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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정권수립(9·9절) 70주년 계기 방북이 일단 무산됐다. 중국은 대신 상무위원(최고지도부)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사진)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 상무위원장을 시 주석의 특사로 북한에 보낸다.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와 교류를 담당하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변인은 4일 오후 “리잔수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북한 정부 초청에 응해 시 주석의 특별대표로서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8일 방북해 (9일) 북한 건국 7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리 위원장은 한국으로 치면 국회의장급이다.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다음의 최고위급이다. 시 주석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시 주석이 북한 문제를 담당해온 상무위원 서열 5위 왕후닝(王호寧) 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놔두고 리잔수를 파견하기로 한 것은 ‘시 주석은 방북하지 못하지만 최측근을 특사로 보내 중국이 북-중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북한에 강조하려는 외교적 제스처로 풀이된다. 특사로 방북하는 만큼 북-중 경제협력 등의 의지가 담긴 시 주석의 친서 등 메시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때는 왕후닝의 전임인 당시 상무위원 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이 방북했지만 시 주석의 특사 자격은 아니었다. 중국은 지난달만 해도 시 주석 방북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시 주석이 방북하지 않기로 한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북핵 문제에 돕지 않는다”며 ‘중국 책임론’으로 압박하는 데 따른 중국의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리 위원장의 방북 사실을 미리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신나리 기자}
“우리가 뭘 해야 한다고 말하지 말라. 우리는 (당신들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하게 게인고브 나미비아 대통령은 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폐막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인 지난달 22일 나미비아에서 중국 대사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장이밍(張益明) 주나미비아 중국대사는 정상회의에 대해 사전 브리핑을 하면서 게인고브 대통령에게 정상회의 때 “중국과 아프리카의 경제관계를 높게 평가하고 중국에 대한 아프리카의 정치적 지지를 단언해 달라”고 요구했다. 게인고브 대통령 취임 이후 나미비아가 중국을 지지해온 사실도 확실하게 해달라고 했다. 게인고브 대통령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내게도 연설문 작성가가 있다. 당신의 지도가 필요 없다”고 발끈했다. 장 대사가 중국의 나미비아 신공항 및 기초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인프라 투자 등을 통한 중국의 해외 경제영토 확장) 협정 등을 설명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런 프로젝트들이 중요한 성과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자 또다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게이고브 대통령은 “사업 제안에 대해 장관들과 얘기하라. 내게 직접 말하지 말라. 나는 (사업의) 투명성 증진을 원한다”고 반박했다. 나미비아 매체인 ‘더 나비미안’은 언론이 지켜보는 중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를 보도했다.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600억 달러어치의 차관 원조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은 현재까지 1420억 달러어치의 차관을 아프리카에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아프리카가 2020억 달러(약 225조 원)의 금융채무 관계로 엮이게 되는 셈이다. 시 주석은 3일 개막식에서 “중국과 아프리카는 운명공동체”라며 “중국은 아프리카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중국의 의지를 강요하지 않으며 원조에 어떤 정치 조건도 내걸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대규모 차관과 투자는 반길 만한 일이지만 ‘채무 함정’에 대한 위기의식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프리카 곳곳에선 중국 차관을 갚지 못하는 채무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중국 차관이 가장 많이 투입된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국가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59%에 달하자 올해 7월 중앙은행 관료가 중국 채무를 줄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에티오피아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채무 균형 문제를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채무가 전체 국가 채무의 70%에 달하는 케냐는 중국 자금을 빌려 건설한 철도 프로젝트 운영 첫해에 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지난해 첫 해외 군사기지를 세운 지부티는 2016년 국가 채무가 GDP의 85%에 달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영국 BBC 중문판은 4일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채무함정의 큰 선물을 줬나”라고 꼬집었다. 로이터도 “아프리카에 채무를 제공하는 중국수출입은행과 중국개발은행이 차관의 세부사항을 잘 공개하지 않는 등 책임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 여론과 관련해 시 주석은 3일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는 중국과 아프리카 인민만이 발언권이 있다. 어떤 이도 상상과 억측으로 중국 아프리카 협력의 현저한 성과를 부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53개국 정상 앞에서 대규모 자금 원조·차관과 군사 원조를 앞세워 아프리카로 중국의 세력권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우회적으로 미국을 비판하면서 아프리카를 미중 패권경쟁의 장으로 이용하려는 뜻도 나타냈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이 참석해 3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개막연설에서 “정부 원조와 금융기구 및 기업의 금융투자 방식으로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66조7500억 원)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미 2015년 600억 달러의 원조 및 차관 제공 의사를 밝혔는데 여기에 추가로 600억 달러를 더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다. 추가 지원하기로 한 600억 달러는 △무상 원조 및 무이자·특혜 차관 150억 달러 △신용대출 자금 200억 달러 △중국·아프리카 개발금융전문자금 100억 달러 및 아프리카 수출을 위한 무역융자 전문기금 50억 달러 등으로 구성된다. 시 주석은 중국 기업들의 향후 3년간 아프리카 투자가 최소 100억 달러 이상이 되도록 추동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중국과 외교관계가 있는 아프리카 최빈국 등에 올해 말 기한의 미상환 무이자 정부 차관 채무도 면제해 주겠다고 했다.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면서 중국과 국교를 맺지 않아 이번 정상회의에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은 에스와티니(옛 스와질랜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중국과 아프리카 운명 공동체를 건설하겠다”면서 향후 3년간 이 운명공동체 실현을 위한 8대 행동계획을 밝혔다. 특히 여기에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에 “무상 군사원조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시 주석은 “(서아프리카 말리의) 사헬 지대, 아덴만, 기니만 등 지역 및 국가의 안보 수호 및 대테러 노력을 돕겠다”며 아프리카 문제에 대한 군사 개입 의도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시 주석의 기초 인프라 건설 등 통한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사회 치안, 유엔 평화유지, 해적 퇴치, 대테러 등 영역에서 무려 50가지 안보 원조 프로젝트를 시행하겠다고 밝혀 군사기지 추가 건설 등 다양한 군사 개입을 예고했다. 시 주석은 “2030년 전까지 아프리카의 기본적인 식량 안전이 실현되도록 돕겠다”고도 밝혔다. 아프리카 식량 문제 해결에 중국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아프리카 재난 국가에 10억 위안(약 1628억 원)어치의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패권주의와 강권정치가 여전히 존재한다. 보호주의와 일방주의가 계속 고개를 든다”며 “보호주의와 일방주의를 반대한다. 자신을 고립된 작은 섬에 갇히게 하는 것은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무역 보호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무역전쟁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중화민족 부흥의 중국몽(蒙)과 아프리카 인민 단결 진흥의 아프리카몽이 빠른 시일 안에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몽은 미국과의 패권경쟁을 위해 시 주석이 내놓은 슬로건이다. 시 주석은 대규모 차관을 앞세운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아프리카를 채무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는 논란을 의식한 듯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이 좋으냐 나쁘냐에 대해서는 중국과 아프리카 인민만이 발언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상상과 억측으로 중국 아프리카 협력의 현저한 성과를 부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다음달 열리는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남북 장애인 탁구·수영 대표팀이 4~6일 베이징(北京)에서 공동 훈련을 벌인다. 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수영 및 탁구 선수단이 이날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했고 오후에는 한국 선수단이 도착했다. 남북 탁구 대표 선수단은 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한다는 목표로 공동 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선수단은 개막식 공동 입장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단일팀과 공동 입장은 장애인 경기대회에서는 처음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 이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는 다음달 6~13일 개최된다. 최근 폐막한 아시아 경기대회에서는 카누 용선, 조정, 여자 농구 등 3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돼 메달 4개(금 1, 은 1, 동 2)를 따냈다. 대회에 앞서 7월 29일부터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아 합동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도착한 북한 선수 대표단에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인 리분희가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베이징에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분희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현정화(현 한국마사회 탁구팀 감독)와 단일팀으로 여자 복식경기를 치렀고 당시 남북 단일팀은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한 가족.”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일 중국과 아프리카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은 가장 큰 개발도상국이고 아프리카는 개발도상국들이 집중된 대륙”이라며 “피부색은 다르지만 어려움을 공유하고 언어는 다르지만 한 가족처럼 가깝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3, 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과 아프리카가 “마음과 손을 연결해 형제와 같은 우의를 맺었다”고 분위기를 띄우고 나섰다. 중국은 아프리카 전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급 인사가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과 수교해 중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스와질란드만 이번 정상회담에 불참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단면이다. 3일 오후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아프리카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차관 및 원조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시 주석은 2015년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의 차관과 원조 제공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과 아프리카의 새로운 관계 및 행동 조치를 밝힐 것이라고 최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외신 브리핑에서 밝혔다. 4일에는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베이징 선언 및 2019∼2021년 아프리카 지원 투자 계획이 공개된다. 중국은 정상회의에 앞서 33개 아프리카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중국에 수출하는 97% 상품의 관세 면제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 경제 선물 보따리를 약속하면서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9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에 제공하는 대규모 차관을 앞세운 중국의 아프리카 공략이 ‘채무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아프리카 차관 제공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 따르면 2016년 304억700만 달러(약 34조915억 원)에 달했던 차관액은 지난해 109억5600만 달러로 약 65%나 감소했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더 많은 제조업 투자와 기술 이전 및 전략적 외교관계로의 격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아프리카 채무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시 주석이 오히려 아프리카 차관 및 원조 추가 계획을 밝히려는 것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세력권 확장을 통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의 전략패권 경쟁 전선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2일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9개 국가만 참여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인프라 투자 등을 통한 해외 경제영토 확장)를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국신원왕(新聞網)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20여 개국과 일대일로 참여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세력권을 확장하려는 중국의 야심은 경제무역 투자를 넘어 군사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지부티에 지난해 첫 해외 군사 기지를 건설한 데 이어 남수단 분쟁 중재까지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대만을 완전히 고립시키려는 계획도 가속화하고 있다. 1일 열린 정상회의 내외신 브리핑에서 쉬징후(許鏡湖) 아프리카사무특별대표는 “(중국과) 수교하지 않은 국가(스와질란드)와 수교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2000억 달러(약 222조 원)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초대형 관세폭탄’을 부과하는 계획을 강행할 의지를 드러냈다. 2000억 달러는 중국 대미 수출액의 약 40%에 해당해 실제 부과된다면 전면전으로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강공책을 사용하려는 것은 압도적 힘의 과시를 통해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고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의 걸림돌까지 제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중국 매파’가 장악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라인은 동맹국들과 세계무역기구(WTO)를 압박해 ‘반(反)중 전선’을 형성하고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관세폭탄 강행 “완전히 틀린 건 아냐”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 시간) 6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공청회가 끝나는 대로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계획을 진전시키길 원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미 무역대표부(USTR)에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관련 공청회는 다음 달 6일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가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자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관세 부과 대상 상품 목록과 관세율(10~25%)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초대형 관세폭탄을 부과하더라도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선(先) 발표, 후(後) 시행’으로 협상 시간을 벌 것으로 보인다. 단계별 부과 방식으로 대중국 압박 강도를 높여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은 물론이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무역 질서의 근간이 된 세계무역기구(WTO)를 움직여 ‘반중 전선’을 형성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30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그들(WTO)이 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나는 WTO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일본 관리들이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등 WTO의 변화에 대해 미국 측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번지면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 등을 꺼낼 것으로 보인다.● 대중 무역전쟁 지렛대로 북한 비핵화 압박 데이비드 멀패스 미 재무차관과 중국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이 22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차관급 협상을 벌였지만 별 소득 없이 끝났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중국의 협조가 부족하다고 느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미국이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중국도 6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모든 강경한 압박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중국이 이런 위협, 협박, 아무 근거 없는 비난에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서 깨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무역 분야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해군은 3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서해 북부 해역에서 훈련을 한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중국 압박에 대한 무력시위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관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진 않는다”며 “(관계는) 바뀔 수 있다. 모든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2011년부터 지금까지 파푸아뉴기니 피지 사모아 바누아투 미크로네시아 등 남태평양 11개 섬나라에 제공한 차관과 원조액은 13억 달러(약 1조4400억 원)에 이른다. 남태평양 국가들의 이웃인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중국은 올해 남태평양의 소국 바누아투에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데 이어 올해 말에는 피지에 자국산 해로측량선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처음으로 남태평양 국가에 군사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이 남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자 이에 놀란 미국과 호주 프랑스 영국 등의 서방국들이 남태평양 국가에 공관과 외교 인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는 남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경제 원조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팔라우와 미크로네시아 피지에 파견하는 외교 인력을 늘릴 방침이다. 호주 정부는 투발루 공관에 처음으로 공사를 임명할 계획이다. 영국은 2019년 말 이전에 바누아투 통가 사모아에 공관을 설립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 초 남태평양 국가 지도자들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중국 외에도 다른 선택이 있다는 것을 남태평양 국가들이 깨닫게 해야 한다”며 “(중국에 진 채무의) 후과(後果)가 있을 것임을 알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태평양 국가들의 채무 상환에 따른 어려움은 현실이 됐다. 아칼리시 포히바 통가 총리는 이달 “가난한 남태평양 국가들이 중국에 진 빚을 갚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남태평양 국가들의 채무를 탕감해 줄 것을 중국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가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수준인 1억 달러(약 1108억 원)의 빚을 중국에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BC 중문판은 “채무 탕감 요청 계획에 중국이 불만을 표시하면서 남태평양 국가 지도자들이 움츠러들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만과 단교하라는 중국의 요구를 거부했던 팔라우는 중국인 관광객의 팔라우행 단체관광을 금지한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관광산업이 위기에 빠졌다. 남태평양 국가들은 소국이지만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에서 다른 나라들처럼 투표권을 갖고 있고 해양 자원도 풍부해 중국과 서방국들 모두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이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지 않는 게 한국의 이익과 바람에 부합하는가?”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이 중국이 계속 강조해온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 동시 중단)에 부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이렇게 반문했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이 중국의 이익과 바람인 쌍중단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화 대변인은 “관련국들은 상대방의 합리적 우려를 고려해야 하고 더 많은 성의와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며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각국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중요한 합의를 확실히 이행하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정치 해결 과정을 계속 추진해야 각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관차저왕(觀察者網)은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다음 순서로 한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북-미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상당히 미묘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6월 미국이 8월로 예정됐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을 때 중국은 그동안 주장해 왔던 쌍중단이 실현됐다고 환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중국은 향후 미국이 실제 군사훈련 재개 움직임을 보일 경우 공개적으로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UFG 잠정 중단을 발표한 6월 19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3차 정상회담을 했다. 아사히신문은 시 주석이 5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2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한미 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 훈련 중단 발표 당시 정례브리핑에서 “사실상 중국의 쌍중단 제의를 실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쌍중단을 강조해 온 중국이 한미 훈련 중단에 매우 적극적이었음을 보여준다. 9월이 유력한 시 주석의 방북 때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이 문제를 포함해 북-미 협상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29일 선전매체들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장본인은 미국”이라며 비난 강도를 높였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미국이 북남 사이의 판문점선언 이행을 가로막고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에 배치되게 침략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북남 관계 개선과 조선반도 평화 정착을 한결같이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지향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다른 기사에서도 7, 8월 일본, 필리핀, 한국 진해 해군기지에서 진행된 미군 특수부대 훈련을 거론하면서 “싱가포르 조미 공동성명의 이행에 찬물을 끼얹는 극히 도발적이고 위험천만한 군사적 움직임”이라고 비난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황인찬 기자}

“미국은 북핵 문제에서 분명 중국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국이 돕는다고 (미국이) 무역전쟁을 하지 않을 것도 아니에요. (미중) 무역전쟁은 전략 차원의 문제입니다.” 27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의 우바이이(吳白乙) 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국무원 직속 중국사회과학원 소속 전문가들이 ‘미중 무역 마찰을 객관적으로 보기’라는 주제의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였다.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미국을 위해 뭘 해줬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안 하겠다’며) 감사하다고 하지도 않을 겁니다. 이미 증명된 사실입니다. 내가 근거 없이 추정하는 게 아니에요.” 미중 무역전쟁을 북핵 문제보다 상위 개념, 즉 전략적 문제라고 강조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전격 취소하면서 “중국이 미국의 강한 무역 방침 때문에 비핵화를 돕지 않는다. 미중 무역관계(마찰)가 해결된 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가능하다”며 미중 무역전쟁과 북핵 문제를 연결시켰다. 트럼프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북핵 문제를 끌어들였다. 우 소장이 직시한 대로 무역전쟁은 미중이 사활을 건 전략적 패권경쟁이다. 단순히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분쟁이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의 굴기(굴起)를 막기 위해 유례없는 공세적 억제 전략으로 중국을 포위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핵심 이익 포기를 강요하는 양보는 생존과 직결된다고 본다. 우 소장은 무역전쟁과 북핵 문제를 관련시키는 것이 의미 없다고도 주장했다. 중국 정부도 두 문제를 연결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애초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대북 제재에 동참해 트럼프를 도우면 무역전쟁을 피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대북 제재를 엄격히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중국 지도부는 그럼에도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정말 시작하자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우 소장이 “이미 증명된 사실”이라고 한 대목은 이를 가리켰을 것이다. 북핵 문제에서 트럼프를 도왔는데도 무역전쟁을 일으켰으니 중국이 무역전쟁 해결을 위해 북한 문제에서 미국을 도울 이유가 없어졌다는 뜻도 된다. 결과적으로 미중이 사활을 건 무역전쟁을 지속하는 한 북핵 문제가 무역전쟁의 하위 종속 변수로 전락할 위험은 상존한다. 문제는 무역전쟁이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무역전쟁이 장기화 정도가 아니라 일상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는 미중 간 전략 패권경쟁이 미중 관계의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통한 중국 억제 전략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북한 카드를 흔든다고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돕기보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이익과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북-중 밀착에 골몰하고 있다고 여긴다. 북핵 문제가 미중 국익이 정면충돌하는 전략 패권경쟁의 패가 될지 모르는 벼랑 끝에 섰다.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 역할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새로운 위험이 다가온 것일지 모른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저출산 고령화 공포에 직면한 중국이 결국 40년 가까이 유지해온 산아제한 정책 폐지를 공식화했다. 현행 민법에서 가족계획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 초안을 마련한 것이다. 중국은 1980년부터 1가구 1자녀 정책을 시행했는데, 출산율이 감소하자 2016년 1가구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했다. 중국 매체들은 2020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 전체회의에서 산아제한 정책 폐지 관련 안건이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다. 28일 중국 젠차(檢察)일보와 전국인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13기 전국인대는 27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상무위원회(최고 지도부) 5차 회의를 열고 가족계획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된 ‘민법전 편찬 초안’에 대한 1차 심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는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주재로 열렸고, 이에 앞서 상무위원회는 최근 이 민법전 초안을 완성했다. 그동안 1가구 2자녀 정책조차 출산율 감소를 막지 못하자 관영매체와 지방 정부들은 산아제한 정책 폐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 왔다. 중국우정(한국의 우정사업본부 격)은 이달 초 미리 공개한 2019년(기해년·돼지해) 신년 우표에 ‘세 자녀’를 상징하는 새끼 돼지 3마리를 등장시켰다. 그러자 중국이 내년 1가구 2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1가구 3자녀 정책을 도입하거나 산아제한 정책을 아예 폐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은 1가구 2자녀 정책 시행 첫해인 2016년 출생 인구가 전년보다 8% 늘어난 1790만 명을 기록했지만 이는 당국 기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오히려 1723만 명으로 줄었다. 중국 당국 기대치인 2000만 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인 것이다.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출생 인구도 12.43명으로, 2016년(12.95명)에 비해 0.52명 감소했다. 중국의 인구경제학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현재의 약 14억 중국 인구가 21세기 말이면 10억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도 내놓고 있다. 14억 명이라는 거대한 인구로 뒷받침되는 엄청난 시장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해 왔고 이를 바탕으로 ‘공산당 1당 통치’를 정당화해 온 중국 당국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가능성을 큰 위기로 규정해 왔다. 한편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해도 저출산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높은 양육비, 비싼 집값 등 때문에 중국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인구 1000명당 결혼한 커플은 7.7쌍으로, 7년 전인 2010년(9.3쌍)에 비해 17.2%나 줄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음 달 9일 방북해 북한의 ‘9·9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방북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9·9절 열병식에 상무위원(최고지도부)을 보낸 뒤 다음 달 중 시 주석이 방북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중국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내 전문가들은 정부에 “북-중 관계의 완전한 회복과 강화를 위해 시 주석의 9·9절 방북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우선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북한 열병식에 등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열병식 참관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열병식을 참관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옆에 나란히 설 것이 유력해 북-중이 미국에 공동 대응한다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은 북-중 관계 공고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요구해 온 북-중 경제협력, 대규모 대북 지원 등의 선물이 불가피하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북-중 경협이 재개되면 중국이 제재를 먼저 완화했다는 신호를 줘 국제사회의 중국 불신이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의 올해 3차례 방중 때 국빈으로 대접한 뒤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시 주석이 답방하는 만큼 시 주석이 열병식에 참석하는 다른 정상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 주석 방북이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의 최대 규모 열병식 과시에 이용당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난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편 중국 정부는 아직 시 주석의 방북 여부를 한국 정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의 외국 방문은 보통 7일 전에, 상무위원은 5일 전에 발표하고 그에 앞서 관련국들에 통보하는 만큼 시 주석이 9·9절에 방북한다면 이달 말∼다음 달 초 방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26일 오전 7시 45분경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인 002함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을 출발해 두 번째 시험 항해에 나섰다. 화려한 폭죽이 시험 항해를 축하했다. 앞서 20일 함재기 젠(殲)-15 등이 002함에 착륙한 모습이 처음 포착됐다. 홍콩 일간 밍(明)보는 27일 “002함이 중량과 배수량을 늘린 뒤 동력 성능 등을 대폭 검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전 배치를 위한) 시험 항해 속도가 랴오닝함(중국의 첫 항공모함) 때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랴오닝함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인수한 뒤 개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진수한 002함이 애초 예상 시점인 2020년보다 빨리 실전 배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항공모함 4척과 항공모함급 강습상륙함 3척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군사력 확장 속도도 빠르다. 중국은 올해 3월 국방예산 증가율을 8.1%로 발표했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섬들에 잇따라 군사기지를 건설해 아시아 국가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중국의 급격한 군사력 확장에 따른 두려움이 아시아 국가들의 군비 지출을 증가시키면서 아시아 군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지적했다. 영국의 국제군사정보 전문업체인 IHS제인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방비는 2076억 달러(약 221조2600억 원)로 추정된다. 2013년 1414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중국은 2025년까지 핵추진 항공모함을 배치할 예정이다.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의 실전 배치도 임박했다. 중국 관영 커지(科技)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초의 ‘전자기 로켓’ 무기 개발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자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군사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일본 호주 인도의 군비도 증가하고 있다. IHS제인스에 따르면 인도는 2013년 471억 달러이던 국방비가 올해 622억 달러로 늘었다. 같은 기간 호주는 252억 달러에서 320억 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자료에서 일본은 481억 달러에서 451억 달러로 국방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오지만 이는 2013년의 달러 가치를 올해 기준으로 감안해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해마다 증가하는 일본의 국방예산이 내년에는 5조2986억 엔(약 53조1600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와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세력 확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호주는 앞으로 10년간 군사무기 구입에 147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크리스토퍼 파인 호주 국방장관은 FT에 “수십 년 만에 가장 불확실한 상황에 있다”고 밝혔다.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의 국방비는 아직 국내총생산(GDP)의 1%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2019년부터 국방비 증가율을 1%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최근 F-35 스텔스 전투기에 장착하는 순항미사일을 구입해 바다와 육지에서 중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중국과 국경 분쟁 중인 인도는 베이징(北京)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500km의 ICBM ‘아그니-5’를 당초 예상 시점인 내년보다 빠른 올해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의 올해 국방비도 2013년에 비해 각각 60% 이상 증가했다. 아시아의 올해 군비 지출은 21세기 초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4500억 달러로 추정된다. IHS제인스는 2029년 아시아의 국방비 지출이 현재 세계 최대 국방비 지출 지역인 북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 호주 등의 급속한 군비 지출 증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동맹국들에 방위비를 더 분담하라고 요구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전격 취소하면서 ‘중국 책임론’을 언급한 데 대해 즉각 주중 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항의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과 북한 문제를 연계한 트럼프 대통령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미국이 무역 문제로 중국을 괴롭히면 중국도 북한 문제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미국의 주장은 기본적인 사실에 위배되고 무책임하다”며 “이에 대해 우려하며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은 중국 측이 주중 각국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초치) 항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리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도 26일 사설에서 “미국이 황당한 이유로 한반도 (문제의) 책임을 (중국에) 미뤘다”며 “이는 전형적인 적반하장이다. 최근 북-미 협상 정체의 주요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지도부와 접촉한 서방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트럼프의 무역(전쟁)에 지쳐 비핵화를 뒷받침하는 데 관심이 덜해졌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엘살바도르의 라우니온 항구를 군사기지화할 수 있다.” 진 메이네스 주엘살바도르 미국대사는 지난달 초 미국 언론 민트프레스뉴스에 “중국이 단지 라우니온 항구에 투자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군사적으로 무언가를 원하고 (중미) 지역 내 영향력 확장을 원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라우니온 항구는 엘살바도르 동쪽에 있다. 메이네스 대사는 “(중국의) 동기가 단순하지 않다. 이는 전략의 문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이달 21일 중국은 대만 수교국이던 엘살바도르와 수교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엘살바도르는 곧바로 대만과 단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미국은 중국의 엘살바도르와의 수교를 대만에 대한 압력을 넘어 중미 지역에서 중국의 안보전략 계획을 뒷받침하는 움직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라우니온 항구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이네스 대사는 수교 사실이 알려진 뒤 트위터에 “미국과 엘살바도르 관계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엘살바도르는 온두라스, 니카라과와 인접한 폰세카만에 있는 라우니온 항구를 현대화해 중미 지역 화물 운송의 허브로 만들려 했다. 하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엘살바도르와 수교하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것이다. 엘살바도르는 “항구뿐 아니라 철도와 공항 투자 등도 중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은 라우니온 항구에 대한 투자 거부가 엘살바도르의 변심 이유라고 지적했다. 대만 외교부는 “엘살바도르가 항구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을 요구했으나 우리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는 사업으로 대만과 엘살바도르 모두 높은 채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했다. 중국이 투자한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구에도 군사기지를 만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은퇴한 50대 중국인 자오옌칭 씨는 이달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의 서커우(蛇口)중국개혁개방박물관을 찾았다가 놀랐다. 올해 5월 방문했을 때만 해도 박물관 입구에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이 과거 선전시를 찾은 장면을 묘사한 대형 조각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박물관은 당시 이 조각품이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리노베이션 뒤 이달 재개장하면서 덩샤오핑 조각품이 박물관 입구에서 사라지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개혁개방 관련 글귀가 적힌 전시품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베이지색 벽 위에 “개혁개방 40년 동안 개척할 수 있다는 용기로 자신을 개혁해 새롭고 좋은 길을 개척했다. ‘시대를 뒤따라가는’ 데서 ‘시대를 이끄는’ 데로 위대한 약진을 했다”는 시 주석의 글이 눈에 띄었다. 이 박물관은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2월 개혁개방의 상징 선전시에 문을 열었다. 개혁개방은 덩샤오핑이 1978년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개혁개방 노선을 공식화하면서 시작됐다. 선전시는 개혁개방을 위한 첫 경제특구로 지정됐다. 리노베이션 뒤 덩샤오핑의 흔적이 사라지고 시 주석이 그 자리를 대체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중국이 올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을 높이고 덩샤오핑을 희석시키려는 것”이라며 “시 주석이 중국의 과거를 넘어 더 위대한 지도자라는 신화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뿐 아니라 개혁개방 초기 광둥성 제1서기를 지낸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도 개혁개방을 이끈 위인으로 격상되고 있다. 박물관에는 시 주석뿐 아니라 시중쉰의 개혁개방 업적을 칭송하는 전시물들이 등장했다. 홍콩 싱다오(星島)일보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北京) 국가미술관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전국미술작품전’에 시중쉰이 주인공인 미술 작품이 등장했다. ‘이른 봄(早春)’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에는 덩샤오핑 등 개혁개방 초기 지도부가 등장한다. 광둥성에서 개혁개방을 어떻게 먼저 진행할지 토론하는 장면을 묘사한 이 그림 한가운데 있는 이는 시중쉰이다. 시중쉰이 지도상의 선전시를 가리키며 자신감 있게 웃고 있는 모습을 덩샤오핑 등 지도부가 올려다보고 있다. WSJ는 “시 주석과 시중쉰 관련 작품이 덩샤오핑과 다른 지도자들을 묘사한 작품들보다 중요하게 전시됐다”며 “2008년 개혁개방 30주년 때 열린 전시회 때는 덩샤오핑 관련 작품이 대부분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런 움직임은 시 주석 집권 이후 덩샤오핑의 그림자를 지우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 덩샤오핑은 1인 권력 집중을 방지하고 집단지도체제 유지를 중시했다. 이를 위해 국가주석의 연임 금지 조항을 헌법에 삽입하고 당과 정부의 분리 및 균형을 강조했다. 미국과 맞서거나 국제사회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도 덩샤오핑의 유지였다. 하지만 시 주석은 올해 국가주석 연임 금지 조항을 삭제했고 당이 정부를 포함해 모든 것을 지도하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자오옌칭 씨는 WSJ에 “그들(당국)은 역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마오쩌둥 시대 이후 개인 숭배가 부활하고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대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21일 대만 수교국이었던 중미의 엘살바도르와 전격 수교했다. 엘살바도르는 대만과 단교했다. 중국은 올해에만 대만 수교국 3곳과 잇따라 수교관계를 맺으면서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있다. 이날 엘살바도르와 단교하면서 대만 수교국은 17개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이번 수교 발표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미국을 경유하면서 중국과 대만이 충돌하는 와중에 나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엘살바도르 외교부 장관은 이날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오(釣魚台)에서 양국 수교와 관련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엘살바도르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중국이 유일한 합법 정부이며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분리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인정했다”며 “중국은 엘살바도르가 대만과 단교하면서 어떤 관계도 맺지 않겠다고 약속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명시했다. 카스타네다 장관은 “앞으로 대만과 어떤 공식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왕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엘살바도르와의 수교가 이익 조건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수교에 따라 엘살바도르에 무기를 판매하고 항구 건설 및 선거 비용 등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횡포는 양안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차이 총통이 2016년 취임한 뒤 중국은 2년간 상투메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등 4개국과 잇따라 수교하면서 대만을 압박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미중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엘살바도르와의 수교를 발표한 21일 차이 총통은 중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와 벨리즈를 방문한 뒤 미국을 경유해 귀국하던 길이었다. 차이 총통은 미국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를 찾았다. 현직 대만 총통이 처음으로 미국 정부기관을 방문하자 중국은 발끈했다. 앞서 차이 총통이 중남미 순방 길에 들른 로스앤젤레스에서 대만 커피전문점인 ‘85℃’ 매장을 격려차 방문하자 중국 내에서 85℃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9·9절) 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할 예정이라고 싱가포르 유력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방북이 임박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다음 달 중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시 주석까지 ‘평양행(行)’에 합세하면서 9월 평양에서 급박한 북한 비핵화 무대가 펼쳐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북-중 관계가 개선되고 미중 관계가 무역긴장 고조에 갇힌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방북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 소식통도 “시 주석의 방북은 시간문제였다. 다만 그 시점이 9·9절 행사 참석이 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마지막이었다. 한미는 시 주석 방북이 비핵화 프로세스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 주석이 방북하면서 조기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등 비핵화 논의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면 기존의 남북미 3자 구도에서 확연히 남북미중의 4자 구도로 변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논평을 내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이룰 수 있는 협상에 북한이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북한 비핵화 촉진에 나서달라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도 비핵화 협상의 한 축이기 때문에 시 주석의 방북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연내 종전선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비핵화 논의가 중대한 변수를 맞고 있다. 13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이 성사될 경우 북-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답보 상태에 놓여 있던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 새로운 동력이 마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올해 내내 결정적인 순간마다 김정은에 대한 훈수를 핑계로 비핵화 논의를 훼방 놓았다고 여기는 만큼, 중국의 본격적인 개입이 비핵화 프로세스를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을 오히려 더 폭발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 북-중 관계 복원 화룡점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서 세 차례 방중 과정에서 시 주석의 연내 방북을 요청했고 시 주석이 이를 받아들인 만큼 방북은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다. 특히 올해 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9·9절 행사는 북한이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시 주석 같은 거물의 평양행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방북이 북-미 비핵화 협상이 좀 더 진전된 뒤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시 주석이 방북하면 김 위원장에게 북-중 경제무역 협력 및 교류 활성화, 대북 지원 등의 선물을 안겨줘야 하는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완화 없이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 그만큼 중국이 한반도 내 영향력 행사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때 악화일로였다가 김정은 방중을 계기로 빠르게 진행됐던 북-중 관계 복원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도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은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시 주석도 2012년 집권 이후엔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다. 부주석 자격으로 2008년 방북한 게 마지막이다.○ 더 뜨거워지는 9월의 평양 시 주석의 방북은 시기적으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9월 중순 남북 정상회담, 이후의 뉴욕 유엔총회와 맞물려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9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북-러 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는 등 김정은의 몸값이 높아지는 가운데 만남의 순서와 논의 내용, 그 결과가 미칠 영향 등을 놓고 주변국들의 물밑 협상 움직임이 빨라지는 상황이다. 특히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앞세운 중국의 적극적인 개입은 9월 평양에서 잇따라 전개될 비핵화 논의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듯하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 비핵화 논의가 이뤄지는 결정적 순간마다 북-중 정상회담 형태로 개입해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해왔다.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3월 25일,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5월에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게 대표적이다. 특히 5월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중국을 비난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중국은 종전선언 후 이어질 유엔사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 미묘한 우선순위 조정에서 자국 입장을 반영하려 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차이나 패싱’은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확실히 각인시키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례 없는 규모로 거칠게 진행되는 미국과의 통상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만큼 대북 역할론을 협상 카드로 쓰겠다는 중국의 계산도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으로서는 외교전략의 핵심이 북한이 아닌 미국과의 관계”라며 “북한이라는 카드를 미중 관계 관리와 협상에 쓰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93)는 자신의 중국 방문 나흘 전인 13일(현지 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폭탄선언을 내놓았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주요 사업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동해안 철도 및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 건설 사업을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것이다. 일대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다. 시 주석은 6월 4년 만에 개최한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 자신의 10대 외교 사상 중 하나에 일대일로를 포함시켰다. 시 주석으로선 5월 총선에서 친중 성향의 전 정권을 꺾고 집권한 마하티르 총리가 일대일로 사업 중단을 거론한 것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17∼21일 중국을 방문하는 마하티르 총리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대일로 사업 취소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342억 달러(약 38조6000억 원) 규모의 기초 인프라 건설 사업을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마하티르 총리가 방중 직전 말레이시아 전체 일대일로 사업의 약 65%에 육박하는 220억 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들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힌 것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일대일로 사업 등으로 국가채무가 이미 1조 링깃(약 275조6600억 원)을 초과했다”며 대규모 국가채무를 사업 취소 이유로 내세웠다. 지난달 총선 승리로 파키스탄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임란 칸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총재도 중국이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 시절 파키스탄에서 벌여왔던 대형 일대일로 프로젝트인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 구상의 불투명성과 부패 연루 의혹을 공개적으로 조사하겠다고 최근 천명했다. 파키스탄 새 정부는 이 사업에 참여한 중국 기업들에 자금을 지급하기 위한 1억7900만 달러 규모의 기금 설립 과정이 불투명했으며 국가채무를 가중시켰다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CPEC 사업으로 620억 달러(약 70조300억 원) 이상의 채무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외화 부족 탓에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신청을 검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관영 중국중앙(CC)TV는 올해 일대일로 사업 시작 5주년을 맞아 매일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시 주석 집권 초기인 2014년에 시작한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국가들과 중국 간 화물무역 수출입량이 6050억2000만 달러에 달했고, 일대일로 국가들에 80여 곳의 경제무역협력구를 설립해 현지에서 일자리 24만4000여 개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대일로의 핵심 파트너인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 등이 공개적으로 일대일로에 제동을 걸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일대일로가 (참여국들을) 채무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리랑카, 라오스, 미얀마, 몬테네그로 등 일대일로 참여국이 잇따라 국가채무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대일로 참여국 정부들이 잇따라 사업 연기, 재검토, 중단 등을 제기하고 있다. 채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일대일로 엑소더스’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얀마 정부는 채무 부담을 피하기 위해 73억 달러 규모의 차우퓨 항구 개발을 대폭 축소하고 사업 일정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일대일로 건설 사업을 위한 자본재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0%로 늘어났다. 중국 내에서도 채무 위험을 외면한 무리한 일대일로 확장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 시진핑 지도부가 중국의 경제력과 기술력을 지나치게 과장, 과신한 나머지 미중 무역전쟁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대일로도 비판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중국 고위 관료는 FT에 “일대일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너무 위험하다고 간주되는 투자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신규 투자 속도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중국이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들에 대규모 인프라·산업 투자를 쏟아부어 중국의 경제 영토를 확장하려는 프로젝트. ‘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로도 불린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구가인 기자}

최근 중국 관변학자, 중국 매체 기자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기자는 “북한의 석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수출 금지 품목이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상당수가 중국으로 가기 때문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었다. “북한은 미국을 불신하지만 미국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한다. 중국도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지켜야 미국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던 터였다. 그런데 중국 매체 기자는 “금지 품목이 어디로 가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자마자 “한국”이라고 대답했다. 한국도 북한산 석탄을 밀반입했다는 점을 은연중에 반박한 것이다. 말문이 잠시 막혔다. 그간 안보리 대북제재의 구멍 하면 중국이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안보리 제재는 지킨다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 얼마 전 만난 한반도 전문가인 중국인 학자 A 씨도 “안보리 제재는 중국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며 “제재가 곧 풀릴 것이라는 북-중 접경지역의 기대는 베이징의 분위기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이 연루된 제재 구멍이 많다. “중국은 제재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의심도 여전하다. 한번 생긴 불신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런 불신들이 쌓이고 쌓여 국제사회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돼 왔다. 미국에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중국 내에서도 비핵화 협상이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적지 않다. 기자와 토론했던 중국 관변학자, 중국 매체 기자도 비관적이었다. 그들은 “미국을 믿지 못하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 “미국도 북한을 불신한다. 11월 중간선거 이후 미국이 적극적으로 비핵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미국이 처음에는 문재인 정부의 중재 노력을 믿는 듯했지만 이제는 신뢰하지 못한다. 지금 가장 절박한 건 문재인 정부 아니냐”라고도 했다. 중국인 학자 A 씨도 역시 비관론을 펼쳤다. 근거는 한반도 주변국이 모두 불신 관계라는 것이다. 그는 “무역전쟁으로 미중 관계가 안 좋다” “한중 관계도 사드를 둘러싼 불신이 여전하다” “북-중 관계도 회복 분위기지만 불신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해 중국이 비핵화 문제에서는 북-미 대화를 그저 관망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기 이익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한국 말 들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불신들 때문에 비핵화 협상이 (깨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대화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고 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 비관론을 보였다. 교착 상태의 비핵화 돌파구를 마련하는 건 분명 녹록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측 인사들의 일방적 비관론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비핵화 문제에서 제3자인 중국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한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 동맹 약화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나오는 비관론을 기대로 바꾸는 역할을 문재인 정부가 하려고 한다면 결국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언급한 남북, 북-미 간 불신뿐 아니라 한미, 한중 간 불신, 나아가 북한산 석탄 반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심도 완전히 불식해야 한다. 한국마저 미국, 중국,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는다면 상황은 정말 위험해질 것이다.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