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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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6-03-19~2026-04-18
문화 일반34%
문학/출판23%
연극17%
경제일반7%
학술7%
유통3%
여행3%
칼럼3%
교육3%
  • [책의 향기/청계천 책방]완벽한 엄마와 행복한 엄마

    부모 자식 남편 아내 직장인…. 누구나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이 모두를 잘하기란 불가능하다. ‘○○ 역할’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자.‘좀 망가져도 난 행복한 엄마’(캉디스 코른베그르 앙젤 지음·김수영 옮김·문학세계사)는 아이를 키우며 겪는 시트콤 같은 일상을 거침없이 써내려간다. 아이는 소아과 의사에게 “우리 엄마는 엉덩이로 트럼펫 소리를 내요”라고 말하고 아끼는 옷을 입을 때마다 그 위에 토한다. 우아하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없다. ‘어른노릇 아이노릇’(고미 타로 지음·김혜정 옮김·미래인)은 어른이 아이를 대하는 방식에 일침을 놓는다. 어른들은 빡빡하게 살 때가 아닌데도 “열심히 하라”는 말로 아이들의 삶을 삭막하게 만든다. 높은 기준을 세워 놓고 이를 못 맞추면 스스로를 들볶고 있지는 않은가. 애면글면할 필요 없다. 뒷목만 더 팽팽해질 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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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승리를 위해’… 아들도 이적시킨 명장의 고집

    정식 교육은 열여섯 살에 끝났고, 기계 제작 견습생으로 일하며 주말에 축구를 했던 한 소년이 있었다. 조선소에서 일했던 아버지는 무뚝뚝했지만 성실했고, 비행기 부품 공장에서 근무했던 어머니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성실함과 칭찬의 힘을 일찌감치 알았던 소년은 훗날 축구 감독이 됐고, 이를 실천했다. 사반세기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아 축구 역사를 새로 쓴 알렉스 퍼거슨 경이다. 자서전 ‘알렉스 퍼거슨 나의 이야기’(문학사상)가 지난해 나왔지만 이 책은 그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췄다. 평생 오전 7시에 출근한 그는 오직 승리를 위한 전략에 집중했다. 선수들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다른 팀의 경기를 챙겨 봤다. 1930년대 뉴욕 록펠러센터 건설 현장에서 수백 피트 높이의 철제 난간에 앉아 점심을 먹는 노동자 열한 명의 흑백 사진을 훈련장 사무실에 걸어 놓은 건 동료를 위해 목숨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전력에 지장을 주는 건 작은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긴 머리와 액세서리 착용도 예외가 될 순 없었다. “더 민첩해지려고 엄청나게 노력하면서 왜 움직이는 데 방해가 되는 머리카락을 기르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십자가 목걸이는 골고다 언덕길을 따라 순례자들이 이고 가는 십자가보다 무거워 보였다.” 문신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한 번도 몸에 손댄 적이 없을 정도로 자제력이 뛰어나다고 기어이 덧붙이는 모습에서는 노장의 고집이 엿보인다. 저자는 선수들을 대했던 방식을 소탈하고 솔직하게 들려준다. 버스 앞자리에만 앉으며 일정 거리를 유지했지만 고민하는 선수들에게는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에서 큰 실수를 한 선수는 이미 충분히 고통스럽다는 걸 알기게 질책하지 않았다. 쌍둥이 아들 대런이 맨유에 입단했지만 전력 강화를 위해 아들과 같은 포지션에 더 뛰어난 선수를 영입했다. 결국 아들은 이적했다. 다정한 아내는 아직도 이를 용서하지 못해 “아들을 팔아먹은 아버지라니”라는 말을 가끔 듣고 산단다. 선수들이 경기 때마다 상대방 선수들과 비싼 유니폼을 바꿔 입고 이를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걸 보면 울화가 치밀었다는 대목에서는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후원사의 유니폼 재고가 떨어지면 구단이 구매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명 선수들의 일화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호날두는 발목에 무게 추를 달고 드리블 연습을 해 환상적인 발 기술을 개발했다. 열두 살의 데이비드 베컴을 영입하기 위해 여름 훈련 캠프에 초청하고 1군 선수들의 라커룸도 구경시켜줬다. 자로 잰 듯 요모조모 따지며 리더십을 분해하는 대신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나의 시대는 모두 끝났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뒤돌아보지 않는 단호함이 느껴진다. 모든 것을 치열하게 불사른 자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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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뮤지컬]“요즘 부산에서 뮤지컬 전용극장 짓고 있어요”

    설도윤. 그는 이름 자체가 브랜드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2001년 국내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이 역사를 쓴 사람이 설앤컴퍼니 대표인 그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위키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굵직굵직한 작품으로 그는 ‘잭팟’을 터뜨리며 뮤지컬 시장을 넓혀왔다. ‘에비타’ ‘프리실라’ ‘아이러브유’ ‘애비뉴 Q’ 등도 선보였다. 성악을 전공한 그는 9년간 연극·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섰고 무용가의 길을 걸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피날레 안무도 맡았다. 하지만 1990년 뮤지컬 제작에 뛰어든 그는 든 지금까지 뮤지컬만 보고 달려왔다. 설 대표는 요즘 부산에서 한 주의 절반을 보내고 있다. 18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부산국제금융센터 아트홀’을 짓는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완공되는 공연장 건설은 남구 문현금융로에 자리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의 2단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부산은 뮤지컬에 대한 잠재력이 큰 도시입니다. 일본, 중국 관광객도 많은 데다 북항에 크루즈선이 자주 정박해요. 유명 작품을 올리고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뮤지컬 업계의 승부사로도 유명한 그는 ‘오페라의 유령’으로 불모지였던 한국에 뮤지컬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003년 대구에서 ‘캣츠’를 2주간 공연한 것은 지방에서 처음으로 장기 공연을 시도한 승부수였다. 당시 대구에서는 사전예약으로만 1만5000명이 표를 샀다. 이때 잠재력을 확인했기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도 기획할 수 있었다. 현재 그가 짓고 있는 건물은 2개 동으로 호텔, 오피스, 상가도 함께 들어선다. 사업비만 4000억 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사실 그는 화려한 성공 못지않게 숱한 실패도 맛봤다. 1992년 집을 팔아 3억 원을 들인 뮤지컬 ‘재즈’는 말 그대로 ‘쫄딱’ 망했다. 2003년 ‘캣츠’ 공연을 위해 부산에 설치한 120억 원짜리 텐트극장 빅탑씨어터는 태풍 매미로 하루아침에 날아가 덩그러니 골조만 남았다. 이 때 진 빚을 갚는 데만 꼬박 10년이 걸렸다. “일이 터지면 본능적으로 어떻게 해야 빨리 해결할 수 있을지 방법부터 먼저 찾게 돼요. ‘진짜 힘들다’고 꼽는 순간은 없어요. 어릴 때부터 ‘난 다 할 수 있다’고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거든요.”(웃음) 무한긍정 그 자체다. 이번 프로젝트도 “잘된다고 100% 확신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증권박물관도 함께 들어설 예정입니다. 뉴욕에 월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가 함께 있는 것처럼 부산국제금융센터를 문화와 금융이 어우러지는 명소로 만들 겁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대구 광주 대전에도 뮤지컬 전용극장을 만들어 ‘뮤지컬전용극장 광역화’를 실현하고 싶다고 했다. 극장이라는 인프라가 갖춰져야 관객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뮤지컬을 하라고 점지된 운명 같아요, 하하. 뮤지컬을 할 때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참, 나이는 빼주시면 안 될까요? 나이 잊고 산 지 오래 됐거든요.”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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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릿은 냉철한 행동주의자, 코딜리아는 소통장애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햄릿’ ‘맥베스’ ‘리어왕’ ‘오셀로’에 나오는 인물을 새롭게 분석한 책이 나왔다.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55)가 쓴 ‘휘둘리지 않는 힘’(더숲)이다. 셰익스피어의 400주기인 올해 이 책은 눈길을 끈다. 신방과 교수가 왜 셰익스피어에 빠져들었을까. 그는 2013년부터 학생들과 독서클럽 활동을 하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다시 읽게 됐다. 인물들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였고 강렬하게 매료됐다. 최근 만난 김 교수는 갑상샘 수술을 받아 목에 거즈를 붙이고 입술도 부르터 있었지만 주요 인물 9명을 말할 때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햄릿은 복수를 위해 사랑도 버리고 계획을 세워 치밀하게 움직였어요. 죽는 순간에도 따라서 자결하려는 친구 허레이쇼에게 ‘살아남아 자신의 정당성을 알려 달라’고 할 만큼 철두철미했고요. 이런 인물이 우유부단한가요?” 리어왕의 셋째 딸 코딜리아는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묻는 늙은 아버지가 원하는 답을 뻔히 알고 있었지만 끝내 말해주지 않았다. “상대방과의 조화로운 소통이 대화의 핵심이라는 걸 모르는 소통장애자예요. 비극이 벌어질 걸 예견하면서도 신념만 고집한 지혜 없는 우등생이랄까요.” 맥베스는 실력에 인품까지 갖춘 ‘엄친아’였지만 유일한 한 가지, 정통성만 없었다. 결국 정통성 부재에 집착하다 몰락한다. “권력을 잡은 즉시 뭔가 했어야 합니다. 칭기즈칸처럼 정복전쟁에 나서든지 링컨처럼 노예해방을 하든지…. 그래야 조직을 장악할 수 있어요.” ‘종이책 읽기를 권함’(더숲)을 낸 독서광에다 커뮤니케이션학을 비롯해 경영학 정치학 사회심리학 등 그가 공부한 학문을 총동원했다. 1년 6개월이 걸린 작업 과정은 혹독했다. 비극의 인물들에게 빠져들면서 탈진했기 때문이다. 체력을 자신한 그였지만 두 번이나 앓아누웠다. “감히 비전공자가 덤벼도 되는지 수백 번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100명에게는 100명의 셰익스피어가 있다’는 말에 힘을 얻었습니다.” 그가 보기에 셰익스피어의 인물들을 비극으로 몰고 간 건 자신의 욕망과 아집, 열등감 때문이었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스스로를 지키는 힘도 결국 내 안에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학생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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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영화 ‘마션’속에도 수학이 있죠… 놀이처럼 즐기세요”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영화 ‘마션’,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의 공통점은? 수학이 활용됐다는 것. 수학자인 루이스 캐럴이 쓴 ‘이상한…’에는 42에 관한 비밀이 숨어 있다.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와트니가 지구와 교신할 수 있었던 것도, ‘캐리비안…’에서 데비 존스 선장이 꾸물꾸물 움직이는 문어 수염을 가진 것도 다 수학 덕분이다.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인 저자(51·사진)는 10년 만에 낸 신작에서 문학, 영화, 미술, 철학을 종횡무진하며 “수학은 가까이 있다”고 속삭인다. 17일 만난 저자는 “중고교생이 배우는 내용을 다뤘다. 학생들이 워낙 하드코어로 공부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레크리에이션으로 여길 것”이라며 웃었다. 화사한 꽃분홍색 표지를 넘기면 생각지도 못한 세계가 펼쳐진다. 미터법은 프랑스혁명기에 만들어졌다. 수백 개의 단위는 불공정한 거래의 빌미가 돼 프랑스혁명을 촉발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바빌로니아와 중국을 비롯한 고대문명에서는 직각삼각형에서 성립하는 그 유명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미 알고 있었다. 물론 피타고라스처럼 연역적으로 증명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이지만…. 소설, 영화 속 장면과 명화 등은 도형, 수식과 버무려졌다. “수학적 엄밀함과 독자 사이에서 수위를 정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수식은 최소화하기 위해 애썼고요. 훅훅 건너뛰면서 관심 있는 내용 위주로 보면 돼요.” 이처럼 다양한 수학적 코드를 어떻게 찾아냈을까. “영화, 책, 미술작품을 보다 보면 그냥 보여요. ‘매직아이’처럼요. 그만큼 수학이 곳곳에 있다는 의미죠.” 그는 소통하는 수학자로 유명하다. 전작인 ‘수학콘서트 플러스’(동아시아)와 ‘수학비타민 플러스’(김영사)는 수학 교양서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중고교로 찾아가 자주 강의하고 교과서 집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재미있는 교과서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후행(後行)학습을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더 낮은 학년 과정으로 되돌아가 구멍을 메워야 해요. 수학은 벽돌쌓기와 같아서 단계별로 다져져 있지 않으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져요.” 수학은 고립된 섬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책을 낸 것도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다. “대형마트 상품기획자(MD)가 제품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것처럼 저도 수학과 학생을 연결하는 ‘수학 MD’가 되고 싶어요. 이 책이 수학의 놀이터가 되길 바란다면 욕심일까요?”(웃음)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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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청계천 책방]교황의 메시지 “돈보다 존엄성”

    “돈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하죠? 그렇지 않아요. 돈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줘요.” 최근 방송된 한 드라마의 대사다. 발끈할 사람도 있겠지만 ‘돈=권력+α(알파)’인 현실이 직설적으로 표현됐다. ‘돈, 돈, 돈’을 노래하는 사람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당부했던 메시지를 정리한 책 두 권이 나왔다. ‘교황의 경제학’(에두아르 테트로 지음·전광철 옮김·착한책가게)과 ‘이놈의 경제가 사람잡네’(안드레아 토르니엘리, 자코모 갈레아치 지음·최우혁 옮김·갈라파고스)의 내용은 비슷하다. 교황은 호소한다. “사람을 죽이는 경제는 안 된다”고.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를 향해 ‘아니요!’라고 말해야 한다”고.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인간이 중심이 되는 길을 찾자고 제안한다. 치유와 자비를 강조하는 교황의 목소리가 세상을 조금씩 움직이게 만들 거라 믿고 싶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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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천재는 다르다, 세상을 보는 눈이

    “지금까지 해 온 방식 말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라.” 일터에서, 학교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독창적으로 생각하라고 여기저기서 요구한다. 하지만 속 시원하게 방법을 알려주는 이는 별로 없다. 이 책은 부제 ‘역사상 가장 똑똑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에서 설명하듯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크문트 프로이트, 레오나르도 다빈치, 소크라테스, 해나 아렌트 등 10명이 생각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상대성 이론’ 같은 어마어마한 결과물이 아니라 이를 도출해 낸 사고의 과정에 주목한다. 스스로를 ‘무학(無學)의 사람’이라고 부른 다빈치는 같은 신체 부위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봤다. 두개골도 옆, 정면, 위에서 비스듬히 바라본 각각의 모습을 같은 종이에 그렸다. 동시에 여러 각도로 보는 훈련을 한 것. 그는 ‘완전한 정신의 발달 원리’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예술의 과학을 공부하라 △과학의 예술을 공부하라 △감각을 발달시키라. 특히 보는 법을 배우라 △모든 것이 모든 것과 연결되었음을 알라. 아인슈타인은 모순적 상황도 받아들였다. 한 번에 여러 방향으로 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모순은 장애물이 아니라 그가 더 크고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 주저했던 일을 해보라고 저자는 권한다. 육식주의자라면 채식, 채식주의자라면 육식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남자는 여자의 시각으로, 여자는 남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라고도 한다. 강렬한 영감을 주지는 않아도 사고의 변화를 원하는 이라면 한번쯤 귀 기울여 볼 만하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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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쭉날쭉 베스트셀러 순위 뒤엔 ‘4店 4色’ 독자 성향

    #1. 혜민 스님의 에세이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수오서재)이 교보문고에서 이달 3∼9일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51주 연속 1위였던 ‘미움 받을 용기’(인플루엔셜)를 밀어낸 것. 온라인서점 예스24에서는 ‘완벽…’이 한 주 앞서 1위에 올랐다. #2. 지난달 출간된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21세기북스)는 예스24에서 지난달 둘째 주부터 3주 동안 1위였다. 같은 기간 교보에서는 11∼15위에 그쳤다. 이 기간에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1위는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소와다리)였다. 대형 서점마다 베스트셀러 순위에 차이가 난다. 본보는 1월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에서 책을 산 독자의 나이와 성별, 장르별 판매 비율을 토대로 원인을 분석했다. ○ 뚝배기 같은 오프라인 독자 ‘완벽…’이 교보의 서가에 꽂힌 건 이달 2일. 온라인으로는 지난달 17일부터 주문을 받았지만 책이 발송돼야 판매된 것으로 집계하기 때문에 출간 시점인 이달 2일부터 반영됐다. 예스24는 지난달 19일부터 예약을 받았고, ‘주문=판매’로 계산한다. 예스24에서 이 책이 한 주 빨리 1위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가끔…’이 교보와 예스24에서 순위가 많이 다른 건 온-오프라인 독자의 성향 차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보는 오프라인 매출이 65%, 온라인은 35%다. 이수현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장은 “오프라인 독자는 기존에 잘나간 책을 사는 경향이 강해 화제가 되는 신간이 아니면 즉각 반응하지 않는 편이다”고 말했다. 남녀 비율도 교보는 4 대 6인 데 비해 온라인 서점 3곳은 모두 3 대 7이다. ○ 서점마다 주로 이용하는 고객층 차이 30대 여성(29.1%) 고객 비중이 높은 예스24는 읽기 쉽고 아기자기한 책이 사랑받는다. 다이어리북인 ‘5년 후 나에게: Q&A a day’(토네이도)가 10위 이내를 지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알라딘의 색깔은 독특하다. 40대 여성(25.2%) 고객층이 두꺼운 이곳에서는 ‘하늘과…’, ‘초판본 진달래꽃’(소와다리)이 지난달 첫째 주부터 6주 연속 1, 2위를 이어갔다. 김성동 알라딘 마케팅팀장은 “1999년 설립될 때 20대 여성 고객이 제일 많았는데 이들이 대부분 남아 40대가 됐다. 공연 티켓 등을 팔지 않고 책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인문 덕후’가 많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도 40대 여성(30.8%)이 주류지만 ‘마법천자문34’(아울북) ‘WHY? 소프트웨어와 코딩’(예림당)이 상위권에 올라 자녀 책을 주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출판계 전체의 흐름은 교보에서, 얼리 어답터의 움직임은 예스24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알라딘에서는 독서계 오피니언 리더가 읽는 책, 인터파크에서는 주부의 실용서 경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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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철과 법정, 한국불교 두 거인의 대화록

    “정말 사람이… 사람이 성불(成佛)할 수 있습니까?” 1967년 12월 청년 법정이 물었다. 해인사 해인총림 초대 방장인 성철 스님이 답했다. “성불이란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본디 부처임을 깨닫는 것. 부처님 계신 곳은 바로 지금 그대가 서 있는 그 자리입니다.” ‘설전(雪戰·사진):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책읽는섬)는 한국 불교계의 두 거인이 깨달음과 수행, 세상에 대해 나눈 대화와 인연의 자취를 처음 정리한 책이다. 성철(1912∼1993)과 법정 스님(1932∼2010)은 속가 나이로 정확히 스무 살 차이가 난다. 법정 스님은 성철 스님을 큰 어른으로 따랐고, 제자들에게 엄격하기로 유명한 ‘가야산 호랑이’는 법정 스님을 인정하고 아꼈다. 법정 스님은 “불교란 무엇인가” “기독교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망설임 없이 던졌다. “법문만 듣고 있으니 얼얼하다. 출가하게 된 인연을 말해 달라”고 도발적으로 청하기도 했다. 성철 스님은 여유롭게 때로 즐기듯이 답한다. “죽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눈을 감으면 캄캄하고 눈을 뜨면 광명입니다. 본래 생사란 없습니다. 삶 이대로가 열반이고 해탈입니다.” 두 사람은 인연을 이어가며 불교 정신은 물론이고 지도자의 덕목, 인간성 회복, 미래가 꺾인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도 폭넓게 나눴다. 성철 스님은 자신이 쓴 원고 ‘본지풍광’ ‘선문정로’를 손봐달라고 부탁했고, 법정 스님은 정성을 기울였다. 1993년 성철 스님이 열반에 들었을 때 추모사를 쓴 이도 법정 스님이었다. 때론 팽팽하게 때론 따스하게 나눈 문답에는 이들이 치열하게 추구한 사랑과 자비, 지혜가 담겨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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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디자이너-출판사 합심 그림책협회 상반기 출범

    그림책 작가, 디자이너, 출판사 등으로 구성된 그림책협회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출범한다. 그림책을 독자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하도록 성장 역량을 모으기 위해서다. 한성옥 권윤덕 김서정 이수지 작가 등으로 구성된 그림책협회준비위원회는 다음 달 7일 서울 중구 시민청에서 ‘그림책협회를 꾸리기 위한 자유토론회’를 열어 논의를 진행한 뒤 상반기에 협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한국 작가들은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등 세계 유명 도서전에서 꾸준히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림책을 즐기는 성인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림책을 어린이책의 한 종류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림책협회는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그림책을 연구하며 △국제 교류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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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청계천 책방]마법같은 그림책의 힘

    연휴가 끝나고 일상이 시작됐지만 여기저기서 ‘피곤하다’는 말이 들린다. 손쉽게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면 그림책이 딱이다. 생일을 맞은 꼬마곰 베리가 숲 속 친구에게 말을 거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이승환 지음·그림북스)에는 꿀벌, 부엉이, 여우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담겨 있다. ‘아프리카 초콜릿’(장선환 지음·창비)은 초원에 떨어진 초콜릿을 맛보는 기린, 사자, 코끼리의 오묘한 표정이 압권이다. 여자아이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수채화처럼 담은 ‘그림을 그려봐’(김삼현 지음·시공주니어)도 있다. ‘그림책의 힘’(가와이 하야오 지음·마고북스) 저자는 그림책은 평생 세 번 읽는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아이를 키울 때, 황혼에 손주에게 읽어 줄 때. 머릿속이 복잡할 때 그림책을 꺼내 보자. 씨익 웃음이 나고 어느새 편안해진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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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하루살이’ 사회에 내일은 없다

    오늘 하루, 혹은 일 년만 버티고 보자는 건 개인이나 기업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돈이 없어도 신용카드로 긁고, 기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보다는 자사주를 사들여 손쉽게 주가를 올린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주 매입에 1140억 달러(약 136조8000억 원)를 썼다. 연구 개발에 들어간 자금의 1.5배다. 왜 이럴까. 미국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를 충동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충동에 사로잡혀 멀리 내다보지 못한다는 것. 원제(‘The Impulse Society’) 그대로 미국 사회를 ‘충동사회’라고 이름 붙였다. 자신의 욕구에 충실해 파편화된 개인은 정책에 관심이 없다. 정치인은 귀에 쏙쏙 꽂히는 자극적인 구호를 앞세운다. 중도는 사라지고 극단주의만 남게 됐다.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으로 인한 대량 해고, 부동산 거품과 부실한 파생상품 거래로 촉발된 금융위기, 고가의 장비를 들인 후 불필요한 치료를 권하는 의료 제도 등 미국 사회의 문제가 풍부한 사례와 함께 총망라돼 있다. 저자는 모두를 ‘하루살이’로 만든 주범으로 금융을 지목한다. 정확히는 주주 자본주의다. 2011년 구글은 1900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가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다. 들어갈 비용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투자자들이 퇴짜를 놓은 것. 1990년대 후반 록히드마틴은 월가의 투자자들에게 투자 예정인 첨단 기술을 소개했다. 이들은 발표장을 빠져나가자마자 이 회사 주식을 팔아치웠고, 나흘 만에 주가는 11%나 급락했다. 주식 보유 기간이 평균 18개월인 데 비해 해당 기술을 개발하려면 15년이나 걸린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었다. 기업최고경영자(CEO)의 임기도 20년 전 평균 9년에서 이제 5년으로 줄었다. 단기 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 등장한 로봇은 단순 업무만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변호사까지 위협한다. 유사한 판례, 특정 판사의 판결 성향은 컴퓨터가 더 방대한 양의 자료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충동사회는 일자리를 없애는 ‘노 칼라(No Collar)’로 귀결돼 다수의 개인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빈부격차는 극심해진다. 저자는 충동사회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공동체 회복을 제시한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50년간 연구한 결과 행복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변수가 사회적 유대의 폭과 깊이였다”는 하버드대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의 말은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의 개입도 촉구한다. 강력한 정부를 둔 독일 등 유럽과 싱가포르를 거론하며. 개인에게는 현재 삶의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충동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당부한다. 미국이 당면한 문제는 한국과도 많은 부분 겹친다. 그 원인을 충동에 따른 근시안적 사고로 본 분석틀은 흥미롭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문제를 광범위하게 나열하다 보니 분석의 밀도는 떨어진다. 분석 대상을 좁히고 한발 더 깊숙이 들어가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이 남는다. 해결 방안도 이상적이지만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다만 이 책이 보내는 경고 하나는 확실하다. 언 몸을 녹일 장작을 패기 위해 열심히 도끼로 찍고 있는 게 대들보가 아닌지 살펴보라고. 저자의 다른 책으로는 ‘석유의 종말’ ‘식량의 종말’이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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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수함의 갈망, 동심만 못할까… 어른들을 매혹시키는 그림책들

    ‘가볍다/너무 가벼워서/깃털보다 가벼워서/답삭 안아 올렸더니/난데없이 눈물 한 방울 투투둑/그걸 보신 우리 엄마/“얘야, 에미야, 우지 마라/그 많던 걱정 근심 다 내려놔서/그렇니라” 하신다/아, 어머니’ 화가 윤석남 씨가 이달 초 펴낸 그림책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사계절)의 한 대목이다. 아기처럼 작아진 백발의 엄마를 안고 눈물 흘리는 중년 여성 이야기를 윤 씨가 그림과 글로 담아냈다. 김진 사계절 그림책팀장은 “어른을 위해 만든 그림책”이라며 “40, 50대 여성들이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며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또 사계절은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시리즈의 이름을 지난해 ‘디어 그림책’으로 바꿨다. 그림책을 더이상 어린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즐겨 본다는 최신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그림책과 동화책 시장에서 어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서정적인 그림과 함께 쉬우면서도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이 책들에서 위안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이미지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도 영향을 미쳤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등 고흐의 작품을 차용한 그림책 ‘고흐, 나의 형’도 인기다. 백창화 숲 속 작은 책방 대표는 “한 직장인 여성에게 권했는데,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책에 나온 그림을 함께 그리며 마음을 나누는 모임을 운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샬롯의 거미줄’이 최근 100쇄를 돌파했고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도 조만간 100쇄를 넘어설 예정인데, 이는 어른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박진희 시공주니어 아동청소년팀장은 “아이와 같이 동화책을 보던 엄마들이 책의 매력에 빠져들어 아이가 자란 후에도 계속 동화책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황선미의 ‘목걸이 열쇠’도 80쇄 가까이 찍었다. 2009년 출간된 이수지의 ‘파도야 놀자’는 4만5000권 넘게 팔렸다. 호주 일러스트레이터 숀 탠의 ‘도착’은 2008년 출간돼 모두 1만8000권이 판매됐다. 같은 해 나온 폴란드 일러스트레이터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두 사람’은 1만6000권이 팔렸다. 서울 홍익대 앞의 그림책 전문 서점인 ‘베로니카 이펙트’ ‘책방 피노키오’도 성업 중이다. 유승보 베로니카 이펙트 대표는 “미술작품처럼 책을 소장하려는 20, 30대 남녀 고객이 많다”며 “유명 작가의 책은 절판된 후 가격이 계속 오르지만 구해 달라는 고객의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서는 우리나라가 어른용 그림책 시장이 정착된 미국 일본 영국을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그림책 보기가 하나의 취미로 정착하면서 시장이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며 “메시지가 명쾌하면서도 감동이 오래 남는 글을 쓸 수 있는 국내 저자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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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도 즐기는 동화책? 그림책·동화책 찾는 어른 부쩍 늘어

    ‘가볍다/너무 가벼워서/깃털보다 가벼워서/답삭 안아 올렸더니/난데없이 눈물 한 방울 투투둑/그걸 보신 우리 엄마/“얘야, 에미야, 우지 마라/그 많던 걱정 근심 다 내려놔서/그렇니라” 하신다/아, 어머니’ 화가 윤석남 씨가 이달 초 펴낸 그림책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사계절)의 한 대목이다. 아기처럼 작아진 백발의 엄마를 안고 눈물 흘리는 중년 여성 이야기를 윤 씨가 그림과 글로 담아냈다. 김진 사계절 그림책팀장은 “어른을 위해 만든 그림책”이라며 “40, 50대 여성들이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며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또 사계절은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시리즈의 이름을 지난해 ‘디어 그림책’으로 바꿨다. 그림책을 더 이상 어린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즐겨 본다는 최신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그림책과 동화책 시장에서 어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서정적인 그림과 함께 쉬우면서도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이들 책에서 위안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이미지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도 영향을 미쳤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등 고흐의 작품을 차용한 그림책 ‘고흐, 나의 형’도 인기다. 백창화 숲 속 작은 책방 대표는 “한 직장인 여성에게 권했는데,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책에 나온 그림을 함께 그리며 마음을 나누는 모임을 운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샬롯의 거미줄’이 최근 100쇄를 돌파했고 ‘내 이름은 삐삐롱 스타킹’도 조만간 100쇄를 넘어설 예정인데, 이는 어른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박진희 시공주니어 아동청소년팀장은 “아이와 같이 동화책을 보던 엄마들이 책의 매력에 빠져들어 아이가 자란 후에도 계속 동화책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황선미의 ‘목걸이 열쇠’도 80쇄 가까이 찍었다. 2009년 출간된 이수지의 ‘파도야 놀자’는 4만5000권 넘게 팔렸다. 오스트레일리아 일러스트레이터 숀탠의 작품도 어른이 주로 찾는 인기 그림책이다. ‘도착’은 2008년 출간돼 모두 1만8000권이 판매됐고, ‘두 사람’은 1만6000권이 팔렸다. 서울 홍대 앞의 그림책 전문 서점인 ‘베로니카이펙트’ ‘책방피노키오’도 성업 중이다. 유승보 베로니카이펙트 대표는 “미술작품처럼 책을 소장하려는 20, 30대 남녀 고객이 많다”며 “유명 작가의 책은 절판된 후 가격이 계속 오르지만 구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서는 우리나라가 어른용 그림책 시장이 정착된 미국 일본 영국을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그림책 보기가 하나의 취미로 정착하면서 시장이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며 “메시지가 명쾌하면서도 감동이 오래 남는 글을 쓸 수 있는 국내 저자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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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은밀하고 위대한’ 女작가들의 작업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천국이라고.” 이렇게 말한 버지니아 울프는 낙원에서 산 셈이다. 영국 남부 해안에 자리한 집의 정원에 오두막을 짓고 글을 썼으니까. 정원이 보이는 ‘자기만의 방’ 외에도 침실, 거실 등을 원고로 어지럽히며 작품에 몰두했다. 저자는 사진, 일기, 인터뷰와 지인의 진술을 바탕으로 여성 작가 35명의 작업 공간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여성의 방과 가방을 보는 건 내밀한 속내를 살피는 것과 비슷하기에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해나 아렌트, 시몬 드 보부아르, 수전 손태그, 애거사 크리스티, 이사벨 아옌데…. 이름만으로도 일단 책장을 넘기게 된다. 저자는 작가들의 작품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다. 삶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은 그들의 인생사와 자연스레 버무려지고 작품이 태어난 과정도 살짝살짝 엿볼 수 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보부아르는 상류층의 의무였던 파티가 죽음처럼 지루했기에 호텔과 카페에서 글을 썼다. 장편소설 ‘레 망다랭’으로 공쿠르상을 받은 후에야 상금으로 집을 마련한다. 서가에 수북이 쌓인 책 더미 앞자리는 계약 결혼한 연인 사르트르의 사진들이 차지하고 있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부엌 식탁도 마다하지 않고 어디서나 글쓰기에 몰두했다. “튼튼한 책상과 타자기 외에는 필요한 게 없어요”라며. 출판사에서 받은 돈으로 온실을 만드는 등 생활에 요긴하게 썼던 그에게 글쓰기는 거대한 사명이 아닌 직업이었다. 소설에 살인 도구로 독약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1차 세계대전 때 군 병원에서, 이후에는 약국에서 일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삐삐 롱스타킹’은 침대에서 태어났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앓아누운 딸을 위해 붉은색 머리를 땋은 당찬 소녀의 이야기를 지어 들려줬다. 자신이 다리를 다쳐 병상에 눕자 비로소 책을 쓰기 시작했고, 침대에서의 글쓰기는 습관으로 굳어졌다. ‘닐스의 신기한 여행’으로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셀마 라겔뢰프가 향토적이고 소박한 작품을 탄생시킨 데는 사랑했던 스웨덴 시골 고향집의 2층 서재도 한몫했다. 다리 길이가 달라 흔들리는 부엌 식탁은 이사벨 아옌데가 몽환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작품을 토해 내게 만들었을지 모른다고 저자는 추측한다. 1930, 40년대 ‘책에 흥미를 잃게 만든다’는 이유로 잘 싣지 않았던 여성 작가들의 얼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렌트, 손태그, 프랑수아즈 사강, 마르그리트 뒤라스, 보부아르 등의 손가락 사이에는 한결같이 불붙은 담배가 끼워져 있다. 강의하던 연단에서 내려온 작가와 따로 만나 차 한잔을 기울이는 기분이다. 화보집에 가까울 정도로 풍부한 사진이 돋보이지만 작가의 삶을 글로 넉넉히 담아냈다면 책이 좀 더 단단해질 것 같다. 비슷한 결을 지닌 책으로는 ‘작가의 책’(문학동네) ‘작가의 창’(마음산책)이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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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명절이 괴로운 그대여, 걱정 말아요”

    명절은 즐겁다. 하지만 닷새에 걸친 빨간 날 도망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상 차리기에 이골 난 며느리, 친척 만나기 두려운 백수 삼촌과 노처녀 이모, 살갑지 않은 자식에게 서운한 노부모…. 책은 때로 치유제가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도서 전문가에게 힐링 서적을 추천받았다. 그대여, 설날이 와도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 친척 만나기 두려운 ‘싱글’과 청년백수 “좋은 소식 없어?” 그런 소식, 어련히 알렸을까. 위축되지 말자. 싱글 여성이라면 마스다 미리의 만화가 적적한 위로를 준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는 대표작. ‘혼자 있는 시간의 힘’처럼 혼자인 시간을 값지게 쓰는 노하우를 담은 책도 있다. 그렇다고 사랑을 포기할 순 없다. 고전 ‘오만과 편견’(민음사)은 어떨까. 짝 없이 헛헛한 마음에는 역시 제인 오스틴이다. 취업 때문에 좌절한 청년이라면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처럼 청년이 가질 비전에 대해 현실적으로 당부하는 책도 있다. 때로 비슷한 고민을 한 이의 경험담은 도움이 된다.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는 ‘평범하게 살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해야 하는 이상한 시대’에서 벗어나고자 소규모 자본으로 자신만의 생업 개발에 나선 젊은이의 이야기다. ‘100세 할머니 시인’으로 유명한 고 시바타 도요의 시집 ‘약해지지 마’(지식여행)도 울림을 준다. 그는 92세에 시를 써 98세 무렵 이 시집을 펴냈다. ○ 명절 이후 냉랭해진 부부 진부하지만 명절은 부부싸움의 주요 원인. 시댁 거실에서 뒹구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한숨을 쉬고,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한 남편 역시 눈치 보느라 좌불안석이다. 자기계발서 ‘나는 아직 내게 끌린다’는 상처 입은 아내들의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될 만한 책, 에세이집 ‘여자는 아내가 필요하다’는 워킹맘이 특히 공감할 만하다. 아내를 비롯한 여자의 마음을 읽기 어려운 남편이라면 상담 사례를 통해 여성 심리를 설명한 책 ‘무엇이 여성을 분노하게 하는가’도 있다. 자기계발서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이나 ‘머리 아픈 남편 가슴 아픈 아내’도 가족, 부부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가족 간의 갈등에서 벗어나려면 한발 물러나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인원부터 사이보그까지 인류의 거대한 변화를 다룬 ‘사피엔스’ 같은 책을 읽다 보면 그까짓 부부싸움이야말로 칼로 물 베는 것 아닌가 싶을지도.○ 새해가 쓸쓸한 노년, 그리고 자식 나이와 서운함은 비례하는 걸까. 자식은 내 맘 같지 않고 명절날 속 끓이는 일이 잦아진다.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은 요긴한 인생의 지혜를 무겁지 않게 전한다.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는 외로움이 낫다’ ‘자기반성은 적당하게 해야 오래 산다’ 같은 조언은 젊은이에게도 유용하다. ‘노년의 의미’ ‘나이듦 수업’ 등 나이 듦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아툴 가완디·부키)는 제목은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죽음에 맞서 인간적 존엄을 어떻게 간직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자식에게도 부모의 나이 듦을 대면하는 건 두렵다. 라즈 채스트의 만화 ‘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돼’는 늙은 부모를 혼자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과 불안을 담담한 어조로 들려주며 공감을 이끈다.구가인 comedy9@donga.com·손효림 기자 }

    • 201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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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청계천 책방]가족을 사랑하는 법

    관계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때가 다가왔다.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주어진 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관계. 가족이다. 사람들은 집 밖에서는 한 편의 연극을 한다고 했던가. 막이 내린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무도 모른다. 혜민 스님은 4년 만에 내놓은 에세이집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수오서재)에서 조곤조곤 말한다. ‘우리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과도하게 의지하고 챙겨주고 또 그래서 상처를 받습니다. (중략) 관계는 난로 다루듯 해야 합니다. 너무 뜨겁게 가까이 다가오면 한 걸음만 뒷걸음하세요.’ ‘사랑의 표현 중에 하나는 상대를 그냥 좀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쿨한 관계 맺기는 삶의 중심축이 가족이나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에게 있을 때 가능해진다. 자기에게 집중하기. 서로를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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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검증했다, 소리없이 강한 책들

    “2010년 책을 낼 때만 해도 이렇게 잘 팔릴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모바일 시대지만 손글씨를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악필교정의 정석1’(사진)을 펴낸 법률저널 출판사의 이명신 출판팀장의 말이다. 사법시험, 행정고시와 같은 서술형 시험 준비생을 위해 만든 이 책은 매년 1만4000권이 팔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 팀장은 “엉망인 글씨체를 고치려는 어른이 많고 아이의 글씨를 바로잡아주려는 부모도 적지 않다. 과거 서예학원이 했던 역할을 책이 대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안겨주는 스테디셀러는 출판사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스테디셀러 가운데 약 80%는 베스트셀러였던 ‘화려한 과거’를 지녔지만 이목을 끌지 않고 ‘소리 없이 강한’ 책도 적지 않다. 교보문고와 예스24에 따르면 2010년까지 출간된 책 가운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0권 이상 팔린 책에는 의외의 책도 포함됐다. ‘21세기 한글 펜글씨 교본’(정진출판사) 역시 스테디셀러로 꼽혀 글씨로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출판사의 편집부가 저자인 책도 상당수였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은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윤동주의 ‘서시’ 등 우리나라에서 애송되는 명시 100편을 모았다. 편집부의 저력은 아동 도서에서 두드러진다. ‘똥 눌 때 보는 신문’ ‘아기 초점책’ ‘초등학생을 위한 탈무드 111가지’가 대표적이다. ‘똥 눌 때…’를 만든 삼성출판사 관계자는 “아기들이 똥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퀴즈, 이야기, 그림 등을 모아 신문 형식으로 만들었다. 마케팅을 하지 않는데도 매년 2000권 이상 판매된다”고 말했다. 시리즈가 아닌 한 권짜리 아동책의 경우 수명이 길어도 5년을 넘기기 쉽지 않지만 ‘초등학생을 위한…’은 2002년, ‘똥 눌 때…’는 2009년 각각 출간된 뒤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편집 기획력만으로도 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사례로 그런 경향은 앞으로 더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디셀러 장르별로는 소설이 27.3%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데미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그리스인 조르바’ 등이 꼽혔다. 유아(14.1%)와 아동(13.6%)이 뒤를 이었고, 시·에세이와 자기계발서는 각각 7.8%였다. ‘감시와 처벌’ ‘소크라테스의 변명’ ‘초역 니체의 말’ ‘논어’처럼 읽기 만만치 않은 책에 대한 수요도 꾸준했다. 역사·과학 분야 명작인 ‘총, 균, 쇠’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도 강세를 보였다. 박정남 교보문고 상품지원단 구매팀 과장은 “독자들은 검증된 책을 찾기 때문에 스테디셀러 목록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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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 눌 때 보는 책’ 잘 나가죠” 소리 없이 강한 스테디셀러의 세계

    “2010년 책을 낼 때만 해도 이렇게 잘 팔릴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모바일 시대지만 손글씨를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악필 교정의 정석1’을 펴낸 법률저널 출판사의 이명신 출판팀장의 말이다. 사법고시, 행정고시와 같은 서술형 시험 준비생을 위해 만든 이 책은 매년 1만4000권이 팔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 팀장은 “엉망인 글씨체를 고치려는 어른이 많고 아이의 글씨를 바로잡아주려는 부모도 적지 않다. 과거 서예학원이 했던 역할을 책이 대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안겨주는 스테디셀러는 출판사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스테디셀러 가운데 약 80%는 베스트셀러였던 ‘화려한 과거’를 지녔지만 이목을 끌지 않고 ‘소리 없이 강한’ 책도 적지 않다. 교보문고와 예스24에 따르면 2010년까지 출간된 책 가운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0권 이상 팔린 책에는 의외의 책도 포함됐다. ‘21세기 한글 펜글씨 교본’(정진출판사) 역시 스테디셀러로 꼽혀 글씨로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출판사의 편집부가 저자인 책도 상당수였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은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윤동주의 ‘서시’ 등 우리나라에서 애송되는 명시 100편을 모았다. 편집부의 저력은 아동 도서에서 두드러진다. ‘똥 눌 때 보는 신문’ ‘아기 초점책’ ‘초등학생을 위한 탈무드 111가지’가 대표적이다. ‘똥 눌 때…’를 만든 삼성출판사 관계자는 “아기들이 똥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퀴즈, 이야기, 그림 등을 모아 신문형식으로 만들었다. 마케팅을 하지 않는데도 매년 2000권 이상 판매된다”고 말했다. 시리즈가 아닌 한 권짜리 아동책의 경우 수명이 길어도 5년을 넘기기 쉽지 않지만 ‘초등학생을 위한 …’은 2002년, ‘똥 눌 때…’는 2009년 각각 출간된 뒤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편집 기획력만으로도 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사례로 그런 경향은 앞으로 더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디셀러 장르별로는 소설이 27.3%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데미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그리스인 조르바’ 등이 꼽혔다. 유아(14.1%)와 아동(13,6%)이 뒤를 이었고, 시·에세이와 자기계발서는 각각 7.8%였다. ‘감시와 처벌’ ‘소크라테스의 변명’ ‘초역 니체의 말’ ‘논어’처럼 읽기 만만치 않은 책에 대한 수요도 꾸준했다. 역사·과학분야 명작인 ‘총,균,쇠’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도 강세를 보였다. 박정남 교보문고 상품지원단 구매팀 과장은 “독자들은 검증된 책을 찾기 때문에 스테디셀러 목록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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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동화 ‘샬롯의 거미줄’ 한국어판 ‘100쇄 클럽’ 입성

    거미와 돼지의 우정을 그린 미국 동화 ‘샬롯의 거미줄’(시공주니어) 한국어판이 ‘100쇄 클럽’에 입성했다. 시리즈가 아닌 단권 동화책이 100쇄를 넘어선 경우는 많지 않다. 누적 권수로는 45만여 권에 달한다. 미국 작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가 1952년 쓴 이 책은 1996년 시공사에서 출간됐다. 작은 시골 농장에서 작다는 이유로 무시당하지만 순수한 아기 돼지 윌버와 경험 많고 현명한 거미 샬롯이 친구가 돼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돕는다는 내용이다. 드라마틱한 모험담도 없지만 편견 없이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주며 꾸준히 사랑을 받아 왔다. 2006년에는 다코타 패닝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개봉됐다. 시공주니어는 100쇄 돌파를 기념해 컬러 특별판으로 양장본 5000권을 만들었다. 네이버의 시공주니어 북클럽과 온라인 서점을 통해 사은품 증정 행사도 연다. ‘샬롯의 거미줄’을 소장한 독자가 판쇄 사진을 찍어 올리면 추첨을 통해, 책 표지 사진을 올리면 선착순으로 사은품을 준다. 지금까지 ‘100쇄 클럽’에 들어간 동화책으로는 권정생의 ‘몽실언니’ ‘강아지똥’, 원유순의 ‘까막눈 삼디기’,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표’,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책 먹는 여우’ 등이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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