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 대형 백화점의 모바일 상품권을 파는 중소기업 사이트를 해킹해 30억 원어치 상품권 7600여 장을 탈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통계에 따르면 정보 보호 및 보안에 크게 투자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이 해킹의 주요 목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기업의 정보 보호 투자 금액과 관련 인력 등을 공개할 의무는 연 매출 3000억 원 이상의 대기업에만 있다. 전문가들은 “규모에 상관없이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이라면 정보 보호 투자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며 “중소·중견기업들이 보안에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고 지적했다. ● 30억 원 상당 모바일 상품권 탈취 7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해킹으로 30억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탈취한 해킹 조직원 19명을 붙잡아 정보통신망침입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모바일 쿠폰 판매 업체의 시스템에 해킹 등으로 취득한 관리자 계정으로 접속한 뒤 모바일 상품권을 주문했다. 이어 자신들이 지정한 휴대전화로 30억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 이후 해외 총책은 모바일 상품권의 고유식별번호(PIN)를 국내 교환책들에게 공유했고, 이들이 전국 대형마트를 돌며 종이 상품권으로 교환했다. 이를 현금화한 뒤 해외로 빼돌리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중국 국적의 해외 총책인 A 씨(36) 등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달 1일 알바몬도 해킹 피해 사실을 공지했다. 알바몬은 1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서 4월 30일 알바몬 시스템에서 비정상적 접근 징후를 바로 감지해 대응했으며 해킹 시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2만2473건의 임시 저장된 이력서 정보가 유출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로부터 유출 신고를 받아 2일 조사를 시작했다. ● 피해 기업 94%는 중소·중견기업KISA에 따르면 해킹, 디도스 공격 등 기업 사이버 공격 피해 신고 건수는 2021년 640건, 2022년 1142건, 2023년 1277건, 지난해 1887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기업 사이버 침해 사고 중 중소·중견기업이 전체 피해의 94%를 차지했다. 사이버 공격 피해는 특히 보안 관리가 취약한 기업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현행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이 아니면 정보 보호 투자 현황이나 보안 업무를 맡는 인력 등을 공개할 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관련 정보보호산업법 시행령이 2022년 개정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 금융 회사, 전자금융업자, 매출액 3000억 원 미만의 상장사, 비상장사, 소기업 등은 의무 공시 대상에서 빠졌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백화점 상품권 해킹 피해를 입은 업체 역시 자본금 10억여 원, 직원 65명의 중소기업이었다. 따라서 정보 보호 현황 공시 의무도 없다.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 역시 비상장사 중견기업에 해당해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중소·중견기업의 보안 투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공시 의무를 확대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규모가 작더라도 개인 정보를 수집 및 가공하는 기업이라면 정보 보호 관련 예산을 반드시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보안 투자를 늘리고 해킹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 혜택 등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모 백화점 모바일상품권을 판매하는 영세 업체를 해킹해 상품권 7600여 장(30억 원 어치)을 탈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SK텔레콤(SKT) 해킹 사태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보 보호 비용을 많이 투자하기 어려운 중견, 중소기업에서 해킹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을 당한 사례는 2021년 640건에서 지난해 1887건으로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기업이 정보 보호에 투자하는 금액, 인력 등을 공개하는 정보 보호 공시 의무는 현재 매출액 3000억 원 이상의 대기업, 정보통신서비스 일일평균 이용자 100만 명 이상의 기업 등에만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이라면 정보보호 투자 금액을 공시할 필요가 있다”며 “중견, 중소 기업이 정보 보호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0억 상당 모바일 상품권 탈취7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해킹으로 30억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탈취한 해킹조직원 19명을 붙잡아 정보통신망침입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모바일 쿠폰 판매업체 시스템에 미리 관리자 계정으로 접속한 뒤 모바일 상품권을 주문하고, 이를 자신들이 지정한 휴대전화로 수신하는 방식으로 30억 원 상당의 상품권을 빼돌렸다. 이후 해외 총책이 텔레그램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 고유식별번호(PIN)를 국내 교환책들에게 공유했고, 이들이 전국 22개 대형마트를 돌며 종이 상품권으로 교환한 후 현금화 해 해외로 빼돌렸다. 모바일 상품권 PIN 번호만 알면 전국 대형마트에서 쉽게 종이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특성을 악용한 것이다. 경찰은 중국 국적의 해외 총책인 남성 A 씨(36) 등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추적 중이다.앞서 이달 1일 알바몬도 해킹 피해 사실을 공지한 바 있다. 알바몬은 1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서 “지난 4월 30일 알바몬 시스템에서 비정상적 접근 징후를 바로 감지해 대응했다”며 “그 과정에서 ‘이력서 작성 페이지의 미리보기’에서 해킹 시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2만 2473건의 임시 저장된 이력서 정보가 유출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로부터 유출 신고를 접수 받아 2일 조사를 시작했다. ● 대기업 아니면 정보보호 공시 대상 제외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서버 해킹, 디도스 공격 등을 포함하는 기업 사이버 침해사고 신고 건수는 2021년 640건, 2022년 1142건, 2023년 1277건, 지난해 1887건으로 급증했다. KISA는 “업종별 침해 사고 중 상대적으로 보안 관리가 취약한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이 2024년 121건으로 전년 대비 약 66%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소, 중견기업이 전체 침해 사고 비중의 9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사이버 침해사고는 특히 보안 관리가 취약한 기업에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그러나 현행 법은 일정 규모 이상 대기업이 아니면 정보보호 현황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정보보호 현황 공시는 정보보호 투자 현황, 인력 현황, 정보보호 활동 현황 등을 공개하는 것이다. 기존에 기업 자율로 각 기업의 정보보호인력 공개를 하도록 했던 정보보호산업법 시행령은 2022년 개정됐지만 공공기관, 금융 회사, 전자금융업자,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상장사, 비상장사, 소기업 등은 여전히 의무 공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대형 백화점 상품권 해킹 사태가 있었던 업체 역시 자본금이 10억 원가량, 직원이 65명 정도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으로 정보보호 현황 공시 의무가 없다. 알바몬을 운영하는 유한회사 잡코리아 역시 많은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비상장사 중견기업에 해당해 공시 의무대상이 아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규모가 작더라도 개인 정보를 수집 및 가공하는 기업이라면 정보보호 관련 예산 공시 의무를 가질 수 있도록 공시 의무 대상 기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황모 씨는 다른 중국인 유학생을 통해 “한국에서 개설한 통장만 빌려주면 수십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솔깃했다. 주변에 물어보니 자신과 같은 중국인 유학생들 몇몇이 ‘용돈 벌이’ 차원에서 응했다는 말도 들었다. 황 씨는 통장을 빌려줬다. 그런데 황 씨에게 통장 대여를 제안한 중국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 그는 황 씨의 통장만 챙겨 잠적했고 약속한 돈도 주지 않았다. 얼떨결에 황 씨는 피싱 범죄 가담자가 됐다. 이처럼 ‘통장만 빌려주면 한 달에 수십만 원을 보장하겠다’는 식의 유혹에 응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가담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유학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서 이런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범죄 가담 여부를 몰랐어도 처벌 대상이 되는 만큼 국내 실정을 잘 모르는 유학생들에 대한 범죄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서 용돈 벌려다 범죄 가담경찰 등에 따르면 과거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책은 불법 체류자나 한국인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인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피해자에게 뜯어낸 돈을 전달하거나 ‘돈세탁’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들 상당수가 처음에는 범죄인 줄 모르고 피싱에 가담한다는 점이다. “통장 명의만 대여해 달라”, “돈을 옮겨만 주면 수십만 원의 대가를 주겠다”는 등의 제안이나 아르바이트 공고에 응했다가 범죄에 빠지는 사례가 많다.최근에는 한국에 사는 중국인들이 서로 생활 및 취업 정보 등을 나누는 온라인 사이트 ‘분투재한국’을 통해 보이스피싱 수거책 알바를 하다가 적발되는 중국인 유학생들도 늘고 있다. 분투재한국은 ‘한국에서 분투하다’란 뜻이다. 경찰 관계자는 “하루 평균 30만 원 정도의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유혹에 이끌려 가담하는 유학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점점 범죄 가담 사례가 늘자 이 사이트는 사기, 범죄에 연루된 유학생 사례를 소개하며 심부름, 통장 명의 대여 등 홍보 글을 주의하라는 공지 글을 최근 띄웠다.한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무더기로 피싱에 가담했다가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강원 한 사립대 유학생 10여 명이 무려 약 20억 원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돈세탁한 혐의로 검거됐다. 조직이 만든 특정 국내 은행 계좌로 피해자들이 입금하면 유학생들이 이 돈을 자신의 중국 등 외국 은행 계좌로 옮긴 것이다. 이 돈은 다시 총책의 계좌로 송금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조직은 ‘같은 중국인’이라는 점을 내세워 유학생들을 끌어들인다”며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 국적이 가장 많다 보니 피싱 범죄에 연루되는 중국인 사례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20만8962명으로 사상 처음 20만 명을 넘겼다. 그중 중국인이 34.5%(7만2020명)였다.● “대학 차원서 사례 중심 예방 교육해야” 중국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방글라데시 국적 20대 유학생이 피싱 범죄에 가담했다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유학생은 “일당과 교통비를 줄 테니 특정 장소로 가서 현금을 수거한 후 전해 달라”는 지시를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가 등에 따르면 한국에 온 유학생들은 한국 실정에 어둡거나 언어 장벽이 있는 탓에 같은 국적의 다른 유학생들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이스피싱 재판을 많이 담당한 한 판사는 “앳된 10대 후반, 20대 초반 유학생들이 멋모르고 범행을 한 뒤 ‘용돈 벌려고 그랬다. 영문을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대학들이 철저한 범죄 예방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학업을 시작하기 전에 대학이 범죄 예방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며 “유학생이 장기 결석하면 불법 알바나 범죄에 빠진 것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황모 씨는 다른 중국인 유학생을 통해 “한국에서 개설한 통장만 빌려주면 수십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솔깃했다. 주변에 물어보니 자신과 같은 중국인 유학생들 몇몇이 ‘용돈 벌이’ 차원에서 응했다는 말도 들었다. 황 씨는 통장을 빌려줬다. 그런데 황 씨에게 통장 대여를 제안한 중국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 그는 황 씨의 통장만 챙겨 잠적했고 약속한 돈도 주지 않았다. 얼떨결에 황 씨는 피싱 범죄 가담자가 됐다.이처럼 ‘통장만 빌려주면 한 달에 수십만 원을 보장하겠다’는 식의 유혹에 응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가담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유학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서 이런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범죄 가담 여부를 몰랐어도 처벌 대상인 만큼 국내 실정에 서툰 유학생들에 대한 범죄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서 용돈 벌려다 범죄 가담경찰 등에 따르면 과거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책은 불법 체류자나 한국인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인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피해자에게 뜯어낸 돈을 전달하거나 ‘돈 세탁’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문제는 이들 상당수가 처음에는 범죄인 줄 모르고 피싱에 가담한다는 점이다. “통장 명의만 대여해달라”, “돈을 옮겨만 주면 수십만 원의 대가를 주겠다”는 등 제안이나 아르바이트 공고에 응했다가 범죄에 빠지는 사례가 많다.최근에는 한국에 사는 중국인들이 서로 생활 및 취업 정보 등을 나누는 온라인 사이트 ‘분투재한국’을 통해 보이스피싱 수거책 알바를 하다가 적발되는 중국인 유학생들도 늘고 있다. 분투재한국은 ‘한국에서 분투하다’란 뜻이다. 경찰 관계자는 “하루 평균 30만 원 정도의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유혹에 이끌려 가담하는 유학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점점 범죄 가담 사례가 늘자 이 사이트는 사기, 범죄에 연루된 유학생 사례를 소개하며 심부름, 통장 명의 대여 등 홍보 글을 주의하라는 공지 글을 최근 띄웠다.한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무더기로 피싱에 가담했다가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강원 한 사립대 유학생 10여 명이 무려 약 20억 원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돈세탁한 혐의로 검거됐다. 조직이 만든 특정 국내 은행 계좌로 피해자들이 입금하면 유학생들이 이 돈을 자신의 중국 등 외국 은행 계좌로 옮긴 것이다. 이 돈은 다시 총책의 계좌로 송금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조직은 ‘같은 중국 동포’라는 점을 내세워 유학생들을 끌어들인다”며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 국적이 가장 많다 보니, 피싱 범죄에 연루되는 중국인 사례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20만8962명으로 사상 처음 20만 명을 넘겼다. 그 중 중국인이 34.5%(7만2020명)였다.● “대학 차원서 사례 중심 예방 교육해야”중국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방글라데시 국적 20대 유학생이 피싱 범죄에 가담했다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유학생은 “일당과 교통비를 줄 테니 특정 장소로 가서 현금을 수거한 후 전해 달라”는 지시를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대학가 등에 따르면 한국에 온 유학생들은 한국 실정에 어둡거나 언어 장벽 탓에 같은 국적의 다른 유학생들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이스피싱 재판을 많이 담당한 한 판사는 “앳된 10대 후반~20대 초반 유학생들이 멋모르고 범행을 한 뒤 ‘용돈 벌려고 그랬다. 영문을 모른다’며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전문가들은 우선 대학들이 철저한 범죄 예방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학업을 시작하기 전에 대학이 범죄 예방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유학생이 장기 결석하면 불법 알바나 범죄에 빠진 것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해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여 60억 원에 가까운 비트코인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자가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의 일종의 암호인 ‘니모닉 코드’를 몰래 빼내 범행을 저질렀다.2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해 1월 23일 피해자의 가상자산 지갑 복구암호문을 몰래 빼낸 후 비트코인을 가로챈 일당 4명을 정보통신망법위반 등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에게 접근해 “가상자산 지갑의 복구암호문을 알려주면 더 안전한 지갑으로 옮겨주겠다”고 속였다. 복구암호문은 ‘니모닉(Mnemonic) 코드’[라고 불리는 것으로, 가상자산 지갑을 만들면 자동 생성되는 12개에서 24개의 영어 단어 조합으로 구성된다. 이 코드만 알고 있으면 비트코인 등 지갑 안의 자산을 다른 기기에서 복원할 수 있다. 일당은 피해자가 불러주는 암호문을 녹음한 뒤 약 1년 뒤 암호문을 이용해 피해자의 지갑에서 자신들의 지갑으로 비트코인 45개(당시 24억 원 상당, 현재 59억 원 상당)을 불법 복구했다. 일당은 태국 암시장에서 해당 비트코인 중 20개를 바트화(THB)로 환전했다.경찰은 블록체인 분석기법을 이용해 약 10개월간 범인들의 가상자산 세탁 과정을 추적해 피의자를 특정했다. 일당 4명 중 2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이 가로챈 비트코인 45개 중 24개는 피해자에게 반환됐다. 경찰은 “나머지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철저히 추적해 전량 몰수 및 추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가상자산 지갑은 복구암호문이 유출되면 누구든 다른 기기에서 비트코인을 복원할 수 있다”며 “암호는 종이 혹은 철제판에 기록해 오프라인에 보관하고 절대 누구에게도 알려주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사진)이 모교인 고려대 개교 120주년을 맞아 30억 원을 기부했다. 24일 고려대는 전날 권 회장이 고려대에 30억 원을 쾌척했으며 누적 기부 금액은 약 251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부금은 세종캠퍼스 학생회관 건립기금, 고려대 의료원 발전기금, 교우들을 위한 발전기금으로 각각 10억 원씩 쓰인다. 권 회장은 고려대 지질학과 78학번으로 2009년 엘앤피코스메틱을 창립하고 2012년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선보여 성공을 거뒀다. 권 회장은 2016년 11월에도 120억 원의 건립기금을 쾌척해 ‘메디힐 지구환경관’을 세웠다. 2023년 8월에는 의학발전기금으로 50억 원을 기탁해 안암병원 신관 대강당이 ‘메디힐 홀’로 명명됐다. 권 회장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늘 마음을 써왔다”며 앞으로도 모교의 인재 양성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흉기로 60대 여성을 살해하고, 40대 마트 여성 직원을 다치게 한 30대 남성의 구속 여부가 24일 중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판사 최기원)은 이날 오전 10시 반 살인 혐의를 받는 이 남성에 대해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심사에 출석한 남성은 검은 모자에 흰 마스크를 썼다. 그는 “사과 안 하십니까”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살짝 내민 채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누구에게 죄송하냐”는 질문에는 “피해자분께요”라고 답했다. 반면, “자진 신고를 왜 하셨나”,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 등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앞서 22일 오후 6시 20분경 남성은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일면식 없는 60대 여성과 40대 마트 직원 등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이 중 60대 여성이 사망했다. 남성은 범행 직후 마트 인근 골목길에서 담배를 피우며 112에 자진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12에 “마트에서 사람 두 명을 찔렀다”, “위치 추적을 해보시면 안되겠냐”고 태연하게 말하던 남성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23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남성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영장 심사는 심사 시작 44분 만인 오전 11시 14분경 마무리되었다. 경찰은 남성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계획 여부, 정신 병력 등을 조사 중이다. 남성의 구속 여부는 심문 결과를 바탕으로 오늘 중 결정될 예정이다.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서울 강북구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처음 보는 6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남성은 범행 직후 태연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경찰에 자진 신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남성은 전날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일면식 없는 60대 여성과 40대 여성 마트 직원 등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이 중 60대 여성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변을 당했다. 남성은 범행 직전 마트에 진열된 소주 1L가량을 마신 뒤, 진열대에 있던 칼을 집어 들고 포장을 뜯어 피해자들에게 휘둘렀다. 한 차례 공격으로 60대 여성이 쓰러지자 주변 시민이 말리려 했으나, 남성은 다시 수차례 추가로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직후에는 흉기를 마트 내 과자 더미 사이에 놓아두고 인근 골목으로 이동했다.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범인이 골목길을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며 통화하는 모습이 찍혔다.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112에 걸어 “여기 위치추적 해보시면 안 돼요?” “마트에서 사람을 두 명 찔렀는데요”라고 말했다. 112에서 “누가요?”라고 묻자 “제가요 방금”이라고도 했다. 남성은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담배 한 대만 피우고 갈게’라는 취지로 말한 뒤 흡연을 하다가 경찰에 제압당했다. 경찰은 이 남성의 정신병력을 확인 중이다. 남성은 체포 과정에서는 “의사가 나를 해치려 해서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겁이 나서 다른 사람을 해쳤다”며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경찰은 마약 등 약물 검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 남성은 범행 전까지 인근 정형외과에서 손가락 골절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범행 당시에 환자복 차림이었다. 그가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입은 40대 마트 직원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건이 발생한 마트는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23일 사건 현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묻지 마 범죄’에 불안을 호소했다. 매일 출퇴근길에 이곳을 지난다는 주민 김모 씨(44)는 “2년 전 흉기 난동 사건이 떠올라 무섭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 씨(65)도 “장 보러 자주 가는 마트에서 나와 비슷한 나이대 사람이 변을 당했다니 남 일이 아닌 듯해 가슴이 철렁했다”고 했다. 앞서 2023년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조선(당시 35세)이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같은 해 8월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선 최원종(당시 22세)이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서울 강북구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처음 보는 6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남성은 범행 직후 태연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경찰에 자진 신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23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남성은 전날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일면식 없는 60대 여성과 40대 여성 마트 직원 등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이 중 60대 여성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변을 당했다.남성은 범행 직전 마트에 진열된 소주 1L가량을 마신 뒤, 진열대에 있던 칼을 집어 들고 포장을 뜯어 피해자들에게 휘둘렀다. 한 차례 공격으로 60대 여성이 쓰러지자 주변 시민이 말리려 했으나, 남성은 다시 수차례 추가로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직후에는 흉기를 마트 내 과자 더미 사이에 놓아두고 인근 골목으로 이동했다.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범인이 골목길을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며 통화하는 모습이 찍혔다.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112에 걸어 “여기 위치추적 해보시면 안돼요?”, “마트에서 사람을 두 명 찔렀는데요”라고 말했다. 112에서 “누가요?”라고 묻자 “제가요 방금”이라고도 했다. 남성은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담배 한 대만 피우고 갈게’라는 취지로 말한 뒤 흡연을 하다가 경찰에 제압당했다.경찰은 이 남성의 정신병력을 확인 중이다. 남성은 체포 과정에서는 “의사가 나를 해치려 해서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겁이 나서 다른 사람을 해쳤다”며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경찰은 마약 등 약물 검사를 의뢰할 방침이다.이 남성은 범행 전까지 인근 정형외과에서 손가락 골절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범행 당시에 환자복 차림이었다. 그가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입은 40대 마트 직원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건이 발생한 마트는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23일 사건 현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묻지 마 범죄’에 불안을 호소했다. 매일 출퇴근길에 이곳을 지난다는 주민 김모 씨(44)는 “2년 전 흉기 난동 사건이 떠올라 무섭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 씨(65)도 “장 보러 자주 가는 마트에서 나와 비슷한 나이대가 변을 당했다니 남 일이 아닌 듯해 가슴이 철렁했다”고 했다.앞서 2023년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조선(당시 35세)이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같은 해 8월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선 최원종(당시 22세)이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서울 강북구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의 한 마트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여성이 숨졌다. 가해 남성은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22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서울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중년 여성 2명에게 칼을 휘둘러 한 명을 살해한 남성을 체포해 살인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 관계자는 “오후 6시 20분에 ‘환자복 입은 사람이 (여성을) 찔러서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구급대와 함께 출동했다”라며 “현장에 출동해 보니 피해 여성 한 명의 출혈이 심각한 상태였다”라고 밝혔다. 칼에 찔린 60대 여성은 크게 다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40대 여성은 경상을 입었다. 가해 남성은 범행 직후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다. 이 남성은 피해 여성들과 모르는 사이였다고 경찰에 밝혔다. 범행 직전 마트에 있던 칼을 집어든 후 포장지를 뜯어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마트 인근 정형외과 입원 환자였으며,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다. 2023년 8월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도 당시 22세였던 최원종이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하고 행인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졌다.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휘두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22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서울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중년 여성 2명에게 칼을 휘두르고, 그중 한 명을 찌른 30대 남성을 체포해 살인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피해자는 60대와 40대 여성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 관계자는 “오후 6시 20분에 여성이 칼에 찔렸다는 신고를 받고 구급대와 함께 출동했다”라며 “현장에 출동해 보니 피해 여성 1명의 출혈이 심각한 상태였다”라고 밝혔다. 칼에 찔린 60대 여성은 크게 다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사망했다. 40대 여성은 경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가해 남성은 범행 직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남성은 별다른 저항없이 체포되었고 범행 당시 환자복을 입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가해 남성을 상대로 피해자와의 관계를 비롯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2023년 8월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도 당시 22세였던 최원종이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 5명을 들이받고, 백화점 내부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9명을 공격했다. 이로 인해 1명이 숨졌다.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초등학교 일대에서 유괴 시도가 있다고 해 무척 놀랐어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너무 많다 보니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이라도 깔아줘야 덜 불안합니다.”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박현정 씨(47)는 자녀들에게 최근 모바일로 등하굣길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추적 앱을 깔아줬다. 박 씨는 “직장에 다니다 보니 낮에는 아이들을 일일이 돌볼 수 없어 불안할 때가 많다”며 “위치추적 앱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어린이 호신용품도 구매할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서울 강남권 초등학교 인근에서 납치 미수 의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두 사건 모두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종결 처리했지만 “아이 혼자 학교 보내기 무섭다”는 학부모들이 여전히 많다. 실제 13세 미만 아동 유괴범죄는 4년 새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 유괴 미수, 혐의 없음에도 “불안하다”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초등학교 측은 ‘유괴 의심 사례가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16일 오후 6시 20분경 학교 인근에서 남성 2명이 2학년 남학생에게 “음료수 사줄까”라며 접근했고 학생이 “괜찮다”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차도 가까이에서 놀고 있는 학생에게 ‘위험하다’고 제지를 한 것”이라며 “숨이 차 헐떡이길래 ‘음료수 사줄까’ 하고 물어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2명을 귀가 조치했다.16일엔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하교 중이던 초등학생이 노인으로부터 위해를 당할 뻔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0분경 학교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70대 남성이 “내 것”이라며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의 가방 끈을 잡았고, 학생이 뿌리치고 도망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범죄 행위로 볼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아 사건은 종결 처리됐다.그럼에도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 두 학교는 이미 가정통신문을 통해 유괴 의심 사례가 있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맞벌이 학부모들은 “항상 아이 안전이 불안한데, 통신문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혐의가 없어도 걱정된다는 분위기다. 아동 대상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 대상 유괴 및 성폭력 범죄는 2019년 1514건에서 2023년 1704건으로 최근 4년간 13% 늘었다. 특히 유괴 범죄는 2019년 138건에서 2023년 204건으로 48%(66건) 증가했다.● 호신용품 사주는 학부모들어린 자녀들에게 각종 호신·안전용품을 사주는 학부모들도 급증하고 있다. 초등학교 2·4학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 김모 씨(40)는 “대전의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초등학생을 살해하는 사건까지 벌어진 후 자녀들에게 직접 안심벨을 사줬다”며 “자녀의 같은 반 친구 중에서도 어린이 호신용품을 들고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후추 스프레이나 삼단봉 등 성인들이 들고 다닐 법한 호신용품을 소지하고 있는 초등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아동 범죄를 예방하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학교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단 학교 주변 순찰 인력을 늘리는 게 순서”라면서도 “지자체와 정부 차원에서 유괴 상황 시 어린이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이를 돈으로 치환해 생각하는 유괴 범죄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등에 대해 충분히 교육해 사회 전반의 규범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서울 한복판에서 시위가 있다는 걸 알고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경찰에 놀랐지만, 신나는 노래들이 나와서 오히려 즐겁네요.”4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 브라이언 씨(51)는 집회 현장을 연신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이렇게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지난 4개월간 도심에서의 대규모 집회는 일상이었다. 이러한 계엄-탄핵 국면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해외여행객 입국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다크투어리즘’(역사적 장소나 재해 현장 등을 둘러보는 여행)’의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된 ‘K-민주주의’가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환율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계엄, 탄핵으로 추락한 국가 이미지를 캠페인 등을 통해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해외여행객 약 19% 증가7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2월 해외여행객 입국자 수는 113만8408명으로, 전년 동월(103만244명) 대비 10.5%(10만8164명) 늘어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됐던 1월에는 111만7243명의 해외여행객이 한국에 입국했다. 이는 지난해 1월(88만881명)보다 23만6362명 늘어난 수치다. 계엄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12월(127만863명)도 2023년 12월(103만6625명)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증가세는 12월에서 2월까지의 기간으로 비교했을 때 이번 계엄 국면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9%의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셈이다. 이러한 수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 2019년 동기간 관광객 수와 유사한 수치다. 국가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해외여행객이 늘어난 배경에는 ‘다크투어리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크투어리즘이란 재난 등 역사적 비극이 발생한 현장을 방문하는 관광으로 ‘역사 교훈 여행’이라고도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있던 4일 안국역 일대에는 집회 현장을 카메라로 찍거나 손에 피켓을 든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다. 일본인 관광객 카나미 씨(26)는 “대통령 때문에 나라가 정신없다는 얘길 들었지만 한번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행가이드 중에는 집회 현장을 관광 코스로 홍보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K-민주주의’ 관심…원화 가치 떨어진 영향도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SNS를 통해 공유되는 집회 현장을 보고 ‘한국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봤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K-민주주의’에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오히려 축제 같은 집회 등이 SNS로 공유되며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SNS상에는 한국의 집회 문화를 ‘축제 같다’며 흥미로워하는 반응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이외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이 관광객 유입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적 혼란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정욱 모두의관광연구소 공동대표는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서 서울 체류 비용과 관광 상품 가격이 저렴해진 게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계엄 사태 전인 지난해 10월 말 13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1470원대까지 치솟았다.●전문가 “국가 이미지 제고에 힘써야” 전문가들은 비록 해외여행객 입국이 늘었더라도 계엄-탄핵으로 인해 추락한 국가 이미지 회복에 더 힘써야 한다고 입 모았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국가기관에서 외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를 일으키는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우리나라 경제나 관광 수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신생아 사진과 함께 ‘낙상시키고 싶다’는 취지 등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신생아 중환자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아동학대 범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생아의 경우 아동학대를 증명하기 어렵고 학대 피해는 큰 만큼 CCTV 설치 등 예방 시스템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지난달 28일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속 간호사가 신생아를 자신의 배 위에 앉힌 사진과 함께 “분조장(분노조절장애) 올라오는 중”이라는 글을 개인 SNS에 올렸다. 이어 “낙상 마렵다(시키고 싶다)” “몇 시냐. 잠 좀 자라” 등 아기를 향한 부적절한 표현을 잇달아 게시해 논란이 됐다.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며 비난이 커지자 병원 측은 5일 병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국민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모든 교직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더불어 병원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점검해 재발 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신생아의 아버지 황모 씨(37)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건이 있었던 직후 병원 측은 개인(간호사)의 일탈로 치부하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가 아동학대가 성립하기 위해선 공공기관의 정식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병원엔 CCTV가 없어 아동학대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상 전신 마취를 동반한 수술실에는 CCTV 설치가 의무지만, 신생아 중환자실은 해당되지 않는다.피해 아동의 가족은 병원의 재발 방지 대책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병원 중환자실에 CCTV를 달아서 향후 이런 사건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번 사과문에도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고 한다. 가족들은 “CCTV가 없으니 SNS에 올라온 것보다 더한 짓도 했을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어떻게 보상해 줄 수 있겠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 아동의 가족은 해당 간호사를 포함해 최소 3명의 간호사가 5명 이상의 신생아를 추가로 학대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신생아 중환자실에서의 아동학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0월 부산 동래구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는 간호사가 생후 닷새 된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 지난해 2월에도 부산의 한 병원에서 간호조무사 등이 생후 19일 된 아기의 귀를 비트는 등 학대 행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병원 관계자 12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이종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생아실 안에서 사고나 범죄가 발생했어도 의료진이 고의나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환자나 보호자는 물론이고 수사기관도 입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CCTV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신생아 사진과 함께 ‘낙상시키고 싶다’는 취지 등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신생아 중환자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아동학대 범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생아의 경우 아동학대를 증명하기 어렵고 학대 피해는 큰 만큼 CCTV 설치 등 예방 시스템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지난달 28일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속 간호사가 신생아를 자신의 배 위에 앉힌 사진과 함께 “분조장(분노조절장애) 올라오는 중”이라는 글을 개인 SNS에 올렸다. 이어 “낙상 마렵다(시키고 싶다)”, “몇 시냐. 잠 좀 자라” 등 아기를 향한 부적절한 표현을 잇달아 게시해 논란이 됐다.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며 비난이 커지자 병원 측은 5일 병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국민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모든 교직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더불어 병원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점검해 재발 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신생아의 아버지 황모 씨(37)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건이 있었던 직후 병원 측은 개인(간호사)의 일탈로 치부하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가 아동학대가 성립하기 위해선 공공기관의 정식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병원엔 CCTV가 없어 아동학대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상 전신 마취를 동반한 수술실에는 CCTV 설치가 의무지만, 신생아 중환자실은 해당되지 않는다.피해 아동의 가족은 병원의 재발 방지 대책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병원 중환자실에 CCTV를 달아서 향후 이런 사건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번 사과문에도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고 한다. 가족들은 “CCTV가 없으니 SNS에 올라온 것보다 더한 짓도 했을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어떻게 보상해 줄 수 있겠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 아동의 가족은 해당 간호사를 포함해 최소 3명의 간호사가 5명 이상의 신생아를 추가로 학대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신생아 중환자실에서의 아동학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0월 부산 동래구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는 간호사가 생후 닷새 된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 지난해 2월에도 부산의 한 병원에서 간호조무사 등이 생후 19일 된 아기의 귀를 비트는 등 등 학대 행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병원 관계자 12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신생아의 경우 의사소통이 불가하고 학대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생아실 안에서 사고나 범죄가 발생했어도 의료진이 고의나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환자나 보호자는 물론이고 수사기관도 입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CCTV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 간호사에 대한 인성 검사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튿날인 5일, 서울 도심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하는 집회와 반발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탄핵 찬성 측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외쳤고,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대통령 탄핵은 사기’라고 항의했다. 이날 탄핵 찬성 측은 서울 도심에서 헌재의 탄핵 인용 소식을 자축하는 집회를 벌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일대에서 ‘승리의 날 범시민 대행진’을 개최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집회 참여자 1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참가자들은 응원봉을 들고 춤을 추며 기쁨을 표출했다. 탬버린을 가져온 참가자도 있었다. 무대에 오른 한 연사는 “어제 ‘파면’이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터뜨렸다”며 “이 기쁜 날 여러분과 함께함에 감사하다”며 울먹거렸다. 같은 시간 촛불행동 또한 ‘내란세력 완전 청산’ ‘민주정부 건설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숭례문 로터리 인근에서 5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 규모의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러분이 애국자다. 여러분이 안 계셨다면 이뤄낼 수 없는 승리였다”고 말하자 참가자 일동은 환호했다. 집회 주최 측은 ‘파면 축하 떡볶이’를 준비해 집회 참여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광화문 광장에 집결했다. 이날 오전 11시경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민저항권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무효’ ‘사기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결집했다. 이들은 우비를 입고 ‘국민 저항권 발동’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헌재의 결정을 비판했다. 앞서 전 목사 측은 4일 헌재 선고 직후 “부당한 판결에 맞서 시민불복종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헌재 재판관들을 비난했다. 집회 무대에 오른 한 연사가 헌재 재판관들에 대해 “법관 이전에 인간이 먼저 돼야 했다”며 “죽을 때까지 저주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자 집회 참여자들이 함성을 질렀다. 전광판에는 “이재명, 한동훈과 헌재 8적은 대대손손 천멸자손”이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이날 오후 3시 20분경 무대에 등장한 전 목사는 “헌재의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헌재의 권위보다 국민저항권의 권위가 더 높다. 앞으로 헌재는 국민저항권으로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집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 사죄 인사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4시 기준 1만 8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서울 광화문 외 지역에서는 비교적 침울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는 한산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꾸준히 관저 앞을 지켜온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종적을 감췄고, 집회 또한 열리지 않았다. 전날 집회에 사용된 전광판 트럭만이 전원이 꺼진 채 길 변에 주차되어 있을 뿐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 온 세이브코리아 측 또한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며 5일 여의도에서 예정된 집회를 취소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튿날인 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은 평화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매일 집회가 벌어졌던 안국역 일대는 시위대 없이 한산했고, 헌재 정문 앞에 빼곡히 놓여있던 수백 개의 화환 또한 자취를 감췄다. 5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은 조용한 분위기였다. 헌재 건물을 둘러싼 경찰 버스 차벽은 그대로 있었지만, 도보 통행은 제한 없이 가능했다. 헌재 건너편 인도와 교동초등학교 인근에서 ‘탄핵 기각’을 외치던 시위대는 보이지 않았다. 매일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던 수운회관 앞 2개 차로 또한 늘 자리 잡고 있었던 트럭과 가설무대도 철거돼 교통 상황이 원활했다. 헌재 정문 앞에 줄지어 놓여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 또한 모두 수거됐다. 종로구청 측은 이날 오전 5시경부터 화환에 대한 수거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헌재 주변 상인들은 ‘드디어 일상을 되찾았다’며 미소 지었다. 헌재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김모 씨는 “한동안 소란이 지속되며 작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40%가량 줄었다”며 “이제는 원상복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수운회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48)는 “매일 집회가 벌어지며 단골 손님이 끊기기도 했다”며 “차분하게 앉아 차를 마시고, 도란도란 대화하던 카페 본래의 분위기가 서서히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국역 일대를 찾는 관광객들 또한 한층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다.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주말을 맞아 경복궁 일대로 구경을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이날 헌재 인근에서 만난 손주훈 씨(21)는 “한동안 이 일대를 방문하기 부담스러웠는데, 오늘은 주변 소품 가게들을 맘 놓고 구경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2시경 헌재 공보관실을 통해 “탄핵 심판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충실한 보도를 해주신 언론인들, 헌재의 안전을 보장해 주신 경찰 기동대 대원들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경찰은 탄핵 심판 초기부터 재판관들에 대한 신변 경호를 지원하고, 선고 당일 헌재 인근을 ‘진공 상태’로 만드는 등 안전 관리에 나선 바 있다.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안덕원 씨(62)는 “4월 초에 예약돼 있던 경복궁과 안국역 일대 관광이 100% 취소됐다”고 하소연했다.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리겠다고 발표하자 관광객들이 서둘러 일정을 취소한 것이다. 안 씨는 “주로 남미, 라틴계 관광객이 ‘격해지는 시위대 모습이 무섭다’고 예약을 취소했다”며 “지금까지 본 손해액만 약 1000만∼2000만 원가량”이라고 했다. 탄핵 찬반 시위가 격화되자 서울 종로구 헌재 일대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은 ‘시위 포비아(시위 공포증)’를 호소했다. 주민들은 혹시 모를 폭력 사태와 집회 소음을 피해 지인 집이나 호텔로 쫓기듯 거처를 옮겼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헌재 주변 지역의 단체 가이드 예약을 취소하는 등 발길을 끊었다. 서울 노원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정유진 씨(48)는 “탄핵 선고일이 발표된 날 이후로 안국역 일대 투어 예약이 평소보다 5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안국역 인근에서 시위대가 관광객을 향해 욕설을 퍼붓거나 시비를 거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1일에도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대통령 지지자가 주변을 지나던 중국인 관광객 10여 명에게 “No China, Stop the steal”이라고 소리 질렀다. 그러자 여행 가이드가 “이 사람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며 말렸다. 종로구를 찾는 관광객도 줄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종로구의 외국인 방문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84만2846명에서 올해 2월 기준 51만8983명으로 32만3863명 감소했다. 헌재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시위가 폭력으로 번질 것을 가장 우려한다. 종로구 익선동에서 자취하는 이모 씨(23)는 “선고 전날과 당일은 신촌에 사는 친구 집에서 지낼 예정”이라며 “혹시 모를 유혈사태에 괜히 엮이지 않기 위해 나름의 대책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안국역 인근에 사는 정모 씨(25)는 “거의 매일 정치 성향을 묻거나 욕설을 퍼붓는 시위대를 마주쳐 무서웠다”며 “부모님과 다른 지역에 있는 호텔 장기 투숙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거처를 옮기지 못하는 주민들은 시위대를 피해 멀리 돌아서 가기도 했다. 종로구 내자동에서 5년째 거주 중인 이모 씨(35)는 “직장이 광화문이라 선뜻 다른 곳으로 대피해 있기 어렵다”며 “(난동 등이) 걱정되지만, 최대한 시위대를 마주치지 않는 쪽으로 30∼40분 돌아서 출퇴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안덕원 씨(62)는 “4월 초에 예약돼 있던 경복궁과 안국역 일대 관광이 100% 취소됐다”고 하소연했다.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리겠다고 발표하자 관광객들이 서둘러 일정을 취소한 것이다. 안 씨는 “주로 남미, 라틴계 관광객이 ‘격해지는 시위대 모습이 무섭다’고 예약을 취소했다”며 “지금까지 본 손해액만 약 1000만∼2000만 원가량”이라고 했다.탄핵 찬반 시위가 격화되자 서울 종로구 헌재 일대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은 ‘시위 포비아(시위 공포증)’를 호소했다. 주민들은 혹시 모를 폭력 사태와 집회 소음을 피해 지인 집이나 호텔로 쫓기듯 거처를 옮겼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헌재 주변 지역의 단체 가이드 예약을 취소하는 등 발길을 끊었다. 서울 노원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정유진 씨(48)는 “탄핵 선고일이 발표된 날 이후로 안국역 일대 투어 예약이 평소보다 5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최근 안국역 인근에서 시위대가 관광객을 향해 욕설을 퍼붓거나 시비를 거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1일에도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대통령 지지자가 주변을 지나던 중국인 관광객 10여 명에게 “No China, Stop the steal”이라고 소리 질렀다. 그러자 여행 가이드가 “이 사람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며 말렸다. 종로구를 찾는 관광객도 줄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종로구의 외국인 방문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84만2846명에서 올해 2월 기준 51만8983명으로 32만3863명 감소했다.헌재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시위가 폭력으로 번질 것을 가장 우려한다. 종로구 익선동에서 자취하는 이모 씨(23)는 “선고 전날과 당일은 신촌에 사는 친구 집에서 지낼 예정”이라며 “혹시 모를 유혈사태에 괜히 엮이지 않기 위해 나름의 대책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안국역 인근에 사는 정모 씨(25)는 “거의 매일 정치 성향을 묻거나 욕설을 퍼붓는 시위대를 마주쳐 무서웠다”며 “부모님과 다른 지역에 있는 호텔 장기 투숙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거처를 옮기지 못하는 주민들은 시위대를 피해 멀리 돌아서 가기도 했다. 종로구 내자동에서 5년째 거주 중인 이모 씨(35)는 “직장이 광화문이라 선뜻 다른 곳으로 대피해 있기 어렵다”며 “(난동 등이) 걱정되지만, 최대한 시위대를 마주치지 않는 쪽으로 30∼40분 돌아서 출퇴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났지만, 지나가던 택배기사가 타는 냄새를 맡고 발 빠르게 주민을 대피시켜 인명 피해를 막았다. 서대문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낮 12시 29분경 홍제동 한 다세대주택 지하 1층 보일러실에서 불이 난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불을 처음 목격한 사람은 40대 택배기사 최기원 씨였다. 최 씨는 옆 건물에 배달을 왔다가 스티로폼이 타는 듯한 냄새를 맡고, 건물 안을 살피다가 보일러실 문틈으로 불꽃과 연기를 확인했다. 그는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문을 두드려 주민 4명을 직접 대피시키고 주택에 있던 소화기로 초기 진화도 도왔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화재를 완전히 진압한 뒤 가스를 차단했다. 최 씨의 빠른 대처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바쁜 업무 중 화재 진압에 나선 이유를 묻자 최 씨는 “누구라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이 동네에는 어르신이 많은 걸 알기에 빨리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