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

박용 기자

동아일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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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용 기자입니다.

parky@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칼럼97%
사설/칼럼3%
  • 트럼프 ‘마이너스 금리’ 압박에… 파월 “더 좋은 도구 있다” 선그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팬이 있다는 걸 알지만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조치는 아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수장 제롬 파월 의장(사진)이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마이너스 금리’ 요구에 퇴짜를 놓았다. 과감한 양적완화 조치로 시장이 상당 부분 안정된 상황에서 ‘마이너스 금리’ 실험을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주최 화상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의 실효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며 “우리는 (다른) 좋은 도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CNBC ‘파워 런치’에 출연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현 시점에서 적극적인 논의도 없고 내가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고조되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다른 나라들이 마이너스 금리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연준에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하지만 연준은 유럽과 일본에서 경기 개선 효과를 보지 못했던 마이너스 금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반등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투자자(CIO)는 최근 “재무부가 단기 채권을 발행해 너무 많은 차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마이너스 금리’ 요구를 외면한 파월 의장은 행정부와 의회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경제) 회복이 탄력을 받으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며 “추가 재정지원은 비용이 클 수 있지만 장기적 경제 피해를 피하고 강력한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그럴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전날 내놓은 3조 달러 규모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4∼6월) 성장률을 기존 연율 기준 ‘마이너스(―) 34%’에서 ―39%로 조정했다. 실업률도 15%에서 2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3분기(7∼9월) 성장률은 기존 19%에 29%로 상향 조정해 ‘V자 형태’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분기 성장률이 ―32%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는 9%, 4분기(10∼12월)는 6.9%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응답자들의 68.3%는 경기 회복이 ‘V자형’이나 ‘U자형’보다 훨씬 더딘 나이키 로고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의 ‘침체 장기화’ 발언 이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7% 내리며 사흘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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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서만 100명… 어린이 괴질 급속 확산

    “처음에는 눈이 시뻘게지더니, 점점 알 수 없는 이상한 통증이 생겼어요. 정말 무서웠습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레아 양(14)에게 일주일 전 나타난 증세다. 레아는 혈압마저 급격히 떨어지는 심부전 증세로 집 인근 아동병원의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병원 측은 “최근 아동들에게 유행하는 원인불명의 염증 증후군”이라고 진단 내렸다고 미 ABC뉴스는 전했다. 전 세계에서 고열과 발진 등을 동반한 중증 염증성 질환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질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어 어린이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런던의 어린이 8명에게서 원인 불명의 염증성 질환이 나타난 후 14일 현재까지 영국에서 100명이 넘는 아동이 관련 증세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들은 고열, 발진, 통증과 함께 배탈, 안구 충혈, 혈관염증 등이 생겼다. 주로 5세 미만 영유아의 피부와 점막에 급성염증을 발생시키는 ‘가와사키병’과 증세가 비슷했다. 심할 경우 심부전, 호흡곤란,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치명적 염증을 동반한 ‘독성쇼크’도 함께 나타났다. 이 질환에 걸린 아이 중 일부는 인공호흡 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고, 영국에서 14세 소년 1명이 13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등 유럽 5개국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 어린이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에서도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3일 주 보건 당국이 어린이 염증 질환 102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 환자들의 60%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40%는 항체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뉴저지, 조지아 등 15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뉴욕주에는 지난주 5세, 7세 어린이와 18세 청소년이 이 질환으로 숨졌다. 이탈리아 의료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질환의 원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의 파파 조반니23병원 소속 연구팀이 2∼4월 해당 염증증후군 어린이 환자 10명을 분석한 결과 8명은 코로나19 항체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환자들은 평균 7세로, 혈소판 수와 백혈구가 감소하는 전형적인 코로나19 감염 증세를 보였다. 10명 중 5명은 독성 쇼크가 추가되는 등 기존 가와사키병보다 증세가 심각했다. 예전에는 가와사키병 혹은 유사 증세를 보인 어린이 환자가 3개월에 한 번꼴로 발생할 만큼 희소한 병이었지만 최근에는 6일에 한 번꼴로 나타나 발병률이 30배로 늘어났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 1000명 중 1명이 해당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로렌조 단티가 박사는 “각국 정부는 봉쇄령을 해제하려 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 런던대 리즈 휘태커 연구팀도 이 질환이 △어린이들이 코로나19 감염 후 항체를 축적하는 면역 과정에서 유발되고 △5세 미만이 주로 걸리는 가와사키병과 달리 5∼16세에서도 발생하며 △지역 내 코로나19 정점 도달 후 3∼4주간 중점적으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어린이 감염 사례는 국가별로 전체 확진자의 1∼2%에 불과했다. 그러나 새로운 질환이 코로나19와 관련이 깊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면서 ‘어린이는 코로나19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생각이 근원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해당 질환을 어떻게 정의하고 치료할지에 대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해당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4일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되거나 알려진 바는 없다. 주의 깊게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환자 중 혈전에 의한 합병증 자료를 취합해 검토해볼 계획이다. 김윤경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앞으로 국내외 추세를 지켜보며 코로나19와 연관 고리가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강동웅 기자}

    •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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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자 298만 명…8주간 3649만 여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전역에서 지난주 시장 예상을 웃도는 298만 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이로써 3월 중순 이후 8주간 3649만2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미국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지난주(3~9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가 298만100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250만~270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지난 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4월26~5월2일)보다 19만5000명이 줄어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령으로 3월 셋째 주(15~21일) 330만7000건으로 급등한 이후 7주 만에 처음으로 3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예상보다 나쁜 수치는 식당과 소매업체들의 대부분이 문을 닫고 미국인들이 소비을 하지 않고 집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날 “경제의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며 “연소득 4만 달러 이하 가구 중 40%가 2월 이후로 실직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이 실업대란의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4월 한 달간 실업자가 2050만 명 발생했고 실업률도 14.7%로 급등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실업률이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2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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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유럽서 ‘염증성 질환’ 어린이들에 확산…“코로나와 연관있는 듯”

    유럽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이는 중증 염증성 질환 증상이 어린이들에게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질환이 코로나19에서 비롯됐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어 어린이들도 코로나19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런던 거주 어린이 8명에게서 원인 불명의 염증성 질환이 나타난 후 14일 현재까지 영국에서 100명이 넘는 아동이 관련 증세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들은 고열, 발진, 통증과 함께 배탈, 안구충혈, 혈관염증 등이 생겼고 심장이 붓기도 했다. 주로 5세 미만 영유아의 피부와 점막에 급성염증을 발생시키는 ‘가와사키병’과 증세가 비슷하다. 심할 경우 심부전, 호흡곤란,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치명적 염증을 동반한 ‘독성쇼크증후군’이 함께 나타났다. 이 질환에 걸린 아이 중 일부는 인공호흡 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고, 그 결과 14세 영국 소년 1명은 13일 사망했다. 이 소년은 평소 건강하고 아무 기저질환이 없었다고 AFP는 전했다. 영국 외에도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등 5개 유럽국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 어린이 환자가 속속 발생했다. 미국에서도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3일(현지시간) 주 보건 당국이 어린이 염증 질환 102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린이 환자들의 60%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40%는 항체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환자들이 몇 주 전에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외에 코네티컷, 뉴저지, 델라웨어,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15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주 뉴욕주에는 5세, 7세 어린이와 18세 청소년이 이 질환으로 숨졌다. 이탈리아 의료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질환의 원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의 파파 조반니23병원 소속 연구팀이 2~4월 해당 염증증후군 어린이 환자 10명을 분석한 결과 8명은 코로나19 항체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또 환자들은 백혈구 혈소판 수가 감소하는 전형적인 코로나 감염 증세를 보였으며, 10명 중 5명은 독성쇼크가 추가되는 등 기존 가와사키병보다 증세가 심각했다. 3개월에 1번 꼴로 발생하던 가와사키병 혹은 유사 증세 어린이 환자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6일에 한 번꼴로 나타난 것도 이 질환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 1000명 중 1명이 해당 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집중치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팀 소속 로렌조 단티가 박사는 “각국 정부는 봉쇄령 해제 정책을 펼 때 이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13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됐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대 리즈 휘태커 연구팀도 이날 이 질환이 △코로나 감염 후 항체를 축적하는 면역과정에서 유발되고 △5세 미만이 주로 걸리는 가와사키병과 달리 5~16세에도 발생하며 △지역 내 코로나 정점 도달 이후 3~4주 간 중점 발생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어린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각 나라마다 전체 감염자의 1, 2%에 불과했다. 폐의 수용체가 어린이는 상대적으로 적고, 면역체계가 어른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더 강하다는 것이 이유로 제시됐다. 그러나 새로운 질환이 코로나19와 관련이 깊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어린이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생각이 근원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많은 국가들이 봉쇄령 완화조치의 첫 단계로 개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 질환이 퍼지면 큰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코로나 사태에서 아이들이 보이지 않은 ‘코로나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독일 보건당국이 1세부터 100세까지 4000명의 환자에게서 방출되는 바이러스 양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 연령과 상관없이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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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사투 뉴욕 한인사회… 무료 항체 검사에 현금 지원까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시에서 한식당을 개업한 한인 동포 김영순(가명·51·여) 씨. 식당 문을 열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3월 22일부터 뉴욕주 전역에 봉쇄 명령이 내려진 후 매출이 개업 초보다 90%나 급감했다. 김 씨는 현재 한 달 1만4000달러의 가게 임차료, 1700달러의 아파트 월세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 2명도 내보냈다. 남편이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본인이 주문을 받아 배달음식만 판매한다. 하루에 100달러를 채 벌지 못하는 날이 태반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손님들이 예전처럼 식당에 찾아올지 모르겠다. 나처럼 간신히 버티는 동포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 큰 문제는 뉴욕 일대에 미 연방정부의 코로나19 지원을 받을 자격이 없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처럼 벼랑 끝에 몰린 동포들을 위해 약 20만 명의 뉴욕 한인사회 전체가 나섰다. 어려울 때 서로 돕는 ‘환난상휼(患難相恤)’ 정신으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동포들을 돕겠다며 마스크와 쌀 등 생필품 보급, 코로나19 무료 항체 검사 실시, 현금 지원 등을 아끼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경제난에 울고 뉴욕한인회는 3월 31일 코로나19 사태로 생계가 막막한 한인 동포들에게 쌀을 보내주겠다는 안내문을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뉴욕총영사관 직원들이 보내준 쌀 173포대 중 일부를 동포들에게 우편으로 직접 보내주기로 한 것이다. 공고문이 걸리자마자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준비한 쌀도 단 하루 만에 동이 났다. 신영주 뉴욕한인회 본부장은 “어려운 한인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아직까지 쌀을 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온다”고 말했다. 뉴욕 일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수천 명씩 쏟아져 나오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속출하자 뉴욕한인회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동포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밀려들었다. 한 여성 동포는 “홀로 음식점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는데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일자리를 잃고 무릎까지 다쳐 움직일 수도 없다”며 호소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거주하던 한 60대 한인 남성은 뉴욕의 한 병원에서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독감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증상이 심각해지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미 늦었다. 뉴욕시의 병상이 부족해 헬리콥터로 주도(州都) 올버니 병원까지 이송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안타까운 죽음이 알려졌지만 그의 시신을 인수할 가족과 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신 본부장은 “가족 없이 홀로 사망하면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될 수밖에 없다. 연락이 끊긴 친척이나 친구를 찾아달라는 전화가 한국에서도 걸려온다”며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 및 혐오 범죄도 한인들을 힘들게 한다. 뉴욕시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월부터 지난달 16일까지 248건의 코로나19 관련 혐오 범죄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동양인 대상 차별 신고가 1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건)의 21배에 달했다. 일부 한인은 봉쇄령으로 인적이 끊긴 도심에서 강력 범죄자의 목표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맨해튼 도심에 있는 뉴욕한인회관에도 2번이나 도둑이 들어 경찰이 출동했다. ○ 항체 검사 한인 20%가 항체 검출 뉴욕 한인 의사들은 영어가 서툴거나 의료보험 및 주치의가 없는 한인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뉴욕한인의사협회, 재미한인의사협회 뉴욕지부 등에 속한 500여 명의 한인 의사와 의대생들은 3월 말 ‘코로나19 대응 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도 돈과 언어 장벽으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는 동포들에게 한국어 상담 및 진료 안내를 해주는 핫라인 전화부터 개설했다. ‘의료보험이 없어 치료비가 막막하다’는 동포들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이현지 뉴욕한인의사협회 회장은 “많을 때는 뉴욕뿐 아니라 미 전역에서 하루 150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다. 한인 의사들은 지난달 25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진단이나 항체 검사를 받기 어려운 한인들을 돕기 위해 한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항체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항체 검사는 혈액 속의 항체를 검사하는 일종의 ‘혈청검사’다. 진단이 빠르고 무증상 감염자도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은 한인 유통업체 ‘H마트’의 기부금 3000달러 등 총 2만 달러의 성금을 모아 1000명분의 신속 검사 장비를 마련했다. 지난달 25일 동포들이 많이 사는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에서 300여 명을 검사했고, 이달 2일과 9일에는 뉴욕 퀸스 지역에서 약 700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했다. 2일과 9일 각각 400명과 278명에게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각각 22%, 24%에게서 항체가 발견됐다. 항체 검사를 받은 한인 가운데 최소 5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걸렸거나 걸린 적이 있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뉴욕시 평균(21%)과 비슷한 수치”라고 했다. ○ 불법 체류자 현금 지원까지 한인사회는 합법적 체류 신분이 없는 한인들을 위한 현금 지원을 시도하고 있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뉴욕 일대에만 약 5만 명의 한국계 불법 체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음식점, 손톱손질 가게, 세탁소 등에서 일하지만 연방정부가 주는 1인당 1200달러의 현금 및 주당 600달러 추가 실업급여 지원, 중소기업 급여보호대출(PPP)을 받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경제적으로 타격이 가장 큰 계층으로 꼽힌다. 한인 시민단체 ‘21희망재단’의 변종덕 이사장은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신분이 불안정한 이들에게 1인당 500달러의 현금을 주기 위해서다. 또 다른 시민단체 ‘민권센터’도 기금을 모아 1인당 400달러, 부부 800달러, 자녀 1인당 200달러 등 약 1000가구에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갑송 민권센터 국장은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류 미비’ 동포들에게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한인사회의 ‘현금 지급 실험’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한인사회의 결속력을 탄탄하게 만들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취지 자체에는 모두 공감한다. 다만 기금을 모으는 과정, 지원이 꼭 필요한 서류 미비자를 선별하는 일이 어려워 중복 지급 및 부정 수급 논란이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국장은 “현금 지원 대상의 기준을 ‘미성년 입국자 추방 유예(DACA·다카) 제도’, 서류 미비자 중 운전면허 취득 지원 대상자 등으로 만들어 선정하려 한다. 약 150명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 코로나19로 다시 뭉친 한인사회 코로나19 사태가 한인사회를 다시 뭉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플러싱 상공회의소 등은 움직이기 힘든 노약자 등에게 식료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인 시민단체인 민권센터와 시민참여센터는 뉴욕주 실업수당, 연방정부의 1인당 1200달러 현금 지원 방안 등을 우리말로 소개하는 자료와 동영상을 제작하고 상담 직통 전화도 개설했다. 에스더하재단은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신건강 상담을 해준다. 마스크와 방호복 기부도 이어졌다. 한인 2세들이 설립한 자선재단 ‘내일재단’은 50만 달러 상당의 한국산 의료용 방호복 2000벌을 한인 밀집 지역인 퀸스의 엘름허스트 병원에 기증했다. 솔로몬보험그룹, 뉴저지주 솔블랑 디자인, 주얼리 회사 시에테 등도 마스크를 기부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신한금융, 코로나19 진단장비 생산회사 씨젠 등은 한인의사협회연합에 5000명분의 검사 장비를 후원했다.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아메리카 등은 만두와 의료용 마스크 등을 기부했다. 뉴욕문화원은 웹사이트에서 ‘내부자들’ ‘말모이’ ‘사도’ 등 한국 영화 10편을 무료로 보여주는 ‘온라인 한국영화 상영회’를 6월 말까지 진행한다. 자택 격리에 지친 한인 동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서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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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이후, 中장악 시장에 다른 국가도 진출 가능성 열릴것”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다른 나라가 들어갈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59)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48)는 12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 체인의 변화를 이렇게 전망했다. 국제 분업 구조가 붕괴하기보다는 더 다양해질 것이며, 이는 특히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는 시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에는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부부 경제학자인 이들은 19일 서울에서 열리는 ‘2020 동아국제금융포럼’의 기조 연사로 참석한다. 올해 포럼은 방역을 위해 미국과 한국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한다. 행사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위기 이후 전개될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은 어떤 모습일까.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시기에 세계 경제를 예측하려고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사회적 신뢰와 문제 해결 능력의 위기, 심각한 양극화가 존재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번 위기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달라질 것이다.” ―‘V자’ 형태의 신속한 경제 회복은 가능한가. “백신이 개발되고, 형편없는 정책들 때문에 위기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지만 않는다면 과거 역사를 볼 때 매우 빠른 반등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사람들이 계속 소비를 할 수 있고 엄청난 수요 감소에 따른 불황도 피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세계화 때문에 더 급속히 확산됐다는 지적이 있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진 건 사람들의 빈번한 이동 때문이다. 국제무역 자체는 이번 확산과 관련이 없다. (세계화의 순작용인) 글로벌 공조는 ‘코마 상태’인 세계 경제가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세계화에 반하는 사례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글로벌 공급 체인의 변화가 예상된다. “기업들 입장에선 글로벌 공급 체인에서 얻는 이득이 너무 크다.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가지 시나리오는 기업들이 앞으로 자사 부품 공급처를 어느 한 국가―특히 중국―에 의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일부 시장에 다른 국가들이 침투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다.” 바네르지 교수는 “한국이 가진 불리한 점으로 중국과의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꼽았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느냐는 질문에 “수출국이든 수입국이든 다변화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어떤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보는가.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덴마크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의 소국인 토고 사례도 있다. 이 국가들에서는 정부에 대한 집단적 신뢰가 강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포용적 사회정신을 공유하며 다시 뭉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 미국, 아마 프랑스와 같은 나라들은 미숙한 대응 때문에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낮아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들의 힘을 모으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 ―미국이 경제 재개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을 따르지 않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려는 무계획적인 시도는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미 육가공 업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육류 가공 기업들은 대통령의 ‘필수 서비스’ 선언으로 보호를 받으면서도 노동자 보호 조치는 별로 하지 않았다. 일부 공장은 집단 감염지가 됐다. 많은 미국 기업의 DNA에는 노동자 보호 개념이 없다. 정부가 나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상당한 시간을 잃어버릴지 모른다.” ―미국 실업률이 25%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실업급여 청구자 수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문제는 많은 실직자가 미래를 너무 걱정해 경제 활동이 가능해진 뒤에도 소비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일자리는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행정부, 의회,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더 오래 실업수당과 건강보험을 보장하는 일이다. 그러지 않으면 지금의 위기는 더 크게 부풀어 오를 것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한 3월 중순 이후 7주간 3350만 명이 신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상 초유의 ‘실업 대란’이 일어났다. 미 연방정부는 실직자들에게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신속한 조치와 효과적인 접촉자 추적 관리는 놀라운 본보기다. 미국은 이런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보건 측면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보여줬다. 이런 노력이 경제에도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은 고용보험 확대, 소규모 자영업자 지원 등의 조치를 했다. 이는 많은 국가가 한 일들이다. 적자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이런 조치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퓰리즘적 현금 살포’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런 함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꽤 많다. 꼭 필요할 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들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돈을 유용하게 쓰고, 일도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사회보장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을 안주하게 만들 것이라는 두려움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었다.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야말로 이런 가정을 재고할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이 글로벌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는데…. “수익이나 생산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후생을 존중하는 사회 구축 방안에 대한 지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다. 단기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새로운 규칙을 터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미국의 위기가 악화된 것은 기업들이 이익 극대화와 기업 가치 분배에만 지나치게 몰두하고 노동자와 사회 구성원 보호에 충분한 관심을 쏟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한국은 더 나은 균형을 찾는 방법을 세계에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양극화와 사회 갈등을 막기 위한 방법은…. “경기 침체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키는 조치를 해야 한다. 물론 모든 국가가 이런 조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동등하게 갖고 있진 않다. 지원 확대 조치를 너무 일찍 중단하면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 소감으로 “라듐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마리 퀴리는 상금으로 라듐 원소 1그램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본인만의 ‘라듐’을 찾았나. “현 시대의 ‘라듐’은 세계 각지에서 연구 중인 젊은 연구자들이다. 우리는 상금 전액을 빈곤 퇴치를 위한 혁신적 해법 연구를 지원하는 ‘바이스펀드’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재단 창업자인 앤디 바이스가 우리가 기부한 약 100만 달러에 더해 5000만 달러를 매칭 펀드로 기부하기로 했다.”(뒤플로 교수) 인도 출신인 바네르지 교수는 인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도 조언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두 부부가 집에서 함께 연구할 시간이 늘지 않았을까. 답변은 평범한 부부들과 같았다. 이들은 “6세, 8세 아이 2명이 있는데, 많은 시간과 관심을 줘야 하는 시기여서 연구에 쏟는 시간이 이전보다 엄청나게 줄었다”며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는△1961년 인도 뭄바이 출생 △1981년 인도 콜카타대 졸업(경제학) △1988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1988∼1992년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조교수 △1992∼1993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조교수 △1994년∼현재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Poor Economics)’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Good Economics for Hard Times)’ 등 저술(뒤플로 교수와 공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는△1972년 프랑스 파리 출생 △1994년 파리고등사범학교 졸업(역사학, 경제학) △1999년 MIT 경제학 박사 △1999∼2002년 MIT 조교수 △2002년∼현재 MIT 종신교수(최연소 임용) △2010년 존 클라크 메달 수상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두 번째 여성 수상자이자 역대 최연소 수상자)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 동아국제금융포럼 19일 오전 8시 서울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동아일보 유튜브 채널 www.bit.ly/dongafinance로 온라인 생중계)}

    •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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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글로벌 리더 역할 제안’에…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다른 나라가 들어갈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59)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48)는 12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체인의 변화를 이렇게 전망했다. 국제 분업 구조가 붕괴하기보다는 더 다양화될 것이며, 이는 특히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는 시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에는 기회요인이기도 하다. 부부 경제학자인 이들은 19일 서울에서 열리는 ‘2020 동아국제금융포럼’의 기조 연사로 참석한다. 올해 포럼은 방역을 위해 미국과 한국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한다. 행사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위기 이후 전개될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은 어떤 모습일까.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시기에 세계 경제를 예측하려고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사회적 신뢰와 문제해결 능력의 위기, 심각한 양극화가 존재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번 위기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달라질 것이다.”― ‘V자’ 형태의 신속한 경제 회복은 가능한가.“백신이 개발되고, 형편없는 정책들 때문에 위기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지만 않는다면 과거 역사를 볼 때 매우 빠른 반등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사람들이 계속 소비를 할 수 있고 엄청난 수요 감소에 따른 불황도 피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세계화 때문에 더 급속히 확산됐다는 지적이 있다.“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진 건 사람들의 빈번한 이동 때문이다. 국제무역 자체는 이번 확산과 관련이 없다. (세계화의 순작용인) 글로벌 공조는 ‘코마 상태’인 세계 경제가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세계화에 반하는 사례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글로벌 공급체인의 변화가 예상된다. “기업들 입장에선 글로벌 공급체인에서 얻는 이득이 너무 크다.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가지 시나리오는 기업들이 앞으로 자사 부품 공급처를 어느 한 국가-특히 중국-에 의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일부 시장에 다른 국가들이 침투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다.” 바네르지 교수는 “한국이 가진 불리한 점으로 중국과의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꼽았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느냐는 질문에 “수출국이든 수입국이든 다변화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 어떤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보는가.“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덴마크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의 소국인 토고 사례도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정부에 대한 집단적 신뢰가 강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포용적 사회정신을 공유하며 다시 뭉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 미국, 아마 프랑스와 같은 나라들은 미숙한 대응 때문에 제도에 대한 신뢰가 더욱 낮아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들의 힘을 모으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 ― 미국이 경제 재개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을 따르지 않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려는 무계획적인 시도는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미 육가공업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육류 가공기업들은 대통령의 ‘필수 서비스’ 선언으로 보호를 받으면서도 노동자 보호 조치는 별로 하지 않았다. 일부 공장은 집단 감염지가 됐다. 많은 미국 기업들의 DNA에는 노동자 보호 개념이 없다. 정부가 나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상당한 시간을 잃어버릴지 모른다.”― 미국 실업률이 25%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실업급여 청구자 수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문제는 많은 실직자들이 미래를 너무 걱정해 경제 활동이 가능해진 뒤에도 소비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일자리는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행정부, 의회,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더 오래 실업수당과 건강보험을 보장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위기는 더 크게 부풀어 오를 것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한 3월 중순 이후 7주간 3350만 명이 신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상 초유의 ‘실업대란’이 일어났다. 미 연방정부는 실직자들에게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 한국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신속한 조치와 효과적인 접촉자 추적 관리는 놀라운 본보기다. 미국은 이런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보건 측면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보여줬다. 이런 노력이 경제에도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은 고용보험 확대, 소규모 자영업자 지원 등의 조치를 했다. 이는 많은 국가들이 한 일들이다. 적자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이런 조치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이 글로벌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는데. “수익이나 생산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후생을 존중하는 사회 구축 방안에 대한 지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다. 단기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새로운 규칙을 터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미국의 위기가 악화된 것은 기업들이 이익 극대화와 기업가치 분배에만 지나치게 몰두하고 노동자와 사회 구성원 보호에 충분한 관심을 쏟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한국은 더 나은 균형을 찾는 방법을 세계에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 한국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야할지, 선별 지급해야할지 논란이 있었다. “통계가 열악하고 이행 능력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모두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소득’이 더 나은 선택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보다 부유하고 복잡한 사회는 대상자를 선별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가난한 국가들에 ‘보편적 초(超)기본소득’을, 부유한 나라들에는 더 정교한 ‘표적 대응(targeted response)’을 제안한 바 있다.”― ‘포퓰리즘적 현금 살포’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런 함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꽤 많다. 꼭 필요할 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들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돈을 유용하게 쓰고, 일도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사회보장 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을 안주하게 만들 것이라는 두려움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었다.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야말로 이런 가정을 재고할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코로나19에 따른 양극화와 사회 갈등을 막기 위한 방법은? “경기 침체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키는 조치를 해야 한다. 물론 모든 국가가 이런 조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동등하게 갖고 있진 않다. 지원 확대 조치를 너무 일찍 중단하면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다.”― 저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Good Economics for Hard Times)’이 출간됐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뉴노멀 시대’에 좋은 경제학은 어떤 의미인가. “‘좋은 경제학’은 이념이 아니라 사실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겸손하다. 선지자 행세를 하긴 하지만 세계의 복잡성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도 한다. 지금처럼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이런 경제학이 필요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 소감으로 “라듐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마리 퀴리는 상금으로 1그램의 라듐 원소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본인만의 ‘라듐’을 찾았나. (뒤플로 교수) “현 시대의 ‘라듐’은 세계 각지에서 연구 중인 젊은 연구자들이다. 우리는 상금 전액을 빈곤 퇴치를 위한 혁신적 해법 연구를 지원하는 ‘바이스펀드’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재단 창업자인 앤디 바이스 씨가 우리가 기부한 약 100만 달러에 더해 5000만 달러를 매칭 펀드로 기부하기로 했다.” 인도 출신인 바네르지 교수는 인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도 조언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두 부부가 집에서 함께 연구할 시간이 늘지 않았을까. 답변은 평범한 부부들과 같았다. 이들은 “6살과 8살 2명의 아이가 있는데,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아야 하는 시기여서 연구에 쏟는 시간이 이전보다 엄청나게 줄었다”며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는△1961년 인도 뭄바이 출생 △1981년 인도 콜카타대 졸업(경제학) △1988년 미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1988~1992년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조교수 △1992~1993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조교수 △1994~현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Poor Economics)’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Good Economics for Hard Times)’ 등 저술(뒤플로 교수와 공저)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는△1972년 프랑스 파리 출생 △1994년 파리고등사범학교 졸업(역사학 경제학) △1999년 MIT 경제학 박사 △1999~2002 MIT대 조교수 △2002~현재 MIT대 종신교수(최연소 임용) △2010년 존 클라크 메달 수상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두 번째 여성 수상자이자 역대 최연소 수상자)}

    •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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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중국 마음에 안들어… 무역 재협상 관심없다”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싸고 격렬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합의 재협상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1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중국계 기자와도 거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무역합의를 더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재협상을 하고 싶어 한다는 보도가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합의에 서명했다”며 “나는 관심이 없다. 그들이 서명한 합의를 지키는지 두고 보자”고 일축했다. 중국 해커들이 코로나19 백신 연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 주요 연구소와 대학을 공격했다는 보도에는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코로나19를) 근원부터 막았어야 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 도중 웨이자 장 CBS 기자와 거세게 대립했다. 장 기자가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횟수를 자랑하지만 많은 미국인이 숨졌다’고 하자 그는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중국에 물어봐야 할 질문이고 내게 묻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장 기자가 ‘왜 중국에 물어봐야 하느냐’고 재차 묻자 “그런 끔찍한 질문을 하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말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회견을 중단하고 자리를 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중국계와 여성을 모두 차별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듭 강조하며 ‘배상’을 언급했다. 대중 강경파로 유명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에 수조 달러의 피해를 줬다. 미국인들은 어떤 형태로든 손해배상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내부의 조언자들은 ‘기존 무역합의를 무효화하고 중국에 유리한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당국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덮기 위해 중국을 모함하고 있다. 상황이 변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참모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나는 모든 이와 꽤 멀리 떨어져 있고 다른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수십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승리했다”고도 주장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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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므누신 “美실업률, 대공황 수준 25% 근접할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미국 경제가 상당 기간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미국 당국자들의 경고가 쏟아졌다. 미국의 경기 상황은 해외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의 회복 여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일(현지 시간) ABC방송에서 “불행하게도 일자리 전선에서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1년 혹은 2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일시 해고된 노동자 등을 모두 포함한 실질 실업률이 1930년대 대공황 수준인 25%에 근접할 수 있다”며 “매우 나쁜 2분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사탕발림하고 싶지는 않다. 5월 일자리 수치 또한 매우 나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미 수출은 한국 전체 수출의 13.5%, 수입은 12.3%를 차지했다. 특히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제조업 수출 비중이 커 국내 실물경기와 연관성이 크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경제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정상화될지 온 세계가 마음 졸이며 지켜볼 일”이라고 언급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

    •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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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있을수 없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며 차기 대선 주자급으로 부상한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63)가 10일(현지 시간) ‘어머니의 날’을 맞아 특별한 코로나19 정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회견 말미에 화상으로 모친 마틸다 여사(89)를 깜짝 연결한 후 “어머니의 날을 맞아서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한다. 어머니와 함께 있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제가 어머니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연거푸 강조했다. 미 최대 피해 지역의 주지사로서 많은 사람과 만나는 자신이 어머니를 만난다면 어머니가 감염 위험에 처할 수 있어서 만나러 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쿠오모 주지사는 3월 코로나19 취약계층인 70세 이상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해 고령자가 있는 곳으로의 방문 등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소위 ‘마틸다법’으로 불리는 이 법을 만든 자신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어길 수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마틸다 여사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며 당장 만날 수 없는 아들을 이해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너와 네 아름다운 딸들이 많이 보고 싶다.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난 복이 많다. 오늘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세 딸 중 막내 미케일라(23)는 기자회견에서 부친의 오른쪽에 배석했다. 쌍둥이 카라와 머라이어(25)는 화상으로 할머니에게 인사했다. 교사 출신인 마틸다 여사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3선(選) 뉴욕 주지사로 재직한 남편 마리오(1932∼2015)와의 사이에 2남 3녀를 뒀다. 장남 앤드루도 남편에 이어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1999년 청소년 보호에 관한 책도 출간했다. 그 공로로 2017년 ‘미 여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쿠오모 주지사는 3월 CNN 앵커인 남동생 크리스(50)가 진행하는 생방송에 출연해 둘 중 누가 더 사랑받는 아들인지를 놓고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그는 이날도 “어머니는 말씀하시길 원치 않겠지만 내가 제일 사랑받는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계 앤디 김 하원의원(38·민주·뉴저지)도 ‘어머니의 날’ e메일에서 경남 밀양 출신인 모친 장재순 씨(67)가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자신을 키운 사연, 자신의 의원 선서식에서 어머니가 눈물을 흘린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지금도 많은 어머니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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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해서 같이 못 있어”… 쿠오모 주지사, 어머니와 깜짝 화상 연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며 차기 대선주자급으로 부상한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63)가 10일(현지 시간) ‘어머니의 날’을 맞아 특별한 코로나19 정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회견 말미에 화상으로 모친 마틸다 여사(89)를 깜짝 연결한 후 “어머니의 날을 맞아서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한다. 어머니와 함께 있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제가 어머니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연거푸 강조했다. 미 최대 피해지역의 주지사로서 많은 사람과 만나는 자신이 어머니를 만난다면 어머니가 감염 위험에 처할 수 있어서 만나러 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쿠오모 주지사는 3월 코로나19 취약계층인 70세 이상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해 고령자가 있는 곳으로의 방문 등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소위 ‘마틸다 법’으로 불리는 이 법을 만든 자신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어길 수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마틸다 여사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며 당장 만날 수 없는 아들을 이해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너와 네 아름다운 딸들이 많이 보고 싶다.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난 복이 많다. 오늘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세 딸 중 막내 미케일라(23)는 기자회견에서 부친의 오른쪽에 배석했다. 쌍둥이 카라와 머라이어(25)는 화상으로 할머니에게 인사했다. 교사 출신인 마틸다 여사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3선(選) 뉴욕 주지사로 재직한 남편 마리오(1932~2015)와의 사이에 2남 3녀를 뒀다. 장남 앤드루도 남편에 이어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1999년 청소년 보호에 관한 책도 출간했다. 그 공로로 2017년 ‘미 여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쿠오모 주지사는 3월 CNN 앵커인 남동생 크리스(50)가 진행하는 생방송에 출연해 둘 중 누가 더 사랑받는 아들인지를 놓고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그는 이날도 “어머니는 말씀하시길 원치 않겠지만 내가 제일 사랑받는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계 앤디 김 하원의원(민주·뉴저지·38)도 ‘어머니 날’ e메일에서 경남 밀양 출신인 모친 장재순 씨(67)가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자신을 키운 사연, 자신의 의원 선서식에서 어머니가 눈물을 흘린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지금도 많은 어머니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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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최악의 실업대란…“경제,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 경고

    닐 카시카리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실업대란을 겪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해 “불행히도 일자리 전선에서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10일(현지시간)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지난 몇 달간 배운 것은 불행히도 더 느리고 더 단계적 회복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하반기(7~12월) 강한 경제 회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경제적 통제를 완화한 국가들에서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는 경향이 있다”며 “”사태가 길어질수록 불행히도 회복은 더 점진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코로나19 사태)이 길어진다면 1년 또는 2년간 단계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의회는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출연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사탕발림하고 싶지는 않다“며 ”5월 일자리 수치 또한 매우 어려운 숫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숫자에 희미한 희망이 있다“며 ”실직자의 약 80%는 무급휴직 또는 일시 해고 상태“라며 경제 회복을 기대했다. 미 노동부가 8일 발표한 4월 고용 동향에서 실업률은 3월 4.4%에서 14.7%로 급등했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거나 노동시간이 줄어든 노동자들까지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22.8%로 올랐다. 커들로 위원장은 4월 실직자의 78.3%에 달하는 1810만 명이 ‘일시 해고’ 상태인 점을 언급하며 경제 활동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대부분 일터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을 희망적인 신호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자가 미국의 실질 실업률이 25%에 근접하고 있는지 묻자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일시 해고된 노동자 등을 모두 포함한 실질 실업률이 대공황 수준인 25%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경제봉쇄를 완화하지 않으면 경제에 영구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며 경제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매우 나쁜 2분기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3분기에는 나아질 것이고, 4분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그리고 내년은 대단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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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깊숙이 들어온 코로나… 파우치도 자가격리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을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의 심장부’인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 ‘야전사령탑’ 격인 보건당국 수장 3명까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총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케이트 밀러 대변인(28)은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증상은 없다”고 밝혔다. 그의 남편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34)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개인 비서도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실 파견 군인의 감염이 확인된 데 이어 펜스 부통령 측근까지 감염되자 백악관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밀러 대변인이 참석한 코로나19 TF에 불똥이 튀었다. 9일 레드필드 CDC 소장이 2주의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파우치 소장도 제한된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고 CNN은 전했다. 전날 한 FDA 국장도 감염자에게 노출됐다는 이유로 2주간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세 사람은 음성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예방 조치로 재택근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로 예정된 이들의 미 상원 코로나19 대응 청문회 참석도 불확실해졌다. 불을 꺼야 하는 소방서에 불이 붙은 셈이다. 백악관은 직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체온 검사 등의 조치를 강화했다. 하지만 백악관 파견 군인의 코로나19 감염보고를 받고 ‘용암을 뿜어내듯 화를 낸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과의 면담 등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조기 봉쇄령 해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 47개 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봉쇄령을 완화한 가운데 애플도 일부 주에서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구글은 6월부터 일부 직원의 근무 재개를 예고했다. 미 국무부는 본부와 해외 공관 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해 1일부터 3단계 ‘재가동 플랜(계획)’인 ‘디플로머시 스트롱’ 계획을 시작했다고 CNBC 등이 전했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68%가 자신의 주가 너무 일찍 경제를 재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인사들의 비판도 거세다. CNN이 9일 공개한 음성 파일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예전 백악관 참모들과의 30분간 전화 통화에서 현 상황에 대해 “‘내게 뭐가 이익이 되는지’ ‘다른 사람은 관심 없다’는 생각이 정부에 작동하면서 완전히 혼란스러운 재난이 됐다”고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8일 트위터에서 한국과 미국이 비슷한 시기에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8일) 한국은 하루 평균 발생하는 신규 확진자 수가 사태 초기보다 90%나 줄어든 반면에 미국에선 7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실업률은 14.7%를 기록했다”며 “차이점: 전문가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유능한 정부 (여부)”라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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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트럼프 동맹훼손 안 원해… 방위비 건강한 담론 이어지고 있어”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가 8일(현지 시간)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건강한 담론이 지속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 누구도 동맹이 침식되는 걸 보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측이 한국 측에 지난해보다 49% 늘어난 13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분담금 증액 압박이 이어지면서 한미 동맹 약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쿠퍼 차관보는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 등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뒤 “의사소통이 결코 멈추지 않았으며 건강한 담론이 지속되고 있다”며 “모든 의사소통 라인이 계속 열려 있고 활동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워싱턴이든 서울이든 누구도, 어떤 당사자도 동맹의 침식을 원치 않는다. 기본적 관점에서 본다면 동맹은 튼튼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중 누구도 동맹이 침식되는 걸 보길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명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쿠퍼 차관보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한국은 인도태평양 ‘성단(星團)’ 중 빛나는 별 중 하나”라며 “우리는 서로를 돕는 데 있어 매우 멋지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치켜세웠다. 또 주한미군 내 한국인 군무원 무급휴직 사태의 영향과 협상의 긴급성에 대한 질문에는 “긴급성에 대한 인식이 상실된 것은 없다”며 “무급휴직이 된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세에서 출근을 하지 못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무급휴직)이 분명히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무급휴직된 인원들이 어쨌든 그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때문에라도 주한미군 군무원의 근무 차질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내세워 이번 사태의 파장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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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서에 불 붙었다…백악관 잇단 확진자 발생에 美 발칵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을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의 심장부’인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 ‘야전사령탑’ 격인 보건당국 수장 3명까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총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케이트 밀러 대변인(28)은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증상은 없다”고 밝혔다. 그의 남편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34)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개인 비서도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실 파견 군인의 감염이 확인된 데 이어 펜스 부통령 측근까지 감염되자 백악관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밀러 대변인이 참석한 코로나19 TF에 불똥이 튀었다. 9일 레드필드 CDC 소장이 2주의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파우치 소장도 제한된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고 CNN은 전했다. 전날 한 FDA 국장도 감염자에게 노출됐다는 이유로 2주간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세 사람은 음성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예방 조치로 재택근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로 예정된 이들의 미 상원 코로나19 대응 청문회 참석도 불확실해졌다. 불을 꺼야 하는 소방서에 불이 붙은 셈이다. 백악관은 직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체온검사 등의 조치를 강화했다. 하지만 백악관 파견 군인의 코로나19 감염보고를 받고 ‘용암을 뿜어내듯 화를 낸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과의 면담 등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조기 봉쇄령 해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 47개 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봉쇄령을 완화한 가운데 애플도 일부 주에서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구글은 6월부터 일부 직원의 근무 재개를 예고했다. 미 국무부는 본부와 해외공관 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해 1일부터 3단계 ‘재가동 플랜(계획)’인 ‘디플로머시 스트롱’ 계획을 시작했다고 CNBC 등이 전했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68%가 자신의 주가 너무 일찍 경제를 재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인사들의 비판도 거세다. CNN이 9일 공개한 음성 파일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예전 백악관 참모들과의 30분간 전화 통화에서 현 상황에 대해 “‘내게 뭐가 이익이 되는지’ ‘다른 사람은 관심 없다’는 생각이 정부에 작동하면서 완전히 혼란스러운 재난이 됐다”고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8일 트위터에 한국과 미국이 비슷한 시기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8일) 한국은 하루 평균 발생하는 신규 확진자 수가 사태 초기보다 90%나 줄어든 반면 미국에선 7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실업률은 14.7%를 기록했다”라며 “차이점: 전문가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유능한 정부 (여부)”라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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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차관보 “한미 방위비 협상 소통 멈추지 않아”…타결 의지 밝혀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가 8일(현지 시간) 한미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건강한 담론이 지속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 누구도 동맹이 침식되는 걸 보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측이 한국 측에 지난해보다 49% 늘어난 13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분담금 증액 압박이 이어지면서 한미 동맹 약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쿠퍼 차관보는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 등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뒤 “의사소통이 결코 멈추지 않았으며 건강한 담론이 지속되고 있다”며 “모든 의사소통 라인이 계속 열려 있고 활동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워싱턴이든 서울이든 누구도, 어떤 당사자도 동맹의 침식을 원치 않는다. 기본적 관점에서 본다면 동맹은 튼튼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중 누구도 동맹이 침식되는 걸 보길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명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쿠퍼 차관보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한국은 인도·태평양 ‘성단(星團)’ 중 빛나는 별 중 하나”라며 “우리는 서로를 돕는데 있어 매우 멋지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치켜세했다. 또 주한미군 내 한국인 군무원 무급휴직 사태의 영향과 협상의 긴급성에 대한 질문에는 긴급성에 대한 인식이 상실된 것은 없다”며 “무급휴직이 된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세에서 출근을 하지 못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무급휴직)이 분명히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무급 휴직된 인원들이 어쨌든 그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때문에라도 주한미군 군무원의 근무 차질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내세워 이번 사태의 파장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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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개 잃은 공유경제… 우버-에어비앤비 대량해고

    공간이나 물건을 공유하는 ‘공유 경제’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으면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대량 해고되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차량 공유 기업인 우버와 리프트는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다. 우버는 최근 정규직 직원의 14%인 3700명을 일시 해고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BBC는 “코로나19로 많은 도시가 봉쇄됐고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우버가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우버는 3월 투자자 대상 회의에서 주요 도시 이용자가 코로나19 발생 전에 비해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라 코즈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2주 이내 더 고통스러운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추가 감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프트도 인력의 17%인 982명을 해고했다. 경영진 월급은 최고 30%까지, 나머지 직원은 10% 감봉했다. 공유 숙박업체 에어비앤비 역시 5일 전 직원의 약 25%인 1900명을 해고한다고 정보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 등이 보도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올해 수익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3월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310억 달러에 달했지만 올해 4월 말 현재 180억 달러로 급감했다. 한편 미 노동부는 지난주(4월 26∼5월 2일) 미국의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316만9000건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 셧다운’이 본격화한 3월 15일 이후 7주간 미 전역에서 3345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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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서 가장 많은 실업자 발생’ 캘리포니아 주지사 “경제 V자 회복 힘들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실업자가 발생한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가 6일 “(경제 회복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등이 코로나19 후 경제가 재개되도 캘리포니아 경제가 ‘V자’ 회복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도 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3월 이후 미국 50개 주에서 가장 많은 약 370만 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실업급여 기금이 바닥나자 주 정부 중 처음으로 연방정부에서 3억4800만 달러를 빌렸다. CNBC에 따르면 지난 주(4월26~5월2일) 미국의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305만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셧다운’이 본격화한 3월 15일 이후 지난주까지 7주간 미 전역에서 3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8일 노동부가 내놓을 4월 고용 동향 보고서에서 4월 한 달 간 사라진 일자리는 2150만 개, 실업률은 16%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금융위기(80만 개)의 약 26.8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군인들이 제대 하면서 통계작성 이래 최대 실업자 발생으로 기록된 1945년 9월(200만 개)의 약 11배에 달한다. 실제 실업은 공식 통계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4월 고용 동향 보고서는 달 중순에 집계된 데다 셧다운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실업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일시 해고에서 영구 해고로 전환되는 추세가 뚜렷할수록 경제 회복이 느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라스베이거스 최대 카지노 리조트 운영사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일시 해고된 노동자 6만3000명의 상당수가 영구적으로 해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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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럽에 “코로나 中책임 묻자” 압박… 中 “2단계 무역협상 연기할수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묻기 위해 유럽 등 동맹국에 중국 비판에 동참하라며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단계 무역협상을 연기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CNN은 5일 최근 3주간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미 고위 인사가 수십 개 동맹국 정상과 “중국이 의도적으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은폐했다”며 공동 대응 방안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이 중국의 잘못된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조사를 지지할 것을 유럽연합(EU)에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역시 “중국이 초기 확산 차단에 실패했음을 비판해야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랫클리프 미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이 여러 면에서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청문회를 통과하면 코로나19 발생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됐다. CNN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는 세계 감염자 7600여 명에게서 얻은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바이러스가 일정 부분 퍼졌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프랑스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2일∼올해 1월 16일 독감 증상을 보인 환자 14명에게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했을 때도 이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음이 드러났다. 반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과학적 증거들은 바이러스가 인공적 혹은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리 없음을 시사한다”며 ‘중국 연구소 유출설’을 일축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양국 갈등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최악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관영 싱크탱크의 한 학자는 동아일보에 “미 행정부뿐 아니라 미국 사회 일반의 반중 정서가 극도로 악화돼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6일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2단계 미중 무역협상을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며 “재선에 실패할 대통령과 무역합의를 하는 건 시간과 에너지 낭비”라고 주장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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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코로나19 ‘中 책임론’에 동맹국 동참 압박”…中 거센 반발

    미국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유럽 등 동맹국들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단계 무역협상을 연기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NN은 5일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3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수십 개국의 동맹국 정상 들과 대화에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CNN은 “많은 동맹국 정상들이 중국과 긴장 고조를 우려했지만 일부는 중국이 위기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이 중국의 잘못된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조사를 지지할 것을 유럽연합(EU)에 압박하고 있다”며 “EU는 한쪽 편을 드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국 책임이 드러날 경우 관세 부과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CNN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중국이 초기 질병 확산 차단에 실패한 것을 비판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존 랫클리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도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이 여러 면에서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청문회를 통과하면 어떻게 코로나19가 발생했는지를 밝히는 데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과학적 증거들은 (바이러스가) 인공적으로나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리가 없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며 ‘중국 연구소 유출설’을 일축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중 갈등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41년 만에 최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싱크탱크의 한 학자는 본보에 “미국 행정부뿐 아니라 미국 여론의 반중 정서가 극도로 악화돼 코로나19 이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6일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중국이 2단계 미중 무역협상을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며 “재선에 실패할 대통령과 무역 합의를 이루는 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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