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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이 23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 주택을 매입해 세입자에게 최장 20년 동안 임대하는 내용을 담은 한시적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특별법을 통해 피해 임차인의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며 “거주하고 있는 임차 주택을 낙찰받기를 원하는 분들에겐 우선매수권을 부여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임대로 계속 살기를 원하는 분들은 공공에서 대신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관련 세금 감면과 장기 저리 융자를 제공하고, LH가 경매주택도 매입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 주택 선정 기준과 우선 매수 가격 기준 등 구체적 내용은 정해지지 않아 피해자 간 형평성 논란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논의를 거쳐 이번 주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정은 특별법을 이번 주 내로 발의해 다음 달 초 처리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실효성 있는 법안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당부했다.전세사기 피해자에 ‘우선매수 또는 20년 임차’ 선택권 준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추진매수희망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거주만 원할땐 LH 매입임대주택세부 기준 안정해 형평성 논란 예고, 野는 ‘先보상’ 구상… 협의 힘들수도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이 23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관련 법 개정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특별법을 통해 피해자를 최대한 빨리 구제하기 위해서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우선매수청구권 부여와 경매 중단을 속도감 있게 수용하겠다는 것이다.하지만 피해 주택 기준이 모호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와 개인 등 채권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는 적정 매수 가격을 얼마로 볼 것인지 등이 확실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보증금을 국가에서 먼저 보상하고 해당 주택을 매각해 비용을 회수하는 ‘선(先)보상 후(後)구상’에 힘을 싣고 있어 법 개정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기존 매입임대 예산 7조5000억 원 활용”당정이 추진하는 특별법의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 매입을 원할 경우엔 경매에서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고, 매입이 아닌 거주만 원할 경우 LH가 경매에서 사들여서 공공임대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원하면 현재 거주하는 집에서 최장 20년 동안 시세 50% 이하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다.재원은 기존 매입임대 예산을 활용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매입임대 예산은 LH 5조5000억 원(2만6000채), 지방자치단제 2조 원(9000채) 등 7조5000억 원 규모로 이를 재원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대부분 전용면적 85㎡, 시세 3억 원 이하에 몰려 있는데 기존 LH 매입임대주택 선정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야당이 요구하는 선보상 후구상안이나 전세사기 주택 직접 매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선보상 후구상안은) 범죄 피해를 전액 보상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선례가 없고 시장경제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공공 매입은 국가가 피해 전세보증금을 혈세로 지원하는 ‘보증금 국가 대납법’”이라며 “막대한 세금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 피해 주택 기준 안 나와… 형평성 논란 가능성당정이 추진하는 우선매수권 부여는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후순위 채권자인 세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세입자가 선순위 채권자일 경우에는 낙찰자에게 보증금을 받거나 집을 바로 낙찰받을 수 있다.다만 경매가 끝날 때까지 전세대출 이자를 부담하거나, 원치 않는 집을 매수하는 등 피해는 여전하다. 박모 씨(32)는 “이제는 대항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로 전세 대출 이자만 나가고 정부 대책에서는 제외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사기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조직적인 사기 행각 없이 단순히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경우, 또 이미 일부만 변제받고 상황이 종료된 경우도 있다.주택을 얼마에 낙찰받을지도 문제다. 우선매수권이 있는 주택은 낙찰자가 집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경매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계속해서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부실채권을 매입한 공공기관이나 금융사, 개인 채권자 등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유찰 횟수나 낙찰가율 등 우선 매수 기준을 정해야 하지만,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매 중단만으로도 피해가 큰데 채권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 손실이 커진다”고 했다. 야당과의 협의가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여당과 야당, 정부가 내놓은 안들을 절충해 종합 패키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여당의 안이 (제대로 된 안이) 아니면 여당 내용까지 포함해 적극 관철하겠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경기 수원시 오피스텔에 전세로 살던 최모 씨(31)는 자신의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전세 보증금 1억3500만 원을 떼일 위기에 놓였지만 큰 걱정은 없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 보증보험에 가입해 뒀기 때문이었다. 그는 HUG에서 전세금을 돌려받아 다른 집으로 이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3월 그가 전세금 반환 신청을 한 HUG 서울 동부관리센터에서 ‘집주인에게 계약금과 잔금을 이체한 내역을 제출하라’는 요구가 왔다. 전세 계약 당시 잔금 일부를 공인중개사를 통해 집주인에게 입금했던 그는 이 돈이 집주인에게 송금됐다는 사실까지 증빙해야 했다. 문제는 집주인은 물론 중개사까지 모두 연락이 두절됐다는 것. 그는 “서류 미비를 이유로 보증금 반환 청구는 접수조차 안 됐고 그사이 전세대출 이자만 두 배로 내고 있다”고 했다. 전세금을 떼이는 세입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전세금 반환 업무를 처리하는 HUG 일부 센터가 지난달 말부터 전세금 반환 신청자에게 보증금 전액에 대한 이체 내역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세입자들은 “전세 사기 피해자가 급증하며 보증금 반환 신청이 쇄도하자 HUG가 서류 문턱을 높인 게 아니냐”며 반발했다. 기존에 HUG에 전세금 반환을 신청하려면 전세 계약이 종료됐다는 증빙, 임차권 등기 내역,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하면 됐었다. 계약금이나 잔금 이체 내역 확인서는 기존 신청 필수 서류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문제는 이를 증빙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임대차 계약의 가계약금이나 계약금은 소액이어서 현금으로 내는 경우도 많고, 중개사를 통해 집주인에게 입금하기도 한다. 이 경우 중개사와 집주인에게 다시 연락해 증빙을 갖춰야 하는데, 전세 사기는 공인중개사도 폐업하거나 연락이 두절되고 집주인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세입자는 “HUG가 전세 계약을 했던 2년 전의 가계약금 수준인 100만∼200만 원 규모 이체 내역까지 요구하고, 이를 증빙 못 하면 계속 보완을 요구해 당혹스럽다”며 “업무가 몰리니 일부러 지연시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체 내역 확인서를 전국 공통이 아니라 HUG의 서울 동부·서부관리센터에서만 요구하는 점도 논란이다. 보증금 반환 신청은 보증서에 임의로 지정되는 관할 센터로 하는데, 특정 센터만 추가로 서류를 요구해 형평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HUG 측은 “전세 계약서상 보증금과 실제 보증금을 다르게 기재해 HUG에서 더 많은 보증금을 반환받으려 한 사례가 일부 센터에서 발생해 그 같은 사례가 발생한 센터에서 이체 내역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세입자가 끝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추후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확인서를 쓰고 보증금을 반환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몇 번이나 보완 요구를 할지 등 기준은 없는 상태다. HUG 보증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집주인이 사망한 뒤 상속인이 바로 정해지지 않아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빌라왕’으로 알려진 김모 씨 피해자들이 바로 집주인이 사망해 제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다. 이 사건이 알려지며 올해 1월 정부가 상속 등기를 하지 않아 소유권자가 없는 상태에서도 임차권 등기 명령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지만, 등기를 하려면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해야 한다는 조건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인 세입자가 상속인까지 직접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세입자들로선 보증보험 이행이 미뤄지면서 예상치 못한 2차 피해를 겪고 있다”며 “이체 내역 확인이 필요하다면 애당초 보증보험 가입 시점부터 반영했어야지 뒤늦게 이행 신청 절차를 강화하는 것은 세입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서울 빌라 시장에서 전세 거래 비중이 1분기(1∼3월) 기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사기 우려와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며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 2만7617건 중 전세는 1만4903건으로 전체의 54.0%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빌라 전세 비중이 가장 작은 곳은 노원구였다. 올해 1분기 노원구의 빌라 전월세 거래 424건 중 전세는 179건으로 42.2%에 그쳤다. 종로구(42.6%)와 강남구(43.0%), 송파구(44.8%), 서대문구(46.0%), 관악구(46.3%), 중구(47.0%), 서초구(49.9%) 등도 전세 비중이 50%를 밑돌았다. 전세 사기가 집중된 지역은 거래량 자체가 적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1분기 전세 거래는 9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09건)보다 40% 감소했다. 화곡동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떼이는 경우가 늘다 보니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며 “전세 사고가 걱정돼 손님들에게 월세를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전세 거래가 줄어든 반면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거래) 비중은 늘었다.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준월세와 준전세 거래는 각각 8417건, 3223건으로 각각 전체 거래의 30.5%, 11.7%였다. 특히 준전세 비중은 2011년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 중단 또는 유예를 지시한 다음 날인 19일에도 인천에선 피해 주택 11채의 경매가 예정대로 이뤄졌다. 정부가 긴급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사이에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고통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날 인천지법 경매법정에선 전세사기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돼 1채가 낙찰됐다.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의 전세사기에 당한 피해자 조현기 씨(45)의 집이었다. 조 씨는 “매번 하루만, 한 주만 버티자는 심정이었는데 이제 정말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조 씨는 미추홀구 주안동 아파트 전세보증금 6200만 원 중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소변제금 2200만 원만 건진 채 조만간 집을 비워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전세계약은 올 10월까지로 기간이 남았지만 경매 낙찰자가 1개월 내 잔금을 내고 등기 이전을 완료할 경우 기존 전세계약은 효력을 잃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조 씨 같은 사례를 막겠다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피해 주택 경매 중단 절차에 착수했다. 20일부터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해 금융회사 대출을 해준 경우 6개월 이상 경매에 넘어가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경매 절차에 이미 돌입한 경우 매각 처분을 유예하도록 요청한다. 하지만 조 씨처럼 채권자가 대부업체이거나 개인인 경우 경매·매각 유예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또 경매·매각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이어서 근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근본 대책으로 피해자들이 거주 중인 주택을 경매 낙찰자에 앞서 사들일 수 있도록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법안 추진이 검토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며 우선매수권 부여 방침을 시사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건축왕’ 남 씨 외에도 ‘빌라왕’ 김모 씨 등 악성 임대인 3명이 소유한 인천 내 주택이 3008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523채가 미추홀구에 있는데 지난달 기준으로 2479채의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가 확인된 주택 중 1523채는 이미 경매에 넘겨졌다.“오늘은 경매 못할줄 알았는데… 이젠 정말 거리에 나앉게 돼” 집 잃은 전세사기 피해자 망연자실인천 매일 10~20채 피해주택 경매… 세입자들 “정부대책 임시방편 불과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을” 호소 “그래도 오늘은 유찰될 줄 알았는데….” 19일 오전 11시경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경매법정. 전세사기 피해자 조현기 씨(45)는 거주 중인 집이 경매에서 낙찰됐다는 법원 통보를 듣고 한숨을 쉬었다. 조 씨는 2017년 10월 미추홀구에 보증금 5300만 원짜리 전세 아파트를 얻고, 4년 후 임대인의 요구로 보증금을 6200만 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 집은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가 소유한 전세사기 주택이었다. 조 씨는 지난해 10월 집이 경매에 넘어간 후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피해자 없게 대책 빨리 시행” 이날 100여 명으로 가득 찬 경매법정에선 전세사기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예정대로 진행됐다. 지난달 1억4900만 원으로 경매에 나왔던 조 씨의 집은 한 차례 유찰됐다. 이날 두 번째 경매에선 2명이 응찰했는데 이 중 1억1289만 원을 써낸 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낙찰받았다. 나머지 10채는 유찰됐는데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저 입찰가는 30%씩 떨어진다. 조 씨는 “한 번 정도 더 유찰돼 가격이 떨어지면 돈을 끌어모아 살 생각도 있었는데 한순간에 거리에 나앉게 됐다. 앞으론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빨리 시행됐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조 씨는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전 법원 입구 앞에서 경매 낙찰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경매 중단 지시를 내렸지만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된 건 정부가 즉각 중단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대책위에 가입한 피해 주택 1723채의 채권자 중에는 농협 신협 등 협동조합이 979건(56.6%)으로 가장 많았다. 새마을금고가 304건(17.6%), 시중은행이 50건(2.9%) 순이었다. 이처럼 채권자가 금융회사인 경우 임의로 경매를 유예하면 금융 채권 추심 업무 규정상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우 경매를 유예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20일부터 경매 중단 지시가 시행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역시 협조 요청에 불과해 금융회사가 이행한다는 보장이 없다. 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인천지법 경매법원만 해도 매일 10∼20채씩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 매물로 올라온다”며 “이달 말까지 경매가 예정된 피해 주택 80채라도 더 이상 낙찰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경매꾼’ 최근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에 속속 넘어가자 이른바 ‘경매꾼’으로 불리는 일부 경매 투자자가 “싼값에 낙찰받을 수 있는 기회”라며 투자를 조장하기도 한다. 한 경매 전문 유튜버는 지난달 곳곳에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란 현수막이 붙은 주택을 찾아 “지금이 낙찰받기 좋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튜버는 “미추홀구는 지금 노다지”라고 했다. 피해 주택에 살던 세입자가 대항력이 없는 경우 퇴거 조치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거나 “월세로 새로 계약을 하라”는 조언을 주고받기도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가 19일 발표한 경매·매각 6개월 유예 방침에 대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6개월 경매 유예가 실질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며 “언젠가 경매가 재개돼 집이 넘어가고 비워 달라는 요구를 받으면 쥐꼬리만 한 최소변제금만 받고 퇴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경매에서 집이 낙찰된 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집이 경매에서 낙찰된 강모 씨(36)는 “이미 집이 팔렸는데 정부에서 말하는 경매 중단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빚만 남아 당장 이사 비용도 부족한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인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정부가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를 중단시키는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미 경매가 시작됐더라도 낙찰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법원에 매각 기일을 연기하게끔 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은 19일 ‘전세사기 피해지원 범부처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경·공매 유예 실행방안을 논의했다. TF는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자로 확인된 2479가구 가운데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등에서 보유 중인 대출분에 대해서는 20일부터 즉시 경매를 유예하도록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또 금융당국은 미추홀구뿐만 아니라 국토부가 전세사기 피해주택으로 판단한 경우라면 금융사들의 협조를 통해 경매·매각 유예를 추진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 피해자가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적어도 수개월 동안 경매와 매각 절차를 일단 늦추겠다는 것이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금융기관과 피해자들의 전수 명단을 갖고 있다”며 “20일부터 실제로 경매를 중단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날부터 피해 주택의 경매를 유예하고 전세사기 피해자가 새마을금고에 전세대출이 있을 경우 이자율 감면에도 나서기로 했다. 농협과 신협 등도 여기에 동참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심리학회 등에서 100명 이상의 자문 전문가를 구성해 전세사기 피해자 상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찾아가는 상담’을 위한 상담 버스 프로젝트를 20일부터 추진해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1 대 1 또는 1 대 3 상담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거주 중인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우선 매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채권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이 피해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은 피해자들에게 실익이 없어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20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부분 국회 입법이 필요한 데다 피해자별로 원하는 구제책이 달라 최종 대책 확정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우선 매수권 부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9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 부도임대주택에 우선매수권 제도가 운용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걸리지 않겠다 싶어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거주하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피해자는 당장 퇴거해야 하고 전세금을 대부분 떼인다. 전세금이 집주인이 받아놓은 대출에 후순위로 밀리는 데다 대부분 저가에 낙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경매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살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고, 해당 주택을 보유함으로 전세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피해자의 경매 낙찰대금(경락대금)에 저리로 장기 대출을 해주거나 거치 기간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07년 ‘부도공공건설임대주택 임차인 보호 특별법’을 제정해 세입자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한 바 있다. 당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임대주택을 지은 민간 건설사가 부도나며 세입자들이 대거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하자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당시 정부는 부도 임대주택을 우선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고 세입자에게 우선매수권을 줬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우선매수권 부여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어떤 요건과 장치를 달아 실행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해 관계 당국 간 긴밀히 논의하라고 지시했다고 원 장관은 전했다. 원 장관은 “우선매수권을 주려면 입법이 필요한데, 다른 사람의 재산권에 일방적으로 손해를 끼치거나 이를 악용하는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어서 정밀하게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우선매수권이 바로 피해자 구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07년 당시에는 세입자가 최고가로 주택을 매수해야 해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세입자가 많지 않았다. 결국 공공이 해당 임대주택을 매입하는 방안까지 추진해 2021년에야 약 6만 채에 이르는 부도 임대주택 처리가 마무리된 바 있다. ● “공공매입 검토 안 해”…‘선지원 후구상’도 논의 피해자 주택을 공공임대용으로 정부가 매입하는 방안은 미추홀구 피해자에 대해서는 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은 선순위 담보가 최대로 설정돼 공공이 매입해도 후순위 채권자인 세입자는 거의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다. 원 장관은 “(공공매입 임대가) 국민 세금으로 선순위 채권자들에게만 좋은 일을 하는 것을 국민들이 동의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당정에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전세사기 피해자인 임차인의 보증금 채권을 우선 매입한 뒤 추후 매입 비용을 회수하는 ‘선지원 후구상’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피해자는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아 빨리 새집으로 이사할 수 있다. 캠코는 추후 주택 매각, 공공임대주택 전환 등으로 매입 비용을 회수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에도 해당 방안이 포함돼 있다. 다만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 전액을 돌려받기는 어려운 데다 피해자별로 원하는 회수 수준이 다를 수 있어서 수용 여부는 미지수다. 원 장관도 “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이 보증금의 50%인데 이를 피해자들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전세사기 대책 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당내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매 일시 중단 조치뿐 아니라 피해자 구제 특별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가 뒤늦게 피해 구제 입법에 박차를 가하는 건 전세사기 문제가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심각해졌다는 공통된 인식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원내 제1당인 민주당도 ‘전세사기 문제가 이토록 심각해질 때까지 정치권이 신경 쓰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와 TF 구성원은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서울 빌라 시장에서 전세 거래 비중이 1분기(1~3월) 기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 사기 우려와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며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19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 2만7617건 중 전세는 1만4903건으로 전체의 54.0%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다.서울 25개 자치구 중 빌라 전세 비중이 가장 작은 곳은 노원구였다. 올해 1분기 노원구의 빌라 전·월세 거래 424건 중 전세는 179건으로 42.2%에 그쳤다. 종로구(42.6%)와 강남구(43.0%), 송파구(44.8%), 서대문구(46.0%), 관악구(46.3%), 중구(47.0%), 서초구(49.9%) 등도 전세 비중이 50%를 밑돌았다.전세 사기가 집중된 지역은 거래량 자체가 적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1분기 전세 거래는 9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09건)보다 40% 감소했다. 강서구 화곡동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떼이는 경우가 늘다보니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며 “전세 사고가 걱정돼 손님들에게 월세를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전세 거래가 줄어든 반면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인 거래)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 비중은 늘었다.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준월세와 준전세 거래는 각각 8417건, 3223건으로 각각 전체 거래의 30.5%, 11.7%였다. 특히 준전세 비중은 2011년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하루 124통씩 걸어도 전화를 받지 않아요.” 전세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한 박모 씨(36·서울 송파구)는 전세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려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콜센터에 연락했다. 애타는 마음에 시간 날 때마다 전화했지만 보증이행 담당 직원과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처음 문의하게 되는 HUG 콜센터나 전국 주요 도시의 전세피해지원센터 상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언급한 전세사기 피해자 일대일 상담이나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가 실행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HUG가 18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연도별 콜센터 응답률’에 따르면 HUG의 상담 신청 건수는 지난해 131만5579건으로 응답률은 50.4%에 그쳤다. 상담인력이 2021년 14명에서 지난해 말 94명으로 늘었지만 전세사기가 급증하며 응답률이 저조해졌다. 올해 1월 말 신청 건수는 17만2429건으로 응답률은 45.1%로 떨어졌다. 이는 HUG 측과 연결된 경우를 한정한 것으로 HUG에 연락이 닿지 못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실제 상담 수요 대비 응답률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단위로 상담하는 서울 전세피해지원센터도 비슷하다. HUG 직원 12명과 변호사 1명, 법무사 2명, 공인중개사 1명이 모든 전세사기 피해자 상담과 응대를 도맡고 있다. 인천 센터는 HUG 직원 2명과 인천시 공무원 2명, 법무사 1명으로 더 열악하다. 지난달 31일 운영을 시작해 이날까지 상담 755건이 들어왔지만 현 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인천 센터 관계자는 “센터에 방문한 피해자 상담에 보통 1명당 40분 이상 걸린다”고 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벼랑 끝에 몰린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책은 실효성이 떨어지고 뒷북 대응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줄 대출 상품은 대책 발표 2개월여가 지나도록 시행되지 않고 주거 지원으로 내놓은 임대주택은 피해자 수요와 맞지 않아 이용률이 3%대에 그친다. 1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2월 전세사기를 당하고 기존 전셋집에 계속 거주해야 하는 피해자들에게 기존 대출을 연 1∼2%의 낮은 금리로 바꿔주는 대환대출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는 3개월째 준비 중이다. 실제 대출 상품은 다음 달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규정은 미리 바꿨지만 은행 시스템을 준비해야 해서 일정을 앞당기기는 힘들다”고 했다. 전세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안심전세앱도 지난해 9월 발표한 뒤 5개월 뒤인 올해 2월에야 나왔다. 당시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악성 임대인 정보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국회에서 관련 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발표 8개월 뒤인 5월에야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원 요건이 까다롭거나 피해자 수요와 맞지 않는 대책도 많다. 정부가 내놓은 긴급지원 주택 200여 채는 대부분 원룸이거나 도심과 떨어진 나 홀로 주택이어서 이용률이 저조하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 있는 긴급지원 임대주택 238채 중 8채(3.36%)에만 피해자들이 입주한 상태다. 정책 사각지대도 있다. 정부는 주택이 미납세금 때문에 공매로 넘어가면 미납세금보다 임차보증금을 우선 변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이미 발생한 피해는 구제되기 어렵다. 소액 임차인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 일정액을 가장 먼저 변제받도록 한 최우선 변제 제도도 마찬가지다. 근린생활시설을 주택으로 불법 개조한 건물에 들어간 세입자나 이미 경매로 낙찰받은 피해자를 지원하는 대책도 미비하다. 특히 근린생활시설 세입자들은 해당 물건이 경매에 나오더라도 불법 건축물이라 낙찰이 되지 않고, 본인이 낙찰받아도 해당 건물에 부과된 강제 이행금을 내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새로운 집에 이사 갈 때 사용할 수 있는 저리 대출 역시 이용 실적이 저조하다. 국토부가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이 대출을 이용한 사람은 단 8명에 그쳤다. 이미 보증금을 떼인 데다 살던 집의 기존 전세대출 이자를 갚고 있는 피해자에게는 대출 자체가 부담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2025년부터 인천국제공항이 노후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수출하는 생산기지 역할을 겸하게 된다. 이스라엘 국영기업의 화물기 개조 생산기지를 유치한 데 따른 것으로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7일 이스라엘 국영기업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및 국내 항공 정비 전문 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IAI가 보유한 보잉 B777 화물기 개조 사업의 투자 유치 실시협약(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인천공항이 IAI의 첫 해외 개조 생산기지가 되며 2025년 개조 화물기를 처음 출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이자 글로벌 항공우주 전문 기업인 IAI사는 낡은 항공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 수명은 30년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15년 정도는 여객기로 운항하고, 개조 후 남은 기간은 화물기로 운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IAI와 STK는 외국인 투자 합작법인인 ‘아이케이씨에스(IKCS)’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한다. 2025년 인천공항 내 화물기 개조시설 1호기를 마련해 보잉 B777을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2030년 에어버스 A330을 화물기로 개조할 수 있는 개조시설 2호기를 열 예정이다. 1호기와 2호기에서는 각각 항공기 2대의 화물기 개조 작업과 대형 화물기 2대의 중정비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공사에 따르면 개조 화물기 수요는 앞으로 가파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41년까지 전 세계 항공 화물 시장의 화물기 수요는 2795대로 추산된다. 새로 구입하는 화물기는 33.6%인 940대에 그치고, 개조 화물기가 1855대(66.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에서 개조된 화물기는 글로벌 대형 항공사나 특송화물 항공사 등으로 수출된다. 인천공항공사는 2079년까지 누적 수출액이 약 120억 달러(약 15조 원)에 이르고 약 18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으로 화물기 개조 기술이 STK로 이전되면서 항공정비사업 글로벌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화물기 개조 기술은 항공기 기체 정비 분야에서 기술 난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공사 관계자는 “화물기 개조사업 매출의 58%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부품 역시 중국 등 주변 경쟁국이 아닌 경남 사천 등을 기반으로 구축된 국내 항공부품 공급망에서 생산 조달하도록 사업 조건에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협약으로) 국내 항공 산업의 동반 성장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인천공항이 보유한 세계적인 항공 운송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 정비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수도권 일대에 주택 2700여 채를 보유한 이른바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에게 전세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17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사기를 당한 20, 30대 청년이 극단적 선택을 한 건 2월 말과 이달 14일에 이어 세 번째여서 추가 희생을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 미추홀경찰서 등에 따르면 17일 오전 1시 22분경 박모 씨(31·여)가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남자친구에 의해 발견됐다. 호흡이 없는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박 씨는 오전 2시 12분경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장에선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과 함께 “전세 사기를 당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했다. 박 씨는 2019년 9월 전세보증금 7200만 원을 내고 59.62㎡(약 18평) 규모의 아파트에 입주했다. 하지만 집주인은 이른바 ‘바지 임대인’으로 실소유주는 건축왕 남 씨였다. 또 2017년 준공 직후 채권최고액 1억5730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된 상태였다. 근저당 때문에 박 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했다. 여기에 집주인은 2021년 9월 전세보증금을 9000만 원으로 올렸는데 이 아파트가 지난해 3월 경매에 넘어가 박 씨는 전세금을 모두 날리게 됐다. 해당 아파트의 경우 전세보증금이 8000만 원 이상이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변제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박 씨가 살던 아파트는 현재 매매가가 1억4000만∼1억5000만 원 수준이어서 경매가 끝나면 한 푼도 못 받고 거리로 내쫓길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희생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 2월 기준으로 건축왕 소유의 주택 중 690채가 이미 경매에 넘어갔는데, 나머지 주택들도 순차적으로 경매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민들과 피해자 단체는 “박 씨가 살던 아파트의 경우 전체 60채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전세 사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예방 대책 위주여서 이미 전세 사기를 당해 거리에 나앉기 직전인 피해자들을 구제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난 의지할 부모님도 없다” 유서… 문앞 쓰레기봉투엔 정신과 약봉지 ‘인천 건축왕 전세사기’ 3명째 숨져31세 피해 여성 극단적 선택 추정… “전세사기 아파트 한동 통째 경매”피해자 집 현관문엔 단수 경고… 9000만원 날리게 돼 대출상환 압박“나는 전세사기를 당했다. 나는 의지할 부모님도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세상을 떠난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박모 씨(31)는 이 같은 짤막한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 없는 상황에서 전세사기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씨와 같은 아파트 주민 A 씨는 “지난주 박 씨를 만났을 때 ‘생업이 바빠 피해자 단체 활동을 돕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는데 세상을 떠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남 일 같지 않다. 나도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박 씨가 숨진 아파트의 경우 한 동 전체 60채가 모두 건축왕 전세사기로 경매에 넘어간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20채가량이 이미 낙찰돼 세입자들이 쫓겨났다”고 했다.● 수도요금 독촉장에 대출 상환 압박이날 오후 동아일보 기자가 찾은 이 아파트 공용 현관에는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란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엘리베이터와 현관 등 곳곳에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전세사기 수사 중’ 표시와 ‘계약 주의’ 등의 문구가 담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주민들이 살던 집이 경매에서 낙찰돼 길거리에 나앉는 걸 막기 위해 매수자 경고용으로 붙인 것이다. 숨진 박 씨의 집 현관문에는 수도 단수 예고장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밀린 수도요금을 내지 않으면 단수한다”는 내용이었다. 문 앞에 놓인 쓰레기봉투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받은 약봉투도 있었다. 혼자 살던 박 씨는 최근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주민 한모 씨(53)는 “박 씨가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데 올 9월 전세기간이 끝나면 전세대출까지 갚아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 걸로 안다”며 “이른 아침에 나가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주민들에게 감자탕 같은 걸 나눠줄 정도로 정이 많았다”고 했다. 박 씨가 살던 곳은 14일 숨진 채 발견된 전세사기 피해자 임모 씨(26)가 살던 곳과 불과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집주인부터 중개사까지… 한통속 사기에 속아 미추홀구 일대에서 건축왕 남모 씨(61)에게 전세사기를 당하고 2월 말부터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 3명은 모두 20, 30대였다. 이들이 전세계약을 맺고 입주할 당시 주택에는 각각 1억5730만∼1억911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 박 씨가 살던 아파트도 매매가는 1억4000만∼1억5000만 원이었지만 근저당 채권 최고액은 1억5730만 원이었다. 박 씨 역시 근저당권이 있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도 안 되는 해당 주택 계약을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 씨의 공범이었던 공인중개사가 “경매에 넘어갈 경우 피해를 변제해 주겠다”고 이행보증서까지 작성해 안심시키는 수법에 속아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에서 만난 한 피해자는 ‘1억 원을 공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보증서를 보여주며 “근저당권에 대해 물었더니 피해 공제 증서를 써줘 믿을 수밖에 없었다. 경매에 넘어간 뒤에야 이런 증서가 아무 효력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정부 구제 사각지대에 놓였던 피해자들건축왕의 피해자 상당수는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기준조차 근소하게 넘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박 씨 역시 2019년 7200만 원의 보증금을 내고 계약을 했다가 임대인이 2021년 보증금을 9000만 원으로 올리면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 씨가 살던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이 8000만 원 이하여야 2700만 원의 최우선 변제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최우선 변제 기준을 상향 조정했지만 박 씨처럼 임대차계약 이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대해서는 상향 조정된 기준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기소된 범죄 피해 161건 외에도 계속해서 피해 고소가 이뤄지고 있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피해자 규모는 계속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인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잇달아 전세사기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전세사기 예방에 치우치고 이미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를 구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발표된 전세사기 방지 종합 대책에 △경매로 넘어간 주택에 대한 임차인 최우선 변제액 및 변제기준 상향 △연 1~2%대 저리 대출(전세대출 대환대출 포함) △긴급거처 지원 등을 담았다. 하지만 정작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 대책에 사각지대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최우선 변제 제도가 대표적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소액 임차인은 일정 금액의 최우선 변제금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소액 임차인 기준(서울은 보증금 1억6500만 원, 인천은 8500만 원)을 100만 원이라도 넘길 경우 최우선 변제금을 못 받는다. 정부가 변제 기준과 변제액을 모두 높였지만, 소급 적용이 안 되는 데다 최근 2~3년 사이 전셋값이 급등해 지원 기준을 벗어나는 피해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긴급거처도 현장에선 실효성이 낮다. 인천에 마련된 긴급거처(임대주택) 238채 중 전세사기 피해자가 입주한 집은 8채에 불과하다. 피해자들은 "입주 절차가 까다롭고 임대주택 주거 여건이 열악하다"고 했다. 저리 대출 역시 피해를 당한 집의 전세대출 이자는 그대로 내면서 새로 이사할 집의 보증금을 빌려주는 것이어서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비 부담을 낮춰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월 대책에서 기존 전세대출을 저리로 대환대출해주는 상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은행 시스템 연계 문제로 빨라야 4월 말에야 시행될 예정이다. 주요 시중은행이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전세대출을 연장하는 방안 역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 보증을 통해 전세대출을 받은 게 아니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경매 절차 일시 중단’은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도 현재 공매의 경우 조세채권이 선순위 근저당으로, 채권자가 국가인 만큼 공매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도록 할 수는 있다. 다만 경매는 선순위 채권자가 은행이거나 개인인 경우가 많다. 정부가 강제로 경매 절차를 중지시키면 선순위 채권자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모든 피해자가 경매 중단을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자신이 선순위 채권자인 경우 경매 절차가 빨리 진행되는 것이 유리하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경매를 진행해 보증금을 일부라도 회수하려는 피해자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협의를 해왔지만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해 결론을 못 내고 중장기 과제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입자 상황이 천차만별인 만큼 일대일로 밀착해 법률, 심리상담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책뿐 아니라 심리 치료 지원책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정말 남 일 같지 않네요. 저도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습니다.” 17일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박모 씨(31)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난주 박 씨를 만났을 때만 해도 ‘생업이 바빠 피해자 단체 활동을 돕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는데 세상을 떠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박 씨가 숨진 아파트의 경우 전체 60세대가 모두 건축왕 전세사기로 경매에 넘어간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20세대 가량이 이미 낙찰돼 세입자들이 쫓겨났다”고 했다.● 수도요금 독촉장에 대출 상환 압박 이날 오후 동아일보 기자가 찾은 이 아파트 공용 현관에는 ‘전세사기 피해아파트’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엘리베이터와 현관 등 곳곳에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중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전세사기 수사 중’ 표시와 ‘계약주의’ 등의 문구가 담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주민들이 살던 집이 경매에 낙찰돼 길거리에 내앉는 걸 막기 위해 매수자 경고용으로 붙인 것이다. 한 주민은 “박 씨도 직접 자신이 스티커를 붙였다고 씩씩하게 인증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박 씨의 현관문에는 수도 단수 예고장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밀린 수도요금을 내지 않으면 단수한다”는 내용이었다. 문 앞에 놓인 쓰레기봉투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받은 약봉투도 있었다. 홀로 지낸 것으로 알려진 박 씨는 최근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주민 한모 씨(53)는 “박 씨가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데 올 9월 전세기간이 끝나면 전세대출까지 갚아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 걸로 안다”며 “이른 아침에 나가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주민들에게 감자탕 같은 걸 나눠줄 정도로 정이 많았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박 씨가 키우던 강아지와 고양이를 무척 예뻐했다”며 “지난주 남자친구와 함께 웃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집주인부터 공인중개사까지…한통속 사기에 속아 미추홀구 일대에서 건축왕 남모 씨(61)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대부분 박 씨와 같은 2030세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였다. 주택 매매가가 2억 원을 넘지 않는데다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몰려 있기 때문이었다. 건축왕에게 전세사기를 당하고 2월 말부터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 3명 모두 20, 30대였다. 이들이 전세계약을 맺고 입주할 당시 주택에는 각각 1억 5730만~1억 911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 박 씨가 살던 아파트도 매매가는 1억4000만~1억5000만 원이었지만 근저당 채권최고액은 1억5730만 원이었다. 박 씨 역시 근저당권이 있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도 안 되는 해당 주택 계약을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 씨의 공범이었던 공인중개사가 “집주인이 돈이 많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경매에 넘어갈 경우 피해를 변제해주겠다”고 이행보증서까지 작성해 안심시키는 수법에 속아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에서 만난 한 피해자는 ‘1억 원을 공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보증서를 보여주며 “근저당권에 대해 물었더니 피해 공제 증서를 써줘 믿을 수밖에 없었다. 경매에 넘어간 뒤에야 이런 증서가 아무 효력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 정부 구제 사각지대에 놓였던 피해자들 건축왕 피해자의 상당수는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기준조차 근소하게 넘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박 씨 역시 2019년 7200만 원의 보증금을 내고 계약을 했다가 임대인이 2021년 보증금을 9000만 원으로 올리면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 씨가 살던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이 8000만 원 이하여야 2700만 원의 최우선 변제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최우선 변제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박 씨와 같이 임대차계약 이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대해서는 상향 조정된 기준이 소급적용 되지 않는다. 피해대책위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당시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것을 꺼려했지만 그 돈으로 다른 전셋집을 구할 수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재계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기소한 범죄 피해 161건 외에도 계속해서 피해 고소가 이뤄지고 있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피해자 규모는 계속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인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에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서울과 서울이 아닌 지역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은 준공 30년이 넘은 단지부터 신규 분양 단지까지 수요가 몰리는 반면 그 외 지역은 청약 단지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16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연식별 아파트 거래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1∼3월) 매매된 서울 아파트 6448건 중 준공 후 30년이 넘은 아파트는 1198건으로 전체의 19%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비중이 13%였는데 올해 1분기 6%포인트 늘었다. 지역별로 30년 초과 아파트가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노원구(285건)였고 △강남구 158건 △도봉구 137건 △송파구 128건 △양천구 109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준공 30년이 넘은 단지의 거래가 늘어난 것은 정부가 올해 1월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정부는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통과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을 50%에서 30%로 줄이는 대신 주거환경(15%)과 설비 노후도(25%) 비중은 모두 30%로 높였다. 서울에서는 신축 단지 인기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분기 서울에 공급된 3개 단지, 총 393채(청약 가구 수)에는 2만2401명이 신청해 평균 57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3개 단지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1분기 분양된 31개 단지 중 1, 2순위 내에 청약이 마감된 곳은 10곳(32.3%)에 그쳤다. 대구와 경북, 전남, 전북, 충남 등 5개 지역은 1분기에 1개 단지씩 분양됐지만 모두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경기와 인천도 비슷한 분위기다. 경기는 1분기에 분양한 8개 단지 중 2개 단지만 청약 마감됐고, 인천 역시 5개 단지 중 1개 단지만 마감에 성공했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양극화가 한동안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정부는 올해 초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며 “서울과 그 외 지역의 부동산 규제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금리 인하로 확대되는 유동성은 서울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나뉜 부동산 규제지역을 ‘부동산관리지역’으로 통합하는 법안이 발의된다. 이전 정부 때 겹겹의 규제가 가해지며 중첩되고 복잡해진 규제지역 체계를 단순화해 국민 혼란을 막고 규제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소득세·지방세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의 3단계 규제지역은 2단계의 ‘부동산관리지역’으로 조정된다. 1단계에서는 청약·분양 등 최소한의 규제만 한다. 2단계로 지정되면 1단계 규제에 금융·세제·정비사업 규제 등을 추가로 적용한다. 정부도 복잡한 규제지역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해 7월 완료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민주당 안과) 용역 결과를 검토해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野 “난수표 3종 부동산 규제지역 단순화”… 국토부도 “공감” 청약-대출-세제에 영향 ‘규제지역’‘부동산관리지역’ 하나로 통합 추진업계 “당장 시장 영향은 제한적장기적으로 수요자 혼란 줄일것” 현행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나뉜 부동산 규제지역을 ‘부동산관리지역’으로 통합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것은 복잡한 규제지역 체계를 단순화해서 국민 혼란을 막고 규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규제지역은 부동산 청약과 대출, 세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이전 정부 때 ‘겹겹의 규제’가 가해지고 규제 체계가 뒤엉키면서 부동산 전문가조차 헷갈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도 규제지역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더불어민주당 개정안 내용을 고려해 하반기(7∼12월)에 최종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는 이르면 17일 현행 3가지 규제지역을 통합하고 이에 따른 세제·전매제한·청약제도를 조정한 주택·소득세·지방세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소속 의원들과 공동 발의하는 방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규제지역 지정 권한도 국토교통부로 단일화된다. 현재 국토부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기획재정부가 투기지역을 각각 지정한다. 국회 관계자는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부동산관리지역을 결정하면 시장 여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규제지역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국토연구원에 발주해 놓은 상태다. 올해 7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민주당 안과 함께 검토해 개편 방안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도 규제지역 제도 개선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며 “(민주당 안과)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한 후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야당뿐만 아니라 정부도 규제지역 개편에 나선 것은 과거 시장 상황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규제지역에 규제가 더해지며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침체기에 제도를 미리 손봐 향후 집값 불안에도 대응하겠다는 계산도 있다. 이전 정부에서는 집값이 오를 때마다 추가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청약과 대출, 세제 등 각종 규제가 뒤엉키게 됐다. 실수요자들에게 혼란을 안겼을 뿐 아니라 정부가 규제를 조정할 때마다 시장 혼란이 이어졌다. 예를 들어 조정대상지역 제도는 애초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다주택자 세금 중과 등 투기 방지 목적의 세금 규제가 나중에 추가됐다. 당초 규제 강도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순으로 세다고 알려졌지만 조정대상지역이 투기 방지 목적의 투기과열지구보다 규제 수위가 더 높아진 것처럼 규제 위계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규제지역은 ‘부동산관리지역’으로 통합된다. 1단계는 청약, 분양 등 최소한의 규제만 한다. 2단계에선 1단계에 금융·세제·정비사업 규제 등을 추가로 적용한다. 부동산관리지역 1단계는 기존 조정대상지역보다 일부 완화된 규제가 적용된다. 우선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다주택자 취득·양도소득세 중과가 사라지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주택 분양권 전매제한 최대 3년, 청약 재당첨 제한 7년 등 청약 관련 규제는 기존과 같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50%도 현행과 동일하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부동산관리지역 2단계로 통합한다. 2단계에서 다주택자는 취득·양도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게 된다. LTV는 50%로 유지되지만 DTI는 40%로 강화된다. 부동산업계는 규제지역 단순화 영향이 당장은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자의 혼란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이미 정부가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해 규제지역 단순화로 수요가 달라지는 등의 변화를 예상하기 어렵다”라면서도 “제도 개선 효과는 향후 규제지역이 다시 늘 때 수요자 혼란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나뉜 부동산 규제지역을 ‘부동산관리지역’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복잡한 규제지역 체계를 단순화해서 국민 혼란을 막고 규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규제지역은 부동산 청약과 대출, 세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이전 정부 때 ‘겹겹의 규제’가 가해지며 규제 체계가 뒤엉키면서 부동산 전문가조차도 헷갈린다는 지적이 높았다. 정부도 현재 규제지역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민주당 개정안 내용을 고려해 최종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특별위)는 이르면 17일 세 가지로 나뉘어 있던 규제지역을 통합하고 이에 따른 세제·전매제한·청약제도 규제를 조정한 주택·소득세·지방세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규제지역 지정 권한도 국토교통부로 단일화된다. 현재는 국토부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고, 기획재정부가 투기지역을 지정한다. 국회 관계자는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시장 여건에 맞춰 신속하게 부동산관리지역을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토부도 규제지역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발주해놓은 상태다. 올해 7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정부는 민주당 안과 함께 검토해 개편 방안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도 규제지역 제도 개선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며 “(민주당 안과)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하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제지역을 손보는 이유는 현행 규제지역이 시장 상황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규제가 더해지며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판단에서다. 예를 들어 조정대상지역 제도는 애초 청약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다주택자 세금 중과 등 투기 방지 목적의 세금 규제가 나중에 추가됐다. 규제 강도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순으로 강해진다고 알려졌지만 조정대상지역이 투기 방지 목적의 투기과열지구보다 규제 강도가 더 높은 등 규제 위계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컸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규제지역은 ‘부동산관리지역’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된다. 부동산관리지역은 규제 강도에 따라 2개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청약, 분양 등 최소한의 규제만 한다. 2단계에선 1단계에 금융·세제·정비사업 규제 등을 추가로 적용한다. 부동산관리지역 1단계는 기존 조정대상지역보다 일부 완화된 수준의 규제가 적용된다. 우선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다주택자 취득·양도소득세 중과가 사라지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주택 분양권 전매제한 최대 3년,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제한 최대 1년, 청약 재당첨 제한 7년 등 청약 관련 규제는 기존과 같이 적용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은 현행대로 50%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부동산관리지역 2단계’로 통합한다. 2단계에서 다주택자는 취득·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게 된다. LTV는 50%로 유지되지만, DTI는 40%로 강화된다. 1단계와 2단계 모두 주택 취득 시 자금 조달 및 입주 계획은 신고해야 한다. 부동산업계는 규제지역 단순화가 당장 시장에 줄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자들의 혼란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이미 정부가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해 규제지역 단순화로 시장 수요가 달라지는 등의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제도 개선 효과는 향후 규제지역이 다시 늘어날 때 수요자 혼란이 과거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집값 띄우기’ 의심 사례 1000여 건을 적발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허위로 높은 가격에 계약해 실거래가를 높인 뒤 나중에 취소해 인위적으로 시세를 높이려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12일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집값 작전세력 근절 대책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세 교란행위 조사 현황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조명성 강남구청장, 전성수 서초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시세 조작 의심 사례는 총 1086건으로 경기와 서울에 절반가량이 쏠려 있었다. 지역별로 경기(391건)가 36%, 서울(129건)이 11.9% 몰려 있었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남양주시(36건)에 가장 많았고 △경기 시흥시(29건) △경기 화성시(27건) △서울 서초구(25건) △부산 서구(25건) △서울 강남구(24건)가 뒤를 이었다.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실거래가뿐만 아니라 등기 여부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원 장관은 “집값 작전세력을 근절하지 않으면 가격 정보가 왜곡돼 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이는 시장 파괴로 근원세력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수준으로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동쪽으로 36km 떨어진 흥옌성 지역. 143만1000㎡ 규모의 부지에 베트남 최초의 한국형 산업단지인 ‘흥옌성 클린 산업단지’를 내년 9월까지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 사업은 대표적인 민관 협력 해외 건설 진출 사례로 꼽힌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 정부 간 협력으로 개발 계획의 밑그림이 그려졌고, 국내 민간 기업에서 4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준공 이후 입주하게 될 60여 개 한국 기업은 초기 단계부터 행정·금융·세무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겪었던 산업단지 용지 인허가와 자금 조달 등의 어려움이 단번에 해결되는 셈이다.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열린 ‘동아뉴센테니얼포럼’에서는 이처럼 정부와 민간 기업이 협력해 해외 건설 수주에 성공한 여러 사례가 소개됐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까지 ‘해외 건설 연 500억 달러 수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범부처 해외 건설 지원단을 조직하고, 해외 진출국과 소통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수주 관문을 뚫은 사업 중에는 향후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사업이 많다. 페루 친체로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의 총괄 관리사업(PMO)은 2019년 6월 국토부가 한국공항공사, 한미글로벌 등 민관 협력으로 ‘팀코리아’를 구성해 계약했다. 우리나라의 첫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정부 간 계약(G2G)’이다. 이후 현대건설의 여객터미널 본공사 수주로 이어졌다. 2019년 말 개통한 인도네시아 경전철(LRT) 1단계(클라파 가딩∼벨로드롬) 선로 건설 사업도 2017년 8월 한국철도시설공단, 대아티아이, 삼진, 우진산전, LG CNS 등으로 이뤄진 국내 컨소시엄이 1000억 원에 사업을 수주했다. 현재 경전철 1B단계(벨로드롬∼망가라이, 6.3km) 사업도 수주전이 예고된 상태다. 손태흥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프라 사업은 대부분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이뤄지는데, 아직까지는 전체 수주 실적 중 비중이 4%대에 그친다”며 “새로운 수주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전국의 분양권 전매 거래량이 직전 분기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7일부터 분양권 전매 규제가 대폭 완화됐지만,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까지는 걸림돌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분양권 거래량은 총 8950건(3일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6386건 대비 40%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1년 3분기(7∼9월) 1만2103건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권역별로는 지방에서 6261건이 거래돼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지방 규제지역이 해제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웠던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에 수도권 거래량은 2689건에 그쳤다. 서울은 5건이었다. 이달 7일부터는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도 대폭 풀렸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최대 10년이었던 분양권 전매 제한을 최대 3년으로 줄였다. 비수도권 전매 제한은 최장 4년에서 공공택지·규제지역은 1년, 광역시 도시 지역은 6개월로 완화했다. 다만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최대 5년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걸림돌이 있다”며 “양도세율도 최대 7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1. 경력 30년 차 타워크레인 기사 김모 씨(63)는 지난달 초 타워크레인 노조에서 탈퇴했다. 평소 현장 근무를 안할 땐 타워크레인 노조 집회에 참가하거나 건설 현장 관련 민원을 구청 등에 제기해야 했다. 건설사를 압박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젠 노조 활동에 신물이 나서 이달부터 타워크레인 대체 기사로 일하고 있다. 수도권 대형 건설사 물류창고 건설 현장에서 오전 5∼7시(조근), 낮 12시∼오후 1시(점심), 오후 5∼7시(야근) 일한다. 노조 소속 기사가 월급 외 웃돈을 받으며 일했을 시간에 대체 기사로 투입된 것. 그는 “대체 기사 채용이 늘면 나 같은 비(非)노조 기사들이 더 많이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 부산에서 대단지 아파트 골조 공사를 하는 이모 씨(60)는 현장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계약 만료일인 이달 말까지 골조 공사를 끝내려면 주 52시간 외에 야근, 조근을 할 대체 기사가 필요한데 좀처럼 투입되지 않고 있다. 그는 “공사가 급한데 원청 건설사나 타워크레인 임대업체들이 노조 눈치를 본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일제 조사를 시작한 지 이달 8일로 100일이 지나며 월례비 지급이 줄고, 비노조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채용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노조가 강성인 일부 지역 현장에선 아직 비노조 기사 채용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암암리에 월례비가 계속 지급되고 있다. ● 월례비 줄고 비노조 기사 채용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 수도권 현장 위주로 타워크레인 대체 기사들이 투입되고 있다. GS건설은 3개 현장에 기사를 1명씩, 현대건설은 2개 현장에 추가 기사를 투입했다. 삼성물산도 추가 작업이나 기사 이탈에 대비해 타워크레인 5대에 조종사 7명을 고용했다. 타워크레인 150여 대를 보유한 임대업체 대표 김모 씨(60)는 지난달 약 10년 만에 비노조 대체 기사 5명을 수도권 현장에 투입했다. 이달 초에는 회사 소속 정규직 타워크레인 기사 6명도 5년여 만에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김 씨는 “노조가 민원을 제기하고 집회하는 횟수가 줄어들며 건설사도 대체 기사를 뽑아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월례비가 사라지고 기존 기사들이 주 52시간 이하로 일하게 되면서 추가 근무가 필요한 시간엔 비노조 대체 기사 채용이 활발해졌다. 서울·경기·인천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임원 김모 씨(68)는 “‘작업자가 부족하다’, ‘강풍이 분다’며 태업에 들어갔던 기사들도 국토부 태업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 대부분 정상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 노조 강성 현장은 눈치 보기 여전 모든 현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 수도권의 한 철근콘크리트 업체 관계자는 “당장 공기가 급한 현장은 월례비를 암암리에 줄 수밖에 없다”며 “계좌로 못 주니 현금을 봉투에 담아 건네기도 한다”고 전했다. 월례비를 주지 않으려면 비노조 대체 기사가 필요한데 건설사나 타워크레인 임대업체가 소극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10대 대형 건설사에서 최근 채용한 비노조 대체 기사는 회사당 5∼10명 내외에 그친다. 부산·울산·경남 철근콘크리트연합회 관계자는 “노조가 강성이어서 그런지 대체 기사가 뽑혔다는 소식이 없다”며 “비노조 기사가 투입되면 (노조가) 해당 건설사의 다른 현장에서 민원을 넣는 등 압박이 여전하다”고 했다. 건설업계는 면허 정지 처분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은 7000만 원 이상의 고액 월례비를 받은 부·울·경 지역 타워크레인 조종사 60명을 수사 의뢰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토부도 태업 의심 타워크레인 기사 21명에 대해 면허정지 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간 노조의 일자리 독점으로 경력을 못 쌓고 ‘장롱면허’를 가졌던 대체 기사가 현장에 투입되려면 실무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