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영

곽도영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42

추천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 주요 대기업 그룹의 오늘과 내일을 알려드립니다. 2012~2014년 사회부 사건팀, 2015~현재까지 산업부 IT팀, 유통팀, 자동차팀, 재계팀에 있었습니다.

now@donga.com

취재분야

2024-03-21~2024-04-20
기업32%
산업26%
경제일반16%
기획11%
건설3%
정치일반3%
대통령3%
칼럼3%
정보통신3%
유통0%
  • LG에너지솔루션, 日 이스즈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 공급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상용차 1위 업체인 이스즈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LG에너지솔루션은 이스즈모터스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공시했다. 공급 물량이나 계약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약 1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약 기간은 2026년 말까지다. 회사 측은 “상기 공급 계약 관련해 공급 물량 및 계약 기간 등의 계약조건은 추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이스즈는 1937년 설립된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로, 전 세계 100여개국에 상용차, 디젤 엔진, 픽업 트럭을 공급하고 있다. 대표 모델은 30여년 동안 일본에서 동급 트럭 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킨 준중형트럭 ‘엘프’다. 엘프는 국내에도 2017년 출시돼 누적 판매 2000대를 넘었다.이스즈는 지난해 10월 엘프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며 전기트럭 모델 생산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부터 이스즈와의 협의에 따라 일부 물량을 납품했다고 설명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26
    • 좋아요
    • 코멘트
  • ‘챗GPT’ 샘 올트먼, 경계현-최태원 연쇄 회동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26일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반도체 기업 ‘투톱’을 잇달아 만난다. 25일 재계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25일 늦은 오후 방한해 26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다. 이곳에서 경 사장을 비롯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을 만나 양 사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이날 저녁 최 회장과 서울 모처에서 회동한 뒤 곧바로 출국한다.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도 회동 제의가 들어왔으나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의혹 관련 1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AI 기업 G42와 중동 잠재 투자자, 소프트뱅크, TSMC 등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에서도 프로젝트 관련 잠재 투자자들을 대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톱 회동을 통해 오픈AI의 자체 AI 반도체 진영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합류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 2024-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주인 없는 회사’ KT&G, 사장 교체 앞두고 또 경영진 부정 논란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KT&G가 또다시 경영진을 둘러싼 부정 의혹에 휩싸였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주인 없는 기업’이 된 KT&G가 사장 교체기마다 겪어 왔던 진통이 이번에도 불거진 것이다. 백복인 사장의 퇴진 선언 이후에도 재임 시절 의혹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KT&G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내부 동요가 증폭되고 있다. 당장 부닥친 리스크는 1조 원대 소송이다. 2015년 민영화 이후 두 번째 사장에 오른 백 사장은 이달 10일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4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날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소 제기 청구서를 KT&G 감사위원회에 보냈다. KT&G의 전·현직 사외이사들이 1조 원대에 이르는 자사주 약 1085만 주를 KT&G의 재단과 기금에 무상으로 증여하는 것에 대해 묵인하거나 동참했기 때문에 백 사장을 비롯한 KT&G 전·현직 이사 21명에게 소를 제기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단과 기금에 넘어간 약 1085만 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7.9%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6.93%)보다도 지분이 높은 셈이다. 이 때문에 FCP는 자사주 증여가 백 사장과 전·현직 경영진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우호 지분으로 활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사주를 받아간 KT&G장학재단의 이사장이 백복인 사장이며 KT&G복지재단의 이사장이 민영진 전임 사장이기 때문이다. 차기 사장에 이미 내부 인사가 내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도 나온다. KT&G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회사 안에서 ‘어차피 다음은 백 사장 측근이 될 것’이라는 ‘백복인 사단’ 인선에 대한 인식이 자조적으로 깔려 있다. 백 사장이 퇴진을 밝혔음에도 남아 있는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사유화 문제는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사장 선임 과정에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치지만 전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만큼 공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해 KT&G 전·현직 이사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2017년 다수 국회의원에게 이른바 ‘쪼개기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KT&G는 “해외사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제고는 의사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비용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1인 평균 680만 원 수준으로 사내 규정을 준용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사장 교체기마다 안팎으로 진통을 겪어 왔다. 2010년 3월 전임 민 사장이 선임된 이후 2013년 정권이 교체되며 검경의 비리 혐의 수사가 진행됐고 결국 2015년 중도 사임으로 이어졌다. 이후 검찰은 2016년 민 전 사장을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했으나 1, 2, 3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어 사장에 올랐던 백 사장 또한 2016년 검찰로부터 비리 의혹 수사를 받았으나 1심과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이후 검찰이 상고를 포기한 바 있다. 이후 2018년 기획재정부가 작성한 ‘KT&G 동향 파악’ 문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민영화된 KT&G를 둘러싼 인사 개입 의혹이 처음 수면 위로 올라왔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가치와 미래 성장성을 최우선으로 공정한 인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LG디스플레이, 7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부터 소폭 살아난 스마트폰 수요 덕분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3959억 원, 영업이익 1317억 원을 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8757억 원 적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2022년 2분기(4∼6월) 이후 첫 흑자다.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 매출 중 모바일 사업 비중은 44%로 절반에 가깝다. 그 대부분을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플 납품 물량이 차지한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아이폰 신작 출시에 따라 수요가 일부 살아난 점이 흑자 전환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매출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분기 기준 57%로 절반을 넘었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이 1만70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예정 발행가액(9550원)보다 높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총 1조4318억 원을 조달해 OLED 등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 읽기속도 43% 향상 SSD ‘990 EVO’ 출시

    삼성전자는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 ‘990 EVO’를 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크리에이터와 게이머 등 전문가를 비롯해 일반 PC 사용자까지 폭넓은 수요층을 겨냥한 제품이다. 990 EVO는 1TB(테라바이트), 2TB 등 2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전작인 ‘970 EVO 플러스’ 대비 읽기 속도는 43%, 쓰기 속도는 30% 향상됐다. 또한 자체 개발한 5나노 신규 컨트롤러를 소비자용 SSD로서는 처음으로 탑재해 전력효율을 최대 70% 개선했다. 제품 내부에 D램을 넣지 않고도 PC의 D램과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해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사용자의 PC 시스템이 지원하는 인터페이스에 따라 자동으로 전환 적용돼 호환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초슬림형 노트북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열 분산 라벨을 활용해 제품의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시키도록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TSMC, 대만에 ‘1나노 공장’ 추진… 42조원 투입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1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 시간) 타이완뉴스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대만 남서부 자이현 타이바오의 과학단지 관리국에 공장 부지 제공을 요청했다. 타이완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100ha(100만 ㎡) 규모의 공장 용지 활용을 제안했으며 이 가운데 60ha 부지에는 1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40ha 부지에는 최신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신규 공장 건설에는 1조 대만달러(약 42조6000억 원)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공정에서 나노미터는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뜻하며 폭이 좁을수록 더 첨단 공정에 해당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3나노 공정을 양산 중이며 2025년 2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600대 기업 “2월 경기지수 92.3… 나빠질것”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월 BSI 전망치가 92.3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BSI 전망치는 100을 넘을 경우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고 100 아래면 그 반대를 뜻한다. 2022년 4월(99.1) 이후 BSI 전망치는 기준선 100을 23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23개월 연속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특히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61.5), 목재·가구 및 종이(75.0) 등 소비재 업종의 전망이 더욱 악화됐다. 한경협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라며 “건설업 등 자금 사정이 어려운 업종을 중심으로 특단의 금융지원책이 필요하며 적극적인 내수·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최태원-올트먼 이번주 만날듯… ‘AI칩 동맹’ 주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 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엔비디아에 대항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오픈AI의 올트먼 CEO가 최 회장과 회동하면서 양측이 신생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설지 주목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주 방한하는 올트먼 CEO와 만날 예정으로 관련 일정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올트먼 CEO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 초청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해 6월 방한 때 올트먼 CEO는 국내 스타트업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 AI 칩 개발을 함께 하고 싶다”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볼 수 없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있는 나라로, 오픈AI는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이번 방한에서 올트먼 CEO는 최 회장과 AI 칩 협력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는 챗GPT와 생성형 AI 시장에 대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폭증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정되면서 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트먼 CEO가 접촉하고 있는 기업 중에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동생이자 UAE 국가보좌관인 타흐눈 빈 자이드 회장이 이끄는 AI 기업 G42도 포함돼 있다. G42 한 곳에서만 80억∼1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치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올트먼이 새로운 벤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금을 모으려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시가총액 1조5000억 달러에 이르는 엔비디아와 경쟁하려면 최소 수십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트먼 CEO는 대형 투자자 외에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접촉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FT는 올트먼 CEO가 영국 반도체 설계사 ARM의 소유주 소프트뱅크그룹 및 대만 TSMC와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 CEO가 직접 신생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뛰어든 가운데 이번 최 회장과의 회동을 추진하면서 SK와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망 구축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반도체에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엔비디아에 4세대 HBM 제품인 ‘HBM3’을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을 삼성전자와 함께 양분하고 있으며, 올해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을 앞두고 있다. SK그룹의 AI 반도체 기업인 사피온과 협력해 서버용 자체 AI 반도체도 개발하고 있다. 올트먼 CEO의 방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HBM 협력 논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트먼 CEO는 앞서 17일(현지 시간) 세계경제포럼(WEF) 현장에서 국내 취재진에 “한국에서 여러 면담이 예정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AI 반도체 수요 폭증이 확실한 상황에서 이미 엔비디아의 독식 구조에 반기를 드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오픈AI가 주도할 새로운 AI 반도체 협력 네트워크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주말에 뭐할까” 7세 딸에 영어로 묻자… “토끼카페 가자” 1초 통역

    “이번 주말에 뭐 하고 싶어(What do you want to do on this weekend)?” 7세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영어로 물었다. 아직 영어를 모르는 딸은 1초 뒤 자동으로 한국어로 통역된 엄마의 질문을 듣고 자연스럽게 “어… 발레 가고 스케이트장 갔다가 토끼 카페 가고 싶어”라고 대답했다. 딸의 대답은 다시 1초 만에 완벽한 영어 문장으로 통역돼 나에게 돌아왔다. 20, 21일 주말 이틀간 기자 체험용으로 대여받은 ‘갤럭시 S24 울트라’로 딸과 동시통역 통화를 수차례 했다. 모바일 데이터나 와이파이를 모두 차단했는데도 통역은 거의 완벽한 수준이었다. 갤럭시 S24는 실시간 동시통역 통화 기능을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으로 제공한다. 엄마와 영어-한국어로 대화하는 걸 재밌어하면서도 이 상황을 그다지 놀라워하지는 않는 딸을 보며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는 진짜로 언어 장벽이 없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첫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는 최근 수년간 ‘와우(Wow) 포인트’가 실종됐던 스마트폰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갤럭시 S24 사용 경험은 앞으로 펼쳐질 시장이 ‘AI 스마트폰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문자메시지나 e메일 작성 화면에서 ‘보내주신 자료 방금 확인했습니다’라고 입력한 뒤 번역 아이콘을 눌러 번역했다. 여기에 추가로 AI 아이콘을 누르자 번역된 문장을 △전문적인 △편안한 △소셜 △공손한 등 여러 가지 모드로 바꿀 수 있었다. ‘공손한’ 모드를 선택하자 ‘자료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방금 확인했습니다’라는 식으로 뉘앙스가 알아서 추가됐다. 이를 스페인어·독일어·베트남어 등 13개 언어로 똑같이 할 수 있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해외 호텔이나 인터뷰 대상자에게 e메일을 쓰면서 중간중간 이 상황에 이 단어가 적절한지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갤럭시 언팩 2024’ 현장에서 각광받았던 ‘서클 투 서치’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영상에 등장한 커다란 개의 견종이 궁금해졌다.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뒤 개의 얼굴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1초 뒤 화면 아래에 ‘세인트 버나드-개의 품종’이라는 검색 결과와 함께 세인트 버나드의 다른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자동차 기사를 보다가 폭스바겐의 골프 차량 사진을 동그라미 했을 때도, 경제 기사에서 최상목 부총리의 얼굴을 동그라미 했을 때도 즉각 검색 결과가 도출됐다. 더 이상 검색어조차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디자인 면에선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티타늄 프레임이 적용됐고 프레임과 본체 모두 무광 디자인을 택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해졌다. S23 울트라에 처음 들어갔던 ‘100배 줌’ 기능을 비롯한 카메라 기능에서도 AI의 보정 능력이 향상됐다. 2m가량 떨어진 책장을 100배 줌으로 당겨 깨알 같은 책 제목을 읽는 데 무리가 없었다. 결국 최종 소비자의 입장에서 관건은 가격이다. 점점 더 진화하는 서비스에 투입될 AI 반도체와 서버 비용을 감안할 때 언제까지 이 ‘AI의 축복’을 무료로 제공할 것인가를 결정할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언팩 현장 간담회에서 “기본 AI 기능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충분히 쓰실 수 있도록 무료 정책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반지로 24시간 건강체크… 삼성의 ‘신무기’

    삼성전자가 반지 형태의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링’을 깜짝 공개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가 끝나갈 무렵 무대 스크린에 은색으로 빛나는 갤럭시 링이 떠올랐다. 무대에 선 매슈 위긴스 삼성리서치아메리카 헬스솔루션랩장이 “가장 강력하고 접근성이 좋은 건강과 웰니스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갤럭시 링을 소개하자 객석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워치’에 이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언팩 행사 이후 시그니아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링의 연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갤럭시 워치를 항상 착용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가진 소비자들도 있다. 진정한 의미의 24시간, 일주일, 365일 내내 필수 헬스 정보를 삼성 헬스로 보내고 분석하는 데는 갤럭시 워치만으론 부족하다”며 “링이라는 폼팩터(형태)는 디지털 헬스, 삼성 헬스의 완성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링은 헬스에 특화했기 때문에 (배터리를)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애플도 ‘애플 링’(가칭)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애플은 미국 특허청에 애플 링 기능으로 추정되는 피부 간 접촉 감지시스템과 관련된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새너제이=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반도체-스마트폰 1위 내준 삼성 “올해 임원 연봉 동결”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두 세계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로 삼성전자의 주력 시장인 메모리 반도체와 대중(大衆) 스마트폰의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의 반도체 매출은 총 487억 달러(약 65조5000억 원)를 기록해 삼성전자(399억 달러)를 2년 만에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중앙처리장치(CPU)가 주력인 인텔에 비해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침체기의 여파를 더 많이 받은 것이다. 위기감을 반영하듯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전체 임원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창사 이래 최대 적자 기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특단의 조치”라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2011년 첫 스마트폰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한 지 12년 만에 미국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16일(현지 시간) 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연간 2억346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삼성전자(2억2660만 대)를 추월했다. 시장 점유율 또한 20.1%로 역시 삼성전자(19.4%)를 앞섰다. 애플의 지난해 출하량은 2022년보다도 3.7% 늘었다. 세계 5대 휴대전화 업체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13.6% 감소했다. 시장의 눈은 17일(현지 시간) 공개된 삼성전자의 첫 자체 인공지능(AI) 탑재 스마트폰 ‘갤럭시 S24’로 향하고 있다. 휴대전화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S24의 혁신성과 시장 호응에 따라 침체됐던 디바이스 및 메모리 시장 회복에 구원투수가 될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미약품 장남, ‘OCI와 통합’ 반발 가처분신청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손잡고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17일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달 12일 OCI와 한미약품이 그룹 간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례적으로 ‘한 지붕 두 가족’식 공동경영 모델을 내세웠는데, 이를 계기로 한미약품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임 회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통합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우호지분을 모아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OCI와의 통합 계약은 임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모녀가 주도했다. 한미사이언스가 OCI와의 지분 교환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마치면 임 사장은 그룹 통합 지주사(현 OCI홀딩스) 지분을 10.37%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차기 경영권을 거머쥐게 된다. 반면 장남인 임종윤 회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9.91% 보유하고 있지만, 통합 지주사의 지분을 한 주도 보유하지 못하게 된다. 임 회장은 “아직까지 계약서도 보지 못했다”며 “지난 14일 이우현 OCI 회장을 만났고, 이 회장이 한미 측에 (나에게) 계약서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남동생인 임종훈 사장과 손을 잡았다. 둘의 지분을 합치면 20.47%로 모녀 측 우호 지분(약 36%)에 비하면 부족한 상황이다. 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은 임 창업주의 고등학교 후배다. 임 회장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대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구성 변경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처분 신청에서 양측의 쟁점은 그룹 통합 계약의 절차적 타당성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한미약품의 경영권이 통합법인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합병에 해당하고, 이는 특별 주주총회 결의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송 회장과 임 사장 모녀 측은 “제3자 유상증자 결정 당시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 주주총회 사안이 아니라 이사회 의결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오너 일가 중 송 회장만 이사회에 포함돼 있다. 재계는 이번 계약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임 창업주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며 송 회장과 자녀들은 5400억 원의 상속세를 떠안았다. 현재도 2000억 원대의 상속세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재원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장기적 안정성을 고려해 결국 OCI와 손을 잡았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두 회사의 통합은 개인의 상속세를 내기 위한 방편일 뿐 진정한 시너지를 내는 통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계약이 사익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 측은 “당시에도 임 회장은 지분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에 매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장기간 많은 돈이 투입되다 보니 ‘설익은’ 물질을 싸게 기술 수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OCI와의 통합을 통해 기술 수출 협의 시 우위를 점하거나 임상 3상까지 끌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4-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스마트폰 시장서 1위 뺏겨…갤24 구원투수 될까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두 세계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로 삼성전자의 주력 시장인 메모리 반도체와 대중 스마트폰의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의 반도체 매출은 총 487억 달러(약 65조5000억 원)를 기록해 삼성전자(399억 달러)를 2년 만에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중앙처리장치(CPU)가 주력인 인텔에 비해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침체기의 여파를 더 많이 받은 것이다.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매출 228억 달러를 기록하며 기존 4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반면 인공지능(AI) 시스템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매출 240억 달러를 기록하며 5위로 올라섰다.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2011년 첫 스마트폰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한 지 12년 만에 미국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16일(현지 시간) 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연간 2억346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삼성전자(2억2660만 대)를 추월했다. 시장 점유율 또한 20.1%로 역시 삼성전자(19.4%)를 앞섰다.애플의 지난해 출하량은 2022년보다도 3.7% 늘었다. 세계 5대 휴대전화 업체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13.6% 감소했다.시장의 눈은 17일(현지 시간) 공개된 삼성전자의 첫 자체 AI 탑재 스마트폰 ‘갤럭시S24’로 향하고 있다 . 휴대전화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4의 혁신성과 시장 호응에 따라 침체됐던 디바이스 및 메모리 시장 회복에 구원투수가 될 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17
    • 좋아요
    • 코멘트
  • 삼성家 세 모녀, 지분 2조 팔고도… 지분평가액 상승

    국내 여성 주식 부호 중에서 삼성가(家) 세 모녀가 나란히 주식평가액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500대 기업 오너 일가의 여성 주식 부호 417명 중 상위 50명의 주식 가치 변화(12일 종가 기준)를 조사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리움 관장(7조3963억 원)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334억 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조3669억 원)이 차례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 모녀는 지난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총 2조1689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했지만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상위권 순위를 유지했다. 세 모녀의 지분 가치는 지난해 1월 12일 기준 18조3573억 원에서 이달 12일 기준 18조7967억 원으로 2.4% 증가했다.여성 주식 부호 4위는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다. 보유하고 있는 ㈜SK의 지분 6.6%의 가치는 7876억 원으로 지난해 1월 12일 9182억 원에 비해 1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순위는 LG가 세 모녀로,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및 구연수 씨다. 이들이 보유한 ㈜LG 지분은 각각 4.20%, 2.92%, 0.72%다. 총 지분 가치는 9419억 원으로 지난해 9849억 원 대비 4.4% 감소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16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SK온, 현대차 전기차 배터리 또 수주… ‘밀월’ 강화

    SK온이 수조 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배터리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장 정체기를 맞고 있던 국내 배터리 업계의 새해 첫 낭보이자 SK-현대차그룹 간 ‘밀월’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025년 선보일 예정인 현대차의 2세대 전기차 플랫폼용 배터리 최종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수조 원대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2026년까지 현대차가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전기차 신모델에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가 공급될 예정이다. 양 사는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생산 공장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로써 SK온은 현대차가 추진하는 2세대 전기차 플랫폼 프로젝트의 첫 파트너가 됐다. 앞서 지난해 3월 현대차는 1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업그레이드한 2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2025년 공개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1세대 플랫폼이 현대차 ‘아이오닉5·6’나 기아 ‘EV6’ 같은 중형차를 중심으로 적용됐다면 2세대 플랫폼은 소형부터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목적기반차량(PBV)까지 적용이 가능하다. 주행 가능 거리도 현 아이오닉5 대비 50% 이상 늘리는 게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SK온 외에도 다른 배터리 업체들과 2세대 플랫폼에 탑재할 배터리와 관련된 계약 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계약으로 SK온과 현대차 간 협력 관계는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현대차의 배터리 공급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K온(당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부문)은 2019년 현대차의 1세대 전기차 플랫폼 첫 수주전에서 단독으로 물량을 따내며 협력 관계를 시작했다. 2차 수주는 LG에너지솔루션에 넘어갔지만 3차 수주전에서도 CATL과 함께 대량 수주를 이뤄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3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합작 공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정체기를 맞아 올해부터 일부 라인 가동 조정을 검토할 만큼 내부 위기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현대차 2세대 플랫폼 수주 소식은 그만큼 ‘가뭄의 단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에서 실적 전망과 관련해 “자동차 시장 자체가 썩 좋지 않아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으나 최선을 다했다”며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SK그룹 전시관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직접 안내하고 전시 열차에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평가해봐야 하겠지만 1세대에 이어 현대차의 2세대 전기차 플랫폼까지 ‘1호 수주’를 가져간 것은 SK온의 성과”라며 “그만큼 긴 협력 기간에 제품 안정성과 공급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英, 예멘반군 거점 때렸다… 중동 확전 위기

    미국과 영국이 11일 오전 2시 30분(현지 시간)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공격해온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군사 시설을 기습 타격했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이후 미영 연합군이 중동 지역에서 개시한 첫 무력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이 격돌하는 전면전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영국군이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예멘 내 다수의 후티 표적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번 공격에 대해 “필요하고 (후티 공격에) 비례적인 조치”라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영 연합군은 잠수함과 전투기 등을 동원해 후티 반군의 근거지 16곳 6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 중부사령부는 “항행의 자유에 대한 국제사회 약속을 강화하고 홍해에서 상업 선박에 대한 후티의 공격에 맞서는 다국적 공격”이라고 선포했다. 한국 등 8개국 정부도 지지 성명을 내놓았다. 한국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은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른 것”이라며 자국 선박의 보호 조치임을 강조했다. 기습 공격을 받은 후티는 AFP통신에 “이번 공습으로 최소 5명이 숨졌다. 미국 등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스라엘 관련 선박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란 역시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던 러시아도 공습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홍해를 유럽 시장의 길목으로 삼고 있는 국내 산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 등에서 부품을 수급해 유럽 공장으로 운송하는 가전업계나 완제품을 수출하는 자동차·소재·석유화학업계 모두 영향을 받는다. 홍해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운하는 국내 가전업계 전체 해상 운송량의 10%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일 한때 전일 종가 대비 약 2.7% 오른 배럴당 73.9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다음 달 11일까지 독일 그륀하이데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대부분 중단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인 4명 포함 총 21명이 탑승한 한국 국적의 4만 t급 벌크선 1척이 공습 지역인 예멘 서안을 지나고 있다. 12일 오후 9시 현재 특별한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종합상황실에서 안전 점검 및 24시간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이란, 美유조선 나포하자… 美, 친이란 예멘반군 ‘토마호크 맹폭’ [美-英, 예멘반군 공습]반군, 홍해 민간 선박 27차례 위협… 가자전쟁후 이란 지원속 ‘물류 봉쇄’美, 이란 개입에 직접 군사행동 나서… 반군 “우리도 美-英 기지 공습할 것” 미국과 영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인 ‘후티’의 근거지에 11일 새벽(현지 시간) 대대적인 포격을 가하며 중동 전역이 폭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간 미국은 전면적인 전쟁 확대를 우려해 친(親)이란 세력들의 도발에 군사 개입을 망설여 왔지만, 후티 반군의 무력 행사와 홍해 봉쇄가 길어지자 결국 맞불 대응에 나섰다.● 후티 ‘홍해 봉쇄’로 물류대란 커지며 촉발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 19일부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위협한 횟수는 지금까지 27차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맞서 팔레스타인을 돕는다는 명분이다. 이란은 그간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저항의 축’이란 이름을 내걸고 후티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을 결집해 왔다. 미국 등이 공습을 결심한 데에는 최근 미 선박이 후티과 이란에 잇따라 공격을 받거나 나포된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후티의 공격으로 세계 물류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자 미국은 지난해 12월 18일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 수호자 작전’을 창설해 군사 대응을 경고했다. 실제로 미 해군이 지난해 말 홍해에서 민간 상선을 공격하던 후티 반군 선박 3척을 파괴하기도 했다. 이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올해 첫날 홍해에 구축함 알보르즈호를 파견했으며, 11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국의 유조선 세인트 니컬러스호를 나포했다. 이란이 세계 ‘물류 대동맥’의 통제권을 과시하자 미국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공습 첫날 미 공군 중부사령관은 예멘 수도 사나를 포함해 후티의 거점 16곳을 타격했다. 여기엔 후티의 지휘통제 시설과 군수품 저장소, 방공 레이더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공격에는 전투기와 선박, 잠수함,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등이 동원됐다. 토마호크는 비행속도가 시속 890km로 비교적 느린 편이지만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미 CNN은 “토마호크를 중심으로 공습해 ‘쑥대밭’을 만든 뒤 지상군을 투입하는 게 미국의 가장 ‘클래식’한 군사작전”이라고 전했다. 토마호크는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 주요 군사시설 파괴로 유명세를 떨쳤고,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등에서도 항상 등장해 ‘미 군사 개입의 신호탄’ 으로도 불린다.● “미 공격, 1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 미군이 예멘에서 후티 반군을 직접 타격한 것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이후 미국이 후티 반군에 토마호크 미사일 세 발을 쏜 뒤로 최대 규모의 타격”이라고 전했다. 후티는 즉각 반발했다. 후티 고위 관계자인 압둘라 벤 아메르는 알자지라 방송에서 “미국과 영국이 군사 활동을 확대한다면 역내 그들의 기지를 공습하겠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압둘 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은 “홍해와 아라비아해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겠다”고도 했다. 지난 수개월간 후티 반군과 평화협상을 벌여 온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사태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진정을 촉구했다. 미국 내에서는 후티 반군이 홍해의 긴장감을 크게 높여 군사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 CNN 방송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후통첩이 무시당하자 중동에서 미국의 힘에 대한 신뢰도가 위태로워졌다”며 “어떻게든 억지력을 다시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해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공습 직후 보고서에서 “공습이 한 차례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중동 선임 애널리스트인 윌리엄 어셔도 블룸버그통신에 “후티 반군은 중동에서도 엄청나게 비타협적인 조직”이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공습이 전면전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판가름하기 어렵다. 향후 이란 정부의 태도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영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반발했으나, 구체적인 대응은 언급하지 않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상운임 뛰고, 유가 상승 ‘타격’… 테슬라 獨공장 물류난에 스톱

    미국과 영국이 11일(현지 시간) 예멘에서 후티 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하면서 홍해 지역을 둘러싼 글로벌 물류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물류난 여파로 독일 공장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 외곽 그륀하이데 공장에서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홍해 항로가 막히면서 부품을 조달받지 못해 타격을 입은 것이다. 테슬라는 성명을 통해 “상당히 길어진 운송 시간으로 인해 공급망에 틈이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 외에도 중국 지리자동차와 스웨덴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홍해 사태에 따른 배송 지연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산업계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해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운하는 유럽에 생산 공장을 둔 국내 기업들의 부품 운송 항로이자 유럽 시장에 완성차와 석유화학 제품, 소재를 수출하는 길목이다. 국내 가전업계의 경우 전체 해상 운송량의 10%가량이 수에즈운하를 통한다. 삼성전자는 유럽에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현지 공장을 운영한다. LG전자는 이집트와 폴란드 공장을 두고 있다. 주로 한국과 중국, 동남아로부터 수에즈운하를 통해 부품을 조달한 뒤 현지에서 조립한다. 현대자동차·기아도 홍해를 통해 한국에서 완성차를 유럽 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대체 항로로 희망봉을 경유하면서 이들 기업의 운송 거리는 약 40%, 운송 기간은 15일가량 늘어나게 됐다. 글로벌 물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5일 기준 1896.65로 치솟았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해운사 머스크가 처음 홍해 운항을 중단했던 지난해 12월 15일(1093.52)보다 73.4%나 급등했다. HMM은 앞서 10일 유럽 지중해 노선에 임시 선박 4척을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되더라도 추가 선박 투입은 단기간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운행을 하지 않는 선박이 없기 때문이다. HMM 관계자는 “배를 빌려 긴급 투입을 한다고 해도 일단 배가 국내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3개월 이상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컨테이너 운임 상승 및 일부 기업의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유럽발 운임이 급등하면서 중동 등에 투입되는 선박도 일부 재배치가 일어나는 등 운임 인상이 특정 노선에서만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유가가 출렁이면서 에너지 불안도 변수가 됐다. 이날 주요 산유국들의 해상 진출로인 호르무즈해협까지 위험에 처하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두바이유 등 3개 유종 모두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도입되는 원유 중 70%가량이 중동산이며,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기준 수출 물품 선적 및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도입은 정상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SK하이닉스, 미·중 갈등에도 中공장 D램 공정 업그레이드 나선다

    SK하이닉스가 미·중 갈등으로 지연됐던 중국 우시 D램 공장의 공정 업그레이드 계획에 착수했다. 극자외선(EUV)노광장비가 필요한 공정만 한국에서 별도 진행함으로써 규제를 우회하고 중국 내 D램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연내 중국 우시 공장 일부 공정을 14nm(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급 D램(1a D램) 공정으로 전환에 나설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 우시 공장에서 전체 D램 제품의 약 40%를 생산한다. 공정 전환이 늦어지면서 현재까지는 주로 구형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2022년 미국 정부가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규제를 시작한 이래 국내 반도체업계는 중국 내 메모리 공정 업그레이드를 위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 완화를 호소해 왔다.지난해 결국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면서 중국 공장에도 18nm 이하 장비를 들여올 수는 있게 됐지만 EUV 장비 반입은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14nm급 D램 공정 일부를 진행한 뒤 웨이퍼를 국내 이천캠퍼스로 가져와 EUV 공정을 적용하고 다시 우시 공장으로 보내 생산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앞서 2013년 우시 공장 화재 당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생산 차질을 극복한 바 있다.이날 SK하이닉스 측은 우시 공장의 공정 전환과 관련해 “회사의 구체적인 공장 운영 계획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12
    • 좋아요
    • 코멘트
  • 美英, 예멘반군 60개 표적 대대적 폭격… 중동 확전 위기

    미국과 영국이 11일 오전 2시 30분(현지 시간)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공격해온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군사 시설을 기습 타격했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이후 미영 연합군이 중동 지역에서 개시한 첫 무력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이 격돌하는 전면전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영국군이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예멘 내 다수의 후티 표적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번 공격에 대해 “필요하고 (후티 공격에) 비례적인 조치”라고 했다.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영 연합군은 잠수함과 전투기 등을 동원해 후티 반군의 근거지 16곳 6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 중부사령부는 “항행의 자유에 대한 국제사회 약속을 강화하고 홍해에서 상업 선박에 대한 후티의 공격에 맞서는 다국적 공격”이라고 선포했다.한국 등 8개국 정부도 지지 성명을 내놓았다. 한국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은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른 것”이라며 자국 선박의 보호 조치임을 강조했다.기습 공격을 받은 후티는 AFP통신에 “이번 공습으로 최소 5명이 숨졌다. 미국 등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스라엘 관련 선박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란 역시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던 러시아도 공습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홍해를 유럽 시장의 길목으로 삼고 있는 국내 산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 등에서 부품을 수급해 유럽 공장으로 운송하는 가전업계나 완제품을 수출하는 자동차·소재·석유화학업계 모두 영향을 받는다. 홍해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는 국내 가전업계 전체 해상 운송량의 10%가량을 책임지고 있다.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일 한때 전일 종가 대비 약 2.7% 오른 배럴당 73.9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다음달 11일까지 독일 그륀하이데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대부분 중단하기로 했다.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인 4명이 탑승한 한국 선박 1척이 공습 지역인 예멘 서안을 지나고 있다. 12일 오후 8시 현재 특별한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안전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종합상황실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했다.한국 등 10개국 공습 지지 성명… 후티 “대가 치를것” 보복 천명미국과 영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인 ‘후티’의 근거지에 11일 새벽(현지 시간) 대대적인 포격을 가하며 중동 전역이 폭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간 미국은 전면적인 전쟁 확대를 우려해 친(親)이란 세력들의 도발에 군사 개입을 망설여 왔지만, 후티 반군의 무력 행사와 홍해 봉쇄가 길어지자 결국 맞불 대응에 나섰다.● 후티 ‘홍해 봉쇄’로 물류대란 커지며 촉발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 19일부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위협한 횟수는 지금까지 27차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맞서 팔레스타인을 돕는다는 명분이다. 이란은 그간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저항의 축’이란 이름을 내걸고 후티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을 결집해 왔다.미국 등이 공습을 결심한 데에는 최근 미 선박이 후티과 이란에 잇따라 공격받거나 나포된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후티의 공격으로 세계 물류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자 미국은 지난해 12월 18일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 수호자 작전’을 창설해 군사 대응을 경고했다. 실제로 미 해군이 지난해 말 홍해에서 민간 상선을 공격하던 후티 반군 선박 3척을 파괴하기도 했다.이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올해 첫날 홍해에 구축함 알보르즈호를 파견했으며, 11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국의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이란이 세계 ‘물류 대동맥’의 통제권을 과시하자 미국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공습 첫날 미 공군 중부사령관은 예멘 수도 사나를 포함해 후티의 거점 16곳을 타격했다. 여기엔 후티의 지휘통제 시설과 군수품 저장소, 방공 레이더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공격에는 전투기와 선박, 잠수함,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등이 동원됐다. 토마호크는 비행속도가 시속 890km로 비교적 느린 편이지만,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미 CNN은 “토마호크를 중심으로 공습해 ‘쑥대밭’을 만든 뒤 지상군을 투입하는 게 미국의 가장 ‘클래식’한 군사작전”이라고 전했다. 토마호크는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 주요 군사시설 파괴로 유명세를 떨쳤고,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등에서도 항상 등장해 ‘미 군사 개입의 신호탄’ 으로도 불린다.● “미 공격, 1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미군이 예멘에서 후티 반군을 직접 타격한 것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이후 미국이 후티 반군에 토마호크 미사일 세 발을 쏜 뒤로 최대 규모의 타격”이라고 전했다.후티는 즉각 반발했다. 후티 고위 관계자인 압둘라 벤 아메르는 알자지라 방송에서 “미국과 영국이 군사 활동을 확대한다면 역내 그들의 기지를 공습하겠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압둘 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은 “홍해와 아라비아 해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겠다”고도 했다. 지난 수개월간 후티 반군과 평화협상을 벌여온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사태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진정을 촉구했다.미국 내에서는 후티 반군이 홍해의 긴장감을 크게 높여 군사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 CNN 방송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후통첩이 무시당하자 중동에서 미국의 힘에 대한 신뢰도가 위태로워졌다”며 “어떻게든 억지력을 다시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홍해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공습 직후 보고서에서 “공습이 한 차례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중동 선임 애널리스트인 윌리엄 어셔도 블룸버그통신에 “후티 반군은 중동에서도 엄청나게 비타협적인 조직”이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이번 공습이 전면전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판가름하기 어렵다. 향후 이란 정부의 태도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영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반발했으나, 구체적인 대응은 언급하지 않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2
    • 좋아요
    • 코멘트
  • 이재용, 6G기술 찾아 새해 첫 현장경영… “선제적 R&D-투자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6세대(6G) 통신 기술 개발 현장을 찾았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기술을 뒷받침할 6G 기술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리서치를 찾아 6G 통신 기술 개발 현황과 국제 기술 표준화 전망을 살펴보고 미래 네트워크 시장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미래 사업을 위한 선행 연구개발(R&D) 조직이다.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 기술, AI,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분야의 미래 기술을 연구한다. 이 회장은 현장 방문 자리에서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6G 통신은 AI와 자율주행차, 로봇, 확장현실(XR) 등 미래 첨단 기술을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 기술이다. 산업계에서는 6G가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에는 1Tbps(초당 1테라비트) 수준의 통신 속도가 구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1Tbps는 125GB(기가바이트)짜리 대용량 데이터를 1초 만에 옮길 수 있는 속도로, 기존 5세대(5G) 통신에 비해 10∼50배 빠르다. 이에 6G 기술 선점을 놓고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은 6G 기술 주도권 확보를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말 6G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본격 육성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9년 세계 최초로 5G 통신을 상용화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6G 분야에서도 ‘초격차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2021년 기업인 간담회에서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통신과 백신은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며 6G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9년 5월부터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6G 선행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발간하며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6G 이동통신 기술 표준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체 3GPP에서 업계 최다 의장석을 확보하고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현장 연구원들과 간담회도 진행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조직문화 만들기’ 등 직원들로부터 다양한 제안과 현장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2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및 삼성SDI 기흥캠퍼스, 3월 삼성전기 중국 톈진 공장, 10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임직원들을 독려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차세대 6G 통신 기술 개발 현장을 찾은 것은 6G 기술 선점 여부가 삼성의 미래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5년 뒤 네트워크 사업의 주력 먹거리가 될 6G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