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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참석자들이 다들 한마디씩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 원로들과의 3일 오찬 간담회에 대해 한 참석자는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원로들은 한목소리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제대로 된 처방을 위해선 상황을 제대로 직시할 것을 조언했다고 한다. 특히 참석자 대부분이 노무현 정부와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는데도 문 대통령의 간판 경제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전했다. 원로들의 쓴소리를 직접 접한 문 대통령은 “기회가 되면 이런 자리를 또 갖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소득주도성장에 고언 쏟아낸 원로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가운데 제국주의 역사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거둔 이러한 결과는 선배 세대들이 이룬 것이다.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 원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원로들은 시작부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 대선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축 가운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전 전 원장은 “혁신성장은 기업들이 블루오션을 찾게 도와 민간투자를 늘리는 것인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같이 하다 보면 근로자 임금을 인상해야 하고 이는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화시켜주고 주 52시간제나 최저임금제 시행은 탄력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대선캠프 싱크탱크인 ‘정책공간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소득주도성장의 목표는 옳지만, (경제정책의) 수단으로서는 흠결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총재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약(藥)의 선택은 옳았지만 투약 양과 방법은 잘못됐다. 부작용이 없도록 정책을 조정해달라”며 “소득주도성장 추진 방법이 목적을 훼손하는 쪽으로 나타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경기를 살리자는 취지는 좋으나 확실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소득주도성장으로 고용이 없어질 수 있고, 전체 소득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경제 인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중수 전 한은 총재는 “(경제 상황을) 국민에게 소상히 얘기해서 도움과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지금 정부가) 잘하니까 이렇게 가자고 하기보다는 잘못된 것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간담회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참석자들이) 경제가 어렵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지금 상황에선 정부가 잘하는 게 있더라도 ‘잘하는 게 많다’고 얘기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현 경제 여건을 감안해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하다”면서 “중장기 재정안정성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가와 노동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를 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규제개혁 지금처럼 하면 안 돼” 기업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정부가 좀 더 과감한 규제 혁파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 전 감사원장은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려면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지금처럼 규제개혁 하면 안 된다”며 “먼저 기업들로부터 걸림돌이 되는 규제 리스트를 받고 정부가 필요한 규제와 그렇지 않은 규제를 분류해, 불필요한 규제는 못 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총재도 “수요 측면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있다면 공급 측면에선 민간 투자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노동계에 대해 포용의 문호를 열어두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선 선을 그어 원칙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제성장률 하락, 양극화 심화 속에서 4차 산업혁명 등 성장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청와대는 브리핑에서 강 전 위원장이 “기득권 해소를 위한 규제 강화를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고 밝혔지만, 한 참석자는 “공정위원장 출신인 강 전 위원장이 ‘규제를 강화할 것은 강화하되 완화할 것은 완화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친 뒤 “(출범한 지) 2년이 되는데 그간의 정책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오늘 주신 조언들이 도움이 된다”며 “(경제에 있어) 정부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 조언해 달라”고 말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등 핵심 경제참모들이 배석했다. 오찬 메뉴로 달래 해물 파전, 쑥두부 완자탕 등을 준비한 청와대는 “경제에도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 세종=최혜령 기자}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기로 한 것은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정호, 조동호 전 장관 후보자 외 추가 낙마자가 나올 경우 사실상 개각 수준의 후속 인선을 해야 하는 만큼, 내각 구성을 조속히 완료해 각종 정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야권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그대로 유임시키는 것도 “야당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의 기싸움이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회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7일까지 재송부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송부는 절차일 뿐, 청와대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태세다. 임명은 이르면 8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열리는 국무회의부터 새 장관을 참석시켜 인사 정국을 마무리짓고, 10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워싱턴 방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임명 강행이 관례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점은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만약 세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미채택에도 불구하고 임명한 장관은 11명으로 늘어난다. 아직 임기 절반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박근혜 정부 때 임명을 강행한 장관(9명)보다 많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산적한 현안이 많아 장관 임명을 더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중기부는 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주무 부처다. 여기에 청와대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독자적인 남북 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통일부의 몫이다. 하지만 야당은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고, 인사·민정라인의 문책 요구를 외면한 것을 두고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앞세울 채비를 하고 있는 야당으로선 강경 투쟁 모드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청와대의 의도와 달리 인사 정국 후폭풍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국회의 여야 대치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야당이 조 수석에게 화력을 집중하면서, 조 수석이 총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 역시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바른미래당까지 “조 수석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인사·민정라인의 일부 개편은 검토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조 수석을 지키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며 “적잖은 의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청와대가 워낙 완강해 대놓고 이야기는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정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청문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재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세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8일경 임명을 강행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7일까지 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이날 임명 재가했다. 청와대는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가 미채택되더라도 임명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장관과 문 장관의 임명장 수여식을 갖지 않은 것도 세 후보자와 함께 임명장을 주겠다는 의미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방미(10일) 전 임명 수순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검증 부실 책임론에 휩싸인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던 청와대의 기류는 이날도 바뀌지 않았다. 윤 수석은 “(두 수석이) 일을 잘못했거나 하는 게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당은 두 수석의 경질을 계속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두 수석을 ‘조조라인’이라고 칭하며 “문 대통령에게 국민보다 ‘조조라인’이 더 소중한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기로 한 것은 “더 물러설 곳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정호, 조동호 전 장관 후보자 외 추가 낙마자가 나올 경우 사실상 개각 수준의 후속 인선을 해야 하는 만큼, 내각 구성을 조속히 완료해 각종 정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야권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그대로 유임시키는 것도 “야당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의 기싸움이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회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7일까지 재송부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송부는 절차일 뿐, 청와대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태세다. 임명은 이르면 8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열리는 국무회의부터 새 장관을 참석시켜 인사 정국을 마무리 짓고, 10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워싱턴 방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임명 강행이 관례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점은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만약 세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미채택에도 불구하고 임명한 장관은 11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아직 임기 절반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박근혜 정부 때 임명을 강행한 장관(9명)보다 많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산적한 현안이 많아 장관 임명을 더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중기부는 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주무 부처다. 여기에 청와대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독자적인 남북 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통일부의 몫이다. 하지만 야당은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고, 인사·민정 라인의 문책 요구를 외면한 것을 두고 “청와대가 본격적인 ‘마이웨이’로 가겠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앞세울 채비를 하고 있는 야당으로서는 강경 투쟁 모드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청와대의 의도와 달리 인사 정국 후폭풍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회의 여야 대치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야당이 조국 수석에게 화력을 집중하면서, 조 수석이 총괄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 역시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까지도 “조국 수석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인사·민정라인의 일부 개편은 검토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조국 수석을 지키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며 “적잖은 의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청와대가 워낙 완강해 대놓고 이야기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홍정수기자 hong@donga.com}

청와대가 3·8개각 후보자 부실 검증의 책임을 물어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을 문책해야 한다는 일각의 여론에 대해 “(두 수석과 관련해) 무엇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지 모르겠다”며 일축하고 나섰다. 7명의 장관 후보자 중 두 명이 각각 자진 사퇴와 지명 철회라는 불명예를 썼지만 청와대의 책임은 없다는 것이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1일 브리핑에서 “인사·민정라인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면 모르지만, 지금까지 문제가 파악된 건 없다”며 “문제가 없으면 특별한 조치도 없다”고 말했다. 두 수석에 대한 문책이나 경질은 없다는 의미다. 윤 수석은 “(야당과 언론에서) 인사·민정라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특별한 지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전날 윤 수석은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발표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뭐가 문제냐”며 정면 대응에 나선 것. 윤 수석은 청와대 안에서 두 수석에 대한 거취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문제가 있었다면 논의를 했겠지만, (문제가 없어) 그런(논의) 것 없었다”고 했다. 두 후보자의 낙마에도 불구하고 조현옥, 조국 수석을 향한 책임론이 확산되자 아예 강경 대응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두 수석을 ‘조 남매’로 칭하며 “청와대의 인사 발굴과 검증 역량이 목불인견(目不忍見·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 수준이다. ‘조 남매’가 다 망쳐 놓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조 남매’를 문책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따르는 일”이라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두 명의 후보자를 낙마시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청와대가 하루 만에 “(인사·민정라인의) 문제가 파악된 것은 없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7명의 장관 후보자 중 두 명이 낙마한 데 대해 사과한 지 하루 만에 조국 대통령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향한 야당의 공세에 정면 대응으로 돌아선 것이다. 심지어 청와대는 지명 철회를 결정한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황제 유학’ 논란에 대해서도 “미국에서 3000만 원짜리 벤츠, 포르셰를 타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의 강경 선회에 야당은 더욱 격앙됐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날을 더욱 바짝 세웠다. 청와대와 야당이 ‘강 대 강’ 대치를 벌이면서 이번 인사 검증 파문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내에서조차 “청와대가 또다시 일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심한 靑 “민정, 인사수석이 뭘 잘못했나”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31일 조동호 전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발표하며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미흡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1일 오후 윤 수석의 브리핑은 기류가 완전히 달라졌다. 윤 수석은 조국, 조현옥 수석의 책임론에 대해 “특별히 뭔가 문제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가 파악된 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실 검증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언론이든 의원이든,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지적은 특별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수석이) 어떤 부분을 잘못했다고 지적하면, 누가 잘못했느냐 따질 수 있지만 책임론만 있고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건 못 봤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두 장관 후보자를 내준 청와대로서도 ‘더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현 정부 최초로 지명 철회 카드까지 꺼냈는데도 인사·민정라인을 자꾸 몰아세우는 것은 과도한 공세라는 게 내부 기류”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청와대를 엄호하고 나섰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국 수석의 사퇴가 거론되는 배경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개혁 동력을 잠재우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 “3채 보유 자체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것인지 이론의 여지 많아” 청와대는 전날 두 후보자의 낙마와 관련해서도 하루 만에 다른 이야기를 했다. 윤 수석은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주택 3채 보유 논란에 대해 “(사전 검증에서) 소유 경위를 소명했고,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며 “3채를 보유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것인지는 이론의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집을 3채 가진 것이) 흠결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측면에서 국민 정서와 괴리된 점과 후보자의 능력을 견줘 어떤 것을 우선으로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문회 기간 내내 부동산 정책을 이끌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정부 정책과 어긋나게 다주택을 보유한 것이 맞느냐가 최 전 후보자를 둘러싼 핵심 논란이었지만, 윤 수석은 “(인사 검증) 시스템으로 거를 만큼 걸렀다”고 했다. 조 전 후보자 아들의 ‘황제 유학’ 논란과 관련해서는 “아들이 포르셰를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가격이 3500만 원이 채 안 된다”며 “외제차라고 하는데, 외국에 있으니 당연히 외제차를 타지 않았겠나. 검증 기준을 강화하더라도, 그런 문제들이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다”고도 했다. 하지만 전세보증금을 올려 포르셰를 타는 아들의 유학 자금을 대고, 아들이 월세 240만 원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군복무 및 인턴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등의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야당은 조국·조현옥 수석 경질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수석은 무능한 것인지 무지한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본연의 업무보다는 유튜브 출연, 페이스북 등 온갖 딴짓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참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민정수석”이라며 “이것저것 말씀드릴 필요 없이 이제는 책임지고 물러날 때”라고 말했다. 이런 대치 상황이 남은 다섯 명의 장관 후보자의 임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이날 여야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만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전 국회에 아직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후보자 4명에 대한 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것으로 보인다.한상준 alwaysj@donga.com·강성휘 기자}
“앞으로 어디서 살 계획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사의를 밝힌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고별 오찬’을 하며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김 전 대변인이 ‘대경빌라’로 불리는 청와대 관사에 살고 있지만, 사퇴에 따라 관사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질문에 김 전 대변인은 “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분간 지방에 머무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논란이 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2층 상가 건물을 다시 파는 방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뒤 문 대통령과의 경내 산책을 마치고 김 전 대변인은 춘추관을 찾았다. 그는 “어제(28일)부터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야당은 물론 청와대 내부에서도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변인은 퇴근 뒤 직속상관인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 등과 통음하며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한 현안점검회의에도 불참한 김 전 대변인은 ‘까칠한 대변인 드림’이라고 끝을 맺은 사퇴 메시지를 썼다. 이를 노 실장에게 전달하며 김 전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지 1년 1개월여 만이다. 청와대는 후임 인선에 대해 “전격적인 사퇴라 아직 별다른 논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 실장 취임 이후 대(對)언론 창구를 대변인으로 단일화한 상황에서 대변인의 공백이 길어지는 것은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이날 문 대통령 방미 브리핑은 윤 수석이 대신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했다.” ‘25억 원 건물 구입’ 논란을 일으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내놓은 사퇴 메시지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이 마지막까지 논란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 오히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청와대 내에서조차 “물러나는 상황에서 메시지가 너무 좋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와중에 “시세차익 보면 (한턱) 쏘겠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 메시지를 기자단에 전달했다. 그는 28일 해명 브리핑 당시 기자들의 얼굴에서 “기자 생활을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던 거야?”라는 의문을 읽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 네, 몰랐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이 또한 제 탓”이라고 덧붙였다. 사인 간 채무를 포함해 1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25억7000만 원에 건물을 구입한 것을 자신은 몰랐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 와서 아내 탓을 한다 한들 사람들이 납득을 하겠느냐”며 “설령 뒤늦게 알았다고 해도 즉시 청와대에 신고는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의 “몰랐다”는 주장에 금융권에선 다른 반응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우자의 대출에 김 대변인이 절반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건물이 담보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반드시 김 대변인의 자필 서명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매매 계약 당시에는 설령 몰랐더라도 대출이 이뤄지는 시점에는 이를 알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변인은 “여러분의 보도를 보니 25억 원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 주시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한턱) 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담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청와대 참모는 “메시지를 보고 놀랐다. 지금 농담을 할 상황은 아닌데…”라고 했다.○ ‘춘풍추상’ 강조해 온 靑, 정작 사과는 없어 1400여 자 분량의 긴 메시지 속에 정작 이번 논란에 대한 공식 사과는 없었다. 부동산 정책의 결정 과정을 깊숙하게 알 수 있는 청와대 핵심 참모가, 청와대 관사 거주로 생긴 여유 자금을 가지고, 재산 증식을 위해 재개발 지역의 부동산을 구입한 것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이를 끝까지 외면한 것이다. 청와대 역시 이날 김 대변인의 논란과 사퇴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김 대변인의 상관인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했지만 김 대변인 건에 대해서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그간 야당과 언론의 비판과 지적에 대해 “초현실적 상상력” “먹칠을 삼가 달라” “후안무치한 행태” 등의 표현으로 반박해 왔던 청와대가 정작 내부 문제에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청와대가 강조해온 ‘춘풍추상(春風秋霜)’의 정신은 어디로 갔느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 대변인의 사무실을 포함한 청와대 전 비서관실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춘풍추상’ 글귀가 담긴 액자가 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의미다. 한 여당 의원은 “사퇴와 사과로 매듭지으면 될 일인데, 청와대가 침묵하니 마치 ‘억울하다’고 항변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며 “김 대변인 건에 대한 민심을 여당 의원들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데 청와대는 아닌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 대신 김 대변인은 언론에 대한 ‘훈계’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한 번만 의문을 달아주시기 바란다”며 “선배들은 머리가 굳어 있어 생각을 바꾸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장윤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지 42일 만에 문 대통령이 다시 북-미 접점 찾기에 나서는 것이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29일 “문 대통령이 다음 달 1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11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며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정상회담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 진행됐고,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에서의 회동이 마지막이었다. 백악관도 이날 한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하며 “한미 동맹은 한반도와 그 지역의 평화와 안전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 남아 있다. 이번 방문은 동맹과 양국 간의 우정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한미 동맹을 거론할 때 거의 언급하지 않던 ‘린치핀’이라는 표현을 사용해가며 비핵화 해법에 대한 한미 견해차를 줄이고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복귀시키자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브리핑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설의 외부 복구공사 대부분을 완료했으며 현재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 국정원은 “영변 5MW(메가와트) 원자로는 지난해부터 가동이 중단됐지만 영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상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한상준 alwaysj@donga.com·장관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42일 만인 다음 달 11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하노이 결렬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 중단과 핵·미사일 발사 유예 중단’ 가능성을 밝힌 상황에서 한미 정상이 만나 비핵화 협상 모멘텀을 어떻게든 확보하겠다는 것. 게다가 11일엔 북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도 열려 김 위원장의 전략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 하노이’ 향방을 결정하는 ‘빅 데이(Big Day)’인 셈이다.○ 文, 김정은 의중 파악했나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하노이 회담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오찬을 겸해 비핵화 조기성과를 위한 견인 방안을 논의하자’며 초청을 했고, 문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의를 해달라”고 권유한 사실도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가 그동안 북측과 접촉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중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비핵화 로드맵을 구상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러시아를 찾은 것도 북측 인사와 접촉하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접촉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이 있지만 내용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여러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지난해 1차 싱가포르 회담을 앞둔 상황처럼 문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향하기 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원 포인트 회담’을 가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남북 정상회담 관련 논의는 이르다”고 했다. 이날 국회에 출석한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아직 그런 것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흘리며 하노이에서 완강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 변화를 보이고, 북한이 긍정적 반응을 한다면 4·27 정상회담 1주년을 전후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 청와대의 ‘굿 이너프 딜’ 중재에 트럼프 화답할까 청와대는 그동안 자주 사용해 온 북-미 간 ‘중재’ ‘촉진자’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하노이 결렬 이후 한미 정상 통화 후 브리핑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북-미가 동시에 정부의 중재 역할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한편 정부가 하노이 이후 북-미에 제안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합의)이 얼마나 논의될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일괄타결식 빅딜’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방향성,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동하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다음 달 1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과 만날 예정이다.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이 빈 손으로 끝난 지 40여 일만에 문 대통령이 다시 북-미 접점 찾기에 나서는 것이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29일 “문 대통령이 다음달 1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며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정상회담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 진행됐고,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에서의 회동이 마지막이었다. 백악관도 이날 한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하며 “한미 동맹은 한반도와 그 지역의 평화와 안전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 남아 있다. 이번 방문은 동맹과 양국 간의 우정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요즘 한미동맹을 거론할 때 거의 언급하지 않던 ‘린치 핀’이라는 표현을 사용해가며 비핵화 해법에 대한 한미 이견을 줄이고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복귀시키자는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관심사다. 청와대는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 간 본격적인 논의는 아직 전개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브리핑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설의 외부 복구 공사 대부분을 완료했으며 현재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영변 5MW(메가와트) 원자로는 지난해부터 가동이 중단됐지만 영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상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청와대 근무 중 25억 원 상당의 상가 건물을 구입해 논란을 일으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사퇴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 사실을 전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김 대변인은 이번 재산 공개에서 지난해 7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25억 7000만 원의 2층 상가 건물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사퇴 압력에 시달려 왔다. 김 대변인은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며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 또한 다 제 탓”이라고 덧붙였다. 건물 구입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김 대변인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고, 김 대변인도 이를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이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하는 현안점검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간 청와대 관사에서 머물렀던 김 대변인은 사퇴에 따라 관사를 비워야 하지만 곧바로 구입한 건물에는 입주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분간 지방에 머무르며 정리할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10일(현지시간)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이 빈 손으로 끝난 이후 본격적인 대화 촉진자 역할에 나서는 것이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29일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다음달 10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미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완전한 비핵화 등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양국의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은 11일(현지 시간) 열린다.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해 9월 뉴욕 유엔 총회 참석 이후 6개월 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본격적인 ‘북미 거리 좁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견해 차이가 큰 상황에서 양측의 의도를 파악해 접점을 찾겠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북미 정상의 의지는 여전해 보인다”며 “하노이에서 양측이 이견을 보인 지점을 파악해 다시 한 번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미 일정이 확정되면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하는 시점도 관심사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5월 판문점에서처럼 ‘원 포인트’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순서는 전적으로 협의 과정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서는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기 전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25억 원이 넘는 건물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와 여당은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 내에서는 “사퇴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도 아니고, 10억 원의 대출까지 받아 재개발을 앞둔 상가를 산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앞으로 김 대변인이 브리핑을 가질 때마다 국민은 ‘25억 건물주’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안에서도 사퇴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에 근무하며 집을 파는 경우는 있어도 상가를 구입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김 대변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김 대변인은 “불법은 없었지만 잘못 알려진 점이 있다”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일제히 김 대변인의 사퇴를 요구하며 맹폭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서민들을 대출까지 틀어막으며 투기꾼 취급했는데 정작 뒤에서는 대변인까지 나서서 투기질하고 다녔다. 가히 ‘내노남불’(내가 하면 노후 대책, 남이 하면 불법 투기)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당 소속 국회 운영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김 대변인이 구입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 건물을 방문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김의겸 대변인, 너마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낮에는 서민을 대변하고 밤에는 부동산 투기를 한 김 대변인의 ‘야누스의 두 얼굴’이 놀랍다”며 “김 대변인은 국민의 마음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대통령의 입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25억 건물 매입’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제 나이(56)에 또 전세를 살고 싶지 않았다”며 투기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각종 의혹에 대해 명쾌히 설명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논란이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갖고 지난해 7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2층 상가 건물을 구입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 관사에서) 나가면 집도 절도 없는 상태라서 집을 사자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청와대를 관두면 해당 건물에 가서 살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해당 건물의 전(前) 주인에게 “재개발 전(내년 9월)까지 살아도 된다”고 약속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내년 9월 이 지역의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 해당 건물에서는 거주할 수 없다. 다른 집을 구해야 하는 셈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재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돼도 입주까지는 최소 4년이 걸릴 것”이라며 “실제로 거주하려면 준공돼 있는 아파트를 사는 게 맞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흑석뉴타운 재개발조합에 아파트 한 채(공급면적 138m²)와 상가 한 개를 신청해놨다. 이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가는 9억 원 수준. 하지만 주변 아파트의 비슷한 면적 아파트 시세는 이미 16억 원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로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을 깊숙이 알 수 있는 김 대변인이 건물을 매입한 시점도 논란이다. 김 대변인이 10억 원의 은행 대출을 받아 상가 건물을 매입한 시점은 7월 2일로 정부가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를 강화하기 석 달 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적용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에 따르면 4% 금리로 10억 원 대출을 받았다면 임대소득이 연 6000만 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 대변인이 건물을 구입한 뒤인 지난해 8월부터 8·2대책, 9·13대책 등 각종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다. 세금으로 제공된 관사가 재테크에 활용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긴급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청와대가 김 대변인에게 관사를 제공한 것인데, 이를 이용해 임명 전 살던 집의 전세금(4억8000만 원) 등을 종잣돈 삼아 건물을 샀다는 것.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관사 이용 특혜로 전세자금을 투자금으로 끌어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매입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느냐도 쟁점이다. 김 대변인은 은행 대출뿐 아니라 3억6000만 원의 사인 간 채무도 신고했다. 김 대변인은 “형제들과 처제에게 돈을 빌렸다”면서도 “가정사와 관련한 문제여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이 월 1000만 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 만큼 월급의 절반가량을 이자로 내야 하는 상황. 특히 가족으로부터 빌린 3억6000만 원과 관련해 차용증 등 필요한 절차를 밟았는지에 따라선 증여세 등 탈세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날 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건물 구입 과정을 설명하기 전 기자단에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요청했지만 기자단이 이를 거부하자 다시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 부동산 대책을 알고 있는 위치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또 ‘시세 차익을 기대한 것 아니냐’ ‘재개발 이익을 예상한 것 아니냐’ 등의 질문에도 “여러분이 판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하는 등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돈을 빌리며 차용증 작성 및 이자 지급 여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한상준 alwaysj@donga.com·조윤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8 개각’으로 임명한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가장 먼저 청문회를 치른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는 28일로 연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5일 청문회를 마치고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전원 회의에 불참하면서 회의는 열리지도 못했다. “최 후보자의 부동산 꼼수 증여 및 투기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27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을 연기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청문보고서 채택도 불발됐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7명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났지만, 청문보고서 채택이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자 청와대도 초조한 기색이다. 청와대는 7명의 장관 후보자 모두 “낙마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도 장관 후보자들의 답변 태도 논란이 불거지면서 1, 2명의 후보자가 낙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보고서와 관련된 모든 절차가 끝나지 않은 만큼 진행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박성진 기자}
청와대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해 “특별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청와대가 재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전경련은 예외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기업과의 관계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을 통해 충분히,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각종 청와대 행사에서 전경련은 배제돼 왔고, 전날 벨기에 국왕 초청 국빈만찬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처음 초대받았다. 이른바 ‘전경련 패싱’이 해소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정부가 전경련을 패싱 했다, 안 했다 밝힌 적이 없다”며 “기업과의 관계에서 대한상의나 경총 등의 단체를 통해 (재계와) 모자람 없이 서로 협조를 구하고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전경련 채널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현 단계에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전경련은 1월 문재인 대통령이 개최한 신년회에도 초대받지 못했고, 문 대통령의 주요 해외 순방은 박용만 상의 회장이 수행단으로 참석하고 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지금까지 이런 국회 인사청문회는 없었다. 건설적인 비판도, 납득할 만한 해명과 정책 제안도 없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장 큰 규모의 인사인 ‘3·8 개각’으로 지명된 7명의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끝난 뒤 나온 평가다. 송곳 검증을 통해 국민들에게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이끌 주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판단 기준을 제공하기는커녕 공방 끝에 후보자들에게 변명의 기회만 준 ‘면죄부 청문회’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럴 바엔 차라리 안 하는 게 낫겠다는 말도 들린다. 이날 열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유방암 수술 기록을 내놔라”(야당) “전립선암 수술 여부를 물으면 어떻겠느냐”(박 후보자)는 낯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박 후보자는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국회 법사위원 시절 국가정보원의 사찰을 당했다” “2013년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김학의 법무부 차관 동영상을 얘기하며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는 등 청문회와는 동떨어진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당 청문위원들은 이날 오후 긴급 회견을 갖고 “박영선 후보자는 청문회를 농락하지 말고 후보직을 사퇴하라”며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해 파행됐다. 후보자들 중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6일 청문회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우발적 충돌”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로 돌변했다. 금강산 피격사건 조사가 “통과의례”라던 입장은 “박왕자 씨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로 고쳤다. 하지만 왜 이런 말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어 변명할 기회만 김 후보자에게 제공한 셈이 됐다. 부동산 투기 의혹의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세금 탈루 의혹의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33억 원 시세차익’ 논란의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도 철저한 검증 없이 후보자들의 사과와 해명만 넘쳐났다. 야당도 의혹의 실체를 파고들지 못하고 내내 무기력했다. 여야는 아직 단 한 명의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낙마는 없다”는 분위기여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무관하게 7명 전원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대 장영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관 인사도 국무총리나 감사원장처럼 국회의 동의가 없으면 임명할 수 없도록 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최우열 dnsp@donga.com·한상준 기자}

27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보다 1억3582만 원 증가한 20억1601만 원을 신고했다. 청와대 참모 중 상당수는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김의겸 대변인은 25억 원가량의 건물을 새로 구입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정기 재산 변동 사항 신고 명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시의 대지 및 사저, 제주 제주시 한경면의 임야 등을 신고했다. 재산 증감에 대해 문 대통령은 ‘급여 등 수입 및 생활비 등 지출로 인한 변동’이라고 신고했다. 문 대통령 내외의 예금은 지난해 13억4513만 원에서 올해 15억660만 원으로 증가했다. 이번에 신고한 청와대 직원 47명 가운데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주현 대통령중소벤처비서관으로 148억6875만 원을 신고했다. 가장 적은 사람은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1억3229만 원)이다. 청와대 참모진의 평균 재산은 14억9259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택을 2채 이상 신고한 참모진 가운데 신지연 제2부속비서관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각각 아파트 1채를 매각해 1주택자가 됐다. 하지만 주 비서관을 비롯해 박종규 재정기획관, 유송화 춘추관장,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강성천 산업정책비서관 등은 여전히 2채 이상의 주택을 신고했다. 자신이나 배우자 명의로 주택이 없는 김 대변인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25억7000만 원을 주고 건물을 구입했다고 신고했다. 김 대변인은 배우자 명의의 은행 대출 약 10억 원과 사인 간 채무 3억6000만 원도 새롭게 신고해 대출 등을 통해 건물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52)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63)에 대한 구속영장이 이날 새벽 기각됐지만 검찰은 이미 확보한 증거에 따라 이 사건에 연루된 청와대 관계자 수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청와대 비서관 피의자로 소환 방침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환경부 인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신 비서관 측과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신 비서관이 환경부 산하기관 인선의 결정 권한을 갖고, 공모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신 비서관이 환경부 산하기관 인선뿐 아니라 공모 탈락 인사의 민간업체 대표 취임에도 관여한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29기)는 이날 청와대의 산하기관 인선 개입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김 전 장관의 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임원추천위원회 단계에서 후보자를 내정하던 관행이 법령 제정 시부터 장기간 있었던 것으로 보여 피의자에게 직권남용에 대한 고의나 위법성 인식이 다소 희박해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팀은 “법원의 결정은 존중한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김 전 장관의 영장기각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내정인사 공모가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낙하산 인사 방지’라는 공모 절차 취지에 반한다는 점에선 불법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박 부장판사가 불법이라는 법적 판단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검찰의 시각이다. 김 전 장관이 직권남용의 고의나 위법성 인식이 없었다는 기각 사유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각 사유에 위법성 인식이 희박하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살인자가 형법 250조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인식이 없어도 범죄 성립에 전혀 지장이 없는 것처럼, 김 전 장관이 스스로 위법이지만 관행이라고 생각하고 행위를 했으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각 사유 중 ‘민간업체 취업 압력’ 없어 644자 분량의 기각 사유에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산하기관 공모의 채용 특혜 및 내정인사의 민간업체 취업 압력 혐의(위계·위력에 의한 업무방해)가 아예 빠져 있다는 비판도 있다. 검찰은 산하기관 공모에서 내정 인사들에게 사전에 응모 기관의 업무 계획 자료나 면접 예상 질문지 등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공모에서 탈락한 청와대 내정 인사 박모 씨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출자한 민간업체 대표로 가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환경부 관계자들의 진술과 관련 문건도 확보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모 절차를 통과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측근을 앉히는 것과 절차를 어기고 채용 특혜를 주면서까지 앉히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장실질심사 전 “과거 정부의 사례와 비교해 법원의 균형 있는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영장기각 이후 “영장전담판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영장심사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물론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분까지 앞장서서 압박한 게 제대로 작동했다”면서 “이 정권의 사법부 겁박은 농단 수준”이라고 말했다.정성택 neone@donga.com·한상준·문병기 기자}