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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시험 결과 시험 대상자 전원에게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27일 백신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1단계 임상시험 결과를 국제적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공개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mRNA-1273)에 대한 1단계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전원(18∼55세 성인 45명)에게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올해 3월 시험 참가자 45명을 15명씩 세 그룹으로 나눠 백신 후보 물질을 각각 2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100μg, 250μg씩 투여한 뒤 격리해 관찰했다. 28일이 지난 뒤 2차 투여했고, 2주 뒤 ‘25μg 그룹’에서 코로나19 완치자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 고용량 투여 그룹에선 더 높은 수준의 항체가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소 8명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화(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도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모더나는 5월 이 같은 결과의 예비 결과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일부 참가자는 피로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을 호소했지만 모더나는 경미한 수준으로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정말 좋은 소식”이라며 “연구 데이터를 볼 때 해당 백신이 아주 충분한 수준의 중화항체를 유도할 수 있는 게 명확하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현재 600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7일부터는 미 전역 87개 연구시설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험은 10월 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모더나는 연구 성공을 전제로 “내년부터 연간 5억∼10억 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항체 형성 소식이 알려진 후 모더나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16% 이상 급등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선 유전자 진단시약 및 유전자 치료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로 파미셀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5.20%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선 모더나 임원이 비상근 사내이사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이비프로바이오와 모더나 지분을 일부 가진 바른손이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았다.이윤태 oldsport@donga.com·김자현 기자}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시험 결과 시험 대상자 전원에서 항체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27일 백신 개발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1단계 임상시험 결과를 국제적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공개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mRNA-1273)에 대한 1단계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전원(18~55세 성인 45명)에게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시험 참가자 45명을 15명씩 세 그룹으로 나눠 백신 후보 물질을 각각 2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100μg, 250μg씩 투여한 뒤 격리해 관찰했다. 28일이 지난 뒤 2차 투여했고, 2주 뒤 ‘25μg 그룹’에서 코로나19 완치자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 고용량 투여 그룹에선 더 높은 수준의 항체가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소 8명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화(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도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모더나는 5월 이 같은 결과의 예비 결과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일부 참가자는 피로·두통·오한·근육통 등을 호소했지만 모더나는 경미한 수준으로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정말 좋은 소식”이라며 “연구 데이터를 볼 때 해당 백신이 아주 충분한 수준의 중화항체를 유도할 수 있는 게 명확하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현재 600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7일부터는 미 전역 87개 연구시설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 개발의 최종단계인 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구는 2022년 10월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그 전에 예비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 보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13일 언론과의 전화회견에서 “올해 여름이 끝날 즈음 백신을 활발히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항체 형성 소식이 알려진 후 모더나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16% 이상 급등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관련주들의 주가도 급등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유전자 진단시약 및 유전자 치료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로 파미셀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5.20%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선 모더나 임원이 비상근 사내이사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이비프로바이오와 모더나 지분을 일부 가진 바른손이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았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이설 기자 snow@donga.com}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딸 진드지 만델라(사진)가 12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60세. 13일 BBC 등 외신은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 만델라의 딸인 진드지가 전날 밤 요하네스버그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고인은 남아공의 인종차별적 흑백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폐지하는 데 헌신한 부친(2013년 타계)의 활동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85년 피터르 빌럼 보타 당시 남아공 대통령이 제시한 조건부 사면을 거부한다는 부친의 편지를 대독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고인은 아파르트헤이트의 비인간성에 투쟁하던 당시 우리에게 자유를 향한 확고한 결의를 가져왔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고인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여섯 번째 자녀로 만델라 전 대통령과 두 번째 부인인 위니 마디키젤라 사이에서 태어났다. 1996년 부모가 이혼한 뒤 1998년 만델라 전 대통령이 세 번째 부인과 재혼할 때까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덴마크 주재 남아공 대사로 활동해 왔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이 중국 기업의 미 증시 상장을 쉽게 했던 양국 회계협정 파기를 검토하고 있다. 향후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알리바바, 바이두 등 이미 미 증시에 입성한 중국 기업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13일 로이터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협정은 미국 주주를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 기업을 불리하게 만들며, 우리의 우위를 약화시키는 국가안보 문제”라며 “조치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다만 언제, 어떻게 협정을 파기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파기를 하려면 상대국에 30일 전에 알려야 한다. 미국은 7년 전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중국 기업의 미 회계규정 준수 의무를 면제했다. 이를 통해 깐깐한 미국식 회계가 아닌 느슨한 중국식 회계를 따르던 많은 중국 기업이 손쉽게 미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 등으로 이 협정이 중국 기업의 우회상장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비판이 급증했다. 무역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등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것도 파기 여론을 고조시켰다. 앞서 중국 제재법 발의를 주도해 중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집권 공화당의 대중 강경파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의 미 자본시장 착취를 해소해야 한다”며 파기를 촉구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경제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백악관은 5월 미 공무원연금의 대중(對中) 주식 투자를 금지했다. 같은 달 미 상원은 중국 기업을 노려 외국 기업이 회계 감사 등에서 일정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상장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난달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미국 자본의 홍콩 이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홍콩 보안법 제정에 대한 보복 카드로 검토하던 페그제 폐지안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치가 홍콩 내 미국 기업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국 정부도 중국 압박에 동참했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14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 장비를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 통신업체들은 내년부터 화웨이의 5G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 금지되며, 2027년까지 모든 화웨이 장비를 철거해야 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이윤태 기자}

중국 남부를 중심으로 한 달째 내린 폭우로 발생한 이재민이 4000만 명에 근접하고 있고, 14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4일부터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기록적인 폭우로 71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됐다. 12일 중국 관영 CGTN 등에 따르면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후베이(湖北) 등 27개 성과 시에서 6월 초부터 쏟아진 폭우로 지금까지 14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재민 3789만 명이 발생했으며 주택 2만8000여 채가 파손됐다. 또 농경지 353만2000ha가 물에 잠겨 이로 인해 발생한 직접적 경제 손실만 822억3000만 위안(약 14조1073억 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폭우 피해 최소화를 위해 군인 4만3000명, 구조 인력 13만 명, 소방차 7000여 대를 투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성 포양(파陽)호 수위는 이날 경계수위인 19.5m를 훌쩍 넘는 22.72m를 기록해 1998년 대홍수 당시의 22.52m까지 넘어서면서 범람 위기를 맞고 있다. 장시성은 홍수 대비 경보를 2급에서 최고 단계인 1급으로 격상했으며 군인 1500여 명이 제방 작업에 투입됐다. 류치 장시성 서기는 홍수 방지 업무가 “전시 상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지금은 홍수 방지의 결정적 시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고 12일 관영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도 재난 방지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에서도 4일부터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기록적인 폭우로 71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됐다. 12일 NHK에 따르면 하천 범람으로 인명 피해가 집중된 규슈 남부 구마모토현에서 6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구마모토현 내 5개 기초지자체에서 16개 지역이 아직 고립된 상태다. 장마 전선이 북상하면서 규슈 오이타현에서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고, 후쿠오카현에선 2명이 사망했다. 나가사키현에서도 1명이 숨졌다. 규슈 이외 지역에서도 에히메현, 시즈오카현 등에서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12개 현에서 101개 하천이 범람해 최소 1550ha의 토지가 침수됐다. 폭우로 산사태와 침수 피해를 본 지역에선 실종자를 찾기 위한 경찰과 소방대, 자위대의 수색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13일부터 다시 규슈 지역에 비가 강해지고 14일에는 동일본에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하며 하천 범람과 산사태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출연했던 인도의 ‘국민 배우’ 아미타브 바찬(78·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12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바찬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인도 뭄바이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바찬은 1969년 영화계에 입문해 50여 년간 약 200편의 영화에 출연한 인도 영화계의 거물이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2009년)에선 어린 주인공이 바찬의 사인을 받아내는 장면에 직접 등장하기도 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세계 2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국인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65)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에 이어 각국 지도자의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진행된 생방송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기침과 고열 등의 증세를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한 그는 “공포에 떨 이유가 없다. 그게 인생”이라며 “삶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관저에서 치료에 돌입했다. 그는 4일 미국 대사관에서 토드 채프먼 미 대사, 양국 외교 관리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 당시 참석자들 역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월 말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에도 줄곧 “가벼운 독감 같은 것”이라며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핵심 참모 파비우 바잉가르텐 대통령 대변인이 3월 초 확진 판정을 받아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지자들을 만났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행정부의 부실 대응 비판이 커지자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라는 발언으로 막말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달 23일에는 그의 방역 무시 행동을 보다 못한 법원까지 나섰다. 당시 법원은 “대통령은 법률을 지켜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다. 4월 말부터 마스크 착용이 의무 사항이 된 만큼 대통령이 어기면 하루에 2000헤알(약 47만 원)씩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판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양성 판정을 받은 이날도 별것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취재진에게 다가간 그는 돌연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얼굴을 보라며 “코로나19는 내리는 비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언론협회는 “취재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범죄”라며 연방대법원에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세계 2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국인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65)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에 이어 각국 지도자의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진행된 생방송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기침과 고열 등의 증세를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한 그는 “공포에 떨 이유가 없다. 그게 인생”이라며 “삶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관저에서 치료에 돌입했다. 그는 4일 미국 대사관에서 토드 채프먼 미 대사, 양국 외교 관리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 당시 참석자들 역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월 말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에도 줄곧 “가벼운 독감 같은 것”이라며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핵심 참모 파비오 방가르텐 대통령 대변인이 3월 초 확진 판정을 받아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지자들을 만났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행정부의 부실 대응 비판이 커지자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는 발언으로 막말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달 23일에는 그의 방역 무시 행동을 보다 못한 법원까지 나섰다. 당시 법원은 “대통령은 법률을 지켜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다. 4월 말부터 마스크 착용이 의무 사항이 된 만큼 대통령이 어기면 하루에 2000헤알(약 47만 원)씩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판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양성 판정을 받은 이날도 별 것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취재진에게 다가간 그는 돌연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얼굴을 보라며 “코로나19는 내리는 비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언론협회는 “취재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범죄”라며 연방대법원에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반발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정부가 올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업을 받게 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과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6일 발표한 성명에서 ‘가을에 온라인 수업만 하는 학교에 다니는 비이민 F-1 및 M-1 비자 학생들은 미국 체류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학교에 신규 등록하려는 학생에게는 새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F-1 비자는 미국 대학이나 일부 사립학교 학생에게, M-1 비자는 직업 교육 과정에 등록한 유학생에게 각각 발급된다. ICE는 “온라인 수업만 받게 되는 유학생이 미국에 남으려면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학교로 전학해야 한다”며 “대면 강의와 온라인 강의를 혼합하는 학교에 다니는 F-1 학생은 1개의 수업이나 3학점 이상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은 5만2000여 명(2019년 기준)이다. 일부 재미 유학생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유학생 생활이 서럽다” 등의 반응을 올렸다. 온라인 수업만 받으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사라지고 사실상 강제 추방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들 가운데 가을학기 수업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곳이 상당수여서 얼마나 많은 학생이 비자 취소 대상이 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미국 대학 재정에서 유학생의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만큼 대학들이 일부라도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 재가동을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학들의 오프라인 개강을 유도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내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학교가 올가을에 문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윤태 기자}

“이건 겨우 시작일 텐데….” 가족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선 무쿨 가르그 씨는 나지막이 탄식했다. 생후 3개월 된 조카부터 90세 할아버지까지 한 집에서 부대끼는 가족 17명의 얼굴이 하나둘 머릿속에서 스쳤다. 인도 뉴델리의 4층짜리 건물에 모여 사는 이들 가족은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왔다.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식량 등 생필품을 사러 외출했고, 다녀온 뒤에는 온몸을 꼼꼼히 소독했다. 외부 감염 요소를 차단했다고 생각해 집 안에서는 평소처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어울려 지냈다. 하지만 4월 말 무쿨 씨의 삼촌 한 명에게서 열이 났다. 이후 고모, 부모, 할머니가 차례로 코로나19 증상을 보였고, 결국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도 델리의 집 대문에는 커다란 격리 스티커가 붙었고, 감염 가족들은 각자 방에서 격리생활에 들어갔다. 인도에서 이 같은 가족 집단 감염이 코로나19의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전했다. WP는 “인도에서 가족 집단 감염이 점차 늘고 있다”며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인구 13억 명이 넘는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6일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70만724명으로 한 달 만(6월 6일 22만6622명)에 2.8배가 늘었다. 사망자 수는 1만970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수 규모는 미국(298만2928명)과 브라질(160만4585명)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인도가 코로나의 ‘핫스폿’이 된 주요 배경으로 대가족 문화가 꼽힌다. 인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절반 이상은 60세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WP에 “가족끼리 모여 살면 젊은이들이 가족 내에서 부모, 조부모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기 쉽다. 봉쇄 기간 가족 내 집단 감염이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거주 문화도 감염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도 일간지 더 힌두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6일 기준 104일째 이동 제한 등 봉쇄조치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지저분하고 좁은 빈민가에서는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 검사가 충분히 실시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 인프라는 취약하다. 뉴델리에 일반 병상 수는 1만여 개에 불과해 밀려드는 환자를 수용하지 못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뉴델리 차타르푸르 지역의 종교시설에 축구장 20개 규모의 코로나19 의료센터를 만들었다고 BBC는 전했다. 미 포린폴리시는 최근 “인도 뉴델리와 뭄바이 등이 코로나19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다. 무증상자와 높지 않은 검사율을 감안하면 실제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했다. 더 힌두는 “봉쇄 조치로 귀향했던 노동자가 도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감염이 더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설 snow@donga.com·이윤태 기자}

“이건 겨우 시작일 텐데….” 가족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선 무쿨 가르그 씨는 나지막이 탄식했다. 생후 3개월 된 조카부터 90세 할아버지까지. 한 집에서 부대끼는 가족 17명의 얼굴이 하나 둘 머릿속에서 스쳤다. 인도 뉴델리의 4층짜리 건물에 모여 사는 이들 가족은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왔다.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식량 등 생필품을 사러 외출했고, 다녀온 뒤에는 온 집을 꼼꼼히 소독했다. 외부 감염 요소를 차단했다고 생각해 집안에서는 평소처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어울려 지냈다. 하지만 4월 말 무쿨 씨의 삼촌 한 명에게서 열이 났다. 이후 고모, 부모, 할머니가 차례로 코로나19 증상을 보였고, 결국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도 델리의 집 대문에는 커다란 격리 스티커가 붙었고, 감염 가족들은 각자 방에서 격리생활에 들어갔다. 인도에서 이 같은 가족 집단감염이 코로나19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전했다. WP는 ”인도에서 가족 집단감염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인구 13억이 넘는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6일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69만8817명으로 한 달 만(6월6일 22만6622명)에 2.8배가 늘었다. 사망자 수는 1만970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수 규모는 미국(298만2928명)과 브라질(160만4585명)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인도가 코로나의 ‘핫스폿’이 된 주요 배경으로 대가족 문화가 꼽힌다. 인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절반 이상은 60세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WP에 ”가족끼리 모여 살면 젊은이들이 가족 내에서 부모, 조부모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기 쉽다. 봉쇄기간 동안 가족 내 집단감염이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거주 문화도 감염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도 일간 더 힌두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6일 기준 104일째 이동 제한 등 봉쇄조치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지저분하고 좁은 빈민가에서는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 검사가 충분히 실시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 인프라는 취약하다. 뉴델리에 일반 병상 수는 1만여 개에 불과해 밀려드는 환자를 수용하지 못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뉴델리 차타르푸르 지역의 종교시설에 축구장 20개 규모의 코로나19 의료센터를 만들었다고 BBC는 전했다. 미 포린폴리시는 최근 ”인도 뉴델리와 뭄바이 등이 코로나19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다. 무증상자와 높지 않은 검사율을 감안하면 실제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했다. 더 힌두는 ”봉쇄조치로 귀향했던 노동자가 도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감염이 더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연예계의 대표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래퍼 카녜이 웨스트(43)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웨스트는 4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신을 믿고 우리의 비전을 통일하며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면서 “나는 미국 대통령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그의 아내인 모델 킴 카다시안은 웨스트가 트윗을 올린 직후 해당 트윗을 리트윗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웨스트는 미 연예계의 흔치않은 친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에도 웨스트와 공개적인 만남을 가졌다. 당시 두 사람은 서로가 “오랜 친구였다”고 밝혔다. 웨스트는 이후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을 “내 형제”라고 언급하며 친분을 드러냈다. 2018년 10월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점심식사 및 공개회동을 하기도 했다. 다만 선거일인 11월 3일까지 불과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실제 출마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미 NBC뉴스 등에 따르면 웨스트는 2015년 ‘MTV 뮤직 어워드’ 당시에도 2020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서 강력한 ‘공안 통치’로 활동 공간을 잃은 홍콩 민주화 진영이 해외에 망명의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홍콩 정부는 반중(反中) 시위대를 흉악범으로 규정하고 무장경찰을 투입해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에서 일하다가 최근 영국으로 망명한 사이먼 정 씨(29)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망명의회 구상을 밝혔다. 정 씨는 “망명의회는 중국과 홍콩 당국에 민주주의를 마음대로 짓밟을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망명의회 구상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망명의회를 어디에 설립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홍콩 민주화 진영 인사들의 망명도 이어지고 있다.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네이선 로 씨(27)는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망명 사실을 알렸다. 그는 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민주화 운동에 있어 국제사회의 지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아무리 위협적이어도 나는 내 일을 할 것이다. 홍콩인들은 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 씨는 안전상의 이유로 망명지를 밝히지 않았다. 로 씨와 함께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 씨(24)는 “네이선 로의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홍콩을 위해 우리는 국제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는 아직 여기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거리에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웡 씨는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현재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홍콩 경찰과 반정부 시위대의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경찰은 시위대 조사 과정에서 침, 머리카락 등 DNA 샘플을 채취했다. 시위대 측은 “DNA 샘플 채취는 성폭행, 마약 소지 등 중범죄 피의자에게만 적용돼 왔다”며 반발했지만 홍콩 당국은 ‘적법한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홍콩 내 공공 도서관에서는 민주화 인사들의 저서가 모두 사라졌다. SCMP에 따르면 도서관을 관리하는 홍콩레저문화사무처는 “홍콩보안법에 따라 일부 서적의 법 위반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홍콩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밍(明)보는 이날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 시행에 맞춰 무장경찰 200∼300명을 홍콩에 파견해 머물도록 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동과 시위 진압을 전문으로 하는 무장경찰은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준군사조직으로 여겨진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처리를 강행하고 대대적인 시위대 검거에 나서자 미국이 금융제재를 포함한 전방위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홍콩 민주주의 탄압에 관여한 중국 당국자와 거래한 해외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 금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직접 거래하는 ‘프라이머리 딜러’ 자격 박탈 △외환 거래 및 송금 금지 등이 포함됐다. 미 하원은 지난해 10월 홍콩 시민의 인권을 탄압한 중국 당국자들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은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형식이라는 점에서 제재 범위와 효과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법안은 상원의 의결을 거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시행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홍콩 보안법에 대해 “미국인을 포함해 외국인도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법은 모든 국가에 대한 난폭한 모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끝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계속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 국무부는 1일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와 공동으로 중국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 강제 노동 등과 연계된 중국 기업들에 대해 사업 경보(business advisory)를 발령했다. 이들 기업과는 거래를 하지 말라는 취지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날 신장에서 강제 노동을 통해 만든 것으로 의심되는 가발 등 80만 달러어치 약 13t의 제품을 뉴욕과 뉴어크항에 억류했다고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과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 작업으로 ‘금융허브’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자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의 경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각종 규제와 높은 세금 등으로 경쟁에서 한참 뒤처진 모양새다. 이번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허브 경쟁에서 가장 적극적인 것은 일본이다. 1990년대 초 거품경제가 폭발한 이후 수차례 국제금융도시 구상을 밝혔지만 이번이야말로 ‘기회’라는 기대감이 높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월 11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이 홍콩의 금융 전문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금융 중심지로서 도쿄의 매력을 강조하면서 홍콩 등 외국 인력의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답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경제성장전략본부는 아베 총리의 발언 뒤 ‘국제금융도시 도쿄’를 만들기 위한 성장전략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금융인재가 체류 자격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제학교를 유치해 해외 인재 가족의 교육과 의료 환경을 정비할 것을 촉구했다. 싱가포르는 이미 홍콩에서 이탈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싱가포르의 중앙은행 격인 싱가포르통화청(MAS)에 따르면 4월 싱가포르 비거주자 예금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20억 싱가포르달러로 1991년 이후 최고치다. MAS는 “지난해 중반 이후 홍콩을 포함한 외국으로부터 광범위한 예금 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차기 금융허브 후보로 제대로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는다. 올해 3월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이 내놓은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서울은 세계 33위에 그쳤다.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도쿄 베이징 등 아시아 도시들이 3위부터 7위까지 휩쓴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결과다. 2003년부터 ‘동북아 금융허브’를 주창하며 해외 금융기관 지역본부 유치를 추진했지만 오히려 해외 금융사들은 발을 빼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168개였던 국내 진입 외국계 금융회사는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162개로 줄었다. 해외 금융기관들은 불투명한 규제와 경직된 노동시장, 언어 장벽 등을 이유로 한국 진출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은 2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주 52시간 적용으로 해외 지점과의 업무 협조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법인세 최고세율도 한국은 25%로 싱가포르(17%), 홍콩(16.5%)보다 높다. 뒤처진 레이스를 만회하려는 정부 차원의 대응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최근 부산시가 해외 금융회사들을 접촉하는 등 유치 마케팅에 나선 정도다. 지난달 27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정부가 수도권 인구 유입 억제를 위해 수도권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점도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이윤태 기자}

미국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홍콩에 대해 국방물자와 첨단기술의 수출 규제에 들어가면서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본격적인 조치가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 처리에 맞서 공언해 오던 메가톤급 압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 미중 갈등의 격화 속에 특별지위라는 보호막을 박탈당한 홍콩의 위상이 앞으로 급속히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콩 엑소더스’ 불러올 강경 조치 신호탄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 작업은 민감한 안보 분야의 전략물자 수출 통제 분야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은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이 물자들이 독재체제 유지가 주목적인 중국 인민군의 손에 넘어갈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했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홍콩으로 수출한 군수물자와 장비는 7500만 달러(약 902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6400만 달러 규모의 군용 엔진과 터빈, 350만 달러어치의 탱크와 포, 미사일, 로켓, 총과 탄약 등이 포함된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런 품목들의 수출 중단은 물론이고 골프채나 군용 미사일에 모두 쓰이는 탄소섬유 등 이중용도 물품의 수출 제한도 곧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가 지난해 홍콩에 수출을 허용한 국방물자와 서비스는 총 240만 달러(약 29억 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무부는 지난주 홍콩의 자치권 훼손에 관여한 중국 관료를 대상으로 비자 제한 조치를 취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6월 11일 미국 자본의 홍콩 이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모두 박탈하면 글로벌 금융자본과 기업들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 현재 홍콩에서 미국으로 수출할 때 붙는 관세(1.7∼2%)는 중국과 동일한 25%로 늘게 된다. 미국달러와 홍콩달러 가치를 고정시키는 ‘달러 페그제’와 국제 금융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금융허브로 번영해온 홍콩이 특수성을 상실하고 중국의 도시 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홍콩 자금의 상당 부분은 싱가포르 등 다른 지역으로 흘러가 있는 상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결국 홍콩의 성격을 규정하던 일국양제는 무너지는 셈”이라며 “서방은 홍콩이 사실상 중국의 일부라고 인식할 것이고 하나둘씩 홍콩을 떠나면서 홍콩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위 조절 시 홍콩 타격 제한적일 수도다만 미국이 홍콩 특별지위를 전면 박탈하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감행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홍콩의 특별지위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미국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홍콩에는 현재 8만5000명의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고(2018년 기준) 1300개 미국 기업을 포함한 1541개 글로벌 기업이 활동 중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6월 초 의회에 “홍콩을 중국과 같은 관세 대상으로 취급할 경우 미국이 받게 될 영향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을 앞둔 미국, 경기 악화에 직면한 중국 양쪽 모두가 전선 확대를 원하지 않는 만큼 부분적 박탈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홍콩이 미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데다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예전 같지 않아 당장 중국 경제와 홍콩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대홍콩 수출이 2018년 전체 수출의 약 2.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중 미국의 특별 수출허가가 필요한 홍콩 수입품은 2018년 현재 1.2%이다. 홍콩 경제가 제조업보다는 금융과 물류 등 서비스업 중심인 만큼 중국과 같은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타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 CNN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를 인용해 홍콩의 대미 수출액(450억 달러) 중 1%만이 미국의 특혜 관세를 받는 홍콩 생산품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이윤태 기자}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을 처음 보고한 뒤 불과 6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1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올해 초 중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됐을 때만 해도 지역 차원에서 전염이 진행되다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확산의 중심지가 미국과 서유럽으로 옮겨가더니 최근에는 미국과 함께 중남미와 세계 2위 인구대국 인도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상은 ‘코로나 이전(BC·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C·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좀처럼 확산 속도가 꺾이지 않아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예전 같은 일상으로의 복귀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가 바꾼 세계6개월간 세계 각국에서는 실업자 급증, 언택트(비대면) 산업 각광 등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로 제시했다. 4월 전망치(―3.0%)보다 훨씬 낮다. 세계은행(WB) 역시 8일 “올해 세계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에 빠질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제시했다. 이미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5.0%를 기록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업자는 크게 늘어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1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4주간 4720만 명이 실업수당을 새로 청구했다. 미 인구 3억3000만 명 중 14.3%가 실업을 경험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세 차례에 걸쳐 총 2조8000억 달러(약 3371조 원)의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 역시 코로나19 사태 후 각각 1조3500억 유로(약 1823조 원), 234조 엔(약 2627조 원)을 투입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 결혼식과 장례식,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무관중 공연 및 스포츠 경기, 주먹 및 팔꿈치 인사 등이 각광받으면서 새로운 일상을 뜻하는 ‘뉴 노멀(New Normal)’이란 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미 소셜미디어 트위터는 지난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직원들이 원하면 계속 재택근무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외식업계에서도 배달과 포장 주문이 늘어났고, 식당에서는 칸막이 같은 거리 두기 도구가 속속 등장했다. 언택트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은 많은 기업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와중에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아마존 주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2월부터 이달 26일까지 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재산은 약 500억 달러(약 60조2000억 원) 늘었다. 기술주 중심의 미 나스닥 시장 역시 실물경제 침체에도 나 홀로 호황을 질주하며 이달 10일 사상 최초로 종가 1만 선을 돌파했다.○ 미국·중남미·인도가 확산세 주도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에서는 지난달 봉쇄령을 해제한 뒤 급속하게 감염자가 늘면서 25∼27일(현지 시간) 사흘 연속 일일 신규 확진자가 4만 명을 돌파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28일 누적 확진자는 260만 명에 육박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25일 “미국의 실제 환자가 공식 통계보다 10배 많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사태 초기 노약자와 기저질환자의 감염이 속출했던 것과 달리 최근 확산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변에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플로리다주에서는 27일 하루에만 958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24일 5000여 명 수준에서 사흘 만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세계 2위와 4위 감염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상황도 심상찮다. 최근 브라질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4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달 19일 신규 환자는 사상 최고치인 5만5209명에 달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정부 주도의 코로나19 대응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행정부의 무능, 남반구의 겨울 도래, 열악한 의료 체계 등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에서도 지난달 중순부터 부분적 경제 재개를 실시한 후 확진자가 급증했다. 27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인 2만131명이었다. 인구의 20% 이상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하고 슬럼가에 몰려 사는 극빈층이다. 아시아도 여전히 위험권이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사실상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이달 11일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시장에서 집단감염 환자가 발생한 후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311명에 이르자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 28일 일본 수도 도쿄에서도 6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지난달 25일 긴급사태 해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57명)에 이어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이윤태 기자}
인종차별 반대 시위 여파로 미국 역대 대통령의 동상이 철거되거나 각종 명칭에서 이름이 빠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의 명문 사학 프린스턴대가 제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1856∼1924)의 이름이 붙은 교내 공공정책대학원 명칭에서 윌슨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 1902∼1910년 프린스턴대 총장을 지낸 윌슨 전 대통령은 총장 재직 당시 흑인 학생의 입학을 금지하고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클럭스클랜(KKK)에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27일 “윌슨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정책을 고려할 때 공공정책대학원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드로윌슨 스쿨’의 이름은 ‘프린스턴 공공국제문제 스쿨’로 바뀐다. 프린스턴대와 같은 뉴저지주에 위치한 몬머스대도 최근 교내 ‘그레이트홀’에서 윌슨 전 대통령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 앞서 21일 뉴욕 맨해튼 자연사박물관은 박물관 앞에 설치된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원주민과 흑인 한 명을 각각 거느린 채 말을 타고 있는 이 동상의 모습이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인종차별 시위대는 수도 워싱턴 백악관 앞 라피엣 광장에 있는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의 동상 철거를 시도하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심지어 일부 시위대는 노예 해방을 이끈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동상까지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들은 워싱턴 링컨공원에 있는 이 동상의 형태를 문제 삼고 있다. 한 흑인 남성이 무릎을 꿇고 링컨이 온화한 모습으로 그를 맞는 모습이 “노예제 종식이 링컨의 자비심 덕분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고 주장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26일 미국 야당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수도 워싱턴을 51번째 주(州)로 승격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2 대 반대 180으로 통과시켰다. 역시 민주당이 다수당이었던 1993년 하원에서는 부결됐지만 27년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흑인 인구가 많은 워싱턴의 친(親)민주당 성향 등이 하원의 변화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심심찮게 제기됐던 워싱턴의 주 승격 논의에 불이 붙은 것은 지난달 25일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태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앞까지 근접한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다른 주에서 온 주방위군을 투입했다. 이것도 모자라 연방군 투입까지 거론하며 사사건건 민주당 소속 흑인 여성 시장 뮤리얼 바우저와 갈등을 빚었다. 각 주는 비상사태 때 연방군과 별도로 구성된 주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다. 주지사가 없는 워싱턴은 연방정부의 개입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바우저 시장이 “워싱턴에 다른 주 군대가 있으면 안 된다”고 거세게 반발한 이유다. 워싱턴은 50개 주에 속하지 않은 특별행정구역으로 사실상 연방정부 직할시나 다름없다. ‘세계 정치 1번지’란 상징성을 지녔지만 주가 아닌 특별행정구역이어서 연방정부의 간섭이 심했고 사실상 자치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각 주가 2명씩 보유한 상원의원이 없고 시의회가 예산을 짜도 연방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집권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인구 71만 명 중 50.7%가 흑인이란 점을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워싱턴이 주로 승격되면 민주당 상원의원 2명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아직은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민주당은 ‘하원 문턱을 넘은 것만으로도 여론몰이에는 성공했다’며 반기고 있다. 특히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하면 승격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중남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진원지로 떠올랐다. 극심한 빈부격차 등으로 인해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난이 질병으로, 질병이 가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기준 중남미 33개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20만 명, 사망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2월 말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00만 명까지 3개월이 걸렸는데, 두 배로 늘어나는 데는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중남미 인구는 전 세계의 8%에 불과하지만 최근 2주 동안 나온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47%가 이 지역에서 나왔다. 브라질은 확진자 110만 명, 사망자 5만 명을 넘어서며 미국에 이어 확진자, 사망자 모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멕시코는 이날 하루 확진자가 6288명 증가해 일일 확진자 수 최고치를 경신했다. 페루, 칠레 등의 확산세도 심각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장 하루 벌어먹고 살기 힘든 빈곤층에게 방역을 위한 자가 격리 조치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중남미 인구 5명 중 1명꼴인 1억1300만 명이 높은 인구 밀도, 열악한 위생 환경에 노출된 빈민가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은 코로나19 여파로 중남미에서 약 1600만 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방역 실패도 피해를 키웠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경기 침체를 이유로 제대로 된 방역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라질의 누적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8월 초까지 약 16만 명을 기록해 미국의 14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미 워싱턴대 연구결과를 전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