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김하경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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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fact)의 조각들을 차분히 모아 통찰력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whatsup@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산업46%
경제일반14%
인공지능7%
기업7%
사회일반7%
모바일4%
인사일반4%
사고4%
유통4%
모바일/인터넷3%
  • ‘매장내 플라스틱컵’ 단속 하루 미룬채 부랴부랴 가이드라인 내놨지만… 일회용컵 과태료 기준 여전히 모호

    2일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점검에 나선다. 원래 1일부터 단속할 예정이었으나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시행을 하루 늦췄다. 하지만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있어 단속 현장에서의 실랑이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환경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일회용품 규제 담당자와 간담회를 갖고 일회용품 사용 점검 공통 기준을 마련했다. 이는 지자체마다 내놓은 단속 수준이 달라 현장 혼란이 가중돼서다. 원칙적으로 테이크아웃 목적 외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제공은 금지된다. 일회용 컵 사용 점검은 지자체가 현장 방문해 확인하기로 했다. 일부 지자체가 시행하기로 했던 ‘컵파라치 제도(사진 제보)’를 통한 과태료 부과 조치는 하지 않는다. 매장의 위반 모습을 촬영해 제보하는 것은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매장 안에서 단 한 개의 일회용 컵이 발견됐다고 해서 무조건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을 경우 단속반은 △매장 내에 머그 잔이나 유리잔 등 적정한 수의 다회용 컵이 비치돼 있는지 △사업주가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불가를 제대로 고지하고 있는지 △점원이 주문을 받을 때 소비자에게 테이크아웃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는지 등을 체크한다.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에게도 직접 단속반이 △음료를 갖고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해 질문을 하기로 했다. 점주와 점원 등 판매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책임을 묻는다는 지적에 따라 내놓은 방침이다. 해당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사업주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단속 횟수와 매장 규모 등에 따라 5만∼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아 업주들은 불만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 씨(40)는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끝까지 매장 안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고집하면 업주 입장에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여전히 모호해 점검에 나선 지자체 담당자와 업주 간 인식 차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환경부는 매장 안에 비치된 다회용 컵의 수를 ‘적정한 수’라고 언급했을 뿐 매장 좌석 수 대비 다회용 컵 비율 등의 구체적인 수치를 규정하지 않았다. ‘매장 규모에 비해 너무 적은 수량의 다회용 컵이 비치된 경우 규정 준수 의사가 미흡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언급한 만큼 점검 과정에서 너무 적은 수량은 얼마인지 기준에 대한 공방도 오갈 수 있다. 어느 지역에서 영업하는 매장인지에 따라 업주들의 불만 정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단속 담당 인원과 하루에 몇 곳을 몇 시간 동안 단속해야 하는지 등은 지자체 자율에 맡기기 때문이다. 단속 인력이 많은 지자체는 활발하게 점검을 하는 한편 그렇지 않은 곳은 반대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과태료 부과 매장도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꼼수를 막을 방안도 여전히 부족하다. 매장 안에 머물 소비자에게 차가운 음료를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일회용 종이컵에 담아 주는 경우는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적으로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은 허용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이컵이라도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는 건 마찬가지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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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기업 경영참여’ 길 열어놨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30일 확정했다. 국민연금은 당초 이사 추천, 위임장 대결 등 경영권 참여에 해당하는 활동을 제외했지만 이날 “기업 경영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경우에 경영참여권을 행사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기업 가치 훼손’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도 밝히지 않아 사실상 경영권 참여의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국민연금은 이날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했다. 최대 논란이었던 경영 참여에 대해선 “관련법 개정 등 제반 여건이 구비된 후에 이행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면서도 “그 이전에라도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하면 시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특정 기업에 이사 선임 및 해임을 요구하거나 다른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영 참여가 언제든 가능해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와 관련해 ‘관치’ 논란이 불거지자 이달 초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에서 해당 내용을 뺐다. 하지만 26일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근로자와 시민단체 대표 측이 “경영 참여를 명시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하게 반발해 스튜어드십 코드 의결이 무산되자 30일 회의에선 “원칙적으로는 배제하되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제한적으로 행사한다”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기금운용위원장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특정한 경우에, 기업의 경영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가 발생해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면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해서 경영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타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정한 경우’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엔 “(기금운용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국내 주식 투자액이 131조 원에 달하는 연기금의 경영 참여가 명확하지 않은 기준에 따라 정부 의도대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특정 기업의 경영에 개입할지를 결정할 땐 해당 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속적인 분석 등 고도의 투자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이 그런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우며, 결국 기업의 가치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경영 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공단,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 조건희 becom@donga.com·김하경 기자}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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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여름 ‘앵~’ 소리 안 들리네… 모기도 폭염에 헉헉

    계속되는 폭염에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 개체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8주 차(8∼14일)에 채집된 작은빨간집모기 수는 평균 8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마리와 대비해 71.4% 감소했다. 평년 수치인 45마리를 기준으로는 82.2%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작은빨간집모기는 27주 차(1∼7일)에도 평균 5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60마리) 대비 9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매년 4∼10월 경기 부산 강원 등 10개 시도 각 한 개의 지점에서 모기를 채집해 밀도를 조사한다. 전문가들은 일본뇌염모기가 급감한 원인을 폭염으로 보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물웅덩이가 마르는 등 산란지가 줄어드는 데다 수온이 올라가면 모기 유충의 성장속도는 빨라지지만 수명은 짧아진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일본뇌염모기는 대개 논이나 논도랑에서 산란을 하는데 더운 날씨로 논이 마르게 되면서 유충이 많이 죽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체 모기 수도 감소 추세다. 26주 차와 27주 차일 때 전체 모기 수는 각각 평균 1933마리, 2404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4%, 68.2% 늘었지만 더위가 본격 시작된 28주 차에는 평균 971마리로 오히려 2.2% 줄었다. 모기와 달리 매미는 폭염이 반가운 듯 왕성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으로 꽃매미의 알이 평년보다 닷새가량 일찍 부화했다. 꽃매미 알이 발견된 지역도 지난해 77곳에서 올해 80곳으로 늘었다. 더 넓은 지역에서 더 일찍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기온이 높을수록 활발히 활동하는 아열대성 매미도 폭염 속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동남아 지역이 원산지인 말매미는 기온이 27도 이상일 때 75∼95dB(데시벨)로 운다. 대형집회와 시위 때의 소음 수준이다.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30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말매미가 도시 열섬과 열대야 현상 때문에 지금은 국내에서 흔하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조건희 기자}

    •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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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판매약 확대 반대” 약사들 도심 집회

    정부가 편의점 판매 가능 의약품에 제산제(위산을 중화하는 약)인 겔포스와 지사제(설사를 멎게 하는 약)인 스멕타를 새로 추가할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약사와 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33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국민건강 수호 약사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가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외면하고 편의점 판매약 품목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궐기대회는 보건복지부가 다음 달 8일로 예정한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열렸다. 2012년 11월 복지부는 약국이 문을 닫는 야간과 연휴에 꼭 필요한 비상약을 구할 수 있도록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파스 등 13개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팔도록 허가했다. 지난해 제도 시행 5년을 맞아 품목 재지정이 필요한지 점검하기 위해 약사와 시민단체, 의·약학 전문가 등 10명으로 심의위원회를 발족했다. 지난해 말 열린 마지막 논의에서 겔포스와 스멕타를 추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약사회 대표인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자해소동을 벌이며 최종결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약사회는 그동안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반대는 물론, 기존 품목에서 부작용 및 오남용 우려가 큰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 등을 뺄 것을 요구해왔다. 반면 복지부는 타이레놀은 그대로 두고 제산제와 지사제 역시 추가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오랜 기간 안전성이 검증된 데다 오남용 우려가 적다고 보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현재 편의점에서 ‘동일품목은 1회 1일분만 판매한다’는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품목의 추가 확대는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판매해 편의성만 추구하다 보면 환자가 갖고 있는 지병을 놓칠 수 있다”며 “국민건강권은 조금 불편해도 안전한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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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땡볕아래 콜록콜록, 감기 입원 60% 급증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무더운 실외와 에어컨을 튼 실내, 즉 ‘냉탕’과 ‘온탕’을 오가다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전국 192개 병원급 이상의 표본감시 의료기관에서 감기(리노바이러스 감염)로 입원한 환자는 13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1명)보다 60% 늘었다고 26일 밝혔다. 감기와 폐렴 등 다른 급성 호흡기 질환을 복합적으로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 등 감염증 환자까지 확대하면 입원 환자는 2025명에서 3527명으로 74.2% 증가했다. 인플루엔자(독감) 입원 환자도 33명에서 78명으로 늘었다. 감기 증상으로 동네 의원을 찾은 외래 환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용산구 B의원장은 “올여름엔 예년보다 감기로 찾아오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보통 감기는 날이 추울 때 잘 걸린다는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다. 올해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며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지난해 293명에서 362명으로 23.5% 늘었다. 감기와 온열질환 환자가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밤낮의 온도 차가 큰 환절기처럼 최근 폭염과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쉽게 걸린다고 분석했다. 온도 차가 심하면 호흡기 점막이 쉽게 말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감기의 원인인 리노바이러스가 침투해도 이를 물리쳐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하지 않으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전파될 수 있다.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여름 감기를 우습게 보다간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다”며 “콧물과 재채기뿐 아니라 열까지 나면 반드시 병의원에 들르고, 평소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해 미리 예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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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 못 드는 밤, ‘우주쇼’로 달래볼까

    ‘가마솥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일 전국 내륙지방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내려졌다. 다음 달까지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을 이달 말 우주쇼로 달래보면 어떨까. 20일 국립과천과학관에 따르면 이달 28일에는 올 들어 두 번째 개기월식이 있고, 31일에는 화성이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 놓이는 ‘화성 대접근’이 일어난다. 이에 따라 28일 새벽에는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달과 지구에 점점 가까워지는 화성을 함께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28일 오전 3시 24분경 서울을 기준으로 남서쪽 하늘에서 달의 왼쪽부터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기 시작해 오전 4시 30분경 달 전체가 완전히 가려진다. 달이 지는 오전 5시 37분까지는 화성과 달을 볼 수 있다. 관측 장소는 남서쪽으로 탁 트인 곳이 좋다. 다음 개기월식은 2021년이다. 31일에는 화성이 지구에 5759만 km 지점까지 가까워진다. 가장 멀 때(약 4억100만 km)와 비교하면 크기는 7배로, 밝기는 16배로 증가해 맑은 하늘에선 육안으로도 화성을 볼 수 있다. 다음 화성 대접근은 17년 뒤인 2035년에 일어난다. 한편 이날 제주도 일부 지역과 서해안 일부 섬에만 폭염특보가 내려지지 않고, 육지와 연결된 내륙지방은 모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주말에도 전국 낮 최고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르면서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김하경 기자}

    •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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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능후 장관 “18년 답보 원격의료, 본격 추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8년 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원격의료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장관은 1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원격의료의 물결을 타지 않으면 세계 최정상 수준의 한국 의료기술과 서비스가 세계 톱 지위를 지키기 힘들 것”이라며 “초기에는 의사가 환자와 대면진료를 하고 이후 정기적인 관리는 원격의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격의료는 환자가 직접 의료기관에 가지 않고 통신망이 연결된 모니터 등 의료 장비를 통해 의사 진료를 받는 것을 말한다. 2000년 시범사업이 처음 시작됐으나 의사협회가 대형 병원 쏠림과 의료 질 하락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국회에서 세 차례 원격의료 전면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 시도가 있었으나 “의료 민영화의 전 단계”라는 시민단체의 비판과 정치권의 동조로 번번이 무산됐다. 현재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전면 금지되고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을 지원하는 의사-의료인 간 원격의료만 허용되고 있다. 원격의료가 본격 도입되면 국내의 뛰어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원격의료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정부와 의사 단체의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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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믿을 해썹… 인증업체 717곳 ‘위법’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인증업체 중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업체가 최근 3년간 717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썹은 식품 원재료 생산부터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전 과정에서 인체 위해요소를 확인해 중점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해썹 인증 제품은 정부가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강원 속초시 명물인 ‘만석닭강정’이 최근 위생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져 소비자의 공분을 사는 상황에서 해썹 인증업체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식품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해썹 인증업체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해썹 인증업체 중 2015년 187곳, 2016년 239곳, 지난해 291곳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 이 업체들이 위반한 건수는 모두 918건이다. 매년 믿을 수 없는 해썹 인증업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위반 유형별로 보면 이물질 검출이 398건(43.4%)으로 가장 많았다. 검출된 이물질은 벌레(45건) 플라스틱(30건) 곰팡이(19건) 금속(19건) 순이었다. 노끈이나 낙엽 등이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 이물질 검출 다음으로 많이 위반한 사항은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으로 362건이었다. 표시 위반 88건, 기준 규격 위반 70건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식품위생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해썹 인증업체는 ‘A키친’으로, 2월부터 12월까지 총 13건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2월 해썹 인증을 받은 이 업체는 현재 편의점과 카페 등에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버거 등을 납품하고 있다. 이 업체가 납품한 도시락이나 김밥 등에선 머리카락, 애벌레, 비닐, 돌 등이 5차례 나와 시정명령을 받았다. 또 냉동원료 보관창고 내부나 제조, 가공, 조리에 사용되는 기구 청결 관리가 미흡해 각각 50만 원과 100만 원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다. 이 밖에도 △건강진단 위반 3건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1건 △표시 기준 위반 1건 △기준 규격 위반 1건 등이 있었다. A키친은 과거 다른 이름의 회사였으나 2016년 11월 B기업이 회사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A키친 관계자는 “인수 뒤 거래처 조정 과정에서 불안정함이 있어 관리가 미흡한 부분들이 적발된 것 같다”며 “매출 200억 원이 발생하는 편의점 1곳과의 거래를 과감히 포기하고 위생설비 투자에만 5억 원을 들였다. 그 결과 올해는 식품위생법을 단 한 번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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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심장-혈관에 부담… “가슴 답답할 땐 수분 섭취를”

    남들보다 더위를 많이 타는 A 씨(56)에게 여름은 고통이다. 특별한 질병을 갖고 있지 않지만 한여름이 되면 땀을 많이 흘리고 때때로 어지럽기까지 하다. 체력이 쉽게 소진되는 데다 이따금씩 가슴이 답답하거나 심장이 조여 오는 느낌을 받는다. A 씨는 “예전엔 쉽게 지나친 증상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올여름 1994년 ‘대폭염’과 맞먹는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건강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17일까지 온열질환자 554명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7명이 숨졌다. 이는 열사병이나 탈진 등 ‘살인적 더위’로 인한 급성질환자만 집계한 수치다. 더위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질환을 합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 폭염 속에서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는 심장질환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땀 분비가 늘어나 열을 더 많이 발산하게 된다. 폭염이 지속되면 확장된 혈관으로 인해 혈압이 떨어진다. 여기에 땀을 과도하게 흘리게 되면 혈압이 더 떨어져 저혈압이 생긴다. 여름철 A 씨가 어지럼증을 느끼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면서 혈전이 더 많이 생기면 심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할 수 있다. 이때 심장 박동 수가 빨라지는데, 이 과정에서 심장에 무리가 가게 된다. 심장이 조이는 듯한 증상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허혈성 심장 질환은 급성 심정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위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가슴이 조이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면 서늘한 장소에서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을 섭취해야 한다”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어지럼증 등이 추가로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요로결석도 무더위 속 쉽게 걸릴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더운 날씨로 인해 몸속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면 소변 양이 줄고 농축돼 ‘결정’이 쉽게 만들어진다. 주로 30, 40대에서 발생하고, 여름철 환자가 겨울철에 비해 3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로결석이 생기면 옆구리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구토와 메스꺼움,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콩팥이 부어 기능이 떨어지기도 하고, 아예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결석이 의심되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태형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하루 소변 양이 최소 2L가 되도록 물을 충분히 많이 마시고, 땅콩 시금치 초콜릿 같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냉방병은 무더위 속 단골 질병이다. 실내외 온도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한다. 청결하지 않은 에어컨에서 나온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발병하기도 한다. 레지오넬라균은 불결한 냉방장치의 냉각수에 서식하다가 냉방장치를 가동하면 뿜어져 나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된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2∼12일 잠복기를 거쳐 고열 기침 근육통 등 독감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폭염 시기 만성질환자들은 각별히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혈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혈압 변동 폭이 커져 혈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심혈관·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 당뇨병 환자는 식사를 거르는 대신에 시원한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빙수 등 찬 음식을 먹게 되면 혈당 조절과 영양상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탈수로 인해 혈액 농도가 진해져 혈당 수치가 높아지기 쉽다.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발가락이 썩거나 발의 일부에 궤양이 생기는 당뇨합병증인 족부괴저증은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므로 발에 상처가 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발 운동을 하면 좋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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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겹 열돔에 갇힌 ‘지글지글 한반도’… 1994년 대폭염 닮았다

    폭염 공포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불볕더위가 이어진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 사이에 4명이 더위로 사망했다. 역대 최악의 더위가 닥친 1994년 ‘대폭염’ 때처럼 이른 더위와 지속된 고온으로 온열질환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복’을 맞은 17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제주는 37.4도로 전국 최고기온을 보였고 서울 33.8도, 대구 37.3도, 경북 영천 36.9도, 강릉 36.5도, 부산 36.2도, 광주 35.5도 등 전국이 불볕더위에 시달렸다. 전국 곳곳에서 더위를 못 이겨 폐사한 가축이 속출했다. 또 대구 초중고 전체 440곳 가운데 63곳이 단축수업을 하고 경북 포항과 김천, 경주, 영주, 봉화, 울진 등 6개 지역의 초중고 19곳도 하교 시간을 1시간가량 앞당겼다. 기상청은 한동안 평년 대비 4∼7도 높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 한 달 가까이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1994년 ‘대폭염’ 재현되나 한반도가 ‘열(熱)돔’에 갇힌 건 ‘삼박자’가 두루 갖춰졌기 때문이다. 현재 대기 상층부는 티베트에서 유입된 고온의 공기가, 대기 중·하층부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구름 없는 맑은 날씨로 뙤약볕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지표면을 펄펄 데우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는 ‘살인적 더위’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이날 “올해 장마가 11일 끝났다”고 공식 선언했다. 올해 장마 기간은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11일, 남부지방은 10.2일에 불과했다. 1973년(중부, 남부 각 6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다. 평년(1981∼2010년) 장마 지속 일수는 32일, 종료일은 7월 말(23∼25일)이었다. 결국 올해 더위가 짧은 장마로 평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시작된 셈이다. 역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1994년에도 장마가 평년보다 빨리 끝나면서 불볕더위가 일찍 몰려왔다. 그해 장마는 남부지방은 7월 6일, 중부지방은 7월 16일 끝났다. 이후 폭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지속 일수는 전국 평균 31.1일이었다. 한 달 내내 찜통더위가 이어진 것이다. 열대야(오후 8시∼다음 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밤) 일수는 전국 평균 17.7일을 기록했다. 보름 이상 ‘잠 못 드는 밤’이 찾아왔다. 특히 경남 창원은 열대야가 29일간 계속됐다. 그해 7월 서울 최고기온은 38.4도, 경남 밀양은 39.4도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1994년 ‘한여름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12∼16일 닷새간 중부지방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은 각각 27.3도, 32.2도로 1994년(각각 28.1도, 33.6도)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만약 8월 중순까지 폭염이 계속되면 1994년 폭염 지속 일수 기록을 갈아 치울 수도 있다. 현재 이달 말인 27일까지 비 예보가 없다.○ 사람도, 가축도 ‘고온 스트레스’ 24년 만에 다시 기록적 폭염이 예상되면서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12∼16일 닷새 사이에 온열질환자가 363명 발생해 이 중 4명이 사망했다고 17일 밝혔다. 김규랑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은 “8월 초까지 ‘고온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온 스트레스란 무더운 여름 높은 기온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다. 우리 몸은 기온이 올라가면 모공을 열고 땀을 배출해 체온을 유지하려 하는데 장시간 이런 환경에 노출되면 몸의 열평형(체온이 균형을 이룬 상태)이 깨져 신경이 긴장하고 몸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면역력이 취약한 노약자나 심신이 예민한 사람은 건강을 쉽게 해칠 수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6500여 명 중 7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가축도 쓰러뜨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가축 79만 마리가 폐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농식품부는 이번 폐사로 42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폐사한 가축은 닭이 75만3191마리로 가장 많았고 오리도 2만6000여 마리에 달했다. 농식품부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체온이 41도로 높고 깃털로 덮여 있는 데다 땀샘도 발달하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렵다”고 밝혔다.이미지 image@donga.com·김하경 / 대구=박광일 기자}

    •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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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배당 주주제안권 행사할 듯… 사실상 경영참여 논란

    보건복지부가 17일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해 공청회를 연다.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에서 도입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정부는 경영계의 반발을 고려해 특정기업의 이사 선임이나 해임을 요구하는 등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요소를 초안에서 제외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초안 곳곳에 ‘연금 사회주의’적 요소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4가지다.○ 배당에 대해선 사실상 경영참여 16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총 150페이지의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기업의 배당과 관련해 직접 주주제안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회사의 배당을 결정하는 일은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에 속한다. 다만 2014년 말 시행령이 개정돼 연기금의 배당 정책 참여는 예외로 했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이사 추천이나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 법 개정이 필요한 다른 경영참여 행위와 달리 배당에 대한 주주제안은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배당률이 낮은 기업에 대해 비공개 대화를 요청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주제안을 통해 직접 투자 기업의 배당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셈이다. 재계는 사실상의 ‘경영 참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배당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재투자와도 긴밀히 연결된 기업의 중요한 의사 결정 사안이다. 배당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이사나 감사 선임 못지않은 엄연한 경영 참여”라고 말했다.○ ‘무소불위’ 수탁자책임위원회 신설 신설되는 수탁자책임위원회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정부 초안에 따르면 현재 9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9명)’가 ‘수탁자책임위원회(14명 이내)’로 확대된다. 위원들은 기금위 소속단체들로부터 추천받은 민간 전문가로 임명할 예정이다. 수탁자책임위는 의결권을 포함한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여부뿐 아니라 특정 업종(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이나 배제까지 결정한다. 하지만 막대한 영향력에 비해 독립성과 이들을 견제할 법적인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탁자책임위 역시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금위 산하 조직인 만큼 정부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수탁자책임위를 상설화하거나 위법 행위를 한 위원에 대해 공무원에 준하는 벌칙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 마련된 법적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 자산운용사에 스튜어드십 코드 강요 정부는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가운데 46%를 위탁해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방안을 내년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행사하는 의결권 절반을 민간에 넘겨 ‘연금 사회주의’ 논란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를 평가하고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에 따라 가산점을 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대형사 몇 곳을 제외하고는 의결권 행사를 위한 분석팀을 갖추고 있지 않거나 굉장히 취약하다”면서 “향후 국민연금으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는 부담 때문에 국민연금과 다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경, 고용,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도 평가 국민연금은 경영 성과와 직접 연결되는 재무적 요소 이외에 환경, 사회(고용·급여 수준), 지배구조 등과 관련된 지표로 투자 기업들을 평가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미리 점검하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기업들은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고 반발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펀드나 연기금의 본질적인 목표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인데 사회적인 논란까지 고려해 투자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따른 투자가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연기금이 먼저 나서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한 일본도 지배구조 등을 평가 항목에 넣었으며, 유럽연합(EU)에서도 ESG 평가는 보편적이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tnf@donga.com·김하경 기자}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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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내내 찜통… ‘대프리카’ 14일 36도

    찜통 같은 무더위가 열흘 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서울과 경기, 충청과 호남, 경남 일부 지역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대전 광주 부산 대구 등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는 각각 일 최고기온이 33도, 35도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무더위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들어온 데다 강한 햇볕이 더해지면서 나타났다. 이날 대구는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올라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상황을 재현했다. 주말인 14, 15일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33도, 대전 35도, 광주 34도, 대구 36도, 부산 31도 등 전날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 매우 덥겠다. 밤에도 무더위로 쉽게 잠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낮 동안의 뜨거운 기운이 밤에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아 열대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일반인이 느끼는 더위는 ‘위험’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와 포항, 밀양, 양산, 순천 등 5개 지역은 가장 높은 단계인 ‘매우 위험’이 예보돼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 등 온열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환경으로, 가급적 야외 활동이나 외출은 삼가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하기 시작한 5월 2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온열질환자는 328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11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62명이었으나 폭염으로 하루 사이에 66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더위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인에게는 ‘매우 위험’ 수준으로 느껴지는 곳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닐하우스 안에서의 더위 체감지수는 대부분 지역에서 ‘매우 위험’으로 예보된 상태다. 15일도 서울 24∼33도, 광주 24∼34도, 대구 25∼37도, 부산 25∼32도 등 전날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은 주말뿐만 아니라 다음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폭염은 장마전선이 빠르게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지난해보다 빨리 찾아왔다. 한동안 비도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폭염은 적어도 열흘은 지속될 것”이라며 “평년보다 2, 3도 높은 현상이 유지되다가 21일에는 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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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치 논란에… 국민연금, 임원 선임 등 ‘경영참여’는 일단 빼기로

    ‘연금 사회주의’ 논란을 일으킨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내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후퇴했다. 국민연금이 대주주 자격으로 특정 기업의 이사 선임이나 해임을 요구하는 등 직접적인 ‘경영 참여’ 행위는 당장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관치’를 우려한 경영계의 거센 반발과 최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 개입 논란의 후폭풍에 정부가 한발 물러선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독립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도입 자체가 무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보고 있다. 향후 경영 참여 확대를 위한 숨고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거센 반발에 일단 물러선 정부 10일 보건복지부는 “최근 마련한 스튜어드십 코드 운용지침 초안에서 주주권 행사 범위 중 경영 참여 내용은 뺐다”며 “이 초안을 17일 공청회 때 공개해 의견을 수렴한 후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작성한 초안에선 △투자회사의 임원 선임과 해임 △의결권 행사 위임장 대결 △회사의 정관 변경 등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내용이 제외됐다. 또 주주대표소송 제기 및 참가 등 기업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주권 행사도 유보했다. 당초 정부는 630조 원 규모의 국민연금을 활용해 대기업의 비리나 횡포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겠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도입을 코앞에 두고 후퇴한 배경은 두 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역풍에 대한 우려다. 경영계는 “정부나 정치권이 입맛에 맞는 임원을 선임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299개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을 손아귀에 쥐고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하성 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까지 터지면서 국민연금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장의 우려가 더 커졌다. 복지부 연금정책 담당자는 경영 참여를 뺀 데 대해 “최근 사회적 우려를 반영한 조치”라고 했다. 다른 하나는 국민연금이 경영에 참여하면 주식 대량보유 공시 의무인 ‘5% 룰’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지분 변동이 발생할 경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과 변동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다만 국민연금은 ‘단순 투자’로 특례를 인정받아 지금까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면 지분 변동 사항을 일일이 시장에 공개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시장에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연착륙 뒤 단계적 확대 꾀할 듯 복지부 초안에 따라 이달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범위는 △회사의 배당 정책과 관련된 의견 제시 △비공개 대화 △공개서한 발송 등에 국한된다. 공개서한 발송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지난달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이미 행사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당장 큰 변화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든 다시 경영계와 충돌할 수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한 위원은 “정부가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일단 제도를 도입한 후 단계적으로 주주권 행사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만 하면 언제든 스튜어드십 코드 주주권 행사에 경영 참여 내용을 넣을 수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시행 과정에서 사회적 신뢰를 쌓으면 경영 참여 내용을 다시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걸림돌이 된 ‘5% 룰’도 손볼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5% 룰을 완화하려고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다만 지분이 10%를 넘어가면 주요 주주로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단기 매매차익을 볼 수 있는 만큼 다른 주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규정을 완화하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김철중 tnf@donga.com·김하경·조은아 기자  ::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공단,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

    •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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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만에 “고혈압약 104種은 안전”… 두번 분통터진 환자들

    “도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 어수선했다. 접수창구 앞에선 수십 명의 환자가 차례를 기다렸다. 6대나 되는 혈압측정기 앞에도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이날 순환기내과에 환자들이 몰린 것은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19개의 고혈압 약에 발암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다며 판매 및 제조 중지 조치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발암물질이 담긴 약이 나왔다는 건 적잖은 충격이다. 식약처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토요일인 7일 정오경 긴급하게 판매 중지한 219개 제품 명단을 공개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틀 만인 9일 이 중 104개 제품은 문제의 발사르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판매 중지 조치를 해제했다. 토요일 발표를 하는 바람에 이틀간 병원을 찾지 못해 불안에 떤 600만 명의 고혈압 환자들은 이날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졌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소동의 발단은 이렇다. 유럽의약품청(EMA)은 5일 중국 ‘제지앙화하이’에서 제조한 고혈압 치료제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며 이 발사르탄이 들어간 고혈압 치료제를 회수 조치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자 우리나라 식약처도 중국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 219개 제품의 판매를 중지시켰다. 하지만 현장 조사 결과 104개 치료제는 중국산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머지 115개 치료제는 문제의 발사르탄을 사용한 사실이 최종 확인돼 판매 및 제조 중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병원을 찾은 고혈압 환자 박모 씨(34)는 “토요일 오후 관련 소식을 듣고 문의할 병원과 약국이 없어 답답했다”며 “그렇다고 임의로 고혈압 약을 끊을 수 없어 주말 내내 불안했는데 다행히 처방받은 약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사르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제약사도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A제약사 관계자는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다가 해제됐지만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확인을 마친 뒤 명단을 공개했다면 이런 혼란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약처는 혼선이 커진 데 대해 “219개 제품은 중국산 발사르탄 사용 허가를 받은 제품들이었다”며 “하지만 현장 조사를 해보니 제약사가 원료 수입 상황에 따라 다른 나라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고 해명했다. 제약사가 사전에 중국산과 미국산, 유럽산 등 여러 곳의 원료 수입 허가를 받은 뒤 실제 어떤 원료를 사용하는지는 현장 조사를 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해당 중국 제조사의 발사르탄 제조·수입량은 우리나라 전체 발사르탄 제조·수입량의 2.8%에 불과해 식약처가 성급하게 명단 발표부터 했다가 혼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혼란이 커진 9일 오후 늦게 발암 유발 물질이 함유된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대체약을 처방받으면 1회에 한해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준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평소 음식물을 섭취하면서도 소량의 NDMA에는 노출될 수 있다”며 “판매 금지된 고혈압 약이라도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대체 약으로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김하경 whatsup@donga.com·윤다빈 기자}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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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암성분 함유 가능성 고혈압약 판매중지

    발암물질 성분을 함유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약 219개 제품이 잠정 판매 중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의약품 중 중국산 ‘발사르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국내 82개사 219개 제품에 대해 잠정적인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중국 ‘제지앙화하이’사에서 제조한 발사르탄도 잠정 수입·판매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불순물이 확인됐다며 제품을 회수한 데 따른 것이다. 발견된 불순물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다. 잠정 판매 중지된 제품은 국내에 허가된 혈압약 2690종의 8.1%에 해당된다. 최근 3년간 발사르탄 수입량은 11만6513kg으로 이 중 제지앙화하이에서 제조한 것은 1만3770kg(11.8%)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허가된 동일 성분 약은 총 571개로 대체약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589만 명(2016년 기준)에 달한다. 식약처는 판매중지 된 제품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기보다 의사와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갑자기 약을 끊으면 혈압이 올라 뇌출혈이 생기거나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담당 의사와 상의를 해서 확인 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219개 제품에 대해 중국산 제품 사용 여부를 현장조사로 확인한 뒤 해당 제품에 대해 회수 등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해당 약품 목록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이 식약처 홈페이지로 몰리면서 8일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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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고혈압 약에도 발암가능물질이? 219개 제품 판매중지

    발암물질 성분을 함유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약 219개 제품이 잠정 판매 중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의약품 중 중국산 ‘발사르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국내 82개사 219개 제품에 대해 잠정적인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에서 제조한 발사르탄도 잠정 수입·판매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불순물이 확인됐다며 제품을 회수한 데 따른 것이다. 발견된 불순물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다. 잠정 판매 중지된 제품은 국내에 허가된 혈압약 2690종의 8.1%에 해당된다. 최근 3년간 발사르탄 수입량은 11만6513kg으로 이중 제지앙 화하이에서 제조한 것은 1만3770kg(11.8%)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허가된 동일 성분 약은 총 517개로 대체약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589만 명(2016년 기준)에 달한다. 식약처는 판매중지된 제품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기보다 의사와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갑자기 약을 끊으면 혈압이 갑자기 올라 뇌출혈이 생기거나 다른 부작용이 생길수 있는 만큼 담당 의사와 상의를 해서 확인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219개 제품에 대해 중국산 제품 사용 여부를 현장조사로 확인한 뒤 해당 제품에 대해 회수 등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해당 약품 목록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이 식약처 홈페이지로 몰리면서 8일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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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마신 뒤 사우나는 ‘死우나’

    음주 후 술을 깨기 위해 사우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술을 마신 뒤의 사우나는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팀은 2008∼2015년 사이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숨진 103명의 부검 사례를 분석한 결과 81명의 혈액에서 평균 0.17%로 과도한 수준의 알코올이 검출됐다고 5일 밝혔다. 술에 만취한 상태인 알코올 농도 0.1%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들은 대부분 술자리가 끝난 뒤 3∼6시간 뒤에 사우나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들의 사인으로는 82명(79.6%)이 급성심근경색증을 비롯한 허혈성심질환 등 자연사였다. 나머지 21명 중 13명은 고체온증(9명)과 급성알코올중독(4명) 등 사고사였다. 급성알코올중독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3% 이상일 때를 말한다. 8명은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사우나에서 사망할 당시 자세로는 바로 누운 자세가 50명(48.6%)으로 가장 많았고 엎드린 자세 37명(35.9%), 옆으로 누운 자세 10명(9.7%), 앉은 자세 6명(5.8%)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혈중알코올 농도가 0.08% 이상인 사망자를 분석했을 때 사망 위험은 엎드린 자세가 바로 누운 자세의 11.3배였다. 연구팀은 술을 먹고 자면 호흡 패턴이 달라지는데 엎드려 누우면 호흡이 더 어려워 사망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분석대상자는 모두 사우나룸에서 숨진 경우로 욕조나 탈의실, 샤워장 등에서 숨진 경우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망자의 연령은 26∼86세로 평균나이는 55세였다. 사망자 가운데 남성이 85.4%(88명)로 여성(15명·14.6%)보다 훨씬 많았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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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병 전염성 강해… 손 자주 씻고 수영장에선 물안경 착용을

    고온다습한 여름철 날씨는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다. 이 시기 수영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 휴가를 다녀온 뒤 눈병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대표적인 눈병은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아데노바이러스가 눈에 침범하면서 생기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증상은 3∼7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 뒤 나타난다. 처음에는 눈이 충혈되고 붓는다. 눈곱이 많이 끼며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게 된다. 눈 속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도 느낄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선 귀밑 림프샘(임파선)이 부어 멍울이 만져지고 누르면 아프기도 하다. 눈에서 피눈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2∼3주 동안 점점 심해지다 차차 회복된다. 한쪽 눈만 감염됐다 하더라도 반대쪽 눈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 대개 합병증은 나타나지 않으나 어린아이는 면역력이 약해 눈병을 심하게 앓을 수 있다. 각막 표면의 상피세포가 손상돼 각막(검은자위)에 혼탁이 남기도 한다. 시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도 여름철 걸리기 쉬운 눈병 중 하나다. 1969년 미국의 달착륙선 아폴로 11호가 발사되던 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엔테로바이러스 등이 원인으로 흰자위에 출혈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눈곱과 이물감 등 감염 뒤 증상은 유행성 각결막염과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잠복기가 4∼48시간으로 더 짧고 회복도 빠르다. 4명 중 1명은 열이 나거나 무력감, 전신 근육통 증세를 경험하기도 한다.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염은 대개 몸의 면역기능으로 자연 치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2차 세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쓰거나 염증을 가라앉힐 목적으로 소염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예방 차원에서 물놀이 전에 항생제 안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행성 각결막염과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환자가 만진 물건 등 접촉을 통해 옮는 경우가 많은 만큼 예방을 위해선 자주 손을 씻어야 한다. 환자가 사용한 수건이나 세면기를 같이 써도 안 된다. 수영장에서는 물안경을 쓰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수나 을지대병원 안과 교수는 “수영 뒤 깨끗한 식염수로 눈을 가볍게 씻어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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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평등 구현에 기여”… 양성평등 유공자 63명 훈-포장

    여성인권 향상과 성평등 구현에 기여한 활동가 63명이 양성평등 진흥 유공자로서 표창을 받는다. 여성가족부는 제23회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5일 열고 여성노동자 교육과 권익향상에 기여한 박순희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지도위원(사진)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한다. 국민훈장 목련장에는 김주숙 (사)살기좋은우리구만들기 여성회 명예회장과 김상경 (주)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이 선정됐다.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출신인 김 명예회장은 여성회를 만들어 여성 사회교육과 복지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1970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은행에 입사해 한국 최초의 여성 외환달러로 일한 김 원장은 2003년 여성금융인네트워크를 설립했다. 김영옥 (사)고향을생각하는주부들의 모임 중앙회장은 국민포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20년간 미디어의 성차별을 모니터링하고 미디어교육을 실시한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를 포함해 단체 3곳과 6명의 개인에게는 대통령 표창이 돌아간다. 국무총리 표창은 개인 6명과 단체 3곳에 수여된다.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 성평등 확장에 앞장서는 남성들의 모임 ‘성평등보이스’ 멤버로 활동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등 개인 27명과 공무원 10명, 단체 4곳은 장관 표창을 받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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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땐 초미세먼지 ‘나쁨’의 최대 83배 흡입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던 직장인이 회사 건물로 들어가기 전 흡연구역에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겠다며 마스크까지 쓴 이 직장인의 흡연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담배는 미세먼지 덩어리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실제 흡연 시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기 부천에 있는 대기환경측정업체 APM엔지니어링에서 직접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하루 5개비만 피워도… 실험에는 타르 3mg, 니코틴 0.3mg인 담배를 사용했다. 흡연자는 담배를 피울 때 입으로 직접 연기를 빨아들이는 동시에 담배에서 나온 연기를 호흡할 때 마시게 된다. 실험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두 개의 별도 관에서 연기를 포집해 미세먼지 양을 합산했다. 실험을 맡은 김정호 박사는 “평소 담배를 피우는 상황과 똑같이 연출하기 위해 열린 공간에서 실험을 진행했고, 사람이 호흡할 때처럼 연기 흡입구멍을 주기적으로 열고 닫았다”고 말했다. 담배에 불을 붙이자 담배와 연결된 투명한 관에 희뿌연 담배연기가 가득 찼다. ‘123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2048μg…’ 측정기에 표시된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점점 오르더니 3000μg까지 치솟았다. 담배를 피울 때 실시간으로 나오는 초미세먼지의 순간 최대 배출량이 3000μg에 이른다는 얘기다. 이는 실외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기준(m³당 36μg 이상)의 83배에 이르는 수치다. 학계에선 통상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울 때 초미세먼지 총 배출량이 1만2000μg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5개비만 피워도 6만 μg의 초미세먼지를 흡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성인 남녀가 하루 평균 들이마시는 호흡량은 각각 15.7m³와 12.8m³이다. 이들이 한 달 내내 100μg에 이르는 초고농도 초미세먼지를 들이마신다고 가정해도 남자는 4만7100μg, 여자는 3만8400μg을 흡입하게 된다. 담배 5개비로 흡입하는 양보다 적다.○ 담배 피우고 마스크를 쓴다면? 흡연 시 발생한 미세먼지는 흡연자의 폐 속에 남아 있다가 다시 밖으로 배출된다. 이기영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흡연 시 실내 공기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m³당 712μg이었다. 반면 흡연 5분 뒤 흡연자의 날숨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781μg에 달해 공기 중 미세먼지보다 더 높았다. 흡연 시 바로 마스크를 쓰면 이를 고스란히 다시 들이마시는 셈이다. 또 흡연자와 흡연 직후 가까이에서 대화하는 것만으로 ‘간접흡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흡연 시 다량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은 흡연이 기본적으로 물질을 태우는 연소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기영 교수는 “고온에서 연소되면 이산화탄소 같은 작은 알갱이로 산화되는데 담배는 비교적 저온에서 연소되기 때문에 다량의 고분자물질(미세먼지)을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흡연 시 미세먼지는 어마어마한 양 못지않게 크기와 구성도 문제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담배 미세먼지는 대부분 PM1.0 크기(입자의 크기가 1μm 이하인 먼지)로 초미세먼지보다 작아 인체 더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 중 미세먼지 안에는 해로운 물질과 해롭지 않은 물질이 섞여 있지만 4000여 개의 화학물질로 이뤄진 담배 미세먼지는 그야말로 발암물질 덩어리”라고 경고했다.○ 전자담배는 괜찮나? 본보 실험 결과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최대 m³당 3000μg으로 일반 담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각종 독성물질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나온 것도 있었다. 니코틴의 경우 전자담배가 350ppb(1ppb는 1000분의 1ppm)로, 일반 담배(50ppb)보다 높았다. 아세트알데하이드도 전자담배는 6000ppb, 일반 담배는 5000ppb로 측정됐다. 톨루엔은 일반 담배가 60ppb인 반면 전자담배가 180ppb였다. 다만 벤젠은 일반 담배가 35ppb, 전자담배가 2.5ppb였다. 김정호 박사는 “정밀한 수치는 실험 환경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자담배라고 해서 독성물질이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하경 기자}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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