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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서울에서 땅값이 저렴한 동네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성이 개선됩니다. 서울시가 올해 3월 내놓은 정비사업 지원방안에 대한 세부 기준을 지난달 확정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허용용적률, 상한용적률, 현황용적률 등 어려운 용어 때문에 단지의 사업성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주 부동산 빨간펜에서는 용적률 개념과 서울시의 정비사업 지원방안에 대해 알아봅니다. Q. 용적률이 왜 중요한가요. “용적률은 땅 면적 대비 건물 바닥 면적을 합한 면적의 비율을 뜻합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건물을 더 높게 지을 수 있습니다. 저층 빌라나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지을 때 용적률이 기존보다 높아져야만 건물을 더 높게 지어 분양 물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분양 물량이 많을수록 분양 수익이 늘어 사업성이 개선됩니다. 용적률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사업성을 좌우하는 셈이죠. 흔히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을 ‘용적률 싸움’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Q. 용적률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정비사업 사업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5가지의 용적률을 구별해야 합니다. 먼저 현황용적률이 있습니다. 현재 건축물대장에 적혀 있는 용적률을 뜻합니다. 그 다음으로 익숙한 개념은 법적상한용적률일 겁니다. 이건 국토계획법 시행령에서 정한 상한선입니다. 개별 단지의 용적률은 인허가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법적 상한선 이내에서 정합니다. 지자체가 제시한 조건을 이행해야만 용적률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용적률을 추가로 제공하는 단계에 따라 △기준용적률 △허용용적률 △상한용적률로 나눕니다. 기준용적률은 아무 조건 없이 기본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용적률입니다. 허용용적률은 기준용적률에 인센티브로 제공되는 용적률을 더한 개념입니다. 이때 인센티브는 최대 20%포인트로, 친환경 건축, 우수 디자인 등 서울시가 정한 의무 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허용용적률에 기부채납을 약속하고 추가로 받은 용적률을 더하면 상한용적률입니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서울시가 정한 기준용적률은 210%입니다. 허용용적률은 이보다 20%포인트 높은 230%입니다. 상한용적률은 250%로 허용용적률보다 20%포인트 높습니다. 다만 법적상한용적률(300%)보다는 낮습니다.” Q. 서울시 정비사업 지원방안은 어떤 내용인가요. “이번 지원방안에는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 재개발 추진이 곤란한 단지의 사업성을 높여주기 위한 여러 지원책이 담겨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과밀 정도와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허용용적률을 넘는 현황용적률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방안과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방안 등 2가지가 핵심 내용입니다.” Q. 현황용적률을 인정해 주면 왜 사업성이 높아지나요. “2004년 이전 준공 단지 가운데 현황용적률이 허용용적률을 웃도는 단지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단지들은 용적률을 올리려면 기부채납이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허용용적률 초과분은 현황용적률로 인정받지 못했고 실질적으로 늘어난 용적률보다 더 높은 비율을 기부채납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막상 용적률이 늘어도 기부채납을 하고 나니 분양 물량이 얼마 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어려운 단지들이 생겨난 거죠. 앞으로 허용용적률 초과분을 현황용적률로 인정받게 되면 지금보다 기부채납을 적게 해도 용적률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3종 주거지역에 있는 현황용적률 268%인 단지를 법적 상한인 용적률 300%로 재건축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기존엔 허용용적률(230%)까지만 현황용적률로 인정받았습니다. 용적률을 300%까지 올리려면 늘어난 용적률(70%)의 절반을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현황용적률 268%를 온전히 인정받으면 기부채납은 실제로 늘어나는 용적률(32%)의 절반으로 확 줄게 됩니다. 기부채납이 줄어든 만큼 분양 물량은 늘어 사업성이 개선되는 거죠.” Q. 사업성 보정계수를 도입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기부채납을 하지 않고 추가로 받는 용적률을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라고 합니다. 이 인센티브는 현재 최대 20%포인트인데, 보정계수를 적용하면 최대 40%까지 2배로 늘어납니다. 기존보다 기부채납을 덜 하고도 용적률을 늘릴 수 있는 거죠. 서울시에 따르면 보정계수가 0.1 오르면 분양주택을 지을 수 있는 용적률이 1%포인트가량 늘어난다고 합니다. 사업성 보정계수는 땅값, 대지 면적, 가구 밀도 등 3가지 항목을 고려해 산정합니다. 직전 연도 서울시 평균 공시지가(지난해 ㎡당 719만 원)를 단지의 평균 공시지가로 나눈 값에, 대지면적 보정계수와 가구밀도 보정계수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땅값이 저렴할수록, 대지 면적이 좁을수록, 가구 수가 빽빽할수록 보정계수가 커져 용적률 인센티브를 더 받을 수 있는 거죠. 다만 대지 면적 보정계수와 가구 밀도 보정계수 최댓값은 모두 0.2에 그치는 만큼 땅값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언제든 e메일(dongaland@donga.com)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공공분양 사전청약 당시 공고한 일정보다 본청약이 지연된 경우, 지연 기간에 발생한 분양가 인상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담하기로 했다. 공사비 급등 여파로 본청약이 늦어진 사전청약 단지의 분양가가 추정 분양가를 웃돌면서 당첨자들이 반발하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이한준 LH 사장은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공 사전청약 분양가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느냐”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질의에 “본청약 지연 기간 분양가 상승은 원칙적으로 LH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본청약이 연기된 경우에는 당초 사전청약 때 약속했던 본청약 일자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전청약은 착공과 동시에 진행하는 본청약보다 2년가량 먼저 예비 입주자를 모집하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인 2021년 7월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재도입했다. 사전청약 당시 본청약 예상 시기와 추정 분양가를 당첨자들에게 공지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공사비 급등 여파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본청약이 지연되는 단지가 속출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도 추정 분양가보다 크게 올랐다. 2021년 7월 사전청약을 실시한 인천 계양지구 A3블록은 원래 2023년 10월 본청약을 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1년가량 늦은 지난달에야 본청약을 실시했다. 전용면적 55㎡ 기준 분양가는 4억101만 원으로 추정 분양가(3억33980만 원)보다 18% 비쌌다. 이번 방침이 시행되더라도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추정 분양가보다는 오른 금액을 분양가로 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사전청약 당첨 이후 본청약 예정일까지 오른 분양가 인상분은 당첨자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전청약 이후 2년 뒤 본청약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1년이 지연됐다면 2년간 인상분은 당첨자가 내고, 나머지 1년간의 인상분만 LH가 부담하는 식이다.LH 관계자는 “이미 본청약을 실시한 단지에서도 실제 공사비 인상분을 모두 분양가로 전가한 건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소급 적용 여부에 대해선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앞으로 서울에서 땅값이 저렴한 동네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성이 개선됩니다. 서울시가 올해 3월 내놓은 정비사업 지원방안에 대한 세부 기준을 지난달 확정하고 본격 시행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허용용적률, 상한용적률, 현황용적률 등 어려운 용어 때문에 단지의 사업성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주 부동산 빨간펜에서는 용적률 개념과 서울시의 정비사업 지원방안에 대해 알아봅니다.Q. 용적률이 왜 중요한가요.“용적률은 땅 면적 대비 건물 바닥 면적을 합한 면적의 비율을 뜻합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건물을 더 높게 지을 수 있습니다. 저층 빌라나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지을 때 용적률이 기존보다 높아져야만 건물을 더 높게 지어 분양 물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분양 물량이 많을수록 분양 수익이 늘어 사업성이 개선됩니다. 용적률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사업성을 좌우하는 셈이죠. 흔히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을 ‘용적률 싸움’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Q. 용적률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정비사업 사업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5가지의 용적률을 구분해야 합니다. 먼저 현황용적률이 있습니다. 현재 건축물대장에 적혀 있는 용적률을 뜻합니다. 그 다음으로 익숙한 개념은 법적상한용적률일 겁니다. 이건 국토계획법 시행령에서 정한 상한선입니다. 개별 단지의 용적률은 인허가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법적 상한선 이내에서 정합니다. 지자체가 제시한 조건을 이행해야만 용적률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서울시는 용적률을 추가로 제공하는 단계에 따라 △기준용적률 △허용용적률 △상한용적률로 나눕니다. 기준용적률은 아무 조건 없이 기본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용적률입니다. 허용용적률은 기준용적률에 인센티브로 제공되는 용적률을 더한 개념입니다. 이때 인센티브는 최대 20%포인트로, 친환경 건축, 우수 디자인 등 서울시가 정한 의무 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허용용적률에 기부채납을 약속하고 추가로 받은 용적률을 더하면 상한용적률입니다.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서울시가 정한 기준용적률은 210%입니다. 허용용적률은 이보다 20%포인트 높은 230%입니다. 상한용적률은 250%으로 허용용적률보다 20%포인트 높습니다. 다만 법적상한용적률(300%)보다는 낮습니다.”서울시 용도지역별 용적률 체계단위: %기준허용상한법적 상한제1종일반주거지역150150200200제2종〃190210250250제3종〃210230250300준주거지역300320400500자료: 서울시Q. 서울시 정비사업 지원방안은 어떤 내용인가요.“이번 지원방안에는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 재개발 추진이 곤란한 단지의 사업성을 높여주기 위한 여러 지원책이 담겨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과밀 정도와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허용용적률을 넘는 현황용적률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방안과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방안 2가지가 핵심 내용입니다.”Q. 현황용적률을 인정해 주면 왜 사업성이 높아지나요.“2004년 이전 준공 단지 가운데 현황용적률이 허용용적률을 웃도는 단지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단지들은 용적률을 올리려면 기부채납이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허용용적률 초과분은 현황용적률로 인정받지 못했고 실질적으로 늘어난 용적률보다 더 높은 비율을 기부채납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막상 용적률이 늘어도 기부채납을 하고 나니 분양 물량이 얼마 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어려운 단지들이 생겨난 거죠. 앞으로 허용용적률 초과분을 현황용적률로 인정받게 되면 지금보다 기부채납을 적게 해도 용적률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3종 주거지역에 있는 현황용적률 268%인 단지를 법적 상한인 용적률 300%로 재건축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기존엔 허용용적률(230%)까지만 현황용적률로 인정받았습니다. 용적률을 300%까지 올리려면 늘어난 용적률(70%)의 절반을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현황용적률 268%를 온전히 인정받으면 기부채납은 실제로 늘어나는 용적률(32%)의 절반으로 확 줄게 됩니다. 기부채납이 줄어든 만큼 분양 물량은 늘어 사업성이 개선되는 거죠.”Q. 사업성 보정계수를 도입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기부채납을 하지 않고 추가로 받는 용적률을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라고 합니다. 이 인센티브는 현재 최대 20%포인트인데, 보정계수를 적용하면 최대 40%까지 2배로 늘어납니다. 기존보다 기부채납을 덜 하고도 용적률을 늘릴 수 있는 거죠. 서울시에 따르면 보정계수가 0.1 오르면 분양주택을 지을 수 있는 용적률이 1%포인트가량 늘어난다고 합니다.사업성 보정계수는 땅값, 대지 면적, 세대 밀도 3가지 항목을 고려해 산정합니다. 직전 연도 서울시 평균 공시지가(지난해 ㎡당 719만 원)를 단지의 평균 공시지가로 나눈 값에, 대지면적 보정계수와 세대밀도 보정계수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땅값이 저렴할수록, 대지 면적이 좁을수록, 세대 수가 빽빽할수록 보정계수가 커져 용적률 인센티브를 더 받을 수 있는 거죠. 다만 대지면적 보정계수와 세대밀도 보정계수 최대값은 모두 0.2에 그치는 만큼 땅값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언제든 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올해 4월 한 미국인이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면적 240m²를 120억 원에 매수했다.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의 직전 매매가격인 103억 원(지난해 8월)보다 16.5% 올라 당시 기준 신고가였다. 120억 원은 올해 들어 23일까지 거래된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3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올해 1∼8월 외국인이 서울에서 매수한 아파트 5채 중 1채가 신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억 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의 경우 전체 거래의 70% 이상이 신고가에 거래됐다. 최근 정부가 고강도로 대출을 옥죄는 가운데,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외국인들은 해외에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해 주택을 매수할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외국인 매수 5건 중 1건 신고가23일 본보가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월 외국인이 서울에서 매수한 아파트 307채 중 57채(18.6%)가 신고가에 거래됐다. 부동산원이 취합한 외국인 서울 아파트 매수 건수 총 319건 가운데 아파트 주소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12건을 제외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신고가 비중(10.9%)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신고가 비중이 높았다. 15억 원 이상은 93채 중 33채(35.5%)가 신고가 거래였는데, 20억 원 이상으로 좁히면 58채 중 29채(50.0%), 30억 원 이상은 18채 중 13채(72.2%)로 비중이 커졌다. 7월 서울 강남구 아카데미스위트 전용면적 164m²는 33억 원에 거래됐다. 1년 11개월 전인 직전 거래(27억5000만 원) 대비 20% 오른 신고가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투자처로 강남권이나 용산 등 주요 입지에 있는 고급 주상복합이나 대형 평수 아파트를 선호한다”며 “고가 아파트일수록 거래가 적어 신고가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1300원대 이상의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외국인들에게 국내 아파트가 더욱 저렴해진 효과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고가 아파트 거래에서 미등기 비율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15억 원 이상 거래 93건 중 43%(40건)가 미등기 상태로, 같은 기간 서울 전체 15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 미등기 비율(33%)보다 높았다. 외국인 전문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해외 자금 조달 및 서류 마련에 시간이 걸려 잔금을 늦게 치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계약 후 4개월이 넘도록 미등기 상태인 아파트는 실거래가 띄우기 등 이상 거래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본다. 실제로 올해 7월 서울 서초구에서 아파트 집주인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집값 담합을 주도한 외국 국적 동포 ‘방장’이 적발됐다. 서울 아파트를 가장 많이 매수한 외국인은 중국인(34.8%)이었다. 자치구별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성동구 등 12곳에선 미국인 매수 건수가 가장 많았다. 중국인의 경우 마포·광진·영등포구 등 13개 자치구에서 매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고가 아파트 3채 중 2채 ‘검은 머리 외국인’이 사외국인이 매수한 서울 고가 아파트 가운데 등기가 완료된 53건에 대해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결과, 53건 중 34건(64.2%)은 ‘검은 머리 외국인’이 매수한 것으로 추정됐다. 34건의 매수인은 한국 이름이거나 한국 성씨를 가진 영미권 시민권자였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최근 국내에 외국 시민권자들의 ‘역이민’이 늘고 있다”며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 등을 이용하기 위해 국내에 집을 매수하려는 유인이 높다”고 설명했다. 53건 중 국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 건수는 20건(37.7%)에 불과했다. 상당수가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이 해외에서 대출 규제 없이 자금을 조달해 고가 주택을 구매하면서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도 국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다면 내국인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해외는 대출 규제가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며 “미국의 경우 소득이 충분하다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80∼90%대도 얼마든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편법 증여로 의심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올해 8월 서울 강남구 효성청담101의 전용면적 226m²는 74억5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올해 3월 50대 집주인 A 씨가 몰타로 국적을 변경한 뒤 5개월이 지나 같은 성씨의 30대 몰타인 B 씨에게 매도한 거래다. 몰타는 증여세가 없어 자산가들이 상속 및 증여를 목적으로 투자 이민을 가는 주요 국가 중 한 곳이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현대건설이 자율주행 배송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모빈과 함께 공동주택 입주민을 위한 자율주행 로봇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범 사업은 현대건설이 지난해 경기 고양시에서 준공한 단독주택 단지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입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입주민이 전용 사이트에서 배송 서비스를 신청하면 자율주행 로봇이 단지 커뮤니티 시설에 마련된 물류센터에서 현관문 앞까지 택배를 배달해준다. 단지 내 상가에 입점한 음식점에서 만든 음식 배달도 가능하다. 자율주행 배송로봇은 계단과 같은 장애물이 있어도 적재물을 안정적으로 옮길 수 있다. 현대건설은 다음 달까지 진행하는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를 추진할 방침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내에 전기차를 판매 중인 제조사 가운데 테슬라코리아만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는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제조사의 전기차에는 구매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을 예정이다. 테슬라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테슬라 구매자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22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제조사 14곳 중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는 테슬라 1곳뿐이었다.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등 국내 제조사 및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제조사들은 모두 해당 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은 제조사가 제품의 결함으로 발생한 생명, 신체, 재산상 손해에 대해 배상할 때 손해배상책임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의무 가입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6일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으면서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제조사의 전기차를 내년부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결함으로 인한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제조사가 적극 보상에 나서라는 취지다. 이는 환경부가 보조금 관련 지침을 개정하면 바로 적용된다. 테슬라가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이 끊겨 구매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현재 테슬라 ‘모델3’ 구매 시 국고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해 약 385만 원(서울 거주자 기준)을 지원받을 수 있다. 테슬라가 손해배상책임을 자가 비용으로 부담해야 하는 만큼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 발생시 소극적으로 대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제조물 결함으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국내 제조물책임법상 모든 책임을 다해 왔으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 테슬라 본사와 더욱 적극적으로 제조물배상 책임보험 가입 관련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전기차 제조사의 제조물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사업자에 대해서는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사업자의 과실이 없어도 피해자의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전기차 안전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내에 전기차를 판매 중인 제조사 가운데 테슬라코리아만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에 따라 내년부터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제조사의 전기차에는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테슬라가 올해 안에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테슬라 전기차 구매자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22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제조사 14곳 중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는 테슬라 1곳이었다.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제조사와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수입 전기차 제조사들도 모두 해당 보험에 가입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은 ‘제조물책임법’에 명시된 제조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의무 가입은 아니다. 제조물책임법에 따르면 제조사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생명이나 신체, 재산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만약 제조사가 결함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해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면 그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보상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6일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으면서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제조사의 전기차는 내년부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환경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관련 지침만 개정하면 내년부터 적용할 수 있다. 테슬라가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끊기게 된다. 현재 테슬라 ‘모델3’ 구매 시 국고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해 약 385만 원(서울 거주자 기준)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조금이 중단되면 구매자의 실질직인 비용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테슬라가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운전자들이 차량 결함으로 사고를 당할 경우 제대로 배상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회사 측이 비용을 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제조물 결함으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국내 제조물책임법상 모든 책임을 다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런 책임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 테슬라 본사와 더욱 적극적으로 제조물배상 책임보험 가입 관련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정부는 현재 전기차 제조사의 제조물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사업자에 대해서는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사업자의 과실이 없어도 피해자의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 가입 의무화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전기차 충전사업자의 보험 가입을 의무화는 내용의 ‘전기차 안전관리법’ 개정안만 제출돼 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내 건설사들이 이달 들어 연이어 해외에서 조 단위의 ‘잭팟 수주’ 낭보를 울렸다. 국내 주택 시장이 침체되자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은 결과다. 진출 국가도 기존 수주 텃밭인 중동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장기간 노하우를 축적한 대형 건설사와 정부, 공기업 등이 ‘원팀 코리아’ 전략으로 해외 정부와 민간을 함께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건설사 조 단위 수주 ‘잭팟’ 삼성물산은 21일 한국도로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정책펀드인 플랜트건설 스마트시티펀드(PIS), 현지 건설업체 르네상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튀르키예 낙카쉬-바샥셰히르 고속도로 투자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시공만 하는 도급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한 뒤 건설, 운영까지 맡아 나중에 투자비를 회수하는 ‘민관협력개발사업(PPP)’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2조1000억 원으로,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고속도로 PPP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2년 6개월간 르네상스와 함께 도로 공사를 진행한다. 준공 후에는 삼성물산과 한국도로공사가 15년 6개월간 도로 운영을 맡는다. 이 기간 통행료 매출은 44억 달러(약 6조63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도 원팀 코리아 전략을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첫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날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조 원 규모의 ‘미네랄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투르크메니스탄화학공사가 발주한 이번 프로젝트는 ‘제2 도시’ 투르크메나바트에 연간 인산비료 35만 t, 황산암모늄 1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이번 수주에는 정부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투르크메니스탄 순방 당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상원의장 겸 국가최고지도자를 만나 플랜트 분야 협력을 요청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6일(현지 시간) 동유럽 세르비아에서 2조 원대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태양광 발전소의 설계·조달·시공(EPC)을 맡게 된다. 총 사업비는 약 2조5225억 원이다.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 수주액이 90%에 가깝다.● 도급 벗어나 운영까지… 수주국도 다변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단순 도급을 넘어 투자개발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 개발 사업은 건설사가 지분을 투자하기 때문에 도급 사업에 비해 위험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최근 투자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국내 건설사가 늘면서 수주액도 늘고 있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투자개발 사업 수주액은 올해 9월 기준 20억 달러로 지난해 수주액(14억6000만 달러)을 훌쩍 넘었다. 해외 수주액에서 투자개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4%에서 올해 9.5%로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수주 국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우건설의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 플랜트 수주는 대우건설이 중앙아시아에서 따낸 첫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세르비아 태양광 발전소 수주 역시 국내 건설사가 세르비아 태양광 시장에 처음 진출한 사례로 기록됐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오산시에서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조감도)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에 돌입했다고 21일 밝혔다. 공급 물량의 60%는 추첨제를 적용해 청약 가점이 낮아도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경기 오산시 양산동 10-2 일원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12개 동(지하 2층∼지상 23층), 970채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면적은 모두 84㎡이며 평면에 따라 3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지하철 1호선 병점역과 가깝다. 병점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동탄트램이 지날 예정이다. GTX-C노선이 병점역까지 연장되면 서울 강남구 삼성역까지 3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인근에는 병점복합타운 중심상권, 홈플러스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도보 거리에 양산초, 양산도서관이 있다. 인근에 양산1중학교(가칭)가 2027년 3월 신설될 예정이다. 명문고로 꼽히는 세마고, 병점고, 동탄국제고도 주변에 있다. 단지 바로 옆에는 약 1만1900㎡ 규모의 근린 공원이 조성된다. 22일 일반공급 1순위, 23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수도권에 거주하는 19세 이상이면서 지역·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세대주라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당첨자 발표는 29일이며 이후 6개월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입주는 2027년 8월 예정.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내 공기업과 민간 기업이 협력해 튀르키예의 2조 원대 고속도로 개발사업을 따냈다.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고속도로 ‘민관협력개발사업(PPP)’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한국도로공사, 삼성물산, 정책펀드인 플랜트건설 스마트시티펀드(PIS), 현지 건설업체 르네상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1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나카스-바샥셰히르 고속도로 투자사업의 금융약정을 맺고 수주를 확정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이 사업에 지분을 투자한 뒤 향후 운영 수익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PPP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14억5000만 유로(약 2조1000억 원)다. 이전까지 국내 기업이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고속도로 PPP 사업은 도로공사가 수주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투자사업(약 8540억 원)이었다. 나카스-바샥셰히르 고속도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총 길이 438km인 튀르키예 마르마라 고속도로의 8번째 구간이다. 신설하는 구간 길이는 45km다. 이스탄불 도심과 이스탄불 국제공항 사이에 있는 4개 지역을 지나게 된다. 도로 시공은 컨소시엄 주간사인 르네상스홀딩이 주도하며, 도로공사와 삼성물산은 도로 운영 및 유지관리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한 달 새 4만 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가 0.3%포인트 올랐는데도 청약통장 해지자가 신규 가입자를 웃도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79만4240명으로 8월 말(2683만3033명)보다 3만8793명 감소했다. 1년 전(2724만8358명)과 비교하면 45만4118명 줄어들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2859만9279명) 정점을 찍은 뒤 2년 3개월 연속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3일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를 연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 인상했다. 주택도시기금의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예치액이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한 당근책이었다. 하지만 ‘청약통장 무용론’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서울에선 당첨이 어렵고, 미분양이 많은 지방에선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축 구입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벽이 스르르… 아파트의 ‘변신’단순한 방 배치를 넘어 가구원 수와 나이, 취향 등에 맞춰 방의 크기와 개수를 바꾸고, 움직이는 벽을 설치하는 등 거실과 방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아파트 평면도도 다양해지고 있다.“앗, 여기 방이 있었네.”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5차’ 본보기집. 전용면적 105m²(약 32평) 평면도에는 방이 4개였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3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때 본보기집 직원이 거실 벽에 부착된 버튼을 눌렀다. 두께 60cm, 길이 3.5m 크기의 육중한 거실 벽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실 벽 뒤에 약 6.6m²(약 2평) 크기의 숨어 있던 침실이 등장했다. 방 3개였던 집이 방 4개짜리 집으로 변신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초 남짓이었다.이 단지는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개발한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Ⅲ’가 처음 적용된 사례다. 트랜스포밍 월은 움직이는 벽이라는 뜻이다. 가족 수와 상황에 맞춰 거실과 침실 사이 벽을 움직여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한 기술이다. 평소에는 거실 벽을 침실 방향으로 이동시켜 거실을 넓게 쓰다가, 명절에 자녀가 오거나 손님이 방문할 경우 벽을 거실 방향으로 움직여 숨어 있는 침실을 게스트룸으로 활용하는 식이다.본보기집 방문객들은 움직이는 벽이 약 1600만 원짜리 유상 옵션인데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임모 씨(35)는 “평소 거실을 넓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며 “전용면적 105m²에만 있는 옵션이라 계획을 바꿔 해당 평형대를 분양받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벽, 기둥 최소화… 방의 경계를 허물다 아파트가 국내 대표 주거 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평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970∼90년대 지어진 아파트 대부분은 판상형이었고 평면도 획일적이었다. 2000년대 타워형으로 설계된 초고층 아파트가 등장한 뒤에도 방의 위치나 방향이 달라진 수준이었다. 그런데 1인 가구, 고령 가구, 맞벌이 무자녀 부부인 ‘딩크족’ 등 인구 구조와 생활 방식이 급격히 달라지자 최근 아파트 평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단순한 방 배치를 넘어 입주자 가구원 수, 나이, 취향 등에 맞춰 방의 크기와 개수를 바꾸고 거실과 방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그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m²는 거실 하나에 방 세 개가 공식처럼 통했다. 앞으로는 거실 두 개와 방 두 개, 거실 하나에 방 네 개짜리 전용면적 84m² 평면이 등장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 입주자가 원하는 대로 평면을 짤 수 있는 미래형 아파트 평면 ‘넥스트홈’을 공개했다. 넥스트홈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은 삼성물산이 독자 개발한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 시스템’이다. 라멘 구조는 기둥과 대들보가 건물 하중을 떠받친다. 벽이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벽식 구조에 비해 공간 활용도가 높다. 넥스트 라멘 구조는 라멘 구조에 필수적인 기둥을 공간 외부에 배치해 내부 공간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인필 시스템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바닥재, 벽체 등 구조물을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더 나아가 바닥재 아래로 수도관이 지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위치 선정에 제약이 많은 주방과 욕실의 위치와 개수까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이문1재개발)’ 경로당에 우선 적용하고 추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DL이앤씨는 입주자가 평면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C2 하우스’ 설계를 대부분 분양 단지에 적용하고 있다.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벽을 최소화하고 내력벽이 필요 없는 곳에는 가벽을 세우는 방식이다. 입주한 뒤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 방과 방, 거실과 방 사이의 벽을 허물거나 나눠 이 공간을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비혼족, 딩크족 맞춤형 평면도 등장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8월 가구 유형과 연령대까지 고려한 미래형 평면 ‘플렉시 폼’을 선보이며 향후 분양 단지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가구 인원이 똑같아도 자녀 유무와 연령대에 따라 원하는 공간과 생활 방식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세분화한 특화 평면은 공개한 것만 20종에 이른다. 2인 가구 중 딩크족(맞벌이 무자녀 가정)을 위한 평면은 부부의 수면 공간을 분리한 게 특징이다. 집 하나에 안방이 두 개인 셈이다. 출퇴근 시간, 업무 패턴이 달라 침실을 따로 쓰는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부부가 각자 업무를 보거나 취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인 서재도 따로 마련했다. 시니어 부부를 위한 평면은 침실뿐만 아니라 거실까지 두 개로 분리해 부부가 독립된 공간에서 쉴 수 있는 선택지를 줬다. 자녀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형 평면도 있다. 학령기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소음이 적은 위치에 공부방을 배치하고, 어린 자녀가 있으면 어른들이 돌보기 쉽도록 거실 바로 옆에 놀이방을 두는 식이다. 1인 가구를 위해 집 안에 스파 공간을 두는 설계도 제안했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피데스개발은 독립적인 공간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시니어 세대 증가가 앞으로 주거 공간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데스개발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 2025년 공간 7대 트렌드’에서 주거 공간 관련 핵심 키워드로 ‘각자 공생룸’을 꼽았다. 생활 패턴이 다른 부부가 취침 시 트윈 침대를 쓰거나 각방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이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혼하지 않는 싱글 구성원들이 한 집을 공유하는 ‘밍글족’(Mixed Single), 입주 간병인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한 고령자 가구 등도 새로운 수요다.● 2052년 4곳 중 3곳이 1, 2인 가구 건설업계가 새로운 평면 개발에 역량을 쏟는 건 인구 구조의 변화를 ‘정해진 미래’라고 보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급증하지 않는 한 1인 가구와 고령 가구의 증가세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이런 변화에 맞춘 평면 제공이 경쟁력 확보의 필수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와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만 해도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2%였다. 그 비중은 지난해 35.5%까지 올랐고 2037년이면 40%를 넘는다. 2인 가구도 계속 증가해 2052년이면 전체 가구의 76.8%가 ‘2인 이하’가 된다. 28년 뒤에는 가구 4곳 중 1곳만 3인 이상이라는 얘기다. 전통적인 가족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4인 가구 비중은 지난해 13.3%에서 2032년 10% 이하로, 2052년에는 6.7%까지 쪼그라든다. 1인 가구 성격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1인 가구 대다수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이다. 실제 올해 1인 가구의 36.7%가 30대 이하였다. 하지만 2052년 1인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80대 이상(23.8%)이 된다. 가구 유형의 변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전체 가구의 27.3%로, 자녀 없이 부부 단둘이 사는 가구(17.3%)보다 10%포인트 많다. 2037년이면 두 가구 비중이 역전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그간 공급된 주택 대부분은 3, 4인 가구에 최적화돼 있었다”며 “앞으로 점차 늘어나는 1, 2인 가구에 맞춰 평수를 줄이고 평면도 바꾸는 등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반려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도 집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진욱 예지학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일본에서는 ‘펫 하우징’이라는 이름으로 현관에서 반려견을 씻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신혼부부 대상으로 현관에 유모차를 둘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다양한 평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런 평면 혁신이 미분양 위기의 돌파구가 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이승엽 경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짓기만 해도 무조건 팔리던 시대에는 평면도가 큰 의미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에 따라 미분양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때에는 다양한 건축 요구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짚었다.인천=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습니다.” 소설가 한강(54)은 노벨 문학상 발표 이후 일주일 만인 17일 첫 공개 행사에 참석해 이런 바람을 밝혔다. 한강은 이날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의 수상자로 단상에 서서 “1994년 1월에 첫 소설을 발표했으니, 올해는 그렇게 글을 써온 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고 했다. 또한 한강은 “약 한 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면서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70세, 8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그것은 여러모로 행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작가 황금기’인 60세까지 6년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노벨상에 연연하지 않고 집필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강은 “물론, 그렇게 쓰다 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6년 동안 다른 쓰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 어쩌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농담을 던졌고,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집필)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아보고 싶습니다.” 한강은 노벨상 발표 날도 회상했다. “노벨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에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았다”면서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토록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한강은 “저는 술을 못 마신다.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도 끊었다”며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도 했다. 대신 걷는 것, 아직 못 읽은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 그리고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를 좋아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한강은 신작 얘기를 직접 꺼내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올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 보고 있다”면서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정확한 시기를 확정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은 별도로 초대받은 인원을 제외하고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한강이 노벨상 수상 결정 뒤 가진 첫 공개 행보였던 만큼 그를 만나려는 취재진과 시민들로 행사장 주변이 일찌감치 북적였다. 한강은 별도의 출입구를 통해 시상식장을 출입하며 취재진 등과 거리를 뒀고, 수상 소감 등은 재단을 통해 공개됐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부가 사전청약으로 분양을 받았다가 사업이 취소된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복원해주기로 했다. 사전청약에 당첨된 시점부터 사업 취소까지 기간에 청약통장을 유지한 것으로 인정해주겠다는 의미다.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이 좌초되는 사전청약 단지가 늘어나는데 피해자 구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형식적인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정부 간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는 민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를 대상으로 청약통장 관련 지원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전청약 당첨 즉시 청약통장 효력이 정지돼 가입 기간, 납입 횟수 등을 늘리지 못한 ‘기회비용’을 복구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현재까지 민간 사전청약을 실시했다가 사업이 취소된 단지는 모두 6곳, 총 626가구다. 먼저 당첨 시점부터 사업 취소까지 기간도 청약통장 가입 기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사업 취소 단지 6곳 모두가 2022년 사전청약을 진행한 만큼,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3년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가 사후에 청약통장에 돈을 추가 납입하면 해당 기간의 납입 횟수와 납입액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국토부는 시중은행과 연계된 전산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번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사전청약은 주택 착공과 동시에 이뤄지는 본청약보다 청약 시기를 2년가량 앞당겨 실시하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집값이 급등하자 2021년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재도입했다. 하지만 고금리, 공사비 급등 여파로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사업이 좌초되는 단지가 등장했다. 이번 지원 방안은 민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에 대한 구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국토부는 올해 5월 피해자들의 청약통장을 부활시켰지만 이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이달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정부 조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사전청약 취소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만큼 피해가 회복돼야 한다”며 국토부에 추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피해자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사전청약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들의 진정한 요구를 무시한 형식적 대응”이라며 “피해자들은 정부 청약 시스템을 통해 공정하게 경쟁해 당첨된 만큼 청약 지위를 온전히 복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이 취소된 토지에 향후 다른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을 경우, 해당 아파트에 대한 당첨 자격을 달라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당초 예고한 대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 달라는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속 사업자가 언제 나타날지도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후속 사업자에게 당첨자 지위 승계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SK에코플랜트가 임원 수를 20% 이상 줄이는 조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17일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 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조직개편에 맞춰 기존 임원 17명이 물러났다. 1명은 신규 임원으로 승진하고 외부 인사 1명이 새로 임용됐다. 통상 연말에 하던 임원 인사를 1개월 반가량 앞당겨 SK에코플랜트의 전체 임원(올해 6월 말 기준 66명) 중 25.8%를 교체한 것이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의 임원 수는 66명에서 51명으로 줄었다. 다음 달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편입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 및 인력 개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가공·유통 계열사인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제조 자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다음 달 1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된다. 하이테크 사업 조직을 신설해 반도체 분야 플랜트는 물론 관리 서비스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할 게획이다. 미래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에너지사업 조직은 따로 독립했다. 연료전지와 재생에너지 사업 등 에너지 분야 시너지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포석이다. 건축·토목·플랜트 조직은 솔루션사업 조직으로 통합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SK에코플랜트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질적 성장체계 구축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부가 사전청약으로 분양을 받았다가 사업이 취소된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복원해주기로 했다. 사전청약에 당첨된 시점부터 사업 취소까지 기간에 청약통장을 유지한 것으로 인정해주겠다는 의미다.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이 좌초되는 사전청약 단지가 늘어나는데 피해자 구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형식적인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정부 간 법적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17일 국토교통부는 민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를 대상으로 청약통장 관련 지원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전청약 당첨 즉시 청약통장 효력이 정지돼 가입 기간, 납입 횟수 등을 늘리지 못한 ‘기회비용’을 복구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현재까지 민간 사전청약을 실시했다가 사업이 취소된 단지는 모두 6곳, 총 626가구다.먼저 당첨 시점부터 사업 취소까지 기간도 청약통장 가입기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사업 취소 단지 6곳 모두가 2022년 사전청약을 진행한 만큼,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3년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가 사후에 청약통장에 돈을 추가 납입하면 해당 기간의 납입 횟수와 납입액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국토부는 시중은행과 연계된 전산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번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사전청약은 주택 착공과 동시에 이뤄지는 본청약보다 청약 시기를 2년가량 앞당겨 실시하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집값이 급등하자 2021년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재도입했다. 하지만 고금리, 공사비 급등 여파로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사업이 좌초되는 단지가 등장했다. 이번 지원 방안은 민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에 대한 구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국토부는 올해 5월 피해자들의 청약통장을 부활시켰지만 이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이달 7일 국회 국토교통워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정부 조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사전청약 취소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만큼 피해가 회복돼야 한다”며 국토부에 추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피해자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사전청약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들의 진정한 요구를 무시한 형식적 대응”이라며 “피해자들은 정부 청약 시스템을 통해 공정하게 경쟁해 당첨된 만큼 청약 지위를 온전히 복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이 취소된 토지에 향후 다른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을 경우, 해당 아파트에 대한 당첨 자격을 달라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당초 예고한 대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달라는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속 사업자가 언제 나타날지도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후속 사업자에게 당첨자 지위 승계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내년 서울의 공동주택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2만 채 가까이 늘어난다. 내년 임대주택 입주 물량이 올해의 16배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15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발표한 내년 서울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은 4만8184채로 집계됐다. 올해 입주예정 물량(2만8664채)보다 1만9520채(68.1%) 늘어난 규모다. 내년에 입주가 예정된 30채 이상 분양 및 임대주택 물량을 모두 더한 수치다. 내년 임대주택 입주 물량이 올해 대비 1만 채 이상 늘어난 것이 입주량 증가의 주요 배경이다. 올해 760채에 그쳤던 임대주택 입주 물량은 내년 1만2414채, 16.3배로 늘어난다. 상당수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하는 ‘청년안심주택’이다. 내년 분양주택 입주 물량은 올해 2만7904채에서 내년 3만2345채로 4441채(15.9%) 증가한다. 대단지로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4321채), 서초구 ‘메이플자이’(3307채),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3069채),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채) 등이 포함됐다. 다만 실제 입주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6월 말 기준 입주자 모집공고 등을 참고해 집계했다. 공사비 갈등으로 재개발·재건축 단지 곳곳에서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전국 입주예정 물량은 내년 28만9244채로 올해(36만4418채)보다 2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로 지방 주택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현대엔지니어링이 동유럽 세르비아에서 2조 원대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을 따냈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태양광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미국 태양광 업체 ‘UGT리뉴어블스’ 컨소시엄은 세르비아 정부가 발주한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자로 최종 확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지난해 11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약 11개월 만이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16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현지에서 열리는 본계약 체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출국했다.이 사업은 세르비아 남동부 지역에 1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와 200메가와트(MW)급 전력저장 시스템을 짓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시공(EPC)을 턴키 방식으로 수행한다. 사업 규모는 총 17억 유로(약 2조5225억 원)이며 이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수주액은 15억 유로(약 2조2258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국내 건설사가 따낸 해외 태양광 사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국내 건설사가 세르비아 태양광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세르비아 정부는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세르비아 등 동유럽 태양광 시장에 추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을 마무리하고 완화 기조로 돌아섰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내렸다. 2021년 8월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가 38개월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금융통화위원 7명 중 6명이 기준금리 인하에 동의했으며 장용성 금통위원만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그간 수도권 집값 과열 우려 등으로 금리 인하를 주저하던 한은이 결국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단행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이 심각해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경제는 올 2분기(4∼6월) 0.2% 역성장하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심상치 않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긴축 완화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밝혔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든 것도 한은의 통화 정책에 숨통을 터줬다. 긴축 종료로 고금리에 시달렸던 서민 대출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컸던 기업이나 얼어붙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도 온기가 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로 대출 이자 年6조 감소… 집값 상승 자극 우려도[38개월만에 긴축 종료]내수부진 속 기준금리 0.25%P 인하9월 가계대출 증가폭 줄어 진정세… “소비 0.18%-설비투자 0.7% 늘것”내수 활성화 숨통 기대감 커져… “이미 선반영… 효과 적을것” 관측도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데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가계 빚에 짓눌려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돈을 벌어도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결국 더 늦기 전에 금리 인하로 부진한 내수에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판단에 망설이던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낸 셈이다. 당장 금리 인하로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이번 인하 결정에 따라 가계의 이자 부담액은 연 2조5000억 원, 기업의 이자 부담액은 연 3조5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리 인하로 인해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거나 가계대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가계·기업 이자 부담 연 6조 원 감소 예상11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소비는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고 내수 개선도 빠르지 않다”며 “가계 부채 등으로 고통받는 계층이 많다”고 했다. 건설 투자 등도 부채 문제로 부진하다고 지적하면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피벗을 주저하게 했던 수도권의 집값 급등세가 진정되고 대출 증가세도 다소 잠잠해진 것도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9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5조2000억 원으로 8월(9조7000억 원)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민간 소비와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했던 만큼 이번 금리 인하가 내수 활성화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경우 민간소비는 9개월 후 최대 0.18%가량 늘어나고, 설비투자도 0.7%가량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내수 회복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부족으로 멈춰 섰던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도 금리 인하가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내 부동산 PF 대출액은 200조 원이 넘는 상태로, 이자 부담만 연간 수십조 원에 달한다. 금리 인하로 인해 이자 부담도 줄고 신규 자금 유입 가능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효과 불투명” 분석도… 집값 상승 등 부작용 우려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중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기준금리를 밑돌았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에 이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정영도 한양증권 기업투자본부 본부장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돼야 (PF 관련)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이 도리어 진정됐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 시중은행도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자 부담이 크게 줄면 다시 주택 매수세가 몰리면서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최근 한은 안팎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하 실기론에 대해선 “1년 뒤에 평가해 달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8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도 가계대출이 10조 원 가까이 늘었다. 정말 실기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불거진 불화설에 대해서는 “정부와 사이가 굉장히 좋다”며 “공조를 잘해서 나라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내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와 집값에 이미 반영돼 있고 대출 문턱도 높아졌기 때문에 집값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추가적인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올 경우 집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한국은행은 서울 중심으로 급등한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둘째 주(0.32%)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로, 8월 둘째주(0.32%)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73주 연속 오르고 있는데 지난달부터 상승폭은 줄어드는 추세다.부동산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하 자체는 집값 상승 요인이지만 당분간 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인하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의 이자 부담이나 향후 주택 매입 자금조달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에 반영돼 있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대출 총량 관리 움직임이 더해져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역시 “이자 부담이 줄면 고금리 시기 때 주택 구입을 미룬 매수자가 주택 구매에 나서거나,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에 다소 도움될 수 있다”면서도 “집값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집값은 지금처럼 소폭 오르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연말이나 내년 초까진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는 상황이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 방향성이 확인된 만큼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 선호 지역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강남3구 등 고가 주택의 경우 신규 공급이 부족해 거래량은 줄더라도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전문가들은 앞으로 대출금리의 인하 폭과 속도가 집값 향방을 가를 변수라고 진단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집값이 급등했던 수도권은 금리보다 대출규제에 대한 영향이 더 크다”며 “기준금리가 내려도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높이면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향후에는 대출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적어도 연내에는 기준금리와 비례한 대출금리 인하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봤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