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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해제 조치가 이어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재점화되고 있다. 미국 일부 주(州)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감염자가 다시 빠르게 늘고 있어 ‘2차 팬데믹(대유행)’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미국에서는 전체 50개 주 중 21개 주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 시간) 전했다. 지난달 봉쇄 조치를 완화한 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60만 명에 달한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일 하루 36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500명대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세였지만 봉쇄 완화와 노동절 연휴가 겹친 지난달 말부터 환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하로 떨어졌던 남부 플로리다 역시 경제 활동을 재개한 지 6주째인 이달 3일부터 확진자가 다시 1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애리조나, 유타, 뉴멕시코주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감염자 수가 지난주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존스홉킨스대는 3월 미 전역에 내려진 봉쇄 조치로 꺾였던 확산세가 경제 재개로 인해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전역에서 거센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되면서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동과 남아시아도 심각하다.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0일 사우디의 신규 확진자는 3717명으로 3월 2일 첫 발병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8일 1581명까지 떨어졌다가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이후 봉쇄를 대폭 완화한 후 크게 늘고 있다. 결국 사우디는 6일 제2도시 지다의 봉쇄를 재개했다. 이란 역시 3월 하순에 이어 이달 2∼4일 최고치를 찍으며(3000여 명) 2차 확산을 겪었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10일 각각 역대 최대치인 9985명과 538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초 3000명대였던 신규 일일 확진자 수가 봉쇄 조치를 완화한뒤 3배 정도 증가하자 일부 지역에 대한 봉쇄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파키스탄도 지난달 초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1000명대였던 확진자 수가 이달 들어 4000명대 이상으로 늘어났다.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2차 확산이 나타나면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날씨가 더워지면 코로나19 감염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빗나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2년까지 현재의 ‘제로(0)’ 금리를 유지할 뜻을 시사했다.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1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는 1971년 출범 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000 선을 돌파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금리를 0.00∼0.25%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FOMC 위원 17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 현 제로금리가 2022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미 성장률이 ―6.5%를 기록하겠지만 내년에는 5.0% 상승하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올해 9.3%에서 내년에 6.5%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롬 파월 의장(사진)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도전적 시기에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수익률곡선 통제(YCC·Yield Curve Control)’를 언급했다. YCC는 중앙은행이 특정 국채를 사고팔면서 장기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넘어 시중금리까지 직접 통제할 뜻을 밝힌 것으로, 양적완화보다 적극적인 경기침체 대응 방식으로 꼽힌다. 초저금리 지속 기대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의 수혜를 입고 있는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의 호조에 힘입어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66.59포인트(0.67%) 오른 10,020.35에 마쳤다. 1971년 개장한 나스닥은 1995년 7월 1,000 선을 돌파했고 IT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3월 5,000 선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12월 26일 9,000 선을 돌파한 지 불과 49일 만에 1000포인트 상승할 정도로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시가총액 1, 2위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2.5%, 3.7% 올랐다. 아마존(1.8%)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0.7%)도 상승하는 등 소위 ‘마가(MAGA)’ 4개 기업이 10,000 선 돌파를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머리글자와 같아 붙은 별명이다. 다만 미 실물경제가 여전히 침체 여서 나스닥이 이상 과열에 빠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해제 조치가 이어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2차 확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일부 주(州)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재확산 조짐이 뚜렷하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미국에서는 전체 50개 주 중 21개 주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봉쇄조치를 완화한 이후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60만 명에 달한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일 하루 36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500명대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였지만 봉쇄 완화와 노동절 연휴가 겹친 지난달 말부터 환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하로 떨어졌던 남부 플로리다 역시 경제활동을 재개한 지 6주째인 이달 3일부터 확진자가 다시 1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텍사스, 애리조나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는 3월 미 전역에 내려진 봉쇄 조치로 꺾였던 확산세가 경제 재개로 인해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전역에서 거센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되면서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동과 남아시아도 심각하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0일 사우디의 신규 확진자는 3717명으로 3월 2일 첫 발병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8일 1581명까지 떨어졌다가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이후 봉쇄를 대폭 완화한 이후 크게 늘고 있다. 결국 사우디는 6일 제2도시 지다의 봉쇄를 재개했다. 이란 역시 3월 하순에 이어 지난 2~4일 최고치를 찍으며(3000여 명) 2차 확산을 겪었다. 이란도 지난달 말부터 모스크 예배 허용 등 봉쇄조치를 대폭 완화했다 재확산을 맞았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10일 각각 역대 최대치인 9985명과 538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초 3000명 대였던 신규 일일 확진자 수가 봉쇄 조치를 완화한뒤 3배 정도 증가하자 일부 지역에 대한 봉쇄 재개를 검토 중이다. 파키스탄도 지난달 초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1000명대였던 확진자 수가 이달 들어선 4000명대 이상으로 늘어났다.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2차 확산이 나타나면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날씨가 더워지면 코로나19 감염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도 빗나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2년까지 현재의 ‘제로(0)’ 금리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1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의 나스닥시장은 1971년 출범 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만 선을 돌파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금리를 0.00~0.25%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또 별도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제로금리가 2022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점도표는 FOMC위원 17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들의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 값은 올해 말, 내년 말, 2022년 말 모두 0.1%였다. 연준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미 성장률이 ―6.5%를 기록하겠지만 내년에는 5.0% 상승을 기록하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올해 9.3%에서 내년 6.5%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고려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도전적 시기에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수익률곡선 통제(Yield Curve Control·YCC)’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CC는 중앙은행이 특정 국채를 사고팔면서 장기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넘어 시중금리까지 직접 통제할 뜻을 밝힌 것으로, 양적완화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기침체 대응 방식으로 꼽힌다. 특히 시중금리가 지나치게 떨어져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이를 차단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초저금리 지속 기대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의 수혜를 입고 있는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의 호조에 힘입어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66.59포인트(0.67%) 오른 10,020.35에 마감했다. 1971년 2월 개장한 나스닥은 24년이 흐른 1995년 7월 1,000선을 돌파했고 IT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3월 5,000선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12월 26일 9,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49일 만에 1000포인트 상승할 정도로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시가총액 1, 2위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2.5%, 3.7%씩 올랐다. 아마존(1.8%)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0.7%)도 상승하는 등 소위 ‘마가(MAGA)’ 4개 기업이 1만 선돌파를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앞글자와 같아 붙은 별명이다. 나스닥 상장 기업의 14%는 기술기업, 17%는 바이오 기업이어서 코로나19 사태에서 특히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날 제조업 중심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4% 하락했고 미 실물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다. 나스닥이 닷컴 버블 시기와 유사한 이상과열에 빠졌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1971년 설립 후 최초로 장중 1만 선을 돌파한 가운데 미 백악관이 일자리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실업 대란을 겪었지만 미 노동시장과 경제 전반이 살아나고 있다며 ‘4차 부양책’을 추진할 뜻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인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6월 미국 내 일자리가 350만∼400만 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50만 개 증가했음을 감안할 때 5, 6월 두 달 동안에만 600만∼65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란 의미다. 실제 4월 실업률은 월별 실업률을 집계한 1948년 이후 사상 최고인 14.7%까지 상승했지만 5월에는 13.3%로 떨어졌다. 월가 예상치(19.5%)보다도 훨씬 낮았다. 해싯 보좌관은 “2분기(4∼6월) 미 경제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지표가 나오더라도 3분기에는 큰 폭의 반등이 있을 것”이라며 “경제 도약을 위해 필요한 일이 많다”고 했다. 특히 4단계 부양책에 대한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합의 가능성이 높다며 “백악관은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3월 18일(1000억 달러), 3월 27일(2조2000억 달러), 4월 23일(4840억 달러) 부양책을 내놨다. 조만간 4차 부양책을 발표해 8월 의회 휴회 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다만 11월 대선을 앞두고 양당이 4차 부양책에 대한 합의를 쉽게 이뤄낼지는 불투명하다. 양당은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급여 지급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도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공화당은 “실업급여가 임금보다 높아 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충격파가 워낙 커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맞선다. 유진 스캘리아 노동부 장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회가 3월 말 예상했던 것보다 일자리 시장의 회복이 신속하게 일어났다”며 실업급여 연장을 반대했다. 노동자에게 가장 좋은 것은 실업급여가 아니라 ‘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행정부의 잇따른 부양책, 제로(0)금리와 양적완화 등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대대적인 돈 풀기 정책에 힘입어 미 증시는 거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8, 9일 연속 종가 기준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표 기술주인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테슬라 등이 나스닥 신고가를 주도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항공주, 여행주, 에너지주 등도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 다만 실물 경제와 괴리된 유동성 장세, 코로나19의 2차 유행 우려, 미중 갈등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증시가 과열이란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월가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는 연준이 회의 후 내놓을 분기 경제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미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놓으면 증시 상승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7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어퍼이스트 지역 햄버거 체인점 셰이크섁.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며 띄엄띄엄 줄을 서 있었다. 입구와 매장의 외벽 유리에는 약탈을 막기 위한 나무판이 촘촘히 덧대어져 있었다. 뉴욕 최대 쇼핑거리인 5번가의 럭셔리 매장이나 백화점 쇼윈도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려졌던 봉쇄령이 풀리는 ‘1단계 경제활동 재개’ 전날인데도 맨해튼 도심에서 들뜬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뉴욕시는 1단계 경제 재개 계획에 따라 8일부터 건설 현장 3만2000곳, 비필수 유통업종 회사 1만6000곳, 제조기업 3700곳의 제한적 영업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 업종에서 일하는 약 40만 명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2월 29일 뉴욕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100일, 3월 22일 재택명령이 내려진 지 78일 만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7일 트위터에 “우리는 재출발을 위한 첫 번째 큰 걸음을 내딛는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세계 대도시 중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겪은 뉴욕시의 재기는 미국 전역이 본격적으로 경제활동 재개 국면에 들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7일 현재 뉴욕시의 누적 코로나19 환자는 20만3819명, 사망자는 2만1844명이다. 4월 초 하루 신규 환자가 6000명 넘게 발생하고 사망자도 하루 590명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4일에는 신규 환자는 153명, 사망자는 13명까지 줄었다. 뉴욕시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 88만5000개가 사라졌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틈타 벌어지는 약탈 행위 등이 경제활동 활성화의 변수로 남아 있다.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통제될 경우 뉴욕시는 이르면 2주 뒤 식당의 야외 영업, 사무직 복귀, 미장원과 상점의 매장 내 영업 등이 허용되는 2단계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 기업과 당국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루클린 네이비야드의 기술기업 육성 거점인 ‘뉴랩(Newlab)’은 복귀 직원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고 가까이 가면 진동이 울리는 장비를 지급했다.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시행사, 시공사와 노조가 거리 두기를 위한 근무시간 단축과 조정에 합의했다. 뉴욕 지하철에서는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섬유회사들은 재봉틀마다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어퍼이스트지역 햄버거체인점 쉐이크색.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띄엄띄엄 줄을 서 있었다. 입구와 매장의 외벽 유리에는 약탈을 막기 위한 나무판이 촘촘히 덧대져 있었다. 뉴욕 최대 쇼핑거리인 5번가의 럭셔리 매장이나 백화점 쇼윈도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려졌던 봉쇄령이 풀리는 ‘1단계 경제활동 재개’ 전날인 데도 맨해튼 도심에서 들뜬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뉴욕시는 1단계 경제 재개 계획에 따라 8일부터 건설 현장 3만2000곳, 비필수 유통업종 회사 1만6000곳, 제조기업 3700곳의 제한적 영업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 업종에서 일하는 약 40만 명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2월 29일 뉴욕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100일, 3월 22일 재택명령이 내려진 지 78일 만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7일 트위터에 “우리는 재출발을 위한 첫 번째 큰 걸음을 내딛는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세계 대도시 중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겪은 뉴욕시의 재기는 미국 전역이 본격적으로 경제활동 재개 국면에 들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7일 현재 뉴욕시의 누적 코로나19 환자는 20만3819명, 사망자는 2만1844명이다. 4월 초 하루 신규 환자가 6000명 넘게 발생하고 사망자도 하루 590명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4일에는 신규 환자는 153명, 사망자는 13명까지 줄었다. 뉴욕시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 88만5000개가 사라졌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틈타 벌어지는 약탈 행위 등이 경제활동 활성화의 변수로 남아 있다.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통제될 경우 뉴욕시는 이르면 2주 뒤 식당의 야외 영업, 사무직 복귀, 미장원과 상점의 매장 내 영업 등이 허용되는 2단계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 기업과 당국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루클린 네이비야드의 기술기업 육성거점인 ‘뉴랩(Newlab)’은 복귀 직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가까이 가면 진동이 울리는 장비를 지급했다.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시행사·시공사와 노조가 거리두기를 위한 근무시간 단축과 조정에 합의했다. 뉴욕 지하철에서는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됐고, 섬유회사들은 재봉틀마다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까지 9500명의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인 한국 등 다른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현재 3만4500명인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해 최대 2만5000명으로 제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담긴 각서(memorandum)에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국방비 지출 규모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미국의 반대에도 독일이 러시아와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업을 강행한 것이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독미군 감축이 실행될 경우 주한미군에도 여파가 크게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압박 카드로 현재 2만8500여 명 수준(순환배치 포함)인 주한미군 병력의 단계적 감축이나 철수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을 현재 3만4500명에서 9월까지 9500명 감축하도록 지시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이후 그 불똥이 주한미군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규합을 노리고 방위비를 앞세운 ‘동맹 압박’을 노골화하면서 독일에 이어 한국이 다음 타깃이 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심 군사 거점인 독일에서 미군을 일부 빼내는 것은 유럽 내 미군의 준비 태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전후 외교정책으로부터 급격한 이탈”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일각에선 주독미군과 주한미군의 기능과 역할은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독일 주둔 미군은 북한 핵·미사일 등 급박한 위협에 대처하는 주한미군의 임무보다 전략적 시급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여기에 한국은 미국이 NATO 국가에 요구하는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방위비에 쓰고 있다. 독일은 미국의 압박에 국내총생산(GDP)의 2019년 현재 1.36%인 국방비를 2031년까지 나토가 제시한 목표인 2%로 높이겠다고 지난해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이 원하는 ‘공평한 분담’을 거부할 경우 주독미군이든, 주한미군이든 감축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히 흘러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간의 상당한 방위비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만 예외로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을 통한 대한(對韓) 방위비 압박도 두 달 반 만에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앞세워 압박 강도를 더 높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군 관계자는 “미국은 방위비 증액의 주된 명분으로 주한미군 순환배치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같은 보완전력 비용을 콕 찍어 거론해 왔다”면서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대응용 핵심 전력이란 점에서 감축이나 철수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주한미군 순환배치 축소를 가장 유력한 감축 카드로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요구안(1년 계약·13억 달러·약 1조5717억 원)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병력(5000명 안팎)과 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 무기 장비의 한반도 순환배치(9개월 주기) 규모를 연차적으로 20∼30%씩 줄여 나갈 것이라고 통보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서는 미국이 이미 내부적으로 2, 3개의 순환배치 규모 조정을 통한 감축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미 국방수권법(NDAA)은 주한미군을 현행 2만8500명보다 더 줄이지 못하게 하는 조항이 들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국익 부합 등 예외적 경우를 이유로 밀어붙일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NYT도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도 군대를 빼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제임스 타운젠드 전 국방부 관리는 WSJ에 “이 같은 움직임은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동맹국들과의 신뢰를 약화시킨다”며 “다른 동맹국들이 ‘다음은 나일까’라고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뉴욕=박용 / 파리=김윤종 특파원}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78·사진)이 5일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돼 11월 3일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는다. 바이든 후보는 5일 수도 워싱턴 등 7개 지역 경선에서 전체 일반 대의원 3979명의 과반(1991명)인 누적 200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성명에서 “미 역사상 어려운 시기이며 트럼프식 분노와 분열의 정치는 답이 아니다. 미국은 통합의 리더십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함께 이 나라의 영혼을 위한 싸움에서 이기자”고 외쳤다. 앞서 4월 8일 바이든 후보의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하차를 선언해 일찌감치 사실상 대선 후보로 정해졌다. 다만 샌더스 의원이 “후보가 못 돼도 공약은 알리겠다”며 경선 투표에는 계속 참여했기 때문에 약 두 달이 흐른 이날에야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1988, 2008년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했던 바이든 후보는 3수 끝에 드디어 대권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민주당은 8월 17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바이든을 후보로 공식 추대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초 7월 예정이던 전당대회가 한 차례 미뤄져 날짜와 장소가 또 바뀔 수 있다. 현재까지는 바이든 후보가 순풍을 타고 있다. 5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51%의 지지율로 41%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같은 날 NPR·PBS·마리스트폴 조사에서도 50%로 트럼프 대통령(43%)을 능가했다. 하지만 2016년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내내 우위를 점하다가 실제 투표에서는 졌던 전례가 있다. 바이든 캠프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실업대란 등을 비판하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통령으로서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미 경제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등하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도 양측의 상반된 대선 전략이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두고 “예상보다 군중이 훨씬 적었다. 주방위군, 백악관 비밀경호국, 워싱턴 경찰이 환상적으로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흑인 및 소수자 공동체와 하나의 미국을 만들자”고 썼다. 트럼프 측이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의 결집을 호소했다면 바이든 측은 전 유권자의 고른 지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을 9월까지 9500명 감축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축인 미·독 관계 악화와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인 한국 등 다른 동맹국의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3만4500명이다. 순환 배치 또는 군사훈련 참가로 최대 5만2000명까지 병력이 늘어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축 명령은 독일 주둔 미군을 수천 명 줄이고 최대 2만5000명으로 제한하는 상한선을 두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WSJ는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국방부가 주독 미군을 2만5000명 선에 묶는 감축 계획을 자유롭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준 셈이다. 또 독일에 훈련을 위해 파견하는 병력 수도 재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지난해 9월부터 논의했으며,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지시가 담긴 각서(memorandum)를 최근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독 미군은 인근 국가로 재배치되거나 미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다. 1000명 이상은 2022년 이후 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고 러시아 가스 구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폴란드로 이동 배치될 수 있다고 한 관리는 전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독일의 정책에 대한 오랜 불만이 투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물러난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대사는 독일 주둔 미군의 상당한 감축을 오랫동안 압박해왔다. 미국은 독일의 국방비 지출 규모, 발틱해를 통해 러시아와 가스관을 연결하는 ‘노드 스트림2’ 사업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다. 독일은 미국의 압박에 국내총생산(GDP)의 1.35%인 국방비를 2031년까지 나토가 제시한 목표인 2%로 높이겠다고 지난해 약속한 바 있다. 미국은 현재 독일에 군사기지를 두고 유럽의 군사 훈련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독 미군 감축은 나토의 주축인 미·독 관계 악화와 유럽 내에서 미국의 군사 태세 재편 및 동맹 약화로 이어져 러시아만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 등 동맹국 내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제임스 타운젠드 전 국방부 관리는 WSJ에 “이 같은 움직임은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동맹국들과의 신뢰를 약화한다”며 “다른 동맹국들은 ‘다음은 나일까’라고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이 인종 갈등이란 고질병을 치유하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백인 경찰 데릭 쇼빈(44)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미네소타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46) 사건 이후 미국의 분열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까지 배출했는데도 미국 내 인종차별 범죄와 이에 항의하는 유혈 시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경제 격차 확대 △소셜미디어의 발달에 따른 경찰의 가혹행위 급속 전파 △솜방망이 처벌 △흑인 vs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내 갈등 등이 거론된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언제든 비슷한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비무장 흑인 죽여도 무죄통계사이트 데이터USA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 경찰 약 80만 명 중 백인(히스패닉 포함)은 77.1%, 흑인이 13.3%다. 공무원 면책권과 정당방위법 등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을 죽인 경관이 형사 처벌을 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애초에 기소조차 되지 않는 사례가 허다하다. 또 상당수 경관은 배심원단 전원 혹은 대다수가 백인인 상황에서 재판을 받아 재판의 공정성 논란이 뒤따른다. 사망 경위 또한 가해자의 관점에서만 서술될 때가 많아 피해자가 경찰에게 정말 신변 위협을 가했고 그래서 정당방위를 행사했는지 불투명하다. 일부 경관이 공권력을 남용해 고의적으로 살해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1979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아서 맥더피(당시 33세)를 구타해 두개골 골절로 숨지게 한 백인 경찰 4명, 1999년 아마두 디알로(23세)가 지갑을 꺼내려 하자 총으로 오인해 사살한 뉴욕 경찰 4명, 2001년 티머시 토머스(19세)를 경범죄로 체포하려다 총격을 가한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백인 경찰 스티븐 로치, 2006년 클럽에서 파티를 즐기던 숀 벨(23세) 일행에게 50발의 실탄을 발사한 뉴욕 경찰 3명은 모두 무죄를 받았다. 플로이드 씨 사망 같은 전국적 인종차별 규탄 시위를 촉발한 사건은 2014년 8월 중부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일어났다.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은 편의점에서 담배를 훔치려던 비무장 상태의 18세 소년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번 플로이드 씨 부검에도 참여한 뉴욕의 베테랑 법의학자 마이클 베이든 박사가 유족 요청에 퍼거슨까지 날아와 당국과 별도로 부검을 했다. 그 결과 시신에서 6발의 총탄이 발견됐지만 탄약 가루의 흔적은 없었다. “몸싸움을 벌이다 근거리에서 총을 쐈다”는 윌슨 측 주장과 달리 그가 비무장 상태인 10대 소년을 멀리서 조준 사격했을 가능성이 드러난 셈이다. 그런데도 윌슨 경관은 3개월 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비무장 10대 소년의 몸에 6발의 총알을 박아 넣은 경찰이 기소조차 되지 않자 흑인 사회가 격분했다. 퍼거슨에서는 폭동이 일어나 한 달 넘게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주방위군이 투입됐다. 미 전역에서도 동조 시위가 발생했다.○ 흑인에 집중된 교통단속이 비극으로 이어져교통단속 과정에서 상당수 희생자가 나타났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 경찰은 특정 차량이 신호를 지키지 않거나 등이 깨져 있을 때 다른 사고 및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감안해 해당 차를 세우고 추가 수색에 나설 수 있다. 이를 ‘겉치레 정지 명령(pretextual traffic stop)’이라고 한다. 더 심각한 범죄를 사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취지와 달리 인종차별 도구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대상자가 대부분 흑인인 탓이다. 백인 운전자라면 사소한 주의만 주고 넘어갈 신호 위반 등을 흑인 운전자에게 깐깐하게 적용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벌금을 부과하고 강압을 행사하는 경찰이 적지 않다. 교통단속이 유색인종을 상대로 한 일종의 표적수사가 된 셈이다. 교통단속 중 경관과 언쟁 및 몸싸움을 벌인 후 총에 맞아 숨진 월터 스콧(당시 50세), 새뮤얼 듀보스(43세), 필랜도 캐스틸(32세) 등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 피해자들은 모두 운전 중 경찰과 맞닥뜨렸고 거칠게 “차에서 내리라”는 경찰과 옥신각신하다 사살됐다. 캐스틸의 차를 세운 경관은 당초 후미등 파손을 이유로 들었지만 캐스틸이 강도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하다고 여겨 그와 실랑이를 벌였다. 캐스틸이 총을 꺼내려 한다는 이유로 그를 쐈다. ‘불심검문(stop and frisk)’ 정책을 도입했던 뉴욕의 사례에서도 유색인종 표적수사 의혹이 상당 부분 근거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인터넷 매체 복스에 따르면 2004∼2012년 뉴욕 인구 중 흑인 비율은 23%, 백인은 33%였다. 하지만 불심검문을 당한 사람 중 흑인 비율은 52%, 백인은 10%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불심검문을 당한 사람 중 백인과 흑인의 무기 소지 비율은 오히려 백인이 더 높았다. 백인의 1.4%가 무기와 밀수품을 보유했지만 흑인은 1.0%였다. 경찰의 업무 능력을 검문 횟수, 교통위반 딱지 발행량 등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유색인종에 대한 표적수사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자 백인 동네에서는 주민 반발을 우려해 딱지 하나 떼는 것도 어려워하는 경찰들이 유색인종에게는 과도한 처벌을 일삼는다는 의미다.○ 흑인 vs 히스패닉 갈등도 심각미 인종 구성 변화는 인종 갈등의 전선(戰線)을 확대하고 있다. 흑백 갈등의 상흔이 여전한 상황에서 ‘흑인 대 히스패닉’ ‘흑인 대 아시안’ 같은 새 갈등이 급부상했다. 특히 기존 소수인종의 핵심이던 흑인과 ‘인구’를 앞세운 히스패닉이 격렬히 대립하고 있다. 라틴계가 많은 남부 텍사스주의 히스패닉 경관 브라이언 엔시니아는 2015년 7월 차선 변경 문제로 흑인 여성 운전자 샌드라 블랜드(당시 28세)와 언쟁을 벌였다. 그는 블랜드에게 ‘담배를 끄라’고 했고 블랜드는 ‘내 차에서 피우는데 왜 꺼야 하느냐’며 맞섰다. 엔시니아는 테이저건을 사용해 블랜드를 끌어냈다. 블랜드가 ‘간질 환자여서 발작 위험이 있다’고 외쳤는데도 얼굴을 땅에 뭉갰다. 구치소로 옮겨진 블랜드는 사흘 후 자살했다. 재판 과정에서 엔시니아가 1년간 무려 1600장의 딱지를 발급하는 등 상습적으로 딱지를 남발했음이 드러났다. 엔시니아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1년 후 캐스틸을 사살한 제로니모 야네스 경관도 히스패닉이었다. 양측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은 2012년 17세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을 쏴 죽인 백인―히스패닉 혼혈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이다. 독일계 백인 아버지와 페루인 어머니를 둔 지머먼의 외모는 히스패닉에 가깝다. 플로리다주 소도시 샌퍼드의 주택가를 순찰하던 그는 낯선 흑인 소년을 보자 “나쁜 짓을 할 것 같다”며 911에 신고했다. 당시 경찰은 ‘기다리라’고 했지만 그는 마틴을 뒤쫓았고 언쟁 후 사살했다. 지머먼은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지만 백인 일색인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00년대 이전 미국의 최다 소수인종은 단연 흑인이었다. 이 자리를 중남미에서 몰려온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대체했다. 2000년 미 3억 명 인구 중 12.3%를 차지하던 흑인은 2019년 13.4%로 1.1%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히스패닉은 12.5%에서 18.3%로 5.8%포인트 증가했다. 2060년에는 히스패닉 비율이 31%로 흑인(15%)의 배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톨릭 영향으로 다산(多産) 경향이 있는 히스패닉들은 저임금 일자리 등을 놓고 흑인과 충돌하고 있다. 로드니 킹 사건이 촉발한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에서 보듯 흑인과 아시안의 갈등도 심각하다. 일각에서는 킹 사건과 이번 플로이드 사망 시위 때 자체 방어에 나선 한인들을 뜻하는 ‘루프 코리안(Roof Korean)’이라는 말을 두고 ‘백인이 교묘하게 유색인종 간 갈등으로 비틀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 양극화 심한 곳에서 폭발고질적인 빈부 격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제적 한계에 내몰린 흑인들의 분노 또한 하늘을 찌른다. 플로이드가 숨진 미니애폴리스, 브라운이 사망한 퍼거슨 등은 모두 미국 내에서도 양극화, 소득·교육의 흑백 격차가 큰 곳으로 유명하다. 언제든 폭발할 위험이 있는 화약고였던 셈이다. 미니애폴리스는 붙어있는 미네소타 주도(州都) 세인트폴과 ‘쌍둥이 도시’로 불린다.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이 지역 흑인 가구의 연소득 중간 값은 3만8178달러로 백인 가구(8만4459달러)의 45.2%에 불과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제외하면 미 주요 도시 중 흑백 간 소득 격차가 가장 크다. 흑인 빈곤 가구(연 소득 2만3492달러 이하) 비율은 25.4%로 백인(5.9%)의 4배 이상이다. 이 지역 백인의 4분의 3은 집을 소유했지만 흑인은 4분의 1만이 집이 있다. 흑인 실업률 역시 백인보다 3배 높았다. 2019년 미네소타주의 인종 간 고교 졸업률 격차는 미 50개주 중 1위였다. 6년 전 대규모 폭동이 발생한 퍼거슨은 미주리주 최대 도시 세인트루이스에 이웃한 인구 2만 명의 작은 도시다. 인구 중 약 67%가 흑인이며 2017년 빈곤층 비율은 22.5%로 미 평균(13.1%)을 한참 웃돈다. 빈곤층 중 흑인 비율도 75.2%에 달한다. 즉, 1960년대 흑인 인권 운동이 흑백 차별 그 자체에서 비롯됐다면 21세기의 갈등은 경제적 차별에 기인한 경향이 짙다. 불평등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와중에 백인 경찰의 잔혹행위가 이어지자 길거리로 나온 셈이다. 코로나19 피해가 흑인 등 유색인종에게 집중됐다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피해자들이 처참하게 숨지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시위대의 분노를 가중시킨다. 플로이드 사건 역시 그가 8분 46초간 쇼빈 경관에게 잔혹하게 제압당하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전 세계로 널리 알려졌다. 캐스틸 사건은 당시 차에 동승했던 캐스틸의 애인이 촬영해 세상에 알려졌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최근 플로이드 사망을 조롱하는 소위 ‘플로이드 챌린지’ 영상까지 유포해 공분을 사고 있다.○ 경찰관도 위협 느끼지만…총기 소지가 합법화돼 있는 미국에서 경찰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7∼2018년 연평균 105명의 경찰이 근무 중 목숨을 잃었다. 경찰관들이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 강경 진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럼에도 경찰의 과잉 대응은 문제라는 지적이 거세다. 이를 막기 위해 마이클 브라운 사건 이후 경찰은 대부분 몸에 카메라, 소위 ‘보디캠’을 차고 업무를 수행한다. 그런데도 경찰의 잔혹행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자 공무원 면책권, 정당방위법 등을 대폭 손질하고 경찰의 징계 기록을 감추는 비밀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단체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뉴욕지부는 “연방정부가 ‘비무장, 무저항, 비폭력’ 시민을 죽인 경찰관을 처벌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나섰다. 일부 유가족들은 경찰의 징계 기록을 감추는 경찰비밀법 폐지를 주장한다. 경찰의 총격으로 자식을 잃은 발레리 벨 씨는 CBS방송에 “과거에 한 일이 현재의 살인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경찰관의 과거 직권남용 기록을 공개하라”고 외쳤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경찰의 직권남용을 독립적인 외부 기관이 조사하고, 연방정부가 각 주 정부에 직권남용의 새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 역시 경찰의 징계 기록 공개를 찬성했다. 쿠오모 지사는 “미국의 인종차별은 만성적이고 고질적이고 제도화했다. 우리 모두 집단 위선(collective hypocrisy)에 갇혔다”며 자성을 촉구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3일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32가 한인타운. 미국계 시티은행 지점은 누군가가 이미 유리창을 깨 나무판자를 덧댔다. 한인 은행인 호프은행, 한국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한식당 ‘큰집’도 요새처럼 나무판자를 꽁꽁 둘러쳤다. 이틀 전 인근 메이시스백화점까지 약탈을 당하자 한인타운에도 긴장감이 가득했다. 맨해튼 전역에서 약탈 방지 보강공사 주문이 밀려들자 널빤지와 인부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정섭 우리아메리카 본부장은 “맨해튼 본점과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지점에 예방 차원에서 나무판자로 보강공사를 했다”며 “나무판자와 인부를 구하는 게 코로나19 사태에 마스크 구하기만큼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시가 통행금지 시간을 오후 8시로 앞당기고 야간에 96가에서 남쪽으로 가는 차량 진입을 통제하면서 맨해튼 심장부 미드타운까지 휩쓸었던 대규모 약탈은 잦아들었다. 하지만 상인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뉴욕 최대 번화가 5번가의 고급 백화점인 ‘삭스피프스애비뉴’는 군 기지처럼 널빤지를 대고 2m가 넘는 철제 울타리와 쇠 철조망, 30명의 경비원까지 배치하는 ‘3중 방어막’을 쳤다. 약탈이 심각했던 1일 밤 맨해튼 북쪽 브롱크스 지역에서도 한인 피해가 있었다. 이모 씨(47)의 귀금속 가게는 오후 11시경 약탈을 당했다. 약탈자들이 방탄유리가 아닌 일반유리가 설치된 부분을 용케 찾아내 침입했다. 5만 달러(약 6000만 원) 상당의 시계와 귀금속 등이 송두리째 사라졌다. 이 씨는 “침입을 알리는 보안회사 경보가 요란하게 울리는데도 통행금지 때문에 가게에 나갈 수 없었다. 통금이 풀린 다음 날 새벽 5시에 가게로 달려갔다가 약탈이 계속되는 걸 보고 무서워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 2시쯤에야 피해 상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약탈자들은 진열대와 집기까지 부쉈다. 17년간 이곳에서 가게를 키워온 이 씨는 망연자실했다. 그는 “경찰 피해 보고서가 나오면 보험금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가게 앞에 이웃들이 ‘힘내라’고 써놓고 간 쪽지를 보면서 그나마 위로를 받고 있다”고 했다. 브롱크스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또 다른 한인도 1일 밤 약탈 피해를 당했다. 그는 “가게가 털리는 동안 경찰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뉴욕시와 뉴욕시경에 공권력 부재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 달라”며 뉴욕한인회의 문을 두드렸다. 박광민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장(55)은 “약탈이 진정되고 있지만 시위가 계속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접수를 하겠다”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3일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32가 한인타운. 미국계 시티은행 지점은 누군가 이미 유리창을 깨 나무판을 덧댔다. 한인 은행인 호프은행, 한국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한식당 ‘큰집’도 요새처럼 나무판자를 꽁꽁 둘러쳤다. 이틀 전 인근 메이시스백화점까지 약탈을 당하자 한인타운에도 긴장감이 가득했다. 맨해튼 전역에서 약탈 방지 보강공사 주문이 밀려 들자 나무와 인부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정섭 우리아메리카 본부장은 “맨해튼 본점과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지점에 예방 차원에서 나무판 보강공사를 했다”며 “나무판과 인부를 구하는 것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마스크 구하는 것처럼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시가 통행금지를 오후 8시로 앞당기고 야간에 96가에서 남쪽으로 차량 진입을 통제하면서 맨해튼 심장부 미드타운까지 휩쓸었던 대규모 약탈은 잦아들었다. 하지만 상인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뉴욕 최대 번화가 5번가의 고급 백화점인 ‘삭스핍스’는 군기지처럼 나무판을 대고 2m가 넘는 철제 울타리와 쇠철조망, 30명의 경비원까지 배치하는 ‘3중 방어막’을 쳤다. 약탈이 심각했던 1일 밤 맨해튼 북쪽 브롱크스 지역에서 한인 피해도 있었다. 이모 씨(47)의 브롱크스 귀금속 가게도 이날 밤 11시경 약탈을 당했다. 약탈자들이 방탄유리가 아닌 일반유리가 설치된 부분을 용케 찾아내 침입했다. 5만 달러(약 6000만 원) 상당의 시계와 귀금속 등이 송두리째 사라졌다. 이 씨는 “침입을 알리는 보안회사 경보가 요란하게 울리는 데도 통행금지 때문에 가게에 나갈 수 없었다. 통금이 풀린 새벽 5시 가게로 달려갔다가 약탈이 계속되는 걸 보고 무서워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 2시쯤에야 피해 상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약탈자들은 진열대와 집기까지 부쉈다. 17년간 이곳에서 가게를 키워온 이 씨는 망연자실했다. 그는 “경찰 피해보고서가 나오면 보험금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가게 앞에 이웃들이 ‘힘내라’고 써놓고 간 쪽지를 보면서 그나마 위로를 받고 있다”고 했다. 브롱크스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또 다른 한인도 이날 밤 약탈 피해를 당했다. 그는 “가게가 털리는 동안 경찰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뉴욕시와 뉴욕시경에 공권력 부재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달라”며 뉴욕한인회의 문을 두드렸다. 박광민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장(55)은 “약탈이 진정되고 있지만 시위가 계속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피해 접수를 받겠다”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앨라배마주 최대 도시 버밍햄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 데이비드 김 씨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시위대의 공격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40년 동안 일궈온 김 씨의 잡화점은 불에 타버렸다. 이영준 전 버밍햄한인회장은 2일 “시위대가 건물 유리창을 깨고 불을 질렀다. 옷, 신발, 모자 등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고 전했다. 버밍햄의 주민 71%가 아프리카계다. 김 씨는 흑인 손님들과 ‘브러더’ ‘시스터’로 부르며 친근하게 지내 이웃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 복구 작업을 도운 한 백인 여성은 2일 김 씨 상점의 페이스북에 “오늘 김 씨를 도울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는 심지어 상처 입은 우리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줬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 내 인종차별 시위가 격화되면서 김 씨 같은 한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들의 재산 피해는 99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20건 늘었다. 특히 가발 화장품 등 비교적 값나가는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미용용품점이 표적이 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한인회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한인 점포 약 50곳이 약탈을 당했다. 특히 100여 곳의 한인 미용용품점 중 30%가 넘는 35곳이 피해를 봤으며 전체 피해 규모는 15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한인 동포는 1858m² 규모의 대형 매장 등 5개 매장이 한꺼번에 피해를 봤다. 나상규 펜실베이니아 뷰티서플라이협회장은 “트럭을 매장 뒷문에 대고 박스째 물건을 훔쳐 가는데도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며 “집에서 매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 약탈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샤론 황 필라델피아 한인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약국은 (약탈범들이) 전기톱으로 철문을 뜯어버리고 안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한인 미용용품점 약 600개 중 상당수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한인사회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마트들은 약탈을 대비해 통행금지 시간인 오후 6시보다 이른 오후 4시 반경 문을 닫았다. 윤덕민 뉴욕 뷰티서플라이협회장은 “아직 큰 피해는 없지만 백화점까지 털리는 마당이니 말 그대로 ‘밤새 안녕’이라는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뉴욕=박용 / 로스앤젤레스=윤수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무장 군(軍) 투입’ 등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이후 워싱턴 등에서는 인종차별 시위를 넘어 반(反)트럼프 시위로 번질 조짐도 나타났다. 3일(현지 시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시위에 연방 방위군을 동원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시위 대응을 둘러싼 미 행정부 내 내분 양상까지 드러나고 있다. 시위 8일째를 맞는 2일 워싱턴과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덴버 등 대도시의 주요 도로와 공원은 오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시위대의 물결로 뒤덮였다. 상당수가 통행금지가 지난 시점까지도 시위를 지속하며 자리를 지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워싱턴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뜨거워졌다. 백악관 앞에서는 통행금지가 시작된 오후 7시 이후에도 도로를 꽉 채운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낙선시키자(vote him out)”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계속했다. 이날 미 국방부가 연방군 병력 1600명을 워싱턴 인근에 배치시켰다고 밝히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이와 별도로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 전역으로는 29개 주에 약 2만 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위가 거세지자 에스퍼 장관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폭동진압법은 긴급사태에서만 발동하는 것인데 지금은 긴급사태가 아니다. 나는 폭동진압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폭동진압법을 발동하면 연방군을 시위 진압에 투입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에스퍼 장관은 “내 목표는 국방부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2일 뉴욕에서도 통금 시간인 오후 8시를 넘기고도 타임스스퀘어에 수백 명의 시위대가 남아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후 9시 반경 어퍼웨스트사이드에서 경찰이 시위대와 충돌하고 200명을 체포했다. 다만 대부분의 시위는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시애틀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열린 시위에는 흑인은 물론이고 백인과 어린아이, 노인 등이 참가했고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고 있는 방식의 조용한 시위를 이어갔다. 조지 플로이드 씨의 전 동거인인 록시 워싱턴 씨는 이날 플로이드 씨와의 사이에 낳은 6세 딸 지아나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딸은 이제 아빠가 없다”며 흐느꼈다. 플로이드 씨 추모 행사는 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해 8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린턴, 텍사스주 휴스턴 등지에서 열리며 장례식은 9일 휴스턴에서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2일 트위터에 “시위대가 평화롭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했고, 특히 뉴욕을 콕 찍어서 “완전히 통제 불능” “혼돈과 무법, 파괴에 점령당했다”고 비난하며 방위군을 투입하라고 종용하는 트윗을 연달아 올렸다. “천한 인간들과 패배자들(lowlifes and losers)이 당신들을 갈가리 찢어 놓고 있다”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3일 오전에도 “주 방위군이 준비됐다!” “법과 질서” 같은 트윗을 올렸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진압 방침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 뉴욕=박용 특파원}

미국 앨라배마주 최대 도시 버밍햄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 데이비드 김 씨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시위대의 공격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40년 동안 일궈온 김 씨의 잡화점은 불에 타버렸다. 이영준 전 버밍햄한인회장은 2일 “시위대가 건물 유리창을 깨고 불을 질렀다. 옷, 신발, 모자 등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고 전했다. 버밍햄의 주민 71%가 아프리카계다. 김 씨는 흑인 손님들과 ‘브러더’ ‘시스터’로 부르며 친근하게 지내 이웃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 복구 작업을 도운 한 백인 여성은 2일 김 씨 상점의 페이스북에 “오늘 김 씨를 도울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는 심지어 상처 입은 우리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줬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 내 인종차별 시위가 격화되면서 김 씨와 같은 한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들의 재산 피해는 99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20건 늘었다. 특히 가발 화장품 등 비교적 값나가는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미용용품점이 표적이 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한인회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한인 점포 약 50곳이 약탈을 당했다. 한 한인 동포의 경우 1858㎡ 규모의 대형 매장 등 5개의 매장이 한꺼번에 피해를 봤다. 65만 달러의 재산 피해를 입은 교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상규 펜실베이니아 뷰티서플라이 협회장은 “트럭을 매장 뒷문에 대고 박스째 물건을 훔쳐가는데도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며 “집에서 매장 CCTV를 통해 약탈을 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샤론 황 필라델피아 한인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약국은 (약탈범들이) 전기톱으로 철문을 뜯어버리고 안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한인 미용용품점 약 600개 가운데에도 상당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한인사회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마트들은 약탈을 대비해 통행금지 시간인 오후 6시보다 이른 오후 4시 반경 문을 닫았다. 마트 앞에서 만난 70대 한인 동포는 “세상이 흉흉해 집에만 있는다. 혹시 몰라 즉석밥과 라면 등 비상식품들을 미리 사뒀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경비원은 “약탈과 통행금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식료품과 휴지, 생수를 더 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덕민 뉴욕뷰티서플라이협회장은 “아직 큰 피해는 없지만 백화점까지 털리는 마당이니 말 그대로 ‘밤새 안녕’이라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1일(현지 시간) 오후 1시경 미국 뉴욕 맨해튼 ‘패션 1번지’ 소호(SOHO) 거리가 소음으로 요란했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발한 후 일부 시위대의 거듭된 약탈로 초토화된 주요 매장이 복구공사로 분주했다. 7년간 소호에서 옷가게를 운영해온 한인 디자이너 조너선 최 씨(25)는 전일 밤 몽클레어 매장에서 후드와 복면을 한 약탈자들과 마주했다. 그는 “누군가 망치, 방망이로 문을 뜯으면 대기하던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훔쳐 차를 타고 다음 가게로 이동했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사람들이 더 무서웠다”고 했다. 거리엔 베레모와 붉은 유니폼을 입은 자경단도 등장했다. 자경단 호세 메히아스 씨(44)는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며 단체 이름, 연락처, 기부 방법이 적힌 명함을 기자에게 건넸다. 소호 지역에서 만난 한 뉴욕 경찰관은 “오늘 밤 약탈이 또 있을지 모르니 어두워지기 전에 떠나라”고 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통행을 금지했다. 2일에는 통행금지 시작 시간을 오후 8시로 3시간 앞당긴다고 밝혔다. 이는 1943년 8월 백인 경찰관의 흑인 병사 총격 사건으로 할렘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벌어졌을 때 오후 10시 30분의 통금령을 내린 이후 7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제한 조치라고 CNN이 전했다. 경찰 병력도 4000명 증원했다. 반면 이날 낮 타임스스퀘어의 시위대는 ‘평화’와 ‘자정’을 강조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플로이드 씨가 사망 당시에 그랬듯 두 손을 뒤로 잡고 광장에 누워 경찰의 강경진압에 맞선 비폭력 메시지를 전했다. 플로이드 씨의 동생 테런스 씨는 ABC방송에 “약탈, 방화 등 지금 일어나는 일은 내 형제가 대변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 그는 평화전도사였다”고 호소했다. 비폭력을 강조하는 이 같은 움직임은 과격 시위가 자칫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대응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들도 시위대에 공감을 표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테런스 모너핸 뉴욕경찰국(NYPD) 국장은 1일 시위 현장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시위대의 손을 잡았다. 텍사스 포트워스의 에드 크라우스 경찰서장도 이날 무릎을 꿇고 시위대와 함께 기도했다. 한편 이날 미네소타 헤너핀 카운티 검시관은 플로이드 씨의 사인이 “경찰관의 제압과 억압, 목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폐기능 정지”라며 그의 죽음을 ‘살인’으로 분류해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플로이드 씨 유족이 실시한 독자 부검에서도 ‘지속적인 압박으로 인한 질식이 사망 원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경찰이 약탈 용의자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며 체포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등장했다. 이는 플로이드 씨가 숨질 때 경찰이 사용한 방식과 정확히 일치해 많은 시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또 플로리다주 브로워디 카운티의 검찰청은 페이스북에 시위대를 지목해 “동물원을 제외하고는 이런 동물들을 본 적이 없다”는 글을 올린 검사를 해고했다고 밝혔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유라 기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씨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커지는 가운데,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시위대 중 한 명이 경찰과 총격전 도중 사망했다. AP통신 등은 1일(현지 시간) 군경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시위대가 먼저 총을 쐈고, 이에 군경이 응사해 한 남성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26일 이후 경찰 총격에 시위대가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이 남성을 포함해 지금까지 시위 현장에서 최소 8명이 숨졌고 40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2시 반경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언스퀘어.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숨을 쉴 수가 없다” “백인의 침묵은 폭력이다”고 적힌 팻말을 든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쳤다. 뉴욕에서는 나흘째 시위가 열렸다. 지난달 26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31일 현재 수도 워싱턴, 로스앤젤레스(LA)를 포함해 140개 도시로 확산됐다. 이 중 워싱턴, LA 등 40개 도시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미네소타, 텍사스 등 최소 15개 주에는 수천 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이후 이렇게 많은 지방정부가 동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 시작은 평화집회, 어둠 내리자 돌변 지난달 30일 밤 뉴욕시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로 경찰관 33명이 다치고 경찰차 47대가 부서졌다. 31일 낮 시위 현장에서 참가자들은 “폭력이 아닌 메시지를 봐 달라”고 말했지만 시위대가 거리행진을 시작하자 상인들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오후 9시가 넘어 어둠이 깔리자 시위는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NYT에 따르면 오후 10시경 유니언스퀘어에서 이리저리 흩어진 시위대 중 일부가 쓰레기통에 불을 질러 화염이 2층 높이까지 솟구쳤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딸인 키아라 더블라지오도 지난달 29일 집회에 참여해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그는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다. 워싱턴도 어둠이 내리자 전쟁터로 바뀌었다. 오후 10시 반경 백악관 주변 건물에 화염이 일고 헬리콥터가 날아다녔다. 오후 11시 통행금지 시간이 다가오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약 500명의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백악관 주변 기념품 상점 건물은 욕설과 분노를 표출하는 낙서로 가득 찼다. ○ 새벽까지 약탈 이어져 워싱턴과 15개 주에 주 방위군이 배치됐지만 심야의 약탈을 막지 못했다. 명품 상점이 몰려 있는 뉴욕 소호거리에서 약탈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마스크와 후드를 쓴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문을 막은 나무판자를 떼고 샤넬, 루이비통 등의 매장을 털어갔다. 유니언스퀘어에서는 일부 시민들의 제지에도 청년들이 전자제품 가게를 약탈해 양손 가득 물건을 들고 나오는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LA 인근 롱비치와 샌타모니카의 쇼핑몰과 상점들은 대낮에도 약탈을 당했다. 시위대와 시민 간 충돌도 발생했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는 한 백인 남성이 활과 화살을 들고 차량 밖으로 나와 시위대를 겨냥했다는 이유로 집단 구타를 당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마체테(날이 넓은 긴 칼)를 휘두른 남성이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했다. 미니애폴리스 외곽 고속도로에서는 트럭 운전사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돌진시키는 일도 있었다. ○ 폭력시위 배후 조사 나선 경찰 당국 NYT에 따르면 존 밀러 뉴욕경찰(NYPD) 대테러 정보 담당 부국장은 무정부주의자들이 암호화된 메시지 앱을 이용해 보석금을 모금하고 의료진을 모집하는 등 경찰과의 충돌을 대비하며 폭력시위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휘발유, 돌, 병 등 시위 장비를 조달하는 경로를 마련하고 자전거 대원들이 선발대 역할을 하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경찰과 시위대도 곳곳에서 충돌했다. 전날 뉴욕 브루클린 프로스펙트 공원 인근에서는 경찰차가 바리케이드를 밀고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대학생 2명에게 전기충격기를 사용하고 차에서 끌어내린 애틀랜타 경찰관 2명은 이날 면직됐다. 반면 일부 경찰관은 시위대에 동조하고 있다. 뉴욕 퀸스와 미주리주 퍼거슨 등지에서 경찰관들이 시위대와 함께 한쪽 무릎을 꿇고 플로이드 씨를 추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CNN 등이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뉴욕 유니언스퀘어의 시위대들은 다닥다닥 붙어 연설을 들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까지 벗고 소리를 질렀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워싱턴=김정안·이정은 특파원}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줄곧 ‘좌파’로 비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좌파 단체 ‘안티파’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뜻을 밝혔다. 11월 대선에서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키기 위해 좌파 단체를 이용한 이념 및 문화 전쟁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미국인의 친구로서 이번 비극을 악용하는 이들에게 단호히 반대한다. 증오와 혼란이 아닌 치유와 정의로 대처하는 것이 내 임무”라며 “안티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의 줄임말로 1946년 나치즘에 반대한다는 독일어 표현에서 유래했다. 미국에서는 2007년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로즈시티 안티파’란 단체가 결성되면서 세력을 키웠다. 지도자, 회원 규모, 조직의 실체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재, 동성애,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등을 반대한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경찰 등 공권력 해체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무정부주의자와도 비슷하다. 상당수는 검은 옷을 즐겨 입고 마스크를 쓴다. 안티파는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19세기 남북전쟁 당시 남군을 이끌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에 항의하며 극우파와 네오나치들이 시위를 벌이자 ‘맞불 시위’를 주도하며 관심을 모았다. 극우 언론인 공격,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우파 작가 행사 취소 등에도 이들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 상당한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가 테러집단을 지정하고 제재할 법적 권한은 외국 단체에 국한돼 있다. 무엇보다 미국 내 특정 조직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거듭된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숙한 대처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안티파 위협을 과장한다고 본다. 안티파에 관한 책을 집필한 작가 마크 브레이는 워싱턴포스트(WP)에 “안티파는 조직이 아닌 이념에 가깝다. 이들이 폭력 시위를 배후 조종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아들 배런은 지난달 29일 밤 일부 시위대가 워싱턴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자 ‘지하 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PEOC·Presidential Emergency Operations Center)에 약 1시간 머물렀다. PEOC는 테러 등 위기 때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피신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2001년 9·11테러 당시 딕 체니 부통령 부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이곳으로 피신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남부 플로리다를 방문하고 있었다.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보안 강화를 위해 전 직원에게 출입증을 잘 보관하고, 재택근무를 최대한 활용하라는 안내문도 보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이윤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