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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국내 등록 여객선 중 사용 연한이 30년을 넘은 배가 7척인데도 이를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수부가 안전부문 관리감독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해수부 ‘선령별 선종별 등록선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등록된 여객선 224척 가운데 7척은 선령(船齡)이 30년을 넘은 노후 선박이었다. 이 중 4척의 선령은 30∼35년, 나머지는 35년 이상이었다. 현행 해운법에 따르면 국내 여객선은 진수된 후 30년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노후 선박은 안전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수부는 이 노후 선박들의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 선박들이 국내에서 운항되고 있다면 명백한 불법행위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한데도 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비판이 거세지자 해수부는 뒤늦게 이 7척의 현황을 확인했다. 해수부는 이날 오후 자료를 내고 “선령 30년 이상 7척 중 2척은 이미 폐선돼 말소등록을 앞두고 있고 3척은 국내 항구에 장기 정박 중”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척은 현재까지 부산∼일본 하카타(博多) 항 또는 부산∼쓰시마(對馬) 섬 노선에서 운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미래고속 소속의 코비3호와 코비5호로 각각 1977년 2월과 10월 진수돼 선령이 37년이다. 해수부는 코비3·5호가 여전히 운항되는 이유는 국제 여객선의 경우 선령 제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 선박들은 ‘해상에서의 인명안전을 위한 국제협약(SOLAS)’에 따른 기준을 충족시켜 여객선 안전증서를 발급받았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해수부는 덧붙였다. 하지만 해운업계 관계자는 “노후 선박들의 경우 10∼20년 된 선박들에 비해 잔고장이 훨씬 많기 때문에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등록 여객선의 현황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정부가 이들 선박을 얼마나 철저히 관리 감독하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그땐 회사가 망하든 말든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죠. 조합원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노조 지도부로서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지난달 24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포스코TMC 본사에서 만난 김교철 포항공장 노조위원장(44)은 입이 마른 듯 연신 물을 들이켰다. 그는 2002년 5월 포스코TMC의 전신인 한국코아 포항공장 노조를 만든 장본인이었다. 함께 있던 김상영 포스코TMC 천안공장 노조위원장(49)은 “회사가 부도가 나 여러 번 주인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시위 현장에 나가다 보니 과연 노조가 조합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금속노조 탈퇴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절대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극심했던 노사갈등 한국코아 노조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주도하는 시위에서 ‘돌격대’ 역할을 맡았다. 김상영 위원장은 “예전엔 회사와 얘기하던 중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 ‘공장 스위치 다 꺼’라고 소리칠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회사는 2004년 2월 부도가 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구조조정 위기를 느낀 포항공장 노조원 50여 명은 천안 본사로 몰려와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노숙 시위를 벌였다. 회사 노무 담당 직원이었던 이태호 제조팀 대리(41)는 텐트를 걷으려다 노조 대의원이었던 친구 동생으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 대리는 “당시 포항은 전원 노조에 가입했지만 천안은 조합원과 비(非)조합원이 반반이었다”며 “근로자 간의 노노 갈등도 심했다”고 했다. 한국코아는 2005년 6월 세운철강이 인수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그리고 2년 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틸(현 포스코P&S)이 인수해 포스코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포스코TMC는 포스코가 2010년 직접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부터 사용한 이름이다.○ 모범적 노사문화 정착 포스코TMC 노조는 포스코그룹으로 편입된 지 1년 만인 2008년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김교철 위원장은 “해마다 파업을 하다 보니 우리(조합원) 손실도 컸다”며 “사사건건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파업 수순을 밟는 게 답은 아니라는 생각에 금속노조 탈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탈퇴 후 노조는 한 번도 파업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 기록을 이어온 것이다. 김기원 포스코TMC 천안공장장(부장·47)은 “회사가 근로자들의 권익을 요구하는 노조를 그저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것도 노사 갈등을 부채질한 원인”이라며 “모든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나니 노조도 훌륭한 협력 파트너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은 포스코TMC 노사가 천안 본사에서 올해 첫 노사협의회를 여는 날이었다. 일주일 전 취임한 신재철 신임 대표(전무·54)와 노조 간부들이 공식적으로 첫 상견례를 한 날이기도 했다. 신 대표는 노조 간부들에게 “주주와 고객들의 가치를 높이려면 우선 직원들의 가치부터 높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노조도 회사의 성장을 위해 애써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노사가 합심하니 생산성도 향상 포스코TMC의 천안 및 포항공장 작업률(전체 업무시간 중 정상 가동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노사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았던 2006년 59.1%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노사 관계가 정상화된 뒤 작업률도 점차 개선돼 지난해는 81.3%까지 올랐다. 김 공장장은 “노사가 대립하던 시절에는 파업도 잦고 근무에 집중하지 못해 불량률은 높고 작업률은 바닥을 기었다”며 “지금은 근로자들이 스스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매출액도 2006년 1008억 원에서 지난해 3196억 원으로 7년 만에 3배로 늘어났다. 최근 철강경기 악화로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2008년부터 6년 연속 흑자도 냈다. 2004년 31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2004∼2007년 4년 연속 적자를 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2011년 7월 완공한 포항 신공장을 통해 회사는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김교철 위원장은 “노사 관계가 처음에는 뺏고 뺏기는 관계였다면 지금은 성과를 나누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서로 긴장감은 유지하되 신뢰와 소통을 통해 발전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천안=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20일 개막해 29일까지 열리는 ‘2014 베이징 모터쇼’는 여러 얘깃거리들을 남기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에서 열린 축제답게 압도적인 규모의 전시관이 마련됐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차량을 대거 전시하면서 이에 화답했다.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유럽과 미국에 이어 중국에까지 확대된 것도 주목할 만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또 있었다. 중국 신세대들의 첫 차를 겨냥한 차량들의 득세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승용차만 1800만 대(상용차까지 포함하면 2200만 대)가 팔린 거대 시장이다. 최근 10년 사이 시장 규모가 10배 이상 커지면서 고객층도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 신세대를 중심으로 실용성과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지면서 ‘무조건 크게’ ‘무조건 화려하게’라는 중국 내 성공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국내 업체 중국 신세대 정조준 기아자동차는 기존 준중형 세단 모델인 ‘K3’를 스포티 해치백으로 바꾼 ‘K3S’를 이번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다. 20일 오전 10시(현지시간)에 열린 K3S 공개행사에는 수많은 미디어 관계자들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다. K3 뒤에 붙은 ‘S’는 ‘Sporty(역동적인)’ ‘Stylish(패션을 선도하는)’를 의미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에 함께 공개한 ‘K4 콘셉트카’가 30∼40대 가장을 타깃으로 했다면 K3S는 20∼30대 신세대 계층을 겨냥한 차량”이라며 “디자인에서 다이내믹한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25 콘셉트카’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미 ‘ix35’(국내 명칭 ‘투싼ix’)와 싼타페로 SUV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ix25는 보다 다양한 고객층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차량으로 올 10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SUV는 298만8000대로 2012년보다 49.4%나 늘었다. 최근 SUV 시장 성장세는 2.0∼2.5L급 중대형급이 아닌 1.6∼2.0L급 중소형급이 주도하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내년에 선보일 ‘X-100’에 대해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큰 성공을 자신하는 배경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7인승 SUV ‘XLV 콘셉트카’를 이번 모터쇼에도 전시하면서 중국 SUV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글로벌 업체들의 신차 경쟁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중국 시장의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차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폴크스바겐은 SUV 투아렉의 신형모델을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다. 폴크스바겐은 또 ‘해치백의 대명사’ 골프도 새로운 콘셉트카 ‘골프 R400’과 7세대 골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골프GTE’를 중국에 상륙시켰다. 프랑스 푸조는 지난해 유럽에서 출시된 후 총 13만 대 이상이 판매된 ‘푸조 2008’을 들고 왔다. 이 차량의 실용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은 최근 자동차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푸조는 보고 있다. 프리미엄 차량 제조사들도 떠오르는 SUV 시장을 간과할 리 없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콘셉트 쿠페 SU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쿠페 감각과 SUV의 스포티함이 조합된 4도어 상시 사륜구동의 쿠페 SUV다. 일본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NX200t’와 2.5L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NX300h’ 등 2가지 NX 라인업을 출전시켰다.베이징=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포스코는 올해 1분기(1∼3월)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9%, 2.0% 늘어난 15조4401억 원, 731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그러나 국세청 세무조사 추징금 중 일부인 1904억 원을 납부하면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2922억 원에서 올 1분기 556억 원으로 81.0% 줄었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단독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3638억 원, 517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10.8%씩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10∼12월) 6.3%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7.0%로 높아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올해 그룹 총 투자액은 연초 계획 6조5000억 원에서 10% 이상 줄어든 5조7000억∼5조9000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지금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 경쟁은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쟁 못지않게 치열합니다. 대부분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겨우 150km 안팎을 주행할 수 있지만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300∼400km는 가야 하기 때문이죠.” 2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만난 김정욱 삼성SDI 전무(자동차배터리 마케팅팀장)가 한 말이다. 삼성전자 출신인 김 전무는 전기차 배터리 경쟁을 황창규 KT 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던 시절 만들어낸 ‘황의 법칙’(메모리반도체 용량이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것)이나 TV업계에서 펼쳐진 액정표시장치(LCD) 크기 확대 경쟁 등에 비유했다. 전기차는 최근 전 세계 내로라하는 모터쇼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베이징 모터쇼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은 미국 테슬라와 독일 BMW가 선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모델S’를 2만2477대나 팔면서 전기차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BMW의 전기차 전용 모델 ‘i3’는 지난해 11월 나온 뒤 1만 대가 넘는 선주문을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은 이번 모터쇼에서 ‘쌍두마차’에 맞설 전기차 라인업을 일제히 공개했다. 전기차는 배터리 값이 완성차 가격의 40∼50%에 이르러 배터리 업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국내 기업들에는 절호의 기회다. BMW에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이온전지를 납품하는 삼성SDI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인 LG화학 등은 시장을 선점하는 데 일단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싸움은 지금부터다. 완성차 업체들은 빠르면 3, 4년 내에 같은 크기의 배터리 출력을 두 배 이상 높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규모 기술개발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 ‘퍼스트 무버’라는 자신감에 취해 있다간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경쟁사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기 힘들다. 전기차 시장에 가장 빨리 뛰어든 일본 미쓰비시와 닛산이 최근 테슬라와 BMW에 주도권을 뺏긴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 보쉬와 콘티넨탈, 일본 덴소, 캐나다 마그나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막강한 기술력을 통해 내연기관 자동차시장의 강자로 군림해 왔다. 새롭게 열린 전기차 시장에서는 반드시 ‘한국의 보쉬’, ‘한국의 콘티넨탈’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베이징=김창덕 기자·산업부 drake007@donga.com}

“전기자동차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입니다.” 20일 중국 베이징(北京) 시 신국제전람센터 ‘201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이언 로버트슨 BMW그룹 영업부문 총괄사장(56·사진)은 전기차의 성공을 낙관했다. 그는 “2010년 7000대에 불과했던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엔 11만5000대까지 늘어났다”며 “유럽과 미국 등에서 강력히 추진 중인 저탄소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W는 지난해 11월 순수전기차(EV) ‘i3’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하반기(7∼12월)와 내년에는 각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i8’과 ‘X5 PHEV’를 내놓을 예정이다. 로버트슨 사장은 자동차에서 모바일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BMW와 구글, 애플 등 정보기술(IT) 업체들과의 협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수년 내에 자동차를 모든 IT 기기에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10년간 자동차업계에 일어날 변화는 지난 100년간 변화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로버트슨 사장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빠른 성장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연간 30만 대인 BMW 중국공장의 생산 능력을 40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베이징=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20일 개막한 ‘201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현지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전기자동차였다. 유망주로만 여겨지던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도 당당히 주전으로 도약하고 있다. 21일 중국 베이징(北京) 신국제관람센터 W5관에 설치된 폴크스바겐그룹 전용 전시장에는 중국 내 1위 브랜드답게 관람객이 많이 모였다. 특히 아우디 소형 해치백 ‘A3 스포트백’의 PHEV 모델인 ‘아우디 e-트론’과 폴크스바겐 ‘골프 GTI’ 모델을 바탕으로 새롭게 제작된 PHEV ‘골프 GTE’는 가장 많은 카메라 셔터 세례를 받았다. W3관 BMW그룹 부스에서도 지난해 11월 나온 ‘i3’(EV)와 하반기(7∼12월) 선보일 ‘i8’(PHEV)은 마치 블랙홀처럼 관람객의 시선을 빨아들였다. 중국 관람객들은 기아자동차 ‘쏘울 EV’의 배터리 사양과 구동시스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중국에서 전기차가 큰 관심을 끄는 이유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까지 자국(自國)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하면 대당 6만 위안(약 1020만 원)의 보조금을 줬다. 올해와 내년에는 보조금을 각각 10%, 20% 삭감할 예정이었지만 대기오염 심화로 삭감 폭을 최근 5%, 10%로 줄였다. 일부 도시에서는 노후 택시를 폐차하면 반드시 전기차로 대체해야 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전기차 자체 개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베이징기차는 이번 모터쇼에 ‘E+’ ‘E150’ ‘E150 택시’ ‘EV Ⅱ’ 등 EV 모델만 4개를 선보였다. 쥐룽(句容)기차그룹은 올해 말 내놓을 5번째 전기차 ‘iEV5’를 공개했다. 광저우(廣州)자동차는 E-제트 콘셉트카로 맞불을 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가격 문제 때문에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로컬 전기배터리를 쓰는 등 유럽이나 미국 전기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워낙 개발 의지가 높기 때문에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도 대부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부터 일본과 유럽에서 판매 중인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가 거의 유일한 일본산 전기차였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구동시스템이나 전기차용 배터리업체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 보쉬가 전시한 PHEV 구동시스템 앞에는 중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나온 포르셰 파나메라에 장착되는 등 유럽에서만 쓰이고 있다. 보쉬 관계자는 “탄소 배출량을 기존 가솔린엔진보다 65%나 줄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SDI도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을 위해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올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이어 세 번째로 모터쇼에 부스를 차렸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리더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정욱 삼성SDI 자동차배터리 마케팅팀장(전무)은 “전기차 시장은 현재 일반인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물론이고 부품업체들 사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지난해에만 2200만 대(상용차 포함)가 팔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의 위용은 모터쇼 현장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20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201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가 열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매년 번갈아 열리는 베이징과 상하이 모터쇼는 자동차 시장 최대 격전지에서 열리는 만큼 미국 디트로이트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베이징 모터쇼는 자동차 관련 업체 2000여 개가 참가해 총 23만 m² 부지의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전시 차량 1134대 중 118대(10.4%)가 세계 최초로 공개된 ‘월드 프리미어’ 차량이다.○ 중국 시장을 잡아야 세계를 잡는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투싼ix보다 조금 작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5’ 콘셉트카를 중국에 데뷔시켰다. 고급차 시장에 대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담긴 신형 제네시스도 중국 데뷔 무대를 가졌다. 최성기 현대차그룹 중국사업총괄담당 사장은 “현대차는 중국 고객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며 “신형 제네시스와 ix25 등을 통해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도 고출력의 1.6L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한 중국 전략형 세단 ‘K4’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량은 올 하반기(7∼12월) 중국에서 출시된다. 기아차는 이와 함께 중국 해치백(5도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K3S도 전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폴크스바겐, GM에 이어 판매 3위(158만 대)에 올랐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먼저 ‘선전포고’에 나선 곳은 지난해 중국에서 327만 대를 팔아 미국 제너럴모터스(GM·316만 대)를 제치고 1위에 오른 폴크스바겐그룹이다. 이 그룹은 19일 베이징올림픽파크 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폴크스바겐그룹 나이트’ 행사를 열고 폴크스바겐 ‘골프 R400’(콘셉트카), 람보르기니 ‘우라칸 LP610-4’, 벤틀리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등을 일제히 공개했다.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이날 “올해 중국에서 350만 대 이상을 판매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뤄낼 것”이라며 “2018년까지 중국 내 생산능력을 400만 대 규모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의 강공 드라이브를 통해 글로벌 판매량에서도 일본 도요타의 1위 자리를 넘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래형 자동차 총출동 이번 모터쇼의 주제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드라이빙(Driving To a Better Future)’이다. 이런 슬로건에 걸맞게 각 업체들의 미래형 콘셉트카가 대거 전시됐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베이징 모터쇼에서 4-도어 상시 사륜구동 쿠페 SUV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차는 기존의 GLA-클래스와 함께 ‘쿠페 느낌의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할 주력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BMW그룹은 ‘비전 퓨처 럭셔리 콘셉트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차는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이고 전면 중앙과 앞좌석 뒷면에 각각 설치된 모두 3개의 디스플레이를 각각 스마트폰 등과 연결해 쓸 수 있는 ‘커넥티드 드라이브’가 매력으로 꼽혔다. 프랑스 시트로엥은 중국 시장에 출시된 DS라인의 세단 모델인 DS 5LS의 레이싱 버전인 ‘DS 5LS R 콘셉트카’를 앞세웠다. 일본 업체인 렉서스와 혼다도 각각 신형 콤팩트 크로스오버 SUV인 ‘NX’와 ‘올 뉴 스피리어’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전남 곡성군 입면에는 총 2ha(1ha는 1만 m²) 규모의 파파야와 토마토 하우스 시설이 있다. 시설을 운영하는 네 농가에 금호타이어는 큰 은인이다. 2008년부터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의 폐열을 끌어오면서 연간 2억 원의 난방비를 아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매출액은 연간 4억여 원. 이 중 한 명인 정재균 씨(49)는 최근 곡성군에서 처음으로 망고나무 300그루를 심었다. 역시 금호타이어 공장 폐열을 활용한다. 정 씨는 “국내에서 아열대 식물인 파파야와 망고를 키우게 된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우리와 같은 혜택을 보는 농가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은 곡성군민에게 ‘동아줄’이나 다름없다. 군민들은 금호타이어가 혹시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을까 늘 걱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전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주민들은 “떠나지 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금호타이어가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주민들 “워크아웃 빨리 벗어나길” 1987년 준공된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은 현재 연간 1500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해 약 1조 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군 전체를 통틀어 제조업체가 143개뿐인 곡성군에서 금호타이어는 직원 500명이 넘는 유일한 대기업이다. 지난해 곡성군 전체가 거둬들인 세수 중 약 10%를 금호타이어가 냈다. 금호타이어 직원 수 1787명(정규직 기준)은 군 전체 제조업 종사자 2742명의 65%에 해당한다. 특히 사내 하도급업체까지 포함한 곡성공장 직원 2200여 명 중 500여 명은 지역주민이다. 양병식 곡성군 경제과장은 “금호타이어가 내는 법인세도 많지만 직원들이 쓰는 돈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꽤 크다”며 “곡성처럼 작은 지역에서 대기업 하나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곡성공장이 잘 돌아갈 때면 인근 식당가도 북적거린다. 2008, 2009년까지는 공장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옥과면 음식점들도 밤늦도록 손님을 맞았다. 장동춘 곡성군 투자유치팀장은 “2010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로는 지역 경제도 활력을 많이 잃었다”며 “직원들보다 지역 주민들이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을 더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이 바꾼 것들 한국도시가스는 곡성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흥미롭게도 한국도시가스는 가스 공급관리소를 인구가 가장 밀집한 곡성읍뿐만 아니라 금호타이어 공장이 위치한 입면과 전남과학대학이 자리한 옥과면에도 1곳씩 모두 3곳에 지었다. 양 과장은 “도시가스업체로선 인구 3만 명에 불과한 곡성군에 공급관리소를 3개나 지을 이유는 없었다”면서 “금호타이어라는 대기업이 있었기 때문에 인구 밀집지역이 아닌 입면까지 도시가스 파이프가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입면에 파이프 배관 공사가 끝났고 올해와 내년 각각 곡성읍과 옥과면에도 파이프 설치가 완료된다. 이로써 곡성군 전체 1만4700가구 중 1300가구(8.8%)가 값싼 도시가스를 쓸 수 있게 됐다. 박경석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장(상무)은 “공장에서 벙커C유를 쓸 때는 한 해 에너지비용만 200억 원을 썼다”며 “값싼 도시가스를 공급받게 돼 회사도, 주민들도 좋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곡성공장 인근에 240가구의 사원아파트를 운영하고 있다. 입면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입면초등학교는 금호타이어 덕분에 폐교 위기를 모면했다. 현재 이 학교 학생 17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금호타이어 직원들의 자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곡성공장 구내식당에서 입면농협을 통해 구매하는 지역 농산물만 매년 3억 원어치에 달한다”며 “회사는 이밖에도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곡성=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진그룹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사진)을 그룹 계열사인 한진관광 대표이사에 선임했다고 15일 밝혔다. 한진관광은 권오상 대표이사 부사장(61)과 조 대표이사 부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조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다. 한진그룹은 “조 부사장은 2009년 3월 한진관광 등기이사로 선임된 뒤 회사 경영활동에 참여해 왔다”며 “이번 대표이사 선임은 책임경영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2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하는 ‘2014 오토 차이나’(베이징 모터쇼)를 앞두고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형 모델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승용차만 1800만 대가 팔려나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곧 연간 2000만 대 시대를 열 중국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독일 포르셰는 베이징 모터쇼에서 ‘박스터 GTS’와 ‘카이맨 GTS’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포르셰의 가장 파워풀하고 빠른 미드엔진 스포츠카 듀오다. 포르셰는 이와 함께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신규 모델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경주용 차량인 ‘919 하이브리드’와 ‘911 RSR’, 슈퍼 스포츠카 ‘918 스파이더’도 전시한다. 일본 도요타는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첫 콤팩트 크로스오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NX’ 이미지를 사전 공개했다. NX는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일본 도쿄 모터쇼 등에 출품했던 콘셉트카 ‘렉서스 LF-NX’를 진화시킨 모델이다. ‘프리미엄 어번 스포츠 기어’를 콘셉트로 잡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 NX는 2.0L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한 ‘NX 200t’와 2.5L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진 ‘NX 300h’로 구성돼 있다. NX 300h는 10월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BMW도 베이징 모터쇼를 다양한 전략형 모델의 아시아 데뷔 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규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 ‘뉴 X4’를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고 공간 기능성에 주력한 프리미엄 소형차 ‘뉴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와 ‘뉴 M3 세단’, ‘M4 쿠페’가 처음 아시아 무대에 오른다. 말(馬)의 해를 기념해 중국 시장에 특별히 선보이는 ‘7시리즈 호스(HORSE) 에디션’도 눈길을 끈다. 4도어 쿠페 모델인 ‘4시리즈 그란 쿠페’와 BMW 최초의 순수 전기차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도 베이징 출정 채비를 마쳤다.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전략형 소형 SUV 2대를 처음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데뷔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형 세단 밍투(名圖)에 이은 두 번째 중국 전략형 모델이다. 현대차는 1855m²(약 561평)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해 ‘신형 제네시스’와 ‘i20 월드랠리카’ 등 총 18대를 전시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도 1421m²(약 430평)의 전시공간에 총 20대를 전시한다. 이 중에는 최초로 공개하는 ‘K3 S’(K3 5도어)가 포함돼 있다. 기아차의 첫 중국 전략형 모델이다. 기아차는 중국형 중형 콘셉트카와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던 SUV 콘셉트카 ‘니로’도 함께 전시한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국내 2차전지배터리 업체들도 이번 모터쇼에 참가해 글로벌 전기자동차업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만큼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대한 글로벌 업체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다만 베이징 모터쇼의 경우 스마트카, 친환경차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보다는 중국형 모델들의 격전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제너럴일렉트릭(GE)은 ‘레볼루션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의 혁신 기술로 한 단계 진보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스티브 그레이 GE헬스케어 CT 총괄사장(사진)은 14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GE헬스케어코리아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레볼루션 CT는 심장처럼 빨리 움직이는 장기 이미지를 정확하게 스캐닝하고 촬영 범위도 기존 4cm의 4배인 16cm까지 확대한 첨단 장비다. 단층 직경이 평균 12cm인 심장을 한번에 촬영할 수 있다. 이 장비를 직접 소개하기 위해 방한한 그레이 사장은 “레볼루션 CT는 진단 정확성은 물론이고 환자의 편의와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제품”이라며 “기존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던 심혈관, 뇌졸중, 간 질환자를 위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장비가 ‘에이서-브이(ASiR-V)’라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환자가 받는 피폭량을 최대 80%까지 줄였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시아 무사비 GE헬스케어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심뇌혈관 질환 등이 늘고 있다”며 “레볼루션 CT는 국내 의료진의 정확하고 안전한 진단을 도와 국민건강 증진에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현재 현대·기아자동차가 맞닥뜨린 환경은 2009년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겪었던 ‘아이폰 쇼크’의 자동차 버전입니다. 현대·기아차로선 노키아처럼 주저앉을지, 삼성전자처럼 살아남을지를 가늠하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 이 같은 위기의식은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에서도 공유하고 있다.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해외 시장에서 판매 신장세가 정체된 데다 전기차 등 차세대 친환경차 기술 분야에서도 존재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달 초 현대·기아차 경영전략회의에서 ‘선도 경영’을 선언하면서 기술 주도권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R&D 투자 크게 늘려야 10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업체 1∼3위에 오른 일본 도요타, 독일 폴크스바겐,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012년 연구개발(R&D) 부문에 각각 70억7000만 유로(10조1687억 원·총 매출액 대비 3.7%), 95억1500만 유로(4.9%), 55억8400만 유로(4.9%)를 투자했다. 같은 해 현대차는 9억3400만 유로(1.6%), 기아차는 6억400만 유로(1.8%)를 투자하는 데 그쳤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세계 자동차시장의 최대 화두인 연료소비효율 경쟁에서 해외 업체들에 뒤처지고 있다. 텃밭으로 여겨졌던 국내 시장도 L당 평균 주행거리가 16∼17km에 이르는 독일 디젤차량들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소비재팀장은 “현대·기아차의 기술력이 전반적으로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보다 크게 뒤처지진 않지만 문제는 디젤차”라며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도 도요타 등 선두 업체들과의 격차가 크다”고 우려했다. 차세대 자동차로 떠오른 스마트카와 커넥티드 카(다른 기기와 통신으로 연결된 차) 분야에서도 현대·기아차는 갈 길이 멀다. 기아차가 국내 기업인 SK플래닛과 함께 커넥티드 카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와 연동한 차세대 기술을 잇달아 발표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해외 업체에 비해서는 걸음마 수준이다.○“차세대 기술 투자 늘려야” 현대차그룹은 2000년 현대모비스를 통해 ‘부품 모듈화’를 이뤄내면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인텔 인사이드’와 비슷한 개념의 ‘모비스 인사이드’는 1999년 현대·기아차 수장에 오른 정 회장의 첫 번째 작품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2000년대 한국 자동차산업의 혁명은 모듈화 완성에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일관제철소 완공이라는 오랜 숙원사업을 마무리했다.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 제3고로를 가동하면서 쇳물 생산에서 부품 및 완성차 생산, 물류, 금융 등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이에 더해 8일 당진제철소 내에 자동차용 강판을 만들 연간 생산 100만 t 규모의 특수강공장을 착공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다른 어떤 자동차업체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업체들 때문에 국내에선 독일 보쉬와 콘티넨탈, 일본 덴소처럼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부품업체가 탄생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일류 부품업체 없이는 현대·기아차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온 현대·기아차는 지금 건전한 의미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품질 개선은 물론이고 차세대 기술 개발과 서비스 인프라 확충에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대-기아차 최대의 敵은 경쟁사 아닌 노조” ▼작년 파업으로 생산차질 3조 넘어 “생산성 못늘리면 심각한 위기”‘3조1000억 원.’ 지난해 3∼5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의 휴일특근 거부와 8, 9월 현대·기아차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액 합계다. 이 금액은 왜 “현대·기아차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노사 갈등”이라고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아차는 올 1월 9일 광주 3공장 ‘봉고’ 생산라인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23.1대에서 25.1대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기아차가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해 2011년 증산 계획을 내놓은 지 3년 만이다. 기아차는 3000억 원을 들여 2012년 말 광주 2공장을 증설하고도 지난해 7월에야 UPH를 46.1대에서 58대로 늘렸다. 노사 합의가 미뤄진 탓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시장만 보더라도 수입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 현대·기아차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노조와의 관계 개선을 통한 생산성 증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원화 가치가 연일 오르며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자 정부가 외환시장에 전격 개입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석유화학, 전기·전자, 기계업체 등 산업계는 환차손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와 국내 경상수지 흑자 확대, 외국인 자금 유입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개입해 1040원 선 방어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내린 104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소극적일 것이라는 예상에 장중 한때 1031원대까지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의 지나친 변동성을 우려한 정부의 개입으로 오후에는 낙폭이 크게 줄었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 명의로 “단기간에 시장 쏠림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때는 안정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보조를 맞췄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당국자의 구두 개입 외에도 정부가 직접 달러화를 사들여 환율을 끌어올리는 직접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소폭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 미국의 초저금리 기조 유지에 따른 달러화 약세 흐름, 외국인 자금의 대량 유입 등 최근의 주변 여건을 감안하면 원화 강세의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 때문에 정부가 원화 강세를 어느 정도 용인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며 “환율이 102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몇 년간 국부펀드 등 양질의 외국인 자금이 원화 채권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환율이 95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3월 이후 환율이 세 자릿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66포인트(0.48%) 오른 2,008.61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30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00 선을 돌파했다. 원화 강세가 더는 한국 증시에 큰 악재가 아니라는 해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수출 비중 높은 업종 비상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자 산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국세청장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환율 하락이) 걱정이긴 한데 잘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지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345만 대를 생산해 235만 대(68.2%)를 수출했다. 현대·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간 매출액이 2000억 원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생산 비중이 50%가 넘고 달러 결제 비중을 10년 전 70%에서 현재 40%까지 줄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국내 제조업체의 매출액은 원화 가치가 10% 절상될 경우 3.4% 감소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장비와 전기·전자 부문 매출액이 각각 5.2%와 5.0% 줄어들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국내 중소기업들이 올해 평균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환율은 달러당 1066.05원, 적정 환율은 1120.45원으로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10일 기준 환율은 중소기업들이 손익분기점이라고 예상한 수치보다 26원, 적정 환율보다는 80원이나 낮다. 특히 중소기업 가운데 68.4%는 ‘여건상 환 리스크 관리를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김창덕·정임수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6)이 ‘선도 경영’을 선언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선진 자동차업체들을 벤치마킹하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세계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달 초 서울 강남구 헌릉로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빠른 추격자로서 성과를 내 왔다”며 “이제는 혁신에 바탕을 둔 선도적 성장전략으로 전환해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일류 메이커로 우뚝 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5년은 현대·기아차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무엇보다 기술 주도권 확보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선도 경영’ 카드를 꺼내든 것은 현대·기아차가 후발주자 이미지에만 머물 경우 중장기 성장에 한계가 올 것이란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류 메이커를 향한 승부수 정 회장은 1999년 3월 현대차와 기아차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달로 ‘정몽구 호’ 현대차그룹이 출항한 지 15주년을 맞았다. 2000년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16개 계열사(공정거래위원회 기준)로 출발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수가 57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그룹 자산총액은 36조 원에서 180조 원으로 5배가 됐다. 2000년 36조 원이었던 그룹 매출액도 지난해 159조 원으로 336% 증가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756만 대를 생산한 글로벌 ‘톱 5’ 자동차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고속성장은 최근 들어 기세가 한풀 꺾였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2년과 지난해 각각 8.8%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어느덧 점유율 10%를 훌쩍 넘은 수입 자동차들의 공세에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정 회장으로서는 정체기에 접어든 그룹을 재도약시키기 위해 ‘충격 요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사외이사인 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 회장은 최근 현대·기아차가 위기상황에 놓여 있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품질을 기본으로 브랜드, 마케팅, 서비스 등을 모두 글로벌 톱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내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변함없는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연구개발(R&D), 생산, 판매 전 임직원들이 역량을 결집해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정 회장이 글로벌 톱 브랜드들과의 경쟁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철강→부품→완성차→물류→금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완성으로 도요타,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과 정면승부가 가능해졌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실제 신형 쏘나타와 제네시스는 현대제철이 생산한 초고장력강판을 50% 이상 사용해 수직계열화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품질, 디자인, 글로벌 경영을 지나 선도 경영까지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마다 공격적인 비전 제시와 과감한 전략 수정으로 위기를 돌파해 왔다. 1999년 미국 시장에서 시행한 ‘10년, 10만 마일 무상보증’제도는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무대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무상보증으로 미국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히자 정 회장은 2000년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톱5 메이커’라는 비전을 처음으로 밝혔다. 1999년 213만 대 생산으로 글로벌 11위에 머물러 있던 현대·기아차로서는 파격적인 목표였다. ▼ 車수직계열화 앞세워 톱브랜드와 정면승부 ▼2000년 포드의 대규모 리콜 사태를 목격한 정 회장은 2001년부터 ‘품질 경영’을 새로운 화두로 내세웠다. 가격경쟁력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품질’은 지금까지도 정 회장의 신년사나 내부 회의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정 회장은 중국 미국 등지에서 해외 생산라인을 확대하던 2003년에는 ‘글로벌 경영’을 제시했다. 1999년 4%에 불과하던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비중은 2012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54%까지 높아졌다. 2005년부터는 “애써 만든 자동차를 제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는 ‘브랜드 경영’을 선포했다. 브랜드 경영은 2011년 1월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발표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생존’을 키워드로 내건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 강화’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1990년대까지 현대·기아차는 오직 가격만으로 경쟁했지만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을 성공적으로 접목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정 회장으로서는 정체기를 겪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전략과제를 제시할 적기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강유현 기자}

2011년 현대자동차에 경영 조언을 해줬던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예상치 못한 배려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난 뒤 현대차가 준비해둔 차에 탔을 때 한 임원이 전화를 걸어왔다. 정 교수가 안전벨트를 맸는지 꼭 체크하라는 정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정 교수에게 ‘정몽구 리더십’에 관한 질문을 하자 이 에피소드부터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의 리더십을 ‘관계 지향적 리더십’으로 정의했다. 그는 “현대차 임원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강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정 회장이 정(情)을 기반으로 임직원들과 감정적인 유대감을 강하게 맺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아끼는 참모가 상을 당하면 두 번씩 문상을 간다. 임직원 경조사 때는 ‘0이 하나 더 붙은’ 봉투를 남긴다. 달변과는 거리가 먼 정 회장의 소통 방식이 오히려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한다는 분석도 있다. 군더더기 없이 본질만 간단히 얘기하는 표현 방식 덕분에 임직원들이 업무 방향성을 설정할 때 혼란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현대차 사외이사인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 회장은 평소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가 하는 발언은 방향성이 확고해 누구든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직관적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가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1999년 미국에서 시행한 ‘10년, 10만 마일 무상보증’ 제도는 사실 회사 내부에서도 큰 반대가 있었다”며 “정 회장이 자신의 직관적 판단을 믿고 밀어붙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를 통한 부품 모듈화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나 한보철강 인수 후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밀고 나간 것 역시 정 회장의 직관적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때를 가리지 않는 ‘수시 인사’도 정 회장의 독특한 경영 스타일이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권문식 현대차 사장(연구개발본부장)이 있다. 지난해 11월 싼타페 누수 등 품질 문제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권 사장은 3개월 만인 올해 2월 복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책임을 물을 때는 지체 없이 묻고, 보상 역시 그때그때 하다 보니 체계적이지 않은 인사로 보일뿐”이라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수시 인사 때문에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 경영 측면에서 본다면 비효율적인 인사 방식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수시 인사가 현직 임원은 물론이고 전직 임원들까지 로열티를 유지하게 하는 숨은 비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경기가 조금씩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 해운, 철강업계는 불황의 터널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조선 및 해양 전문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191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로 1월 473만 CGT, 2월 415만 CG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달 초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802만 CGT로 지난달 초(1억1010만 CGT)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4월 이후 지속되던 수주잔량 증가세가 1년 만에 꺾인 것이다. 1, 2월 ‘수주 훈풍’에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던 국내 조선업계도 지난달엔 총 13척, 43만 CGT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1분기(1∼3월) 누적 수주량에서도 지난달 105만 CGT를 수주한 중국에 다시 1위 자리를 뺏겼다. 해운업계는 더 심각하다. 벌크선 운임의 기준이 되는 발틱운임지수(BDI)가 8일 기준 1186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던 지난해 평균(1208)보다도 낮아졌다. 2010년 기준 평균 BDI는 2758이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운업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얘기가 들려오지만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글로벌 해운업계는 ‘P3 네트워크’, ‘CKYHE’, ‘G6’ 등 국제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등 원가절감을 통한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 철강업계는 조선업과 건설업의 장기침체가 여전히 걸림돌이다. 조선업이 활황이던 2000년대 중반 후판 가격은 t당 180만 원이었지만 지금은 110만 원대 수준이다. 철근 가격도 5, 6년 전 t당 100만 원을 넘나들다 지금은 60만 원 밑으로 떨어져 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가 철강 생산설비 감축을 발표했지만 이미 폐쇄했거나 생산이 중단된 노후 설비가 대부분이어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불황에 중국산 수입이 늘어나면서 판재의 경우 2010년의 2배가 넘는 재고가 쌓였다”고 설명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통상임금 확대 적용과 관련해) 현재 상황으로는 전면전을 포함한 투쟁전선의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지난달 18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소식지) “(노조가 파업하면) 법대로 하겠다.”(지난달 25일 윤여철 현대차 노무담당 부회장) 이르면 이달 말 임금협상에 돌입하는 현대차 노사가 벌써부터 뜨거운 장외 설전을 벌이고 있다. 회사 측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더라도 임금 총액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이 늘어난 만큼 임금인상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지난 3년간 소급분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단 지난해 노조원 23명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 이슈는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서 노사 대타협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각종 노동 현안에 발목이 잡혀 있다. ○ 해외로 뺏기는 생산물량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11년 466만 대, 2012년 456만 대, 지난해 452만 대로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우선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이 정체돼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회사의 국내 생산량은 345만∼349만 대 수준이었다. 그 대신 생산성이 높은 해외에서 생산량을 늘렸다. 해외자본에 매각된 르노삼성자동차(2011년 24만 대→지난해 13만 대)와 한국GM(2011년 81만 대→지난해 78만 대)도 그룹 내 다른 생산기지에 생산물량을 뺏긴 상황이다. 르노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는 한국의 높은 임금수준과 통상임금 이슈, 껄끄러운 노조 등을 투자 확대의 걸림돌로 꼽고 있다. 미국에서도 1980년대 자동차업체들이 강성노조를 피해 ‘스노 벨트’(북부)에서 ‘선 벨트’(남부)로 대거 이전하면서 산업공동화 이슈가 부각된 적이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과 자본이 인건비가 낮고 생산성이 높은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글로벌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상황에선 노사가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들이 더 큰 문제 근로시간 단축은 일부 중소기업에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대기업이 납기일을 빠듯하게 설정하면 24시간 공장을 돌려야 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설비 확충이나 인력 충원을 결정하기도 어렵다는 게 중소기업들의 고민이다. 중견 조선업체 A사는 지난해 일감이 늘어나면서 하도급 인력을 상당수 충원했다. 그럼에도 평일 잔업은 물론이고 휴일 근로도 병행하고 있다. 이 회사 인사담당자는 “사람을 더 뽑으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숙련된 사람을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면서 “근로시간 단축이 막 살아나려는 조선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업계도 마찬가지다. 고문수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만약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금 상태에서 통과된다면 국내 자동차업체에 대한 납품 차질은 물론이고 어렵게 잡은 해외 바이어들도 놓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은 대기업보다는 잔업이 많은 중소기업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점진적 근무시간 단축과 함께 유예기간이나 초과근로수당 책정방식 등에 대해서도 재계와 노동계가 한 발씩 양보해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력적 파트너로 인정해야 삼성전자 사원협의회는 2월 말 정년을 만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56세부터는 매년 임금을 전년 대비 10%씩 줄여나가는 임금피크제에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의 입김이 센 기업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이 삼성처럼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노동계는 재계의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 실현을 위해 단기적이고 이념적 투쟁보다는 좀더 현명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업도 노조를 적대시하고 불필요한 존재로 보는 전략을 수정해 노조의 협력과 참여를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박창규 기자}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사업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을 넘어 각 기업의 특색과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방면으로 사회공헌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재능기부를 통해 청소년 교육을 돕는가 하면, 어린이집을 확대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다문화가정 및 농어촌 지원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가장 잘하는 것으로 사회에 보탬을 삼성그룹에는 현재 약 540개의 재능기부 봉사팀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일주일을 ‘임직원 재능기부 집중 활동구간’으로 정해 임직원 1만여 명이 한꺼번에 재능기부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재능 기부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룹 내 250여 명의 변호사가 소속된 삼성법률봉사단은 2006년 창단 후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 법률상담을 해주거나 수도권 지역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강의를 하고 있다. 같은 해 창단된 삼성의료봉사단은 국내외에서 대형 재해가 발생하면 응급 의료구호 활동을 펼치고, 의료 사각지대를 찾아 무료 진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이 진료한 인원만 4만5000명에 육박한다. 삼성은 또 2011년부터 삼성 임직원이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의 멘토가 돼 직업 정보와 업무 경험담을 들려주는 ‘삼성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기술원자원봉사센터는 2002년부터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월 2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꿈나무 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2005년부터 저소득 가정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경제증권 교실’을 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기프트 카’ 사업 외에도 업종의 전문성을 살린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아동복지 차량지원 사업’을 신설해 포터 개조차량 2대를 지원했다. 올해는 스타렉스, 포터, 액센트 등 총 11대를 이 사업을 통해 아동복지 분야에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1월 인도네시아에 자동차 정비 기술교육을 포함해 청년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세운 ‘현대·코이카 드림센터’도 같은 맥락이다.저출산, 환경문제 등 다양한 목표 LG그룹의 ‘보육 나눔 사업’은 국내 저출산 문제 극복에 앞장선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LG그룹은 매년 15억 원씩을 들여 지방자치단체 1곳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어린이집을 지어 기증하고 있다. 여성인력들의 육아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내 어린이집도 크게 늘리고 있다. LG유플러스가 1996년 서울 용산 사옥 인근에 어린이집을 개원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LG그룹 계열사들의 전국 사업장 28곳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의 혜택을 받고 있는 어린이는 현재 1300여 명에 이른다. 롯데백화점의 환경부문 사회공헌 사업은 올해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환경경영 선포 1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친환경 제품을 사면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그린카드 에코머니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이달 27일 전국 9개 지역에서 ‘그린 롯데 어린이 환경미술대회’도 연다. 삼양그룹이 휴비스, 환경보전협회와 공동으로 매년 전북 전주에서 개최하는 ‘자연사랑 파란마음 글·그림 축제’도 대표적인 환경보호 관련 사회공헌사업이다.돕는 대상도 기업마다 달라 포스코는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다문화가정 결혼을 주선하는가 하면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아예 사회적 협동조합 카페오아시아를 설립했다. 카페오아시아는 현재 포스코 직영 2개점(포스코, 포스코P&S)과 조합점 5개점 등 7개점에서 모두 15명의 결혼이주 여성을 채용하고 있다. 포스코P&S 지점에서 근무하는 김태희 씨는 최근 포스코의 도움으로 결혼식까지 올렸다. 김 씨는 “한국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릴 수 있어 설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에쓰오일은 업무 도중 순직한 소방관들의 유가족에게 3000만 원씩의 위로금을 전달하는 한편 순직 소방관 유자녀 대상 학자금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엔 해양경찰청,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해양경찰에 대한 후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국내 농어촌 지키기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삼성그룹은 1995년 농어촌 60개 지역과 자매결연을 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농촌 지원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현재 이 회사가 자매결연을 한 농어촌마을은 65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회사 임직원들은 농번기 때마다 일손을 돕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 농산물 구매, 재해 복구, 마을 시설 개·보수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홈앤쇼핑도 올해 들어 농협 하나로마트와 제휴해 국내 농산물 1봉지당 1000원씩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열어 국내 농가 돕기에 나섰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국내 대형 조선사를 대상으로 직접 영업 활동에 나섰다. 4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 회장은 이날 오전 울산에서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을 면담한 데 이어 오후엔 경남 거제시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만났다. 권 회장은 두 사람에게 상호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포스코가 조선사들이 필요한 제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납품하겠다는 계획을 각각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철강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장인환 철강사업본부장(부사장)도 동행했다. 권 회장이 핵심 고객사를 직접 찾아 나선 것은 포스코로서도 영업활동이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1968년 회사 설립 후 국내에서 40년 이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포스코는 최근 현대제철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긴장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 1200만 t 규모의 1∼3고로 건설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하이스코 냉연 강판 부문까지 합병하면서 자산 30조 원의 거대 철강사로 거듭났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