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석

임현석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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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현석 기자입니다.

lhs@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미국/북미34%
국제일반22%
인사일반14%
중동6%
아시아6%
아프리카4%
중국4%
국제정치4%
유럽/EU4%
국제경제2%
  • 글로벌 진출 다시 시동켜는 K바이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에 총집결한다. 지난해 각종 사태로 위축됐던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이번 행사를 발판삼아 새로운 성장 전략을 내놓고 글로벌 진출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12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LG화학, 대웅제약,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3∼16일(현지 시간)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한다. 올해로 38회를 맞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초청을 받은 전 세계 500여 개의 글로벌 주요 바이오·제약 기업이 참가하는 행사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 1만여 명이 참석해 기업 정보와 업계 트렌드, 투자 자료를 공유하는 자리다. 국내 업체와도 인연이 깊다. 이 행사를 통해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며 일약 국내 대표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유한양행도 길리어드사를 만나 1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이끌어냈다. 올해도 참가 기업들은 자사의 신약 개발 후보 물질과 사업 전략 등을 소개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국내 바이오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두 회사 모두 수장이 직접 발표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은 ‘바이오산업에서 삼성의 혁신과 성장’을 주제로 내세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 점유율 1위 역량을 바탕으로 의약품위탁개발(CDO) 분야로 안정적인 확장을 이뤄낸 성과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또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이 직접 나서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하고 직판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미래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서 회장은 신년 간담회를 통해 유통과 마케팅을 직접 담당하는 시장을 넓혀 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당시 “직판 시스템 구축은 1400조 원 규모의 세계 제약 시장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까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발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두 회사 발표 장소로는 올해 행사에서 가장 큰 발표장인 ‘그랜드볼룸’을 배정받았다. 그랜드볼룸은 약 800석 규모로 화이자와 로슈, 존슨앤드존슨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주로 발표하는 곳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참가 기업뿐만 아니라 메인 행사 발표를 누구에게 맡길지 또한 옥석을 가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LG화학과 대웅제약, 한미약품은 신흥국에서 급성장 중인 기업을 소개하는 ‘이머징마켓 트랙’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대사질환 분야와 항암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후보 물질)을 소개한다. 대웅제약은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의 임상시험 계획을 공개한다. 한미약품은 면역질환과 희귀질환 분야에서 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을 알릴 예정이다. 유한양행과 JW중외제약도 다국적 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사들과 미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으로 해외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만 수십 곳 잡은 국내 기업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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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준법감시위 “노조-승계 문제 등 성역 없이 감시”

    삼성 주요 계열사의 준법 여부를 감시하는 준법감시위원회가 2월 출범한다. 진보성향 변호사, 시민단체 인사 등이 포함된 준법감시위원회는 앞으로 삼성의 노동조합, 승계 관련 이슈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성역 없이 감시할 예정이다. 기업 외부에 상설 준법감시 기구를 두는 것은 한국 재계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은 9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원회가) 총수의 형사재판에 유리한 양형 사유로 삼기 위한 면피용 아니냐는 생각에 처음엔 거절했다”면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위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았고, 삼성이 먼저 변화의 문을 열었다는 점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다음 재판 기일인 이달 17일 전까지 삼성의 준법감시 체계 구축을 요구한 바 있다. 준법감시위는 별도 법인으로 삼성전자 물산 생명 SDI 전기 SDS 화재 등 7개 계열사와 협약을 맺고 다음 달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삼성이 변해야 기업 전반이 변한다. 삼성의 문제가 아닌 우리 기업 전반의 윤리경영 차원에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서동일·임현석 기자}

    •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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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62조 사상최대 매출에도… 웃지 못한 LG전자

    LG전자가 가전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87.4% 감소해 수익성 제고라는 고민도 안게 됐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6조61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62조30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이로써 LG전자가 2017년 달성한 종전 역대 최고 매출액 61조3963억 원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번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생활가전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가전 분야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 이른바 ‘신가전’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986억 원으로 증권가 전망치(2791억 원)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7814억 원)에 비해 87.4%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4329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 2조7033억 원에 비해 10.0%가량 줄었다. 이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LG전자 스마트폰 부문 영업손실을 약 2000억 원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2018년 4분기에도 스마트폰 사업부에서 32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말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글로벌 출시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커진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케팅 등 비용이 늘어나는 연말 특성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지를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옮긴 만큼 원가 경쟁력을 높여 스마트폰 부문 적자폭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프리미엄 가전의 인기몰이를 이어가는 한편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TV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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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OLED 사업에 역량 집중”… 정호영 LGD 사장 현지 간담회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판매량을 확대하고, 연내에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6일(현지 시간)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사업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9월 신임 대표로 선임된 정 사장은 LCD 패널은 구조적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가격 반등이 쉽지 않다고 상황을 진단한 뒤 대형 OLED 사업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OLED TV를 330만 대 생산했는데, 올해 600만 대 중반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항공·선박과 가구 등 신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폴더블 노트북 등을 예로 들며,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활용해 패널이 휘어지는 ‘플라스틱OLED(P-OLED)’ 상용화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도 밝혔다.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은 올해 대부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흑자 전환 시점을 묻는 질문에 정 사장은 “올 하반기엔 지난해나 올해 상반기보다 개선된 경영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약 1조5000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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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결같은 OLED-롤러블-벽밀착 TV 뽐낸 LG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 Better Life).’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CES 2020’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5일(현지 시간)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회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가전과 로봇 서비스, 8K TV 등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발판 삼아 가전시장에서 프리미엄 경쟁을 주도한다는 뜻도 전시 구성을 통해 드러냈다. 이날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상업화를 예고한 삼성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올해도 치열한 경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10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 LG전자 전시관 부스는 2044m² 규모로 마련됐다.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부스 입구에 설치된 초대형 조형물 ‘새로운 물결’이다. OLED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 200여 장을 붙여서 만든 조형물로, 픽셀 하나하나가 빛을 내는 OLED 특성을 살려 마치 물결과 같은 섬세한 곡선 형태로 제작됐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위에서 아래로 화면을 펼쳐주는 ‘롤다운’ 방식의 롤러블(감기는) TV를 올해 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아래에서 위로 화면을 펼쳐주는 롤러블 TV와 다른 방식의 TV를 선보여 OLED 기술력을 뽐낸 것이다. 이날 LG전자는 또 화면과 스피커 등을 포함한 TV 전체를 벽에 완전히 붙인 ‘벽밀착’ 방식 TV도 공개했다. LG전자는 OLED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발판 삼아 폼팩터(형태) 혁신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LG전자는 전시 부스에 ‘어디서든 내집처럼(Anywhere is home)’을 주제로 AI 체험 공간인 씽큐 존도 선보였다. AI를 바탕으로 가전제품을 쓸수록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춰 진화한다는 게 LG의 설명이다. 관람객들은 전시 공간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 접객, 주문, 음식 조리, 서빙, 설거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도 체험할 수 있다. LG전자는 사용자가 집이나 차량 안에서 AI 스피커, TV,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음성 명령으로 레스토랑을 예약하거나 변경하고 메뉴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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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국가다” 이낙연 총리에 건배사 제의한 상공회의소 인사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내지 못해 아쉽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경제를 살리려면 규제를 과감히 개혁하고 기업인들의 사기가 올라야 한다.”(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삼보모터스그룹 회장)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나온 기업인들은 약속이나 한 듯 기업의 기를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은 규제개혁 없이는 성장도 없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 측 인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요 기업인들의 올해 경기 전망은 회의적이었다.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롯데 황각규 부회장은 “정부가 많이 도와줄 것을 기대한다”며 기업의 힘만으로는 헤쳐 나가기 힘든 상황임을 인정했다. 박근희 CJ 부회장도 행사장에 들어서는 길에 기자들에게 “(경기가) 좋겠어요?”라고 반문한 뒤 돌아섰다. 기업인들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패의 관건은 한국 경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기업의 자발적 투자 수요를 창출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앞장서 기업에 새로운 투자와 혁신의 기회를 열어 달라는 뜻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국회를 16차례나 찾으며 규제가 풀려야 신산업이 클 수 있다고 밝혀왔다. 이날 행사에서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이 총리와 여야 당 대표를 향해 “기업이 국가다”라는 건배사를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정치권에 직접적으로 던진 것이다. 정부도 재계의 요구에 규제 혁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변화의 과정에서 생길 기회는 살리고 위험은 관리하겠다”며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 특구를 더 발전시켜 더 많은 성과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1962년 시작돼 올해로 59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계의 중요 행사다. 이날 행사는 경제계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아 취임 이래 3년 연속 불참했다.임현석 lhs@donga.com·서동일 기자}

    • 202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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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계 신년 인사회’ 참석한 기업인들, 한 목소리로 규제 개혁 호소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내지 못해 아쉽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경제를 살리려면 규제를 과감히 개혁하고 기업인들의 사기가 올라야 한다.”(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삼보모터스그룹 회장)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나온 기업인들은 약속이나 한 듯 기업의 기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은 규제개혁 없이는 성장도 없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 측 인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 등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요 기업인들의 올해 경기 전망은 회의적이었다.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롯데 황각규 부회장은 “정부가 많이 도와줄 것을 기대한다”며 기업의 힘만으로는 헤쳐 나가기 힘든 상황임을 인정했다. 박근희 CJ 부회장도 행사장에 들어서는 길에 기자들에게 “(경기가) 좋겠어요?”라며 반문한 뒤 돌아섰다. 기업인들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패의 관건은 한국 경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기업의 자발적 투자 수요를 창출하는데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앞장서 기업들에게 새로운 투자와 혁신의 기회를 열어달라는 뜻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국회를 16차례나 찾으며 규제가 풀려야 신산업이 클 수 있다고 밝혀왔다. 이날 행사에서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이 총리와 여야 당 대표를 향해 “기업이 국가다”라는 건배사를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정치권에 직접적으로 던진 것이다. 정부도 재계의 요구에 규제 혁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변화의 과정에서 생길 기회는 살리고 위험은 관리하겠다”며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 특구를 더 발전시켜 더 많은 성과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부총리도 “10개 산업영역에서 규제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집중적으로 규제를 풀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1962년 시작돼 올해로 59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계의 중요 행사다. 이날 행사는 경제계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아 취임 이래 3년 연속 불참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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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원태 “서로 부축하며 걷자”… 유석진 “큰 파도 넘는 서퍼로”

    “서로 일으켜주고 부축해주면서 새 미래를 향해 걸어갑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던진 신년 메시지다. ‘남매의 난’, ‘모자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이 노골화된 가운데 화합을 강조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 코오롱원앤온리타워서 열린 그룹 통합 시무식에서 코오롱 유석진 대표는 “서퍼가 날렵하고 유연한 기술로 파도를 넘어서는 모습처럼 과감히 도전하고 큰 파도를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변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이웅열 명예회장 퇴임의 뜻을 잘 실천해왔는지 자문하고 반성하는 마음”이라고도 했다. 큰 파도가 여러 의미로 해석을 낳았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사업기회를 잡겠다는 의미지만, 한편으론 성분이 뒤바뀐 신약 ‘인보사케이주’ 파문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그룹 분위기를 반영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새로운 수장이 된 CEO는 대대적인 혁신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LG전자의 새로운 수장이 된 권봉석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e메일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성장을 통한 변화, 변화를 통한 성장을 이뤄가겠다”고 강조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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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당 시무식은 가라”… CEO와 커피 덕담-유튜브 생중계

    “어느 때보다 색다르고, 간결하다.” 4대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새해 첫 출근 날인 2일 진행된 주요 기업들의 새로운 시무식 풍경을 이렇게 평가했다. 임직원들이 강당에 모여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 발표를 듣기만 했던 과거 시무식과 달리 토론회, 모바일 생중계 등 파격을 시도한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SK그룹은 1953년 창립 이후 가장 새로운 시무식을 열었다는 평이다. 최태원 회장은 신년사를 내지 않고 일반 시민과 고객, 신입사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SK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이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 5명이 좌담 형식으로 토론회를 한 데 이어 시무식의 틀을 또 한번 깬 것이다.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이날 시무식에 참석한 사회적 기업 루트임팩트의 허재형 대표는 “SK가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리더를 양성하고 이들이 협업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은 좌석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조용히 경청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행사 표현을 시무식 대신 ‘신년회’로 바꾸고 내용을 모바일로 생중계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와 다르게 연설대 없이 홀로 무대에 올라 사업 이야기에 앞서 “새해 아침에 떡국은 드셨냐”며 안부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신년사를 시작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참석한 직원들과 웃으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아예 시무식을 열지 않은 기업도 늘었다. LG그룹이 대표적이다. LG는 1987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준공 후 지하 대강당에서만 진행했던 그룹 시무식을 올해 처음으로 폐지했다. 그 대신 구광모 ㈜LG 대표의 신년사 동영상을 전 세계 25만 명 임직원들에게 e메일로 전달했다. 동영상에는 글로벌 구성원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 자막도 담았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대표 본인부터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도 예년과 다르게 별도의 시무식을 열지 않고 손경식 회장의 신년사를 사내 방송을 통해 방영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기업 조직문화를 앞장서서 혁신했던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파격이 이어졌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은 김봉진 대표가 서울 송파구 본사 카페에서 임직원 20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는 가운데 대화하는 형태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회사는 김 대표의 신년사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해 참석하지 않은 임직원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안연주 피플팀장은 “CEO 신년사를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듣는 기업은 흔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박 예약 플랫폼 업체 야놀자는 푸드트럭을 빌려 임직원들이 다과를 즐기면서 경영진과 덕담을 주고받는 것으로 시무식을 대체했다. 엔씨소프트 등 일부 대형 게임사는 아예 상당수 임직원이 새해 첫 평일에 자리를 비웠다. 연말까지 게임 관리를 위해 집중적으로 근무한 직원들이 장기 휴가를 떠났기 때문에 시무식도 열지 않은 것이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 환경이 1년이 아니라 1일 단위로 바뀌는 비상 상황인 만큼 기업들이 효율적이고 간결한 시무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지민구 warum@donga.com·신무경·임현석 기자}

    • 202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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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욤 패트리 “내게 ‘스타’는 길 밝혀준 등불… 여러분은 어떠세요”

    # 1999년 8월 스키 꿈나무였던 캐나다 고등학생이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대회에 초청된 ‘특별 게스트’였다. 단박에 준우승하면서 상금 1500만 원을 거머쥐었다. 그는 이미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대회에서 상금으로만 6000만 원을 번 정상급 게이머. 대학 입학을 위해 고국으로 잠시 귀국했지만 게임, 아니 한국을 잊을 수 없었다. 세계 대회에서 우승해도 주변에서 “컴퓨터 게임 1등 해서 뭐 할래”라며 놀리던 캐나다와 한국은 뭔가 달랐다. 결국 ‘e스포츠’ 사업과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만든 한국의 스타 열풍은 17세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9일 서울 강남구 블리자드 사무실에서 ‘1세대 스타게이머’ 기욤 패트리(36)를 만났다. 한국에 온 지 19년째인 그는 한국말을 편하게 했다. 2004년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뒤 현재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스타에 대한 애정은 그대로였다. 현역 시절 생긴 늦잠 습관으로 인터뷰에 지각했지만 게임 얘기를 시작하자 10대로 돌아간 것처럼 푸른 눈을 반짝였다. ○ e스포츠, 프로게이머 태동 알린 성지 블리자드가 1998년 3월 발매한 스타는 테란, 저그, 프로토스 등 3개 종족이 우주 전쟁을 벌이는 콘셉트로 전 세계에 파장을 몰고 왔다. 자원(미네랄, 가스)을 채취해 유닛과 건물 등 전쟁 물자를 준비하고, 공격과 방어 전략을 세우는 과정이 재미를 더했다. 2000년 같은 회사에서 출시한 ‘워크래프트’에 밀려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었지만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인기를 더했다. 다른 나라 대회는 통상 3위까지 상금을 줬지만 한국에서는 8위를 해도 해외 대회 3위보다 더 많은 상금을 줬다. 스타 게이머들에게 한국은 ‘성지’였다. “2000년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다시 한국에 왔지만 프로게이머로서의 수명은 길어봤자 1, 2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픽과 사양이 좋은 신작이 계속 쏟아지는데 2년 이상 인기가 지속된 게임이 그때까지는 없었거든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스타 성지’ 한국에는 PC방과 게임 중계라는 변수가 있었다. “고향(캐나다)에서 PC방에 가려면 차를 타고 10분 넘게 걸렸는데 한국은 조금만 걸어도 PC방 천지였어요. 남학생 전유물이던 캐나다 PC방과 달리 여자와 아저씨(회사원) 손님이 많은 것도 신기했죠.” 스타는 한국에 PC방 신드롬을 일으켰다. 게임 아이디만 있으면 세계 누구와도 겨룰 수 있는 ‘배틀넷’(전용 인터넷)과 최대 8명이 삼삼오오 ‘동맹’을 맺고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팀플레이’ 포맷이 인기의 원동력이었다. 함께 놀기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PC방은 방과 후 놀이터이자 2차 회식 장소가 됐다. 1998년 전국 100여 곳에 불과했던 PC방은 2년 뒤인 2000년 1만5000여 개로 폭증했다. ‘하는 재미’ 못지않게 ‘보는 재미’도 컸다. 국내에서는 1999년 세계 최초 스타 중계방송을 시작으로 2000년 게임전문 케이블 채널(온게임넷)까지 생겼다. 정상급 선수들의 기상천외한 전략과 상대 움직임을 간파해 순식간에 뒤집는 광경에 관중은 열광했다. 매스컴은 선수들을 우상으로 만들었다. 학교에서 발표도 못 할 정도로 수줍음 많던 외국인 학생도 금세 유명 인사가 됐다. “한국에 온 지 두세 달 만에 대회 우승을 했어요. 패밀리레스토랑에 갔는데 40대 아저씨가 자기 아내, 아이를 데리고 사인을 받아 가는 걸 보고 인기를 실감했죠. 가게에 가면 먼저 알아보고 대신 계산해 주거나 공짜 서비스를 주는 일도 많았어요.” 패트리는 기동성 있는 셔틀(프로토스의 병력 수송선)에 리버(느리지만 대량 살상 능력을 갖춘 지상용 공격 유닛)를 태운 뒤 상대방 진영에 떨어뜨려 기습하거나(일명 ‘슈팅리버’) 자원을 캐는 일꾼을 많이 뽑아 기지 확장(멀티) 전 일일이 컨트롤하는 플레이 등을 처음 선보였다. 한국 선수들보다 손놀림은 느렸지만 멀티 타이밍을 잘 잡고 끊임없이 병력(물량)을 뽑아내 장기전에 유리했다. 스타에 전략과 전술 개념을 확장한 게이머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프로게이머가 뜨자 일각에선 ‘놀고먹는’ 편한 직업이란 부정적인 인식도 나왔다. 정말 그랬을까. 패트리는 지금은 프로게이머들이 억대 연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지만 초창기 게이머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타가 1000만 장 넘게 팔렸지만 프로게이머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은 20명도 안 됐어요. 처음엔 스폰서나 매니저 찾기도 힘들었죠. 상금을 못 받거나 떼인 선수들은 오직 열정으로 견뎠어요.” 대회 상금이나 중계방송 출연료를 매니저가 가로채는 배달 사고가 빈번하자 방송국에서는 아예 입금은 선수 본인 계좌로만 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선수들의 입지가 바뀐 건 2004년 스타리그 결승전에 10만 관중이 몰리고 나서부터다. 게임의 인기와 가능성을 목도한 대기업들이 앞다퉈 프로게임단을 창단하고, 정부도 e스포츠 지원을 확대했다. 세계 최초로 창단한 공군 e스포츠 팀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청소년기 성장과 삶을 이끌어준 등불” “요즘 스마트폰 게임은 쉬워지고 심지어 자동으로 하던데 그게 게임인지 잘 모르겠어요.” 패트리는 스타의 매력으로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전략’과 노력이 천재를 이기는 ‘열정’을 꼽았다. 그는 “스타에서 제일 마음에 든 건 저와 옆사람에게 똑같이 리버 두 마리씩을 줘도 보여줄 수 있는 게 하늘과 땅 차이라는 점”이라며 “보기는 쉬워도 따라 하기는 어려운 게 스타의 묘미”라고 말했다. 치열한 고민과 연습 없이 영원한 승자도 없다는 얘기였다. “저도 처음엔 연습 조금만 하고 쉽게 우승하는 ‘천재’를 동경했지만 언제부턴가 지독한 연습벌레인 한국 선수의 기량이 일취월장하는 게 멋져 보였어요. 저도 합숙하면서 관리를 받았으면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했을 텐데….” 기발한 플레이로 승승장구하던 패트리는 자신만큼 창의적인 전략으로 약체 테란을 강자 반열에 올린 신예 임요환 선수(별명 ‘테란의 황제’)에게 패하며 데뷔 4년 만에 은퇴를 결심한다. 15년 전 동료들과 누볐던 스타 전장에선 이제 인공지능(AI)과의 대결이 시작됐다. 지난해 세종대에서 인간과 AI의 첫 번째 대회가 열렸고,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도 게임시스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패트리는 인간의 승리를 쉽게 장담하지 못했다. 그는 “스타는 생각하고 컨트롤할 게 너무 많은 게임이라 지금 당장은 이영호 선수(현재 1위)를 이길 AI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컴퓨팅 능력이 배가되면 키보드나 마우스를 안 쓰는 AI가 더 유리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식상하지만 마지막 질문은 바꾸지 않았다. ‘패트리에게 스타란?’ “20년이 지났지만 스타를 했던 기억은 어제처럼 생생해요. 스타에 대한 추억과 함께 자란 거죠. 저에게는 삶과 길을 이끌어준 ‘등불’이었는데 여러분에게는 어떠신가요?”신동진 shine@donga.com·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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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자가 먼저 승복하는 ‘GG 매너’… 심부름 시킬때 쓰는 ‘셔틀’

    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결승전. 경기 종료 전 한국 대표팀이 상대팀에 먼저 다가가 ‘GG(Good Game)’를 선언했다. GG는 컬링에서 승부를 뒤집기 어려울 때 기권하며 쓰는 말이다. 패자가 먼저 승복하는 ‘GG 매너’의 시초는 스타크래프트다. 건물이 하나라도 남아있으면 패전이 선언되지 않는 시스템 룰상 더는 버티기 힘들 땐 채팅창에 GG를 치고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기본 매너였다. 이처럼 일상에서 ‘스타 문화’는 다양하게 남아 있다. 심부름을 시킬 때 붙이는 ‘셔틀(shuttle)’은 프로토스 종족의 병력수송선 이름이다. 빠른 속도와 전술 능력으로 인기가 높았다. 뭔가를 훑어볼 때 쓰는 ‘스캔(scan)한다’는 표현은 테란 유저가 클릭한 지역에서 감춰져 있던 상대방 동태를 5초 동안 밝혀 보는 기능이다. 저그 종족이 땅을 파서 잠복하는 기술인 ‘버로(burrow)’는 일상에서 숨거나 회피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온라인에서 유행한 ‘하삼체’는 숫자 ‘3’과 관련된 징크스를 가진 프로게이머를 놀리려 문장 끝에 ‘∼했삼’ ‘∼하삼’ 등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1999년 디스커버리호는 우주로 스타크래프트 CD를 가져갔다. 판소리(박태오 ‘스타대전 저그 초반러시 대목’)나 가요(래퍼 화나의 ‘라이모닉 스톰’)에도 스타크래프트 이야기가 접목됐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가 ‘기호 1번’을 상징화한 맵을 공개하며 선거운동에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활용했다. 29일 게임 전문 리서치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현재 스타크래프트의 PC방 게임 순위(사용량)는 전체 6위에 올라 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학창시절 추억의 게임을 잊지 못하는 30, 40대 직장인들 못지않게 ‘스쿨챔피언십’(청소년 리그)을 통해 제2의 기욤 패트리, 임요환을 꿈꾸는 학생들의 관심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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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IT]“게임 1등해서 뭐 할래?” 놀림받던 소년에 등불 된 ‘스타크래프트’

    # 1999년 8월 스키 꿈나무였던 캐나다 고등학생이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대회에 초청된 ‘특별게스트’였다. 단박에 준우승하면서 상금 1500만 원을 거머쥐었다. 그는 이미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대회에서 상금으로만 6000만 원을 번 정상급 게이머. 대학 입학을 위해 고국으로 잠시 귀국했지만 게임 아니 한국을 잊을 수 없었다. 세계 대회에서 우승해도 주변에서 “컴퓨터 게임 1등해서 뭐 할래”라며 놀리던 캐나다와 한국은 뭔가 달랐다. 결국 ‘e스포츠’ 사업과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만든 한국의 스타열풍은 17세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9일 서울 강남구 블리자드 사무실에서 ‘1세대 스타게이머’ 기욤 패트리(36)를 만났다. 한국에 온 지 19년째인 그는 한국말을 편하게 했다. 2004년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뒤 현재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스타에 대한 애정은 그대로였다. 현역 시절 생긴 늦잠 습관으로 인터뷰에 지각했지만 게임 얘기를 시작하자 10대로 돌아간 마냥 푸른 눈을 반짝였다. ● e스포츠, 프로게이머 태동 알린 성지 블리자드가 1998년 3월 발매한 스타는 테란, 저그, 프로토스 등 3개 종족이 우주 전쟁을 벌이는 컨셉으로 전 세계에 파장을 몰고 왔다. 자원(미네랄, 가스)을 채취해 유닛과 건물 등 전쟁 물자를 준비하고, 공격과 방어 전략을 세우는 과정이 재미를 더했다. 2000년 같은 회사에서 출시한 ‘워크래프트’에 밀려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었지만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인기를 더했다. 다른 나라 대회는 통상 3위까지 상금을 줬지만 한국에서는 8위를 해도 해외 대회 3위보다 더 많은 상금을 줬다. 스타 게이머들에게 한국은 ‘성지’였다. “2000년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다시 한국에 왔지만 프로게이머로서의 수명은 길어봤자 1, 2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픽과 사양이 좋은 신작이 계속 쏟아지는데 2년 이상 인기가 지속된 게임이 그때까지는 없었거든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스타 성지’ 한국에는 PC방과 게임중계라는 변수가 있었다. “고향(캐나다)에서 PC방에 가려면 차를 타고 10분 넘게 걸렸는데 한국은 조금만 걸어도 PC방 천지였어요. 남학생 전유물이던 캐나다 PC방과 달리 여자와 아저씨(회사원) 손님이 많은 것도 신기했죠.” 스타는 한국에 PC방 신드롬을 일으켰다. 게임 아이디(ID)만 있으면 세계 누구와도 겨룰 수 있는 ‘배틀 넷’(전용 인터넷)과 최대 8명이 삼삼오오 ‘동맹’을 맺고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팀플레이’ 포맷이 인기의 원동력이었다. 함께 놀기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PC방은 방과 후 놀이터이자 2차 회식장소가 됐다. 1998년 전국 100여 곳에 불과했던 PC방은 2년 뒤인 2000년 1만5000여 개로 폭증했다. ‘하는 재미’ 못지않게 ‘보는 재미’도 컸다. 국내에서는 1999년 세계 최초 스타 중계방송을 시작으로 2000년 게임전문 케이블 채널(온게임넷)까지 생겼다. 정상급 선수들의 기상천외한 전략과 상대 움직임을 간파해 순식간에 뒤집는 광경에 관중은 열광했다. 매스컴은 선수들을 우상으로 만들었다. 학교에서 발표도 못할 정도로 수줍음 많던 외국인 학생도 금세 유명인사가 됐다. “한국에 온 지 2,3달 만에 대회 우승을 했어요. 패밀리레스토랑에 갔는데 40대 아저씨가 자기 아내, 아이를 데리고 사인을 받아가는 걸 보고 인기를 실감했죠. 가게에 가면 먼저 알아보고 대신 계산해주거나 공짜 서비스도 많았어요.” 기욤은 기동성 있는 셔틀(프로토스의 병력 수송선)에 리버(느려도 대량 살상능력을 갖춘 지상용 공격유닛)를 태운 뒤 상대방 진영에 떨어뜨려 기습하거나(일명 ‘슈팅리버’) 자원을 캐는 일꾼을 많이 뽑아 기지 확장(멀티) 전 일일이 컨트롤하는 플레이 등을 처음 선보였다. 한국 선수들보다 손놀림은 느렸지만 멀티 타이밍을 잘 잡고 끊임없이 병력(물량)을 뽑아내 장기전에서 유리했다. 스타에 전략과 전술 개념을 확장한 게이머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프로게이머가 뜨자 일각에선 ‘놀고먹는’ 편한 직업이란 부정적인 인식도 나왔다. 정말 그랬을까. 기욤은 지금은 프로게이머들이 억대 연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지만 초창기 게이머들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타가 1000만 장 넘게 팔렸지만 프로게이머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20명도 안됐어요. 처음엔 스폰서나 매니저 찾기도 힘들었죠. 상금을 못 받거나 떼인 선수들은 오직 열정으로 견뎠어요.” 대회 상금이나 중계방송 출연료를 매니저가 가로채는 배달사고가 빈번하자 방송국에서는 아예 입금은 선수 본인계좌로만 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선수들의 입지가 바뀐 건 2004년 스타리그 결승전에 10만 관중이 몰리고 나서부터다. 게임의 인기와 가능성을 목도한 대기업들이 앞다퉈 프로게임단을 창단하고, 정부도 e스포츠 지원을 확대했다. 세계 최초로 창단한 공군 e스포츠 팀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청소년기 성장과 삶을 이끌어준 등불” “요즘 스마트폰 게임은 쉬워지고 심지어 자동으로 하던데 그게 게임인지 잘 모르겠어요.” 기욤은 스타의 매력을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전략’과 노력이 천재를 이기는 ‘열정’을 꼽았다. 그는 “스타에서 제일 마음에 든 건 저와 옆사람에게 똑같이 리버 두 마리씩을 줘도 보여줄 수 있는 게 하늘과 땅 차이라는 점”이라며 “보기는 쉬워도 따라하기는 어려운 게 스타의 묘미”라고 말했다. 치열한 고민과 연습 없이 영원한 승자도 없다는 얘기였다. “저도 처음엔 연습 조금만 하고 쉽게 우승하는 ‘천재’를 동경했지만 언제부턴가 지독한 연습벌레인 한국 선수의 기량이 일취월장하는 게 멋져 보였어요. 저도 합숙하면서 관리를 받았으면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했을 텐데….” 기발한 플레이로 승승장구하던 기욤은 자신만큼 창의적인 전략으로 약체 테란을 강자반열에 올린 신예 임요환 선수(별명 ‘테란의 황제’)에게 패하며 데뷔 4년 만에 은퇴를 결심한다. 15년 전 동료들과 누렸던 스타 전장은 이제 인공지능(AI)과의 대결이 시작됐다. 지난해 세종대에서 인간과 AI 첫번째 대회가 열렸고,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도 게임시스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기욤은 인간의 승리를 쉽게 장담하지 못했다. 그는 “스타는 생각하고 컨트롤할 게 너무 많은 게임이라 지금 당장은 이영호 선수(현재 1위)를 이길 AI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컴퓨팅 능력이 배가되면 키보드나 마우스를 안 쓰는 AI가 더 유리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식상하지만 마지막 질문은 바꾸지 않았다. ‘기욤에게 스타란?’ “20년이 지났지만 스타를 했던 기억은 어제처럼 생생해요. 스타에 대한 추억과 함께 자란 거죠. 저한테는 삶과 길을 이끌어준 ‘등불’이었는데 여러분한테는 어떠신가요?” ■ GG, 셔틀, 스캔, 버로우, 하삼체…일상 속 ‘스타 문화’ 지난달 평창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결승전. 경기 종료 전 한국 대표팀이 상대팀에게 먼저 다가가 ‘GG(Good Game)’를 선언했다. GG는 컬링에서 승부를 뒤집기 어려울 때 기권하며 쓰는 말이다. 패자가 먼저 승복하는 ‘GG 매너’의 시초는 스타크래프트다. 건물이 하나라도 남아있으면 패전이 선언되지 않는 시스템 룰상 더 이상 버티기 힘들 땐 채팅창에 GG를 치고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기본 매너였다. 이처럼 일상에서 ‘스타 문화’는 다양하게 남아 있다. 심부름 시킬 때 붙이는 ‘셔틀(shuttle)’은 프로토스 종족의 병력수송선 이름이다. 빠른 속도와 전술 능력으로 인기가 높았다. 뭔가를 훑어볼 때 쓰는 ‘스캔(scan)한다’는 표현은 테란 유저가 클릭한 지역에서 감춰있던 상대방 동태를 5초 동안 밝혀 보는 기능이다. 저그 종족이 땅을 파서 잠복하는 기술인 ‘버로우(burrow)’는 일상에서 숨거나 회피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온라인에서 유행한 ‘하삼체’는 숫자 ‘3’과 관련된 징크스를 가진 프로게이머를 놀리려 문장 끝에 ‘~했삼’ ‘~하삼’ 등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1999년 디스커버리호는 우주로 스타크래프트 CD를 가져갔다. 판소리(박태오 ‘스타대전 저그 초반러시 대목’)나 가요(래퍼 화나의 ‘라이모닉 스톰’)에도 스타크래프트 이야기가 접목됐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가 ‘기호 1번’을 상징화한 맵을 공개하며 선거운동에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활용했다. 29일 게임 전문 리서치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현재 스타크래프트의 PC방 게임 순위(사용량)는 전체 6위에 올라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학창시절 추억의 게임을 잊지 못하는 30, 40대 직장인들에 못지않게 ‘스쿨챔피언십(청소년 리그)’을 통해 제2의 기욤, 임요환을 꿈꾸는 학생들의 관심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 탁구대에 모니터 2대 올려놓고 방송 시작…‘스타 중계’ 뒷 이야기스타크래프트가 20년 넘게 인기를 끈 배경은 무엇일까. 게임 중계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e스포츠를 첫 손에 꼽는 이가 적지 않다. 게임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보는 재미’에 빠진 팬층이 두텁게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첫 스타크래프트 방송 중계는 1999년 3월 탁구대에서 이뤄졌다. 방송사는 어린이 케이블 채널인 투니버스였다. 외환위기 이후 일감이 줄어 작은 스튜디오가 탁구장 등 직원 휴게실로 쓰일 무렵 입사 4년차 황형준 당시 PD(48·전 온게임넷 본부장)가 게임을 스포츠처럼 중계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탁구대에 먼지를 털어내고 크로마키 천을 깔았다. 배불뚝이 브라운관(CRT) 모니터 두 대를 올려놓고 컴퓨터 책상을 임시로 만든 뒤 각지의 게임 고수들을 불러 모았다. “모든 걸 처음부터 준비했죠. 용산전자상가에서 직접 컴퓨터 모니터를 영상으로 송출하는 어댑터도 직접 구입했습니다.” 20년이 지난 현재 e스포츠 방송은 수억 원 상당의 고가 방송장비가 동원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중계권 등을 포함한 e스포츠 시장 규모도 연간 3500억 원에 달할 정도다. 첫 방송이 나간 뒤 시청률은 서서히 불기 시작했다. 1999년 프로게이머오픈 대회 결승전을 첫 생중계로 치르면서 다른 스포츠 중계처럼 긴박감을 더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결승전 방송은 중계 도중 통신오류가 발생하는 사고로 “스포츠는 라이브”라며 생중계를 고집했던 황 전 본부장을 곤경에 빠뜨렸다. 하지만 방송 중 동시간대 케이블 TV시청률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대박을 쳤고, 온게임넷(현 OGN)이라는 게임전문 방송국이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 이후 케이블 방송의 스타크래프트 게임중계는 공중파 시청률까지 위협하며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게임방송 덕분에 사라졌다. 정부는 e스포츠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기술(IT), 인터넷 문화를 장려하자고 방향을 잡았는데 마침 게임이 인기가 좋았다. 2000년 정부가 앞장서서 앞으로 게임방송을 e스포츠라고 부르자고 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문화관광부는 스타크래프트에 출시 2년 동안 ‘연소자 이용불가’ 등급을 내리고 강하게 규제하고 있었다. 1999년 2월 청소년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다가 적발돼 PC방 업주들이 줄줄이 입건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업주 300명이 광화문에서 항의집회를 했을 정도. 하지만 게임중계의 높은 인기에 규제는 축소되고, 지원은 늘어났다. 다른 게임보다 스타크래프트 방송의 인기가 높은 이유에 대해 관계자들은 “동양의 무협과 서양의 판타지를 폭넓게 즐길 수 있도록 돼 있어 한국인의 감성에 잘 맞았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선수마다 개성이 잘 드러난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 엄재경 e스포츠 해설위원은 “프로게이머의 게임 스타일에 따라서 캐릭터와 별명을 부여했고, 이후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스타크래프트 주요 연혁1998년 ‘스타크래프트(오리지널)’ 및 ‘브루드워(확장판)’ 출시 3개월 만에 글로벌 300만 장 판매 기록1999년 스타크래프트 국내 중계방송 시작(세계 최초). 국내 판매 100만 장 돌파2002년 서울 올림픽공원 결승전 관중 2만5000명 기록 2004년 블리자드 한국 지사 설립.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결승전 관중 10만 명 기록2010년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출시(이하 버전은 게임 스토리만 차별화) 2013년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 출시. 글로벌 누적 판매량 1100만장 돌파(최다 판매 전략PC게임으로 기네스북 등재)2015년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출시 2017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인간 대 AI 스타크래프트 대회(세종대) 개최}

    •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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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인재 모이는 ‘대장간’… 대학 앞장서고 정부는 자금 지원

    지난해 12월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 로잔연방공대(EPFL).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이라 캠퍼스가 전반적으로 한산했지만 유독 붐비는 곳이 있었다. 학교 내 창업육성센터인 이노베이션 파크에 위치한 ‘라 포르주(La Forge)’라는 초기 창업자 입주공간으로, 10여 명이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사업 기획안을 만들고 있었다. 라 포르주는 프랑스어로 대장간이라는 뜻.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연결되는 곳’이라는 라 포르주 슬로건 아래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이들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통신공학 석사 출신 막시메 드루비 씨(38)는 “로잔연방공대에선 투자 유치 행사나 머신러닝 등 신기술 동향 관련 세미나 등이 수시로 열려 최신 기술이나 창업 동향을 빠르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대학과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창업 밑천으로 삼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스위스는 관광대국이라는 명성 못지않게 기술 기반 창업 강국으로도 유명하다. 기초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과 생명과학 등 신사업에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스위스는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 국가 경쟁력 평가 부문 중 기업 혁신 역량 평가에서 1위에 올랐고 의료기술관련 기기·서비스 분야 기업만 1300여 개에 이른다.○ 창업 초기 기업도 빠르게 기술 확보 지난해 12월 20일(현지 시간) 방문한 암 종양 분석 칩을 개발한 기업인 ‘루나포어’에서는 연구원 서너 명이 칩 위에 다수의 종양세포를 올려놓고 분석 중이었다. 이 칩과 분석기계는 종양세포가 악성인지 아닌지 20분 만에 판독할 수 있는 장비다. 루나포어는 로잔연방공대에 자리 잡은 실험실 기업이다. 유럽의 매사추세추공대(MIT)로 불리는 로잔연방공대 출신의 우수한 의공학 연구인력을 제품 개발에 참여시키고 있는데, 이들 주요 연구원의 월급은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루나포어는 칩을 기반으로 한 암 진단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연방정부에 두 건의 연구계획 프로젝트를 제출해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한 건당 2년에 걸쳐 평균 35만 스위스프랑(약 3억8000만 원)이 지원된다. 스위스 연방정부에서 스타트업 및 창업 기업 지원은 연방교육연구혁신부와 산하기관인 ‘이노스위스(전 기술혁신위원회)’가 담당한다. 우리로 치면 교육부에 해당하는 부처다. 이노스위스 아날리제 에기만 운영위원장(57)은 “결국 교육 시스템과 연구 역량을 튼튼하게 만들면 혁신기술이 나오고, 혁신기술은 자연스럽게 시장을 선도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기술 기반의 혁신기업 창업은 기초과학의 연구 성과가 결실을 맺는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렇다 보니 단순 서비스 영역 창업에 대해선 정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또 스위스 정부는 기업에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하지 않는다. 정부는 기업이 대학이나 연구소 등과 연구를 위한 공동 협력체를 구성하면 이 협력체를 지원한다. 이러다 보니 창업 지원금은 주로 연구인력과 실험 인프라를 갖춘 쪽, 즉 대학으로 흘러들어간다. 연방정부가 2016년을 기준으로 연간 연구개발비로 지원한 2억 스위스프랑(약 2190억 원) 중 90%는 연구협력체 구성에 참여한 대학이 받아 관리했다. 이는 고스란히 연구원 인건비나 물품비로 사용됐다. 정부는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하지 않는 대신 연구를 돕고, 기업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기 위해 마케팅 등을 알려주는 멘토링 시스템을 운영한다. 루나포어 데보라 하인체 최고운영책임자는 “특허 등 초기 창업과 관련된 조언은 대학이, 마케팅과 글로벌 바이어 미팅 등은 정부가 각각 멘토링 시스템을 갖춰 놓고 지원한다”고 말했다. 루나포어는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병원과의 협력이 꼭 필요했는데, 각국 주재 스위스 대사관이나 이노스위스 기술지원 담당자가 해외 병원 관계자와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정보창구’ 역할을 담당했다. ○ 대학이 기술 사업화 징검다리 최근 15년 동안 이노스위스에 제출된 기술개발 프로젝트 아이디어는 1만1000건. 이 중 절반가량인 5000건이 자금을 지원받았다. 두개골 절단 레이저 기술, 태양광 에너지로 움직이는 버스, 장애인 재활용 로봇, 신약 연구용 인공지능(AI) 플랫폼 등이 지원받은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정부의 창업 지원이 대학이나 연구소를 통해서 이뤄지는 만큼 창업 초반 인재 확보가 힘든 초기 기업도 기술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드론 충격 보호용 장비를 개발한 ‘플라이어빌리티’가 대표적이다. 2014년 로잔연방공대 박사과정을 밟던 이 회사 창업자 아드리안 브리오드는 보호장비의 강도를 높이면 무거워지고, 제품을 경량화하면 강도가 약해지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이노스위스 지원을 받아 로잔연방공대와 공동연구가 이뤄져,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탄소섬유 구조물을 개발했다. 스위스식 혁신기업 성공모델에 따라 착실히 성장한 업체 중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진단 및 약 처방 기술을 개발한 혁신기업 소피아제네틱스도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50대 스마트기업으로 꼽혔는데 로잔연방공대의 멘토링과 입주 공간을 지원받으며 성장했다. 사업화 아이디어는 소피아제네틱스에서 냈지만 사업 초창기 기술 연구는 이노스위스 자금 지원을 받아 대학과의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개인 유전자 자료를 바탕으로 자사의 인공지능(AI) 분석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스위스와 대학이 가진 인적 네트워크와 우수한 자원이 더해지면서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쥐르지 캉블롱 소피아제네틱스 대표는 “유전자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머신러닝 기술자들이 필요했는데 로잔연방공대가 해당 분야 인재를 집중적으로 길러내고 있어, 이들 인력을 대학 측에 요청해 인재를 빠르게 확보했다”고 말했다. 소피아제네틱스는 이제 13만 명의 유전자 분석기록을 바탕으로 정밀한 유전자 분석과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됐고 세계 55개국에 진출해 있다.로잔=임현석 lhs@donga.com / 신수정 기자}

    •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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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귀순병 살린 ‘신의 손’ 이국종… 방탄소년단 “저스틴 비버 비켜”

    《지드래곤은 노래 ‘삐딱하게’에서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고 외쳤다. 그러나 인간에겐 그럴 때가 있다. 순간을 마치 영원처럼 거머쥐는 순간. 꽃보다 아름답게 피고, 별보다 뜨겁게 타오르는 지점. 하나의 삶은 유한하나 순간의 반짝임은 별이 돼 마음에 박힌다. 때로는 인간사가 돌아가는 수레바퀴의 방향이나 속도를 바꾸기도 한다. 문화, 사회, 스포츠, 경제, 산업 분야에서 올 한 해 동안 가장 크고 높게 떠올라 반짝인 사람들을 돌아봤다. 2018년에는 또 어떤 이가 별처럼 떠오를까. 그 가운데 나와 내 지인도 있을까. 자, 아래에서 힌트를 얻어 보자.》  [사회]15일 오후 6시 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병원 옥상 헬기장. 이국종 교수(권역외상센터장)가 줄곧 하늘을 바라봤다. 그의 시선은 상공을 나는 헬기 한 대를 향하고 있었다. 북한 귀순병사 오청성 씨(25)를 아주대병원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하고 온 군 의무헬기 ‘메디온’이었다. 이날 낮 이 교수는 오 씨와 함께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하는 메디온에 올랐다. 두 사람이 수술실에서 처음 만난 지 32일 만이다. 한 달 넘게 병실과 수술실을 오가며 죽음과 싸운 두 사람은 전우(戰友)나 다름없었다. 메디온이 아주대병원을 출발하자 이 교수는 새로운 환경을 앞둔 오 씨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오 씨는 병원을 떠나기 전 ‘아주대병원 안의 (이국종) 교수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이 치료를 잘해준 데 대하여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자필 메모를 남겼다. 무사히 오 씨를 이송한 뒤 병원으로 돌아온 이 교수는 “오 씨가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해 ‘수원 오씨’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7년 한국 사회는 다시 ‘이국종’이라는 이름에 주목했다. 2011년 1월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소말리아 해적에게 총상을 입은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극적으로 살려낸 지 정확히 6년 10개월 만이다. 동아미디어그룹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인물’ 투표에서도 1위(문재인 대통령)에게 10표 차 나는 2위(96표)에 올랐다. 올해 이 교수의 ‘석 선장’은 오 씨였다. 그는 지난달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했다. 이때 북한 추격조가 쏜 총탄 5발을 맞고 쓰러졌다. MDL 앞에서 목숨을 걸고 포복으로 다가간 한국군에게 극적으로 구조됐다. 곧바로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된 오 씨는 생명이 위태로웠다. 이 교수 집도 아래 악전고투 같은 수술을 여러 번 받은 뒤 지난달 말 오 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를 계기로 중증외상환자 치료체계의 열악한 실태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그리고 이 교수는 돌려 말하지 않았다. 한국 사회는 6년 전과 다를 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2011년 석 선장 치료를 위해 오만에 간 이 교수는 에어앰뷸런스를 빌려 한국으로 이송할 것을 주장했다. 에어앰뷸런스 임차료는 약 40만 달러. 결정이 지연되자 이 교수가 “내가 돈을 내겠다. 일단 이송부터 하자”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2년 5월 마침내 ‘이국종법’으로 불리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 확인된 중증외상환자 치료체계의 민낯은 6년 전보다 더 심각했다. 급기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중증외상센터 지원을 청원하는 글이 올랐다. 국민 27만 명이 화답했다. 정부는 삭감했던 외상센터 예산을 다시 살려 601억 원을 편성했다. 이 교수는 요즘도 외상센터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항상 파란색 수술 모자를 쓰고 다닌다. 왼쪽 손목에는 민감한 외과 수술에 방해가 될까 봐 시곗줄 끝에 흰 의료용 테이프를 붙인 시계를 찬다. 오 씨는 최근 국군수도병원에서 진행된 정부합동신문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도 종종 오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안부도 전해 듣는다고 한다. 오 씨를 치료할 당시 이 교수는 “앞으로 직장 다니며 번 돈으로 세금을 내 국가 경제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들 역시 이 교수의 당부가 하루빨리 현실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워너원 ‘연습생 신화’… “돈은 안쓰는 것” 김생민의 재발견[문화]7인조 남성그룹 방탄소년단은 1년 내내 기록 잔치를 벌였다. 5월 빌보드뮤직어워즈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팝스타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수상했다. 9월 낸 ‘LOVE YOURSELF 承-Her’ 음반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7위, 11월 신곡 ‘MIC Drop’ 리믹스 버전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28위까지 올랐다.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축하무대, 12월 NBC ‘엘런 디제너러스쇼’ 등이 TV와 소셜미디어로 전파되며 세계적으로 인기가 확산됐다. 미주 지역의 팬들이 이들의 여러 곡에 걸쳐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고 한국어로 멤버별 응원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미국의 공중파를 강타했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배출한 프로젝트 남성그룹 워너원은 젊은이들은 물론 평소 아이돌에 관심이 적었던 일부 중장년층의 마음까지 팬덤의 영향권으로 포섭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연습생 신분이던 이들은 데뷔음반을 100만 장 이상 팔며 아이돌 가요계의 최상위권으로 단숨에 올라섰다. 국민 남자친구가 된 강다니엘을 위시해 다양한 매력을 가진 그룹 멤버들은 청소년을 겨냥한 교복, 치킨뿐 아니라 커피, 맥주, 화장품까지 다양한 상품의 모델로 활약했다. 이들의 팬덤이 TV를 통해 전 연령대로 확장됐음을 보여준 것이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은 6월 북미 최고 권위의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16세 때부터 1년에 2∼4번씩 국제콩쿠르에 출전해온 선우예권은 총 8개 대회에서 우승해 ‘콩쿠르 부자’로 불리게 됐다. 밴 클라이번 우승으로 그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국내 클래식을 이끌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콩쿠르 출전의 연령 마지노선인 29세에 출전한 그는 늦게 빛을 본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2019년까지 연주 일정이 잡혀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발돋움했다. 방송인 김생민(44)은 데뷔한 지 무려 25년 만에 ‘뜬 별’이 됐다. 시작은 청취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이었다. 화려할 것만 같은 연예인이 ‘돈이란 원래 안 쓰는 것’이라거나 ‘커피 대신 면수를 먹어라’는 둥 짠내 가득한 경구를 늘어놓자 폭발적 반응이 일었고 곧 지상파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스스로 꾸준히 아끼고 저축해 자산을 모았다는 김생민의 모습은 팍팍한 삶이라도 노력하면 보상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올 한 해 영화계에서 가장 뜬 별은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매력 넘치는 연기로 ‘마블리(마동석+러블리)’라는 애칭을 얻은 배우 마동석(39)이다. 그가 시나리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주연한 영화 ‘범죄도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깜짝 흥행에 성공하면서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추석 연휴 ‘남한산성’ ‘킹스맨: 골든 서클’ 등 쟁쟁한 경쟁작 사이에서 초반 흥행은 주춤했지만, ‘마동석의 힘’으로 역주행하며 68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부산행’에서도 좀비 떼를 무찌르는 액션을 선보여 사랑받은 데 이어 ‘굿바이 싱글’ ‘부라더’ 등 코미디 영화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는 최근 팔씨름 선수로 등장하는 영화 ‘챔피언’의 촬영을 마쳤고, 내년 8월 개봉할 예정인 ‘신과 함께 2’를 통해서도 관객과 만난다. 서경배 ‘세계 100대 CEO’ 선정… 방준혁, 게임으로 자수성가[경제-산업]그동안 대학 강단과 시민단체 등 재야에서 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64)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55)은 경제 분야의 핵심 관료로 변신해 새 정부의 각종 정책을 이끌었다. 장 실장은 소득 주도 성장 등 새 정부의 경제 기조를 이끄는 데 선두에 섰고, 김 위원장은 가맹점, 유통, 하도급 분야의 불공정거래 대책을 쏟아냈다. 스타일과 노선에 대한 적잖은 논란도 있지만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 분야의 실세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김동연 경제부총리(60)는 6월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 수장으로 임명됐다. 처음에는 현 정부 출범에 ‘지분’이 없는 정통 관료 출신이라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여당과 청와대가 중심이 된 법인세 및 소득세 인상 논의에서 배제되면서 ‘김동연 패싱(건너뛰기)’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3%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각종 경제 현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경제 수장으로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62)은 올해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을 도맡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원래 재계의 축은 주요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였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인을 아우르는 대한상의의 상징성이 부각되며 정부 경제정책의 기업 측 파트너 자리를 공고히 했다. 박 회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기업만 대변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최근 들어 친노동에 치우친 정부의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두고 ‘국회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54)은 올해 대표이사 취임 20주년을 맞았다. 그간 성과는 눈부셨다. 취임 직전 해인 1996년과 2016년을 비교해 보면 매출은 10배, 수출액은 181배 늘었다. 세계적인 경영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2017년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100대 최고경영자(CEO)’에 한국 기업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서 회장을 선정한 것은 이 같은 성과 덕분이었다. 20위를 차지한 서 회장에 대해 HBR는 ‘끊임없이 혁신을 이뤄온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1월 서울 용산 신사옥 완공에 따라 새로운 용산 시대를 선포했다. 서 회장은 용산 사옥을 ‘미(美)의 전당’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올해 게임업계에선 ‘흙수저’ 출신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49)의 자수성가 스토리가 화제가 됐다. 그는 넷마블 최대주주로서 올해 넷마블 기업공개(IPO)를 통해 3조 원대 주식거부로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고교 2학년 중퇴 이력과 2차례 창업에서 실패한 개인사가 재조명됐다. 2000년 자본금 1억 원으로 시작한 넷마블은 2000년대 중반부터 긴 침체를 겪다가, 최근 모바일 게임 분야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면서 성공신화를 새로 쓰고 있다. 넷마블의 간판 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17년 9월까지 누적 매출이 9608억 원을 기록해 연말까지 단일 매출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60)이 올해 주목받은 인물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키며 주식 부호 대열에 합류했다. 서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22일 기준 4조7427억 원에 이른다. 지분을 증여받지 않고 자수성가로 주식 부자 5위 안에 든 인물은 서 회장이 처음이다. 설립 15년째를 맞은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램시마’를 개발하며 성공 가도를 달려 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임희윤 기자 imi@donga.com·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임현석 기자}

    • 201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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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 다음 수순은 글로벌”

    “카카오의 다음 수순은 글로벌이죠. 카카오가 선보이는 영상, 음악 등 한류 콘텐츠가 아시아를 하나로 엮을 겁니다.” 카카오 박성훈 최고전략책임자 겸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44·사진)는 이달 27일 서울 강남구 로엔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의 콘텐츠 생태계를 꾸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와 사업부 분사 및 투자 유치 등을 진두지휘하며 국내 수익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해왔다. 국내에서는 수익화 기반이 다져졌다는 판단에 따라 글로벌 진출을 내년 화두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M&A) 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규모 해외 자금 유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내년 2월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모바일을 바탕으로 한 음악과 동영상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회사를 인수합병하고,인공지능(AI) 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진출하는 것이라면 한계가 뚜렷하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콘텐츠 유통 시장에 카카오가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도 있고요.” 그는 미국 대중문화를 예로 들며 콘텐츠 진출뿐 아니라 관련 산업이 함께 진출해야 한국 산업 생태계가 발전하고, 아시아 콘텐츠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류 콘텐츠도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 돈을 벌지 못한 채 단순 공급자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주도권을 쥐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콘텐츠 유통 채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카카오가 겪은 뼈아픈 교훈과도 관련이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앞세워 2010년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떨쳤으나, 게임업계가 자체 개발과 직접 유통을 내세우자 수익 기반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그는 “콘텐츠 유통과 자체 개발 역량을 모두 가지고 있을 때에만 사업 시너지가 난다는 점을 당시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CJ그룹 베인앤컴퍼니 등을 거친 박 대표는 2015년에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 자리로 옮겼다. 당시 카카오의 최대 현안은 수익화였다.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90%가 사용하는 플랫폼인데도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미션도 수익화 모델을 짜는 것이었다. 카카오에 합류한 그는 안정적인 정기결제 모델 구축, 신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제안해 성사시켰고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사업과 간편결제 사업, 웹콘텐츠 사업을 각각 독립시켜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박 대표는 “카카오는 구글의 검색, 스포티파이의 음원 콘텐츠, 우버의 모빌리티 사업을 모두 합친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며 “모바일 시장의 유력한 서비스 사업을 전부 가진 독보적인 서비스 플랫폼으로 어느 쪽이 뜨든 바로 수익화가 가능한 모델”이라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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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니지M’ 성공 엔씨소프트, 내년 모바일게임 전환 가속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올해 모바일 게임 흥행에 힘입어 내년에도 모바일 전환에 속도를 낸다. PC 게임 리니지 원작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성공 공식을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8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리니지M은 올해 6월 21일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 수 700만 명, 일 매출 130억 원을 나타냈다. 이는 모바일 게임 중 최단 시간 내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리니지M은 게임 출시 전 550만여 명이 사전 예약한 데에 이어 서비스 첫날인 6월 21일 이용자가 210만 명을 나타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리니지M은 출시 직후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와 인기 게임 1위에 올랐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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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훈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 “한류 앞세워 亞시장 주도할 것”

    “카카오의 다음 수순은 글로벌이죠. 카카오가 선보이는 영상, 음악 등 한류 콘텐츠가 아시아를 하나로 엮을 겁니다.” 카카오 박성훈 최고전략책임자 겸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44)는 이달 27일 서울 강남구 로엔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의 콘텐츠 생태계를 꾸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와 사업부 분사 및 투자 유치 등을 진두지휘하며 국내 수익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해왔다. 국내에서는 수익화 기반이 다져졌다는 판단에 따라 글로벌 진출을 내년 화두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M&A) 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규모 해외 자금 유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내년 2월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모바일을 바탕으로 한 음악과 동영상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회사를 인수합병하고, 인공지능(AI) 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진출하는 것이라면 한계가 뚜렷하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콘텐츠 유통 시장에 카카오가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도 있고요.” 그는 미국 대중문화를 예로 들며 콘텐츠 진출뿐 아니라 관련 산업이 함께 진출해야 한국 산업 생태계가 발전하고, 아시아 콘텐츠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엔터테이너들이 자국의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미국 시장에 선보였으나, 결국 돈을 번 것은 미국 업체들이었다는 설명이다. 유통 플랫폼을 쥐고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는 발언이다. 그는 “한류 콘텐츠도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 돈을 벌지 못하고 건전한 생태계 구축에도 실패한 채 단순 공급자 역할에 머물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가 콘텐츠 유통 채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카카오가 겪은 뼈아픈 교훈과도 관련이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앞세워 2010년대 초반 모바일 게임시장 형성기에 큰 영향력을 떨쳤다. 그러나 게임업계가 자체 개발과 직접 유통전략을 내세우자 카카오의 수익 기반이 급격하게 약화됐다. 그는 “콘텐츠 유통과 자체 개발 역량을 모두 가지고 있을 때에만 사업 시너지가 난다는 점을 당시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딛고 최근 성공사례를 다시 쓰고 있다. 유통 뿐만 아니라 개발과 퍼블리싱 등을 담당하면서 성장한 것. PC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배틀그라운드와 검은사막 등을 외부 개발사 게임을 퍼블리싱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카카오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최근 일본에서 픽코마라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카카오의 웹툰, 웹소설 등 웹콘텐츠 역시 카카오의 다양한 노하우가 결합해 글로벌 공략에 성공했다. ‘기다리면 무료’로 대표되는 독특한 사업모델(BM)을 앞세워 유통 플랫폼 역할 외에도 콘텐츠 제공업자들과 퍼블리싱 계약 등을 맺고 콘텐츠 생태계를 탄탄하게 가꾼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글로벌 전략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 바로 박 대표다.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와 CJ그룹 미래전략실장 등을 거친 그는 2015년에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카카오의 최대 현안은 수익화였다.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90%가 사용하는 플랫폼인데도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미션도 수익화 모델을 짜는 것이었다. 카카오에 합류한 그는 안정적인 정기결제 모델 구축, 신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제안해 성사시켰고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사업과 게임 사업, 웹콘텐츠 사업을 각각 독립시켜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2015년 10월 카카오뱅크 인가 신청을 발빠르게 진행하면서 사업의 외연도 넓혔다. 박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각 영역 파트로 담당하는 개별 기업가들이 지원하는 독특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기업가 집단으로 구성된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카카오는 구글의 검색, 스포티파이의 음원 콘텐츠, 우버의 모빌리티 사업을 모두 합친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며 “모바일 시장의 유력한 서비스 사업을 전부 가진 독보적인 서비스 플랫폼으로 어느 쪽 시장이 떠오르든 바로 수익화가 가능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가 카카오에 영입하면서 제안했던 사업 포트폴리오가 올해로서 갖춰졌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수익화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내년 상반기 멜론 플랫폼의 직접적인 해외 진출을 꾀하는 가운데 카카오톡 내에서 멜론을 연동하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혼잡시간대에 콜비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화 모델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사용자 경험을 중요시하는 만큼 조금씩 상황을 보면서 수익화를 조심스럽게 진행할 것”이라고 수익화 원칙을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는 ‘모두를 위한 기회’를 주는 기업으로서 카카오 생태계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기업으로 지금과 같은 평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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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소프트, 모바일 체제 가속화…‘리니지M’ 앱 스토어 매출 1위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올해 모바일 게임 흥행에 힘입어 내년에도 모바일 전환에 속도를 낸다. PC게임인 리니지 원작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의 성공 공식을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8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리니지M은 올해 6월 21일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 수 700만 명, 일 매출 130억 원을 나타냈다. 이는 모바일 게임 중 최단 시간 내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리니지M은 게임 출시 전 550만여 명이 사전 예약한 데에 이어 서비스 첫 날인 6월 21일 이용자가 210만 명을 나타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리니지M은 출시 직후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와 인기 게임 1위에 올랐다. 또 출시 이틀 만에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을 거두고 인기 게임 1위에 오르는 등 양대 오픈마켓을 석권했다. 리니지M은 출시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출시 이후 평균 이용자수는 150만 명 선이다. 최근엔 리니지M의 대만 서비스를 11일 시작해 현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모두 매출 1위에 올랐다. 엔씨소프트는 11월 7일에는 개발 중인 게임들을 공개했다. 리니지2M, 아이온 템페스트, 블레이드&소울2 등 미공개 신작 모바일 MMORPG 3종과 PC 온라인 MMORPG ‘프로젝트 TL’이다. 엔씨소프트는 원작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의 IP를 각각 활용해 개발하고 있으며, 이들 게임은 내년 초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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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게임판, 다크호스 속속 등장

    이른바 3N(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으로 불리는 국내 대형 게임사가 판을 다져놓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중견 게임사도 속속 도전장을 내밀면서 대작 게임 경쟁이 불붙고 있다. 대작 게임은 흔히 100억 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입한 게임을 일컫는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게임 이래 흥행공식으로 굳어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모바일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견 게임사인 펄어비스가 내년 1월 출시하는 모바일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에는 현재까지 200만여 명이 사전 예약 형태로 게임을 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게임은 현재까지 100여 명의 개발인력이 투입됐다. 개발기간도 약 2년에 이른다. 최근 인기를 끈 모바일 MMORPG 장르이면서 흥행에 성공한 원작 IP게임을 잇는 후속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원작게임인 검은사막은 PC온라인 게임으로 북미 유럽 일본 러시아 대만 등 100여 개국에서 서비스돼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거둔 바 있다. 특히 국내 게임이 별다른 재미를 못 본 북미시장에서 가입자만 200만 명을 확보해 관심을 끌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이 게임으로만 매출 622억 원을 올렸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검은사막 콘텐츠를 모바일로 그대로 옮겨온 것인 만큼 전작의 흥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1월 12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모바일 MMORPG ‘로열블러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견 게임사인 게임빌이 개발한 게임으로 100여 명의 개발인력이 투입됐다. 대부분의 MMORPG는 임무를 수행하며 등급을 올리지만, 이 게임은 게임 이용자들과 이벤트에 참여하고 보상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 흥행작이 거의 없었던 게임빌의 야심작으로 통한다. 검은사막 모바일과 로열블러드 모두 기존 모바일 MMORPG와 차별화 요소를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 다른 모바일 MMORPG에서 게임 내 주요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과금방식이 문제가 되자, 주요 아이템보다는 의류 등을 구매하게 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주겠다는 방침이다. 두 업체 모두 기존 글로벌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출시 이후 바로 해외 출시 계획을 세우는 점도 닮은꼴이다. 올해 리니지 IP를 바탕으로 한 대작 게임 출시 열기에 대형 게임사가 잠식한다는 우려 속에 이들의 반격이 통할지 주목된다. 2010년대 초반 모바일 게임은 스마트폰 성능 한계 때문에 간단한 퍼즐게임이 주를 이뤘다. 많은 인원이 한 전장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바일 MMORPG 장르는 지난해부터 고성능 스마트폰 출시와 맞물려 속속 출시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시된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를 계기로 게임업계 판도가 모바일 MMORPG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을 출시해 흥행에 성공하는 등 3N이 올 하반기 모바일 MMORPG에 집중하는 가운데 중견 게임사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견 게임사까지 MMORPG 개발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투자여력이 없는 중소 게임사들은 주목받지 못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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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TV 매출, 케이블TV 넘어섰다

    지난해 인터넷TV(IPTV)가 매출액 기준으로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SO)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IPTV와 케이블TV 간 매출 역전은 IPTV가 상용화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2017년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3사의 지난해 IPTV 매출액은 2조4277억 원이었다. 2015년의 1조9088억 원보다 27.2% 증가했다. 반면 케이블TV 매출은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2조1692억 원까지 떨어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IPTV는 수신료와 홈쇼핑 수입이 모두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가입자 수 기준으로는 아직 역전이 되지 않았다. 다만 IPTV와 케이블TV 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 IPTV 가입자는 지난해 기준 128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77만 명이 늘었다. 케이블TV 가입자는 전년 대비 16만 명 증가에 그치면서 1389만 명이었다. 2014년 기준 케이블TV와 IPTV 가입자 격차가 494만 명이었지만 2년 만에 100만 명으로 좁혀진 것이다. 방송 매체별 매출액 순위에선 IPTV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지상파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지난해 PP와 지상파 매출은 각각 6조3801억 원, 3조9987억 원을 기록했다. IPTV 사업자가 방송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2.5%에서 지난해 15.3%로 늘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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