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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시장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부흥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스태프의 처우는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흥행의 열매는 스태프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영화산업협력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스태프 598명을 대상으로 임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 1년 평균 소득은 1107만 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수입이 500만 원 이하인 경우는 41.9%로, 5명 가운데 2명꼴이었다. 연간 소득이 100만 원이 되지 않는 사람도 16.3%나 됐다. 스태프 중에서도 분야별 막내의 처우가 가장 열악하다. 막내 스태프의 연간 소득은 416만 원. 영화 시장이 부진했던 2009년에는 274만 원을 받았다. 시장은 호황기를 맞았지만 소득은 142만 원 올랐을 뿐이었다. 2012년 수입을 월 평균 소득으로 환산하면 34만6000원으로, 그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55만3354원에도 훨씬 못 미쳤다. 막내 스태프 바로 위인 3진 스태프는 902만 원을, 그보다 한 단계 위인 2진 스태프는 1073만 원을 받았다. 팀장의 수입은 1472만 원으로, 2009년에 비해 318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2012년 수입을 월 소득으로 환산하면 122만 원으로, 팀장이 돼야 최저임금(95만7000원)을 가까스로 넘을 수 있었다. 가혹한 수준의 임금이지만 제때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응답자의 39.4%는 임금이 체불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체불 사유는 회사 경영상의 이유(49.5%)가 가장 많았고, 고의적으로 주지 않는 경우도 19.3%나 됐다. 이유도 모르고 못 받은 경우(17.9%)도 적지 않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좌표를 잃었다. 8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뮤지컬 ‘태양왕’은 화려한 볼거리를 갖췄지만 평면적인 인물들과 긴장감 떨어지는 이야기 전개로 힘이 빠진 채 표류하고 말았다. ‘태양왕’은 루이14세의 일대기를 그린 프랑스 뮤지컬. 국내 초연작으로 한국에서 상당 부분 재창작됐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와 EMK뮤지컬컴퍼니가 손잡고 올린 작품. EMK뮤지컬컴퍼니는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황태자 루돌프’ 등 오스트리아 뮤지컬을 들여와 연속으로 흥행 홈런을 날린 제작사다. 루이14세 역은 신성록과 안재욱이 함께 맡았으며 루이14세의 연인 프랑소와즈 역은 김소현 윤공주가 발탁됐다. 프리뷰 첫날에는 안재욱과 윤공주가 출연했다. 주인공 루이14세가 권력을 장악한 마자랭 추기경에 맞서 절대 왕정을 구축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하지만 ‘태양왕’에서는 평이한 이야기로 흘러버렸다. 루이14세는 추기경의 사주로 왕을 유혹하는 몽테스팡 부인이 다가오자마자 “위로가 되는군”이라며 곧바로 넘어간다. 국정을 쥐락펴락했던 추기경은 루이14세가 그의 악행을 읊조리며 자결할 것을 명령하자 순순히 독약을 마신다. 왕은 프랑소와즈가 혼잣말로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는 단박에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고뇌 속에 온갖 역경을 극복하며 조금씩 권력을 확보해 나가는 왕은 없었다. 쇼가 강한 원작을 각색해 이야기를 부각시켰지만 집중력 있게 극을 끌고 나가기에는 힘이 부쳤다. 지난해 뇌출혈로 대수술을 받은 안재욱은 수술 후 처음 무대에 선 탓인지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정치를 멀리하고 유희를 즐기는 필립 역(루이14세의 동생)을 맡은 김승대는 “와우”를 연발하며 코믹 연기를 선보였지만 객석에서 웃음은 별로 터져 나오지 않았다. 여성 조연들은 존재감이 있었다. 우현주(안느 대비 역)는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이소정(몽테스팡 부인 역)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빛냈다. 프랑스 뮤지컬의 강점인 음악은 돋보였다. 공연이 끝나자 ‘왕이 되리라’ ‘모두 일어나’ 등을 흥얼거리며 공연장을 나가는 관객이 있을 정도로 멜로디가 귀에 꽂혔다. 봉 위 혹은 공중에서 춤추는 장면이 많이 등장해 볼거리가 풍성했다. 큰 액자 틀 뒤에서 흰 옷을 입은 네 명의 무용수가 공중에서 춤추는 장면은 그림 속 밤하늘에서 천사들이 춤추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4m가 넘는 루이14세의 푸른 망토를 비롯해 360여 벌에 이르는 의상도 화려했다. 6월 1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3만 원. 02-517-6334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한국영화 호황기였던 2005년, 충무로는 이른바 ‘강우석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강우석 감독이 고액 개런티와 지분을 요구하는 배우로 송강호와 최민식의 실명을 거론한 것. 당시 송강호는 총제작비 120억 원 예산의 영화 ‘괴물’에서 개런티 5억 원과 수익의 5%를 받기로 한 사실을 공개했다. 한국 영화가 최대 호황을 맞고 있는 요즘, ‘배우 몸값’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영화 제작사 대표 A 씨는 “‘5+5’(출연료 5억 원과 수익의 5%)는 이미 옛말”이라며 “이제는 ‘7+7’(출연료 7억 원+수익 7%)을 요구해 영화 만들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원톱 주연이 가능한 톱스타의 출연료는 7억 원이 넘는다. 송강호 하정우 이병헌 김윤석 장동건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A 씨는 “일부 톱스타는 흥행 수익 중 극장 몫을 제외한 수익의 7%를 가져가고, 영화가 손익분기점이 넘으면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통상 상영 수익의 55%를 극장이 갖는다. 나머지 45%를 투자배급사와 제작사가 나누게 된다. 1000만 관객이 들면 통상 투자배급사와 제작사 몫의 합은 300억 원 선이다. ‘7+7’을 내세운 톱스타는 300억 원의 7%인 21억 원을 받는다. 여기에 출연료 7억 원과 인센티브가 +α가 된다. 한 편으로 30억 원 이상을 버는 셈이다. 영화 호황이 이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주연 배우 출연료가 올랐다. 류승룡 황정민 정재영 최민식 원빈 차태현 한석규 김수현 현빈은 4억∼6억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태웅 이민호 유아인 이종석 김우빈 송중기는 2억∼3억 원 선. 여배우의 경우 손예진 하지원이 4억∼6억 원, 전도연 전지현 한효주가 3억∼4억 원이다. 톱스타 A는 최근 한 영화에서 10장면 가량 출연하는 대가로 7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제작자 B 씨는 “송강호나 하정우 등 ‘티켓 파워’가 확실한 배우라면 개런티가 아깝진 않다. 문제는 요즘은 검증 안 된 신인급까지 과도한 지분을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작비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톱배우의 수익 대비 출연료 비중은 세계 시장을 겨냥하는 할리우드 못지않다. 미국 연예잡지 배니티 페어에 따르면 톱스타 조니 뎁은 201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출연료로 4000만 달러(약 420억 원)를 받았다. 이 영화의 전 세계 수익은 10억2000만 달러(약 1조710억 원)로, 조니 뎁의 출연료는 영화 수익의 3.9%다. 이에 비해 지난해 913만 관객이 든 ‘관상’의 경우 극장수익은 660억 원. 업계의 전언대로라면 이 영화 주연배우의 출연료와 지분을 합치면 28억 원으로, 전체 수익의 4.24%다. 2005년 당시 한국영화 제작자들은 과도한 출연료와 부당한 지분 요구에 맞서 “앞으로 제작비에서 배우 스태프 등 개런티가 차지하는 비율을 정한 표준제작규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9년이 흐른 지금 표준제작규약은 말조차 나오고 있지 않다. 영화 프로듀서 C 씨는 “톱배우 한 명의 출연료가 높다 보니 제작비에서 전체 배우들 개런티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기도 한다”며 “출연료 비중이 커지면 촬영, 미술 등 기술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화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는 “한국의 1인당 평균 연간 영화 관람 횟수(3.8회)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호황의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출연료의 상승이 제작 부실로 이어지고 흥행작이 사라지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영화사 대표는 “투자자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배우 몸값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규모가 큰 영화일수록 투자가 중요한데, 투자자들은 영화 성격이나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톱스타 캐스팅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토리나 완성도보다 인기 배우의 출연 유무만 따지는 스타 시스템이 문제라는 얘기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호황이 이어지면서 스타가 나오면 무조건 관객이 든다는 인식이 강하다. 스타 시스템은 당장은 효과가 있지만 결국 영화의 상상력과 질을 높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민병선 bluedot@donga.com·손효림 기자}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어쩌다 이렇게 됐느냐. 이제 오지 않겠다.” 일본 유명 연극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 씨(75)는 지난해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 참석한 후 한국을 떠나며 이런 말을 남겼다.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민간이 주관했던 SPAF를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가 맡게 되면서 재정과 인력이 줄어 축제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질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한팩이 SPAF를 주관하게 된 건 2010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한팩이 국립예술자료원과 함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분리됐지만 상대적으로 역할이 작아 SPAF를 떠안게 됐다. 7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문화예술기관 운영 합리화 방안 공청회’가 열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팩, 국립예술자료원이 분리된 지 불과 4년 만에 재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공청회에서는 정부가 전문성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기관들을 떼냈다가,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다시 기관들을 붙였다 하는 사이에 정작 예술 현장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기관들을 독립시킬 당시 공연계에서는 ‘자리를 만들려는 목적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한 원로 연극인은 “기관마다 기획위원, 홍보위원 등을 따로따로 뽑아 인건비를 쓰다 보니 정작 예술 현장엔 예산이 지원되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연극이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성웅 한국연극배우협회장은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배우 출연료는 제자리걸음”이라며 “연극의 꽃인 배우 지원에 정책의 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도 현장 예술인 위주로 조직을 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예술 분야는 정부 지원이 꼭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다. 정부가 관련 기관을 분리하거나 재통합할 때는 예술 현장에 대한 지원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석연치 않은 목적으로 기관을 조정한다면 세금을 낭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예술 발전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열악한 환경에서 창작에 열중하는 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손효림 문화부 기자 aryssong@donga.com}

《 셰익스피어(1564∼1616). 26일은 그가 탄생한 지 450년이 되는 날이다. 수백 년 전 존재했던 그는 지금 우리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학회와 연극인들이 이달부터 7월까지 셰익스피어문화축제를 연다. 백하룡 오세혁 이채경 등 젊은 연출가와 이윤택 박근형 양정웅 등 중견 연출가가 일제히 셰익스피어 작품을 올린다. 모두 기존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비틀었다. 서울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2일 이윤택 셰익스피어문화축제 공동추진위원장(62)과 백하룡 연출가(40)가 축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백하룡(이하 백)=저를 모르시는데 ‘길 잃어 헤매던 어느 저녁에 맥베스’ 극본만 보고 연출을 맡겨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10여 년 동안 글만 쓰다가(희곡 ‘한중록’ ‘파행’ ‘전명출 평전’ 등) 이번에 연출가로 데뷔하는데 ‘큰 판’에 와서 행복합니다.(웃음) ▽이윤택(이하 이)=맥베스를 샐러리맨으로 그린 게 흥미롭더라고. 맥베스를 장군이 아니라 일상 속으로 집어넣은 게 셰익스피어를 동시대적으로 표현한 거잖아. ▽백=평생 전쟁터를 누빈 맥베스처럼 우리도 전쟁 같은 세상에 살고 있잖아요. 맥베스를 빌려서 ‘지금 이렇게 살아도 될 것인가’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어요. ▽이=중요한 지적이야. 셰익스피어는 우리 삶과 가까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늙은 소년들의 왕국’(오세혁 연출)에서는 재산 때문에 자식들에게 사육당하는 맥베스와 정신병원에 있던 돈키호테가 서울역에서 만나. 노인 문제와 노숙인 문제를 다루지. ‘로미오와 줄리엣’(양정웅 연출)에서는 로미오가 여자고 줄리엣이 남자야. 이 시대 남성과 여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어. 연극하는 젊은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깔치뜯고(‘쥐어뜯고’의 경상도 사투리) 고민해야 돼. ▽백=요즘은 다들 내면의 말을 못하고 사는 것 같아요. 말은 넘치는데 내 말은 없어요. 그냥 대본을 쓰면 독백이 잘 안 나오는데 신기하게도 맥베스를 빌리니까 긴 말이 나오더라고요. 선언적인 말도 공허하지 않고 땅에 붙는 느낌이 들고요. 그때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기국서 씨(62)가 나타났다. 3일로 잡힌 기자간담회를 이날로 착각한 것이다. 내친김에 같이 대화를 나눴다. ▽기국서(이하 기)=‘미친리어2’(기국서 극본·이윤택 연출) 첫 페이지 쓴 상태야. 40년간 리어왕 역을 한 노배우와 평생 광대 역을 했지만 한 번도 관객들을 웃기지 못한 노배우가 만나 이야기를 나눠. ▽이=재미있는 발상이야. ▽기=나이 먹다 보니 평생 연극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해지더라고. ▽이=셰익스피어는 고정된 게 아니야. 그 나라 그 시대에 따라 다시 쓰여지면서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지. ▽백=요즘 돈의 노예 아닌 사람이 없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맥베스처럼 욕망을 취하면서 추락하죠. 맥베스를 통해 그래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산다는 건 어마어마한 가치니까요.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공공 예술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 국립예술자료원의 재통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한팩과 예술자료원은 2010년 예술위에서 분리됐다. 독립된 지 불과 4년 만에 다시 통합작업이 진행되면서 주먹구구식 행정이 빚은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세 기관의 업무가 일부 중복되고 서로 관련되는 부분이 많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올해 6월까지 통합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술위는 문예진흥원이 2005년 전환된 기관으로, 예술가와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한팩은 대학로예술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 등을 운영하며 공연 지원업무를 한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도 담당하고 있다. 예술자료원은 예술 관련 기록 및 정보 자료 수집과 보존을 맡고 있다. 2010년 정부는 전문성을 갖춘 독립기구로 성장시킨다는 명분으로 한팩과 예술자료원을 분리했다. 하지만 예술위와 한팩 모두 공연 사업을 지원해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직원 수도 지난해 기준으로 예술위는 97명, 한팩은 30명, 예술자료원은 19명에 불과한데 각각 관리 부서를 두고 있어 실제 현장 업무를 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문제도 발생했다. 예술위가 한팩을 분리시킨 뒤 대학로예술극장과 관련해 42억 원의 세금 폭탄을 맞은 것. 대학로예술극장은 예술위 소유지만 분리 후 운영은 한팩이 맡았다. 당초 예술위는 극장 운영과 관련 재산세 면제 혜택을 받았다. 공공극장 운영 사업은 ‘문화고유목적사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팩이 극장 운영을 맡으면서 소유자와 운영자가 분리되자 세무당국은 소유자가 직접 극장을 운영해야 한다며 3년 치 추징 세금 42억 원을 부과했다. 세금은 조세심판원 판결을 거쳐 8억6000여만 원으로 줄었지만 예술위는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세 기관의 통합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문체부 산하 다른 여러 기관의 통합이 어떻게 진행될지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팩과 예술자료원의 직원들은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통합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세 기관이 통합되더라도 직원의 고용은 승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예술위는 이달 말 전남 나주시로 이전한다. 문체부는 7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통합과 관련해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청회에서는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의 통합과 기능 조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손효림 aryssong@donga.com·김정은 기자}

외국인이 안무하고 연출한 한국 무용과 창극이 무대에 오른다.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테로 사리넨(50)이 안무한 국립무용단의 신작 ‘회오리’(국립극장 해오름극장)가 16일 첫선을 보인다. 외국인 안무가에게 작품을 맡긴 것은 국립무용단 창단 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사리넨은 3월 3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춤에는 영적인 것이 깃들어 있고 무용수들은 내면에 강렬함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핀란드의 전통이 가진 회오리 같은 에너지를 표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클래식 발레를 전공한 발레리노 출신이지만 현대 무용은 물론이고 일본 전통 무용을 연구하는 등 고전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세계 정상의 무용단인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를 비롯해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 등과 협업했다. 그는 “한국은 과거를 돌아보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려는 열정이 강한 것 같다”며 “과거와 현재, 남성과 여성,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회오리’를 통해 그려냈다”고 말했다. 윤성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서양 춤은 상체 지향적이고 점프를 하며 하늘을 향해 춤을 추는 데 비해 한국 춤은 땅을 기반으로 하고 하체를 중심에 두는 특징이 있다”며 “사리넨의 춤은 땅을 지향하는 성향이 강해 한국 춤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루마니아 출신의 연극 연출가 안드레이 셰르반은 이르면 올 하반기 국립창극단과 함께 춘향전을 창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셰르반은 실험적이고 대담한 연출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으로는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화를 연극으로 옮긴 ‘크라이스 앤 위스퍼스’가 지난해 공연됐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샤워실에서 끔찍한 살인이 벌어진다. 사라진 언니를 찾던 동생은 목이 졸려 숨진다. 광기와 비극으로 점철된 연극 같은 이 작품은 국립창극단이 내놓은 ‘스릴러 창극’이다. 2년 전 초연돼 호평을 받은 ‘장화홍련’이 다시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1∼5일·해오름극장). 한복에 댕기머리 대신 일상복 차림의 배우가 상징하듯 ‘장화홍련’은 기존 창극의 문법을 벗어던졌다. 판소리 창법의 대사도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중견 연극 연출가 한태숙 씨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창극을 풀어냈다. 연극 ‘오이디푸스’ ‘레이디 맥베스’ 등을 통해 선보인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강렬한 무대를 창극에 그대로 가져왔다. 연극, 뮤지컬계의 스타 연출가들의 창극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판소리에 이야기를 엮은 창극에 연극, 뮤지컬 연출 기법을 접목시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립창극단이 6월에 선보이는 ‘변강쇠 점찍고 옹녀’는 연극 연출가 고선웅 씨가 맡았다. 연극 ‘칼로 막베스’ ‘리어외전’ 등 고전을 재치 있게 비틀며 독특한 작품을 내놓았던 고 씨는 변강쇠전으로 창극에 처음 도전한다. 역시 기존 변강쇠전을 새롭게 해석해 옹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재기발랄하게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이다. 창극 최초의 ‘19금 작품’으로 무대화할 예정.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동명의 영화로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스타 연출가 장유정 씨는 이번엔 창극을 준비 중이다. 장 씨의 선택은 ‘햄릿’. 창작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그날들’ 등 재미와 감동을 갖춘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여온 장 씨는 ‘햄릿’으로 대중적 창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 씨는 판소리를 직접 배울 정도로 창극 연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공연된 창극 ‘메디아’는 스타 연극 연출가 서재형 씨가 맡아 스펙터클한 무대를 선보였다. 뮤지컬 ‘영웅’ ‘명성황후’ 등으로 유명한 윤호진 씨 역시 창극 ‘서편제’를 연출해 수채화 같은 영상미로 호평을 받았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더욱 많은 관객과 호흡하기 위해서는 창극이 변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통 창극과 현대 창극을 번갈아 공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문성 국악평론가는 “창극이 지닌 핵심 요소를 유지하면서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진통도 있었다. 초기엔 ‘창극이냐 연극이냐’는 논란과 함께 창극단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연극연출가가 연출한 첫 창극인 ‘장화홍련’을 비롯해 ‘메디아’ ‘서편제’가 모두 매진을 기록하자 반발도 수그러들었다. 작품이 활발히 제작되면서 최근 국립창극단은 10여 년 만에 신입단원 6명을 뽑았다. 지기학 창극 연출가는 “마당에서 하던 풍물놀이가 사물놀이를 만들고, 사물놀이가 ‘난타’를 탄생시켰듯이 창극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경기 부천시 상동고교 이태구 체육교사는 농구 수업을 하기 전 학생들에게 영화 ‘코치 카터’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농구 스타였던 켄 카터가 미국 고교의 만년 꼴찌 농구부 코치로 부임해 선수들을 변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교사는 양궁 수업을 하기 전에는 미국 국가대표팀 양궁감독인 이기식 씨의 이야기를 담은 KBS 다큐멘터리 ‘글로벌 성공시대’를, 체육을 싫어하는 여학생들에게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여준다. 일선 학교에서는 수업 보조 자료로 영화 TV 프로그램 음악 문학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다. 수업시간에 이 같은 창작물을 사용할 경우 저작권료를 내야 할까? 교사가 개인적으로 창작물을 사용할 경우엔 저작권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시도교육청 등 교육지원기관이 수업 자료를 만들면서 창작물을 사용할 땐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거나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공개적으로 이용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올해 7월부터는 교육청이 제공하는 수업 보조 자료에 대해 일괄적으로 저작권료를 지불한다. 임병대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산업과장은 27일 “교육청에서 창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하면 사후에 저작권료를 지불할 예정”이라며 “교육 현장에서는 최신 창작물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고 창작자들에게는 연간 20억 원 이상의 저작권료가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료는 소설의 경우 A4 용지 1쪽당 7.7원, 음악 한 곡당 42원, 영상물은 176원(5분 이내)이다. 저작권료를 모두 합쳐 낼 수도 있다. 비용은 학생 1인당 연간 350원이다. 교과서에 실린 창작물에 대해서는 이미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박영사)에 실린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11쪽, 고교 문학Ⅱ 교과서(창비, 천재교육)에는 박경리 작가의 ‘토지’가 21∼27쪽 실려 있다. 교과서에 실린 창작물에 대해서는 매년 지급액이 조정된다. 1000부 기준으로 올해는 소설 수필 희곡 등은 200자 원고지 한 장당 102원, 노래는 658원(절반 이상), 영상물은 3384원(30초 이하)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셰익스피어 작품은 객석의 모습을거울처럼 무대에 반영한다. 전 세계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 일본 연극 연출의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79)는 셰익스피어에 천착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셰익스피어로 대표되는 고전의 힘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도 다채롭게 변주돼 묵직한 울림을 주는 게 고전이다.연극 ‘피의 결혼’ ‘노래하는 샤일록’ ‘메피스토’는 고전을 독특한 색깔로 풀어냈다. 》 ○ 플라멩코와 우리 장단의 만남 ‘피의 결혼’ ‘피의 결혼’은 결혼식 날 옛 연인과 도주한 신부와 그들을 뒤쫓는 신랑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리스 비극을 스페인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가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연출가 이윤택 씨는 플라멩코에 남도소리를 결합했다. 아코디언과 기타를 비롯해 장구 피리 가야금 태평소 등으로 음악을 연주한다. 이 씨는 “플라멩코는 스페인 민중들이 슬퍼하며 땅을 차고 우는 소리로, 남도소리처럼 한의 정서를 가진 데다 둘 다 3박자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플라멩코를 추고 농악의 상모도 돌린다. 대사뿐 아니라 노래, 소리, 움직임까지 세세한 볼거리를 갖춘 작품이다. 몸 훈련이 잘된 연희단거리패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씨는 “요즘 연극이 말만 하는 연기로 치닫고 있다”며 “‘피의 결혼’을 통해 말뿐 아니라 움직임의 연극을 보여줌으로써 연극이 지닌 연희적 요소를 강하게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미숙이 신랑 어머니 역, 이승헌이 신랑 역을 맡았다. 27일∼4월 5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 우리 이웃의 모습 ‘노래하는 샤일록’ ‘야키니쿠 드래곤’ ‘아시안 스위트’로 잘 알려진 재일교포 3세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 씨는 셰익스피어 희곡 ‘베니스의 상인’을 ‘노래하는 샤일록’을 통해 소시민의 인생으로 담아냈다. 샤일록은 삶에 지친 고집 센 아버지, 딸 제시카는 결혼을 통해 현실 탈출을 꿈꾸는 여성이다. 정 씨는 “유대인 샤일록이 돈에 목숨을 거는 것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이라며 “원작을 보면서 한 가정을 책임지려고 아등바등 사는 아버지들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인물들의 행동을 납득이 갈 수 있게 설정하다 보니 캐릭터가 원작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지게 됐다는 것. 악인과 선인의 경계도 무너뜨렸다. 정 씨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어느 편에서 보느냐에 따라 악인도, 선인도 될 수 있다”며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기륭 윤부진 김정은 이윤재 등이 출연한다. 4월 5∼20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만∼5만 원. 1688-5966○ 또 다른 나 ‘메피스토’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연출한 서재형 씨는 ‘메피스토’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의 중심을 파우스트가 아닌 메피스토로 옮겼다. 또 파우스트를 타락시키는 건 메피스토가 아니라 파우스트 자신의 욕망이라고 말한다. 서 씨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유혹에 휩쓸리거나 일탈하고 싶은 순간을 많이 겪게 된다”며 “이런 순간순간이 메피스토이고, 결국 메피스토는 우리 안에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파우스트가 있는 곳은 답답하고 막힌 공간으로, 메피스토가 있는 곳은 넓고 환상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주로 남성이 연기했던 메피스토 역할은 여성인 전미도가 맡아 유혹과 파멸의 아이콘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파우스트 역은 정동환이 맡았다. 4월 4∼19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5만 원. 02-580-1300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뮤지컬 ‘위키드’ ‘피핀’ ‘갓스펠’,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노틀담의 꼽추’ ‘이집트 왕자’…. 공통점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노래를 작곡한 스티븐 슈워츠(66·사진)다. 슈워츠는 최근 한국어로 공연하는 위키드를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위키드의 더블 캐스팅 주역들의 작품을 모두 봤다는 그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배우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모리블 학장 역을 맡은 김영주 씨는 세계적으로 이 정도 기량을 갖춘 배우가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군요. 초록마녀 엘파바의 경우 옥주현 씨는 분노의 감정을 안으로 응축해 연기했고, 박혜나 씨는 감정을 뿜어내는 기운이 좋았습니다. 금발마녀 글린다 역을 맡은 정선아 씨는 코믹한 부분을 잘 살렸고, 김보경 씨는 진실하고 현실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연기했습니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에 벌어진 일을 그린 작품. 슈워츠는 한국 관객이 이해하기 쉽게 ‘위키드’를 약간 손봤다. “2막에서 글린다가 노란 벽돌길을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장면이 있어요. ‘오즈’ 이야기에 익숙한 미국인들은 글린다가 도로시에게 인사한다는 걸 알아채지만 한국 관객은 바로 알기 힘들어서 ‘잘 가, 도로시’ 하며 직접적으로 인사하는 부분을 넣었지요.” 슈워츠는 엘파바가 권력자에게 사악한 마녀로 낙인찍히는 내용을 담은 위키드를 철학적, 정치적으로 많은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고 했다. “위키드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사람들을 단결시키기 위해 가상의 인물이나 단체를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일은 지금도 계속 벌어지고 있잖아요.” 위키드의 흥행 비결에 대해 그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슈워츠에게 좋은 곡을 만든 비결을 묻자 ‘작품과의 교감과 사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저는 소설 ‘위키드’에 매료돼 뮤지컬로 만들고 싶어 백방으로 노력했어요.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각자가 지닌 세계관이 무엇인지 연구했죠. 캐릭터가 확실하게 이해되면 곡이 잘 써져요. 위키드에 나온 ‘난 그 소녀가 아니야’ ‘중력을 벗어나’는 단숨에 쓴 곡입니다.” 현재 드림웍스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그는 “한국이 계속 시도하고 있는 창작 뮤지컬을 기쁜 마음으로 응원한다”고 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한국 관객들이 지금껏 보지 못한 장면을 보게 될 겁니다. 서커스 수준의 애크러배틱, 360벌의 의상 등 잠시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할 거예요.” 4월 10일 막을 올리는 프랑스 뮤지컬 ‘태양왕’을 함께 제작한 김용관 마스터엔터테인먼트 대표(51)와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41)는 화려함의 극치를 맛보게 될 거라고 자신했다. 두 사람은 뮤지컬 ‘엘리자벳’ ‘노르트담 드 파리’에 이어 세 번째로 의기투합했다. ‘태양왕’은 프랑스 루이 14세가 왕권을 획득하고 절대 왕정을 구축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2005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후 2년 동안 벨기에와 스위스 등 프랑스어권에서 모두 400회 이상 공연됐고 170여만 장의 표가 팔렸다. 프랑스에서는 ‘노트르담 드 파리’ 이후 가장 성공한 뮤지컬로 꼽힌다. ‘태양왕’의 라이선스를 확보한 김 대표가 엄 대표에게 재창작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저도 ‘태양왕’을 들여오려고 애쓰던 상황인데 김 대표님이 같이하자고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어요.”(엄 대표) 엄 대표는 미국과 영국 뮤지컬 위주였던 국내 뮤지컬계에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 ‘황태자 루돌프’를 성공시키며 유럽 뮤지컬 붐을 일으켰다. 이국적 정서를 한국 관객 취향에 맞게 손질한 것이 흥행 비결. ‘태양왕’도 현재 한국 관객을 만나기 위해 각색 중이다. “‘태양왕’ 원작은 공중이나 봉 위에서 춤추는 장면 등 쇼적인 측면이 강해요. 이야기도 전쟁, 사랑, 왕권 획득에다 혁명의 기운이 꿈틀거리는 것까지 다루죠. 한국 관객들은 주인공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요. 왕권을 둘러싼 싸움과 러브스토리는 강화하고, 전쟁이나 정치색은 약화시켰어요. 이야기도 베르사유 궁전을 완공하는 데까지만 다뤘고요.”(엄 대표) 세트도 거의 다 바꿨다. 지난해 7월부터 세트 준비를 시작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한국 공연 제작비만 70억 원입니다. 의상에만 4억 원을 더 들였어요.”(김 대표) 엄 대표가 의상 스케치를 하나하나 보여줬다. “루이 14세가 입는 이 파란 망토는 길이가 4m가 넘어요. 실제로 보면 정말 화려하죠. 발레를 도입한 루이 14세는 실제 발레 무대에 서기도 했어요. 작품에 이런 내용도 모두 표현할 겁니다.”(엄 대표) 옆에서 듣던 김 대표는 익살맞게 웃으며 “(돈이 자꾸 더 들어가) 큰일이에요”라며 한숨쉬었다. 루이 14세 역에는 ‘별에서 온 그대’의 이재경 역으로 뜬 신성록과 안재욱이 더블 캐스팅됐다. 엄 대표는 “신성록이 뭔가 보여주겠다며 칼을 갈고 있다”면서 “재욱이형도 술, 담배까지 끊고 독하게 연습한다”고 귀띔했다. 6월 1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3만 원. 02-517-6334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남자 몸의 한 부위를 가장 오래 감상하고 싶다면 어디를 보고 싶으세요? 자, 지금부터 8쌍의 엉덩이를 관람하시겠습니다!” MC를 맡은 뮤지컬 배우 정철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빠른 음악에 맞춰 청바지에 반팔 흰색 티셔츠를 입은 평균 키 185cm의 20, 30대 남자 배우 8명이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뒤돌아서 엉덩이를 내밀어 원을 그리듯 앞뒤, 양옆으로 움직이며 웨이브를 타더니 손으로 셔츠를 찢어버릴 듯 벗어던졌다. 이어 청바지마저 벗어던지자 노랑 주황 연두색깔의 사각 팬티만 남았다. 복근엔 식스팩이 선명했다. 춤을 추다가 일제히 팬티를 벗어 공중으로 던져 올리는 것으로 총 8개 코너 중 하나가 끝났다. 27일 서울 마포구 롯데카드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미스터 쇼’는 ‘국내 최초 여성 전용 성인쇼’다. 여성은 만 18세 이상만 볼 수 있고, 남성은 표를 사도 입장할 수 없다. ‘남자의 자격’에 출연해 유명해진 박칼린 음악 감독(47)이 연출을 맡았다. 박 감독은 “남자들 눈치 보지 않고 여성끼리 건강하고 신나게 보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욕망을 깨우는 쇼’를 내건 공연의 수위가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막바지 연습 현장을 찾았다. 13일 연습에선 배우들이 벗어던진 팬티 안에 작은 속옷을 하나 더 입고 있었다. 실제 공연에선 이 장면에서 주요 부위를 흐릿하게 비치는 유리로 살짝 가린다. 배우들은 ‘교생 꼬시기’ ‘길거리 싸움’ ‘칵테일파티’ ‘제복’ 등 주제별로 교복, 제복 등을 입고 나와 대사 없이 춤추며 연기한다. 8명 배우 중엔 헬스 트레이너 출신이 4명이다. ‘칵테일파티’에선 배우들이 여성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내 의자에 앉힌다. 여성에게 바짝 다가선 남자 배우가 몸을 흔들며 셔츠를 벗었다. 여성의 얼굴을 자신의 배로 끌어당긴 다음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팬티만 입은 채 여성의 양손을 잡아 자신들의 가슴과 배, 양쪽 엉덩이를 쓸어내리도록 했다. 십수 년 전부터 이런 공연을 구상했다는 박 씨는 “누구나 욕망을 갖고 있는데 여성들은 숨어서 이를 해소해야 하는 게 싫었다”며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부끄럽지 않게 신나게 놀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티켓예매사이트 게시판엔 여성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17개월짜리 딸을 둔 한 여성은 “나도 때론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언제 이런 거 보겠느냐”는 기대어린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성이 남성의 몸을 보고 즐긴다는 점에서 결국 남성의 성상품화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연습 첫째 날과 둘째 날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가장 떨렸던 순간이었습니다. ‘저 녀석 안 되겠다’ ‘너무 못하네’ 이런 말을 들을까 봐 정말 불안했습니다. 해외 공연도 있다는 말에 처음에는 도망치고 싶었다니까요.” 일본의 아이돌 스타 미조바타 준페이(溝端淳平·25)는 연극 ‘무사시’ 연습 초기를 이렇게 떠올렸다. 그는 일본 드라마 ‘버저비트’ ‘보스’, 영화 ‘하프 웨이’ ‘기린의 날개’ 등에 출연했으며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개봉된 영화 ‘황금을 안고 튀어라’에 동방신기의 최강창민과 함께 출연했다. 21∼23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무사시’ 공연을 앞두고 미조바타 준페이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무사시’는 17세기 실존했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와 라이벌 사사키 고지로가 벌이는 결투를 그린 작품. 일본 연극의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79)가 연출했다. 그는 고지로 역을 맡았다. 니나가와 연출은 연습 도중 재떨이가 날아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말 그런지 물었다. “니나가와 선생님은 말씀을 별로 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더 무서웠어요. 언제 어떤 말씀을 하실지 몰라 긴장하게 되는 거 있잖아요. 저를 제외하고는 모든 배우들이 ‘무사시’ 초연 때부터 같은 배역을 맡고 있어 저만 잘하면 됐거든요. 선생님이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가르쳐주셨어요. 그러고는 말씀하셨죠. ‘하이에나처럼 무사시에게 덤벼드는 마음을 잊지 마라’고요.” 그는 너무 진지하고 요령 있게 처신하지 못하는 점이 고지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국공연에 앞서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공연을 했다. “언어는 달랐지만 싱가포르 관객들이 빨려 들어온다는 걸 느꼈습니다. 연극은 단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는 마지막 장면과 대사에 가장 큰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스포일러가 된다며 설명을 아꼈다. 그는 케이팝 팬이기도 하다. “동방신기와 빅뱅을 좋아해 공연을 보러 온 적도 있어요. 동방신기의 창민 씨와는 영화를 같이 찍으면서 가까워졌고, JYJ의 재중 씨와도 친해요. 두 친구가 ‘무사시’를 보러 와 주면 좋을 텐데 다들 바쁘겠죠?” 그는 연극과 영화, 드라마 등 장르 구분 없이 자유롭게 연기하며 늘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좋은 작품이라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가리지 않고 출연하고 싶어요. 제 연기를 보는 분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어요.” 3만∼7만 원. 02-2005-0114 ▼ 전설적 두 검객 마지막 승부… 英 “유머-해학 깃든 걸작” 호평 ▼2009년 초연 ‘무사시’는 어떤 작품?2009년 초연된 ‘무사시’는 일본 연극의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가 연출하고 일본의 ‘국민 극작가’로 불리는 이노우에 히사시가 쓴 극본으로 만든 작품이다. 60여 차례의 시합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무사시는 1612년 천재 검객으로 불렸던 고지로와의 결투에서 승리한다. 고지로는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노우에는 고지로가 살아남았다고 상상한다. 이 작품은 복수의 칼을 간 고지로가 무사시를 찾아가 최후의 승부를 벌이는 3일간을 그렸다. 2010년 영국 바비칸센터 등 해외 공연에서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동시에 유머와 해학이 깃든 걸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막이 오른 후 3분 안에 관객들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니나가와의 지론. 강렬하고 황홀한 무대를 강조해 ‘눈의 연극’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2011년에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니나가와의 작품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고등학교 1, 2학년 때 음악 선생님은 수업시간마다 오페라 영상물을 보여줬다. ‘라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라보엠’ 등 주요 오페라와 아리아를 그때 모두 접했다. 이를 보면서 ‘나중에 저 작품들을 꼭 실제 공연으로 봐야지’라고 마음먹었다. 15일 영상물로 제작한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연극 ‘워호스’를 보면서 고등학교 음악 수업을 떠올렸다. 이날 서울 CGV여의도에서 시사회를 통해 선보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서울 예술의전당이 영상물로 제작한 것. 국립발레단이 지난해 12월 오페라극장에 올린 공연을 영상물로 만들었다. ‘호두까기 인형’은 영상과 음질이 깨끗해 감상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무용수들의 생생한 표정을 볼 수 있는 데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로 군무를 촬영해 객석에서 볼 수 없는 장면까지 맛볼 수 있었다. 이번 작품으로 예술의전당은 콘텐츠 영상화 사업에 대한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듯하다. 예술의전당은 지난해 11월 ‘토요콘서트’를 실황 중계했다가 질 낮은 영상과 음질로 호된 비판을 받았다. 외국에선 공연 영상물의 극장 상영도 흔하다. 프랑스 뮤지컬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 영상물은 유럽 1500개관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영된 ‘워호스’도 영국 국립극장이 제작한 연극인데 올해 2월 전 세계에 실황 중계된 영상물이다. 당초 두 번 상영할 예정이었지만 티켓(1만 원)이 매진되자 국립극장은 상영 횟수를 한 차례 더 늘렸다. 2007년 초연된 이 작품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농가에 사는 소년이 소중하게 키우던 말이 군마로 차출되자 말을 찾아 입대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탄탄한 연기, 실감나는 말 인형까지, 영상을 통해서도 감동이 그대로 전해졌다. 불이 꺼지자 눈물을 닦는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은 친구에게 “얼마 전 영국에 다녀왔는데 이 연극을 못 본 게 한스럽다”고 말했다. ‘문화는 경험’이라고 한다. 여러 작품을 계속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안목이 생긴다. 다른 장르에 비해 공연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많다. 우수한 공연을 질 높은 영상물로 만드는 작업은 실제 공연을 즐기기 어려운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좋은 방법이다. 고등학생 시절의 기자처럼.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최명란 시인(51·사진)이 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제16회 천상병 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명랑생각’. 심사위원단은 “시집 전체를 관류하는 비애의 정신을 역설과 반어를 통해 명랑의 정신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26일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올해 선보이는 창작뮤지컬 중 기대작으로 첫손에 꼽혀 온 ‘프랑켄슈타인’은 11일 프리뷰 첫 공연부터 관객들을 압도했다.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내놓은 ‘프랑켄슈타인’은 서양 원작에서 캐릭터와 괴물 창조라는 기본 구조만 가져왔을 뿐 국내 제작진이 새롭게 만들어낸 ‘토종 뮤지컬’이다. 외롭고 상처 많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생명 창조에 매달린 끝에 성공한다. 하지만 태어난 건 괴물. 빅터에게 버림받은 괴물은 인간들에게 처절하게 짓밟히고 배신당한다. 괴물은 창조주인 빅터가 사랑하는 이들을 차례로 없애며 복수의 퍼즐을 완성해 간다. ‘프랑켄슈타인’은 강렬한 이야기와 음악으로 3시간 가까운 공연 시간 내내 관객을 숨 쉴 틈 없이 몰아붙였다. 잔인한 인간들과 고뇌하는 괴물을 대비시켜 누가 진짜 괴물인지 묻는다. 이날 빅터 역의 류정한과 괴물 역을 맡은 박은태는 섬세한 연기와 절규하며 내지르는 고음도 매끈하게 소화했다. 빅터 역엔 유준상 이건명이, 괴물 역엔 한지상도 함께 캐스팅돼 실력파 톱 배우들로 탄탄히 포진했다. 원작에 없는 ‘앙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건 절묘한 아이디어였다. 유일하게 빅터를 이해하는 친구 앙리를 통해 빅터가 겪는 고통의 크기를 배가시킨 것. 극본과 연출을 맡은 왕용범은 ‘삼총사’ ‘잭 더 리퍼’ 등을 통해 쌓은 기량을 ‘프랑켄슈타인’에 유감없이 쏟아부은 듯했다. 스릴러 장르가 갖는 이야기의 힘을 십분 활용했고 잘 알려진 이야기를 신선하게 가공했다. 인간의 몸을 해부해 열어놓은 듯한 구조로 만든 실험실을 비롯해 북극의 빙하, 음산한 숲을 표현한 무대디자인도 탁월했다. 다만 빅터와 괴물이 북극에서 대면하는 마지막 장면이 다소 짧게 처리된 것은 아쉬웠다. 격투장이나 술집 장면의 시간을 줄이고 마지막 장면에 좀더 힘이 실리면 작품이 보다 단단해질 것 같다. 공연이 끝난 후 쏟아지는 기립박수에 류정한과 박은태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벅찬 감정이 휘몰아쳤다. 5월 11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6만∼13만 원. 1666-8662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울시립대 △입학처장 박훈 △교육혁신본부장 이춘우 △입학부처장 양인준 △정경대학 부학장 이영한 △경영대학 부학장 겸 경영대학원 부원장 양재환 △인문대학 부학장 겸 교육대학원 부원장 문영인 △공과대학 부학장 겸 과학기술대학원 부원장 이동희 △자연과학대학 부학장 이용희 △도시과학대학 부학장 겸 도시과학대학원 부원장 정형섭 △예술체육대학 부학장 이윤석 △세무전문대학원 부원장 이상신 △디자인전문대학원 〃 주대원 △국제도시과학대학원 〃 박현 △법학전문대학원 〃 장경원 ◇국민일보 △상무이사 경영전략실장 정병덕 △비서실장 김경호 △수석 논설위원 김진홍 ◇한국경제신문 △영상정보부 부국장대우 편집위원 정동헌 △독자개발부장 신민홍 △수도권독자2부장 이상렬 △지방독자부 부산지사장 송주현}

“한국은 선교사가 복음을 전한 게 아니라 학자들이 연구하다 복음을 받아온 역동성을 지녔습니다. 교황이 분단된 국가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시려 한 이유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염수정 추기경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언론인과의 담화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한국을 방문하는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 가톨릭 사회의 역동적인 모습이 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의 모범이 되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염 추기경은 빈부 격차, 가정 해체, 자살률 등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갈등과 미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형제애를 가져야 합니다. 형제애는 개인의 손익과 공동선 사이에 균형을 잡아줍니다. 정치 공동체는 책임감을 갖고 이를 증진시켜야 합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시민들은 공권력이 자신들의 자유를 존중하고 자신들을 대표한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기경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서울대교구는 각 성당에서 지출하는 돈의 10분의 1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라고 하는데 실제로 다 못 쓰고 있다”며 실천을 촉구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Movie ▼우아한 거짓말이한 감독.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출연. 13일 개봉. 12세 이상정지욱 딱 부러지는 연출에 똑 소리 나는 연기의 시너지 ★★★★민병선 기자 여자 마음 너무 잘 아는 남자 감독 ★★★☆몬스터황인호 감독. 이민기, 김고은, 김뢰하 출연. 13일 개봉. 18세 이상정지욱 액션도 아닌 것이 스릴러도 아닌 것이 ★★민병선 기자 마지막 장면까지 기다려라 ★★★원챈스데이비드 프랭클 감독. 제임스 코든, 알렉산드라 로치 출연. 13일 개봉. 12세 이상정지욱 굳이 보겠다면 못 말리겠는 인간극장 영국편 ★★구가인 기자 식상한 폴 포츠도 음악과 편집으로 신선하게 다시 태어난다 ★★★사다코 2하나부사 쓰토무 감독. 다키모토 미오리, 세토 고지 출연. 13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어린이 말고 새로울 건 없지만 마니아들에겐 나름 의미 있겠지 ★★엔들리스 러브샤나 페스트 감독. 알렉스 페티퍼, 가브리엘라 와일드 출연. 13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개봉 시기 딱 맞춘 화이트데이용 멜로 ★★▼ Concert ▼존 맥러플린과 포스 디멘션▶황금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재즈 퓨전의 어떤 경지. 20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대흥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4만∼10만 원. 02-941-1150임희윤 기자 어지럽거나 황홀하거나. 두근두근 지수 ♥♥♥♥오마르 소사 & 파올로 프레수경지에 오른 쿠바 피아니스트와 이탈리아 트럼페터의 2인무. 15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 4만∼8만 원. 02-2005-0114임희윤 기자 격정이거나 서정이거나. ♥♥♥♡관록의 늪몽환적인 록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와 한음파의 흔치 않은 만남. 16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클럽 타. 2만2000원. 02-3141-4206임희윤 기자 꿈이거나 소음이거나. ♥♥♥♡▼ Performance ▼라 바야데르▶국립발레단이 발레리나 강수진이 단장을 맡은 후 무대에 올리는 첫 작품. 인도를 배경으로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발레. 3막 ‘망령들의 왕국’에서 선보이는 군무가 압권이다. 김지영 김리회 박슬기 이은원 이동훈 정영재 이영철 김기완 신승원 출연. 1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10만 원. 02-587-6181에쿠우스정신과 의사 다이사트는 8마리 말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앨런을 치료하게 된다. 다이사트는 앨런이 저지른 행동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자신은 점점 혼란에 빠진다. 이한승 연출, 안석환 김태훈 지현준 전박찬 유정기 차유경 이양숙 출연. 14일∼5월 17일. 서울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4만 원. 02-889-3561, 2미친 연애평범한 남자가 900여 명의 여자를 유혹한 희대의 카사노바로 변신하며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 연애에 대해 코칭해 주는 파워 블로거의 실화를 뮤지컬로 옮겼다. 홍민우 연출, 서세권 홍서준 김지강 박수진 정유하 최지웅 정운 출연. 14일∼4월 27일. 서울 성동문화회관 소월아트홀. 3만∼4만 원. 070-8224-8383▼ Classical & Dance ▼독일 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단원 21명으로 구성된 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공연. 마테오시 몰레다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 서곡, 카자드쥐의 비올라 협주곡 C장조(협연 김상진), 로브렐리오의 클라리넷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라 트라비아타 환상곡(협연 김상윤), 차이콥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 1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5만∼15만 원. 02-585-4055오페라 돈 조반니여성을 정복하는 것을 일생의 낙으로 알고 살아가는 돈 조반니를 통해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폭로한다. 지휘 마르코 잠벨리, 연출 정선영. 돈 조반니 역에 공병우 차정철.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이 참여한다. 12∼16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만∼8만원. 02-586-5282스윗N클래식배우 김태우가 해설을 하는 토크 콘서트. 피아니스트 박종훈, 바이올리니스트 민유경, 비올리스트 김가영, 첼리스트 허윤정이 연주한다. 사티, 드뷔시, 라벨, 거슈윈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3만3000∼7만7000원. 02-720-3933▼ Exhibition ▼점·선·면을 제거하라-김인배 전▶미술의 기본적 조형언어인 점, 선, 면을 부정하는 독특한 조각들.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 다시 인간의 사유를 구속하는 시스템을 성찰한 작업이다. 서울의 아라리오 갤러리가 청담동에서 소격동으로 이전하며 마련한 첫 전시. 4월 13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02-541-5701Photography Unknown#1 전‘Body & Nature’란 소주제 아래 몸을 탐구하고 사유하는 국내외 신진 작가 4명의 사진을 모았다. 참여 작가는 한경은,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가브리엘라 후크, 폴란드 출신의 카야 도브로볼스카, 덴마크 태생의 로테 플뢰 크리스텐센 씨.4월 25일까지 성남시 정자동 아트스페이스 J. 031-712-7528그리고 지운 여백, 블루-김현철 전병산서원, 송악산, 산방산, 백록담 등을 그린 산수의 여백마다 온통 푸른색이다. 각기 바다, 산, 하늘을 연상시키는 푸른색 면이 서늘하고 그윽한 울림을 빚어낸다. 17일까지 서울 가회동 갤러리 한옥. 02-3673-3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