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국

변종국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77

추천

그냥 누군가에게 “저 기자는 참 대단했어. 고마웠어. 멋졌어. 열심히 살았어”라고 기억되는 기자였으면 좋겠습니다.

bj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산업42%
사고33%
복지10%
칼럼3%
국제경제3%
노동3%
운수/교통3%
지방뉴스3%
  • 갖출 건 다 갖춘 경형 SUV ‘캐스퍼’, 고속도로서 직접 타보니…

    27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현대차 캐스퍼 스튜디오. 2019년 9월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현대자동차와 광주광역시가 합작해 세운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첫 차 ‘캐스퍼’가 베일을 벗는 날이었다. 캐스퍼는 직원 연봉을 낮춰 합리적인 가격의 차를 만들자는 노사 합의에서 탄생한 차량으로서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 최초의 온라인 판매 전용 차량이자 새로운 차급인 ‘경형 엔트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캐스퍼를 처음 마주했을 때 나온 말은 “귀엽다”였다. 캐스퍼는 경차인 기아 모닝과 차량 길이, 휠베이스(앞 바퀴-뒷 바퀴 사이 길이, 2400㎜), 전폭(너비)이 거의 같다. 기아 레이 보다는 휠베이스가 10㎝ 정도 짧다. 모닝과 레이 사이의 크기다. 시승에 앞서 캐스퍼 스튜디오에 마련된 IT 장비 ‘탭’으로 캐스퍼의 외관 색상과 휠 모양 등을 바꿔 볼 수 있었다. 화이트, 그레이, 블루, 오렌지, 아이보리, 카키 등 6개 색상으로 외관을 꾸밀 수 있고, 내부 시트도 내가 원하는 색으로 꾸밀 수 있다. 캐스퍼 트렁크는 물건을 가득 담은 종량제 봉투 3, 4개 정도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었다. 2열 좌석을 모두 접었어도 골프백을 넣기 빡빡해 보였지만 캠핑 장비나 캐리어, 상자 정도는 무난하게 들어갈 수 있어 보였다. 1열 보조석까지 접으면 스키 장비도 넣을 만한 긴 공간이 생겼다. 내부는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다. 전 좌석을 접을 수 있고 선루프와 실내 무드등, 수납 트레이 등을 적용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자 가볍게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승차는 카파 1.0 터보 엔진이 달렸다. 도심에서 초록색 신호등 불이 켜지자 치고 나가봤다. 순간적인 추진력은 도심 주행에선 충분했다. 가솔린 엔진이어서 소음이 거슬리지도 않았다. 가벼운 느낌의 드라이빙 매력이 있었고 승차감도 세단과 같은 안정적인 느낌은 아니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가속과 힘 등을 느껴보려 고속도로와 언덕 주행을 했다. 계속 속도를 높여가는 힘이 부족한 건 있었지만 고속도로 주행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양 옆으로 화물차와 버스들이 빠르게 지나갈 때 차량이 바람 등에 의해 휘청이며 경차의 한계가 느껴지긴 했다. 언덕 주행시 액셀을 강하게 밟을 때 일반 차량보다는 버거운 느낌이었다. 성인 3, 4명이 타면서 짐까지 실으면 느낌이 또 다를 거 같았다. 실내가 좁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운전자를 감싸주는 듯한 시트와 공간 디자인 때문에 1시간 운전이 피곤하진 않았다. 잠시 휴식을 하던 도중에 한 중년 남성이 캐스퍼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차량을 이리저리 보더니 “젊은 세대랑 여성분들이 좋아하겠네요” 라고 말했다. 공감했다. 도심에서 차를 주로 모는 사람이나 1, 2인 가구에 적합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방 충돌방지, 차선 유지, 차선 이탈 방지 등 첨단 안전 사양도 넣었다. 가격은 1385만 원~1870만 원이다. 온라인으로 원스톱 구매가 가능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차량 제원과 다른 차와의 비교, 견적, 구매가 모두 가능하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29
    • 좋아요
    • 코멘트
  • [기자의 눈/변종국]‘극단선택 대리점주 유족’ 두 번 울린 택배노조

    “남편이 유서를 엉뚱하게 썼다는 말인가요.”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을 한 김포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 씨(40)의 아내 박모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이 씨 유서에는 택배 노조원들의 집단 괴롭힘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었다. 택배노조는 이달 2일과 27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이 씨의 유서 내용과 달랐다. 이 씨 사망은 노조원들의 괴롭힘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택배노조는 2일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4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고 공개했다. “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됐는지 제보가 들어오고 있으나 고인의 명예를 위해 제외한다”며 숨겨야 할 무언가가 있는 듯 암시도 했다. 노조는 ‘사실관계 조사’라며 사건 발생 사흘 만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 씨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었고, 원청인 CJ대한통운이 대리점을 포기하게 하면서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고인이 빚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던 택배노조는 27일 기자회견에서 느닷없이 이 씨를 고소득자로 묘사했다. 이 씨가 생전에 골프를 치는 등 여가를 즐기던 모습의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무단으로 가져와 공개하며 “고인의 월 수익은 2000만 원을 상회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고인의 풍요로웠던 생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상을 등진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노조가 공개한 사진 중 일부는 이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유족과 이 씨의 동료들은 “노조가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하며 고인을 두 번 죽였다”고 반발했다. 이 씨의 유서에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으로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는 말은 있지만 택배노조가 주장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원청 탓에 대한 얘기는 없다. 택배노조가 이 씨 죽음의 배경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한 것이다. 유족과 이 씨 동료들은 택배노조의 원청 책임론도 왜곡이라고 지적한다. 이 씨와 가까웠던 한 대리점 소장은 “이 씨는 노조와의 갈등 때문에 대리점을 포기했다. 주변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그나마 잘 아는 일이 택배업이라 다시 대리점을 해보려고 입찰에 참여했다가 떨어졌을 뿐이다. 그런데 원청에 이 씨 죽음의 책임을 따지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왜곡”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29일 조합원 자정 노력 등을 담은 최종 대책안을 공개한다. 이번에는 진솔한 사과와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이 담길지 궁금하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서를 잘못 썼단 말입니까”…‘대리점주 유족’ 두 번 울린 택배노조

    “남편이 유서를 엉뚱하게 썼다는 말인가요.”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을 한 김포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 씨(40)의 아내 박모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이 씨 유서에는 택배 노조원들의 집단 괴롭힘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었다. 택배노조는 이달 2일과 27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이 씨의 유서 내용과 달랐다. 이 씨 사망은 노조원들의 괴롭힘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택배노조는 2일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4억 원 채무를 지고 있다”고 공개했다. “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됐는지 제보가 들어오고 있으나 고인의 명예를 위해 제외한다”며 숨겨야 할 무언가가 있는 듯 암시도 했다. 이 씨가 운영하던 대리점을 원청인 CJ대한통운 때문에 포기한 사연도 공개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대리점 운영 중단을 극단적 선택의 이유를 유추할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고인이 빚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던 택배노조는 27일 기자회견에서 느닷없이 이 씨를 고소득자로 묘사했다. 이 씨가 생전에 골프를 치는 등 여가를 즐기던 모습 사진을 SNS에서 무단으로 가져와 공개하며 “고인의 월 수익은 2000만 원을 상회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고인의 풍요로웠던 생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상을 등진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노조가 공개한 사진 중 일부는 이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유족과 이 씨의 동료들은 “노조가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하며 고인을 두 번 죽였다”고 반발했다. 이 씨 유서에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으로 하루하루는 지옥이었다”는 말은 있지만 택배노조가 주장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원청 탓에 대한 얘기는 없다. 택배노조가 이 씨 죽음의 배경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다. 유족과 이 씨 동료들은 택배노조의 원청 책임론도 왜곡이라고 지적한다. 이 씨와 가까웠던 한 대리점 소장은 “이 씨는 노조와의 갈등 때문에 대리점을 포기했다. 주변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그나마 잘 아는 일이 택배업이라 다시 대리점을 해보려고 입찰에 참여했다가 떨어졌을 뿐이다. 그런데 원청에게 이 씨 죽음의 책임을 따지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왜곡”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29일 조합원 자정 노력 등을 담은 최종 대책안을 공개한다. 이번에는 진솔한 사과와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이 담길지 궁금하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28
    • 좋아요
    • 코멘트
  • 택배노조, 숨진 점주 사생활 사진 공개 논란

    택배노조가 지난달 30일 택배노조원들의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 씨에 대해 “노조 때문에 대리점을 포기했거나 생활고에 시달린 건 아니다”라고 재차 주장하며 고인이 생전에 여가 활동을 하면서 찍은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족 측이 인터뷰에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고인의 월 수익은 2000만 원을 상회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유튜브, SNS를 통해 고인의 풍요로웠던 생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고인이 골프를 치는 사진과 펜션 등에서 찍은 사진, 이 씨 소유 차량, 집 안 내부 사진 등을 배포했다. 유족과 이 씨의 동료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씨 아내인 박모 씨는 “노조가 공개한 골프 사진 중 일부는 남편이 아니다. 펜션 사진은 지인이 잘 아는 곳으로 택배 동료들과 함께 간 것”이라며 노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측은 “고인의 극단적 선택은 유서에 밝힌 대로 노조의 집단 괴롭힘 때문이다. 고인에 대한 모욕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노조와 대책위는 “택배노조에 제기된 비판 일부는 과도하다. 택배사와 대리점, 노조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만들자”고 주장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다시 날고 싶은 이스타항공, ‘골칫덩이 항공기’ 맥스8 운항 포기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보잉 737MAX8(맥스8) 항공기 운항을 사실상 포기했다. 오랜 운항 중단으로 운항증명(AOC)을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향후 소요될 각종 비용 및 시간을 줄여 하루라도 빨리 운항 여건을 갖추기 위한 조치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17일 서울회생법원에 경영 정상화 방안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서 항공기 활용 계획에 맥스8을 넣지 않았다. 이는 맥스8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맥스8은 미국 보잉사가 만든 차세대 중거리용 항공기로 연료 효율성이 높고 기존 B737 기종보다 항공 거리가 1000km 정도 더 길다는 장점이 있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12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맥스8을 들여왔다. 그러나 2019년 맥스8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세계적으로 맥스8 운항이 중단됐고 국토교통부도 맥스8 운항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현재 계류장에 서 있다. 이스타항공 영업 자체가 중단된 것도 이유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운항증명을 하루라도 더 빨리 받고 기재를 단일화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결정”이라며 “일단 기존 B737-800 2대로 운항을 시작하고 추가로 5, 6대까지 항공기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B737-800 항공기에 맥스8까지 운영하려면 기장과 승무원 훈련이 추가로 필요하고 항공기 정비 및 리스료 등도 더 들어간다. 이스타항공으로서는 부담과 리스크를 최소화해 정상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맥스8 운항을 포기했다. 국토부가 AOC 발급 절차를 빠르게 밟을 경우 이스타항공 재운항은 이르면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이스타항공 채권자들로부터 채권 변제 동의를 받는 과정인 관계인 집회일을 11월 12일로 결정했다. 이날 이스타항공 채권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변제율에 동의하면 법원은 이후 회생을 정식 인가한다. 체불 임금, 퇴직금 등 공익 채권(약 700억 원 규모)을 제외한 일반 채권 규모는 2000억 원 수준으로 항공기 리스사 등이 갖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시아나, 사이판행 탑승률 85%… 여행-항공업계 “희망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요가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이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방역을 유지하되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것) 이후 항공 수요 확대에 희망을 걸고 있다.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여행 심리를 자극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추석 연휴였던 18일 사이판행 아시아나항공편의 탑승률은 85%에 달했다. 탑승객 150명 중 95% 이상은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승객이었다. 사이판은 올 6월 한국과 격리 조치 없이 일정 조건하에서 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 협약을 맺은 첫 번째 국가다. 코로나19 음성 확인만 받으면 자가 격리가 면제된다. 트래블 버블 초기인 7, 8월에는 여행객이 편당 10명 이하였지만, 추석 연휴 이후에는 매 편 100명 이상의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 사이판에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외에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이 운항하고 있다. 항공 업계는 지금 분위기라면 연말까지 사이판으로만 3000명 이상 여행객이 출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객 증가 이유는 역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가에 따른 위드 코로나 분위기 확산이 꼽힌다. 초기만 해도 엄격한 방역과 입출국 규제가 심해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았지만, 백신 접종자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서서히 늘면서 트래블 버블을 이용하는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9∼12월 매주 토요일 출발하는 사이판 여행 상품을 홍보했더니 이틀 만에 1300여 명이 예약을 했다. 트래블 버블이 ‘정부에서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인증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예약이 몰린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하기는 아직 무리이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연말쯤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매출이 80% 이상 줄어든 항공업계는 새로운 방역 체계로의 점진적 전환에 기대가 크다. 임직원 유·무급 휴직, 자산 매각, 유상증자, 금융 대출, 정부 지원금 등을 통해 버티고 있지만 결국 해외여행객이 늘어야만 정상적 경영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유럽은 항공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 미국의 20여 개 항공사를 이용한 항공 여객 수는 약 7300만 명으로 1년 전인 지난해 7월(2400만 명)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7월의 85% 수준을 회복했다. 항공사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일컬어지는 국제선 유상여객킬로미터(RPK) 역시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은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터키항공,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 주요 대형 항공사들의 국제선 RPK가 3∼10배 이상 늘었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국가 간 교류 증가로 지난해보다 여객 실적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항공사의 한 임원은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은 복직은 물론 신규 채용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위드 코로나로 하루빨리 여행 심리가 생겨야 내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들이 주로 취항하는 일본과 중국의 상황은 아직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지만, 일부 동남아시아 노선에 대해서는 운항 허가를 신청하는 등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1-09-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시아나 사이판 예약 1000명 몰렸다…항공사 ‘트래블 버블’ 기대

    벼랑 끝에 몰린 항공사들이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생활과 방역의 병행)를 통한 항공 수요 확대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한국과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한 사이판을 찾는 여행객이 급증하는 등 방역과 일상의 조화가 여행 심리를 자극 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23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18일 토요일 사이판행 아시아나항공편의 탑승률이 85%를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80석 규모의 A321NEO항공기를 띄웠는데, 탑승객 150명 중 95% 이상이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여행 수요였다. 사이판은 6월 한국과 최초로 트래블 버블을 맺은 국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만 받으면 자가 격리가 면제된다. 그러나 트래블 버블 초기인 7,8월엔 트래블 버블 여행객 수요가 편 당 10명 이하였지만, 추석 연휴 이후에는 매 편 100명 이상의 여행객들이 예약을 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1000명 이상의 여행객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사이판으로 여행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해외 여행객 증가의 이유를 코로나 백신 접종에 따른 위드 코로나 분위기 확산에서 찾고 있다. 엄격한 방역과 입출국 규제 일변도였던 시기에는 해외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면,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방역과 일상생활을 조화 시키려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판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60대 박모 씨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들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건 국내나 해외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사람들 접촉이 덜한 해외가 안전할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끝냈다보니 코로나에 대한 불안함이 크게 줄어들었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 중 사이판에서 골프 등을 즐기려는 수요가 상당하다. 사이판에서 코로나 검사 비용, 코로나 확진시 진료비 등을 지원해주는 것도 수요를 증가시키는 원인”이라며 “백신 접종을 마친 2030세대 중 미국과 유럽 여행을 문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항공업계는 코로나 종식을 기다리느니 위드 코로나라는 새로운 방역 체계로의 점진적 전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운항이 90% 가까이 줄어들면서 유례 없는 위기를 맞이했다. 코로나 사태 종식을 기다리며 임직원 유·무급 휴직과 자산 매각, 유상증자, 금융 대출, 정부 지원금 등을 통해 버텼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줄지 않으면서 항공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미국과 유럽의 경우엔 항공 수요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올해 7월 미국의 20여개 항공사를 이용한 항공 여객 수는 약 7300만 명으로 지난해 7월(2400만 명) 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 7월의 85% 수준을 회복했다. 항공사들의 국제 여객 수익성 지표중 하나인 ‘RPK(유상여객킬로미터, 유상탑승객수×운항거리)’를 봐도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의 RPK가 크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아일랜드 라이언에어와 터키항공, 미국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항공, 제트블루항공, 스페인 이베리아 항공의 RPK가 지난해 6월과 비교해 10배 이상 늘었다. 에어프랑스와 독일 루프트한자, 카타르항공,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사 등의 올해 6월 RPK도 전년 동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 상황이 극심했던 지난해 보다 상황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항공업계 한 임원은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은 직원들 복귀 및 신규 채용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위드 코로나를 통해서 하루 빨리 여행 심리가 올라와야 내년 초 부터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며 “노선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진전되지 않아 걱정이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서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노선에 대해 운항 허가를 신청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23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통학차 비극 없게” 어린이 체형 맞춘 안전띠 장착

    2019년 5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축구클럽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7세 남자 어린이 2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교차로에서 직진 신호를 받고 출발한 차량이 두 어린이가 타고 있던 통학차량에 부딪힌 것이다. 통학차량 운전자 김모 씨(당시 22세)가 신호위반, 과속을 한 게 직접적 원인이었지만 안전띠 문제도 컸다. 숨진 두 어린이는 교육받은 대로 안전띠를 맸지만 허리를 두르는 형태로 어른 체형에 맞춰진 낡은 2점식 안전띠여서 강한 충격에 아이들을 보호해 주지 못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체형에 맞춘 3점식 안전띠가 장착된 통학차량용 차가 나온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4월 출시한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를 기반으로 개발한 ‘스타리아 킨더’를 연내에 출시한다. 이 차 15인승 모델에는 어린이 체형을 고려한 설계를 적용해 어린이용 3점식 안전띠가 기본 사양으로 갖춰졌다. 국내 도로교통법에는 안전검사, 보호자 동승, 어린이 보호 표지 부착 등의 규정만 있고 어린이용 안전띠 규정은 별도로 없다. 6세 미만 어린이는 반드시 카시트를 착용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6세 이상 1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해서는 ‘신체구조에 적합하게 조절될 수 있는 안전띠를 갖춰야 한다’고만 규정했을 뿐 3점식 안전띠 설치 및 착용 의무는 없다. 2019년 이용호 의원(무소속) 등이 어린이 통학버스 3점식 안전띠 설치를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에선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비슷한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내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이제까지 어린이용 3점식 안전띠를 갖춘 통학차량을 생산, 판매하지 않았다. 일부 어린이 통학차량 운영자들이 차량을 개조하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보편화되진 않았다. 국내 통학차량에선 어린이 대부분이 어른 체형에 맞춰 개발된 안전띠를 맨다. 어른 체형에 맞춘 안전띠를 어린이가 매면 자칫 척수손상 등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호주 등 선진국들은 시속 50km 이하로 달리는 입석 노선버스 차량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에 3점식 안전띠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9월 한국소비자원과 보험개발원이 국내 어린이 통학버스의 2점식 안전띠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충돌사고 발생시 보호 성능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토교통부에 어린이용 3점식 안전띠 설치 의무화를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용이 들더라도 어린이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라도 어린이 체형을 고려해 3점식 안전띠를 갖춘 통학차량이 출시되는 건 어린이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리아 킨더는 또 15인승 모델에서 모든 탑승자가 안전띠를 맸는지, 자리에 잘 앉았는지 운전석 계기판에서 확인하는 기능을 기본 제공한다. 현대차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어린이 체형에 맞는 차량 안전 관련 연구가 부족했다는 점이 지적되고 본보 등이 축구클럽 교통사고를 계기로 3점식 안전띠 전면 도입 등 통학차량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기·수소 힘으로 하늘 나는 항공기, 어디까지 왔나[떴다떴다 변비행]

    친환경 바람이 항공업계에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탄소 제로’ ‘탄소 중립’ 열풍에 맞춰 항공업계는 이른바 ‘친환경 항공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온 자동차 업계가 전기와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차를 만들어 낸 것처럼요. 현재 항공 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 정도에 불과하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40년 항공기 운항의 증가로 항공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이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친환경 자동차와 선박, 버스, 산업계의 탄소 저감 공법 등이 널리 상용화되면, 항공업계가 배출하는 탄소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항공업계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을 지금 보다 7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정말 가능한 목표냐며 의구심을 갖기도 합니다. 항공업계가 플라스틱 줄이기, 연료 효율성을 높인 신형 항공기 도입 등으로 탄소 감축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추기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결국 전기나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친환경 항공기를 만들거나, 화석 연료가 아닌 지속 가능한 대체 연료를 써야만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런데 친환경 항공기 개발이 말처럼 쉽진 않습니다. 친환경 항공기 개발 트렌드와 현계 등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전기 항공기의 한계 전기 항공기로 대표되는 친환경 항공기 개발의 역사는 18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프랑스에서 ‘라 프랑스’ 라는 전기 동력 기반 비행 물체를 만든 기록이 있는데요. 하지만 그때부터 본격적인 친환경 항공기 개발이 시작된 건 아닙니다. 당시엔 내연 기관을 동력으로 하는 이동수단이 성장하는 시대였습니다. 돈도 안 되고 개발도 어려운 전기 항공기에 집중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1950년대에 가서야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다시 전기항공기 개발이 고개를 듭니다. 태양광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글라이더 형태의 비행기가 개발되면서, 친환경 항공기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1880년대나 1950년대나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죠. 전기나 태양이 비행기를 띄우기엔 힘도 부족했고, 태양이 없는 밤에는 비행이 불가능했죠. 태양열이나 전기를 저장해서 이를 재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에너지 저장 기술이 떨어지는 등 여러모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에 리튬이온배터리, 즉 오늘날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이차전지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태양 에너지 보다 수명도 오래가고 힘도 좋아진 배터리가 등장한 겁니다. 무거운 물체를 오래, 그리고 멀리 날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겁니다. ‘ANTARES 20E’라는 항공기는 글라이더 방식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항공기였는데 3000m 고도를 날 수 있었고, 전기 추진 방식 항공기로는 최초로 감항인증(비행에 적합한 안전성과 신뢰성, 기술 등을 갖췄다는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알프스 산맥을 넘은 전기 항공기, 48시간 연속 비행을 한 전기 항공기 등 우수한 성능을 가진 전기 항공기들이 탄생 합니다. ‘Solar Impulse’라는 항공기는 24시간 사람을 태운 ‘유인 비행’에 성공하기도 합니다. 사실 전기 항공기는 전기 자동차의 발전과 함께 해왔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럽게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는 항공기도 발전을 한 거죠. 그런데 자동차와 항공기는 무게와 크기, 주행 환경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을 하면 현존하는 배터리 기술은 자동차를 이동시키기에는 충분하지만, 항공기를 날리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현 시점에서 5인 미만의 승객을 태운 전기 항공기는 상용화가 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기 배터리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큰 항공기를 띄우기에는 힘이 부족합니다. 전기 배터리를 수백, 수천 개 이어 붙이면 힘을 이겨낼 순 있겠지만, 배터리 무게를 항공기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배터리 수명도 문제고 배터리 처리 방식도 고민해야 합니다. 실제 항공사들도 단거리 소형 전기 항공기 도입 정도를 계획하고 있고,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단거리 노선에 소형 전기 화물기를 띄우겠다는 발표를 한 정도입니다. 물론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리튬 황과 연료전지(뒤에 설명하겠습니다)를 사용하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중대형 항공기를 이차 전지 등으로 날리는 건 가능합니다. 스웨덴에서는 19인승으로 400km를 운항할 수 있는 기재가 2026년 쯤 상용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합니다. 하지만 기술적 발전이 된다고 해도, 정부나 항공 당국의 감항인증을 받는 것은 또 다른 숙제입니다. 그리고 이런 비행기를 과연 항공사들이 얼마나 도입할지도 의문이죠. 경제성의 문제도 남습니다. ●하이브리드, 수소 연료 전지 항공기이에 기존의 화석 연료 기반 엔진과 전기 모터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여객기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항공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슷한 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친환경성을 강화한 기존 엔진으로 비행을 하되, 필요에 따라서는 전기 동력으로 모터나 비행기 유지 장치 등을 돌리는 겁니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어느 정도 크기의 여객기를 멀리 또 오래 날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동시에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기도 하니 탄소 배출을 크게 저감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수소를 기반으로 한 연료전지 항공기 개발도 한창입니다. 수소 항공기는 수소 자동차와 원리가 비슷한데요. 수소가 연료 전지를 지나면서 산소와 만나게 되면 에너지가 발생하고, 이 에너지의 일부가 전기로 바뀌면서 배터리를 거쳐 구동 모터를 돌리는 원리입니다. 전기 배터리보다 힘도 좋고, 무게도 덜 나가다보니 중대형 항공기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거죠. 실제로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한 소형 항공기는 상용화가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수소를 기체가 아닌 액체 상태로 비행기에 싣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액체 상태의 수소는 기체 상태의 수소보다 같은 크기의 저장 탱크에 700~800배 정도 더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다고 합니다. 세계 수소 자동차 개발 및 판매 1위인 현대자동차도 하늘을 나는 ‘플라잉 카’에 이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수소 연료전지 항공기도 한계가 있습니다. 리튬 배터리보다야 가볍지만, 이를 항공기에 장착했을 땐 기존 항공기보다 여전히 무겁다는 겁니다. 수소 연료 전지를 사용하면 비행기 앞뒤에 배터리를 장착해야 해서 기존의 여객기와는 구조적으로 다른 항공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역시 감항인증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바이오 연료가 결국 대안이다? 전기와 수소 항공기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여러 한계들은 극복이 되겠지요. 장점도 뚜렷합니다. 기존 항공기들 보다 조용하고, 부품이 적게 들어가다 보니 유지비(고정비)가 적게 들어갑니다. 유류비도 절감되고 탄소 배출량도 적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비행기를 띄우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이에 기존 엔진은 그대로 쓰되 연료를 바꾸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자는 건데요. 친환경 항공기 개발과 별개로 아예 연료 자체를 탄소 배출이 적은 바이오 연료로 쓰자는 겁니다.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인 바이오 연료는 식물성 기름, 동물성 지방, 사탕수수, 농업 및 산업 폐기물 등에서 뽑아낸 대체 연료입니다. 바이오 연료는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항공사들은 바이오연료를 부분적으로 사용한(10% 바이오, 90% 화석연료 등) 항공유로 비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바이오연료 비중을 100%까지 늘릴 수 있느냐 입니다. 최근 미국의 항공기 제작사 보잉은 “2030년 까지 100%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항공기를 상용화 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된다면 중장거리 여객기를 띄우는 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기존 항공기에 연료만 바꾸면 되는 것이기에 감항인증도 충분히 통화할 수 있을 겁니다. 승객들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고요. 오늘날 항공업계의 친환경 항공기 트렌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기 항공기는 200~400km 단거리 비행에 적합하며, 단거리 여행이나 도심간 전기 화물기 시장, 소형 항공기 등에 충분히 적용 가능합니다. 중거리 비행은 수소연료전지 및 하이브리드가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장거리는 바이오 연료를 통한 기존 항공기 활용이 현재로서는 대안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전기 자동차도 수 없는 진화와 개발을 통해서 상용화를 이뤄냈습니다. 기술과 안전에 대한 의구심을 보기 좋게 날리면서 말이죠. 친환경 항공기도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언제나 그랬듯 인류는 친환경 항공기의 한계도 뛰어 넘을 것이라 믿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친환경 항공기 제작을 미국과 유럽, 중국이 이끌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한화,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 등이 친환경 항공기 및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사업에 뛰어든 상태지만, 오랜 항공기 제작 역사를 가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을 따라잡으려면 더 힘을 내야 하는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친환경 항공기 시장은 큰 성장이 기대되는 미래 먹거리입니다. 기업 뿐 아니라 정부도 친환경 항공기 제작 및 친환경 항공기 기술 개발, 친환경 항공기 부품 시장 진출 등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20
    • 좋아요
    • 코멘트
  • 항공기의 식량은 어떻게 만들어질까…‘항공유의 세계’ [떴다떴다 변비행]

    항공기에 사용되는 항공유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경유나 휘발유 등과 차이가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도 그리고 항공유를 보관하고 또 운반하는 방법이 조금 다른데요. 항공유는 비행기를 띄우는 동력일 뿐 아니라, 항공기를 탑승하는 고객들과도 밀접하게 연관 돼 있습니다. ● 항공유의 탄생 항공유는 휘발유나 경유, LPG, 중유처럼 원유를 증류해서 생산합니다. 원유를 가열하면 끓는점이 낮은 물질이 증발하고, 이를 냉각해서 각종 기름을 분리해 내는데요. 원유를 끓이면 가장 가벼운 LPG가 먼저 생성되고, 휘발유, 나프타, 등유, 경유 등의 순서로 분리가 됩니다. 여기서 항공유는 등유(KEROSENE)를 가공해서 만듭니다. 등유를 뽑아낸 뒤 추가 공정이 들어가는 데요. 부식을 일으키는 황이나 냄새를 유발하는 성분 등을 제거해 냅니다. 항공기는 자동차와 달리 기압과 온도가 낮은 척박한 환경에서 운항을 하기 때문에, 정전기 방지제, 빙결방지제, 산화방지제 등 첨가제를 넣습니다. 그래서 가격도 자동차 기름 보다 비쌉니다. 항공유에도 종류가 많습니다. 가솔린을 기반으로 한 항공유도 있고, 등유를 기반으로 한 항공유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항공 여객기에서는 등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JET A-1’이라는 이름의 항공유가 쓰입니다. 여객기 대부분 JET A-1을 사용한다고 보면 되는데요. 군용으로 사용되는 항공유도 다릅니다. 대표적인 군용 항공유가 ‘JP-8’인데요. 여객기 보다 더욱 척박한 환경(높은 압력, 화재 위험 등)을 견뎌야 하기에 여객기에 사용되는 기름 보다 가격도 비싸다고 합니다.● 항공유의 품질 항공유는 품질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비행중에 연료에 문제가 생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제적으로 항공유 품질 관리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원유를 가공할 때부터 항공유 급유가 이뤄지기 전 까지 매 단계마다 검사를 합니다. 항공유의 품질과 안전성 관리를 위해 지켜야 하는 규격 또는 항목이 3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특히 하늘에서는 기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저온에서의 항공유 안전성을 특별히 신경을 습니다. ● 항공유의 운반과 주유 방법 항공유를 만들면 공항으로 어떻게 옮길까요? 크게 3가지입니다. 선박과 기름을 운반하는 탱크로리, 그리고 송유관(파이프라인)을 이용합니다. 탱크로리는 타원형의 통을 달고 다니는 원유 운반 트럭입니다. 지방 또는 군소 공항은 탱크로리가 항공유를 운반하곤 합니다. 항공유의 수요가 많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송유관을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항공유 제조사인 SK에너지가 인천공장에서 항공유를 만들면, 이를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연결된 수십 킬로미터 길이의 송유관을 통해 옮깁니다. 이렇게 공항으로 이동된 항공유는 공항 주기장 바닥에 있는 원유 저장 탱크나 지상에 있는 원유 저장소 등으로 옮겨집니다. 여객기는 날개에 연료 탱크가 있습니다. 급유를 할 때는 탱크로리 또는 공항 땅 속에 있는 원유 저장 시설 배관에 호스를 연결해서 급유를 하게 됩니다. ● 항공유 계약 및 결제는? 국내에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크게 4곳의 항공유 제조업체가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한 업체랑만 계약을 맺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항공유의 공급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유사 여러 곳과 계약을 맺는다고 하는데요. 항공유의 가격은 글로벌 유가를 기준으로 책정하지만, 계약하는 기간과 양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항공유 결제도 급유를 할 때마다 결제를 하는 건 아니고, 신용 거래를 하거나 일정 기간 마다 정산을 해서 결제를 하는 등 항공사 및 정유사 상황에 따라 방법을 달리한다고 합니다. ● 유류할증료 항공사들의 운영비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항목이 항공유입니다. 항공유 가격이 오를 때마다 항공사들은 울상일 수밖에 없죠. 고유가 시대였던 2008년엔 항공업계가 크게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에 항공사들은 승무원 및 고객들의 짐과 수하물 무게를 낮추자는 캠페인까지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항공기 무게가 낮을수록 항공유 사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말 그대로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더 아끼자’는 목적에서 실시한 캠페인이었습니다. 고유가 시대에는 항공사들의 주가 또한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고유가 때문에 항공사 간 인수 및 합병 진행이 안돼서 항공사가 파산 위기에 몰린 적도 있습니다. 항공유 가격은 고객들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유류할증료 때문인데요. 유류할증료는 항공사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서 운임에 부과하는 할증료입니다. 싱가포르 항공유의 가격을 기준으로 1달마다 유류할증료가 결정이 됩니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할증료도 오르고, 항공유 가격이 내려가면 할증료가 내려가죠. 저유가 시대에는 할증료가 0원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지난해 유례없는 저유가 시대였습니다. 저유가 시대에는 유류할증료가 없다보니, 운임이 낮아져서 항공 수요가 늘어나곤 합니다. 항공사들에게는 ‘장사하기 정말 좋은 시기’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80% 이상 중단되면서 좋은 시절을 누리지 못했죠. ●항공기 운항 중단에 항공유 재고관리 비상 코로나19는 항공사 뿐 아니라 항공사에 항공유를 공급하는 정유사들에게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항공유 소비가 대폭 줄어들면서 항공유 재고 관리에 비상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항공유 마시러 가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항공유가 남아돌아 문제였다고 합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지만, 항공유를 만들어 이를 보급하는 능력은 글로벌 수준입니다.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 기준 보다 더욱 강력하게 항공유 품질 등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믿고 타셔도’ 됩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

    • 2021-09-20
    • 좋아요
    • 코멘트
  • 택배점주 유족 “노조가 모욕으로 죽음 내몰아” 13명 고소

    택배노조의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김포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 씨(40)의 유족이 택배노조 소속 노조원 등을 고소했다. 17일 이 씨의 아내 박모 씨는 경기 김포 장기집배점 소속 택배노조 택배기사 7명과 김포 지역 택배노조 택배기사 6명 등 총 13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죄(명예훼손)와 모욕죄로 김포경찰서에 고소했다. 박 씨에 따르면 피고소인인 택배노조원들은 단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서 이 씨가 택배기사에게 돌아갈 돈을 빼돌렸다는 등 허위 사실을 퍼뜨리거나, ‘누구 말대로 ○병신인 건가…. 뇌가 없나… 참… 멍멍이 ×× 같네…’와 같은 욕설을 올렸다. 박 씨는 “명예훼손과 모욕이 이뤄진 대화방 중 한 곳에는 고인과 제가 함께 참여하고 있어 대화 내용을 모두 확인함에도 피고소인들은 일부러 보란 듯이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소인 13명의 총 30회의 명예훼손 행위 및 69회의 모욕 행위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노조가 이 씨를 괴롭혀 택배 대리점에서 물러나게 하고 대리점 운영권을 가져가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택배 노조 측은 3일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에서 “폭언이나 욕설 등의 내용은 없었다.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죽음에 대해서도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고, 대리점을 포기하게 만든 CJ대한통운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택배노조는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해 허위 주장을 펼치고, 여론을 호도했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 자료와 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온 비노조원 택배기사의 증언을 통해 사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지금도 택배노조원들은 사과의 말도 없다. 무슨 잘못을 했냐는 식인 듯하다. 오히려 고인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피고소인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다시는 이런 피해가 발생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이날 이 씨의 휴대전화 등을 경찰에 제출했으며, 추가적인 고소 고발도 준비 중이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업무 방해 등으로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언론 플레이로 지속적인 괴롭힘, 공격적인 언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욕설과 모욕” 극단선택 택배점주 유족, 노조원 13명 고소

    택배노조의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김포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 씨(40)의 유족이 택배노조 소속 노조원 등을 고소했다. 17일 이 씨의 아내 박모 씨는 김포 장기집배점 소속 택배노조 택배기사 7명과 김포 지역 택배노조 택배기사 6명 등 총 13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죄(명예훼손)와 모욕죄로 김포경찰서에 고소했다. 박 씨에 따르면 피고소인인 택배노조원들은 단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서 이 씨가 택배기사에게 돌아갈 돈을 빼돌렸다는 등 허위 사실을 퍼뜨리거나, ‘누구 말대로 O병신인건가…. 뇌가 없나… 참… 멍멍이 XX 같네…’와 같은 욕설을 올렸다. 박 씨는 “명예훼손과 모욕이 이뤄진 대화방 중 한 곳에는 고인과 제가 함께 참여하고 있어 대화내용을 모두 확인함에도 피고소인들은 일부러 보란 듯이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소인 13명의 총 30회의 명예훼손 행위 및 69회의 모욕행위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노조가 이 씨를 괴롭혀 택배 대리점에서 물러나게 하고 대리점 운영권을 가져가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택배 노조 측은 3일 발표한 자체 조사결과에서 “폭언이나 욕설 등의 내용은 없었다.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죽음에 대해서도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고, 대리점을 포기하게 만든 CJ대한통운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택배노조는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해 허위 주장을 펼치고, 여론을 호도했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 자료와 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온 비노조원 택배기사의 증언을 통해 사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지금도 택배노조원들은 사과의 말도 없다. 무슨 잘못을 했냐는 식인 듯 하다. 오히려 고인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피고소인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다시는 이런 피해가 발생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이날 이 씨의 휴대전화 등을 경찰에 제출했으며, 추가적인 고소 고발도 준비 중이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업무 방해 등으로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언론플레이로 지속적인 괴롭힘, 공격적인 언행으로 정신적 고통 받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17
    • 좋아요
    • 코멘트
  • 벤츠 “연내 신차 온라인 판매”… 업계 “국내車 전면도입 시간문제”

    온라인에서만 판매되는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사전 예약 첫날인 14일 하루에만 1만8940대의 예약 접수를 기록했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를 표방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위탁생산하는 차량으로 국산 차량 가운데선 100% 온라인에서만 판매되는 첫 사례다. 캐스퍼의 첫날 사전예약은 2019년 11월 그랜저의 1만7294대보다 많은 내연기관차 역대 최대 규모였다. 현대차 브랜드로 판매되는 전체 차량 중에선 전기차인 아이오닉5(2만376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캐스퍼의 흥행 성공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가 자리 잡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인터넷 판매 플랫폼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을 15일 선보이며 인증 중고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온라인 차량 판매에 나섰다.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에 방문하면 전국 벤츠 전시장이 확보한 중고차 매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모델과 엔진, 가격, 주행거리, 지역, 최초 자동차 등록일 등의 다양한 조건을 지정해 자신이 원하는 중고차를 검색할 수 있다. 살 차량을 결정하면 견적서 요청 및 상담을 진행할 수 있고 예약금 100만 원을 내면 해당 매물을 선점할 수 있다. 계약 후 전시장에 방문하면 공식 계약서를 쓰고 잔금을 낸 뒤 차를 받으면 된다. 온라인에서 계약 및 구매 대부분의 과정이 이뤄지는 것이다. 벤츠는 중고차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신차까지 온라인 판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는 수입차 업계 1위인 벤츠의 이번 시도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온라인으로만 차를 살 수 있는 업체는 전기자동차 테슬라뿐이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부분적으로만 차량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BMW, 토요타코리아, 폭스바겐 등은 한정판 차량 등만 온라인에서 살 수 있다. 한국GM은 최근 국내 최초로 전기차 ‘볼트 EUV’의 사전 계약 및 판매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홈쇼핑 등에서 비대면 판매를 한 적은 있으나,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갖추진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 테슬라는 100% 온라인 차량 구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해 온라인 숍인 ‘마이 도요타’를 출시해 온라인 판매 범위를 넓히고 있다. 폭스바겐도 전기차 ‘ID.3’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중고차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던 포르셰도 최근 북미 시장에서 신차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역시 향후 온라인 판매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한 국내 완성차 업체 임원은 “현대차도 온라인 결제만 안 될 뿐, 온라인으로 차량 견적 등을 다 뽑을 수 있다. 시스템은 갖춰놨다”며 “온라인 구매가 대세인 세상에서 온라인 차량 판매는 숙명이다. 여기에 대처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해외에선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판매한다. 노조 반발이 변수다. 국내 자동차 업계 노조에서는 온라인 판매 확대에 따른 일자리 및 수당 감소를 우려하며 온라인 판매에 반발하고 있다. 캐스퍼는 GGM에서 위탁 생산을 하는 구조라 노사가 온라인 판매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아가 올해 3월 전기차 ‘EV6’의 사전 예약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려다 노조 반발로 오프라인과 병행하기로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친환경 전자식 선박엔진 출시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로 편입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연료효율을 기존 제품보다 대폭 향상시킨 친환경 전자식 선박엔진 ‘DX12모델’을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신형 DX12모델은 11.1L의 배기량으로 최고 550마력의 출력을 낸다. 주로 어선 등 중소형 선박에 적합한 모델이다. 연료를 고압으로 공급, 분사하는 ‘커먼레일 시스템’을 갖춰 기존 기계식 엔진보다 출력과 연료효율이 각각 10%, 5% 이상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엔진 기관실이 작은 중소형 선박 내부 공간을 고려해 엔진 크기를 작게 만들어 공간 활용성도 높였다. DX12는 유해물질 배출을 차단하는 기술을 적용해 국제해사기구(IMO)의 ‘대기오염방지 3차 규제’ 기준을 맞췄다. 식물성 오일을 활용한 바이오디젤(HVO) 연료나 천연가스 액체연료화(GTL) 기술로 생산한 친환경 연료도 사용할 수 있다. 임형택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엔진BG 상무는 “DX12 전자식 선박엔진은 연비와 내구성, 친환경성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엔진 선박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북미 시장 등에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네시스 SUV 글로벌판매 10만대 돌파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 1년 반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만 대를 달성했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SUV 모델 ‘GV80’과 ‘GV70’이 출시 이후 올해 7월까지 국내외에서 10만7700대(국내 7만4514대, 해외 3만3186대)가 팔렸다. 제네시스가 지난해 1월 브랜드 첫 SUV인 GV80을 출시한 지 1년 반 만이다. 차종별로는 출시 이후 올해 7월 까지 GV80이 7만2015대, GV70은 3만5685대 팔렸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GV70은 1∼7월 판매량 3만5567대로, 같은 기간 GV80 판매량(2만8857대)을 뛰어넘었다. GV80은 올해 3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에 부여되는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에 선정된 바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국 택배사업장 ‘분류 도우미 갈등’ 본격화… 노조 배송거부에 대리점 ‘직장폐쇄’

    택배 사업장에서 택배노조와 대리점 등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배송 거부로 배송에 차질이 빚어진 부산의 한 택배 대리점이 직장폐쇄를 선언하는 일이 벌어졌다. 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 부산 사하지점은 7일부터 대리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직장폐쇄란 파업 등 쟁의행위로 사업장 운영이 불가능하거나 피해가 발생했을 때 노동조합법에 따라 사업장 출입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가리킨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이 대리점에선 이달 1일부터 택배노조의 집단 배송 거부가 있었다. 이 곳의 택배 기사 25명 중 22명이 택배노조 조합원이다. 조합원들은 택배 분류 도우미를 약속한 대로 투입하지 않았다며 배송 거부에 나섰다. 분류 도우미는 택배 노사와 정부 여당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 기구가 올 6월 택배 근로자 과로의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작업(택배를 지역별로 나누는 일)을 전담하는 인력으로 도입한 인력을 말한다. 올 9월 1일부터 현장에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사하지점의 조모 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인 광고를 수차례 내고 심지어 고객들에게 분류 도우미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했다. 노조에 ‘도우미를 구해주면 1인당 5만 원의 소개비를 주겠다’고까지 했지만 결국 사람을 못 구했다”고 말했다. 로젠택배 측은 조 소장에게 “노조에 (추가 수당으로) 30만 원을 주고 하루 1시간이라도 분류 작업을 해달라고 제안해 보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분류 작업 참여 제안을 거부하고 1일부터 배송 거부에 나섰다. 배송 거부가 시작된 후 평일 기준 하루 1만여 개의 물품을 배송하던 사하지점은 배송에 차질이 생겼다. 조 소장은 “당일 배송을 못 해 폐기한 음식, 신선식품류 택배만 하루 3t 이상이다. 대리점에서 책임지고 변상해야 하는데 그 금액을 추산하기 어렵다. 피해가 쌓여 어쩔 수 없이 직장폐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원들은 내가 반품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조롱한다. 김포 대리점주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보도된 후 가족들은 내가 비슷한 선택을 할까 봐 걱정된다며 24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택배노조 측은 “쟁의행위를 사측에 통보한 적이 없고 합의대로 분류인력을 투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리점 측이 분류인력 투입을 회피하기 위해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배 현장의 배송 거부 및 소규모 파업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전북 익산시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는 노조가 택배 수수료를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20여 개 로젠택배 대리점을 비롯해 강원 춘천시, 전북 군산시, 전남 여수시, 경기 광주시 등의 일부 대리점에서 부분 파업 및 배송 거부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택배대리점聯 “노조 쟁의권 남용 견제 못하면 365일 파업”

    “택배노조의 쟁의권 남용을 견제하지 못하면 전국 택배현장에서는 365일 파업이 벌어질 겁니다.” 경기 남부지역의 한 택배 대리점 소장(대리점주)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택배노조가 쟁의권을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활용하면서 택배 현장에서 차질을 빚는 일이 반복된다는 게 대리점 소장들의 주장이다. 8일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에 따르면 택배노조 부산지부는 7일부터 부분파업 및 식품배송 거부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택배기사들이 받는 수수료 인상 교섭이 결렬돼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노조는 4일 부산지역 대리점들에 “수수료 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했고 사흘 만에 교섭이 결렬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대리점 소장들은 택배노조의 이 같은 수수료 인상 요구를 대리점이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택배 수수료는 CJ대한통운 등 택배회사(원청)의 규정에 따라 원청-대리점 계약으로 정해진다. 수수료를 대리점 마음대로 올려주기 어려운 구조다. 택배노조 측은 원청이 나서서 수수료를 올려주면 된다고 하지만 각 지역 배송 난이도 등에 따라 정한 수수료를 일거에 조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대리점 소장들의 설명이다. 택배노조는 또 대리점이 갖는 몫을 줄이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대리점들은 운영비,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경기 김포시의 한 대리점 소장은 “택배 기사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이미 정해진 택배 수수료에 합의를 한다. 그래 놓고 갑자기 수수료를 올려 달라고 하면 교섭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택배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면 부분 파업, 신선식품 배송 거부, 출근시간 임의 조정 등 쟁의행위를 통해 택배를 마비시키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커진다. 대리점 측은 요구를 들어준다고 해도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근무시간 등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대리점연합회 측은 이번 부산지부의 부분파업에 대해서도 “추석 특수기를 앞두고 국민의 물건을 볼모로 본인들의 배를 불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리점 소장들은 쟁의 기간과 쟁의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 현행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보가 입수한 택배노조 쟁의행위 신고서에 따르면 쟁의행위 기간은 ‘무기한’, 쟁의 방법은 ‘모든 수단’이라고 적혀 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무리한 파업을 막는 장치에 대해 논의를 하거나, 음식이나 생물 등의 배송 거부를 금지하는 등 쟁의 수단과 기간을 제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택배대리점 연합회 “노조 막무가내 요구 견제 제도 급선무”

    “택배노조의 쟁의권 남용을 견제하지 못하면 전국 택배현장에서는 365일 파업이 벌어질 겁니다.” 경기 남부지역의 한 택배 대리점 소장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하소연했다. 파업권을 얻으면 무소불위 권한을 갖게 되는 현재의 택배노조 쟁의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게 택배 대리점 소장들의 주장이다. 8일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에 따르면 택배노조 부산지부는 7일부터 부분파업 및 식품배송 거부 등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택배 기사들이 받는 택배 수수료 인상 교섭이 결렬돼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노조는 4일 부산지역 대리점들에 공문을 보내 “택배 수수료 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했고 사흘 만에 교섭이 결렬됐다”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대리점 소장들의 말을 종합하면 택배노조는 “택배 수수료를 인상해 달라” “주 5일 근무를 하게 해달라” 등의 요구를 담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을 요구한다. 문제는 대리점이 노조 측의 요구를 100% 수용하기에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택배 수수료 인상이다. 택배 수수료는 택배회사(원청) 규정에 따라 원청과 대리점의 계약으로 정해진다. 현실적으로 수수료를 대리점이 올려줄 수 없는 구조인데도 택배노조 측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원청이 나서서 올려주면 되지만 각 지역의 배송 난이도 등에 따라 구분해 정한 수수료율을 일거에 조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경기 김포시의 한 대리점 소장은 “택배 기사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을 때 정해진 택배 수수료에 합의를 한다. 그래놓고 갑자기 수수료를 올려 달라고 하면 교섭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 조정 및 주 5일 근무 등도 택배 배송 과정에 맞춰 조정해야 해 단기간에 바꿀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택배노조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지방노동위원회 등 조정을 거쳐서 쟁의권(파업권)을 얻는다. 일단 쟁의권을 확보하면 부분 파업, 신선식품 배송 거부, 출근시간 임의 조정 등 다양한 쟁의행위를 한다. 광주광역시의 한 대리점 소장은 “배송 거부에 대해 노조에 항의를 해도 ‘쟁의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막무가내로 나온다. 쟁의권이 있으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해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택배 대리점 소장들은 쟁의 기간과 쟁의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 현행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보가 입수한 택배노조의 쟁의행위 신고서에 따르면 쟁의행위 기간은 ‘무기한’, 쟁의 방법은 ‘모든 수단’이라고 적혀 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무리한 파업을 막는 장치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 소비자들이나 대리점주 등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광주시 택배 대리점 소장들이 택배노조 한 간부가 집회에 참가하느라 택배 일을 하지 못할 때 대신 일해줄 대리택배기사 관련 비용을 대신 내준 사실이 드러났다. 올 1월 대리점 소장들이 모인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대리점 소장들은 한 곳당 5만 원 가량씩 부담해 노조 간부 대신 일할 택배차량의 비용을 지급하자고 논의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08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택배노조, 非노조원 따돌리고 작업 방해… 노조 가입하면 멈춰

    “非노조 분류도우미 몰아내자”는 택배노조 택배노조가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현장에 투입된 ‘택배 분류인력(분류 도우미)’을 노조에 가입시켜 세를 불리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분류 도우미는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를 막고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업계와 정부, 국회로 구성된 사회적 합의기구가 논의를 벌여 도입한 제도다. 주로 택배 대리점이나 택배회사의 협력사 등이 고용해 운영한다. 7일 본보가 입수한 한 지역 택배노조 지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는 ‘비노조 분류 도우미 몰아냅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뒤이어 주먹을 불끈 쥐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의 이모티콘이 올라왔다. 분류 도우미들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한 뒤 이를 거절하는 사람들은 작업장에서 쫓아내자는 취지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실제로 여러 지역 노조 간부들은 다양한 투쟁 전략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향후 현장에 대거 투입될 분류 도우미를 노조로 포섭하거나, 협조적이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배제시키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취재에 응한 한 대리점주는 “분류 인력이 투입되면서부터 ‘이들을 노조에 가입시키자’ ‘택배노조와 연대해서 활동하게 하자’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고 했다. 또 “노조원들이 분류 도우미들에게 접근해 분류 업무를 수월하게 해주겠다면서 연락처를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들었다”며 “노조에 협조적이지 않으면 일을 관두게 괴롭히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택배 물품을 배송지역별로 분류하는 등 택배기사 작업을 돕는 분류 도우미들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배치돼 내년 1월 1일까지 순차적으로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약 5000명)과 한진택배(약 4000명), 롯데택배(약 4000명) 등에서 1만3000명이 넘는 인력이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택배노조 측이 택배 현장에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분류 도우미들을 회유와 협박 등으로 포섭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분류 도우미들이 택배노조에 합류할 경우 택배현장의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진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을 돕자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현장에 투입된 분류 도우미마저 포섭해 대리점을 장악한 뒤 단체행동을 통해 노조 이익을 추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노조가 택배 현장을 장악하면 택배 물품을 담보로 투쟁을 일삼을 것이 뻔하다. 또 다른 형태의 갈등이 벌어지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에 답변을 요청했지만 노조 측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택배노조, 非노조원 따돌리고 작업 방해… 노조 가입하면 멈춰 택배노조 ‘세력 부풀리기’ 곳곳 갈등 “택배노조 내부에서는 노조가 실생활과 연관된 택배 플랫폼 산업을 장악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노조가 대리점을 장악하는 데 8년 정도 걸릴 것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도 들었다.” 서울 강남권의 한 택배 대리점 소장(대리점주)은 택배노조가 분류 도우미들을 노조원으로 포섭하려고 논의한 정황을 동아일보에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CJ대한통운 경기 김포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 씨(40) 사건에서 나타난 것처럼 노조의 세 불리기와 대리점 빼앗기 등이 택배업계를 장악하려는 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택배 현장에서는 택배노조의 집단적인 세력 부풀리기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2019년 4월 경기 성남시에선 택배노조의 한 간부가 컨베이어벨트 위로 올라가 비노조원 택배기사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조의 일방적인 선전전에 항의했다는 이유였다. 이 일은 최근 ‘택배기사 권리 찾기 전국 모임’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판에 영상이 올라오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폭행당한 택배기사는 둔기를 들면서 맞대응을 했고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다른 택배노조원이 상해를 입었다. 그러자 택배노조 측은 폭행에 대한 합의를 빌미로 택배기사에게 노조에 가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노조원을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한 택배 현장에선 한 노조원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택배 상자를 뒤집어 택배 송장(주소 등이 적힌 표지)이 아래로 가게 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올해 4월 발생한 일이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택배기사의 작업을 방해한 것이다. 경기 북부지역의 한 택배기사는 “송장이 뒤집혀 있으면 배송주소를 볼 수 없어 분류작업이 지연된다. 이렇게 교묘하게 괴롭히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고 했다. 또 “비노조원들이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으로 이어지면 그걸 빌미로 형사·민사 소송을 걸거나, 노조 가입을 유도한다”며 “어떻게 보면 전략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경기 지역의 한 택배기사는 “노조에 가입을 안 하면 ‘왕따’를 시키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며 “괴롭힘에 못 이겨 노조에 가입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위력을 통해 이득을 얻게 해주겠다며 노조 가입을 적극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한 택배기사는 “노조에 가입하면 택배 수수료를 더 받게 해주겠다기에 ‘수수료는 원청의 재량인데 어떻게 가능하냐’고 되물으니, ‘쟁의권을 얻어 파업 몇 번 하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경기 분당지역의 한 대리점 소장은 “지역 택배노조 간부로부터 ‘노조원 몇 명 가입시켜라’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못 하겠다고 하니 ‘그럼 그 숫자만큼 조합비를 내라’고 했다”며 “특히 노조에 가입하고 나면 선전국장, 미디어국장, 총무 등 간부직책을 준 뒤 조합원 포섭을 독려하고 노조 탈퇴도 못 하게 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가 세력 불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내부의 정치지형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노총은 간선제이던 위원장 선거를 2014년 조합원 직선제로 바꿨는데 그때부터 조합원 수가 많은 노조가 힘을 얻게 됐다”며 “인력이 몰리고 있는 택배 등 플랫폼 산업에서 조합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치열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본보, 택배노조원의 非노조원 대상 통화 녹취 입수“○○점장, 우리가 날릴 것… 노조 가입하라” 대리점 뺏기 정황 또 드러나… 노조측 “개별 노조원의 일탈” 택배노조의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CJ대한통운 김포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 씨 사례 외에도 택배 노조원들이 택배 대리점주를 압박해 대리점을 뺏으려 했던 정황이 또 확인됐다. 7일 본보가 입수한 택배노조원과 비노조원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경남 지역의 한 택배노조원은 비노조원 택배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노동조합에 가입하세요”라고 권유하며 “○○ 점장은 어차피 잘린다. 날릴 것이다. △△△처럼 (날릴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이미 다른 대리점 소장을 한 명 그만두게 했고, 다른 지점 소장도 택배 운영을 포기하게 할 것이란 의미다. 또 다른 통화 녹취에서 한 택배노조원도 다른 지점과의 택배 수수료 차이 등을 언급하면서 “소장이랑 점장 등은 저희 쪽(노조)에서 집에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던 CJ대한통운, 한진택배 외의 다른 택배 대리점에서 생긴 일이다. 이 같은 대리점 장악 발언에 대해 택배노조 측은 “노조 차원의 대응이 아닌 개별 노조원의 일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택배 대리점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리점 장악 시도는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CJ대한통운 김포 택배 대리점 사례에서도 이 소장과 함께 일한 노조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 등에서 “여기 계시는 동지분들 때문에 이 소장이 일단 대리점 포기를 한 상태입니다” “더 힘내서 대리점 먹어봅시다”라고 한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올해 3월에도 경기 지역의 한진택배 대리점 운영 신청자에게 노조 간부가 전화를 걸어 “입찰에 참여하면 1년 내내 파업을 할 것이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신규 대리점은 택배노조의 압박에 못 이겨 대리점주가 지역을 나눴던 것으로 전해진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비노조원 가슴 차고…송장 뒤집고…택배노조의 횡포

    택배노조 간부가 비노조원을 폭행하고,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비노조원의 택배 분류 및 배송 업무를 방해하면서 폭력을 행사한 영상이 공개됐다. 7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 집행부의 비노조원 폭행’이라는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영상에서는 붉은 머리띠를 두른 한 남성이 컨베이어 작업대 맞은편에 서 있던 택배사 유니폼을 입은 남성에게 뭔가를 던졌다. 이후 머리띠를 두른 남성은 곧 바로 컨베이어 작업대로 뛰어 올라가 상대방 가슴을 발로 걷어찼다. 발에 차인 남성은 폐쇄회로(CC)TV 화면 밖으로 벗어날 정도로 뒤로 나자빠졌다. 이후에도 머리띠를 두른 남성은 발로 찬 남성에게 달려들었다. 이 영상 속 사건은 2019년 4월에 벌어진 일로 추정된다. 최근 택배기사들 사이에서 택배 노조가 폭행을 저지르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돌고 있다. 이 영상은 택배기사 권리찾기 전국 모임이라는 소셜네트워크(SNS) 게시판 글에 처음 올라왔다. 현재는 운영진으로부터 삭제를 당한 상태다. 게시자는 “노동조합에 가입해볼까 하는데요. 노동조합 가입하면 터미널에서 폭행해도 되나요?”라고 올렸다. 그러자 댓글에는 노조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익명의 사람들이 오히려 게시자와 게시물을 향해 조롱, 비아냥격 댓글을 달았다. 한 노조원은 “당신 얼굴이나 폭행해요”라고 달았고, “살다보면 때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는 게 세상. 그래서 경찰도 있고 검찰도 있고 법원도 있는거지. 하지만 이유없이 때리진 않죠. 정신 차리자 제 정신 차리시오”라는 댓글도 달렸다. 영상 속 사건은 경기 성남시 한 택배 현장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머리띠를 두른 남성은 전 택배노조 부위원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영상과 관련해 택배노조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택배 업계 관계자는 “택배 터미널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었는데, 이에 항의하던 비노조 기사를 폭행한 것”이라며 “폭행을 당한 비노조 기사가 화가 나서 대응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택배노조원이 다쳤다. 그런데 다친 택배노조원이 합의 조건으로 노조에 가입을 하라고 해서, 영상 속 피해자도 지금 택배노조원으로 돼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택배현장에서 노조원과 비노조원과의 다툼은 비일비재 하다고 말한다. 본보가 입수한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한 노조원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택배 송장(주소 등이 적인 표지)을 보더니 택배 송장이 아래로 향하게 택배 상자를 뒤집고 있었다. 몇 분 동안 계속 택배를 뒤집자 컨베이어 벨트가 멈췄고, 컨베이어 작업대 뒷쪽에서 일하고 있던 택배 종사자들과 노조원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말다툼은 곧 바로 집단 싸움으로 번졌고, 이 과정에서 택배 노조원이 비노조원의 얼굴 부위를 가격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택배 기사 A씨는 “택배 노조원이 노조 가입을 안 한다는 등의 이유로 비노조원이 챙겨야 할 물건의 송장을 안 보이도록 뒤집어서 배송을 방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 기사들은 송장을 보고서 자기 지역 물건을 분류해야 하는데 노조원들이 송장을 뒤집어 버려서 배송을 방해하고, 배송 실수를 유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A씨는 “노조원들이 교묘하게 비노조원을 괴롭히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참다못한 비노조원들이 항의를 하거나 몸싸움까지 이어지면 그걸 빌미로 형사 민사 소송을 걸거나, 노조 가입을 유도 한다. 어떻게 보면 전략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1-09-07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