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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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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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2%
연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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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랑과 작가는 결혼한 사이… K미술 이끌 젊은 작가들에 힘 보탤 것”

    10년 전, “무명에 가까웠던 작가들을 발굴해 키운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던 이화익갤러리의 이화익 대표(64)는 개관 2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젊은 작가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고 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이화익갤러리가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를 열었다. 이화익갤러리와 인연이 깊은 작가 24명의 작품 약 50점이 두 번에 걸쳐 전시된다. 18일부터 31일까지는 김덕용 김동유 설원기 오치균 이강소 등 12명이, 다음 달 2일부터 15일까지는 김미영 안두진 이이남 이정은 이환권 등 12명이 나선다. 1부에서는 신작 15점을 포함해 총 21점이 전시된다. 2부에서는 신작 20점가량을 포함해 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 2001년 9월 이 대표는 주변의 만류에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갤러리를 세웠다. 국립현대미술관 제1기 전문직 큐레이터로 6년, 갤러리현대에서 디렉터로 6년을 일했던 그에게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장보단 젊은 작가를 발굴해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10년 동안 그는 김동유 김덕용 최영걸 작가를 후원했고 이들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중진 작가로 성장했다. 또다시 흐른 10년간 그 명단에는 임동식 작가가 포함됐다. 자연을 그려온 임 작가는 지난해 박수근미술상을 받았다. 이 대표는 “미술작가로서 인생의 정점을 찍는 시기를 함께한 화랑으로서 매우 뿌듯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임 작가를 알게 된 건 약 15년 전 열린 한 전시의 뒤풀이. 불 꺼진 방 한편에 걸려 있던 작품 4점을 보고 그는 곧장 임 작가의 충남 공주시 작업실로 향했다. “임 작가가 전국으로 시간강사를 다닐 때라 터미널 옆 단칸방 같은 관광호텔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작업실에 있는 대작 38점을 당장 서울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2008년 이화익갤러리에서 임동식 개인전이 열리며 인연을 쌓았다. 이날 20주년 전시는 이 대표의 작가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다음 달 2부 전시에 참여하는 김미영 작가는 꽃을 들고 찾아와 “2016년 지서울 아트페어에 이화익갤러리를 통해 참여했다. 그때 인연으로 이만큼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3, 2005년 개인전을 열었던 강운 작가도 방문했다. “화랑과 작가는 결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신념이다. 현재 이화익갤러리의 전속계약 작가는 김미영 안두진 차영석. 이 대표는 이들에 대한 확신이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케이팝 못지않게 우리 작가들이 주목받는 시기가 올 것이다. 제가 후원해 온 작가들이 세계 미술사에 거장이 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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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 미술관

    홍보대행 업무를 하는 프리랜서 배루디아 씨(32·여)는 요즘 제2의 직업을 가진 것 같다고 한다. 바로 큐레이터다. 그가 꾸미는 공간은 자신의 집. 2019년 하반기부터 원화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그는 3개월에 한 번씩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골라 집에 배치하면서 새로운 전시장에 온 기분을 느낀다. 신혼집 인테리어를 위해 구독한 서비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평소 다니던 미술관에 가지 못하면서 만족도가 더 커졌다. 배 씨는 “미술 작품으로 집 곳곳을 장식해 놓으면 재택근무나 자가 격리로 답답하게 여겨졌던 집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의 전시, 이른바 ‘갤러리 같은 집’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도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켰다.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가길 조심스러워하면서 홈 아트를 즐기는 것. 이에 더해 미술관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기획전보다 각자의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의 특성이 홈 아트와 맞물리면서 지난해부터 유행했던 원화 렌털 서비스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원화가 아닌 프린트된 작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홈 아트가 주는 만족도는 꽤 커 보인다. 원화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갤러리’는 올 상반기 구독자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70% 늘어 총 8만 명가량 된다고 밝혔다. 3개월마다 작품이 바뀌기 때문에 매번 다른 미술관을 방문하는 느낌을 주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고 집에 오래 머물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덜 유명하더라도 자신만의 것을 추구하는 시대에 본인의 취향을 찾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물리적 심리적 제한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홈 아트의 장점으로 여겨진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제 미술관을 집으로 불러오면 되는 시대다. 미술관에서는 마실 수 없는 커피나 와인과 함께하는 감상 시간이 즐겁다. 코로나19로 통 외출을 못하시는 부모님께도 선물해 드려야겠다. 조금이나마 숨통이 틔실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실제 각종 SNS에 언급되는 지인 선물 추천 목록에도 그림 정기구독 상품이 오르내리고 있다. 원화가 아닌 작품도 수요는 많다. 구독자가 매월 2만 원 정도를 내면 해외 작가의 아트프린트 작품 한 점(종이 A1 사이즈)을 배송해주는 플랫폼 ‘핀즐’은 지난해 대비 구독자가 500명 늘었고 매출도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쉽고 가볍게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반영한다. 진준화 핀즐 대표는 “원작이 주는 감동이 큰 건 사실이지만 비싼 데다 전문 설치 기사가 집을 방문해야 한다. 20, 30대가 고객층의 주를 이루는데, 이들은 누군가 자신의 공간에 들어오는 것보다는 언택트로 해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홈 아트 트렌드는 새로운 관람 문화로 이어질까. 전시기획사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시대에만 통하는 서비스는 아닐 것으로 전망한다. 전시기획사 로드의 홍용상 기획팀장은 “SNS에 작품 사진을 찍어 올리며 자신의 취향을 기록해 온 세대에겐 소비 욕구가 있다. 포스터 등 미술품의 대안적 소비 시장이 코로나19 시대에 형성된 만큼 홈 아트는 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며 “이는 갤러리와 소수 컬렉터에 의존하고 있는 현 국내 미술시장에서 소외된 다수 작가들에게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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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자체 제작 콘텐츠, 생각보다 재밌네” 일반인 시청자 몰려

    케이팝 아이돌을 다룬 자체 제작 콘텐츠가 팬이 아닌 일반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과거엔 안무 영상이나 무대 뒷이야기 등 음악 활동과 직결된 콘텐츠가 대다수라 팬들만 소비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예능 요소를 흡수해 콘텐츠의 경쟁력과 대중성이 높아졌다. ‘고잉 세븐틴’은 ‘아이돌계의 무한도전’으로 불리며 다른 아이돌 팬덤과 일반인들을 유입시키는 대표적인 자체 제작 콘텐츠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세븐틴’의 정기 영상 콘텐츠인 고잉 세븐틴은 2017년 시작됐다. 초기에는 뒷이야기를 담은 콘텐츠에 가까웠다면 2019년 개편 이후 토론 배틀, 모내기, 추리 쇼 등 아이돌의 정체성을 내려놓은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매주 유튜브와 브이라이브에 동시 공개되는데, 매 회 1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제작사인 비주얼앤위트의 이은송 PD는 “아이돌 예능과 웹 예능의 경계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이들의 콘텐츠는 기발하다. 마피아게임과 보물찾기를 섞어 새 게임을 만들고,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활용해 다른 멤버들이 특정 멤버 1명의 감정들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 PD는 “촬영 중간중간 멤버들과 농담처럼 이야기를 주고받다 살이 붙어서 콘텐츠로 기획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멤버들이 본편 공개 전부터 미리 보고 싶다고 연락한다”는 그의 말처럼 자연스레 멤버들이 콘텐츠에 애착을 갖게 된다. 그룹 멤버들만 개성 있게 촬영한 콘텐츠도 눈에 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데이식스의 경우 화려한 무대 위의 모습과 대비되는 일상에 주목했다. 자체 제작 콘텐츠가 거의 없던 데이식스는 지난달부터 리얼리티 예능 ‘데이식스의 여름소리’를 방송 중이다. 촬영팀은 없다. 현장에 카메라만 설치해 놓을 뿐 이를 찍는 사람은 따로 없다. 멤버들은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여유롭게 2박 3일을 보내는데, 줄넘기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도시락을 준비하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기존 방송 예능보단 분위기가 차분하지만 그만큼 힐링된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매력을 극대화해주는 건 제작진의 편집 기술.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베리베리의 ‘벨만진창 벨벨랜드’의 경우 뜬금없이 고퀄리티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하는 등 B급 감성을 살리는 것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해졌다. 서로의 얼굴을 그려주는 장면에서는 그림을 본떠 해당 멤버 얼굴에 끼워 넣고, 족구를 하는 장면에서는 발에서 레이저가 나온다. 무한도전의 유명 대사나 SNS에서 유행한 밈을 자막에 활용해 팬덤뿐 아니라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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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절 연휴 극장가 숨통… ‘싱크홀’ ‘모가디슈’ 관객 몰이

    14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광복절 연휴, 침체됐던 극장가가 조금씩 활기를 띠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불구하고 ‘싱크홀’은 개봉 일주일도 안 돼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모가디슈’는 올해 개봉 영화 중 ‘블랙 위도우’에 이어 누적 관객 수 2위에 올랐다. 광복절 연휴 기간 박스오피스 승자는 싱크홀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싱크홀은 14일 25만여 명, 15일 27만여 명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5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92만2366명. 개봉 첫 주에만 관객 65만 명 이상을 모으면서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첫 주 최고 스코어를 기록했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싱크홀은 개봉 6일째인 16일 오전 11시경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개봉한 모가디슈는 개봉 7일째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싱크홀은 땅 꺼짐 현상을 소재로 한 재난 영화로, 재난이나 코미디 등 국내 상업 영화 시장에서의 전통 흥행 코드를 조합해 관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봉 4주차인 모가디슈는 15일 기준 누적 관객 231만여 명을 동원해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최종 관객 수 215만1530명),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229만2353명)를 뛰어넘고 올해 박스오피스 톱2에 올랐다.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부른 블랙 위도우(15일 기준 누적 관객 수 294만2560명)의 뒤를 바짝 쫓는 기세다. 지난해 코로나19 시기에도 불구하고 400만 관객을 끌었던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이어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한 것. 영화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렸다. 15일 일별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싱크홀 뒤로는 모가디슈(15만 명)와 ‘프리가이’(4만2000명)가 각각 2, 3위 자리를 지켰다.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프리가이는 자신이 프리시티 게임 속 배경 캐릭터라는 것을 깨닫게 된 은행원 ‘가이’가 곧 파괴될 운명에 처한 프리시티를 구하기 위해 히어로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다. 4위는 DC코믹스의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1만4000명), 5위는 ‘보스 베이비 2’(1만1000명)였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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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크홀’ 100만 돌파-‘모가디슈’ 올해 흥행 2위…극장가 활기

    14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광복절 연휴, 침체됐던 극장가가 조금씩 활기를 띄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싱크홀‘은 개봉 일주일도 안돼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모가디슈‘는 올해 개봉영화 중 ’블랙 위도우‘에 이어 누적 관객수 2위에 등극했다. 광복절 연휴 기간 박스오피스 승자는 싱크홀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싱크홀은 14일 25만 여명, 15일 27만 여명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5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92만2366명. 개봉 첫 주 관객 수만 65만 명 이상을 모으면서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첫 주 최고 스코어를 기록했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씽크홀은 개봉 6일째인 16일 오전 11시 경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개봉한 ’모가디슈‘는 개봉 7일째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싱크홀은 땅 꺼짐 현상을 소재로 한 재난 영화로, 재난이나 코미디 등 국내 상업 영화 시장에서의 전통 흥행 코드를 조합해 관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봉 3주차인 ’모가디슈‘는 15일 기준 누적 관객수 231만 여 명을 동원해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최종 관객수 215만1530명),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229만 2353명)를 뛰어넘고 올해 박스오피스 TOP2에 등극했다.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부른 블랙위도우(15일 기준 누적 관객수 294만2560명)의 뒤를 바짝 좇는 기세다. 지난해 코로나 시기에도 불구하고 400만 관객을 끌었던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이어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한 것. 영화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렸다. 15일 일별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싱크홀 뒤로는 ’모가디슈‘(15만명)와 ’프리가이‘(4만2000명)가 각각 2, 3위 자리를 지켰다.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프리가이는 자신이 프리시티 게임 속 배경 캐릭터라는 것을 깨닫게 된 은행원 ’가이‘가 곧 파괴될 운명에 처한 프리시티를 구하기 위해 히어로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다. 4위는 DC코믹스의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1만4000명), 5위는 ’보스 베이비 2‘(1만1000명)였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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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교-합정동, 서울 新 갤러리존으로 뜨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과 삼청동, 평창동, 강남구 청담동, 용산구 한남동…. 주요 화랑가로 꼽히는 지역들이다. 이제 이 리스트에 마포구 서교동과 합정동을 추가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신생 갤러리들이 두 곳에 속속 들어서고 있어서다. 본래 서교동, 합정동에는 갤러리 ‘대안공간 루프’를 비롯한 대안공간 성격의 갤러리들이 터를 잡고 있었다. 대안공간이란 미술관과 화랑의 권위주의와 상업주의에서 벗어난 비영리 전시공간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2, 3년 새 상업 갤러리들이 이곳에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두 지역에 위치한 갤러리는 약 20개로 이 중 한국화랑협회에 가입된 곳은 인사갤러리, 리서울 갤러리, 갤러리 초이 등 3개다. 최근 상업 갤러리들이 서교동, 합정동에 들어서고 있는 건 교통 요지인 데다 구매력이 있는 젊은 수요층을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리서울 갤러리는 9년간 인사동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다 지난해 합정동 메세나폴리스몰로 근거지를 옮겼다. 이전 후 총 13개의 기획전을 열었다. 조운조 리서울 갤러리 대표는 “젊고 세련된 지역문화와 더불어 역동적으로 기획전을 여는 신생 갤러리들이 많아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부터 작품 구매자 중 30대가 늘어 핵심 소비층인 40, 50대의 뒤를 잇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인 양성소로 꼽히는 홍익대 근처인 점과 미술 공연 요식 등 문화자산이 풍부하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2013년부터 서울 강남구에서 구하갤러리를 운영한 권도현 대표는 올 5월 서교동 청년주택 근처로 자리를 옮겨 누아갤러리를 개관했다. 작가들과의 접점이 많은 게 이유였다. 권 대표는 “개관전에 참여한 이훈상 조각가도 이곳으로 이전한 후 만난 작가다. 미술 전공자나 작가들이 홍대 부근에 많이 거주해 전시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문을 열고 12번의 전시를 개최한 스페이스 자모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춘임 스페이스 자모 큐레이터는 “홍대는 ‘젊은 예술의 거리’로서의 의미가 존재하는 곳”이라며 “기성 작가보다 젊은 예술가와의 협업을 추구하는 데 적합한 장소”라고 말했다. 관람객들도 젊은층의 비율이 높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서교동과 합정동 갤러리들이 데이트코스로 종종 언급된다. 문화예술업체 트라아트가 운영하는 전시공간 ‘빈칸’이 대표적이다. 트라아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새로운 미술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합정동의 빈칸을 비롯해 서울시내 3곳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10∼30대 관람객들이 다수다. 문교빈 트라아트 대표는 “합정동은 전시 형식을 탈피한 다양한 퍼포먼스와 파티, 융합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대 초중반 관람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인사동에 비해 서교동이나 합정동 화랑가는 갤러리들이 서로 떨어져 있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의 동선을 최대한 확장하기 위해 화랑협회 소속 갤러리를 주축으로 8곳이 연합 행사를 준비 중이다. 최재홍 갤러리 초이 대표는 “내년 봄을 목표로 최근 자취를 감춘 인사미술제, 청담미술제처럼 지역 미술축제나 아트 페스티벌을 기획 중”이라며 “합정동 당인리 문화공간이 조성되면 합정·서교동이 미술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인리 문화공간은 내년에 착공돼 2024년 개관할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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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김창열 화백 유족, 고려대에 작품 ‘회귀’ 기증

    ‘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서양화가 김창열 화백(1929∼2021)이 그린 ‘회귀’(2011년)가 고려대 박물관에 12일 기증됐다. 작품은 이날부터 박물관 현대미술실에 상설 전시됐다. 고려대는 김 화백의 장남인 김시몽 고려대 교수(불어불문학과)가 ‘회귀’ 한 점을 고려대 박물관에 이날 기증했다고 밝혔다. 기증작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김 화백의 회귀 연작 중 하나다. 작가에게 회귀는 어린 시절 혹은 자신을 성장시킨 동양 문화권으로의 회귀를 뜻한다. 기증작은 날카로운 한자체와 그 위에 떨어진 물방울의 부드러움이 대비된다. 고려대 박물관은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지만 김 화백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교수는 “이 작품은 물방울과 한자, 즉 문화와 문자와의 대화로 해석된다. 고려대가 문화와 문명의 발전을 이끈 교육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해 기증을 결심했다. 부친의 작품 세계가 신진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김 화백의 작품 234점은 제주 제주시 한경면의 ‘김창열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김 화백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은 ‘김창열 기념 미술관’으로 꾸며져 내년 하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고인의 작품 200여 점을 선보인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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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스타에 빙의, 최대한 똑같게 추려고 립싱크도”

    콘텐츠 홍수 시대, 웬만해선 관심을 받기 어렵다. 그런데 일반인은 물론이고 연예인들의 눈길까지 붙잡은 남매가 있다. 30초짜리 영상으로. 그것도 흔한 소재인 케이팝으로. 틱톡과 유튜브를 주무대로 케이팝 댄스를 커버하는 크리에이터 땡깡(본명 이강빈·22)의 팔로어는 30만 명대. 초대형 유튜버가 아닌데도 스타들의 러브콜을 받는다. 비결은 단순히 춤을 따라 추는 일반 커버 영상과 달리 각 가수만의 ‘디테일한 표정 및 시선 처리’와 ‘실제 무대 같은 카메라 무빙’이 있다는 점. 이를 인정받아 올 2월 가수 현아 소속사의 연락을 받고 곡 ‘I‘m Not Cool’ 댄스 컬래버레이션 영상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ITZY, 우주소녀, 오마이걸, 프로미스나인, 몬스타엑스, 전소미와도 함께했다. 동아일보와 만난 땡깡은 “초등학생 때부터 음악방송을 모두 챙겨봤던 제겐 춤추는 건 일상이었다”고 했다. 어버이날이면 그는 동생 진절미(본명 이슬빈·20)와 함께 거실에서 장기자랑을 하곤 했다. 이를 본 어머니 정순은 씨(46)가 “틱톡, 유튜브라는 좋은 표현 수단이 있으니 도전해보라”고 응원했고, 남매는 실행에 옮겼다. 땡깡의 영상에는 케이팝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여타 영상에는 없는 립싱크까지도. 땡깡은 “커버란 똑같아야 한다. 일종의 빙의”라고 했다. 이에 더해 영상의 맛을 살리는 건 진절미의 촬영 실력이다. 땡깡 춤 영상의 특징은 360도 회전, 클로즈업 샷 등 실제 음악방송을 방불케 하는 카메라 무빙. 이는 진절미가 휴대전화를 사용해 편집 없이 원테이크로 찍어낸 것이다. 진절미는 “영상을 전공하진 않았다. 뮤직비디오를 많이 봐오다 보니 지루한 영상은 스스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했다. 타고난 끼만으로 가능한 건 아니었다. 1분도 안 되는 영상을 찍기 위해 며칠에 걸쳐 2시간 이상씩 연습하기도 한다. 가수들과 호흡을 맞출 땐 시안 영상을 만들고 동선부터 타이밍까지 모든 걸 미리 짜둔다. “너무 떨려서 현아님을 만나고 며칠을 앓았다”며 해맑게 웃지만 “아티스트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긴장을 참고 완벽하게 준비한다”는 프로페셔널한 남매다. 용인=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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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초 커버 영상으로 연예인도 사로잡은 남매…“일종의 빙의”

    콘텐츠 홍수 시대, 웬만해선 관심을 받기 어렵다. 그런데 일반인은 물론 연예인들의 눈길까지 붙잡은 남매가 있다. 30초 짜리 영상으로. 그것도 널리고 널린 케이팝을 소재로 말이다. 틱톡과 유튜브를 주무대로 케이팝 댄스를 커버하는 크리에이터 땡깡(본명 이강빈·22)의 팔로워는 30만 명대. 초대형 유튜버는 아닌데도 스타들의 러브콜을 받는다. 비결은 단순히 춤을 따라 추는 일반 커버 영상과는 다르다는 데 있다. 각 아이돌 만의 ‘디테일한 표정’과 ‘실제 무대 같은 카메라 무빙’이 주특기다. 땡깡은 가수들의 치명적인 표정이나 시선 처리 등을 그대로 따라한다. 올 2월 가수 현아의 소속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곡 ‘I’m Not Cool‘ 댄스 콜라보레이션 영상을 찍고 SNS에 올려 큰 호응을 불렀다. 이후 ITZY, 우주소녀, 오마이걸, 프로미스나인, 몬스타엑스, 전소미와도 함께 했다. 동아일보와 만난 땡깡은 “초등학생 때부터 음악방송을 모두 챙겨봤던 제겐 카메라만 없었을 뿐 춤추는 건 일상이었다”고 했다.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그는 동생 진절미(본명 이슬빈·20)와 함께 거실에서 장기자랑을 하곤 했단다. 그러다 영상을 찍게 된 건 어머니 정순은(46) 씨의 권유 때문이었다. 정 씨는 “조금이라도 재능이 있다면 틱톡, 유튜브라는 좋은 표현 수단이 있으니 도전해보라”고 응원했고, 남매는 이를 실행에 옮겼다. 땡깡은 “케이팝 신곡이 나올 때마다 특정 춤 미션을 수행하는 챌린지 붐이 이는 걸 보고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댄스 커버‘라는 생각에 시도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영상에는 케이팝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빠짐 없이 들어가 있다. 여타 영상에는 없는 립싱크까지 포함돼 있다. 땡깡은 “커버란 똑같아야 한다. 일종의 빙의”라고 했다. 이에 더해 영상의 맛을 살리는 건 진절미의 촬영 실력이다. 땡깡 춤 영상의 특징은 360도 회전, 클로즈업샷 등 실제 음악방송을 방불케 하는 카메라 무빙. 이는 진절미가 휴대폰을 사용해 편집 없이 원테이크로 찍어낸 것이다. 진절미는 “영상을 전공하진 않았다. 뮤직비디오를 많이 봐오다보니 지루한 영상은 스스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했다. 타고난 끼만으로 가능한 건 아니었다. 1분도 안 되는 영상을 찍기 위해 며칠에 걸쳐 2시간 이상 씩 연습하기도 한다. 가수들과 호흡을 맞출 땐 시안 영상을 만든다. 멤버 수에 맞춰 안무와 카메라 동선을 짜고, 땡깡을 기준으로 어느 타이밍에 어떤 멤버가 나타나면 될지 미리 촬영한 뒤 표기해 넘기는 식이다. “너무 떨려서 현아님을 만나곤 며칠을 앓았다”던 그들이지만 “아티스트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긴장을 참고 완벽하게 준비한다. 현장에서는 2번 정도 합을 맞추고 30분간 촬영한다”고 했다. 이들은 현재 각자 대학에 휴학계를 내고 활동 중이다. 전업 유튜버나 엔터테인먼트 계열로 진로를 생각 중이다. 땡깡은 틱톡커 전문 MCN(멀티채널네트워크)인 ’순이엔티‘내 올해 영입되기도 했다. 박창우 순이엔티 대표는 “숏폼 특징을 가진 MZ세대의 글로벌 플랫폼 틱톡에 최적화된 아티스트이며, 안무연출 능력이 탁월해 전 직원들이 탐냈던 크리에이터”라고 말했다.용인=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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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 만화가 움직이네? ‘한 컷’ 한계 넘은 카카오웹툰

    최근 웹툰은 영화와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과거 일본의 종이 만화가 콘텐츠 시장의 강자였다면 요즘은 한국 웹툰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스크롤을 쓱쓱 내리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한국의 웹툰은 글로벌 콘텐츠 업계에서 매력적인 지식재산권(IP)으로 인식된다. 이런 한국 웹툰의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웹툰은 기존에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선보인 웹툰 IP를 망라한 서비스다. 티저 영상을 만들고 인공지능(AI) 무한 추천 기능을 도입해 웹툰 이용자를 늘리는 동시에 IP의 가치를 높이려 했다. 카카오웹툰이 플랫폼을 손보며 가장 힘쓴 건 ‘움직이는 섬네일’(콘텐츠를 미리 보여주는 작은 이미지)이다. 직사각형 테두리 안에 부동의 상태로 그려진 기존 방식과 다르다. 캐릭터들은 프레임을 깨고 나와 자유롭게 움직인다. 일례로 강풀의 ‘무빙’을 선택하면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김봉석이 멀리서부터 화면 가까이로 날아와 주먹을 휘두른다. IP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둬 텍스트 표현을 지양하고 비주얼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초기 반응은 낯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부 이용자는 “디자인이 혁신적이고 세련됐다”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흥미롭다”는 리뷰를 남겼다. 하지만 산만하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있다. 아이콘 하나하나에 움직임이 모두 들어가다 보니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 서비스를 시작한 날, 트위터에 카카오웹툰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는데 불편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플랫폼 디자인을 맡은 유천종 카카오웹툰 디자인센터장(40)은 9일 기자와 만나 “정적인 섬네일은 짧은 시간 내에 작품의 개성을 한 번에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가판대처럼 단순히 섬네일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웹툰 하나하나의 가치를 독자에게 더 어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레전드 작품’으로 꼽히는 웹툰들은 ‘IP 티저 영상’으로 마련됐다. 한 작품당 1∼3초가량의 모션이 약 10쪽에 걸쳐 소개돼 있다. 웹툰 ‘경이로운 소문’을 클릭하면 페이지마다 당장이라도 악귀를 물리치러 갈 듯 옷을 벗어던지는 카운터 ‘가모탁’, 처음 악귀를 대적한 듯 눈을 깜빡이며 놀란 듯 숨을 몰아쉬는 ‘소문’이 나타나는 식이다. 일반 작품들 또한 10초가량의 티저 영상이 순차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AI 추천 기능도 독특하다. 한 작품을 기준으로 상하좌우 스크롤을 하면 연관 작품을 끊임없이 추천해준다. 작품마다의 경계를 허무는 ‘인피니트 구조’(무한 추천구조)인데, 정보 과잉이라는 반응도 있다. 이에 유 센터장은 “전에는 단순히 원하는 작품을 보고 이탈했다면, 이제는 탐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작품들이 한 번 소비되고 잊히는 현상을 보완하고 싶었다. 작품들이 최대한 비슷한 노출 기회를 갖도록 설정했다”고 했다. 실제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 1인당 열람 건수가 다음 웹툰일 때에 비해 2.5배 늘었다고 한다. 관성을 깨는 모델이다 보니 적응할 기간도, 개선할 점도 필요해 보인다. 화두는 ‘사라진 요일별 웹툰 구분’이다. 카카오웹툰은 크게 ‘웹툰 원작’과 ‘소설 원작’으로 탭을 나누고 그 아래 요일별로 웹툰을 나열했다. 하지만 요일 구분선이 명확하지 않은 건 사용자들이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점이다. 강석홍 카카오웹툰 제작그룹장(42)은 “기존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독자층이 겹치지 않아 탭을 나눴다. 요일별로는 여백을 두는 등 목록을 명확히 구분하겠다”고 말했다.성남=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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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탕준상 “올해 처음 연기 칭찬 받았어요”

    올 상반기, 드라마 팬들에게 두 번 눈도장을 찍은 얼굴이 있다. 배우 탕준상(18)이다. 그는 5월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에서 아스퍼거증후군(자폐증의 일종)을 가진 유품정리사 그루를 거쳐 같은 달 SBS ‘라켓소년단’에서는 배드민턴 천재 소년 윤해강으로 거듭났다. 둘 다 주인공이었다. 이전에도 그의 얼굴이 마냥 생소한 건 아니었다. 그는 7세 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2010년)로 데뷔해 영화, 드라마에서 대개 조연으로 활동해왔다. tvN ‘사랑의 불시착’(2019∼2020년)에서 리정혁(현빈)을 쫓던 막내 병사 금은동을 연기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탕준상은 “올해 두 주연작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해”라고 말했다. 그는 9일 종영한 라켓소년단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작품은 땅끝마을 해남에서 배드민턴을 하는 중학교 2, 3학년 청소년들,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의 성장기를 담은 동화 같은 드라마다.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드라마로, 중학생들의 순수한 모습과 색감 예쁜 시골 촬영지가 동심을 부른다”는 탕준상의 말처럼 작품은 ‘무공해 유기농 드라마’라는 별칭을 얻으며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지켰다. 시청자들에겐 ‘순한 맛 드라마’로 통했지만 배우들은 마냥 편하진 않았다. 배드민턴을 소재로 한 스포츠 드라마인 만큼 탕준상은 9개월간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하루에 2∼3시간, 주 3∼4회, 1 대 1 혹은 손상연 배우(19)와 함께 1 대 2 수업을 받았다. 연기에 있어서는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굳이 캐릭터의 매력을 생각하고 꾸며내지 않는다. 해강이가 허세를 부리는 캐릭터라고 해서 과장하지 않았고, 은동이가 귀여운 면이 있지만 귀여운 척을 하지 않았다. 배우 간 케미스트리 속에서 본능적으로 제 역할에 몰입한다”고 했다. 라켓소년단에서 남다른 케미를 보여준 건 또래 연기 친구들이었다. 그와 함께 극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은 모두 실제 나이가 20세 미만이다. “미세한 숨소리만 들어도 웃음이 나와 NG가 많이 났을 정도”로 친해진 동료들에 대해 물으면, 탕준상은 진지하다가도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였다. 라켓소년단 내 배드민턴 서열을 묻자 그는 손으로 1을 표현했다. “제가 1등인 것 같은데 서로 인정하지 않아요. 에어컨 바람이 불어서 불리한 경기도 있었고…. 어떤 콘텐츠를 통해서 서열을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1등 할 거거든요.” 올해 탄탄한 필모그래피 기반을 다진 그는 내년이면 성년이 된다.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한 탕준상은 검정고시에 합격해 연극영화과 진학을 준비 중이다. 최근엔 작품 촬영이 끝나고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년)를 소위 ‘정주행’하면서 사회 초년생이나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이 외에 계획한 20대는 딱히 없다. “그저 더 다양한 작품을 원만히,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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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유쾌… 더 통쾌… 돌아온 DC 빌런들

    한결 화려해진 DC코믹스의 빌런들이 모였다. 할리 퀸(마고 로비),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 피스메이커(존 시나), 킹 샤크(실베스터 스탤론)…. 2016년 개봉한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혹평 받았던 과거를 청산하려는 듯 재미와 액션이 배가 되어 돌아왔다. 4일 개봉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제임스 건 감독(51·사진)의 신작이다. 그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각본과 감독,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획을 맡았다. 이번 영화는 2016년 작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이야기는 큰 연관성이 없다. 총 16명의 슈퍼악당들이 모인 팀 ‘태스크포스 X’. 메타휴먼(특별한 능력을 지닌 초인적 존재)으로 꾸려진 이 특공대의 임무는 태평양 섬나라 코르토 몰티즈에 가 요새 요툰하임에서 시행된 생체 실험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다. 제임스 건은 2일 화상 인터뷰에서 오리지널 코믹북의 팬으로, 안티히어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다르거나 튀는 사람들도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잘못된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자신을 구제해 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로부터 영화 제작의 전권을 받은 그는 “최근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비슷한 캐릭터와 반전을 사용하는데 다른 개성을 살리려 애썼다”고 밝혔다. 할리 퀸은 단연 두드러진다. 더 이상 조커의 애인이 아니라 능력 있는 또 한 명의 빌런으로서 더욱 미치광이처럼 뛰어다닌다. 할리 퀸이 긴 창을 손에 쥐고 홀로 현란한 액션을 선보이는 장면은 독무처럼 느껴질 정도다. 마고 로비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액션 장면을 소화했다. 제임스 건은 “할리 퀸은 슈퍼맨, 원더우먼에 뒤지지 않는 캐릭터”라며 “이번 영화에서 그는 자신의 선함을 발견하며 성장한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캐릭터에게도 이야기와 변주가 있다. 쥐를 다루는 능력을 가진 랫캐처 2(다니엘라 멜키오르)는 코믹북에 정식으로 나오는 캐릭터가 아니다. 아버지 랫캐처의 서사를 가져가는 동시에 본인의 부드러운 면을 함께 보여줄 수 있게 만든 새 인물이다. 킹 샤크는 본래보다 더 통통하게 그려져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거대 괴수인 ‘스타로’도 DCEU(DC 확장 유니버스)에 처음 등장한 빌런으로, 제임스 건이 코믹북 팬에게 주는 선물이다. 많은 캐릭터로 산만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잡아주는 건 제임스 건만의 유쾌함이다. 몇몇은 등장과 동시에 죽는다. 예측불허 상황에서 누가 살고 누가 죽는지 가슴을 졸이게 된다. 힘겹게 살아남은 캐릭터들은 ‘누가 더 힘이 세나’ 따위를 두고 옥신각신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엔 철저히 단결한다. 찢기고, 터지고, 잘리는 폭력적인 묘사가 난무하지만 폭소가 터지는 이유다. 제임스 건은 “어떤 캐릭터를 넣을 땐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했고, 캐릭터의 이야기가 없다면 바로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DC코믹스의 슈퍼 빌런들을 모두 나열한 뒤 조합해갔다. 가장 무용해 보이는 폴카 닷맨(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에게는 의외의 능력과 비극적인 전사를 줬다. 가장 악해 보이는 피스메이커에게는 그와 맞붙을 만한 암살능력을 가진 블러드스포트를 배치해 케미스트리를 이뤘다. 제임스 건은 현재 피스메이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드라마 시리즈를 만드는 중이다. “최악의 캐릭터이지만 영화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그의 서사를 풀어보려 한다”는 후문이다. 촌스럽다는 평을 받으며 오랫동안 고전했던 DCEU에 활력을 불어넣은 제임스 건. 그는 “평소 장르 혼합을 잘하는 한국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편 개봉 때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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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혹하지만 폭소 터지는 DC 슈퍼 빌런들이 돌아왔다

    한결 더 화려해진 DC코믹스의 빌런들이 모였다. 할리 퀸(마고 로비),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 피스메이커(존 시나), 킹 샤크(실베스터 스탤론)…. 2016년 개봉한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혹평받았던 과거를 청산하려는 듯 재미와 액션이 배가 되어 돌아왔다. 4일 개봉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제임스 건 감독(51)의 신작이다. 그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중 하나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각본과 감독,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획을 맡아왔다. 이번 영화는 2016년 작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스토리는 큰 연관성이 없다. 총 16명의 슈퍼악당들이 모여 꾸린 팀 ‘태스크 포스 X’. 메타휴먼(특별한 능력을 지닌 초인적 존재)으로 꾸려진 이들 특공대의 임무는 태평양 섬나라 코르토 몰티즈에 가 요새 요툰하임에서 시행된 생체 실험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다. 제임스 건은 2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연신 영화 제작 자체가 즐거웠다고 했다. 그는 오리지널 코믹북의 팬이자 안티히어로에 관심이 많았다. “다르거나 튀는 사람들도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잘못된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자신을 구제해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는 것. 워너브라더스 측으로부터 영화 제작의 전권을 받은 그는 “최근 블록버스터 영화가 비슷한 캐릭터와 반전을 사용하는 등 자기복제 사례가 늘어나, 다른 개성들을 살려주는 데에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고 밝혔다. 할리 퀸은 그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는 캐릭터였다. 그는 더 이상 조커의 애인이 아니었다. 능력 있는 또 한 명의 빌런으로서 더욱 미치광이처럼 뛰어다닌다. 할리 퀸이 긴 창을 손에 쥐고 홀로 현란한 액션을 선보이는 장면은 독무처럼 느껴질 정도다. 마고 로비는 스턴트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액션 장면을 소화했다고 한다. 제임스 건은 “할리 퀸은 슈퍼맨, 원더우먼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캐릭터”라며 “이번 영화에서는 그가 광기 속에서도 이전에 없던 자신만의 선함을 발견하는 등 성장해간다”고 말했다. 이름만 대면 아는 빌런뿐 아니라 지나가는 캐릭터에게도 이야기와 변주가 있다. 쥐를 다루는 능력을 가진 랫캐처 2(다니엘라 멜키오르)는 코믹북에 정식으로 나오는 캐릭터가 아니다. 아버지 랫캐처의 서사를 가져가는 동시에 랫캐처 2 본인의 부드러운 면을 함께 보여줄 수 있게 만들어진 새 인물이다. 킹 샤크는 본래보다 더 통통하게 그려져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거대 괴수인 ‘스타로’도 DCEU(DC 유니버스)에 처음 등장한 빌런으로, 제임스 건이 오랜 코믹북 팬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많은 캐릭터로 산만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잡아주는 건 제임스 건만의 유쾌함이다. 몇몇 캐릭터는 어이없게도 등장과 동시에 죽는다. 예측불허 상황에서 관객은 최악의 범죄자들이지만 누가 살고 누가 죽는지 가슴을 졸이며 보게 된다. 힘겹게 살아남은 캐릭터들은 ‘누가 더 힘이 세나’ 따위를 두고 옥신각산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엔 철저한 단결력을 보여줘 귀여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찢기고, 터지고, 잘리는 폭력적인 묘사가 난무하지만 폭소가 터지는 이유다. 특히 주요 캐릭터들을 선택한 데에는 그의 철학이 있었다. 제임스 건은 “어떤 캐릭터를 넣을 땐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했고, 캐릭터의 스토리가 없다면 바로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수십 년간 쌓여온 DC코믹스의 슈퍼 빌런들을 모두 나열한 뒤 조합해갔다. 가장 무용해 보이는 폴카 닷맨(데이빗 다스트 말치안)에게는 의외의 능력과 비극적인 전사를 줬다. 가장 악해 보이는 피스메이커에게는 그와 맞붙을 만한 암살능력을 가진 블러드스포트를 매칭시켜 케미스트리를 이뤘다. 제임스 건은 현재 피스메이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드라마 시리즈를 만드는 중이다. “최악의 캐릭터이지만 영화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그의 서사를 풀어보려 한다”는 후문이다. 촌스럽다 평 받으며 오랫동안 고전했던 DCEU에 활력을 불어넣은 제임스 건. 그는 인터뷰 말미에 “평소 장르 혼합을 잘 하는 한국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편 개봉 때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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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숙한 아트페어는 가라! 여긴 MZ세대들의 ‘시끄러운 예술놀이터’

    시끄럽다. ‘어반브레이크 2021’의 첫인상이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 B홀. 행사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반기는 건 너비 18m, 높이 4m의 미디어월이다. 길거리 벽을 연상시키는 화면에서는 그라피티 작품이 재생되고 있다. 미디어월 뒤에서는 피아노 소리와 힙합 노래가 뒤섞여 들린다. 음악 공연이 열리는 가운데 작가 장가노와 장띵이 캔버스를 펴놓고 라이브 드로잉을 진행 중이었다. 오감을 자극하는 이곳은 차분하고 조용한 기존 아트페어와는 달리 축제에 가까워 보였다. 이 전시의 콘셉트는 거리예술을 다루는 이른바 어반아트(Urban Art). 그라피티, 네온, 일러스트, 퍼포먼스 등으로 대표되는 어반아트는 힙합, 패션, 광고 영역과 교류하며 대중예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시를 주최한 어반브레이크 측은 신개념 아트페어를 만들고자 지난해부터 이 전시를 개최했다. 지난해 관람객 1만2000명 중 약 40%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였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 195명이 약 1400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아트카, NFT(대체불가능 토큰) 등 8개 주제의 특별전도 함께 운영한다. 해외작가특별전에는 ‘낙서 천재’로 불리는 존 버거맨(42)과 ‘아시아의 뱅크시’로 통하는 일본 작가 백사이드워크스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 전시에 내놓은 23점을 모두 판매한 존 버거맨은 3개 벽면에 오일페인팅 형식의 낙서 작품과 스프레이로 변형한 작품을 전시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여자 주인공을 소재로 한 백사이드워크스의 실크스크린 작품에는 개막 30분 만에 30∼4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작가별 전시 부스가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작품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그렇게 걷다 보면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새소리 혹은 쇠가 긁히는 듯한 소리를 따라가 보면 폐와이퍼 120여 개를 모아 만든 툴보이 팀의 업사이클링 작품 ‘소름’이 나온다. 주최 측이 올해 야심 차게 준비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아트 프로젝트’ 중 하나다. 마돈나가 2016년 작품을 구매해 화제가 된 고상우 작가(43)는 아시아코끼리, 대륙사슴 등 6종의 멸종위기 동물을 주제로 한 포스터를 내놓았다.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신동민 작가(27)는 재생지와 재생 캔버스에 그린 작품을 전시 중인데, 판매수익의 40%를 미얀마 여성 및 아동 보호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는 “기존 블루칩 작가에게만 집중하는 아트페어는 역동적인 미술계 흐름과 MZ세대 취향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며 “다양한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발굴해 미술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까지.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및 대학생 8000원.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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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송미술관 ‘훈민정음 NFT’ 판매 논란

    문화재계에서 무가지보(無價之寶·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로 통하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의 디지털 콘텐츠 판매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의 얼’에 해당하는 상징성 큰 문화재를 상업화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것. 일각에선 문화재 대중화에 기여하고 우리 문화재를 세계에 알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22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100개 한정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발행하고자 한다”며 “디지털 자산으로 영구 보존하는 한편 미술관 운영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다음 달 중순에 발행 예정인 훈민정음 해례본 NFT의 개당 가격은 1억 원으로 총 100억 원 규모다. 간송미술관은 보물급의 통일신라시대 불상 2점을 지난해 미술품 경매시장에 내놓는 등 재정난을 겪고 있다. NFT는 이미지 등 디지털 파일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고유 값을 부여한 것이다. 진품 여부와 더불어 소유권을 보증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이다. 국보나 보물 같은 국가지정문화재를 NFT로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계 일각에서는 문화재가 자칫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될 가능성을 거론하며 우려하고 있다. 황선엽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문화재 소유자가 자신의 의지로 하는 일에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면서도 “행적이 묘연한 상주본을 제외하고 사실상 유일한 훈민정음 인쇄본인 간송본이 이렇게 이용되는 건 국어 연구자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반론도 있다. 문화재 원본의 가치를 독점하기보다 대중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디지털 콘텐츠 판매가 필요하다는 것.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은 “디지털 기술 발달로 디지털화된 훈민정음 해례본이 오히려 실물에 가까운 느낌을 줄 수도 있다”며 “개인이 소장해 접근하기 어려운 문화재일수록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엄격한 문화재 관리 여건상 해외 반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NFT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문화재계 인사는 “국내 문화재를 해외로 반출하는 데 제약이 많다 보니 국내의 우수한 문화재를 해외에 알리는 게 쉽지 않다”며 “NFT를 통해 문화재를 소개하면 국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무관청인 문화재청은 NFT 발행을 위한 디지털 촬영 과정에서 훼손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국가지정문화재를 탁본, 영인하거나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촬영을 할 때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NFT 사진 촬영으로 문화재가 훼손될 가능성은 낮아 허가 대상이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린 건 아니다. 관련 법률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지학계 일각에서는 고서를 스캔하는 과정에서 해체가 불가피해 훼손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란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미술품이나 문화재의 원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이다. 고유한 값을 부여해 소유자와 생성일, 거래 내역, 불법 복제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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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애니, SNS 타고 해외서 ‘펄펄’

    지난달 3일 글로벌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1분가량의 영상 ‘귀여워지는 안경’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시력 검사를 한 주인공 로니에게 안경을 쓰게 했더니 눈이 커지면서 더 귀여워지는 단순한 내용인데 사흘 만에 조회 수 1000만 회를 돌파했다. 21일 현재 누적 조회 수는 약 1900만 회. 댓글도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프랑스어까지 다양한 언어로 달렸다. 이 영상은 한국 애니메이션 ‘마카앤로니’의 일부 에피소드 클립이다. 글로벌 플랫폼들을 타고 한국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눈길을 끄는 귀여운 캐릭터, 언어와 관계없이 즉각적으로 이해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매력 요소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훨씬 유명한 캐릭터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CJ ENM과 한국 제작사 브릭스튜디오가 만들어 올해 3월부터 투니버스에서 방송 중인 마카앤로니는 틱톡에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리면서 3개월 만에 45만 팔로어를 모았다. 천재 발명가와 사고뭉치 조수의 발명 도전기를 담은 코믹한 클립들의 누적 조회 수는 5700만 회에 달한다. 마카앤로니 제작자인 우경민 PD(37)는 “유튜브, 틱톡 등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대사 없이 짧은 애니메이션 형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마카앤로니는 올해 안에 모바일 게임 2종으로도 나올 예정이다. 도넛 도우도우와 반죽 모우모우의 일상을 앙증맞게 그린 20∼30초짜리 초단편 웹애니메이션 ‘도우도우’는 2018년 틱톡, 인스타그램에서 선보인 이후 유명해졌다. 국내외 TV에서 방영된 적이 없음에도 현재 틱톡 계정에서 210만 팔로어를 확보했다. 나이별로는 18∼24세(44.5%)와 25∼34세(39.3%)의 비율이 83.8%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다. 도우도우는 특히 대만에서 인기가 많다. 18일 기준 인스타그램 팔로어 중 대만이 약 20%를 차지해 한국(12.7%)을 뛰어넘는다. 이에 올 4월 유명 백화점인 대만 타이베이의 에슬라이트백화점 청핀신이점에 도우도우 캐릭터를 활용한 봉제인형, 노트, 컵 등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열었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에서 2019년 9월 라인 이모티콘으로도 만들어진 도우도우는 출시된 지 20시간 만에 대만에서 이모티콘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도우도우를 만든 브릭스튜디오는 연내 5분가량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몬스터스튜디오가 만든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는 지난해 8월 넷플릭스에 시즌1을 공개한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세계 넷플릭스 TV 시리즈 톱10에 진입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식빵인 이발사 브레드가 우유인 조수 윌크와 함께 디저트 친구들의 고민을 들은 뒤 이를 해결해주기 위해 머리 모양을 바꿔주는 이야기다. 넷플릭스에서 시즌2는 다음 달 말쯤 시작하며 시즌3는 올 12월 KBS 방영을 시작으로 넷플릭스에 선보일 예정이다. 정지환 몬스터스튜디오 대표는 “틱톡에 브레드 이발소 한국어 버전 영상을 올리면 ‘한국어를 모르지만 너무 귀엽다’는 외국인들의 글이 많이 달린다”며 “대중적인 캐릭터인 식빵과 우유가 나오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의외의 재미와 함께 공감을 선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 PD는 “애니메이션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좋아해 팬층이 넓은 데다 한 번 인기를 얻으면 오랜 기간 사랑이 지속되기에 지식재산권을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기 좋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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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왕제색도’ ‘황소’… 세기의 ‘이건희 컬렉션’ 135점, 관객과 만난다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국현) 서울관의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기자간담회. 김환기(1913∼1974)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앞에 선 이들이 연신 탄성을 내뱉었다. 가로 567cm, 세로 281.5cm의 대작에 단순화된 나무, 백자 항아리를 이거나 안은 반라의 여인들, 학 등 김환기가 즐겨 쓴 소재들이 모두 담겼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을 아우르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문화재 및 미술품 컬렉션 중 135점이 21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올 4월 2만3000여 점 기증이 발표된 후 일부 작품이 전시됐지만 이처럼 대거 전시되는 건 처음이다. 국립중앙박물관(국박)과 국현은 일반 공개를 하루 앞둔 20일 언론 설명회를 열고 전시에 선보일 명작들을 공개했다. 국박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서울 용산구 국박 2층 서화실에서 9월 26일까지 연다. 조선 회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를 비롯해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고려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삼국시대 일광삼존상(국보 제134호) 등 45건(국보 12건, 보물 16건 포함) 77점을 선보인다. 국박은 기증된 2만1693점 중 이 작품들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서화, 불화, 도자기, 금동불 등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고 가장 잘 알려진 명품을 추렸다”고 밝혔다. 국현의 전시는 내년 3월 13일까지다. 국현에 기증된 국내외 근현대 작품 1488점 중 58점을 추렸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흰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등 한국 근현대 걸작들이 주인공이다. 국현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거장 34명을 선정해 이들의 주요 회화 및 조각 작품을 먼저 선보인다”고 밝혔다. 한국 박물관, 미술관 역사를 통틀어 전례 없는 기증작에 관심이 쏠리면서 두 전시는 시작도 하기 전에 상당 기간이 매진됐다. 관람일 30일 전부터 예약을 받는 국박은 20일 현재 다음 달 19일까지, 관람일 14일 전부터 예약을 받는 국현은 다음 달 3일까지 예약이 찼다. 추가 예약은 매일 자정 각 홈페이지에서 시스템이 열린다. 하루 관람 가능 인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기준으로 국박 300∼420명, 국현 240∼330명.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다양한 전시가 가능해지면서 우리나라 전시의 품격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 전까지 국현은 김환기의 전면점화나 이중섭의 ‘황소’ 같은 한국 미술 대표작을 소장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노력으로 한국 문화계가 큰 발전을 이룬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국내외의 수준 높은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이 시대적 의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1997년 출간한 에세이에서 “상당한 양의 빛나는 우리 문화재가 아직도 국내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데 이것들을 모아서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썼다. 그는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등 해외 주요 박물관에 한국실 설치를 지원하기도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서동일 기자 dong@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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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교과서가 따로 없네” 겸재-김환기 작품에 절로 탄성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77점 전시인왕제색도-금동불 ‘일광삼존상’ 등국보-보물 선보여… 특별 영상도 제작 98인치 대형 모니터에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를 촬영한 영상이 흐르고, ‘인왕산을 거닐다’라는 문구가 천천히 뜬다. 치마바위 등 인왕산 곳곳을 찍은 영상 위로 인왕제색도에 담긴 치마바위가 겹친다. 약 270년 전 그림 속 인왕산과 2021년 현실 속 인왕산이 만나는 순간. 국립중앙박물관(국박)이 특별 제작해 서울 용산구 전시실에서 선보이는 5분 20초 분량의 영상이다. 21일 막을 여는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기획한 이수경 국박 학예연구관은 “명품에 대한 호기심이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전시실로 들어서면 높이가 8.8cm에 불과한 금동불 ‘일광삼존상’(국보 134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살상 뒤 광배(光背·부처나 보살 몸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것)에 그려진 연꽃무늬와 불꽃무늬는 성스럽고 고결한 느낌을 준다. 삼존불 중앙에 부처 대신 보살이 있는 형태는 당시 매우 독특한 형식이다.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아름답고 섬세한 삼국시대의 미(美)를 잘 나타내는 불상”이라고 평가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고려시대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화엄경·국보 235호)이 있다. 검푸른 종이에 금가루로 불경을 옮겨 적었다. 섬세한 글자와 화려함이 고려시대 불교의 융성을 보여준다. 화엄경 맞은편에는 조선시대 서화 두 점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단원(檀園) 김홍도(1745∼?)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와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다. 먹을 듬뿍 묻혀 여름철 비가 갠 직후의 느낌을 살린 인왕제색도와 마른 먹을 이용해 가을의 메마른 느낌을 날카롭게 담아낸 추성부도는 한눈에도 확연히 대비된다. 넘쳐나는 그림 주문으로 자신감 넘쳤던 겸재의 노년과 건강 악화로 죽음과 마주했던 단원의 쓸쓸한 노년이 담겼다. 고려시대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도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1000개의 손과 눈을 가졌다고 해서 천수관음보살이지만, 전부 그릴 수 없어 11면의 얼굴과 44개의 손으로 표현했다.국립현대미술관, 근현대작 58점 전시 이중섭의 ‘황소’-‘흰소’ 나란히 걸려박수근-유영국-장욱진 등 대표작 포함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국현)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포스터에 담긴 작품은 김환기(1913∼1974)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상을 바탕으로 인물과 동물, 사물을 정면 혹은 측면으로 그려 고답미를 물씬 풍긴다. 1950년대 삼호그룹 정재호 회장이 주문 제작한 대작으로, 1960년대 말 미술시장에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김환기의 ‘산울림 19-II-73#307’(1973년)은 그가 1960년대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후 완성 단계에 이른 점화 양식을 잘 보여준다. 흰 사각형 안 동심원들이 세 방향으로 퍼져 나가며 묘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그는 당시 점, 선, 면만으로 이뤄진 추상화 실험을 이어갔다. 김환기 작품의 대각선 방향 건너편으로 이중섭(1916∼1956)의 ‘황소’(1950년대)와 ‘흰 소’(1950년대)가 나란히 걸려 있다. 인내를 상징하는 소는 이중섭에게 한국의 상징이자 자화상이었다. 이 중 붉은 황소는 6·25전쟁이 끝난 직후 새로운 출발의 시점에 그려졌다. 붉은 황소를 그린 이중섭의 현존 작품 4점 중 하나다. ‘황소’가 소의 머리를 부각했다면 ‘흰 소’는 걷고 있는 소의 전신을 역동성 있게 묘사했다. 흰 소는 백의민족을 상징해 일제강점기 당시 작품 소재로 사용하는 게 금기시됐다. 박수근(1914∼1965)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년)은 화강암의 거친 질감이 소박한 정취를 자아낸다. 아이를 업은 채 절구질하는 여인의 고단한 모습을 포착했다. ‘서민 화가’로 불린 박수근은 농가의 일하는 여인들을 평생 그렸다. 유영국(1916∼2002)의 ‘작품’(1972년)은 산을 모티브로 했다. 그는 다양한 색채와 질감을 통해 산의 형태에 변주를 준 연작들을 남겼다. 1972년작은 차가운 색채를 썼지만 나란히 진열된 1974년작 ‘작품’은 따뜻한 주홍빛으로 그려 대비된다. 장욱진(1918∼1990)의 ‘나룻배’(1951년)는 6·25전쟁 기간에 그려진 것으로 어릴 적 고향에서 본 강나루의 풍경을 정감 있게 표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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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상과 구상… 두 줄기로 그려낸 한국 현대미술의 얼굴

    김환기, 천경자, 이우환….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들이다. 한국 현대미술을 견인해 온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14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두 얼굴展: 추상과 구상―김환기에서 고영훈까지’다. 전시에는 이미 작고한 11명을 포함해 총 2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갤러리 측은 컬렉터와 작가 본인으로부터 회화 38점을 모아 전시했다. 허성미 관장은 “한국 미술시장이 주목받는 현재, 한국 미술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추상미술과 구상미술 두 줄기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고 했다. 대개 회화에서 추상미술은 대상을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거나 대상이 없는 것을, 구상미술은 사물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것을 말한다. 전시는 추상화가로 김환기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 김태호 등 13명을, 구상화가로 천경자 이왈종 김종학 오지호 고영훈 등 11명을 소개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전면에 김환기의 작품 ‘Untitled’(연도 미상)가 보인다. 가로 16cm, 세로 20cm인 작은 작품이지만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이우환과 김태호의 작품이 독보적인 기운을 풍긴다. 이우환의 ‘점으로부터’(1979년)는 우측으로 갈수록 안료의 농도가 옅어지는 점들을 그리면서 생성과 상실의 과정을 보여준다. 초록색 평면인 듯 여러 색 입체인 듯한 작품은 김태호의 ‘Internal Rhythm’(2020년)이다. 김태호는 여러 층의 물감을 격자 모양으로 쌓아 올리고 층을 형성시킨 뒤 특수 조각칼로 물감을 깎아 작품을 만들었다. 전시장 오른편이 점, 선, 면, 색의 고유함을 알려줬다면 왼편은 묘사의 섬세함과 화려함에 놀라게 된다. 천경자의 ‘금붕어’(연도 미상)는 작가를 대표하는 소재인 여인은 없지만 화려하면서도 정겨운 동양화의 색이 존재를 돋보이게 한다. 그 옆에 있는 고영훈의 ‘사발’(2013년)은 극사실적이다. 조금 깨진 사발의 모서리 부분까지 묘사해내 작품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김종학의 ‘백화만발’(1998년)은 자유분방하면서도 환상적인 자연을 그려낸 것인지라 캔버스를 뚫고 나오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전시는 추상과 구상을 나누긴 했지만, 결국 마음에 남는 건 작가 24명이 자신만의 작법과 스토리로 역사를 써왔다는 사실이다. 김흥수가 1977년 “구상과 추상이 서로 공존할 때 비로소 작품이 온전해진다”고 선언한 것처럼 말이다. 전시는 27일까지. 무료.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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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운동 음악 제한하는 코로나 시대, 관람객 걷는 속도에 맞는 K팝 들려줘

    15일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 한가로운 전시장 한편에서 트와이스의 ‘OOH-AHH하게’가 흘러나왔다. 가요가 나오는 곳에는 4m가량의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었다. 기자가 평소 산책하듯 걷자 노래가 아이유, 울랄라세션의 ‘애타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큐레이터는 “걷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작품은 1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시작한 13팀의 기획 전시 ‘오픈코드, 공유지 연결망’에서 선보인 배인숙 작가(46)의 신작 ‘비트스텝’이다. 관람객의 걷기 속도와 어울리는 bpm값(분당 비트수)을 추출한 뒤 그에 맞는 K팝 댄스곡을 자동으로 틀어주는 작품이다. ‘애타는 마음’은 155bpm. 아까보다 조금 힘을 빼고 걷자 방탄소년단의 ‘Dynamite’(114bpm)가, 잰걸음으로 걷자 트와이스의 ‘CHEER UP’(173bpm)이 나왔다. 15일 만난 배 작가는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마음 놓고 산책하거나 야외 활동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대중음악을 좋아하는데, 걷기와 음악 모두 속도가 다양하다는 점에 착안해 제한된 곳에서라도 움직여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비트스텝에 포함된 곡은 75∼173bpm의 K팝 댄스곡 100곡이다. 지난주 실내 단체운동(GX) 시 틀 수 있는 음악속도를 100∼120bpm으로 제한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된 후 그는 지인에게 연락을 왕왕 받았다고 했다. 작품이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이었다. 비트스텝에 포함된 곡 중 120bpm 이하는 37곡이다. 관람객의 관심도 높아 1일부터 15일까지 이 작품은 총 1051회 시행됐다. 홍대 인디밴드에서 3년간 활동한 그는 동국대 영상대학원 컴퓨터음악 석사, 네덜란드 헤이그왕립음악원 소놀로지(전자음악) 코스를 밟았고,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배 작가는 “각기 다른 사람들로 인해 똑같은 소리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어 관객과 교감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거울 앞에 선 관람객을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함으로써 인공지능(AI)에게 사람은 코드로 인식된다는 점을 알려주는 독일 베른트 린터만, 페터 바이벨 작가의 ‘당신의 코드’가 대표적이다. 10월 24일까지. 무료. 용인=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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