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트로트 황제’ 태진아 씨가 한 해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연말 크리스마스 앞두고 지역 주민 불우이웃돕기에 나섰다. 소속사 진아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태진아 씨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1동주민센터에서 열린 ‘태진아와 함께하는 이웃돕기’ 행사에서 백미 200포대, 라면 20박스, 잡곡 100포대, 속옷 300벌과 성금을 함께 기탁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태원1동주민센터 채앵 동장, 용산구의회 박희영 의원, 이태원1동체육회 이범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동주민 대표로 태진아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그는 평소 불우한 이웃들을 위한 각종 선행을 남몰래 하는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태진아 씨는 24, 2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The-K Hotel) 서울에서 ‘2017 불우이웃돕기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개최한다. 태진아 씨는 최근 아들 이루와 속옷 전속모델로 발탁된 것은 물론 행사와 디너쇼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는 올 해도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2017 케이블 방송대상’ 트로트상‘ 등을 잇따라 수상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진 미숙아 4명은 사망 당일 새벽에 이상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하지만 의료진이 본격적인 소생술을 실시한 것은 오후 3시경부터였다. 조기 이상 증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회복 기회를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이 유족에게 전달한 사망 당일 처치 기록에 따르면 의료진은 16일 오전 4시 15분경 A 양(생후 3주)의 열이 37.8도까지 오르자 미온수로 마사지를 했다. 추가 처치는 없었다. 오후 1시경 다시 열이 오르고 무호흡증까지 보였지만 이때도 의료진은 ‘자극 후 회복됐다’고 기록한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의 ‘자극’은 흔들어 깨우거나 울게 만들어 산소포화도를 높이는 방법 등을 뜻한다고 한다. 오후 5시경 A 양의 혈액에서 염증 수치가 치솟자 그제야 의료진은 항생제를 투여하고 혈소판을 수혈하는 등 패혈증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A 양은 회복하지 못하고 오후 9시 32분경 숨졌다. 대학병원 내과 교수 출신의 한 패혈증 전문가는 “패혈증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최소한 3시간 내에 응급조치를 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A 양의 경우 의료진이 새벽부터 나타난 의심 증상을 간과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은 오후 1시 18분경 감염 의심 증세를 보이는 B 군(생후 6주)에게 곰팡이균을 치료하는 항진균제를 투여했다. B 군이 감염된 항생제 내성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치료와는 거리가 먼 조치였다. B 군은 결국 4시간 뒤부터 심박이 느려지기 시작해 오후 10시 10분 숨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사망자들에게 옮은 세균이 직접 사인(死因)이거나 최소한 환자의 소생을 방해하는 간접 사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의료진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를 고려하면 사망 환자들은 24시간 이전에 이미 균에 감염됐을 공산이 크다”며 “본격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땐 의료진이 손쓸 방도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이지훈 기자}

중앙대는 정시모집에서 1508명을 선발한다. 가, 나, 다군 모두에서 학생들을 선발해 선택의 폭이 넓다. 가군에서는 산업보안학과(인문), 의학부 등 370명을, 나군에서는 국제물류학과, 공공인재학부, 산업보안학과(자연), 공과대학 등 629명을, 다군에서는 글로벌금융, 경영학부, 창의ICT공과대학 등 509명을 선발한다. 공과대학(건축학 제외), 창의ICT공과대학, 생명공학대학은 수능일반전형에서 학과 단위가 아닌 단과대학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2학년으로 올라갈 때 소속 학과(부)가 결정된다. 영어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경됨에 따라 정시모집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바뀌었다. 인문계열은 △국어 40% △수학 가·나 40% △사회·과학탐구 20%를 반영한다. 자연계열은 △국어 25% △수학 가 40% △과학탐구 35%를 반영한다. 절대평가 방식의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한다. 영어는 20점 만점에 2등급은 19.5점, 3등급은 18.5점 등 차등화해 점수를 가산한다. 한국사는 4등급까지 10점 만점을 가산한다. 수능 일반전형으로 특성화학과(공공인재학부, 글로벌금융전공, 국제물류학과, 산업보안학과)에 입학하면 전원 4년 전액 장학금이 지급된다. 단과대학으로 모집하는 공과대학과 창의ICT공과대학의 경우, 수능 성적 일정 기준 이상인 학생에게 1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그 후 2학년에 특성화학과(소프트웨어학부, 융합공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에 진학하면 나머지 3년간 또 전액 장학금을 준다. 중앙대는 정시모집 수험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입학 상담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 5일까지 서울캠퍼스 영신관 1층 입학처에서다. 수험생의 수능 성적에 따라 맞춤형 상담을 제공한다.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후 참가할 수 있으며, 방문 상담이 어려우면 해피콜을 신청해 원하는 시간대에 상담 전화를 받아 볼 수 있다. 단, 일요일과 공휴일은 운영하지 않는다. 포항 지진으로 인해 수능 일정이 1주일 연기되면서 정시전형 일정도 연기됐다. 중앙대 2018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 인터넷으로만 실시한다. 자세한 내용은 입학처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백광진 입학처장과의 일문일답. ―중앙대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교육 목표는. “내년에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중앙대는 일관된 정책으로 대한민국 대학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개교 100주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가 인정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 △세계적 연구 집단 육성 △최적의 교육 및 연구환경 조성 등이 핵심 목표다.” ―중앙대의 강점과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말해 달라. “중앙대는 2014년부터 다양한 학생기업을 배출하고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왔다. 전국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 시스템이라고 자부한다. 2015년 6월엔 글로벌 창업교육 스튜디오를 열었고, 지난해 2월엔 시제품을 지원하는 공간을, 11월엔 복합 창업지원 공간을 개소했다. 지난해엔 학생들이 미국 최대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 크라우드 펀딩’에 진출해 목표액의 2배를 웃도는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 주목받는 학과는…. “산업보안학과는 유무형 산업자산보안 발전과 함께 관련 전문 인력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학문 단위다. 국내 최대 보안회사인 에스원을 비롯하여 LG CNS 및 ‘빅4’ 회계법인과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 및 연구의 중심으로 육성하고 있다. 소프트웨어학부는 고급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맞춤형 트랙교육, 몰입형 코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에너지시스템공학부는 차별화된 산학연계 현장 실습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국제물류학과는 해운 연구 분야 세계 7위에 빛나는 성과를 자랑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진 미숙아 4명이 심정지 전 똑같은 수액과 주사제를 맞은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해당 수액을 맞은 아이는 전체 입원 환자 16명 중 5명뿐이었는데, 그중 1명을 빼고 모두 숨진 것이다. 사망자 3명에게서 검출된 항생제 내성균은 동일한 균주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수액을 만들거나 투여하는 과정에서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대목동병원이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한 자체 역학전문조사팀은 18일과 19일 연달아 회의를 열고 의무기록을 검토한 결과, 사망자 중 3명이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된 경로가 수액이나 주사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팀에 따르면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미숙아 16명 중 A 군(생후 6주) 등 5명은 사건 당일인 16일에도 평소처럼 종합영양수액(TPN)과 스모프리피드, 비타민K 주사제를 맞았다. TPN은 쇄골이나 허벅지의 중심정맥을 통해 주입하는 영양제다. 음식을 입으로 넘기지 못하는 신생아에게 쓴다. 약사가 직접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을 배합해서 만든다. 스모프리피드는 오메가3 지방산 등이 포함된 주사제다. 또 다른 입원 환자 B도 TPN과 스모프리피드 등을 맞아왔지만, 14일부터 끊었다. 의료진이 사건 당일 아이들에게 준 TPN은 전날인 15일 병원 지하 1층 조제실에서 만들었다. 평상시엔 그날그날 조제한 뒤 밀봉해 11층 신생아 중환자실로 올리지만,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라 사흘 치를 한꺼번에 만들었다. 중환자실 간호사는 투약 직전 TPN에 스모프리피드를 섞고, 비타민K를 투여할 주사기를 준비했다. 이 모든 과정은 멸균 환경에서 이뤄져야 한다. 15일엔 TPN 등을 맞은 신생아 5명 모두 별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16일 오후 5시경부터 A 군이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떨어지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2시간 후 C 양(생후 3주)이 같은 증상을 나타냈고, 오후 9시엔 D 군(생후 5주)과 E 양(생후 1주)으로 이어졌다. 심폐소생술이나 항생제 처치도 듣지 않았다. 이들은 오후 9시 32분부터 순차적으로 숨을 거뒀다. 전부 이날 TPN과 스모프리피드, 비타민K를 맞은 아이들이었다. 이에 따라 조사팀은 TPN과 스모프리피드를 섞거나 비타민K를 놓기 위해 주삿바늘을 꽂는 과정 등에서 수액이나 주사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약사가 TPN을 조제하는 과정에서 균이 옮았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15일엔 TPN을 투여한 뒤에도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같은 조제실에서 만든 다른 약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A 군 등 3명에게서 검출된 균을 정밀 분석한 결과 유전자 염기서열이 일치했다. 같은 곳에서 유래했다는 뜻이다.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건강한 사람 몸속에선 얌전하지만 면역체계가 거의 없는 미숙아에겐 치명적이다. 장 세포가 죽는 중증 염증이나 패혈증을 일으켜 순식간에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조사팀에 참여 중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으로선 다른 이유보다 세균 감염이 사망 원인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날 이대목동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조만간 사망자들의 주치의였던 조모 교수(44·여)와 중환자실 간호사 등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조건희 becom@donga.com·이지훈 기자}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진 미숙아 4명 중 혈액 검사를 실시한 3명에게서 똑같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다는 사실은 이들의 사망 원인이 같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일반적으로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띈다. 세균 분류법으로는 그람염색을 했을 때 음성에 해당하는 붉은색을 띠는 그람음성균에 해당한다. 세포벽이 얇아 습한 곳을 좋아한다. 건조한 피부 위에서도 살아남는 그람양성균과 비교하면 신생아실에서 옮을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 2010년 대한소아과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지방의 한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3474명 중 그람음성균 패혈증 환자는 37명(1%)에 불과했다. 환자 3명이 동시에 각기 다른 경로로 그람음성균 패혈증에 걸릴 가능성은 100만분의 1 수준이라는 뜻이다. 결국 숨진 신생아들은 같은 경로로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는 세 신생아의 몸에서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나온 데 주목하고 있다.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대체로 ‘광범위 베타락탐 분해효소(ESBL)’를 갖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항생제 대다수에 저항성을 보인다는 뜻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기들이 똑같이 입원 전에 이 균을 몸속에 갖고 있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성인 패혈증 환자에게서는 시트로박터균이 검출된 사례가 간혹 있었지만, 집단으로 사망한 미숙아에게서 이 균이 나타난 전례는 국내에서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시트로박터균을 포함한 그람음성균은 급격한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잠재하고 있다. 신승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그람음성균에 의한 합병증은 초기 증상이 경미하고 진행이 빨라 포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자 4명을 부검한 뒤 공통적으로 소장과 대장 일부가 부풀어 있었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혈액을 통해 옮은 세균이 괴사성 장염 등 장내 질환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패혈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균은 요로나 음식물 섭취로 감염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증상이 환자마다 점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환자가 잇따라 사망하는 일은 발생하기 어렵다. 수액 등을 통해 세균이 혈액에 직접 주입되면 처음엔 극소수의 세균에 감염돼도 금세 배양실에 넣은 것처럼 번식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신생아에게 주사할 영양제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기구 등에 묻어 있던 세균이 수액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녹농균은 습한 곳이라면 60도가 넘는 고온에서도 살아남는다. 비누, 세면대, 심지어 소독제에서도 서식한다. 의료진의 콧구멍이나 가래에서 검출될 때도 있다. 한 종합병원에서 병원체를 전반적으로 조사했을 때 중환자실에서 검출된 전체 세균 중 23%가 그람음성균이었다. 미숙아는 제각기 발달 상태와 필요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이 수액을 만들 때 멸균 공간에서 여러 영양제를 조합한다. 이 과정에서 멸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면 수액 자체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국과수는 “수액을 투약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오염된 주사기 등을 통해 세균이 체내에 들어가면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미숙아들의 사망에 화학적 원인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신생아는 체내 염화칼륨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관련 약제를 맞는데, 그 농도나 배합이 잘못돼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과수 양경무 법의조사과장은 “염화칼륨을 과량 투약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의무기록을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약물 과다복용 등 화학적 원인이라면 약간의 시차도 없이 곧장 사망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들이 호흡 곤란 등 증상으로 심폐소생술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16일 오후 5시 44분부터 오후 9시 8분까지 시차가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경 숨진 신생아들로부터 채취한 검체의 분석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조건희 becom@donga.com·김동혁 기자}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1시간 21분 만에 잇따라 숨진 미숙아 4명 중 3명에게서 똑같은 항생제 내성 의심균이 검출됐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사망자들이 오염된 수액이나 주사제, 모유 등을 통해 같은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은 16일 오후 생후 6주 된 김모 군 등 3명이 심박 수 감소 등 이상 증세를 보이자 혈액을 채취해 자체적으로 세균 배양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다. 이 균은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것으로 의심되는 세균으로, 사망 신생아 3명이 원래부터 체내에 지니고 있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질병관리본부는 병원 내 감염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 후 “공통적으로 소장과 대장에서 가스 팽창이 육안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세균 감염 가능성과 함께 수액 또는 약물 투입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들어갔거나 약물 배합이 잘못돼 심정지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4명 모두 정맥 주사로 영양을 공급받고 있었다”며 “체내 칼륨 농도 유지에 필요한 염화칼륨(KCl) 등 일부 약물을 과다 투입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김동혁 기자}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의 미숙아 4명이 1시간 21분 만에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서울 양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16일 오후 11시 7분경 “아기가 2명 이상 죽었다. 4명의 아기가 심폐소생술을 받았다”는 유족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경찰은 “응급치료를 받던 미숙아 4명이 오후 9시 32분부터 10시 53분 사이 순차적으로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인큐베이터 22개가 있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미숙아 16명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가운데 생후 9일∼5주인 남자 아기 2명과 여자 아기 2명이 연이어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심정지 증세를 보였다. 병원 측은 “숨진 4명 모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심정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이례적이다”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신생아 중환자실을 폐쇄하고 생존한 신생아 12명 중 8명을 강남성심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다른 신생아 4명은 퇴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과 질병관리본부, 서울 양천구보건소는 바이러스 등의 감염 여부 등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8일 숨진 신생아 4명의 시신을 부검할 계획이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아기의 배가 부풀어 있었다”는 일부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괴사성 장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의학 전문가들은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한 점을 감안할 때 오염된 수액 등이 혈액에 투여돼 감염됐거나, 인큐베이터의 산소공급기 등 생명유지장치가 오작동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단비 kubee08@donga.com·조건희 기자}
이대목동병원 내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을 놓고 전문가 대다수는 “4명 모두 같은 원인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병원 신생아실에서 4명이 숨지는 일이 81분 사이에 우연히 겹쳤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17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다른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과 및 감염내과, 산부인과 교수 8명에게 자문한 결과 4명은 오염된 의약품이 염증 반응을 일으켰을 공산이 크다고 추정했다. 특히 바이러스나 세균이 피부 접촉이나 공기 흡입으로 옮았을 가능성보다는 정맥 주사를 통해 혈액에 직접 침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분석이다. 별다른 징후를 보이지 않던 신생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2001년 경기 고양시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아스트로와 로타바이러스에 각각 감염된 신생아 2명이 숨졌지만, 당시엔 혈액이 아닌 음식물을 통해 옮은 것으로 추정됐고 두 영아의 사망 시점도 닷새 이상 차이가 났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 양천보건소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패혈증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사제와 수액 등을 수거했다. 항생제에 저항성이 있는 아시네토박터균, 녹농균 등에 감염되면 전신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는 패혈증이 생길 수 있다. 성인의 경우 호흡이 가빠지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만, 숨진 영아들이 엄마 배 속에 머문 기간이 25∼34주인 미숙아(재태 기간 37주 미만)라서 이 같은 면역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숙아의 몸속에 흐르는 혈액은 성인의 10분의 1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적은 양의 감염균이 급성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신생아가 사망 9시간 전부터 배가 부풀어 오르는 등의 증상을 보인 점을 들어, 장 세포가 죽어 염증을 일으키는 괴사성 장염이 의심된다는 견해도 나왔다. 박국인 연세대 세브란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집단으로 발생했다면 원래 장이 미성숙해서가 아니라 바이러스나 세균이 옮았기 때문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문가 8명 중 3명은 일시적으로 산소공급기 등 생명유지 장치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고홍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심장 기능이 연달아 떨어진 것으로 보아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을 가능성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현장에서 수거한 검체를 분석해 이르면 18일 바이러스 검출 여부 등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조건희 becom@donga.com·김단비 기자}

손항배 씨(71)의 가슴은 16년째 얼어붙어 있다. 2002년 4월 “출근하겠다”며 집을 나선 아들 인성 씨(실종 당시 30세)의 행방을 여전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들이 사라진 직후 경찰서를 돌며 휴대전화 위치 조회를 요청했지만 “단순 가출일 수 있어 수색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혹시 큰일을 당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변사자 유전자(DNA) 대조 요청서를 내봤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손 씨는 “아들의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은데 어디 한 곳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현행 실종아동법상 ‘실종자’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이나 지적장애인, 치매환자로 한정돼 있다. 성인은 ‘가출인’으로 분류돼 경찰의 수색이나 수사, DNA 대조 대상이 아니다. 성인 실종자 중 99%는 오인 신고나 단순 가출로 판명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손 씨와 같은 성인 장기 실종자의 가족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14일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에 접수된 성인 실종자(가출인)는 2013년부터 올해 10월까지 30만2654명이었다. 이 중 가족이 신고를 취소하지도, 경찰이 소재를 확인하지도 못한 ‘미발견자’는 현재 5316명이다. 신고 시점이 비교적 최근인 올해와 지난해의 미발견자를 제외해도 매년 500명 안팎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이 초기 수색에 나서지 않아 실마리를 놓치는 일이 잦다고 호소한다.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면 자해 가능성이, 채권·채무자였다면 범죄 피해 가능성이 있지만 최소한의 기초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은 “실종자를 찾으려면 초기 12시간 내에 소재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오랜 기간 가족을 찾지 못한 이들의 마지막 바람은 “만약 숨졌다면 유해라도 찾게 해 달라”는 것이지만 이것조차 쉽지 않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국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자가 발견되면 그 DNA를 따로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성인 실종자의 유전자는 경찰의 관리 대상이 아니다. 결국 변사자와 실종자의 유전자를 대조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2004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접수된 변사자 3605명의 DNA 중 실종자 가족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한 것은 226명(6.3%)뿐이었다. 지난해 부산지방경찰청은 관할지역에서 발견된 신원불상 변사자 53명과 장기 미발견자 가족 48명의 DNA를 대조해 4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는 단발성 프로젝트였다. 지난해 서울의 한 50대 남성은 “아들이 없어졌다”며 전국 각지의 경찰서를 직접 돌아다닌 끝에 1년여 만에 아들의 시신을 찾아냈다. 올해 2월 부산에선 실종자 가족이 끈질기게 유전자 대조를 요청해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해당 실종자는 이미 5년 전 숨진 채로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임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신원확인정보관리실장은 “DNA는 민감한 개인정보여서 실종자 찾기에 적극 활용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희 의원은 성인이라도 범죄나 사고 탓에 실종된 것으로 의심되면 실종자로 분류하는 ‘실종자 수색·수사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12일 발의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라 민간보험사가 누릴 ‘반사이익’이 향후 5년간 4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의사단체가 요구하는 대로 건강보험 의료 수가(가격)를 올리면서도 건강보험료 인상을 억제하려면 민간보험의 초과 이익을 건강보험 재정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우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관은 14일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실손의료보험 등 민간보험이 부담한 의료비 상당액을 건강보험이 보장하게 되면 올해부터 2022년까지 민간보험사의 보험금 지출이 총 3조8044억 원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던 비급여 항목을 ‘예비급여’로 전환해 본인 부담률을 30∼90%로 차등 적용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이 1조4586억 원으로 가장 컸다. 민간보험에 가입했다면 본인 부담금 중 일정액을 보험사가 감당했는데, 비급여 항목이 줄어들면 결국 보험사 대신 정부 부담이 늘어 그만큼 보험사가 이득을 보게 된다는 얘기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 오청성 씨(25)가 조만간 군 병원으로 이송된다. 오 씨는 초코파이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몸이 회복됐고, B형 간염 탓에 치솟았던 간 수치도 어느 정도 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군 병원으로 옮겨진 후 군의관들로부터 재활치료와 함께 국가정보원 및 군의 합동신문을 받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오 씨를 현재 입원 중인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의료진과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15일경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아주대병원은 군에 “14일에도 옮길 수 있는 상태”라는 의견을 전달해 이송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 오 씨의 이송은 지난달 13일 총상을 입은 지 한 달여 만이다. 총알 4, 5발이 몸을 관통하는 중상을 입은 오 씨는 아주대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혈압이 거의 잡히지 않았고 손상 중증점수(ISS·15점 이상이면 생명 위험)가 22점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하지만 두 차례 대수술 후 차츰 회복해 지난달 18일 의식을 찾았다. 오 씨의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북에서 고강도 훈련을 견딘 젊은 군인이어서 회복세가 아주 빠르다”고 말했다. 오 씨는 현재 병실 내에서 스스로 걸어 다닐 정도로 나아졌다. 최근 오 씨가 “초코파이가 먹고 싶다”고 부탁해 의료진이 직접 구해다 줬고, 적은 양을 간식으로 먹기도 했다고 한다. 총알이 관통한 소장을 40cm가량 잘라내고 이어 붙여 그동안 미음과 물김치 정도밖에는 먹지 못했지만 소화기능이 상당 부분 회복된 것이다. 의료진은 오 씨가 걷는 시간과 거리를 천천히 늘리는 재활치료를 받을 단계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입원한 병동에는 다른 환자와 보호자가 많아 복도에서 걷거나 재활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진이 민간인 통제가 쉬운 군 병원으로 옮겨 재활치료를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한 이유다. B형 간염과 수술 후유증 탓에 높았던 간 수치는 정상보다 약간 높은 범위까지 내려간 상태다. 정부와 병원 측은 혹시 모를 암살 위험 등에 대비해 오 씨를 군 헬기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이송 시 오 씨와 동행하고, 추후 필요하면 국군수도병원으로 왕진을 할 예정이다.조건희 becom@donga.com·손효주 기자}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아랍어 로또’ 현상이 재현됐다. 한 번호만 모두 찍어도 4등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점수 따기가 쉬웠다는 얘기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2018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아랍어에 응시한 학생이 5만1882명으로, 전체 제2외국어 응시생의 73.5%였다고 12일 밝혔다. 아랍어는 30문항(1점짜리 10문항, 2점짜리 20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수능 아랍어 시험에서 모든 문항의 답을 5번으로 찍었어도 원점수가 11점(50점 만점)으로 전체 9개 등급 중 5등급(표준점수 46점, 백분위 39)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한문 등 6과목은 원점수 11점을 받을 경우 7등급, 베트남어는 6등급을 받게 된다. 아랍어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90점으로 다른 외국어(67점∼79점)보다 높았다. 지난해 수능에서도 제2외국어 과목 중 유일하게 아랍어만 표준점수 최고점인 100점을 받을 수 있어 다른 과목(66~79점)과 현격한 차이가 났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기형적인 제2외국어 선택을 없애려면 절대평가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팔을 벌려 서로 안았다. 겨울옷 너머로 박정구 씨(59)의 심장 박동이 느껴졌다. 박기월 씨(66·여)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14년 전 뇌동맥류 파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들 김상진 씨(당시 31세)가 남긴 심장이 여전히 박정구 씨의 몸속에서 힘차게 뛰고 있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8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한화생명 주최로 열린 ‘도너 패밀리 모임’에서 만난 이들은 손을 맞잡고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김 씨로부터 췌장을 이식받은 임명순 씨(58·여)와 이상신(45·간), 엄경희(56·여·콩팥), 윤옥희 씨(48·여·콩팥)가 차례대로 행사장에 도착해 박기월 씨와 포옹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07년 김 씨의 3주기 모임 이후 처음이다. 박정구 씨의 아들(29)이 박기월 씨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며 “아버지에게 새 생명을 주신 덕에 제가 이렇게 자랐습니다”라고 말했다. 박기월 씨는 “건강히 지내줘서 고맙다”고 간신히 대답했다. 김 씨는 결혼 두 달 만인 2004년 11월 29일 갑자기 쓰러져 뇌사에 빠진 뒤 12월 2일 박정구 씨 등 5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뇌사 시 장기 기증’ 희망자 등록 제도가 도입된 후 이 서약을 실제로 지킨 것은 김 씨가 처음이었다. 박기월 씨는 처음엔 아들과 함께 장기 기증 서약을 했던 것 자체를 후회했다. ‘내가 괜한 일을 한 탓에 건강했던 아들이 갑자기 떠난 게 아닐까….’ 하지만 2005년 김 씨를 주인공으로 한 공익광고가 전파를 타고, 이를 계기로 이식 수혜자들과의 첫 만남이 같은 해 9월 성사됐을 때 마음의 짐이 사라졌다(본보 2005년 9월 5일자 A9면). 박기월 씨는 “아들의 생명을 나눠 가진 5명이 건강히 지내는 것을 눈과 손으로 직접 확인하니 흐뭇하다. 아직 아들이 살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식 수혜자들은 “새 생명을 선물받은 만큼 더 뜻깊은 삶을 살겠다”는 10년 전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윤 씨는 콩팥 장애인단체를 후원하고 환자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자신은 기적처럼 콩팥을 이식받아 혈액 투석의 고통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괴로움 속에서 사는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임 씨도 시간이 날 때마다 집 근처 복지회관에서 장애인시설에 보낼 지원물품을 포장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정구 씨는 매일 무거운 톱을 들고 산에 올라 소나무재선충병 방역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심장)을 더 건강하게 가꾸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박기월 씨가 “강원 평창군에 집을 새로 지었으니 놀러오라”고 말하자, 박정구 씨는 “직접 재배한 콩으로 쑨 메주를 잔뜩 메고 찾아가겠다”며 웃었다. 김 씨로부터 장기를 이식받은 박정구 씨 등 5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뇌사 기증 유가족과 합법적으로 교류하는 이들이다. 현행 장기이식법상 유가족과 수혜자의 신원은 비밀에 부쳐야 한다. 장기 매매를 막기 위해서다. 박정구 씨 등은 모두 공익광고를 통해 신원이 알려져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 교류하고 있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처장은 “기증자 유가족을 설문한 결과 가장 기대하는 예우사업은 ‘이식인과의 만남’이었다”며 “유가족과 수혜자가 편지라도 주고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찬 바람을 쐬다가 사무실로 들어오면 건조한 공기에 코가 꽉 막히고 눈이 따끔거린다. 겨울철 습도가 떨어지고 온열기기가 실내 공기를 더욱 마르게 하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안구건조증으로 병·의원을 찾은 환자가 2010년 186만 명에서 2016년 224만 명으로 6년 새 20.4%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배 이상 많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샘의 기능이 떨어질 때 나타난다. 눈의 표면은 점액, 수성, 지방 등으로 구성된 얇은 눈물층으로 덮여 있다. 눈물층은 세균이나 먼지를 씻어내고 눈이 잘 움직이도록 윤활유 역할을 한다. 눈물의 구성 성분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눈이 따갑고 이물감과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심하면 눈 뒤쪽이 당기듯 아프다가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물이 2개로 보이는 복시(複視) 현상까지 나타난다. 난방기구의 건조한 바람을 직접 쐬면 눈물이 쉽게 증발돼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모니터를 오래 들여다보는 사무직은 업무에 집중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평소의 3분의 1까지 줄어든다. 콘택트렌즈를 하루 8시간 이상 착용하면 안구가 마를 위험성은 더 커진다. 안구건조증은 초기에 치료하고 생활환경에 신경 쓰면 대체로 증상을 줄일 수 있다. 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활용해 실내 습도를 60% 이상 유지하고, 컴퓨터 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눈을 깜빡이는 식으로 의식적으로 눈을 움직이는 게 좋다. 물을 자주 마시거나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하면 얼굴에 특수 레이저(IPL)를 쏘여 눈의 기름샘과 눈물샘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유도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최정민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안구건조증을 오래 방치하면 결막염이나 각막염, 각막궤양으로 악화할 수 있으니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A 씨는 최근 “꺅” 하는 비명 소리를 듣고 병실로 뛰어 들어갔다. 올해 초 이 병원에 실습을 나온 간호학과 4학년생 B 씨가 흐느끼고 있었다. 입원 환자가 B 씨를 끌어안고 볼에 입을 맞춘 것. B 씨는 얼마 전에도 병실 커튼을 치자 다른 환자가 엉덩이를 쓰다듬었다고 호소했다. 병원 측은 B 씨의 충격을 고려해 2주간 휴가를 줬지만 그는 끝내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A 씨는 “몸이 아프거나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핑계를 대며 간호 실습생을 노리고 괴롭히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환자의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으로 간호사의 길을 택한 간호대생의 절반이 병원 실습 도중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성적(性的) 피해를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건강간호학회는 지난해 5, 6월 간호학과 4학년 재학생 191명(여성 173명, 남성 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는 응답이 97명(50.8%)이었다고 8일 밝혔다. 이 중 남성 피해자는 5명이었다. 간호학과를 졸업하려면 병·의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1000시간 이상 현장실습을 해야 한다. 가장 흔한 성추행은 고의로 몸을 쓰다듬는 경우였다. 간호사 C 씨는 “실습 당시 체온을 재거나 수액을 교체할 때 꼭 손이나 허벅지를 스치듯 쓰다듬는 환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 경험자 44.3%가 이런 일을 당했다고 밝혔다. 포옹하거나 몸을 밀착시키는 행위(30.9%), 엉덩이 등을 만지는 사례(27.8%)도 흔했다. 언어적, 시각적 성희롱도 심각한 상황이다. 피해 경험자 40.2%는 환자가 특정 신체부위를 빤히 쳐다봐 불쾌했다고 답했다. 음담패설(26.8%)이나 외모를 성적으로 평가하는 말(15.5%)을 들었다는 실습생이 적지 않았다. 환자가 대놓고 성기를 꺼내 보여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응답은 8.2%였다. 하지만 성적 피해를 당한 실습생 중 대학이나 병원 간호부에 피해 사실을 알린 경우는 47.6%에 불과했다.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거나 가해자로부터 보복을 당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가족과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32.5%)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합리화(4.7%)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선 가해자가 주로 환자나 보호자로 나타났지만 간호계에서는 가해자가 의사인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다. 간호학과 4학년생 D 씨는 올해 초 지방의 한 종합병원에서 실습을 하다가 “공짜로 자궁 검사를 해주겠다”는 의사의 요구에 시달리다 못해 실습 병원을 옮겼다. 병원장이 의료기기를 건네받을 때마다 실습생의 손을 쓰다듬었다는 제보도 있었다. 실습생들은 공통적으로 “도움을 청해도 병원이 내 편을 들어줄 것 같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연구팀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대학과 병원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서울 서초구의 한 의원에서 항생제 주사를 맞은 환자 41명이 고름이 차는 등 이상반응을 보여 치료 중이다. 보건당국은 의원에서 주사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병균이 섞인 것으로 의심하고 조사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서울 서초구 박연아이비인후과의원에서 7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감기 등 증세로 항생제 근육주사를 맞은 143명 중 41명이 고름 형성, 통증, 부어오름 등 이상반응을 보였다고 8일 밝혔다.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의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는 없었지만 환자 중 5명은 고름이 심하고 부위가 넓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당국은 일부 환자의 피부 조직과 고름에서 검출된 ‘비결핵항산균’에 주목하고 있다. 비결핵항산균은 산과 알칼리에 저항성을 띠는 것 중 결핵균과 나병균을 제외한 것으로, 물이나 흙 등 자연계에 150여 종이 존재한다. 대개는 질환과 관련이 없지만 일부는 폐, 림프절, 피부, 연골 등에 염증을 일으킨다. 오염된 주사제를 통해 주로 전파되고, 사람끼리는 옮지 않는다. 완치까지는 1년가량 걸린다. 당국은 이 의원이 분말 형태의 주사제를 식염수 등에 섞는 과정에서 감염병 예방 수칙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각 환자를 조사하고 있다. ‘감염예방을 위한 주사실무’에 따르면 의료진은 주사제를 환자에게 투여하기 직전에 준비해야 하고, 준비된 약물을 늦어도 1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한다. 항생제 자체는 병균 등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관리를 잘못하면 그 안에서도 병균이 자랄 수 있다. 당국은 같은 제품을 납품받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비슷한 사례가 없는 점으로 미뤄 제품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의원은 9월 26일 이상반응을 알게 된 뒤 주사제 사용을 중단했다고 보고했지만 비결핵항산균 감염증은 잠복기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6개월이다. 이형민 질병관리본부 의료감염관리과장은 “균 배양 검사에 6주 이상 걸려 원인을 추정하려면 적어도 2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의원 방문 후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는 서초구보건소(02-2155-8100)로 문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사제를 통한 비결핵항산균 전파는 2005년 경기 이천시와 2012년 서울 영등포구의 의원에서 각각 일어난 적이 있다. 영등포구 사건 때는 54명이 감염됐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201억 원이 ‘이국종 예산’이라고요? 피눈물이 납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은 7일 국회 세미나에서 크게 증액된 내년 중증외상 관련 예산이 “엉뚱한 곳에 쓰일 공산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는 북한 귀순병 사건을 계기로 중증외상 예산을 5일 정부안(400억 원)보다 201억 원 늘린 601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 교수는 이날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주최 조찬 세미나에서 “정치권과 언론이 만들어준 예산”이라고 고마워하면서도 “예산이 저 같은 말단 노동자까지 안 내려온다. ‘이국종의 꿈이 이뤄졌다’고 표현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례를 고려하면 꼭 그렇지 않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08년 2000억 원 규모로 확대된 ‘응급의료기금’을 예로 들었다. 당시 일부 병원은 응급의료 장비를 산 것처럼 장부를 꾸며 기금을 빼돌렸다가 감사원에 적발됐고, 한 지방 병원장은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에게 기금을 교부해 달라며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기금 총액 3260억 원 중 상당액은 소방구조 장비 구입에 사용되고 있다. 중증외상환자 치료를 위한 지출은 중앙응급의료센터 운영비(43억8800만 원)와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 운영비(9억8000만 원) 정도다. 이 교수는 연 150억 원을 들여 운행하는 닥터헬기가 무전 장비를 갖추지 못해 지상에서 대기하는 의료진과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아야 하는 현실도 토로했다. 그는 일본의 항공 의무팀이 헤드셋과 스피커폰으로 자유롭게 지상과 통신하는 동영상을 보여준 뒤 “한국은 닥터헬기 도입 후 7년째 몇백만 원짜리 무전기를 달지 않고 있다”며 “예산을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어떻게 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의료진이 환자를 구하기 위해 소방헬기를 타다가 사고로 숨지면 국립현충원에 묻힐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미나가 끝난 뒤 나 의원과 따로 만나서는 “간호사가 환자를 일대일로 돌볼 수 있는 중증외상센터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나 의원은 “일부 센터에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해군 명예 소령인 이 교수는 이날 오후 해군 정복을 입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조사본부 직원들을 상대로 ‘사관과 신사’를 주제로 한 강의를 했다. “앞장서서 위험을 무릅쓰는 지휘관이 진짜 군인”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북한 귀순병을 신속히 아주대병원으로 옮긴 미군의 헬기 이송체계를 거론하며 “국군도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좀더 강화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당부했다.조건희 becom@donga.com·박훈상 기자}

중증외상센터에서 격무에 시달리는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인건비 지원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북한 귀순병 사건을 계기로 외상센터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 여건을 호소한 데 이어 간호사 인건비 지원이 전무(全無)한 현실을 지적한 동아일보 보도(11월 24일자 A1·3면)와 후속 보도가 잇따르자 국회가 내년 예산에 새롭게 반영한 것이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도 중증외상 전문진료체계 구축 예산은 정부안(400억4000만 원)보다 201억400만 원 늘어난 601억4400만 원이다.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당시 관련 예산은 올해(439억6000만 원)보다 오히려 39억2000만 원 줄었으나, 귀순병 오청성 씨를 기적적으로 살린 ‘이국종 효과’가 중증외상센터 예산의 대반전을 이뤄낸 셈이다. 가장 큰 증액분은 외상센터 간호사 인건비 지원금 124억3200만 원이다. 현재 전국 권역외상센터 9곳에서 일하는 전담 간호사 591명에게 1인당 2103만 원씩 추가로 지급할 수 있는 액수다. 간호사의 인건비를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명환 대한간호협회 정책국장은 “공공성은 높지만 격무 탓에 지원자가 적은 외상센터 간호사의 인건비를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진영주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격무에 시달리다가 늦게 퇴근해도 ‘사람 살리고 온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자녀의 위로에 간신히 기운을 차린다는 외상센터 간호사의 사연이 동아일보에 보도되면서 예산 편성 과정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고 전했다. 이는 본보가 소개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외상전담 간호사 송서영 씨(36·여)의 사연이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간호사 인건비는 지금껏 논의되지 않았지만 꼭 필요한 내용이니 반영해 달라고 기획재정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선 이번에 편성된 예산이 실제로 간호사 처우 개선에 쓰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간호사 인건비 지원금을 권역외상센터에 일괄적으로 내려 보내면 자칫 간호사 인건비 증가는 얼마 되지 않고 센터의 적자 보전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복지부는 간호사를 적정 인원 이상 두고 있지 않은 센터에는 지원금을 덜 주는 식의 보완책을 검토해 내년 1월경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회는 권역외상센터 의사 인건비 지원 예산도 339억4400만 원에서 407억3300만 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의사 1명당 평균 연봉은 기존 1억2000만 원에서 1억4400만 원으로 올라간다. 의사 연봉은 2012년 이후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의사 인건비를 올린 데는 외상센터 의료진의 ‘울분’이 한몫했다. 외상센터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건강보험이나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삭감당하면 그 비용의 상당액을 의료진 성과급에서 공제해왔다(본보 11월 27일자 A4면). 응급환자를 신속히 치료하기 위한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 예산도 10억8500만 원 늘어났다. 닥터헬기는 도서 및 산간지역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고립된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하기 위해 2011년 도입됐다. 현재 6대가 있는데, 복지부는 내년 하반기 소형 헬기 1대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오청성 씨(25)가 곧 군병원으로 이송돼 귀순 경위 등을 조사받는다. 오 씨가 입원한 아주대병원과 정부 소식통은 5일 “오 씨가 혼자 걸어서 화장실에 가고, 말도 많이 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조만간 오 씨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 본격적인 중앙합동신문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 씨는 지난달 13일 총상을 입고 두 차례 대수술을 받았지만 18일 의식을 차렸고, 현재는 두부나 된장국 등 부드러운 음식으로 식사할 정도로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료진은 오 씨가 귀순 전부터 앓았던 B형 간염과 두 차례 대수술의 후유증 탓에 간수치가 높은 점을 감안해 상태를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낸 상태다. 귀순 과정에서 생사를 오가는 극단의 공포를 겪은 그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해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4일경 오 씨를 면담해 전원 시점을 논의하려던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은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 씨의 신변 안전과 발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때도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은 일부러 오 씨의 곁에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모를 테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부 소식통은 “오 씨가 무리 없이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있는데, 혹시 의료진에게 북한 내부 정보 등 보안에 위배되는 말을 할 경우엔 정보 당국자들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 씨가 군병원으로 옮겨가더라도 필요 시 해당 병원을 직접 방문해 계속 진료할 뜻을 정보당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미국 CNN이 4일(현지 시간) 방송한 인터뷰에서 “오 씨가 처음엔 깨진 항아리처럼 피를 많이 흘렸다.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또 오 씨가 처음 의식을 회복한 뒤 “여기가 정말 남한이냐”고 물어 “(입원실에 걸린 태극기를 가리키며) 남한이다. 북한에서 저런 걸 본 적 있느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도피한 그가 자랑스럽다. 그의 용기는 보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이 이날 함께 공개한 동영상에는 오 씨가 미군 헬기에 실려 아주대병원에 처음 이송됐을 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오 씨가 2차 수술(지난달 15일)을 마친 뒤 해당 영상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오 씨를 이송한 미군 헬기의 내부를 가리키며 “이 헬기는 최신식이 아니다. 내부에 달린 의료장비도 포터블(붙였다 뗄 수 있는 간이형)”이라며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는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야간에는 출동하지 못하는 문제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조건희 becom@donga.com·손효주·조은아 기자}
평소 복국을 즐겨 먹는 회사원 심모 씨(42)는 5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에 따르면 복어 음식점은 2019년 12월부터 반드시 복어 독을 전문적으로 제거하는 국가공인 자격을 갖춘 복어조리사를 고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무자격자도 복어 독을 제거했다는 얘기다. 사실 지금은 한식이든 중식이든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면 누구나 복어 요리를 할 수 있다. 복어의 난소와 간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독이 들어있다. 독성이 청산나트륨의 1000배에 달한다. 생물에서 나오는 독 중 가장 강력하다. 0.5mg만 섭취해도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숨질 수 있다. 복어를 안전하게 먹으려면 독이 남지 않게 생식선과 핏물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1984년부터 국가공인 복어조리사 자격을 따로 관리한다.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복어조리사 자격시험에 5688명이 응시해 1345명(23.6%)만 합격했다. 복어조리사 자격시험을 만들어놓고도 정부는 복어 음식점에 복어조리사 고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법제처가 “‘복어 음식점이 고용해야 하는 조리사’는 복어조리사로 해석하는 게 옳다”는 결론을 내리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부랴부랴 실태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전국 복어음식점 773곳 중 복어조리사를 두지 않은 곳은 161곳(20.8%)이었다. 이번 개정 시행령이 시행된 이후에도 독을 이미 제거한 복어를 납품받아 조리하는 음식점은 복어조리사를 두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복어 납품업체에서도 복어조리사 자격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제독 처리를 하는 일이 많아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