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김기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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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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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1~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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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총리 “전쟁 2단계 돌입”… 지상전 사실상 시작

    이스라엘이 27일(현지 시간) 밤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개전 이후 최대 폭격을 가하며 작전을 벌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이 2단계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전면전’ 등의 표현을 피했지만 사실상 하마스와의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의 ‘2단계’ 전환을 선언하며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정부를 파괴하고 인질을 데려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은 길고 어렵겠지만 우린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보병·기갑·공병부대와 포병이 가자지구 북부에 주둔 중이고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첫 ‘제한적 지상작전’ 실시 사실을 공개하며 작전을 마친 부대를 철수시켰을 때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전 전환 첫날인 27일에는 하마스 땅굴과 벙커 등 약 150곳을 폭격으로 파괴하고, 하마스의 공중전을 맡던 잇삼 아부 루크베흐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8일에는 하마스 지휘소, 대전차 유도탄 발사 원점 등 450곳을 더 타격하며 지상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중동 전역에는 확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는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의 미군기지 공격이나 참전 가능성에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이스라엘 “첫 타깃은 하마스 480km 땅굴”… 터널-벙커 600곳 맹폭 환기시설 갖춰 수개월 생활 가능최근엔 지휘소-의무실 등 시설 개선이스라엘 인질 일부 터널에 억류가족들 ‘인간 방패 내세울까’ 발동동 “하마스를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의 지하도시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내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을 개시한 가운데 이들의 첫 번째 목표는 하마스가 건설한 지하 터널인 ‘가자 메트로(Gaza Metro)’를 파괴하는 것이다. ‘하마스의 지하철’ ‘미니 신도시급’으로 불리는 이 터널은 총길이가 약 480km로 서울 지하철의 1.5배로 알려졌다. 깊이도 30, 40m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곳곳에 미로처럼 건설된 이 지하 터널을 무력화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시가전을 수행할 수 없고 인명 피해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선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지휘본부를 차려 사실상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격적인 지상전 개시로 하마스에 붙잡힌 다국적 민간인 인질의 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커졌다.● 환기-통신망 갖춰 수개월간 생활 가능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한 첫날인 27일(현지 시간) 밤 전폭기로 지하 목표물 약 150곳을 공습했다. 이 공습은 지하 터널과 벙커 파괴를 노렸다. 다음 단계 작전에 들어가기 앞서 하마스가 매복 공격에 활용할 터널을 제거하는 게 1순위였다는 얘기다. 다음 날에는 하마스 지휘소 등 450곳을 더 타격했다. 28일 영국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통치권을 팔레스타인 측에 인계한 2005년부터 가자지구 곳곳에 지하철 노선처럼 복잡하게 얽힌 지하 터널, 즉 ‘가자 메트로’를 구축했다. 특히 최근에는 콘크리트 내벽을 세우고 무기고, 지휘소, 의무실, 군(軍) 통신망, 환기 체계를 갖추는 등 터널 고도화 작업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지하에서도 신선한 공기를 쐴 수 있다. 주(主) 터널은 오토바이 통행이 가능할 정도다. 개당 건설 비용은 최소 300만 달러(약 45억 원)로 추정된다. 이 터널을 이용하면 이스라엘, 이집트 등으로 언제든 침투할 수 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하마스를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을 지하 테러도시에서 뿌리 뽑는 것”이라며 터널을 무력화해야 이스라엘에 승산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 최대 규모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지휘본부를 숨겨두고 있다”고 주장하며 가자지구 주요 시설을 파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뇌부가 이 병원 입구를 통하지 않고 터널을 통해 지휘본부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여러 개 뚫어 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상전이 수개월에서 1년까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이 인명 피해가 큰 전면적 작전 대신 지하 터널 등 가자지구를 정리하며 하마스 숨통을 서서히 조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영국 BBC 방송의 제러미 보언 인터내셔널 에디터는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역을 한 조각씩 치우고(clear slice by slice)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상전에 속 타는 인질 가족 이스라엘군은 28일 기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230명으로 집계했다. 이 중 약 50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질 가족을 대표하는 ‘인질과 실종자 가족 포럼’은 “인질의 생명이 이스라엘군의 맹폭과 지상군 투입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지상전 와중에도 인질 석방을 위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측은 인질과 이스라엘 감옥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맞교환하자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수감자는 6630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움직이려는 심리적 테러”라고 일축했다.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대부분이 무장단체 대원이거나 동조자이며 이들을 풀어주면 추가 공격을 돕는 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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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 “이스라엘이 전쟁범죄”… 보수 이슬람세력 선동

    튀르키예(터키) 공화국이 29일 건국 100주년을 맞았다. 초대 대통령 케말 아타튀르크가 정교분리, 여성 참정권 등 세속주의 서구화 정책을 통해 근대국가의 기반을 닦은 것과 달리 100년이 흐른 지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사진)은 정반대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이 상당하다. ‘이슬람 국가 부활’을 외치며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시도 중인 그는 건국 하루 전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열린 반(反)이스라엘-친(親)팔레스타인 집회에 참가해 핵심 지지층인 보수 이슬람 세력을 선동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8일 약 150만 명의 군중 앞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두고 “이스라엘은 점령자이며 하마스는 테러조직이 아니다. 하마스는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무자헤딘(자유투사)”이라고 외쳤다. 그는 이스라엘은 물론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 주요국 또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운집한 군중은 열광적 환호를 보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 등은 그가 전통적인 반유대 정서를 이용해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예정됐던 이스라엘 방문 계획도 취소했다. 튀르키예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자국 내 이스라엘 외교관 보호에 소홀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주튀르키예 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거센 시위가 벌어져도 강하게 제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은 최근 튀르키예에서 외교관들을 철수시켰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2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양국 관계를 재평가하겠다”며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독실한 수니파 신자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총리로 집권했다. 이후 여성의 히잡 착용,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 금지, 주류 판매 규제, 언론 통제, 소수민족 쿠르드족 탄압 등 강력한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을 폈다. 동로마 제국의 문화유산이며 자신의 집권 전 박물관으로 쓰이던 ‘아야 소피아’도 이슬람 사원으로 바꿨다. 3선 총리에 오른 뒤 4선을 금지하는 집권 정의개발당 당규로 추가 집권이 어려워지자 2014년 튀르키예 역사상 최초로 치러진 의원내각제하 대통령 직접선거에 출마해 대통령이 됐다. 이후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제로 바꿔 집권을 연장했다. 이로 인해 세속화 정책을 주도해온 군부 등과와의 갈등이 커졌지만 2016년 쿠데타를 진압하며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올 5월 대선에서 또 승리해 사실상 종신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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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전쟁 2단계 돌입” 이軍 “지상군 가자 주둔”…사실상 전면전 시작

    이스라엘군이 27일(현지 시간) 밤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 채 개전 이후 최대 폭격을 가하며 작전을 벌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이 2단계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이 ‘전면전’이나 ‘침공’ 등의 표현을 피했지만 사실상 하마스와의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네타냐후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의 ‘2단계’ 돌입을 선언하며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정부를 파괴하고 인질을 데려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은 길고 어려울 것이며 우린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앞서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군대가 그 땅(가자지구 북부)에 주둔 중이고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첫 ‘제한적 지상작전’이라며 작전을 마친 보병·기갑부대를 철수시켰을 때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 공군은 폭격으로 하마스 땅굴과 벙커 등 약 150곳을 파괴했고, 하마스의 공중전을 맡던 이삼 아부 루크베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등도 “가장 길고 야심찬 지상공격” “아주 대규모의 군사작전”이라며 지상전 국면으로 전환했다고 전했다.중동 전역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는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의 미군기지 공격이나 참전 가능성에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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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의 땅, 두 민족의 비극… “두 국가 해법이 현재로는 최선” [글로벌 포커스]

    “총소리가 들리면 늘 죽음이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기습 공격에서 살아남은 이스라엘 주민) “1948년 첫 나크바(아랍어로 ‘재앙’·당시 대규모 강제 이주를 말함) 이후 두 번째 나크바가 올까 두렵다. 이 땅을 떠나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팔레스타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민간인 1000명 이상을 학살하며 촉발한 중동전쟁의 오래된 근원은 사실 땅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표현을 빌리자면 더 정확하게는 ‘누가 요르단강과 지중해 사이에 있는 땅에 살 권리가 있는가’다. 이스라엘 땅은 어디서 시작하며 팔레스타인 땅은 어디서 끝나는지를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및 주변 중동 국가들은 100년 넘게 갈등과 충돌의 나날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복잡하고 뿌리 깊은 난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동안 몇 차례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21세기 들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하마스의 유례없는 이스라엘 본토 침공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가자지구 공습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반복되는 ‘피의 보복’을 더욱 풀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두 민족의 100년 분쟁사 속에서 이번 중동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들여다봤다.● 英, 팔레스타인 위임통치의 비극 역사학자이자 주미 이스라엘대사를 지낸 마이클 오렌은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6일 전쟁’을 다룬 저서 ‘전쟁의 6일(Six Days of War·2002년)’에서 “가볍게 말해, 시오니즘(시온주의·유대인 민족주의)이 없었다면 분쟁도 없었다”고 했다. 2000년 전 팔레스타인 땅에서 쫓겨나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던 유대인들이 다시 시온(이스라엘)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시온주의가 분쟁의 시초라는 것이다. 19세기 말 시온주의를 앞세운 동유럽 유대인들은 오스만튀르크 제국이 400년간 지배하고 있던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분쟁의 씨앗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싹텄다. 독일 편을 든 오스만 제국 제압을 위해 영국은 오스만 제국 지배에 저항하는 아랍 민족주의 세력과 자본을 쥔 유럽 유대계 세력의 지원이 필요했다. 영국은 1915∼1916년 오스만 제국에 봉기하는 조건으로 전후 팔레스타인에 아랍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하는 ‘맥마흔 선언’을 작성한다. 2년 뒤에는 유대 자본을 받는 조건으로 팔레스타인에 유대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하는 ‘밸푸어 선언’도 만든다. 결국 영국 뜻대로 패전한 오스만 제국은 해체되고 영국은 팔레스타인을 위임 통치하게 된다. 문제는 영국이 유대인과 아랍 민족에게 한 모순되는 약속을 지킬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 사이 갈등은 고조됐다. 1930년대 들어 독일 나치 정권의 박해와 홀로코스트를 피해 대규모 이주한 유대인들은 땅을 더 많이 매입해 정착촌을 늘려갔다. 두 민족의 무력 충돌을 우려한 영국은 1939년 백서(White Paper)를 통해 밸푸어 선언 효력을 사실상 폐기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커질 대로 커져 있었다.● 이스라엘 건국과 팔레스타인 나크바 2차대전이 끝난 뒤 팔레스타인 문제를 매듭지을 능력이 없던 영국은 막 창설된 유엔에 책임을 넘겼다. 유엔은 1947년 종교적으로 양측에 다 중요한 예루살렘은 국제 관리 아래 두고 나머지 땅을 두 국가로 분할하는 유엔총회 결의안 181호를 통과시켰다. 유대인 세력은 대부분 찬성했지만 아랍 세력은 ‘인구 대부분인 팔레스타인인에게 불리하다’며 거부했다. 팔레스타인 각지에서 두 민족 간 유혈 충돌이 늘어났다. 영국 위임 통치 만료 다음 날인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은 건국을 선포했다. 이튿날 팔레스타인 세력과 힘을 합친 아랍 국가 동맹군이 이스라엘을 침공(1차 중동전쟁)했다. 하지만 정신적, 물질적으로 더 잘 무장된 이스라엘이 승리하며 건국 당시보다 더 많은 영토를 장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약 70만 명이 고향을 떠나거나 이스라엘군에 쫓겨나 난민으로 전락했다. 팔레스타인인은 이를 ‘재앙’ ‘전멸’이라는 뜻의 아랍어 ‘나크바’라고 불렀다. 이들은 대부분 요르단이 장악한 서안지구와 이집트가 획득한 가자지구로 몰려갔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인 역사학자 라시드 할리디는 저서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에서 유대인 정착 과정과 시온주의는 서구 열강을 등에 업은 식민주의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FP는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을 때 주민들은 (나크바라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떠올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피 명령에도 가자지구 북부 주민 수십만 명은 다시 집에 돌아오지 못할까 두려워 떠나지 않고 있다.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및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등 주변 아랍국은 1956년 수에즈 운하 위기, 1967년 6월 전쟁(6일 전쟁), 1973년 욤키푸르 전쟁 등으로 충돌했다. 모두 뛰어난 전략과 서방의 지원을 앞세운 이스라엘의 승리였다.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서안지구, 시나이반도, 골란고원을 손에 넣었다. 그 결과 가자지구 등으로 유대인 집단 이주가 시작되자 반발하는 팔레스타인 세력은 테러를 비롯한 유혈투쟁으로 맞섰다.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1964년 설립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대표적이다. PLO는 1972년 뮌헨 올림픽 이스라엘 선수단 학살, 항공기 납치, 폭탄 테러 등으로 팔레스타인 분쟁을 국제적 이슈로 부각시켰다.● 잇따른 화해 결렬과 가자지구 봉쇄 이제 팔레스타인 분쟁은 이스라엘의 점령과 유대인 정착촌 문제로 초점이 맞춰졌다. 하마스의 전례 없는 기습 공격과 민간인 학살의 씨앗이 이때 잉태됐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불안정한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도 가시화했다. 1978년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 중재로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를 이집트에 돌려줬고,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수립하는 구상이 짜였다. 하지만 자치정부 수립 과정은 지지부진했고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은 1987년 이스라엘 점령에 항거하는 1차 인티파다(봉기)를 일으켰다. 그해 이슬람 성직자 아메드 야신이 ‘이스라엘 존재 절멸’을 목표로 이집트 수니파 근본주의 조직 무슬림형제단에 뿌리를 둔 하마스를 설립했다. 1993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PLO 의장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대한 팔레스타인 자치권을 공인하는 평화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라빈 총리는 이 협정에 반발한 이스라엘 극우파 청년에게 2년 뒤 암살됐다. 협정 결과 PA가 수립됐지만 이스라엘을 인정한 데다 부패 의혹 등으로 오히려 하마스가 지지 기반을 넓혀 갔다. 양측 유화파 입지는 줄어들었다. 2000년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이자 훗날 총리가 되는 아리엘 샤론이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성지(聖地)가 모두 있는 동(東)예루살렘 이슬람교 알아끄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두 번째 인티파다가 일어났다. 충돌과 폭력 사태가 이어졌다. 5년여 지속된 유혈 분쟁을 끝내기 위해 2005년 미국 러시아 유엔 등이 중재에 나서 ‘중동 평화 로드맵’이 만들어졌다. 로드맵을 승인한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서 군과 정착민을 철수시켰다. 또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권리를 처음 인정했다. 하지만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가 PA에 승리하고 이듬해 가자지구를 장악하자 분위기는 바뀌었다. ‘이스라엘 존재를 부정’하는 하마스에 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지중해 연안을 제외한 3면을 총연장 65km, 높이 6m 장벽으로 막고 주민 이동 및 물자 반출과 반입을 제한했다. 주민들은 실업률 50%라는 극도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유엔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서안지구에는 오슬로 협정에 어긋나는 유대인 정착촌이 급격히 늘었다. 팔레스타인인 약 300만 명이 거주하는 이곳에 현재 이스라엘인 약 66만 명이 정착촌 200여 곳에 살고 있다. 2014년 7월 서안지구 정착촌 이스라엘 소년 3명이 하마스 대원들에게 납치, 살해됐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2005년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자지구에 진입해 작전을 벌였다. 2021년 이스라엘 경찰이 알아끄사 사원을 습격해 양측은 11일간 로켓 공격을 벌였다. 하마스는 이번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유로 “(이스라엘의) 알아끄사에 대한 적대 행위”를 들었다.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장소로 간주되는 이곳은 무슬림 아닌 사람은 특정 시간대에 정해진 구역만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연립정부를 구성한 극우 성향 정치인 등이 미국 등의 만류에도 이곳을 찾으면서 하마스에 명분을 제공했다는 해석도 있다.● ‘두 국가 해법’, 최선은 아니라 해도… 중동 전문가들은 알아끄사에 대한 적대 행위가 이스라엘 공격의 진짜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것보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들의 관계 정상화가 분쟁을 먹고 사는 하마스와 그 배후인 이란에 모두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 설득력 있다는 것이다. 중동 평화가 오면 하마스로서는 이스라엘과 아랍국 사이에서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사우디와 중동 맹주를 다투는 이란은 아랍국가 사이의 외로운 섬으로 전락할 우려가 커진다. 하마스와 이란의 이 ‘중동 평화 훼방’ 구상은 현재까지 먹혀드는 것으로 보인다. 아랍권을 제외한 세계 여론은 하마스의 잔혹한 민간인 학살에 대한 비판과 어린이 사상자가 많이 나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비판으로 크게 나뉜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보면) 하마스가 오히려 승리한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명분도 잃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봉쇄된 (가자지구) 공간에 폭탄 6000발을 퍼부어 어린이가 죽고 국제법이 흔들리며, 장기 봉쇄로 주민 삶이 얼마나 열악해졌는지 국제사회가 잘 보게 됐다는 것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아프리카중동연구부장)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라는) 전쟁 2단계에 역점을 두고 기습 공격을 했다는 합리적 추론이 든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시가전이 교착 상태에 빠져 민간인 피해만 늘어난다면 국제사회 여론은 더 나빠져 이스라엘이 ‘외교적 외톨이’가 될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로를 “궤멸시키겠다” “파괴하겠다”면서 먼저 무기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볼 때 이번 전쟁이 곧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성일광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교수(한국이스라엘학회장)는 “하마스에 있는 ‘후드나(장기 휴전)’ 개념이 그나마 현실적으로 비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계략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다시 공격할 힘을 비축하기 위한 시간 벌이로 본다는 것이다. 이번 전쟁이 수습된다 해도 팔레스타인 문제는 다시 땅으로 환원될 수밖에 없다. 팔레스타인 국가가 세워졌다면 지금까지 두 민족 분쟁사는 강도와 내용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00% 미덥지는 않더라도 ‘두 국가 해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 교수는 “동예루살렘 귀속 문제나 난민 발생 우려 등으로 가능성이 높지는 않겠지만 두 국가 방안 말고는 답이 없다”며 “(지금 같은 방식으로) 섞여 살면 갈등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온건파 파타가 가자지구를 통제할 수는 없다.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운다 해도 하마스가 반대하면 가자지구 서안지구 이스라엘의 3국가 3체제 방식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교수는 “지난 50년간 충분히 논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민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상대를 국가로 인정하긴 더 어렵다.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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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탱크, 가자 심야기습… 전면 지상전 돌입 수순

    이스라엘군이 25일(현지 시간) 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안으로 탱크, 보병부대 등을 투입해 하마스 진지를 공격한 후 철수했다. 이번 공격은 7일 전쟁이 발발한 후 가장 큰 규모의 가자 침투 작전이었다.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지상전 돌입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마스 측은 26일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전면적 지상 침공 시) 당신의 비극을 기쁨으로 바꾸겠다”라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다음 단계의 전투(대규모 지상전)를 위한 준비로 기바티 보병 여단 주도로 가자지구 북부에서 작전을 벌였다”며 밤사이 가자지구에 병력을 진입시킨 사실을 밝혔다. 이어 “탱크와 보병부대가 다수의 테러리스트 조직, (하마스의) 기반시설, 대전차미사일 발사 진지 등을 표적 공격했다. 병사들이 임무를 마치고 이스라엘 영토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탱크 여러 대가 가자지구 안쪽으로 진입하고, 목표물이 포격으로 폭발하는 모습을 담은 1분 9초짜리 흑백 영상도 공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앞서 25일 TV 연설을 통해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내각 결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은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몇 시간 후 전격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동 주둔 미군의 안전을 위해 방공망 확충을 마칠 때까지 지상전을 수일 동안 미뤄 달라고 이스라엘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스라엘의 가자 급습은 이를 사실상 외면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에도 하마스에 억류된 민간인 인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상전을 연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7일 하마스 기습 공격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주장도 속속 제기된다. 같은 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 대원 500여 명이 이번 공격 전 최소 수주간 이란에서 특수전 훈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하마스 죽은 목숨” 네타냐후 연설 직후, 가자 장벽 부수고 급습 이스라엘軍, 가자지구 심야 공격美 만류에도 지상전 강행 태세WSJ “가자 축소판 만들어 사전훈련”땅굴 공격할 ‘스펀지 폭탄’ 준비 “가자지구 안팎, 땅 위 혹은 지하에 관계없이 모든 하마스 대원은 이미 죽은 목숨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5일(현지 시간) TV 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제거 의사를 강조했다. 그날 밤 이스라엘군은 “다음 단계의 전투를 위한 준비”라며 하마스의 근거지 가자지구에 탱크, 보병부대 등을 앞세워 전격 진입했다. 23일에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국지적인 교전을 벌였지만 대규모 병력을 앞세운 것은 처음이다. 7일 전쟁 발발 후 “하마스 궤멸”을 선언하며 지상전 개시 시기만 조율하던 이스라엘이 인질 석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과 압박에도 지상전 강행 의지를 굳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탱크로 불도저처럼 장벽 밀어 이스라엘군이 26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1분 9초짜리 영상에는 장갑차가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하거나, 탱크가 포탄을 발사하자 가자지구 내 건물 등이 폭발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특히 여러 대의 탱크가 불도저처럼 장벽을 밀어버리는 등 추후 보병의 진입 및 시가전에 대비하는 양상을 보여줬다. 이스라엘군 라디오는 이번 작전을 “비교적 대규모의 지상 급습”이라고 표현했다. 그간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납치한 220여 명의 민간인 인질을 인간 방패로 이용할 가능성, 하마스가 가자지구 곳곳에 설치한 지하터널 등으로 자국 군 피해가 커질 가능성 등을 우려해 좀처럼 지상전 개시 시점을 잡지 못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 또한 지상전을 강하게 만류했다. 하지만 전쟁 전부터 낮은 지지율을 보였고, 전례 없는 참사로 안팎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상전을 강행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는 25일 연설에서 “전후(戰後)에 나를 포함한 모든 이가 사태의 책임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하마스의 공격을 막지 못한 책임론을 거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관계자 살레흐 알 아루리는 26일 성명을 통해 “적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저항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지상군 진입에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5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만났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지상전 개시와 헤즈볼라의 참전 가능성 등이 전쟁을 격화시킬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틀 가자-스펀지 폭탄으로 땅굴전 대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이스라엘군이 남부 네게브 사막 일대에 일명 ‘리틀 가자(Little Gaza)’로 불리는 가자지구 축소판을 만들어 지상전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곳에 8층 건물, 학교 등 600개의 구조물을 세웠다. 하마스의 비밀 땅굴, 이슬람 사원, 시장 등도 실제 가자지구 내부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특히 25일 모의 훈련 때는 좁은 거리와 미로 같은 터널로 침투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검은 티셔츠를 입은 ‘가짜’ 하마스 대원이 투입돼 이스라엘군과 총격을 주고받거나 건물 창문 사이에서 테러범을 색출하는 훈련도 있었다. 이 인근에도 수천 명의 예비군이 대기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군이 지하터널에 대비하기 위해 이른바 ‘스펀지 폭탄(sponge bomb)’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비닐봉지에 두 종류의 액체를 분리해 담아놓은 형태다. 액체를 분리한 금속 막대를 제거한 후 터널 입구에 던지면 두 액체가 섞이면서 폭발력이 생기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외에도 특수 공병대는 지상·공중 센서, 지표 투과 레이더, 지하에서의 시야 확보가 가능한 특수 장비 등으로 땅굴을 찾아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면적인 지상전 개시에 따른 확전 우려 또한 여전하다. 하마스와의 인질 석방 협상이 무산되거나, 가자지구 주민 등 민간인에 대한 살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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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하마스에 “인질 풀려나야 대화”… ‘IS 소탕’ 3성장군 급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임시 휴전’에 돌입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 가자지구에서 제한적 지상전을 실시하는 등 인명 피해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서방 일각에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임시 휴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다. 줄곧 ‘하마스 제거’를 지지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하마스가 납치한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면 임시 휴전을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하마스는 20일 미국계 이스라엘인 모녀에 이어 23일 고령의 이스라엘 여성 2명을 석방하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이스라엘은 지상전 고수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에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이라크 모술에서 지상전을 벌인 경험이 있는 제임스 글린 중장(사진)을 이스라엘 현지로 파견하며 하마스에 ‘당근과 채찍’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바이든 “인질 석방 시 대화”… 하마스 2명 석방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인질 석방을 대가로 휴전 협정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인질이 먼저 풀려나야 한다. 그 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임시 휴전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하마스가 인질을 조건 없이 석방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전쟁 발발 후 하마스의 민간인 납치와 살상을 줄곧 규탄하며 ‘테러범’이라고 했다. 19일에는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모두 거론하며 “‘테러범’(하마스)과 ‘독재자’(푸틴 대통령)는 이웃 민주주의 국가들을 절멸시키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승리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를 감안하면 ‘선(先) 인질 석방, 후(後) 임시 휴전’ 언급은 상당한 태도 변화로 볼 여지가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임시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민간인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이라고 했다. 조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 또한 EU 고위 당국자 중 처음으로 “일시 중지가 필요하다”며 가세했다. 로이터통신은 EU 회원국 중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임시 휴전에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날 그간 억류했던 79세, 85세 이스라엘 여성을 석방했다. 20일 첫 인질 석방에 이어 사흘 만이다. 1차 석방과 마찬가지로 카타르가 중재했으며 이집트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석방된 요체베드 리프시츠 씨(85)는 기자들에게 “거미줄처럼 생긴 거대한 지하터널에 갇혀 있었다”면서 “가자지구에서 지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인질 석방 직후 가자지구 주민에게 전달할 3차 구호품을 실은 트럭 20대도 이집트와 맞댄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과했다. 21∼23일 사흘 연속 구호품이 반입됐다. ● 지상전 조언할 美 3성 장군 파견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3일 가자지구 인근 해군부대를 방문해 “육상, 해상, 공중에서 동시에 치명적 공격이 진행될 것”이라며 지상전 강행 의사를 강조했다. 미국도 글린 중장 등 이슬람 극단세력과 지상전 경험이 있는 다수의 해병대 장교를 이스라엘로 급파하며 이스라엘 지원 의사를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이스라엘이 수행하는 작전(지상전)에 적합한 경험을 가진 미군 장교가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글린 중장은 IS 소탕 작전에 깊숙이 관여하며 풍부한 시가전 경험을 보유했다. 이스라엘에 지상군 투입 연기를 압박하는 것이 자칫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나 이란 등에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의지가 약하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도록 조치를 한 것이다. 동시에 지상전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이스라엘군을 돕고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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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부상하는 임시휴전안에…바이든 “인질 먼저 석방 해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간 임시 휴전안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제한적 지상전’에 나서는 등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질 석방과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선 서방 일각에서 임시 휴전안에 대해 잇달아 지지를 표명한 것. 하마스도 2차 인질 석방을 카드로 휴전을 모색하고 나섰다.● 바이든 “인질 풀려나면 대화 가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인질 석방을 대가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ceasefire) 협정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인질들이 먼저 풀려나야 한다”며 “그리고 나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임시휴전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하마스가 인질을 조건 없이 석방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영국 텔레그래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수로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일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일시중지든, 휴전이든 이스라엘이 테러 공격을 당한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야 한다”며 “하마스에 휴식하고 재정비하고 이스라엘에 테러 공격을 계속할 준비를 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인도주의적 군사 행위 일시 중지(pause)’에 대해 논의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고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다만 일각에선 미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더 이상 공존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의 하마스 섬멸전을 지지했던 데서 일부 물러설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에 민간인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지를 내건 만큼 이스라엘의 전면적인 지상전을 늦추면서 하마스의 추가적인 인질 석방을 유도하기 위해 대화 전략적으로 가능성을 내비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유엔과 유럽에선 임시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폴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신속하고 효율적인 인도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통한 민간인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며 ”그 첫걸음은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도 EU 고위 당국자 중 처음으로 “인도주의적 일시중지가 필요하다”며 임시휴전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임시 휴전에 찬성하고 있지만, 독일과 영국 등은 임시휴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美 인질 석방 시간 확보가 최우선 목표”미국은 이스라엘과 연쇄 정상 및 고위급 전화통화를 갖고 인질 석방과 확전 방지를 논의하며 이스라엘에 전면적인 지상전 연기를 압박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가 인질 석방을 위한 시간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카운터 파트에 대한 조언과 호소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인을 포함해 하마스가 붙잡은 나머지 모든 인질의 석방을 확보하고 미국 시민과 다른 민간인들의 안전한 통행을 제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통화를 갖고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군사 작전 조언을 위해 제임스 글린 중장 등 해병대 장교들을 이스라엘에 파견.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스라엘이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할 것으로 보이는 작전에 적합한 경험을 가진 미군 장교 소수가 경험을 공유하고 (이스라엘에 작전에 필요한) 어려운 질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린 중장은 이라크네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오스틴 장관은 22일 2016~2017년 이라크 모술에서 IS를 소탕했던 모술 탈환 전투를 언급하며 “가자 전투는 모술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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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제한적 지상전”… 하마스와 가자서 첫 교전

    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내에서 밤새 탱크와 보병부대를 동원한 ‘제한적인 지상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광범위한 지상군 투입 전 각종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하마스의 작전용 터널, 박격포, 대전차 발사대 등 가자지구 내 320개 이상의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지상 작전 실행을 밝힌 것은 7일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가자지구 안에서 작전 중이던 이스라엘 병사 1명이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받아 숨지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양측이 가자지구 지상에서 벌인 첫 교전이라고 미국 CNN은 전했다. 일종의 ‘국지 지상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본격적인 지상전 개시에 한발 더 다가가면서 가자지구뿐 아니라 이스라엘 북부와 인접한 레바논, 시리아까지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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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인질협상 휴전없다”… 하마스-이란 “모든 수단 써 방어”

    “밤새 가자지구 안에서 이스라엘군 보병 및 기갑부대의 공격이 있었다. 이는 테러 분대를 사살하기 위한 공격으로,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다.” 23일(현지 시간) 오전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제한적인 지상작전’을 펼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작전은 지난 24시간 이뤄졌으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대원들이 숨어 있는 수십 개 본부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를 ‘깊숙한(deep) 침투’였다고 표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자지구 분리장벽 인근으로 군대를 집결시키고 있다.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상군 투입 연기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붙잡힌 민간인 인질의 석방 협상을 위한 휴전은 없다”며 강행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하마스 또한 최대 후원자 이란과 대책 마련 논의에 돌입했다.●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내 첫 사망 하가리 대변인인 이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서쪽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작전 중이던 병사 1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상자들은 지상전에 대비해 탱크와 공병 차량 등으로 인근 지역을 정비하다가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받고 화를 입었다. CNN에 따르면 7일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 경계에서 이스라엘군이 사망한 적은 있었으나 가자지구 장벽 안쪽에서 이스라엘 병사가 숨진 것은 처음이다. 이처럼 지상전을 개시하면 양측 군인과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에도 이스라엘은 연일 지상군 투입 의사를 강조했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이날 CNN에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한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지상군 투입을 연기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인질 석방 노력과 민간인 희생 우려가 하마스를 제거하는 작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하마스의 대응도 빨라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에 머무르고 있는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지도자는 같은 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범죄를 막을 모든 수단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통신사 IRNA는 이란과 시리아 국방장관도 통화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 ‘지상전 딜레마’도 고조 지상군 투입에 대한 이스라엘의 고심도 상당하다.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 국제 여론이 악화하고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시작하면 우리도 참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때 이스라엘은 하마스, 헤즈볼라를 넘어 요르단강 서안지구, 시리아 등에서 ‘다중 전쟁’을 치러야 할 수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2일 헤즈볼라가 분쟁 수위를 높이면 대대적 공습을 통해 “레바논을 석기 시대로 돌려놓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어지간한 국가의 정규군에 맞먹는 병력과 무기로 무장한 헤즈볼라와 맞서려면 미국의 군사 지원이 필수적이다. 가자지구 장악에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갈란트 장관은 “석 달간 이어질 수 있다”고 했지만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최소 9개월을 예상했다. 미 ABC방송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미군 등 연합군이 2016∼2017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이라크 모술을 탈환했을 때도 9개월이 걸렸으며, 하마스가 가자지구 곳곳에 촘촘히 지하 터널을 만든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약 1만100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다만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 내부 비판 여론이 상당한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강경책을 고수할 것이란 전망 또한 여전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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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인질석방용 휴전없다”…하마스 “지상전 저지” 이란과 밀착

    “밤새 가자지구 안에서 이스라엘군 보병 및 기갑부대의 공격이 있었다. 이는 테러 분대를 사살하기 위한 공격으로,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다.” 23일(현지 시간) 오전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제한적인 지상작전’을 펼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작전은 지난 24시간 이뤄졌으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대원들이 숨어 있는 수십개 본부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했다. 하기리 대변인은 이를 ‘깊숙한(deep) 침투’였다고 표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자지구 분리장벽 인근으로 군대를 집결시키고 있다.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상군 투입 연기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붙잡힌 민간인 인질의 석방 협상을 위한 휴전은 없다”며 강행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하마스 또한 최대 후원자 이란과 대책 마련 논의에 돌입했다.●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내 첫 사망 하가리 대변인인 이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서쪽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작전 중이던 병사 1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상자들은 지상전에 대비해 탱크와 공병 차량 등으로 인근 지역을 정비하다가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받고 화를 입었다. CNN에 따르면 7일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 경계에서 이스라엘군이 사망한 적은 있었으나 가자지구 장벽 안쪽에서 이스라엘 병사가 숨진 것은 처음이다.이처럼 지상전을 개시하면 양측 군인과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에도 이스라엘은 연일 지상군 투입 의사를 강조했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이날 CNN에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한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지상군 투입을 연기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인질 석방 노력과 민간인 희생 우려가 하마스를 제거하는 작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하마스의 대응도 빨라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에 머무르고 있는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지도자는 같은 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범죄를 막을 모든 수단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통신사 IRNA는 이란과 시리아 국방장관도 통화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 ‘지상전 딜레마’도 고조지상군 투입에 대한 이스라엘의 고심도 상당하다.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 국제 여론이 악화하고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시작하면 우리도 참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때 이스라엘은 하마스, 헤즈볼라를 넘어 요르단강 서안지구, 시리아 등에서 ‘다중 전쟁’을 치러야 할 수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2일 헤즈볼라가 분쟁 수위를 높이면 대대적 공습을 통해 “레바논을 석기 시대로 돌려놓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어지간한 국가의 정규군에 맞먹는 병력과 무기로 무장한 헤즈볼라와 맞서려면 미국의 군사 지원이 필수적이다.가자지구 장악에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갈란트 장관은 “석 달간 이어질 수 있다”고 했지만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최소 9개월을 예상했다. 미ABC방송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미군 등 연합군이 2016∼2017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이라크 모술을 탈환했을 때도 9개월이 걸렸으며, 하마스가 가자지구 곳곳에 촘촘히 지하터널을 만든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약 1만100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다만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 내부 비판 여론이 상당한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강경책을 고수할 것이란 전망 또한 여전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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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이 지상군 투입 연기해야”… 하마스, 美인질 2명 석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는 이스라엘에 “(투입을 연기하도록)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전 개시가 확전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이스라엘을 공개 압박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침공 연기를 권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더 많은 인질이 석방될 때까지 지상전을 연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Yes)”라고 답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질문 전체를 듣지 못했다. ‘더 많은 인질의 석방을 원하느냐’로 들었다”라고 곧 부인했지만 하루 만에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설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다국적 인질 200여 명이 석방될 때까지 지상군 투입을 늦추라는 미국의 설득에도 이스라엘군은 지상전의 전 단계인 공습을 확대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공습을 강화할 것”이라며 “가능한 한 최상의 조건에서 진입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게 다음 단계 전쟁을 앞둔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22일에는 ‘남부로 이동하지 않는 가자 주민들을 테러리스트의 공범으로 간주하겠다’는 강한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민간인들을 납치한 지 13일 만인 20일 미국계 이스라엘인 모녀 2명을 석방했다. 인질 석방 직후인 21일 가자지구로 트럭 20대 분량의 물, 식량, 의료품 등 구호물품도 처음 전달됐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은 확전 위협 수위를 높였다. 헤즈볼라 서열 2위 나임 깟셈 부대표는 21일 “헤즈볼라는 이미 전쟁 중심부에 들어와 있다”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확전에 대비하기 위해 중동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와 패트리엇 미사일 대대 추가 배치를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감축한 중동 내 미군 전력을 증강한 것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비상 대비 계획의 일환으로 ‘투입 명령 대기’ 병력을 추가로 늘렸다”라고 밝혔다.하마스, ‘인질 카드’로 지상전 막기… 이 “대피 안하면 테러범 간주” 하마스, 미국인 인질 2명 첫 석방美, 카타르서 인질석방 조건 등 대화이, 지상전前 공습 강화에 대피 경고이란-헤즈볼라 “지상전땐 큰 대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구금했던 미국계 이스라엘인 모녀 인질 2명을 20일(현지 시간)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석방하면서 인질 석방을 둘러싼 미국과 이스라엘, 하마스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됐다. 미국의 설득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을 향해 ‘대피하지 않을 시 테러범으로 간주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내며 지상군 투입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늦추기 위해 200여 명의 다국적 인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쟁 발발 후 13일 만 첫 인질 석방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한 것은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처음이다. 22일 현재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한 인질이 212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미국인은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하마스가 인질을 카드로 미국을 통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막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개전 초기부터 하마스 고위 간부들이 활동하고 있는 카타르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보내 하마스와 인질 석방 조건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중동 당국자를 인용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면 모든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그 대신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석방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이스라엘 군인 포로들을 석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인질 석방 조건은 이스라엘에도 전달됐으나 이스라엘은 공습 중단 등 어떠한 제안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인질 구출과 함께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및 구호품 전달 등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인질 일부의 석방에 동의할 조짐이 있으며 이스라엘은 미국의 압력에 지상 작전 연기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 지상전 앞서 경고-공습 강화하는 이 이스라엘군(IDF)은 지상전을 펴기 위한 전 단계로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강경한 대피 경고를 보내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1일부터 IDF 로고가 찍힌 전단을 가자지구에 뿌려 “북부에서 남부로 떠나지 않기로 한 사람은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며 누구든 테러단체의 공범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로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시지가 논란을 빚자 이스라엘군은 22일 “민간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2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슬람 사원도 공습했다. 하마스와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 지휘센터를 노린 것으로, 전투기를 동원한 이스라엘군의 서안 공습은 20여 년 만이다.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을 요구하고 지상군 투입을 반대하며 확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에스마일 하티브 이란 정보장관은 21일 “가자지구 사람들을 공격하려는 이스라엘 정권과 이를 지원하는 다른 정부, 국가들은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헤즈볼라의 서열 2위인 나임 깟셈 부대표도 이날 “헤즈볼라는 이미 전쟁 중심부에 들어와 있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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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 봉쇄 13일만에 첫 구호품 전달… 국제사회 “인도 지원” 호소에 2차분 반입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지 13일 만인 21일(현지 시간) 구호품이 처음으로 가자지구에 전달됐다. 이날 반입된 트럭 20대 분량의 물, 식량, 의약품은 230만 팔레스타인인이 하루 사용하기에도 부족하다. 이에 국제사회가 지속적인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자 22일 2차 구호품 전달이 시작됐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가자지구 남부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 라파 국경검문소 앞에서 대기하던 구호품을 실은 트럭 20대가 검문소 출입구를 지나 가자지구로 들어섰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유엔 깃발을 단 차량을 따라 대형 트럭들이 이동했으며 구호단체 직원 등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반겼다.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로 식수, 전기, 식량, 의약품 공급이 모두 끊긴 가자지구에 구호품이 전달되기까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재에 애를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확전 억제를 위해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한 뒤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축소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나 이란의 전쟁 개입 명분을 줄인다고 보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인도적 지원을 설득했다. 이스라엘은 물, 식량, 의약품으로 구호물자를 제한하고 하마스 쪽으로 절대 흘러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조건으로 이에 동의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해 트럭 20대 분량의 구호품을 가자지구에 보내기로 합의했다. 이집트는 국경을 개방하면 팔레스타인 난민과 테러리스트가 유입될 것을 우려해 왔다. 다만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21일 전달된 구호품은 중동전쟁 발발 전 가자지구에 반입되던 하루 물동량의 4% 정도에 불과하다. 앞서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비상대응국장은 “(트럭 20대는) 현재 가자가 직면한 상황에서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식량과 물, 의약품뿐만 아니라 연료 반입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은 13일간 봉쇄된 가자지구 주민들의 한계 상황을 극복하려면 최소 트럭 100대분의 구호품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지원이 지속되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22일에도 이집트 적신월사(이슬람 적십자사) 트럭 3대를 포함해 트럭 17대가 구호물품을 전달하러 가자지구 남부로 들어갔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라파 검문소 인근에는 현재 세계 각국과 구호단체에서 보낸 구호물자 3000t을 실은 트럭 약 200대가 대기 중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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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인질 석방’ 협상카드로…美 “지상군 투입 미뤄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구금했던 미국계 이스라엘인 모녀 인질 2명을 20일(현지 시간)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석방하면서 인질 석방을 둘러싼 미국과 이스라엘, 하마스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됐다. 미국의 설득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을 향해 ‘대피하지 않을 시 테러범으로 간주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내며 지상군 투입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늦추기 위해 200여 명의 다국적 인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쟁 발발 후 13일만 첫 인질 석방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한 것은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처음이다. 22일 현재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한 인질이 212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미국인은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를 두고 하마스가 인질을 카드로 미국을 통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막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개전 초기부터 하마스 고위 간부들이 활동하고 있는 카타르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보내 하마스와 인질 석방 조건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중동 당국자를 인용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면 모든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대신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이스라엘 군인 포로들을 석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인질 석방 조건은 이스라엘에도 전달됐으나 이스라엘은 공습 중단 등 어떠한 제안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인질 구출과 함께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및 구호품 전달 등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인질 일부의 석방에 동의할 조짐이 있으며 이스라엘은 미국의 압력에 지상 작전 연기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 지상전 앞서 경고-공습 강화하는 이이스라엘군(IDF)은 지상전을 펴기 위한 전 단계로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강경한 대피 경고를 보내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1일부터 IDF 로고가 찍힌 전단을 가자지구에 뿌려 “북부에서 남부로 떠나지 않기로 한 사람은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며 누구든 테러단체의 공범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로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시지가 논란을 빚자 이스라엘군은 22일 “민간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2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슬람 사원도 공습했다. 하마스와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 지휘센터를 노린 것으로, 전투기를 동원한 이스라엘군의 서안 공습은 20여 년만이다.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 및 지상군 투입을 반대하며 확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에스마일 하티브 이란 정보부 장관은 21일 “가자지구 사람들을 공격하려는 이스라엘 정권과 이를 지원하는 다른 정부, 국가들은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전했다. 헤즈볼라의 서열 2위인 나임 카셈 부대표도 이날 “헤즈볼라는 이미 전쟁 중심부에 들어와 있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 시작하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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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가자병원 참사, 지하드 오폭… 로켓 궤적 등 분석해 결론”

    미국이 17일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포 오폭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8일(현지 시간) “미 정부는 알아흘리아랍병원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숨지게 한 폭발 참사에 대해 이스라엘은 책임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로켓포 오폭에 따른 폭발이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방문해 “(병원 폭발은) 가자지구 테러단체가 로켓을 잘못 발사한 결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우리 평가는 각종 정보, 미사일 운동 궤적, 위성 열화상 이미지와 공개된 사건 현장 사진 및 영상 등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적외선 센서를 통해 수집된 (로켓) 발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은 (병원에 폭발을 일으킨 로켓 또는 미사일) 발사가 이스라엘군 책임이 아니라고 상당히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참사 직후 ‘이스라엘군 소행’에 무게를 뒀던 팔레스타인 및 주변 아랍국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대사는 “이스라엘군이 ‘대학살’을 일으켰다”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 참석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도 “이스라엘 정권이 민간인들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가자지구 병원 공격에 사용된 폭탄은 오직 이스라엘군만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통화해 의약품, 식수, 식량 같은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 20대를 이집트를 통해 가자지구에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20일 수송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이후 인도적 지원 제공은 처음이다.美 “병원 참사, 이스라엘 책임없다”… 무장세력들 이-美 향해 공격 서방 “폭발 구덩이 이 무기와 달라사망자도 471명 아닌 50명 수준”이라크 미군기지 드론 공격 시도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미사일 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발 참사로 중동전쟁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18일(현지 시간) 신속하게 “이스라엘 책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이스라엘의 학살”이라는 주장을 펴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서방 전문가들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 오폭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망자가 471명이라는 가자지구 보건부 발표도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팔 무장단체 오폭’ 정황 속속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해 “증거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이스라엘이 공습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말처럼 이스라엘군 등이 공개한 각종 정보 증거 및 사건 현장 사진과 영상 분석에 따르면 오폭에 무게가 실린다고 서방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18일 공개한, 드론으로 촬영한 현장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이 병원 주차장에 생긴 폭발 구덩이는 깊이와 지름이 수십 cm에 지나지 않는다. 이스라엘군 공습에 주로 사용하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이 만드는 깊이와 지름 5∼10m 구덩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한 영상에는 가자시티 남부에서 이스라엘 방향으로 발사된 로켓들 가운데 한 로켓이 급상승하다 터지고 잠시 뒤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나왔다. 이스라엘 방공 요격망 ‘아이언돔’이 격추한 로켓이 병원에 떨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이언돔에 의한 격추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주차장 주변 병원 건물들도 외벽이 그을리거나 충격으로 창문 등이 깨졌지만 공습으로 인한 손상은 보이지 않았다.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도 이날 “병원 건물이 아니라 주차장에서만 폭발로 인한 손상이 확인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희생자도 병원 주차장에서 노숙하던 피란민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미 NBC뉴스는 “폭발 후 소셜미디어에는 병원 주차장에 시신이 뒤엉키고 사지가 흩어져 있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피에 젖은 이불과 베개 옆에 책가방이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미 정보분석가 블레이크 스펜들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JDAM은 폭발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때문에 (폭발할 때) 큰불이 나지 않는다”며 “(병원 주차장은) 폭발보다 화재로 인한 특징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영상과 사진으로 볼 때 사망자는 50명 수준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계속 불붙는 反서방 시위 병원 폭발 참사가 오폭일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랍권에서는 반(反)이스라엘, 반미 시위와 공격이 계속됐다. 이날 하마스와 오폭 주체로 이스라엘의 지목을 받은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은 별다른 반박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스라엘과 서방을 향한 아랍권의 분노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담당 미군 중부사령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이라크 서부와 북부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두 건의 드론(무인기)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드론은 모두 3기로 서부 알아사드 공군기지에서는 격추한 드론 2기 중 1기가 폭발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공격 배후는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현지 무장세력 하부 조직들로 추정된다. 이라크 무장세력들은 지난해 휴전 이후로는 현지 미군기지와 바그다드 미국대사관을 향한 공격을 자제해 왔으나 중동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자 공세를 재개한 것이다. 18일을 ‘분노의 날’로 규정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집트, 튀르키예, 모로코, 리비아, 이란, 알제리 등에서도 시위가 산발적으로 열렸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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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 구호품 트럭 20대, 이르면 오늘 들어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구호물자 전달의 물꼬가 트이게 됐다. 가자지구 남쪽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의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해 이르면 20일부터 구호품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미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에서 인도적 지원 구호품을 담은 트럭 20대가 가자지구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 이집트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로 구호품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이집트는 하마스 전투원이 민간인 틈에 끼어 유입되는 것을 우려해 가자지구의 유일한 외부 통로인 라파 검문소를 막아왔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측에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밝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구호품 전달 대상은) 가자지구 남부의 민간인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에 구호품이 흘러들어가는 일이 일어난다면 원조는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측도 이날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라파 국경을 통해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서 8시간이 채 되지 않는 ‘반쪽 일정’을 마치고 19일 귀국한 뒤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연설한다.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 오벌오피스 연설이다. 통상 오벌오피스 연설에선 미 대통령이 국가적으로 중대한 정책을 발표한다. 미국 NBC방송은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지원 예산 400억 달러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600억 달러를 합한 총 1000억 달러(약 136조 원) 규모 패키지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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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정보당국 “가자 병원 폭발, 지하드의 오폭 때문” 결론

    미국이 17일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포 오폭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에이드라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8일(현지 시간) “미 정부는 알아흘리아랍병원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숨지게 한 폭발에 대해 이스라엘은 책임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로켓포 오폭에 따른 폭발이라는 이스라엘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병원 폭발은) 가자지구 테러단체가 로켓을 잘못 발사한 결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왓슨 대변인은 “우리 평가는 각종 정보, 미사일 운동 궤적, 위성 열화상 이미지와 공개된 사건 현장 사진 및 영상 등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적외선 센서를 통해 수집된 (로켓) 발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은 (병원에 폭발을 일으킨 로켓 또는 미사일) 발사가 이스라엘군 책임이 아니라고 상당히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참사 직후 ‘이스라엘군 소행’에 무게를 뒀던 팔레스타인 및 주변 아랍국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유엔대사는 “이스라엘군이 ‘대학살’을 일으켰다”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바리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 참석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도 “이스라엘 정권이 민간인들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가자지구 병원 공격에 사용된 폭탄은 오직 이스라엘군만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통화해 의약품, 식수, 식량 같은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 20대를 이집트를 통해 가자지구에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20일 수송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이후 인도적 지원 제공은 처음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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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가자行 구호품 쌓이는데… 병원 폭격에 전달 희망 점점 사라져”

    “밤사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병원이 공습을 당해 수백 명이 죽었다는데 아무리 전쟁이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나요. 이건 정말 미쳤습니다.” 18일(현지 시간) 이집트 북부 도시 이스마일리아에서 만난 호셈 압둘라 씨는 “어젯밤 공격으로 가자지구에 구호품이 더 다급히 필요할 텐데 큰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스마일리아는 식량과 의약품 등 구호품을 가득 싣고 가자지구로 향하는 트럭들이 1차로 집결하는 곳이다. 줄지어 늘어선 트럭에는 팔레스타인 국기가 찍혀 있었다. 운전사로 일하며 트럭들이 집결하는 것을 도왔다는 압둘라 씨는 “구호품이 계속 이곳에 와도 가자지구로 넘어가는 국경 앞에서 막히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구호품 쌓이는데 굳게 닫힌 국경 가자지구와 접경한 이집트 쪽 라파 국경검문소에서 서쪽으로 약 250km 떨어져 있는 이스마일리아에는 가자지구로 보낼 이집트 전역의 구호물자가 모인다. 이날도 전국에서 모인 물품 정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수에즈 운하를 끼고 있어 육로, 해로를 통해 이곳으로 전달되는 구호품은 전 세계의 구호물자가 모이는 이집트 ‘엘 아리시’ 공항으로 보내진다. 최종 목적지는 가자지구다. 그러나 이집트는 테러리스트가 섞여 들어오는 것을 우려해 피란민 출입을 막고 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 압박을 위해 물자 반입을 막고 있어 국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가 날로 심각해져 구호품 지원을 위해 뜻을 모으려던 이집트 등 주변국들은 전날 밤 병원 폭격 사태로 크게 당황한 분위기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이 사건으로 구호품 전달 계획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더욱 격화하는 가운데 이집트 당국은 18일 구호품을 실은 트럭 주변을 더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경비대원들은 일대를 지나는 거의 모든 차량을 멈춰 세우고 “외국인은 통제하고 있다” “어떤 목적으로 여기 있는 것이냐”며 차량들을 반대 방향으로 돌려보냈다. 라파 검문소 앞에는 여전히 구호품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무기한 대기 중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마일리아를 거쳐 가자지구와 맞닿은 코앞까지 트럭들이 도착해 있는데 여전히 국경이 열리길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집트 적신월사(이슬람 적십자사)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아미르 씨는 “구호품이 가자지구까지 전달될 것이란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이집트 개입 수위 놓고 민심 갈려 구호품 전달 통로는 막혀 있지만 이집트를 비롯한 주변국에선 민간 기부금을 모금하며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스마일리아 현지 구호단체에 가자지구를 위한 기부금을 냈다는 무함마드 씨는 “병원 공습으로 가자지구는 최악의 상황이다. 금액은 1000이집트파운드(약 4만 원) 정도지만 구호품 전달이 시급하다고 생각해 기부했다”고 말했다. 국제 구호단체들도 일단 구호품을 실어 가자지구 앞까지 나르느라 분주하다. 카이로에서 활동하는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며칠 전 첫 번째 구호 트럭을 이스마일리아로 보냈다. 지금도 이집트 전역에서 물품이 들어오고 있다”며 “예기치 못한 인도주의적 위기에도 이집트에 있는 구호단체들은 도움을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집트 정부의 개입 수준을 두고는 민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집트 국민들은 인접국의 전쟁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지원은 하되 정부가 너무 나서면 안 된다’는 의견과 ‘정부가 적극 개입해 전쟁을 멈춰야 한다’는 시각이 팽팽히 갈려 있다. 특히 불안한 정세에 이집트가 휘말릴 경우 경제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이스마일리아의 한 식당 주인은 “정부가 적극 나서면 우리 국민들까지 피해를 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이스마일리아=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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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폭격 뚫고 국경 왔지만 가자 유일 탈출구 막혀”

    17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 시나이반도 남부 도시 타바에는 좁게는 4, 5km 간격으로 검문소가 설치돼 차량 행렬이 수시로 멈췄다. 이 도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피란민들이 탈출하고 외부 구호물자가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에서 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다. 라파 국경검문소 쪽으로 민간인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이집트 당국은 국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외교 및 군사 목적의 통행을 제외하고는 차단했다. 가자지구는 물, 연료, 의약품이 바닥나고 유엔 등의 구호도 끊긴 상태다. 피란민들은 하마스 궤멸을 위한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 전 탈출하기 위해 라파 국경으로 몰려들었지만 이날도 탈출로는 열리지 않았다. 라파 국경검문소에서 국경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하델 다우드 씨는 16일 로이터통신에 “라파 검문소까지 오는 길에 수차례 폭격을 당해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가자에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라파 국경에 접한 이집트에서는 식량과 의약품, 연료 등을 실은 대형 트럭 수십 대가 줄지어 입경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는 “몇 km만 가면 닿는 사람들에게 절실한 구호물자가 국경 인근에 쌓여 가고 있다”고 카타르 공영 알자지라 방송에 말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로 라파 국경 개방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집트는 테러리스트 등이 난민에 섞여 입국할 경우 분쟁에 휘말릴 수 있어 피란민 입국을 막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구호물자의 가자지구 진입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하마스가 인질들을 석방하지 않는 한 봉쇄를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찾는다. 이스라엘에 ‘하마스는 제거하되 가자지구를 점령해선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관련국들을 설득할 계획이다.“가자 식량 바닥나”… 바이든, 오늘 이스라엘 찾아 ‘봉쇄 해제’ 설득 가자-이집트 접경지 르포이집트 등에 난민입국 허용 촉구 국경앞 난민들 “이곳엔 생명 없어”… 이집트 국경에 구호품 쌓여 있어WHO “가자 임산부 8만여명 위험” “같은 이슬람 형제로서 전쟁은 안타깝지만 만약 테러리스트가 이집트로 들어오면 지금보다 장사는 더 힘들어질 거예요.” 이집트 시나이반도 타바에서 식당을 하는 압델할림 씨는 17일 기자에게 말했다. 인근 숙박업소에서 일하는 베니프 씨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지만 그간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테러 등 사건이 많이 발생해 난민을 다 받는 것은 걱정이 된다”고 했다. 라파 국경검문소는 가자지구 피란민들의 해외 탈출로이자 국제사회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 통로다. 이집트는 무분별한 난민 유입 우려에 피란민 입국을 막은 데 이어 타바와 같은 인근 도시에서 들어오는 민간인까지 통제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구호물자 운송을 막고 있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18일 이스라엘을 찾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측에 라파 국경 개방을 집중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피란민들 “이곳엔 생명 없다”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쪽 라파 검문소 앞에는 피란민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미국-팔레스타인 이중국적자인 자카리아 아라바슐리 씨(62)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도 음식이 바닥났다. 하마스든 아니든 상관없이 죽어 나간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말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통역사인 제이슨 샤와 씨(55)도 부인과 두 딸을 데리고 피란길에 올랐다. 그는 “외국인을 위한 안전 통로도 없어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폭격이 이어지면서 이날 라파 검문소 근처에도 포탄이 떨어져 건물 한 채가 무너졌다. 이집트 쪽 라파 검문소 앞에는 가자지구로 들어가야 할 식량과 의료품 등을 가득 실은 트럭 수십 대가 늘어선 채 입경하지 못하고 있다. 이집트 적신월사(이슬람 적십자사)는 “지난 며칠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튀지니로부터 비행기 8대 이상이 구호품을 싣고 왔다”고 16일 알자지라에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들어온 30만 명분 필수 의료품 등 구호물자도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WHO 관계자는 “가자지구에 원조가 끊겨 임산부 8만4000명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병원 44곳이 공격받은 것으로 집계돼 지원이 시급하다”고 17일 CNN에 밝혔다.● 이집트는 피란 막고, 이스라엘은 물자 막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을 다시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5시간에 걸쳐 회동한 뒤 “미국은 이스라엘과 인도적 지원이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도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합의했다”며 알맹이 없는 발표를 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500∼600명의 출국과 구호물자 공급 등을 이스라엘, 이집트와 협상해 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집트는 가자지구 난민들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섞여 들어와 분쟁에 휘말릴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국경을 접한 요르단도 난민 수용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구호품의 가자지구 반입은 이스라엘이 막고 있다. ‘가자지구 봉쇄’를 카드로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18일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찾는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풀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방문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인도적 지원 허용 약속을 요구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요르단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대통령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도 만난다. 타바=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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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하마스 제거해야… 이스라엘, 가자 재점령 땐 큰 실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재점령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극단주의자 제거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 이스라엘군이 진입해 무장단체 하마스를 제거하는 것은 지지하지만 민간인 피해와 확전 우려가 큰 점령에는 반대한다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CBS방송 프로그램 ‘60분(60 Minutes)’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봉쇄에 대해 “이스라엘이 전쟁 규칙에 따라 행동할 것이며 가자지구의 무고한 사람들이 의약품과 음식, 식수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 개전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으로 번질 수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시도와 민간인 공격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하마스가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이스라엘은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지지 여부)에 대해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하마스 파괴(작전)는 승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초청으로 이르면 이번 주 이스라엘 방문을 검토 중이라고 NYT 등이 전했다.바이든 ‘하마스-팔 분리대응’ 제시… 이란-헤즈볼라 개입 명분 차단 [중동전쟁]이스라엘에 지상전 앞 가이드라인“하마스에 책임 물을것” 밝히면서가자지구 전면 봉쇄 완화도 주문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제거 목표는 지지하면서도 가지지구 점령에 대해선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의 근거지이며 이번 공격이 시작된 가자지구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 승리로 가자를 점령한 뒤 1993년 ‘오슬로 협정’에 따라 2005년 병력과 정착촌을 철수시켰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대피 통로를 확보하고 생필품 공급 등 인도적 지원을 허용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한 뒤 하마스 제거 작전을 펼치되 재점령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란이나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에 개입 명분을 주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 “바이든, 이번 주 이스라엘行 검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CBS 방송 프로그램 ‘60분(60 Minutes)’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잔혹 행위를 저지른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서 하마스를 지목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악(惡) 그 자체(sheer evil)’로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 파괴”를 선언한 이스라엘 지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하마스를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극단적인 요소들이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 완화를 위해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 완화도 주문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무고한 사람들이 의약품과 식량, 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스라엘도 압박했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의 행동은 팔레스타인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하마스를 처음으로 규탄했다. 앞서 14일 바이든 대통령은 압바스 대통령에게 전화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변하지 못하는 하마스를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초청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이스라엘 방문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시점을 이번 주 후반으로 잡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전폭적 지원을 위한 선결 조건을 이스라엘에 꺼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란, 헤즈볼라에 개입 명분 줄라’ 분주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재점령 반대,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이란과 헤즈볼라 등이 전쟁 개입 명분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줄여 확전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계속 지원해 왔으나 최근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줬는지 직접 증거는 없다”며 이란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이어갔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중동 전쟁까지 불거지면서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해 이란과 헤즈볼라가 직접 나서는 일은 막아야 하는 셈이다. 질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화답하듯 “우리는 가자지구 점령에 관심이 없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중동에 급파돼 이스라엘을 비롯한 여러 아랍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다시 이스라엘을 방문해 인도주의적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유엔, 이집트,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들이 가자 주민에게 원조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 개방을 비롯해 주변 국가들과 협상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또 ‘중동 인도주의 특사’로 데이비드 새터필드 전 주튀르키예 대사를 임명해 인도주의적 위기 해결 모색을 주문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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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제거하되 가자지구 점령 안돼”…가이드라인 제시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제거 목표는 지지하면서도 가지지구 점령에 대해선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의 근거지이며 이번 공격이 시작된 가자지구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 승리로 가자를 점령한 뒤 1993년 ‘오슬로 협정’에 따라 2005년 병력과 정착촌을 철수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대피 통로를 확보하고 생필품 공급 등 인도적 지원을 허용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한 뒤 하마스 제거 작전을 펼치되 재점령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란이나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에 개입 명분을 주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 “바이든, 이번주 이스라엘行 검토”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CBS 방송 프로그램 ‘60분(60 Minutes)’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잔혹 행위를 저지른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서 하마스를 지목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악(惡) 그 자체(sheer evil)’로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 파괴”를 선언한 이스라엘 지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하마스를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극단적인 요소들이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 완화를 위해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 완화도 주문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무고한 사람들이 의약품과 식량, 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스라엘도 압박했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의 행동은 팔레스타인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하마스를 처음으로 규탄했다. 앞서 14일 바이든 대통령은 압바스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를 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변하지 못하는 하마스를 규탄했다.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초청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이스라엘 방문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시점을 이번 주 후반으로 잡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전폭적 지원을 위한 선결조건을 이스라엘에 꺼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란, 헤즈볼라에 개입 명분 줄라’ 분주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재점령 반대,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이란과 헤즈볼라 등이 전쟁 개입 명분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줄여 확전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계속 지원해 왔으나 최근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줬는지 직접 증거는 없다”며 이란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이어갔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중동전쟁까지 불거지면서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해 이란과 헤즈볼라가 직접 나서는 일은 막아야 하는 셈이다. 질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화답하듯 “우리는 가자지구 점령에 관심이 없다”고 미 CNN 방송에 말했다. 중동에 급파돼 이스라엘을 비롯해 여러 아랍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다시 이스라엘을 방문해 인도주의적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유엔, 이집트,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들이 가자 주민에게 원조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 개방을 비롯해 주변 국가들과 협상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또 ‘중동 인도주의 특사’로 데이비드 새터필드 전 주튀르키예 대사를 임명해 인도주의적 위기 해결 모색을 주문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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