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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북-중 우호조약) 60주년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친서에서 미국을 겨냥한 “적대세력”을 언급하면서 북-중 밀착 의지를 나타냈다. 1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조약은 적대세력들의 방해 책동이 보다 악랄해지고 있는 오늘 두 나라의 사회주의 위업을 수호하고 추동하며 아시아와 세계의 평와와 안정을 보장하는 데서 더욱 강한 생활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중(북-중) 친선협조 관계를 새로운 시대적 요구와 두 나라 인민의 염원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도 이날 홈페이지에 “조중 두 나라는 적대세력들의 강권과 발악적 책동을 물리치며 휘황한 미래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 없이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 중조관계의 전진 방향을 잘 틀어쥐고 두 나라의 친선협조 관계를 끊임없이 새로운 단계로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중우호조약은 1961년 7월 11일 김일성 주석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베이징에서 체결했다. 한 나라가 침공을 당하면 다른 나라가 즉각 참전하도록 한 ‘군사 자동개입’ 조항이 포함돼 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한미훈련 또 규모 줄여 8월 둘째주 실시 가닥 한국과 미국 정부가 8월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를 축소해 실시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훈련도 남북관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대폭 축소된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훈련처럼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참가 병력을 줄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 등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우리 정부는 미국 측과 올해 3월 상반기 연합훈련과 유사한 규모로 8월 둘째 주에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한미는 연합훈련 연기와 축소, 규모 확대 등 복수의 선택지를 놓고 미국 측과 협의해왔다. 올해 상반기부터 한미 장병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연합훈련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축소로 가닥을 잡으면서 한미 양국의 대규모 연합 실기동훈련이 2018년 이후 4년째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 한미 훈련 규모를 정상화할 경우 한미 훈련 중단을 요구해온 북한을 자극해 북-미 대화 재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판단을 미국이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미국과 얘기가 잘됐다. 훈련 내용과 미군 증원 병력 등 세부사항은 한미 군 당국이 지속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상반기 연합훈련은 취소됐고 지난해 8월 하반기와 올해 3월 상반기는 실기동훈련 없이 참가 인원이 대폭 축소된 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훈련이 실시됐다.‘남북 대화’ 카드가 된 한미 훈련… 4년째 실기동 빼고 축소실시 한미 정부가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을 또다시 ‘축소’된 규모로 실시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은 임기 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가 급한 문재인 정부가 연합훈련 축소를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카드로 써야 한다고 조 바이든 행정부를 설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군 안팎에선 한미 장병들의 백신 접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가 일부 해소된 상황에서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 등 훈련 정상화가 4년째 이뤄지지 못하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文 “대규모 훈련 어렵다” 의중 반영된 듯한미 정부는 잠정적으로 다음 달 둘째 주부터 진행될 연합훈련을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뤄졌던 연합훈련의 규모 수준으로 실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제안한 상황에서 북한을 덜 자극해 대화 재개의 유인책으로 삼겠다는 것. 문 대통령이 5월 청와대에서 열린 5당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상황으로 대규모 훈련 진행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답한 것도 사실상 규모 축소의 가이드라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훈련 취소나 연기는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존 서플 미 국방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여당에서 제기된 8월 훈련 연기 주장에 대해 “계획된 훈련 일정에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한미 훈련 중단을 주장해온 북한이 훈련 축소를 대화 재개 조건으로 여길지는 불투명하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3월 상반기 연합훈련 당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합동 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했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북한은 3월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기동훈련 뒷전’ 우려 여전한미 군 당국은 8월 훈련까지 남은 한 달여간 미군의 증원 병력 규모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 여부 등 세부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다. 백신 접종으로 예년보다 미군의 증원 병력은 더 투입될 수도 있다. 통상 연합훈련 직전 2000여 명의 미군이 본토로부터 투입되는데 지난해와 올해엔 코로나19 상황으로 사실상 거의 입국하지 못했다. 우리 군이 추진 중인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령부의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미국 측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에선 한미 장병들의 백신 접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도 기동훈련이 여전히 뒷전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취임한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도 컴퓨터 모의훈련보다 실기동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18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키리졸브(KR·상반기), 을지프리덤가디언(UFG·하반기)과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E·FTX) 등 3대 연합훈련을 모두 폐지하고 연간 두 차례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을 진행 중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정부의 집회 자제 요청에도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8000명가량이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서울시는 4일 집회 참가자 전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민노총은 당초 집회를 예고했던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를 경찰이 수송버스 등으로 길목을 막는 이른바 ‘차벽’으로 차단하자 종로2, 3가에서 기습적으로 집회를 개최했다. 예정 장소에서 결집이 어려워지자 시작 1시간 전에 내부 연락망을 통해 장소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서울경찰청은 민노총 집회 차단을 위해 서울 전역에서 213개 부대를 동원했지만 “결집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던 대응 방침은 실패로 돌아갔다. 3일 오후 2시경 종로 일대에는 약 8000명(민노총 추산)이 몰려들며, 기존에 민노총이 신고했던 9명 쪼개기 집회는 물론이고 2m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을지로4가 인근까지 차로를 점거한 채 약 1.2km를 행진하며 2시간 가까이 집회를 이어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경찰청과 서울시는 확인된 위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책임을 물어 달라”고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김 총리는 2일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민노총 사무실을 찾아갔으나, 민노총 측은 “정부에서 방역 실패한 걸 왜 우리에게”라며 “집회 자유를 보장하라”며 면담을 거절했다. 서울시는 4일 “불법 집회에 대해서는 무관용 고발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집회 참가자 전원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도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즉각 수사에 나섰다. 서울에서는 민노총이 집회를 강행한 3일 35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375명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코로나 확산속 어깨 맞대고 가두행진… 시민들 “집회 해야했나” 종로로 장소 바꿔 불법 기습시위, 차로 막고 행진깵 일대 교통 마비시민들, 시위대 사이 비집고 통과 “감염 위험 커져” 곳곳서 항의경찰, 52명 규모 특수본 꾸려 수사작년 보수집회 비판했던 文대통령, 민노총 집회엔 메시지 내지 않아“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야. 좀 지나가게 비켜주세요. 코로나로 난리인데 꼭 이래야 하나….” 3일 오후 2시 반경 서울 종로구 지하철1호선 종로3가역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가려던 50대 여성이 땀을 뻘뻘 흘리며 난처해했다. 집에 가려면 길을 건너야 하는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 방향으로 가는 차로를 점거해 비집고 지나가기가 어려웠다. 몇몇 인도로 걸어가던 시민들도 우르르 몰려가는 집회 참가자들과 어깨를 부딪치자 불쾌하단 반응을 보였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고성을 내지르는 어르신도 계셨다. 이날 종로 2, 3가 등에선 민노총이 기습적으로 집회를 개최해 예상치 못한 불편을 겪은 시민이 적지 않았다. 직장인 손모 씨(29)는 “업무 때문에 잠깐 나왔다가 오랫동안 사무실에 갇혀 있다 왔다”며 “아무리 야외라지만 원치 않은 밀접 접촉을 참가자 수백 명과 했다. 얼마나 좋은 의도로 하는 집회인지 몰라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방역수칙 실종 집회… 시민들도 항의민노총 집회 참가자 약 8000명은 3일 오후 1시 50분경 종로2가 사거리와 종로3가역 사이 약 400m 차도로 갑작스레 쏟아져 들어왔다. 당초 집회가 예고됐던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 경찰력이 집중된 틈을 노린 것이었다. 민노총은 경찰이 차벽과 펜스 등을 동원해 두 곳을 봉쇄하자 오후 1시경 “종로2가 쪽으로 집회 장소를 변경한다”고 전파했다고 한다. 이에 참가자들은 지하철 등을 이용해 이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시작도 순식간에 벌어졌다. 처음 도착할 때만 해도 평범한 사복 차림이었던 참가자들은 예정된 시간이 되자 민노총 조끼를 꺼내 입고 머리에 붉은 띠를 둘렀다. 인도에서 차도로 뛰어든 이들이 갑자기 차들을 막아 세워 일대 교통은 아수라장이 됐다. 성난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려대는 바람에 혼란은 더욱 극심해졌다. 기습적으로 열린 집회이다 보니 방역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집회 사회자가 “참가자들이 너무 촘촘하다. 양옆 간격을 벌려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할 정도였다. 하지만 집회가 끝날 때까지 대부분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있었다. 인도 구석진 곳에선 참가자들이 모여 마스크를 내린 채 담배를 피우거나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종로2가와 3가 일대는 집회 신고가 없었던 지역이라 경찰을 배치하지 않았다. 당시 광화문 쪽은 인원을 배치해 막았으나 다른 쪽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민노총 집회 참가자들은 종로2가에서 출발해 종로3가를 지나 청계천 배오개다리까지 약 1.2km를 행진하기도 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경찰과 민노총에 “행진을 하면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지는데 뭐하는 것이냐” “경찰은 왜 행진하도록 내버려 두느냐”고 비난했다. 경찰 측은 “행진을 막지 않은 건 집회 해산을 유도하기 위해 퇴로를 열어 주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경찰, 기지국 접속 정보 확인할까경찰은 4일 민노총 집회와 관련해 현장 영상 자료를 분석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52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집회 주최자 및 참가자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민노총 집회 참가자 전원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를 위해 이동통신사에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 정보를 요청할지에 대해서는 “수사 사항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방역당국과 경찰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에 민노총 2000여 명이 참가한 집회에 대해 기지국 접속 정보를 확보하지 않다가 논란이 일자 열흘 뒤 이동통신사에 정보를 요청했다. 반면 같은 날 열린 보수·개신교단체의 정부 규탄 집회는 경찰이 3일 만에 접속 정보를 요청했다. 지난해 해당 보수단체 집회를 강하게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민노총 집회에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보수단체 집회를 앞두고 서면 지시사항을 발표해 “정부의 방역 노력과 국민 안전 및 건강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우리 마음은 소록도에 있습니다.” ‘소록도의 천사’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간호사 마리아네 스퇴거(87), 마르가리타 피사레크(86) 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글로 보낸 손편지를 청와대가 3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 이들에게 홍삼과 담요를 선물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 각각 ‘마리안느’, ‘마가렛’으로 불렸다. 청와대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스퇴거 씨는 “값비싼 홍삼과 담요, 사랑스럽게 포장된 선물에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소록도는) 1960년대에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주었다”면서 “우리 둘 다 그 점에 대해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두 간호사는 20대 때 한국으로 와 약 43년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위해 헌신했다. 병뿐 아니라 마음도 어루만져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인들의 생일에는 직접 빵을 구워 나눴고, 환우들을 집에 자주 초대해 ‘큰 할매’ ‘작은 할매’로 불렸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부러진 빗자루에 테이프를 감아 썼다. 옷이 해지면 죽은 이들의 옷을 수선해 입는 검소한 생활을 했다. 2005년 고령으로 건강이 악화되자 “소록도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떠난다. 직접 충분히 설명한다 해도 헤어지는 아픔은 그대로일 것”이라면서 편지만 남기고 조용히 출국했다. 스퇴거 씨는 “(문 대통령이 방문한) 비엔나(빈)에 갈 수도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초청을 정중히 사양했음을 밝힌 것. 두 사람은 한국에 있을 때도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언론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스퇴거 씨는 피사레크 씨가 요양원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피사레크 씨는 치매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퇴거 씨는 “우리는 매일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한국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중국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중화민족이 멸시와 괴롭힘을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 외부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면 14억 인민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만의 독립 도모를 분쇄하고 대만과의 완전한 통일을 이끌어내는 것이 새 의무”라며 미국이 대만, 홍콩 문제 등에 개입하면 정면 대결을 불사할 뜻을 천명했다. 1월 출범 후 내내 중국을 거세게 압박해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일종의 선전포고를 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열린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에서 “중화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으로 5000년이란 유구한 문명과 역사를 가지고 인류문명 발전에 불멸의 공헌을 했다”며 “누구도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려는 중국의 굳은 결심, 확고한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오쩌둥(毛澤東)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포한 톈안먼 망루 위 연단에 마오와 똑같은 회색 중산복을 입고 등장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전면 건설’이란 제2의 100년 목표를 제시했다. 첫 번째 100년 목표였던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실현한 만큼 이제 국제사회에서 패권국 위치를 굳건히 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날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젠20’ 15대 등 전투기 편대는 광장 위에서 공산당 100년과 7월 1일을 상징하는 ‘100’ ‘71’ 형태의 대형을 선보이며 무력을 과시했다. 중국의 방역 성과를 자랑하듯 7만 명의 군중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행사를 관람했다.마오 초상 위의 시진핑 “중화 부흥”… 청년들 홍위병식 충성맹세 ‘제2의 마오쩌둥’ 자처, 황제 대관식마오처럼 인민복 입고 톈안먼 올라 65분간 “위대한 부흥” 21차례 외쳐美향해 “대만-홍콩 간섭 안돼” 경고…마스크 없이 모인 7만명 기립박수대만 “中 인권침해”… 김정은은 축전 1일 오전 8시(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100주년을 자축하는 65분의 연설 중 ‘위대’와 ‘위대한 부흥’이란 문구를 각각 53번, 21번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중화주의와 애국주의를 내세웠다. 27년간 종신 집권한 마오쩌둥(毛澤東)의 향수를 연신 자극하며 자신을 ‘제2의 마오’로 규정하려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미국과 서방을 겨냥해 시종일관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른다’ ‘노예화와 억압을 용납 않겠다’ 같은 호전적 단어를 사용한 그의 모습이 흡사 황제의 선전포고 같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마오처럼 망루 올라 “위대한 중국” 포효 시 주석은 이날 참석 인사 중 유일하게 회색 중산(中山)복을 입었다. ‘국부’로 추앙받는 ‘쑨원(孫文)’이 즐겨 입었고 이름도 그의 호 ‘중산’에서 유래했다. 톈안먼 망루 중앙에 걸린 마오의 대형 초상화 바로 뒤에 마오와 똑같은 차림으로 선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이 제국주의와 패권주의를 이겨냈다.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발전시킬 수 있다”며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주창했다. 그는 공산당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화민족을 이끌어 100년이 흐른 지금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며 “쓰라린 희생은 새로운 하늘에서 해와 달을 빛나게 한다”는 마오의 시(詩) ‘샤오산에서’도 인용했다. 이날 인민해방군 의장대도 마오의 유해가 안치된 광장 남쪽의 마오쩌둥기념관 쪽에서 인민혁명 기념탑을 거쳐 시 주석이 있는 톈안먼 망루 쪽으로 행진했다. 시 주석이 마오급 절대 권력자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흰색과 하늘색이 섞인 옷에 붉은 스카프를 두른 10, 20대 수천 명은 시 주석 앞에서 “당에 충성을 맹세한다. 중국을 통일하고 부흥시키자”고 외쳤다. 이들이 오성홍기까지 휘두르자 톈안먼 광장 전체가 붉은 물결로 넘실댔다. 시 주석은 “젊은층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시키는 것을 앞장서야 한다”며 “청년들은 이를 자신의 절대 임무로 삼으라. 중국인의 기개와 저력을 증강시켜 당과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기념식을 내내 생중계한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 또한 패기와 자신감으로 가득한 젊은 당원들을 자주 비췄다. 일각에서는 이날 청년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이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를 지지했던 ‘홍위병’을 연상시킨다는 평까지 내놓고 있다. 시 주석 또한 젊은층의 지지를 업고 내년 10월 20차 당 대회를 통해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대만 통일’에 7만 명 기립박수 광장에 운집한 7만 명의 군중은 이날 시 주석의 연설 중 대만 통일과 외세 개입 반대를 강조할 때 가장 환호했다. 이들은 시 주석이 “대만 통일을 추진하고 홍콩 등 특별행정구에서는 중국의 전면적인 통치권을 실현해야 한다”고 하자 기립박수를 보냈다. 시 주석은 또한 “공산당을 중국 인민과 분리하고 대립시키려는 시도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9500만 중국 공산당원과 14억 중국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이 자신을 ‘대통령(president)’ 대신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부르며 공산당과 중국인을 구별해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이날 기념식에 참가한 군중은 1951년 베이징 선농단 체육관에서 열린 공산당 30주년 기념식(4만 명)을 넘어서는 최대 인파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만 입장이 허용됐고 거의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중국 내부와 국제사회를 향해 코로나19를 이겨냈음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행사 개막을 선언하자 국가(國歌)인 인민해방군가를 합창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 등 최고지도부가 대거 참석했지만 건강 이상설이 나도는 장쩌민(江澤民·95) 전 주석은 없었다. 기념식에 앞서 최첨단 ‘젠(J)-20’ 스텔스 전투기 등이 참가한 화려한 에어쇼도 등장했다. J-20 전투기 15대는 3개 편대를 이뤄 광장 상공을 날았다. 또 헬리콥터 29대가 100주년을 상징하는 숫자 ‘100’을, J-10 전투기 10대는 7월 1일을 가리키는 ‘71’ 모양을 만들었다. ○ 대만-日 “우려” vs 북-러 “지지” 대만은 시 주석의 노골적 통일 언급에 거세게 반발했다.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1일 성명을 통해 “중국이 일당독재 체제하에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인권과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대만 민의를 존중하라”며 ‘하나의 중국’은 중국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며 2300만 대만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역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 등 국제사회의 보편 가치는 중국을 포함해 어느 국가에서든 보장돼야 한다. 중국 해경국 소속 선박들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일본 영해에 잇달아 침입하는 것도 유감”이라고 가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축전과 화환을 보내 “중국 공산당에 대한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비방 중상과 압박은 단말마적인 발악”이라며 “새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중국 인민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다. 조선(북한) 노동당은 중국 공산당과 굳게 단결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조중(북-중) 친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성명을 통해 “중국이 국제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치하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일 오전 8시(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100주년을 자축하는 65분의 연설 중 ‘위대’와 ‘위대한 부흥’이란 문구를 각각 53번, 21번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중화주의와 애국주의를 내세웠다. 27년간 종신 집권한 마오쩌둥(毛澤東)의 향수를 연신 자극하며 자신을 ‘제2의 마오’로 규정하려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미국과 서방을 겨냥해 시종일관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른다’ ‘노예화와 억압을 용납 않겠다’ 같은 호전적 단어를 사용한 그의 모습이 흡사 황제의 선전포고 같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마오처럼 망루 올라 “위대한 중국” 포효 시 주석은 이날 참석 인사 중 유일하게 회색 중산(中山)복을 입었다. ‘국부’로 추앙받는 ‘쑨원(孫文)’이 즐겨 입었고 이름도 그의 호 ‘중산’에서 유래했다. 톈안먼 망루 중앙에 걸린 마오의 대형 초상화 바로 뒤에 마오와 똑같은 차림으로 선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이 제국주의와 패권주의를 이겨냈다.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산당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화민족을 이끌어 100년이 흐른 지금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며 “쓰라린 희생은 새로운 하늘에서 해와 달을 빛나게 한다”는 마오의 시(詩) ‘샤오산에서’도 인용했다. 이날 인민해방군 의장대도 마오의 유해가 안치된 광장 남쪽의 마오쩌둥기념관 쪽에서 인민혁명 기념탑을 거쳐 시 주석이 있는 톈안먼 망루 쪽으로 행진했다. 시 주석이 마오급 절대 권력자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흰색과 하늘색이 섞인 옷에 붉은 스카프를 두른 10, 20대 수천 명은 시 주석 앞에서 “당에 충성을 맹세한다. 중국을 통일하고 부흥시키자”고 외쳤다. 이들이 오성홍기까지 휘두르자 텐안먼 광장 전체가 붉은 물결로 넘실댔다. 시 주석은 “젊은 층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시키는 것을 앞장서야 한다”며 “청년들은 이를 자신의 절대 임무로 삼으라. 중국인의 기개와 저력을 증강시켜 당과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기념식을 내내 생중계한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 또한 패기와 자신감으로 가득한 젊은 당원들을 자주 비췄다. 일각에서는 이날 청년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이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를 지지했던 ‘홍위병’을 연상시킨다는 평까지 내놓고 있다. 시 주석 또한 젊은층의 지지를 업고 내년 10월 20차 당 대회를 통해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대만 통일’에 7만 명 기립박수 광장에 운집한 7만 명의 군중은 이날 시 주석의 연설 중 대만 통일과 외세 개입 반대를 강조할 때 가장 환호했다. 시 주석이 “대만 통일을 추진하고 홍콩 등 특별행정구에서는 중국의 전면적인 통치권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군중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시 주석은 또한 “공산당을 중국 인민과 분리하고 대립시키려는 시도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9500만 중국 공산당원과 14억 중국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자신을 ‘대통령(president)’ 대신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부르며 공산당과 중국인을 구별해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이날 기념식에 참가한 군중은 1951년 베이징 선농단 체육관에서 열린 공산당 30주년 기념식(4만 명)을 넘어서는 최대 인파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만이 입장이 허용됐고 대부분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중국 내부와 국제사회를 향해 코로나19를 이겨냈음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행사를 개막을 선언하자 국가(國歌)인 인민해방군가를 합창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 등 최고지도부가 대거 참석했지만 건강 이상설이 나도는 장쩌민(江澤民·95)전 주석은 없었다. 기념식에 앞서 최첨단 ‘젠(J)-20’ 스텔스 전투기 등이 참가한 화려한 에어쇼도 등장했다. J-20 전투기 15대는 3개 편대를 이뤄 광장 상공을 날았다. 또 헬리콥터 29대가 100주년을 상징하는 숫자 ‘100’을, J-10 전투기 10대는 7월 1일을 가리키는 ‘71’ 모양을 만들었다. ● 대만-日 “우려” vs 북-러 “지지” 대만은 시 주석의 노골적 통일 언급에 거세게 반발했다.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1일 성명을 통해 “중국이 일당독재 체제하에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인권과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대만 민의를 존중하라”며 ‘하나의 중국’은 중국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며 2300만 대만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역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 등 국제사회의 보편 가치는 중국을 포함해 어느 국가에서든 보장돼야 한다. 중국 해경국 소속 선박들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일본 영해에 잇달아 침입하는 것도 유감”이라고 가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축전과 화환을 보내 “중국 공산당에 대한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비방 중상과 압박은 단말마적인 발악”이라며 “새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중국 인민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다. 조선(북한) 노동당은 중국 공산당과 굳게 단결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조중(북-중) 친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성명을 통해 “중국이 국제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치하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무 태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며 핵심 간부들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특히 이를 이유로 북한 권력의 정점에 있는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핵심 간부들을 대거 경질하는 등 문책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코로나19 방역 통제 장기화로 심각해진 식량난에 대처하지 못해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거나 코로나19 방역체계에 구멍이 생겨 확진자가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 사건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엄중한 후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국가 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세계적인 보건위기에 대비한 국가비상 방역전의 장기화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물질적·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우기로 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만)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1월) 당 대회와 (이달) 전원회의에서 토의·결정한 중요 과업 관철에 제동을 거는 중요 인자는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성이다. 경제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며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방역 부실의 책임을 물어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일부와 당 비서를 해임시키고 간부들을 새로 임명했다. 상무위원회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5인으로 구성된 최고의사결정 기구다. 상무위원 가운데 군 서열 1위인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방역 관련 지시를 불이행해 해임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정은, 방역 내세워 대대적 숙청… 軍서열 1위 리병철 해임된듯 “방역 중대사건 발생” 문책 물갈이접경지역서 코로나 확진 가능성…식량난에 주민 불만 폭발했을수도상무위원은 6개월만에 교체…경제 총책임 김덕훈 경질說2인자 김여정 전면 나설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 상무위원회를 새로 구성한 지 6개월도 안 된 시점에 상무위원까지 경질했다. 김 위원장이 위기로 느낄 만한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방역 부실 책임을 물어 상무위원뿐 아니라 당 비서,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까지 대대적으로 물갈이한 만큼 권력 구도 변화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대남·대미 문제를 총괄하며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해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여정은 이번 회의에서 또 다른 실세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함께 비판 토론에 나섰다.○ 방역 뚫렸거나 주민 불만 폭발 가능성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일부 책임간부의 직무 태만 행위를 엄중히 취급하고 전당적으로 간부혁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과 국가의 중요 직책을 맡고 있는 책임 간부들이 현 시기 조국과 인민의 안전, 사활이 걸린 국가비상방역체계의 지속적 강화와 나라의 경제사업, 인민생활 안전에 엄중한 저해를 줬다”고 했다. 책임 간부들의 “직무태만” “무지와 무능력, 무책임”을 수차례 비판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도 높은 통제를 유지하며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북-중 접경 일부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정치국 회의는 지난달 15∼18일 당 전원회의가 열린 지 불과 11일 만에 열렸다. 당시 회의에 도당책임비서들과 도인민위원장 등 지방 관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관료들이 전원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이 대로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 7월 개성으로 월북한 탈북민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주장했을 때는 개성 지역을 봉쇄했다. 이번에는 방역 강화 조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확진자 발생보다는 방역 통제 장기화로 심각해진 식량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언급했다. 군부대 식량을 풀어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김 위원장이 숙청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회의서 고개 숙인 군 서열 1위 경질 가능성 이에 따라 경질된 상무위원이 군 서열 1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김덕훈 내각총리 5명이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리병철은 회의 의결 장면에서 다른 정치국 간부들과 달리 손을 들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 사진에는 의결 장면에서 리병철이 어두운 표정으로 눈을 아래로 깔고 김 위원장이 이를 노려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치국 위원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도 의결 때 손을 들지 않았고 보건 분야를 담당하는 최상건 당 비서는 회의 주석단에 등장하지 않았다. 두 사람도 경질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이번 사건이 경제건설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지적한 만큼 김덕훈이 경질됐을 수도 있다. 최측근인 조용원의 해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조용원은 이날 비판 토론에 나섰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 상무위원회를 새로 구성한 지 6개월도 안 된 시점에 상무위원까지 경질했다. 김 위원장이 위기로 느낄 만한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방역 부실 책임을 물어 상무위원뿐 아니라 당 비서,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까지 대대적으로 물갈이한 만큼 권력 구도 변화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대남·대미 문제를 총괄하며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해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여정은 이번 회의에서 또 다른 실세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함께 비판 토론에 나섰다.○ 방역 뚫렸거나 주민 불만 폭발 가능성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일부 책임간부의 직무 태만 행위를 엄중히 취급하고 전당적으로 간부혁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과 국가의 중요 직책을 맡고 있는 책임 간부들이 현 시기 조국과 인민의 안전, 사활이 걸린 국가비상방역체계의 지속적 강화와 나라의 경제사업, 인민생활 안전에 엄중한 저해를 줬다”고 했다. 책임 간부들의 “직무태만” “무지와 무능력, 무책임”을 수차례 비판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도 높은 통제를 유지하며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북-중 접경 일부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정치국 회의는 지난달 15∼18일 당 전원회의가 열린 지 불과 11일 만에 열렸다. 당시 회의에 도당책임비서들과 도인민위원장 등 지방 관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관료들이 전원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이 대로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 7월 개성으로 월북한 탈북민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주장했을 때는 개성 지역을 봉쇄했다. 이번에는 방역 강화 조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확진자 발생보다는 방역 통제 장기화로 심각해진 식량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언급했다. 군부대 식량을 풀어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김 위원장이 숙청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회의서 고개 숙인 군 서열 1위 경질 가능성이에 따라 경질된 상무위원이 군 서열 1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김덕훈 내각총리 5명이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리병철은 회의 의결 장면에서 다른 정치국 간부들과 달리 손을 들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 사진에는 의결 장면에서 리병철이 어두운 표정으로 눈을 아래로 깔고 김 위원장이 이를 노려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치국 위원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도 의결 때 손을 들지 않았고 보건 분야를 담당하는 최상건 당 비서는 회의 주석단에 등장하지 않았다. 두 사람도 경질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이번 사건이 경제건설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지적한 만큼 김덕훈이 경질됐을 수도 있다. 최측근인 조용원의 해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조용원은 이날 비판 토론에 나섰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주한 미국대사관의 ‘넘버2’에 크리스 델 코르소 신임 부대사가 임명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주한 미국 대사를 아직 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한 미 대사관 차석이 먼저 부임하게 된 것. 주한 미 대사관에 따르면 델 코르소 신임 부대사는 22일 부임해 근무를 시작했다. 델 코르소 부대사는 2016년부터 2019년 까지 3년 동안 한국에서 근무했었다. 당시 대사관 행정국장을 지냈다. 델 코르소 부대사는 이달 중순 경 로버트 랩슨 대사 대리가 임기를 마치면 이 자리를 이어받는다. 델 코르소 부대사가 임명됐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주한 미 대사와 관련해 별다른 인선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주일 미국대사로는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 주중 미국대사로는 닉 번스 전 국무부 차관이 각각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내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인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한국계 첫 미국 여성 대사인 유리 김 주알바니아 대사 등이 언급되지만 구체적인 인선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의 살 빠진 모습을 걱정하는 주민 인터뷰를 내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위원장의 신체 변화를 따로 언급하지 않던 과거와 달리 김 위원장의 체중 감량을 북한 매체가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만 해도 140kg대로 추정됐지만 이달 초 공개 행보부터 눈에 띄게 체중이 줄어든 모습으로 등장했다. 조선중앙TV는 22일 방영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에 대한 주민 반응을 전하는 보도에서 한 남성이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볼 때 인민들은 제일 가슴 아팠다”는 소감을 밝히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 주민은 “모든 사람들이 다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7일 공개 활동을 한 뒤 이달 4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을 보도할 때까지 대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치국 회의 때는 손목시계의 시곗줄이 줄어든 모습이 포착됐고 15∼1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의 살 빠진 모습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의도적인 체중 감량설과 건강 이상설이 함께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할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살 빠진 모습을 걱정하는 주민 인터뷰를 내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위원장의 신체 변화를 따로 언급하지 않던 과거와 달리 김 위원장의 체중 감량을 북한 매체가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만 해도 140㎏대로 추정됐지만 이달 초 공개 행보부터 눈에 띄게 체중이 줄어든 모습으로 등장했다. 조선중앙TV는 22일 방영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에 대한 주민 반응을 전하는 보도에서 한 남성이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볼 때 인민들은 제일 가슴 아팠다”는 소감을 밝히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 주민은 “모든 사람들이 다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7일 공개 활동을 한 뒤 이달 4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을 보도할 때까지 대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치국 회의 때는 손목시계의 시곗줄이 줄어든 모습이 포착됐고 15∼1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의 살 빠진 모습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의도적인 체중 감량설과 건강 이상설이 함께 나왔다. 정부 관게자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할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미 양국이 남북협력 사업의 대북 제재 면제를 조율하는 워킹그룹 종료 여부를 놓고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는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중이던 22일 “워킹그룹 종료에 한미가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다음 날 미 국무부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것. 우리 정부가 남북 협력에 속도를 내기 위해 북한이 극렬 반발해온 워킹그룹의 종료를 부각한 데 반해, 미국은 ‘워킹그룹’이라는 이름만 사용하지 않을 뿐 남북 협력 사업이 제재를 넘어 지나치게 속도를 내는 걸 막는 기능은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한미 워킹그룹을 종료(terminate)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협의와 조율은 대북정책을 이행하는 데 있어서 핵심 부분”이라면서 “우리는 이 관여를 계속할 것이고 확실히 여기서 끝나지는(ending)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외교적 메커니즘에 어떤 이름을 붙이건 간에 대북정책 시행에 있어 한국과 긴밀한 조율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김 대표 역시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한미 워킹그룹 ‘종료(termination)’라는 표현을 쓰자 ‘재조정(readjustment)’이라고 바로잡았다. 워킹그룹 폐지를 둘러싸고 양국이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대북 제재에 대한 시각차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임기 말 제재 대상이 아닌 인도적 협력뿐 아니라 제재 저촉 여부를 따져야 하는 경제 협력까지 속도를 내려 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방한 중인 김 대표를 만나 대북 제재 면제가 필요한 금강산 방문까지 한미가 협력하자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면 미국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불러오기 위해 대북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유지를 강조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국 요청으로 미국이 워킹그룹이란 이름을 쓰지 않도록 합의한 것뿐이지 대북 제재 면제를 위한 절차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이 합의한 영어 표현은 ‘종료(conclude)’로 지금까지 해온 워킹그룹을 종료하고 새로운 후속 조치를 마련한다는 의미다. 영어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조정(readjustment)에 더 가까운 표현”이라면서 양국 간 견해차가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화 언급에 대해 미국 백악관이 “흥미로운 신호”라고 평가하자 하루 만인 22일 “잘못된 기대”라고 반박했다. “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빨리 응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대남·대미 외교를 총괄하는 김여정이 직접 나서 일축한 것. 반면 방한 중인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불러오기 위해 대북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제재에 손댈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5줄짜리 김여정 담화에서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20일(현지 시간) 미 언론 인터뷰를 겨냥한 것. 북한의 반응은 한국을 방문 중인 김 대표가 전날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다”며 “북한의 긍정적인 답변을 곧 듣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하루 만에 나왔다. 이날 담화가 공개되기 전 외교부는 김여정이 지난해 6월 “친미사대의 올가미”라고 비난했던 한미 워킹그룹을 2018년 11월 개설한 지 2년 7개월 만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종료가 아니라 재조정”이라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킹그룹은 남북협력 사업이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외교부-미 국무부 간 협의체다. 김여정 “美, 꿈보다 해몽” 비난담화에… 성김 “제재 그대로” 맞불北 ‘적대정책 철회 우선’ 美압박…美도 곧바로 “양보없다” 강조당분간 대화 조건 줄다리기 예고성김 “한미 워킹그룹 재조정 합의”…‘종료’ 강조한 외교부와 시각차 방한 중인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22일 오후 4시부터 주한 미 대사관저에서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 등 중도보수 성향의 전직 외교관 및 학자 6명을 만났다. 이날 낮 12시경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 요구를 일축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가 나온 지 4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 성 김 “대북제재 손댈 생각 없다” 특히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는 그대로 간다”는 뜻을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여정 담화에 대해서는 “내가 제기한 조건 없는 대화에 대한 명확한 답신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좀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북-미 대화 전망에 대해 김 대표가 “좀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취하면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협상 재개를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가 조속한 북-미 대화 재개에 한미가 공감한다고 강조하는 것과는 온도차를 보인 것. 북한과의 협상을 전담하는 김 대표가 ‘대북제재 해제를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으로 쓸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대화 재개 조건을 둘러싼 북-미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북한은 대화 재개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 대북제재 해제 등을 가리키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고수하며 미국에 양보를 압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화 복귀를 기대했던 정부는 김여정 담화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입장을 낼 여유가 없다”고 했다. 통일부도 “정부가 논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담화가 나온 뒤 문재인 대통령은 방한 중인 김 대표를 청와대에서 만나 “남은 임기 동안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북-미 관계 개선에 성공을 거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 韓은 “워킹그룹 종료” 美 “종료 아니고 재조정”특히 김 대표는 학자들과의 만남에서 외교부가 이날 오전 한미 워킹그룹을 2년 7개월 만에 종료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가 워킹그룹의 “종료(termination)”라는 표현을 쓰자 김 대표가 “종료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재조정(readjustment)하는 것으로 (한국과) 합의했다”는 취지로 정정했다는 것. 앞서 외교부는 “워킹그룹이 ‘남북 관계 개선의 장애물’이라는 등 일부 비판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종료 이유를 설명했다. 한미 워킹그룹은 2018년 11월 우리 측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남북 협력의 대북제재 면제 절차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물론이고 여권에서도 남북 협력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워킹그룹 종료는) 당연히 북한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김 대표를 만나 “코로나 방역과 식량 등 민생 분야 협력,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방문 등을 긴밀히 협력하자”고 했다. “한미 간 창의적 접근을 제안한다”며 제재 우회의 필요성까지 내비쳤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대북제재 행정명령 효력을 1년 더 연장하면서 “북한의 정책이 미국 국가안보와 경제에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임기 말 정부가 남북협력 사업에 속도를 내려 워킹그룹 종료를 강조하다 대북정책에서 미국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지선 aurinko@donga.com·권오혁 기자}

성김 “北에 조건없는 대화 제안… 긍정 반응 희망” 한미일 북핵대표 협의서 첫 공개“곧 답변 기대” 여러 차례 강조… 방한기간 판문점 접촉 여부 관심 한국을 방문 중인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사진)가 21일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 제안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북특별대표로서 처음 방한해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한 사실을 처음 공개하면서 호응을 촉구한 것이다. “곧 긍정적인 답을 얻기를 희망한다”고도 여러 차례 강조해 김 대표가 한국에 머무는 23일까지 판문점에서 북-미 접촉이 성사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첫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이를 모색해나가는 정밀하고 실용적인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는 “우리는 평양으로부터 대화 제안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언급이 우리가 조만간 긍정적인 답을 들을 것임을 의미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북한과 협상을 전담하는 김 대표가 협상 재개의 공을 북한에 넘긴 것. 김 대표는 이날 북-미 대화를 위해 판문점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18일 폐회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해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만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여러 차례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에 다시 공넘긴 美 “‘좋다, 협상하자’는 분명한 신호 기다려” 북-미 모두 대화 재개에 열려 있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성 김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1년 4개월 동안 멈춰 있던 북-미 대화에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김 대표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 것은 방한 기간 동안에라도 북한이 답을 주면 바로 만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한미는 북한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대표는 한미, 한미일 간 북핵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과 한미 협의 이후 약식 기자회견 등 공개된 세 번의 발언에서 모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준비 관련 언급을 주목했다”며 “우리의 대화 제안에 대한 북한의 긍정적인 답변을 곧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 대표가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같은 대화 재개 조건을 내걸지 말라며 공을 북한으로 넘긴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0일(현지 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이 방향으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평양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정확하게 무엇을 기다리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좋다, 해보자, 앉아서 협상을 시작해 보자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방한한 시점에 나온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은 북한에 당 전원회의 발언이나 담화문 같은 형식의 간접 메시지로 변죽만 울리지 말고 대화에 나와 북한의 의도와 생각을 직접적으로 분명하게 밝히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이날 처음으로 열린 한미,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각각 45분, 1시간씩 이어가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때 직접 제기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대북 제재 해제를 맞바꾸자’는 요구에서 다시 협상을 시작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한미 협의에서 “우리는 대화와 대결을 거론한 김 위원장의 최근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도 (대화와 대결) 어느 쪽이든 준비돼 있다”고 했다. 특히 한미일 협의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 특히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에(대북제재) 동참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가하는 위협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회담에서는 대화에 방점을 찍었지만, 3자 협력을 강조한 한미일 회담에서는 대북 제재 유지도 강조하면서 제재의 구멍으로 의심받는 중국과 러시아에 철저한 이행을 요구한 것이다. 북한이 대화 재개 조건으로 내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없이 협상에 나서겠다는 구체적인 신호가 아직 보이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도 진정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북-미 관계가 극적으로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1일 한미,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간 협의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내놓은 첫 공식 입장에서 “대화와 대결을 다 준비해야 한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직후여서 김 대표가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북특별대표는 북한과 협상을 전담하는 자리다. ○ 성 김 광폭 행보, 문 대통령 만날 듯 19일 한국에 도착해 20일까지 개인 일정을 소화한 김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성 김 대표 임명 사실을 깜짝 공개한 뒤 한미 간 첫 북핵수석대표 협의다. 이날 한미 협의에 이어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하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열린다. 노 본부장과 후나코시 국장도 별도로 회동할 예정이다.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김 위원장의 발언 직후 한미일이 대북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다. 한미일 3국은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끊어진 북-미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유인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18일 폐회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주력해 나가야 한다”면서 대화가 열려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도 만난다. 22일에는 통일부 이인영 장관, 최영준 차관과 면담한 뒤 청와대를 방문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높다. 김 대표는 북한 관련 싱크탱크 인사들에게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한다.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학계 인사까지 두루 만나는 광폭 행보다. 정부 소식통은 “김 대표가 방한 기간 동안 판문점을 방문해 북한과 접촉할 계획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김 대표가 대북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 국정원 산하 연구원 “김정은 방중 가능성” 이런 가운데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를 시작하기 전 먼저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19일 북한의 당 전원회의 결과를 분석하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를 고려할 경우 김 위원장의 방중이나 북-중 간 고위급 교류가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20년 만에 조중(북-중)우호협력조약 갱신이 이뤄지는 7월 11일을 전후한 고위급 인사의 방중 또는 방북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연구원은 “북한이 선제적으로 (미국에) 대화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요청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1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끝난 전원회의에서 “견인불발의 투지로 혁명 앞에 가로놓인 현 난국을 반드시 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견인불발(堅忍不拔)은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굳게 참고 견딘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전원회의 첫날인 15일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면서 이례적으로 직접 식량난을 언급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뒤 5개월 만에 미국이 아시아와 유럽에서 동시에 중국 포위망 구축을 시도하자 정부가 한국 외교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발 국제질서 지각변동이 시작됐는데도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반발하자 다시 미중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번째 해외 순방인 이번 유럽 방문에서 서방의 동맹들과 함께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3∼5월에는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협의체) 정상회의와 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어 아시아 동맹들과 협력을 통한 중국 견제에 시동을 걸었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바이든 행정부가 아시아와 유럽의 동맹을 규합해 동쪽의 아시아와 서쪽의 유럽에서 중국을 전방위로 협공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포위를 위한 태평양-대서양 벨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美, 아시아와 유럽서 중국 동시 협공” 바이든 대통령이 4월과 5월 워싱턴에서 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차례로 개최할 때만 해도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동맹 중시 기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봤다. 바이든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달 G7, 나토 정상회의를 주도해 중국 견제를 핵심 이슈로 끄집어낸 것. 중국과 밀착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만나면서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국가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만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지 않은 셈이 됐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무너진 미국 동맹관계를 차례로 복원하는 체계적인 세계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구호를 말뿐이 아니라 미소 냉전 종식 이후 역할이 약화되던 나토에 “중국의 구조적 도전”에 대처하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등 실제 외교 전략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것.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마디로 아주 치밀하고 영리한 행보”라며 “이런 전방위 공세에 중국이 대응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미-미일-G7-나토 성명 중국 내용 비슷” 특히 정부는 한미, 미일 정상회담과 쿼드, G7, 나토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일련의 중국 관련 내용들이 모두 비슷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도 한미 관계 차원을 넘어 동맹들과 함께 중국을 동서에서 포위하려는 세계 전략에 한국을 편입시키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14일(현지 시간) 발표된 나토 정상회의 성명에는 중국의 행동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분야에 구조적 도전을 야기한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성명에 “중국” 표현은 없었지만 “한미는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대만, 남중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원 조사 문제 모두 G7 정상회의 성명에 포함됐다. 실제 외교 소식통은 회담 준비 과정에 대해 “미국이 먼저 한미 공동성명 초안을 한국에 제시했고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만 해도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진행되는 세계질서의 변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는 구상에서 공동성명을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 성명에 대해 중국이 “불장난하지 말라”며 불만을 표시하자 “성명이 특정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미중 사이 모호한 태도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국익에 바탕을 둔 분명한 원칙을 제시하지 않으면 미국이 주도하는 전 세계적 네트워크에 끼지 못하면서 중국과도 불신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대응 목적으로 G7 정상회의 성명에 명시된 글로벌인프라 계획인 ‘더 나은 세계 재건(B3W)’에 미국이 협력을 요청해 오는 시점부터가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주파수를 맞추면서 보편적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는 중국의 반발에도 할 말을 해야 하는 쪽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최지선·권오혁 기자}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부터 23일까지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임명된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하는 것은 처음으로, 북한이 반응을 내놓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성 김 대표 방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신속히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방한할 예정”이라면서 “한미일,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조율 중이다”라고 했다. 성 김 대표는 문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 김 대표가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접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외교부는 “그런 일정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성 김 대표 방한은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연 직후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5일부터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대응방향’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원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인식에 대한 김 위원장의 첫 입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이 식량난을 겪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지난해 수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가 겹치면서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원회의에서 “국제정세 대응방향”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김 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 첫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6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생산계획이 미달돼 현재 인민들의 식량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그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농사를 잘 짓는 것은 현 시기 당과 국가가 최중대시하고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전투적 과업”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식량난을 언급한 사실을 북한 매체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김 위원장 집권 이래 최대 수해 피해를 입었다. 특히 피해가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에 집중됐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북한 식량 부족분을 85만 8000t으로 추산하며 수입이나 원조가 없다면 8~10월이 혹독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국경을 봉쇄해 중국의 식량, 비료 지원이 차질을 빚고 있다.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대응방향’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나타난 미국의 대북 인식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이 처음 공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일본은 국가에 의한 강간, 고문을 자행했으므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금 강제집행 신청은 적법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단독 남성우 판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일본 정부에 대해 9일 “한국 내 재산 목록을 공개하라”고 명령하며 이같이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일본이 이에 응하지 않자 법원이 일본의 국내 재산을 압류, 매각하기 위한 강제집행 절차를 사실상 개시한 것이다. 남 판사는 1월 일본을 상대로 한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에서 피해자 승소 판결을 했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당시 부장판사 김정곤)의 논리와 거의 일치하는 판단을 내렸다. 우선 외국 정부가 위안부 운영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경우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관습법의 원칙인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남 판사는 또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는 각자의 권한을 행사하고 서로 견제한다. (일본의 패소) 판결에 따른 대일관계의 악화 등은 행정부의 영역”이라며 법리적 판단만으로 강제집행 신청이 적법한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남 판사의 이날 판결은 다른 재판부가 불과 석 달 전인 3월에 내렸던 결론과 정반대다. 위안부 사건과 관련해 잇달아 엇갈린 판결이 나오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새롭게 구성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양호)는 ‘패소한 일본 정부가 소송 비용도 부담하라’는 1월 판결에 대해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재산을 압류, 매각하는 등 강제집행을 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고 우리 사법부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재판부는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피해자들이 승소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상반된 결론을 내면서 “강제집행까지 나아갈 경우 서방세력의 대표 일본과의 관계가 훼손된다”고 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내 재산 목록을 공개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오긴 했지만 재산 명시 명령은 강제집행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일본이 재산 명시 명령문을 송달받지 않고 시간을 끌 경우 재산 명시 명령은 취소된다. 재산 명시가 이뤄진 뒤에도 재산 압류, 매각 등 절차마다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법원이 압류, 매각에 나서더라도 2, 3년이 걸릴 수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경우도 2018년 12월 일본 기업의 국내 재산 압류를 신청했지만 아직 법원의 매각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한국 내 자산으로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주한 일본대사관 및 일본공보문화원 건물과 부지, 대사관 차량 등이 꼽힌다. 하지만 대사관 건물과 부지, 차량 등은 공관과 내부 비품류, 수송수단에 대해 강제집행을 면제하는 빈협약에 따라 강제집행이 어렵다. 강제집행을 하려면 공관과 무관한 다른 자산을 찾아야 하지만 외교부가 이를 파악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상준 speakup@donga.com·최지선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4일(현지 시간)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를 위한 대미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처음 참석한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패전국에나 강요하는 굴욕적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온 CVID가 다시 등장해 주목된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나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보다 한층 강도 높은 수위로 북핵 폐기라는 목표를 분명히 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토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대한 CVID 목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북한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 의미 있는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 핵, 화학, 생물학 전투능력과 탄도미사일을 제거하고 모든 관련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성명에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포기(abandonment)’를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초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 설득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공동성명에 넣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대화 재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되 한국이 개입하지 않은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CVID가 다시 사용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 입장은 여전히 CVID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사용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한국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CVID에서 물러났던 게 아니라는 의미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금씩 형태를 달리하는 표현들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며 “중요한 것은 (한미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에 완전히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