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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되는 게 목표예요. 대표팀 형들 고생많으셨습니다.” 이탈리아를 상대로 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이 있던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응원하던 추경민 군(14)은 “처음으로 거리응원에 나와 대표팀 형들을 봐서 즐거웠다”며 경기의 감동을 전했다. 이날 오전 5시 광화문광장은 밤새 비가 내려 바닥이 촉촉히 젖었지만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응원전은 펼쳤다. 6시부터 시작된 경기는 결과는 1 대 2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시민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시민들은 저마다 붉은색 축구 유니폼이나 티셔츠를 입고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뿔 모양 머리띠를 차고 거리 응원에 나섰다. 경기 시간대가 출근이나 등교 시간과 겹쳤지만 시민들은 응원전에 참여해 대표팀을 향해 응원의 박수를 던졌다. 직장인 최모 씨(43)는 “경기를 다 보고 출근하려고 유연근무제를 이용했다”며 “사람들이 이렇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4강전에 진출해준 대표팀에게 고맙다”고 했다. 대학생 김민수 씨(23)는 “시험 기간이지만 한 경기만 이기면 결승인 중요한 경기라서 축구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응원을 나왔다”고 기뻐했다. 이탈리아 선수의 선제골이 터지자 곳곳에선 아쉬운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내 시민들은 다시금 “대~한민국!”을 외치며 대표팀을 북돋았다. 9분 만에 이승원 선수가 페널티킥을 성공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자 앉아있던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외쳤다. 하지만 후반 41분 이탈리아의 프리킥 성공으로 경기가 기울자 시민들의 탄식이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대표팀을 격려했다. 대학생 백기준 씨(21)는 “지난해에는 군인 신분이라 거리응원을 못 왔지만 오늘 와서 기쁘다”며 “지금 대회가 끝이 아니니 선수들이 기죽지 말고 앞으로도 잘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직장인 유정무 씨(25)는 “4강이라는 성적이 나쁜 성적이 아니니까 3, 4위전에서 3등이라도 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날 서울시, 종로구청,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인원 181명, 거리응원전 주최 측 114명 등 총 295명이 현장에서 안전활동에 주력한 결과, 거리응원전은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끝났다.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국내 대형병원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국인 연구원이 의료 기술을 본국으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7일 의료 로봇 기술 자료 1만여 건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40대 중국인 남성 A 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5∼2020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산하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졌을 때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히는 ‘심혈관 중재 시술’에 쓰이는 의료 로봇 설계도면을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 기술 유출 정황에 대한 국가정보원 첩보를 받고 지난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지난해 중국으로 돌아갔던 A 씨가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기 위해 올 3월 잠시 귀국했을 때 출국금지 조치를 한 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진행했다. A 씨는 빼돌린 자료를 자신의 연구인 것처럼 꾸며 중국의 과학 기술 인재 유치 사업인 ‘천인 계획’에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제출한 프로젝트가 실제 천인계획 대상으로 선정돼 중국에서 관련 법인을 세우는 작업도 시작됐다고 한다. 다만 A 씨는 “이미 공개된 자료”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유출한 기술은 현재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가리는 산업통상자원 국가핵심기술보호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있다. 유출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결론날 경우 A 씨에겐 산업기술유출방지법 위반 혐의가 추가로 적용돼 3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경찰이 취객을 방치해 숨지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해 말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지 4개월만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60대 이모 씨가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 4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가 발견된 곳은 자택 바로 앞이었다. 사고 당일 경찰에 “술 취한 사람이 거리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이 씨를 지구대로 데려왔다. 지구대에 도착한 이 씨가 코피를 흘리자 경찰은 119구급대를 불렀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응급 조치를 받았고, 병원으로 가겠냐는 제안을 거부하고 자택으로 향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를 1층에 데려다주고 올라가는 것까지 확인했다”며 “함께 사는 가족이 없어 다른 가족에게 연락을 한 뒤 철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과 올 1월 서울 강북구와 동대문구에서 연이어 취객이 방치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은 ‘주취자 보호조치 매뉴얼’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매뉴얼 개정 중에 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제68회 현충일인 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소음으로 불편을 겪었으며 일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 2만2000여 명(경찰 추산)은 동화면세점부터 중구 덕수궁 대한문까지 약 500m에 이르는 세종대로 대한문 방향 편도 5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주사파 척결하고 자유통일 이룩하자’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자유통일 만세” 등의 구호도 외쳤다. 오후 4시경 집회를 마친 후에는 중구 숭례문과 서울역을 거쳐 용산구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했다. 행진을 마친 오후 6시경 해산했으며 집회와 행진 도중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집회 소음은 기준치를 넘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측정된 등가소음(10분간 평균 소음)은 89dB(데시벨)로 법적 상한인 75dB을 넘었다. 경찰은 구두 경고 조치를 했지만 주최 측은 그대로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주최 측을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대로가 집회로 통제되면서 도심 일대에선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시의회부터 대한문 방면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 속도는 오후 2시 기준 시속 4km로 지난달 공휴일 평균 시속 약 15km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날 집회로 일부 시내버스 노선 도착 시간이 30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덕수궁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김모 씨(26)는 “집회를 하는 줄 몰랐는데 버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제68회 현충일인 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소음으로 불편을 겪었으며 일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2시 경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 2만2000여 명(경찰 추산)은 동화면세점부터 중구 덕수궁 대한문까지 약 500m에 이르는 세종대로 대한문 방향 편도 5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주사파 척결하고 자유통일 이룩하자’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자유통일 만세” 등의 구호도 외쳤다. 오후 4시경 집회를 마친 후에는 중구 숭례문과 서울역을 거쳐 용산구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했다. 행진을 마친 오후 6시경 해산했으며 집회와 행진 도중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집회 소음은 기준치를 넘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측정된 등가소음(10분간 평균 소음)은 89dB(데시벨)로 법적 상한인 75dB(데시벨)을 넘었다. 경찰은 구두 경고 조치를 했지만 주최 측은 그대로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주최 측을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세종대로가 집회로 통제되면서 도심 일대에선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시의회부터 대한문 방면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 속도는 오후 2시 기준 시속 4㎞로 지난달 공휴일 평균 시속 약 15㎞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날 집회로 일부 시내버스 노선 도착 시간이 30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덕수궁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김모 씨(26)는 “집회를 하는 줄 몰랐는데 버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두 번 감염됐을 때 모두 여기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어요. 선별검사소가 없어진다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네요.” 1일 낮 12시 40분경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만난 박모 씨(38)는 “의료진이 없었다면 오늘 같은 ‘굿바이 코로나’도 없었을 거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했다. 그의 눈앞에선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했던 임시선별검사소가 운영을 마치고 해체되고 있었다. 이날부터 코로나19 확산 후 시행됐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 일부 감염 취약시설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낮아졌기 때문인데, 시민들은 곳곳에서 일상 회복을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 전국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중단이날 서울역 앞에선 시민 10여 명이 발걸음을 멈춘 채 선별검사소 해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박스를 나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곳은 2020년 12월 14일 설치된 전국 첫 임시선별검사소다. 서울역 인근 주민 변모 씨(58)는 “답답했던 코로나19와 이젠 정말 작별할 시간”이라며 웃은 뒤 철거된 자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전국의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은 1일 부로 모두 중단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전부터 문을 닫는 곳이 적지 않았다. 철거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임시선별검사소를 매주 2, 3건씩 철거하며 엔데믹(풍토병화)을 실감했다”고 했다. 출퇴근길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올 3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후에도 조심스러워하던 이들이 조금씩 ‘마스크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는 모습이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도 마스크 없이 수업을 듣는 일이 보편화됐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학교와 학원에서 마스크를 안 쓴 채 수업을 듣는 게 어느새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확진자도 마스크 없이 다닐 텐데” 불안도이날부터 동네 의원와 약국 등에선 의료진과 약사, 환자 모두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용산·마포·중구 일대 병원과 약국 등 총 17곳을 돌아본 결과 의료진과 약사들은 여전히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환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였다. 중구 신당동의 한 이비인후과 간호사 김모 씨(48)는 “오늘 온 환자 10명 중 9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마스크가 답답해 보이는 어르신 환자에게 ‘벗어도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아직은 걱정된다며 안 벗으시더라”고 전했다. 같은 병원에서 만난 박수진 씨(27)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기사를 보긴 했지만 감기 기운이 있기도 하고 혹시 코로나19에 확진됐을까봐 마스크를 쓰고 왔다”고 했다. 약국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중구의 한 약국 약사 박모 씨는 “출입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안내판을 오늘 떼어 버렸는데 손님 80% 이상이 마스크를 쓴 채 들어오더라”고 했다. 용산구 청파동의 한 약국에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약국 약사는 “독감 환자가 많아 아직 마스크를 벗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했다.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마포구 망원동의 한 약국에서 나오던 박모 씨(79)는 “4년 전부터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다. 확진자 격리 의무가 사라져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마스크 없이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하면 불안하다”고 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두 번 감염됐을 때 모두 여기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어요. 선별검사소가 없어진다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네요.” 1일 낮 12시 40분경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만난 박모 씨(38)는 “의료진들이 없었다면 오늘 같은 ‘굿바이 코로나’도 없었을 거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했다. 그의 눈 앞에선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했던 임시선별검사소가 운영을 마치고 해체되고 있었다. 이날부터 코로나19 확산 후 시행됐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 일부 감염 취약시설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낮아졌기 때문인데, 시민들은 곳곳에서 일상 회복을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 전국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중단 이날 서울역 앞에선 시민 10여 명이 발걸음을 멈춘 채 선별검사소 해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박스를 나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곳은 2020년 12월 14일 설치된 전국 첫 임시선별검사소다. 서울역 인근 주민 변모 씨(58)는 “답답했던 코로나19와 이젠 정말 작별할 시간”이라며 웃으며 철거된 자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전국의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은 1일부로 모두 중단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전부터 문을 닫는 곳이 적지 않았다. 철거업체 관계자는 “그 동안 임시선별검사소를 매주 2, 3건씩 철거하며 엔데믹(풍토병화)을 실감했다”고 했다. 출퇴근길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올 3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후에도 조심스러워하던 이들이 조금씩 ‘마스크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는 모습이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도 마스크 없이 수업을 듣는 일이 보편화됐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학교와 학원에서 마스크를 안 쓴 채 수업을 듣는 게 어느새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확진자도 마스크 없이 다닐텐데” 불안도 이날부터 동네 의원와 약국 등에선 의료진과 약사, 환자 모두 마스크 착용의무가 사라졌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용산·마포·중구 일대 병원과 약국 등 총 17곳을 돌아본 결과 의료진과 약사들은 여전히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환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였다. 중구 신당동의 한 이비인후과 간호사 김모 씨(48)는 “오늘 온 환자 10명 중 9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마스크가 답답해 보이는 어르신 환자에게 ‘벗어도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아직은 걱정된다며 안 벗으시더라”고 전했다. 같은 병원에서 만난 박수진 씨(27)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기사를 보긴 했지만 감기 기운이 있기도 하고 혹시 코로나19에 확진됐을까봐 마스크를 쓰고 왔다”고 했다. 약국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중구의 한 약국 약사 박모 씨는 “출입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안내판을 오늘 떼 버렸는데 손님 80% 이상이 마스크를 쓴 채 들어오더라”고 했다. 용산구 청파동 한 약국에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 약국 약사는 “독감 환자가 많아 아직 마스크를 벗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했다.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마포구 망원동 한 약국에서 나오던 박모 씨(79)는 “4년 전부터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는데 확진자 격리 의무도 사라져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마스크 없이 돌아다닐거라고 생각하면 불안하다”고 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31일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 지난달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의 분향소 설치를 두고 충돌했다.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 분향소 설치를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원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대통령실 인근인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등 도심 곳곳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지’ 등을 외치며 동시다발적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4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부터 중구 덕수궁 대한문 사이에 모여 세종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1만5000여 명(경찰 추산)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8일 만에 열린 첫 대규모 집회다. 충돌은 세종대로 집회가 끝난 뒤 열린 야간 집회에서 발생했다. 민노총 조합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오후 6시 40분경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 양모 씨의 분향소를 만들겠다며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는데 그보다 이른 시간에 천막 기습 설치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포위한 채 “지방자치단체가 허용하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라는 경고방송을 하고 저지에 나섰다. 또 분향소를 설치하던 곳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진입을 막으려는 민노총과 경찰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이 분향소를 세우려는 노조원을 중구 세종대로로 끌어내고, 노조원들이 이를 막기 위해 차도로 나오면서 한때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방향 편도 4개 차로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경찰은 “공무집행을 방해할 시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방송을 반복한 끝에 분향소 설치를 저지했다. 또 경찰관을 폭행한 노조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해 수사 중이다. 이 중 3명은 부상을 입었다고 호소해 먼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할구청의 행정요청에 따라 천막 설치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향소 설치가 저지된 장소에서 민노총은 오후 8시 반까지 집회를 이어간 후 해산했다. 또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오후 7시마다 도심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초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분사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분사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평일 서울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와 행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퇴근길 등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날 집회가 한창이던 오후 3시 45분 기준으로 서울역 방면 세종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4km에 불과했다. 직장인 김창현 씨(28)는 “노숙 집회를 한 지 2주밖에 안 지났는데 또 집회를 하니 불편하다”고 했다. 부인과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벨기에인 크리스토프 들라팔라스 씨(35)는 “서울광장이 마지막 여행지였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31일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 이달 초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의 분향소 설치를 두고 충돌했다.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 분향소 설치를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원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대통령실 인근인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등 도심 곳곳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지’ 등을 외치며 동시다발적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4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중구 덕수궁 대한문 사이에 모여 세종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1만5000여 명(경찰 추산) 모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8일만에 열린 첫 대규모 집회다. 충돌은 세종대로 집회가 끝난 뒤 열린 야간 집회에서 발생했다. 민노총 조합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오후 6시 40분경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 양모 씨의 분향소를 만들겠다며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는데 그보다 이른 시간에 천막 기습 설치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포위한 채 “지방자치단체가 허용하지 않은 불법시설물”이라는 경고방송을 하고 저지에 나섰다. 또 분향소를 설치하던 곳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진입을 막으려는 민노총과 경찰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이 분향소를 세우려는 노조원을 중구 세종대로로 끌어내고, 노조원들이 이를 막기 위해 차도로 나오면서 한때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 방향 편도 4개 차로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경찰은 “공무집행을 방해할 시 현행범 체포하겠다”는 방송을 반복한 끝에 분향소 설치를 저지했다. 또 경찰관을 폭행한 노조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해 수사 중이다. 이 중 3명은 부상을 입었다고 호소해 먼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할구청의 행정요청에 따라 천막 설치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향소 설치가 저지된 장소에서 민노총은 오후 8시 반까지 집회를 이어간 후 해산했다. 또 “앞으로도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마다 도심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초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분사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분사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평일 서울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와 행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퇴근길 등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날 집회가 한창이던 오후 3시 45분 기준으로 서울역 방면 세종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4km에 불과했다. 직장인 김창현 씨(28)는 “노숙 집회를 한 지 2주 밖에 안 지냈는데 또 집회를 하니 불편하다”고 했다. 부인과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벨기에인 크리스토프 델라팔라스 씨(35)는 “서울광장이 마지막 여행지였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기자 woojoo@donga.com}

“엄마가 왔다!” 29일 오후 9시 반 인천국제공항. 김모 군(11)과 김모 양(8)은 알록달록한 색으로 ‘조○○, 환영합니다’란 환영 문구를 담은 스케치북을 든 채 초조하게 입국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엄마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단숨에 달려가 안겼다. 엄마 조모 씨는 20일 친정 가족과 태평양 휴양지 괌으로 여행을 떠난 지 9일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괌을 덮친 초강력 태풍 ‘마와르’ 때문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이 하나둘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8시 45분경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8명을 태운 진에어 LJ942편이 한국 땅에 착륙하자 기내에선 승객들의 박수 소리와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29일 오후 괌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되면서 이날 밤 진에어를 시작으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타고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했다.● 고립됐던 관광객, 인천공항으로 속속 입국 28주 차 임신부 정소희 씨(33)도 이날 12일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태교 여행차 괌을 찾았던 정 씨는 “혹시 한국에 못 올까 봐 불안했는데 한국 땅을 다시 밟으니 이제야 고국에 돌아온 실감이 난다”고 했다. 23일이던 귀국 예정일보다 엿새 늦게 도착한 조모 씨(38)는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에어컨 바람을 쐬고 싶다”고 했다. 위한솔 씨(35)는 대한항공 KE8422편으로 29일 밤 12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위 씨는 이날 출발 직전 동아일보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가족들과 물을 구하러 마트를 돌다가 세 번째 마트에서 허탕을 치고 이동하던 중 탑승 확정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났다”며 “공항에서 비행기 티켓을 받고 다시 울었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또 “도움을 준 영사관 관계자와 교민들, 현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9일 한국인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괌으로 떠난 비행기는 모두 11편이다. 외교부는 30일까지 이 비행기들을 타고 약 2500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늦어도 31일까지는 귀국을 희망하는 관광객들이 모두 한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현지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을 약 34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드디어 ‘괌옥’ 탈출” 괌 현지에선 기존에 예약했던 항공사의 항공편 출발 순서대로 관광객에게 대체 항공편을 배정하고 있다.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들은 귀국 항공편 확정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22일 남편과 함께 신혼여행을 왔던 A씨(32)는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 눈물이 났다”며 “하루빨리 ‘괌옥’(괌+감옥)에서 탈출하고 싶었는데 30일 오후 5시 항공편으로 귀국하게 됐다”고 했다. 또 “하루만 더 버티면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다. 괴로웠던 신혼여행 때문에 앞으로 다시는 괌에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대체 항공편이 확정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당초 괌 공항이 다음 달 1일 운영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항공편을 그 후로 변경한 관광객들은 대체 항공편 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현지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다. 어머니 환갑을 맞아 인천 남구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강모 씨(28)는 “공항 운영 재개 날짜에 맞춰 다음 달 2일 항공편으로 변경했는데 당장 재변경이 안 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며 “공항에 가 대기하고 싶어도 당뇨와 고혈압 증세가 있는 어머니의 몸 상태가 안 좋아 곁을 떠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조금이라도 출발 시간이 빠른 항공편 잔여석을 구하기 위해 괌 공항을 찾아 대기했다. 딸과 함께 여행을 갔다가 고립됐다는 권선옥 씨(63)는 “괌 공항에서 대기 명단을 작성한 뒤 간신히 29일 오후 출발하는 잔여석을 얻어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인천=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인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엄마가 왔다!”29일 오후 9시 반 인천국제공항. 김모 군(11)과 김모 양(8)은 알록달록한 색으로 ‘조○○, 환영합니다’란 환영 문구를 담은 스케치북을 든 채 초조하게 입국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러다 엄마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단숨에 달려가 안겼다. 엄마 조 씨는 20일 친정 가족과 태평양 휴양지 괌으로 여행을 떠난 지 9일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21일 괌에 여행을 갔던 아내와 두 딸, 손녀를 이날 오후 10시 24분경 맞이한 곽병우 씨(65)는 “못 돌아올까봐 걱정했는데 살아돌아온 느낌이라 반갑다”며 환하게 웃었다. 8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손녀 김도은 양(2)은 ‘I ♥ GUAM’이라고 적힌 괌 기념 티셔츠를 입은 채 유모차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태평양 휴양지 괌을 덮친 초강력 태풍 ‘마와르’ 때문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이 하나둘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이날 오후 8시 45분경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8명을 태운 진에어 LJ942편이 한국 땅에 착륙하자 기내에선 승객들의 박수 소리와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29일 오후 괌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되면서 이날 밤 진에어를 시작으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타고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했다.● 고립됐던 관광객, 인천공항으로 속속 입국 28주차 임산부 정소희 씨(33)도 이날 12일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태교 여행차 괌을 찾았던 정 씨는 “혹시 한국에 못 올까봐 불안했는데 한국 땅을 다시 밟으니 이제야 고국에 돌아온 실감이 난다”고 했다. 23일이던 귀국 예정일보다 엿새 늦게 도착한 조모 씨(38)는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에어컨 바람을 쐬고 싶다”고 했다.위한솔 씨(35)는 대한항공 KE8422편으로 29일 밤 12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위 씨는 이날 출발 직전 동아일보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가족들과 물을 구하러 마트를 돌다가 세 번째 마트에서 허탕을 치고 이동하던 중 탑승 확정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났다”며 “공항에서 비행기 티켓을 받고 다시 울었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또 “도움을 준 영사관 관계자와 교민들, 현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29일 한국인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괌으로 떠난 비행기는 모두 11편이다. 외교부는 30일까지 이들 비행기를 타고 약 2500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늦어도 31일까지는 귀국을 희망하는 관광객들이 모두 한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현지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을 약 34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드디어 ‘괌옥’ 탈출” 괌 현지에선 기존에 예약했던 항공사의 항공편 출발 순서대로 관광객에게 대체 항공편을 배정하고 있다.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들은 귀국 항공편 확정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22일 남편과 함께 신혼여행을 왔던 A씨(32)는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 눈물이 났다”며 “하루빨리 ‘괌옥’(괌+감옥)에서 탈출하고 싶었는데 30일 오후 5시 항공편으로 귀국하게 됐다”고 했다. 또 “하루만 더 버티면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다. 괴로웠던 신혼여행 때문에 앞으로 다시는 괌에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아직 대체 항공편이 확정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당초 괌 공항이 다음 달 1일 운영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항공편을 그 후로 변경한 관광객들은 대체 항공편 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현지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다.어머니 환갑을 맞아 인천 남구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강모 씨(28)는 “공항 운영 재개 날짜에 맞춰 다음 달 2일 항공편으로 변경했는데 당장 재변경이 안 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며 “공항에 가 대기하고 싶어도 당뇨와 고혈압 증세가 있는 어머니의 몸 상태가 안 좋아 곁을 떠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일부 관광객들은 조금이라도 출발 시간이 빠른 항공편 잔여석을 구하기 위해 괌 공항을 찾아 대기했다. 딸과 함께 여행을 왔다가 고립됐다는 권선옥 씨(63)는 “괌 공항에서 대기 명단을 작성한 뒤 간신히 29일 오후 출발하는 잔여석을 얻어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인천=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인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아버지 혈압약을 구할 수 없어 피가 마르는 심정입니다.” 태평양 휴양지 괌을 부모님과 함께 방문했다가 초강력 태풍 ‘마와르’ 때문에 발이 묶인 도모 씨(34)는 26일 동아일보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노약자 등 지병을 앓고 계신 분들에 대한 외교당국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수도와 전기가 끊긴 채 고립돼 있다면서 “호텔 내부까지 물이 차올라 유일하게 마른 바닥이 있는 화장실에서 이불을 깔고 지내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영사관도 태풍에 피해를 입어서 그런지 전혀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식수 떨어져” 악몽 된 신혼여행 23, 24일(현지 시간) 괌을 강타한 마와르는 최고 시속 225km의 강풍을 동반한 ‘슈퍼 태풍’으로 시간당 50mm의 비를 뿌려 괌 국제공항 활주로를 비롯해 많은 호텔, 식당 등이 침수됐다. 강풍으로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춰 단수된 지역이 적지 않다. 태풍이 물러난 후에도 국제공항 운영 중단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휴가를 떠났던 한국인 관광객 3200여 명은 현지에 고립된 채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못 챙기는 상황이다. 임신 7개월 차인 아내와 태교 여행을 온 이모 씨(37)는 “체류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아내가 두통을 호소하고 배 뭉침 증상도 생기고 있다”며 “식당과 식료품점이 대부분 문을 닫아 미리 챙겨둔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간신히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했다. 한 관광객은 “숙소가 물에 잠겨 에어컨도 안 나온다. 지금은 렌터카 안에서 지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혼여행이 악몽이 되기도 했다. 손유경 씨(30)는 이달 20일 결혼 후 괌으로 신혼여행을 왔는데 이제 식수가 거의 떨어졌다고 했다. 손 씨는 “호텔에서 더 이상 숙박 연장을 해줄 수 없다고 해서 당장 잘 곳도 없다”며 “내일이 오는 게 너무 두렵다”고 했다. 현지 관광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을 통해 소통하고 있는데 방을 나눠 쓸 사람을 찾거나 ‘노숙 중인데 샤워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공항 이르면 30일 재개될 듯 고립이 길어지면서 늘어난 체류 비용도 부담이다. 관광객 김모 씨(29)는 “마트마다 사람들이 몰려 식료품이 동났다. 호텔 식당이 있긴 한데 가족과 밥을 먹으면 최소 40달러(약 5만3000원)는 든다. 하루 한 끼만 제대로 먹더라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나마 문을 연 마트나 편의점에선 신용카드 결제가 제대로 안 돼 현금을 뽑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으러 다니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교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교민 김모 씨(58)는 “생수가 거의 떨어졌는데 수돗물이 안 나온다. 몸을 씻지도 못하고 마실 물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괌 국제공항은 이르면 30일 다시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괌 공항청장이 전날(25일) 면담에서 30일 공항 재개를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교민단체, 여행사 등과 긴급 지원방안을 협의 중이다. 필요한 분들에게 비상의약품을 전달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여행사들은 괌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천재지변의 경우 보상할 의무는 없지만 1박에 10만 원 정도 숙박 지원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파크 측도 패키지 고객 70여 명을 대상으로 호텔 숙박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중고가 훨씬 저렴한데 새 제품을 살 이유가 없었어요.” 직장인 이모 씨(27)는 지난달 자기계발에 꼭 필요한 태블릿PC를 중고 거래로 80만 원에 샀다며 24일 이렇게 말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씨는 ‘플렉스(flex·과시형 소비)’를 일삼았다. 지난해 프랑스 여행에선 800만 원가량 되는 명품 가방도 거침없이 구매했다.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비싸다는 느낌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와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생각이 바뀌면서 플렉스를 그만두기로 했다. 이 씨는 “태블릿PC를 중고로 사면서 30만 원을 절약했다”며 “아예 소비를 안 할 순 없으니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당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최근 절약을 위한 중고 거래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중고로 사고, 그동안 쓰던 물건 중 필요가 없어진 건 중고로 파는 식이다. 직장인 정소영 씨(27)는 지난해까진 매달 월급의 3분의 2가량을 썼지만 최근 고물가 부담에 결혼 준비까지 겹치면서 기존에 있던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정 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 물건은 219개에 달한다. 정 씨는 “요즘은 사지 않고 팔기만 하는데 지금도 90개를 팔고 있다”며 “불필요하거나 버릴 것들을 판매하니 새 수입원이 생긴 느낌”이라며 웃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올 초 발간한 ‘미래 중고 패션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번개장터에서 이뤄진 중고 패션 거래 중 MZ세대의 참여 비율은 78%에 달했다. 명품을 쓰다가 일정 시간 후 되파는 ‘리셀테크’(재판매·Resell+재테크)도 늘고 있다. 미국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5)는 “백화점에서 540만 원에 산 명품 가방을 2년 동안 사용하다가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500만 원에 팔았다”며 “제품 가치를 만끽한 후에 제값에 가까운 가격에 팔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둔화되면서 MZ세대 사이에서 “절약은 긍정적인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이에 따라 소비 성향도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금리와 물가 등이 오르기 전에는 모두 잘사는 것처럼 보이다 보니 ‘나도 플렉스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며 “최근에는 다들 힘들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중고 거래 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아버지 혈압약을 구할 수 없어 피가 마르는 심정입니다.” 태평양 휴양지 괌을 부모님과 함께 방문했다가 초강력 태풍 ‘마와르’ 때문에 발이 묶인 도모 씨(34)는 26일 동아일보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노약자 등 지병을 앓고 계신 분들에 대한 외교당국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수도와 전기가 끊긴 채 고립돼 있다면서 “호텔 내부까지 물이 차올라 유일하게 마른 바닥이 있는 화장실에서 이불을 깔고 지내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영사관도 태풍에 피해를 입어서 그런지 전혀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식수 떨어져” 악몽 된 신혼여행 23, 24일(현지 시간) 괌을 강타한 마와르는 최고 시속 225km의 강풍을 동반한 ‘슈퍼 태풍’으로 시간당 50mm의 비를 뿌리며 괌 국제공항 활주로를 비롯해 많은 호텔, 식당 등이 침수됐다. 강풍으로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춰 단수된 지역이 적지 않다. 태풍이 물러난 후에도 국제공항 운영 중단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휴가를 떠났던 한국인 관광객 3200여 명은 현지에 고립된 채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못 챙기는 상황이다. 임신 7개월 차인 아내와 태교 여행을 온 이모 씨(37)는 “체류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아내가 두통을 호소하고 배 뭉침 증상도 생기고 있다”며 “식당과 식료품점이 대부분 문을 닫아 미리 챙겨둔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간신히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했다. 한 관광객은 “숙소가 물에 잠겨 에어컨도 안 나온다. 지금은 렌터카 안에서 지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혼여행이 악몽이 되기도 했다. 손유경 씨(30)는 이달 20일 결혼 후 괌으로 신혼여행을 왔는데 이제 식수가 거의 떨어졌다고 했다. 손 씨는 “호텔에서 더 이상 숙박 연장을 해줄 수 없다고 해서 당장 잘 곳도 없다”며 “내일이 오는 게 너무 두렵다”고 했다. 현지 관광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을 통해 소통하고 있는데 방을 나눠 쓸 사람을 찾거나 ‘노숙 중인데 샤워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공항 이르면 30일 재개될 듯 고립이 길어지면서 늘어난 체류 비용도 부담이다. 관광객 김모 씨(29)는 “마트마다 사람들이 몰려 식료품이 동났다. 호텔 식당이 있긴 한데 가족과 밥을 먹으면 최소 40달러(약 5만3000원)는 든다. 하루 한 끼만 제대로 먹더라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나마 문을 연 마트나 편의점에선 신용카드 결제가 제대로 안 돼 현금을 뽑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으러 다니는 관광객들도 적지 않다. 교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교민 김모 씨(58)는 “생수가 거의 떨어졌는데 수돗물이 안 나온다. 몸을 씻지도 못하고 마실 물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괌 국제공항은 이르면 30일 다시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괌 공항청장이 전날(25일) 면담에서 30일 공항 재개를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교민단체, 여행사 등과 긴급 지원방안을 협의 중이다. 필요한 분들에게 비상의약품을 전달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여행사들은 괌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천재지변의 경우 보상할 의무는 없지만 1박에 10만 원 정도 숙박 지원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파크 측도 패키지 고객 70여 명을 대상으로 호텔 숙박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세금으로 지원하자는 말입니까.” “인재를 경찰 조직으로 유치할 수 있는 마지막 유인책입니다.” 경찰대 폐지 여부를 놓고 경찰제도발전위원회(경발위)에선 지난 8개월 동안 이 같은 격론이 이어졌다. 찬반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에 결국 경발위는 23일 마지막 회의 후에도 “논의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대 폐지 찬반, 팽팽하게 나뉘어”지난해 9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 경발위는 당초 이날 표결을 마치고 경찰대 개혁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마친 박인환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경찰대 폐지 문제는 위원들 간 이견이 아직도 팽팽하다”며 “다음 달 회의를 27일 열고 계속 논의하되 연말 전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최대 쟁점은 경찰대 학사과정 및 경위 자동임용제 폐지 여부였다. 사실상 경찰대 폐지를 의미하는 학사과정 폐지에 찬성하는 위원들은 “전액 국비 지원을 받는 경찰대 학생들이 최근 로스쿨로 대거 빠져나가 ‘로스쿨 육성학교’란 말이 나올 정도”라며 “엘리트 경찰 육성이 필요했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학사과정 유지를 주장하는 위원들은 “범죄 수법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경찰대가 폐지되면 인재를 유인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대 출신이 고위직을 독점하는 배경이 되는 졸업생 경위 자동임용제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제도인 만큼 폐지하자”는 의견과 “제도는 유지하되 졸업시험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맞섰다고 한다. 경찰대 폐지에 대해선 경찰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린다. 순경 출신의 A 경위는 “경찰대 출신이 고위직을 점령하면서 현장 경험이 많고 능력 있는 비경찰대 출신이 승진에서 밀리는 등 불공정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찰대 출신의 B 경감은 “경찰대를 4년 동안 다니면서 충분한 교육을 받기 때문에 경위 입직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경찰대 출신들은 최근 군복무를 의경 소대장으로 대체하던 혜택이 사라졌으며, 신입생 축소 및 편입생 선발 등 경찰대 개혁이 이미 진행 중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찰대 준비하는 수험생들 ‘전전긍긍’전체 경찰 13만 명 중 3%에도 못 미치는 경찰대 출신들이 고위직을 독차지하고 하위직의 근무 의욕을 저해한다는 지적은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총경 이상 계급 754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469명으로 62.2%에 달한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전 대통령도 ‘경찰대 폐지’를 공약했고 경찰대 신입생을 100명에서 50명으로 축소하는 등 개혁 조치를 취했다. 현 정부 출범 후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7월 “특정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남들이 20년 걸려야 가는 자리부터 시작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경찰대 개혁에 불을 댕겼다. 다만 경발위가 졸업생 경위 자동임용 제도나 학사과정 폐지를 결정하더라도 당분간은 시행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 다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대 입학이나 편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경위 임용제가 사라지면 경찰대에 갈 이유가 없어진다”며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간부후보생 또는 순경 입직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출신과 상관없이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세금으로 지원하자는 말입니까.” “인재를 경찰 조직으로 유치할 수 있는 마지막 유인책입니다.” 경찰대 폐지 여부를 놓고 경찰제도발전위원회(경발위)에선 지난 8개월 동안 이 같은 격론이 이어졌다. 찬반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에 결국 경발위는 23일 마지막 회의 후에도 “논의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대 폐지 찬반, 팽팽하게 나뉘어” 지난해 9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 경발위는 당초 이날 표결을 마치고 경찰대 개혁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마친 박인환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경찰대 폐지 문제는 위원들 간 이견이 아직도 팽팽하다”며 “다음 달 회의를 27일 열고 계속 논의하되 연말 전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최대 쟁점은 경찰대 학사과정 및 경위 자동임용제 폐지 여부였다. 사실상 경찰대 폐지를 의미하는 학사과정 폐지에 찬성하는 위원들은 “전액 국비 지원을 받는 경찰대 학생들이 최근 로스쿨로 대거 빠져나가 ‘로스쿨 육성학교’란 말이 나올 정도”라며 “엘리트 경찰 육성이 필요했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학사과정 유지를 주장하는 위원들은 “범죄 수법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경찰대가 폐지되면 인재를 유인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대 출신이 고위직을 독점하는 배경이 되는 졸업생 자동 경위임용제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제도인 만큼 폐지하자”는 의견과 “제도는 유지하되 졸업시험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맞섰다고 한다. 경찰대 폐지에 대해선 경찰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린다. 순경 출신의 A 경위는 “경찰대 출신이 고위직을 점령하면서 현장 경험이 많고 능력 있는 비경찰대 출신이 승진에서 밀리는 등 불공정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찰대 출신의 B 경감은 “경찰대를 4년 동안 다니면서 충분한 교육을 받기 때문에 경위 입직이 불공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경찰대 출신들은 최근 군복무를 의경 소대장으로 대체하던 혜택이 사라졌으며, 신입생 축소 및 편입생 선발 등 경찰대 개혁이 이미 진행 중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찰대 준비하는 수험생들 ‘전전긍긍’ 전체 경찰 13만 명 중 3%에도 못 미치는 경찰대 출신들이 고위직을 독차지하고 하위직의 근무 의욕을 저해한다는 지적은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총경 이상 계급 754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469명으로 62.2%에 달한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경찰대 폐지’를 공약했고 경찰대 신입생을 100명에서 50명으로 축소하는 등 개혁 조치를 취했다. 현 정부 출범 후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7월 “특정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남들이 20년 걸려야 가는 자리부터 시작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경찰대 개혁에 불을 당겼다. 다만 경발위가 졸업생 경위 자동 임용 제도나 학사과정 폐지를 결정하더라도 당분간은 시행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 다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대 입학이나 편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경위 임용제가 사라지면 경찰대에 갈 이유가 없어진다”며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간부후보생 또는 순경 입직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출신과 상관없이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마약류 5종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에 대해 22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유아인과 유아인의 지인인 미대 출신 작가 A 씨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유아인은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졸피뎀, 코카인 등 마약류 5종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15일 “(투약한 마약의) 종류와 횟수가 수사 의뢰 당시보다 늘었다”며 “단독 범행이 아니라 공범들까지 존재하면서 구속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입건된 지인 4명 중 A 씨를 제외한 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신청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증거 인멸 우려가 없어 (3명은)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아인이 2021년 73회에 걸쳐 4400㎖가 넘는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조사 결과를 넘겨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검사 결과와 병원 및 유아인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마약류 5종 투입 정황을 확인했다. 유아인은 2차례 경찰 조사에서 대마를 제외한 나머지 마약류 4종에 대해서는 투약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한 시민단체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당시 김건희 여사의 옷차림에 대해 ‘빨래건조대’(clotheshorse)라고 표현한 미 워싱턴포스트(WP)에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22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WP에 해당 표현을 정정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18일 발송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저녁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했다. 이후 WP는 지난달 26일 기사에서 김 여사의 옷차림을 두고 ‘지나치게 유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뜻하는 ‘빨래 건조대’(clotheshorse)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당시 김 여사는 흰색 정장 재킷과 흰색 드레스, 흰 장갑을 착용했다.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WP의 이런 표현에 대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빨래 건조대라는 표현은) 한미 70년 동맹을 훼손할 수 있는 부적절한 단어다. 한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결과를 빛낼 수 있도록 삭제하거나 합리적인 단어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WP에 다음달 6일까지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WP는 12일(현지 시간) 독자들의 의견을 소개하며 “부디 한국의 영부인을 모욕하지 말라(Please don’t insult South Korea’s first lady)”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독자는 “방문객의 복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성과도 없이 무례하기만 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아무리 배달이 급해도 그렇지 너무하네요!” 20일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주말 나들이를 나온 시민 10여 명이 배달음식을 픽업하는 ‘배달존’에 모여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토바이 한 대가 시속 30km가량의 속도로 배달존 앞 도로를 달리다가 보행자와 부딪히기 직전 멈췄다. 간신히 사고를 피한 직장인 김모 씨는 “휴대전화로 친구 전화를 받으며 길을 건너다가 미처 오토바이를 보지 못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마무리되고 날이 풀리면서 최근 한강 나들이객과 함께 한강공원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도 덩달아 늘었다. 그런데 배달 오토바이들이 역주행과 과속을 일삼으며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역주행에 인도 질주까지 무법천지이날 오후 5시경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 배달존에도 시민 30여 명이 배달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인파가 몰리면서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차들로 긴 줄이 생겼고 배달존으로 진입하는 회전교차로 정체가 심해졌다. 그러자 배달 오토바이 대부분은 빠른 배달을 위해 반대편 차로로 역주행을 감행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10분가량 지켜본 결과 배달 오토바이 20대 중 18대가 역주행을 했고, 그중 3대는 막히는 차로를 피해 인도로 질주했다. 불법 유턴을 시도하던 택시와 역주행하던 오토바이 3대가 부딪힐 뻔한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역주행한 경우 범칙금 4만 원과 벌점 30점 처분 대상이지만 단속된 오토바이는 한 대도 없었다. 직장인 최모 씨(31)는 “한강공원에서 인도를 달리는 오토바이를 보게 될 줄 몰랐다”며 고개를 저었다. 배달존이 붐비자 인근 자전거 도로를 질주하며 음식을 직접 손님들에게 배달하는 오토바이도 눈에 띄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 도로에서 오토바이 운행은 금지돼 있다. 자전거를 타고 있던 회사원 박현기 씨(43)는 “휴일이라 자전거를 타는 시민도 많은데 한강을 관리하는 측에서 오토바이가 진입하는 걸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관계자는 “오토바이가 자전거 도로에서 운행할 경우 범칙금 3만 원을 부과할 수 있지만 인원 부족 등의 문제로 한강공원 자전거 도로까진 단속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시속 40km ‘자전거 폭주족’도 행인 위협배달 오토바이 외에 시속 4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달리는 ‘자전거 폭주족’도 행인들에게는 위협의 대상이었다. 서울시는 한강공원 내 자전거 주행 속도를 시속 20km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팀이 19일 오후 7시경 서울 반포 한강공원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의 속도를 측정한 결과 5분 동안 달린 20명 중 12명이 권고를 어기고 시속 2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었다. 시속 30km 이상으로 달리는 자전거도 5대에 달했다. 한 자전거는 좁은 구간에서 시속 4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앞 자전거를 추월하려다가 보행자와 충돌할 뻔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자전거 속도 제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서울시가 사고 위험이 큰 지역에서 자전거 속도를 시속 20km 이내로 제한하고 어길 경우 처벌하는 방향으로 도로교통법 개정을 요구했지만 아직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8세 딸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김아랑 씨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전거 때문에 가슴이 철렁했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2024년까지 한강공원 내 저속 자전거 도로를 지정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제가 운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LS일렉트릭 김모 부장은 경찰에 출석해 지난해 11월 외국산 수입차 페라리를 타고 서울 올림픽대로를 시속 167km로 달린 사람이 본인이라고 했다. 그런데 김 부장의 자수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몇 가지 있었다. 먼저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페라리 소유자가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66)이었다. 또 운행 직전까지도 차량은 구 회장의 자택에 세워져 있었다. 경찰은 김 부장에게 “왜 당신이 구 회장 차를 몰았느냐”고 추궁했지만 김 부장은 우물쭈물하며 설명을 피했다. 그런데 자수 4일 만에 김 부장은 “사실은 내가 운전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과속은 통상 과태료 처분 대상이라 과태료 통지서를 받는다. 다만 도로교통법상 최고 제한속도보다 80km를 초과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경찰은 제한속도 80km인 올림픽대로를 구 회장 차량이 167km로 달리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구 회장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LS일렉트릭 측은 이에 대해 “김 부장이 실제 운전을 했던 구 회장 혐의를 대신 뒤집어쓰려다 형량이 높다는 걸 알고 번복한 것”이라며 “구 회장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고 김 부장에게 거짓 자백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진상을 파악한 뒤 지난달 초 구 회장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김 부장을 범인도피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