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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공포에 몰아넣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집단감염 사태로 일본 특유의 매뉴얼 문화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선례가 있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규정과 지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고 치밀하게 대응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댄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도 ‘전례가 없어서 어렵겠다’, ‘규정에 나와 있지 않아 처리할 수 없다’는 말로 발등의 불만 모면하려다가 적절한 대응 시점을 놓쳤다는 비판이 거세다.○ 후쿠시마 이어 매뉴얼 사회 한계 노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 세계 각국에서 구호물자가 속속 도착했다. 하지만 일본은 구호물자 처리 방침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물품을 전달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자원봉사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밥과 국을 자신의 차에 싣고 와 나눠줬다. 외국에서 달려온 의료진 역시 일본 면허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을 돌보지 못했다. 당시 원전의 추가 폭발 위험도 높았다. 바닷물을 끌어다가 원자로를 냉각시키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부는 관련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고민하다가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추가 폭발이 발생해 피해가 더 커졌다. 2014년 3월 중부 야마나시현에 전례 없는 폭설이 내렸다. 한시가 급했지만 이 지역 공무원들은 상당 기간 제설 작업에 동원되지 못했다. 현에서 정한 직원 소집 조건에 ‘지진’과 ‘태풍’만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일본은 중국에 전세기를 보내 국민들을 귀국시켰다. 하지만 귀국한 시민들을 강제 격리하지 않았다. 관련법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자택 대기 환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그와 접촉한 가족과 이웃을 추가로 검사해야 한다. 온라인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정부의 격리 대책’이란 비난이 빗발쳤다. 일본은 3일 요코하마항에 입항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두고도 우왕좌왕을 거듭했다. 탑승객 3711명에 대한 전수조사, 탑승객 관리, 하선 시점을 놓고 갑론을박만 계속했다. 결국 전수조사를 못 했다. 14일에야 80세 이상 일부 고령자만 하선시킨 가운데 이날까지 무려 21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 황당 매뉴얼도 속출… 위기 모면용 비판 거세 이런 매뉴얼 문화는 일본 특유의 집단지향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면이 바다로 막힌 섬나라이다 보니 다툼과 분쟁이 생겼을 때 피할 곳이 없고 이해관계자 모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상부의 지시에 각 계급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톱다운(top-down) 의사결정 구조도 고착화됐다. 상당수 일본인이 “한 번 만든 법, 규칙, 매뉴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메이와쿠(迷惑) 문화도 매뉴얼 득세 풍조에 한몫하고 있다. 매뉴얼대로 움직이면 안정적인 대처가 가능하지만 ‘경우의 수’를 모두 담은 완벽한 매뉴얼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코로나19,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블랙스완(검은 백조처럼 현실에 존재할 가능성이 극도로 낮은 위기)이 터졌을 때 매뉴얼만 믿다 보면 행정편의주의와 관료주의로 변질될 위험성이 상존한다. 매뉴얼에는 없는 주체적 판단과 기민한 상황 대처 능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뉴얼을 지나치게 과신하다 보니 ‘황당 매뉴얼’도 종종 등장한다. 후쿠시마시는 2014년 지진 대처 매뉴얼을 공개했다. ‘섬유질과 발효식품 등을 먹고 용변을 잘하라’ ‘실내 환기를 자주 시키고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꼭 양치질을 하라’는 조언이 담겼다. 분노한 주민들이 “공무원들의 뇌가 방사능에 오염된 것 아니냐”는 독설을 퍼부었다. 지난해 5월 집권 자민당은 과거사, 여성 혐오 등에 관한 의원들의 망언이 이어지자 실언 방지 매뉴얼을 배포했다. ‘쉼표를 사용해 길게 얘기하지 말라’ ‘마침표를 활용해 짧은 문장을 써라’ ‘혼잣말하면 말꼬투리가 잡히기 쉽다’ 등이 포함됐다. 역시 “통렬한 반성이 우선인데 꼼수로 외면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환자 수를 줄이려는 일본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식 시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당국은 “상륙 전 감염됐다”며 218명의 크루즈선 확진자를 일본 확진자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의 흥행 차질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 중 110명이 일본인이다. 언론은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한 일본인들도 일본에 오기 전 감염됐지만 확진자 통계에 포함시킨다’며 앞뒤가 안 맞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12일 아사히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날카롭게 꼬집는 만평을 게재했다. 아베 총리로 보이는 의사가 마스크를 쓰고 청진기를 들었다. 그는 사람의 복부가 아닌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선체에 청진기를 들이댔다. 배에 갇힌 탑승객이 이 모습을 보고 기가 막힌 듯 혀를 찼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공중보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교과서적 예를 제시하고 있다”고 비꼬았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에서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코로나19가 ‘전국 확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NHK에 따르면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기항했던 오키나와에서 60대 여성 택시 운전사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크루즈 승객들은 오키나와에 9시간 정도 정박하는 동안 버스, 택시를 타고 시내 구경을 했으며 이 운전사는 승객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NHK는 전했다. 또 일본 와카야마현 50대 남성 외과 의사는 등 4명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4명 모두 최근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특히 중국 여행객들이 거의 방문하지 않는 와카야마현에서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점에서 일본인들의 걱정이 크다. 도쿄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70대 남성도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의 장모인 가나가와현 거주 80대 여성은 건강이 나빠져 이달 1일 입원했다가 13일 사망했다. 사망 이후 나온 검사 결과에서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감염자의 주변 인물들도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 택시 운전사의 지인 2명, 와카야마 외과 의사의 병원에 일시 입원한 환자 1명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14일 일본 감염자 수는 255명으로 늘어났다. 하마다 아쓰오(浜田篤郞) 도쿄의과대 교수는 “중국에서 온 사람과 접촉하지 않은 감염자가 늘고 있는 점을 보면 코로나19가 유행 단계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각료 중 한 명은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이 그대로 일본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을 공포에 몰아넣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집단감염 사태로 일본 특유의 매뉴얼 문화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선례가 있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규정과 지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고 치밀하게 대응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댄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도 ‘전례가 없어서 어렵겠다’, ‘규정에 나와 있지 않아 처리할 수 없다’는 말로 발등의 불만 모면하려다 적절한 대응 시점을 놓쳤다는 비판이 거세다. ●후쿠시마 이어 매뉴얼 사회 한계 노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 세계 각국에서 구호물자가 속속 도착했다. 하지만 일본은 구호물자 처리 방침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물품을 전달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자원봉사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밥과 국을 자신의 차에 싣고 와 나눠줬다. 외국에서 달려온 의료진 역시 일본 면허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을 돌보지 못했다. 당시 원전의 추가 폭발 위험도 높았다. 바닷물을 끌어다 원자로를 냉각시키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부는 관련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고민하다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추가 폭발이 발생해 피해가 더 커졌다. 2014년 3월 중부 야마나시현에 전례 없는 폭설이 내렸다. 한시가 급했지만 이 지역 공무원들은 상당 기간 제설 작업에 동원되지 못했다. 현에서 정한 직원 소집 조건에 ‘지진’과 ‘태풍’만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일본은 중국에 전세기를 보내 국민들을 귀국시켰다. 하지만 귀국한 시민들을 강제 격리하지 않았다. 관련법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자택 대기 환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그와 접촉한 가족과 이웃을 추가로 검사해야 한다. 온라인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정부의 격리 대책’이란 비난이 빗발쳤다. 일본은 3일 요코하마항에 입항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두고도 우왕좌왕을 거듭했다. 탑승객 3711명에 대한 전수조사, 탑승객 관리, 하선 시점을 놓고 갑론을박만 계속했다. 결국 전수조사를 못 했다. 14일에야 80세 이상 일부 고령자만 하선시킨 가운데 이날까지 무려 21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황당 매뉴얼도 속출… 위기 모면용 비판 거세 이런 매뉴얼 문화는 일본 특유의 집단지향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면이 바다로 막힌 섬나라이다 보니 다툼과 분쟁이 생겼을 때 피할 곳이 없고 이해관계자 모두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상부의 지시에 각 계급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톱다운(top-down) 의사결정 구조도 고착화됐다. 상당수 일본인들이 “한 번 만든 법, 규칙, 매뉴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메이와쿠(迷惑) 문화도 매뉴얼 득세 풍조에 한몫하고 있다. 매뉴얼대로 움직이면 안정적인 대처가 가능하지만 ‘경우의 수’를 모두 담은 완벽한 매뉴얼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코로나19,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블랙스완(검은 백조처럼 현실에 존재할 가능성이 극도로 낮은 위기)이 터졌을 때 매뉴얼만 믿다 보면 행정편의주의와 관료주의로 변질될 위험성이 상존한다. 매뉴얼에는 없는 주체적 판단과 기민한 상황 대처 능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뉴얼을 지나치게 과신하다 보니 ‘황당 매뉴얼’도 종종 등장한다. 후쿠시마시는 2014년 지진 대처 매뉴얼을 공개했다. ‘섬유질과 발효식품 등을 먹고 용변을 잘하라’ ‘실내 환기를 자주 시키고 외출했다 돌아오면 꼭 양치질을 하라’는 조언이 담겼다. 분노한 주민들이 “공무원들의 뇌가 방사능에 오염된 것 아니냐”는 독설을 퍼부었다. 지난해 5월 집권 자민당은 과거사, 여성 혐오 등에 관한 의원들의 망언이 이어지자 실언 방지 매뉴얼을 배포했다. ‘쉼표를 사용해 길게 얘기하지 말라’ ‘마침표를 활용해 짧은 문장을 써라’ ‘혼잣말하면 말꼬투리가 잡히기 쉽다’ 등이 포함됐다. 역시 “통렬한 반성이 우선인데 꼼수로 외면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환자 수를 줄이려는 일본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식 시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당국은 “상륙 전 감염됐다”며 218명의 크루즈선 확진자를 일본 확진자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7월 24일 개막되는 도쿄올림픽의 흥행 차질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중 110명이 일본인이다. 언론은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한 일본인들도 일본에 오기 전 감염됐지만 확진자 통계에 포함시킨다’며 앞뒤가 안 맞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12일 아사히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날카롭게 꼬집는 만평을 게재했다. 아베 총리로 보이는 의사가 마스크를 쓰고 청진기를 들었다. 그는 사람의 복부가 아닌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선체에 청진기를 들이댔다. 배에 갇힌 탑승객이 이 모습을 보고 기가 막힌 듯 혀를 찼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공중보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교과서적 예를 제시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시아의 두 ‘스트롱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부실하게 대응했다가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상황 은폐, 축소 논란으로 역풍을 맞았다. 아베 총리도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 ‘블랙스완’에 발목 잡힌 시 주석 시 주석은 13일 후베이(湖北)성 1인자인 장차오량(蔣超良) 당 서기와 우한(武漢)시 최고 책임자인 마궈창(馬國强) 당 서기를 동시에 전격 경질했다. 2013년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특정 사안을 놓고 이렇게 강력한 문책을 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자신의 측근 그룹을 뜻하는 시자쥔(習家軍)에 속하는 잉융(應勇) 상하이(上海) 시장을 후베이성 서기에, 왕중린(王忠林) 지난(濟南)시장을 우한시 서기에 임명했다. 또 이날 후베이성 우한시에 육해공군, 로켓군, 전략지원 부대, 무장경찰을 망라한 군 의료진 2600명을 추가 투입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날 후베이성의 감염자, 사망자 수가 폭증하면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정보 공개 방식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여론을 수습하기 위해 초강경 대응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지난달 초부터 우한시를 중심으로 후베이성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투명한 공개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열과 통제를 통해 이런 목소리를 억누르는 데 치중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처음 경고한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죽음으로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뒤 비판 여론에 대한 통제는 더욱 강화됐다. 시 주석이 대응한 시점도 늦었다. 시 주석이 처음 코로나19에 대해 언급한 것은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40여 일이 지난 지난달 20일이었다. 시 주석은 지난달 하순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직접 지휘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달 11일 마스크를 쓰고 베이징 방역 현장을 찾을 때까지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왜 진실을 막고 헌법에 보장된 언론 자유를 통제하는가”라는 반발이 확산됐다. SNS 웨이보에 “정부가 이번 사건으로 공신력을 심각하게 상실했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는 등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지식인 사회 일각에서는 시 주석 퇴진론까지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 샤오캉(小康·전반적으로 풍족한 사회)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추진해 왔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해 초부터 블랙스완(예측하지 못한 위기)에 대한 대비를 부쩍 강조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홍콩 사태에 이어 올해 코로나19라는 블랙스완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 ‘공포 크루즈’ 제어 못 하는 아베 총리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본부를 만들고 자신이 본부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했다. 후베이성 여행자 입국 금지 등 강경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베 정부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문제 대응 과정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승객 10명이 코로나19 감염 확정 판정을 받은 5일 이후 11일을 제외하고 매일 확진 환자가 나왔다. 이에 외신들은 선내 집단 감염의 위험을 경고하며 크루즈선이 ‘세균 배양 접시’가 됐다고 비판했고, 일본 언론도 “음성 판정을 받은 이는 하루빨리 하선시켜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선상 격리’만 고집하다가 13일 크루즈선 확진자 44명이 추가로 확인돼 크루즈선의 확진자가 218명으로 늘어난 뒤에야 뒷북 대응에 나섰다. 후생노동성은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80세 이상 고령에 지병이 있는 탑승자’ 약 200명만 14일부터 우선 하선시키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3000여 명은 여전히 2주 격리가 끝나는 19일까지 선내에서 대기해야 한다. ‘공포 크루즈선’은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 외교부는 전날 일본 외무성에 선내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 15명에 대해 하선 후 조속한 검사를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영국 인도 등도 자국 승선객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도 크루즈선 내 한국인 14명을 이송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일본 당국과 협의에 나서고 있다. 외교 당국자는 “상황에 변화가 생길 경우 일본 당국과 협의해 어떤 대응 방안을 가질지 강구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벚꽃을 보는 모임’과 카지노 스캔들로 여론의 비난을 받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스캔들은 묻히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크루즈선 부실 대응으로 아베 총리가 다시 고전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크루즈선 감염자 외에 일본 국내 감염자도 33명이 발생한 데다 사망자까지 나와 아베 총리는 더욱 난감한 상황이 됐다. 13일 숨진 80대 여성은 최근 다른 나라를 방문한 이력이 없어 일본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베 총리가 올해 가장 중요한 행사로 여기는 도쿄 올림픽과 시 주석의 국빈 방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산케이신문은 13일 “아베 총리는 그동안 시 주석의 방일 시기와 관련해 ‘벚꽃이 필 때쯤’이라는 표현을 써 왔는데, 이제 총리관저도 ‘(코로나19 사태 수습으로 바쁜 시 주석이) 벚꽃을 볼 수 없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한기재 기자}

“오카상(어머니)! 오토상(아버지)!” 12일 오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濱)시 다이코쿠(大黑) 부두. 승용차에서 내린 한 여성이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향해 절규하듯 외쳤다. 8일째 하선을 못 하고 배에 갇혀 있는 부모를 보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그는 체조를 하듯 손을 크게 흔들고, 부모의 얼굴을 보려고 깡충깡충 뛰다가 스카프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5일 이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인되면서 승객들은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객실에서 대기 중이다. 이날 오후에만 네 가족이 부두로 찾아와 크루즈선에 탄 가족과 멀리서나마 인사를 나눴다.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보였다. 크루즈선에선 이날 신종 코로나 감염자 39명이 새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크루즈선에서 확인된 확진 환자는 총 174명으로 늘었다.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검진표를 회수했던 검역관 1명도 감염이 확인됐다. 크루즈에 타고 있는 한국인 승객과 승무원 14명은 감염자 중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에선 이날 신종 코로나 환자 3명이 퇴원했다. 추가 확진 판정은 없었다. 이날까지 국내에선 28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7명이 완치됐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3번(54), 8번(63·여), 17번 환자(38)가 이날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 해제됐다. 17번 환자는 확진 7일 만에 완치돼 지금까지 퇴원 환자 중 가장 빨랐다. 이날 오전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사는 교민 147명이 세 번째 전세기를 이용해 입국했다. 이 중 한국인 3명, 중국 국적의 가족 2명 등 5명이 의심 증상을 보여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됐다.요코하마=김범석 bsism@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전주영 기자}

12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다이코쿠(大黑) 부두에 은색 밴 1대가 들어왔다. 운전자는 차량에서 박스 12개를 내렸다. 김치, 컵라면, 치약, 칫솔, 파스 등 생필품과 약품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는 3일부터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묶여 있는 한국인 14명(승객 9명, 승무원 5명)을 위해 요코하마 총영사관이 준비한 구호물품이다. 이 배의 일부 탑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진 5일 이후 한국 정부가 구호물품을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영사관 관계자들은 선사 사무실에 박스를 내려놓고 받을 사람들의 영문 이름, 방 번호, 물품 내용 등을 꼼꼼히 적었다. 그간 영사관 측은 한국인 탑승객들과 하루 두세 차례 연락하며 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물품을 조사했다. 윤희찬 요코하마 총영사는 “주로 음식이나 생필품을 요청했지만 한 승객이 ‘태극기’를 넣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 한국인 조기 귀국 계획 없어 14명의 한국인 탑승객 거주지는 일본 9명(승객 8명, 승무원 1명), 한국 5명(승객 1명, 승무원 4명)이다. 윤 총영사는 “현재까지 건강상 문제가 있는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터넷이 연결돼 바깥 상황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배 안에는 창문이 없는 방도 있다. 다행히 한국인 승객 9명은 모두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발코니가 있는 방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승무원 5명도 객실 아래층의 창문 있는 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배에서 170명이 넘는 확진 환자가 속출하자 일본 안팎에서는 ‘밀폐된 크루즈선 내에 남아 있는 3500여 명을 모두 하선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크루즈선은 완벽한 격리가 어려운 구조인데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라며 “빨리 하선시켜 격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19일까지 선상에 격리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해상에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선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격리 장소 마련이 부담스럽고, 감염이 의심되는 이들을 일본 국내에 들여선 안 된다는 여론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하선한 상태에서 환자로 확인되면 일본 내 감염자 수로 확정되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하선을 꺼리는 것으로 의심한다. 한국 일각에서는 ‘한국인 승객과 승무원이라도 조기에 귀국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한다. 다만 강형식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12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특별한 이송에 관한 요청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전날 “감염병은 발생 지역에서 치료 및 통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아직 탑승자를 자국으로 데려올 계획을 세운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승무원에 검역관까지 감염 선상 격리가 길어지면서 크루즈선 승무원들의 감염도 늘어나고 있다. 크루즈선이 3일 요코하마항에 귀항했을 때 승객 2666명, 승무원 1045명 등 3711명이 타고 있었다. 초기에는 승무원 감염자가 거의 없었지만 12일 확진자 39명 중에는 승무원이 10명 포함됐다. 익명으로 트윗을 올린 한 승무원은 “평상시 해야 하는 일 외에 식사를 각 방에 배급하고, 확진 환자들의 하선을 도와야 한다. 너무 피곤하다”고 토로했다. 환자와의 접촉이 늘다 보니 승무원 감염도 비례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확진자 중 한 명은 방역 전문가인 검역관이다. 이에 따라 일본 내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검역관은 크루즈선이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3, 4일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검진표를 회수했다. 당시 규정에 맞춰 마스크와 장갑을 꼈고 손 소독제를 이용했지만 감염돼 공포를 더한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요코하마=김범석 특파원 / 박성민 기자}

“일본의 공판부 소속 총괄심사검찰관은 의견만 제시할 뿐 기소 여부를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최근 일본 법무성 관계자로부터 일본 검찰의 수사와 기소 시스템에 대해 이 같은 답변을 받았다. 1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내부에서 수사와 기소 판단의 주체를 달리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면서 일본의 사례를 거론했다. 하지만 일본 검찰의 사례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안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日 사례는 수사와 기소 분리 아닌 ‘체크’ 역할” 법무부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 분리를 위해 일본 검찰의 ‘총괄심사검찰관’ 제도를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괄심사검찰관 제도에 대해 법조계에선 “공판부 소속 검사가 수사 내용을 보고 의견을 제출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사와 기소의 절대적 분리가 아니라 수사에 대한 의견을 내는 정도인데, 추 장관이 일본 사례에 과도한 해석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검찰청이 2014년 6월 작성한 ‘검찰개혁 3년간의 노력’ 보고서에 따르면 총괄심사검찰관 제도는 “‘옆으로부터의 체크’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해법으로 마련된 제도다. 특수부 수사를 진행할 때 변호인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법령 해석에 문제는 없는지 의견을 말하는 ‘체크’를 수행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또 특수부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일반 탈세 사건, 불구속 기소 사건에는 총괄심사검찰관이 지명되지 않는다. 실제 총괄심사검찰관은 특수부에서 기소하려는 사건에 대해 기소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의견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증거를 다르게 볼 수 있는 것 아니냐”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 정도로 의견을 낸다. 총괄심사검찰관이 기소를 반대하더라도 ‘의견 진술’ 정도로 해석돼 상위 결재권자의 승인이 있는 경우 기소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다수라고 한다. 한국 검찰은 수사팀이 기소하기 전 검사에게 피의자 변호인 등의 역할을 맡겨 반대 의견을 듣는 일종의 ‘레드팀’을 2018년 7월부터 이미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 위법 논란에 분리 아닌 ‘리뷰’로 톤다운 추 장관이 수사와 기소 분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위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법무부 장관이 검사의 기소 권한을 입법 절차 없이 마음대로 고치겠다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검찰에선 “수사만 하고 기소는 다른 검사에게 떠넘기면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를 무마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잘 해오고 있는데, 추가 기소를 막으려는 의도로 수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한다는 것 아닌가 싶다”며 “(추 장관의) 의도나 배경이 너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분리’라는 표현을 수차례 사용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모두발언 이후 첫 발언에서부터 “수사와 기소 분리는 법령 개정을 하기 이전이라도 지방검찰청 단위에서 시범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지만 비판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수사에 대한 ‘리뷰’ 수준을 의미한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 직접수사에 대한 리뷰를 늘려 정당성을 더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소권을 아예 다른 곳에서 갖자는 것이 결정된 게 아니다. 앞으로 어느 곳에서 기소를 할지, 의견 개진은 어떻게 할지 등은 현재로선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했다.김정훈 hun@donga.com·이호재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12일 오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다이코쿠(大黑) 부두에 은색 밴 1대가 들어왔다. 운전자는 차량에서 박스 12개를 내렸다. 김치, 컵라면, 치약, 칫솔 등 식품·생필품과 파스 등 의약품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8일 째 발이 묶여 있는 한국인 14명(승객 9명, 승무원 5명)을 위해 요코하마 총영사관이 준비한 ‘구호 물품’이었다. 이 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집단 감염 사실이 알려진 5일 이후 한국 정부가 구호물품을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사관 측은 한국인 탑승객들과 하루 두세 차례 연락하며 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물품을 조사했다. 윤희찬 요코하마 총영사는 “주로 음식이나 생필품을 요청했지만, 한 승객은 ‘태극기’를 넣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조기 귀국 계획 없어 한국인 14명의 거주지는 일본 9명(승객 8명, 승무원 1명), 한국 5명(승객 1명, 승무원 4명)이다. 윤 총영사는 “현재까지 건강상 문제가 있는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인터넷이 연결돼 있어 현재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크루즈선 내에는 창문이 없는 방도 있지만 한국인 승객 9명은 모두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발코니가 있는 방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승무원 5명도 객실 아래층에 창문 있는 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5일 이후 이 배에서 꾸준히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나오자 일본 국내외에서 ‘밀폐된 크루즈선 내에 남아있는 3500여 명을 모두 하선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크루즈선은 완벽한 격리가 어려운 구조인데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라며 “빨리 하선시켜 격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19일까지 선상 격리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대규모 격리 장소 마련이 부담스럽고, 감염이 의심되는 이들을 일본 국내에 들여선 안 된다는 여론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하선한 상태에서 환자로 확인되면 일본 내 감염자 숫자로 확정되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하선을 꺼리는 것으로 의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크루즈선 내에서 감염된 환자의 지역을 특정국가가 아닌 ‘기타’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한국인 승객과 승무원이라도 조기에 귀국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한국에서 나온다. 하지만 강형식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12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특별한 이송에 관한 요청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전날 “감염병은 발생 지역에서 치료 및 통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아직 탑승자를 자국으로 데려올 계획을 세운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에 검역관까지 감염 선상 격리가 길어지면서 크루즈선 승무원들의 감염도 늘어나고 있다. 크루즈선이 3일 요코하마항에 귀항했을 때 승객 2666명, 승무원 1045명 등 3711명이 타고 있었다. 승무원들은 대부분 20~40대로 젊고, 초기에는 승무원 감염자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12일 새로 감염된 39명 중에 승무원이 10명이나 포함됐다. 익명으로 트윗을 올린 한 승무원은 “평상시 해야 하는 일 외에 식사를 각 방에 배급하고, 확진 환자들의 하선을 도와야 한다”며 “너무나 피곤하다”고 밝혔다. 환자와 접촉이 늘다보니 승무원 감염도 비례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2일에는 방역 전문가인 검역관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본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검역관은 크루즈선이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3, 4일 승선객들의 체온을 재고, 검진표를 회수했다. 당시 규정에 맞춰 마스크와 장갑을 꼈고, 손 소독제를 이용했지만 감염된 것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요코하마=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3일부터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환자가 65명 추가로 발생했다고 후생노동성이 밝혔다. 선내 확진자는 총 135명으로 늘었다. 배 1척에서 싱가포르(43명), 홍콩(38명), 태국(32명)을 합친 수보다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의심 증세를 보이는 탑승자가 많아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총 3711명이 탑승한 이 배에서는 5일(10명), 6일(10명), 7일(41명), 8일(3명), 9일(6명) 환자가 발생했다. 한국 국적자 14명도 타고 있으며 이들은 이날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135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은 이날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65명의 국적, 연령 등의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크루즈선 선사는 확진자가 66명 추가됐다고 했지만 후생노동성이 65명으로 정정해 통계의 신뢰성 논란도 불거졌다. TV아사히는 “이날 확진자 65명 중 아직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은 환자가 꽤 있다. 당국이 병원 이송 직전에 확진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므로 일부 승객은 자신이 확진자인지 아닌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을 출항한 이 배는 가고시마현, 홍콩, 오키나와현을 거쳐 요코하마에 복귀했다.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80세 남성이 환자로 확인되자 일본 정부는 이 남성과 접촉한 사람, 발열 및 기침 증상이 있는 사람만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다. 이에 검사를 받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승선자 약 3500명 전원을 검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탑승객들은 19일까지 객실에서 대기해야 한다. 10일 승객들은 NHK 인터뷰에서 “약이 오지 않는다” “의사가 파견됐다는데 진료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대체 언제 배에서 내릴 수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환자가 속출함에 따라 격리 해제일이 예정일(19일)보다 늦어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전날 “전원 검사는 무리”라고 했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이날 “승선자들이 배에서 내릴 때 한꺼번에 검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원 검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하루 검사 건수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전원 검사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전원 검사를 하면 ‘바다 위 감옥’에서 격리 중인 승선자들의 선내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자 상황이 훨씬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미카모 히로시게(三鴨廣繁) 아이치의과대 교수는 TBS에 출연해 “감염자 증가 상황을 볼 때 대기 중 미세 입자(에어로졸)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환자의 침방울이 작은 입자로 쪼개져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은 침방울보다 감염 범위가 넓다. 배의 소유주인 미국 ‘프린세스크루즈’는 승객들에게 크루즈 대금 등 비용 전액을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0일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환자 60여 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일본이 충격에 빠졌다. 이 배에서 발생한 신종 크로나 환자 숫자는 5일 10명, 6일 10명, 7일 41명을 기록한 뒤 8일 3명, 9일 6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가 하루 만에 60여 명으로 치솟았다. 지금까지 이 배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총 130여 명으로 중국 본토와 일본 다음으로 확진 환자 발생이 많은 싱가포르(43명), 홍콩(36명), 태국(32명)을 합친 숫자보다 많다. 일본 전문가들이 에어로졸(대기 중에 떠도는 미세한 입자) 전파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일본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카모 히로시게(三鴨廣繁) 아이치의과대학 교수는 이날 민영방송인 TBS에 출연해 “감염자 증가 상황으로 볼 때 에어로졸 가능성을 마냥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어로졸은 환자의 침방울이 작은 입자로 쪼개져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이어서 비말 감염 보다 범위가 훨씬 넓다. 크루즈선에 타고 있던 미국인 마슈 스미스 씨는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그 소식(60여 명 추가 감염)은 아직 듣지 못했다. 객실 안에서만 머물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전반적 상황을 모른다”며 불안해했다 . 다카하시 다카시(高橋孝) 기타사토대학 교수는 후지TV에 “감염자들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해도 크루즈선 내 손잡이 등에 여전히 바이러스가 묻어 있어 앞으로 감염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이 크루즈선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 3600여 명 중 발열 등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는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10일 각의(국무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배에서 내릴 때 한 번 검사하는 방식으로 (전원 검사를) 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NHK 출연했을 때만 해도 “전원 검사는 무리”라고 했던 자세에서 바뀐 것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새로 발열 등이 나타나는 사람과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승객, 80세 이상으로 “ 상태가 좋지 않은 승객들에 대해 제한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가토 후생상은 또 ”배에서 내릴 때 검사를 하게 되면 결과를 기다렸다가 하선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원 검사를 실시할 경우 객실 대기 기간이 19일 이후로까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보유한 미국 회사인 ‘프린세스 크루즈’는 승객들에게 크루즈 대금 등 비용 전액을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14박15일이었던 이번 크루즈 상품의 요금은 25만~138만2000엔(약 270만~1500만 원)이다. 여기에 크루즈 전후 호텔 숙박, 기항지 관광투어, 선내 이용 서비스 등도 환불 대상에 포함된다. 요코하마항에서 내릴 예정이던 이달 4일 이후 선내 대기에 따라 발생한 비용은 모두 무상으로 하기로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선에서 주말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 9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진 않았지만 건강 이상으로 병원으로 이송되는 환자도 속출해 승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9일 TV아사히 계열사 ANN에 따르면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8일 3명, 9일 6명이 추가로 나왔다. 지금까지 이 배에서 확인된 환자는 총 70명으로 늘었다. 또 선박에 사실상 ‘감금’된 승객들 중 7명이 지병 때문에 건강 이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그중 2명은 중증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CNN 인터뷰에 응한 한 미국인 부부는 “미국 정부가 우리를 구해 달라. 정부 비행기를 보내 우리를 배에서 나오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승객 전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1명 검사를 하는 데 6시간이 걸리는 점 등 의료체계 한계로 인해 승객과 선원 3600여 명 전원을 검사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일본 외에서도 감염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프랑스의 한 스키 리조트에 머물던 영국인 5명이 8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싱가포르에서도 같은 날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7명 더 늘어났다. 아랍에미리트(UAE) 보건부도 8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2명 더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신종 코로나 치료를 받던 미국인이 사망했다. 중국이 아닌 다른 국적자가 신종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것은 처음이다. 주중 미국대사관은 8일 “60세의 미국 시민권자가 6일 우한의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같은 날 “우한에서 중증 폐렴 증상으로 입원했던 60대 일본인 남성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신종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3일부터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7일 하루에만 41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환자가 확인됐다. 5일(10명), 6일(10명)에 이어 총 61명의 확진자가 이 배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일본 내 확진자 수도 86명으로 늘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21명, 미국 8명, 캐나다와 호주 각 5명, 영국과 아르헨티나 각 1명 등 총 41명의 추가 감염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일 한국대사관 측은 “한국인 14명(승무원 5명, 승객 9명)이 탑승했지만 감염자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7일 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크루즈 선내 신종 코로나 감염이 잇따르자 국내도 검역 기준을 강화해 올해 처음으로 11일 부산에 오려던 크루즈 1척이 입항을 포기했다. 당분간 국제 크루즈의 기항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일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일본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중국 크루즈선에서도 감염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고, 미국 크루즈선 탑승객의 감염 의혹도 제기돼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수천 명이 좁고 폐쇄된 배 안에서 밀집해 있는 크루즈선의 특성상 한번 퍼진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진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장년층이 크루즈선의 주 고객이라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사태 축소 급급한 일본 일본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남아 있는 승객들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이날 “세계보건기구(WHO) 측에 감염자들이 일본 입국 전 감염됐음을 설명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WHO도 감염자 현황을 집계하면서 이들을 ‘기타 지역’ 감염자로 분류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7월 24일 도쿄 올림픽 개막이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WHO에 10억 엔(약 108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최대 감염자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돈으로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후생노동성은 탑승객 3711명 중 기침과 발열 증상이 없고,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80세 홍콩 남성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하지 않은 3438명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선내에서 감염자들과 상당 기간 생활했다는 점에서 검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홍콩 남성이 2일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일본 정부는 5일 오전에야 승객들의 객실 밖 출입을 자제시켰다는 점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 3일간 감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셈이다. 선사 측이 공용 시설에 대한 소독을 제대로 했는지도 불투명하다. 전염병 전문의 미즈노 야스타카(水野泰孝) 씨는 NHK 인터뷰에서 “추가 감염자의 등장은 배를 얼마나 철저히 소독하는지에 달렸다”고 우려했다. 홍콩 남성 외 감염자가 승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니치신문은 5, 6일 감염자로 판명된 20명 중 홍콩 남성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은 2명뿐이며 나머지 18명의 감염 경로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일본 전역에 신종 코로나가 만연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배가 요코하마에 도착하기 전 2일 오키나와에 잠시 들렀다고 보도했다. 당시 약 2600명의 승객이 최소 몇 시간 동안 상륙해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13명이 배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다카야마 요시히로(高山義浩) 오키나와현립 주부병원 감염증내과 부부장은 “춘제(중국의 설) 때 많은 중국인이 일본을 찾았다”고 우려했다.○ 각국 크루즈선 비상 세계 각국에도 크루즈선 비상이 걸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6일 밤 도쿄 관저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감염자가 탑승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홍콩발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의 입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 배는 8일 오키나와현에 기항하지 못하고 곧바로 홍콩으로 돌아가게 됐다. 중국 크루즈선에서도 감염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중국을 출발해 베트남, 홍콩 등을 거쳐 중국으로 돌아온 싱멍(星夢)크루즈 스제멍(世界夢)호에서 59세, 33세 모녀 승객이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배의 승객과 선원은 각각 4482명, 1814명에 이른다. 홍콩 당국은 이 배가 5000명 이상을 감염에 노출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배는 지난달 19∼24일 항해 이후에도 3차례 더 항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7일 미국 뉴저지주에 입항한 ‘로열캐리비안’호의 중국인 탑승객 12명이 신종 코로나 증상을 호소해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ABC방송 등이 전했다. 이 크루즈선은 지난달 27일 미국을 떠났고 카리브해 바하마를 들렀다 복귀했다. 크루즈선 내 집단 감염 공포가 미국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구가인 기자}
영화에 나올 법한 악몽이 현실화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6일 요코하마 앞바다에 정박 중인 11만5875t급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 10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승무원과 승객 총 3711명이 탑승한 이 배에서는 전날에도 감염자 10명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확진 환자도 중국 밖에서 가장 많은 45명이 됐다. 홍콩 당국은 2일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이 배에서 하선한 80대 남성의 감염 사실을 공개했다. 후생성은 3일 요코하마항으로 귀항한 이 배에서 홍콩인 감염자와 접촉한 153명, 발열 및 기침 증상을 보인 120명 등 273명의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이 중 결과가 나온 102명 중 20명의 감염이 확인된 셈이다. 나머지 171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환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배에는 한국 국적자 9명이 타고 있으며 감염자 20명 가운데 한국인은 없다. 주일 한국대사관 측은 일부 한국인과 연락을 취해 “건강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9명 전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당초 5일 무증상 승객을 하선시킬 계획이었던 일본 정부는 이날 감염자 10명이 확인되자 승객들을 19일까지 배 안에 머물도록 했다. 졸지에 바다 위 배에서 2주를 보내게 된 승객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한 영국인 부부는 채널4 방송에 “마치 감옥에 갇힌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옆 객실에서 외국인의 고통스러운 기침 소리가 들린다”는 트윗도 올라왔다. 특히 1337개 중 가장 저렴한 저층부의 내측 선실은 창문조차 없다. 30대 탑승객은 “순번을 정해 산보를 할 것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창문이 없는 객실을 위한 것 같다”는 트윗을 올렸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조선업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총리실 주도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6일 보도했다. 지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둘러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한국에 패소한 데 대한 설욕전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일본은 지난달 31일 WTO에 한국 정부가 2018년 추진한 조선산업 구조조정 정책 등에 대한 분쟁 해결절차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일본은 2018년 11월에도 같은 요청을 했지만 한국 정부와의 견해차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양자협의가 결렬되면 분쟁처리소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야 하지만 요청하지 않았다. 이후 1년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갑자기 양자협의를 요청해 일본 내에서조차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분쟁처리소위원회 구성 요구를 하지 않았던 것을 두고 같은 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로 양국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월 후쿠시마현 등 8개 현의 수산물 수입 금지를 둘러싼 WTO 분쟁에서 일본이 패하며 분위기가 바뀌었고 이것이 조선 분야의 양자협의 재요청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외무성 관계자는 “총리관저로부터 ‘조선(造船)’에선 100% 이겨야 한다는 압력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조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성은 범부처 차원의 전문팀을 가동시켰다. 과거 국토교통성이 WTO에서의 분쟁 처리 경험이 없어 외무성과 경제산업성도 포함시키고 국제무역에 정통한 변호사 등 전문가도 영입했다. 과거 판결과 수산물 분쟁의 패소 요인을 분석해 한국 측의 주장을 깰 대책을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조선업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총리실 주도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6일 보도했다. 지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둘러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한국에 패소한 데 대한 설욕전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일본은 지난달 31일 WTO에 한국 정부가 2018년 추진한 조선산업 구조조정 정책 등에 대한 분쟁 해결절차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일본은 2018년 11월에도 같은 요청을 했지만 한국 정부와의 의견 차이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양자협의가 결렬되면 분쟁처리소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야 하지만 요청하지 않았다. 이후 1년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갑자기 양자협의를 요청해 일본 내에서조차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분쟁처리소위원회 구성 요구를 하지 않았던 것을 두고 같은 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로 양국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월 후쿠시마현 등 8개 현의 수산물 수입 금지를 둘러싼 WTO 분쟁에서 일본이 패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이것이 조선 분야의 양자협의 재요청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외무성 관계자는 “총리 관저로부터 조선(造船)에선 100% 이겨야 한다는 압력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조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성은 범부처 차원의 전문팀을 가동시켰다. 과거 국토교통성이 WTO에서의 분쟁 처리 경험이 없어 외무성과 경제산업성도 포함시키고 국제무역에 정통한 변호사 등 전문가도 영입했다. 과거 판결과 수산물 분쟁의 패소 요인을 분석해 한국 측의 주장을 깰 대책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옆 객실에서 외국인의 고통스런 기침 소리가 들린다. 직원들이 각 방을 돌아다니고 있어 무섭다.” (아이디 ‘다’의 트윗) “마스크를 한 승무원이 식사를 넣어준 뒤 다시 수거해 간다. 마치 감옥에 갇힌 것 같다” (영국인 데이비드 아벨 부부의 영국 뉴스 4채널 인터뷰) 5, 6일 이틀 동안 2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나온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대기 중인 탑승객들은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 국적자 9명도 동일한 상황에 처해 있다. 3일 요코하마항에 도착한 크루즈선은 5일 무증상 승객을 하선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5일 오전 10명의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객실에서 나오지 말라’는 선내 방송을 시작으로 승객들은 2주간 객실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식사는 룸서비스 형태로 바뀌었지만 지연되는 일이 잦다고 한다. 와이파이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2주 동안 일본 국내외를 유람하는 비용은 선실에 따라 1인당 25만~138만2000엔(268만~1480만 원)이다. 선실은 1337개인데, 가장 저렴한 저층부의 내측 선실은 창문이 없어 햇볕이 들지 않는다. 방 넓이는 14㎡. 크루즈선에 타고 있는 30대 남성은 트위터에 “순번을 정해 산보를 할 것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창문이 없는 객실을 위한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크루즈선은 6일 오전 요코하마항에 접안해 식량과 필요한 물품을 실었다. 당시 일부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객실 베란다에 나와 손을 흔들었다. 일본 외무성은 5일 각국 주일 대사관의 영사관 연락처를 크루즈 운영사에 넘겼다. 승선객들이 자국 영사관에 긴급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56개국 3711명이 승선한 일본 대형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 10명이 나왔다. 5일 NHK에 따르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후생노동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탑승객에 대한 신종 코로나 감염 검사를 실시한 결과 10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감염자의 국적은 일본 3명, 중국 3명, 호주 2명, 미국 1명, 필리핀 1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크루즈선에 한국인은 남성 4명과 여성 5명이 탑승했지만 의심증상자는 없었다”면서도 “추가 검사 과정에서 우리 국민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홍콩 남성(80)은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뒤 이달 2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후생노동성은 2주간 유람한 선박을 요코하마항에 정박시키고 3일 재검역을 진행했다. 승객 전원에 대한 검사를 거쳐 발열·기침 증상을 보이는 273명에 대해 다시 검사를 진행했고, 결과가 나온 31명 중 1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후생노동성은 나머지 승객과 승무원들에 대해 2주 동안 선내에 머물도록 했다. 또 2일 홍콩을 출발한 크루즈선 ‘월드드림’호 승무원 30여 명도 의심 증세를 보여 함께 탑승한 3600여 명에 비상이 걸렸다. 5일 현지 인터넷매체 홍콩01 등은 이날 출항 사흘 만에 홍콩항으로 돌아온 이 크루즈선의 승무원들이 기침과 인후통 증상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발열 증세를 보인 3명과 독감 양성 판정을 받은 승무원 1명이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탑승객은 홍콩 카이탁 크루즈터미널에 임시 정박한 크루즈선 내부에 격리된 채 신종 코로나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이 크루즈선은 4일 대만 당국으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19∼24일 이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3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신아형·신나리 기자}

56개국 국적의 승객을 태우고 2주 동안 일본, 홍콩, 대만 등을 유람했던 일본 크루즈선에서 5일 1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일본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감염자 10명 중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후생노동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승객과 승무원 등 3711명의 신종 코로나 감염 검사에서 10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은 이 크루즈선이 3일 요코하마항에 귀항하자 전 승선자를 대상으로 검역을 실시했다. 발열, 기침 같은 증상이 있는 273명은 검체를 채취해 별도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5일 오전 31명의 검사 결과가 나왔고, 그 중 10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가토 후생노동상은 “감염자 10명 중 3명이 일본인이고 나머지는 다른 나라 국적자”라며 “중증자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감염자 연령대는 50~80대다. 주일 한국대사관 측은 “10명 속에 한국인은 없다”고 밝혔다. 양성으로 판명된 10명은 가나가와현 내 병원으로 즉시 이송됐다. 후생노동성은 나머지 승객과 승무원들에 대해 코로나 바이러스 잠복 기간을 고려해 2주 동안 선내에 머물도록 했다. 아직 242명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어서 감염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크루즈선에는 56개국의 승객 2666명과 승무원 1045명 등 371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중 9명이 한국인이고, 1281명은 일본인이다. 발열 등 증상을 보인 273명 중에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집단감염은 한정된 공간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는 크루즈선이 얼마나 전염병에 취약한지를 잘 보여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선박위생가이드에서 “선박 안은 승객들이 화장실 등 위생시설을 공유하고, 일정 기간 가까운 거리에서 지내기 때문에 감염증이 만연하기 쉽고, 급속히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다중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1일 이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홍콩 거주 남성(80)이 신종 코로나 감염자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달 20일 크루즈선에 탔다가 25일 홍콩에서 내렸고, 이달 1일 신종 코로나 감염자로 판명 받았다. 일본 정부는 1일 크루즈선이 오키나와현 나하에 기항했을 때 한차례 검역을 실시했지만, 홍콩 남성의 감염 소식에 이례적으로 3일 재검역을 실시했다. 홍콩 남성은 지난달 22일 크루즈선이 가고시마에 들렀을 때 버스관광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 당국이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5일 10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자 크루즈선의 방역 태세는 한층 강화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까지만 해도 승객들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했지만 5일부터 각 객실로 식사가 배달됐다. 승객이 물을 마시러 로비에 나오면 직원들이 급히 뛰어와 객실로 돌아가도록 지도하고 있다. 5일 오후 3시 현재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33명으로 늘어났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5일 기자들에게 중국 후베이(湖北)성에 체류하고 있는 일본인을 귀국시키기 위한 정부의 4차 전세기와 관련해 “6일 파견하려고 중국 정부와 조정하고 있다. 4차 전세기에는 200명 정도가 탑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세 차례 전세기를 중국으로 급파해 지난달 31일까지 일본인 565명을 귀국시켰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요즘 한국에 있는 지인들이 부쩍 일본 대학입시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한다. 일본 고용 상황이 워낙 좋으니 자녀를 일본 대학에 보내려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고교생 자녀를 홀로 일본에 보내겠다는 지인도 있다. 입시지옥에서 조금이라도 일찍 탈출하게 해 주려는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 실제 일본 고용 상황은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상태다. 올해 3월 일본 대학 또는 대학원을 졸업하는 학생에 대한 유효 구인배율은 1.83배다. 구직자 1명당 1.83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일자리가 넘치다 보니 여러 개의 직장에 합격한 사람이 적지 않다. 입사하지 않을 회사에 직접 뜻을 밝히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를 대행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일본 취업 시장에는 수치로는 안 보이는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이 있다. 이를 알려주고 “그 정도는 감수하겠다”고 말하는 지인하고만 대화를 더 진행한다. 먼저 취업 준비생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정규직의 취업문은 좁다. 유효 구인배율이 0.42배에 불과하다. 종업원 300명 미만의 중소, 중견기업의 유효 구인배율 8.62배와 차이가 크다. 대기업이나 전문직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 각오를 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이른바 명문대 재학생들도 도쿄 오모테산도 등지에 있는 취업학원을 다니며 모의토론, 1대1 면접 등 수업을 받는다. 취업학원 비용은 코스별로 20만∼40만 엔(약 218만∼436만 원)이다. 정년까지 가는 길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과거 일본 기업에서는 연공서열과 정년 보장을 당연시했다. 하지만 요즘 상당수 일본 기업은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동시에 41세 이상 중견사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상장사 중 35개사가 희망퇴직을 받아 1만1000여 명을 구조조정했다. 희망퇴직 인원이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6년 만이었다. 일본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노무 관련 컨설팅을 해주는 노무사 A 씨는 “일본의 취업 상황이 좋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과거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신입사원을 대거 뽑으면서 기존 중견사원을 줄이는 것은 디지털에 강한 인재를 뽑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다소 뒤지고 있는 일본은 최근 AI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어정쩡한 사무직의 경우 퇴사에 내몰리는 시기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 ‘일본은 노동인구의 15%인 약 1000만 명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또 하나 유의할 점.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해 10, 11월 18세 이상 1677명을 대상으로 ‘외국인이 늘어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응답자 69%가 ‘좋다’고 답했다. 그들에게 이유(복수응답)를 물었더니 ‘일손으로서 중요하다’는 답변이 8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외국인을 노동력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외국인은 일본에서 집을 구하는 것조차 녹록지 않다. 혐한시위는 사이버 공간과 음지에서 지속되고 있다. 여전히 ‘일본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출사표를 낼 만하다. 다만 일본 취업 시장의 전체적인 그림을 알고 도전하는 것과 모르고 뛰어드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박형준 도쿄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