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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는 2017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을 통해 총 1790명(서울캠퍼스 1160명·세종캠퍼스 63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중심 전형이며, 서울캠퍼스는 나·다군에서, 세종캠퍼스는 가·다군에서 모집한다. 입학할 때 전공을 정하지 않고 충분한 탐색과정을 거친 후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인 캠퍼스자율전공은 2017학년도부터 캠퍼스자율전공(인문·예능)과 캠퍼스자율전공(자연·예능)으로 분리 모집한다. 미술계열의 경우 서울캠퍼스는 나군으로, 세종캠퍼스는 가군으로 모집하는데, 모집 시기(군)가 다르므로 캠퍼스 간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모집 계열별로 전형 요소 및 반영비율은 상이하다. 캠퍼스자율전공(자연·예능)·캠퍼스자율전공(인문·예능)·자연계열·인문계열의 경우 고른기회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이 수능 100%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고른기회 전형은 수능을 60%, 서류를 40% 반영한다. 정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은 표준점수를 사용한다. 반영 영역은 계열에 따라 다르므로 모집요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세종 캠퍼스 구분 없이 캠퍼스자율전공(자연·예능)·캠퍼스자율전공(인문·예능)·자연·인문계열 지원자는 수능 4개 영역을 모두 응시해야 지원이 가능하다. 미술계열의 경우 국어, 수학 가·나, 사탐·과탐 중 성적이 좋은 두 과목을 반영한다. 단, 영어는 필수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숙명여대는 내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예·체능계열 모집단위(무용과, 체육교육과, 음악대학, 미술대학)는 정시 가군, 인문계와 자연계 모집단위는 정시 나군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음악대학만 나군에서 가군으로 모집군을 이동했고, 나머지 모집단위별 모집 시기는 지난해와 동일하다. 정시 가군에서 체육교육과는 수능 성적, 실기시험 성적, 면접시험 성적을 활용하고 무용과와 음악대학, 미술대학은 수능 성적과 실기시험 성적을 활용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정시 나군에서 인문계, 자연계는 수능 성적 100%로 선발한다. 정원 내 총 모집인원은 1004명으로 지난해 996명보다 소폭 늘었다. 차용진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일반학생 전형은 모두 수능 100%로 선발한다”며 “예·체능계 모집단위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수능 성적은 영역별 백분위를 적용하며 모집단위별로 지정한 수능 4개 영역(체육교육과, 무용과, 미술대학은 3개 영역, 음악대학은 2개 영역)에는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인문계는 국어, 수학 나형, 영어, 사회탐구(2개 과목 평균) 4개 영역을 반영하고, 자연계는 모집단위별로 반영 영역 및 비율이 다르다. 대체로 국어, 수학 가형, 영어, 과학탐구영역(2개 과목 평균) 총 4개 영역을 반영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덕성여대는 2017학년도 정시모집 가군과 나군에서 △수능 100% 전형과 △예체능 전형 두 가지 전형으로 총 593명의 학생을 뽑는다. 가군에서는 수능100% 전형으로 211명, 예체능 전형으로 30명을 선발한다. 나군에서는 수능100% 전형으로 287명, 예체능 전형으로 65명을 선발한다. 모든 전형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할 땐 백분위 점수를 활용한다. 단, 반영 영역은 모집단위별로 달라 입학 안내 홈페이지(enter.duksung.ac.kr)의 모집요강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용수 덕성여대 입학처장은 “특히 수학(가) 선택 시 수학과·컴퓨터학과는 취득 점수의 15%, 정보통계학과·화학과·식품영양학과·디지털미디어학과는 취득 점수의 10%를 가산점으로 부여한다”며 “이 같은 가산점 혜택을 잘 따져보고 지원 전략을 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원서접수는 12월 3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인터넷으로만 진행된다. 최초 합격자는 2월 2일 덕성여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한편 덕성여대는 정시모집 합격자들을 위한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덕성글로벌리더장학금’은 계열별 수능 4개 영역 모두 1등급(탐구영역의 경우 1과목만 반영)인 학생에게 지원된다. 입학금과 4년간 등록금 전액, 대학원 진학 시 장학금, 교환학생 경비, 기숙사 우선 선발 및 기숙사비 면제, 언어교육원 수업 무료 수강, 학기 중 도서구입비 매월 50만 원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성대는 2017학년도 정시 입시에서 전국 최초로 수능 100%로 인문계와 자연계 구분 없이 학생을 선발한다. 또 자율전공 개념의 ‘상상력인재학부’를 통해 학생들을 폭넓게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사회적 수요 대응 및 학생의 선택권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정시 모집의 경우 모집단위 및 학부의 광역화를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1학년 과정에서 여러 단과대학 및 학부에 대한 체험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후 2학년 진학 시 인문, 예술, 사회과학, 공과대학 중 자신에게 적합한 대학 및 트랙을 선택할 수 있다. 조규태 한성대 입학처장은 “정시로 우리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학부 선택에 대한 고민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학생들에게는 전공 선택권을 주고, 대학은 단과대학 간 그리고 학부 간의 경쟁을 유도해 사회적 요구와 산업 수요에 맞춘 학사구조 개편을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성대는 변화하는 산업수요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위해 전공 및 트랙을 확대했다. 4개 단과대학 총 40여 개 트랙이 있는데 △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8개 트랙 △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 사회과학부 11개 트랙 △예술대학 ICT디자인학부 7개 트랙 △IT공과대학 15개 트랙 등이 그것이다. 한성대는 “2017학년도에 적용될 학사구조개편에 따라 신입생들은 다양한 전공(트랙)을 체험하고,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창조할 수 있는 창의적 상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대는 지역사회와 함께 커 나가는 C.E.N.T.E.R형 인재 양성을 추구한다. C.E.N.T.E.R형 인재란 남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창의성(Creative)과 적극성(Energetic), 신뢰(Trustful)를 갖고 남5과 소통할 줄 아는 능력(Networking), 효율성(Efficient)를 지향하면서도 기초부터 탄탄히 준비(Ready)한 리더를 의미한다. 또 한성대는 단기적으로는 진로 선택과 취업 경쟁력 강화를, 장기적으로는 성공적인 인생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 개발과 품성을 키워주는 데 교육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성대는 재학생 전원에게 자기 계발 및 취업 목적의 교육, 고시, 어학, 학원 수강, 각종 응시료 등을 1인당 100만 원씩 지원한다. 2015학년도 재학생 대비 장학금 수혜율(인원)은 214%에 달한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한편 한성대는 서울에 위치한 대학 중 거의 모든 학과에서 야간학과가 운영되는 몇 안 되는 대학이다. 한성대는 “야간학과의 경우 수업과 학교생활에서 주간학과와 차별이 없다”며 “그럼에도 주간과 야간의 입학 커트라인 점수 차가 학과별로 4∼10점 나므로 점수가 조금 모자라지만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야간학과 지원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올해 개교 61주년을 맞이한 가톨릭관동대는 융합시대를 선도하는 창의실용인재 양성을 목표로 의료계열 특성화를 위한 의료융합대학을 신설하는 등 강원 지역의 명실상부한 유망대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6년을 대학 혁신의 원년으로 삼은 가톨릭관동대는 강원 지역에서 유일하게 대학인문역량강화(CORE)사업에 선정됐고 지방대학특성화(CK-1)사업,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사업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특히 가톨릭관동대는 △보건의료과학 △방송문화예술 △자격실무 △스포츠·관광·항공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지정하고 다양한 융복합연계전공을 시행하고 있다. 2017학년도에는 △의료공학과 △의료IT학과 △의생명과학과 △글로벌창업컨설팅학과 △의료경영학과로 구성된 의료융합대학을 신설한다. 의료융합대학은 부속병원인 국제성모병원, 인천교구 산하의 성모요양원, 실버타운 마리스텔라 등과 함께 교육·연구·실습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의료경영학과 학생들은 글로벌 현장실습 및 인턴의 기회를 가지는 동시에 해외 의료분야 취업 기회도 갖게 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강릉지역이 스포츠 및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함에 따라 △호텔관광외식학부 △스포츠레저학과 △스포츠건강관리학과 △경기지도학과도 취업률 상승이 예상된다. 가톨릭관동대 관계자는 “학교 내에 올림픽 공식 경기장인 ‘관동하키센터’가 건립되며 올림픽 이후에는 스포츠 활동과 연계한 관광, 문화, 복지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가톨릭관동대는 양양국제공항을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역 강점을 살려 항공 분야를 새로운 특성화 분야로 선정해 키우고 있다. 2017학년도에는 항공운항학전공을 신설해 이미 2016학년도에 신입생을 모집한 항공운항서비스학전공, 항공경영학전공과 함께 항공분야 전문가를 양성할 예정이다. 항공학부는 양양국제공항 사용권을 가진 가디언즈항공과 공동교육 및 취업 약정 협약을 체결하는 등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해 준비 중이다. 방송문화예술대학에는 △방송연예학과 △뷰티디자인학과 △실용음악학과 △방송제작학전공 △미디어콘텐츠학전공 △CG디자인학전공 등이 있다. 방송 관련 실무 경험이 풍부한 우수 교수진을 중심으로 방송현장이 요구하는 전문지식 및 기술은 물론,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종합 교육을 통해 현장 전문가를 양성한다. 가톨릭관동대는 3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가·나·다군에서 2017학년도 정시 원서접수를 실시한다. 각 군에서 수능전형과 일반전형으로 453명을 모집하며 수시 이월인원에 따라 모집인원은 증가할 수도 있다. 수능전형은 수능 100%, 일반전형은 수능 60%, 학생부 40%로 선발하며, 실기고사를 실시하는 모집단위는 수능, 학생부, 실기점수를 반영하여 선발한다. 학생부 성적은 교과성적 90%, 출결 10%를 반영하며, 학년별 반영비율은 1학년 30%, 2학년 30%, 3학년 40%로 구성된다. 김정아 가톨릭관동대 입학처장은 “전 모집계열에서 교차지원이 가능한 게 특징”이라며 “교차지원이 불리하게 적용되지 않으며 군을 달리해 중복지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정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 추진에 맞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 장관과 ‘맞짱’을 뜨겠다고 발언하고 1인 시위를 계속해 온 가운데 타 지역 교육감들도 1인 시위에 가세하며 국정 교과서 폐기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을 관할하는 교육감들의 모임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7일 서울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과 이준식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교육부 장관은 국정 교과서 폐기에 대한 국민 요구와 교육 현장의 혼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선 교육부 장관과 관료들은 국정 혼란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종용했다. 협의회에 속한 교육감들은 13 대 4의 비율로 절대 다수가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다. 이날 성명서에는 보수 성향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대구 경북 울산 교육감들은 반대 의사를 밝혀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경기 제주 충북 교육감은 조 교육감과 함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에 앞서 전날 서울시교육청 및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는 국회에서 대국민 호소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교과서 폐기를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서울시교육청을 포함한 13개 진보 성향 교육감이 모두 참여했다. 이들은 ‘국정 교과서 폐기를 위한 정치·교육·시민사회 비상대책회의’를 발족하고 △국정 교과서 폐기 대국민 서명운동 및 시민발언대 운영 △매일 광화문 1인 시위 △여야정협의회 소속 각 정당 대표단 면담 진행 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최근 서울지역 S여중, C중에서 다수의 남교사가 여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 한 사건이 잇달아 불거진 것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모든 학교의 성희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강남지역 S여중에 이어 강북지역 C중학교의 남교사 성희롱 사건이 폭로되자 관련 부서에 “관내 전체 학교의 교사 성희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 현장에 이런 문화가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다면 큰 문제”라며 “반드시 전체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가 있으면 엄단하라”고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방식이 유력하다. 시교육청 실무 부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G고의 집단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전체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문제는 방법”이라며 “실제 성 관련 사건이 터지지도 않은 학교의 학생들에게 ‘교사에게 성희롱당한 경험이 있느냐’고 묻는 것 자체가 비교육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사들은 이 같은 조사 추진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사를 잠재적인 성범죄자로 보는 것 아니냐”며 “바닥까지 추락한 교권을 더욱 끌어내리는 처사”라고 비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강남 S여중에서 남교사 8명이 지속적 성희롱? 도대체 무슨 일이...#'영어 교사가 자신의 성기를 내 어깨에 문질렀다''너희 같은 애들이 창녀, 술집 여자 된다고 했다' '여자와 북어는 몽둥이로 패야 부드러워진다고 했다'#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6일 트위터에는 'S여중 문제공론화'라는 계정이 만들어졌습니다. S여중 학생들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은 이 학교 남교사들의 성추행·성희롱 사례를 수십 건씩 제보했죠. #이 학교에서는 오래 전부터 남교사들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 있었습니다. 학교 측이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곪아 왔던 일이 결국 터졌죠.#올해 8월 성희롱 사건으로 해임된 국어교사 정모 씨.그는 남녀의 성관계를 치즈 떡볶이에 비유했는데요.치즈를 남성 정액에, 떡볶이를 생리 중인 여성과의 성관계로 비유하는 등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했습니다.#정 씨는 S여중에 26년간 근무하다 최근 해임됐는데요.그는 재작년에 이미 구두경고를 받고 작년에 또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음에도 복직 후 성희롱 파문에 연루돼 결국 해임됐습니다.그런데도 그는 뻔뻔하게도 "아이들이 졸지 않도록 재미있게 하려고 그런 것"이라며 해임 처분에 반발해 민사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정 씨를 포함해 이번에 문제가 된 남교사 8명은모두 40대 이상의 중장년이었습니다. 이 중 4명은 정년퇴직을 눈앞에 둔 59¤61세.이들 역시 "손주뻘인 아이들이 예뻐서 등만 두드린 것" "성희롱 의도는 전혀 없다"는 식입니다.#. 학교의 대처도 안이하기 짝이 없습니다"다들 교직 생활에서 나름의 교육 철학을 가지고열심히 가르쳐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다.말년에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 일각에서는 학교 측이 이 같은 교사들의 해명만 듣고 문제를 방치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고 비판합니다.실제 수사가 의뢰 된 날 오전까지도 해당 교사들은 정상 수업을 진행했죠.#S여중에 이어 서울 강북의 남녀공학인 C중에서도 남교사가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여자애들이 돈을 많이 벌려면 몸 파는 게 가장 좋은 방법''떠들면 강간해버린다'학생들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입에 담지 못할 말을 자주 해왔습니다.#. 줄 잇는 교사 성추문 사건. 다른 곳도 아니고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니기가 막힐 따름입니다.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요?원본 임우선 기자 노지원 기자기획 제작 하정민 기자 이고은 인턴}

서울 강남 지역 S여중 전·현직 남자 교사 8명이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성희롱한 혐의로 13일 경찰에 집단 수사 의뢰됐다. 이 학교에서는 오래전부터 남교사들의 부적절한 성 관련 발언 및 행위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 있었지만, 학교 측이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곪아 왔던 일이 결국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여중에 이어 서울 강북 지역의 남녀공학 학교인 C중에서도 남교사가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남교사 8명 성희롱? 도대체 무슨 일이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는 ‘S여중여고 문제공론화’라는 계정이 만들어졌다. 이 계정을 통해 S여중 학생들로 추정되는 익명의 이용자들은 이 학교 남교사들의 성추행·성희롱 사례를 수십 건씩 제보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영어선생님이 은근슬쩍 접촉하고 성기를 어깨에 문질렀다’ ‘엉덩이를 성적으로 접촉했다’ ‘국어선생님이 북어랑 여자는 사흘마다 패야 한다며 국어도 똑같이 패야 잘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8월 성희롱 사건으로 해임된 국어교사 정모 씨는 남녀의 성관계를 치즈 떡볶이에 비유하며 치즈를 남성 정액에, 떡볶이를 생리 중인 여성과의 성관계로 비유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언론 보도를 보고 사태를 파악했지만 문제 교사들이 누구인지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시교육청은 8일 전교생 708명을 대상으로 남교사들의 성희롱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성추행·성희롱을 했다고 지목한 교사는 이미 해임된 정모 씨를 포함해 총 8명에 달했다.○ 중장년 남교사와 학교 측의 성문제 인식 문제가 된 남교사 8명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이다. 이 중 4명은 정년퇴직을 눈앞에 둔 59∼61세로 알려졌다. 해임된 정 씨는 S여중에 26년간 근무했다고 한다. “다른 교사들도 이 학교에 20, 30년씩 근무한 분들”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밝혔다. 복수의 이 학교 졸업생들은 “해당 선생님들은 십수 년 전에도 그런 식이었다”며 “성희롱 발언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학교가 대충 덮고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해임된 정 씨는 재작년에 이미 구두경고를 받았고 작년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음에도 복직 후 또 성희롱 파문에 연루돼 결국 해임됐다고 학교 관계자는 밝혔다. 정 씨는 “아이들이 졸지 않도록 재밌게 하려고 그런 것”이라며 해임처분에 반발해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교사들 역시 “손주뻘인 아이들이 예뻐서 등만 두드린 것” “성희롱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학교 관계자는 “다들 교직생활에서 나름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쳐왔다고 생각하는 분들인데 말년에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며 “해당 교사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학생 땐 아빠가 안아주는 것조차 싫어하는 시기인데 선생님들이 너무 옛날 방식으로 행동한 것 같다”며 “10명 등을 두드려도 한 명만 기분 나쁘면 성희롱이 되는 건데, 학교가 파악한 수위는 알려진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학교 측이 이 같은 교사들의 해명만 듣고 문제를 방치하면서 사태가 악화된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오전까지도 해당 교사들은 학생들과 분리되지 않고 학교에서 정상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관련규정상 해당 학교의 교사와 학생을 분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S여중 관계자는 “교육청 차원의 교사 면담이나 학교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추가 조사와 징계 여부는 법인 이사회에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줄 잇는 교사 성추문에 철퇴 내려야 12일에는 서울 C중 도덕교사에 대한 고발 계정이 만들어져 학생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이 학교 학생들로 추정되는 제보자들은 ‘선생님이 여자애들이 돈을 많이 벌려면 몸 파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떠들면 강간해버리겠다고 했다’ ‘자신을 교주라고 하며 자신을 신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등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학교 측이 사건을 인지한 지 일주일이 지난 12일에야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장학을 실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가 출근을 하지 않아 조사하지 못했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 씨는 “성폭력이 확인되면 해당 교사와 감독자까지 교단에서 몰아내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노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정 역사 교과서도 탄핵됐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부 장관과 ‘맞짱’을 떠서라도 국정 교과서를 폐지시키겠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역사교육 대토론회에 참석해 “국정 교과서는 반드시 폐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탄핵안 통과 이후 교육부와의 대립각을 더욱 노골화하는 모습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지금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는데 국정 교과서는 대행이 결정해서 추진하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며 “교육부 장관도 이 프로세스를 진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여러분은 안심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강행의 변형 내지는 꼼수로 ‘국·검정 혼용’을 할 수가 있는데 이는 자유로운 선택인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불공정 게임”이라며 “국정 교과서는 2015교육과정에 맞춰 쓴 ‘새 책’이고 검정은 2009교육과정에 의해 쓰인 ‘헌 책’인데 둘 중 학교에 고르라고 하면 학교들은 당연히 새 책을 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렇게 되면 결국 70∼80%는 국정을 쓰고 강한 반대를 가진 일부 학교만 헌 책인 검정 교과서를 쓸 것”이라며 “이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국정은 폐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현재 201개 서울지역 고등학교가 1학년에 역사를 편성해 놨는데 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는 이를 바꾸는 게 너무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내가 싸우는 것”이라며 “박근혜 탄핵이라는 엄청 어려운 일도 해내는 국민인데 우리가 힘을 합치면 국정 교과서 하나 못 없애겠냐”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려는 보수의 바탕에는 성장 승리사관이 있는 것이고 배타적이고 편협한, 자긍적인 역사관을 넣으려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이민자와 소수자, 탈북자 및 북한 반대 등 굉장히 냉전적인 사고로 나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토론회 후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국정 교과서 즉시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교육감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교육 수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언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시내 한 고교 교장은 “그래서는 안 되는데 교육감이 이미 정치인이 돼 버렸다”며 “토론회 홍보 공문은 받았지만 이미 정해놓은 프레임에서 무슨 토론을 하겠나 싶어 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 교장은 “설령 국·검정 혼용이 돼도 열에 아홉 학교는 국정을 안 쓸 분위기”라며 “현장을 너무 모르고 ‘오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기존 계획대로 23일까지 국정 교과서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추진 방안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임우선 imsun@donga.com·유덕영 기자}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 입학 취소에 이어 고등학교 졸업도 취소 결정을 받았다. 정 씨가 청담고 재학 시절 승마협회 공문을 통해 ‘공결’(출석으로 인정되는 결석) 처리를 받았지만, 공결로 인정된 141일 가운데 최소 105일의 공문서가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관련자 12명을 수사 의뢰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5일 시교육청이 발표한 청담고에 대한 특정감사 최종 결과에 따르면 정 씨는 선화예술학교(중학교)와 청담고에 재학하는 동안 출결 및 성적관리에서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특혜를 다수 받았다. 이민종 시교육청 감사관은 “특히 정 씨가 고3 시절 인정받은 공결 날짜는 총 141일인데 이 중 최소한 105일에 해당하는 근거 공문서가 허위임이 새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정 씨가 제출한 공문을 대한승마협회의 해당 날짜 훈련일지와 대조해 진위를 따져보니 △62일간의 국가대표 합동훈련 △43일간의 2014 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훈련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창신 시교육청 감사관은 “승마협회 훈련대장을 보면 다른 선수와 달리 정 씨의 훈련일지만 서명이 아닌 도장으로 날인돼 있는 등 훈련일지 전체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다른 선수와 달리 대회 참가가 아닌 단순 경기력 향상을 위한 훈련을 이유로 공결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부당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정 씨가 고3 시절 최소 105일을 무단결석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교육청은 “졸업을 하려면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해야 하는데 정 씨는 이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졸업 취소가 마땅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정 씨에 대한 출결 및 성적이 기재된 생활기록부를 수정하고 △교과우수상 등 기존에 받은 상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임우선 imsun@donga.com·노지원 기자}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고등학교 졸업이 취소되게 됐다. 정 씨가 청담고 재학 시절 승마협회 공문을 통해 '공결(출석으로 인정되는 결석)' 처리를 받았지만, 확인 결과 공결 처리 된 141일 가운데 최소 105일의 공문서는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는 무단결석이기 때문에 졸업취소가 마땅하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관련자 12명을 수사 의뢰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5일 청담고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최 씨와 정씨는 대한승마협회의 허위 공문서까지 동원해 학교를 기만하고 공교육을 능멸했다"며 "정씨의 졸업취소 및 성적정정, 수상취소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정 씨가 재학한 선화예술학교(중학교)와 청담고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정 씨에 대해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학사 관리와 성적 관리상 특혜가 광범위하게 발견됐다. 이민종 시교육청 감사관은 "특히 정 씨가 고교 3학년 재학 중 인정받은 공결 날짜가 총 141일인데 이 중 최소한 105일에 해당하는 근거 공문서가 허위임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국정농단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의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국회의원으로부터 대한승마협회의 해당 날짜 훈련일지를 직접 대조해본 결과 공결 처리의 근거가 된 대한승마협회의 협조요청 공문 중 △62일 간의 국가대표 합동훈련 및 △43일간의 2014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훈련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전창신 시교육청 감사관은 "승마협회 훈련대장을 직접 확인해보니 정 씨의 훈련일지는 다른 학생과 달리 서명이 아닌 도장으로 날인돼 있는 등 훈련일지 전체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다른 선수와 달리 대회 참가가 아닌 단순 경기력 향상을 위한 훈련을 이유로 공결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부당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2회에 걸쳐 발송된 국가대표 합동훈련의 경우에도 다른 선수와 달리 훈련장소나 기간 등 구체적 훈련계획이 명시돼 있지 않았다"며 "훈련이 취소된 경우에도 이에 대한 공문을 보내지 않는 등 무단 결석 정황이 여럿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씨는 고교 3학년 재학 기간 동안 최소한 105일 무단결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시교육청을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를 고려하면 정 씨의 고3시절 실제 출석일자는 전체 일자의 3분의2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졸업기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졸업은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정 씨에 대한 졸업취소 처분과 함께 교육청은 △정 씨에 대한 출결 상황 및 성적서 등 생활기록부 기재 사항을 수정하고 △교과 우수상 등 수상 자격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정 씨 측 변호사에게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정 씨 측은 "할말이 없다. 일체의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시교육청은 최 씨와 정 씨를 포함해 청담고 관계자 7명과 선화예술학교 관계자 3명 등 총 12명을 수사의뢰 할 방침이다. 전 감사관은 "감사 기간 내내 관련 교직원들은 이런 일이 생긴 게 '단순 업무미숙'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누구도 수긍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수사의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정 씨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교육현장의 학사 관리 및 성적관리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특히 체육특기자에 대해서는 △출결 및 성적 등 관리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로 결정하고 △특기학교 신청 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며 △체육특기자 배정 요청 시 공론화 과정을 거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체육특기자의 대회 참가로 인한 공결처리는 각 학년 수업일수의 1/3로 엄격히 제한하고 △협조요청 공문은 교육부나 대한체육회 등 공식적인 기관의 것만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장면1.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김모(35) 씨는 지난달 밤 12시경 잠자리에 누웠다가 급히 오리털 파카를 걸쳤다. 스마트폰으로 지역 인터넷카페를 검색하다가 다음날 오전 9시 접수시작인 한 유치원 앞에 이미 엄마들이 줄을 섰다는 글을 봤기 때문이다. 김 씨는 “원아 선발은 추첨식으로 하지만 당첨된 원아가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대기자를 접수번호 순으로 채운다는 말이 돌면서 엄마들의 '노숙 소동'이 빚어졌다"며 "집 앞 유치원 하나 보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누가 아이를 낳겠냐"고 반문했다.#장면2. 서울 마포구의 직장맘 하모 씨(34)는 지난달 퇴근길에 Y센터를 지나다가 깜짝 놀랐다. 이 센터의 유아부 과정 신입 원아 접수는 다음 날 오전 8시부터였지만 벌써부터 1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만 3세인 딸을 이 곳에 보내려 했던 하 씨는 집에도 못 가고 줄을 서 다음 날 오전까지 13시간을 ‘노숙’ 대기한 끝에 등록에 성공했다.#장면3. 지난달 30일 추첨이 진행된 서울 서초구 S유치원 강당에는 만4세 유아 40명을 뽑는데 총 200여명이 몰렸다.차례로 공을 뽑을 때마다 곳곳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추첨에서 떨어진 학부모 이모(37) 씨는 “작년에도 추첨에 실패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애를 봤는데 또 떨어졌다”며 "이 근처에서 유치원에 떨어지고 갈만한 곳은 한달에 200만~300만원을 내야 하는 놀이학교나 영어유치원 뿐인데 감당이 안돼 계속 가정보육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가 ‘유치원 추첨 대란’을 해결해 보겠다며 올해 처음으로 서울 등에서 온라인 입학관리 시스템 ‘처음학교로’를 시범 운영했다. 그러나 서울지역 전체 유치원(884곳)의 79%(699곳)를 차지하는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참가를 거부해 올해도 예년 같은 유치원 추첨 대란이 벌어졌다. 유치원 원서 접수와 추첨이 진행된 11월 중순 이후 만 3∼5세 아이를 둔 학부모 중 상당수는 가족들과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해 보통 5, 6곳에 이르는 유치원을 발로 뛰며 입학설명회와 원서 접수 및 추첨에 참여해야 했다. 인터넷 카페에는 4만 원 상당의 ‘알바비’를 내걸고 대신 추첨을 뛰어줄 사람을 구하는 광고도 등장했다. 신자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교회나 성당 부설유치원의 경우 유치원 추첨을 앞두고 신자가 급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학부모 이모 씨는 “일반전형과 신자전형 간 경쟁률 차가 2, 3배 돼 개종도 불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쟁에 유치원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추첨 뒤에도 복수 당첨된 학부모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데다 빈자리가 났는지 확인하는 대기 학부모들의 민원 제기에 업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것. 서울 강남의 한 유치원 원장은 “다른 유치원을 선택할 학부모님은 제발 빨리 연락을 달라”고 호소했다. 유치원 대란이 빚어지는 근본적 원인은 유치원에 가려는 아이들보다 유치원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 4월 기준 유치원 입원 대상 어린이(만 3∼5세)는 141만 명. 그러나 전국의 유치원이 수용 가능한 인원은 국공립(4696개)이 17만349명, 사립(4291개)이 53만3789명으로 합쳐 70만 명을 간신히 넘는다. 2명 중 한 명은 유치원에 갈 수 없는 것. 나머지는 어린이집이나 놀이학교,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영어유치원’에 가야 한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은 평균 3명 중 한 명꼴로 유치원에 간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립유치원의 수용률은 6.4%, 사립은 31.4%다. 서울에서 유치원 공급이 가장 부족한 광진구 중곡동은 공·사립유치원 수용률이 13.7%에 불과하다. 강남 지역도 유치원 수용률이 29.9% 수준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은 땅값이 비싸 신설이 어렵고, 공립유치원을 확대하는 것도 기존 사립유치원들의 반발이 심해 증설이 쉽지 않다”며 “인구절벽의 여파로 2022년이면 서울지역 유아 수가 급감할 걸로 예상돼 무턱대고 늘리기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린이집 자리를 포함해 계산하더라도 서울 내 대다수 권역의 만 3∼5세 유아 수용률은 100%에 훨씬 못 미치는 60∼70%대다. 이 때문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자리를 못 잡은 부모들은 미술학원이나 월 100만∼200만 원을 호가하는 영어학원 같은 유사 교육 기관에 아이를 맡긴다. 이순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유아기부터 교육 시스템이 무너지고 학부모들이 사교육 부담에 질려버렸다”며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확대 등 현실적인 대안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노지원 기자}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는 집에서는 환호 혹은 탄식이 터져 나온다. 바야흐로 유치원 추첨 시즌이다. 만 3세 전후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안다. 그 고민하고 마음 졸이는 시간을. 유아들에게는 어떤 교육과 환경이 필요할까. 지난달 22일 국내 최고의 유아교육 전문가 이기숙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66)를 만났다. ―어린이집이냐 놀이학교냐, ‘일유(일반유치원)’냐 ‘영유(영어유치원)’냐, 엄마들 고민이 많습니다. “먼저 놀이 ‘학교’, 영어 ‘유치원’ 같은 말은 쓰면 안 돼요. 그런 기관은 학교도 유치원도 아니죠. 그냥 학원, 교습소일 뿐이에요. 국가 수준의 누리과정을 충실히 구현하는 곳이어야 학교인 것이고, 유치원이라 부를 수 있어요.” ―‘이화유치원’ 원장을 8년간 하셨고 유아교육학회장도 지내셨죠. 어떤 유치원이 좋은 곳인가요. “가장 중요한 건 ‘교사’입니다. 교사가 어떤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고 얼마나 경력을 가졌는지 원장께 물어보세요. 엄마들이 자꾸 물어야 원장들도 돈을 들여 좋은 교사를 씁니다. 요즘은 유치원 인테리어를 많이 보죠? 멋진 갤러리처럼 꾸민 곳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아이들이 그린 작품을 붙여놓은 곳이 좋은 곳입니다. 장난감이 영역별로 다양하게 구비돼 있고 아이들 눈높이에 아이들이 꺼내 쓸 수 있게 잘 정리돼 있는지 보세요. 특히 화장실이 깨끗한지 봐야 합니다. 화장실이야말로 기본 생활습관을 제일 많이 기르는 곳이기 때문이죠.” ―최근 ‘적기교육’이란 책을 통해 40년간의 유아교육 경험을 풀어내셨는데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이 중요하다고요. “너무 많은 특별활동을 하는 유치원은 추천하지 않아요. 어린 시절은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행복감을 경험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지식보다 대인관계 지능, 신체 지능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창의적 다중 지능이 요구되죠. 이건 집단 속에서 놀이와 관계 맺기를 해야만 배울 수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공주, 왕자처럼 키워지죠. 그런데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예전 아이들보다 자신감이 없어요. 그 나이엔 못하는 게 당연한 건데도 잘하는 아이들과 비교하니 ‘나는 못 한다’고 스스로 세뇌시켜요. 나는 그게 너무 무서워요. 사교육을 많이 한 아이들은 산만해요. 자기가 모르는 걸 자꾸 이것저것 집중하라고 하니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가 없지요. 엄마들이 산만함을 키우는 거죠.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불안하면 유아교육과 전공에 ‘유아행복론’이 학과목으로 들어왔겠어요.” ―어떤 교육이 밝고 우수한 아이를 만드나요. “아이에게 ‘몰입’할 기회를 줘야죠. 유아에게 제일 좋은 교육은 몰입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내가 다 완성했다. 너무 재밌다. 난 할 수 있어’라는 긍정과 자신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많이 읽고 대화도 많이 나눠야 해요. 요즘 아이들은 사교육 때문에 엄마를 포함해 친구 등 주변인과 관계를 맺거나 대화 나눌 기회가 너무 적어요. 먼저 출발한 아이가 반드시 먼저 도착하진 않아요. 살아보니 정말 그래요. 늦은 것 같지만 적기에 제대로 출발한 아이가 끝까지 제대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바야흐로 유치원 추첨 시즌이다. 만 3세 전후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대부분 안다. 어떤 유치원을 보내야 할지, 과연 추첨에서 되기는 할지, 그 고민하고 맘 졸이는 마음을. 과연 초등학교 입학 전 유아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며 어떤 환경이어야 좋은 교육환경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지난달 22일 국내 최고의 유아교육전문가로 손꼽히는 이기숙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66)를 만나 물었다.―어린이집이냐 놀이학교냐, 일유(일반유치원)냐 영유(영어유치원)냐. 영유아를 둔 엄마들 고민이 참 많은 요즘입니다. "먼저 놀이 '학교', 영어 '유치원' 같은 말은 써서는 안 됩니다. 그런 기관은 학교도 아니고 유치원도 아니죠. 그냥 학원, 교습소일 뿐이에요. 국가 수준의 누리과정을 충실히 구현하는 곳이어야 학교인 것이고, 유치원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명문으로 불리는 '이화유치원' 원장을 8년간 역임하셨습니다. 이화어린이연구원장, 유아교육학회장도 지내셨죠. 그렇다면 과연 어떤 유치원이 좋은 유치원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입니다. 제일 중요해요. 어느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고, 얼마만큼의 경력을 가진 선생님들인지 원장님께 물어보세요. 엄마들이 자꾸 물어야 원장님들도 비싸도 좋은 교사를 쓰려고 노력합니다. 요즘 엄마들은 유치원 인테리어를 많이 보지요? 그런데 너무 멋진 인테리어를 한 곳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환경을 꾸민 곳인지를 보길 바랍니다. 어른들 눈에 멋져보이게 갤러리처럼 꾸민 곳, 한쪽 벽이 온통 백설공주 벽화인 곳 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아이들이 그린 작품을 많이 붙여놓은 곳이 좋은 곳입니다. 놀잇감이 영역별로 다양하게 구비돼 있고 모든 놀잇감이 아이들 눈높이에 아이들이 꺼내 쓸 수 있게 잘 정리돼 있는지 보세요. 아무리 비싼 교구라도 저 높이 올려져 있는 건 의미가 없지요. 교구가 너무 없는 곳도 안돼요.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유치원 안팎에 충분한지, 안전한지도 보세요. 특히 화장실이 깨끗한지 봐야합니다. 화장실이야말로 기본 생활습관을 제일 많이 길러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지요."―최근 '적기교육'이란 책을 통해 40년간의 유아교육 경험을 풀어내셨습니다. 조기교육보다는 적기교육을 받은 아이가 더 밝고 우수하게 자란다고 강조하셨는데요. "나는 유치원을 선택할 때도 너무 많은 특별활동을 하는 곳은 추천하지 않아요. 어린 시절은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행복감을 경험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지식보다 대인관계 지능, 신체지능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창의적 다중지능이 요구돼요. 이건 오직 공동집단 속에서 놀이와 관계맺기를 해야만 배울 수 있는 것이죠. 학원과 학습지로는 안 되는 거예요. 요즘 아이들은 다들 공주님, 왕자님처럼 키워지지요. 그런데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예전 아이들보다 자신감이 없다는 거예요. 그 나이엔 못하는 게 당연한 건데도 잘 하는 아이들과 비교하니 '나는 못한다'가 세뇌가 돼요. 나는 그게 너무 무서워요. 사교육을 많이 한 아이들을 보면 산만해요. 자기가 모르는 걸 자꾸 이것저것 집중하라고 하니까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가 없지요. 엄마들이 산만함을 키우고 있는 거예요.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불안하면 유아교육과 전공에 '유아행복론'이 학과목으로 들어왔겠어요."―엄마들은 아이가 잘 됐으면 해서 시키는 것일 텐데요. "그렇다면 아이에게 '몰입'할 기회를 주어야지요. 유아에게 제일 좋은 교육은 몰입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내가 다 완성했다. 너무 재밌다. 난 할 수 있어'라는 긍정과 자신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예컨대 한글을 봅시다. 어떤 엄마들은 '우리 애가 두 살인데 벌써 한글을 읽는다'고 자랑해요. 열 일 제치고 한글만 시키면 두 살도 읽을 순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걸 왜 그 때 배워야 하며 그걸 어디다 쓰나요. 그 때 해야 할 교육은 그게 아니지요. 엄마들은 한글교육을 '가나다라'만 생각하는데 이번 수능을 보면 알겠지만 읽을 줄 안다고 다 되는 게 아닙니다. 얼마나 글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중요한 걸 찾느냐가 중요하지요. 이것의 기초는 어디에서 시작되나하면 영유아기 때 일어납니다. 대화와 이야기를 많이 접해야 해요. 제대로 된 유아교육기관에서 동화를 듣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많이 이야기 해야죠. 가정에서 엄마와 유대감을 느끼면서 많은 책을 읽고 대화해야 해요. 연구에서도 나타나요. 두 살 때부터 사교육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오히려 뒤로 갈수록 사회정서발달이나 창의성이 떨어져요. 외톨이인 아이들도 많았죠. 그런데 정말 집단 속에서 놀아보고, 싸워도 보고, 대인관계 지능을 높인 아이들은 전체적인 능력이 아주 좋고 문장이해력이나 독해력, 어휘력도 월등히 좋았어요."―그런데 어린 자녀를 둔 많은 엄마들은 '아이들이 좋아해서' 사교육을 시킨다고 합니다. 비싸서 안하고 싶어도 애들이 좋아하니까 시킨다고도 하는데요. "유아기 때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누구일까요. 엄마입니다. 엄마가 내가 어떻게 할 때 좋아하고 엄마가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사랑해주는지 아이들은 귀신같이 알고 있어요. 잘 관찰해야 합니다. 아이가 정말 좋아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엄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인지를 말이죠. 아이들이 크다보면 자기가 너무 좋아하는 게 나옵니다. 그 때가 배움의 적기예요. 아무것도 가르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 땐 그 기회를 놓치면 안돼요."―엄마의 자세가 중요하겠네요. "엄마들이 욕심을 내려놔야 해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도 엄마입니다. 무조건 아이 옆에 있는다고 좋은 엄마가 아니고 아이와 양보다 질로, 질적인 상호작용을 해주는 엄마가 유익한 엄마예요.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춘기가 돼서 문 걸어 잠그고 엄마랑 말 안하는 게 아니에요. 요즘 아이들은 사교육 때문에 엄마를 포함해 친구 등 주변인과 관계 맺기를 하고 대화를 나눌 기회가 너무 적어요. 처음엔 고등학교 아이들만 그랬는데 그게 점점 중학교, 초등학교로 내려오더니 이제는 유아기 아이들마저 인생의 기초를 마련할 기회를 뺏기고 있어요. 너무 개탄스러워요. 먼저 출발한 아이가 반드시 먼저 도착하진 않는다는 말이 있어요. 40년 간 유아교육을 하고 내 아이를 키우며 살아보니 정말 그래요. 늦은 것 같지만 적기에 제대로 출발한 아이가 끝까지 제대로 도착할 수 있어요. 엄마들이 믿음을 갖기 바랍니다."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내년도 서울 지역의 384개 모든 중학교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가 쓰이지 않게 됐다. 교과서 사용 대상인 1학년에 아예 역사 과목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당초 서울에서는 19개 중학교가 내년도 중1 수업에 역사를 편성했다. 역사 과목은 학교장 자율에 따라 1∼3학년 중 한 학년에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19개 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교육현장 혼란이 예상되는 국정 교과서를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학교장들은 1시간여의 토론 끝에 1학년에 편성한 역사 수업을 2학년이나 3학년으로 미루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국정 교과서를 주문한 학교는 주문을 취소할 예정이다. 광주(90곳)와 제주 지역(45곳) 교육청도 중1 수업에 역사를 넣지 않기로 했다. 전남(중학교 250곳)과 전북(209곳)도 국정 교과서 사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경기(623곳) 지역은 24개교가 국정 교과서를 주문했지만 도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예산 집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임우선 imsun@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국정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은 화산의 정점에 도달했다. 일부 좌편향된 내용들이 고쳐졌고 디자인이 좋아졌지만 핵심 쟁점인 건국절 부분은 우파적 시각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를 사용할 교육 현장의 역사 교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달 29일 서울과 지방의 국제고 일반고 역사 교사 4명의 목소리를 소개한다.○ 디자인과 자긍심 강화는 장점 ▽유모 교사(54)=책을 처음 봤을 때 디자인은 확실히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깔끔하다. ▽박모 교사(51·여)=동감이다. 그림과 사진이 많은 건 좋아 보였다. 다만 사진이 본문 사이에 유기적으로 녹아 있지 않고 한 페이지에 따로 모아놓은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조한주 서울국제고 교사(51·여)=한국사는 학생에게 자국에 대한 인식을 교육하는 것이란 면에서 긍지를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을 강화한 건 장점으로 보였다. 일제강점기를 가르칠 때 아이들이 울분을 토하고 우울해하는데, 우리 역사에 변절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독립을 위해 힘쓴 이가 많다는 걸 보여준 점이 좋았다. 한국에 고통과 종속의 역사만 있는 게 아니라 발전을 위한 노력이 있었단 점을 같이 다룬 건 개선된 대목이다. ▽유=정부가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해 좌우의 생각을 같이 넣어 나름대로 균형을 찾으려 애쓴 점은 인정한다. 그런데 경제성장의 긍정적인 면만 너무 부각한 것 같다. 역사는 자부심만 고취시키는 과목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고쳐 나가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로 보였다. ▽조=미국 영국도 자국 역사책에서 일부러 빼는 부분이 있다. 미국은 사회주의 계통을 생략하고, 영국은 왕실이 아파하는 명예혁명 같은 걸 드러내지 않는다. 왜곡이라기보단 취사선택을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출발부터 잘못된 선택-콘텐츠도 한계 ▽박=그러나 국정 교과서는 한계가 더 많다고 본다. 공개된 필진을 보고 우리 학교 역사 교사들이 다 놀랐다. 현대사 파트에 역사 전공자가 한 명도 없다니, 여론과 전문가의 협조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 빨리 만들려고 한 것 아닌가. ▽유=사회와 역사의 흐름에서 봤을 때 국정이란 건 맞지 않는다. 역사는 팩트의 문제라기보다 팩트를 보는 해석의 문제다. 어렵게 검인정 체제로 왔는데 이를 역행하는 조치였다. ▽조=현대사의 대한민국 수립 부분은 모든 역사 교사가 다 문제로 느낄 것이다.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시발점부터 서술이 그렇게 돼버리면 전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교사들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이 뉴라이트 학자들의 소수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이 교과서만 가지고 수업을 하긴 힘들 것 같다. ▽박=전체 분량에서 시대별 균형이 깨졌다는 느낌이다. 고대사가 늘어난 반면 조선 후기 설명은 많이 줄었다. 오늘날 영향을 많이 끼친 사건들은 조선 후기 임진왜란 이후부터인데, 임란 이후 사회 경제 발전 과정의 설명이 크게 부족하다. ▽유=서술을 보며 흐름이 뚝뚝 끊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컨대 이승만 정부가 성립됐다고 하고, 바로 헌법에 대한 이야기 나오고, 그 다음 제헌헌법 이야기가 나와 맥락이 이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잘 이해할지 고민을 덜 한 것 같다. ▽안병갑 김해외고 교사(43)=전체적으로 이승만 정부를 띄우고 박정희 정부 이야기를 상당히 길게 다뤘다. 특히 이승만의 정읍 발언에 대한 기술이 상당히 걸렸다. 이승만의 정읍 발언은 남한만의 단독정부 구상을 말한 것으로, 이 때문에 분단을 우려한 좌우합작운동이 전개된 중요한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마치 북쪽에서 선수를 치니 민족을 위해 행한 발언처럼 호도돼 있다. 분단을 막으려 했던 남북협상을 쓸모없는 행동으로 폄하하고, 제주 4·3사건과 여수·순천사건 역시 단순히 남로당이 일으킨 사건으로 호도한 것처럼 보였다.○ 국정만 가르치긴 곤란 ▽유=역사학계가 좌편향 됐을 거란 생각은 (정부의) 콤플렉스 같다. 지금 학생들은 김일성, 김정일에 관한 글이나 사진을 보여줘도 객관적으로 볼 줄 알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엔 김구만 독립운동을 한 줄 알았지만 지금은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인 독립운동가도 많았다는 걸 안다. 그걸 좌편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 부분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야말로 역사 왜곡 아닌가. ▽조=역사적 사고력과 판단력, 비판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게 역사 교육의 목적이라면 국정 교과서가 더 풍부한 팩트를 담아야 한다고 본다. 지금 내용만으로는 다양한 토론이 어렵다. ▽박=국정 교과서는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것만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역사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것이고 다양한 관점을 열어놓는 게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국·검정 혼용이 좋다고 본다. 국정만 고집한다면 논란 부분은 안 가르치든지 교사 차원에서 다른 관점이 있다는 걸 같이 제시해야 할 것 같다.임우선 imsun@donga.com·노지원 기자}
교육부는 이념 편향성 극복, 전문 집필진 확보, 민족정기 고취 등의 이유를 들며 국정 교과서의 우수함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공개 이튿날인 29일 진보 진영은 집필진 구성 문제와 우편향 의혹, 박정희 정권 미화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사편찬위원회는 장문의 해명 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진보 진영이 제기한 문제는 크게 △역사 전공자 없는 현대사 집필진 △임시정부 부정하는 ‘대한민국 수립’ 표현 △박정희 정권 미화 △무장 독립 운동 축소 등이다. 우선 위원회는 “집필진의 경우 기존 교과서도 마찬가지로 현대사 집필진은 모두 현대사가 아닌 한국근현대사가 주 전공”이라며 “검정 교과서의 경우 박사급 집필진이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 국정 교과서 집필진은 분야별 전문성이나 학문적 성과가 훨씬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수립’ 표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다’는 사실을 분명히 서술했다”라며 “이는 1956년 1차 교육과정부터 2009년 7차 교육과정까지 사용한 용어”라고 밝혔다. 박정희 대통령 미화 논란에 대해선 “공과 과를 분명히 나눠 다뤘다”라고 했다. 위원회는 “분량이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기존 검정에서도 박정희 정부에 대한 서술은 다른 시기보다 많다”라며 “새마을운동 서술은 기존 검정 교과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발전 과정에 대한 서술은 장단점을 함께 서술해 기존 교과서보다 다소 늘어났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단순히 박정희 찬가라고 보기보다는 개신교 뉴라이트 등 한국 보수계열의 시각을 담아 낸 것”이라며 “앞으로는 교육부가 큰 틀만 제시하고 자유 발행제로 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4·3항쟁 왜곡 지적에 대해선 “1954년 9월까지 지속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많은 무고한 제주도 주민들이 희생됐고 진상 규명 노력의 결과로 특별법이 제정됐음을 밝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정 교과서 공개 후 교육부의 ‘올바른 역사교과서’ 사이트에는 28일 밤 12시까지 총 342건의 의견이 제출됐다. 박성민 역사교육정상화추진 부단장은 “매일 밤 12시를 기준으로 통계를 집계하는데 어제는 총 4만 명의 방문자가 사이트를 찾았고 국정 교과서는 9만1000번 정도 열람됐다”라며 “접수된 의견은 매일 국사편찬위원회에 전달하고 있으며 마지막까지 최종 집계를 거쳐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현장 검토본은 완성본이 아닌 만큼, 합당한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정화 자체에 대한 비판이나 대한민국 수립 등 핵심 내용에 대한 이견은 국정 교과서의 근간 자체를 바꾸는 것이어서 반영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교육부가 교육부 페이스북에 국정교과서 홍보 게시물을 올리면서 잘못된 태극기 그림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29일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국정교과서가 공개된 28일 교육부 페이스북에 '올바른 역사교과서-잘 만든 역사교과서 이야기 1'이라는 홍보 웹툰을 올리며 태극기 그림을 잘못 그렸다. 웹툰 주인공의 뒷면으로 커다란 태극기를 그리면서 '감'과 '리'의 위치를 뒤바꿔 그린 것. 누리꾼들은 수 백 개의 댓글을 통해 태극기 그림이 잘못됐음을 지적했지만 게시물은 29일 오전 10시가 지난 현재까지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 의원은 "교육부가 태극기 하나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라며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를 바꾸면서 태극기까지 바꿨냐"고 반문했다.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교육부는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하면서 “국민 의견을 청취한 다음 현장 적용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정부가 국·검정 혼용이나 국정 교과서 채택 1년 연기 등 어느 카드를 고르든 내년도 역사 교육은 제대로 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 ‘혼용’ 카드에 출판계 당혹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국정 교과서에 대한 신뢰 기반이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정부가 꺼낼 가장 유력한 카드로 꼽히는 건 ‘국·검정 교과서 혼용’이다. 그러나 당장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정부가 “오직 국정 교과서만 쓸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한 터라 검정 역사교과서를 전혀 준비하지 않은 출판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과서 제작사인 금성출판사 관계자는 “역사교과서와 관련해 교육부의 어떠한 연락이나 지침도 없었다”며 “올해 쓴 역사교과서를 그대로 다시 써도 된다면야 내년 신학기까지 인쇄는 가능하겠지만, 만약 새 교육과정에 맞춘 역사교과서를 만들라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이후부터 올해까지의 교과서는 ‘2009교육과정’에 따라 제작된 것이지만 내년 중1과 고1부터는 새로운 ‘2015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를 써야 한다. 이에 다른 교과목은 모두 올 한 해 새롭게 제작됐지만 역사교과서만은 국정이 예고돼 있었기에 출판사 차원의 제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출판계 관계자는 “지금은 신학기가 코앞이라 다른 과목 교과서 제작만으로도 정신이 없는 시기”라며 “실무진이 검정 역사교과서 혼용안에 신경을 쓸 여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역사 과목에서만 2009버전 교과서를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과목이 2015교육과정에 따라 진행되는데 역사만 2009년으로 간다는 건 맞지 않는다”며 “만약 혼용으로 결정 난다면 2015교육과정에 맞는 교과서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기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민간 출판사의 새 교과서 제작은 거의 불가능하다. 교육부는 다음 달 23일까지 국정 교과서의 최종 운용방안을 결정한다는 입장인데, 만약 검정 교과서를 혼용하려면 관련 고시를 수정해야 한다. 고시 수정을 위해서는 20일 전에 행정예고를 해야 하고, 관보 게재에도 일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일선 학교의 교과서 검토·선정 및 출판사의 인쇄·배포에 최소 두 달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신학기에 맞추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있다.○ 국정 교과서 강행, “현 중3 최대 피해자 될 것” 만약 정부가 당초 입장대로 국정 교과서만을 사용하기로 하면 최종본은 내년 2월 인쇄돼 중고교에 배포된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컸던 만큼 학교 현장에서 1년 내내 혼란이 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은 올 4월부터 국정 교과서에 대응할 교사용 보조자료 집필을 추진해 최근 1차 원고본을 완성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이 교사용 자료는 시대별로 논란이 되는 10개 주제를 제시하고, 각각의 주제마다 다양한 역사관과 연구 결과, 그에 따른 사료를 정리해 보여주는 형태로 구성됐다. 개별 주제의 말미에는 교사들이 참고할 수업안과 수업 예시를 첨부해 해당 자료를 활용한 토론식 수업이 가능토록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내년 5월 학교 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라며 “‘한 가지 정답’을 요구하는 국정 교과서와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는 보조 자료가 공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 수업이나 수행평가에서는 다양한 사관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겠지만, 정작 내신 필기시험이나 수능시험에서는 교과서의 내용만 정답이 되는 모순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논쟁이 커지자 역사를 수업 과목으로 편성하지 않는 학교도 크게 늘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384개 중학교 가운데 내년 중1 시간표에 역사를 넣은 학교는 19곳에 불과하다. 시교육청은 “30일 19개 학교장 간담회를 열어 이 학교들도 모두 역사 수업을 미편성하도록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교육청 관내 중학교들도 대부분 역사 수업 편성을 중2·3학년으로 미뤘다. 교육계 관계자는 “1년만 버티면 대선이고, 정권이 바뀌면 국정 교과서는 곧장 폐기될 것이란 복안이 깔린 것”이라고 해석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