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서 법적 정년연장을 추진하려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함께 올리고 경직적인 고용 보호 제도를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근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사회적 논의가 한창 이뤄지는 가운데 IMF가 내놓은 권고라 주목된다. IMF는 지난달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한국의 주요 기관과 연례협의를 진행한 결과 보고서를 이달 25일 발표하면서 정년연장 관련 별도 보고서를 함께 공개했다. 여기서 IMF는 급속한 고령화로 한국의 노동시장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걸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력 감소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정 정년이 늘어나면 고령자들이 노동시장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의 법정 정년과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낮은 수준이라며 이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63세인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65세로 오른다. 지난해 OECD는 한국이 2035년까지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높이면 2070년까지 고용이 14%, 국내총생산(GDP)이 12%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IMF는 이 같은 OECD의 추정을 인용하며 “연금 의무 납부 연령(정년)과 연금 수급 연령 사이의 격차를 없애면 고령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고 고령 일자리의 질을 개선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고령자에 대한 디지털 교육 등 직업훈련과 재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IMF는 장기적으로 경직적인 한국의 고용 보호 제도를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정규직과 상용 근로자에 대한 고용 보호가 OECD 평균보다 강하고, 개별 해고 규정이 매우 엄격한 반면 비정규직과 자영업자에 대한 규제와 사회적 보호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해야 고령 근로자도 일할 기회가 많아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IMF는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제도를 생산성 중심으로 개선해야 고령 근로자가 더 오래 근무할 수 있다고도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최근 3개월간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가 14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에서 게임 개발 관련사 중심으로 총 17개사를 정리해 가장 많은 소속회사를 정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8~10월 발생한 대규모 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변동 현황을 21일 발표했다. 대규모 기업집단은 자산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 92곳을 의미한다. 이들 집단의 소속회사는 이달 3일 기준 3275개로 8월 1일 3289개에서 14개 줄었다. 30개 집단에서 69개사가 계열 제외됐고, 31개 집단에서 55개사가 새로 편입됐다.카카오는 넵튠, 넥스포츠, 님블뉴런 등 게임 관련사 10곳을 포함해 총 17개 소속회사를 계열에서 제외했다. SK그룹도 실리콘 음극재 관련사인 얼티머스와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전기차 충전 사업 관련 SK일렉링크 등 9개사의 지분을 정리했다. 이밖에 LG는 전기차 충전기 관련사인 하이비차저를, 포스코는 이차전지 관련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을 청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기업집단들이 선택과 집중을 기조로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하려 비핵심 소속회사를 다수 계열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존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사업 추진을 위해 회사를 새로 설립하거나, 지분을 취득하는 계열 편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삼성은 노인 복지시설을 운영할 목적으로 삼성노블라이프를 설립했다. 포스코는 희귀 특수가스 사업 확장을 위해 켐가스코리아의 지분을 취득해 계열로 편입했다. CJ는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웨이브를 편입했고, 네이버는 비상장주식 플랫폼인 증권플러스비상장의 지분을 취득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침체된 지방 건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지역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공공 부문 공사 기준을 확대하는 등 ‘지방 공사 지역업체 확대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수도권의 건설 수주액이 전년 대비 30.9% 늘어난 반면에 비수도권은 8.7% 감소해 지역별 건설 경기 격차가 심화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공 부문의 공사를 지역업체가 더 많이 수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공 공사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금액이 ‘150억 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된다. 지역제한경쟁입찰이란 해당 지역 소재 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공공기관이 발주한 ‘88억 원 미만’ 규모의 공사,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100억 원 미만’ 규모 공사 입찰에만 적용된다. 가격,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낙찰자 평가에서 지역업체 참여비율에 대한 가점도 늘어난다. 구 부총리는 “공사 계약 시 지역 건설사를 더 우대해 지역업체의 연간 수주 금액을 3조3000억 원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지방정부의 조달청 단가계약 물품 의무구매를 폐지하는 등의 공공조달 개혁방안도 마련했다. 지방정부는 현재 조달청이 사전에 계약해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한 물품을 선택해 구매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직접 여러 물품을 검토한 뒤 수의·경쟁계약을 통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내년에 경기와 전북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2027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최근 한미 관세협상, 10·15 부동산 대책 등 굵직한 경제 이슈에서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의 역할이 두드러진 가운데 과거에 비해 경제성장수석비서관의 존재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현 정부는 출범 직후 기존 경제수석의 명칭을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꾸고 하준경 당시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를 발탁했다.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인 김 실장과 혁신 주도 성장론을 연구해 온 학자인 하 수석을 이른바 ‘경제라인’으로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취지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후 김 실장이 전면에 나서 주요 경제 이슈를 직접 지휘하면서 정책실장-경제성장수석-경제부처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제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이자 하 수석의 핵심 참모가 돼야 할 성장경제비서관(옛 경제금융비서관)이 5개월째 공석이다. 경제성장수석 산하 6개 비서관 중 선임으로, 그간 기재부의 정책통 1급 관료가 주로 맡아 온 자리다. 추후 차관 등으로 승진해 복귀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정권 출범 초기엔 서로 가고 싶어 하는 요직으로 꼽힌다. 기재부, 금융위원회 등의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인데 오랫동안 공석이다 보니 기재부 출신이 아닌 인물을 찾느라 적임자를 찾지 못한다는 말도 관가에선 나온다. 결국 현 정권의 기재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때문에 경제성장수석실이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힘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제 관련 주요 발표 때마다 기재부 ‘패싱’ 논란이 일었다. 한미 관세 협상은 김 실장의 지휘 아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주무를 맡았고, 10·15 부동산 대책은 국토교통부가 주도적으로 발표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전면에 나서기를 꺼리는 하 수석의 개인적 특성으로 그가 확실한 영역을 찾지 못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직과 민간 경험을 두루 갖춘 김 실장의 조직 장악력이 강한 상황에서 하 수석의 역할이 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하 수석이 금융 전문성이 있지만 김 실장이 금융위 등과 직접 소통하며 일하고 있어 본인 공간이 넓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차례 대선에서 ‘경제 책사’를 맡았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로 역할이 크지 않다”고 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근 K푸드 열풍에 힘입어 막걸리 등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자 정부가 전통주의 시음 제공 한도를 늘리고, 유통면허 발급 문턱을 낮추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나섰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축제와 행사에선 주류 제조업자가 아닌 소매업자도 시음주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전통주 맛볼 기회 확대국세청은 이 같은 내용의 관련 고시와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전통주는 명인·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가 만드는 민속주와 양조장 인근 지역의 농산물로 만드는 지역특산주로 나뉜다. 새 고시와 규정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우선 전통주를 더 많이 홍보할 수 있도록 시음 제공 한도가 늘어난다. 현재 주류 홍보를 위해 제조업체나 수입업체가 시음주를 제공하려면 정해진 한도 내에서 관할 세무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연간 제공 한도는 희석식 소주 1만2960L, 맥주 1만8000L, 그 외 주류 9000L 등이다. 내년부터 전통주의 한도는 1만1000L, 전통주가 아닌 탁주와 과실주 등은 1만 L로 늘어난다. 한 병에 500mL인 막걸리 기준으로 시음 제공량이 1만8000병에서 2만2000병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국세청 측은 “시음주 승인 신청이 2021년 1018건에서 2024년 5190건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주 시음을 제공할 수 있는 요건도 확대된다. 일반 주류 제조업체나 수입업체와 달리 전통주 소매업체는 국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홍보관에서만 시음주를 제공할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국가와 지자체가 주최하는 축제와 행사에서도 소매업체가 전통주 시음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신규 진입 유도해 유통 경쟁 촉진 국세청은 종합주류도매업 면허 발급 기준을 낮춰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쉽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지역별로 주류 소비량과 인구 기준에 따라 면허 발급을 제한한다. 관광객이 많아 주류 소비량은 많지만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수요만큼 면허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으로는 주류 소비량과 인구 기준 가운데 더 큰 값을 기준으로 삼아 신규 면허를 받기가 더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주류 제조 시 납세증명표지 부착 의무가 면제되는 전통주 용량 기준이 발효주류 1000kL(킬로리터), 증류주류 500kL 등 기존의 2배로 늘어난다. 소규모 주류 제조자에게는 최초 면허일의 다음 분기까지 이를 면제해 준다. 또 종이나 영수증 형태로만 발급해온 주류판매계산서를 전자문서로 작성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전통주 규제 완화로 민속주와 지역특산주 소비가 늘고 경쟁력 있는 소규모 제조업체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개선하면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2년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지역 소규모 양조장에서 맥주를 생산하는 것을 허용했다. 2014년 소규모 맥주 제조자가 다른 영업장에서 맥주를 팔 수 있게 됐고, 2017년 편의점 등에서도 캔, 병맥주 형태로 판매할 수 있는 등 점진적으로 규제가 개선됐다. 덕분에 국내에서 다양한 수제맥주가 등장할 수 있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우리 술의 해외 진출을 위한 기초체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3500억 달러(약 51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국회 비준 동의 여부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갔다. 정부와 여당은 “국회 비준 동의를 받으면 이행 과정에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줄이는 것”이라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어떤 형태든 국가 간 협상은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라고 맞섰다.● 與 “자승자박” vs 野 “국민 동의 받아야”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야당 일부에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하는 건 자살골”이라며 “국회 비준 동의를 우리가 먼저 해버리면 추후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도 민주당 이언주 의원이 “(MOU라서) 법적 구속력이 굳이 필요한 게 아닌데 우리가 구속력을 일부러 만들어서 우리 발목을 잡을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부 협상 과정에서 한국에 유리하게 조건이 변경될 수 있는데 지금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 강제성을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MOU 체결로 대규모 재정 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반드시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기재위에서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소중한 국민 세금을 어떻게 쓸지 국민에게 물어봐야 하고 그 방법이 국회를 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미 투자 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특별법 역시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국민이 재정적 부담을 지는 협정이든, MOU든, 조약이든 국가 간 협상을 국회가 비준 동의를 안 한 사례가 없다”고 했다. 산자위에서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도 “이번 합의는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며 비준 동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재위에 출석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련 질의를 받고 “MOU 25조를 보면 행정적 합의로서 조문 자체에 구속력이 없게 돼 있다”며 “만약 저희가 비준 동의를 받으면 저희만 구속된다”고 답변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이 (MOU에) 많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협상 내용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임기 동안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데 비준하게 되면 그 이후에도 완전히 (적용)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관세가 (소급 적용으로) 11월 1일부터 낮아질 수 있는데 비준하는 데 시간이 걸릴수록 손해”라고 우려했다.● 대미 투자 대응 예산 두고도 공방 이날 기재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미 투자를 위한 예산 편성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정부는 8월 예산안 편성 당시 한미 관세 협상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으로 1조9000억 원을 책정했다. 이 가운데 기재위 소관인 한국수출입은행 관련 예산 7000억 원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원 형태와 대상 등이 불명확하다며 편성에 반대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수은,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까지 합치면 1조9000억 원인데 어떤 형태로 어떻게 지원이 이뤄지는지, 지원 대상은 무엇인지 명확한 설명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임이자 기재위원장도 “7000억 원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면서도 “(대미 투자 기금 설치를 위한) 법을 아직 제정도 안 했는데 (관련 예산이) 먼저 들어오는 것이 맞느냐”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정일영 기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장은 “특별법이 통과되고 예산이 반영되면 제일 합리적인 절차겠지만 지금은 예산 심의가 먼저”라며 “(앞서 소위에서) 정상적인 의결 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 결국 여야는 회의를 잠시 멈추고 협의한 끝에 7000억 원을 목적예비비로 편성하는 데 합의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내년에 국내 제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올해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증가율(2.0%)을 밑돌 것이란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의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에도 미국의 관세 부과로 통상 여건이 악화하고, 국내 건설 경기 회복 속도도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업의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예정처에 따르면 2026년 제조업의 실질 부가가치 증가율은 올해(1.8%)보다 0.3%포인트 낮은 1.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산업이 수출을 주도하겠지만 통상 여건 악화와 건설 경기 부진이 제조업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정처는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 전망이 하향 조정돼 올해와 내년에 각각 1.1%, 0.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철강산업도 국내 건설업과 자동차 산업 부진으로 시장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2026년 서비스업의 실질 부가가치 증가율은 올해(1.4%)보다 0.6%포인트 높은 2.0%로 전망됐다. 고령화와 국내외 여행 수요 증가로 의료보건서비스업, 운수업 등의 부가가치가 늘면서 서비스업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예정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증가율 역전 현상이 2029년까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2027년 2.1%로 같아지겠지만 이후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은 2028, 2029년 연속해서 1.7%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서비스업 부가가치 증가율은 2028년 2.1%, 2029년 2.0%로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제조업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서비스업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가 고착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정처는 2026년 실질 총부가가치는 제조업, 서비스업 등 주요 산업의 개선 폭이 제약돼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25∼2029년 중기 전망으로도 실질 총부가가치는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정처는 “중기적으로 제조업은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 증가 폭이 제약돼 성장세가 완만하겠지만, 서비스업은 민간소비와 투자 증가 및 건설 경기 회복으로 업황이 개선돼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3500억 달러(약 51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국회 비준 동의 여부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갔다. 정부와 여당은 “국회 비준 동의를 받으면 이행 과정에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줄이는 것”이라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어떤 형태든 국가 간 협상은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라고 맞섰다.● 與 “자승자박” vs 野 “국민 동의 받아야”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야당 일부에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하는 건 자살골”이라며 “국회 비준 동의를 우리가 먼저 해버리면 추후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도 민주당 이언주 의원이 “(MOU라서) 법적 구속력이 굳이 필요한 게 아닌데 우리가 구속력을 일부러 만들어서 우리 발목을 잡을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부 협상 과정에서 한국에 유리하게 조건이 변경될 수 있는데 지금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 강제성을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MOU 체결로 대규모 재정 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반드시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기재위에서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소중한 국민 세금을 어떻게 쓸지 국민에게 물어봐야 하고 그 방법이 국회를 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미 투자 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특별법 역시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국민이 재정적 부담을 지는 협정이든, MOU든, 조약이든 국가 간 협상을 국회가 비준 동의를 안 한 사례가 없다”고 했다. 산자위에서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도 “이번 합의는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며 비준 동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이날 기재위에 출석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련 질의를 받고 “MOU 25조를 보면 행정적 합의로서 조문 자체에 구속력이 없게 돼 있다”며 “만약 저희가 비준 동의를 받으면 저희만 구속된다”고 답변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이 (MOU에) 많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협상 내용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임기 동안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데 비준하게 되면 그 이후에도 완전히 (적용)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관세가 (소급 적용으로) 11월 1일부터 낮아질 수 있는데 비준하는 데 시간이 걸릴수록 손해”라고 우려했다.● 대미 투자 대응 예산 두고도 공방이날 기재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미 투자를 위한 예산 편성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정부는 8월 예산안 편성 당시 한미 관세 협상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으로 1조9000억 원을 책정했다. 이 가운데 기재위 소관인 한국수출입은행 관련 예산 7000억 원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원 형태와 대상 등이 불명확하다며 편성에 반대했다.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수은,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까지 합치면 1조9000억 원인데 어떤 형태로 어떻게 지원이 이뤄지는지, 지원 대상은 무엇인지 명확한 설명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임이자 기재위원장도 “7000억 원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면서도 “(대미 투자 기금 설치를 위한) 법을 아직 제정도 안 했는데 (관련 예산이) 먼저 들어오는 것이 맞느냐”고 했다.이에 민주당 소속인 정일영 기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장은 “특별법이 통과되고 예산이 반영되면 제일 합리적인 절차겠지만 지금은 예산 심의가 먼저”라며 “(앞서 소위에서) 정상적인 의결 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 결국 여야는 회의를 잠시 멈추고 협의한 끝에 7000억 원을 목적예비비로 편성하는 데 합의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이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한 2000억 달러의 최우선 투자처로는 원전과 변전소,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가 거론된다.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민간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력 인프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미 정부가 14일 발표한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 분야는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며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AI·양자 컴퓨팅 등이 포함되나 이에 국한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됐다. 사실상 투자처 선정에 재량권을 가진 미국 정부의 관심 분야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에서 받은 투자금을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AI 등 첨단산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지만 미국 내 발전소와 변전소,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일 투자금은 AI 등 첨단산업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에 필요한 전략 재원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한국의 투자금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30일 X(옛 트위터)에서 투자처로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인프라, 핵심 광물, 첨단 제조, AI 및 양자 컴퓨팅”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해당 사업이 ‘상업적 합리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미국 측의 참여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미 투자 과정에서 개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늘려 실질적인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내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초대형 관급 공사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기업이 건설 등에 참여하는 방안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국제통상학회장)는 “이번 대미 투자를 계기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 기업의 미국 진출을 정부가 지원하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한미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가 최종 확정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관세는 사실상 미국과 대만의 협상 결과에 달려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14일 발표된 팩트시트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에 대한 관세는 ‘한국의 반도체 교역 규모 이상의 교역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한다고 명시됐다. 사실상 미국이 대만에 부과할 반도체 관세와 같은 조건을 보장한다는 뜻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대만은 파운드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으로 꼽힌다. 대만은 아직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끝내지 못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에 일본과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인 3500억~5500억 달러의 투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반도체 관세에서 유럽연합(EU)의 ‘최대 15%’나 일본의 ‘최혜국 대우’보다 불리한 처지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한국의 반도체 관세를 대만과 연동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 상황에서 향후 반도체 수출 통제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미국도 중국을 상대하는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한국과 대만이 필요한 상황이라 두 국가의 반도체 관세를 연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치로 실질적 경쟁국인 대만과 같은 반도체 관세 수준을 보장받긴 했지만 미국과 대만의 협상 결과와 추후 미국이 결정할 반도체 품목관세 등에 따라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3일 고리 원전 2호기의 수명 연장을 결정하면서 2030년까지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다른 노후 원전들의 계속운전 승인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고리 2호기 재가동 결정은 정부가 공언한 ‘인공지능(AI) 3대 강국’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대전환 위한 발전 기반 확보앞서 9월과 10월 원안위 심의에서 두 차례 보류됐던 고리 2호기의 운명은 향후 이재명 정부의 원전 정책을 가늠할 척도로 여겨졌다.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승인과 함께 고리 3, 4호기와 한빛 1, 2호기, 한울 1, 2호기 등의 수명 연장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고리 2호기를 포함해 2030년 이전에 운전허가가 만료되는 원전 10기의 연간 발전량은 59.7TWh(테라와트시)로 지난해 서울의 연간 전력 사용량(50.4TWh)을 웃돈다. AI 관련 업계는 전력 수요 급증에 원전 계속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장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대형 원전 1기(1000MW)분의 전력량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여기에 정부가 최근 공식화한 NDC를 달성하려면 향후 10년 내 발전 총량(711TWh)에서 원전이 33%(234TWh)를 부담해야 한다. 정부도 AI 전환과 NDC 달성을 위해 수명 만료 원전의 계속운전 승인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기존 원전은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 계속 쓰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주현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은 “신규 원전의 경우 부지 선정부터 실제 건설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계속운전은 설비 개선을 통해 바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니 단기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 감(減)원전 기조는 변수다만 이번 고리 2호기 승인도 가동 중단과 세 차례 심의 끝에 이뤄진 만큼 남은 9건의 심의 승인이 제때 이뤄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고리 2호기처럼 수명 연장 승인이 지체되면 실제 가동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계속운전 허가 기간은 ‘운영 정지 시점’부터 10년이다.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이 ‘수명’이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으로 한수원이 내년 2월 가동을 시작하더라도 2033년 4월까지 7년 동안만 가동할 수 있다. 10년 가동할 수 있는 원전을 당시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승인 절차로 3년을 허비한 셈이다. 원전 업계는 고리 2호기가 생산하는 전력을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할 경우 연간 수천억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해 왔다. 남은 원전도 하루빨리 계속운전이 결정돼야 원전 가동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셈이다. 이미 고리 3, 4호기는 지난해 9월, 올해 8월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설계수명 만료 전에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하고, 추가 기한도 20년 수준이다. 신규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은 “신규 원전 건설은 국민의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장 2037년과 2038년 도입이 예정된 신규 원전은 부지 선정 작업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시민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은 성명을 통해 “핵발전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포기한 결정이며 절차적 위법에도 강행한 위헌적 결정”이라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공직자의 12·3 비상계엄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의 구성 작업이 12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날 TF를 구성하라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지시가 49개 중앙행정기관에 전달됨에 따라 각 기관은 TF 규모 및 구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공직사회 내 동요도 커지는 상황이다.● 관가에선 ‘음해성 투서’ ‘휴대전화 감찰’ 우려도 12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총리실은 전날(11일) 비상계엄 관련 조사 대상인 49개 중앙행정기관에 TF 구성 지시와 관련 지침을 전달했다. 군과 경찰, 기획재정부 등 12개 집중 점검기관은 다른 기관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군이나 경찰처럼 다수 인원이 비상계엄에 관여한 조직은 다른 기관처럼 10명의 인원만으로 TF를 운영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군 TF에는 군인이 아닌 사람이 포함돼야 한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특히 총리실은 군의 경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 계엄군이 출동한 경위, 12월 4일 계엄 해제가 의결된 뒤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장성 등을 태운 버스가 서울로 향한 점 등은 반드시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각 기관은 즉각 TF 구성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현재 TF 구성 방식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미 8월부터 감사관실 주도로 계엄 가담 부대 장성 및 영관급 장교 대상 사실관계 확인 조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중장 이하 장성 인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대적인 인적 쇄신 전망이 나오는 만큼 진급 경쟁자를 막판 탈락시키기 위해 음해성 투서가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비상계엄 관련 내부 회의록 등을 점검하며 조사를 준비 중이다. 경찰청은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필요시 기획조정·경무 기능 인력을 추가 차출해 TF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경찰은 기동대 등 최소 1500명이 국회 봉쇄 등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경찰 내부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당일 현장에 동원됐던 기동대는 지시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지만, 그 사실을 언급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총경이나 경정 이상급 간부는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고 결과에 따라 인사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세종 관가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기재부는 21일까지 기획조정실 내에 자체 TF를 꾸리고 조사 대상, 행위 등을 정할 계획이다. 집중 점검 대상에 포함된 기재부는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계엄 예비비 관련 의혹의 타깃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직사회에선 수사 방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제보가 나오면 대면 조사에 이어 업무용은 물론이고 개인 휴대전화를 제출해야 하는데, 미제출 시 가중 처벌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사실상 강제 조사에 가깝다는 것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개인 휴대전화 조사는 공무원 내부 감찰 수준으로 필요시에만 본인 동의하에 하겠다는 것”이라며 “검찰의 별건 수사처럼 다른 내용까지 찾아내 징계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尹 걱정한 공직자, 인사 불이익이라도 줘야”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은 일제히 TF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특검도 밝히지 못한 것을 어떻게 밝힌다는 것인가’라는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 질의에 “특검에서 (수사를) 하고 그것을 꼭 법원에서 처벌하는 것 말고도 징계 사유가 있는지 한번 볼 필요는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내란 동조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예컨대 윤석열에게 안 좋은 상황이 전개될 때마다 걱정하는 언행으로 부하들의 지탄을 받았던 공직자가 있다”며 “(그런 공직자는) 증거가 없으면 징계는 못하더라도 상당한 소명이 이뤄진 경우라면 인사상 불이익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투서로 인한 부작용 우려에 대해선 “민주 정권에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에 한국 경제가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회복세에 따라 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였다. 하지만 내년에 미국의 관세정책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수출은 1.3%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현장의 어려움을 몸소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내년 수출 증가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관세 여파 본격화로 수출 둔화11일 KDI가 발표한 ‘하반기(7∼12월) 경제전망’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전년 대비 0.9%,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8월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올해 생각했던 것보다 반도체 경기가 훨씬 좋았는데 내년에 더 좋을 것으로 보이고, 내년 정부 예산안이 생각보다 더 확장적으로 편성됐다”며 상향 이유를 설명했다. KDI는 내년에 시장금리 하락과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민간소비가 1.6% 증가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2.0%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올해 부진했던 건설투자(―9.1%)도 내년엔 증가(2.2%)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내년 소비자물가는 2.0% 상승하며 올해(2.1%)와 상승률이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출은 미국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고, 선제적 수출 효과가 줄어들어 증가 폭(1.3%)이 올해(4.1%)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 총괄은 “4월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발표 이후 선제적 수출 효과와 수출기업들의 노력, 관세가 적용되지 않은 반도체 호조 등으로 수출 위축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며 “고율 관세의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나는 시기가 밀린 것일 뿐 위험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하면 확장재정 정상화해야” 수출기업들은 내년 수출 전망을 KDI보다 더 비관적으로 봤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10대 수출 주력 업종의 매출 1000대 기업(15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0.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박(5.0%), 전기·전자(3.1%), 일반기계(2.3%), 바이오헬스(2.1%), 반도체(1.7%), 석유화학(0.7%) 등 6개 업종에선 수출이 증가하는 반면 자동차(―3.5%), 철강(―2.3%), 자동차부품(―1.4%), 석유제품(―1.3%) 등에선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은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관세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가’(67%)를 꼽았다. KDI 역시 내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미국발(發) 통상 불확실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한미 무역협상에 대한 양국의 팩트시트(설명자료) 발표가 지연돼 자동차 등의 관세 인하 시기가 불확실하고, 상호관세에 대한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KDI는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에 맞춰 정부의 확장적 정책 기조를 점차 정상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2025∼2029년)에 따르면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매년 GDP 대비 4%를 웃돌고, 국가채무비율도 연평균 2.2%포인트씩 늘어 재정 건전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저출생·고령화로 늘어날 재정 부담에 대비해 기초연금을 취약 고령층에 집중 지원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국세 수입 대신 학령인구에 연동하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주식 장기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이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장기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충분하냐”며 이같이 지시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장기 투자를 유도해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방안을 검토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통령은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대주주에게까지 장기 투자 세제 혜택을 주면 부자 감세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에 혜택을 주는 방식을 세부적으로 잘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가 발표할 내년 경제성장전략에 주식 장기 투자에 대한 혜택이 강화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은 지금부터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SA나 퇴직연금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ISA를 3년간 보유하면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200만 원까지 비과세된다. 200만 원 넘는 수익에 대해선 9% 세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이미 국회에 ISA의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안이 여러 건 계류돼 있다. 은퇴 후 자금을 마련하는 용도인 퇴직연금도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합쳐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적용되는데, 공제 한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매년 11월은 국회에서 이듬해 정부 예산안을 논의하는 ‘예산철’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인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안 기준으로 전년보다 8.1% 늘어난 728조 원 규모입니다. 역대급 규모에 가려 눈에 띄지 않는 변화도 많은데요. 그중 하나가 국민참여예산이 다시 늘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내년 국민참여예산으로 올해의 3배가 넘는 153억3100만 원을 편성했습니다. 국민참여예산 제도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도 예산안부터 시범 형태로 도입돼 2019년 본격 시행됐습니다. 2019년 927억8900만 원이었던 예산 규모는 2022년 1435억900만 원까지 불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때인 2023, 2024년 455억∼497억 원에서 올해 50억1200만 원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국민주권정부’를 내세운 현 정부는 해당 예산을 다시 늘렸습니다. 국민이 정부의 예산 편성 과정에 직접 참여해 재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국민참여예산의 취지입니다. 그런데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예산이 늘어난 것을 무조건 반길 일은 아닌 듯합니다. 국민 참여도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죠. 국민참여예산은 자체 홈페이지에 접수된 국민 제안을 토대로 하는데 내년도 예산에 대한 국민 제안은 517건에 그쳤습니다. 전년(718건) 대비 28% 줄어든 것으로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내년 예산에 반영된 건 11건에 불과합니다. 국민 제안 건수는 2019년도 예산 기준 1206건에서 2023년도 2043건으로 늘었습니다. 이후 2024년도(1191건)부터 3년 연속 크게 줄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2026년도 예산안 분석 시리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의 홍보 부족과 정책을 제안한 사람이 참여를 통해 얻는 효능감이 약하기 때문에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거죠. 예산에 반영된 사업이 부실하게 관리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기준 직전 3년간 국민참여예산 모니터링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은 부처가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7곳이나 있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4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예산 편성, 지출 삭감과 관련해 “국민이 제대로 감시하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말이 실현되려면 국민참여예산부터 제대로 된 참여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지난달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6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의 최종 발표가 지연되고,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도 연중 최고 수준으로 커지는 등 연말까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10월 ‘경제 불확실성(EPU) 지수’는 214.08로 전달보다 28.7%(47.75) 올랐다. EPU 지수는 실시간 언론 보도의 데이터를 분석해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다. 숫자가 커질수록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 12월 472.29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2월 278.36으로 완화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4월 381.01로 뛰었다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6월 새 정부 출범과 재정확대 정책 등으로 경기가 회복할 조짐을 보인 영향이 컸다. 특히 8월 말 미국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으로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커져 9월에는 166.33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후 미국 정부가 3500억 달러(약 510조 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현금으로 일시에 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 양국 간 협상은 난항에 빠졌다. 미국의 요구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이와 함께 서울 집값이 과열되는 등 부동산 시장의 혼란도 커졌다. 정부는 서울 전체를 규제지역으로 묶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 혼란 탓에 지난달 EPU 지수가 6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난 한미 정상이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지만 양국의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가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분야의 이견은 거의 해소됐고 안보 분야에서 추가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관세 인하 확정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7일 코스피의 하루 평균 변동률은 2.36%였다. 이는 4월(2.07%)과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10월(1.33%) 변동률보다 높다. 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건 외국인 투자가들이 ‘팔자’ 행렬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지난주(3∼7일)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7조2640억 원으로 주간 기준 역대 최대였다.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며 7일 원-달러 환율의 야간거래 종가(이튿날 오전 2시 기준)는 1461.5원으로 일주일 새 28.5원 급등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가장 중요한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대미 투자 관련 세부 사항과 미국 내 대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정책 수정 가능성에 따라 연말까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최근 저성장 기조에도 2%대의 낮은 실업률이 나타나는 건 구직을 포기한 20대 청년층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최근 10년간 20대 ‘쉬었음’ 청년이 급증하지 않았더라면 실업률은 최대 0.7%포인트 높을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경제 성장이 둔화했는데 국내 실업률은 2022년부터 2%대 후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경기와 실업률이 괴리된 건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고, 구인-구직 간 매칭 효율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의 비중은 2005년 3.2%(123만 명)에서 올해 5.6%(254만 명)로 뛰었다. 특히 이 기간 20대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이 3.6%에서 7.2%로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추락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정규직 취업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이 2015년의 4.4% 수준을 유지하거나, 실제보다 더 완만하게 늘었다고 가정하면 올해 1∼7월 기준 실업률(2.7%)은 0.4∼0.7%포인트 더 높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함께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등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이 10년 새 11% 높아진 점도 실업률을 0.2∼0.4%포인트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낮은 실업률이 반드시 고용 여건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기업 생산성 향상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최근 저성장 기조에도 2%대 낮은 실업률이 나타나는 건 구직을 포기한 20대 청년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10년간 20대 ‘쉬었음’ 청년이 급증하지 않았더라면 실업률은 지금보다 최대 0.7%포인트 높았을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경제 성장이 둔화했는데 실업률도 낮게 나타나 경기와 실업률이 괴리됐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그 원인을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 측면에서 분석해 본 결과물이다. 국내 실업률은 2022년부터 2%대 후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경기와 실업률이 괴리된 원인을 구직 포기 증가와 구인-구직 간 매칭 효율성 증가 등 두 가지 요인으로 판단했다.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의 비중은 2005년 3.2%(123만 명)에서 올해 5.6%(254만 명)까지 뛰었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늘었다. 최근 20년간 20대 생산가능인구는 694만 명에서 575만 명으로 17% 줄었는데도 20대 쉬었음 인구는 25만 명에서 41만 명으로 64% 증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이는 청년층 중심으로 근로 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의지가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추락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정규직 취업 경쟁이 격화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20대 쉬었음 인구의 30.9%는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 어려워 쉬고 있다’고 응답했다. 20대 쉬었음 인구의 비중이 2015년의 4.4% 수준을 유지하거나, 실제보다 더 완만하게 늘었다고 가정하면 올해 실업률(1~7월 기준 2.7%)은 0.4~0.7%포인트 더 높을 것으로 추산됐다. 즉, 2015년 3.6%에서 올해 2.7%로 떨어진 실업률 하락 폭(0.9%포인트)의 45~71%는 20대의 구직 포기 증가 영향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등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이 높아진 점도 실업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5~2025년 사이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은 약 1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20대 쉬었음 증가와 구인-구직 매칭률 개선을 포함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없었다면 실업률은 지금보다 0.6%포인트 높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낮은 실업률이 반드시 고용 여건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며 “청년층의 구직 의욕을 약화시키는 경제 구조가 고착되면 이미 줄어들고 있는 인적자원 활용도마저 감소할 수 있고, 사회통합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한편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인적자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사진)가 윤석열 정부와 현 정부에서 진행된 정부 자산 매각 사례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감사를 실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을 지시한 지 이틀 만에 이미 매각이 완료된 자산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와 감사를 지시하며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특히 김 총리가 2023년 YTN 지분 매각 등을 직접 거론하며 계약 취소와 검경 수사 가능성을 밝힌 만큼 ‘헐값 매각’과 관련된 윤석열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 확인되면 검경 수사, 계약 취소도 강구”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3일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 지시에 대한 후속 조치 상황을 보고받은 뒤 “각 부처 및 관계기관은 원칙적으로 정부의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고, 부득이한 경우 국무총리의 사전 재가를 받도록 한 대통령 지시를 엄중히 인식하고 철저히 이행하라”고 밝혔다. 특히 김 총리는 “헐값 매각 우려가 제기된 YTN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해 지난 정부와 현 정부에서 추진된 매각 사례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조사 및 감사를 실시하라”고 했다. 진행 중인 자산 매각 중단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부터 이뤄진 모든 정부 자산 매각 사례를 전수조사할 것을 지시한 것. 김 총리는 “국민의 소중한 재산가치 훼손 및 특혜 제공 등 문제가 확인된 경우, 검경 합동 수사 등을 통해 법적 책임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계약 취소 등 원상 회복 방안까지도 지체 없이 강구하라”고도 했다. 이미 완료된 매각에 대해서도 문제가 확인되면 계약 취소 등은 물론이고 수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민주당 박민규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매각한 국유 부동산 가운데 낙찰가율이 감정평가액에 미치지 못한 비율은 2020∼2022년 4.4∼11.0% 수준이었지만 2023년 42.7%, 2024년 58.7%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매각한 795건 가운데 28건(3.5%)은 낙찰가율이 50%에 불과해 사실상 ‘반값 매각’이란 지적이 나왔다.● 정부 및 공기업·공공기관 자산까지 전수조사 김 총리가 직접 헐값 매각의 사례로 든 ‘YTN 지분 매각’은 2023년 한국마사회(9.52%)와 한전KDN(21.43%)이 보유했던 YTN 지분을 유진기업에 매각한 것이다. 지난달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가 YTN 매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YTN 건을 언급한 것은 김 총리 혼자 판단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실과 소통한 결과일 것”이라며 “매각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양평연수원 매각 결정, 캠코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 매각 등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군 소유 부지 헐값 매각 의혹과 함께 또 다른 언론사 관련 자산 매각 사례도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정부 자산 매각 중단 지시는 군이 보유한 국유재산이 헐값으로 매각되는 걸 보고 받은 뒤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는 곧바로 자산 매각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가 전수조사 대상으로 삼은 자산에는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국유재산뿐만 아니라 타 중앙부처, 공기업, 공공기관이 보유한 모든 자산이 포함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매각하는 사유가 진짜 불가피한 경우인지 또는 가격이 너무 싼 건 없는지 전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어떤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보완하는 작업을 하면서 제도 개선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와 현 정부에서 진행된 정부 자산 매각 사례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 조사와 감사를 실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을 지시한 지 이틀 만에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김 총리가 2023년 YTN 지분 매각 건을 직접 언급하며 문제가 확인되는 사례의 경우 검·경 합동 수사로 법적 책임을 묻거나 계약 취소 등 원상회복 방안도 강구하라고 지시한 만큼 파장이 예상된다. ● “문제 확인되면 검·경 수사, 계약 취소도 강구”김 총리는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3일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 지시 관련해 후속조치 상황을 보고받은 뒤 이 같은 긴급지시를 내렸다. 김 총리는 “각 부처 및 관계기관은 원칙적으로 정부의 자산매각을 전면 중단하고, 부득이한 경우 국무총리의 사전 재가를 받도록 한 대통령 지시를 엄중히 인식하고 철저히 이행하라”고 밝혔다. 이날 김 총리는 매각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와 감사를 지시하면서 “헐값 매각 우려가 제기된 YTN 지분매각”이라고 언급했다. 한국마사회와 한전KDN이 보유했던 YTN 지분을 2023년 유진기업에 공동으로 매각한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정부 자산 매각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것. 이어 김 총리는 “국민의 소중한 재산가치 훼손 및 특혜 제공 등 문제가 확인된 경우 검·경 합동 수사 등을 통해 법적 책임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계약취소 등 원상회복 방안까지도 지체없이 강구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김 총리가 YTN 지분매각을 정조준한 데는 전 정부 때부터 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가 YTN 매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YTN 건을 언급한 것은 김 총리 혼자 판단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실과 소통한 결과일 것”이라며 “매각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부 및 공기업·공공기관 자산까지 전수 조사김 총리의 긴급 지시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곧바로 지난 정부와 현 정부에서 이뤄진 자산매각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에 정부가 전수조사 대상으로 삼은 자산에는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국유재산뿐만 아니라 타 중앙부처, 공기업, 공공기관이 보유한 모든 자산이 포함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유재산 헐값 매각 논란과 관련해선 전체적인 조사를 통해 가이드라인 제시와 제도개선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매각하는 사유가 진짜 불가피한 경우인지 또는 가격이 너무 싼 건 없는지 전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어떤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보완하는 작업을 하면서 제도 개선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정부 자산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주장을 잇달아 제기했다. 과거 논란이 된 주요 사례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안전가옥으로 쓰였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이다. 이 건물은 캠코의 매각 과정에서 감정평가액(183억5000만 원)의 65% 수준인 120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민주당 박민규 의원실에 따르면 캠코가 매각한 국유 부동산 가운데 낙찰가율이 100%를 밑돈 비율은 2020∼2022년 4.4∼11.0% 수준이었지만 2023년 42.7%, 2024년 58.7%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각한 795건 가운데 28건(3.5%)는 낙찰가율이 50%에 불과해 사실상 ‘반값 매각’에 해당했다. 지난해 매각된 제주시 노형동의 137.3㎡ 규모 부동산은 감정가(42억3021만 원)의 절반인 21억1511만 원에 낙찰됐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