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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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칼럼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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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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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북미3%
  • ‘중동전쟁’ 우려에 물건너간 금리인하… 각국 중앙은행 “금리인상” 언급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잇따라 기준금리에 대한 매파(통화정책 긴축)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인상, 잡히지 않는 물가 상승 등에 대한 대응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 일본 등은 ‘달러 1강(强)’에 따른 환율 상승(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부담도 덜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이어 연준의 실질적 ‘2인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 경제의 성장세 덕에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전까지 올해에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해 왔는데 이제 ‘올해’를 빼고 ‘언젠가는’으로 표현을 바꾼 것이다. 심지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올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올해 연말까지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라고 말했다. 미 연준의 수사가 달라진 것은 끈적이는 인플레이션, 뜨거운 성장,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복합돼 인플레이션 전쟁에 승리를 선언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속적으로 2%대 물가상승률 회복을 자신해 왔다. 하지만 3월에도 물가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3.5%로 나타나자 다시 처음부터 시장의 인하 기대치를 조정하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해야하는 ‘리셋’ 상황이 됐다.미 연준의 수사가 달라진 것은 끈적이는 인플레이션, 뜨거운 성장, 중동전쟁 불확실성이 복합돼 인플레이션 전쟁에 승리를 선언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연준의 매파 돌변에 맞춰 미 금융기관도 줄줄이 금리 인하 전망치를 바꾸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첫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을 기존 6월에서 12월로 옮겼다. 3월 금리 인하를 확신했던 골드만 삭스는 7월부터 두 차례 인하로 전망을 바꿨다.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엔저로 수입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 대해 “무시할 수 없는 큰 영향이 된다면 금융정책 변경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지만 엔저로 수입물가가 계속 오르면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뜻을 나타낸 것이다. 올 초 달러당 14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엔저 가속화로 155엔에 육박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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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이란 공격 하루전 美에 통보…美 말렸지만 강행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 단행 전날인 18일(현지 시간) 미국 측에 ‘24~48시간 이내에 공격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에 대해 ‘(군사 보복)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스라엘은 공격을 강행했다.중동전쟁 확전을 우려해온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알려진 뒤 공식 언급을 삼가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 대신 고위 당국자들이 미 언론에 ‘미국은 이스라엘을 말리려 애썼고, 우방 이스라엘은 보호하겠지만 이번 전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NBC방송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이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인 1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이스라엘의 반격 자제를 요청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지만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격 작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 언급했다고 NBC는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당국자는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신속하게 나서는 것을 우려했다”고도 밝혔다.앞서 이날 미국과 영국은 이란의 무인기(드론)와 철강 산업 등을 겨냥한 신규 제재를 동시에 발표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에 대해 경제 제재 방식으로 책임을 묻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돌발 행동을 막으려 한 것이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외부 압력과 관계없이 보복 여부와 방식을 선택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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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장비 1위’ ASML 순익 37%-수주 61% 급감

    세계 반도체 노광장비 시장을 거의 독점해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이 1분기(1∼3월)에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인공지능(AI) 열기가 ‘반도체의 겨울’을 녹이고 있지만 AI 칩 외 전반적인 업황 회복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SML은 18일(현지 시간) 1분기 매출은 52억9000만 유로(약 7조7800억 원), 순이익은 12억2000만 유로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6%, 37.4%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신규 수주액은 전 분기 대비 61% 줄어든 36억 유로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54억 유로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삼성전자나 TSMC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미래 반도체 수요를 예측해 장비를 구매한다. 이에 업체들이 신규 장비 주문을 미룬 것은 여전히 반도체 재고가 쌓여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AI 칩에 대한 뜨거운 수요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며 모바일용 칩 등 전반적인 반도체 경기 회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AI 훈풍’ 탄 TSMC 깜짝실적… 반도체 장비 ASML은 아직 ‘겨울’ AI外 모바일-PC 반도체 회복 느려일각 “반도체의 봄 멀어질수도”ASML 어닝쇼크에 관련株 줄하락“메모리 반도체 등 재고 아직 쌓여” “인공지능(AI) 칩은 수년 동안 TSMC 매출 성장의 가장 강력한 드라이브가 될 것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 웨이저자(魏哲家)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 시간) 1분기(1∼3월) 실적 발표회에서 “AI 칩 수요는 매우 뜨겁고, 전통적인 서버 수요는 여전히 낮다”며 이같이 밝혔다. TSMC는 이날 매출과 이익 모두에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도 1분기에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데 이어 TSMC의 강력한 실적은 ‘반도체의 겨울’을 밀어내는 AI 훈풍을 분명히 보여줬다. 문제는 모바일과 PC 칩 등 전통적인 부문에서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느리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1분기 실적 부진도 이를 시사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미래 수요를 예측해 장비를 구매하기 때문에 ASML의 신규 수주액은 반도체 업황을 선행적으로 보여준다. TSMC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산업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 이상’에서 ‘10% 수준’으로 조정했다. ● ‘반도체의 봄’ 부른 AI발 훈풍TSMC는 이날 1분기 매출이 5926억4000만 대만달러(약 25조2000억 원), 순이익이 2254억9000만 대만달러(약 9조6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8.9% 증가한 수치로 반도체 침체가 본격화된 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이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도 소폭 상회했다. TSMC의 주요 고객인 애플의 부진에도 또 다른 고객 엔비디아발(發) AI 칩 열기가 깜짝 실적을 이끈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메모리를 시작으로 올해 실적이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이 CEO는 “반도체의 전반적인 수요가 갑자기 반등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주도하는 반도체 신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파운드리도 뒤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 같은 AI 수요가 계속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이뤄지고, 고대역폭메모리(HBM)뿐만 아니라 고용량 낸드 플래시 등의 수요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 선행하는 장비 수요는 주춤 TSMC 실적 발표는 전날 유럽에서 ASML의 ‘어닝 쇼크’ 이후 나온 것이다. 1분기 신규 수주액은 36억1000만 유로(약 5조2900억 원)로, 시장 전망(54억 유로)을 크게 밑돈 것은 물론이고 전 분기보다 61% 감소했다. 특히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주문은 전 분기의 56억 유로에서 6억5600만 유로로 급감했다. 대니얼 오리건 미즈호 시큐어리티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와 TSMC가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 등에 쓰이는 반도체 재고를 소진하고 있어 신규 (EUV 장비) 주문을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의 봄은 왔지만 아직 여름까지는 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업체들의 감산 등으로 메모리 가격이 오르며 업황이 회복기에 들어섰지만, 아직 수요가 강하지 않아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고금리 장기화 속에 ASML의 부진한 실적까지 더해져 이날 엔비디아(―3.87%), ARM(―11.99%), AMD(―5.78%)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TSMC발 AI 칩 훈풍 소식에 삼성전자(+0.89%)와 SK하이닉스(+2.01%)는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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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금리인하 오래 걸려”… 긴축 지속에 ‘킹달러 독주’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장기간 미룰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의 초강세(킹달러) 흐름이 재연되고 있다. 전날 1400원 선을 터치한 원-달러 환율은 17일 한일 재무장관의 사상 첫 공동 구두 개입 속에 하락 마감했지만 여전히 1380원대에 머물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0%에 다다르고 있다는 데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그러한 확신을 얻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그는 “노동 시장의 강세, 현재의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데이터를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당분간 금리 인하 계획이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긴축 장기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7원 내린 1386.8원에 마감했다. 외환당국의 잇따른 구두 개입 속에 환율은 8거래일 만에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1% 가까이 내린 2,584.18로 마감하며 두 달여 만에 2,600 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워싱턴에서 회동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외환시장 변동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사상 처음으로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섰다. 역시 워싱턴에서 CNBC 방송과 인터뷰를 가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환율)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고 밝혔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4.66엔에 거래됐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154.79엔까지 뛰며 3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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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자금 빨아들이는 ‘킹달러’… 인니-페루-폴란드 등 화폐가치 급락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고금리 장기화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경제의 독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에 글로벌 자금이 집중되는 ‘킹달러’의 귀환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신흥국의 화폐가치가 무섭게 떨어지고 있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의 ‘3고(高) 위기’가 겹치면서 세계 각국의 경기 침체 공포가 가중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7%로 대폭 올렸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2.5%)을 넘어서는 것으로 미국을 제외한 주요 7개국(G7)과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높다. 미국 경기가 침체하지 않고 고공비행을 지속하는 ‘노랜딩(no landing·무착륙)’ 회복 시나리오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글로벌 자금의 미국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달러 수요는 더욱 강해졌다.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5%를 넘었다가 4.9%대에 자리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한때 4.669%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높였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지역 및 신흥국의 화폐가치는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7% 넘게 올랐고, 엔-달러 환율도 34년 만에 154엔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와 페루 등도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폴란드와 태국 등도 구두 개입에 나섰다. 환율 상승 여파로 신흥국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금이 유출되는 현상도 본격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글로벌 펀드들이 이달 들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에서 22억 달러를 순매도했다”며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인해 미국 국채 등에 대한 투자 매력이 더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자본 유출 우려에도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 둔화가 예상대로 진행되고 큰 충격이 없다면 제한적 통화정책을 완화할 시기로 향하고 있다”며 6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의 경기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국은 막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데다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관련 산업도 주도하고 있어 자금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국의 ‘나 홀로 호황’이 다른 국가 경제에는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달러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각국의 화폐가치는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할 것”이라며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면 세계 각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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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親바이든 배심원 후보에 불평… 판사 “겁주지 말라” 경고

    “저는 TV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수습사원)’의 팬이었습니다.” “누구도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6일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피고인 자격으로 형사법정에 선 도널드 트럼프의 유죄 여부를 가릴 배심원 선정 심문이 이틀째 이어졌다. 배심원단 12명과 대체후보 6명을 뽑는 심문은 길게는 2주 정도 걸릴 예정이나 이날 벌써 7명이 확정됐다. 검찰과 트럼프 측이 모두 동의한 7명은 아일랜드 출신 세일즈맨과 종양학 간호사, 푸에르토리코 출신 할아버지, 할렘 출신 중학교 교사, 변호사 2명, 디즈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성별로는 남성 4명과 여성 3명으로 세일즈맨이 배심원단 대표를 맡게 됐다. 이 가운데 중학교 교사를 두고 약간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는 사무실에 앉아 자기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 사람보단 트럼프가 낫다고 말했다”며 “민주당 성향이 강한 뉴욕에서 ‘트럼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재판은 유무죄 평결을 배심원단의 만장일치로 결정하기 때문에, 소수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기울면 쉽게 평결을 내기 어려워진다. 이날 배심원단 후보로 뽑힌 이들의 견해를 듣는 심문 과정을 트럼프 전 대통령도 피고석에 앉아 경청했다. 한 시민이 그가 출연했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팬이란 말에 미소를 지었으며, 자신의 저서를 읽었다는 대답이 나왔을 땐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판사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한 여성 배심원 후보가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축하 파티에 참석한 영상이 소개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향해 중얼거리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고 한다. 후안 머천 판사는 “무슨 말인지 들리진 않지만 배심원을 향해 직접 언행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배심원들이 겁먹게 놔두지 않겠다”고 주의를 줬다. 미 뉴욕주 배심원단은 지역 유권자 명부에서 무작위로 소집되며, 거부하면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검찰과 트럼프 변호사들은 전날 예비 배심원단 96명에 대한 개인정보를 전달받은 뒤 이들의 성향을 분석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들을 뽑으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판은 매주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 4일 동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열린다. 18일 재판이 재개되면 나머지 배심원단 11명을 선정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현지 매체들은 “예상보다 선정 속도가 빨라 22일이면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머천 판사 역시 확정된 배심원들에게 “22일에 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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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원, 트럼프 운명 결정할 배심원 선정 이틀째… 12명 중 7명 확정

    “저는 TV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수습사원)’의 팬이었습니다.” “누구도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16일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피고인 자격으로 형사법정에 선 도널드 트럼프의 유죄 여부를 가릴 배심원 선정 심문이 이틀째 이어졌다. 배심원단 12명과 대체후보 6명을 뽑는 심문은 길게는 2주 정도 걸릴 예정이나, 이날 벌써 7명이 확정됐다.검찰과 트럼프 측이 모두 동의한 7명은 아일랜드 출신 세일즈맨과 종양학 간호사, 푸에르토리코 출신 할아버지, 할렘 출신 중학교 교사, 변호사 2명, 디즈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성별로는 남성 4명과 여성 3명으로 세일즈맨이 배심원단 대표를 맡게 됐다.이 가운데 중학교 교사를 두고 약간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는 사무실에 앉아 자기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 사람보단 트럼프가 낫다고 말했다”며 “민주당 성향이 강한 뉴욕에서 ‘트럼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재판은 유무죄 평결을 배심원단의 만장일치로 결정하기 때문에, 소수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기울면 쉽게 평결을 내기 어려워진다.이날 배심원단 후보로 뽑힌 이들의 견해를 듣는 심문 과정을 트럼프 전 대통령도 피고석에 앉아 경청했다. 한 시민이 그가 출연했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팬이란 말에 미소를 지었으며, 자신의 저서를 읽었다는 대답이 나왔을 땐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과정에서 판사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한 여성 배심원 후보가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축하 파티에 참석한 영상이 소개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향해 중얼거리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고 한다. 후안 머천 판사는 “무슨 말인지 들리진 않지만 배심원을 향해 직접 언행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절대 배심원들을 겁먹게 하지 않겠다”고 주의를 줬다.미 뉴욕주 배심원단은 지역 유권자 명부에서 무작위로 소집되며, 거부하면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검찰과 트럼프 변호사들은 전날 예비 배심원단 96명에 대한 개인정보를 전달받은 뒤, 이들의 성향을 분석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들을 뽑으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판은 매주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 4일 동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열린다. 18일 재판이 재개되면 나머지 배심원단 11명을 선정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현지 매체들은 “예상보다 선정 속도가 빨라 22일이면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머천 판사 역시 확정된 배심원들에게 “22일에 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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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의장마저…금리인하까지 “더 오래 걸릴 것” [연준 돋보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고금리를 기존 전망보다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1, 2월 뜨거운 물가 지표가 추세적 변화인지 튀는 지표인지 두고보겠다는 태도를 보이던 파월 의장이 3월에도 높은 물가지표에 고금리의 장기화를 공식화한 셈이다. 16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캐나다 정책 포럼에 참석해 “최근 데이터는 명백히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다다르고 있다는데)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러한 확신을 얻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 시장의 강세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제약적 정책이 작동하도록 시간을 갖고, 향후 데이터의 진화를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파월 의장의 이번 포럼은 이달 30일, 5월 1일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마지막 공개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3월 FOMC 이후 일관되게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진전하고 있다”며 1, 2월 물가지표는 “목표를 향해가는 길의 울퉁불퉁한 장애물” 정도로 “전반적인 (둔화) 스토리는 변화하지 않았다”라고 낙관했던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다. 불과 5주 전만해도 파월 의장은 미국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연준이 금리 인하에 필요한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확신을 얻는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해 세계 금융시장은 축포를 터뜨린 바 있다. 앞서 상당수 FOMC 위원들은 미국의 뜨거운 경제와 끈적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러차례 경고음을 내 왔다. 이날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지속적인 물가 압력으로 인해 차입 비용(금리)을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를 포함한 일부 최근 데이터가 연착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이 고금리의 장기화를 공식화하자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넘었다가 4.9%대에 안착했다.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도 4.669%까지 올라 올해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라 당장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비롯해 차입비용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파월 의장의 고금리 장기화 공식화에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도 0.21% 떨어진 5051.42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12% 하락한 1만5865.25에 거래를 마쳤다.시장은 3월 CPI와 소매판매지표가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하며 6, 7월 금리 인하 기대를 접은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까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약 70%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금리를 내려도 내년에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날 투자보고서에서 “올해 연준이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이 2.5% 이상으로 고착된다면 내년 초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개해 중반엔 연준 금리가 (현 5.25∼5.5%에서) 6.5%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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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월가 ‘공포지수’ 6개월만에 최고… “내년 금리 다시 인상” 우려까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이어 이스라엘도 “고통스러운 보복”을 천명하자 미국 월가의 ‘공포지수(Volatility Index)’가 치솟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는 잦아들고 되레 내년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미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0.8%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어떤 식으로건 반격을 선언하자 전장 대비 1.2% 떨어지며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전장보다 1.79%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 대비 1.92포인트(11.09%) 상승해 19.23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통상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선이라고 보는 20까지 육박한 것이다. 월가에선 중동 상황도 영향을 끼쳤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미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의 흐름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발표된 미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전망치(0.3%)를 훌쩍 뛰어넘었다. 앞서 2월에도 종전 0.6%에서 0.9%로 증가한 바 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요는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보여줬다. 금리 장기화 가능성으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6%를 돌파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 역시 106을 다시 넘어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의 강력한 성장세에 ‘끈적거리는 물가(sticky price)’까지 겹치며 월가에선 “올해 연준이 금리를 한 번이라도 인하하면 다행”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날 투자보고서에서 “올해 연준이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미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이 2.5% 이상으로 고착된다면 내년 초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개해 중반엔 연준 금리가 (현 5.25∼5.5%에서) 6.5%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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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韓 성장률 2.3% 유지… 美는 0.6%P 오른 2.7%”

    국제통화기금(IMF)은 16일(현지 시간)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내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1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된 3.2%로 조정하면서도, 한국의 성장률은 1월 전망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한국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동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각각 4.6%, 0.9%로 1월 전망이 유지됐다. 반면 미국 경제의 ‘나 홀로 성장’은 IMF 전망보고서에서도 증명됐다. 올해 미 성장률 전망치를 1월 0.6%포인트 올렸던 IMF는 이번 달에 0.6%포인트 더 올려 2.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미국의 나 홀로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세계 경제 다이버전스(diversence·격차)를 불러와 통화정책의 불균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랭샤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전반에 대해선 낙관론에 무게를 두며, 그 근거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3.2%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헤드라인(전체) 인플레이션 중앙값은 2024년 말 2.8%에서 2025년 말 2.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부분의 지표는 계속해서 연착륙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미국 경제의 강세는 “여전히 과열된 강력한 수요를 반영한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긴장감이 높아지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과 미중 갈등에 따른 무역 감소가 세계 인플레이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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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첫 형사재판 “선거 개입”… 바이든, 지지율 턱밑 추격

    “편향된 배심원만 뽑히지 않는다면 트럼프가 재판에서 이길 겁니다.” 15일(현지 시간) 오전 9시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 앞 공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아들 앤드루는 “애초에 기소되지 말았어야 할 사안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4 트럼프’ 깃발을 들고 온 지지자들이 환호했다. 그 옆에선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라는 반대 구호도 들려왔다. 11월 5일 치러질 미 대선이 약 2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형사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2016년 대선 당시 성추문을 막기 위해 가족회사 트럼프그룹의 장부를 조작해 입막음 용도의 돈을 지급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대선 경쟁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는 0.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중도층 표심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 시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시작되며 미 대선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선거 개입”, 사법 위험 역활용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시작된 이날 재판은 7시간가량 이어졌다. 재판은 첫 단계인 12명의 배심원 선정부터 난항을 겪었다. 96명의 뉴욕 시민이 배심원 후보로 출석해 적격성 심사를 받았지만 첫 질문인 “평결에 공정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50명이 한꺼번에 “못 하겠다”고 답해 후보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 출두 전은 물론이고 재판을 마친 뒤에도 “사기 재판이자 정치적 마녀사냥이며 선거 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정적(政敵) 제거 목적으로 자신을 기소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또 “재판 때문에 아들(배런)의 고교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지지층의 동정심에 호소했다. 재판은 약 6∼8주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즉, 공화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그를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할 올 7월 15일 전에 유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그가 1주일에 나흘은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만큼 선거 유세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이미 대선 캠프의 조직 일부가 뉴욕으로 옮겨와 선거 전략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지지층 결집에 효과를 봤듯 재판 과정을 철저히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지지율, 트럼프 턱밑까지 추격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도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중도층 유권자의 표심에는 영향을 줄 수 있어 재판 결과가 대선 판세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4∼8일 실시한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조사에서 중도층의 60%는 “그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재판을 시작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위험이 줄줄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것도 악재다. 그중 2020년 대선 패배에 격분한 지지자들이 다음 해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이를 선동했다는 혐의가 특히 위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6일부터는 당시 난입에 가담해 대선 결과의 인증 절차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지프 피셔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다. 이 결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최근 3주 누적 평균 지지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45.4%로, 트럼프 전 대통령(45.6%)을 0.2%포인트 차까지 따라잡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경선 초반인 올 1월 4.3%포인트 앞섰지만 석 달 만에 우세를 상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이 시작되면서 누구도 판세를 예측할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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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韓 성장률 2.3% 유지… 美는 0.6%P 오른 2.7%”

    국제통화기금(IMF)은 16일(현지 시간)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내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1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된 3.2%로 조정하면서도, 한국 성장률은 1월 전망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한국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동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각각 4.6%, 0.9%로 1월 전망이 유지됐다. 반면 미국 경제의 ‘나홀로 성장’은 IMF 전망보고서에서도 증명됐다. 올해 미 성장률 전망치를 1월 0.6%포인트 올렸던 IMF는 이번달 0.6%포인트를 더 올려 2.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리비아 고랭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세계 경제 다이버전스(diversence·격차)를 불러와 통화정책의 불균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랭샤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전반에 대해선 낙관론에 무게를 두며 근거로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3.2%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헤드라인(전체) 인플레이션 중앙값은 2024년 말 2.8%에서 2025년 말 2.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부분의 지표는 계속해서 연착륙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최근 미국 경제의 강세는 “여전히 과열된 강력한 수요를 반영한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긴장감이 높아지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과 미중 갈등에 따른 무역 감소가 세계 인플레이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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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치와 같아” “자위권 행사” 이스라엘-이란 유엔서 격돌

    이란의 첫 이스라엘 본토 공격 이후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해 당사국으로 참석한 이란과 이스라엘 측이 격돌했다. 서방 국가들은 대체로 이란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해 자제를 촉구했다. 14일(현지 시간)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이란의 드론 공격 장면이 담긴 태블릿PC를 들어 보이며 “이란 정권은 나치 정권과 다를 바가 없다. 안보리는 이란의 테러 행위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국제법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스라엘의 추가 도발 시) 이란은 국민과 국가안보, 주권,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단호한 결의를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차석대사는 “미국은 다른 회원국들과 협의해 유엔에서 이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추가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언급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이란영사관 공격이 문제”라며 이란의 공습을 두둔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중동은 지금 벼랑 끝에 있다”면서 “(각국은) 중동의 여러 전선에서 대규모 군사적 대결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며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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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전직 대통령 첫 피고인석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이 15일 미 뉴욕에서 드디어 막이 올랐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앉은 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는 앞으로 2개월가량 재판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희생자’를 자처하며 재판을 선거에 활용할 계획이지만, 11월 대선 전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변수가 될 수 있다. 공판이 열리는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 주변은 이날 새벽부터 언론과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법정 내 모니터룸 자리를 맡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뉴욕주 법에 따라 해당 재판은 TV로 중계되지 않는다. 법원은 물론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자택인 트럼프타워 주변도 경찰이 다수 배치되며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예고됐던 대로, 재판 첫날은 배심원단 12명을 뽑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검찰과 트럼프 변호인단은 수백 명의 후보 가운데 각자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배심원을 뽑는 데 골몰하고 있다. 길게는 2주일 정도 걸리는 배심원단 선정이 마무리되면 재판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매주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 4일 동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열릴 예정이다. 전국을 돌며 유세를 펼쳐야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6∼8주 동안 주 4일을 재판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이에 트럼프 측은 아예 뉴욕을 선거대책본부로 삼을 계획이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이미 대선 캠프의 조직 일부가 뉴욕으로 옮겨와 선거 전략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형사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성추문 폭로를 막으려 금전을 건네는 과정에서 조직적 기업문서 조작을 했는지가 관건이다.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였던 스토미 대니얼스는 과거 트럼프와의 불륜 관계를 공개하려 했다. 이때 ‘트럼프의 해결사’라 불렸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약 1억8000만 원)를 지급한 뒤, 트럼프 측이 이를 기업 회계장부에 반영하며 34차례 문서를 위조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해당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형사재판 4건 가운데 유일하게 11월 대선 전에 열린다. 판결도 선거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유죄 판결을 받아도 대선 출마는 지장이 없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판결 내용에 따라 표심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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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전직 대통령 첫 피고인석에…성추문 형사재판 시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이 15일 미 뉴욕에서 드디어 막이 올랐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앉은 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는 앞으로 2개월가량 재판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희생자’를 자처하며 재판을 선거에 활용할 계획이지만, 11월 대선 전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변수가 될 수 있다.공판이 열리는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 주변은 이날 새벽부터 언론과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법정 내 모니터룸 자리를 맡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뉴욕주 법에 따라 해당 재판은 TV로 중계되지 않는다. 법원은 물론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자택인 트럼프타워 주변도 경찰이 다수 배치되며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예고됐던 대로, 재판 첫날은 배심원단 12명을 뽑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검찰과 트럼프 변호인단은 수백 명의 후보 가운데 각자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배심원을 뽑는 데 골몰하고 있다. 길게는 2주일 정도 걸리는 배심원단 선정이 마무리되면 재판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매주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 4일 동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열릴 예정이다. 전국을 돌며 유세를 펼쳐야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6~8주 동안 주 4일을 재판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이에 트럼프 측은 아예 뉴욕을 선거대책본부로 삼을 계획이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이미 대선 캠프의 조직 일부가 뉴욕으로 옮겨와 선거 전략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재판정을 선거 유세장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번 형사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성추문 폭로를 막으려 금전을 건네는 과정에서 조직적 기업문서 조작을 했는지가 관건이다.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였던 스토미 대니얼스는 과거 트럼프와의 불륜 관계를 공개하려 했다. 이때 ‘트럼프의 해결사’라 불렸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약 1억8000만 원)를 지급한 뒤, 트럼프 측이 이를 기업 회계장부에 반영하며 34차례 문서를 위조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해당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형사재판 4건 가운데 유일하게 11월 대선 전에 열린다. 판결도 선거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유죄 판결을 받아도 대선 출마는 지장이 없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판결 내용에 따라 표심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의 4~8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해당 혐의는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답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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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리서 격돌…이스라엘 “이란은 나치” vs 이란 “자위권 행사”

    이란의 첫 이스라엘 본토 공격 이후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해 당사국으로 참석한 이란과 이스라엘 측이 격돌했다. 서방 국가들은 대체로 이란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해 자제를 촉구했다. 14일(현지 시간)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안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이란의 드론 공격 장면이 담긴 태블릿PC를 들어보이며 “이란 정권은 나치 정권과 다를 바가 없다. 안보리는 이란의 테러 행위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국제법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스라엘의 추가 도발시) 이란은 국민과 국가안보, 주권,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단호한 결의를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차석대사는 “미국은 다른 회원국들과 협의해 유엔에서 이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추가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언급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격이 문제”라며 이란의 공습을 두둔했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중동은 지금 벼랑 끝에 있다”면서 “(각 국은) 중동의 여러 전선에서 대규모 군사적 대결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라고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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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값 100달러 넘을것”… 인플레-유가 급등 ‘세계경제 이중쇼크’

    중동 최대 맞수인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로 중동전쟁 확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이미 비상이 걸린 인플레이션에 유가 급등이 더해지는 ‘이중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공포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든 상태에서 유가 급등과 지정학적 불안은 세계 경제를 연착륙이 아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7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한 직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란의 직접 참전이 아닌 ‘대리전’ 형태가 이어지자 올해 1월 초 70달러대까지 떨어졌었다. 13, 14일(현지 시간)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나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벤 카힐 시니어 펠로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적 대립은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며 “(후티 반군이 공격한) 홍해와 달리 호르무즈 해협은 대체 항로가 없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럴당 100달러는 훌쩍 넘을 것이라고도 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주요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평균 석유 2100만 배럴이 통과한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약 21% 수준이다. 이미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근원물 가격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 이란영사관 공격이 전해진 이달 1일 배럴당 87달러 선까지 뛰었고, 12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장 중 92.18달러까지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장 중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의 재보복으로 인해 사실상 중동 전역으로 전장이 확전되는 ‘5차 중동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세계 원유 공급망에 대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1973년 발발한 4차 중동전쟁은 당시 1차 석유파동과 10년 이상 이어진 세계경제의 장기 침체를 불러왔다. 앞서 세계은행은 “4차 중동전쟁 때처럼 석유 금수 조치가 이뤄지면 유가는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50년 전과 다르다면 미국이 주요 원유생산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이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는다 해도 각국이 인플레이션 전쟁의 막바지에 있기 때문에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의 6월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갔다고 시장이 내다보는 상황에서 중동전쟁 확전으로 인하 시점이 더욱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오스턴 굴즈비 미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동에서의 확전은 “직접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높일 뿐 아니라 석유는 모든 경제활동의 기본이기 때문에 공급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연준에 와일드카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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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 무너진 ‘AI칩 전쟁’… 인텔 GPU-구글 CPU 공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영역 간 경계가 흐려지는 ‘빅 블러’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AI칩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AMD’라는 오랜 공식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인텔과 구글은 같은 날 각각 GPU와 CPU 시장을 주름잡던 엔비디아와 인텔 제품을 대체할 신제품을 발표하며 ‘AI칩 전쟁’의 불을 댕겼다.● ‘GPU=엔비디아’ 공식 깨려는 인텔과 MS 인텔은 9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2024’ 행사에서 새 AI칩 ‘가우디3’를 공개했다. 인텔은 가우디3가 엔비디아에서 상용화한 최신 GPU ‘H100’보다 대규모 언어 모델을 50% 더 빠르게 훈련시킬 수 있고 전력 효율도 2배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세상은 더 많은 (AI칩) 공급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엔비디아의) 대안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GPU에서 ‘반(反)’엔비디아 전선의 또 다른 대표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지난해 11월 연례 행사 ‘이그나이트 2023’에서 AI용 GPU ‘마이아100’을 공개했다. 마이아100은 ‘챗GPT’로 유명한 오픈AI와 협력해 개발했다. ‘AI 가속기’라 불리는 GPU는 엔비디아가 전 세계 80%를 차지하며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기존의 범용 GPU, CPU 의존도를 줄이면서 자사 AI 기술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을 갖고 싶어한다”며 “더군다나 AI 사업도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 됐기 때문에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CPU=인텔’ 공식 벗어나는 구글·엔비디아 CPU 분야에서는 특히 서버 분야에서 ‘탈(脫)’인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넥스트 2024’에서 서버용 CPU ‘액시온’을 공개했다. 구글이 지금까지 ARM 설계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칩 ‘텐서’ 시리즈를 선보여 왔지만, 서버용 CPU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칩 구성만으로는 AI 연산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자 자체적으로 맞춤형 칩 도입에 나선 것이다. 구글은 “인텔의 ‘x86’ 설계 기반 CPU보다 액시온의 성능은 50%, 에너지 효율은 60% 향상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서버용 CPU ‘그레이스’를 출시했다. 여기에 더해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PC용 CPU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MS는 지난해 클라우드용 CPU ‘코발트100’을 공개했다. 아마존은 자체 서버용 CPU ‘그래비톤’의 시리즈4까지 공개했다. AI칩에서의 또 다른 큰 변화는 CPU, GPU로만 나뉘던 프로세서 영역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AI 모델 개발이나 추론, 학습, 응용 등 분야마다 요구되는 성능이 다른데 모든 걸 비싼 GPU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CPU로 다룰 필요가 없다는 관점이다. 구글은 이번에 CPU와 함께 텐서처리장치(TPU) ‘v5p’를 공개했는데, 이는 GPU와 함께 AI 모델 훈련 속도를 높여주는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AI 가속기 ‘마하1’도 비슷한 맥락이다. 마하1은 메모리와 GPU 사이에서 오가는 데이터 병목현상을 8분의 1로 줄여주는 칩이다. 삼성전자는 마하1 개발을 연내 마치고 내년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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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월 물가 3.5%상승… 예상치 웃돌아, “금리 인하 7월에도 어렵다” 전망 나와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6월은커녕 7월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어려워졌다는 ‘고금리 장기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최종 구간)을 앞두고 끈적거리는 물가 충격에 미 국채 금리는 치솟고, 증시는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10일 미 노동부는 3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5%로, 2월(3.2%)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인 동시에 시장 전망치(3.4%)도 넘어선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 각각 올라 시장 전망치(0.3%, 3.7%)를 모두 웃돌았다. 3월 CPI 상승을 이끈 항목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주거와 에너지였다. 에너지 비용은 전월 대비 1.1%,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0.4% 뛰었다. 3월 CPI는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할 분수령과 같은 지표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물가 지표가 지난해 12월부터 4회 연속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으면서 연준 내 고금리 유지를 주장하는 ‘매파’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최근 미 연준 내에서도 물가 지표를 두고 여전히 더 오를 여력이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할지, 둔화되는 추세 속 ‘울퉁불퉁한 장애물’로 봐야 할지 갈리는 상황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0일 “물가 상승률이 목표대(2%)로 내려가고 있는 추세의 스토리는 바뀌지 않았다”며 기존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했지만 이번 CPI 발표 이후 이를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4일 “올해 금리 인하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고 끈적이는 물가를 우려했다. 시장은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까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로 평가하던 정책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CPI 발표 직후 이를 20%로 낮췄다. 6월과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각각 80%, 60%로 평가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5%를 뚫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 미 3대 지수 선물은 모두 1% 이상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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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CPI 상승률 3.5%…6개월만에 최고치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속도로 상승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더욱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끈적거리는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에 발표 직후 미 국채금리는 치솟고, 상승하던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도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전년 대비 3월 CPI 상승률이 3.5%로 2월(3.2%)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시장 전망치(3.4%)도 넘어섰다. 전월 대비로 0.4% 상승률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8% 올라 시장 전망치(0.3%, 3.7%)를 모두 상회했다. 3월 CPI 상승을 이끈 항목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주거와 에너지였다. 에너지 비용은 2월에 전월 대비 2.3% 상승한 데 이어 1.1% 올랐다. CPI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7% 뛰었다. 3월 CPI는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할 분수령과 같은 지표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1월과 2월 연속 미 물가지표가 시장 전망을 상회한 가운데 이를 미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는 상황으로 봐야할지 둔화되는 추세 속 ‘울퉁불퉁한 장애물’로 봐야할지를 두고 연준 내에서도 갈리는 상황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 2%로 돌아가는 추세의 큰 그림은 변화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해 왔지만 3월 CPI 이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기 어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금리 인하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며 끈적거리는 미 물가를 우려해 왔다. 시장은 다소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6월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올초 4% 미만이던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CPI 발표 직후 4.5%를 뚫었다. S&P 500 등 미 3대 지수 선물은 모두 1%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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