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동향]청년들이 중소기업 안가는 이유, 임금 격차 때문 아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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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보원,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

청년들은 왜 중소기업에 가지 않으려 할까. 정말로 중소기업의 임금과 복리후생 수준이 낮아서? 아니면 다른 이유가 또 있는 것일까.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2017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강순희 경기대 교수(직업학)와 안준기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대졸자들은 왜 중소기업을 기피하는가?’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2014년 대학을 졸업해 취업한 청년들이 어떤 특성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취업하게 됐는지 경로를 추적, 비교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분석에 따르면 일단 중소기업을 다니는 청년의 대기업 대비 상대임금은 79.8%로 전체 중소기업(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재직 근로자의 51.3%보다 격차가 작았다. 임금과 소득 격차는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유의미한 요소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복리후생 제도와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평판, 직무 관련 교육훈련, 근무 환경 등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유의미한 요소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복리후생 제도와 교육훈련 기회의 확대, 근무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경 평택대 교수(교양학)는 ‘대졸자 취업에 미치는 변인의 영향력 변화 분석’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가 2005∼2014년 10년간 대졸자 취업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성별이나 나이 전공 학점 어학연수 등 개인 요소가 대학 요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설립 형태나 유형, 소재지, 전공 계열보다는 개인이 얼마나 충실하게 취업을 준비했는지가 취업과 소득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어학연수 경험이나 자격증 취득 여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김세움, 오선정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학 재학 중 근로와 노동시장 성과’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대학 재학생의 아르바이트 등 근로활동이 졸업 후 취업과 임금 수준, 근로 형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재학 중 근로를 경험한 졸업자들의 취업 확률은 그렇지 않은 졸업자보다 5∼8%포인트 높게 나왔다.

반면 일자리의 질을 나타내는 임금 수준이나 고용 형태 등에 대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대학 재학 중 일 경험 제공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시행되면 취업률 상승과 고용의 양을 늘리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며 “본인이 희망하거나 실제 취업 가능성이 있는 직종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하면 고용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중소기업 취업#청년 구직자#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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