명에 더해 인질 10명을 추가로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을 1일씩 연장하기로 했다. 휴전 기간이 4일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합의와 별개로 하마스를 궤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지속할 뜻을 거듭 시사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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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팔 정부가 가자 통치해야”… 네타냐후 “통치능력 없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인질 석방 및 일시 교전 중지를 두고 막판 협상 중인 가운데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아랍 국가들 간 이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주도의 ‘두 국가 해법’과 함께 다국적군을 임시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모두 이를 거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8일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기고문에서 “궁극적 평화를 위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PA 통치하에 재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임시 안보 지원’ 등을 포함해 협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가자지구에 일정 기간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극단주의자들을 상대로 미국 비자 발급 금지 등 제재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기고문 관련 질문에 “현재 PA는 가자지구를 통치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중동 국가들도 이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중동과 미국, 유럽 각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바레인 지역안보 콘퍼런스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평화유지군 파견은 본질적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파괴를 승인하는 일이다. 그 어떤 아랍국도 가자지구에 군인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매일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데 우리에게 사후 처리를 맡으라는 것이냐”고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고위 관계자도 미 정부 관계자를 향해 “(현 사태가) 또 다른 이라크 전쟁의 순간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NYT는 이슬람 대중의 여론에 압박을 느낀 아랍 국가들이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미국, 카타르 등의 중재로 이뤄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WP는 19일 “교전을 중단하고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수십 명을 석방하는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안에는 양측이 최소 5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여성, 어린이 50여 명을 24시간마다 소규모로 나눠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대변인은 “양측 간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전날 “하마스를 궤멸할 때까지 총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현재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일부 지도부와 조직원이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상 작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에는 피란민 수십만 명이 머물고 있어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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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英보수당, 소득세-국민보험료 인하 검토

    영국 보수당 정부가 소득세를 절반으로 낮추고 국민보험(National Insurance)료를 인하하는 등의 감세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노동당에 20%포인트가량 뒤지며 위기에 처한 집권 보수당이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외교장관으로 깜짝 기용한 데 이어 ‘감세 카드’까지 준비하며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리시 수낵 총리와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경제 성장 촉진 및 보수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소득세, 국민보험료의 막판 인하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2일 정부 재정과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가을 성명(the autumn statement )’ 발표 이전에 중·저소득자에 대한 세금 감면 여부를 결정하기로 깜짝 결정했다”면서 “복지 등 타 분야 재정 지출을 줄여 세수 감소를 만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낵 총리와 재무부는 이 같은 행보가 언론에 사전 노출될 것을 막기 위해 해당 감세안에 나무나 강 이름을 붙인 ‘코드명’까지 설정하며 깜짝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헌트 장관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있고, 보수당 정부는 그 길을 택할 것”이라며 감세를 시사했다. 수낵 총리는 재무장관 재임 당시 “현재 20%인 기본 소득세율을 2024년까지 ‘1페니’라도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보수당 대표 출마 당시엔 2029년까지 해당 세율을 16%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앞서 수낵 총리는 상속세 기본세율(40%)을 최대 절반으로 줄이거나 상속세 부과 기준을 현행(32만5000파운드·약 5억2500만 원)보다 올리는 정책도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일자 내년 봄까지 추진을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고물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자극 우려가 덜한 상속세 인하를 추진하려 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더 광범위한 유권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소득세 인하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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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이-팔 공존해야”…네타냐후 “팔, 통치능력 없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인질 석방 및 일시 교전 중지를 두고 막판 협상 중인 가운데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아랍 국가들 간 이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주도의 ‘두 국가 해법’과 함께 다국적군을 임시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모두 이를 거부하고 있다.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기고문에서 “궁극적 평화를 위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PA 통치 하에 재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임시 안보 지원’ 등을 포함해 협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가자지구에 일정 기간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극단주의자들을 상대로 미국 비자 발급 금지 등 제재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기고문 관련 질문에 “현재 PA는 가자지구를 통치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중동 국가들도 이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중동과 미국, 유럽 각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바레인 지역안보 콘퍼런스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평화유지군 파견은 본질적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파괴를 승인하는 일이다. 그 어떤 아랍국도 가자지구에 군인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매일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데 우리에게 사후 처리를 맡으라는 것이냐”고도 했다.아랍에미리트(UAE) 고위 관계자도 미 정부 관계자를 향해 “(현 사태가) 또 다른 이라크 전쟁의 순간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NYT는 이슬람 대중의 여론에 압박을 느낀 아랍 국가들이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미국, 카타르 등의 중재로 이뤄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WP는 19일 “교전을 중단하고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수십 명을 석방하는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안에는 양측이 최소 5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여성, 어린이 50여 명을 24시간마다 소규모로 나눠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대변인은 “양측 간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전날 “하마스를 궤멸할 때까지 총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현재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일부 지도부와 조직원이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상 작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에는 피란민 수십만 명이 머물고 있어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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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하메네이 “전쟁 참전 않겠다”… 하마스 세력 약화 불가피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이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15일 보도했다. 그간 하마스에 자금과 무기, 대원 훈련 등을 통해 직간접적 지원을 해 온 이란이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참전 불가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란이 참전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전체의 전쟁으로 확산될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하마스가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 또한 크다. 이란이 중동 내 반(反)이스라엘, 반미 세력 최전선에 있는 하마스의 세력 약화를 감수하더라도 미국과의 직접 대결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하메네이, 하마스에 “통보 없이 전쟁” 추궁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을 찾아 하니야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을 일으킬 당시 이란에 전혀 사전 통보를 해 주지 않았다는 점을 추궁했다. 이란이 참전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로이터통신은 하메네이가 이란은 물론이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도와 전면적으로 참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마스 내부에서 나오지 않도록 하니야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또한 전쟁 발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헤즈볼라 지휘관은 텔레그래프에 “자다가 일어났더니 전쟁이 벌어져 있었다”며 하마스 측이 자신들에게도 사전 통보를 해주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하메네이는 어떤 식으로든 하마스를 계속 돕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등을 통해 중동 내 미국 및 이스라엘 관련 주요 시설을 로켓, 무인기(드론) 등으로 공격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란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란은 정부·종교지도자들에게 위험을 수반하는 지역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에 정통한 나세르 이마니 분석가도 “이란의 정책과 전략을 따르고 이란을 대신해 행동하는 ‘저항의 축’이 있기 때문에 이란이 직접 전쟁에 개입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하마스를 보고도 무대응하면 당장 국민들이나 아랍 우군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위험 때문에 계속 무언가를 할 듯한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도 이런 이란의 딜레마를 알기에 ‘이란과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줄곧 보냈다는 것이다. ● 이스라엘 “병원서 하마스 지휘소 찾아” 15일 오전 2시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병원 부지 내 한 건물에서 하마스의 작전 지휘소로 쓰인 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센터에서도 작전 정보가 담긴 컴퓨터와, AK 소총, 탄약, 수류탄 등이 발견됐다며 관련 영상 또한 공개했다. 이는 아랍권 등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민간 의료시설까지 공격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했다”고 줄곧 비판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병원에 하마스 시설이 있다”고 확언했지만 하마스는 ‘거짓 선동’이라며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관련 영상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무삭제, 무편집’이라는 당초 주장과 달리 일부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한 뒤 재공개한 탓이다. 양측의 공방 속에서도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고, 일시 휴전을 맺기 위한 협상은 속도를 내고 있다. NYT 등은 양측이 3일간의 교전 중지를 조건으로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풀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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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하메네이 “전쟁 참전 않겠다”… 하마스 세력 약화 불가피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이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15일 보도했다. 그간 하마스에 자금과 무기, 대원 훈련 등을 통해 직간접적 지원을 해 온 이란이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참전 불가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이란이 참전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전체의 전쟁으로 확산될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하마스가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 또한 크다. 이란이 중동 내 반(反)이스라엘, 반미 세력 최전선에 있는 하마스의 세력 약화를 감수하더라도 미국과의 직접 대결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하메네이, 하마스에 “통보 없이 전쟁” 추궁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을 찾아 하니예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을 일으킬 당시 이란에 전혀 사전 통보를 해 주지 않았다는 점을 추궁했다. 이란이 참전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로이터통신은 하메네이가 이란은 물론이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도와 전면적으로 참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마스 내부에서 나오지 않도록 하니예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또한 전쟁 발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헤즈볼라 지휘관은 텔레그래프에 “자다가 일어났더니 전쟁이 벌어져 있었다”며 하마스 측이 자신들에게도 사전 통보를 해주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다만 하메네이는 어떤 식으로든 하마스를 계속 돕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등을 통해 중동 내 미국 및 이스라엘 관련 주요 시설을 로켓, 무인기(드론) 등으로 공격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란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란은 정부·종교지도자들에게 위험을 수반하는 지역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에 정통한 나세르 이마니 분석가도 “이란의 정책과 전략을 따르고 이란을 대신해 행동하는 ‘저항의 축’이 있기 때문에 이란이 직접 전쟁에 개입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하마스를 보고도 무대응을 하면 당장 국민들이나 아랍 우군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위험 때문에 계속 무언가를 할 듯한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도 이런 이란의 딜레마를 알기에 ‘이란과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줄곧 보냈다는 것이다. ● 이스라엘 “병원서 하마스 지휘소 찾아”15일 오전 2시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병원 부지 내 한 건물에서 하마스의 작전 지휘소로 쓰인 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센터에서도 작전 정보가 담긴 컴퓨터와, AK 소총, 탄약, 수류탄 등이 발견됐다며 관련 영상 또한 공개했다.이는 아랍권 등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민간 의료시설까지 공격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했다”고 줄곧 비판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병원에 하마스 시설이 있다”고 확언했지만 하마스는 ‘거짓 선동’이라며 부인했다.이스라엘군이 공개한 관련 영상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무삭제, 무편집’이라는 당초 주장과 달리 일부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한 뒤 재공개한 탓이다.양측의 공방 속에서도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고, 일시 휴전을 맺기 위한 협상은 속도를 내고 있다. NYT 등은 양측이 3일간의 교전 중지를 조건으로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풀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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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軍, 가자 알시파 병원 한밤 급습… “하마스 색출 작전중”

    이스라엘군이 15일 새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전격 급습했다. 이스라엘은 이 병원에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미국 백악관 역시 “하마스가 병원시설을 이용한 증거가 있다”고 밝히자 몇 시간 만에 작전이 시작됐다. 그동안 연료, 전력, 식수 부족 등으로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받던 알시파 병원은 이번 공습으로 더욱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알시파 병원을 포함해 가자지구 내 병원 환자들을 제3자를 통해 대피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지지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새벽에 병원 응급실 진입, 지하 수색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2시경 성명을 통해 “알시파 병원 내 특정 지역에서 하마스에 대한 정밀 표적 타격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마스 대원들에게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주간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해당 병원이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는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피해 우려에 대해선 “(작전 중인) 지상군에는 복잡한 환경에 대처하는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과 의료팀, 아랍어 통역자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병원 내 의료진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향해 탱크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지하 수색을 시작했으며 병원 내 수술실과 응급실에도 진입했다”며 “일부 사람들이 병원에서 벗어나려다 총격을 당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밝혔다. 현재 알시파 병원에는 환자 및 의료진 수백 명과 피란민 수천 명이 머물고 있다. 이 병원 지하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꾸준히 지목해온 곳이다. 여기에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14일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곳에 무기를 보관하고 인질을 억류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이는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 일대 란티시 병원 지하수색 영상을 공개하며 “군사작전 및 인질 억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작전은 백악관이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무기도 보관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실행됐다. 이에 하마스는 해당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겨냥해 더욱 잔혹한 학살을 저지를 수 있도록 미국이 ‘청신호’를 준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산아들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 유지 그동안 알시파 병원에선 연료 부족으로 병원 가동 전력이 끊기고, 의료용품도 다 떨어져 영아와 환자 등 15명이 숨졌다. 병원 내부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이번 공습으로 알시파 병원은 더욱 재앙적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병원의 한 의사는 “이스라엘군이 작전 수행 불과 30분 전에 대피 경고를 했다”며 “창문, 발코니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고 곧 무장한 전차 소리가 들려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들이 마실 우유, 물, 음식이 이제 거의 없다. 병원 내 모든 이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병원 관계자들은 작동을 멈춘 인큐베이터에서 조산아들을 꺼낸 뒤 포일로 몸을 싸서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을 유지시키는 등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내 다른 병원도 이 같은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역 내 30개 병원 중 1곳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인도주의적 위기 고조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이스라엘군은 “공습 전 환자와 의료진 등을 대피시키려 노력했으며 이들을 위한 안전 경로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NSC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병원 공격을 지지하지 않고 환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구호단체에 쓰일 일부 트럭용 연료 2만4000L 반입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 구호단체 소식통을 인용해 “이 연료가 병원에 쓰일 목적은 아니다. 가자지구 내부로 연료가 어떻게 전달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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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병원은 보호” 폭격 비판… 이 “병원에 하마스 지휘소” 맞서

    “교전 중지는 ‘몇 시간’ 단위가 아닌 ‘며칠’ 단위로 해야 한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우리에겐 (전쟁을 멈출) ‘스톱워치’가 없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휴전, 병원 폭격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폭격과 전력 공급 중단 등으로 미숙아와 환자가 대거 숨진 사태에 관해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못마땅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에 이어 인근 란티시 병원 또한 하마스의 지휘소 등으로 이용됐다는 증거를 공개하며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병원을 침범하는 행동이 없기를 기대한다”며 이스라엘 측을 압박했다. 설리번 보좌관 또한 “환자와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가 란티시 병원 지하를 작전 수행용 지휘소로 사용하고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억류한 흔적도 확인했다”고 맞섰다. 그는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 폭탄 등 무기류와 오토바이 등도 공개했다. 휴전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5일 휴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 또한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이 ‘몇 시간’이 아닌 ‘수일’ 단위로 교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주민 또한 (하마스)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테러범(하마스 대원)들이 가자지구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다”며 공격을 멈출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의회를 점령하고 의사당 연단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한 사진이 돌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아직 의회 점령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의회는 물론이고 헌병대 본부 또한 점령했다고 14일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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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병원 보호 받아야” vs 이스라엘 “병원, 하마스 지휘소로 사용”

    “교전 중지는 ‘몇 시간’ 단위가 아닌 ‘며칠’ 단위로 해야 한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우리에겐 (전쟁을 멈출) ‘스톱워치’가 없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휴전, 병원 폭격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폭격과 전력 공급 중단 등으로 미숙아와 환자가 대거 숨진 사태에 관해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못마땅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에 이어 인근 란시티 병원 또한 하마스의 지휘소 등으로 이용됐다는 증거를 공개하며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병원을 침범하지 않는 행동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스라엘 측을 압박했다. 설리번 보좌관 또한 “환자와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가 란시티 병원 지하를 작전 수행용 지휘소로 사용하고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억류한 흔적도 확인했다”고 맞섰다. 그는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 폭탄 등 무기류와 오토바이 등도 공개했다.휴전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5일 휴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 또한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이 ‘몇 시간’이 아닌 ‘수 일’ 단위로 교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주민 또한 (하마스)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테러범(하마스 대원)들이 가자지구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다”며 공격을 멈출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의회를 점령하고 의사당 연단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한 사진이 돌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아직 의회 점령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의회는 물론이고 헌병대 본부 또한 점령했다고 14일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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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가 병원 연료공급 막아” vs “이軍 공습 탓”… 피해 책임공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의 민간인 희생 책임을 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습과 의료 기능 마비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에 대한 연료 제공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가자지구 민간인 위기가 인질 석방 협상 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을 우려했다. 또 양국은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놓고도 충돌했다.● ‘병원 무력화’ 책임 공방에 인질 협상 중단 논란의 중심은 환자 650명, 의료진 500명, 난민 2500명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병원 등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이 끊겨 인큐베이터에 있는 미숙아를 포함해 환자들이 잇달아 숨지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상대방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전기 가동용 연료 지원을 놓고는 말이 완전히 엇갈린다. 이스라엘군은 12일 성명에서 “긴급 의료 지원 목적으로 알시파 병원 근처에 총 300L의 연료가 든 연료통들을 뒀지만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연료 수령을 막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같은 날 미국 NBC 방송에 “어젯밤(11일) 필요한 연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연료 제공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제안은 물, 음식, 전기도 없이 갇혀 있는 환자들의 고통을 얕잡아 본 것”이라며 “그 정도 연료로는 발전기를 30분 돌리기에도 충분치 않다”고 반박했다. 알시파 병원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말이 다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시파 병원 기능이 마비돼 환자들이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모든 병원의 운영이 이날 중단됐다. 반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시파 병원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모든 것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 갈등은 인질 석방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하마스는 카타르가 중재하던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이날 27개 회원국 대표 성명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 병원과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규탄했다.● 전후 통치계획 두고 미-이 충돌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 계획과 인질 석방 협상을 두고 충돌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 CBS 방송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인 리더십 아래 다시 연결되고 통일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궁극적으로 미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불가 △미래 테러세력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지구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 가자지구 계획 4대 원칙을 밝혔다. 이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거듭 밝힌 “가자지구 안보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 NBC 방송에 출연해 “가자지구는 비무장화돼야 하고 급진 세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조직 중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세력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가자지구 통치 세력으로 지지하는 PA는 불가하다고 재차 주장한 것이다. 다만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관련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를 원하지 않지만 PA가 다시 통치한다면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며 통치 개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동부 2개 도시에 있는 무기고와 지휘통제소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지원을 받는 시리아 민병대 조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세 번째 공습이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 지원 무장단체의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혔다. 레바논 뉴스채널 알마야딘은 13일 시리아 미군기지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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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하마스, 가자시티 병원 공격-운영 여부 놓고 진실 공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의 민간인 희생 책임을 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습과 의료 기능 마비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에 대한 연료 제공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미국은 가자지구 민간인 위기가 인질 석방 협상 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을 우려했다. 또 양국은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놓고도 충돌했다.● ‘병원 무력화’ 책임 공방에 인질 협상 중단논란의 중심은 환자 650명, 의료진 500명, 난민 2500명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병원 등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력이 끊겨 인큐베이터에 있는 미숙아를 포함해 환자들이 잇달아 숨지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상대방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전기 가동용 연료 지원을 놓고는 말이 완전히 엇갈린다.이스라엘군은 12일 성명에서 “긴급 의료 지원 목적으로 알시파 병원 근처에 연료 총 300L가 든 연료통들을 뒀지만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연료 수령을 막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같은 날 미국 NBC 방송에 “어젯밤(11일) 필요한 연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고 말했다.하마스는 “연료 제공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제안은 물, 음식, 전기도 없이 갇혀 있는 환자들 고통을 얕잡아 본 것”이라며 “그 정도 연료로는 발전기를 30분 돌리기에도 충분치 않다”고 반박했다.알시파 병원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말이 다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시파 병원 기능이 마비돼 환자들이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모든 병원 운영이 이날 중단됐다. 반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시파 병원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모든 것이 작동한다”고 말했다.알시파 병원 갈등은 인질 석방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하마스는 카타르가 중재하던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이날 27개 회원국 대표 성명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 병원과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규탄했다.● 전후 통치계획 두고 미-이 충돌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 계획과 인질 석방 협상을 두고 충돌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 CBS 방송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인 리더십 아래 다시 연결되고 통일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궁극적으로 미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불가 △미래 테러세력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지구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 가자지구 계획 4대 원칙을 밝혔다. 이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거듭 밝힌 “가자지구 안보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를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그러자 네나탸후 총리는 이날 미 NBC 방송에 출연해 “가자지구는 비무장화 돼야 하고 급진 세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조직 중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세력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가자지구 통치 세력으로 지지하는 PA는 불가하다고 재차 주장한 것이다.다만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관련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를 원하지 않지만 PA가 다시 통치한다면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며 통치 개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동부 2개 도시에 있는 무기고와 지휘통제소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지원을 받는 시리아 민병대 조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후 세 번째 공습이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 지원 무장단체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혔다. 레바논 뉴스채널 알마야딘은 13일 시리아 미군기지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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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이란서 2년간 가상화폐로 수천만달러 지원받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란으로부터 2년 간 지원받은 거액을 가상화폐로 전환해 이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라엘 금융당국의 감시망이 좁혀오자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적극 활용해왔다는 것이다.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현직 관료 등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중동지역 이슬람 문화권 내 전통적 금융 시스템인 하왈라(은행을 통하지 않고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면 전 세계에서 입출금이 가능)를 통해 약 2년 간 이란으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조달한 뒤 이를 가상화폐로 전환해 보관해왔다고 보도했다.WSJ는 “2019년 중반 하마스의 자금줄을 관리하는 관료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살해되면서 이스라엘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금융 전략이 바뀌었다”며 “처음엔 하마스가 지지자들로부터 소규모 기부를 받는 목적으로 가상화폐가 활용됐으나 2020년경부터는 이란이 하왈라 시스템을 활용해 거액을 송금하는 주요 방식이 됐다”고 전했다.이스라엘 금융당국은 하마스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사용하는 전자지갑 주소를 자주 바꾸고 가상화폐를 쪼갠 뒤 뒤섞는 기술 등을 통해 추적을 피하며 자금을 주고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대테러금융국(NBCTF)은 이 같은 방식으로 조성된 자금이 테러 범죄에 사용됐다는 이유로 2021년 가자지구 내 가상화폐 거래소 3곳이 보유한 가상화폐에 대해 7건의 압류명령을 내리는 등 지속적으로 단속해왔다.이스라엘 당국은 단속 대상 거래소와 연결된 것으로 확인된 전자지갑에 4100만 달러, 또 다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와 연결된 지갑에 9300만 달러가 송금됐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WSJ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는 하마스의 국제 송금을 담당하는 창구로 보인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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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현충일에 울려퍼진 6·25참전용사의 아리랑

    “아리랑은 단합과 힘, 추모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6·25전쟁 참전용사입니다. 우리를 잊지 마세요.” 영국의 현충일인 제1차 세계대전 휴전일인 1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 재향군인회 주최로 열린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 무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전 육군 준위인 콜린 새커리 씨(93)가 이같이 말했다. 곧이어 새커리 씨는 비교적 정확한 발음의 한국어로 아리랑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참전용사가 열창하는 아리랑이 런던에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1950년 9월 한국에 파병된 새커리 씨는 2년간 부산에서 압록강 인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전투를 치렀다. 그는 2019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최고령 우승자가 되며 ‘국민 가수’로 불렸다. 올 7월에는 부산을 찾아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불러 화제가 됐다. 영국은 찰스 3세 국왕 등이 참석하는 현충일 행사에서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을 기렸다. 행사엔 국왕 부부를 비롯해 윌리엄 왕세자 부부 및 리시 수낵 총리 부부도 참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날 행사를 생중계했다. 로열 앨버트홀 바닥에 비친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영상이 방송으로 송출됐다. 6·25 참전용사인 브라이언 패릿 전 준장은 무대에 올라 “오늘 우리는 아주 먼 나라에서 목숨을 잃은 동지와 친구들을 기억한다”고 했다. 또 다른 참전용사 마이크 모그리지 씨는 “7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며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행사를 중계한 BBC 진행자는 “영국에서 6·25전쟁은 1, 2차 세계대전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는 ‘잊힌 전쟁’으로도 불린다. 당시 약 8만 명의 영국군이 참전했으며, 그중 1100명이 전사했다”고 설명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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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사우디, 反이스라엘 공동전선… 이 “가자 안보통제 포기 못해”

    중동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후 반(反)이스라엘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자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또한 11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얼굴을 맞대고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 사우디-이란, 한목소리로 이스라엘 규탄 AP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에 참가한 주요 이슬람국 지도자는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라이시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올 3월 두 나라의 관계 개선 이후 처음 대면했다. 팔레스타인의 상징이기도 한 흑백 사각형 체크무늬의 ‘카피예’(아랍 남성이 쓰는 두건)를 어깨에 걸친 라이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폭압에 저항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우리는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하마스의 손에 입을 맞췄다”며 하마스를 계속 지원할 뜻을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을 ‘테러 집단’으로 지정하고,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할 때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빈 살만 왕세자 또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저질러진 범죄의 책임은 점령 당국(이스라엘)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막는 데 실패했다고도 지적했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죽음 이후 이슬람 전체의 주도권을 놓고 1400여 년간 대립했다. 특히 2016년 사우디가 자국의 시아파 지도자를 테러 혐의 등으로 처형하자 두 나라는 국교를 단절했다. 그러다 올 3월 중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를 복원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더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현직 이란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2012년 당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이후 11년 만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에 적대적이었던 빈 살만 왕세자가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며 “놀라운 일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거듭 반(反)이스라엘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미숙아 사망에 비판 여론 고조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인권의사회(PHRI)는 11일 알시파 병원의 전기, 수도, 의료용품 부족 등으로 인큐베이터에 있던 미숙아 2명이 숨졌고, 다른 미숙아 37명의 생명 또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병원 내 인공호흡기가 작동을 멈춰 일부 중환자실 환자에게는 의료진이 몇 시간 동안 수동으로 인공호흡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알시파 병원 관계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던 의료진 등도 이스라엘 저격수의 총격에 숨졌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병원을 직접 폭격한 것이 아니라 병원 인근만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1일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전쟁 종료 후 하마스 대신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PA가 아이들에게 이스라엘을 혐오하고 죽이도록 교육할 것”이라며 “가자의 안보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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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서 울려 퍼진 참전용사의 아리랑…찰스3세, 英현충일 행사 참석

    “아리랑은 단합과 힘, 추모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6·25전쟁 참전용사입니다. 우리를 잊지 마세요.”영국의 현충일인 제1차 세계대전 휴전일인 1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 재향군인회 주최로 열린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 무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전 육군 준위인 콜린 새커리 씨(93)가 이같이 말했다. 곧이어 새커리 씨는 비교적 정확한 발음의 한국어로 아리랑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참전용사가 열창하는 아리랑이 런던에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1950년 9월 한국에 파병된 새커리 씨는 2년간 부산에서 압록강 인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전투를 치렀다. 그는 2019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최고령 우승자가 되며 ‘국민 가수’로 불렸다. 올 7월에는 부산을 찾아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불러 화제가 됐다.영국은 찰스 3세 국왕 등이 참석하는 현충일 행사에서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을 기렸다. 행사엔 국왕 부부를 비롯해 윌리엄 왕세자 부부 및 리시 수낵 총리 부부도 참석했다.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날 행사를 생중계했다. 로열 앨버트홀 바닥에 비친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영상이 방송으로 송출됐다. 6·25 참전용사인 브라이언 패릿 전 준장은 무대에 올라 “오늘 우리는 아주 먼 나라에서 목숨을 잃은 동지와 친구들을 기억한다”고 했다. 또 다른 참전용사 마이크 모그리지 씨는 “7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며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행사를 중계한 BBC 진행자는 “영국에서 6·25전쟁은 1, 2차 세계대전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는 ‘잊힌 전쟁’으로도 불린다. 당시 약 8만 명의 영국군이 참전했으며, 그중 1100명이 전사했다”고 설명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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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시리아내 이란 연계 군사시설 공습… 네타냐후, 하마스와 협상설에 “헛소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무장단체의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이 확대되고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란과 연계한 무장단체의 군사적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 내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연계 단체들이 이용하는 군사시설을 공격했다”며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에 가해진 수차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이번 공격에서 F-15 전투기 2대를 동원해 무장단체의 무기고를 타격했다. 데이나 스트룰 미 국방부 중동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지난달 17일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기지가 처음 공격당한 이후로 미군을 겨냥한 공격 횟수가 41차례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군의 이란 연계 무장단체 관련 시설 공격은 지난달 27일 이후 두 번째다. 첫 번째 공격이 무장단체로부터 드론, 미사일 공격을 당한 뒤 관련 시설에 대한 보복 공습 성격이었다면 이번 공격은 무장 세력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려는 목적으로 계획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도 같은 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 있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시설을 공습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거점을 타격해 친이란 무장단체 전투원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남부의 레이더 기지도 공습했다. 가자지구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간인 거주지와 인접한 땅굴을 차단하고 있다. 지상전 개시 후 130여 개 땅굴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통제권을 잃고 있으며 5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남쪽으로 대피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과 하마스 양측은 카타르의 중재로 일시 교전 중단 및 인질 석방 협상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중동에 급파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스라엘을 거쳐 카타르를 찾았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공격을 3일가량 중단하는 조건으로 하마스가 미국인 6명을 포함한 인질 12명을 석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외교관 경력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보내 해당 지역 지도자들과 친분이 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근거 없는 헛소문은 제쳐 두라”면서 “인질 전원 석방 없이는 휴전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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