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영

곽도영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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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업의 중심, 주요 대기업 그룹의 오늘과 내일을 알려드립니다. 2012~2014년 사회부 사건팀, 2015~현재까지 산업부 IT팀, 유통팀, 자동차팀, 재계팀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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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0-14~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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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력있는 신입’ 뉴노멀 됐다… 작년 대졸신입 10명중 3명 ‘경력자’

    지난해 대기업에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이 이른바 ‘중고 신입’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 공개채용 규모가 줄고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실무 경험이 있는 직원이 신입으로 재지원하는 취업 형태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126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1~6월)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의 28.9%가 이미 취업 경력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대졸 신규 입사자 중 중고 신입의 비중(25.7%)보다 3.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중고 신입의 평균 경력 기간은 ‘1∼2년’(50.8%)이 가장 많았다. ‘6개월~1년’이 32.2%로 뒤를 이었고, ‘2∼3년’(8.5%), ‘3년 이상’(5.1%), ‘6개월 미만’(3.4%) 순으로 나타났다.공채가 줄어드는 반면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선호도 강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대기업들은 올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인원 중 경력직 비중이 31.2%(평균)라고 응답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 오른 숫자다. 특히 경력직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이 23.8%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8.1%에서 15.7%포인트 급등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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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딥시크 쇼크 뚫고 실적 껑충… “블랙웰 칩 수요 놀랍다”

    엔비디아가 26일(현지 시간) 예상치를 뛰어넘는 회계연도 4분기(11월∼1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강타했던 ‘딥시크 쇼크’를 일부 가라앉혔다. 외신들은 “AI 붐이 지속되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이날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AI 칩의 막대한 수요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393억 달러(약 56조40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로이터 예상치 384억 달러를 상회하는 숫자다. 주당 순이익 역시 89센트로 예상치 84센트를 웃돌았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93% 불어난 356억 달러다.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1∼4분기 전체 기준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한 1305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블랙웰 칩의 수요는 놀랍다(amazing)”며 “우리는 블랙웰 AI 슈퍼컴퓨터의 대량 생산을 성공적으로 늘려 첫 출시 분기부터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지난해 출시한 업계 최고 성능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4분기에 블랙웰 관련 제품에서 11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전체 데이터센터 수익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숫자다.황 CEO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이뤄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 하반기(7∼12월) 블랙웰의 파생 신제품 ‘블랙웰 울트라’ 출시도 예고했다. 황 CEO는 “현재 블랙웰 생산을 지연시켰던 기술적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됐으며 모든 신제품이 예상대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번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지난달 중국 딥시크 쇼크 이후 미국 AI가 과도한 투자에 기반한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나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비용을 앞세운 중국의 저가형 AI 모델 공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속에서 엔비디아의 향후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외신들은 일제히 엔비디아가 “AI 불안을 불식시켰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사 SLC매니지먼트를 인용해 “딥시크 위협이나 혼란은 블랙웰의 칩 수요나 데이터센터 수익에서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도 “딥시크 이후 떠올랐던 엔비디아 칩 수요 둔화에 대한 의구심을 낮췄다”고 평가했다.회계연도 1분기(2∼4월) 전망도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매출을 430억 달러로 전망했다. 시장 전망치인 417억8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다만 매출의 성장세와 달리 수익 증가세가 조금씩 둔화되고 있는 점,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담 가능성 등으로 주가는 혼선을 빚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3.67% 올랐다가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다시 1.49% 하락 마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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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고층 321단 낸드 플래시 양산 시작

    SK그룹은 인공지능(AI)·반도체, 에너지, 통신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고성능 반도체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며 AI 및 데이터 중심 산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1일에는 세계 최고층인 321단 1Tb(테라비트) TLC 4D 낸드 플래시 양산 시작을 발표했고 올 상반기(1∼6월)부터 이를 고객사에 공급해 시장 요구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 개발 과정에서 생산 효율이 높은 ‘3-플러그’ 공정 기술을 도입해 적층 한계를 극복했다. 이 기술은 세 번에 나누어 플러그 공정을 진행한 후 최적화된 후속 공정을 거쳐 3개의 플러그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이전 세대인 238단 낸드의 개발 플랫폼을 321단에도 적용해 공정 변화를 최소화함으로써 이전 세대보다 생산성을 59% 향상했다.이번 321단 제품은 기존 세대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는 12%, 읽기 성능은 13% 향상됐으며 데이터 읽기 전력 효율도 10% 이상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로 AI향 저전력 고성능 신규 시장에도 적극 대응해 활용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SK하이닉스는 300단 이상 낸드 양산에 가장 먼저 돌입하면서 AI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온디바이스 AI 등 AI 스토리지 시장을 공략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대표되는 D램 제품뿐만 아니라 낸드에서도 초고성능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갖춘 ‘풀스택 AI 메모리 공급자’로 도약한다는 포부다.SK온은 최근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진호 박사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는 초고속 광(光)소결 기술을 적용한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 고도화가 핵심이다. 인쇄 회로 기판 공정에 주로 활용되는 광소결 기술을 배터리 제조에 접목한 것이다. 해당 연구를 다룬 논문은 에너지·화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 저자 9명 중 6명이 SK온 구성원이다.‘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제조 원가 부담과 더불어 소재의 취성 파괴와 같은 취약점이 과제로 여겨졌는데 SK온은 광소결 기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조사된 빛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안료를 발견해 전해질 소재에 적용했고 이와 함께 선택적으로 수 초 안에 열처리를 가능케 하는 초고속 광소결 기술을 활용, 최적의 균일성을 갖는 구조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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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 학술지 발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기관 출신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미래 기술 확보와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김 박사는 2020년부터 최근까지 DOE 연구기관에서 기후변화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50여 개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또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최근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성과를 잇따라 발표하고 기술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전적인 기술 탐색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제조 공정 및 소재 혁신을 이끌고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그중 서울대 이규태 교수 연구팀과 진행한 연구는 에너지 소재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의 표지 논문으로 지난달 발간됐다. 망간리치(LMRO) 활물질의 열화 메커니즘을 상세히 규명해 성능 위주로 다룬 기존 연구와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MRO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보다 저렴한 망간이 기반이 돼 원가적 이점이 크다. 다만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적용 시 액체 전해질 부반응으로 인한 가스 발생, 전압 강하·용량 감소 등의 난제가 있어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적용 가능성에 대해 연구해 왔다. SK온은 고온·고전압 조건 아래 충·방전 중 LMRO 활물질에서 발생한 산소가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산화시켜 열화가 발생하는 현상을 여러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소 발생을 저감하는 특수 코팅재를 적용해 배터리 수명을 개선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진호 박사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는 초고속 광(光)소결 기술을 적용한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 고도화가 핵심이다. 인쇄 회로 기판 공정에 주로 활용되는 광소결 기술을 배터리 제조에 접목한 획기적인 연구라는 평을 얻었다. 해당 연구를 다룬 논문은 에너지·화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 저자 9명 중 6명이 SK온 구성원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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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소 감축 앞장” 청정수소 생산 추진-무탄소 에너지원 도입

    GS칼텍스는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 지속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근본적인 사업 구조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정유·석유화학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수소, 탄소 포집·저장(CCUS),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저탄소 신사업을 확대 중이다. GS칼텍스는 청정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수소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대규모 수소 생산 설비 운전 및 판매 네트워크 운영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소 에너지를 공급하고 기업에는 실질적인 탄소 감축 방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수소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2023년에는 한국남동발전과 여수산단에 청정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칼텍스는 청정수소 생산을, 남동발전은 수소 발전을 맡아 청정수소 밸류체인에 대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해당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여수 수소 허브 구축을 통해 여수 지역의 탄소 배출 감축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기여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수소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방안으로 CCU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과 CCUS 사업 협력 및 전략적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전라남도 및 여수시와 CCUS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여수산단 내에서 CCUS 화학적 전환 기술을 중심으로 기술 연구 및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탄소 에너지원을 도입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남해화학과 무탄소 스팀 도입·공급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남해화학이 보유한 유휴 황산공장을 활용해 생산된 무탄소 스팀을 GS칼텍스 여수공장에 도입해 기존 사용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원료 스팀을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7만 t의 탄소를 감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과 물리적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생산된 열분해유를 정유 및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투입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물리적 재활용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생산된 ‘저탄소 MR 복합수지’는 자동차, 가전 등의 부품 소재로 사용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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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전 피해’ 서산 LG화학-롯데케미칼, 재가동 1주일가량 걸릴듯

    정전으로 인한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 롯데케미칼 공장의 가동 중단 사태가 이틀째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공장 재가동에 일주일가량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 사는 이날 공정 내에 굳어 있는 나프타 등 잔여물을 세척한 뒤 설비와 장비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했다. 전날에는 정전으로 중단된 석유화학 생산 공정에 투입됐던 나프타를 태우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양 사의 서산 공장은 전날 오전 9시 30분경부터 2시간가량 전기 공급이 끊겼다. 석유화학 공장은 나프타를 투입해 여러 공정에서 단계별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365일 24시간 가동된다. 정전과 동시에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이 시간에 공정에 투입됐던 나프타와 내부 제품은 모두 폐기된다. 다만 양 사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 물량을 감안하면 기존 공급 계획이나 영업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염 등에 따른 불량 제품 가능성을 고려해 설비 내부에 남아 있는 잔여물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며 “공정마다 소요 시간과 상황이 다르지만 일주일 전후로 재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 중단으로 인한 피해 규모 산출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수십억 원 수준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구체적인 정전 원인에 대해서도 두 업체와 전기 공급업체가 공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2006년 발생했던 서산 정전 때는 LG화학과 롯데대산유화(현 롯데케미칼) 등 3개 업체가 한국전력에 104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구역전기사업자인 씨텍으로부터 전기와 열 등을 공급받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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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만에야 첫삽 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SK하이닉스가 120조 원을 투자하는 경기 용인 반도체 공장이 6년 만에 첫 삽을 떴다. 국내 기업이 인허가 지연과 지자체 갈등으로 수년간 허송세월하는 동안 해외 경쟁사들은 몇 개월 단위로 신공장 착공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1기 팹(Fab·반도체 공장)을 착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원 415만 ㎡(약 126만 평) 부지에 구축되는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 팹과 소재·부품·장비협력 단지, 인프라 단지가 조성된다. SK하이닉스는 이곳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생산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2019년 2월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할 당시 착공 목표는 2022년이었다. 하지만 인근 지자체 반발에 인허가가 미뤄지고, 토지 보상 과정도 진통을 빚었다. 막판에는 전력 공급 문제까지 불거지며 착공이 3년 미뤄졌다. SK하이닉스의 용인 팹은 올해 한국에서 신규 착공하는 유일한 반도체 공장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18곳의 반도체 공장 건설이 시작되는데 미국 4곳, 일본 4곳, 중국 3곳, 대만 2곳 등이다.韓 반도체 클러스터 6년간 발묶인 사이… 美-日-中은 정부지원 아래 신공장 ‘속도’SK 용인 클러스터, 뒤늦게 첫삽물 공급 등 지자체 반발-인허가 지연… 그사이 AI 반도체로 시장 판도 급변TSMC 등은 공장 지어 양산 돌입… “정부-지자체, 선제적 지원 필요”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공장은 2019년 2월 발표 직후 환경영향평가부터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했다. 클러스터에서 나오는 폐수 일부가 흘러든다며 안성시가 반기를 든 것이다. 반도체 공장 처리수로 인한 피해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시민들의 반대 서명운동 등 진통이 1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SK하이닉스는 안성시에 배후 산단을 조성하고 급식용 농산물 구매 협약을 체결하고 나서야 예정보다 1년가량 늦어진 2020년 11월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이후 공장 용수 공급을 위한 인허가 과정에서는 용수로가 지나가는 여주시가 반대하고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여주 산단 조성 및 지역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약속하고 2022년 11월 용수 인허가를 받아냈다.산단 부지 내 토지 보상 절차도 지난했다. 2021년 9월부터 협의를 시작해 2023년 2월 주민 99%가 협상안을 수용할 때까지 꼬박 1년 5개월이 걸렸다. 막판에는 산단 내에 설치하기로 한 전력 발전소의 착공 허가를 쥔 산업통상자원부가 탄소 중립 영향을 문제 삼아 4개월을 끌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장은 사실상 모든 단계에서 기업이 이해관계자들과 일일이 협상하고, 보상안을 마련해야 진척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용인 클러스터 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처음 발표 당시 예측했던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주력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2022년 이천 낸드플래시 라인을 D램 라인으로 전환하고, 지난해 청주 공장 증설을 결정하는 등 ‘플랜B’를 총동원해야 했다.그사이 해외 경쟁국들은 반도체 신공장 속도전에 나섰다. 일본에서는 대만 TSMC가 2022년 구마모토 1공장을 발표 6개월 만에 착공했고, 착공 3년 만인 지난해 12월 양산을 시작했다. 정부가 투자금의 40%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구마모토현이 공업용수와 도로 정비 문제까지 직접 해결해 줬다. 미국도 2021년 착공한 TSMC 애리조나 1공장이 지난달 양산을 시작했다. 중국 CXMT도 정부의 막대한 지원 아래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웨이퍼 기준 생산 능력이 5배로 뛰었다.내년 착공을 앞둔 삼성전자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SK하이닉스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선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송전선로 비용 1조8000억 원을 분담해 기업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과 용수 공급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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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임금 5.1% 인상… “3자녀이상 직원 정년후 재고용”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평균 임금인상률 5.1% 등을 포함한 ‘2025년 임금·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세 자녀 이상 직원은 정년 후 재고용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지난달 7일 임금교섭 시작 이후 약 48일 만에 이뤄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단체교섭과 2023년, 2024년 임금협약도 함께 마무리됐다. 지난해 전삼노는 사측 제시안인 임금인상률 5.1%에 대해 6.5% 인상을 주장하며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어려움과 구성원 여론 등을 고려해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회사는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하고 전 직원에게 자사주 30주를 지급한다.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해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특히 삼성전자 노사는 세 자녀 이상 직원을 정년 이후 재고용할 수 있는 제도를 이번에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주요 기업들이 저출산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과 사회적인 출산 장려 분위기,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년 후 재고용되는 직원의 고용 형태와 신청 방식 등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전삼노는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해당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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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글로벌 TV시장 韓 첫 추월… ‘프리미엄 제품’까지 넘본다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보였던 첨단 전자 산업 분야에 중국 업체들의 공습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저가 경쟁력으로 승부했던 중국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과 수출 이익을 기반으로 한국의 최후 방어선인 프리미엄 기술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中 ‘싸구려 TV’ 옛말, 초대형 시장 약진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중국 업체 점유율이 한국 점유율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중국 TCL·하이센스·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 28.4%를 앞질렀다.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2020년 24.4%에서 2023년 29.6%로 꾸준히 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2020년 33.4%에서 2023년 29.8% 등으로 서서히 내려앉았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75인치 이상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약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28.7%), LG전자가 2위(15.1%)를 수성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점유율은 두 기업 모두 떨어지는 추세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2020년 각각 5.1%, 4.2%였던 점유율을 15.0%, 14.6%까지 끌어올렸다. 수익성이 높은 초대형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은 한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에 대항해 액정표시장치(LCD)의 프리미엄 버전인 미니LED, 마이크로LED 기술로 승부하고 있다. 명암비가 좋고 선명하지만 가격이 비싼 OLED에 비해 미니LED는 LCD보다 성능을 높이면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도 TCL과 하이센스는 100인치가 넘는 초대형 미니 LED TV 등 신제품으로 전시장을 채우며 삼성·LG를 압박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디스플레이도 거센 추격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은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10∼12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줄어든 19%를 차지한 반면, 중국 샤오미·오포·비보의 합산 점유율은 2%포인트 늘어난 32%를 차지했다. 미국 제재를 피해 중국이 공략 중인 유럽, 동남아 시장을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긴박하다. 2023년 초까지 삼성전자가 압도적 1위였던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중국 오포가 18%를 차지하며 삼성전자(17%)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중국 아너는 지난해 2분기(4∼6월)를 기점으로 서유럽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넘어 점유율 1위에 올랐다.중국 스마트폰 굴기에 따라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산업도 급부상하고 있다. LCD 시장 잠식 때와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BOE 등 현지 업체들은 화웨이, 샤오미 등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물량을 납품하며 덩치를 키웠다. 2분기에 회복하긴 했지만 지난해 1분기(1∼3월)엔 사상 처음 한국(48.7%)이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49.9%)에 추월당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한 BOE가 어느새 아이폰 공급사로까지 올라섰다”며 “예상보다 빠른 추격 속도를 고려해서라도 정부의 종합적인 핵심 산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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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기업 사절단 만난 러트닉 “10억 달러 투자땐 신속 지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국내 주요 기업 대표 사절단을 만나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이상 대미 투자 시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패스트트랙’으로 관련 정책을 지원하고 규제 절차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한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은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총괄하는 러트닉 장관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양국의 투자 협력 방향성을 공유했다. 사절단 관계자는 “10억 달러 언급은 투자 하한선이라기보다는 향후 투자 유치에 대한 미국 측 지원 의지를 광범하게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러트닉 장관과의 만남은 양측의 일정 조율 끝에 당일 새벽에야 극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절단에 포함된 기업 중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한화, HD현대,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계자들은 귀국 일정을 바꿔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 모처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나 40여 분간 회동했다. 이날 오후 공식 취임한 러트닉 장관은 회동 당시 상원 인준을 받은 상태였다. 이날 회동에서 러트닉 장관은 조선과 에너지, 원전, 인공지능(AI)·반도체, 모빌리티 등 6대 전략 분야를 비롯해 양국 핵심 산업 협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우선주의 투자 정책’ 각서에 서명하고 동맹 기업의 투자 시에 패스트트랙 절차를 도입하고, 10억 달러 이상 투자 시 환경 평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AI와 에너지 분야에 있어 한미일 3국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6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한 ‘빅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미 추가 투자를 검토하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투자) 검토는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생산시설을 더 원한다고 하는데 저희에게도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금도 내리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아직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지 않냐”며 “투자 계획에 반영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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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반도체 핵심기술 5개 모두 中에 따라잡혔다”

    반도체 분야 핵심 기술 역량에서 한국이 2년 만에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 리더십 공백과 트럼프발(發) 통상 위협 등 내우외환 속에서 한국 반도체의 기술 동력마저 꺼져가고 있다는 위기 신호다. 2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한국은 반도체 핵심 기술 5개 분야 중 △고집적 메모리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싱 등 4개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패키징 기술 분야에서는 중국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앞서 2022년 조사에선 메모리와 센싱, 패키징 분야가 중국에 앞선 것으로 평가됐지만 2년 만에 모두 추월당하거나 따라잡힌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22년 과기평가원의 기술수준평가 참여 전문가 중 반도체 분야 인원을 추려 진행했다. 기술수준평가는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국가 핵심 기술의 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2년 주기로 실시된다. 반도체 분야 평가자들은 대학교수 및 산학연 연구원, 대기업 및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종사자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의 강점이자 주력 분야였던 메모리와 센싱, 패키징 기술 우위까지 중국에 내준 데 대해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 기술 생애주기 기준으로 공정과 양산 기술에선 한국이 아직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기초·원천 연구와 설계 기술에서는 중국에 뒤처질 뿐만 아니라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평가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기존 한국의 주력 기술에 대한 중국의 굴기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에서는 초대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처음으로 한국을 추월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삼성, LG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정의진 과기평가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한국이 전략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산업계의 인력 양성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해외 전문 인력 유치를 위한 이민 정책 등 인재 확보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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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투자자 55% “기업 혁신성-수익성 등 높아 美증시 더 선호”

    국내 투자자 2명 중 1명은 한국보다 미국 증시를 더 선호하며, 그 이유는 미국 기업들의 혁신성과 그에 따른 높은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떨어지는 성장동력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주 환원이나 지배구조 개선 중심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온라인 플랫폼 ‘소플’을 통해 국민 1505명을 대상으로 한국과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5%가 미국 시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을 선호하는 응답자는 23.1%에 그쳤다. 21일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은 1154억 달러(약 166조 원)에 달한다.미국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27.2%)이 꼽혔다. ‘활발한 주주 환원’(21.3%), ‘국내 증시 침체’(17.5%), ‘미국 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14.8%) 등이 뒤를 이었다.향후 미국 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79.0%인 반면, 국내 시장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률은 54.3%에 그쳤다. 국내 시장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률은 19.1%였는데 미국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률은 5.7%였다. 국내 자본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국내 기업의 혁신성 정체’(34.6%)다. ‘지배구조와 주주 환원 미흡’(15.4%)은 ‘규제 중심 기업·금융정책’(23.6%), ‘단기적 투자 문화’(17.5%)보다 뒤로 밀렸다. 최근 전문가들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진짜 원인으로 성장동력의 부족을 꼽았다. 양철원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주 환원, 지배구조, 성장동력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무엇이 과연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설명하는가’ 논문을 통해 공개했다.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PBR이 1보다 낮으면,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저평가 상태임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금융 당국은 PBR이 낮은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밸류업 정책’을 펼치며 주주 환원 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연구 결과 PBR과 가장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은 성장동력 관련 변수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및 투자 비중이 높거나,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의 비중이 높은 기업이 PBR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의 PBR은 낮았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액이 많을수록 PBR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ESG구조원의 기업 지배구조 관련 점수와 PBR은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다. 주주 환원을 늘리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방점이 찍힌 밸류업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교수는 “업력이 오래되고 전통적인 자본지출 투자가 많은 기업이 많아 가치평가에서 소외된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산업구조 개선을 통해 성장률이 높은 유망 기업을 많이 발굴하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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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55% 미국 자본시장 선호… ‘기업 혁신성·수익성 때문’ 1위”

    미국 자본시장 투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자본시장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가 기업의 혁신성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23일 발표됐다.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소플’을 통해 국민 1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5%는 한·미 자본시장 중 미국 자본시장을 선호하는 반면, 국내 자본시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3.1%에 그쳤다.미국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이 27.2%로 가장 많았고, ‘활발한 주주환원’(21.3%), ‘국내증시 침체’(17.5%), ‘미국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지배구조’(14.8%), ‘투자자친화적 세제·정책지원’(3.8%)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이사의 주주이익 보호의무를 강화하는 상법 개정 등 지배구조 규제가 밸류업의 정답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국민들은 주로 미국 기업의 혁신성과 수익성을 보고 투자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보고 투자했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국내 자본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의 34.6%가 ‘국내기업의 혁신성 정체’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서 ‘규제 중심 기업․금융정책’(23.6%), ‘단기적 투자문화’(17.5%),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미흡’(15.4%), ‘금융투자에 대한 세제 등 지원 부족’(6.8%) 등도 언급됐다. 국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우선과제로는 ‘장기보유주식 등에 대한 세제혜택 도입’(26.0%), ‘배당소득세 인하’(21.8%) 등 금융투자자에 대한 세제인센티브 확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 확대’(17.4%), ‘지배구조 개선’(14.3%), ‘혁신성 향상’(13.7%), ‘기업성장 지원정책’(6.8%) 등이 뒤를 이었다.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자본시장 밸류업은 새로운 규제의 도입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성장을 촉진하고, 그러한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식으로 해야 된다”며 “국회는 지배구조 규제를 위한 상법 개정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만 핀셋 개선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논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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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 ‘SKS’로 새단장

    LG전자는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SKS’로 새롭게 단장하고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20일 밝혔다. 2016년 출시해 올해로 10년 차를 맞은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의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직관적인 브랜드명으로 변경했다. LG전자는 25∼2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5’에서 ‘히든 인덕션’과 일체형 후드를 적용한 아일랜드 시스템 형태의 SKS 콘셉트 제품을 처음 공개한다. 테이블 아래에 설치된 히든 인덕션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고 요리할 때만 화구가 불빛으로 표시돼 주방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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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기업들, “車-반도체 25% 관세”에 對美 투자 확대 고심

    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수준의 자동차 수입 관세 부과 방침에 더해 반도체와 의약품에도 25% 이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국내 산업계가 또다시 후폭풍을 맞았다. 산업별로 당장 대미 수출액 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관련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히 나설 전망이다. 당장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347억4400만 달러(약 50조 원)어치의 자동차를 수출했는데 이는 한국 자동차의 전체 해외 수출액 중 49.1%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인 규모다. 실제 IBK기업은행 경제경영연구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자동차 관세 25%를 부과하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18.6%(9조3000억 원)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은 연간 70만 대 수준의 미국 내 생산 물량을 최대 120만 대까지 늘리고 국내 및 미국 외 생산 물량을 미국이 아닌 제3국으로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4월 2일 관세 발표를 기점으로 미국 내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현대제철의 미국 생산기지 건설이나 미국 조지아주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 공장(HMGMA) 증설 등이 거론된다. 최근 수년간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로 미국 수출 의존도가 커진 반도체 업계도 곤란한 상황이다.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2020년 40.2%에서 지난해(1∼11월) 33.3%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과 대만으로 보내는 반도체 비중은 13.9%에서 21.7%로 늘었다. 반도체 업계는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바이든 정부 때 현지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보조금 수령조차 불투명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을 들여 미국 현지 투자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없어지고 관세 위협만 남은 상황”이라며 “미국 고객사들도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실제 어느 수준에서 관세가 집행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보고서는 이번에 자동차, 반도체와 함께 언급된 의약품의 경우 25% 관세 부과 시 대미 수출액이 약 7.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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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재용, 獨 BMW 찾았다…2심 무죄후 첫 출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부당 합병·분식회계 혐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해외 행보로 독일을 찾아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삼성SDI가 7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상황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의 공세가 심화되고 있는 유럽 시장을 다지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현장을 직접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주초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등 그룹 경영진과 함께 독일 뮌헨을 찾아 집세 CEO 등 BMW 경영진과 만나 양사 사업 현황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윤호 사장은 전임 삼성SDI 사장을 지냈다. 삼성과 BMW는 2009년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시작으로 2014년 소재 및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파트너십을 확대해 오고 있다. 집세 CEO는 앞서 2022년 12월 방한 당시 이 회장과 최윤호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미팅을 갖고 양사 협력을 다진 바 있다. 같은 해 6월 이 회장은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주요 고객사인 BMW 경영진을 만났다”며 “자동차 업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SDI는 2017년 1분기(1∼3월) 이후 7년여 만에 2567억 원 적자를 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주력인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연간 배터리 탑재량도 ―10.6% 역성장했다.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0.8%에서 지난해 4월 기준 44.7%까지 올랐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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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칩스법 재협상 추진”… 삼성-SK 7.6조 보조금 안갯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른 첨단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지원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관세 위협에 이어 그간 우려했던 보조금 수령마저 제동이 걸리면서 된서리를 맞은 분위기다. 기업들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막바지인 지난해 말 서둘러 보조금 최종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지원 여부가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들에 5년간 총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바이든 행정부 당시인 2022년 발효됐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칩스법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이뤄질 예정이었던 일부 반도체 관련 지출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워싱턴은 현재 요구 사항을 평가하고 변경한 후 일부 거래를 재협상할 계획”이라며 “가능한 변경 사항의 범위와 이것이 이미 확정된 협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칩스법 수혜 대상 기업 중 한 곳인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측은 로이터에 “칩스법 관련 당국이 현재 모든 자금 지원 계약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및 정책과 일치하지 않는 특정 조건들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이미 현지 공장에 조 단위 투자금을 들여 착공한 국내 기업들은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해 10월 인터뷰에서 “10센트도 낼 필요가 없었다”며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공장을 무료로 건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후보자도 올해 1월 인사청문회에서 칩스법 보조금 관련 계약을 이행하겠느냐는 질문에 “단언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들은 어렵게 확정 계약까지 이뤄진 보조금을 두고 또다시 신임 행정부와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 정부로부터 전체 투자금의 약 12.8%에 해당하는 47억4500만 달러(약 6조8328억 원) 보조금을 지급받기로 최종 계약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착공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370억 달러를 투자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38억7000만 달러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인 SK하이닉스도 4억5800만 달러(약 6595억 원) 보조금 수령이 불투명해졌다. 조지아주에 반도체 유리기판 공장을 가동 중인 SKC 자회사 앱솔릭스도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 보조금이 계약돼 있다. 기업마다 보조금이 전체 투자금의 10∼20%대를 차지하는 만큼 재협상 결과에 따라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번 협상이 단순히 현지 투자 조건 등에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국내 기업들의 대중(對中) 투자를 옥죄기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칩스법 보조금을 받은 이후 중국을 비롯한 다른 해외 지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실망했다”며 인텔이 지난해 3월 보조금 확정 이후 10월 중국 청두 생산 설비에 투자한 것을 예로 들었다.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우시 D램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또 다른 변수에 부딪힌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 중”이라면서도 “이미 계약된 지원금 규모를 감안해 현지 투자 중인 만큼 변수가 발생하면 타격은 없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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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칩스법도 재협상 기류…삼성-SK 보조금 ‘안갯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른 첨단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지원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관세 위협에 이어 그간 우려했던 보조금 수령마저 제동이 걸리면서 된서리를 맞은 분위기다. 기업들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막바지인 지난해 말 서둘러 보조금 최종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지원 여부가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들에 5년간 총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바이든 행정부 당시인 2022년 발효됐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칩스법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이뤄질 예정이었던 일부 반도체 관련 지출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워싱턴은 현재 요구 사항을 평가하고 변경한 후 일부 거래를 재협상할 계획”이라며 “가능한 변경 사항의 범위와 이것이 이미 확정된 협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실제 칩스법 수혜 대상 기업 중 한 곳인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측은 로이터에 “칩스법 사무국이 현재 모든 자금 지원 계약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및 정책과 일치하지 않는 특정 조건들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이미 현지 공장에 조 단위 투자금을 들여 착공한 국내 기업들은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해 10월 인터뷰에서 “10센트도 낼 필요가 없었다”며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공장을 무료로 건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후보자도 올해 1월 인사청문회에서 칩스법 보조금 관련 계약을 이행하겠느냐는 질문에 “단언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기업들은 어렵게 확정 계약까지 이뤄진 보조금을 두고 또다시 신임 행정부와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 정부로부터 전체 투자금의 약 12.8%에 해당하는 47억4500만 달러 보조금을 지급받기로 최종 계약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착공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370억 달러를 투자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38억7000만 달러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인 SK하이닉스도 4억5800만 달러 보조금 수령이 불투명해졌다. 조지아주에 반도체 유리기판 공장을 가동 중인 SKC 자회사 앱솔릭스도 7500만 달러 보조금이 계약돼 있다. 기업마다 보조금이 전체 투자금의 10~20%대를 차지하는 만큼 재협상 결과에 따라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특히 이번 협상이 단순히 현지 투자 조건 등에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국내 기업들의 대중(對中) 투자를 옥죄기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칩스법 보조금을 받은 이후 중국을 비롯한 다른 해외 지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실망했다”며 인텔이 지난해 3월 보조금 확정 이후 10월 중국 청두 생산 설비에 투자한 것을 예로 들었다.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우시 D램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또 다른 변수에 부딪힌 것이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 중”이라면서도 “이미 계약된 지원금 규모를 감안해 현지 투자 중인 만큼 변수가 발생하면 타격은 없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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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태수 회장 “AI 활용 새 가치 창출해야 승자 될 것”

    GS그룹은 1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에서 허태수 GS 회장(사진)과 최고경영진, 임원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공지능(AI)·디지털 협의체’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신년 임원 모임 이후 GS그룹 전체 사장단과 계열사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는 AI를 활용한 그룹 업무 효율 향상과 사업 전환 방향, 미래 기술 연구 등 그룹 전반의 혁신 전략이 논의됐다. GS파워가 각 발전소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구축한 통합 플랫폼, GS E&R이 자체 개발한 풍력발전량 예측 솔루션 등이 사례로 공유됐다. 허 회장은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자산으로 삼아 제대로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기술 한계를 넘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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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기업, 트럼프 스톰 피해 ‘韓 텃밭’ 유럽-동남아 공략 확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이래 지속적으로 미국의 견제를 받아 온 중국이 ‘트럼프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난 유럽과 동남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넘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텃밭이었던 이곳 배터리,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공세를 확대하면서 한중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더해 글로벌 각지에서 중국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치러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트럼프 리스크에 中 배터리 유럽으로 우회1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헝가리 생산 시설 건설 등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CATL은 또 스페인에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투자,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배제한 데 이어 지난달엔 CATL을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 추가했다. 점점 죄어 오는 제재에 대응해 CATL은 유럽 생산 거점을 공격적으로 확보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는 유럽 시장을 텃밭으로 두고 있던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은 2020년 68.3%에서 지난해 4월 기준 50.8%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 배터리 점유율은 10.8%에서 44.7%까지 올랐다. 동남아 배터리 시장에 대한 중국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CATL은 동남아 1, 2위 시장인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국영 기업과 합작해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나섰다. 태국에서는 36억 밧(약 1500억 원)을 투자한 합작 배터리 공장이 지난해 가동을 시작했고, 인도네시아에는 11억80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를 투자해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신규 공장에 착공했다.● 오포, 동남아서 삼성 제치고 첫 1위또 다른 핵심 산업인 스마트폰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가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가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8%를 차지하며 삼성전자(17%)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2023년에는 삼성전자가 21%로 1위, 오포가 17%로 2위였다. 동남아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2023년 초까지 압도적 1위였다. 지난해부터 시장 상황이 급격히 바뀌어 4분기(10∼12월) 4위로 떨어지며 1∼3위를 오포, 샤오미, 트랜션 등 중국 업체에 내줬다. 비교적 프리미엄 시장인 유럽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업체 아너는 지난해 2분기(4∼6월)를 기점으로 서유럽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넘어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전체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인 샤오미는 3분기(7∼9월) 점유율을 전년 동기 2.7%에서 4.3%로 끌어올렸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 침체와 미국 제재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국이 유럽과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 시장에서 저가 경쟁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을 이기려면 기술적 차별화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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