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선

임우선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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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우선 기자입니다.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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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합격하고도 포기 올해 386명

    올해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한 학생이 역대 최다인 38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상당수가 이공계에 몰려 있어 타 대학 의대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를 두고 의학계열로만 인재가 집중돼 문제라는 지적과 ‘학벌’보다는 ‘취업 보장, 실용주의’를 선택하는 세대 변화라는 해석이 함께 나온다.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동섭 의원(국민의당)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 등록 포기자 현황’에 따르면 2017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한 학생은 386명으로 전년 346명보다 11.6% 증가했다. 2017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선발 인원이 3318명이었으니 합격자 10명 중 1명(11.6%)은 서울대 간판을 포기한 셈이다. 단과대별로 등록 포기자 현황을 보면 공대가 136명으로 가장 많다. 서울대 공대 선발 정원이 9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공대 합격생의 15%가 포기한 셈이다. 이어 △농업생명과학대(53명) △간호대(50명) △자연과학대(42명)에서 등록 포기가 속출했다. 반면 인문대, 사회과학대, 경영대의 등록 포기 학생 수는 각각 12명, 9명, 1명으로 훨씬 적었다. 서울대 이공계 합격생의 등록 포기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울대 등록 포기생은 △2013년 326명 △2014년 339명 △2015년 317명 △2016년 346명으로 5년 동안 매년 300명을 넘었다. 특히 5년간 서울대에 붙고도 등록하지 않은 총 1714명 가운데 공대 등록 포기생이 671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농업생명과학대(315명) 및 자연과학대(203명) 등록 포기생까지 합하면 전체 등록 포기생의 70%가 이공계에서 발생했다. 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서울대 이공계를 포기한 학생 대부분은 타 대학 의대로 진학했을 것이라고 봤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 공대와 타 대학 의대를 동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서울대 대신 의대에 진학하는 풍토는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된 현상”이라며 “수도권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은 10명 중 7명이 의대에 가고 지방대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은 반반 정도 비율로 의대를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이공계 합격생의 의대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이공계 고급 인재의 의대 쏠림이 과도하게 심각해서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시대 변화에 따른 당연한 현상”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서울대는 국비 지원을 받는 국내 최고의 대학인 만큼 취업보다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가진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선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이공계 분야 인재들인 만큼, 능력 있는 학생들이 이 분야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입시기관의 한 전문가는 “외환위기 이후 다른 어떤 가치보다 취업 및 직업 안정성이 선호되면서 어떤 당근으로도 극복되기 힘들 만큼 의대 쪽으로 입시의 판이 바뀌었다”며 “기성세대와는 달리 ‘학벌’보다는 ‘실용’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말이다. 다만, 이공계를 이탈해 의대로 간 학생들이 의대 진학 후에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특정 전공과에만 몰리는 현상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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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임우선]벽지의 마지막 희망, 학교

    지난달 벽지 학교들을 취재했다. 도시와 농촌 간 임용 양극화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한 ‘임용 양극화-지방학교가 위태롭다’ 시리즈를 보도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을 돌아보며 교사 임용 문제보다 더 큰 숙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바로 어느 도시보다 학교가 꼭 필요하지만 학교 자체가 더 이상 존립할 수 없게 된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생존 문제다. 도서산간 현장에 가보면 이곳만큼 학교가 절실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학업을 학원이나 과외, 학습지에 의존하는 도시와 달리 벽지에선 오직 학교만이 교육을 담당할 수 있다. 가정환경이나 경제사정이 어려운 아이도 많아 학교의 역할은 더욱 크다. 방문했던 벽지 학교들의 경우 특히 다문화가정 비율이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 전교생 수가 26명인 산간지역 A초교는 전교생의 반이 다문화가정 자녀였다. 특히 올해 1학년 아이들은 7명 중 5명이 다문화가정이라고 했다. 이 학교 엄마들의 출신 국적은 6개국에 이른다. 벽지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의 교류 기회가 많지 않은 데다 엄마도 한국말이 서툴다보니 학교에 입학할 때 한글이나 수 개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의사소통 자체가 힘들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섬 지역 B학교 교사들은 아이들 한명 한명을 끼다시피 하며 대화법부터 한글, 수 개념까지 일일이 깨우쳐주고 있었다.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벽지에는 한부모가정 또는 조손가정 아이들도 놀랄 만큼 많다. 외국에서 온 엄마가 떠나버리거나, 아빠가 떠난 아이, 부모가 병으로 돌아가신 경우 등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어떤 반은 5명 중 2명만 ‘두 부모 가정’일 정도였다. 섬 지역의 한 교사는 “생업이 힘든 부모가 많다보니 어떨 땐 법정전염병에 걸린 아이를 그냥 등교시키기도 한다”며 “그럴 땐 교사가 출장계를 낸 뒤 아이와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 치료를 받고 온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교사를 넘어 엄마이자 아빠였다. 만약 이 아이들에게 학교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찔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젊은층의 농촌 이탈에 저출산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이미 수많은 학교가 폐교됐고 폐교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성비’만을 따지면 정부가 벽지 학교들을 유지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취재 중 방문한 C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해 전교생이 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교사 인건비와 행정직원 비용, 교육비, 시설관리비 등에 연간 10억 원 가까이 들어간다고 했다. 7명의 학생을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쓰는 게 맞을까. 난제 중의 난제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교를 폐교시키면 정부에서 60억 원의 지원금을 주고 인사상 가점도 준다”며 “하지만 이 안에 학교가 전부인 아이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우리나라 땅 끝과 산 속에서 살아가는 마지막 세대 아이들을 만나고 오는 듯한 기분에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학교가 없는 마을엔 젊은이가 들어오지 않는다. 폐교가 지역의 미래에 대한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이유다. 10년 뒤 학교가 사라진 한국의 곳곳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임우선 정책사회부 기자 imsun@donga.com}

    •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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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사립대 입학금 33%, 일반적인 학교 운영비로 쓰여…교육부 조사

    사립 A 대는 올해 신입생들로부터 입학금 명목으로 총 40억7950만 원을 거둬들였다. 이 가운데 44%에 달하는 17억9226만 원은 입학관련 업무와 상관없는 일반적인 학교 운영비로 쓰였다. 정부의 압박 속에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이 사실 상 수년 째 ‘0%’에 묶여있다 보니 감시가 덜한 입학금을 가능한 한 많이 거둬 부족한 재정을 충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7일 교육부가 발표한 ‘사립대 입학금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사립대는 입학금 수입의 평균 33%가량을 A 대처럼 일반 운영비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등록금과 대입전형료에 이어 대학의 입학금 산정에도 칼날을 겨누고 있는 교육부는 지난달 사립대로부터 올해 입학금 사용 내역을 제출받았다.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개 교 가운데 80곳이 조사에 응했는데,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주요 대형 사립대는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사립대 80곳의 입학금 사용 내역을 보면 △입학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행사비로 5% △신입생 진로·적성검사, 적응프로그램 등 학생지원경비에 8.7% △홍보비에 14.3% △신·편입생 장학금에 20%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14.2%는 입학관련부서 운영비로 지출됐으며 33.4%는 일반운영비에 포함시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미경 교육부 대학장학과장은 “지금까지는 입학금 규정에 꼭 입학과 관련된 돈만 받을 수 있다고 돼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대학이 자의적으로 입학금을 산정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폐지 요구가 큰 만큼 입학금의 실사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하게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입학 실비용을 정하고 그에 따른 입학금의 단계적 감축 방안을 사립대와 협의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순수한 입학 실비용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는 향후 좀 더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일반 운영비 외에도 입학관련부서 운영비와 장학금 등이 과연 입학 관련 비용이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3일 전국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단 소속 대학의 기획처장 20여명과 함께 입학금 관련 방침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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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여중, 한글날 기념 특별한 수업 ‘바른 대화, 따뜻한 대화’

    “여러분,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만드신 이유는 뭘까요?”(교사) “백성들이 마음껏 소통하라고요.”(학생들) “그렇다면 한글날을 맞아 우리가 그 뜻에 맞게 소통하고 있는지 봅시다.”(교사) 지난달 28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여중에서는 한글날을 기념한 특별한 수업이 열렸다. 이 학교 국어수업을 맡고 있는 강용철 교사가 준비한 ‘바른 대화, 따뜻한 대화’ 수업이다. 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71돌 한글날을 맞아 ‘친구야 고운말 쓰자’를 주제로 전개한 특별 공개 수업의 하나다. 강 교사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각자의 대화 습관을 되돌아보고 좋은 마음을 담은 대화를 유도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한 활동은 일명 ‘텔레파시 대화’다. 방식은 이렇다. 1반 학생 30명이 두 명씩 짝을 지은 뒤 서로 등을 맞댄 상태에서 A4종이를 접고 찢는다. 총 세 번을 접고 두 번을 찢어야 하는데 한 학생이 먼저 접고 찢으며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말로 설명한다. 그러면 짝꿍은 귀로만 설명을 들으며 이를 따라한다. 예를 들면 ‘종이를 세로로 놓고 반을 접은 뒤 오른쪽 모서리를 조금 찢어’라는 말을 듣고 이를 실행하는 식이다. 활동이 끝난 뒤 종이를 펼쳤을 때 두 사람의 A4종이가 같은 모양이면 소통에 성공한 것.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그 모양이 전혀 달라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강 교사는 “어쩌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부모님이 한 말을 이렇게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순간 교실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강 교사가 “좋은 마음으로 한 얘기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자 학생들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경청(傾聽)’이라는 한자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들을 청’자에는 ‘눈 목(目)’과 ‘귀 이(耳)’, ‘마음 심(心)’자가 같이 들어있는 만큼 몸을 기울여 눈과 귀,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야 경청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평소 자신의 말이 상대에게 상처를 줬는지, 기쁨을 줬는지 생가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른바 ‘좋은 말 친구, 나쁜 말 친구’ 역할극을 통해서다. 강 교사는 눈을 감은 학생들의 머리에 ‘키가 작은 친구’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 ‘뚱뚱한 친구’ ‘게임중독 친구’ 등 특정한 상황을 설정한 머리띠를 씌웠다. 다른 친구들은 그 친구들을 향해 좋은 말 또는 나쁜 말을 던졌다. 머리띠를 쓴 학생들은 자신의 머리에 씌워진 역할이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친구들의 말을 들어야 했다. 쉽게 던진 말이 다른 이에겐 상처 또는 위로가 됨을 체험하는 활동이었다. 수업을 마치며 학생들은 교실 앞 칠판으로 나와 자신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을 적었다. 칠판에는 ‘사랑해’ ‘예쁘다’ ‘너처럼 되면 좋겠어’ ‘항상 고마워’ ‘잘한다’ ‘할 수 있어’ ‘힘내 괜찮아’ ‘잘 될거야’ ‘함께하자’란 말이 가득했다.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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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프, 게스트, 절취선, 매장…교과서 속 표현 우리말로 바꾼다

    “엄마, 내 친구들이 나보다 훨씬 뛰어난 것 같아요. 나이프는 빵도 쓱쓱 자를 수 있고, 잼도 바를 수 있어요. 난 절대 그러지 못해요.” (초등 3학년 도덕교과서 30쪽) 초등 교과서에 쓰인 외국어와 일본식 표현이 우리말로 바뀐다. ‘나이프’, ‘게스트’, ‘밸런스’, ‘핸섬하다’ 등 영어식 표현을 비롯해 ‘절취선’, ‘매장’, ‘지불하다’ 등 일본식 표현 등이 교체 대상에 올랐다. 교육부는 7일 한글날을 앞두고 내년에 초등 3·4학년 학생들이 쓸 새 교과서를 만들면서 외국어와 한자어를 줄이기로 하고 정책연구를 바탕으로 322개 순화대상 단어 목록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예컨대 초등3학년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나이프’라는 단어는 ‘칼’이나 ‘주걱 칼’로 바꿔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또 ‘게스트’는 ‘손님’으로, ‘그린벨트’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밸런스’는 ‘균형’으로, ‘캠프파이어’는 ‘모닥불 놀이’로 바꾸기로 했다. ‘핸섬하다’는 ‘잘생겼다’, ‘헬멧’은 ‘안전모’가 바른 표현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일본식 표현도 다수 교체될 예정이다. 초등 5학년 도덕교과서 154쪽에 등장하는 ‘가운데 절취선을 잘라줍니다’라는 문장에서 절취선(切取線·きりとりせん)은 일본식 표현이다. 우리말로는 ‘자르는 선’이나 ‘자름선’으로 쓰는 게 옳다. ‘매장’, ‘지불하다’, ‘사료’ 같은 표현도 일본식이라 각각 ‘가게’, ‘치르다’, ‘먹이’ 등 우리말로 고치기로 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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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사외이사 뛰는 ‘투잡’ 서울대교수… 억대 부수입 수두룩

    서울대 행정대학원 소속 A 교수는 올해 기업 2곳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 기업들로부터 사외이사 직무수행비로 받은 연봉은 1억4400만 원. 서울대 정교수 평균연봉(1억441만 원)보다 많은 돈을 사외이사 활동으로 벌어들였다. 서울대 경영대 B 교수도 올 들어 기업 2곳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1억28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생활과학대 소속 C 교수도 2개 기업의 사외이사 활동의 대가로 1억2800만 원을 받았다. 2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동섭 의원(국민의당)이 서울대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서울대 교수들의 사외이사 겸직활동 상황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 총 2014명 가운데 120명이 기업의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투잡’을 뛰는 교수의 사외이사 평균 연봉은 5026만 원으로, 지난해 4730만 원보다 300만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과대별로는 공과대학(원) 소속 교수가 2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영대학(원) 28명 △의과대 11명 △사회과학대 10명 순이었다. 서울대는 규정상 교수 1인당 기업 2곳까지만 사외이사직을 맡을 수 있는데,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교수 가운데 기업 2곳에 소속된 교수는 총 21명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서울대 교수들의 사외이사 활동이 학자의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영리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서울대 교수 사외이사 대부분이 소속 이사회에 100% 찬성표를 던지는 등 ‘돈 받는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지침을 개정해 올해부터 사외이사가 연봉 2000만 원 이상을 받을 경우, 초과 금액의 15%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도록 했다. 이를 통해 서울대는 올 8월까지 5억3000만 원 이상의 학교발전기금을 적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사외이사 견제 장치마저 학교의 곳간을 채워주는 도구로 변질된 상황”이라며 “교수들의 기업 견제 역할을 바로 세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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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만 바라보고 쫙쫙 따라오는 아이들… 가르칠 맛 나죠”

    모두 힘들다고 해도, 열악한 여건에도 ‘작은 학교’를 지키는 선생님들이 있다. 이들에게서 교사들의 지방 기피 현상을 해결할 해법의 단초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20일 지리산 화엄사에서 산줄기를 따라 30분가량 차로 달려가자 지리산과 백운산 줄기, 계족산, 섬진강에 둘러싸인 전남 구례군 간전면 간문초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교사 9명과 학생 26명이 생활하는 작은 학교다. 그곳에서 4학년 담임교사인 김태영 씨(56·여)를 만났다. 그는 3년 전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이 학교로 와 ‘시골 선생님’이 됐다.○ 시골로 온 도시 선생님 김 씨는 광주교대를 졸업한 뒤 1983년 경기 양평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간문초에 오기 전 십여 년 동안 일산에서 근무했다. 그는 늘 시골 생활을 꿈꿨다고 했다. “시골 아이들은 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 보니 오직 선생님만 바라봐요. 무엇을 가르치든 쫙쫙 따라오니 ‘가르칠 맛’이 나죠. 이 학교로 온 뒤 교사로서 책임감이 더 커졌어요.” 김 씨는 “학급 전체가 영어시험 100점을 맞으면 아이스크림을 사 준다고 했더니 반 아이들이 뒤처지는 아이를 붙잡고 가르치더라”며 “참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요즘 도시 학교 교사들은 학업이 부진한 아이가 있어도 따로 남겨 공부시킬 수 없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쏟아져서다. 김 씨는 “아이들을 끼고 가르칠 수 있는 것 또한 시골 학교의 장점”이라고 했다. 천사 같은 시골 아이들 중엔 아픔이 있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비율이 높다. 따뜻한 품이 무척 그리운 아이들인 만큼 연륜 있는 교사가 꼭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김 씨는 “교사들이 젊었을 때는 큰 학교에서 많이 배우고 도전한 다음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고 느끼면 시골 학교로 오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김 씨의 남편은 직장을 정리하고 함께 귀촌했다. 두 자녀는 장성해 독립했다. 교사는 지방으로 근무지를 옮겨도 소득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직업이다. 이 때문에 교사들의 지방 기피 현상을 해결하려면 갓 임용된 신규 교사를 지방 학교에 배치하기보다는 자녀를 다 키운 경력 교사들에게 초점을 맞춰 이들을 유인할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시골 학교 기간제 교사는 대부분 퇴임 교사다.○ 벽지학교 지원한 신혼부부 선생님 교사 김동걸(33), 추주혜 씨(28·여) 부부는 강원 인제군 부평초 신월분교에서 4명의 아이를 가르친다. 신월분교는 버스가 하루에 2대밖에 다니지 않는, 인제군 내에서 차로 40분이나 걸리는 외진 곳에 있다. 춘천교대 선후배 사이인 이 부부는 올해 5월 결혼하면서 나란히 이 학교에 부임했다. 김 씨는 벽지학교를 기피하는 예비 교사들에게 “도시 생활보다 불편한 점은 분명 있지만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부부 선생님은 아이들이 어느 교과를 어려워하는지, 어제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교사에 대한 시선이 남다르다.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를 ‘평가하는 사람’이 아닌 ‘교육하는 사람’으로 본다. 김 씨는 “교사와 학부모가 힘을 모아 아이들을 함께 기른다는 보람이 크다. ‘선생님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교사로서 수업에 대한 재량권도 크다. 김 씨는 교과 위주로 보충수업을 해주는 ‘신월서당’을 운영하고 있다. 교사 스스로 교육철학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더욱이 신월분교 관사는 여러 차례 개선 작업을 해서 막 결혼생활을 시작한 부부에게 신혼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김 씨는 “아이가 태어나면 병원이나 어린이집 등 육아 인프라가 없어 (계속 함께 이곳에서 근무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교사들이 말하는 대안은 현장에서 만난 교사들은 현 임용체제를 유지하면서 교사들의 지방 기피 현상을 완화하려면 △관사 △가산점 △수당 등 3가지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남도교육청은 여수시 금오도 내 여남초교 등 섬 학교의 초중고교 교사들을 위한 통합관사를 신축하고 있다. 전국 관사 개선 작업은 2, 3년 내에 상당한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피 지역에서 고생하는 만큼 이를 인정해주는 인사고과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벽지 근무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교통비와 난방비 등의 비용을 보존해 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또 젊은 교사들은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학교 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골 학교일수록 선배 교사를 모셔야 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고, 관사에서 생활하면 원치 않는 회식이나 행사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원도교육청이 신규 교사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교직문화 개선 대책팀을 꾸린 것도 이런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다.구례=임우선 imsun@donga.com / 우경임 기자}

    •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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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 뮤비 만들고, 442억 들여 관사 신축

    올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원서 접수를 하고 있는 각 도(道)교육청은 비상이 걸렸다. 내년부터 지역 교대 졸업생이 그 지역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하면 가산점을 현행(3점)의 2배인 6점을 부여한다. 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지방 현직 교사들은 이번 임용시험을 수도권 입성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수도권 임용시험에 대거 응시할 가능성이 높다. 강원도교육청은 최근 예비 교사들에게 강원 임용시험에 도전할 것을 권하는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제작해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와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도내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이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해 프로듀스101의 ‘나야 나’를 개사한 “강원도 선생님은 너야 너”를 노래한다. 서핑과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교사가 등장하는 ‘강원도 선생님만 할 수 있는 101가지’라는 광고도 제작했다. 다음 달 17일부터는 춘천교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토크쇼 형식의 ‘선배 교사와 함께하는 강원교육 이야기’를 모두 7차례 진행한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 발표한 ‘벽지학교 근무환경 개선 계획’을 지속적으로 실행 중이다. 벽지 학교 49개교를 ‘배려학교’로 지정해 신규 교사 발령에서 제외했다. 12개 시군에 모두 442억 원을 투입해 통합관사(연립주택)를 신축 중이고 작은 학교의 교사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교무업무전담팀을 도입했다. 신규 교사가 쉽게 적응하도록 수평적인 학교 문화 만들기를 위한 ‘교직문화 개선 대책팀’도 가동한다. 직접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강원 홍천군 화계초교 교사 김두산 씨(32)는 “뮤직비디오를 본 예비 교사들로부터 무작정 지원하라고 해선 안 된다는 신랄한 비판도 들었다”며 “다만 경직된 교직 문화 때문에 지원을 망설인다고 들어 ‘많이 바뀌었으니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말아 달라’는 뜻에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도 광주교대 학생들을 지역 임용시험에 유치하기 위해 20일 도교육청 차원에서 학교로 찾아가 홍보 행사를 벌이는 등 ‘예비교사 마음 잡기’에 공을 들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전남지역의 작은 학교나 생태중심 학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전남에 가면 무조건 섬에 간다’ 같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춘천·철원=우경임 woohaha@donga.com / 임우선 기자}

    •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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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흑같은 관사 퇴근길… 무서워서 늘 전화기 붙들고 다녀”

    19일 전남 여수에서 배를 타고 남해를 가로질러 거대한 산을 닮은 섬 금오도에 도착했다. 항구에서 10분 정도 차를 타고 달리니 도시 학교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여남초등학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지갯빛으로 채색된 단아한 2층 건물, 푸르른 잔디로 뒤덮인 넓은 운동장, 학교 입구에 줄지어 늘어선 야자수, 학교 바로 앞에 펼쳐진 넓은 바다…. 하지만 전교생이 35명인 여남초는 교사들이 기피하는 ‘벽지 학교’다. 왜 교사들은 이처럼 아름다운 학교를 꺼릴까.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초등교사 수급의 지역별 불균형’ 문제의 해답을 얻기 위해 이곳 교사들을 만났다.○ ‘더럽고, 무섭고, 외로운’ 관사 생활 “처음 발령을 받아 관사에 왔을 때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해요. 우거진 풀숲 길을 따라 한참 걸어 관사에 도착했어요. 방문을 여니 방 안이 온통 새까만 곰팡이로 뒤덮여 있더라고요. 발령 받고 제일 먼저 한 일이 벽지를 사서 도배한 거예요.” 여남초에서 만난 교사들은 한결같이 “벽지 생활을 하는 교사들의 공통 문제가 바로 관사”라고 했다. 여남초 등 대다수 도서 산간 학교는 교장 관사만 학교 안에 있고, 나머지 교사들의 관사는 학교 밖에 있다. 여남초 병설유치원 교사 박은선 씨를 따라 관사에 가 봤다. 학교를 나와 10분 이상 후미진 수풀 속을 지나야 했다. 박 교사는 “해가 지면 칠흑같이 어두워 손전등이 필수”라며 “가는 길이 무서워 늘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간다”고 말했다. 한번은 통화가 되지 않자 놀란 남편이 경찰에 신고해 관사까지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고 했다. 금오도와 같은 섬 지역은 기름보일러로 난방을 하지만 관사는 워낙 오래전에 지어 전기 패널 방식으로 난방을 한다. 이 때문에 겨울이면 모든 관사가 냉동창고 수준이 된다. 더욱이 전기 난방을 하면 월 전기료가 20만 원에 육박해 교사 대부분이 각자 온풍기를 사서 생활하고 있었다. 양선화 교사는 “겨울엔 밤마다 털모자를 쓰고 자는데도 감기가 떠날 날이 없다”고 말했다. 관사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족과 생이별할 수밖에 없다. 4세 자녀가 있는 박 교사는 “아이를 데려와 함께 지내려다가 관사를 보고 마음을 접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 교사의 아이는 여수에서 친정 부모님이 키운다. 주말마다 여수에 가지만 안개와 풍랑에 뱃길이 막히면 속수무책이다. 아내, 아이와 함께 관사 생활을 하고 있는 이동준 교사는 자다가 돌아눕기도 비좁아 보이는 한 평(3.3m2) 남짓한 단칸방에서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초고난도’ 미니 학교에 초임 교사 ‘녹다운’ 여남초는 그나마 섬 지역 학교 중 교사들의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복식학급’이 아직 없어서다. 복식학급은 인접한 2개 학년의 인원이 7명 미만일 경우 2개 학년을 한 반에서 가르치도록 한 제도다. 같은 교실,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2개의 교육과정을 각각 가르쳐야 하는 만큼 수업이 훨씬 어렵다. 대부분의 벽지 학교는 전교생이 30명 미만인 ‘초미니 학교’인 만큼 복식학급이 많다. 복식학급은 수업 경험이 많은 교사가 맡아서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벽지 학교일수록 ‘신참 교사’가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전남 구례군 간문초에서 만난 3년 차 교사 김누리 씨는 “연차가 높고 도서 벽지 근무 경험이 있어야 ‘이동점수’가 높아 원하는 학교로 배정받는다”며 “초임 교사는 이동점수가 없다 보니 대부분 벽지로 발령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역 예비교사들이 광주지역 내 학교로만 발령받는 광주시교육청 임용에 몰리고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르는’ 전남도교육청 지원을 꺼리는 이유다. 또 다른 전남지역 초등학교 초임 교사인 김모 씨는 ‘미니 학교’ 수업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교대에서는 20∼30명 규모의 학급에 맞는 교수법을 배우는데 막상 현장에 와 보니 우리 반 학생은 3명에 불과했어요. 그중 한 명은 지적장애 학생이어서 모둠 활동이나 토론 등을 하기가 힘들었죠. 그야말로 모든 게 막막하더라고요.” 벽지 학교에는 한국말이 서툰 다문화가정 학생과 장애아동이 많지만 특수학급을 별도로 개설하기 힘든 만큼 도시지역과 같은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 씨는 “수업역량이 부족하다는 자괴감에 교대에서 배운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딱히 도움을 받을 곳도 없어 우왕좌왕하다 보니 ‘교사로서 아무런 발전이 없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도서 벽지 근무에 따른 승진 가점마저 계속 낮아지고 있어 교사들의 지방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전남의 경우 과거 도서 벽지 근무에 따른 승진 가점이 6점이어서 벽지 근무를 해야만 승진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3점으로 낮아졌고, 이마저도 1점으로 낮추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광주교대 박남기 교수는 “특정 교원단체가 ‘관리자가 되는 데 왜 도서 벽지 근무 경력이 필요하냐’면서 반발해 가점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학교 관리자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벽지 학교 인력 수급을 우려했다. 여남초 나주섭 교감은 “기존 교사 휴직 시 기간제를 구해야 하는데 정규직 선생님도 안 오려는 자리에 기간제 교사라고 오겠느냐”며 “올해 초에도 기간제 교사 지원자가 없어 개학을 하고도 한 달간 공석으로 있다가 겨우 재공모해 채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여수·구례=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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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교사 부족 뒤엔 ‘곰팡이 관사’

    19일 찾은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여남초등학교. 우리나라 남쪽 땅끝 여수에서도 배를 타고 1시간을 가야 하는 금오도의 유일한 학교다. 이 학교 교사 9명은 육지와 떨어져 관사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를 나서 으슥한 풀숲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었더니 관사가 나타났다. 네모난 단층 시멘트 건물인 관사는 흡사 방치된 창고 같았다. 창문마다 보안을 위한 쇠창살이 설치돼 더욱 삭막해 보였다. 내부는 더욱 열악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각각 1평(약 3.3m²) 정도 크기의 방과 부엌, 화장실이 보였다. 방 곳곳에 검은 곰팡이가 피어 있고 지하실에서 날 법한 습한 냄새가 올라왔다. 여남초교 병설유치원 교사 박은선 씨는 “3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이라 자주 지네가 나온다”며 “자다가 지네가 손을 물어 잠을 깬 적도 있다”고 했다. 16년 차 교사 양선화 씨는 “지난해 발령을 받고 처음 관사를 본 뒤 충격이 컸다”며 “관사 문을 여니 방 안이 온통 새까만 곰팡이로 뒤덮여 있었다. 학교 운영비를 교사 관사 정비에 쓸 수 없다고 해서 교사들이 벽지를 사다가 직접 도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사 문제만 해결돼도 벽지학교 기피 현상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25일 일제히 공립 유치원·초등교사 임용시험 접수를 시작했다. 교사가 남아돌아 ‘임용 절벽’을 겪는 서울과 달리 강원 경북 전남 충북 충남은 응시 인원이 선발 인원에 못 미치는 임용 미달 사태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진은 18∼20일 전남과 강원 지역 학교를 찾아 교사들이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이유를 직접 들어봤다. 교사들은 “개인의 사명감으로 버티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했다. 금오도 여남초교처럼 열악한 정주 여건이 첫 번째 이유다. 또 도서 벽지 학교는 여러 학년이 한 학급으로 묶여 있는 데다 장애·다문화 학생까지 한데 섞여 있어 신규 교사들에게는 ‘고난도’ 학교로 통한다. 강원 충북 충남처럼 수도권과 ‘1일 생활권’인 지역들은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 교대로 진학한 뒤 다시 수도권으로 임용시험을 치르는 ‘회귀 현상’으로 교사 이탈이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지방에는 담임교사가 없는 교실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도서벽지 학교일수록 교사 수급 양극화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도서 벽지 학교는 996곳, 학생은 4만2309명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학교 선생님이 절실하다. 지방의 교사 부족 현상을 방치하면 이들은 기본적인 교육권조차 누리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여수·구례=임우선 imsun@donga.com / 우경임 기자}

    •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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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째 그대로인 벽지근무 수당

    “금오도에서 여수를 오가는 뱃삯이 왕복 2만4000원이에요. 주민등록을 금오도로 옮겨 도서주민 할인(50%)을 받은 가격이 그래요. 그런데 한 달에 나오는 벽지수당이 4만 원이에요. 한 달에 두 번 육지로 나갈 뱃삯도 안 되는 거죠.”(전남 여수시 금오도 여남초 교사들) 벽지 학교 교사들은 교사들의 지방근무 기피 현상을 완화하려면 수당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벽지 학교는 가장 열악한 학교가 ‘가급’, 이어 ‘나, 다, 라급’까지 모두 4단계로 구분돼 있다. 이 중 가급 학교 근무 교사에게는 월 6만 원의 벽지수당이 지급된다. 나, 다, 라급 교사에게는 각각 5만, 4만, 3만 원이 지급된다. 여남초는 벽지 학교 중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인 다급이다. 월 4만 원의 벽지수당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벽지 학교 수당은 벽지 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여남초 나주섭 교감은 “20여 년 전 거문도에 근무할 때도 벽지수당이 이 정도였다”며 “수당 문제가 교사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아니지만 최소한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수당을 현실화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의 벽지수당 지급이 사실상 ‘생색내기’에 그치는 동안 도서 산간 교사들은 2중, 3중의 생활비를 부담하고 있다. 여남초 양선화 교사는 “원래 집은 광주에 있지만 여남초로 발령을 받은 뒤 광주집이 너무 멀어 여수에도 전셋집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집이 세 군데인 셈이다. 나 교감은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그중에서도 교대를 나온 학생들은 또 얼마나 우수한 인재들이냐”며 “가장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데 그들이 도서 산간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욕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여수·구례=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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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산하기관 ‘살생부’ 작성 시도

    교육부 장차관의 직속 조직인 교육부 운영지원과가 산하기관 임원 300여 명의 퇴출 여부를 판단할 정보를 수집해 보고하라고 각 과에 지시했다가 ‘살생부’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해당 과장은 “장차관의 지시는 아니고 개인적으로 추진한 일”이라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윗선의 지침 없이 실무 과장이 자의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 최모 운영지원과장은 교육부 산하기관 관리를 담당하는 부처 내 각 과 사무관 및 서기관급 실무자들을 소집해 “산하기관 임원들 중 내보낼 사람과 남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교육부 운영지원과는 총무 업무뿐 아니라 인사 업무까지 총괄하는 핵심 조직으로, 최 과장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취임 전부터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전담하는 등 중요 업무를 맡아왔다. 이번에 운영지원과가 조사를 지시한 대상 임원은 기관장 22명과 상임이사 7명, 상임감사 18명, 비상임이사 255명, 비상임감사 10명 등 총 312명에 달했다. 국립대병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장학재단, 한국사학진흥재단 등 25개 기관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보고 내용에는 이들의 공적과 과실, 남은 임기, 전문성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특히 이 보고에는 개인의 ‘평판조회’를 담도록 했다. 평판조회는 흔히 인사에 앞서 검증 단계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또 평판조회 작성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아 인사 추천 시 낙점 또는 탈락을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 평가 항목이다. 이미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평판조회를 지시한 것은 사실상 전 정권 인사를 몰아내기 위한 근거를 만들려 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 실무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를 받은 한 실무자는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교체 여부를 조사하라는 업무지시가 하달된 것은 처음”이라며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조사 자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조사를 지시한 건 맞지만 살생부를 만들려 했던 건 아니다”며 “장차관의 지시는 없었고 인사 담당 과장으로서 추후 보고를 위해 알아두려고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런 확인은 매년 하는 것이지만 이번엔 평판조회 보고 등 일부 항목이 다소 과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장차관의 지시 없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의 지시 없이 과장 혼자 산하기관 임원 300여 명의 평판조회를 한다는 것은 공무원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교육부뿐 아니라 어느 부처에서도 믿지 못할 얘기다. 결국 현 정부가 전 정권 인사들을 ‘찍어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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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 출범

    교육부가 25일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 과정을 따져 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 출범시킨다. 그러나 24일 공개된 조사위 명단을 두고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과 함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1차 정기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밝힌 위원회 명단에 따르면 조사위원은 총 15명으로 위원장은 고석규 전 목포대 총장이 맡았다. 학계에서는 양정현 부산대 교수, 지수걸 공주대 교수, 정용숙 중앙대 교수가, 교원 대표로는 김육훈 서울 독산고 교사, 백옥진 파주 해솔중 교사가 조사위에 참여한다. 법조계에서는 이영기 변호사(법무법인 자연), 김영준 변호사(법무법인 일현), 오동석 교수(아주대)가, 시민단체에서는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근현대사기념관장,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참여연대)가 조사위원에 명단을 올렸다. 교육부가 추진한 국정교과서를 정권이 바뀌자 교육부가 자체 조사하는 상황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처음부터 ‘셀프 조사’ ‘코미디’라는 비판이 일었다. 교육부는 “공정하고 정확한 사실 조사를 위해 교육계, 사학계뿐만 아니라 일반국민의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위원 15명으로 조사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활동 분야만 다를 뿐 정치색은 모두 편향된 인물들이라 객관적인 결론이 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오동석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경기도교육감으로 재직하던 시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학생인권조례의 틀을 만들었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반대 의견을 내기도 한 오 교수는 최근 교육부 ‘교육자치정책협의회’ 위원에 포함하는 등 대표적인 ‘김상곤맨’으로 통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해 온 김영준·이영기 변호사는 올해 초 문명고의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관련 소송에서 연구학교 지정에 반발하는 학부모 변론을 맡았다. 학계 대표인 양정현 부산대 교수(역사교육)는 지난해 부산시교육청이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추진 방침에 반발해 자체적으로 만든 교단지원자료 개발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김육훈 서울 독산고 역사교사도 전북도교육청의 역사 보조교재 개발에 참여했다. 시민단체 위원 역시 모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강력히 반대해 온 인사들이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근현대사기념관장은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저지넷) 정책위원장으로 일했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참여연대)는 지난해 역사학자 561명과 함께 국정 역사교과서 즉각 폐기 성명을 낸 바 있다. 교총 관계자는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려면 위원부터 중립적 인사들로 구성했어야 한다”며 “전 정부가 추진한 정책은 무조건 적폐로 치부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조사 결과 위법 사안이 발견되면 처리 방안을 심의하고,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연구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조사 내용 모아 내년 2월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 백서(가칭)’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 2017-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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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유치원 휴업 방침 전격 철회

    18일과 25∼29일 휴업을 예고한 전국의 사립유치원들이 15일 휴업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전국 사립유치원의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이날 교육부 및 여당 의원들과 장시간 물밑 협상을 벌인 끝에 휴업 철회를 결정했다. 교육부는 협상 과정에서 정부 지원금 인상, 감사기준 완화 등 사립유치원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검토하겠다고 밝혀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교육부와 한유총은 오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휴업 예정일까지 사흘을 남겨두고 협상을 벌일 수 있는 마지막 평일인 탓이다. 한유총 측은 당초 이날 오전 11시 휴업 강행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다가 교육부가 엄정 대응을 선언하는 ‘맞불’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회견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간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에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경고 공문을 보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유은혜 의원은 협상 중재에 나섰다. 결국 이날 오후 4시경 교육당국과 한유총의 협상은 급진전됐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유아학비 인상 노력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 사립유치원 참여 △설립자 기여 재산 인정 방안 마련 △감사기준 완화 등 한유총의 요구들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희석 한유총 부이사장은 “이번 휴업에 2만∼3만 명을 동원할 준비를 마쳤지만 교육부의 진정성을 믿고 철회한다”며 “정부는 약속한 대로 원아 한 명당 지원금 8만 원 인상 등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한유총 지도부의 휴업 철회에 일부 회원은 반발하기도 했다. 한 한유총 회원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도 없이 ‘휴업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문자메시지만 받았다”며 “휴업 철회는 전체 회원과 전혀 얘기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휴업 철회에 한숨을 돌리면서도 사립유치원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5, 7세 자녀를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김모 씨는 “휴원 예고에 아이들을 돌볼 사람을 찾느라 동분서주한 걸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며 “이번 파동을 보면서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더 공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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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사립유치원 집단휴업땐 정원 감축-모집 정지”

    전국 사립유치원의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집단 휴업(18일, 25∼29일)을 예고하자, 정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휴업에 참여한 사립유치원들에 행정 및 재정적 불이익을 주겠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또 한유총의 휴업기간 사립유치원생의 국공립유치원 수용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장 실효성이 크지 않은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14일 각 시도 교육청 집계에 따르면 전국 사립유치원 4245곳 중 교육청이 휴업 참여 의사를 확인한 유치원은 2400여 곳(58%)에 이른다. 조사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서울지역 사립유치원(671곳)을 제외하면 집단 휴업 동참 유치원 비율은 70% 가까이 된다. 서울지역 휴업 참여 유치원은 450곳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사립유치원 2900곳이 집단 휴업에 참여할 경우 해당 원생은 22만6000명에 달한다. 현행 유아교육법 30조에 따르면 유치원이 휴원하려면 해당 학기 시작 전 운영위원회를 열어 휴업을 미리 결정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휴원은 재난 등 긴급사유 발생 시에만 가능하다. 국공립유치원 확대 철회 및 정부지원금 확대, 사립유치원 감사 중단 등을 요구하며 벌이는 이번 집단 휴원은 명백한 불법이란 게 정부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4일 “그간 중앙 부처뿐 아니라 각 시도교육청이 여러 차례 사립유치원 측에 휴업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음에도 휴업이 강행된다면 강력한 시정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재정 지원 감축은 물론이고 유치원 정원 및 학급 감축, 최악의 경우 유아모집 정지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유아모집 정지는 사실상 폐원 조치에 해당한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처벌 수위는 각 시도교육감이 정하게 돼 있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 관계자는 “사립유치원들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민원 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면담한 한유총 서울지부 관계자들은 “여론이 안 좋다는 얘기는 여기 와서 처음 듣는다”며 “유치원 휴원은 아이를 볼모로 삼는 게 아니라 사립유치원 아이들과 학부모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은 크게 세 가지로 △국공립유치원 및 초등돌봄교실 연계 수용 △여성가족부 소관 ‘아이돌봄서비스’ 활용 △보건복지부 소관 국공립어린이집 개방 등이다. 그러나 국공립유치원 일시 수용 신청의 경우 대다수 학부모들은 “그런 게 있었느냐”는 반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늦게 홈페이지에서 수용 신청을 받는다는 공고를 낸 뒤 14일 밤 12시경 접수를 마감했다. 수요를 취합한 뒤 국공립유치원 수용 능력에 맞춰 매칭을 해야 하는 탓에 접수 기간이 짧았다는 설명이다. 신청자는 낮 12시 기준 99명에 그쳤다. 아이돌봄서비스나 국공립어린이집 활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평상시에도 대기자가 많다”면서 “특히 서비스 이용을 원할 경우 전달 20일까지 신청하게 돼 있어 이달 아이돌봄 선생님의 스케줄 배정은 모두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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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다닌다는 기쁨 하나로… 누운 채 등교하는 아이들

    크고 작은 아파트와 주택가가 이어지는 서울 마포구 중동 거리를 걷다 보면 여느 학교보다 조금은 작고 아름답고 고요한 학교가 나타난다. 지체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인 국립 한국우진학교다. 13일 우진학교 정문에 들어서자 운동장이 펼쳐지는 보통 학교와 달리 주차장에 서 있는 노란 스쿨버스 5대가 눈에 들어왔다. 마포구를 비롯해 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 서대문구, 은평구까지 무려 6개 구를 도는 스쿨버스들이다. 서울 시내의 특수학교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구파발이나 신도림에서까지 학생들이 온다. 모두 휠체어 없이는 생활할 수 없고 몇몇은 앉을 수조차 없어 누운 상태로 등교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매일 아침저녁 긴 시간 버스를 탄다. 우진학교에선 뇌성마비나 근이양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만 3세 유치원생부터 고3 학생들까지 163명이 공부한다. 아이들이 모두 등교한 시간인데도 학교는 고요했다. 복도에는 아이들이 타고 온 휠체어만 가득했다. 교실 밖으로 간간이 선생님의 열정적인 목소리와 박수 소리가 들려올 뿐 아이들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학생들 상당수가 거동은 고사하고 보고, 듣고, 소리 내는 것조차 힘든 중증 중복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 3학년 교실에서는 한 교사의 북 연주 수업이 한창이었다. 휠체어를 탄 아이들은 북채를 쥐고 있었다. 하지만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다 보니 북 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보조교사의 도움으로 마침내 북을 한 번 내리친 여학생의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이 피어났다. 우진학교 전교생 163명 가운데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학생은 8명, 스스로 화장실을 갈 수 있는 학생은 단 1명뿐이다. 자기 힘으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학생은 아무도 없다. 사실상 한 명 한 명 모두 일대일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날 간식으로 나온 포도를 가위로 알알이 잘게 다지는 데만도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학교가 없었다면 아무런 배움도, 사회생활도 경험하지 못한 채 꼼짝없이 집 안에 머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다. 우진학교 학생은 축복받은 경우다.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은 1만2929명에 달하지만 특수학교가 29곳에 불과한 탓에 이 중 4496명만 특수학교를 다닌다. 우진학교와 같은 특수학교의 모든 시설은 장애학생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모든 층에 휠체어가 오르내릴 수 있는 램프계단이 설치돼 있다. 우진학교는 재활병원과 연계돼 학생들이 따로 병원에 가지 않고도 학교 안에서 재활치료사들의 일대일 치료를 받는다.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에게 특수학교가 너무나 간절한 이유다. 이날 우진학교에서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장애아 학부모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우진학교 함영기 교장은 “2000년 설립 당시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역주민을 위해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등을 개방하고 소통하면서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1년째 우진학교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고 있다는 주민 황영숙 씨는 “우리 동네에 우진학교가 있어서 너무 좋다”며 “인근 학교 아이들도 장애아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현재 특수교사 확보율이 67.2%에 머무르고 있는데 2022년까지 92%로 늘릴 계획”이라며 “특수학교도 174개교에서 192개교로 늘려 1250학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백종대 서울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강서구 특수학교를 2019년 3월 개교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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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 1인당 학생수, 10년간 11명이상 줄어

    한국의 초등교사 1인당 학생 수가 10년 전에 비해 11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급감이 가속화하고 교사 수는 늘면서 국내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 거의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12일 OECD가 공개한 ‘OECD 교육지표 2017’의 주요 지표를 분석해 발표했다. 매년 발표되는 OECD 교육지표 조사에는 회원국 35개국과 비회원국 11개국 등 4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8명 △중학교 15.7명 △고등학교 14.1명으로 전년 대비 0.1명, 0.9명, 0.4명씩 떨어졌다. 2005년과 비교하면 초등학교는 무려 11.2명이 줄었다. OECD 평균은 △초등학교 15.2명 △중학교 13.0명 △고등학교 13.1명이다. 이는 2015년 통계를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라 올해 수치를 기준으로 한 국내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OECD 통계에서 ‘교사’란 수업을 하는(teaching) 교사만 인정하기 때문에 보건 및 사서교사 등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학급당 학생 수(2015년 기준)는 △초등학교 23.4명 △중학교 30.0명으로 전년 대비 0.2명, 1.6명씩 감소했다. 2005년과 비교하면 초등학교는 9.2명, 중학교는 5.7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OECD 평균(초 21.1명, 중 23.3명)보다는 다소 많았다. 국내 초중등 교사는 연간 38주를 수업해 OECD 평균 수준이었다. 급여체계는 전형적인 ‘상후하박’ 구조를 보여 국공립학교 초임교사 법정 급여는 OECD 평균보다 적었지만 15년 차 교사의 법정 급여는 OECD 평균보다 높았다. 청년층(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0%에 달해 2008년 이래 10년째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OECD 평균(43%)은 10명 중 4.3명만 대학에 가지만 한국은 10명 중 7명꼴로 대학에 가고 있는 셈이다. 2016학년도 기준 국내 대학 등록금은 자료 제출 국가 중 유일하게 국·공립대 및 사립대 모두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비쌌던 한국의 국·공립대 등록금 순위는 올해 6위로 낮아졌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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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만 키운채…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결국 무산

    《기간제 교사 및 영어·스포츠 등 학교 강사의 정규직 전환이 무산됐다(본보 8월 31일자 A1·8면). 교육부는 11일 교육분야 정규직화를 검토해 온 국공립학교 비정규직 약 6만9000명 중 유치원 돌봄교실, 방과후 과정 강사 1000여 명과 학교회계직원 1만2000여 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비정규직의 절반에 이르는 기간제 교사(3만2734명)는 제외됐다. 이번 결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이 초반부터 벽에 부딪히게 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교사 간 ‘노노(勞勞) 갈등’은 교원단체의 반발과 함께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교육 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용두사미’로 끝나게 됐다. 교육부문 비정규직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기간제 교사 및 학교 강사는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결국 빠졌다. 교육 분야 정규직화 논의가 그간 학교 현장에서 엄청난 반목과 갈등을 낳았던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결과다. 반발도 클 것 같다.○ ‘기간제’ 제외로 후폭풍만 키워 11일 발표된 ‘교육 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에 따르면 유치원 강사 1000여 명과 전산보조, 통학차량 운전사 등 학교회계직원 1만2000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정규직 반열에 합류하게 됐다. 교육부는 7월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이 발표된 뒤 교육 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의를 위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왔다. 현재 교육 분야 총 종사자 규모는 58만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은 약 6만9000명을 차지한다. 특히 비정규직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기간제 교사 및 1만9000여 명에 달하는 학교 강사의 정규직 전환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기간제 교사 약 3만2000여 명은 모두 제외됐다. 학교 강사 중에도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299명)와 유치원 방과후 과정 강사(735명)만 무기계약직 전환이 권고됐을 뿐, 나머지 영어회화 전문 강사, 초등 스포츠 강사, 다문화 언어 강사 등 1만8000여 명은 모두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됐다. 교육부는 대신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익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심의위가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공정성의 원칙’”이라며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관련 법령과 배치되는 면이 있고 현재의 교원 양성·선발 체제의 예외를 인정할 경우 더 큰 사회적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최종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 분야 비정규직 개선 가이드라인에서 정규직에 해당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권고된 것은 학교회계직원으로 분류된 1만2000여 명뿐이다. 학교회계직원이란 △과학실험실 보조 △조리사·급식보조 △전산보조 △시설관리사 △돌봄전담사 △통학차량 운전사 △영양사·사서 등으로 교육 현장에서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는 직군을 말한다. 김형기 교육부 교육분야고용안정총괄팀장은 “이미 상당수의 학교회계직원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상태지만 그중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55∼60세 근로자 등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돼 왔다”며 “이번에는 이들까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포함시켜 시도교육청 심의를 거친 뒤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희망고문’이 노노 갈등 키웠다 수개월간 숱한 갈등과 논란을 낳았던 교육 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이 일부 학교회계직원의 정규직화라는 ‘시시한 결론’에 그치자 교육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애초부터 무리한 정치적 이상에 발맞추려다 교육계만 황폐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애초에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정규직 전환이 불가능했던 기간제 교사 등 교육 비정규직을 마치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처럼 검토해 비정규직에게 ‘희망고문’을 하고 교육계의 ‘노노(勞勞) 갈등’만 야기했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애초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은 현행 임용체계와 관련 법령 등을 종합할 때 불가능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대통령 1호 지시사항이라는 명분에만 얽매여 정책을 추진해 모두에게 커다란 상처만 남겼다”고 지적했다. 경기지역 학교의 기간제 교사 이모 씨는 “아이들을 함께 가르치는 동료로서 협력적 관계라 믿었던 정규직 교사들이 나를 반대하기 위해 서명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이방인’인지 느꼈다”며 “제아무리 처우가 개선된대도 이번 논란에서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정부를 지지해 온 민노총 산하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공약 파기를 인정하고 사과하라”며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결정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우경임 기자}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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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임우선]스펙만 착하면 인재 되나

    동아일보 교육면에 ‘우리 학교에서는’이란 코너가 있다. 얼마 전 한 명문고 학부모가 이 코너에 실어 달라며 기고문을 보내왔다. 학부모회 회장이라 밝힌 그는 “우리 학교의 아름다운 봉사활동 이야기를 소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실은 학교 이야기라기보다 자신의 자녀가 그 학교에서 만든 봉사활동 동아리 소개 및 자녀의 활약을 강조한 글에 가까웠다. 말미에는 ‘고3 학생이라 가급적 빠른 기사 게재를 부탁한다’는 ‘정중한 독촉’까지 붙어 있었다. ‘냄새’가 났다. 이 학부모는 신문에 실린 자녀의 이야기를 학생부종합전형 등 대입을 위한 스펙의 하나로 쓰려는 듯했다. 정작 이 학생은 엄마가 보낸 기고문을 알기는 할까? 봉사 동아리를 진짜 학생의 힘으로 일군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A4용지 한 장짜리 기고문까지 엄마가 대신 써주는, ‘우주에서 제일 바쁜’ 고단한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현실 속에서 온갖 봉사활동과 동아리활동 등 비교과 스펙을 요구하는 학종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참으로 ‘잔인한’ 제도다. 글을 받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마냥 학부모를 탓할 수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홀로 정직했다고 대입에서 가산점을 받는 것도 아니고, 상대적 고배를 마시지 않기 위해 진짜든 가짜든 최대한 아름다운 스토리를 ‘창작’해내야 하는 게 요즘 수험생의 현실이다. ‘자소서’가 아니라 ‘자소설’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나. 제도가 온 국민에게 진정성 따윈 내동댕이치고 거짓말쟁이가 되라고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학종 스펙을 위해 뛰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때로 상상을 초월한다. 명문 S대 의대가 목표인 강남의 한 일반고 전교 1등 학생의 엄마는 아이의 차별화된 봉사활동 스펙을 위해 의사들로 구성된 봉사활동 단체에 아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집어넣었다는 얘기가 돈다. 중학생 자녀를 둔 강남 지역의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를 과학고나 영재고에 보낼 생각이 없으면서도 수백만 원짜리 대치동 과학고 준비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래야 중학교 졸업 전에 ‘수학의 정석’을 3, 4번 돌릴 수 있고, 그렇게 해 놔야 일반고에 가서 내신 우위를 점하며 비교과 스펙을 갖출 시간을 번다는 것이다.,ㄱ 이렇게 온갖 학종 스펙을 만들어놔도 안심할 수 없는 게 현재의 입시다. 석차 위주 상대평가 체제의 학교 시험 경쟁에서 0.01점이라도 밀렸다가는 아무리 잘해도 내 옆에 앉은 친구와 등수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친구와의 지식 공유나 협업 같은 건 큰일 날 소리다. 올해 초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학생들이 휠체어를 탄 친구의 ‘계단식 강의실 변경’ 요청에 ‘너 하나 때문에 왜 내 강의실이 멀어져야 하냐’며 반대한 것은 우리가 대체 어떤 인재를 키우고 있는가를 심각히 돌아보게 만든 사례다. 일생 네모진 책상 안에서 혼자만 잘해보려다 관 속에 들어가는 한국인의 삶. 그 시작은 학교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고교 내신평가와 학종, 수능까지 아우르는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겠다”며 수능 개편을 1년 미뤘다. 내년 고1에게, 배운 것과 다른 시험을 보게 하는 초유의 희생을 감내하게 하면서까지 개편을 미룬 만큼 국민의 기대는 더 높아졌다. 새 정부의 교육철학이 이상뿐인 말잔치로 끝날지, 아니면 완고한 현실의 벽을 타파할 정교하고 힘 있는 정책으로 탄생할지, 국민 모두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임우선 정책사회부 기자 imsun@donga.com}

    •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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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따로 내신따로’ 中3 큰 혼란… “예전처럼 수업” 움직임도

    정부의 수능 개편 1년 유예로 ‘수업 및 내신 공부 따로, 수능 따로’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 중3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수능과 학교 수업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기존 방식대로 과목을 편성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 중3이 처음 경험할 새 교육과정은 전체적인 학습 분량을 이전 교육과정 대비 20%가량 줄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문·이과 융합이라는 기조를 반영했고 시대 변화를 접목해 과목 편제와 단원 구성, 성취 기준을 다수 변경 및 추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 중3들은 수능에서 그간 경험해 보지 못한 ‘융합형’ 문제나 신유형 문항을 접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EBS 연계율까지 낮추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학생들이 수능 문제에 당황하지 않게 하려면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등을 통해 1학년 때부터 지속적으로 출제 방향에 대한 힌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영역별 수능 과목 범위는 내년 2월에나 발표된다. 특히 입시업계는 ‘수학’과 ‘과학탐구’ 영역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 두 과목이 가장 많이 바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수학은 일반선택 과목에 속해 있으면서 수학 가형(이과) 출제 영역에 해당했던 ‘기하와 벡터’란 과목이 ‘기하’로 바뀌었고, 심화과목 격에 해당하는 진로선택 과목으로 소속이 옮겨졌다. 과학탐구에선 일반선택 과목에 속해 있으면서 수능 과목에 해당했던 과학Ⅱ(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과목들이 심화과목에 해당하는 진로선택 과목으로 이동했다. 이 같은 편제 조정은 애초에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여주겠다’란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만약 이들 과목이 현재처럼 수능 과목으로 포함된다면 결국 새 교육과정의 의도는 무색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반대로 이런 부작용을 고려해 진로선택(심화) 과목들을 모두 수능 범위에서 배제하면 이른바 ‘물수능’ 사태 등 수능 난이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어떤 식이든 논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교 현장에서는 ‘그냥 예전대로 수업하자’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고교에서 교과 편성을 담당하는 최모 교사는 “현실적으로 학생들에게는 대학 진학이 유일무이한 목표”라며 “수능 범위에 따라 2015 교육과정의 과목을 2009 교육과정에 맞게 편성해서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 김모 씨는 “수능 개편을 유예했으면 교육과정 적용도 유예했어야 한다는 게 대부분 현장 교사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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