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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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zsh75@donga.com

취재분야

2025-11-18~2025-12-18
남북한 관계67%
칼럼23%
사회일반7%
경제일반3%
  • ‘IS 서열 3위’ 고위사령관, 이라크軍 공습으로 사망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서열 3위이자 이라크 IS 총사령관인 아시 알리 무함마드 나세르 알 오베이디가 10일 이라크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부의 IS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오베이디는 이라크 북부 바르와나 지역에 은신해 있던 중 공습을 받았다. 그는 과거 사담 후세인 대통령 시절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특수여단장을 지냈다.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한 뒤엔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가 2013년 7월 탈출해 IS에 가담했다. 앞서 이라크 당국은 지난해 말 IS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후계자이자 대변인인 2인자 아부 무함마드 알 아드나니도 공습으로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CNN은 지난해 12월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연합군의 공습으로 10명의 IS 지도자급 인사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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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 금박’ 36m 마오쩌둥 동상… 완공 앞두고 하루 만에 철거 된 이유는?

    중국 허난(河南)성 통쉬(通許)현 주스강에 건립돼 완공을 앞두고 있던 높이 36m의 거대한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의 동상이 8일 전격 철거됐다. 중국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8일 “제작사가 허가를 받지 않고 건축했기 때문에 현지 정부가 철거를 강행했다”고 전했다. 동상은 이미 지난해 말에 거의 완공 됐으며 표면이 온통 황금색으로 도색돼 있다. 주스강 주민들은 7일 아침 철거팀이 도착해 주변 도로를 폐쇄한 뒤 8일 아침까지 하루 동안 철거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철거의 진짜 이유는 당국이 정치적인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상 건립 사실이 중국 소셜네트워크(SNS)에 널리 확산되면서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자 중국 내에서는 마오 전 주석 당시의 전제 정치와 고통을 상기시킨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특히 허난성은 1950년대 말 마오가 주도한 대약진 운동 때 300만 명 이상이 굶어죽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마오 동상 건립에 들어간 돈으로 교육이나 건강보험 등 더 좋은 분야에 쓰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비난도 줄을 이었다. 동상은 기계제조 회사 리싱그룹의 쑨칭신 회장이 약 300만 위안(5억3823만원)의 사비를 들여 제작했다. 쑨 회장은 마오의 열광적인 지지자로 통쉬현에 있는 리싱그룹 본사 정문 앞에도 10m 높이의 마오 동상을 세웠다. 또 회사 곳곳에 마오 관련 전시물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싱그룹은 기계 제조업 외에도 식품가공업과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재단도 갖고 있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 20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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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실험 명령서 필적 분석으로 본 김정은

    “용지의 양식을 무시한 매우 가파른 기울기의 글씨는 도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미국필적학회(AHAF) 회원인 구본진 변호사(법무법인 KCL)는 북한이 6일 공개한 수소폭탄 최종 실험 명령서를 바탕으로 김정은의 성격을 분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장 출신인 구 변호사는 오랫동안 피의자들의 자필진술서를 분석해 성격을 연구해 왔다. 구 변호사는 7일 “김정은은 글씨를 쓰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추정되는데 이는 급한 성격을 나타낸다”며 “가파른 기울기의 글씨는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화가 앤디 워홀의 글씨체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이 직접 사인한 군수공업부 명의의 수소폭탄 실험 관련 보고서가 프린트물이 아닌 필사본인 점도 주목된다. 애플사의 스마트기기를 좋아하는 신세대 김정은이 아날로그식 필사 보고서를 받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김정일에게 올리는 ‘1호 보고서’는 모두 프린트한 것이었다. 김정은도 취임 초기 프린트된 ‘인공위성’ 발사 요청서에 사인했다. 어느 순간 필사본으로 바뀐 1호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의 권위 콤플렉스를 엿볼 수 있다. 쉽게 프린트할 수 있는 서류가 아닌 정성을 담아 손으로 쓴 보고서를 받음으로써 자신이 최고의 권위를 가진 존재임을 드러내겠다는 의미다. 할아버지 김일성 따라 하기에 집착하는 김정은이 서류 결재 형식 역시 김일성의 방식을 흉내 냈을 가능성도 있다. 아날로그 세대인 김일성은 손으로 쓴 글씨가 눈에 익다는 이유로 사망할 때까지 필사된 서류를 고집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주성하 기자}

    • 201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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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의 성동격서… 수소폭탄 실험 지시해 놓고 ‘평화 신년사’ 낭독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엿새 전 발표된 김정은의 신년사는 북한의 전형적인 ‘성동격서’ 전략이었음이 드러났다. 신년사를 낭독하기 전 김정은은 ‘수소탄(수소폭탄) 실험을 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상태였음이 6일 북한의 발표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4분의 1가량을 남북관계에 할애했고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핵이란 단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경제 발전을 위한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는 의견도 밝혔다. 4차 핵실험은 김정은이 직접 낭독한 신년사의 핵심 내용과는 상반되는 행위다. 김일성 주석 이래 북한 최고 지도자의 신년사는 믿을 수 없는 말잔치이긴 했다. 하지만 북한 최고 지도자가 이번처럼 단 며칠 만에 신년사를 부정하는 큰 사건을 스스로 터뜨린 사례는 없었다. 이번 핵실험으로 앞으로 김정은이 발표할 신년사의 권위가 땅바닥에 추락하게 된 셈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발표 역시 과거 3차례의 핵실험 발표들에 비해 분량이 4배 이상으로 늘었다. 1∼3차 핵실험 발표는 4, 5개 문장에 300∼400자 분량으로 짧았다. 이날 발표는 21개 문장에 1778자 분량으로 과거의 4배 정도로 늘었다. 핵실험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발표문의 60% 정도는 미국의 대(對)북한 정책을 비난하면서 핵실험의 정당성을 설명한 것이었다. 북한은 1차와 2차 핵실험 때는 미국을 거론하지도 않았고, 3차 핵실험 때는 단 한 문장만 거론했을 뿐이다. 이번에는 특히 “핵 관련 수단과 기술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처음으로 내걸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핵무기 판매 및 기술 이전’이라는 마지노선을 넘게 되면 미국이 무력행사에도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북한 당국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3차 핵실험 발표 때부터 북한은 “주변 생태환경에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핵실험이 백두산 지하 마그마층을 흔들어 화산 폭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외부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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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4차 핵실험]김정은 의도는, 다시 등장한 이춘희

    북한의 4차 핵실험 발표는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이춘희 조선중앙TV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이 씨는 과거 ‘김정일의 입’이란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북한의 중요 뉴스를 도맡아 전달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방송에서 거의 모습을 감췄고 그의 자리는 젊은 여성 아나운서들이 차지했다. 그는 6일 ‘역사적인’ 4차 핵실험 발표를 담당하면서 자신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과시했다. 이 씨가 수십 년 동안 중용된 이유는 그의 목소리 톤을 따라갈 아나운서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백이 있는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 씨는 “입으로 총을 쏘는 아나운서”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 73세인 이 씨는 과거에 비해선 목소리가 많이 떨리는 등 특유의 박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북한이 고령으로 힘이 예전 같지 않은 이 씨를 다시 내세운 이유는 핵실험의 신뢰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2006년 이후 세 차례 핵실험 발표는 물론이고 김정일 사망과 같은 중대 사건을 대내외에 알려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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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범은 신의 눈길을 피할 수 없다”

    이슬람 풍자 만평으로 지난해 1월 7일 총격 테러를 당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 1주년 특집호 표지에 ‘총을 멘 신’을 연상케 하는 그림을 실었다. 피 묻은 이슬람 복장에 턱수염을 수북이 기른 남성이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메고 달려가는 그림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그림에 대해 “살인자는 지금도 도망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남자 위에는 눈이 들어간 삼각형이 그려져 있다. ‘섭리의 눈’으로 알려진 이 도형은 세상만사를 살펴보는 신의 눈을 뜻하며 미국 1달러 지폐에도 그려져 있다. 테러범이 아무리 도망쳐도 신의 섭리는 피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림 옆에는 이런 글귀가 나온다. ‘1년 후, 암살은 일상에 존재한다.’ 이 표지 그림은 리스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로랑 수리소 샤를리 에브도 편집장이 그렸다. 만화가인 수리소 편집장은 동료 10명이 숨진 1년 전 테러 당시 수석 편집인으로 회의에 참여했다가 등에 총을 맞았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도 만화를 4건 그려 일주일 후 발간된 ‘생존자 특별호’에 실었고, 이 특별호는 전 세계에서 750만 부가 팔렸다. 총을 멘 신을 표지에 실은 테러 1주년 특별호는 100만 부가 발행되며 6일부터 가판대에서 팔린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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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대남사업 실세로 떠오르는 ‘77세 외교通 김완수’

    올해부터 정부의 대북정책 담당자들이 상대해야 할 북한의 새 대남 담당 실세로 김완수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서기국장(77)이 급부상하고 있다. 김 국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사망한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의 장의명단에서 통전부 인사로는 맨 앞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그의 공식 직책은 조국전선 의장 겸 서기국장, 민족화해협의회 의장이지만 조국전선 서기국장은 사실상 통전부 2인자라는 증언도 있다. 통전부에서 근무하다가 2004년 탈북한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는 1일 “통전부 내부 규약상 부장이 공백일 경우 서기국장이 직무를 대행한다”며 “통전부 서기국장을 겸한 것으로 보이는 김완수 국장이 이미 김양건의 업무를 넘겨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통전부의 서기국장은 제1부부장을 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김 국장은 김양건 부장이 있을 때도 이미 통전부의 모든 내부 보고를 종합해 받는 실세였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김 국장이 통전부 서기국장이라고 밝히지는 않지만 조국전선 서기국장과 통전부의 서기국장은 사실상 동일 직책으로 봐야 한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2013년 7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에 참석한 김 국장은 자신의 직급을 묻는 남측 기자들에게 조국전선 서기국장은 ‘상급(장관급)’이라고 대답했다. 북한의 통전부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조국전선은 사실상 한 몸이지만 북한은 대남 정책상의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이 대내외에 통일 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는 조평통 명의로, 한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낼 때는 조국전선 명의로 발표한다. 김완수 국장은 남쪽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1939년 함경북도 김책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김 국장의 경력은 다른 통전부 부부장들을 압도한다. 그는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한 뒤 1960년대 외무성에서 일을 시작해 1985년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1986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표를 지낸 관록 있는 외교관이다. 1993년 정무원 통일담당 책임참사를 거쳐 2002년 통전부 부부장에 임명됐으며 2004년부터 조국전선 서기국장의 직책으로 11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9년에는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에, 2013년엔 6·15남북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장에 선출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지난해 12월 31일 “외교 경험과 나이, 실무 경력 등을 감안했을 때 김 국장이 새 통전부장이 될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김 국장은 16년 전인 2000년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3차 장관급회담에 전략수행원으로 참석해 회담 중인 북측 대표단에게 메모를 전달하는 등 막후 실세로 활동했다. 지금도 통전부에선 김 국장보다 더 높은 실세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다만 김 국장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김양건 부장처럼 김정은과 수시로 동행하며 조언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김 국장이 김정은을 수행하는 장면은 공개되지 않았다. 나이도 비교적 많다. 5월로 예정된 노동당 7차 당대회를 계기로 젊은 신진 인물들로 측근 그룹을 만들려는 김정은이 중용하기엔 나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외교관 출신인 김양건 부장이 노동당 국제부장을 지낸 뒤 남북 관계를 담당하는 대남 비서 겸 통전부장을 맡은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김정은이 다른 분야에 있던 측근을 전격적으로 대남 비서 겸 통전부장에 임명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금까지 남북 회담에는 원동연, 맹경일 등이 통전부 부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또는 실장의 직책으로 많이 등장해 외부에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위치는 통전부 특정 부서의 책임과장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통전부 소속의 각 과는 대외용 위장 명칭을 활용하는데, 통전부 정책과는 ‘아태’, 연고자과는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종교과는 ‘단군민족실천협의회’ 등의 대외 직명을 갖고 있다. 장 대표는 “남북 회담에는 진짜 실세가 나오지 않고 얼굴마담을 내세운다. 남쪽을 오가는 인물은 예외 없이 의혹의 꼬리표가 붙고 결말이 다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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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목숨 건 오징어잡이’ 동해의 비극

    쪽배가 갑자기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졸던 나는 물속에서 눈을 떴다. 정신 차려 보니 함께 탔던 다른 두 명도 옆에서 허우적거린다. 나중에 들으니, 키 잡은 사람이 깜빡 졸면서 키가 갑자기 돌아갔단다. 잠긴 배는 미끄러워 잡을 수 없다. 때는 오후 9시경. 파도와 싸우며 상황을 파악했다. 6노트의 속도로 4시간가량 나왔으니 육지로부터 대략 24마일 지점이다. 육지는 보이지도 않았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북쪽 바닷물은 몹시 차서 30분 이상 물에 있기 힘들다. 옷을 입었으니 한 시간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육지에서 40km 넘게 떨어진 망망대해에서 한 시간 안에 구조되지 못하면 물고기 밥이 된다. “누구 없소. 배가 뒤집혔소.” 우리가 지르는 절망의 고함 소리가 밤바다 위로 깔린 짙은 어둠의 장막을 갈랐다. 셋의 거리도 점점 멀어진다. 나는 살 운명이었다. 다행히도 주위에 다른 배가 있었다. 몸이 뻣뻣해질 때쯤 드디어 구조됐다. 그때가 15년 전 9월이었다. 나는 감옥도 7번이나 옮겨다녔고, 총구 앞에도 서 봤다. 생사의 고비를 수없이 넘겼는데, 바다에서 죽을 뻔한 적도 몇 차례 된다. 한번은 바다로 나왔다가 육지로 돌아가는 길에 4마력짜리 엔진이 고장 났다. 부두에서 6시간 이상 나온 데다 밤새 배가 흘러 돌아갈 거리는 100km가 훌쩍 넘었다. 먼바다는 빠르게 흐른다. 쪽배는 강물에 흘러가는 듯하다. 걸어가도 이틀 걸릴 거리를 꼬박 노를 저어 돌아왔다. 뱃가죽이 등에 붙고, 하늘이 노랗게 변해도 살 생각뿐. 땅을 디디고서야 쓰러졌다. 대학 때 나는 여름 방학마다 배를 탔다. 대학 생활에 드는 돈을 얼마라도 벌기 위해서였다. 쪽배에서 나는 김일성대 학생이 아닌 일개 ‘삯발이’, 즉 삯일꾼이었다. 카바이드등을 켜고 새벽까지 잡은 오징어의 70%를 배 주인에게 주어야 했다. 8, 9월 오징어 성수기엔 바닷가에 삯발이가 넘쳐난다. 연줄이 없으면 4m 정도의 작은 쪽배를 얻어 타기도 힘들다. 처음 배를 탔을 때 무심코 휘파람을 불었다가 뺨을 맞을 뻔했다. 휘파람은 바람을 몰고 온단다. 배꾼의 최대 공포는 바람이다. 샛바람이 20분 정도 마구 핥고 지나간 바다가 갑자기 흥분하는 모습을 본 뒤론 나는 휘파람 부는 법을 잊었다. 망망대해에서 쪽배는 가랑잎이다. 갑자기 큰 파도가 일면 높은 마루 위에 올랐던 쪽배가 깊은 골로 뚝 떨어지는 일을 밤새 겪어야 한다. 발밑에선 널빤지가 탕탕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금시라도 쪼개질 듯 부르르 떨고, 머리 위엔 사방팔방 검은 파도의 성난 흰 갈기밖에 보이지 않는 때면 ‘오늘이 제삿날이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 북에선 오징어잡이를 ‘피발이’라고 부른다. 3개월 가까이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면서 밤새 고역을 하다 보니 피가 마른다고 붙은 이름이다. 그래도 살아남기만 하면 다행이다. 우리 마을에선 매년 열 명 이상 죽는 것 같았다. 얼마 전 들어보니 북한 바닷가엔 여성만 모여 사는 과부촌도 적잖게 생겨났다고 한다. 지금쯤이면 그럴 만도 하다. 최근 일본 앞바다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자주 나왔다. 올해만 34척 이상 발견됐다고 해 놀랐는데 알고 보니 지난해엔 65척, 재작년엔 80척이 발견됐다고 한다. 내가 배를 탈 때는 그렇게 많이 죽었어도 일본까지 배가 표류해 가는 경우는 드물었다. 나는 평균 5시간 배를 타고 나왔는데, 지금은 어업자원이 줄어들어 10시간은 나오지 않나 싶다. 멀리 나올수록 더 위험해진다. 북한 앞바다에서 표류하면 극히 일부가 해류를 따라 부산과 일본 사이까지 떠내려왔다가 일본 서해안을 타고 올라간다. 일본에서 발견된 변사체들은 오징어잡이에 나섰다가 두 달 전쯤 조난당한 삯발이가 대다수일 것이다. 그들도 독도 인근 해상을 표류할 때쯤까진 살아 있었으리라. 북한은 일본까지 간 자국민의 시신을 찾아갈 생각도 안 한다. 뒤집히지 않은 채 발견된 배는 십중팔구 질 낮은 중국산 엔진이 고장 났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일본에서 34척이 발견될 정도면 올해 조난당한 북한 어선은 최소 그 숫자의 10배는 넘을 것이다. 한 척당 탑승인원이 최소 3명이니 사망자도 1000명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전기라도 있다면 수천 명이 살 텐데…. 나의 공포는 오래전에 끝났지만 동해의 비극은 언제면 끝날 수 있을까. 난민이 넘치는 지중해에서만 벌어지는 줄 아는 그런 참사가 바로 우리의 눈앞 동해에서 20년 넘게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최소 1만 명의 동포들이 비명도 전하지 못한 채 허망하게 숨졌다. 새해엔 좀 그만 죽었으면…. 이뤄질 수 없는 소망인 줄 나도 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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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美로 더 몰려드는 쿠바난민, 왜

    미국이 쿠바와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국경의 빗장을 열어 놨지만 쿠바 난민이 크게 늘어나는 뜻밖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미국에 입국한 쿠바인은 4만3159명에 이른다. 이는 전년도 밀입국자 2만4278명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1994년 쿠바에서 대규모 미국행 보트피플이 발생했던 때보다는 3배나 많다. 미국행 쿠바 난민이 급증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지난해 12월 미국과 쿠바가 관계 정상화 협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외교 관계 복원으로 쿠바인들은 적법한 절차로 미국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쿠바인은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을 목적으로 일시 체류 대신 밀입국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밀입국을 부채질한 것은 1994년부터 유지해 온 미국의 ‘젖은 발, 마른 발’ 정책 폐기를 꼽을 수 있다. 이 정책은 쿠바를 탈출한 보트피플이 해상에서 발견되면 송환하지만, 미국 땅에 발만 디디면 영주권을 주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정책이 폐기될 것이란 입소문이 돌자 수많은 쿠바인이 밀입국을 택하는 것이다. 적법한 절차를 밟아 미국에 입국하는 것보다는 무작정 미국에 들어가 난민 자격으로 영주권을 받는 게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쿠바 난민 대다수는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는 에콰도르로 비행기를 타고 간 뒤 이곳에서부터 콜롬비아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들어간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쿠바의 동맹국인 니카라과가 쿠바 이민자들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국경을 폐쇄했다. 코스타리카도 자국에 불법으로 입국한 쿠바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 국경에는 11월 중순부터 7000명에 가까운 쿠바 난민들의 발이 꽁꽁 묶여 있다. 코스타리카와 파나마 국경에도 1000명에 가까운 난민이 머무르고 있다. 난민 중에는 임신부와 어린아이를 포함해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있지만 이불도 없는 긴급 거처에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섰다. 교황은 27일 쿠바 이민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줄 것을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에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국경을 건너는 수많은 쿠바인들이 인신매매 희생자가 되고 있다”며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이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내년 2월 멕시코를 방문해 난민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또 난민들의 주요 통로인 멕시코 북부 시우다드후아레스 국경지대에서 미사를 집전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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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비판했던 한국계 캐나다 목사 北서 종신형

    북한이 10개월째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사진)에게 이달 중순 무기형을 선고한 이유가 해외 선교 집회에서 김정은 체제를 비난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외국인이 북한을 방문할 때 감당해야 할 위험 부담이 과거보다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로 북한에서 봉변을 당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의 대외용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8일 ‘조선 특대형 국가전복음모행위를 감행한 재캐나다 목사 임현수를 재판, 무기노동교화형 언도(선고)’라는 제목으로 4분 19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북한 최고재판소 재판장은 임 목사가 과거 해외에서 발언한 내용을 핵심 증거로 채택해 최고 존엄을 훼손하고 국가를 전복하려던 음모에 해당된다며 종신형을 선고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임 목사가 2013년 10월 세계선교동역네트워크(KIMNET)의 미주 기도성회에서 한 ‘북한 선교강의’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당시 행사 주최 측은 강의 내용을 곧바로 유튜브에 올렸다. 임 목사는 “정권을 잡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 그건 아주 악입니다. 악 자체예요.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평양의 쇼 하는 모습은 10%도 안 되는 모습을 겉으로만 보시는 거고, 아주 공포정치가 돼 가지고 점점 더 심해집니다”라고 말했다. 또 “빨리 망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아요. 북한이 3년 안에 무력통일 하겠다고 김정은이가 떠든 얘기는 3년 안에 내가 망할 거라는 얘기를 거꾸로 한 것으로 들으시면 됩니다”고 말했다. 임 목사에 대한 북한의 판결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법 전문가인 원재천 한동대 법률대학원 교수는 “해외에서 한 발언은 북한에 관할권이 없으며 발언만 갖고 국가전복죄를 적용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체포와 재판, 변호인 및 영사 접근권 보장 등 모든 재판 과정에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방북 인사의 해외 발언을 문제 삼아 억류하고 재판까지 한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 당국이 해외 인터넷 사이트까지 샅샅이 뒤져 방북 인사의 과거 행적을 조사한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 북한을 방문할 때는 미리 인터넷으로 문제가 될 것이 있는지 검색해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한국의 소셜미디어를 검색해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고 트집을 잡고 관광객을 억류하고 처벌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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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포드, 자율주행차 사업 손잡아

    자율주행 차의 선두 주자인 구글과 112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미국 자동차 생산업체 포드가 손을 잡았다. 2035년까지 자율주행 차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두 회사가 손을 잡는다면 다른 회사들이 추격하기 힘든 거대 공룡이 자율주행 차 시장에 생겨나는 셈이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구글과 포드가 손을 잡고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하는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21일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새 업체는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출범 사실을 공포할 예정이다. 구글과 포드가 손을 잡으면서 자율주행 차의 상용화 시기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포드가 오랫동안 갈고 닦은 자동차 제조 기술을 넘겨받아 하드웨어 측면에서 큰 도약을 이루게 된다. 포드 역시 구글이 지금까지 구축해 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유해 신속하게 21세기 자율주행 차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다. 2010년 최초의 자율주행 차량을 만들어 실험을 시작한 구글은 지금까지 160만 km의 시험운전 과정을 거쳤고, 이 과정에 단 한 건의 사고도 내지 않았다. 외신들은 구글이 더이상 실험도로에서 이룰 것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구글은 자동차가 스스로 대부분의 주행과정을 수행하고 실제 운전자는 원할 경우 개입할 수 있는 4단계 기술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율주행 차를 개발하는 대다수 자동차 회사들이 차로 변경, 속도 조절, 자동 주행 등을 스스로 수행하는 3단계 기술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한 단계 높은 기술 수준이다. 5단계는 자율주행 차의 완성을 의미한다. 세계 최초로 흐름 작업에 의한 자동차 대량생산 시스템을 확립해 20세기 초반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독식했던 포드는 구글과의 협력으로 다시금 옛 영화를 되찾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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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WSJ “이란 해커들, 뉴욕 인근 댐 시스템 침입”

    이란 해커들이 2년 전 미국 뉴욕에서 불과 20마일(약 32㎞) 떨어진 댐의 조종 시스템에 침입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댐은 전력망, 교통, 통신 등과 마찬가지로 파괴될 경우 도시에 엄청난 피해와 혼란을 안겨줄 수 있는 민감한 안보 시설이란 점에서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 WSJ은 미 안보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 해커들이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불과 5마일 떨어진 보우맨 댐의 시스템에 침입해 조사를 벌인 정황을 공개했다. 해커들은 유사시 댐 시스템을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침입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 안보당국은 이란 해커들이 보우맨 댐을 조사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뉴욕이 아닌 오리건 주의 보우먼댐에 초점을 맞춰 조사했다. 미국에는 보우맨이란 이름이 들어간 댐이 32개나 된다. 오리건 주의 댐은 높이 75미터로, 파괴될 경우 하류 지역 9200명 미 국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높이가 6m에 불과한 뉴욕 보우맨 댐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보당국은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일단 댐 시스템에 해커들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댐 조종 체계를 파악하면 큰 댐이든 작은 댐이든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은 현재 5만7000개의 중요 산업 조정 시스템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각 시스템은 해커들에 의해 조종될 경우 미국에 심각한 위험을 안겨줄 수 있다. 이란 해커들의 공격은 미국이 2010년 이란 나탄즈 우라늄농축시설에 ‘스턱스넷(Stuxnet)’이란 악성코드를 심어 파괴한 데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당시 공격으로 이란의 원심분리기 5000여 기 중 1000여 기가 파괴됐으며 이란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 개발을 최대 5년 동안 지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또 이스라엘과 함께 2012년 5월 소리·화면·키보드 동작뿐 아니라 블루투스로 연결된 기기 활동과 데이터까지 탐지하는 프로그램 ‘플레임(Flame)’으로 대 이란 첩보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해 이란 해커들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은행들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했다. WSJ은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9월30일까지 1년 동안 중요 산업 시스템에 대한 해킹 공격은 295회로 전년의 245회에서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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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나는 북한 고향에 언제 갈 수 있을까

    남쪽에 막 왔을 때, 그러니까 대략 15년 전쯤 만든 나의 첫 e메일 아이디는 ‘tongil2018’이었다. 나름 고민을 많이 해 만들었다. 일단 통일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탈북자에게 최대의 소원이다. 나에겐 고향에 갈 수 있는 날이 통일이다. 탈북자가 북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남북의 자유왕래가 보장되는 세상이라면 굳이 당장 두 체제를 통합하지 않아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김정일이 있는 한 고향에 갈 날은 요원했다. 그래서 다음으로 추정해 본 것이 김정일의 사망 시기였다. 나는 그 시점을 2014년으로 예상했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김일성이 82세까지 살다 간 것을 볼 때 김정일은 10년은 더 빨리 죽을 것이라 예상했을 뿐이었다. 김일성은 골격도 굵었고 젊었을 때 많이 걸어 다녀 체력도 좋았다. 반면 김정일은 아버지와는 달리 골격은 약한 편인데, 30대 초반부터 배가 엄청 나오는 등 자기 절제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기름진 음식과 여인을 멀리할 줄 모른다면 장수하긴 틀렸다고 봤다. 사인은 김일성처럼 가족력인 심혈관 질환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일이 사망하면 70년 다져온 북한의 통치 시스템을 감안할 때 후계자는 4년 정도는 버틸 것이라고 계산했다. 그러면 2018년쯤 내가 고향에 갈 날이 온다는 것이 나의 e메일 아이디에 숨은 비밀이다. 그런데 2011년 바로 오늘 김정일이 사망했다. 예상보다 무려 3년이나 빨리 사망했다. 심혈관 질환이 사인인 것도 맞혔다. 문제는 이후 후계자는 4년 정도 버틸 것이라는 나의 추정이 빗나간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지금 북한은 붕괴 직전에 이르러야 한다. 나는 무엇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 와서 보면 설명할 핑계는 있다. 나는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깨어날 줄 몰랐다. 만약 그때 김정일이 후계자를 임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면 지금 나는 분명 고향에 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늘은 기회를 내가 아닌 김정일에게 주었다. 그를 쓰러지게 해 “곧 데려갈 것이니 빨리 준비하라”는 암시를 준 뒤 3년이란 시간을 보태준 것이다. 뇌중풍에서 회복된 김정일은 이후 3년간 모든 일을 팽개치고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정한 뒤 권력을 넘겨주는 일에 골몰했다. 김정은이 후계자임을 공포하고, 2011년 10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까지 초청해 후원을 다짐받은 뒤 김정일은 사망했다. 할 일은 거의 다 한 것이다. 이는 오늘날 김정은 체제가 굳건히 버틸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이런 상황이 나와 북한 인민에겐 물론 불행한 일이지만 남쪽 사람들에겐 어쩌면 큰 다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008년 김정일이 사망해 북한이 붕괴됐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한국이 그 거대한 쓰나미를 감당할 수 있을까. 여객선 사고조차 수습 못해 쩔쩔매며 우왕좌왕하는 정부, 국민과 경제는 안중에 없고 오직 자기 자리를 위해 매일매일 싸움으로 보내는 정치권을 보면 북한이 붕괴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끔찍하다. 내게 더 절망적인 일은 3년 뒤인 2018년에도 고향에 갈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김정은 체제가 불안하다고 공염불처럼 되풀이하고 있지만, 나는 그 반대로 보고 있다. 외부 사람들이 찍어온, 1∼2년 사이 교통 정체가 벌어지는 평양 시내의 모습과 말쑥한 시민들의 옷차림 역시 판단의 한 근거이긴 하지만, 그게 본질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김정은에게 A학점을 주는 북한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4년 전 어린 김정은을 보고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이다. 바로 엊그제 통화한 북한 주민도 “과거라면 10년이 걸릴 변화가 요즘은 1년 만에 이뤄지고 있다”며 좋아했다. 변화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대에 지금까지 김정은은 잘 부응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희망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북한 사회의 빠른 변화와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새로운 희망을 걸어본다. 가령 내가 스마트폰을 처음 산 것이 불과 5년 전이다. 그런데 북한에도 2013년부터 스마트폰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서울에 사는 나와 3년 시차밖에 나지 않는다. 드론이란 말이 나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탈북자들이 드론으로 북한에 외부 정보를 들여보내고 있다. 2017년경 북한이 외부 세계와 인터넷을 접속할 것이란 정보도 있다. 이런 변화는 언젠간 반드시 김정은의 절대 독재와 충돌하게 된다. 이제 나는 고향 갈 시점을 다시 예상해야 한다. 통일 뒤에 어떤 숫자를 붙일 것인가.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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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한반도담당 외교차관보에 조선족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 담당 차관보에 조선족 출신이 임명됐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는 공현우(孔鉉佑·사진)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담당국 국장)이 1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세안 해상위험관리 포럼 개막식에 ‘부장조리’ 신분으로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의 부장조리는 차관보급 직책으로 장관과 차관 다음의 직급이다. 다만 15일 현재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그의 직책이 여전히 ‘아주사 사장’으로 소개돼 있다. 올해 56세인 공 부장조리는 헤이룽장(黑龍江) 성 출신의 조선족이다. 그는 외교부의 정책연구원 참사, 아주사 부사장, 주일본 공사, 주베트남 대사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5월 아주사 사장이 됐다. 그는 아직 한국이나 북한에서 근무한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선족 출신인 데다 주일본 공사를 지낸 만큼 한반도, 일본 정세에 매우 해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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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폭파 위협에 모든 학교 휴교령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통합교육구(LAUSD) 산하 모든 학교들이 15일 폭탄 테러 위협으로 일제히 휴교했다. 라몬 코르티네스 LAUSD 교육감은 이날 “폭탄 테러에 대한 신빙성 있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어느 학교 하나가 목표라고 특정할 수 없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LAUSD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통합교육구로 산하에 로스앤젤레스와 주변 30여 개 도시들에 있는 900개 이상의 유치원 및 학교가 소속돼 있다. 이외에 자율형 공립학교 187개도 포함돼 있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 수는 64만 명이 넘는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일 날 아침 학생들을 태우고 학교에 도착했던 통학버스들이 속속 귀가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들과 학교 관계자들이 모든 학교를 상대로 폭탄이 있는지 구석구석 수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르티네스 교육감은 “학교가 안전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휴교 조치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보 당국은 테러 위협의 배후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연루됐는지 여부 등을 정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 시에서는 IS를 추종하는 2명의 범인이 총격 테러를 저질러 14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수사당국은 용의자들의 컴퓨터를 복원해 이들이 발달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총격 테러를 저지른 뒤 인근 대학이나 학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또 다른 테러를 모의했다는 정황을 10일 포착했다. 이후 LA는 테러 위협에 대비한 비상경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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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나깨나 원수님 생각” 노골적 김정은 숭배에 中 거부감

    북한 모란봉악단이 중국 공연을 취소한 원인이 공연 내용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국이 어떤 노래를 놓고 악단과 충돌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모란봉악단의 공연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이 11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예행연습을 하던 일부 곡명은 취재진에 알려졌다. 이 중에는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과 같이 제목부터 김정은과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노래도 포함돼 있다. 이 노래는 가사 전체가 김정은 1인 숭배 일색이다.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을 후렴구로 반복하면서 김정은에 대해 ‘천만 자식 꿈과 이상 모두 안아 꽃펴 주는 그이 품은 우리의 집 인민의 정든 요람’ 등으로 표현하며 찬양으로 일관하고 있다. 모란봉악단이 공연을 준비 중이던 현악4중주 ‘10월입니다’, 경음악 ‘단숨에’ ‘달려가자 미래로’ ‘타오르라 우등불아’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등도 김정은과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타오르라 우등불’의 가사를 보면 ‘장군님 그리움에 불타는 불길 당중앙 따라서 위훈 떨친다’와 같은 구절이 3절까지 계속 반복된다. 함께 공연하기로 돼 있던 북한의 공훈국가합창단 노래들도 김정은 찬양에서 모란봉악단에 뒤지지 않는다. 한 중국 관계자는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는 최근 중국 공산당은 이 같은 1인 숭배와 세습 왕조 체제에 거부감을 갖고 있으며, 특히 문화대혁명을 겪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우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는 독재 체제에 대한 반감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공연 내용은 김정은 찬양에 그치지 않고 개혁 개방과 시장경제를 비난하는 내용도 담고 있어 중국에는 모욕으로 들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탈북자들 말에 따르면 과거 김정일 집권 시절만 해도 북한 예술단이 해외에 가면 방문 국가를 의식해 노래를 선곡했다. 예를 들어 1991년 9월 북-일 수교 회담 당시 일본을 순회 공연한 보천보전자악단은 정치적 색채가 없는 노래와 일본 가요들로 공연을 구성했다. 예술인 출신인 한 탈북자(38)는 “김정은의 신임을 등에 업고 충성만 외치는 현송월 악단장 같은 사람들이 득세하니 예술인들도 앞뒤를 가리지 않고 충성 경쟁에 매달린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해당 국가의 정서를 고려하는 것은 상식인데, 지금 북한에선 그런 상식적 의견을 낼 예술인조차 없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분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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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전단도 드론으로… 中접경서 보내

    한 탈북자단체가 4월부터 중국에서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외부 실상이 담긴 저장매체를 북한에 살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노체인(No chain)’이란 이름의 이 단체는 드론에 약 2000개의 미니 SD메모리카드를 매달아 북한 국경지역에 매달 살포해 왔다. 지금까지는 남북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풍선을 이용해 북한에 전단을 살포해왔지만 드론을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 시대를 맞아 북한에 외부세계 정보를 유입시키는 기술이 진화한 것이다.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드론은 북한에 1만 번도 넘게 드나들 수 있고 외부 실상을 담은 저장매체를 원하는 곳에 정확히 살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부터 3년 동안 북한의 요덕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던 그는 2003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후 북한 인권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노체인이 활용하는 드론은 1g 정도의 미니 SD메모리카드 약 2000개를 매달고 최대 8km까지 날아갈 수 있다. 북-중 국경지역의 도시와 마을은 대다수 이 범위에 포함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동모드로 설정하면 미리 찍어 놓은 좌표에 메모리카드를 투하하고 입력된 복귀 지점으로 정확하게 돌아온다. 북한에 낙하시킨 드론에는 자본주의의 우월성과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동영상이 담겼다. 지나치게 북한 정권을 자극하는 영상은 피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전략이다. 정 대표는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경기 화성시 제부도에 가서 한 달 동안 조종훈련을 했다고 한다. 그는 “드론은 고도 2km까지 올라갈 순 있지만 일반적으론 500m에선 시야에 포착되지 않으며 700∼800m 고도에선 소리도 안 들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북한에 보내는 드론의 고도는 700∼800m 정도다. 북한에 들여보내는 드론의 가격은 한국에서 구입하면 2000만 원이 넘지만 중국에서 사면 600만 원 정도라고 정 대표는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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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고위지도자 빠진 난징 대학살 추모식

    구름이 짙게 드리운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 시내에 13일 오전 10시 긴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거리의 사람들은 잠시 길을 멈추고 머리 숙여 묵념했다. 같은 시각 난징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1분간의 사이렌 소리에 맞추어 같은 풍경이 연출됐다. 13일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지정한 난징 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이다.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추모일은 난징 대학살 관련 자료가 10월 10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국가 공식 추모식은 ‘난징 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 앞에서 1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일본군에게 희생된 무고한 희생자 30만 명의 눈물인 듯 하늘에서 떨어지던 빗방울은 추모식 시작 30분을 앞두고 멈췄다. 높다란 국기 게양대의 중간에 걸려 있는 오성홍기는 펄럭거리지도 않고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이렌 소리가 멈추자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희생자 영령에게 바치는 조화를 들고 입장했다. 조화가 놓인 추모식장 뒤편 무대에는 ‘희생자 30만’이라는 문구가 11개 국가 언어로 적혀 있었다. 한국어로는 ‘조난자 30만’이라고 쓰여 있었다. 정부를 대표해 추모식에 참가한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역사를 부정하고 도전하는 행위, 침략전쟁과 침략자를 미화하는 행위를 하는 국가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희생자 유족을 대표해 참석한 거다오룽(葛道榮·88) 씨는 “당시 일본군에게 큰아버지, 외삼촌이 학살당했고, 나도 동생들을 지키다가 일본군에게 다리를 찔렸다”고 회상했다. 25분 동안 차분하게 이뤄진 추도식은 비둘기 수천 마리를 하늘에 날려 보내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행사는 국가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빠졌다. 지난해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해 일본에 대해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라며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지만 올해는 중국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은 모두 빠지고 서열이 비교적 낮은 리 부위원장이 참가했다. 외신들은 “일본에 관계 개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앞서 중국은 2일 난징 대학살 기념관의 분관으로 난징 시 리지샹(利濟巷) 위안소 유적지에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기념관을 최초로 개설하는 등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향해 꾸준히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한편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일본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은 11일 퉁저우(通州) 사건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난징 대학살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데 대한 반발이자 역사 논쟁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난징 대학살을 물타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퉁저우 사건은 중일전쟁 발발 직후인 1937년 7월 29일 중국 허베이(河北) 성 퉁저우에서 일본의 괴뢰 정권인 지둥(冀東)방공자치정부의 보안대가 반란을 일으켜 일본군을 공격하고 현지 거주 일본인과 조선인 등 200명 이상을 살해한 사건이다. 새역모는 이 사건을 보안대 소속 중국인 병사들이 일본인을 잔학무도하게 살해한 참극으로 규정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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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휘발유값은 L당 한화 590원

    평양의 휘발유 가격은 L당 현금으로 계산할 경우 한화 590원 정도, 카드로 계산하면 한화 640원 정도라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다. 경유의 경우는 한화 560원 정도였다. AP통신은 10일 ‘한때 생기 없고 조용했던 평양 도로, 차로 가득 차다’란 제목의 평양발 현지 르포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주 AP 기자가 방문한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은 kg당 북한돈 73.33원, 직불카드로는 80.06원이었다. 경유는 63.33원. 평양의 현재 달러당 공식 환율은 106원이다. 또 휘발유와 경유의 비중이 kg당 각각 1.388L와 1.266L인 점을 감안하고, 10일 원-달러 환율 1180.4원을 대입하면 평양의 휘발유 가격이 현금일 경우 한화 590원 정도인 점을 알 수 있다. 평양에서 쓰이는 카드는 ‘나래카드’로 해외 결제 기능이 없고 북한 내에서만 통용된다. AP는 “북한에서도 ‘교통체증(traffic jam)’이란 말이 새로 등장해 쓰이기 시작했다”고 전하면서 “한때 한산하고 나른했던 평양의 도로가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혼잡해졌다”고 소개했다. 교통량 증가에 따른 변화도 눈에 띈다. 평양 도로의 ‘상징’이 된 길 한복판의 제복 차림의 여성 교통정리원은 여전하지만, 신호등이 꾸준히 늘고 있다. 새로 연 공항을 포함해 평양 전역에서 시간당 요금을 청구하는 주차장이 생겨나고 있으며 백화점과 시장 밖 주차장도 요금을 받고 있다. 시내는 물론이고 교외에서도 주유소 찾기가 훨씬 쉬워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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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아이언맨’ 처럼… 개인용 비행장치 中서 첫 선

    세계 최초의 개인용 비행장치인 제트팩(Jetpack·사진)이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상업화를 앞두고 6일 중국 남부 선전(深(수,천))에서 대중 앞에 첫선을 보였다.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영화 ‘아이언맨’의 비행 슈트를 연상시키는 이 제트팩은 관중 20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십 m를 떠올라 5분간 간단한 비행동작을 보여줬다. 프로펠러 2개로 추진력을 일으켜 공중으로 부양하는 이 제트팩은 120kg의 중량까지 실을 수 있고 최대 고도는 1500m다. 최대 시속 80km로 40분간 비행이 가능하다. 제트팩을 개발한 회사는 뉴질랜드 마틴에어크래프트. 하지만 중국 기업인 ‘광치(光啓)과학’이 지난해 12월 지분 52%를 2억7900만 홍콩달러(약 426억 원)에 사들였다. 광치 측은 시험비행에 성공한 제트팩을 내년 하반기부터 상업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예상 대당 가격은 160만 위안(약 2억9000만 원)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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