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주

조동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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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동주 기자입니다.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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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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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테러 배후로 사우디-美 지목… 혁명수비대 “복수할 것”

    이란이 수도 테헤란의 국가적 상징 장소인 국회의사당과 국부(國父) 아야톨라 호메이니 묘역을 상대로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테러 배후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과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국가들이 자국과 우호관계에 있던 카타르를 집단적으로 ‘왕따’시키며 반(反)이란 기조를 형성한 것이 불만인 상황에서 이번 테러로 분노가 폭발하는 형국이다. 7일 이란의 최정예군이며 안보·치안을 담당하는 조직인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 행위는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과 테러리즘을 꾸준히 후원해 온 반동적인 지역 국가의 수장(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만난 지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며 “테러를 감행했다고 자처한 주체가 IS라는 사실은 그들(사우디)이 개입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무고한 이들이 흘린 피에 복수로 답해 왔다”며 강경한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란 특수부대와 시아파 무장단체 활용한 보복 이슬람 시아파와 중동의 맹주임을 자처하는 이란은 국제사회에서도 ‘대국’으로 인정받기를 바란다. 이런 만큼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이란 지도층은 국가적 재앙이나 다름없는 IS의 테러에 강경한 대응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로하니 대통령은 최근 재선에 성공했지만 개혁·개방 노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경파의 견제를 받아 왔다. 권력 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차원에서라도 이번 테러를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란의 유력한 보복 방법은 최정예 특수부대인 ‘쿠드스’를 시리아 락까 같은 IS의 핵심 전략 지역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미 이란은 시아파가 주를 이루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IS 격퇴를 위한 무기와 자금을 제공했고, 병력 훈련도 지원하고 있다. 이후 이란은 ‘시아파 벨트’(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IS 퇴치 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수부대 파견 규모를 늘려 IS 주요 관계자와 시설에 대한 직접 공격에 나서거나, 현지 시아파 민병대와의 연계작전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다. 헤즈볼라 같은 시아파 벨트 내 무장단체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란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무장단체들을 배후에서 조종해 사우디와 수니파 이슬람국가들을 상대로 공격하는 방법이다. 사우디의 경우 수니파 종교시설이 많아 상징적인 보복도 가능하다.○ 사우디 동부 지역 시아파 동원 교란 가능성 특히 사우디의 자금줄인 유전과 생명줄인 담수화 시설은 대부분 시아파가 많은 동부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이란이 지역 시아파들을 이용해 반(反)수니파, 반사우디 책동에 나설 경우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사우디 동부 지역의 시아파들이 이란과 본격적으로 가까워지고, 현 체제에 반기를 들면 사우디로서는 치명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사우디는 시아파 소요 사태가 나면 국제사회 등의 비난에도 관련자들을 대거 처형하는 등 초강경 대응을 펼쳤다. 지난해 1월에도 사우디는 시아파 유명 성직자인 셰이크 니므르 알니므르를 비롯해 47명을 처형했다. 이란이 미국을 직접 공격하는 방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노골적으로 이란을 위협 국가, 테러 지원 국가로 지목하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대응에 나설 경우 더욱 심각한 고립과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내 IS 방지 및 퇴치 시스템 강화 이란은 자국 내 IS 테러 방지 시스템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란인들에게 이번 테러는 자국이 더 이상 IS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향후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의 테러범 5명은 이란 각지에서 IS에 가입한 이란인으로 확인됐다. 시아파 맹주국가 출신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에 투신해 테러를 감행한 건 극히 이례적이다. IS는 3월 이란의 소수파인 수니파에 이란 체제에 대항해 봉기하라고 촉구하고, 시아파 지도자들을 배교자라 비난하며 모두 죽여야 한다는 내용의 페르시아어 영상을 만들어 배포한 바 있다. BBC는 8일 이란 경찰이 연쇄테러에 이어 세 번째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5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이날 기준 이번 테러로 17명이 사망했고, 52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 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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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란 고립전략 추진… 카타르 ‘희생양’으로 삼아

    인구 250만 명에 불과한 페르시아만의 소국 카타르가 ‘중동의 왕따’로 몰리고 있는 최근 상황 역시 미국의 대(對)이란 고립 정책의 결과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 중동 국가가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다음 날인 6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사우디) 살만 국왕과 50개국 지도자를 만난 사우디 방문이 성과를 내는 걸 보니 기쁘다”며 자신이 이번 사건의 배후임을 드러냈다. 이란을 봉쇄하고 싶은 미국이 사우디 등 수니파 동맹국들을 동원해 이란에 우호적인 카타르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이슬람권 50개국 지도자와 만나 미리 카타르와의 단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6일 트위터에 “(사우디 방문 당시) 아랍 지도자들은 극단주의에 대한 자금 지원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거라고 말했고 모두 카타르를 지목했다”며 “이것(카타르 단교)은 테러 공포를 끝내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카타르가 4월 이라크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에게 납치된 왕족 26명을 석방시키기 위해 총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이란과 시아파 민병대,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지불한 것도 미국과 걸프국의 분노를 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중동 내 미국 동맹국 분열 정책’이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단교 사태의 발단이 된 카타르 국왕의 이란 우호 발언을 보도한 기사가 중동 내 미국 동맹국을 균열시키기 위해 러시아 해커가 뿌린 가짜 뉴스라고 결론지었다고 CNN이 7일 보도했다. CNN은 “해커들이 러시아 안보당국 소속인지, 범죄조직 소속인지 추적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해킹이 정부 비호하에 이뤄진 점을 볼 때 정부 차원의 개입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의혹을 부인했다.카이로=조동주 djc@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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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처럼 고립된 카타르… 국민들 사재기에 식료품 동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권 7개국이 카타르와의 단교를 전격 결정한 것은 카타르가 이란의 후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에 붙잡힌 왕족 몸값 명목으로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지급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카타르가 이란과 시아파 민병대에 7억 달러,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에 3억 달러 등 모두 10억 달러를 지급한 게 사우디 등이 단교를 결정한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카타르가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사우디 등 수니파 아랍국가의 적대세력인 이란과 테러세력에 지급하면서 사실상 걸프협력회의(GCC)의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카타르 왕족 26명이 2015년 12월 이라크 남부로 사냥을 나갔다가 시아파 민병대에 납치돼 이란으로 끌려가면서부터다. FT에 따르면 시아파 민병대는 시리아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타흐리르 알 샴에 납치된 병사 50여 명의 석방을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 카드로 카타르 왕족들을 납치했다. 협상 끝에 카타르는 4월 문제의 10억 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왕족 26명을 이란에서 데려왔다고 FT는 전했다. 사우디 등 7개국이 육로와 영공, 바닷길을 모두 차단하면서 카타르에선 사재기 열풍이 벌어졌다. 카타르는 풍부한 천연가스와 원유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만 달러를 넘는 부자 국가지만 자체 산업이 전무하다시피 해 식료품과 생필품을 주변국에서의 수입에 의존해 왔다. 단교 조치로 물품 보급이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도하 시내 대형마트에서는 계산대마다 줄이 25명 이상 길게 늘어섰고, 하루도 안 돼 닭과 우유 등 식료품이 동났다고 AFP가 6일 전했다. 이런 상황은 카타르의 대이란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카타르의 단교 소식이 알려지자 12시간 안에 식료품을 카타르로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료품과 전자제품 등 매년 9억 달러어치의 물품을 사우디로부터 수입했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나온다. 이번 단교 조치로 카타르는 UAE 두바이, 아부다비와 중동의 허브 자리를 다투던 위상을 잃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하는 중동으로 유입되는 세계 각국의 여객기가 중간 기착지로 거쳐 가는 허브였는데, 중동권 7개국이 단교함에 따라 카타르 노선을 중단시키면서 기능을 위협받게 됐다. 도하에서 열릴 2022년 월드컵 개최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카타르 주식 시장은 단교가 발표된 5일 7.27% 급락했다. 미국은 중동 전략국가인 사우디와 카타르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동맹국이고, 카타르에는 미군의 중동 최대 공군기지가 있어 미국으로선 둘 다 놓칠 수 없는 파트너다. 카타르 알 우데이드의 미군 공군기지는 이슬람국가(IS)를 폭격하는 전초기지다. GCC 일원인 쿠웨이트도 단교 사태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의 중동 방문 때 나는 급진 이데올로기에 대한 재정 지원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때 중동) 지도자들이 카타르를 가리켰는데-한번 봐라!”고 글을 올렸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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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레스타인서 미망인과 유부남 소개팅 사이트 유행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2008년부터 3차례에 걸친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남성 1400여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20~30대의 젊은 남성들이라 부인들은 결혼 생활도 제대로 못 해보고 과부가 된 사례가 많다. 이런 여성들이 최근 가자지구에서 성행하고 있는 소개팅 사이트를 통해 새 유부남 남편을 만나는 게 새로운 트렌드라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소통 또는 재결합을 뜻하는 아랍어 ‘웨살(Wesal)’이라고 이름붙인 가자지구 첫 소개팅 사이트는 3월 처음 생긴 이래 지금까지 160쌍을 결혼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젊은 여성과 새 부인을 들이려는 40세 미만 유부남의 조합이다. 보수적인 가자지구 사회에서 한 번 결혼했던 여성이나 이혼녀가 경제적으로 혼자 살아가기 어려운데다 총각과 결혼하긴 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삶의 안정을 위해 택한 자구책인 셈이다. 수학교사 아부 무스타파 씨(34)는 소개팅 사이트에서 남편이 전쟁으로 사망한 여성 중 자녀가 없는 25~30세 여성을 물색하다가 두 번째 아내를 만났다. 그의 두 번째 아내는 남편이 2012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사망한 이후 이 사이트를 통해 무스파타 씨를 알게 돼 결혼에 골인했다. 무스타파 씨는 “그녀는 아름다우면서도 순교자의 옛 부인”이라며 “순교자의 옛 부인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슬람 사회는 남자 1명이 아내 4명을 합법적으로 둘 수 있는 일부다처제 사회다. 사이트 설립자 하¤ 셰이카 씨(33)는 전쟁 통에 젊은 과부가 점점 늘어나는데 이들이 재혼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 현실에 주목해 새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셰이카 씨는 “이 사이트를 통해 여성들이 종교적 또는 애국적 압력 없이 차기 남편에 대해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의 과부들은 남편이 사망하면 시댁으로부터 ‘남편의 행제들과 재혼하라’는 압력을 많이 받는다. 미망인 몫으로 지급되는 경제적 지원을 계속 묶어두기 위해서다. 남편이 특정 정치세력에 몸담았었다면 같은 세력 안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 재혼하라고 여성을 압박하기도 한다. 과부들은 그 정치 세력에서 지급되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마음에 없는 재혼을 하기도 한다고 NYT는 전했다. 소개팅 사이트에 처음 가입할 때는 한국의 결혼정보회사처럼 사는 지역, 연봉, 결혼여부, 자녀 수 등 구체적인 인적사항을 기록한다. 사이트에 접속해보면 이 조건에 맞춰 상대를 검색할 수 있다. 다만 여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프로필 사진을 올릴 수는 없고, 온라인 채팅도 금지한다. 만약 남녀가 서로 마음에 들어 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남자에게 여성의 주소가 제공되고, 남자는 48시간 안에 여성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모든 사용자는 ‘사이트에 기입한 모든 정보는 사실이며, 이 사이트를 유흥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에게 맹세하는 문구에 동의해야 한다. 셰이카 씨는 “이 사이트는 미국식 데이트 사이트를 이슬람식에 맞춘 ‘할랄 버전’”이라고 말했다. 사이트는 광고비로 운영되며, 이 곳을 통해 결혼한 커플은 각각 100달러(약 11만 원)씩 내야한다. 가자지구 인구 200만 명 중 10만 명이 사이트를 방문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스라엘의 전방위 포위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가자지구에선 빈곤이 심해지고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혼인율이 줄고 이혼율이 오르는 추세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당국이 코란을 암기할 줄 아는 모든 신랑에게 1500달러를 일괄적으로 주고 있지만 혼인율 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 사이트가 과부들만을 위한 건 아니다. 미혼남녀나 이혼남녀도 원하는 조건에 맞춰 배우자감을 찾을 수 있다. 다만 결혼을 연봉 등 조건에 맞춰 거래처럼 한다며 반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가자지구의 미혼녀 리나 제인 씨(25)는 “여자는 양파 포대처럼 사고파는 게 아니다”라며 “결혼에 대한 열망을 연봉으로 제한시키는 것 같아 구역질이 난다”고 말했다.카이로=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

    •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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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작은나라 주권 지키려면 핵 가져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에 대한 일정한 이해를 나타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현지발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을 옹호하려는 의도보다는 미국의 대(對)러시아 포위망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토론에서 미국을 비판하며 “힘의 논리, 폭력의 논리가 확장되는 동안은 북한에서 지금 나타나는 문제가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라며 “작은 나라들이 독립과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가지는 것 이외의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러시아는 2일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푸틴의 기본적인 생각은 문제를 일으키는 근본적 원인이 무력을 배경으로 북한의 체제를 위협하는 미국에 있다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북한을 빌미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강한 경계심이 담겨 있다. 푸틴은 이날 토론에서 “군사동맹에 들어간 국가는 주권을 제한받고 멀리 있는 지도부(미국)에게서 허가받은 일밖에 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미일동맹, 한미동맹 등이 미국의 뜻을 받들어 러시아를 동서에서 조이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평소의 강한 불만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3일자 타스통신도 푸틴 대통령이 최근 올리버 스톤 감독과 가진 인터뷰에서 “2000년 6월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러시아의 나토 가입을 제안했었다”고 회고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당시 클린턴은 ‘안 될 것 뭐 있느냐(why not?)’라고 화답했으나 미국 대표단은 매우 긴장했다”고 털어놨다는 것. 푸틴은 스톤 감독이 “가입 신청을 했느냐”고 묻자 웃어넘긴 뒤 “나토는 미국의 정치적 도구이고, 동맹은 없고 종속만 있다”며 “한 국가가 나토 멤버가 되려면 나토의 리더인 미국의 압력을 거스르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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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세인 사형직전까지 美팝송 즐겨들어”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사진)은 2006년 12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까지 감옥에서 미국 가수 메리 J 블라이즈의 노래 ‘패밀리 어페어’를 즐겨 들었다. 감옥의 작은 정원에 듬성듬성 난 잡초를 꽃보다 더 애지중지 가꿨다. 단 음식을 좋아했고 머핀을 즐겨 먹었다.” 바그다드 인근 미군 비밀교도소에 수감됐던 후세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옆에서 지켜봤던 미국인 교도관 윌 바든웨퍼의 저서 ‘궁전 안의 죄수’(6일 출간)에 담긴 일화들을 영국 텔레그래프가 2일 소개했다. 후세인은 처형 직전까지 ‘슈퍼 트웰브’라 불린 미군 교도관 12명에게 집중 감시를 받았는데, 윌 바든웨퍼는 그중 한 명이었다. 저서에 따르면 후세인은 24시간 함께하는 교도관에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마음의 문을 연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후세인은 아들 우다이가 파티에서 총을 쏘며 여러 명을 죽이자 이에 격분해 아들의 롤스로이스, 페라리, 포르셰 등 고급 차량을 모두 불태운 에피소드를 말해줬다. 종종 과거 이야기를 하며 껄껄 웃었는데, 마치 미국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뱀파이어 ‘카운트 본 카운트’를 보는 듯했다고 바든웨퍼는 묘사했다. 비록 영어의 몸이 됐지만 왕 부럽지 않게 살아온 과거가 묻어나는 모습도 있었다. 후세인은 식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아침 식사는 늘 오믈렛, 머핀, 과일 순으로 먹었는데 오믈렛이 찢어졌을 경우엔 먹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저자는 후세인이 잔혹한 독재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예의 바른 남자였다고 회고했다. 한 의무병이 친형제가 죽었다고 하자 후세인이 그를 끌어안더니 “내가 너의 형제가 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도관들은 후세인을 할아버지처럼 대했고, 후세인이 사형됐을 때 진심으로 슬퍼했다. 바든웨퍼는 “후세인의 행동이 모두 연기였을 수도, 순수한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 정답이 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고 적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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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서도 사흘만에 또 자폭테러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열린 고위 정치인 아들 장례식장에서 세 차례 벌어진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87명이 다쳤다. 카불 외교공관 일대에서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다친 초대형 차량폭탄 테러가 벌어진 지 3일 만에 또다시 수도에서 연쇄 테러가 벌어지면서 아프간 국민의 안보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3일 오후 3시 30분경 카불의 카이르카나 지역에서 살렘 이자디아르의 장례식이 시작될 때쯤 자폭대원 3명이 잇달아 폭탄을 터뜨리면서 벌어졌다고 아프간 톨로뉴스가 전했다. 이자디아르는 2일 카불 시내에서 안보 불안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정부군의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인물로, 아프간 상원 부의장을 지낸 무함마드 알람 이자디아르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테러범들이 조문객으로 위장해 장례식장에 잠입한 뒤 인파 사이에서 폭탄을 터뜨려 현장은 아비규환에 빠졌다. 장례식장에는 아프간 총리 격인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과 살라후딘 랍바니 외교장관대행, 국회의원 여럿이 참석했는데, 의원 1명이 경상을 입었고 모두 무사했다. 이번 테러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프간 탈레반은 테러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발표문을 냈다. 아프간에선 외교공관 테러 이후 안보 불안을 호소하는 국민들의 길거리 시위가 거세지고, 정부가 이를 최루탄과 물대포에 이어 실탄까지 발사해 강경 진압하면서 내부 혼란이 극에 달한 가운데 또다시 테러가 터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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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초 애지중지…오믈렛 찢어졌으면 식사 거부” 교도관이 밝힌 후세인 옥중생활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은 2006년 12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까지 감옥에서 미국 가수 메리 제이 블라이즈의 노래 ‘패밀리 어페어’를 즐겨 들었다. 감옥의 작은 정원에 듬성듬성 난 잡초를 꽃보다 더 애지중지 가꿨다. 단 음식을 좋아했고 머핀을 즐겨 먹었다.” 바그다드 인근 미군 비밀교도소에 수감됐던 후세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옆에서 지켜봤던 미국인 교도관 윌 바르덴웨퍼의 저서 ‘궁전 안의 죄수’(6일 출간)에 담긴 일화들을 영국 텔레그래프가 2일 소개했다. 후세인은 처형 직전까지 ‘슈퍼 트웰브’라 불린 미군 교도관 12명에 의해 집중 감시를 받아왔는데, 바르덴웨퍼는 그 중 한 명이었다. 저서에 따르면 후세인은 24시간 함께하는 교도관에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마음의 문을 연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후세인은 아들 우다이가 파티에서 총을 쏘며 여러 명을 죽이자 이에 격분해 아들의 롤스로이스, 페라리, 포르쉐 등 고급차량을 모두 불태운 에피소드를 말해줬다. 종종 과거 이야기를 하며 껄껄 웃었는데, 마치 미국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뱀파이어 ‘카운드 본 카운트’를 보는 듯 했다고 바르덴웨퍼는 묘사했다. 비록 영어의 몸이 됐지만 왕 부럽지 않게 살아온 과거가 묻어나는 모습도 있었다. 후세인은 식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아침식사는 늘 오믈렛-머핀-과일 순으로 먹었는데, 만약 오믈렛이 찢어졌으면 먹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저자는 후세인이 잔혹한 독재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예의바른 남자였다고 회고했다. 한 의무병이 친형제가 죽었다고 하자 후세인이 그를 끌어안더니 “내가 너의 형제가 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도관들은 후세인을 할아버지처럼 대했고, 후세인이 사형 당했을 때 진심으로 슬퍼했다. 바르덴웨퍼는 “후세인의 행동이 모두 연기였을 수도, 순수한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 정답이 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고 적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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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北 주권 지키기위해 핵무기 외엔 방법 없어”…옹호 발언 의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에 대한 일정한 이해를 나타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현지발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을 옹호하려는 의도보다는 미국의 대러 포위망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2일 상트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토론에서 미국을 비판하며 “힘의 논리, 폭력의 논리가 확장되는 동안은 북한에서 지금 나타나는 문제가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라며 “작은 나라들이 독립과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가지는 것 이외의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러시아는 2일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푸틴의 기본적인 생각은 문제를 일으키는 근본적 원인은 무력을 배경으로 북한의 체제를 위협하는 미국에 있다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북한을 빌미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강한 경계감이 있다. 푸틴은 이날 토론에서 “군사동맹에 들어간 국가는 주권을 제한받고 멀리 있는 지도부(미국)에게서 허가받은 일밖에 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푸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미일동맹, 한미동맹이 미국의 뜻을 받들어 러시아를 동서로부터 조여드는 도구가 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3일자 타스 통신도 푸틴 대통령이 최근 올리버스톤 감독과 가진 인터뷰에서 “2000년 6월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러시아의 나토 가입을 제안했었다”고 회고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당시 클린턴은 ‘안 될 것 뭐 있냐(why not?)’라고 화답했으나 미국 대표단은 매우 긴장했다”고 털어놨다는 것. 푸틴은 스톤 감독이 “가입 신청을 했냐”고 묻자 웃어넘긴 뒤 “나토는 미국의 정치적 도구이고, 동맹은 없고 종속만 있다”며 “한 국가가 나토 멤버가 되려면 나토의 리더인 미국의 압력을 거스르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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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테러 배후로 파키스탄 정보국 지목

    아프가니스탄 정보기구인 국가안보국(NDS)이 지난달 31일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차량 자폭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 정보국(ISI)을 지목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까지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평화협상을 중재해 와 ISI 개입이 사실일 경우 양국 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1일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NDS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연계 테러조직인 ‘하까니 네트워크’가 이번 테러를 실행했으며 이를 ISI가 직접 지시하고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NDS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감옥에 수감 중인 하까니 네트워크와 탈레반 조직원 재소자 11명에게 이날 사형을 명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근 아프간 정부를 겨냥한 테러 공세가 커지는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던 수도 중심가 외교공관 일대마저 뚫리면서 아프간 국민의 안보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외교공관과 정부 부처, 대통령궁 등이 밀집한 와지르아크바르칸 지구에서 벌어진 차량 폭탄테러 사상자가 500명을 훌쩍 넘었다. 내무부에 따르면 최소 90명이 사망했고 463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군 주도 연합군이 2001년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공격한 이후 벌어진 최악의 테러 중 하나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철군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테러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테러가 발생한 독일대사관 인근에 미국이 운영하는 캠프에서도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이 캠프를 지키던 미국대사관 소속 아프간인 경비 9명이 사망하고 미국인 11명이 다쳤다. 아프간인 경비 1명은 실종 상태다. 미국인 피해자 중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현장에서 1km가량 떨어져 있는 미국대사관에서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테러 발생 당일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테러를 강력 규탄했다. 아프간 경찰은 1.5t 규모의 폭발물을 실은 물탱크 트럭이 최고등급 보안이 유지되는 그린 존 입구까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트럭을 몰던 자살 테러범은 그린 존으로 진입하는 잔바크 광장 인근 검문소에서 보안요원이 차량을 제지하고 질문을 하자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 미르자 모하마드 야르만드 전 내무부 차관은 “와지르아크바르칸에서 테러가 벌어질 거라곤 아무도 상상조차 못 했다”며 “이건 정부의 안보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속적인 테러 불안에 시달려온 아프간 국민들은 수도 중심부를 강타한 이번 테러를 계기로 정부에 강력한 안보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 앞에선 성난 군중들이 모여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카불 시민 에나야툴라 무하마디 씨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지도자들이 안보를 확보해주길 원하고,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을 맞아 테러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가 떠 있는 동안 물과 음식을 일절 먹지 않는 라마단 기간에는 사회 전체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지기 때문에 자주 테러 세력의 먹잇감이 돼 왔다. 카불 테러 발생 하루 만인 1일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공항 인근 검문소에서는 차량 폭탄테러로 군인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테러를 자처하는 세력은 없지만 탈레반이나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가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한 아프간에는 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 직원,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등 25명이 거주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들을 당장 철수시킬 계획은 없다”며 “자체적으로 비상경계태세를 갖추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아랍 매체가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지목한 IS는 이날까지 선전매체인 아마크 등을 통해 자신들의 개입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IS가 국가를 선포한 2014년 아마크를 창립한 라얀 메샬이 미군 주도 연합군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박민우 기자}

    • 2017-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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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외교단지서 자폭테러, 최소 80명 사망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외교 공관 밀집 지역에서 폭탄을 실은 물탱크 트럭이 폭발하면서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350명이 다치는 대형 테러가 벌어졌다. 폭발 현장에 깊이 4m의 구멍이 생겼을 만큼 강력한 폭발이었다. 이번 테러는 출근 시간대인 31일 오전 8시 22분 카불 중심가인 와지르아크바르칸 지구 잔바크 광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 일대는 각국 대사관 공관과 외교부 등 정부청사, 대통령궁과 고위 관료 저택 등이 밀집한 지역이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독일대사관에서 365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물탱크를 실은 트럭이 폭발하면서 출근길로 북적이던 도로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사상자 대다수는 출근길에 나섰던 시민이다. 현장엔 검은 버섯구름이 치솟았고 비명과 구급차 소리로 가득했다고 BBC가 전했다. 차량 50여 대가 파손돼 길이 막히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돼 구조에 애를 먹었다.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자신의 승용차로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실어 날랐다. 당시 인근 은행에서 일하고 있던 무함마드 하산 씨(21)는 “지진이 난 것 같았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폭발 지점에서 1km가량 떨어진 주아프간 한국대사관 건물에서도 유리창이 깨지고, 본관 옆 가건물 천장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카불에는 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직원 등 한국인 25명이 거주하고 있다. 카불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 A 씨는 기자에게 “테러 직후 카카오톡을 통해 한국인들의 안전을 확인했는데 모두 무사했다”고 전했다. 테러 현장과 인접한 외교 공관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독일대사관 소속 아프간인 경비원 1명이 사망하고 직원 여러 명이 다쳤다고 독일 외교부가 밝혔다. 본보가 접촉한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대사관과 현지 주재기관 직원 일부가 이날 오후 아랍에미리트(UAE)로 피신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일본대사관에서도 일본인 직원 2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는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주요 테러단체인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 중 한 곳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은 테러 발생 이후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해 IS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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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 붉힌 美-獨 사이… 대서양보다 멀어져

    ‘대서양 동맹’의 핵심국인 미국과 독일의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달으면서 서방의 결속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1일 오전 트위터에 “파리기후협약에 대한 결정을 며칠 안에 내리겠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CNN이 트럼프가 파리협정 탈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한 거의 같은 시간에 올라온 것으로 사실상 협정 탈퇴를 예고하는 듯한 글이었다. 세계 최대 산업국인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면 협약의 근간이 무너지기에 유럽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CNN은 유럽과의 관계 악화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까지 뒤엎는 중대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유럽 순방 중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른 6개국의 협약 잔류 압박에도 합의안 서명을 거부했다. 두 국가의 거리가 대서양만큼이나 멀어졌다는 평가가 이미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사실상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데 이어 트럼프가 독일을 두고 ‘매우 나쁘다(very bad)’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우리는 독일과의 무역에서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고,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군대에 내야 할 돈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내고 있다”며 “(독일의 이런 상황은) 미국에 매우 나쁘다. 이건 바뀔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지난달 28일 메르켈 총리가 뮌헨 유세에서 “유럽인이 다른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며 미국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4번째 임기에 도전하는 메르켈은 9월 총선을 앞두고 트럼프에게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의식해 강경 발언을 이어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르켈의 정적인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당수마저 선거 기간인데도 메르켈을 옹호하며 트럼프의 대외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는 상황이다. 슐츠는 “트럼프가 브뤼셀에서 독일을 대변하는 수장 메르켈에게 모욕을 준 건 용납할 수 없다”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유엔을 파괴하고 국제외교를 정치적 협박으로 대신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U 회원국들도 미국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걷자는 메르켈 총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달 30일 미국과의 관계가 아무리 중요해도 기후변화, 열린 사회, 자유무역 등 근본 가치를 저버릴 순 없다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와 메르켈의 사이는 매우 좋고, 유럽 전체를 중요한 동맹국으로 보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대서양 동맹의 균열은 이미 너무 벌어진 모양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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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동주의 ‘앗살라말라이쿰’]세계를 구한 원더우먼, 레바논서 찬밥인 이유는?

    혼란에 빠진 세계를 구하는 슈퍼히로인 원더우먼이 지구촌 전체에서 환영받는 건 아닌 듯 하다. 레바논에서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원더우먼의 주인공 갈 가돗(32)이 이스라엘인이라는 이유로 상영 금지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전쟁 중인 상태일 만큼 견원지간(犬猿之間)인데, 이스라엘 여군 출신인 가돗이 세계를 구하는 역할을 맡은 영화가 탐탁치 않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원더우먼을 맡은 가돗은 2005~2007년 이스라엘군에서 전투병 교관으로 2년 동안 복무했다. 이스라엘에선 18세 이상 남녀가 동등하게 병역의 의무를 진다. 가돗은 2004년 미스 이스라엘로 뽑힌 이듬해 군에 입대해 화제를 모았다. 제대 후 할리우드에 진출한 그는 군대 경험을 바탕으로 위험한 장면도 대역 없이 직접 연기하며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기에 해박한 지식 덕에 영화 ‘패스트 앤 퓨리어스(분노의 질주)’에서 지젤 역을 따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원더우먼 상영에 반대하는 레바논 시민단체는 가돗이 이스라엘 병사 출신으로 가자지구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대 정책을 지지해왔다며 영화 상영 금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A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가돗은 2014년 가자지구 전쟁 당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의 끔찍한 행위에 맞서 목숨을 걸고 조국을 지키려는 이스라엘군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단체는 “국가가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상영 1시간 전에라도 취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과거 숱한 전쟁의 역사로 앙숙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06년 7월에는 레바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한 데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육군이 탱크를 몰고 레바논을 침공해 숱한 인프라가 파괴되고 수백 명이 사망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군이 무기 밀매를 이유로 시리아의 헤즈볼라 기지를 폭격하고 있다. 그렇다고 31일부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원더우먼이 상영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 레바논 정부가 이미 영화 상영을 승인한데다, 지난해 가돗이 출연했던 영화 ‘배트맨 vs 슈퍼맨’이 레바논에 상영됐을 때도 비슷한 보이콧 운동이 있었지만 그대로 상영된 전력이 있다. 영화 상영을 막으려면 레바논 경제부의 관련 위원회에서 위원 6명의 추천이 필요한데, 관련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며 배우가 이스라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영을 금지하는 건 옳지 않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레바논 국민은 이스라엘에 갈 수 없고 이스라엘인과도 접촉하지 못한다. 미스 레바논인 샐리 그리에지가 2015년 미국 마이에미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대회에서 미스 이스라엘인 도론 마탈론과 다정히 셀카를 찍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리에지는 “셀카를 찍으려는데 미스 이스라엘이 억지로 끼어들었다”며 뒤늦게 사과했지만 성난 여론에 한동안 시달려야 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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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나 그란데, 맨체스터 자선 콘서트 연다…“모든 수익은 유가족에게”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23)가 이슬람국가(IS) 테러의 타깃이 됐던 영국 맨체스터 시민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연다. 이번 콘서트 수익금은 지난달 22일 맨체스터 아레나 콘서트 당시 IS 소속인 리비아계 영국인 살만 아베디의 자살폭탄테러에 희생된 이들의 유가족에게 모두 돌아간다. 그란데는 4일 맨체스터 에미레이츠 올드 트래포드 크리켓 경기장에서 테러 피해 성금 모금을 위한 콘서트를 연다고 지난달 30일 BBC가 보도했다. 이번 콘서트는 그란데가 테러 피해자 유가족을 위해 다시 맨체스터로 가 공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 성사됐다. 아레나는 테러 4일 뒤인 지난달 26일 트위터에 “대단히 용감한 도시인 맨체스터로 돌아가 팬들의 용기를 북돋아주는 콘서트를 올해 안에 하고 싶다”고 밝혔었다. BBC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되는 이번 콘서트에는 저스틴 비버, 콜드플레이, 케이티 페리, 마일리 사이러스, 패럴 윌리엄스, 어셔, 테이크 댓, 나일 호란 등 역대급 초호화 가수들이 동참할 계획이다. 주최 측은 최대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콘서트로 최소 200만 파운드(29억 원)가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든 순수익은 맨체스터시가 테러 희생자를 위해 조성한 ‘위 러브 맨체스터 이머전시 펀드’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에는 가방을 들고 입장할 수 없다. 22명이 사망하고 116명이 다친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당시 범인이 가방에 폭탄을 숨겨 들어왔기 때문이다. 티켓 판매는 1일부터 시작되며, 아레나 콘서트에 갔던 모든 관객들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생중계를 맡은 BBC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모든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콘스터를 방송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이번 콘서트를 계획하기 전 유가족에게 사전 동의를 구했다. 이언 홉킨스 맨체스터 경찰서장은 지난달 30일 BBC 라디오에 출연해 “처음에 콘서트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 우선 희생자 유가족에게 의사를 물어봐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 유가족들이 자선 콘서트 계획에 적극 찬성했지만 일부는 확실히 그렇지 않았다”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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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 “러, 가짜뉴스 유포”… 푸틴 면전 돌직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0)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강한 남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도 직설적이고 당당한 행보를 이어갔다. ‘늙은 스트롱맨’을 길들이는 ‘젊은 조련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크롱과 푸틴은 29일 프랑스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에서 2시간가량 첫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수교 300주년을 기념한 만남에서 두 정상은 북핵 프로그램과 테러리즘에 대한 공조 체제 강화 등 일부 현안에선 의견이 일치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 체첸공화국 동성애자 탄압, 유럽연합(EU)의 러시아 경제제재 해제 등 주요 현안에선 확고한 의견 차이를 확인했다고 BBC가 전했다. 마크롱은 푸틴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회담에서 솔직하고 직설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선 기간 가짜 뉴스 논란을 불러온 러시아 국영 매체 러시아투데이와 스푸트니크통신을 직접 언급하며 “거짓 선전을 퍼뜨린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대선 기간 러시아 언론의 캠프 출입을 막은 이유를 묻는 푸틴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푸틴 면전에서 러시아 국영 매체를 가짜 뉴스 생산자라고 비판한 발언은 유럽 매체들이 톱뉴스로 다뤘다. 마크롱은 “화학무기 사용은 매우 분명한 레드라인”이라며 “누구든 이런 상황이 생기면 프랑스가 즉각 보복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후원하는 시리아 정부군이 4월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10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을 겨냥해 경고하는 발언이었다. 이에 푸틴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테러집단에 대처하려면 정부를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고 반박했다. 마크롱은 푸틴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듯 체첸공화국에 동성애자를 고문하는 게이 수용소가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인권 문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선언했다. AP통신은 마크롱에 대해 “학습이 빠르고 자신감이 있으며, 골치 아픈 현안에 대해 단호한 의견을 표명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마크롱은 트럼프에 이어 푸틴과도 ‘악수 외교’를 폈다. 트럼프와 힘겨루기를 한 것과는 달리 푸틴과는 정중하고도 신속한, 화기애애해 보였지만 냉담한 악수를 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평가했다. 현지 언론에는 먼저 손을 내민 마크롱의 손을 바라보는 푸틴의 모습이 보도됐다. 마크롱은 28일 프랑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푸틴,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스트롱맨을 다루는 팁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들은 국제 관계를 힘의 논리로 보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이 공개적으로 모욕해도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양자 대화를 할 때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존중받을 수 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조은아 기자}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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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티스 “IS 가담한 외국인전사 집에 못 돌아가게 할 것”

    이라크 모술의 알 누리 모스크는 2014년 7월 4일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46)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언한 곳이다. 바그다디는 스스로를 예언자 무함마드의 대리인인 칼리프라고 칭하며 수니파 무장단체에 불과했던 IS를 국가화하고 전 세계 무슬림의 충성을 요구했다. 이슬람 율법에 기반을 둔 신정일치 국가를 자칭하는 IS는 이라크와 시리아를 아우르는 광대한 영토를 점령하며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그로부터 3년여 뒤인 28일, 이라크군은 IS의 상징인 알 누리 모스크가 눈에 보이는 전장까지 진격하며 모술 완전 수복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군은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 첫날인 27일 최후의 진격을 개시했다. 목표는 IS가 주민을 인간방패 삼아 극렬한 최후 저항을 펼치고 있는 모술 서부 구시가지 시파, 젠질리, 세하 지역이다. IS가 지난해 10월 이라크군의 모술 진격이 시작된 이후 패퇴를 거듭한 끝에 최후까지 사수하고 있는 모술 땅의 5%가량 되는 곳이다. 알 누리 모스크도 이곳에 있다. 이라크군은 저격수 부대의 엄호를 받으며 천천히 포위망을 좁혀 가고 있다. IS가 건물마다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거리마다 폭탄을 묻어둔 탓에 전진이 늦어지고 있지만 완전 수복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구시가지 전장에서는 매 분 폭발물이 터져 이라크군은 주택에서 주택 사이에 구멍을 뚫고 진격하고 있다고 BBC가 28일 전했다. 궁지에 몰린 IS는 남성 전투원이 다수 사망하자 여성들까지 전투에 동원하며 최후의 저항을 펼치고 있다. IS 병사는 모술 탈환 작전이 시작된 작년 10월 3500∼6000명이었지만 이젠 1000명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IS 여성들은 전신을 가리고 눈만 내놓는 검은 의복인 니깝 속에 폭탄을 감추고 자살폭탄테러를 강요당하고 있다. 이라크군 점령지에서 잠복하던 IS 남성 대원들마저 니깝을 입고 여성으로 위장해 탈주하거나 자살폭탄테러를 벌였다. 이라크 경찰은 27일부터 모술에서 니깝 착용을 금지하고, 최근 탈환한 모술인터내셔널호텔 등 고층건물에 자살폭탄테러범을 겨냥한 저격수 부대를 배치했다. IS에 인간방패로 붙잡힌 주민들은 밀가루나 콩죽, 뽕나무 잎으로 하루 한 끼를 먹으며 연명하는 비참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새 모이 가격이 10배나 올랐을 만큼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라크군이 수복한 IS 점령지 주민 호미라 씨는 BBC에 “며칠 동안 지하에 숨어 있어 감옥에 갇혀 있는 듯했다”며 “이라크군을 봤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모술 탈환전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8일 CBS에 출연해 IS 대응 전략을 소모전에서 전멸전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특정 거점에서 IS 세력을 다른 곳으로 내쫓는 식이었는데, 이젠 IS 세력을 포위해 전멸시키겠다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IS 외국인 전사가 살아서 아프리카 유럽 미국 아시아 등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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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피로 얼룩진 라마단 첫날… 테러 반복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음식과 물을 먹지 않으며 빈자의 고통을 공감하자는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이 시작되자마자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테러로 얼룩졌다. 지난해 라마단 첫날인 6월 7일에도 터키 이스탄불과 요르단 암만에서 폭탄 테러가 잇따라 벌어졌던 양상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도 라마단 기간에 잦은 테러를 감행해온 만큼 올해도 각지에서 피의 라마단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라마단 첫날인 27일 오전 8시 반경 아프가니스탄 동부 호스트 시 버스·택시 정류장에서 차량 폭탄테러로 군인 10명과 시민 8명 등 18명이 사망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부상자 6명 중 2명은 어린이이며, 최소 1명이 중태라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아프간 내무부가 밝혔다. 내무부는 “시신이 알아보기 힘들 만큼 훼손돼 사망자가 군인인지 시민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했다. 탈레반은 휴가를 마치고 인근 군기지로 복귀하기 위해 버스와 택시를 타려던 군인을 겨냥했다. 호스트 시 외곽에는 아프간군이 동참하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기지가 있다. 라마단 첫날이 공휴일이라 휴가를 갔다가 돌아오는 병사가 많았다. 이날 아프간 북서부 바드기스 주 카디스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무장 충돌로 정부군 6명과 반군 22명, 시민 8명 등 최소 36명이 사망했다. 아프간에선 정부군이 탈레반, IS와 동시에 싸우고 있어 라마단 기간 동안 테러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통상 라마단 기간에는 이슬람 세력끼리 휴전하기 마련인데, 탈레반은 라마단 전날인 26일 “라마단 동안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겠다”고 예고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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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난사에 어린이-노인까지 ‘참혹’…이집트 콥트교 신도 노린 테러

    이집트에서 소수종교인 콥트교 신도를 노린 무차별 총기난사 테러로 최소 2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이집트 매체 알아흐람에 따르면 이번 테러는 26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남부 220km 떨어진 민야 지방 동부지역에서 성 사무엘 수도원으로 향하던 콥트교 신도들을 태운 버스 2대와 트럭 1대를 겨냥해 벌어졌다. 도로를 달리던 버스들을 향해 군복을 입은 무장괴한 8~10명이 4륜 구동 차량 3대에 나눠 타고 접근해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사망자는 어린이부터 60세 이상 노인까지 다양하다고 이집트 내무부가 발표했다. 공개된 현장 사진을 보면 총격을 맞은 사람들이 피 흘리며 사막에서 나뒹굴고 있고, 어린이가 입은 하얀 옷이 빨갛게 물들어 테러의 참혹함을 그대로 전해줬다. 부상자들은 카이로 나세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사고 직후 비상안보회의를 소집해 용의자 추적과 피해 상황을 총괄했다. 이집트 9200만 인구 중 90%가 무슬림이고, 10%가 콥트교 신도다. 다수 종교인 이슬람도 애도를 표했다. 수니파 이슬람 최고 교육기관인 알아즈하르의 수장인 아흐메드 알 타에브 대(大)이맘은 “이번 공격은 국가를 불안케 하려는 의도”라며 “모든 이집트들이 끔찍한 테러에 맞서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테러를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없지만 평소 콥트교를 적대시하며 테러 대상으로 삼아온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IS는 지난해 12월 카이로의 콥트교회에서 자살폭탄테러로 29명을 숨지게 하며 콥트교에 대한 추가 테러를 예고했다. 부활절 전주인 종려주일을 맞은 지난달 9일에는 탄타와 알렉산드리아의 콥트교회에 연쇄 테러를 벌여 47명이 숨졌다. 카이로=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

    • 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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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팔 분쟁 해법 ‘빈수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골 깊은 분쟁 중재자를 자처했을 때 세계는 특유의 해법을 기대했다. 신묘한 협상력으로 막대한 부를 이뤄냈다는 성공 스토리에다 ‘거래의 기술’이란 베스트셀러까지 쓴 부동산 재벌 출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22일)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23일)을 잇달아 만나며 자신이 중동 최대 이슈인 이-팔 분쟁 중재자임을 세계에 각인시키려고 했다. 그는 “두 지도자가 선의로 평화협상에 임하겠다고 내게 약속했다. 이-팔 평화를 위해선 뭐든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팔을 방문한 28시간 동안 아무런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팔 분쟁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무엇인지, 추후 평화협상을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도 같은 날 트럼프의 이스라엘 방문을 ‘가스라이팅(Gaslighting)’에 비유하는 칼럼을 실었다. 꾸준한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에게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든다는 심리학 용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나섰으니 평화가 이뤄질 것’이란 말을 반복하면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지만 실체 없는 공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워싱턴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유지해온 두 국가 해법을 고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두 국가 해법 대신 어떤 해법으로 이-팔 분쟁을 풀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공약했던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이나 양국의 핵심 갈등 사안인 정착촌 건설 문제 등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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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스라엘-아랍권과 ‘反이란 연대’ 구축 나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스라엘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맹비난하며 중동 내 반(反)이란 정서를 자극했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을 ‘공공의 적’으로 부각함으로써 평소 대립했던 이스라엘과 수니파 아랍국가 사이에 안보협력 체제를 이끌어 내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외교의 대원칙을 이용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해 이틀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폭력과 고통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란이 절대 핵무장을 못 하게 하겠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예멘 시리아 등지에서 테러 세력을 지원하는 이란과 핵 협상을 맺었다”고 공개 비판했다. 미국과 사우디가 체결한 11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안감을 달래는 데에도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관계가 껄끄러운 사우디에 대해선 호평을 늘어놓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어제(21일) 만난 사우디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에 매우 긍정적(positive)이었다”며 “두 국가가 이란에 대한 공통된 우려라는 상호 공감대로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덕담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텔아비브에서 리야드(사우디 수도)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고 싶다”며 “생애 처음으로 변화의 진정한 희망을 보았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이스라엘박물관에서의 연설에서도 “이스라엘과 아랍-무슬림 국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두 진영 간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테러의 극단적 경험을 직접 해 왔다”며 “IS는 유대인을 노리고 이란은 이스라엘을 파괴하려 한다”고 말했다. 집권 2기를 시작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가치도 없고 아무런 결과도 낳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란 없이는 지역을 안정시킬 수 없다며 트럼프의 반이란 중동 정책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미국이 반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실험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핵 협상 6개국의 일원인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유럽이 트럼프를 따라 하지 않아 참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중동 최대 이슈인 이-팔 분쟁의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베들레헴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팔 평화협상을 ‘가장 어려운 협상’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이-팔 분쟁 중재자로 나서는 건 흔치 않은 기회”라며 근본적인 평화 협상을 이끌어 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바스 수반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팔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며 “압바스 수반과 네타냐후 총리 두 사람 모두 내게 선의로 평화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의 1차 목표는 2014년 4월 중단된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하지만 23일 이스라엘박물관 연설에서도 평화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중재 성과를 설명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미국을 찾았던 이-팔 정상 모두 양자 간 직접 대화 원칙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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