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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 도쿄 올림픽의 정상 개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일본 정부 인사가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처음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는 일본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3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올림픽 연기가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개최 도시 계약에는 ‘도쿄 올림픽이 2020년 중에 개최되지 않는 경우’에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취소할 권리를 갖는다고 쓰여 있다”며 “2020년 중이라면 연기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답했다. 이어 “조직위원회와 IOC, 도쿄도가 예정대로 7월 24일 개최를 전제로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정부도 확실하게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모토 담당상의 답변에 대해 일본 내에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올림픽 연기설을 보도한 일부 매체는 개최 도시 규약을 언급한 것 자체가 연말 연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며 “5월 말이 올림픽 개최 여부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하시모토 담당상의 발언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와 관련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바흐 위원장은 4일 스위스 로잔 본부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 회의 도중 긴급 성명을 내고 “도쿄 올림픽 성공을 위해 IOC가 전면적으로 관여하겠다”며 올림픽 연기설 등을 일축했다. IOC 집행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전 세계 선수들에게 “정상적으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라”고 독려했다. 앞서 3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도쿄 올림픽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일본을 신뢰하며 IOC와 함께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언급했다.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4일 현재 1000명을 넘어서면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도쿄 올림픽 개막일인 7월 24일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즈노 야스다카 글로벌헬스케어 클리닉 원장은 4일 도쿄신문에 “코로나19는 전염성이 강하고 잠복기간이 긴 데다 무증상 감염자도 있어 봉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세계적으로 7월까지는 종식이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세이메이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도쿄 올림픽이 무산될 경우 일본의 경제손실 예상액은 2조6000억 엔(약 28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림픽 붐업에 중요한 행사인 성화 봉송 릴레이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케이신문은 4일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림픽 성화 도착 행사 규모를 애초보다 4분의 1 이하로 축소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를 출발한 성화는 20일 일본 미야기현 히가시마쓰시마시 항공자위대 마쓰시마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산케이에 따르면 정부는 행사 참가자를 조직위 관계자 등으로 한정하고, 일반 관객 참가도 보류할 방침이다. 현지 초등학생 200명 초청도 취소하기로 했다. 산케이는 “도착 행사에 이어 26일 후쿠시마현 축구 시설 J빌리지에서 실시될 성화 출발식도 참가자 축소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정상 개최 의지를 재확인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대중교통 이용 금지, 자기 차량 이용, 하루 3회 발열 체크, 외출은 숙소 인근 카페로 한정, 감독부터 외출 자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프로종목 중 유일하게 리그를 중단하지 않은 여자프로농구의 6개 구단 감독은 하나같이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일 6개 구단 사무국장 회의를 열어 정규리그 무관중 경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더 구체화하고, 상황별 대응책도 집중 점검했다. 그래도 감독들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감독은 선수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코칭스태프부터 외출을 안 하고 있으며, 사무국장은 아예 숙소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WKBL이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았겠나. 선수들의 외출, 외박을 제한하면서 발열 상태를 하루 3번씩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들에 대한 걱정도 이구동성이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숙소에만 머무는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다. 기껏해야 주변 카페에 가는 정도만 외출을 허락하고 있는데 얼마나 힘들겠나”라고 말했다. 외출을 허락한 감독도 있다. 이훈재 하나은행 감독은 오랜 숙소 생활에 지친 선수들을 위해 3일 외박을 허가했다. 이 감독은 “부모님이 오시면 외출, 아니면 대중교통이 아닌 자기 차량을 이용해 집에만 다녀온다는 약속을 받고 허락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하위이지만 아직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있는 BNK의 유영주 감독은 안방인 부산 지역에 확진자가 늘면서 걱정이 크다. 유 감독은 “단타스까지 브라질에 들어가면 격리될까 봐 걱정을 한다. 훈련을 해도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고 했다. 더구나 BNK는 부산시 요청에 따라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던 부산은행연수원을 임시격리시설로 제공했다. 유 감독은 “비즈니스호텔로 옮겨 1인 1실을 배정한 뒤 세심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우리 팀보다 BNK가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유 감독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19일까지 이어진다. 그때까지 감독들은 성적이 아닌 다른 이유로 ‘불면의 밤’을 이어가게 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대한체육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올해 상반기에 개최될 예정이던 2020 전국생활체육대축전(4월23일~26일, 전북 일원)과 제49회 전국소년체육대회(5월30일~6월2일, 서울 일원)를 잠정 연기한다고 3일 밝혔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은 2010년 천안함 침몰,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 당시 국민적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연기된 적이 있다. 전국소년체육대회도 2010년 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여름방학 중에 개최됐다. 대한체육회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대회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배구도 리그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일 코로나19 대책 회의를 열고 3일부터 2019∼2020 V리그 일정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프로배구 남녀부 13개 팀 사무국장이 모여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리그를 중단해줄 것을 KOVO에 요청했다. 원래 리그 일정을 중단하려면 단장 모임인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KOVO는 각 구단 단장에게 전화로 의사를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을 내렸다. 프로배구는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트레이너 한 명이 고열 증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선수단 안전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향후 리그 재개 시점 등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도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동부지역(east zone) 긴급회의를 개최한 결과 3월 예정된 월드컵 2차 예선을 연기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AFC는 이번 주 안에 서부지역과 논의를 거친 뒤 국제축구연맹(FIFA)과 최종적으로 합의가 이뤄지면 상세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은 투르크메니스탄(26일·안방), 스리랑카(31일·원정)와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미 리그 중단에 들어간 남자 프로농구는 일단 29일부터 리그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4주 후에 경기를 재개해 잔여 정규리그 57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KBL은 만약 29일 이전에라도 상황이 호전되면 각 구단과 협의해 재개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 또 수도권에서 중립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리그를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KBL은 5월 10일까지는 올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할 계획이다. 5전 3선승제(6강, 4강 플레이오프), 7전 4선승제(챔피언결정전)로 치르는 포스트시즌 일정이 축소될 수도 있다. 여자프로농구는 같은 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 열린 6개 구단 사무국장 회의를 통해 현재 무관중 경기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이번 시즌을 끝까지 치르기로 합의했다. 한편 13∼15일 서울 목동링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는 다음 시즌으로 일정을 넘겨 10월 이후 개최하기로 했다. 황규인 kini@donga.com·유재영 기자}

“7월 개막하는 도쿄 여름올림픽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사진)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올림픽 취소설을 일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도쿄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언급이다. 바흐 위원장은 27일 일본 언론들과 전화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정부,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선수와 관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도쿄 올림픽의 정상 개최에 대한 의구심이 피어오르는 상황이었다. IOC 현역 최장수 위원인 캐나다 수영 국가대표 출신 딕 파운드 위원(78)은 최근 “코로나19로 도쿄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대회 연기, 장소 변경이 아닌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취소나 연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측에 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파운드 위원은 28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심각한 제안이 없는 한 IOC는 도쿄 올림픽 중지, 연기 등 다른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대비 없이 계획을 밀고나가는 것도 무책임한 일”이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WHO는 27일(현지 시간) 언론브리핑에서 “IOC,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올림픽의 미래와 관련해 가까운 시일 내에는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종목별 올림픽 진출권이 걸린 대회 개최에도 비상이 걸렸다.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충북 충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정 종목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별 쿼터 대회가 취소됐다. 국제조정연맹은 충주 대회에 걸린 올림픽 쿼터를 다른 대회로 분산하기로 했다. 3월 5∼8일 일본 오키나와현 류큐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도 취소됐다. 대회 조직위는 당초 이 대회를 갤러리 없이 개최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자 결국 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최근 오른팔 수술을 받은 토트넘 손흥민(28)이 영국으로 돌아가면 곧바로 팀에서 재활훈련을 시작할 수 있을까.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세가 없다면 손흥민을 자가 격리하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영국 현지 보도가 나왔다. 데일리메일은 27일 “손흥민이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서 150마일(약 241km)이나 떨어진 곳에 입원해 수술을 받은 만큼 구단은 그가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애스턴빌라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19일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주한 영국대사관에 따르면 2월 19일 이후 대구 및 경북 청도군을 방문했다가 영국으로 입국할 경우에는 증상이 없어도 자가 격리하며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다른 지역에 있다가 입국할 경우에는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자가 격리 및 신고를 해야 한다. 한편 국내 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자진 퇴단’이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27일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던 보리스 사보비치가 세르비아에 있는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며 귀국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전날 앨런 더햄이 팀을 떠난 KT는 이날 바이런 멀린스마저 퇴단 의사를 밝혔다. 외국인 선수가 모두 빠진 KT는 이날 SK에 74-95로 졌다. 12시즌 연속으로 한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SK 애런 헤인즈는 “한국에서 여러 위기를 겪었지만 지금이 가장 심각한 것 같다. 리그를 중단한 뒤 상황이 좋아지면 재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는 일본 스포츠도 강타하고 있다. 일본 남자프로농구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예정된 99경기를 연기했다. 정부로부터 2주간 리그 중단, 연기 등을 요청받았다. 일본 여자프로농구는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예정된 정규리그 잔여 경기를 아예 취소했다. 현재 순위를 기준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확정해 다음 달 24일부터 치를 예정이다. 일본은 다음 달에 시작하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성화 관련 행사를 무관중으로 치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27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회조직위원회는 다음 주 성화 봉송 관련 지침을 만들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따르도록 할 계획이다.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를 떠난 성화는 다음 달 20일 미야기현 소재 항공자위대 마쓰시마 기지에 항공편으로 운반돼 도착식을 한다. 같은 달 26일에는 후쿠시마현에 있는 축구 훈련장 ‘J빌리지’에서 출발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유재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탁구 역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하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3월에서 6월로 연기됐다. 부산시는 25일 오거돈 시장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3월 22∼29일 열기로 했던 대회를 6월 21∼28일로 3개월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는 87개국에서 선수 1200여 명과 각국 탁구 관계자 등 3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부산시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제탁구연맹(ITTF)에서 대회 연기를 공식 권고했고,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대회를 연기하지 않는 대신 무관중 경기 방안을 검토했지만 시민과 선수의 안전을 고려할 때 대회 강행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열리는 제1회 동아시아국제역도대회도 잠정 연기됐다.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한 프로농구는 관중 없이 치러진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5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현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무관중 경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여자프로농구, 프로배구에 이은 조치다. 당장 26일 열리는 오리온-울산(고양체육관), 전자랜드-KGC(인천삼산월드체육관) 경기부터 관중 입장이 금지된다. 지난해 10월 5일 정규리그를 시작한 프로농구는 다음 달 31일까지 6라운드(팀당 54경기)를 치르는데 25일 기준으로 팀당 40∼42경기를 소화한 상태다. 다음 달 13일에서 15일까지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기로 했던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도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는 ISU와 협의해 연기 또는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각종 국내 대회도 연기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27, 28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릴 예정인 2020 전국 남녀 종별 종합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와 다음 달 7, 8일 개최하는 제55회 빙상인 추모 전국 남녀 스피드스케이팅대회가 잠정 연기됐다. 이미 목동아이스링크는 24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무기한 휴장에 들어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내 몸의 일부가 죽은 것 같습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7)이 4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사진)를 추모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조던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브라이언트의 추모식에서 후배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브라이언트는 지난달 26일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13세 딸 지아나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추모식 장소는 고인의 유일한 소속팀이었던 LA 레이커스의 안방이었고, 날짜는 브라이언트의 등번호 24번과 역시 농구 선수였던 딸 지아나의 등번호 2번이 모두 들어간 2월 24일로 정해졌다. 2만여 명이 모인 추모 행사에는 NBA 애덤 실버 커미셔너와 카림 압둘 자바, 매직 존슨, 샤킬 오닐 등 NBA의 전설은 물론이고 현역 스타들인 스테픈 커리,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 등이 참석했다. 비욘세, 얼리샤 키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연예인들의 추모 공연도 진행됐다. 조던은 선수 시절 3만2292득점(역대 5위)을, 브라이언트는 3만3643득점(역대 4위)을 기록했다. 두 스타는 통산 8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브라이언트는 2003년 3월 당시 워싱턴 소속이던 조던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55점을 넣기도 했다. 조던은 “사람들은 늘 나와 브라이언트를 농구 선수로 비교했지만 우리는 비즈니스, 가족, 삶 등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하고 감정을 나눴다. 브라이언트는 밤에도, 새벽에도 전화나 문자로 포스트업(골대를 등진 채 수비를 상대하거나 공격하는 동작)이나 스텝 등을 물으며 최고의 농구 선수가 되려고 노력했다. 나는 그런 열정을 알고 브라이언트에게 큰형이 돼 주고 싶었다”며 가슴 아파했다. 추모사를 읽는 내내 눈물을 흘리던 조던은 “또 ‘조던이 우는’ 사진이 나오게 됐다. 다 브라이언트 때문”이라며 잠시 분위기를 바꾸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말에 브라이언트의 아내 바네사 브라이언트는 잠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바네사는 “신께서 브라이언트와 지아나를 이 세상에 따로 남겨 놓으실 수 없어 함께 하늘나라로 데려가신 것 같다. 코비, (그곳에서) 우리 지아나를 잘 보살펴 줘요”라며 남편을 떠나보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만약 전북이 아니고 중하위권 팀이었다면 은퇴를 강요당했을걸요? 그 덕분에 지금도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죠.” 최근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프로축구 K리그 최고참 선수 전북 이동국(41)은 “내 머릿속에는 거창한 체력관리 비법이나 축구 기술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고 말했다. 축구가 아직도 어렵기만 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오른손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며 “1990년대에서 2020년까지 정말 흘러가는 대로만 왔다”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는 게 진심으로 느껴졌다. 그는 “1998년 포항에 입단했을 때 최고참 선배들이 30대 중반이었는데 내 나이가 그 이상이라니 놀랍다. 신기한 건 입단 때 프로필에 기입한 키가 185cm인데 지금은 187cm다. 나도 모르는 새 더 컸다. 예전보다 운동량이 많지 않은데도 살은 빠지고 있다. 아마 몸이 ‘100세 시대’에 맞게 진화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동국은 최근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 2만 장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자칫 축구 인생을 멈출 뻔했던 자신에게 기회를 준 구단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보답을 하고 싶어서였다. 국가대표 선수로도 A매치를 100회 이상 뛴 그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 위기에 처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28)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이동국은 2007년 1월 EPL 미들즈브러에 입단해 두 시즌을 뛰었다. “손흥민은 정말 대단한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죠. 대표팀에 흥민이를 살려 줄 좋은 선수가 한두 명 더 있으면 훨씬 나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죠. 아무쪼록 빨리 부상에서 돌아오기만을 바랍니다.” 그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전설’이다. K리그 통산 득점과 공격 포인트 1위에 모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래도 그는 겸손했다. “개인적인 욕심은 내려놓은 지 오래됐어요. 지도자가 된 동갑내기들이 해주는 ‘더 뛰어라. 너를 보며 우리가 대리 만족을 느낀다’는 말의 의미를 곰곰이 되새기죠. 갖고 있는 기록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주변에서 만들어 준 거라 생각해요. 많이 뛰면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것도 좋지만 동료들의 장점을 살려주는 플레이가 재미있어요.” 지난 시즌을 마치고 1년 재계약을 한 그는 “아직은 경기력 면에서 쓸모가 있다고 구단이 판단해준 것 같다”고 했다. “매 시즌 5경기 정도는 최상, 5경기 정도는 최악의 플레이를 하는 것 같아요. 그 차이를 줄이는 게 숙제입니다. 최악의 경기가 더 많아지면 바로 은퇴 얘기가 나오겠죠. 그게 갈 길이 많이 남은 젊은 선수들과 다른 점이죠.” 그는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EPL 경험이 독이자 약이었다고 회고했다. “무릎 수술 후 2006년 10월에 복귀해 한두 경기만 뛰다가 급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1년 정도 미루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몸이 부상당하기 전과 너무 다른 걸 몰랐거든요.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깨지면서 배웠으니까요. 축구 유학 다녀왔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을 돕는 것 말고 개인적인 목표는 정말 없느냐고 다시 물었다. 잠시 생각을 한 그의 대답은 역시 ‘주장’다웠다. “K리그 역대 최초의 4연패와 팀 최다 우승 8회는 이루고 싶네요. 꼭.” 인터뷰를 마친 뒤 그는 짧은 낮잠을 자러 간다고 했다. 오후 훈련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춘천시청 여자 컬링팀인 ‘팀 민지’가 2020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21세 이하)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춘천시청은 22일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열린 결승에서 캐나다에 5-7로 역전패했다. 스킵 김민지와 하승연(서드), 김혜린(세컨드), 김수진(리드)이 나선 춘천시청은 4엔드까지 4-1로 앞서 승기를 잡았으나 5엔드와 6엔드에서 점수를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8엔드까지 점수를 주고받았지만 9엔드에서 두 점을 내주며 패배했다. 예선에서 9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한 춘천시청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한국 여자컬링 사상 처음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노렸으나 캐나다의 벽에 막혔다. 한국 여자 컬링은 2014년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획득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인기 스타인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픈 커리(32·사진)가 3개월가량의 부상 회복 기간을 끝내고 내달 코트로 복귀할 뜻을 밝혔다. 커리는 2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팀 훈련을 마친 뒤 “3월 첫 경기를 복귀전으로 치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는데 현재 느낌은 좋다”고 밝혔다. 그는 “분명히 다치지 않은 오른쪽 손과는 느낌이 다르다. 이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말 피닉스전에서 왼손 골절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던 커리의 복귀전은 2일 워싱턴전이 유력하다. 지난 5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시즌 커리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이적 등으로 부진에 빠져 서부콘퍼런스 최하위(12승 44패)로 추락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프로배구가 무기한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25일부터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른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25일 수원에서 열릴 남자부 한국전력-삼성화재, 같은 날 KGC인삼공사-IBK기업은행의 여자부 대전 경기부터 적용된다. 최근 프로배구는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었다.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과 2위 GS칼텍스의 맞대결에는 전체 3927석을 거의 채운 3709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KOVO는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와 리그 운영의 연속성을 위해 무관중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프로축구 K리그는 이미 대구와 포항의 개막전이 각각 연기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주말 사이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나자 긴급하게 24일 개막 경기 추가 연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3월 시범 경기와 정규 시즌이 개막하는 프로야구 KBO리그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23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추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SK핸드볼코리아리그를 조기 종료한다고 밝혔다. 남자 6개 구단의 동의를 얻어 23일부터 내달 1일까지 계획된 남자 3라운드 잔여 경기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2일 현재 순위(두산, SK호크스, 인천도시공사, 하남시청, 상무 피닉스, 충남도청)로 시즌이 마감됐다. 2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남자 아시아컵 2021 예선 한국-태국전도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였지만 방역당국의 철저한 통제 속에 관중 없이 치러졌다. 양 팀 선수단과 FIBA 및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 취재진은 모두 정해진 한 통로를 통해 입장했다. 또 최근 2주 동안 해외 체류 경험, 발열 증상 등을 점검하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열 체크를 하고 난 뒤에야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한국은 태국에 고전 끝에 93-86으로 이기고 예선 2연승을 올렸다. 여자프로농구는 21일부터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가운데 KBL(한국농구연맹)도 25일 이사 간담회를 열고 26일 재개 예정인 남자 프로농구의 무관중 경기 등을 검토한다.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가 연고지 체육관 사용을 제한하거나 잠정 운영 중단 계획을 10개 구단에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어 리그 중단 가능성도 있다. 경마, 경륜, 경정도 임시 중단됐다. 한국마사회는 23일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 부산경남, 제주 경마장 등에서 예정된 경주를 전격 취소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이 확산될 당시에도 경마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된 바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본부도 23일 예정된 경륜과 26, 27일 열릴 경정을 취소했다. 내달 22일부터 29일까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탁구연맹(ITTF) 2020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22일 조 추첨식이 취소됐다. 대회 참가에 대한 국제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연내 연기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은 23일 “올림픽공원 내 수영장, 스포츠센터, 평생교육원, 지샘터도서관과 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 등을 24일부터 임시 휴관한다”고 밝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만 94살 한 달 됐습니다.” 스키장에서 여유롭게 스피드를 즐기는 모습에 실례를 무릅쓰고 나이를 물으니 미소를 지으며 정확하게 알려줬다. 10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만난 이근호(94) 설해장학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요즘 거의 매일 스키를 타며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고 있다. 경쾌한 걸음으로 직접 스키를 짊어지고 곤돌라를 타고 코스 정상으로 오른 뒤 활강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다. 1980년대 대한스키협회 부회장을 지낸 이근호 이사장은 1926년 1월 7일생이다. 90대 중반의 나이에도 꾸준한 스키로 건강을 지키고 있다. 스키 시즌이 되면 리조트 근처에 숙소를 잡고 혼자 매일 오전, 오후 10여 차례 설원을 질주한다. 리조트의 발왕산 정상(1458m) 라운지에서 먹는 피자와 파스타가 별미라고 한다. 이 이사장은 “회갑 무렵 스키를 시작해 지금까지 타고 있다. 스키가 건강에는 최고다. 스키 덕분에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산다. 스키로 하체가 튼튼해져서인지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웃었다. 이 이사장이 스키와 인연을 맺은 건 대구 계성고 동기동창인 김재현 전 쌍용그룹 부회장(2013년 작고)이 1983년 제12대 대한스키협회 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친구의 부탁으로 협회 부회장을 맡고 이듬해 유고 사라예보 겨울올림픽을 대비한 프랑스 그르노블 전지훈련 때는 단장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선수들이 전부 훈련을 나가니 나 혼자 남더라고요. 근처 스키학교에서 스키를 배웠죠. 그 뒤로 1년 동안 스키장에서 살다시피했고, 일본에서 2급 스키 지도자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17년 전 폐에 작은 용종이 생겨 폐 한쪽을 드러내는 수술을 받고도 그는 스키로 마음을 추스르고 안정을 찾았다. “암은 아니고 작은 혹 같은 것이었는데 당시 내시경 수술 기계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돼 조작이 쉽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 쪽 폐를 떼어 내게 된 거죠. 스키가 있었기에 용기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제게는 스키가 한 쪽 폐나 다름없습니다.” 스키 행정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한 그는 자신의 호(설해, 雪海)를 따 설립한 장학재단을 통해 스키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스키 유망주와 각종 국제대회 메달리스트에게 격려금을 전달한 지도 십수 년이 훌쩍 넘었다. 21일 끝난 전국겨울체육대회에서도 유망주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스키를 탈 때 마음만큼은 스키를 처음 접했던 회갑 무렵 나이로 돌아간다는 이 이사장은 인터뷰를 마친 뒤 그 설렘을 떠올리며 다시 곤돌라에 몸을 실었다. 용평리조트 신달순 대표는 “100세가 될 때 발왕산 슬로프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이 이사장에게 평생 시즌 이용권을 증정하기도 했다. 평창=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경북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프로축구 K리그1 대구의 2020시즌 홈 개막전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19일 대구시가 소집한 긴급대책회의에서 29일로 예정된 대구와 강원의 개막전 연기 사안이 논의됐다. 이후 대구는 프로축구연맹에 개막전 연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5월 16일 강원과의 방문경기를 안방 개막전과 바꾸는 안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는 지난해 새 전용구장을 개장하며 관중몰이를 했다. 지난 시즌 9차례 매진을 포함해 경기당 평균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와 12개 구단 가운데 최다 관중 3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18일 시즌권 티켓 판매를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1000장 이상이 팔렸다. 개막전 우선 예매 티켓 역시 1000장 이상 판매됐다. 26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릴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도 연기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아직 리그 경기 연기는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21일 구단 대표자회의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고 있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를 갤러리 없이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 대회는 3월 5일부터 나흘 동안 일본 오키나와 류큐 골프장에서 열린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코트의 신사’, ‘공부하는 지도자’로 불린 프로농구 오리온 추일승 감독(57)이 자진 사퇴했다. 추 감독은 19일 “시즌 도중 사퇴하게 돼 구단과 선수단에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결심했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들과 묵묵히 따라와 준 선수단, 아낌없이 지원해준 구단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2011년 오리온 지휘봉을 잡은 추 감독은 2015∼2016시즌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해박한 농구 전술로 팀을 9시즌 동안 6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지도력을 펼쳤다. 정규리그 통산 379승(418패)을 올렸다. 유재학(모비스), 전창진(KCC), 김진 감독(전 LG)에 이어 역대 4위다. 홍익대 출신으로 학연과 지연을 넘어 성공한 비주류의 대표 지도자로도 꼽힌다. 하지만 이번 시즌 팀이 12승 29패로 최하위에 처지면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 종료 시점까지였다. 시즌 잔여 경기는 김병철 코치(47)가 감독대행을 맡아 치른다. 용산고-고려대 출신인 김 코치는 1996년 오리온 창단 멤버로 입단해 줄곧 한 팀에만 몸담고 있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1∼2002시즌에는 오리온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현역 시절 배번 ‘10’은 오리온의 영구 결번이 됐다. 2013년부터 코치로 추 감독을 보좌하며 2015∼2016시즌 우승에 한몫했다. 김 코치가 팀을 맡은 건 예정된 수순이었다. 시즌 전부터 추 감독이 김 코치에게 지휘봉을 넘겨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었다. 추 감독의 신뢰가 컸다. 시즌 도중 추 감독이 김 코치에게 작전 시간 지시를 맡긴 적도 있었다. 김 코치는 “추 감독님이 오늘 귀띔을 해주셨다. 팀이 어려울 때 갑작스럽게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감독님이 해 오셨던 것을 잘 이어받아 남은 시즌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성적이 좋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는 선수들에게 우선 동기 부여를 해 줄 생각”이라며 “전체적으로 ‘닥공’(닥치고 공격)을 지향한다.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서 단순하게,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2년 만에 여자 농구 대표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고도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이문규 감독(64·사진)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협회 회의실에서 경기력향상위원회(경향위·위원장 추일승 오리온 감독)를 열고 29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경향위의 결정은 23일 열리는 협회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사회에서 경향위 결정을 뒤집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감독은 이달 초 세르비아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본선 출전권을 따냈으나 주전 혹사와 전략 부재 논란 등으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이 감독은 이날 경향위에 출석해 40분가량 위원들에게 자신의 대표팀 운영에 대한 소명 발언을 하고 자리를 떴다. 이 감독은 회의실을 나온 뒤 “경향위에서 할 수 있는 얘기는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나 역시도 힘든 상태라는 것뿐이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추 위원장은 “(선수와의) 불화나 혹사에 대해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팬과 미디어 등과의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경향위는 공모를 통해 도쿄 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끌 후임 감독을 뽑기로 했다.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선수 파악과 훈련이 가능한 현역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6개 프로팀 사령탑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협회는 이사회 최종 결정이 나는 대로 후임 감독 공개 모집 절차를 밟는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 제출 기한은 내달 16일이다. 이 감독 역시 경질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공모 절차에 지원할 수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브라이언트로 시작해 브라이언트로 끝난 별들의 무대였다. 17일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 양 팀 출전 선수들은 지난달 불의의 헬리콥터 추락 사고를 당해 4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전 LA 레이커스)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화려한 개인기를 자제하고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듯한 열띤 분위기로 코트에 나섰다. 올스타 팬투표에서 동부콘퍼런스와 서부콘퍼런스 1위를 한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와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는 각각 ‘팀 야니스’와 ‘팀 르브론’의 단장 자격으로 선수를 선발했다. ‘팀 야니스’ 선수들은 브라이언트의 현역 등번호인 24번을, ‘팀 르브론’ 선수들은 브라이언트와 같이 세상을 떠난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의 등번호 2번을 달고 나왔다. 경기 전 브라이언트처럼 레이커스 한 팀에서만 뛰었던 ‘코트의 마술사’ 매직 존슨이 등장해 아끼던 후배를 추모했다. 존슨은 브라이언트의 현역 초창기 배번 8을 기억하자며 8초간 묵념을 제안했고, 선수들은 함께 눈을 감았다. NBA 사무국은 현역 시절 18번의 올스타전 출전과 4차례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브라이언트를 기념해 경기 방식에도 큰 변화를 줬다. 1쿼터에서 3쿼터까지 매 쿼터 많은 점수를 올린 팀이 그 쿼터 승리 팀이 되도록 했다. 또 4쿼터는 3쿼터까지 합산 점수에서 앞선 팀의 점수에 브라이언트의 등번호인 24를 더한 점수를 ‘타깃 점수’로 삼고 시간 관계없이 이 점수에 먼저 도달한 팀이 이기도록 했다. ‘팀 야니스’가 3쿼터까지 133-124로 앞서 ‘타깃 점수’가 ‘157’로 정해지자 양 팀은 4쿼터에서 필사적인 접전을 벌였다. NBA 올스타전 역사상 가장 치열한 대결이 치러진 4쿼터에는 TV 광고도 나가지 않았다. ‘팀 르브론’의 대표 제임스가 154-153에서 덩크슛으로 156-153을 만들었고, 156-155에서는 앤서니 데이비스(레이커스)가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얻어냈다. 데이비스는 1구는 실패했으나 2구째를 성공시키며 팀의 157-155 승리를 마무리했다. 이번부터 올스타전 MVP 명칭도 ‘코비 브라이언트 어워드’로 바뀌었다. 이날 30득점, 7리바운드를 올린 ‘팀 르브론’의 커와이 레너드(LA 클리퍼스)가 1호 수상자가 됐다. 지난 시즌 토론토의 우승을 이끌며 파이널 MVP를 차지한 레너드는 평소 브라이언트의 슈팅 자세를 흉내 내는 골수팬. 레너드가 샌안토니오에서 뛰던 시절에는 당시 그레그 포포비치 감독이 이 사실을 알고 브라이언트에게 비시즌 개인 과외 수업을 부탁하기도 했다. 레너드는 “내 방에 브라이언트의 트로피가 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브라이언트는 내 인생에 많은 영감을 주고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헌신해줬다. 얼마나 행복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감격해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박지원(24·성남시청·사진)이 2019∼2020시즌 마지막 월드컵 대회에서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랭킹 1위를 확정했다. 박지원은 16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6차 대회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19초421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대표팀 후배 이준서(20·한국체대)를 0.015초 차로 간신히 제쳤다. 지난주 5차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데 이어 6차 대회에서도 금빛 질주를 이어간 박지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 남자 1500m에서 랭킹 포인트 4만2621점을 기록해 이준서(3만7642포인트)를 제치고 랭킹 1위를 확정했다. 한편 김다겸(23·성남시청)과 이유빈(19·서현고)은 각각 남자 1000m, 여자 1000m에서 우승하며 생애 첫 월드컵 시리즈 개인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와 그의 딸 지애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 자택 근처의 퍼시픽뷰 추모공원에 안장됐다. ESPN은 13일 로스앤젤레스카운티가 공식 발급한 사망 진단서를 인용해 “브라이언트 부녀가 7일 가족들의 추모 행사와 함께 안장됐다”고 보도했다. 브라이언트 부녀에 대한 추도 행사는 24일 LA 레이커스의 안방인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날짜는 브라이언트가 현역 시절 입었던 유니폼의 등번호 24번과 역시 농구 선수였던 지애나의 등번호 2번이 조합된 ‘2월 24일’에 맞춘 것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소 잃은 지 오래됐는데 외양간 고치려는 생각은 여전히 없어요.” 여자농구 레전드 몇 명에게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고도 비난을 받고 있는 여자농구 대표팀에 대해 물었더니 대답은 똑같았다. ‘선수 혹사’ 논란 속에 이문규 감독의 지도력과 대한민국농구협회의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지만 이는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다. 유일하게 승리를 챙긴 영국과의 경기에서 6명만 기용한 감독에 대해선 본선 진출 열망이 절실해서 그랬다고 하자. 그러나 완패한 2개국(스페인, 중국)의 전력을 치밀하게 분석해 대응하려는 노력과 열의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러니 귀국한 선수들의 입에서 “창피하다”는 말까지 나온 것이다. 추락한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협회 차원의 ‘큰 그림’은 찾아 볼 수 없었으니 협회에 등을 돌릴 만도 하다. 기자는 여자농구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직후 칼럼을 통해 일본 여자농구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소개(2016년 7월 26일자 ‘일본 농구는 세계를 향해 뛰는데…’ 참조)하면서 당시 협회장 후보였던 방열 현 회장의 핵심 공약이 ‘대표팀 국제 경쟁력 강화’라는 점을 못 박아뒀다. 그해 일본농구협회(JBA)는 ‘Japan Basketball Standard(JBS)’를 기획해 여자농구가 2030년까지 세계 정상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일본은 2017년과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잇따라 정상에 섰다. 2018년 월드컵에서는 세계 12강에 올랐다. 일본은 눈앞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JBA가 내놓은 2019년 여자농구 대표팀 운영 계획에는 JBS의 틀 안에서 도쿄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세부 지침이 포함돼 있다. 성인 대표팀과 연령대별 대표팀의 합동 훈련, 해외의 일본 여권 소지 선수 발굴,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장신 선수들을 위한 기동성과 전술 수행능력 향상 등이 그 내용이다. ‘큰 그림’뿐 아니라 ‘작은 그림’도 주도면밀하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지난 4년간 한 게 없다. 그런데도 막상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니 적어도 1승을 거두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등의 무책임한 소리가 나온다. 선수들을 닦달해 얻는 승리가 그렇게 중요할까. 그보다는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게 먼저 아닐까. 코칭스태프가 신나게 뛸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레전드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협회가 할 일은 냉철하게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다. 위기가 기회라는데 늘 위기다. 협회가 귀를 계속 닫고 있을까 봐 걱정이다.유재영·스포츠부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