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김기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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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취재분야

2024-03-21~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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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軍, 가자 알시파 병원 한밤 급습… “하마스 색출 작전중”

    이스라엘군이 15일 새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전격 급습했다. 이스라엘은 이 병원에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미국 백악관 역시 “하마스가 병원시설을 이용한 증거가 있다”고 밝히자 몇 시간 만에 작전이 시작됐다. 그동안 연료, 전력, 식수 부족 등으로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받던 알시파 병원은 이번 공습으로 더욱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알시파 병원을 포함해 가자지구 내 병원 환자들을 제3자를 통해 대피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지지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새벽에 병원 응급실 진입, 지하 수색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2시경 성명을 통해 “알시파 병원 내 특정 지역에서 하마스에 대한 정밀 표적 타격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마스 대원들에게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주간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해당 병원이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는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피해 우려에 대해선 “(작전 중인) 지상군에는 복잡한 환경에 대처하는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과 의료팀, 아랍어 통역자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병원 내 의료진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향해 탱크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지하 수색을 시작했으며 병원 내 수술실과 응급실에도 진입했다”며 “일부 사람들이 병원에서 벗어나려다 총격을 당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밝혔다. 현재 알시파 병원에는 환자 및 의료진 수백 명과 피란민 수천 명이 머물고 있다. 이 병원 지하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꾸준히 지목해온 곳이다. 여기에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14일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곳에 무기를 보관하고 인질을 억류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이는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 일대 란티시 병원 지하수색 영상을 공개하며 “군사작전 및 인질 억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작전은 백악관이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무기도 보관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실행됐다. 이에 하마스는 해당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겨냥해 더욱 잔혹한 학살을 저지를 수 있도록 미국이 ‘청신호’를 준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산아들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 유지 그동안 알시파 병원에선 연료 부족으로 병원 가동 전력이 끊기고, 의료용품도 다 떨어져 영아와 환자 등 15명이 숨졌다. 병원 내부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이번 공습으로 알시파 병원은 더욱 재앙적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병원의 한 의사는 “이스라엘군이 작전 수행 불과 30분 전에 대피 경고를 했다”며 “창문, 발코니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고 곧 무장한 전차 소리가 들려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들이 마실 우유, 물, 음식이 이제 거의 없다. 병원 내 모든 이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병원 관계자들은 작동을 멈춘 인큐베이터에서 조산아들을 꺼낸 뒤 포일로 몸을 싸서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을 유지시키는 등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내 다른 병원도 이 같은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역 내 30개 병원 중 1곳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인도주의적 위기 고조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이스라엘군은 “공습 전 환자와 의료진 등을 대피시키려 노력했으며 이들을 위한 안전 경로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NSC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병원 공격을 지지하지 않고 환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구호단체에 쓰일 일부 트럭용 연료 2만4000L 반입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 구호단체 소식통을 인용해 “이 연료가 병원에 쓰일 목적은 아니다. 가자지구 내부로 연료가 어떻게 전달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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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병원은 보호” 폭격 비판… 이 “병원에 하마스 지휘소” 맞서

    “교전 중지는 ‘몇 시간’ 단위가 아닌 ‘며칠’ 단위로 해야 한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우리에겐 (전쟁을 멈출) ‘스톱워치’가 없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휴전, 병원 폭격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폭격과 전력 공급 중단 등으로 미숙아와 환자가 대거 숨진 사태에 관해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못마땅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에 이어 인근 란티시 병원 또한 하마스의 지휘소 등으로 이용됐다는 증거를 공개하며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병원을 침범하는 행동이 없기를 기대한다”며 이스라엘 측을 압박했다. 설리번 보좌관 또한 “환자와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가 란티시 병원 지하를 작전 수행용 지휘소로 사용하고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억류한 흔적도 확인했다”고 맞섰다. 그는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 폭탄 등 무기류와 오토바이 등도 공개했다. 휴전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5일 휴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 또한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이 ‘몇 시간’이 아닌 ‘수일’ 단위로 교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주민 또한 (하마스)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테러범(하마스 대원)들이 가자지구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다”며 공격을 멈출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의회를 점령하고 의사당 연단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한 사진이 돌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아직 의회 점령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의회는 물론이고 헌병대 본부 또한 점령했다고 14일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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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병원 보호 받아야” vs 이스라엘 “병원, 하마스 지휘소로 사용”

    “교전 중지는 ‘몇 시간’ 단위가 아닌 ‘며칠’ 단위로 해야 한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우리에겐 (전쟁을 멈출) ‘스톱워치’가 없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휴전, 병원 폭격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폭격과 전력 공급 중단 등으로 미숙아와 환자가 대거 숨진 사태에 관해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못마땅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에 이어 인근 란시티 병원 또한 하마스의 지휘소 등으로 이용됐다는 증거를 공개하며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병원을 침범하지 않는 행동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스라엘 측을 압박했다. 설리번 보좌관 또한 “환자와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가 란시티 병원 지하를 작전 수행용 지휘소로 사용하고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억류한 흔적도 확인했다”고 맞섰다. 그는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 폭탄 등 무기류와 오토바이 등도 공개했다.휴전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5일 휴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 또한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이 ‘몇 시간’이 아닌 ‘수 일’ 단위로 교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주민 또한 (하마스)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테러범(하마스 대원)들이 가자지구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다”며 공격을 멈출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의회를 점령하고 의사당 연단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한 사진이 돌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아직 의회 점령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의회는 물론이고 헌병대 본부 또한 점령했다고 14일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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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가 병원 연료공급 막아” vs “이軍 공습 탓”… 피해 책임공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의 민간인 희생 책임을 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습과 의료 기능 마비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에 대한 연료 제공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가자지구 민간인 위기가 인질 석방 협상 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을 우려했다. 또 양국은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놓고도 충돌했다.● ‘병원 무력화’ 책임 공방에 인질 협상 중단 논란의 중심은 환자 650명, 의료진 500명, 난민 2500명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병원 등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이 끊겨 인큐베이터에 있는 미숙아를 포함해 환자들이 잇달아 숨지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상대방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전기 가동용 연료 지원을 놓고는 말이 완전히 엇갈린다. 이스라엘군은 12일 성명에서 “긴급 의료 지원 목적으로 알시파 병원 근처에 총 300L의 연료가 든 연료통들을 뒀지만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연료 수령을 막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같은 날 미국 NBC 방송에 “어젯밤(11일) 필요한 연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연료 제공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제안은 물, 음식, 전기도 없이 갇혀 있는 환자들의 고통을 얕잡아 본 것”이라며 “그 정도 연료로는 발전기를 30분 돌리기에도 충분치 않다”고 반박했다. 알시파 병원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말이 다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시파 병원 기능이 마비돼 환자들이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모든 병원의 운영이 이날 중단됐다. 반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시파 병원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모든 것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 갈등은 인질 석방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하마스는 카타르가 중재하던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이날 27개 회원국 대표 성명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 병원과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규탄했다.● 전후 통치계획 두고 미-이 충돌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 계획과 인질 석방 협상을 두고 충돌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 CBS 방송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인 리더십 아래 다시 연결되고 통일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궁극적으로 미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불가 △미래 테러세력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지구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 가자지구 계획 4대 원칙을 밝혔다. 이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거듭 밝힌 “가자지구 안보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 NBC 방송에 출연해 “가자지구는 비무장화돼야 하고 급진 세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조직 중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세력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가자지구 통치 세력으로 지지하는 PA는 불가하다고 재차 주장한 것이다. 다만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관련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를 원하지 않지만 PA가 다시 통치한다면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며 통치 개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동부 2개 도시에 있는 무기고와 지휘통제소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지원을 받는 시리아 민병대 조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세 번째 공습이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 지원 무장단체의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혔다. 레바논 뉴스채널 알마야딘은 13일 시리아 미군기지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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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하마스, 가자시티 병원 공격-운영 여부 놓고 진실 공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의 민간인 희생 책임을 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습과 의료 기능 마비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에 대한 연료 제공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미국은 가자지구 민간인 위기가 인질 석방 협상 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을 우려했다. 또 양국은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놓고도 충돌했다.● ‘병원 무력화’ 책임 공방에 인질 협상 중단논란의 중심은 환자 650명, 의료진 500명, 난민 2500명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병원 등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력이 끊겨 인큐베이터에 있는 미숙아를 포함해 환자들이 잇달아 숨지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상대방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전기 가동용 연료 지원을 놓고는 말이 완전히 엇갈린다.이스라엘군은 12일 성명에서 “긴급 의료 지원 목적으로 알시파 병원 근처에 연료 총 300L가 든 연료통들을 뒀지만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연료 수령을 막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같은 날 미국 NBC 방송에 “어젯밤(11일) 필요한 연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고 말했다.하마스는 “연료 제공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제안은 물, 음식, 전기도 없이 갇혀 있는 환자들 고통을 얕잡아 본 것”이라며 “그 정도 연료로는 발전기를 30분 돌리기에도 충분치 않다”고 반박했다.알시파 병원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말이 다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시파 병원 기능이 마비돼 환자들이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모든 병원 운영이 이날 중단됐다. 반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시파 병원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모든 것이 작동한다”고 말했다.알시파 병원 갈등은 인질 석방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하마스는 카타르가 중재하던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이날 27개 회원국 대표 성명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 병원과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규탄했다.● 전후 통치계획 두고 미-이 충돌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 계획과 인질 석방 협상을 두고 충돌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 CBS 방송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인 리더십 아래 다시 연결되고 통일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궁극적으로 미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불가 △미래 테러세력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지구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 가자지구 계획 4대 원칙을 밝혔다. 이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거듭 밝힌 “가자지구 안보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를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그러자 네나탸후 총리는 이날 미 NBC 방송에 출연해 “가자지구는 비무장화 돼야 하고 급진 세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조직 중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세력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가자지구 통치 세력으로 지지하는 PA는 불가하다고 재차 주장한 것이다.다만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관련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를 원하지 않지만 PA가 다시 통치한다면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며 통치 개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동부 2개 도시에 있는 무기고와 지휘통제소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지원을 받는 시리아 민병대 조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후 세 번째 공습이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 지원 무장단체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혔다. 레바논 뉴스채널 알마야딘은 13일 시리아 미군기지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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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이란서 2년간 가상화폐로 수천만달러 지원받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란으로부터 2년 간 지원받은 거액을 가상화폐로 전환해 이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라엘 금융당국의 감시망이 좁혀오자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적극 활용해왔다는 것이다.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현직 관료 등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중동지역 이슬람 문화권 내 전통적 금융 시스템인 하왈라(은행을 통하지 않고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면 전 세계에서 입출금이 가능)를 통해 약 2년 간 이란으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조달한 뒤 이를 가상화폐로 전환해 보관해왔다고 보도했다.WSJ는 “2019년 중반 하마스의 자금줄을 관리하는 관료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살해되면서 이스라엘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금융 전략이 바뀌었다”며 “처음엔 하마스가 지지자들로부터 소규모 기부를 받는 목적으로 가상화폐가 활용됐으나 2020년경부터는 이란이 하왈라 시스템을 활용해 거액을 송금하는 주요 방식이 됐다”고 전했다.이스라엘 금융당국은 하마스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사용하는 전자지갑 주소를 자주 바꾸고 가상화폐를 쪼갠 뒤 뒤섞는 기술 등을 통해 추적을 피하며 자금을 주고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대테러금융국(NBCTF)은 이 같은 방식으로 조성된 자금이 테러 범죄에 사용됐다는 이유로 2021년 가자지구 내 가상화폐 거래소 3곳이 보유한 가상화폐에 대해 7건의 압류명령을 내리는 등 지속적으로 단속해왔다.이스라엘 당국은 단속 대상 거래소와 연결된 것으로 확인된 전자지갑에 4100만 달러, 또 다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와 연결된 지갑에 9300만 달러가 송금됐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WSJ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는 하마스의 국제 송금을 담당하는 창구로 보인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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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현충일에 울려퍼진 6·25참전용사의 아리랑

    “아리랑은 단합과 힘, 추모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6·25전쟁 참전용사입니다. 우리를 잊지 마세요.” 영국의 현충일인 제1차 세계대전 휴전일인 1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 재향군인회 주최로 열린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 무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전 육군 준위인 콜린 새커리 씨(93)가 이같이 말했다. 곧이어 새커리 씨는 비교적 정확한 발음의 한국어로 아리랑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참전용사가 열창하는 아리랑이 런던에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1950년 9월 한국에 파병된 새커리 씨는 2년간 부산에서 압록강 인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전투를 치렀다. 그는 2019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최고령 우승자가 되며 ‘국민 가수’로 불렸다. 올 7월에는 부산을 찾아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불러 화제가 됐다. 영국은 찰스 3세 국왕 등이 참석하는 현충일 행사에서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을 기렸다. 행사엔 국왕 부부를 비롯해 윌리엄 왕세자 부부 및 리시 수낵 총리 부부도 참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날 행사를 생중계했다. 로열 앨버트홀 바닥에 비친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영상이 방송으로 송출됐다. 6·25 참전용사인 브라이언 패릿 전 준장은 무대에 올라 “오늘 우리는 아주 먼 나라에서 목숨을 잃은 동지와 친구들을 기억한다”고 했다. 또 다른 참전용사 마이크 모그리지 씨는 “7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며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행사를 중계한 BBC 진행자는 “영국에서 6·25전쟁은 1, 2차 세계대전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는 ‘잊힌 전쟁’으로도 불린다. 당시 약 8만 명의 영국군이 참전했으며, 그중 1100명이 전사했다”고 설명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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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사우디, 反이스라엘 공동전선… 이 “가자 안보통제 포기 못해”

    중동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후 반(反)이스라엘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자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또한 11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얼굴을 맞대고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 사우디-이란, 한목소리로 이스라엘 규탄 AP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에 참가한 주요 이슬람국 지도자는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라이시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올 3월 두 나라의 관계 개선 이후 처음 대면했다. 팔레스타인의 상징이기도 한 흑백 사각형 체크무늬의 ‘카피예’(아랍 남성이 쓰는 두건)를 어깨에 걸친 라이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폭압에 저항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우리는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하마스의 손에 입을 맞췄다”며 하마스를 계속 지원할 뜻을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을 ‘테러 집단’으로 지정하고,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할 때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빈 살만 왕세자 또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저질러진 범죄의 책임은 점령 당국(이스라엘)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막는 데 실패했다고도 지적했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죽음 이후 이슬람 전체의 주도권을 놓고 1400여 년간 대립했다. 특히 2016년 사우디가 자국의 시아파 지도자를 테러 혐의 등으로 처형하자 두 나라는 국교를 단절했다. 그러다 올 3월 중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를 복원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더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현직 이란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2012년 당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이후 11년 만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에 적대적이었던 빈 살만 왕세자가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며 “놀라운 일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거듭 반(反)이스라엘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미숙아 사망에 비판 여론 고조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인권의사회(PHRI)는 11일 알시파 병원의 전기, 수도, 의료용품 부족 등으로 인큐베이터에 있던 미숙아 2명이 숨졌고, 다른 미숙아 37명의 생명 또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병원 내 인공호흡기가 작동을 멈춰 일부 중환자실 환자에게는 의료진이 몇 시간 동안 수동으로 인공호흡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알시파 병원 관계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던 의료진 등도 이스라엘 저격수의 총격에 숨졌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병원을 직접 폭격한 것이 아니라 병원 인근만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1일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전쟁 종료 후 하마스 대신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PA가 아이들에게 이스라엘을 혐오하고 죽이도록 교육할 것”이라며 “가자의 안보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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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서 울려 퍼진 참전용사의 아리랑…찰스3세, 英현충일 행사 참석

    “아리랑은 단합과 힘, 추모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6·25전쟁 참전용사입니다. 우리를 잊지 마세요.”영국의 현충일인 제1차 세계대전 휴전일인 1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 재향군인회 주최로 열린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 무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전 육군 준위인 콜린 새커리 씨(93)가 이같이 말했다. 곧이어 새커리 씨는 비교적 정확한 발음의 한국어로 아리랑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참전용사가 열창하는 아리랑이 런던에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1950년 9월 한국에 파병된 새커리 씨는 2년간 부산에서 압록강 인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전투를 치렀다. 그는 2019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최고령 우승자가 되며 ‘국민 가수’로 불렸다. 올 7월에는 부산을 찾아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불러 화제가 됐다.영국은 찰스 3세 국왕 등이 참석하는 현충일 행사에서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을 기렸다. 행사엔 국왕 부부를 비롯해 윌리엄 왕세자 부부 및 리시 수낵 총리 부부도 참석했다.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날 행사를 생중계했다. 로열 앨버트홀 바닥에 비친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영상이 방송으로 송출됐다. 6·25 참전용사인 브라이언 패릿 전 준장은 무대에 올라 “오늘 우리는 아주 먼 나라에서 목숨을 잃은 동지와 친구들을 기억한다”고 했다. 또 다른 참전용사 마이크 모그리지 씨는 “7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며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행사를 중계한 BBC 진행자는 “영국에서 6·25전쟁은 1, 2차 세계대전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는 ‘잊힌 전쟁’으로도 불린다. 당시 약 8만 명의 영국군이 참전했으며, 그중 1100명이 전사했다”고 설명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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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시리아내 이란 연계 군사시설 공습… 네타냐후, 하마스와 협상설에 “헛소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무장단체의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이 확대되고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란과 연계한 무장단체의 군사적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 내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연계 단체들이 이용하는 군사시설을 공격했다”며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에 가해진 수차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이번 공격에서 F-15 전투기 2대를 동원해 무장단체의 무기고를 타격했다. 데이나 스트룰 미 국방부 중동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지난달 17일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기지가 처음 공격당한 이후로 미군을 겨냥한 공격 횟수가 41차례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군의 이란 연계 무장단체 관련 시설 공격은 지난달 27일 이후 두 번째다. 첫 번째 공격이 무장단체로부터 드론, 미사일 공격을 당한 뒤 관련 시설에 대한 보복 공습 성격이었다면 이번 공격은 무장 세력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려는 목적으로 계획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도 같은 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 있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시설을 공습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거점을 타격해 친이란 무장단체 전투원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남부의 레이더 기지도 공습했다. 가자지구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간인 거주지와 인접한 땅굴을 차단하고 있다. 지상전 개시 후 130여 개 땅굴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통제권을 잃고 있으며 5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남쪽으로 대피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과 하마스 양측은 카타르의 중재로 일시 교전 중단 및 인질 석방 협상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중동에 급파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스라엘을 거쳐 카타르를 찾았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공격을 3일가량 중단하는 조건으로 하마스가 미국인 6명을 포함한 인질 12명을 석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외교관 경력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보내 해당 지역 지도자들과 친분이 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근거 없는 헛소문은 제쳐 두라”면서 “인질 전원 석방 없이는 휴전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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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쟁 한달, ‘親이 vs 親팔’ 쪼개진 세계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를 위해 (가자지구를) 공격한다는데, 지금껏 죽은 아이들이 하마스와 무슨 상관인가요?” 4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시내의 한 식당. 입구에는 팔레스타인과 이집트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식당을 찾은 이집트인 노하 씨(45)는 격화되고 있는 중동전쟁에 대해 이같이 반문하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들을 얼마든지 공격해도 좋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일방적인 ‘인종청소’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당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함께 분노하고, 찾는 손님들도 비극을 생각해보고 연대하자는 취지로 팔레스타인 국기를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 미국 등에선 주말 동안 ‘반(反)유대주의에 반대한다’며 하마스에 민간인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휴전을 위해선 하마스가 볼모로 잡고 있는 인질부터 먼저 석방하는 게 맞다”며 이스라엘 정부의 방침을 지지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6일로 한 달을 맞았다. 전쟁 발발 직후 하마스의 잔인한 민간인 학살 사례가 알려지며 국제사회에는 이스라엘의 보복을 지지하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으로 전쟁이 격화되며 확전 우려와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세계는 친(親)이스라엘과 반이스라엘 여론으로 쪼개졌다. 일시적 교전 중단(pause)이나 휴전(ceasefire)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전쟁 이후 세 번째 중동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하마스 테러를 끝내면서도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며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일시적 교전 중단을 설득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 없는 교전 중단을 거부한다”며 퇴짜를 놨다. 같은 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최고지도자가 연설에서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도 아직은 제한적 참전에 무게를 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강경한 방침으로 중동전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민간인 희생 늘며 갈등 커져… 아랍권 ‘反유대 불매운동’ 최고조 ‘친이 vs 친팔’ 쪼개진 세계과거 이-팔과 교류했던 아랍국가들맥도널드 등 이 관련 기업 보이콧美-유럽 등 “인질 석방” 집회 이어… “당장 휴전” 이 규탄 시위 잇따라 4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전쟁’이라고 표현하기를 꺼렸다. 이스라엘군과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양측의 전력이 비슷하지도 않은 데다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민간인 거주지에도 이스라엘군의 일방적 폭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념품 상점을 운영하는 한 이집트인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죽인 하마스도 잘못했지만 더 많은 민간인이 다칠 것을 알면서 폭탄을 쏟아내는 이스라엘은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집트에는 과거 이스라엘과 대규모 중동전쟁을 벌인 탓에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있기는 하지만 가자지구 및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양쪽 모두와 비교적 교류가 잦았다. 그런 이집트인들이 “다른 중동국가 사람들 생각도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을 통해 연일 전해지는 민간인 피해 소식과 확전 위협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살피고 있었다.● 아랍권에 퍼진 反이스라엘 불매 운동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권 사이 지지하는 세력에 따른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카이로에선 잇따른 반이스라엘,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자주 열리고 있다. 긴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4일 카이로 시내에 있는 이스라엘대사관과 팔레스타인대사관 앞에는 각각 대규모 무장 경찰이 주둔하며 혹시 모를 테러 위협에도 대비하고 있었다. 이집트 당국은 허가되지 않은 집회 관련 참가자 100여 명을 구금하는 등 최근 강경 대응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즉각 이스라엘은 휴전하라”거나 “이스라엘은 없어져야 한다”며 규탄했다. 이 밖에도 상점, 주택가, 차량 등에도 연대 취지로 팔레스타인 국기를 걸어 놓은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은 “최근 수년간 중동권에서 벌어진 반이스라엘 보이콧 움직임 중 역대 최대이자 가장 영향력이 막대한 수준”이라고 3일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 맥도널드가 이스라엘군에 무료 음식을 제공한다고 밝히자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이스라엘에 후원을 했거나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스타벅스, 코카콜라, 네슬레, 넷플릭스 등의 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관련 기업의 광고를 찍었던 유명 배우들도 소셜미디어에서 ‘댓글 공격’을 당하자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이들은 “불매운동이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연대는 보여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불매운동이 무차별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누리꾼은 특정 기업을 거론하며 “이 업체가 이집트 브랜드인가, 외국 브랜드인가”라고 반문했다. 심지어 외국인들에게도 “요즘 맥도널드를 배달시켜 먹으면 안 된다”며 훈계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세계 곳곳서 “휴전하라” 시위 봇물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선 휴전을 촉구하고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도심에선 수천 명의 시위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공모하는 것”이라고 외쳤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프랑스 당국이 허가한 합법 시위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선 시위대가 길을 막고 앉았다. 이들은 “지금 당장 휴전하라”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친이스라엘 집회도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3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전날 ‘반유대주의에 반대한다’며 하마스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에 약 2만 명이 참가했다. 4일 캐나다 퀘벡 맥길대에서 열린 집회에선 일부 극우 성향 참가자들의 “더 많은 팔레스타인 아이들을 죽이라”는 과격 구호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학가와 언론계에서도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미 코넬대는 학내 갈등 격화로 긴급 휴교 방침을 내렸다. 미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대량학살 시도라고 비판하는 성명에 서명했다가 NYT의 정책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사임했다. 해당 성명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조건부 지지한 NYT 사설도 비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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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간인 희생 늘며 갈등 커져…아랍권, 역대 최대 ‘反이스라엘 불매운동’

    4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전쟁’이라고 표현하기를 꺼렸다. 이스라엘군과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양측의 전력이 비슷하지도 않은 데다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민간인 거주지에도 이스라엘군의 일방적 폭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념품 상점을 운영하는 한 이집트인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죽인 하마스도 잘못했지만 더 많은 민간인이 다칠 것을 알면서 폭탄을 쏟아내는 이스라엘은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집트에는 과거 이스라엘과 대규모 중동전쟁을 벌인 탓에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있기는 하지만 가자지구 및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양쪽 모두에 비교적 교류가 잦았다. 그런 이집트인들이 “다른 중동국가 사람들 생각도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을 통해 연일 전해지는 민간인 피해 소식과 확전 위협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살피고 있었다.● 아랍권에 퍼진 反이스라엘 불매 운동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권 사이 지지하는 세력에 따른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카이로에선 잇따른 반(反)이스라엘,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자주 열리고 있다. 긴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4일 카이로 시내에 있는 이스라엘대사관과 팔레스타인대사관 앞에는 각각 대규모 무장 경찰 병력이 주둔하며 혹시 모를 테러 위협에도 대비하고 있었다.이집트 당국은 허가되지 않은 집회 관련 참가자 100여 명을 구금하는 등 최근 강경 대응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즉각 이스라엘은 휴전하라”거나 “이스라엘은 없어져야 한다”며 규탄했다. 이밖에도 상점, 주택가, 차량 등에도 연대 취지로 팔레스타인 국기를 걸어놓은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은 ”최근 수년간 중동권에서 벌어진 반(反)이스라엘 보이콧 움직임 중 역대 최대이자 가장 영향력이 막대한 수준“이라고 3일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 맥도날드가 이스라엘군에 무료 음식을 제공한다고 밝히자 불매운동은 들불처럼 번졌다. 이스라엘에 후원을 했거나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스타벅스, 코카콜라, 네슬레, 넷플릭스 등 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관련 기업의 광고를 찍었던 유명 배우들도 소셜미디어에서 ‘댓글 공격’을 당하자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이들은 “불매운동이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연대는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다만 이 같은 불매운동이 무차별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네티즌은 특정 기업을 거론하며 “이 업체가 이집트 브랜드인가, 외국 브랜드인가”라고 반문했다. 심지어 외국인들에게도 “요즘 맥도날드를 배달시켜 먹으면 안 된다”며 훈계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세계 곳곳서 “휴전하라” 시위 봇물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선 휴전을 촉구하고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도심에선 수천 명의 시위대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공모하는 것”이라고 외쳤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프랑스 당국이 허가한 합법 시위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선 시위대가 길을 막고 앉았다. 이들은 “지금 당장 휴전하라”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친(親)이스라엘 집회도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3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전날 ‘반유대주의에 반대한다’며 하마스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에 약 2만 명이 참가했다. 4일 캐나다 퀘백 맥길대에서 열린 집회에선 일부 극우 성향 참가자들이 “더 많은 팔레스타인 아이들을 죽이라”는 과격 구호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미 대학가와 언론계에서도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미 코넬대는 학내 갈등 격화로 긴급 휴교 방침을 내렸다. 미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대량학살 시도라고 비판하는 성명에 서명했다가 NYT의 정책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사임했다. 해당 성명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조건부 지지한 NYT 사설도 비판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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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 국경 언제 열릴지 몰라 5, 6번 오가… 기름 동난 순간 열려”

    “가자지구 내 통신이 막혀 탈출 직전까지도 우리 가족이 출국 허용 명단에 있는지 확인조차 어려웠다.”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로 26일 간 가자지구에 갇혀 있다 2일(현지 시간) 이집트 라파 국경을 통해 탈출한 한국 교민 일가족 5명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밤늦게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 기자와 만난 이들은 “언제든 소리 소문 없이 폭격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뿐이었다. 국경에 마중 나온 대사관분들을 보니 부모님을 본 것처럼 눈물나게 반가웠다”고 말했다. 한국에 귀화한 팔레스타인계 남편(43)과 한국에 살다가 7년 전 가자지구 시댁으로 이주했던 최모 씨(44) 부부는 첫째 딸(18), 둘째 아들(15), 생후 7개월 된 막내딸과 함께 탈출했다. 최 씨 가족은 전쟁 발발 사흘째인 지난달 10일 피란길에 올랐다. 최 씨는 “남부도시 칸 유니스에 있는 지인 거처로 피란했는데 언제 국경이 열릴지 몰라 온 가족이 (차로 30분 거리인) 국경까지 5, 6번을 오갔다. 연료 공급이 끊긴 상태에서 갖고 있던 기름을 모두 소진하고 마지막으로 국경을 찾은 순간 국경이 열렸다”고 했다. 현재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가족들과 한국행을 준비하는 최 씨는 “시댁 식구와 친척들은 아직 가자에 있다. 저희만 도망을 나온 것 같다는 죄책감, 미안함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폭격에 소리소문없이 죽겠다 싶어… 겨울옷만 급히 챙겨 탈출” [중동 전쟁]가자 탈출 교민 인터뷰불 피울 연료없어 캔음식으로 연명통신 마비돼 마지막까지 조바심… "韓정부가 구하러 올거라 믿었다" “병원, 종교시설, 학교, 주거지역 등 (이스라엘이) 공격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7년 전 가자지구에 정착해 살아온 최 씨 가족에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낯설지 않다. 최 씨는 “과거엔 이스라엘이 위험하다고 여기는 특정 군사시설을 노렸는데 이번엔 정말 무차별적”이라며 “이번엔 폭격 첫날부터 우리 가족이 사는 곳 코앞에서도 위협이 느껴질 만큼 직감적으로 뭔가 심상치 않았다”고 했다. 가족을 대표해 인터뷰에 응한 최 씨는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관련 시설이 각 건물 지하에 있다고 하는데 우리에겐 평소 드나들던 동네 건물일 뿐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사진으로 보는 참혹함 그 이상”최 씨 가족의 26일간의 피란 생활은 처참했다. 가족들은 “가자지구 밖에서 사진, 영상으로 보는 것과 안에서 느끼는 참혹함은 강도가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폭격의 공포를 버티던 이들은 3일 뒤인 10일 피란길에 올랐다. 이스라엘군이 ‘대피하지 않으면 당신들 책임’이라는 식으로 대피령을 내리자 언제든 폭격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더는 버틸 수 없었다고 했다. 최 씨는 “이대로 있다가는 언제 소리 소문 없이 폭격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뿐이었다”며 “온 가족이 겨울 옷만 몇 벌 챙겨 급하게 남쪽 ‘텔 엘 하와’ 지역에 있는 시댁으로 갔다”고 했다. 하지만 점차 폭격 지역이 넓어지면서 시댁 식구들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있는 지인 집으로 피신했다. 이들은 얼마 뒤 지인으로부터 “당신 가족이 살던 가자시티 인근 집도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자지구의 물자 보급이 차단됐던 데다 연료도 없어 최 씨 가족은 불로 조리할 필요가 없는 콩 캔, 토마토 캔 등을 먹으며 연명했다. 가자지구 내 친척, 친구 및 외부와 연락이 끊기지 않도록 휴대전화도 꾸준히 충전해야 했다. 최 씨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차량용 배터리를 이용해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태양열 발전기를 가진 사람에게 부탁해 돈을 주고 보조배터리를 충전해 왔다”며 “언제 탈출할 수 있을지 알려면 계속 뉴스로 전쟁 소식을 알고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의 책임을 놓고 가자지구에선 유언비어도 확산되고 있었다. 하마스가 선제공격에 나선 것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묻자 최 씨 부부는 “누가 전쟁을 좋아하겠나. 다 안 좋아한다. 식민주의가 끝나야 한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자기네 명절이 끝나면 가자지구를 공격할 것이란 사실을 하마스가 예상해 선제공격한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거기 주민들은 그렇게 알고 있다”고 전했다.● “생후 7개월 막내딸 없었다면 못 버텼을 것”2일 마침내 한국 국적자는 이집트와 연결된 남부 라파 국경을 통과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최 씨 가족은 출국이 지연되거나 막힐 수 있다는 조바심을 떨쳐 내기 힘들었다. 복구되는 듯한 통신도 탈출 직전 마비가 됐다. 최 씨는 “전화도 20번 걸면 운 좋게 한 번 연결될 정도로 불안정했다”고 했다. 대사관 관계자도 “탈출 가능한 외국인 명단이 어떤 기준으로 발표되는지 누구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최 씨 가족은 국경에서 한국 대사관 직원들을 만나 “한국 정부가 구하러 올 것이란 믿음이 확고했다”며 연신 고마워했다. 생후 7개월 된 막내딸을 피란길에 데리고 다니는 게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최 씨는 “오히려 우리에겐 희망이었다. 아이가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전쟁 통에 웃을 일이 없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가 웃으면 저희도 따라 웃을 수 있었거든요.” 평소 팔레스타인의 일상을 전하는 유튜버로 활동하던 최 씨의 큰딸은 전쟁 발발 후 영상을 올리며 참상을 전하고 있다. 그는 “아직 제 친구들과 가족들이 그곳에 있다. 앞으로도 전쟁의 아픔을 알리는 영상을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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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 탈출 한국인 가족 “옷만 챙겨 피란, 캔음식 연명…국경 6번 오간 끝에 극적탈출”

    2일(현지 시간) 늦은 저녁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에는 일가족 5명을 태운 승합차량 한 대가 들어섰다. 여느 단란한 가족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은 이날 오전에 처절한 생사의 문턱을 넘었고, 비로소 전쟁이 없는 땅에 도착했으며, 차량으로 약 400km를 달리고 나서야 고국의 안전한 손길이 닿는 곳에 도착했다. 폭격을 피해 피란길에 나선 지 약 23일만, 국경을 넘어 이동한 지 약 9시간 만이다. 이들이 타고 온 차량 뒷 칸엔 20여일 간 생존을 위해 메고, 끌고 다녔던 무거운 트렁크와 쫓기듯 들고 나온 짐들이 한가득이다.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 봉쇄된 가자지구에 26일가량 갇혀있던 유일한 한국 교민 일가족 5명이 무사히 이집트 국경으로 빠져나와 구출됐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이들은 대사관에 도착하고 나서야 힘겹게 미소지으며 “국경에 마중 나온 한국 대사관 분들을 봤을 땐 부모님을 본 것처럼 눈물 나게 반가웠다”며 “전쟁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가 올 것이란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는 소회를 밝혔다. 동시에 “시댁 식구들, 친척, 지인들을 가자지구 폭격 속에 남겨두고 저희 가족만 나온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죄책감과 미안함도 토로했다.● 탈출 명단 포함됐어도 혹여 틀어질까 조바심중동전쟁 발발 후 전쟁 당사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인도주의적 구호 방안으로 가자지구 내 외국인과 이중국적자를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우선 탈출시키는 방안에 합의했다. 앞서 1일에 1차로 일부 외국인들이 탈출했으며 이날 2차로 한국 국적자들도 탈출 명단에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일가족 중 대표로 인터뷰에 응한 어머니인 최모 씨(44)는 “소식을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쁘면서도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몰라 마음을 계속 졸였다”며 “혹시나 절차가 지연되면 현지에서 내일(3일)부터 주말이라 업무가 종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다”고 했다. 국경 검문소에서 신원 확인 및 짐 수색 절차를 기다리는 와중에도 ‘전쟁 중이니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 시도 맘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대사관 관계자는 “전 세계 외교가가 분주하게 자국민 탈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탈출 가능한 외국인 명단이 어떤 기준으로 발표되는지 어느 누구도 가늠하기 힘들었다”며 “당국이 수시로 이집트, 이스라엘 측과 조율하며 읍소했던 게 다행히 통한 것 같다”고 전했다.● 대피령으로 시작된 23일 간의 피난길지난달 7일 전쟁 발발 이후 매일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폭격의 공포를 버티던 이들은 전쟁 3일 만인 10일 피난을 결심했다. 최 씨는 “7년째 가자지구에 살았지만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폭격의 강도가 전쟁 초기부터 달랐다”며 “게다가 이스라엘군이 ‘대피하지 않으면 당신들 책임’이라는 식으로 대피령까지 내렸는데 도대체 언제 폭격을 한다는 건지도 알 수 없어 불안감에 온 가족이 겨울용 옷가지만 급하게 챙겨 짐을 쌌다”고 했다.불과 2년 전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을 벌였고 ‘세계의 화약고’로 불릴 만큼 충돌이 잦은 곳이기에 일찍 전쟁이 끝나리란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둘씩 들려오는 지인, 친척들의 사망 소식과 무너지는 건물들을 보며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느꼈다.“이전엔 주거지역 폭격은 흔치 않았거든요. 게다가 학교, 병원, 교회 등 저희 이웃들이 생활하던 모든 곳이 무너지니까 정말 참혹했어요.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은신처, 터널이 이런 건물들 아래 있다고 폭격하는데 저희들이 지하에 뭐가 있는지 도대체 어떻게 알겠어요?”온 가족이 함께 살았던 집은 괜찮은지 묻자 최 씨는 “저희 집도 폭격으로 무너졌다”며 “저희 집이 진짜 무너진 건지 직접 눈으로 확인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저 일대를 지나던 지인들을 통해 ‘너네 집도 사라졌다’고 들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가자시티에서 남쪽으로 옮겨 잠시 A 씨 남편 부모님의 집인 ‘텔 엘 하와’ 지역에 머물던 일가족은 그마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생각에 남부 도시 ‘칸 유니스’로 떠났다. 칸 유니스 인근에선 지인 집에 다행히 머물며 국경이 열리기만을 기다릴 수 있었다.각오하고 떠난 피난길이지만 예상보다 피난 생활은 더 참혹했다. 최 씨는 “가자지구 밖에서 사진, 영상을 통해 보는 것과 안에서 느끼는 참혹함은 강도가 다르다”고 떠올렸다. 우선 물자 보급이 오랜 기간 차단됐던 탓에 이들은 콩 캔, 토마토 캔 통조림 등을 먹으며 겨우 연명했다. 모아놓은 돈으로 그때그때 필요한 식량, 물을 구하기도 했다.전쟁 진행 상황이나 탈출 가능성을 끊임없이 파악해야 했기에 휴대폰을 충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전력이 끊긴 상황에서 최 씨 가족을 비롯한 가자지구 주민들은 차량용 배터리를 이용해 휴대폰을 충전하거나 태양열 발전기를 통해 전력을 겨우 수급했다. 최 씨는 “태양열 발전기를 가진 사람에게 돈을 주고 보조배터리 충전을 부탁한 뒤 그걸 받아와 가족이 휴대폰 전력을 나눠 쓰는 식이었다”고 했다.● 국경 언제 열릴지 몰라 5, 6번 오가다 극적 탈출이스라엘의 지상전 확대 과정에서 가자지구 내 통신시설 파괴로 모든 연락이 두절 됐을 땐 그야말로 ‘암흑 지옥’과도 같았다. 최 씨는 “가족, 지인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알 수 없었고 전쟁, 폭격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그나마 가능하던 라디오 전파도 차단되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고 했다. 당시 최 씨를 비롯한 피난민들은 이스라엘군이 라디오 전파까지 교란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탈출 직전까지도 통신이 불안정해 조바심이 났다. “우리가 탈출 명단에 들었는지도 알기도 어려웠고, 명단에 들어도 혹시나 한국 대사관 측과 연락이 안 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어요. 전화도 20번 걸면 운 좋게 그중 한 번 연결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가자지구 남부에 도착한 뒤에는 라파 국경 검문소를 오가며 언제 나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주된 일이었다. 양측의 교전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피난처에서 국경까지 5~6번을 오갔다. 그렇다고 매일 같이 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차에 담겨 있던 기름마저 점점 고갈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탈출 직전 검문소로 향했을 때가 저희 차에 있던 마지막 기름이었다”며 “기적적으로 국경이 열려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까지 온 가족을 싣고 달렸던 차는 가자지구에 버리고 나와야 했다.차뿐만 아니라 이들의 가족, 친척, 친구들도 가자지구 국경 안쪽에 두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집트로 국경을 통과한 뒤 대한민국 대사관까지 오는 약 8시간 동안의 여정 중에도 최 씨의 딸은 아끼던 친구들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구하러 올 것이란 믿음 확고해”최 씨는 “저희를 구해준 대한민국 국력을 느꼈다”며 “전쟁이라는 절박함 속에서도 한국 정부가 저희를 구하러 올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 가족에게 한국 국적은 참혹한 전쟁과 고된 피난을 버티게 한 힘이었다. 탈출 전부터 탈출 이후까지 직접 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 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고, 김용현 주이집트대한민국 대사도 이들의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면서 이들이 대사관 문턱에 이를 때까지 살뜰히 챙겼다. 현장을 바쁘게 오가며 일가족을 직접 데려오고, 수백km를 달리는 중에도 이들의 안전은 물론 식사, 음료를 챙기던 장준원 영사는 물론 여러 상황을 치밀하게 조율했던 최병선 공사의 공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가족은 “한국 정부가 물심양면 모든 걸 도왔다”며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최 씨 가족에겐 10대 첫째 딸과 둘째 아들 그리고 7개월 된 막내딸도 있다. 피난 과정에서 영아를 데리고 다니는 게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최 씨는 “오히려 우리에겐 희망이었다”며 웃었다.“전쟁 통에 웃을 일이 없는데 전쟁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가 웃으면 저희도 그제야 ‘하하하’ 따라 웃을 수 있었어요. 막내 아이가 있었기에 우리 가족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여느 또래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첫째 딸(18)과 둘째 아들(15)은 번갈아 막내동생을 안고 어르며 가족을 이끄는 부모님의 역할도 대신하고 있었다. 평소 유튜브 등에 영상을 올리며 한국, 팔레스타인에서 일상을 전하던 첫째 딸은 “앞으로는 전쟁의 아픔을 알리는 영상을 계속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모든 삶의 터전과 생계 수단을 잃은 최 씨 가족은 일단 한국을 돌아갈 참이다. 이집트 정부가 외국인들을 자국 영토로 대피시켰지만 오랜 시간 머물게 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고, 이들이 팔레스타인을 떠나 유일하게 재시작할 수 있는 곳은 7년 전까지 살던 한국뿐이다. “이집트도, 제3국도 저희 가족의 고향은 아니잖아요. 당장 먹고살 방법도 없어 막막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야죠.”인터뷰를 마치고 숙소로 향하기 위해 이들이 몸을 실은 승합차 한가운데에는 흔들면 딸랑딸랑 소리가 나는 영아용 장난감이 놓여있었다. 전쟁 속에서 이들을 버티게 한 또 다른 희망이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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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습 현장 참혹… 죽을 위기 수차례 넘겼다”, 라파 검문소로 탈출 외국인들 안도의 한숨

    “지금은 너무 지쳐서 아무 말도 안 나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한 달 가까이 갇혀 있다가 1일 외부와 연결된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빠져나온 호주인 A 씨는 탈출 직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보낸 e메일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이 국경이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A 씨는 “25일간 생사를 오가는 위기를 여러 번 넘겼다”고 했다. 가자 출신 호주 국적자인 A 씨는 올 9월 가자 북부에 있는 고향에 갔다. 12년 만의 고향길이었다. 7, 10세 두 자녀도 동행해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났다. 하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며 발이 묶였다.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 전역에 대피령을 내렸지만 휘발유를 구할 수 없어 A 씨 가족은 움직일 수 없었다. 며칠 뒤 불과 100m 거리에 있는 4층 아파트가 공습을 받아 흔적도 없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일가족은 일단 도보로 피란길에 나섰다. 수소문 끝에 겨우 택시를 구해 처가가 있는 남부 국경도시 라파에 도착했다. 라파 역시 연료와 식량, 식수가 바닥나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남부 국경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A 씨는 “장인이 공습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홀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가족들이 먹을 식료품을 배급받아 오곤 했다”고 했다. 전기와 통신이 제한돼 외부와의 소통도 어려워졌다. A 씨는 지난달 20일 인터뷰에서 “(외부와 통신이 끊길 거란) 불안이 크다”면서 “동네 사람들과 하루 한 시간씩 발전기를 돌려 스마트폰과 노트북 충전에만 전기를 썼다”고 공개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일 역시 라파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빠져나온 한국인 B 씨 또한 대사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가족의 가자지구 탈출을 도와준 한국 정부와 대사관에 눈물 나게 고맙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출신 남편을 둔 그는 남편, 세 자녀와 함께 천신만고 끝에 가자지구를 빠져나왔다고 했다. 일가족 5명의 국적은 모두 한국이다. 그는 “전쟁 발발 후 외국 국적자의 탈출은 가능하다는 말이 많아 희망을 가졌지만 탈출 직전까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B 씨처럼 가자지구를 빠져나온 교민들은 이집트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당국이 탈출자 속에 하마스 대원이 섞여 있을 가능성 등을 우려해 이들이 오래 이집트에 머무는 것을 경계하는 탓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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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시티 진입 눈앞”… 美-이 ‘포스트 하마스’ 구상 착수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본거지인 가자시티 진격을 눈앞에 뒀다. 이르면 2일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진입하면 하마스 측과 고강도 시가전을 벌이겠지만 이 지역을 장악하면 7일 전쟁 발발 이후 상당한 전과를 올리게 되는 것이다. 가자지구 최대 규모 난민촌인 자발리야 캠프를 이스라엘군이 이틀 연속 공습하며 사상자가 늘고 국제사회 비판 여론이 커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투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가자시티 진격 눈앞”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작전 지휘관인 이치크 코헨 준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병력은 가자지구 깊숙한 곳, 가자시티 입구에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군 대변인도 “지상군과 공군의 합동 작전으로 하마스 최전선 방어선을 깨뜨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지상전을 개시한 이래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를 향한 진격 속도는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공군의 사전 폭격으로 하마스 저항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밖에 주둔한 부대를 찾아 “하마스 땅굴을 공격해 테러범들을 땅굴 밖으로 내몰고 있다”며 “지난달 7일 이후 가자지구에 포탄, 미사일 등을 1만 발 이상 투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군 전사자도 이날까지 16명이 나왔다.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대가는 불가피하다. 끝까지 싸울 것이고 목표에 따라 (공격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민간인 살상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틀 연속 자발리야 난민 캠프 일대를 비롯해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자발리야에서 적어도 민간인 19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8796명, 이 중 어린이는 3648명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난민 캠프 공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틀 연속 난민촌 폭격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휴전 아닌 교전 중지 필요” 전날 휴전은 아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일시 전투 중단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밝힌 미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이날 미 미네소타주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랍비라고 밝힌 한 유대계 시민이 ‘당장 휴전(ceasefire)을 촉구해 달라’고 외치자 “교전 일시 중지(pause)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구금된 인질들을 빼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시민이 경비에게 끌려 나가면서 ‘당장 휴전하라’고 재차 외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인에게도, 무슬림에게도 매우 복잡하다. 나는 ‘두 개의 국가’ 정책을 지지한다”고 했다. ‘하마스 궤멸’이라는 이스라엘의 전쟁 2단계 목표 달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은 ‘포스트 하마스’ 구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가 통치해 온 가자지구를 장악한 뒤 어떻게 새 통치·안보체제를 확립할지를 뜻한다.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은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사우디아라비아군을 주축으로 한 국제평화유지군을 가자지구에 주둔시키는 방안에 대한 초기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06년 가자지구 총선에서 패한 뒤 하마스와의 내전에서 패해 쫓겨난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다시 장악할 때까지 평화유지군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평화유지군에 미군은 포함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직접 지배도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 튀르키예를 방문해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뜻하는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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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진입 눈앞…바이든 “교전 중지 필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본거지 가자시티 진격을 눈앞에 뒀다. 이르면 2일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가자지구 땅굴 파괴에 박차를 가하며 고강도 시가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가자지구 최대 규모 난민촌인 자발리아 캠프를 이스라엘군이 이틀 연속 공습하며 사상자가 늘고 국제사회 비판 여론이 커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투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가자시티 진격 눈앞”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작전 지휘관인 이치크 코헨 준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병력은 가자지구 깊숙한 곳, 가자시티 입구에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군 대변인도 “지상군과 공군 합동 작전으로 하마스 방어 전선을 깨뜨렸다”고 말했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밖에 주둔한 부대를 찾아 “하마스 땅굴을 공격해 테러범들을 땅굴 밖으로 내몰고 있다”며 “하마스 기습 공격을 받은 지난달 7일 이후 가자지구에 포탄, 미사일 등을 1만 발 이상 투하했다. 하마스는 죽거나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밝혔다.지난달 27일 제한적 지상전을 개시한 이래 가자지구 최대도시 가자시티를 향한 진격 속도는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공군의 사전 폭격으로 하마스 저항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스라엘군 전사자도 이날까지 16명이 나왔다.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대가는 불가피하다. 끝까지 싸울 것이고 목표에 따라 (공격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과도한 민간인 살상이라는 국제사회 비판에도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틀 연속 자발리아 난민 캠프 일대를 비롯해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자발리아에서 적어도 민간인 19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8796명, 이 중 어린이는 3648명이라고 밝혔다.프랑스 정부는 이날 “난민 캠프 공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틀 연속 난민촌 폭격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휴전 아닌 교전 중지 필요”전날 휴전은 아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일시 전투 중단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밝힌 미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갔다. 이날 미 미네소타주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한 유대계 시민이 ‘랍비로서 당장 휴전(ceasefire)를 촉구해 달라’고 외치자 “교전 일시 중지(pause)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구금된 인질들을 빼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시민이 경비에 끌려나가면서 ‘당장 휴전하라’고 외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인에게도, 무슬림에게도 매우 복잡하다. 나는 ‘두 개의 국가’ 정책을 지지한다”고 했다.‘하마스 궤멸’이라는 이스라엘의 전쟁 2단계 목표 달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은 ‘포스트 하마스’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언급한 전쟁 3단계는 가자지구 새 통치·안보체제 확립을 뜻한다.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은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사우디아라비아군을 주축으로 한 국제평화유지군을 가자지구에 주둔시키는 방안에 대한 초기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06년 가자지구 총선에서 패한 뒤 하마스와의 내전에서 패해 쫓겨난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다시 장악할 때까지 평화유지군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평화유지군에 미군은 포함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직접 지배도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 튀르키예를 방문해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뜻하는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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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 난민촌 공습 최소 50명 사망… 美 “전투중단 검토할 때”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최대 규모 난민촌을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과 휴전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우리에겐 중요한 공격 작전이었다. 하마스 군 사령관과 다수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며 공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휴전은 정답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미국도 “인도주의적 일시 전투 중단(humanitarian pauses)은 가치가 있다”고 밝혔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재차 급파하기로 했다. 미국의 개입과 카타르의 중재로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이후 25일 만에 처음으로 외국 국적자와 중상자에 대한 가자지구 밖 피란길도 열렸다.● 이 “필요한 공격” vs 주변국 “민간인 학살”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자발리아 난민 캠프 주택가에 F-16 전투기에서 미사일 7, 8발 가량이 투하됐다. 외신들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50명이 숨졌고 추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목격자를 인용해 “폭격 주변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는 약 11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캠프 8곳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공습 사실을 인정하면서 “필요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1400여 명을 살해한 하마스의 사령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제거했으며 다수의 하마스 테러리스트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민간 건물들을 장악해 은신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하마스 지휘관이 은신한 지하터널 주변 빈 공간을 타격했으나 터널이 붕괴해 인근 건물의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난민 캠프 내 군 지휘관의 존재를 부인하며 “민간인, 어린이, 여성을 학살한 끔찍한 범죄”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주변 중동 국가들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카타르 외교부는 “이번 공격은 민간인을 향한 학살이며 (카타르 등의) 중재 시도를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도 “무차별 공격은 돌이키지 못할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인질 구출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해 전투 중단을 검토할 때다. 이는 양측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사태 진화를 위해 3일 블링컨 장관을 다시 이스라엘에 급파한다. 전쟁 발발 후 지난달 11일, 16일에 이은 세 번째 방문이다. 영국, 캐나다 등도 일시 휴전을 촉구했다. ● 전쟁 격화 속 처음 열린 ‘외부 피란길’하마스는 1일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자발리아 대학살로 외국 여권 소지자 3명을 포함해 7명의 인질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는 않아 반(反)이스라엘 여론 확산을 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로 민간인 피해 우려가 커지자 가자지구에 있던 외국인과 중상 환자에 한해 이집트로 떠날 수 있도록 이날 오후 라파 국경검문소가 개방됐다. 가자지구 밖으로 나오는 유일한 통로다. 이에 따라 외국인 등 400명과 환자 90여 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구호 차량의 통행은 이뤄졌지만 사람이 빠져나온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 이집트, 이스라엘, 하마스 간 이번 합의를 중재했다. 다만 이는 미국 등이 언급한 ‘인도주의적 위기 완화를 위한 일시 휴전’과는 다르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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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전쟁의 시간” 지상군 증원… 美 “휴전이 답 아냐” 지지

    “지금은 전쟁의 시간이다. 가자지구에서 휴전은 없을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30일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단호히 거부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투입으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자 유엔이 지난달 27일 긴급총회 결의를 통해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백악관도 “휴전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힘을 실어주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장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에 맞서는 하마스, 헤즈볼라 등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면서 중동 지역 내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네타냐후 “현 시점 휴전은 곧 항복”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진주만 폭격, 9·11테러 이후 휴전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스라엘도 하마스와의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 시점에 휴전을 요구하는 것은 하마스, 테러, 야만성에 항복하라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텔아비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하마스의 선제공격에 따른 이스라엘의 ‘정당방위’인 만큼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 당장 휴전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마스 지도부 제거 작전 수행 중 공격을 멈추면 하마스만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한 이스라엘은 이날 지상군을 증원하고, 가자지구 중심도시인 가자시티 외곽에 진지를 구축해 교전을 벌였다. B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탱크가 남북으로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주요 도로인 ‘살라알딘’에 주둔하며 도로를 봉쇄했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시티 포위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최초 기습공격 당시 납치했던 여군 오리 메기디시 이병을 전날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협상을 통해 석방된 인질 외에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자력 구출한 첫 인질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진입을 단계별로 확대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며 군사 작전에 따른 성과임을 강조했다. 이스라엘 수뇌부 사이에선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를 더욱 압박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이날 자체 방송 채널에 여성 인질 3명을 출연시키는 등 이스라엘 여론 흔들기에 나섰다. 이 여성들은 방송에서 “집에 가고 싶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는다”며 이스라엘 당국이 인질 석방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 지원’ 후티 반군, 사우디 공격 이런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인 예멘 후티 반군이 휴전 약 1년 6개월 만에 사우디를 공격해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사우디 군인 4명이 숨졌다. 지난해 4월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휴전협정 체결 후 발생한 첫 사상자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9일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순항미사일을 미 해군이 요격한 이후 발생했다. 이 중 한 미사일은 사우디군에 의해 요격됐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사우디가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은 우방국 사우디에 대한 방어를 약속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을 방문한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장관과의 회담 후 “이란의 지원을 받는 국가 및 조직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파트너를 방어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타르가 중재하는 인질 석방 관련 물밑 협상도 이어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과 통화를 한 뒤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카타르 정부의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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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지금은 전쟁의 시간” 휴전 일축…가자시티 포위

    “지금은 전쟁의 시간이다, 가자지구에서 휴전은 없을 것이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며 이같이 밝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으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자 유엔이 지난달 27일 긴급총회 결의를 통해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백악관도 “휴전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힘을 실어주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장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에 맞서는 하마스, 헤즈볼라 등도 공세 수위를 이고 있다. 여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면서 중동 지역 내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네타냐후 “현 시점 휴전은 곧 항복”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진주만 폭격, 9·11 테러 이후 휴전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스라엘도 하마스와의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 시점 휴전을 요구하는 건 하마스, 테러, 야만성에 항복하라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텔아비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하마스의 선제공격에 따른 이스라엘의 ‘정당방위’인 만큼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 당장 휴전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마스 지도부 제거 작전 수행 중 공격을 멈추면 하마스만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한 이스라엘은 이날 지상군을 증원하고, 가자지구 중심도시인 가자시티 외곽에 진지를 구축해 교전 중이다. B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탱크가 남북으로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주요 도로인 ‘살라흐 알 딘’에 주둔하며 도로를 봉쇄했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시티 포위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이스라엘군은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최초 기습 공격 당시 납치했던 여군 오리 메기디시 이병을 전날 지상 작전에서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협상을 통해 석방된 인질 외에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자력 구출한 첫 인질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진입을 단계별로 확대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며 군사 작전에 따른 성과임을 강조했다. 이스라엘 수뇌부 사이에선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를 더욱 압박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하마스는 이날 자체 방송 채널에 여성 인질 3명을 출연시키는 등 이스라엘 여론 흔들기에 나섰다. 이 여성들은 방송에서 “집에 가고 싶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는다”며 이스라엘 당국이 인질 석방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 지원’ 후티 반군, 사우디 공격이런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인 예멘 후티 반군이 휴전 약 1년 6개월 만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해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사우디 군인 4명이 숨졌다. 지난해 4월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휴전 협정 체결 후 발생한 첫 사상자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9일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순항 미사일을 미 해군이 요격한 이후 발생했다. 이 중 한 미사일은 사우디군에 의해 요격됐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사우디가 최고 경계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은 우방국 사우디에 대한 방어를 약속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을 방문한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장관과 회담 후 “이란의 지원을 받는 국가 및 조직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파트너를 방어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타르가 중재하는 인질 석방 관련 물밑 협상도 이어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과 통화를 한 뒤 “미국 시민과 외국인의 출국을 확보하기 위한 카타르 정부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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