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김기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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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취재분야

2024-03-25~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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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골목마다 시신 냄새… 생지옥 된 산간마을

    “여기 냄새가 이상해요. 아무래도 사람(시신)이 있는 것 같습니다.” 11일(현지 시간) 찾은 모로코 중부의 산간 지역 소도시 아미즈미즈. 천년 고도(古都) 마라케시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이 조용한 소도시는 8일 모로코 중부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 이후 생지옥으로 변했다. 기자가 도시에 들어서자 흙바람과 함께 시신이 부패할 때 나는 듯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건물이 가루처럼 무너져 내린 한 골목에선 이 냄새가 유독 강했다. 주민들은 “이 구역에서만 260명 정도가 죽은 것 같다.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시신이 건물 잔해 속에 있는 것 같다”면서 분주히 건물 안팎을 오갔다. 이번 지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 주민은 “모텔로 쓰이던 건물이라 안에 몇 명이 머물고 있었는지, 누가 있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스페인 구조대는 구조탐색견까지 동원해 생존자를 찾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날이 저물 때까지 허사였다. 진앙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이 도시는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 중 하나다. 모로코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2일 기준 2862명에 육박한 가운데 인명 구조 골든타임인 발생 후 72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구조 활동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인근 산악 지대 사정을 잘 안다는 한 주민은 “산맥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면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한참 더 많다”며 울먹였다.지진 65시간 만에 정부 구조대… 주민들 “장례까지 마쳤다” 분노 모로코 지진 현장 르포 “정부 기다렸다면 사람들 더 희생”텐트서 머물며 구호품車 기다려“담요-약-식량 등 모든 게 필요해” 12일 기자가 찾아간 아미즈미즈는 마을이 자리 잡은 언덕을 따라 위로 올라갈수록 곳곳에 전선과 벽돌, 콘크리트가 많이 뒤엉켜 있었다. 이미 30도 이상 기울어진 채 앙상한 철근에 간신히 버티는 건물도 많았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 차에서 지내고 있는 파테마 베니자 씨(32)는 “지진이 나고 사흘째가 돼서야 외부인이 보였다. 우리는 그저 고립돼 있었다. 조금만 더 빨리 구조하러 왔더라면 최소 몇 명은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을 사람들은 “정부가 우리 존재조차 모른다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자조했다.● “여기가 내 집이었어요” 당장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세간살이를 하나라도 더 챙겨 공터에 만든 텐트로 옮기는 것뿐이었다. 돌무더기로 변해버린 집 앞에서 쓸 만한 가재도구를 하나둘씩 집어 올리던 이스마일 씨와 그의 부인은 “기운 내라”며 서로 물을 한 잔씩 권했다. 부부는 침대 매트리스, 베개, 테이블, 의자 등 물건을 몇 개 꺼내긴 했는데 이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 집 앞 길가에 그냥 쌓아둘 뿐이다. 이스마일 씨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회색빛 잔해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가 내 집이었어요. 이젠 집도, 돈도, 인생도 없습니다. 며칠 전까지 같이 얘기하던 이웃들도 사라졌어요.” 인근에서 복구 작업을 지켜보던 다미안 튀르핀 씨는 “지진 이틀 전까지 옆집에 살면서 반갑게 인사하던 어린아이 두 명도 먼 곳으로 떠났다”고 했다. 길을 오가는 주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칠 때마다 가슴에 손을 얹은 채 눈을 감으며 상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 각국 취재진에게도 현장에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를 표하며 눈인사를 건넸다. 체념한 듯 텐트 안에서 머물던 생존자들은 이따금씩 담요, 물, 의료품 등 구호물품을 실은 차량을 보면 분주해졌다. 가파른 언덕길을 뛰어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구호품으로 담요를 받은 한 주민은 “집에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게다가 조금 지나면 산간 지역에 겨울이 온다. 담요는 물론이고 약, 식량 등 모든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텐트 안에는 주로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모여 있었다. 몸이 축 처진 어린 아들을 텐트 안에 눕힌 한 여성은 “괜찮다”면서 머리를 쓰다듬을 뿐 별다른 조치를 하진 못했다. 텐트 옆에 임시 설치한 화장실은 이미 포화 상태였다. 한 구호단체 직원은 “여성들이 열악한 위생 상태 때문에 화장실 이용을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대 본 주민들 “왜 이제야” 분노 아미즈미즈에서 26km 떨어진 고산마을 두아르트니트에는 지진 발생 65시간 만에 정부 구조대가 도착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45분경 도착한 구조대는 무함마드 아바라다 씨의 완파된 자택으로 향했다. 그는 나흘간 쉬지 않고 잔해를 파헤쳐 어머니와 부인의 주검을 수습한 뒤 다시 곡괭이를 들고 작업 중이었다. 지진에 놀라 현관으로 뛰어나오다 매몰된 아홉 살 딸 차이마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구조대원들에게 몰려와 분노를 표했다. 한 주민이 “몇 시간 만에 나타난 거냐. 우리가 직접 구조하고 장례까지 마쳤다”고 소리치자 소방대원 둘이 그를 현장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 지진 발생 직후 마라케시에서 차를 타고 이 마을로 와 구조 작업을 도왔다는 메디 씨(25)는 “경찰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길이 막혀서 못 온다고 했다. 길이 막혀 구조가 늦어진다는 건 핑계다. 우리는 아이들까지 힘을 합쳐 잔해를 치우면서 올 사람들은 이미 다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를 기다렸다면 살릴 사람도 못 살렸다”고도 했다. 뒤늦게 찾아왔던 스페인 구조대와 정부 구조대 대원들은 불과 2시간가량 작업을 한 뒤 이내 마을을 떠났다. NYT는 “모로코 국영방송 2M 취재진을 대동한 채 마을에 온 구조대는 구조견까지 동원해 수색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더니 기자가 리포트 촬영을 마치자 함께 철수했다”고 전했다. 아미즈미즈=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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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타임 지나서야 투입된 해외 구조대

    모로코 강진 발생 사흘 만인 11일(현지 시간) 스페인, 영국 등 해외 구조대가 현장에 투입됐지만 이미 생존 가능 골든타임인 72시간이 거의 지나버려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스페인과 영국 구조대는 12일 지진 피해가 컸던 중부 아미즈미즈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전날 스페인 구조대가 구조견을 데리고 아틀라스산맥 깊이 자리한 산골 마을들을 돌았지만 생존자를 찾지는 못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BBC는 “구조견들은 매몰된 생존자를 감지하면 짖게끔 훈련받았지만 정적만이 감돌았다”고 전했다. 11일 밤 산골 마을을 수색한 한 구조대원은 “온종일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한 결과 10명을 끄집어냈지만 모두 숨진 상태였다”며 “솔직히 (생존자 발견이) 더는 어려울 것 같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지진 발생 직후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즉각적인 구조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모로코 정부는 “여러 나라 구조대가 몰린 상태에서 조율이 부족하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스페인,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 구조대 입국만 승인했다. 무함마드 6세 국왕은 내무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필요에 따라 다른 우방국에 지원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추가된 나라는 알제리 정도다. 알제리는 구조대 93명과 구호품 100t을 군용기 3대에 실어 보낼 예정이다. 모로코와 알제리는 서(西)사하라 지역 영토 분쟁 끝에 2년 전 단교 했지만 알제리가 10일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폐쇄했던 영공을 개방했다. 모로코 정부는 해외 민간 비정부기구(NGO)를 통한 우회 지원은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아미즈미즈=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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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상 10개 있는 텐트가 유일한 병원… 살릴 사람도 치료 못해”

    “지진 이후 운영 중인 유일한 병원은 이 거대한 텐트뿐입니다.” 지진 피해가 집중된 모로코 중부 소도시 아미즈미즈에서 의료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MSF) 관계자는 10일 이같이 말했다. 아미즈미즈는 인구 1만 명 규모의 아틀라스산맥 소도시로 진앙에서 고작 20km 떨어져 있어 큰 피해를 봤다. 이 단체 소속 존 존슨 씨는 “지진으로 약해진 병원 구조물이 여진으로 붕괴될 수 있어 의료진들이 합심해 텐트에 임시 병원을 차렸다”고 설명했다. 또 “의약품 재고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모로코 강진 닷새째인 12일(현지 시간) 부상자가 2562명으로 늘어났지만 기존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탓에 살릴 수 있는 사람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 의료진들은 병상이 부족하고 의약품이 빠르게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미즈미즈에 세워진 이 임시 병원에는 병상이 10개 남짓 있다. 그마저도 절반만 텐트 그늘막 아래 있고 나머지는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알자지라는 “병상에 빈자리가 생기는 즉시 새로운 부상자로 채워졌다”고 전했다. 아미즈미즈보다 규모가 큰 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틀라스산맥에서 가장 큰 도시인 타루단트의 종합병원 앞에는 진료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진을 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하피다 헤미드 씨는 “지진으로 등을 크게 다친 동서를 구급차에 태워 지진 발생 1시간 만에 이 병원에 도착했지만 70시간 넘게 치료받지 못하고 기다리고만 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11일 “이번 지진으로 최소 10만 명의 어린이가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옥 수천 채가 파괴돼 어린이와 가족들은 추운 밤에도 밖에 있어야 하고 병원과 학교도 무너져 장기간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아미즈미즈=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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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아무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는다”

    북아프리카 모로코 남서부 일대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 11일(현지 시간) 기자가 찾은 마라케시 구도심은 여전히 희뿌연 먼지로 가득했다.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눈앞의 잔해 속에 묻혀 있어도 꺼낼 엄두를 못 내 바라만 보는 상황이라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날 기준 2497명이 숨진 가운데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72시간의 골든타임이 끝나가지만 구조의 손길은 거의 닿지 않고 있다. 피해가 집중된 아미즈미즈 등 산간 지역 주민들은 “아무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고 있다”면서 지원을 호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보도했다. 아틀라스의 한 산간 마을에선 남성 5명이 흙더미와 벽돌만 남은 집터에서 잔해에 깔린 가족을 찾기 위해 곡괭이로 땅을 파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남성들은 2개뿐인 곡괭이를 돌려 쓰며 거대한 흙더미를 파헤쳤다”고 전했다. 맨손으로 잔해에 깔린 사람들을 끌어내던 압델자릴 람그라리 씨(33)는 “누군가가 구하러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NYT에 말했다. 주민 압데사마드 아이트 이히아(17)는 “우리에겐 도움이 너무 필요한데 정부나 구호요원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 마을의 라치드 부아디 씨 역시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주민들과 시신 9구를 수습하는 동안 구조 당국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는 “슬픔에 피로가 겹쳐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겠다는 마음이 식어 가고 있다. 식수와 음식이 동났고 전기도 끊겼다”고 말했다. 8일 발생한 지진은 험준한 산악 마을을 집중 강타해 구조대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진 잔해와 낙석으로 도로까지 끊겨 헬기를 동원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진 발생 직후 프랑스, 미국, 이스라엘, 대만, 알제리 등 여러 국가가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모로코 정부는 “구조 작업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호국인 스페인,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의 지원 제안만 받아들인 상태다. 해외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구조대를 당장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나서도 모로코 당국은 “아직 국왕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국왕 중심의 강력한 중앙집권통치가 유지되는 모로코는 국왕이 국정을 지휘한다. 국가 위기 시 국왕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만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는 8일 밤 지진이 났을 때 프랑스 파리에 있었다. 그는 지진 발생 12시간 뒤에야 “군대에 구조를 지시했다”는 짤막한 성명만 발표하는 등 늑장 대응했다.40시간 지나도 구조대 안와… 구급차 없어 오토바이로 환자 이송 [모로코 120년만의 강진]“구조 혼선 우려” 4개국 지원만 승인사상자 현황 등 정보 공개도 미적‘철권 국왕’ 탓 정부 역할 소극적모로코 마라케시 인근 아틀라스 산간 마을 주민들은 여진 공포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실상 ‘정부의 부재’ 상태가 이어지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미즈미즈 지역에 지진 발생 40시간이 지나도록 구조대가 도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WP는 “이미 지진으로 약해진 구조물이 여진으로 잇따라 붕괴되며 마을에는 분노와 절망이 감돌았다”고 전했다. 구급차가 없어 부상자들도 자가용이나 오토바이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구조대를 기다리다 지친 주민들은 한 모로코 군인을 향해 “대혼돈에 빠졌다”며 따지기도 했다. 가족들과 거리로 대피해 이불을 깔고 있던 물라이 알리 아주아드 씨는 “지금까지 우리 가족이 받은 도움은 외국 친척이 보내준 돈뿐”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지진 48시간 뒤에야…정부 늑장 브리핑 주민들은 정부의 구조 공백을 스스로 메우고 있다. 지진 잔해에 일부 도로가 막혀 차량 운행이 어렵게 되자 이웃 마을 주민들은 당나귀에 이불, 식수, 기저귀 등을 실어 피해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 한 시민은 물과 음식 등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마라케시에서 고립된 시골 마을까지 32km를 직접 걸어갔다고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모로코 북부 해안도시인 카사블랑카나 진앙에서 600∼700km 떨어진 북부 도시 페스 등에서도 시민들이 구호품과 의료품을 실은 차를 몰고 마라케시 및 산간 지대로 나서고 있다. 11일 동료 20여 명과 피해 지역 위르간으로 향한 압델아지즈 씨는 기자에게 “피해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꾸리고 2주 이상 머물며 구조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전기가 끊기고 수도가 고장나 10km 가까이 떨어진 마을 우물에서 물을 길어 왔다. 모로코 전문가인 사미아 에라주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모로코의 경우 도시를 벗어나는 순간 주민들이 중세 시대 환경에 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하루하루 근근이 사는 사람들에게 막대한 자연재해가 덮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 개 국가와 국제 구호단체들이 모로코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느라 지진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올 2월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때 구조 활동을 했던 비영리단체 ‘국경없는 구조대’는 프랑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로코가 해외 단체에 구조 권한을 부여하지 않아 구조작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모로코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첫 공식 브리핑은 지진 발생 약 48시간 만인 10일 밤에야 이뤄졌다. 구조 활동이나 사상자 현황 등 기본적인 정보 공개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철권 국왕’ 제도가 구조 시스템 방해 정부 대처가 미흡한 배경으로는 모로코 특유의 국왕 중심 중앙집권 통치 구조가 꼽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04년 모로코에 지진이 났을 때도 ‘총리는 국왕보다 먼저 나서지 않는다’는 원칙 탓에 총리가 피해 지역을 즉시 방문하지 못했다. 에라주키 교수는 “엄격하게 통제되고 중앙집중화된 모로코 정부의 특징이 재난 대응에 방해가 되고 있다”며 “자연재해는 초동 대응이 중요한데 국왕의 성명 발표조차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비판했다. 모로코가 국가적 자존심과 국왕의 대외 이미지를 위해 해외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주의 단체 ‘기아대책행동’에서 일했던 실비 브뤼넬 프랑스 소르본대 교수(지리학)는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모로코는 아프리카의 신흥국으로서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자체 구조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 주려 한다”고 말했다. 모로코에선 국왕 비판은 범죄로 규정돼 있어 대정부 규탄 여론도 형성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 5명 중 1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한 아미즈미즈 지역의 한 주민은 9일 “정부를 비판하면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우리가 가만히 있다가 이번 지진이 없었던 일이 될까봐 두렵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마라케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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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에 비명 가득… 여진 불안에 車에서 잠 자”

    “접시 깨지는 소리, 도시를 뒤덮은 비명에 놀라 차에서 잡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강타한 지진 진앙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70km 떨어진 마라케시에 사는 한국 교민들은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일 지진 당시 느낀 충격과 여진의 불안감으로 며칠째 편히 잠을 이루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10년 넘게 모로코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이승곤 씨는 “8일 밤에 땅이 마구 흔들리면서 느낀 불안감 때문에 가족들과 차에서 자고 있다”며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인근 마을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말 그대로 초토화된 상태라 걱정이 컸다”고 밝혔다. 9년 넘게 모로코에 살고 있는 김동인 씨는 “8일 밤 갑자기 집에 있는 접시들이 깨지고, 집이 무너질 듯 흔들리더니 이웃들의 비명이 동네에 가득했다”며 “놀란 마음에 아이들부터 먼저 깨우고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떠올렸다. 진동이 1∼2분간 계속되는 동안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건물 안에서 진동이 잦아들길 기다린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김 씨는 “지진 발생 후 현지 경찰이 낡은 아파트에 사는 현지인, 교민들을 찾아가 건물 밖으로 대피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차에서 잠을 청하기 어려운 교민들은 집 안팎을 오가며 쪽잠을 자고, 혹시 모를 여진에 대비해 돌아가며 ‘불침번’도 서고 있다. 주모로코 한국대사관이 파악한 모로코 내 한인은 대략 360명이다. 피해가 큰 마라케시 인근에는 비정부기구 종사자나 선교사, 사업가 등 1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사관 측은 “한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여름 휴가철이 지나 지진이 발생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했다. 모로코 마라케시 및 므군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에는 충북, 광주, 경북, 제주 등에서 모두 7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에 참석한 제주도 관계자는 “지진이 발생하자 숙소를 빠져나와 이불 등을 뒤집어쓰고 하룻밤 노숙을 했다”면서 “조기 귀국을 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항공권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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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년만의 강진, 모로코 최소 2000명 사망

    북아프리카 모로코 남서부 산간 지역 일대에서 8일(현지 시간)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참사 사흘째인 10일 낮 12시 반(한국 시간 오후 8시 반) 현재 최소 2012명이 숨지고, 2059명이 다쳤다고 모로코 내무부가 밝혔다. 지진이 늦은 밤에 발생한 데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깔려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부상자 중에선 중상자가 1400여 명에 달해 피해 규모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로코 당국은 8일 오후 11시 11분경 모로코 마라케시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71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진앙에서 가까운 산간 지역 외에 마라케시, 아가디르, 카사블랑카 지역에서도 사상자가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다수 주민이 잠자리에 든 심야 시간대에 진원이 18km 정도로 얕은 곳에서 강진이 발생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관련 관측이 시작된 1900년 이후 120여 년 만의 가장 강력한 지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자는 고지대인 아틀라스 산간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사태로 길이 막히거나 끊겨 접근도 쉽지 않아 구조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참사 사흘째인 10일 구조대의 손길이 아직 닿지 않는 곳에선 현지 주민들이 맨손으로 생존자 수색에 임하는 등 처절한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모로코 당국은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진도 계속되는 상황에서 약해진 지반 탓에 건물이 추가로 주저앉을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수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중세 고도(古都) 마라케시에선 문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국제사회의 지원 약속도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발언에서 “오늘 아침 모로코 지진 소식을 들었다”며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진심 어린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이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나란히 연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앞서 2월 5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도 지원 행렬에 동참했다. 주모로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지 교민, 관광객, 출장차 방문자들의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사관 관계자는 “교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으며 모로코 당국과 소통해 재난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건물 더미속 발바닥 꿈틀… 중장비 갖고도 구하지 못해 눈물만모로코 지진 사흘째 아비규환남편-아이 잃은 여성 “난 혼자” 오열진앙 근처 산간마을 3명중 1명 숨져다른 지역선 길 끊겨 구조대 못들어가 짓뭉개진 건물들 사이로 다급한 외침과 한숨이 터져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규모 6.8 강진이 발생한 모로코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마라케시에서 한 남성이 “제발 앰뷸런스와 구조대원을 더 보내 달라”며 울부짖었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듯한 다른 남성은 무너진 주택을 가리키며 체념한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 “편찮으신 부모님을 미처 밖으로 빼내지 못했어요.” 가족과 친지를 잃은 생존자들은 주저앉아 오열하거나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여진 공포에 집을 뛰쳐나온 이들로 마라케시 시내 일부 광장은 노숙촌이 됐다. 사람들은 얇은 이불 위에 공포와 피로로 찌든 몸을 뉘었다. 8일 심야에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발생한 강진 사흘째인 이날 모로코 소방당국과 생존자들은 구조 작업에 진력했다. 하지만 사상자가 집중된 아틀라스 산맥 일대 지역은 구조대원의 접근조차 어렵다. 이날 오전에도 규모 4.5의 여진이 이어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마라케시 인근 지역 30만 명 이상이 이번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 산사태로 길 끊겨 구급차 접근 어려워 “여기 사람 발이 보여요!” 아틀라스 산간 마을에서 시루떡처럼 포개진 콘크리트와 돌 더미 사이로 사람 왼쪽 발바닥이 드러났다. 소방대원들 외침에 응답하듯 이 사람은 발과 다리를 조금씩 움직여 살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장비를 동원해도 커다란 건물 잔해가 들어 올려지지 않자 소방대원들은 피해 건물 주변을 뛰어다니며 구조 방법을 모색했다. 위르가네 산간 마을 주민 무함마드 씨는 지진으로 가족 4명을 잃었다. 그는 “두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빠져나왔지만 나머지는 모두 잃었다. 집이 없어졌다”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모로코 국영TV는 전날 “무스타파, 하산, 일헴, 기즈레인, 일리스…. 내가 가진 모든 걸 잃었다. 나는 혼자”라며 숨진 남편과 아이들 이름을 부르짖는 여성을 보도했다. 진앙에서 가까운 타루단트주 산간 마을 아이트 야히아는 주민 3명 중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 출신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방송 아이만 알주바이르 기자는 “온 마을에 슬픔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모로코 당국은 진앙 근처인 아미즈미즈 마을 주민 2만여 명 중 적어도 100∼120명이 사망했다고 추산했다. 외신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각종 영상에 따르면 주민들이 건물 잔해를 맨손과 곡괭이 등으로 파헤치며 생존자를 찾았다. 하지만 알하우즈, 타루단트 같은 산간 지역은 전기와 전화가 끊겼고 산사태로 도로가 막혀 구급차 진입도 어려워 이날 오전까지 구조대 발길이 닿지 못했다고 모로코 내무부가 밝혔다.● 여진 공포에 주민들 집에 못 들어가 피해 지역 주민들은 여진이 무서워 집 대신 차량이나 광장에서 이틀째 노숙을 택했다. 세계적 관광 명소인 마라케시 제마엘프나 광장은 집단 피신처로 변했다. 길가에서 숙식 중이라는 유세프 알리 씨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달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영국 BBC 방송에 말했다. 지진 피해가 적은 모로코 북쪽 카사블랑카에 사는 누레딘 엘바야 씨는 “마라케시에 있는 지인들이 카사블랑카나 라바트 쪽에 머물 곳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만 10일 오전 마라케시 중심가 일부 호텔 식당에는 관광객들의 활동이 재개됐고, 상점도 하나둘 문을 열었다. 교통량도 다시 늘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모로코 지진이 “190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약 120년 만에 북아프리카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며 피해 추정 규모를 지진 피해 경보 4단계 중 가장 높은 ‘적색 경보’로 상향했다. USGS는 사망자가 1000∼1만 명일 확률을 35%, 1만∼10만 명 21%로 내다봤다. 경제적 손실은 10억∼100억 달러(약 1조3400억∼13조3700억 원)로 추정했다. 모로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8% 규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뉴델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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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케시 교민들 “도시 뒤덮은 비명소리…여진 불안에 車에서 쪽잠”

    “접시 깨지는 소리, 도시를 뒤덮은 비명에 놀라 차에서 잡니다.”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강타한 지진 진앙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70km 떨어진 마라케시에 사는 한국 교민들은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일 지진 당시 느낀 충격과 여진의 불안감으로 며칠째 편히 잠을 이루기 어렵다고 털어놨다.10년 넘게 모로코에서 거주하며 식당을 운영 중인 이승곤 씨는 “8일 밤에 땅이 마구 흔들리면서 느낀 불안감 때문에 가족들과 차에서 자고 있다”며 “구도심에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인근 마을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말 그대로 초토화된 상태라 걱정이 컸다”고 밝혔다.9년 넘게 모로코에 거주한 김동인 씨는 “8일 밤에 갑자기 집에 있는 접시들이 깨지고, 집이 무너질 듯 흔들리더니 이웃들의 비명이 동네에 가득했다”며 “놀란 마음에 아이들부터 먼저 깨우고 밖으로 뛰쳐 나왔다”고 떠올렸다. 진동이 1~2분 계속되는 동안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건물 안에서 진동이 잦아들길 기다렸던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김 씨는 “지진 발생 후 현지 경찰이 낡은 아파트에 사는 현지인, 교민들을 찾아가 건물 밖으로 대피하라고 했다”며 “몇몇 이웃, 친구는 비교적 새 건물에 사는 집을 찾아가 함께 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차에서 잠을 청하기 어려운 교민들은 집 안팎을 오가며 쪽잠을 자고, 혹시 모를 여진에 대비해 돌아가며 ‘불침번’도 서고 있다. 김 씨는 “비교적 오래 머물던 교민들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모로코 사람들은 1960, 2000년대 큰 지진 피해 경험이 있어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고 답했다.일부 대형마트는 잠시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창고형 마트나 일부 소형 가게들은 영업을 이어가 생필품이 갑자기 끊길 우려는 덜었다고 교민들은 전했다. 진앙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북부 지중해 연안 도시 카사블랑카나 수도 라바트에서도 일부 교민들은 진동을 느끼면서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주모로코 한국대사관이 파악한 모로코 내 한인은 대략 360명이다. 피해가 큰 마라케시 인근에는 비정부기구 종사자나 선교사, 사업가 등 1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사관 측 “한국 관광객이 많았던 여름 휴가철이 지나 지진이 발생해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까지 관광객을 포함해 교민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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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러 ‘원유 감산 동맹’… “바이든이 타격”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러시아와 손잡고 원유 감산을 주도하면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우디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고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냉각도 개의치 않고 감산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젊은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발표한 ‘비전 2030’ 계획을 추진하려면 원유 수출을 통한 자금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있는 러시아도 전비 마련을 위해 사우디의 원유 감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 결과 국제 유가가 최고치에 달하며 사우디-러시아와 바이든 행정부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사우디와 러시아는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생산국이 포함된 OPEC+의 동맹 강화로 장기적인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12월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 위한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올 3월 원유 감산에 돌입했는데 이 방침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가 주도한 유가 상승으로 바이든의 정치적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과 경제·외교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사우디는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전 2030’에는 5000억 달러(약 665조 원) 규모의 도시 및 대규모 인프라를 건설하는 ‘네옴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사우디 북서부와 홍해 일대에 서울 44배 크기의 대형 국제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우디 정부는 국제 유가가 떨어질 경우 막대한 지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도 사우디의 원유 감산 전략에 호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출을 통한 수익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감산 연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장기화되는 악순환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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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부 무력화’ 맞선 이스라엘 女 검찰총장 [지금, 이 사람]

    “해임은 두렵지 않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거듭 비판해 온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64·사진)이 극우 정권의 폭주를 제어하는 ‘소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해 2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에 의해 여성 중 최초로 검찰수장에 올랐다. 같은 해 말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총리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라도 국회 과반(61석)의 동의가 있으면 뒤집을 수 있고, 대법관 추천위원회의 인사 또한 대거 친정부 인물로 채우는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강행하자 줄곧 제동을 걸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5일 이스라엘 대법원은 올 7월 네타냐후 내각이 통과시킨 사법부 무력화 법안의 적법성을 따지는 첫 번째 심리를 예정됐던 7일에서 19일로 연기했다. 관행대로라면 검찰총장이 정부를 대리해 “이 법안이 적법하다”는 점을 법원 측에 설명해야 하는데 바하라브미아라 총장이 “정부 대리인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현직 총리 최초로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구속을 막기 위해 이 법안을 강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수차례 “재판을 받고 있는 현직 총리가 사법부 개편을 추진하는 건 불법” “총리가 나를 해임해도 두렵지 않다”며 강도 높은 소신 발언을 이어왔다. 일부 극우 의원들이 검찰총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내며 자신을 압박하고 있지만 굴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검찰총장 한 사람의 힘으로 이 법안 자체를 무효화하긴 쉽지 않지만 정부 일원인 그가 이 사안을 꾸준히 비판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여론의 지지가 높다. 1959년생인 바하라브미아라 총장은 텔아비브대에서 법학 전공으로 학·석사 학위를 땄다. 1985년 검찰에 입문했고 정보요원 출신의 남편과 세 자녀가 있다. 텔아비브 지방검찰청에 재직할 당시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정부의 불법 행위를 문제 삼는 소송을 내자 정부를 대변하며 소송 기각을 이끌어냈다. 즉 친팔레스타인 성향이 아닌 그조차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문제 삼을 정도로 네타냐후 정권이 극우 일변도의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이 상당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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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보란 듯 사우디-러 원유 감산 연장…바이든에 정치적 위험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러시아와 손잡고 원유 감산을 주도하면서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우디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고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냉각도 개의치 않고 감산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젊은층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발표한 ‘비전 2030’ 계획을 추진하려면 원유 수출을 통한 자금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있는 러시아도 전비 마련을 위해 사우디의 원유 감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 결과 국제유가가 최고치에 달하며 사우디-러시아와 바이든 행정부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사우디와 러시아는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생산국이 포함된 OPEC+의 동맹 강화로 장기적인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12월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 위한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올 3월 원유 감산에 돌입했는데 이 방침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의 감산 연장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본격화하는 시기에 유가를 인상시킬 것”이라며 “사우디가 주도한 유가 상승으로 바이든의 정치적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과 경제·외교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사우디는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전 2030’에는 5000억 달러(약 665조 원) 규모의 도시 및 대규모 인프라를 건설하는 ‘네옴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사우디 북서부와 홍해 일대에 서울 44배 크기의 대형 국제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우디 정부는 국제유가가 떨어질 경우 막대한 지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도 사우디의 원유 감산을 추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출을 통한 수익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감산 연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장기화되는 악순환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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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보호 NGO, ‘여의도 27배’ 남아공 코뿔소 농장 인수

    야생동물 보호 비정부기구(NGO)인 ‘아프리카 파크’가 여의도 면적의 27배에 달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 최대 코뿔소 농장 ‘플래티넘 라이노’를 인수했다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아프리카 파크는 이 농장에서 키우던 멸종위기종인 남부흰코뿔소 2000여 마리를 향후 10년간 자연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아프리카 파크는 “남아공 정부의 지원, 긴급 모금 등을 통해 농장과 코뿔소를 모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며 “10년 내 코뿔소들을 안전하게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남아공 노스웨스트주(州)에 있는 이 농장의 규모는 여의도(2.9km)의 약 27배인 78km다. 세계적 희귀 동물인 남부흰코뿔소를 집중적으로 사육하고 있다. 남아공의 유명 환경 보호론자인 존 흄은 남부흰코뿔소 등을 밀렵꾼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를 들여 이 농장을 만들었다. 경비 인력만 1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방문객 급감 등으로 재정난이 심해지자 흄은 올 3월 1000만 달러에 농장을 내놓았다. 당시 그는 “호화 요트를 사는 대신 코뿔소 멸종을 막기를 원하는 억만장자가 농장을 샀으면 좋겠다”고 밝혔으나 NGO가 최종 인수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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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 만난 푸틴 “곡물협정 열려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4일 러시아 남부의 유명 휴양지 소치에서 만났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재자’를 자처해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에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하라는 뜻을 전달하고, 복귀 조건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당신이 곡물협정 문제를 제기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이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쟁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했던 이 협정을 올 7월 전격 파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회담을 마친 뒤 곡물협정에 관한 발표가 중요할 것”이라며 협정 복귀를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된 푸틴 대통령과의 공개 접촉을 유지하는 유일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이다. 서방의 대러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러시아 또한 튀르키예에 자국산 가스를 싸게 공급하고 대금 지급 기일을 미뤄주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관계는 좋은 수준”이라며 “튀르키예에 러시아 천연가스 허브를 구축하는 대화가 곧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각각 2000년,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장기 집권에 따른 국내외 비판이 거세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AP통신은 3일 “두 권력자가 오랫동안 ‘라포르’(상호 신뢰 관계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를 형성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를 협정에 복귀시켜 자신의 중재자 이미지를 드높이고 고물가, 리라 가치 급락 등 자국 내 경제난에 따른 비판을 불식시키려는 속내도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는 회담을 앞두고 3, 4일 이틀 연속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송로인 오데사항,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등을 공습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은 “러시아 테러범들이 세계 식량 위기를 유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항만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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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봉 쿠데타… 아프리카 4년새 8번째, 中-러 영향력 급격확장 속 ‘정치혼돈’

    중앙아프리카 산유국 가봉의 정정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쿠데타를 일으켜 알리 봉고 대통령을 축출한 군부는 같은 날 “브리스 올리기 응게마 장군을 임시 지도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응게마 장군은 봉고 전 대통령의 친척이면서도 이번 쿠데타를 주도했고 부패 의혹 또한 상당해 국민 지지를 얻진 못하고 있다. 7월 이웃 니제르에 이어 가봉에서도 잇따라 쿠데타가 발생한 것은 이 지역에 대한 서유럽 주요국과 미국의 영향력이 줄고 중국과 러시아의 입김이 강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봉 군부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응게마 장군이 만장일치로 정권 이양 및 제도 복원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부터 봉고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을 지내며 권세를 누렸다. 지난달 26일 대선에서 봉고 전 대통령의 3연임이 확정되자 돌연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아프리카 중서부에서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부르키나파소, 기니, 차드, 수단, 니제르, 가봉 등 8개국에서 쿠데타가 발발했다. 대부분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독립 후 미국과 가까웠으나 최근 러시아, 중국 등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국과 서유럽이 비용 부담, 국내 정치로의 치중 여파로 아프리카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뚜렷해지면서 곳곳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가봉 정부와 밀접했던 프랑스조차 쿠데타 음모를 사전 입수하지 못했고 쿠데타 발발 이후에도 군부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등을 통해 수단, 말리 등의 독재 정권을 비호하고 치안을 유지해주는 대신 광물 채굴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따냈다. ‘차이나머니’를 앞세운 중국 역시 아프리카 전역에 돈을 뿌리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서방과 결탁한 지도자들이 독재와 부패로 일관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 또한 민심 이반을 불렀다. 봉고 전 대통령은 2009년부터 14년간 가봉을 통치했다. 그의 부친 오마르 봉고 전 대통령 또한 1967년부터 42년간 집권한 후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줬다. 부자(父子)가 무려 56년간 한 나라를 통치한 것이다. 이에 가봉은 물론 니제르에서도 주민들이 쿠데타를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가봉은 원유, 다이아몬드 등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했지만 234만 명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서방은 이 지역의 정정 불안, 중국 및 러시아의 세력 확대를 모두 우려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제어할 수단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군의 정권 탈취, 위헌적인 권력 전환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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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유럽 발 빼는 사이…가봉 쿠데타 주역 응게마, 임시 지도자 등극

    중앙아프리카 산유국 가봉의 정정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쿠데타를 일으켜 알리 봉고 대통령을 축출한 군부는 같은 날 “브리스 올리기 응게마 장군을 임시 지도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응게마 장군은 봉고 전 대통령의 친척이면서도 이번 쿠데타를 주도했고 부패 의혹 또한 상당해 국민 지지를 얻진 못하고 있다. 7월 이웃 니제르에 이어 가봉에서도 잇따라 쿠데타가 발생한 것은 이 지역에 대한 서유럽 주요국과 미국의 영향력이 줄고 중국과 러시아의 입김이 강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봉 군부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응게마 장군이 만장일치로 정권 이양 및 제도 복원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부터 봉고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을 지내며 권세를 누렸다. 지난달 26일 대선에서 봉고 전 대통령의 3연임이 확정되자 돌연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아프리카 중서부에서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부르키나파소, 기니, 차드, 수단, 니제르, 가봉 등 8개국에서 쿠데타가 발발했다. 대부분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독립 후 미국과 가까웠으나 최근 러시아, 중국 등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졌다는 공통점이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국과 서유럽이 비용 부담, 국내 정치로의 치중 여파로 아프리카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뚜렷해지면서 곳곳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가봉 정부와 밀접했던 프랑스조차 쿠데타 음모를 사전 입수하지 못했고 쿠데타 발발 이후에도 군부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등을 통해 수단, 말리 등의 독재 정권을 비호하고 치안을 유지해주는 대신 광물 채굴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따냈다. ‘차이나머니’를 앞세운 중국역시 아프리카 전역에 돈을 뿌리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있다. 서방과 결탁한 지도자들이 독재와 부패로 일관하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 또한 민심 이반을 불렀다. 봉고 전 대통령은 2009년부터 14년간 가봉을 통치했다. 그의 부친 오마르 전 대통령 또한 1967년부터 42년간 집권한 후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줬다. 부자(父子)가 무려 56년간 한 나라를 통치한 것이다. 이에 가봉은 물론 니제르에서도 주민들이 쿠데타를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가봉은 원유, 다이아몬드 등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했지만 234만 명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서방은 이 지역의 정정 불안, 중국 및 러시아의 세력 확대를 모두 우려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제어할 수단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군의 정권 탈취, 위헌적인 권력 전환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또한 “경제 제재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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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외교장관, 이스라엘과 회동 드러나 경질

    리비아 외교장관이 해외에서 이스라엘 외교장관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져 리비아에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리비아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적대적 관계에 있다. 리비아 정부는 진상조사 착수와 함께 외교장관을 경질했으며, 해당 장관은 신변에 위협을 느껴 해외로 도피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8일 AFP, 로이터통신 등은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과 나즐라 망구시 리비아 외교장관(사진)이 이탈리아 정부 주재로 지난주 로마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코헨 장관은 리비아 내 회당과 공동묘지 등 유대인 유적지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정부는 현재 둘로 갈라져 대치 중인데 망구시 장관은 유엔의 공인을 받은 리비아통합정부(GNU) 소속이다. 이 회동은 이스라엘 정부의 일방적 발표로 알려졌다. 이에 리비아 외교부는 “만남은 비공식적이고 우연히 이뤄졌고 어떠한 논의나 합의도 없었다”며 “이스라엘과의 외교 정상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양국 최고위급에서 사전 합의된 회동이었다”고 했다. 리비아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가 불법이라고 법에 명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리비아는 팔레스타인을 탄압해 온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외교장관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리비아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AP는 리비아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해 망구시 장관이 위협을 느껴 튀르키예로 도피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리비아 정부가 둘로 갈라진 가운데 GNU 압둘 하미드 드베이바 총리가 정치권에서 사임 압박을 받고 있어 서방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미국과의 소통을 위해 이스라엘과 물밑 교섭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 NYT는 “리비아 국민들은 총리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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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물 네시, 이번엔 찾는다” 첨단장비 탐사 작전

    전설 속 괴물 ‘네시’를 찾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영국 스코틀랜드 네스호(湖)로 모였다. 열 탐지기 장착 무인기(드론)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1972년 이후 최대 규모 탐사에 나섰다. 27일(현지 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다양한 국적의 자원봉사자 약 200명과 ‘네시 사냥꾼’을 자처하는 탐험가, 연구가들이 네스호 수색 활동에 돌입했다. 네스호를 관리하는 ‘네스호 센터’와 자율 연구 조직 ‘네스호 탐사대’가 기획했다. 열 탐지기 탑재 드론을 호수 상공에 띄우고 적외선 카메라, 수중 음파탐지기 등을 물 아래에 투입해 네시를 찾아 나섰다. 올여름 유럽에 닥친 가뭄으로 네스호 수면이 크게 낮아져 네시를 포착할 절호의 기회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폴 닉슨 네스호 센터장은 “우리 활동에 대한 관심이 엄청났다”며 “사람들이 네시 이야기에 여전히 매료돼 있음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인버네스에 있는 네스호는 길이 36km, 최대 수심 240m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크다. 담수량 74억5200만 ㎥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호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네시는 6세기부터 관련 기록이 존재하나 1933년 호텔 지배인 올디 매케이 등의 목격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34년에는 검고 긴 머리 모양 물체가 호수 밖으로 나타난 ‘외과의사 사진’으로 유명해졌으나 가짜로 판명됐다. 괴생물체로 묘사된 네시는 책, 영화 등의 소재로도 활용됐다. 네스호 센터에 따르면 공식적인 네시 목격담만 1100건이 넘는다. 수색 작업도 잇달았다. 1972년 ‘네스호 현상 조사 사무소’가 대대적 수색을 시작했으나 존재를 입증하지 못한 채 1977년 해체됐다. 1987년에는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보트 24척으로 네스호 전역을 수색했고 2019년엔 뉴질랜드 연구진이 네스호의 모든 생물종 DNA를 밝히려고도 해봤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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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사망 공식 확인”

    의문의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한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이 공식 확인됐다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 영국 BBC는 27일 러시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발견된 시신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프리고진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그간 러시아 당국은 프리고진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아왔고,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그간 발견된 프리고진의 위조여권과 변장 사진 등을 근거로 그가 사망을 위장했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내놓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프리고진 사망 이후 바그너 용병들에게 ‘충성 맹세’를 의무화하는 법령을 제정하며 바그너그룹 장악에 박차를 가했다. 외신은 ”푸틴이 더욱 위험한 인물이 됐다“고 평가했다.26일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군사 임무에 참여하는 이들이 국가에 대한 충성과 복종을 맹세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프리고진이 의문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진 이틀 만이다.이 대통령령은 ‘러시아군을 대신해 작전을 수행하거나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모든 이는 의무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충성을 맹세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병사들은 지휘관 및 상관 명령을 엄격히 따르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도 했다.특히 충성 맹세 의무화 대상을 정규군뿐만 아니라 민간단체나 ‘자원봉사 조직’ 구성원에 확대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바그너그룹을 비롯한 민간 용병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령은 목적으로 ‘러시아 연방을 방어하기 위한 정신적, 도덕적 기반 형성’을 명시했다.프리고진의 ‘36시간 무장 반란’ 무산 이후 용병들을 러시아 국방부와 재계약하고 벨라루스에 재배치하는 등 바그너그룹을 서서히 장악하는 조치를 취한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 사망 이후 완전히 손아귀에 넣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러시아 언론인 콘스탄틴 렘추코프는 25일 “(러시아) 모든 사람이 (푸틴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모두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NYT는 “러 정부가 바그너그룹을 국방부 또는 군 정보부 산하로 편입해 직접 관리하거나 새 수장으로 러시아 군 장성을 앉히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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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삼성 공격 해커집단 ‘랩서스’, 英10대들이 핵심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 시스템을 공격한 국제 해커 집단 ‘랩서스(LAPSUS$)’ 핵심 멤버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영국 10대 청소년 2명으로 밝혀졌다. 랩서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내부 정보통신망을 해킹하기도 했다. 23일(현지 시간) 영국 서더크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컴퓨터 해킹, 협박,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아리온 쿠르타지(18)와 A 군(17·미성년자여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음)이 2021∼2022년 랩서스 일원으로 활동했다고 배심원단이 결론 내렸다고 BBC방송이 이날 전했다. ‘디지털 도적단’으로 불리는 랩서스는 영국과 브라질 출신 10대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청소년은 모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BBC에 따르면 2021년 7월 온라인으로 만난 쿠르타지와 A 군은 영국 대형 통신사 BT와 EE 서버 및 데이터를 해킹한 뒤 각 회사에 310만 파운드(약 52억5000만 원)를 요구했다. 요구한 돈을 받지는 못했다. 또 5명의 휴대전화 심(SIM) 카드 정보를 빼내 이들의 가상화폐 계정에서 10만 파운드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치기도 했다. 쿠르타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점을 고려해 법정에는 출두하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 접속 금지 조건 아래 호텔에 머물면서 온라인 은행 레볼루트, 우버, 록스타게임스 해킹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군도 보석으로 풀려났다. 배심원단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참작해 범행 의도는 따지지 않기로 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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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이란 등 6개국 브릭스 가입… 中 손잡고 “일대일로 사업에도 참여”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 등 6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며 외연 확장의 길로 들어섰다. 이 6개국은 중국 경제 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기존 회원국 간 이견을 무릅쓰고 브릭스가 확대된 것은 미국 중심의 주요 7개국(G7) 질서에 대항하는 세력화를 꾀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승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릭스 15차 정상회의를 개최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회의 마지막 날인 24일 “브릭스 확장을 위한 원칙, 기준 등에 합의했다. 새 회원국들의 권한은 2024년 1월부터 발효된다”며 6개국 회원 가입을 밝혔다. 브릭스가 새 회원국 가입을 승인한 것은 2010년 남아공 가입 이후 13년 만이다. 6개 신규 회원국 가운데 사우디, 이란, UAE, 이집트 등 4개국은 중국이 최근 10년 넘게 경제적, 외교적 지원에 공을 들이며 우군 확보에 애써 온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국가다. 중국은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중재했다. 사우디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고 중국은 최대 수입국인 관계도 있다. 중동 반미(反美) 세력의 선봉인 이란은 브릭스를 ‘미국 대항마’로 삼으려는 시 주석 구상에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역사적인 회원국 확장”이라며 “더 넓은 신흥국 세계의 통합과 협력을 위한 브릭스의 결정을 보여준다”고 자축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새 회원국 가입 결정은 G7 경쟁자를 만들기 위해 브릭스의 확대를 추진한 중국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브릭스 확대는 서방과 지정학적, 경제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브릭스 확대 압박을 넣은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합류로 브릭스의 경제적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미국 주도 금융 질서에 대항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기존 5개국 정상들은 외연 확장에는 동의했지만 회원국 가입 기준, 조건 등을 놓고 이견을 드러내며 시 주석 연설 불참, 공동 기자회견 취소 등 분열상도 보였다. 브라질은 “브릭스는 미국과 G7의 대항마가 아니다”라고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 측이 수정안을 제시해 이번 결정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국제 제재 대상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 가입에 반대했지만 결국 이란 가입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은 파키스탄 가입도 추진했으나 파키스탄과 앙숙인 인도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외교부)에 따르면 신규 회원국을 포함해 22개국이 브릭스 가입을 공식 요청했고 관심을 표명한 국가까지 합하면 40개국에 달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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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브릭스 회원국 확대를”… 브라질 “美-G7 대항마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를 통한 반(反)서방 세력 규합에 나선 가운데 인도, 브라질이 공개적인 이견을 보였다. 개발도상국의 맏형 격인 국가들이 브릭스의 외연 확대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노선 전환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24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1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남아공 대통령과 함께 공동의장을 맡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어떤 국가는 패권을 잃지 않기 위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제멋대로 탄압하고 있다”며 반미 연대를 강조했다. 하지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브릭스에 대해 각각 “미국이나 주요 7개국(G7)의 대항마가 아니다”, “글로벌 사우스(개도국)의 플랫폼”이라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어떤 나라, 우리 압박” 美 겨냥한 習 정상회의 첫날 열린 비즈니스 포럼은 서방 주도의 세계 경제 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브릭스 연대를 강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당초 포럼 폐막식에서 시 주석의 연설이 예정돼 있었지만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대신 참석해 연설문을 대독했다. 포럼 전 노출된 이견으로 시 주석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시 주석은 대독한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다수 포함시켰다. 그는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패권을 잃지 않으려는 어떤 국가는) 잘 발전하고 있는 국가를 제지하고, 따라잡으려는 국가를 걸림돌처럼 여긴다”며 “나는 ‘다른 사람의 등불을 끄는 것이 자신을 더 밝게 만들지 못한다’고 수차례 말했다”고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패권주의적 유전자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브릭스의 외연과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자유와 독재라는 이분법은 분열과 충돌로 이어진다”며 “아무리 견제가 있어도 브릭스는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릭스 플러스(BRICS+)’로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20여 개 국가가 브릭스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제시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며 “중국은 손잡고 안보공동체를 구축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미-반서방 노선에 ‘동상이몽’ 시 주석은 브릭스를 경제협력체를 넘어 안보공동체로 발전시키자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질적 합의까지는 험난해 보인다. 특히 서방의 투자 유치를 꾀하는 인도와 브라질은 브릭스의 성격을 반미, 반서방으로 몰아가는 것에는 선을 긋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연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릭스는 미국이나 G7 등의 대항마가 아니다. 미국과 경쟁 체제를 구축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한 후 브라질은 미국, 유럽과의 관계를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지만 해외 주요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미중 양쪽 모두에서 실리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정상회의 전체회의에서 “인도는 회원국 확대를 통한 브릭스 확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앞서 연설에서는 “브릭스는 글로벌 사우스의 관심 사안을 토론하는 플랫폼”이라며 시 주석의 반미 연대, 안보공동체 구상과 거리를 뒀다. 인도는 중국 주도의 경제 질서를 경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남아공 소식통을 인용해 “남아공 정부는 중국에 동조하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 이해관계는 서방 국가들과 더 깊은 상황”이라고 22일 지적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 해외 이동이 제한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화상 녹화 연설에서 “러시아를 재정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시도는 주권 국가의 자산을 불법 동결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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