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우리 동네에 세계적인 조각가의 작품이 생기니까 도시 수준이 확 높아진 것 같아요.” 대구 서구 주민 김용진 씨(65)는 요즘 집 근처 이현공원에서 산책하는 것이 즐겁다. 특히 최근 공원에 등장한 조각상 ‘그리팅맨’을 바라볼 때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김 씨는 “최근 도시 전체가 재개발 재건축 공사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리팅맨은 서구 주민의 높아진 삶의 질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근 서대구역 개통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도시의 상징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가 명품 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말 개통하는 서대구역이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구는 최근 사업비 2억2000만 원을 들여 세계적인 조각가 유영호의 그리팅맨을 이현공원에 설치했다. 서대구역 개통을 계기로 찾아올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리팅맨은 유 작가가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존중과 배려,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전 세계 1000곳에 그리팅맨을 세우는 것이 목표다. 한국에서 가장 먼 우루과이에 1호를 세웠으며 파나마, 에콰도르, 미국, 브라질, 멕시코 등에 설치했다. 그리팅맨이 세워진 곳은 이미 지역의 명물로 떠올랐다. 세계 각국의 그리팅맨을 찾아다니는 마니아들까지 생겼다. 처음에는 작가의 철학과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작품 설치가 쉽지 않았지만 서구는 끈질기게 유 작가를 설득했다. 류한국 서구청장은 “재개발 재건축, 서대구역 개통으로 낙후된 도시가 활기와 평화를 되찾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방문객들에게 소개할 상징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서구는 관광산업 육성에 본격 나섰다. 곳곳에 숨겨진 관광지를 개발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상리동 새방골성당이 대표주자다. 대구 최초 성당인 새방골성당은 1888년 지었다. 붉은색 벽돌이 인상적이다. 100여 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구는 새방골성당을 중심으로 비산동 비산성당 등을 잇는 성지 순례 코스를 구상하고 있다. 와룡산도 서구의 숨겨진 보물이다. 특히 상리봉 전망대에서는 금호강과 도심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야간에는 도심 속 불빛이 금호강에 반사돼 색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봄철 선홍빛으로 물드는 영산홍 군락지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그린웨이는 서구의 대표적 힐링 숲길이다. 왕복 7km 거리의 산책길 가운데 허투루 지나칠 구간은 한 곳도 없다. 장미원과 단풍원, 백합원 등 각 테마에 맞는 꽃과 나무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목길을 화분으로 가득 채운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은 꽃향기와 함께 사람의 온기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이다. 서구는 서대구역 역세권 개발로 들어설 대규모 앵커(선도) 시설과 연계한 관광지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류 청장은 “관광산업 개발의 효율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지자체를 적극 벤치마킹할 것”이라며 “서구가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가 미혼 남녀들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만남 이벤트가 성과를 내고 있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4월부터 연 4차례 개최를 목표로 ‘너랑나랑 두근대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성을 만날 기회가 줄어든 미혼 남녀를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 참가자는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이용해 집이나 사무실 등 원하는 장소에서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로 이성과 대화를 할 수 있다. 2주 동안 제빵교실과 생활용품 만들기 등 취미 활동을 같이 하면서 친밀감을 쌓으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한다. 지난달까지 3차례 행사를 진행한 결과 참가자 60명 가운데 18쌍이 교제를 시작했다. 올해 마지막 행사는 13일부터 2주 동안 진행하며 미혼 남녀 20명이 참여한다. 시는 커피와 어울리는 머핀 만들기와 나만의 무드등 만들기 강좌를 진행하며 커플이 성사되도록 도울 예정이다. 강명숙 대구시 여성청소년교육국장은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해도 참가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미혼 남녀가 부담 없이 취미 생활을 즐긴다는 마음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순조로운 건설을 위해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1일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일부다. 이 지사는 “군위 편입 건 재의결을 진행하는 도의원들께서 뜻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문제가 사실상 이번 주에 결정된다. 경북도의회는 13일 행정보건복지위원회에서 안건을 심사하고 14일 본회의에서 경북 관할구역 변경안의 표결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2일 본회의에서는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이 부결됐다. 경북도는 지난달 23일 행정안전부에 관할구역 변경 건의서 및 기본계획서, 도의회 의견서, 군위군 건의서, 군위군의회 의견서 등을 제출했다. 하지만 행안부가 “경북도의회의 의견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해 이번에 군위군 편입 건을 재의결한다. 행안부의 결정에 따라 지역민을 대변하는 의회가 다시 한번 의견을 불분명하게 드러내면 편입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본회의 결과 전망은 안갯속이다. 이 지사가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에게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협조를 요청하고 나선 배경이다. 고우현 경북도의회 의장은 “의원들이 여전히 찬성과 반대 의견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군위군을 대구에 보내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세계적 도시로 도약할 경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조건이기 때문에 추진하고 있다. 의성군과 공동 후보지로 선정된 군위군이 반발해 대구시와 경북도가 대구시 편입을 약속하고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의 유해를 찾아 달라는 편지를 보고 너무 감동했단다.”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대리(사진)가 최근 경북 칠곡군에 사는 유아진 양(11·왜관초5)에게 보내온 손편지의 일부다. 델 코소 대사대리는 유 양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조만간 직접 만날 것을 약속했다. 유 양은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 육군 제임스 엘리엇 중위(실종 당시 29세)의 유해를 찾아달라”며 8월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손편지를 보냈다. 유 양은 가족들과 왜관읍 석전리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를 찾았다가 엘리엇 중위의 추모비를 보고 그의 사연을 알게 됐다. 엘리엇 중위는 1950년 8월 27일 왜관철교 인근에서 야간 경계근무를 섰다가 실종됐다. 그의 아내는 60여 년 동안 남편을 그리워하다 2015년 2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해 5월 자녀들이 어머니의 유해 일부를 작은 유리병에 담아 호국의 다리 아래 낙동강에 뿌렸다. 칠곡군은 2018년 엘리엇 중위의 사연을 담아 호국의 다리 인근에 추모 기념판을 설치했다. 이런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주한 미국대사관에도 전해졌다. 8월 11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 양의 편지를 올려 미국 현지에도 사연이 소개했다. 델 코소 대사대리는 최근 “작은 소녀의 날갯짓이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따뜻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유 양에게 감사의 손편지를 보내왔다. 편지와 함께 선물도 전해왔다. ‘프로젝트 솔져’라는 제목의 책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22개 나라 참전용사 1400여 명의 사진과 각자의 특별한 사연이 담겼다. 엘리엇 중위처럼 한국을 위해 젊음을 바친 참전용사들이 세계 각국에 있다는 것을 유 양에게 알려주기 위해 선물했다고 한다. 델 코소 대사대리는 미군 장병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고 한미동맹 강화와 우호 증진을 위해 노력한 칠곡군과 백 군수에게도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유 양은 “편지를 보내주신 대사대리님께 감사드리며 엘리엇 중위님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칠곡=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대구 지역 대표 먹거리를 맛볼 수 있게 됐다. 11일 대구시는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지역 대표 먹거리인 ‘대구 10미(味)’와 ‘대빵’(지역 특화 빵)을 판매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구 10미는 대경음식포럼이 발굴한 지역 향토음식 가운데 식품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대표적으로 선정한 것들이다. 따로국밥(대구식 육개장)을 비롯해 막창구이와 뭉티기(소 육회), 동인동 찜갈비, 논메기매운탕, 야끼우동, 복어불고기, 누른국수, 무침회, 납작만두 등이다. 대빵은 대구시가 동네빵집 활성화를 위해 경진대회를 거쳐 선정한 지역 특화 빵이다.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관내 13개 휴게소에서 대구 10미와 대빵을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따로국밥은 논공휴게소 군위휴게소 동명휴게소에서, 야끼우동은 추풍령휴게소, 무침회는 칠곡휴게소, 납작만두는 김천휴게소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전국에서 찾아온 식도락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빵은 칠곡휴게소와 평사휴게소, 건천휴게소에서 판매 중이다. 대구시와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고객 반응을 조사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을 경우 대구 음식을 판매하는 휴게소를 늘릴 계획이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제 102회 전국체육대회가 14일까지 구미 등 경북 51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원래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 연기됐다. 올해는 방역과 확산 방지를 위해 19세 이하부(고등부)만 출전하고 관중없이 진행한다. 올해 전국체전 주제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이다. 41개 경기 종목에 17개 시·도 선수단 1만 430명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룬다. 개회식은 8일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한국한복진흥원에서 특별 제작한 한복을 입고 개막식에 자리했다. 구미대 천무응원단이 사전공연을 했고 경북무형문화재 제 40호 무을농악단의 길놀이 공연과 한두레마을예술단의 풍물공연이 이어졌다. 김하영 경북체육회장은 민선 시도 체육회장으로서 처음으로 전국체전 개막식에서 체육인 헌장을 낭독했다. 성화는 애국지사와 6.25참전용사, 코로나19 치료 현장 의사 및 간호사 등을 거쳐 도쿄올림픽 2관왕 김제덕(17·경북일고)과 김진호 한국체육대학교 교수가 마지막으로 성화대에 불을 밝혔다. 올해 전국 체전의 관전 포인트는 도쿄올림픽에서 스타로 떠오른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제덕과 수영 기대주 황선우(18·서울체고) 등의 다관왕 경쟁이다. 김제덕은 양궁 단체전과 혼성단체전, 개인전에 출전하며 11일까지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김제덕은 9일 열린 남고부 70m 경기에서 344점을 쏴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50m 경기와 30m 경기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따내며 다관왕 시동을 걸었다. 황선우는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10일 자유형 50m와 계영 800m, 12일 개인혼영 200m와 계영 400m, 14일 혼계영 400m 레이스에 차례로 출격한다. 자유형 50m 첫 경기에서 22초27을 기록해 고등부 신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다.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18·안산공고)은 9일 안동대체육관에서 열린 역도 여자부 최중량급(87㎏ 이상)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66㎏, 합계 290㎏을 들어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박혜정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으나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세계 역도계를 뒤흔들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철우 지사는 “고등부만 참석해 아쉬움이 크지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전 도민과 함께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구미=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이 9일까지 경북 안동 구름에 리조트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경북도와 문화체육관광부 안동시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정립시키자는 취지로 2014년부터 매년 주최하고 있다. 7일 개막한 올해 포럼은 ‘공감과 위로’를 주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병행해 열리고 있다. 문화예술계와 학계, 종교계, 방송인 등 1000여 명이 참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더욱 심화된 사회 문제와 인문학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유세션과 모색세션, 참여세션, 특별세션 등 모두 4개 세션으로 구성했다. 모색세션은 ‘퇴계언행록에서 인류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찾다’를 주제로 진행한다. 공유세션은 ‘영화콘서트, 공감콘서트, 청춘콘서트, 희망콘서트’로 구성했다. 특별세션은 ‘한글의 미래’를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의 시간을 갖는다. 특히 국내외 교수와 석학들을 초청해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토의하고 한글콘텐츠를 미래문화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찾는다. 이번 행사는 사전 등록자에 한해 현장 참석이 가능하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동구가 불로동을 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든다. 도시재생을 통해 주거 공간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지역공동체도 되살린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찾고 싶은 관광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불로동에는 고분공원(사적 262호)이 있다. 4∼7세기 삼국시대 고분 214개가 모여 있다. 신라 토기와 말 장식품 등도 출토됐다. 최근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한 덕분에 전국적으로 일명 ‘인생샷’ 명소로 떠올랐다. 동구는 이곳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 역사를 품은 동네로 만들 계획이다. 동구에 따르면 불로동 전체 건물 가운데 준공 후 20년이 지난 건물은 67.8%를 차지한다. 30년 이상 된 건물은 33.6%다. 젊은 세대는 빠져나가는 추세다. 2010년 이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36% 증가하는 동안 14세 이하 인구는 39.6% 줄었다. 경제 활동 인구도 2010년부터 최근까지 6.8% 감소했다. 동구는 최근 선정된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불로동 일대 14만7834m²에 총사업비 301억 원을 투입한다. 사업 목표는 ‘지켜온 천년, 만들어갈 백년’이다. 주민과 상인이 어울리는 지역공동체 회복과 청년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 미래 세대를 위한 주거환경 개선이 3대 핵심 사업이다. 먼저 주민과 상인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불로시장에 지상 3층 규모의 커뮤니티센터 ‘불로愛(애)’를 짓는다. 지역경제 살리기는 청년들이 다시 찾는 곳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2025년까지 청년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해 청년들을 위한 막걸리 제조기술 전수 과정을 운영한다. 이곳의 불로막걸리 제조사인 대구탁주합동이 지원한다. 수료생들의 창업을 돕는 불로전수소도 대구탁주합동 막걸리 제1공장 앞에 세운다. 청년들이 만든 수제 막걸리와 각종 안주를 판매할 예정이다. 향후 불로동 막걸리 거리를 조성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지상 2층 규모의 ‘불봉이네 수리소’를 짓고 봉사단을 구성해 낡은 집을 수리한다. 취약 계층을 위한 기부금을 모금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해 다시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도 구상하고 있다. 걷고 싶은 관광 명소를 만들기 위해 ‘삼삼오오 왕건길’도 조성한다. 팔공로와 고분로 마을 진입 관문과 골목 상권을 연결하는 가로를 정비한다. 가까운 불로천로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산책 코스를 마련한다. 배기철 동구청장은 “늙지 않는 불로(不老)동의 이름에 걸맞은 젊은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더불어 역사와 문화, 전통이 살아 숨쉬는 전국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달서구는 대구시가 8개 구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렴 시책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고 5일 밝혔다. 북구는 우수, 수성구는 장려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 시는 청렴 시책의 적정성과 내외부 참여도, 제도 개선 등 실효성 확보, 청렴 교육 내실화, 청렴 문화 확산 등 각 항목을 평가했다. 시는 달서구가 전 직원 대상 청렴 교육, 부패 취약 분야 모니터링, 간부 공무원 청렴도 평가 등 다양한 청렴 시책을 추진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고충 민원 전문관을 운영하며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매주 수요일 근무 시작 전 방송을 통해 청렴을 다짐하는 ‘보다 청렴한 달서 데이(DAY)’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높이 평가했다. 달서구는 다른 기관이 실시하는 청렴도 평가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8년 연속 우수 기관에 뽑혔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청렴도는 공직자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며 “앞으로도 구성원 모두 깨끗한 행정을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산책로에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두류공원 관리소 관계자는 “식당 영업시간 제한 방침으로 야간에 공원으로 인파가 몰리는데 음식물을 그대로 두고 가는 행락객이 많다. 하루 평균 쓰레기 양이 0.5t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1t 이상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영천보현산별빛축제가 8∼10일 온라인으로 열린다. 경북 영천시는 올해 축제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 동시에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져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만 진행한다. 모든 행사는 유튜브 공식 채널 ‘영천보현산별빛축제’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ON 세상은 반짝일 권리가 있다, 넌 머선 ★29(넌 무슨 별이니)’를 이번 축제의 주제로 정했다. 누구나 별이 될 수 있다는 주제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먼저 지역 내 재능과 끼로 뭉친 예비 스타를 발굴하는 ‘영천 마니아 선발 대회’를 연다. 어린이들이 별 관련 각종 지식을 퀴즈 방식으로 겨루는 ‘전국 어린이 별빛 골든벨’도 진행한다. 유명 인터넷 방송 진행자 도티와 데이브 다니유치원 잠골버스가 참여하는 토크쇼 ‘별과 우리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도 준비한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달서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상인점에 가구 인테리어 업체 한샘의 인테리어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한샘은 30일 상인점 7층에 대형 쇼룸을 갖춘 인테리어 전문점 ‘한샘 리하우스’를 개점했다. 한샘 리하우스는 전체 674m²의 대규모로 조성됐으며 최근 홈 인테리어 트렌드에 맞춰 붙박이장과 창호, 바닥재 등 다양한 건자재를 전시한다. 84m²형과 59m²형 등 실제 아파트를 옮겨놓은 듯한 모델하우스에 최신 인테리어를 적용한 거실과 부엌, 욕실, 안방을 갖춰놓은 것도 특징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이용하고 살펴보면서 기호에 맞는 인테리어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전시장 내 QR코드를 인식하면 다른 형태로 꾸며진 모습을 가상현실(VR)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매장 내 인테리어 설계 전문가에게 맞춤형 인테리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또 인테리어 설계 프로그램 홈플래너를 통해 3차원(3D) 인테리어 상담도 가능하다. 상인점은 신규 오픈을 기념해 선착순 200명에게 리모델링 상담 시 롯데상품권 1만 원권을 증정한다. 매장에서 리모델링 계약 시 최대 100만 원권 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파티마병원이 동구 지역의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은 전문적인 의료지원체계를 구축해 지역 피해아동을 신속하게 치료한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앞으로 학대 피해아동에 대한 맞춤형 상담과 신체 및 정신적 치료, 피해 정황에 대한 전문가 의견 제시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선미 대구파티마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생명 존중 이념을 바탕으로 소외된 이들을 각별하게 보살피고 있다. 지역민에게 헌신한다는 자세로 학대 피해아동이 잘 치료받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6일 대구 북구 사수동 삼영초교 3학년 2반 교실.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 프로그램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생활 모습’을 주제로 한 수업이 한창이었다. 교실은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벽면에는 학생들이 수업 과정에서 직접 만든 미술 작품과 그림일기, 감상문 등이 가득했다. 박광수 담임교사가 “우리의 생활에 대해 칠판에 써볼까”라고 하자 학생들이 우르르 나와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적었다. 박 교사가 이어 “취미 말고 또 어떤 일상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학생들이 너도나도 먼저 발표를 하겠다며 “저요”를 외쳤다. 그는 “IB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의 적극성이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영초교가 최근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전국 공립 가운데 처음이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 좋지 않은 교육 여건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위스에 본부가 있는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가 1968년 만든 IB 월드스쿨 교육 과정은 핵심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자기 주도 성장을 추구한다. 학교가 위치한 북구 금호지구는 대구 외곽에 조성된 신도시다. 도심보다 주거 선호도가 높지 않아 학생이 적은 편이다. 현재 삼영초교 전교생은 368명. 대구 전체 초등학교 평균 학생 수 522.9명보다 훨씬 적다. 통학 구역 75%가 임대아파트. 변두리라는 인식에 교사들의 학교 지원도 많지 않다.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삼영초교가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은 것은 구성원들의 확고한 도입 의지 덕분이다. 북구 노원동에 있었던 삼영초교는 2015년 학생 부족으로 임시 휴교했다가 2018년 지금의 위치에 다시 개교한 아픔이 있다. 재개교한 이 학교에 처음 부임한 황정하 교장과 교사들은 주입식 교육이 학생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공감했다. 황 교장은 “학생들이 주도하는 탐구 수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교사들이 똘똘 뭉쳐 IB 교육 도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IB 관심학교로 시작한 삼영초교는 2년 9개월여 만인 지난달 18일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조원호 교사는 “동료 교사들이 2년간 주말을 반납하면서 IB 교육을 익혔고 영문 원서를 직접 해석하며 연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현장 평가를 나온 IB 본부 관계자들도 교사들의 열정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컨설팅에서는 수업 관찰과 교육 공동체 인터뷰, 학교 환경 전 분야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신선혜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삼영초교는 IB 교육을 본격 도입하기 전부터 먼저 자체 추진해 열정이 남달랐다. 우수 도입 사례로 전국에서 비결을 묻는 전화가 많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IB 교육에 만족도가 높다. 김연실 씨(43·여)는 “수업 시간에 손 한번 못 들던 아이가 적극적인 성격으로 완전히 변했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IB 교육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18년부터 추진해 현재 기초 50개교, 관심 6개교, 후보 9개교, 인증 6개교에서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IB 초중고교 교육의 연속성을 위해 노력한다. 우선 내년부터 IB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IB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학 입시 프로그램도 만든다. IB 담당 대입지원관을 영입해 국내외 대입 제도를 분석하고 대학별 입시 전략을 연구한다. 강은희 교육감은 “IB 교육은 50여 년간 전 세계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목표를 달성하고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달서구가 새로운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했다. 낡은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미래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아동친화와 청년, 행복주택, 스마트공단이다. 달서구 상인3동과 월성2동은 별다른 개발 없이 주택 보급이 한창이던 1980년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최대 영구임대단지가 있는 이곳에는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편이다. 인구 1000명당 기초생활수급자를 살펴보면 상인3동이 261명, 월성2동이 236명이다. 대구 8개 구군 141개 읍면동의 기초생활수급자는 인구 1000명당 약 53명이다. 오래된 아파트단지는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월성주공아파트는 가로등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주민 김모 씨(89·여)는 “노인과 어린이 등 교통 약자의 사고 우려가 크다. 이웃들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걱정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송현1동은 낡은 건물이 많다. 전체 건물 가운데 74.4%가 지은 지 20년이 넘었다. 주거 환경이 계속 나빠지면서 인구 유출 및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인구 감소율이 연평균 1.88%(달서구 연평균 0.57%)다. 달서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 공모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2013년 도시활력 증진지역 개발사업 선정을 시작으로 2014년 미로마을 조성사업, 2015년 성서 아웃렛타운 활력증진사업, 2016년 상화로 문화기행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최근 3년간 진행된 도시재생 사업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2018년 죽전동, 2019년 송현1동, 지난해 월성2동 상인3동이 각각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뽑혀 총사업비 536억 원을 확보했다. 4개 동은 요즘 도시재생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상인3동은 ‘보름달에 꽃비 내리는 골목스토리’를 주제로 도시재생을 한다. 주민들이 보름달처럼 밝고 정답게 소통하는 마을 만들기가 목표다. 4월 착공한 달비골 복합문화센터는 2023년에 개소할 예정이다. 행정복지센터인 이곳 옥상에 스마트팜 형태의 텃밭을 만든다. 주민들이 각종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한다. 낡은 공원도 새롭게 바꿀 계획이다. 죽전동은 아동과 청년을 위한 복지시설을 마련한다. 대구 최초의 유니세프 인증 아동친화도시인 달서구는 이곳에 내년까지 어린이들을 위한 달서아이꿈센터를 조성한다. 돌봄센터와 작은도서관, 가상현실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만든다. 2023년까지 청년과 신혼부부의 거주 공간인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행복주택과 사회적경제지원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송현1동은 ‘나이 든 사람과 나이 들 사람이 모두 행복한 마을 만들기’를 목표로 ‘든·들 행복빌리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까지 170억 원을 투입해 청년들을 위한 청년 창업공작소와 노년층 문화복합시설인 송현복합센터, 주민들의 소통 공간인 송현희망센터를 짓는다. 송현공원에서 앞산까지 이어지는 산책길도 새롭게 정비한다. 월성2동은 연말 희망나눔 통합센터를 공개한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에 실버케어통합센터와 정서건강복지센터, 인생이모작센터가 들어서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서산업단지도 새롭게 바뀐다. 총사업비 20억 원을 들여 대규모 녹지를 조성한다. 주민과 근로자를 위한 어울림 쉼터와 모험 놀이시설도 만든다. 낡은 공장 벽면은 야간 경관 조명으로 꾸민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도시재생은 도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핵심 사업”이라며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누리고 달서구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접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추석을 맞아 18∼22일까지 5일 동안 온라인으로 올해 딤프 대표 뮤지컬 5편을 매일 1편씩 상영한다. 18일 상영하는 첫 작품은 딤프 창작뮤지컬상 수상작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이다.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소녀가 자신이 괴롭혔던 인형의 몸속으로 들어가 과거로 돌아간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말리 역은 ‘뮤지컬 신동’으로 불리는 설가은. 다음 날에는 한국 스웨덴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공동 제작한 ‘네네네’를 상영한다. 추석을 하루 앞둔 20일에는 대구 최대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칠성시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로맨스 칠성’이, 추석인 21일에는 전래동화 ‘토끼와 자라’를 소재로 한 가족뮤지컬 ‘토장군을 찾아라’가 상영된다.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올해 딤프 창작뮤지컬상 공동 수상작 ‘스페샬 5’가 장식한다. 이번 온라인 상영회는 딤프 공식 네이버TV 채널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상영일에 해당 작품을 24시간 동안 공개할 예정이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위드 코로나 시대… 종가들도 ‘줌 제사’ 매년 1월 경북 안동에선 퇴계 이황 선생을 기리는 제사가 열린다. 후손과 학자 등 수백 명이 퇴계 종택에 모인다. 하지만 450주기였던 올해 제사는 달랐다. 소수의 제관이 종택에서 제사를 지내고, 나머지는 각자의 집에서 PC나 노트북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비대면 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통해 모니터 안에서 예를 갖췄다. 퇴계 이황 선생의 경우 나라가 선생의 업적을 인정해 사후에 영원히 제사를 지낼 수 있게 허락했다. 이를 불천위(不遷位) 제사라고 한다.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고, 종가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450년 동안 이어진 제사까지 바꿔 놓았다. 퇴계 종가가 변화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형식만 강조하다 전염병이 퍼지면 더 큰 불효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 1년 10개월. 다가올 추석까지, 벌써 세 번째 ‘코로나 명절’이다. 퇴계 종가처럼 이제 집안마다 나름의 ‘거리 두기 명절’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고산 윤선도 선생 종가는 최근 후손 대표들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참여해 사당 수리 안건을 의논하기도 했다. 종가와 제례 전문가들은 이제 ‘응급 처방’으로 명절을 지내기보다 ‘위드(with) 코로나’에 맞는 새로운 예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족마다 상황에 맞는 예법, 바로 지속 가능한 ‘신예기(新禮記)’다.“모였다 감염땐 되레 불효”… 테이크아웃 음복-SNS 제사 조상 기리는 동시에 거리두기, 집집마다 맞춤형 예법 마련류성룡 선생 종가, 제사 규모 축소… 80명 모이던 ‘불천위’ 10명이 지내이황 선생 종가는 비대면 제사… ‘퇴계 450주기’ 땐 줌 제사 도입“가족의 소중함이란 본질 지키되, 현실 변화 반영해 전통 이어가야” “지난 명절까지는 12명이 한번에 제청(祭廳·제사를 지내는 대청)에서 잔을 올렸는데, 앞으로는 1명씩 들어가기로 했어요. 제관들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니까요.” 15일 오전 경북 칠곡군 석담 이윤우 선생의 사당 앞 잔디밭에는 천막 두 개가 들어섰다. 이날 석담 선생의 불천위(不遷位·나라에 세운 공이 커 신주를 땅에 묻지 않고 영구히 제사 지내는 것이 허락된 것) 제사를 앞두고 마련된 제관들의 거리 두기 공간이다. 16대 종손 이병구 씨(6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집안 최대 행사의 ‘밀집도’를 조절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생각했다. 그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서 조상을 기리는 동시에 감염을 막기 위한 거리 두기 방법”이라며 “편법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예(禮)를 지키려는 묘안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석담 종가는 지난 설에도 한자리에 모여 음복을 하는 대신 사당을 찾은 종친에게 ‘테이크아웃’ 음복 도시락을 나눠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씨는 “코로나19로 시작된 형식의 변화는 앞으로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코로나19로 비대면 제사-전자서명도 등장 지난해 초 시작된 코로나19는 전통을 유지하려 애써 온 종가의 예법을 바꿔 놓고 있다. 전국의 종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명절 행사 규모를 줄였다. 명가 자부심의 원천인 불천위 제사도 마찬가지다. 서애 류성룡 선생 종가가 있는 안동 하회마을보존회는 지난해부터 명절과 제사를 축소해 지내고 있다. 류한욱 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은 “불천위 제사는 기본적으로 80여 명이 모이는데, 지난해부터 10여 명으로 규모를 줄였다”며 “제사 형태는 현재 상황에 맞춰서 하는 것이지, 예전부터 해 오던 것이라고 위법(違法)까지 하며 계속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 없던 장면이 등장했다. 퇴계 이황 선생 종가가 올 1월 퇴계 선생 450주기 불천위 제사 때 시행한 ‘비대면 제사’가 대표적이다. 당시 퇴계 종가는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사용해 제사를 진행했다. 반대하는 문중은 없었다. 퇴계 선생 17대 종손 이치억 씨(45)는 “아쉬운 마음은 컸지만 모두 ‘방역수칙을 어기다 병이 퍼지면 그것이 불효’라며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얼굴을 마주 보고 열리던 문중 어르신 회의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대화방이 활용되고 있다. 전남 해남군 고산 윤선도 선생 종가는 최근 사당을 수리하는 안건을 SNS로 논의해 결정했다. 고산 선생 15대 종손 윤성철 씨(55)는 “대면 회의가 어려운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 방법”이라며 “의사 결정도 전자서명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 “형식은 시대 따라 변하는 것” 코로나19로 시작된 변화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씨는 “기존 방식이 변할 것이라는 얘기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SNS, 영상통화 등으로 예를 보존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내 뿌리를 되돌아보는 명절의 본질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형식은 시대적 흐름과 문화 속에 끊임없이 변해 왔다”고 설명한다. 오늘날 가족 모임이 설과 추석에 집중된 것도 결국 시대 변화에 맞춰진 결과다. 예전 우리 조상들은 단오(端午), 백중(百中), 중양절(重陽節) 등을 모두 명절로 챙겼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지나 가족들이 멀리 떨어져 사는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명절의 의미와 무게감은 고향에 갈 수 있는 ‘휴일 있는 명절’로 집중됐다. 지금처럼 설과 추석을 3일 연휴로 쉰 것은 1989년부터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명절은 조상과 우리의 공동체 의식, 결속력을 다지는 기회지만 너무 형식에만 얽매이면 가족 구성원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며 “이제는 명절의 의미, 차례를 지내는 이유를 되돌아보며 가족 공동체 의미를 되짚는 기회를 가질 시기”라고 조언했다. ○ “새로운 가가례를 세울 때”오늘날 만들어갈 신예기(新禮記)는 가족 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현실을 반영해 만들어야 한다. 퇴계 이황 선생도 ‘의어금이불원어고(宜於今而不遠於古·현실에 맞게 하되 옛것에 멀리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 즉 전통 예법의 기본을 존중하되 그 시대에 합당한 예를 갖춰 정성을 다하라는 가르침을 전했다. 시대 흐름에 맞춰 집마다 고유의 예법을 만드는 것이 결국 우리 조상이 지켜온 전통의 명맥을 잇는 방식이다. 과거에도 가문에 따라 신주를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보관하거나 장소를 바꿔 제사를 지내는 일은 흔히 있었다. 집안별로 가가례(家家禮·각 집안의 예법)를 세워 지키는 것이 전례 없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안승준 한국고문서학회장은 “모두가 참여해서 만드는 인터넷 오픈 백과사전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예법을 만들어가는 것이 다양한 형태의 삶이 이뤄진 현대에 맞는 예법”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김대은 인턴기자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졸업박정훈 인턴기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

“지방이 살아남으려면 국토 균형 발전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국토의 끊어진 허리를 이을 수 있습니다.” 14일 오전 세종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강영석 경북 상주시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강 시장은 이날 1시간 동안 “문경∼상주∼김천 구간의 중부내륙철도를 조속히 연결해 달라”는 시위를 했다. 늘 깔끔한 정장 차림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두루마기까지 꺼내 입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상주·문경·김천 시민 80% 탄원서 서명기초자치단체장이 중앙 부처가 밀집한 세종시에 직접 찾아와 시위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상주시와 인근 도시는 중부내륙철도 연결이 절실하다. 강 시장은 “중부내륙철도 단절 구간 연결은 상주 문경 김천 시민들의 바람일 뿐만 아니라 국토 중심의 완전한 연결을 꿈꾸는 전 국민의 염원”이라며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생각해 하루빨리 추진해주기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인 시위는 강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시의회, 새마을회, 상공회의소 등 지역의 다양한 분야 대표가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문경시와 김천시도 상주시와 뜻을 같이해 다음 달 8일까지 1인 시위에 나선다. 강 시장은 정치권에도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미 임이자(상주-문경) 송언석(김천) 국회의원과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찾아다니며 철도 연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강 시장은 “상주 문경 김천에 31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산다. 이 가운데 80% 가까운 24만4700여 명이 탄원서에 서명할 정도로 이 문제에 관심이 높다”며 “시민들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문경∼상주∼김천 고속전철화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착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척추 잘린 국가철도망계획중부내륙철도 ‘경기 이천∼충북 충주∼문경’(94.8km)은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상주시는 중부내륙철도를 문경에서 상주를 거쳐 김천까지 73km를 연장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착공을 앞두고 있는 남부내륙철도 ‘김천∼경남 거제’(181.6km)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문경∼상주∼김천’ 구간만 연결되면 국토의 중심을 남동쪽 방향으로 관통하는 완전한 형태의 철길이 생기는 셈이다. 이미 2016년 정부는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을 발표하면서 두 내륙철도를 연결하는 ‘문경∼상주∼김천’ 고속전철화 사업을 포함시켰다. KDI는 2019년부터 이 구간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하고 있는데 11월 종합평가를 앞두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부터 철도 연결 공사가 시작된다. 사업비만 1조3714억 원 규모다.○ 새로운 도약 꿈꾸는 ‘상주’상주는 ‘경상도’(慶尙道)의 ‘상’자 어원이 될 정도로 영남지방의 중심 도시였다. 1965년까지만 해도 인구가 26만5000여 명에 달했다. 하지만 2019년 인구는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공무원들은 인구 유출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의 의미로 상복(喪服)을 입고 근무할 정도로 모두에게 큰 아픔이었다. 최근 상주는 전국적으로 귀농·귀촌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 중간에 위치해 있고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귀농·귀촌의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꼽힌다. 통계청의 귀농·귀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주로 귀농·귀촌한 인구는 1708명(1339가구)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경북도의 스마트팜 621가구 중 123가구가 상주에 몰려 있다. 정부의 스마트팜밸리혁신국가단지도 상주에 조성된다. 주민들은 이런 청사진도 철도망 확충 없이는 어떠한 지역발전이나 인구유입 정책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마트팜 운영자 박홍희 씨(49·상주시 외서면)는 “다른 지역에서 스마트팜 기술을 배우러 찾아오지만 교통 문제로 귀농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통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성장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철도 연결로 접근성이 한층 좋아지면 관광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까운 구미의 경우 경부고속철도 김천구미역 개통으로 김천지역 주요 관광지 방문객이 개통 당시인 2010년 37만6000여 명에서 2019년 87만6000여 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상주시 관계자는 “상주에도 자전거박물관뿐 아니라 낙동강을 배경으로 달릴 수 있는 자전거 길, 경천대 문장대 같은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며 “중부내륙철도만 연결된다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끊어진 중부내륙철도 구간을 반드시 연결해야 한다고 시민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지인에게 ‘승부조작을 해주겠다’고 제안한 뒤 수억 원을 받은 전 프로야구 선수 윤성환(40)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11단독(판사 이성욱)은 14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성환에게 징역 1년에 추징금 2억350만 원을 선고했다. 윤성환은 지난해 9월 21일 대구 달서구의 한 커피숍에서 지인과 함께 A 씨를 만나 “주말 경기에서 상대팀에 1회에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약속한 점수 이상을 실점하는 내용으로 승부를 조작해 주겠다”고 제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베팅이 가능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수익이 나게 해줄 테니 5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A 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현금 5000만 원을 건네는 등 윤성환에게 모두 5억 원을 전달했다. 윤성환은 청탁을 받았으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실제 승부조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먼저 승부조작을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대가로 5억 원의 거액을 받아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실제 승부조작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의성군에 대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들어선다. 의성군과 ㈜청암에너지는 10일 군청 회의실에서 김주수 군수와 장진출 청암에너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청암에너지는 3000억 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의성읍 철파리 일원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와 송전선로, 온수공급관로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39.6MW의 전기를 생산한다. 지역 내 1만5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장 대표는 “전기 발전 과정에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따뜻한 물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한 온수를 주변 지역에 공급하면 주민들이 난방비 절감 효과 등의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을 선도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생태 환경을 보호하면서 도시가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