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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의 ‘블라인드 채용’을 지시하면서 법제화가 가능한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간 부문의 블라인드 채용까지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은 국회가 먼저 추진했지만 경영계의 반발로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22일 고용노동부와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고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사측이 구직자의 키 체중 등 신체적 정보와 이와 관련한 사진을 요구할 수 없도록 했다. 이와 함께 출신 지역과 종교, 혼인 여부, 재산 규모, 부모 등 가족의 학력, 직업, 재산 정보를 요구하는 행위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어기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민간 부문까지 동일하게 강제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최소한 지원자의 학력 정도는 기업이 알아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돼 최종안에서 ‘학력’이 빠졌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균등 처우를 보장한 현행 근로기준법 6조도 성(性)과 국적, 신앙,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학력은 빠져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건설노조가 총파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전국건설노조)이 노사합의로 산별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건설업계 노사가 산별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과 서울경인전문건설협의회 소속 56개 회원사 전문건설업체들은 23일 단체협약을 체결한다고 22일 밝혔다. 단체협약에는 △노사가 산업재해 예방에 적극 노력 △내국인 일자리 창출 △건설업계 병폐 축소 △산업경쟁력 강화와 근로자 복지를 위한 정책 발굴 등 건설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건설 분야 노사를 대표하는 단체가 건설근로자 근무환경과 임금과 관련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양대 노총 산하 건설노조와 전문건설업체들이 주도한 이번 산별교섭은 3월부터 시작돼 수차례 진행해왔다. 하지만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민노총 건설노조는 상대 업체들을 교섭 의무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에 제소한 뒤 21일에는 총파업을 선언하고 서울 도심에서 6000여 명이 참여한 집회를 진행하는 등 대대적인 투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건설노조는 민노총이 30일 예고한 사회적 총파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노총 전국건설노조는 업체 측과 교섭을 이어간 끝에 최종 합의를 도출했다. 이 노조의 조합원은 약 2만 명이며 주로 중소전문건설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전국건설노조 관계자는 “교섭 과정에서 견해 차이를 인정하고 대립보다는 상생을 선택하기로 했다”며 “최초 시작되는 노사관계이다보니 서로 크게 양보하고 먼저 틀부터 만든 뒤 신뢰를 쌓아 가보자는데 노사가 뜻을 같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새 정부 출범 50여 일 만에 ‘사회적 총파업’을 추진해 이 파업의 개념은 무엇인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정 교섭 통로가 활짝 열린 상황에서 또다시 파업으로 개혁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구태의연하다고 비판했다. 민노총이 만든 사회적 총파업이란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등 노조로 조직되지 않은 소외계층의 투쟁을 민노총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촛불 민심이 정권 교체를 넘어 사회적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민노총이 앞장서 이들의 투쟁을 조직해보겠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민노총 산하 16개 산별연맹 가운데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거의 없다. 파업을 결의한 공공비정규직노조도 학교 비정규직 노조다. 정부 관계자는 “전면 총파업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민노총은 다만 미조직 비정규직 근로자가 스스로 파업을 결의하고 30일 집회에 나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기존 정규직 중심 파업을 지양하고, 소외계층과의 연대 투쟁으로 지지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민노총이 이렇게 ‘파업 아닌 파업’을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 출범 초기 ‘대(對)정부 압박’을 통한 정치력 확보가 목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미 개혁을 위한 노정교섭 창구를 다양하게 열어 놓았음에도 정부를 더 압박해 정치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경제 사회 문제 논의에서 더 이상 ‘들러리’가 아니라 ‘실행자’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돼 있다. 하지만 새 정부에서 노정교섭은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21일 대통령 주재 첫 회의에도 참석했다. 민노총이 굳이 파업이라는 수단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대화와 교섭을 통해 정치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이 때문에 ‘파업 프레임’으로 정부를 압박하는 행태를 민노총이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조합 역량의 근거는 국민 신뢰지만 민노총은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민노총이 단숨에 다 얻어내야 한다는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호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노동계에 “적어도 1년 정도는 시간을 주면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의 즉각적인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며 하투(夏鬪)에 돌입한 상황에서 노동계에 양보를 요청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이날 일자리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노동계 대표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노조와 재계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현직 대통령이 노사를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18년 만이다.○ “노동계, 지난 두 정부서 워낙 억눌려”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이날 일자리위원회 첫 회의는 묘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최종진 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만나자 반갑게 악수를 하면서도 “친(親)노동계인 이런 대통령이 어딨어요”라고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너무 강경하게 정부를 몰아붙이지 말라는 뉘앙스로 들린다. 최 부위원장은 정장 차림의 다른 참석자와 달리 작업복 조끼에 ‘만 원 NOW’라고 적힌 배지를 달았다. 내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해 달라는 요구를 담은 배지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3년 내에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노조와 재계 대표 등 일자리위 민간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에서도 먼저 “일자리 파이팅 한번 할까요”라고 제안하며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회의가 시작되자 문 대통령은 “노동계에 특별히 당부 말씀을 드린다”며 “노동계는 지난 두 정부에서 워낙 억눌려 왔기 때문에 새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내용이 엄청나게 많을 테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다르다. 경영계와 마찬가지로 국정의 주요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등이 20일부터 내국인 건설노동자 고용대책을 요구하며 집회에 나선 데다 민노총이 30일 사회적 총파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1년간의 유예기간’을 부탁한 것이다. 민노총의 집회를 놓고 일각에선 대선 과정에서의 지지를 이유로 새 정부에 청구서를 내민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노동계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 금속노조는 정규직 노동자와 사측이 절반씩 출연해 사회연대기금 또는 일자리연대기금을 조성해서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일자리 문제에 사용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감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모두 이겼을 때 생길 수 있는 돈을 기준으로 삼아 노조가 기금을 제안한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자칫 문 대통령의 발언이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총 “일자리 창출 기업가 포상을”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각을 세웠던 재계를 향해서도 우호적인 발언으로 ‘해빙(解氷)’ 분위기를 유도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친노동이기도 하지만 또 친경영, 친기업이기도 하다”라며 “좋은 일자리 만드는 역할을 해준다면 제가 언제든지 업어드리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기업인을 업어주겠다”는 표현은 박근혜 정부 임기 초 화제가 됐던 표현이다. 경제민주화를 앞세웠던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초 대기업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가 2013년 7월 이후 기업 친화 분위기로 전환하며 “투자를 하는 분들은 업고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만금을 방문해 투자기업 대표를 실제로 업어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업어주겠다”는 표현을 쓴 것은 기업 ‘기 살리기’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달라는 당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득권 계층의 양보, 노동시장 개혁, 공정한 임금체계 개편 등이 필요하다”며 “(일자리 창출은) 경영자의 사회적 사명이다. 일자리 창출 기업가를 포상해 달라”고 화답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으로부터 일자리 정책 추진 현황과 전략 등을 보고받고 노사단체 대표와 직능단체 대표 등 민간위원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이건혁·유성열 기자}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6월의 기능한국인에 박상규 공간미술 대표(51·사진)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대표는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등 1만여 점의 금속 조형물을 제작해 온 숙련 기술인이다. 그는 가정환경이 어려운 탓에 일찌감치 취업을 결심하고 순천공고에서 주물 기술을 익혔다. 졸업 후 한 대기업에 스카우트되기도 했지만 능력을 마음껏 펼치기는 어려운 곳이라는 생각에 사직서를 냈다. 이후 사촌형과 함께 만든 회사에서 기술을 연마하다 2000년 자본금 300만 원으로 지금의 공간미술을 창업하고 명성을 떨쳐나갔다. 박 대표의 대표 작품으로는 세종대왕 동상을 비롯해 △측우기 및 해시계 모형 △국회의장석 무궁화 모양 상징 △완도 장보고 동상 △김천 청동 다리 조형물 등 1만 점이 넘는다. 영국 벨파스트 항구의 해마상 등 동상 50여 점을 해외에 수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우리 청년들이 대기업에만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택한 분야에서 재미를 느끼며 뚝심을 갖고 매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해 1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9·15 노사정(勞使政) 대타협 파기를 선언한 이후 1년 5개월 만에 노동계와 정부의 직접 교섭(노정교섭)이 재개됐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한국노총은 20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첫 공식 간담회를 열었다.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머리를 맞대고 함께하면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면서도 “구색 맞추기에 필요한 장식물 정도로 여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부위원장은 “노동계와의 소통을 위해 태스크포스(TF) 설치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4대 지침’의 즉각 폐기와 함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법내노조화 등을 최우선 과제로 요구했다. 일자리위는 2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도 첫 공식 간담회를 연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현 정부가 노동계와의 교섭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사회적 총파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노총은 28일부터 다음 달 8일을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선언하고 30일 서울에서 수만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노총이 앞세운 사회적 총파업이란 아르바이트생 등 노조로 조직되지 않은 비정규직, 청년, 특수고용직,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민노총이 이를 지원하는 형태다. 복역 중인 한상균 위원장은 민노총 홈페이지에 게재한 옥중서신을 통해 사회적 총파업을 독려하고 나섰다. 그는 “정경유착의 공범 재벌, 개혁의 대상 권력기관과 기득권 집단이 코너에 몰려 있는 지금이야말로 칭기즈칸의 속도전으로 개혁을 밀어붙일 적기”라며 “문재인 정부는 기득권 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책임 있는 조치를 하라는 것이 6·30 사회적 총파업의 요구이고 구호”라고 밝혔다. 또 “일부의 우려처럼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을 위한 강력한 동력”이라고 썼다.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원 6000여 명은 20일 오후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집회를 연 뒤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1박 2일 집회를 시작했고, 24일 서울에서 열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집회 주최 측인 ‘사드 한국 배치 저지 전국행동’은 주한 미국대사관을 에워싸는 띠잇기 행진을 예고했다. 또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선 공공비정규직노조의 ‘임단협 승리 총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총파업을 했던 화물연대는 다음 달 1일 결의대회를 열고 노동3권 보장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동계에서는 사회적 총파업이란 형식이 알려지지 않은 데다가 파업에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라 사회적 총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민노총이 또다시 강경투쟁을 내세운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노동계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새 정부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양대 노총을 모두 참여시키고, 23일에는 민노총과의 공식 간담회도 마련하는 등 노정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총파업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성열 ryu@donga.com·김배중 기자}

노동계 위원들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본격화됐다. 정부 공약대로 2020년까지 시급 1만 원을 달성하려면 연평균 15.6% 이상 올려야 하지만 경영계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대폭 인상을 밀어붙일 경우 최저임금위의 독립성 훼손 논란도 수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고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부 교수(60·사진)를 10대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등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어 위원장은 한국노동경제학회장 등을 지낸 노동 전문가다. 최저임금위는 수도권 중소기업 두 곳을 방문해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 인상률을 도출하기 위한 별도의 전문위원회도 가동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논의 일정도 마련했다. 22일부터 법정 시한인 29일까지는 수시로 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할 계획이다. 올해 열린 두 차례 전원회의에서 전원 불참했던 근로자 위원들이 복귀함에 따라 이날이 사실상 첫 회의였다. 근로자 위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내년부터 즉각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새 정부의 태도 변화는 다행이지만 불공정 구조가 변한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 논의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며 “3년 후가 아니라 내년부터 즉시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부터 1만 원이 되려면 올해(시급 6470원)보다 무려 54.5%를 인상해야 해 사용자와 공익위원들은 물론이고 정부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정부 내부적으로는 내년은 일단 15.6% 이상 인상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이 역시 너무 급격하다며 인상률을 낮추거나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경영계의 반발을 무시하고 대폭 인상을 추진한다면 최저임금위의 독립성 훼손 논란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가 심의하고 의결한다. 정부는 최저임금위에 특별위원으로 출석해 발언은 할 수 있지만 의결권은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한 것 자체가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계의 한 관계자는 “공익위원 대다수가 국립대나 국책연구기관 소속이라 정부가 (급격한 인상을) 밀어붙이면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며 “정치적 필요성으로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한다면 국가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최대 70만 명으로 추산되는 가사서비스 종사자에게 근로자 지위를 부여해 4대 보험과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정책이 마련된다. 정부 여당은 현재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가사서비스 시장을 양성화하고 가사근로를 공식화하는 특별법을 당정협의를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서 의원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국제 가사노동의 날’인 16일 국회에 법률안을 제출한다. 법률안에 따르면 가사도우미는 서비스 제공 기관(일종의 파견업체)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가정은 제공 기관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도우미를 파견받을 수 있게 된다. 가정이 서비스의 대가로 제공 기관에 수수료를 지급하면 도우미 임금은 제공 기관이 지급한다. 도우미는 근로자로 인정받아 4대 보험과 최저임금 등 노동법이 보장하는 근로조건을 보장받는다. 최근 맞벌이 가정이 급증함에 따라 가사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면서 비영리단체는 물론이고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사도우미를 알선하는 직업소개소가 대부분 영세해 서비스 질과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대부분 현금 거래여서 사실상 ‘지하경제’로 분류되고 정확한 시장 규모나 고용 규모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 특히 현재 34만여 명(산후조리 등 ‘돌봄 도우미’까지 넓히면 50만∼70만 명)으로 추산되는 가사도우미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등 ‘그림자 노동자’로 불릴 정도로 근로조건이 열악하다.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사도우미의 28.7% 정도가 임금 체불을 당했고 14만여 명만 사회보험에 가입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사근로를 양성화하고, 가사서비스를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면 경력단절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당정은 기대하고 있다. 또 가사서비스의 질을 높이면 여성의 가사 부담이 줄어 출산율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당정의 계산이다. 실제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핀란드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가사근로를 법제화해 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을 높이고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다만 당정은 법이 통과되더라도 직업소개소를 통한 가사근로자 알선을 금지하지는 않기로 했다. 가정에서 조선족 등 외국인을 직접 채용하는 것도 계속 허용된다. 가사근로 양성화를 이유로 바로 금지하면 이용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더 음성화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4대 보험료 등으로 가사서비스 이용료가 상승할 수 있고 서비스 제공 기관이 일종의 파견업체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당정은 서비스 제공 기관에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영리업체보다는 비영리기관을 집중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또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기관만 가사근로자를 고용하고 파견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서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방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법안을 만들었고, 많은 의원이 동참할 뜻을 밝혔다”며 “가사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서비스의 질 제고는 물론이고 일·가정 양립과 일자리 창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면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양대 노총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었던 최저임금 논의가 15일부터 본격화된다. 13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노총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3차 전원회의에 참석하겠다고 최임위에 통보했다. 민노총은 8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참여를 결정하면서 최임위 복귀 여부는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에게 위임한 바 있다. 민노총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함께 13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를 만나 간담회를 가진 뒤 이같이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양대 노총은 △가구 생계비의 최저임금 기준화 △공익위원 위촉 방식 개선 △최저임금 위반 감독 처벌 강화 등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14일 상임집행위원회를 열어 최임위 복귀 결정 이유와 협상전략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양대 노총은 지난해 최저임금 논의에서 시급 1만 원으로의 즉각 인상을 줄곧 요구했지만 최임위 공익위원들이 시급 6470원을 전격적으로 표결에 부치자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근로자 위원직을 사퇴했고, 올해 두 차례 열린 전원회의에도 모두 불참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에 이어 민노총도 최임위 복귀를 결정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는 15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임위는 이날 위원장을 선출하고 향후 논의 일정 등을 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당장 내년부터 시급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고,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공익위원들까지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협상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처럼 법정 시한(6월 29일)을 넘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특히 정부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공약한 것에 대해 일부 공익위원과 사용자 위원들의 불만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한 것 자체가 최임위의 독립성을 보장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행위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노사 양측을 잘 중재해 최선의 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 장차관은 각각 측근 학자와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장관은 일자리 창출과 근로시간 단축 등 큰 현안을 풀기 위해 노동계와의 교섭 및 사회적 타협 도출에 주력하고 차관은 실무에 집중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대엽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사회학계에서는 드물게 국내 박사(고려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교수가 됐다. 초기에는 시민사회운동 연구에 집중했고 2003년부터 고려대 노동대학원 노동복지정책학과 주임교수를 맡아 노동과 복지로 연구 영역을 넓혔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정치와 거리를 뒀지만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담쟁이 포럼’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대선 패배 직후 정책 자문그룹 ‘심천회’(心天會·정도전 어록 중 마음이 묻고 하늘이 답한다는 뜻의 ‘심문천답’에서 따온 말) 결성을 주도했고, 심천회가 ‘정책공간 국민성장’으로 확대되자 부소장을 맡아 공약 개발을 총괄했다. 심천회라는 이름도 조 후보자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부터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을 지내며 노동계 네트워크도 꾸준히 쌓아왔다. 평소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성기 차관은 철도고와 건국대를 나와 서울신탁은행을 다니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공공노사정책관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등을 거쳤다. ▽조대엽 고용부 장관 후보자 △경북 안동(57) △안동고 △고려대 사회학과(학사 석사 박사)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사회학회 부회장 △한국비교사회학회 회장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정책공간 국민성장 부소장 ▽이성기 차관(사진) △부산(59) △철도고 △건국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32회 △노동부 국제협력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한국기술교육대 특임교수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불참 중인 최저임금위원회 복귀 여부 역시 위원장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해 다음 주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노총은 8일 서울 중구 본부 대회의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일자리위 참여를 의결했다. 민노총은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동적폐 청산과 촛불개혁 요구를 실현하고 더 많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총이 정부의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하는 건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지 18년 만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이어 민노총도 일자리위 참여를 결정한 만큼 일자리위가 1일 내놓은 ‘100일 계획’ 논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노총 내부에서는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지만 일자리위가 비정규직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방침을 밝히고,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이 직접 설득에 나서자 일단 참여해 보자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노총은 “노정교섭 정례화와 관련된 명확한 입장과 실행 계획을 빠른 시일 내에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며 논의 방향에 따른 탈퇴 가능성도 열어 놨다. 민노총은 또 최임위 복귀 여부를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최임위 복귀를 이미 결정한 한국노총에 이어 민노총도 검토하고 나서면서 15일로 예정된 전원회의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대 노총 최임위 위원들은 다음 주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최저임금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확인한 뒤 복귀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최 직무대행이 우 원내대표와의 대화 결과에 따라 불참을 결정할 수도 있어 당분간은 한국노총만 최임위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청년들은 왜 중소기업에 가지 않으려 할까. 정말로 중소기업의 임금과 복리후생 수준이 낮아서? 아니면 다른 이유가 또 있는 것일까.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2017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강순희 경기대 교수(직업학)와 안준기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대졸자들은 왜 중소기업을 기피하는가?’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2014년 대학을 졸업해 취업한 청년들이 어떤 특성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취업하게 됐는지 경로를 추적, 비교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분석에 따르면 일단 중소기업을 다니는 청년의 대기업 대비 상대임금은 79.8%로 전체 중소기업(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재직 근로자의 51.3%보다 격차가 작았다. 임금과 소득 격차는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유의미한 요소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복리후생 제도와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평판, 직무 관련 교육훈련, 근무 환경 등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유의미한 요소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복리후생 제도와 교육훈련 기회의 확대, 근무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경 평택대 교수(교양학)는 ‘대졸자 취업에 미치는 변인의 영향력 변화 분석’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가 2005∼2014년 10년간 대졸자 취업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성별이나 나이 전공 학점 어학연수 등 개인 요소가 대학 요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설립 형태나 유형, 소재지, 전공 계열보다는 개인이 얼마나 충실하게 취업을 준비했는지가 취업과 소득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어학연수 경험이나 자격증 취득 여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김세움, 오선정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학 재학 중 근로와 노동시장 성과’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대학 재학생의 아르바이트 등 근로활동이 졸업 후 취업과 임금 수준, 근로 형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재학 중 근로를 경험한 졸업자들의 취업 확률은 그렇지 않은 졸업자보다 5∼8%포인트 높게 나왔다. 반면 일자리의 질을 나타내는 임금 수준이나 고용 형태 등에 대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대학 재학 중 일 경험 제공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시행되면 취업률 상승과 고용의 양을 늘리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며 “본인이 희망하거나 실제 취업 가능성이 있는 직종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하면 고용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모 씨(28)는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토익과 학점 등의 스펙을 착실히 갖췄지만 인문학 전공자라 지원할 수 있는 기업과 직무가 한정적이고 대학 재학 중 제대로 된 직업교육이나 훈련을 받지도 못한 탓이다. 중소기업을 노려보자니 제대로 된 기업정보를 얻기도 어렵다. 이 씨는 “학교의 취업상담도 막상 들어보면 그저 열심히 하라는 얘기뿐”이라며 “열심히가 아니라 잘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와 같은 청년을 위해 고용노동부는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를 운영하고 있다. 고교나 대학 졸업예정자 또는 고졸, 대졸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진로 설정부터 실제 취업 알선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청년구직수당이 신설되면서 취성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취성패의 모든 것을 Q&A 형식으로 알아봤다.Q. 청년 구직자다. 취성패는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A. 일단 취성패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하고 지원자격을 확인한 뒤 인터넷으로 자가진단을 받아야 한다. 취업 의욕은 어느 정도인지, 직무 능력은 어떻게 갖췄는지를 진단받으면 6개 유형 중 하나로 분류되고, 그에 맞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맞춤형으로 시작된다. 홈페이지의 ‘참여 방법’ 메뉴를 누르면 각 지역 운영기관도 검색할 수 있다. 본인이 거주하는 곳과 가까운 운영기관을 확인한 뒤 직접 방문해 참가신청서를 작성해도 된다. 특별히 정해진 시기는 없다.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다.Q. 필요한 서류는 무엇인가. A. 참가신청서를 낸 이후에는 △주민등록등본 1통 △건강보험증 사본 1통 △졸업증명서(또는 재학증명서) 1통 △자가진단설문지(온라인으로 했으면 안 내도 됨) 등을 운영기관에 제출한다. 추가로 필요한 서류는 운영기관이 요구하는 대로 내면 된다. 운영기관은 지원자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7일 이내에 본인에게 최종 결과를 통보한다.Q. 1단계에서도 참여수당이 지급된다는 게 맞나. A. 지원이 확정되면 개인별 취업활동계획(IAP)을 세워야 하는 1단계가 시작된다. 본인의 경험이나 직무 능력을 바탕으로 원하는 직종이나 기업 등을 명확히 해 이후 단계의 ‘나침반’을 만드는 과정이다. 운영기관의 취업컨설턴트도 지원자를 집중 상담하고, 직업심리검사로 기초 자료를 확보한다. 또 집단상담으로 구직활동에 필요한 기술(면접요령, 이력서 작성 등)을 향상시키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도한다. 상담과 검사가 모두 끝난 지원자는 IAP를 꼭 작성해야 한다. IAP를 작성한 지원자는 최대 20만 원까지 참여수당을 받을 수 있다.Q. 구직자가 받을 수 있는 취업서비스를 알고 싶다. A. 2단계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업 지원이 이뤄진다. IAP에서 세운 취업 경로에 따라 실질적 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세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일단 직무경험을 해보고 싶은 지원자는 고용부의 청년취업인턴제와 강소기업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해외취업을 노리는 지원자에게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지원 프로그램(K-MOVE 스쿨 등)이 있다. 직업훈련을 받고 싶은 구직자는 △내일배움카드제 △국가기간전략직종훈련 △청년취업아카데미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창업을 원하는 사람은 중소기업청의 지원 정책을 이용할 수 있다. 고용부 승인 직업훈련에 참여하면 최대 40만 원까지 훈련참여지원수당도 지급된다.Q. 실제 취업 알선도 해준다고 하던데…. A. 마지막 단계인 3단계에서 집중적으로 취업 알선이 진행된다. 1, 2단계 이수 결과를 토대로 지원자에게 맞는 회사를 발굴해 최장 6개월까지 직접 일자리를 알선해준다. 2단계까지 이수 기간이 9개월 이상 걸린 지원자에게는 최장 1년까지 알선 서비스가 제공된다. 지원자가 원하면 운영기관 담당자가 모의면접을 실시한 뒤 면접장까지 동행하는 동행면접도 가능하다.Q.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으로 신설한 청년구직수당은 뭔가. A. 기존에는 3단계 수당이 특별히 없고 일종의 면접비 형태로 1회마다 2만 원, 최대 6만 원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추경 예산 편성을 통해 3단계에서도 월 30만 원씩 3개월간 최대 90만 원의 ‘청년구직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실제 구직활동에 필요한 증명사진 촬영비, 교통비 등으로 쓰면 된다. 정부는 3305억 원이던 취성패 예산을 4655억 원으로 증액했다. 지원 인원도 5만 명 늘려 총 36만6000명에게 참여 기회를 주기로 했다.Q. 참여한 사람 모두에게 수당이 지급되나. A. IAP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단계별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나 직업훈련을 신청해 놓고도 제대로 참여하지 않으면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에게만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부 관계자는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정부가 유도하는 대로만 꾸준히 참여하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질도 높이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취업성공패키지개인별 취업활동계획에 따라 진단·경로 설정→의욕·능력 증진→집중·취업 알선으로 이어지는 통합적인 취업지원 프로그램. 이 과정을 통해 취업에 성공하면 정부가 취업성공수당을 지급함으로써 노동시장 진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목적. 정부는 청년층에게는 구직 단계에서도 수당을 지급하는 쪽으로 확대할 예정.}

“나에게 취업이란, 즐거움의 연장.” 요즘 청년들은 어떤 일터를 원하고 있을까.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이 최근 충남 천안시 호서대에 ‘앵그리보드’를 설치하자 신현욱 씨(25)가 “연봉이 높고 안정적인 직장도 좋지만 이제는 재미있고, 즐거운 곳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한국은 일에 지친 사회다. 한국 근로자의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2015년 기준)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229시간)에 이어 2위다. OECD 평균(1766시간)과 비교하면 한국 근로자는 연간 347시간, 약 43일(하루 8시간 근무 기준)이나 더 일하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근로시간을 연평균 1800시간대로 줄이는 것이 일자리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런 장시간 근로 문화 때문에 선호하는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안정된 신분과 높은 연봉이 보장된다면 장시간 근로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년들에게는 일과 삶의 균형이 일자리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이다. 실제로 YBM한국TOEIC위원회가 지난달 6일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3294명을 대상으로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조건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3.6%(1435명)가 ‘저녁이 있는 삶과 일·생활의 균형’이라고 답했다. ‘연봉’은 25.2%(829명)로 2위에 머물렀고, ‘복지 제도’(17.3%·571명)가 3위였으며 ‘정년 보장’은 7.8%(258명)에 그쳤다. 청년들이 고연봉과 안정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된다는 분석과는 180도 다른 결과인 셈이다. 위원회 측은 “풍요나 타인의 시선보다는 삶의 질과 행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청년 일자리 어떻게… 3부 ‘노오력의 귀환’ 시작합니다 ▼《 온종일 도서관에서 스펙을 쌓는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티슈 인턴’임을 예감함에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원서를 넣는다. 오늘도 청년들은 ‘노오력의 배신’(1부)을 겪는다. “노력의 방향과 방법이라도 알려 달라”는 청년들의 요구에 ‘취업 내비게이션’(2부)도 가동했다. 이젠 취준생 개인을 넘어 기업과 노동시장, 나아가 우리 사회가 어떤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활성화할 것인지, 청년들의 요구가 정치와 정책에 어떻게 반영돼야 하는지를 5회에 걸쳐 알아본다. 그들의 노력을 헛되게 만들지 않고 사회 안으로 온전히 ‘귀환’(3부)시키기 위해서다. 첫 번째로 청년이 진짜 원하는 일자리를 탐험했다. 새 정부의 일자리 만들기에 시사점이 되길 바란다. 》 2017년 대한민국은 근심이 있다. 청년들이 꿈꿨던 보물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함)이 사라진 것. 보물을 잃은 청년들은 고시원과 빌딩 숲에서 시름시름 앓고 있다. 이제는 그런 보물이 정말 있는지조차 다들 의심하는데…. 서울에서 464km 떨어진 섬 제주가 고용률 70%를 돌파하며 워라밸을 만들었고 청년들이 이를 발견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워라밸이 정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주로 갔다.○ 서울 토박이가 제주로 온 이유 지난달 3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 두꺼운 철문이 양쪽으로 열리자 분수가 쉼 없이 물을 뿜었다. 넓게 펼쳐진 정원은 야자수로 가득했다. 흡사 남태평양 리조트 같은 이곳은 250만 m²의 부지에 외국인 카지노와 테마파크까지 건설 중인 복합리조트다. 투입된 자본만 외국 자본까지 합해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제주의 ‘대기업’이기도 하다. “직원의 30% 정도가 외국인이고, 영어와 중국어로 처리할 업무가 많은 편이에요.” 인사팀 사원 김철규 씨(25)가 사무실 게시판에 걸린 각종 외국어 문서를 보여주며 말했다. 서울 토박이인 김 씨는 제주에 연고가 없다. 하지만 전공을 살릴 수 있고 매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외국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그는 “또래인 동료가 많아 주말에 축구도 같이 하면서 친구를 많이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도 직장이고, 조직 생활인데 힘든 점은 없을까. “스트레스가 없진 않죠. 그래도 창밖을 내다볼 때마다 가슴이 뻥 뚫려요.” 막상 살아보니 제주 생활은 정말로 심심할 틈이 없다. 주말이면 근처 오름을 오르고 바다낚시도 간다. 서울 친구들이 그리우면 훌쩍 비행기를 탄다. 제주에 워라밸이 출몰했다는 첩보에 신빙성을 더했다. 그러나 표본이 더 필요했다.○ 디지털 노마드로 일한다 야트막한 돌담이 펼쳐진 서귀포시 월평동의 한 마을.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걸으니 서핑보드 두 대가 세워져 있는 건물이 나왔다. 두 번째로 발견한 워라밸의 흔적이다. 이곳에서 콘텐츠업체 ‘카일루아’를 운영하는 소준의 대표(31)가 반바지 차림으로 나왔다. 서핑을 즐기는 탓인지 까맣게 그을린 피부에 털이 보송보송한 강아지 세 마리와 함께였다. “카일루아는 ‘두 개의 해류가 만나는 곳’이란 뜻이에요. 다양한 능력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재밌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카일루아는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제주도 여행 코스를 짜주는 콘텐츠 정보기술(IT) 회사다. 힐링을 선호하는 사람에겐 ‘고요한 나 혼자 여행’ 일정을, 연인과 함께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에겐 ‘레포츠 중심 커플 여행’ 일정을 짜주는 식이다. 소 대표를 포함해 청년 5명이 근무하는데 제주 토박이 1명을 빼면 모두 육지 출신이다. 전공은 컴퓨터공학 독어독문 불어불문 신소재공학 등 다양하다. 카일루아는 사무실과 근무시간이 없다. 일하고 싶을 때 원하는 곳에서 일한다. 중문해변에서 일하거나 침대에 누워서 일하기도 한다. 윤정욱 씨(28)는 “오전 10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11시쯤 일어난다”며 “이전 직장의 스트레스가 8∼9점이면 여기는 1∼2점”이라고 말했다. 카일루아는 ‘디지털 노마드’(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일하는 문화)를 지향한다. 직원들은 최근 소 대표를 따라 서핑을 배우기 시작했다.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일하면서 서핑까지 할 수 있다니. 제주로 온 청년들의 가슴엔 분명 워라밸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제 쐐기를 박기 위해 마지막 청년들을 찾아 나섰다.○ 하루가 있는 삶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의 ‘단추스테이’. 노남경(40) 김세정 씨(36) 부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다. 대문 안쪽으로 들어가자 부부가 막 수확한 양파를 담아둔 박스가 보였다. 그림으로 장식된 건물 외벽에는 부부의 손길이 물씬 묻어났다. “금잔화가 밤에는 꽃망울을 오므렸다가 낮에 활짝 피는 걸 여기 와서야 알았어요.” 부부는 6년 전 제주에 정착했다. 그전에 남편은 재무설계회사, 아내는 공익재단에서 일했다. 직장생활이 크게 불만스럽지는 않았지만 사람 냄새 나는 삶을 위해 고민 끝에 제주행을 결심했다. 정부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했다. 중소기업청의 ‘나 사장 프로젝트’를 통해 1000만 원을 지원받았고 직업훈련사업으로 바리스타와 양식조리사 자격증을 땄다. 건물은 폐가를 보수하는 조건으로 무상 임차했고 인테리어는 직접 했다. 게스트하우스 이름은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 재료를 십시일반 모아 수프를 만들어 나눠 먹었다는 동화책 ‘단추수프’에서 따왔다. 조용하고 주인 부부의 인심이 따뜻한 곳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5년간 다녀간 손님만 총 3000여 명. 서울에 있을 때보다 소득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돈 쓸 데는 더 많이 줄어 부족하지는 않다. 부부는 방문한 손님의 이름으로 유니세프에 모기장을 기부하고 있다. 물론 제주 생활이 마냥 편한 건 아니다. 아이가 생기니 병원이 부족한 게 제일 힘들다. 숙박업소가 우후죽순 생겨나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래도 노 씨는 “어려운 점도 있지만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하루가 있는 삶’이라 즐겁다”고 말했다. 회사원부터 창업가까지 다양한 청년이 모인 제주는 그야말로 워라밸의 보고(寶庫)였다. 도시 한복판 고시원과 빌딩 숲에 갇힌 청년들도 워라밸을 하나씩 품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탐사보고서를 쓰기 위해 서울행 비행기를 탔다.제주·서귀포=최지선 aurinko@donga.com / 유성열 기자}
정부가 민간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필요 이상 과다하게 고용하는 대기업(300명 이상)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시·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 고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대통령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는 1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했다. 일자리위는 8월 중 △비정규직 과다 고용 대기업 고용부담금 부과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상시·지속 업무와 생명·안전 업무 정규직 고용 의무화) △동일 가치 노동에 동일 임금 등을 담은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사용 사유 제한으로 정규직을 채용하면 고용부담금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두 제도는 (중복 규제가 아니라) 선택적인 것”이라며 “민간 부문은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고 실태 조사와 사회적 합의, 국회 입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시간 단축(주당 최대 68시간→52시간)은 일단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한 법 개정으로 추진하되 여의치 않으면 행정해석을 폐기하고 강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부위원장은 “행정해석 폐기는 중소기업에 많은 어려움을 준다”며 “경과 규정을 두는 방식으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입법적으로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까지 시급 1만 원으로 올리기로 재확인했다. 다만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 확대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일자리위는 당장 올 하반기 공무원 1만2000명 신규 채용 외에도 △청년구직수당 신설 △청년내일채움공제(중소기업 재직 청년 목돈 마련 지원) 확대 △육아휴직급여 인상(월 통상임금의 40%에서 80%로) △노인 일자리 사업 3만 개 확대 등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5일 발표할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해 국회 통과 즉시 시행할 방침이다. 또 관계부처 합동으로 ‘규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신(新)산업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규제’(최소한의 금지 사항 외에 모두 허용)를 도입하고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유성열 ryu@donga.com·이건혁 기자}

일자리위원회가 1일 발표한 ‘일자리 100일 계획’에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비롯해 세법개정, 금융지원, 민간 참여 독려 등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펼 수 있는 정책들이 총동원됐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100일 계획 공약과 취임 이후 발표한 정책들을 앞으로 3개월간 어떤 식으로 처리해 나갈지를 시기별로 정리한 게 핵심이다. 문제는 정책의 효과다. 일자리위는 100일 계획의 종료 시기를 8월 17일로 못 박고 한 달 단위로 계획을 세우며 속도를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 국회가 추경 편성안을 통과시킬지부터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 부과 등을 둘러싼 재계 등의 반발도 변수다.○ 추경 확보로 ‘100일 플랜’ 시작 일자리위는 크게 하반기 즉각 시행할 사업과 국회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를 나눴다. 이호승 대통령정책실 일자리기획비서관은 “재원이 필요한 과제들은 추경을 통해 7월부터 추진하고 정부 조치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더 일찍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일 계획의 시작은 대규모 추경이다.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을 정부가 붓겠다는 것이다. 노동법 관련 감시업무를 하는 근로감독관 500명 채용을 포함해 소방과 경찰, 복지, 교육 분야 등 공무원 1만2000명의 선발을 연내 완료한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인원도 3만 명 늘린다. 취업성공패키지(청년 취업 서비스) 3단계와 연계해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청년구직수당을 신설해 돈을 준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장기고용을 돕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대상은 확대한다. 현재 통상임금의 40% 수준인 육아휴직 급여를 첫 3개월 동안은 통상임금의 80%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추경 재원은 일단 세계잉여금 등을 통해 마련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소득자의 세금 부담을 늘려서 채워나갈 방침이다.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중부담 중복지 국가를 위해서는 능력 있는 고소득자, 대기업 부담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예산사업에는 ‘고용영향평가’를 실시한다. 해당 사업이 얼마나 일자리를 늘리는지를 수치화해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실시되고 있지만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세법개정 등 국회 처리가 필요한 사안은 7, 8월에 처리한다. 정부는 8월 발표할 세법개정안에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창업 중소기업에 지방세를 깎아 주고 수도권 기업이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면 인원에 비례해 세제 혜택을 많이 주는 방안도 포함된다. 중소기업 및 창업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확대된다. IBK기업은행이 저금리, 이자유예, 무담보신용대출 등 창업금융 3종 세트를 9월 출시하고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창업자금 지원 규모도 당초(1조5300억 원)보다 확대한다. 창업 실패에 대한 위험을 줄여주기 위한 재기지원책은 강화한다. 8월 중으로 중소기업 모태조합 펀드를 활용해 3000억 원 규모 ‘삼세번 재기 지원펀드’ 운영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 민간부문 비정규직 전환은 장기과제 일자리위의 또 다른 핵심 과제는 일자리의 질 개선이다. 이를 위해 일자리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8월 중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마련하고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은 가급적 정규직으로 바꿔줄 방침이다. 민간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동참하도록 △민간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유도(사용사유 제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차별 금지 △비정규직 남용 대기업 부담금 부과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해 시행 시기는 유동적이다. 일자리위 계획대로 상시·지속 업무와 생명·안전 업무에 정규직 고용을 의무화하고 비정규직 남용 대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하려면 관련법을 바꿔야 한다. 이런 경우에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대기업 1곳당 부담금은 7000만∼1억78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세우는 것 역시 법 개정 사항이다. 하지만 경영계의 반발이 예상되고 야당의 협조도 불확실해 실제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고용 경직성이 높아져 신규 채용이 줄고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용섭 부위원장은 “조선업, 건설업, 소프트웨어 업종처럼 비정규직이 불가피한 업종까지 획일적으로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을)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실태조사를 통해 합리적이고 맞춤형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기업에 주는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연장하는 등 세제 지원을 하겠다는 당근도 함께 제시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린다는 공약도 추진한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충격이 우려되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 매출 기준을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우대수수료 혜택을 받는 가맹점이 늘어난다.이건혁 gun@donga.com·유성열 기자}
증가세를 이어온 300인 이상 대기업의 1분기(1~3월) 월평균임금이 올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일용직의 임금은 상용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내놓은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1분기 월평균임금총액은 541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5만3000원)보다 0.7%(3만6000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월평균임금은 362만4000원으로 2.5%(8만9000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임금은 줄고 중소기업은 증가한 것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1분기 임금은 2015년 4.5%, 지난해 5.3% 등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다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2015년 성과가 좋아 지난해 성과급을 많이 지급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와 제조업 경기 침체가 겹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3월 기준 임시·일용직(1년 미만 근로계약을 맺은 비정규직)의 임금은 15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8만8000원) 증가했지만 상용직(1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은 정규직과 비정규직·357만5000원)의 42%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노동력 조사는 농업을 제외한 표본사업체 2만5000여 곳을 대상으로 현원, 빈 일자리수, 입직, 이직, 임금, 근로시간 등을 고용부가 매달 조사해 내놓고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내 근로자의 30% 정도는 최근 6개월간 주 1회 이상 성희롱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서유정 부연구위원과 이진솔 연구원이 29일 내놓은 ‘남녀 근로자 모두 위협하는 직장 성희롱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15개 산업분야 남녀 근로자 3000명(남성 1734명, 여성 1266명) 가운데 최근 6개월간 주 1회 이상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9%(여성은 34.4%, 남성은 25%)였다. 6개월간 경험한 성희롱 횟수는 남성이 평균 6.79회, 여성이 5.79회였다. 특히 전체 평균 피해자 비율은 조작적 피해자가 29%, 주관적 피해자가 8.9%로 나타났다. 조작적 피해자는 13개의 대표적 성희롱 행위 중 최근 6개월간 1건 이상을 경험하고 수치심을 느낀 경우고, 주관적 피해자는 본인 스스로 판단했을 때 1회 이상 성희롱 피해를 당한 경우다. 남성의 경우 조작적 성희롱 피해자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금융·보험업(34.1%)이었고, 여성은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0.0%)이었다. 직장 성희롱의 가해자는 간부·임원(34.6%)이 가장 많았고, 직속 상사(28.4%), 선임 직원(14.8%), 원청 직원(9.0%) 등이 뒤를 이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