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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법과 농축산물 수입 규제 등을 무역 장벽으로 지목하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확정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는 별개로, 한국 시장 개방과 비관세장벽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향후 무역법 301조 등을 근거로 한 관세 조치에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2026년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를 발간했다. USTR이 매년 발표하는 이 보고서는 미국 내 이해관계자(기업, 협회 등)들이 제기하는 수출 및 해외 투자 애로 사항 등을 바탕으로 한국을 포함해 60개 이상 주요 교역국의 무역 환경 및 주요 비관세 조치 현황 등을 담는다.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무역장벽을 다룬 내용은 10쪽에 달한다. 지난해 보고서에 담긴 분량(7쪽)보다 3페이지 많다. 유럽연합(EU) 관련 분량은 34쪽에서 45쪽으로 증가했고, 중국(48쪽→52쪽)과 일본(11쪽→12쪽) 등 주요국 분량 역시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시장 정책 및 관행, 노동, 환경 등 분야를 EU, 일본 등 주요국 대상 서술에 새로 추가하면서 전체 보고서 분량이 지난해 397페이지에서 올해 534페이지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USTR은 지난해 11월 확정된 ‘한미 전략적 무역·투자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측 투자 계획을 보고서에 명시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비관세 장벽 완화를 촉구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법의 경우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을 차별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USTR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한국 정부와 국회는 글로벌 및 국내 매출 기준을 충족하는 특정 디지털 서비스 제공업체를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며 “이러한 방안들은 한국 시장에서 영업하는 많은 미국 기업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 문제는 계속 언급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 2월 구글에 엄격한 보안 조건을 달아 고정밀 지도 반출을 허가했지만, 보고서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작성돼 이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수입 소고기에 대한 30개월 미만 연령 제한과 가공 소고기 수입 전면 금지 조치가 유지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대두 수입 규제는 새롭게 추가됐다. 이번 보고서는 USTR이 현재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세 조치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해 미국 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준다. 앞서 USTR은 지난달 11일(현지 시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 정부는 미국 NTE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소통할 계획이지만, 과잉 해석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NTE 보고서의) 모든 리스트가 동일한 중요도를 갖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국 간 협의를 통해 선별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이 8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중동 전쟁의 여파에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 결과다. 하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피해가 에너지·석유화학 부문에 집중적으로 쌓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체 수출의 40%가량이 반도체에 집중돼 산업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 실적은 86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8.3% 증가했다.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12월(695억 달러)의 실적을 넘어선 것이다. 금액으로는 월 수출 700억 달러를 건너뛰고 곧바로 800억 달러 시대로 직행했다. 한국의 월간 수출 실적은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10개월 연속 월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실적 증가세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3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1.4% 증가한 32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2월 세웠던 251억 달러의 역대 최대 실적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월간 반도체 수출이 300억 달러를 넘긴 것은 사상 처음이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높은 D램 단가가 유지되는 가운데 분기 말인 3월을 맞아 조업 일수와 수출 물량이 크게 늘었다”며 “여러 변수가 있지만 최소 상반기(1∼6월)까지는 (반도체 수출이) 긍정적인 추세로 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수출은 2.2% 증가한 63억7000만 달러로 조사됐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 차질에도 전기차(32%)·하이브리드차(38%) 등 친환경차 수출 증가가 계속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출 성과를 이뤘지만 반도체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전체 수출 실적이 들쭉날쭉하면서 한국 경기 전반이 ‘반도체 사이클’에 좌우될 수 있는 탓이다. 지난달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대인 38.1%까지 확대됐다. 20% 전후였던 비중은 지난해 24%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동 전쟁에 따른 피해도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수출 통제와 최고가격제의 영향을 받는 정유·석유화학 부문 타격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은 유가 급등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으로 금액 기준 54.9%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 통제가 시작된 지난달 13일 이후 휘발유·경유·등유 수출은 각각 5%, 11%, 12% 줄었다. 석유화학제품 수출 역시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달 4주 차에는 수출 물량이 17% 감소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범정부 대응 체계를 가동해 안정화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미국 정부가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법과 농축산물 수입 규제 등을 무역 장벽으로 지목하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확정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는 별개로, 한국 시장 개방과 비관세장벽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향후 무역법 301조 등을 근거로 한 관세 조치에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2026년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를 발간했다. USTR이 매년 발표하는 이 보고서는 미국 내 이해관계자(기업, 협회 등)들이 제기하는 수출 및 해외 투자 애로사항 등을 바탕으로 한국을 포함해 60개 이상 주요 교역국의 무역 환경 및 주요 비관세 조치 현황 등을 담는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무역장벽을 다룬 내용은 10쪽에 달한다. 지난해 보고서에 담긴 분량(7쪽)보다 3페이지 많다. 유럽연합(EU) 관련 분량은 34쪽에서 45쪽으로 증가했고, 중국(48→52쪽)과 일본(11→12쪽) 등 주요국 분량 역시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시장 정책 및 관행, 노동, 환경 등 분야를 EU, 일본 등 주요국 대상 서술에 새로 추가하면서 전체 보고서 분량이 지난해 397페이지에서 올해 534페이지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USTR은 지난해 11월 확정된 ‘한미 전략적 무역·투자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측 투자 계획을 보고서에 명시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비관세 장벽 완화를 촉구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법의 경우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을 차별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USTR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한국 정부와 국회는 글로벌 및 국내 매출기준을 충족하는 특정 디지털 서비스 제공업체를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며 “이러한 방안들은 한국 시장에서 영업하는 많은 미국 기업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 문제는 계속 언급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 2월 구글에 엄격한 보안 조건을 달아 고정밀 지도 반출을 허가했지만, 보고서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작성돼 이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수입산 소고기에 대한 30개월 미만 연령 제한과 가공 소고기 수입 전면 금지 조치가 유지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대두 수입 규제는 새롭게 추가됐다. USTR은 “한국 정부가 2026년부터 대두 수입량을 WTO 최소 할당량인 18만5787t으로 제한해 미국의 대한국 대두 수출량은 약 3만 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이번 보고서는 USTR이 현재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세 조치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앞서 USTR은 지난달 11일(현지 시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 정부는 미국 NTE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소통할 계획이지만, 과잉 해석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NTE 보고서의) 모든 리스트가 동일한 중요도를 갖는 것은 아니다”며 “양국 간 협의롤 통해 선별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이 8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중동 전쟁의 여파에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 결과다.하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피해가 에너지·석유화학 부문에 집중적으로 쌓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체 수출의 40% 가량이 반도체에 집중돼 산업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 실적은 86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8.3% 증가했다.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12월(695억 달러)의 실적을 넘어선 것다. 금액으로는 월 수출 700억 달러를 건너 뛰고 곧바로 800억 달러 시대로 직행했다. 한국의 월간 수출 실적은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10개월 연속 월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수출 실적 증가세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3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1.4% 증가한 32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2월 세웠던 251억 달러의 역대 최대 실적을 한 달만에 갈아치웠다. 월간 반도체 수출이 300억 달러를 넘긴 것은 사상 처음이다.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높은 D램 단가가 유지되는 가운데 분기 말인 3월을 맞아 조업일수와 수출 물량이 크게 늘었다”며 “여러 변수가 있지만 최소 상반기(1~6월)까지는 (반도체 수출이) 긍정적인 추세로 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자동차 수출은 2.2% 증가한 63억7000만 달러로 조사됐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 차질에도 전기차(32%)·하이브리드차(38%) 등 친환경차 수출 증가가 계속됐다.예상을 뛰어넘는 수출 성과를 이뤘지만, 반도체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수출이 들쭉날쭉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대인 38.1%까지 확대됐다. 20% 전후였던 비중은 지난해 24%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중동 전쟁에 따른 피해도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수출 통제와 최고가격제의 영향을 받는 정유·석유화학 부문 타격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은 유가 급등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으로 금액 기준 54.9%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 통제가 시작된 지난달 13일 이후 휘발유·경유·등유 수출은 각각 5%, 11%, 12% 줄었다. 석유화학제품 수출 역시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달 4주 차에는 수출 물량이 17% 감소했다.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범정부 대응체계를 가동해 안정화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금융사의 사회공헌이 단순 기부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굳건한 신뢰 형성으로 확대되는 흐름에서 NH농협금융지주는 농업·농촌을 중심으로 현장형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고 있다. 수익사업 성과의 상당 부분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면서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된 상생 모델을 구축함과 동시에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 사례가 ‘사랑의 우리 쌀 꾸러미 나눔’이다. 지난해 2월 NH농협금융은 임직원 봉사단이 직접 우리 쌀로 만든 즉석밥과 떡국, 국수 등을 담은 꾸러미 800세트를 제작해 자립준비청년과 미혼모·다문화·다자녀 가정,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우리 쌀 소비 촉진과 사회공헌을 결합해 농협의 정체성 강화에 앞장서는 활동으로 꼽힌다. 은행이나 보험, 증권 등 자회사들도 동참하면서 범농협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농번기에는 인력난 해소를 위한 농촌 일손돕기 활동에 나선다. 지난해 4월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과 직원 봉사단 등 약 40명의 임직원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 농촌 일손돕기에 나섰다. 모판 나르기, 농가 주변 환경 정비 등을 통해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는 농업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이다. 자연재해 대응 차원에서는 현장 중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3월 산불 피해 지역에 범농협 차원의 금융·물품 지원을 실시했고 지난해 7월에는 폭염과 호우 피해 지원에도 나섰다. 이 회장은 관련 피해를 입은 경기 남부 소재 농가를 직접 방문해 애로 사항을 점검하고 신속한 금융 지원과 피해 복구 방안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NH농협금융은 고물가·고금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포용금융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NH 상생지원 프로그램’과 ‘NH for NH 프로젝트’를 통해 농업인과 서민, 청년,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금리 지원과 만기 연장, 이자 및 상환 유예 등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 중이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금융 취약계층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회공헌 활동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NH농협금융은 매년 농협중앙회에 농업지원사업비와 배당금을 납부해 농업인 이차보전과 경영 컨설팅, 교육, 농축협 숙원사업 등에 활용하고 있다. 또 지방 점포망을 유지하며 농민의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고 농업인안전보험·농작물재해보험·가축재해보험 등 농업·농촌 전용 보험상품을 통해 안정적인 농가 경영을 뒷받침한다. NH농협금융은 연간 5만 시간 이상의 농업인 지원 활동 또한 지속하고 있다. 소외계층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경제교육과 장학사업을 병행하면서 지역사회와의 두터운 신뢰 관계를 형성한 상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매년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을 획득하는 등 상생 경영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농식품 산업 지원 역시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NH농협금융은 농업인과 농식품기업을 대상으로 여신과 투자, 컨설팅 등을 결합한 특화 농업금융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최대 농식품 펀드와 농업 특화 펀드를 통해 농식품 분야로의 민간 투자 유입을 유도 중이다. 청년 농업인을 대상으로는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한 판로 개척과 마케팅 지원까지 병행한다. 농업 생태계 전(全) 과정에서 생산과 유통, 투자를 아우르는 금융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 NH농협금융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 외에도 사회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있다면 언제든 나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쪽방촌, 아동 복지센터, 양로원 등에 식사 및 도서,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각종 공익 단체에 기부활동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올해에는 NH농협금융만이 할 수 있는 농업·농촌 특화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고객 및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이 가능하도록 상생·포용금융 신사업과 지역 밀착형 신사업을 지속 발굴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따뜻한 동행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금융업권 전반에 ‘상생 금융’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IBK기업은행은 고객 참여형 기부부터 문화예술, 취약계층 자립 지원까지 아우르는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고객과 지역사회, 취약계층이 함께 참여하고 성장하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상생 모델로 평가된다. 기업은행은 올해 1월 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고객 참여형 기부 캠페인 ‘Give(기부) LOVE’를 통해 조성한 기부금 4억 원을 홀트아동복지회와 굿네이버스에 전달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캠페인에는 약 50만 명의 고객이 참여해 선호하는 기부 사업에 ‘하트’를 눌러 직접 지원 분야를 선택했다. 기업은행은 고객 투표 결과에 따라 홀트아동복지회에 2억5000만 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자립준비청년의 주거·진로 지원과 위기 미혼모 가정 지원에 활용될 예정이다. 굿네이버스에는 1억5000만 원을 기부해 방학 중 결식 우려 아동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데 쓰이도록 했다. 금융 서비스와 고객 참여를 결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대표 사례라는 평가다.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 통합 지원도 눈에 띈다. 기업은행은 올해 2월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IBK 모두다 아트캠프 2026’을 열고 다문화가정 초등학생 150여 명에게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협동 프로그램과 다문화 이해 활동, 공연·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이들이 창의성과 협력심을 기르고 또래와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IBK 모두다 아트캠프는 다문화가정 아동의 사회적 소속감을 높이고 공존의 가치를 확산하는 데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3년째 이어지며 기업은행의 대표적인 문화 기반 상생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진 예술가 지원을 위해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과 IBK파이낸스타워 로비에서 열리는 ‘IBK 아트스테이션 2026’은 기업은행 사회공헌 활동의 또 다른 축으로 꼽힌다. 신진 작가에게 전시 공간과 대중과의 접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금융기관이 문화예술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창작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첫 전시로는 남다현 작가의 ‘초특가展(전)’이 지난달 9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다. 현대사회의 소비 문화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예술의 유통과 인식의 방법을 탐구하는 미디어 아트 작품이 소개됐다. 발달장애 예술인을 위한 ‘IBK드림윙즈’ 프로젝트는 상생금융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미술 분야 재능을 가진 성인 발달장애인을 발굴해 전문 예술인으로 육성하고 사회·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23년 시작해 올해로 4회 차를 맞았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모집한다. 선발 지역은 기존 5개 지역(수도권·대전·대구·부산·광주)에서 제주까지 확대해 전국 6개 지역에서 총 11명의 작가를 선발한다. 지원 자격은 아동·청소년 시기 전문 미술 교육 경험이 있고 현재 미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만 19세 이상 성인 발달장애 작가다. 특히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근로자 가정 지원자를 우대할 예정이다. 선발된 작가들은 올해 12월까지 약 9개월간 전문 미술교육과 창작활동을 지원받게 된다. 본점과 영업점, 지방 전시회, 아트페어 등에 참여해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얻는다. 작품 판매와 홍보까지 연계해 실질적인 수익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3년간 IBK드림윙즈를 통해 총 45명의 발달장애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해 전업 작가로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왔다. 향후에도 창작활동과 전시 기회를 지속 확대해 장애 예술인의 가능성과 가치를 알리겠다는 목표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근로자 오케스트라 운영, 산업단지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기반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단순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와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특히 문화예술을 매개로 취약계층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여러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문화·관광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도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담겼다. 총 1000억 원 수준으로 개별 사업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국민 체감도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추경안에 따르면 문화·관광 분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총 586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영화 관람료 할인 지원(1회당 6000원)에 총 361억 원을 투입해 선착순 600만 명을 지원한다. 주말 오후 기준 약 1만5000원의 관람료가 9000원까지 낮아지는 셈이다. 공연은 1회당 1만 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 50만 명에게 총 5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예산도 추가로 마련됐다.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에서 숙박할 경우 하루 2만∼3만 원(연박 5만∼7만 원)을 할인해주는 지원권 30만 장을 공급한다. 사업비는 총 112억 원 규모로, 현재 50%인 국비 보조율은 100%로 높인다. 휴가비의 50%(최대 20만 원)를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비 지원 사업은 기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번 추경안에는 7만 명을 대상으로 62억 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800억 원을 배정했다. 정부는 문화·관광 지원이 소비 진작을 넘어 경기 방어 역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문화 분야는 일자리와 내수 경기 활성화와 연결돼 있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경기 회복 흐름이 역행할 수 있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축”이라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4월부터 공공기관 자동차 5부제를 2부제(홀짝제)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는 조만간 ‘자원안보협의회’를 열고 석유(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는 방안과 공공기관 자동차 홀짝제 도입을 논의한다. 자원안보 위기 단계는 에너지 수급 불안 정도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분된다. 기후부 관계자는 “자원안보 위기에 따른 공공부문 차량 2부제 시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관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3월 18일 오후 3시부로 자원안보 ‘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25일 0시부터 공공부문 자동차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말을 제외한 월∼금요일 닷새간 차량 번호 끝자리 숫자 10개를 2개씩 묶어 운행을 금지하는 방식이다.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되고 홀짝제가 시행될 경우, 공공부문은 격일로 자동차 운행이 제한된다. 이르면 6일부터 홀짝제가 도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2008년 고유가 대응 대책으로 공공기관 차량 대상 홀짝제를 시행한 바 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차량 운행 제한 조치가 민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위기 단계가 격상될 경우 민간에도 차량 부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2023년 4월 가동이 중단된 지 약 3년 만에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져 정부가 수리 중인 원전의 조기 가동에 나선 만큼, 곧 실제 재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설계수명 만료로 정지된 상태에서 정기검사를 받아온 고리 2호기에 대해 임계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임계는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지속해서 일어나면서 중성자 수가 평형을 이루는 상태다. 임계 상태에 도달한 원자로는 운영될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본다. 고리 2호기는 40년 설계수명 종료로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해 11월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뒤 후속 설비 보완과 안전성 점검을 거쳤다. 이번 결정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원전과 석탄화력 발전량을 늘려 중동 의존도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을 낮출 방침이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16일 당정협의를 통해 현재 60%대 후반 수준인 원전 가동률을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석탄발전 상한제 완화와 함께 고리 2호기를 포함한 원전 6기의 조기 복귀를 추진하는 등 전력 공급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1차 최고가격 땐 어떻게든 가격을 낮췄지만 이제 더는 못 버팁니다.”강원도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 씨가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그는 1차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기 전인 지난달 7일 L당 1860원, 1930원대에 휘발유와 경유를 들여왔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1차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L당 1770원, 1750원대에 판매했다. ‘역마진’이었지만 주유소 관련 여론과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렸다. A 씨는 “2월 수익으로 최근 손해를 버텼다”며 “지난달 27일 2차 석유가격제 시행 이후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직영보다 못 낮춰” 가격 올리는 자영최고가격제 시행이 3주 차에 접어들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 주유소가 정유소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오르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초 체력’이 약한 곳부터 고유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3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30일 전국 자영 주유소의 경유 평균 가격은 L당 1878.27원으로, 직영 평균 가격(1773.95원)보다 약 104원 더 비쌌다. 이달 중순 차이가 L당 4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격차가 커졌다. 휘발유 역시 이날 자영 평균 가격(1885.30원)이 직영 평균 가격(1798.39원) 대비 약 86원 비쌌다. 이 역시 가격 차가 20원대에서 더 커지는 추세다.이날 자영 주유소 사장들은 “더 이상 직영만큼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유소가 석유를 판매하며 붙이는 마진에는 카드수수료와 인건비, 공과금 등 다양한 운영 비용이 포함되는데 최고가격제 시행이 장기화되며 가격 경쟁을 버티는 게 어려워졌다는 의미다.서울에서 자영 주유소를 운영하는 B 씨는 “가격을 아무리 깎아도 직영 주유소보다 더 낮게 가격을 맞출 순 없다. 손님들은 단돈 10원이라도 가격이 낮은 직영으로 몰려가는 상황”이라며 “카드수수료를 내고 직원들 월급이라도 주려면 차라리 판매량을 포기하고 가격을 높이는 게 낫다”고 전했다.●재고 지키려 가격 높이기도 석유 수급 역시 직영 주유소가 원활하다. 직영 주유소는 석유류를 정유사에서 100% 공급받는다.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서 정유사는 주유소에 지난해 같은 기간 이상으로 석유를 공급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반면 자영 주유소는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위해 정유사 외 유통대리점에서 기름을 받던 곳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지난해만큼 기름을 줄 수 없다”고 통보하는 대리점이 늘고 있다. 정유사가 전년 동월 대비 같은 양을 공급하더라도 자영 주유소가 공급받을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든 것이다. B 씨는 “정유사들은 한 달 단위로 물량을 공급해준다”며 “자영 주유소는 다음 최고가격이 산정된 이후 공급가가 높아진 이후에나 재고를 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현장에선 기름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높이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 자영 주유소를 운영하는 C 씨는 “가게를 닫아버리면 매점매석이라고 단속이 들어올까봐 가격을 올려 재고 소진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업계에선 비축유를 푸는 등 시장 공급량을 늘릴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C 씨는 “기름이 다시 들어올 것이란 보장이 있으면 지금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31일부터 정유사가 대체 원유를 확보하면 해당 원유가 국내에 도착하기 전이라도 비축유를 빌려주는 ‘비축유 스왑’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한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30일 서울 광진구의 한 자영 주유소를 불시 점검한 결과를 공유하며 “지금은 각자의 이익을 앞세울 때가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를 지켜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문화·관광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도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담겼다. 총 1000억 원 수준으로 개별 사업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국민 체감도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추경안에 따르면 문화·관광 분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총 586억 원을 투입된다. 정부는 영화 관람료 할인 지원(1회당 6000원)에 총 361억 원을 투입해 선착순 600만 명을 지원한다. 주말 오후 기준 약 1만5000원의 관람료가 9000원까지 낮아지는 셈이다. 공연은 1회당 1만 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 50만 명에게 총 5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예산도 추가 마련됐다.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에서 숙박할 경우 하루 2만~3만 원(연박 5만~7만 원)을 할인해주는 지원권 30만 장을 공급한다. 사업비는 총 112억 원 규모로, 현재 50%인 국비 보조율은 100%로 높인다. 휴가비의 50%(최대 20만 원)을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비 지원 사업은 기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번 추경안에는 7만 명을 대상으로 62억 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800억 원을 배정했다. 정부는 문화·관광 지원이 소비 진작을 넘어 경기 방어 역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문화 분야는 일자리와 내수 경기 활성화와 연결돼 있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경기 회복 흐름이 역행할 수 있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축”이라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4월부터 공공기관 자동차 5부제를 2부제(홀짝제)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3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는 조만간 ‘자원안보협의회’를 열고 석유(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는 방안과 공공기관 자동차 홀짝제 도입을 논의한다. 자원안보 위기 단계는 에너지 수급 불안 정도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분된다.기후부 관계자는 “자원안보 위기에 따른 공공부문 차량 2부제 시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관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정부는 3월 18일 오후 3시부로 자원안보 ‘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25일 0시부터 공공부문 자동차 5부제를 시행 중이다. 주말을 제외한 월~금요일 닷새간 차량 번호 끝자리 숫자 10개를 2개씩 묶어 운행을 금지하는 방식이다.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되고 홀짝제가 시행될 경우, 공공부문은 격일로 자동차 운행이 제한된다. 이르면 6일부터 홀짝제가 도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2008년 고유가 대응 대책으로 공공기관 차량 대상 홀짝제를 시행한 바 있다.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차량 운행 제한 조치가 민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위기단계가 격상될 경우 민간에도 차량 부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개인 주택 임대사업자 김모 씨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8채를 임대했다. 여기서 받은 전세보증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로 소득 약 8억 원을 얻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김 씨는 또 주택임대업 법인을 설립해 가족 해외여행 경비와 명품 구입비 등 수억 원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국세청이 서울 강남구 등 주요 지역에 아파트 수십, 수백 채를 보유한 다주택 임대사업자와 분양업체 15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임대사업자로서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으면서 임대수입 누락, 비용 부풀리기 등의 방식으로 2800억 원 규모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30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한강벨트(마포·용산·성동·강동·광진·동작구) 등 서울 아파트 5채 이상 소유 다주택 임대업자(7개) △아파트 100채 이상 기업형 임대업자(5개) △허위 광고를 통한 아파트 임대 후 고가 분양 업체(3개) 등이다. 법인 5곳, 개인 10명 등 총 15개 업자가 보유한 아파트는 총 3141채(공시가격 9558억 원) 규모다. 국세청은 이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과세 배제 등 혜택을 누리면서도 임대수입을 축소 신고하거나 사적 비용을 사업 경비로 처리하는 등 세금을 빼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764채를 소유한 한 건설업체는 할인 분양을 앞세워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실제로는 분양가를 깎아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얻은 수익 중 20억 원은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건설용역 명목으로 부당 지원했다. 국세청은 사주 일가의 별장 공사비 50억 원을 비롯해 탈루 혐의 액수만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 아파트 200여 채를 보유한 이모 씨는 아파트 40여 채 임대수입 8억 원 이상을 누락한 것으로 판단됐다. 인테리어 공사비 20억 원대 비용을 본인 소유 컨설팅 업체 매입으로 부당 신고하는가 하면, 보유 아파트를 회사 직원에게 팔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하는 방식으로 양도 차익 20억 원을 축소 신고했다. 국세청은 ‘다운 계약서 작성’을 의심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서울 강남 3구·한강벨트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임대하거나 분양한 사업자 위주로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며 “여러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에 따르는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안들을 혐의 분석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세무조사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촉발된 에너지 수급 불안이 한국 경제의 급소를 겨누면서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중동 바닷길이 막히자 단순한 물류 지연이나 가격 상승을 넘어, 석유화학 원료 및 기초 소재 생산이 멈추고 국내 유통부터 수출까지 연쇄 차질을 빚는 등 에너지-공급망 ‘트윈 쇼크’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수입처 다변화와 비축유 확대, 기저발전 활용 등의 중단기 대응을 모색해야겠지만, 자원 빈국이자 대외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공업 국가인 한국이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근본적인 한계다.● 에너지발(發) 리스크에 산업계 ‘전방위 타격’국내 산업계는 이란 전쟁 이후 원유 수급 차질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산업 전반의 공급망이 붕괴할 위기에 처했다. 정유·석유화학을 시작으로 조선, 철강, 건설, 바이오, 화장품, 농업까지 연쇄 타격을 받고 있다. 어떤 분야의 산업이든 석유화학 제품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동시다발적인 소재 수급난이 실물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형국이다. 국내 최대 나프타분해시설(NCC)인 여천NCC의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은 연쇄 충격의 시작이 됐다. 여천NCC는 4일 고객사에 서한을 보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료 나프타 수급에 문제가 생겼고, 모든 생산 시설을 최소한의 용량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가항력이란 전쟁 등 예측 불가의 외부 변수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공급 불이행에 따른 배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조항이다. 화학 산업은 ‘원유→나프타→화학 기초소재→전방산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핵심이다. 이 고리가 흔들리자 제조업 전반이 동시다발적 타격을 받았다. 조선업계는 나프타를 기반으로 만드는 철판 절단 가스 재고가 떨어져 협회 차원에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철강업계는 그에 따른 조선소의 후판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화장품과 식음료 업계는 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 수급 불안이 커져 제품을 내놓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업체 100여 곳에 플라스틱 용기를 납품하는 한 유통업체는 “공장에서 원료가 없어 생산 자체가 안 되다 보니 매입 물량이 평소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들어오는 즉시 바로 거래처로 나가는 ‘제로(0) 재고’ 상태이고, 가격도 최소 15∼20%는 오르는 게 불가피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합성수지 등 석화업체로부터 공급받던 원료비는 전쟁 3주 만에 50% 넘게 뛰었다. 건설업은 공사비와 운송비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50% 오를 경우 건설업 전체 생산비용은 1.0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행 지름길’ 홍해 봉쇄 시 수출 타격 불가피 설상가상으로 중동 전쟁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홍해와 지중해(유럽)를 잇는 수에즈 운하마저 봉쇄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석유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더해, 수에즈 운하를 지나 유럽으로 통하는 물류 지름길까지 막힐 경우 해상 운임이 급등한다. 대외 의존도가 높으면서 수출입 화물의 99% 이상을 선박으로 운송하는 한국은 경제에 막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중동 사태가 길어질수록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고 운임과 보험료 부담도 커진다. 비축해 둔 재고도 한두 달 치밖에 없어 당장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은 “중동산 원자재를 대체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석유 관련 공급망에 얽힌 곳들은 앞으로 길어야 한 달 버틸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보이지 않는 공급망 위기: 한국 공급망의 착시와 조기경보’ 보고서를 통해 “공급망의 구조적 위험을 방치할 경우 다음 충격은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급처 다변화, 기술 대체, 전략적 비축 등 구조 개선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가스 중심의 에너지 구조와 특정 해상 경로 의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유사한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 산업의 근간이 석유라는 게 이번 중동 사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만큼, 석유 대체 원료를 모색하는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로서는 단순히 기름값 안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안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중동 확전 공포는 아시아 주요 증시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7% 하락한 5,277.3으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79%), 대만 자취안지수(―1.80%)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개인 주택 임대사업자 김모 씨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8채를 임대했다. 여기서 받은 전세보증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로 소득 약 8억 원을 얻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김 씨는 또 주택임대업 법인을 설립해 가족 해외여행 경비와 명품 구입비 등 수억 원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국세청이 서울 강남구 등 주요 지역에 아파트 수십, 수백 채를 보유한 다주택 임대사업자와 분양업체 15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임대사업자로서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으면서 임대수입 누락, 비용 부풀리기 등의 방식으로 2800억 원 규모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30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한강벨트(마포·용산·성동·강동·광진·동작구) 등 서울 아파트 5채 이상 소유 다주택 임대업자(7개) △아파트 100채 이상 기업형 임대업자(5개) △허위 광고를 통한 아파트 임대 후 고가 분양 업체(3개) 등이다. 법인 5곳, 개인 10명 등 총 15개 업자가 보유한 아파트는 총 3141채(공시가격 9558억 원) 규모다.국세청은 이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과세 배제 등 혜택을 누리면서도 임대수입을 축소 신고하거나 사적 비용을 사업 경비로 처리하는 등 세금을 빼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아파트 764채를 소유한 한 건설업체는 할인 분양을 앞세워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실제로는 분양가를 깎아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얻은 수익 중 20억 원은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건설용역 명목으로 부당 지원했다. 국세청은 사주 일가의 별장 공사비 50억 원을 비롯해 탈루 혐의 액수만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서울·경기 지역 아파트 200여 채를 보유한 이모 씨는 아파트 40여 채 임대수입 8억 원 이상을 누락한 것으로 판단됐다. 인테리어 공사비 20억 원대 비용을 본인 소유 컨설팅 업체 매입으로 부당 신고하는가 하면, 보유 아파트를 회사 직원에게 팔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하는 방식으로 양도 차익 20억 원을 축소 신고했다. 국세청은 ‘다운 계약서 작성’을 의심하고 있다.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서울 강남 3구·한강벨트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임대하거나 분양한 사업자 위주로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며 “여러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에 따르는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안들을 혐의 분석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세무조사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제인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라 2차 최고가격이 시행된 첫날인 27일 전국 주유소 3700여 곳이 기름값을 올렸다. 전국 휘발유·경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20원 가까이 상승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라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며칠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주유소가 가격 인상을 서두르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국제 유가도 2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 향후 국내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고 농민 사료값 지원 및 면세유 보조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주유소 3700여 곳 2차 최고가 선반영 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휘발유가 L당 1838.79원, 경유는 1834.56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19.44원, 18.76원 올랐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처음 실시된 이달 13일에는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1864.07원)이 전날보다 34.71원 내려간 바 있다. 이날 0시 시행된 2차 보통 휘발유 최고가격 상한은 L당 1934원으로 2주 전 1차 때보다 210원 인상됐다.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며칠 걸린다. 주유소는 통상 5일에서 최대 2주 치 재고를 보유하는데, 2차 최고가격은 새로 들어오는 물량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차 최고가격 시행 첫날부터 가격이 오른 건 일부 주유소가 정유사 공급가 인상분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기름값을 전날보다 올린 주유소는 전체(1만646개)의 약 35%인 3674개로 조사됐다. 이 중 13%(1366곳)는 L당 60원 이상 급격히 올렸다. 정부는 2차 최고가격 시행 직후 가격을 곧바로 인상하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행태로 판단하여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 3일 정도 뒤에 조금씩 오를 수 있어 보이지만 당장 가격을 올린다면 문제가 있는 의심스러운 주유소”라고 말했다. 다만 1차 고시 때도 전국 주유소 44%가 비싸게 들어온 재고가 소진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값을 내렸던 만큼, 최고가 변동 직후 값을 내리거나 올리는 걸 무조건 문제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5.8% 상승한 데 이어 이날 3%가량 올라 배럴당 11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산업의 쌀’ 나프타 수출 전면 제한 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 인상과 산업계 부담 확대로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복합 충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해 이날부터 나프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섬유는 물론이고,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널리 사용돼 ‘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기름값 상승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질 농가를 위해 정부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재식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유가와 환율 상승이 이어질 경우 사료 가격 인상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료 구매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면세유 가격 연동 보조 지원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2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첫날인 27일 전국에서 주유소 800여 곳이 기름값을 올리면서 전국 휘발유·경유 평균 판매가격이 전날보다 20원 가까이 상승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의 공급가 기준이라,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며칠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주유소가 가격 인상을 서두르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국제 유가도 2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향후 국내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과 산업계 부담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에 나섰다.●주유소 800곳 2차 최고가 선반영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가 L당 1838.79원, 경유는 1834.56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각각 19.44원, 18.76원 올랐다. 정부는 정유사 주유소 공급가격 상한제인 석유 최고가격제를 이달 13일 처음 실시했고, 2주가 지난 이날 0시부터 2차 최고가를 적용했다. 보통 휘발유 최고가격 상한은 L당 1934원으로 1차 대비 210원 인상됐다. 주유소는 여기에 100원 안팎 마진을 붙여 판다.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한다. 주유소는 통상 5일에서 최대 2주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2차 최고가격은 새로 들어오는 물량에 반영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2차 최고가격 시행 첫날부터 가격이 오른 건 일부 주유소가 정유사 공급가 인상분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휘발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843개, 경유는 821개로 조사됐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재고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2차 최고가격 시행 즉시 (주유소 판매가격이) 올라가는 건 부당하지 않나 판단한다”며 “2, 3일 정도 뒤에 조금씩 오를 수 있어 보이지만 당장 가격을 올린다면 문제가 있는 의심스러운 주유소”라고 말했다.더 큰 문제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6일(현지시간)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8.01달러로 5.8% 오르며 최근 2주 동안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협상 진전 기대가 약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가가 반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4월 6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발언에 원유 시장 불안정성은 커지고 있다. ●‘산업의 쌀’ 나프타 수출 전면 제한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 인상과 산업계 부담 확대로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복합 충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해 이날부터 나프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섬유는 물론이고,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널리 사용돼 ‘산업의 쌀’로도 불린다.국내 나프타 수요의 45%는 수입에 의존한다. 국내 생산분 역시 수입 원유로 만들기 때문에 이번 중동 사태에 따른 수급 불안이 크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0시를 기해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나프타의 수출을 제한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접투자가 700억 달러를 넘기며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글로벌 증시 회복으로 해외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세금 절감 목적의 자금 이동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27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5년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접투자는 718억8000만 달러(약 108조6000억 원)로 전년(661억3000만 달러) 대비 8.7% 증가했다. 2022년 역대 최대 연간 투자액(834억8000만 달러)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던 수치가 3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재경부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조와 세계 증시 호조 등 국제금융시장 흐름 변화와 함께 글로벌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국가별로는 미국(252억7000만 달러)이 가장 큰 투자처였다. 전년 대비 12.9% 증가하면서 전체 투자액의 35.2%에 달했다. 제조업 투자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금융·보험업 투자가 늘면서 2022년 이후 처음 증가세로 전환됐다.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꼽히는 케이만군도와 룩셈부르크로의 투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케이만군도 투자는 84억4000만 달러, 룩셈부르크는 63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3.5%, 2.9% 증가했다. 두 지역 합산 투자액은 147억8000만 달러로 전년(129억9000만 달러)보다 13.8% 늘었다. 전체 해외투자 증가율 대비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케이만군도는 법인세와 증여·상속세를 면제하는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글로벌 자금이 경유하는 금융 허브 역할을 한다. 룩셈부르크 역시 다국적 기업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유럽 내 투자 거점으로 활용된다. 이들 지역으로의 투자 확대는 실물 투자보다는 세금 부담을 줄이고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자금 이동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및 국제통상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직접투자의 추세와 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해외로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애로사항을 지속 점검하고, 주요 투자 대상 국가·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동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며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에너지 비용발(發) 복합 충격’의 시험대에 올랐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1990년 걸프전, 2008년 유가 급등기마다 반복됐던 ‘비용 급등→물가 상승→성장 둔화’의 전형적인 흐름이 이번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축 물량 활용과 수입처 다변화 등 단기 대응과 함께 산업 전반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중장기 ‘탈석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일쇼크 때마다 동시다발 경제 충격과거 에너지 위기는 대부분 중동발 공급 부족이 원인이 됐다. 특히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경제 전반을 뒤흔들었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국제유가는 짧은 기간에 배럴당 3달러 수준에서 12달러 안팎으로 4배 가까이 올랐다. 한국의 원유 수입액도 단기간 급증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곧바로 비료·농자재·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지며 생활물가가 크게 올랐다. 경제성장률은 7.7%로 전년(14.9%)에 비해 반 토막 났다. 한국은 중화학공업 육성에 막 나설 때라 타격이 컸다. 다만 이후 중동 건설에 적극 진출하면서 ‘오일 달러’를 벌어들이는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다. 1978년 말 시작된 2차 오일쇼크는 충격이 더 컸다. 이란 혁명으로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약 1년 만에 2배로 뛰었고,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현실화했다. 1979년 7월 17일 자 동아일보에는 오일쇼크 대책으로 종이를 아끼기 위해 시험지 없이 교사가 문제를 불러주며 시험을 보고, 전동 방앗간 기계 대신 물레방아를 돌렸다는 믿기 힘든 사례가 소개됐다. 2차 오일쇼크가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는 평가도 있다. 경기 침체, 수출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가발업체 YH무역이 직원을 대량 해고했고,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1979년 8월 신민당사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난입해 파장이 벌어진 게 ‘YH 사건’이다. 197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나 되고 경기가 침체해 민심이 흉흉해졌는데 정부는 부마 민주항쟁 등을 강경 진압으로 일관하다 끝내 10·26사태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1990년 걸프전 당시에도 충격은 작지 않았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중동 원유 공급이 불안해지자 국제유가는 약 4개월 만에 배럴당 15달러에서 40달러로 뛰었다. 수입 물가 상승과 함께 제조업 원가 부담이 빠르게 확대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국제유가 급등은 공급보다는 수요와 금융 요인이 결합한 사례였다. 중국 등 신흥국의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제 자금이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147달러까지 치솟았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기업의 생산비 부담이 급격히 커졌고, 소비자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가 맞물리며 내수가 위축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과 유통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동시에 악화하는 한편 생산재 가격 증가로 수출 역시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전기·가스요금·산업 비용 상승 ‘복합 위기’이번 중동 사태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이번엔 LNG까지 충격이 확대되면서 전력·난방·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위험의 위치와 파급 정도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국내에서 LNG는 전력 생산과 난방, 산업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에너지원이다. LNG 화력으로 생산하는 전력 비중만 30%로 석탄화력, 원자력발전과 함께 3대 전력 생산 연료로 여겨진다. LNG 가격 상승은 일정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 압력으로 전이된다는 점에서 생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직접적이다. 날씨가 더워져 난방은 줄지만, 온수와 산업용 수요는 유지되는 만큼 에너지 절약을 통한 충격 완화 노력에도 한계가 뚜렷하다.산업계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LNG와 원유 가격 상승은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원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나프타 가격 상승과 맞물리면서 석화 산업 전반에 압박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등 LNG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첨단 산업까지 영향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처 다변화를 통한 중동산 석유 의존도 낮추기와 함께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탈석유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 상태라면 유가 급등기마다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흔들리는 ‘에너지 리스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 A 씨는 최근 서울 강남권 50억 원대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사업자 대출을 용도 외로 활용했다. 관련 이자 비용 수억 원을 경비로 부당 계상하는가 하면, 수십억 원의 사업 관련 수입금액을 신고 누락한 사실도 밝혀졌다. 국세청은 A 씨로부터 이자 비용과 수입금액 누락 금액에 대해 5억 원 상당의 소득세를 추징했다. 국세청이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사업자 대출로 주택 구입 자금을 조달하는 ‘꼼수’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다만 오는 6월까지 관련 대출금을 상환하고, 탈루 사항을 스스로 신고할 경우 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26일 국세청은 사업자 대출을 용도 외로 활용해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상자를 대상으로 전수 검증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택을 구입할 때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와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사업자 대출을 유용한 의심 사례를 선별하고, 탈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엄정 조사할 예정이다. 검증 절차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 지난해 주택 취득 분을 포함해 자료가 확보된 이전 거래분도 확인 대상이다. 다만 전수 검증에 앞서 용도 외 유용한 대출금을 자발적으로 상환하고, 탈루 사항에 대해 수정신고 하는 경우 검증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수정 신고를 빨리할수록 가산세 감면 등 세제상 혜택이 부여될 수 있다. 법정 신고 기한 후 1개월 이내에 수정 신고를 한다면 가산세 90%를 감면받을 수 있지만, 1년 초과 2년 이내에 신고한 경우 감면율이 10%에 그친다.국세청 관계자는 “이번이 스스로 바로 잡을 기회라는 점을 유념해 달라”며 “자진 시정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검증과 수사기관 고발 등 엄정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